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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일본인 유학생 사가와 준코가 ‘학점을 빌미로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충격적인 발언은 우리 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성희롱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누구나 ‘성희롱’이라는 말에는 분노하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정작 현실은 다르다. 피해자는 소문이 날까 쉬쉬하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무용담을 늘어놓는 뒤틀린 현실은 우리네 직장과 학교 등에서 일상화된 지 오래다. 성희롱을 당했던 끔찍했던 경험담과 함께 성희롱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등 성희롱과 관련된 남성·여성들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 봤다. ●주관적인 성희롱 잣대 ‘대략난감’ 지난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취업 재수생 소모(34)씨는 전 직장에서의 기억에 몸서리가 쳤다. 부서 회식에서,‘킹카’라 불리던 회사 동기가 한 동료 여직원에게 지난해 인기를 모은 한 노래 제목을 인용하며 “가슴이 예뻐야 여자죠.”라고 말하자 “당근이죠.”라며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소씨가 분위기를 맞춘다며 “엉덩이까지 예쁘면 금상첨화 아닌가?”라고 말한 게 화근이 됐다. 소씨는 “당시 그 여직원이 저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며 난리였죠. 그 친구가 다른 동료 직원을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한 말에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에 모멸감을 느꼈어요.”라면서 “그 여직원이 ‘넌 못 생기고 매력도 없으니까 나한테 성적인 농담 따윈 꺼내지도 마라.’라며 비웃는 것 같았거든요.”라고 말했다. 간접적이긴 해도 그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당한 것 같다는 것이 소씨의 주장이다.“‘장동건이 뚫어져라 쳐다보면 ‘생유(고맙다는 뜻)’고 내가 쳐다보면 ‘소송’하겠다.’는 말인데…. 어떨 때 보면 여자들은 ‘주관’이라는 잣대를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들이대는 것 같아요.” 대학원생 최모(27)씨는 남자들의 성격을 걸고 넘어지는 일부 여자들을 볼 때마다 성희롱을 당한다는 느낌이 든다고.‘남자가 난쟁이 똥자루만 해가지고, 밴댕이 소갈딱지까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남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끊임없이 주입하려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졸업 작품으로 성인 남성이 무릎을 꿇고 자위 행위를 하는 조각상을 만들어 화제가 됐었다죠. 만약 남학생이 여성이 자위하는 조각상을 만들었다면 여자들이 가만 있었을까요.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성희롱일 텐데요.” ●남자들도 성희롱에 분노한다 오는 8월 미국 유학을 떠나는 문모(30)씨는 아직도 떠오르는 ‘아찔한(?)’ 기억이 있다.2002년 제대를 한 뒤 놀이공원에서 허드렛일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30대 초반 여성 두 명과 한 조가 됐는데 이미 결혼한 ‘아줌마’들이라 문씨는 누나처럼 따랐다. 이들도 “꼭 친동생 같다.”며 문씨를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누나’들의 행동이 이상해졌다. 한 아줌마가 가끔씩 “허벅지가 진짜 굵은 걸 보니 힘 정말 잘 쓰겠네.”라며 문씨의 허벅지를 손으로 움켜쥐면 다른 아줌마 역시 “그래? 나도 한번 만져 보자, 진짜 살결이 영계 같아 좋네.”라며 맞장구를 치곤 했다. 고민 끝에 문씨는 상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야, 그 미시 언니들 예쁘기로 소문났는데 고맙다고 해야 되는 거 아냐? 그 언니들한테 내 것도 굵다고 전해 드려.”라는 상사의 어이없는 답변에 결국 ‘GG(젊은이들 사이에 ‘항복하겠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게임용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누나들은 원래 남동생 허벅지를 막 만지기도 하고 그러나요. 그때는 제가 어려서 참을 수밖에 없었지만 성희롱이 꼭 여자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요. 어떤 남자들은 ‘남자가 여자한테 성희롱·성추행당했다.´고 하면 되레 부러워하던데 이런 안이한 태도가 남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봐요.” 얼마 전 결혼한 회사원 한모(32)씨는 직장에서 들려오는 ‘새신랑’이라는 호칭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이제 결혼했으니 알 건 알아야 한다.”며 몇몇 여자 상사들이 한씨에게 들려주는 노골적인 성담론(?)이 무척 귀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눈썹이 진한 게 밤에 일 잘하겠어.”라거나 “와이프를 위해 틈틈이 운동하고 마늘을 많이 먹으라.”는 얘기는 재미삼아 들어줄 만하다. 하지만 술자리에서 ‘아내를 만족시키는 노하우’나 ‘밤에 차로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 같은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설명할 때는 민망하다 못해 짜증이 날 정도라고. “아마 저도 결혼을 했으니 이른바 ‘한팀’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남자들한테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 얘기를 나이 차가 많다고는 해도 여자들에게까지 들어야 하나요? 한국 사회가 직장 상사에게 싫은 내색 하기 쉽지 않다는 걸 잘 알텐데 알아서 자제해 주면 좋겠어요.” 회계사 박모(29)씨는 지난해 출근길에 실제 ‘성추행’을 당했다. 승객 많기로 유명한 지하철 2호선에서 박씨 바로 앞에 서 있던 여자가 자신의 팔에 가슴을 밀착시켰던 것. 흠칫 놀란 박씨가 혹시나 오해를 살까봐 재빨리 손을 치우려 했지만 오히려 여자가 몸을 더욱 심하게 밀착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고. 결국 승객으로 가득 찬 지하철 안에서 박씨는 천장만 바라보며 상황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시 하도 화가 나서 인터넷에서 법조문을 찾아보았는데 성폭행의 경우 남자는 아예 대상이 안 되더군요. 여자는 남자를 강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성범죄와 관련해선 때로는 남자가 역차별받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직장 그만두게 만드는 성희롱의 악몽 남자 동료들이 많은 회사에 다니는 6년차 김모(30·여)씨에게 성희롱은 일상이다. 회식 자리이나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듯하면서 손을 잡거나 은근슬쩍 어깨에 손을 얹는 ‘스킨십형’은 보통이고 허리에 팔을 쓰윽 감는 ‘노골적인 성희롱형’ 상사도 적지 않다. 김씨가 발끈하기라도 하면 상사들은 ‘뭘 그 정도 가지고 그러냐….’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받아넘긴다. 언어 폭력도 견뎌야 한다. 지난달 부서 회식에서는 40대 중반의 상사가 빨간 블라우스를 입은 김씨를 보더니 “여자가 빨간 옷을 입는 것은 프로이트 심리학에서 볼 때 ‘(잠자리를) 하고 싶다.’는 의미라던데….”라며 농을 걸어왔다. 화기애애하던 회식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김씨는 “그런 건 아니고 아침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 전환할 겸 입었어요.”라고 받아넘겼다. 하지만 찜찜하고 분한 마음은 가슴 한켠에 고스란히 남았다. 김씨는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극도로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부분들도 이제는 웃어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어요.”라면서 “물론 정도가 심할 땐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죠. 아니면 좋아서 가만히 있는다고 생각하는 정신 못 차리는 남자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회사원 송모(30·여)씨는 첫 직장에서 있었던 끔찍(?)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모 은행의 지점에서 일하던 송씨는 어느날 회식을 마친 뒤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다. 마침 비슷한 방향에 사는 지점장이 “걱정되니 집까지 바래다주겠다.”며 택시에 동승했다. 지점장은 송씨가 사는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현관문에 들어가는 걸 봐야 마음이 놓인다.”면서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탄 지점장은 갑자기 송씨에게 키스를 하려 했다. 송씨가 두 팔로 밀쳐내면서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따지자 지점장은 능글맞게 “네가 너무 예뻐서….”라고 말했다. 송씨가 “지점장님 딸이 이런 일 겪는다고 생각해 보세요.”라며 화를 내자 지점장은 “난 딸 없으니까 괜찮아.”라며 뻔뻔하게 나왔다. 마침 엘리베이터에 다른 사람이 타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은행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지점장과 마주칠 때마다 소름이 끼쳤던 송씨는 결국 석 달 만에 힘들게 들어간 은행을 그만두고 직장을 옮겼다. ●‘준코형’ 성희롱도 대학가에 만연 대학생 박모(25·여)씨는 대학 강사가 학생을 노린 이른바 ‘준코형’ 성희롱에 시달렸다.2005년 ‘영국민중생활사‘란 과목을 듣다가 자신의 귀를 의심할 만한 내용을 듣곤 했다. 40대 중반의 강사는 틈나는 대로 “여러분도 다 성경험이 있겠지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한국 여자들은 마늘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잠자리) 힘이 좋다.”는 등 수업과 전혀 관계없는 음담패설을 하곤 했다. 한 여학생이 강사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지 않자 “네가 그런 식으로 행동하니까 남자 친구가 없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고. 당시 수업을 듣던 10여명의 여학생들뿐 아니라 일부 남학생도 “여기가 미국도 아닌데 강사가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수군거리기 일쑤였다. “대학 강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준코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학생에게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자격미달의 강사가 아직도 학생들에게 그런 이야기로 수업을 진행해 여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거라고 생각하니 아찔해요.” 현재 전업 과외교사로 활동중인 조모(30·여)씨는 학생들의 성희롱도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중·고교 남학생은 물론 초등생들까지도 자신을 ‘여자’로 보고 성적인 발언을 내뱉어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라고. 그룹과외 도중 한 학생이 “선생님 첫 경험 얘기해 주세요.”라고 말을 던지면 나머지 학생들이 박장대소하며 수업 ‘판’을 깨거나 쉬는 시간에 자기들끼리 조씨의 몸매 이야기로 열을 올리는 일도 있다고. “학생들이 나를 성적인 대상으로 여긴다고 느껴질 때가 당황스럽죠. 특히 제가 못 듣는 줄 알고 자기들끼리 성적 농담을 하면 부끄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직장생활 10년차인 최모(36·여)씨는 우리 사회가 ‘성희롱 왕국´ 아니냐는 다소 과격한 주장을 편다. 섹시바 등 길거리만 나가도 여성을 상품화하는 업소가 즐비하고 ‘베트남 처녀는 도망가지 않습니다.’ 같은 현수막에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여자로 살면서 한두 번 성희롱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여자들이 직장에서 뭔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려고만 하면 곧 ‘그 여자 성적으로 문란하다더라.’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기도 해요. 얼마 전 직장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았는데,‘서로 사랑하세요.’라는 어처구니없는 강사의 결론으로 끝을 맺었어요. 전문가·일반인 모두 진일보한 성 인식이 필요하다고 봐요.”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허걱! 결혼하고 보니 ‘신부’가 남자라구요”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있습니까.결혼하고 보니 ‘신부’가 남자라니요?” 중국 대륙에 한 20대 남성이 결혼을 하고보니 신부가 남자인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발칵 뒤집혔다. 이같이 황당한 일을 당한 장본인은 중국 중북부 산시(陝西)성 쑤이더(綏德)현 전좡(田庄)진 황자구이촌에 살고 있는 장(張·22)모씨.집안 형편이 어려워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일찍 포크레인 운전기술을 배운 덕에 돈벌이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장씨는 지난달 26일 집안의 돈을 탈탈 터는 것도 모자라 빌린 돈 4만위안(약 480만원)을 들여 키꼴이 껑충한 신부를 맞아 결혼식을 올렸는데,알고보니 신부가 남자인 것으로 드러나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신화통신(新華通訊)이 29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신랑 장씨는 1개월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바오베이신얼(寶貝欣兒)’라는 ID를 가진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다.두 사람은 시간이 날때마다 채팅을 통해 밀어를 나누며 사랑을 속삭였다.뜨겁게 달아오른 남녀는 자연스럽게 ‘결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게 됐고 오는 9월 13일 결혼식을 올리자고 약속을 하는 등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결혼을 앞두고 신부 얼굴을 보기 위해 장씨는 신부 집이 있는 산시성 위린(楡林)시 우부(吳堡)현으로 갔다.그곳에서 ‘바오베이신얼’이라는 ID의 장신씨를 만난 뒤 장씨는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이들이 함께 돌아온 것을 본 장씨의 부모는 “장신씨가 키가 너무 크고 얼굴을 그리 예쁘지 않지만 며느리감으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장씨의 부모는 집안 형편도 좋지 않고 여동생이 3명이나 있어 장씨가 하루 빨리 결혼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었다.이때부터 장신씨는 장씨의 집에 그대로 눌러앉아 결혼 준비에 들어갔다.장씨 부모는 서둘러 장신씨에게 “친정 부모님에게 하루빨리 결혼식을 올리자고 연락하고…” 라며 재촉했다.양가는 결혼식 날짜를 6월 24일로 잡았다. 이에 장신씨의 부모도 예물 준비 값으로 4800위안(약 57만 6000원)을 보내왔다.예물 준비값을 받은 장씨의 부모는 결혼식 준비를 위해 돼지 1마리,양 1마리를 잡는 등 많은 음식을 준비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23일 밤,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결혼식 준비에 힘들어하던 예비 신부 장신씨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예비 신랑 장씨는 집안의 뒷일을 마무리한 뒤 장신씨가 자는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이게 웬일인가.잠들어 있는 장신씨의 이불을 걷는 순간,장씨는 까무러칠뻔 했다. 장신씨가 남자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너무 황당해 우두망찰하던 장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곧바로 방을 나왔다. 방을 나온 장씨는 어머니에게 조용히 상황을 설명하자,그녀는“어차피 일을 벌어진 것이니 할 수 없다.”며 “일단 내일 결혼식을 치른 뒤 ‘남자 신부’를 집으로 보내라.”고 말했다. 이튿날,이들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결혼식을 올렸다.결혼사진도 찍고,비디오도 촬영하고….하지만 이들의 결혼식 그 이튿날 파경을 맞았다.신랑 장씨는 ‘남자신부’ 장신씨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며 차비 300위안(약 3만 6000원)을 쥐어줬다.‘남자신부’ 장신씨가 떠난 뒤 조금 있다 신랑 장씨도 정처없이 집을 떠났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KBS ‘미수다’ 일본인 사가와 성희롱 피해 파문

    외국인 여성들의 한국 경험담을 다루는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서 일본인 출연자 사가와 준코가 “현재 수강중인 대학의 교수로부터 잠자리 제안을 받았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학교측 확인 결과 문제의 교수는 해당 대학 산하 한국어문화교육원 소속 계약직 강사로 확인됐으며 26일 오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가와는 25일 방송된 프로그램에서 “대학교 1학년 때 수업에 몇번 빠졌더니 담당 교수가 전화를 걸어 ‘나와 같이 자면 수업에 안 들어와도 성적을 주겠다.’고 했다.”면서 “알고보니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학생, 동남아 학생들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했더라.”고 덧붙였다. 사가와는 현재 서울시내 모 대학 언론정보학부에 재학하고 있다. 이날 긴급구성된 학교측 진상조사위원회는 오후 5시20분쯤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방송 발언내용이 상당부분 신빙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행위자가 피해자에게 사과할 것과 학교 당국이 행위자와의 강의 계약을 즉각 파기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사가와의 발언은 ‘나는 한국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출연진 가운데 ‘성희롱을 당해본 적이 있다.’는 항목에는 12명,‘성적 수치심에 울어본 적이 있다.’는 항목에는 4명이 각각 ‘그렇다.’고 답변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국가청소년위 선정 방학 우수캠프

    국가청소년위 선정 방학 우수캠프

    국가청소년위원회가 최근 청소년 육성기금으로 지원하는 여름방학 우수 프로그램 28종을 선정, 발표했다. 나눔과 희망·활력, 직업·특화, 가족·사회공동체, 호연지기·교류 등 5개 분야로, 비용이 비싸지 않으면서 내용이 알차다는 것이 위원회의 설명이다. 특히 의사소통 체계가 잘 구축돼 있고, 식사·잠자리·휴식시설과 안전사고 예방, 시설과 전문가 확보 등에서 정부가 인정해준다는 차원에서 믿을 만하다. 나눔활동 분야는 다양한 청소년들이 모여 함께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새, 친구, 때 2기’는 장애·비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문화체험과 작품제작, 전시에 참여하는 공간 캠프다. 경남대와 마산대 등과 자원봉사 활동도 펼친다.‘청각장애인과 비장애 청소년이 함께하는 영상워크숍’은 장애·비장애 청소년들이 함께 영상물을 만들어보고 발표하는 프로그램이다.‘장애청소년과 함께하는 119안전 프로그램’은 극기활동과 비상탈출, 인명구조, 야간산행 등의 체험활동으로 구성돼 있다.‘여름방학 중 V-UCC-지역사랑’은 지역사회와 연계해 봉사활동을 하고, 이를 손수제작물(UCC)로 만들어 발표회를 갖는 프로그램이다. 직업특화 분야에서는 ‘제1회 대한민국 청소년 영상캠프’가 눈에 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50명을 선발, 모둠을 만들어 스스로 영화를 제작해 작품 발표회를 연다.‘청소년이 준비하는 직업박람회’에서는 직업을 준비하는 청소년을 위해 직업흥미도 검사와 면접 실습, 직업신문 제작 등을 경험할 수 있다.‘내가 천문의 텃밭을 일군다’는 전문 우주과학 체험 행사로, 강원도 횡성의 천문우주 과학관에서 천문 이론은 물론 관측 실습과 발표회를 연다. 가족사회 분야는 청소년은 물론 가족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아빠와 떠나는 강화도 캠프’는 아빠와 청소년 자녀가 함께 1박2일 동안 강화도를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대외 항쟁에 대한 역사를 배우고 유대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사제동행 역사탐방’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경주와 독립기념관 등을 둘러보면서 역사탐방과 인성·성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는 행사다.‘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방학체험’에서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2박3일동안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고 서로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호연지기 분야에서는 다양한 자연 체험거리가 풍성하다.‘청소년 비전체험 캠프, 바다를 품어라’는 해양의 역사를 배우고 요트 및 스킨다이빙 체험, 독도·울릉도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SOS 서머캠프’에서는 거제도에서 학교를 빌려 3박4일동안 탐사 및 자연체험, 수상교육 등을 실시한다.‘제13회 국제청소년 평화통일 체험활동’은 보름 동안 155마일 휴전선을 걸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2007 아시아 태평양 평화유스랠리’에서는 국제 유스호스텔 연맹 회원국 청소년들이 함께 각국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계약 위반땐 캠프 끝난 후에도 손해 배상 청구 가능 ‘캠프 환불 규정 알아두세요.’ 여름방학을 맞아 자녀를 숙박형 캠프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캠프가 계약 내용과 다르거나 개인 사정으로 캠프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환불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학부모는 별로 없다. 국내·외 캠프에 적용되는 소비자 환불 규정을 소개한다. 국내 캠프의 경우 캠프 주관업체가 계약 조건을 위반해 생기는 피해나 캠프업체나 해당업체 종사자의 고의 또는 과실 때문에 생긴 피해에 대해서는 캠프가 끝난 뒤에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캠프에서 계약을 해제했을 경우에는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여행사의 책임에 따라 여행사가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다. 이 때 업체가 캠프 시작 5일 전까지 통보하면 계약금만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2일 전까지 통보하면 계약금에 요금의 10%,1일 전까지 통보하면 20%를 배상받을 수 있다. 당일 통보하거나 통보가 없었다면 계약금에 요금의 30%를 배상받는다. 업체가 계약 조건을 위반해 캠프를 떠나기 전에 참가자가 계약을 해제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캠프 참가자의 사정으로 참가자가 계약을 해제했을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캠프 시작 5일 전까지 업체에 취소 사실을 알리면 참가비를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 그러나 2일 전까지는 참가비의 10%,1일 전까지는 20%, 당일 취소하거나 통보를 하지 않으면 30%를 물어줘야 한다. 참가자 수가 미달돼 업체가 계약을 해제했을 때는 참가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계약금의 100%를 위약금으로 배상받을 수 있다. 국외 캠프의 경우에도 업체가 계약 조건을 위반해 피해를 입거나 업체 종사자의 고의 또는 과실 때문에 참가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캠프업체의 문제 때문에 계약을 해제했다면 캠프 시작 20일 전까지 참가자에게 취소 통보하면 계약금을 전액 환급받는다.10일 전까지는 계약금에 여행 경비의 5%,8일 전까지는 10%,1일 전까지는 20%, 당일에는 50%까지 추가로 배상받을 수 있다. 반대로 캠프 참가자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해제했다면 같은 조건에 따라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캠프업체가 참가자 수 미달로 캠프 시작 7일 전까지 행사 취소를 통보해도 계약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캠프 하루 전까지 취소를 통보하면 계약금에 여행 경비의 20%, 출발 당일 취소하면 경비의 50%를 추가로 배상받을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독한 X” 6개월간 연구끝에 남편 살해한 中여성

    “정말 무서운 세상이네.남편을 죽이기 위해 6개월 동안 정부(情夫)와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짰다구요.” 중국 대륙에 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없애기 위해 무려 6개월 동안이나 정부와 머리를 맞대 치밀한 계획을 세운 끝에 실행에 옮겨 남편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중부 쓰촨(四川)성 선한(宣漢)현 톈성(天生)진 치리(七里)향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은 외지에서 온 남자와 불륜에 빠지자 6개월동안 치밀한 계획을 짜 정부로 하여금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도록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가 21일 보도했다. ‘천하의 악녀’는 치리향 집 근처에 구멍가게를 열고 있는 우샤오친(吳小琴).그녀는 불륜에 빠진 정부와 오래 놀아나기 위해,그것도 자신을 위해 천리 멀리 떨어져 뜬벌이 생활을 하는 가련한 남편을 살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냉혈녀이다. 악독한 살인 사건의 뿌리는 지난 2004년 9월부터 태동하기 시작했다.우가 운영하는 구멍가게에 충칭(重慶)직할시 량핑(梁平)현 출신의 류다룽(劉大榮)이라는 젊은 미남이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찾아오면서 비극의 씨앗이 뿌려졌다.류는 당시 고향을 떠나 이곳 탄광에서 채탄부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눈에 반한 이들 불륜 남녀는 만나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잠자리를 함께 한뒤 동거에 들어갔다.한 3개월쯤 지났을까.2005년 춘제(春節·설날)기간에도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 틈을 타 그녀는 류가 마치 자신의 남편인양 행세하도록 했다.우는 특히 류에게 “당신과 함께만 있다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고 속삭였다. 결국 이 말이 ‘씨’가 됐다.우는 류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미칠 것만 같았다.이 때문에 ‘천하에 몹쓸 생각’까지 하게 됐다.뜬벌이 생활하는 까닭에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외모마저도 그저 그런 남편이 무작정 싫어진 것이다. 이들 불륜의 남녀는 여러 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우의 남편 양정푸(楊正富)씨를 살해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류가 양씨를 찾아 나섰다.광둥성 둥관(東莞)시에 있는 양씨의 회사를 찾아낸 류는 일단 양씨의 회사 근처에 방을 얻었다.보다 완벽하게 살인하기 위해서다. 방을 얻은 그는 양씨의 고향 친구 행세를 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양씨를 둥관시 후먼(虎門)진의 한적한 곳으로 유인해내는데 성공했다.그때가 지난 2005년 10월 6일 오후 6시30분.류는 양씨를 만나자마자 몸에 지니고 있던 과도를 꺼내 무차별 난자,그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광둥성 중급법원은 최근 류대룽과 우샤오친 두 사람에게 고의 살인죄를 적용,각각 사형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독한 X” 6개월간 연구끝에 남편 살해한 여성

    “정말 무서운 세상이네.남편을 죽이기 위해 6개월 동안 정부(情夫)와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짰다구요.” 중국 대륙에 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을 없애기 위해 무려 6개월 동안이나 정부와 머리를 맞대 치밀한 계획을 세운 끝에 실행에 옮겨 남편을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 중부 쓰촨(四川)성 선한(宣漢)현 톈성(天生)진 치리(七里)향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은 외지에서 온 남자와 불륜에 빠지자 6개월동안 치밀한 계획을 짜 정부로 하여금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도록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광주일보(廣州日報)가 21일 보도했다. ‘천하의 악녀’는 치리향 집 근처에 구멍가게를 열고 있는 우샤오친(吳小琴).그녀는 불륜에 빠진 정부와 오래 놀아나기 위해,그것도 자신을 위해 천리 멀리 떨어져 뜬벌이 생활을 하는 가련한 남편을 살해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냉혈녀이다. 악독한 살인 사건의 뿌리는 지난 2004년 9월부터 태동하기 시작했다.우가 운영하는 구멍가게에 충칭(重慶)직할시 량핑(梁平)현 출신의 류다룽(劉大榮)이라는 젊은 미남이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찾아오면서 비극의 씨앗이 뿌려졌다.류는 당시 고향을 떠나 이곳 탄광에서 채탄부로 근무하고 있었다. 한눈에 반한 이들 불륜 남녀는 만나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잠자리를 함께 한뒤 동거에 들어갔다.한 3개월쯤 지났을까.2005년 춘제(春節·설날)기간에도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은 틈을 타 그녀는 류가 마치 자신의 남편인양 행세하도록 했다.우는 특히 류에게 “당신과 함께만 있다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고 속삭였다. 결국 이 말이 ‘씨’가 됐다.우는 류를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미칠 것만 같았다.이 때문에 ‘천하에 몹쓸 생각’까지 하게 됐다.뜬벌이 생활하는 까닭에 돈도 많이 벌지 못하고 외모마저도 그저 그런 남편이 무작정 싫어진 것이다. 이들 불륜의 남녀는 여러 날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끝에 우의 남편 양정푸(楊正富)씨를 살해하기로 했다.이를 위해 류가 양씨를 찾아 나섰다.광둥성 둥관(東莞)시에 있는 양씨의 회사를 찾아낸 류는 일단 양씨의 회사 근처에 방을 얻었다.보다 완벽하게 살인하기 위해서다. 방을 얻은 그는 양씨의 고향 친구 행세를 하며 기회를 엿보다가 양씨를 둥관시 후먼(虎門)진의 한적한 곳으로 유인해내는데 성공했다.그때가 지난 2005년 10월 6일 오후 6시30분.류는 양씨를 만나자마자 몸에 지니고 있던 과도를 꺼내 무차별 난자,그자리에서 숨지게 했다. 광둥성 중급법원은 최근 류대룽과 우샤오친 두 사람에게 고의 살인죄를 적용,각각 사형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착한이웃 따뜻한세상

    ‘착한이웃 따뜻한세상(착한이웃 펴냄)’은 44명의 유명 필자들의 글을 모아 만든 특별한 수필집이다. 책을 출간한 월간 ‘착한이웃’은 행려자, 노숙자, 무의탁자 등 소외된 극빈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요셉의원을 후원하기 위해 발행되는 교양지다. 여기에 고료 없이 실린 강은교, 구효서, 박완서, 피천득, 한비야 등 각계 저명인사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요셉의원은 지난 20년간 42만명의 이웃을 무료로 진료해 왔다.‘착한이웃 따뜻한세상’의 판매수입금 역시 요셉의원의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미 출간된 원고인 만큼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이 수필들은 종교를 초월해 이웃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워낙 글쓰기의 달인인 필자들의 수필인 만큼 감동적인 글들이 많다. 석지현 스님은 1985년 인도 콜카타에서 만난 부처님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소매가 짝짝이인 셔츠를 구겨입은 50대 일본인이 자진해서 자기 소개를 하고 길을 안내한다. 이어 세 시간 동안 스님을 끌고다니며 먹을 곳을 찾다가 겨우 손국수를 산다. 스님은 그를 대학의 청소부 아니면 일본 거지쯤으로 생각하고 울화를 참는다. 스님은 이튿날 어렵게 찾아간 산티니케탄 타고르대학에서 일본 거지로 여겼던 마키노 교수를 만난다. 일본어과 주임교수였던 마키노는 석지현 스님에게 어렵게 산 손국수를 대접하고 발 씻을 물과 잠자리를 준비해 준다. 스님은 권위와 오만 없는 지식인의 모습에서 진정한 부처의 모습을 본다. 이해인 수녀는 영화배우 최민수씨의 아내 강주은씨의 어머니인 어린 시절의 벗 현숙을 ‘튤립꽃 같은 친구’로 부른다. 이해인 수녀의 어릴 적 이름 명숙을 더 정겹게 기억해주는 친구 현숙은 25년 만에 만나도 어린애처럼 순수하기만 하다.40년이 넘게 꽃처럼 우정을 가꿔 온 친구들은 팩스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한국과 캐나다란 국경을 넘어 우정을 쌓는다. 지난 5월 영면한 피천득 선생의 수필 ‘엄마’는 “엄마가 나를 버리고 달아나면 어쩌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때 엄마는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영영 가버릴 것을 왜 세 번이나 고개를 흔들었는지 지금도 나는 알 수가 없다.”고 마무리된다. 영영 가버린 수필가의 글이 왜 이리 그리워지는 걸까.9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체험형 어촌마을 소득 쑥쑥

    체험형 어촌마을 소득 쑥쑥

    ‘체험형 농어촌 마을’이 새로운 관광지로 부각되면서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의 관광 트렌드를 반영한 ‘농어촌 돈벌기’ 사업이지만, 마을마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이용하려는 아이디어들이 반짝인다. 다양한 체험거리, 깨끗한 잠자리, 친절함 등 3박자를 내세운다. 전남지역의 경우 이같은 토속 상품으로 사계절 관광시대를 여는 부자마을이 늘고 있다. 무안 송계 어촌마을은 대도시인들의 체험 관광객의 급증으로 주민소득이 두배로 늘었다. ●다양한 행사·깨끗한 숙소·친절 3박자 서해안인 전남 무안군 해제면 송계마을(113가구 257명).17일 멀리 경북 고령군 다산초등학교에서 온 교사와 학생 등 43명이 배남순씨 민박집에서 일찌감치 기지개를 켰다. 방마다 딸린 화장실과 세면실에서 볼 일을 마친 아이들이 마을 앞 어촌체험관광안내소 구내식당으로 달려갔다. 숟가락을 놓자마자 손에 소쿠리와 호미를 들고 앞다퉈 갯벌로 달려갔다.“와, 봐라봐라, 바지락과 맛, 게가 엄청나데이.” 마을 앞에는 갯벌과 모래사장(3㎞), 해송림(10㏊)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저녁 때 해지는 모습은 일대장관이다. ●지난해 5600명 방문… 4억원 직·간접 소득 올해 이 마을에 오겠다고 11개 단체가 예약을 했다. 여름방학이 닥치면 전화통에 불이 난다. 갈수록 단골 관광객이 늘고 있다. 마을은 외지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현재 마을 민박집은 21가구에 방은 37개.170명이 한꺼번에 쉴 수 있다. 식당은 어촌체험관광안내소 구내식당과 횟집 7개. 지난해 이 마을 방문자는 5600여명(표). 체험시설 참가비로만 9700여만원을 벌었다. 또 김·젓갈·낚지·굴·양파·고추 등 마을 특산물 공동판매(3270만원) 등 간접소득은 3억여원. 더 큰 자랑거리는 대도시 부녀회와 직거래를 터 마을특산물의 판로 걱정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해마다 8∼11월 체험객이 가장 몰릴 때 주민들이 대나무로 만든 낚싯대로 감성돔과 망둥어 잡기는 남녀노소가 즐기는 추억만들기다. ●보험 들고 소식지 내고 컨설팅도 받아 체험마을에 참여하는 마을주민은 87명이다. 마을대표인 어촌계장 밑에 사무장과 총무, 이장이 기획팀과 선박운항팀, 체험운영팀을 이끈다. 날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공경희(36·여) 사무장은 “체험자들에게 보다 큰 즐거움을 주기 위해 참가자 수를 제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체험마을 간부들은 체험마을 지도자 과정을 서 너개씩 이수한 전문가들이다. 박상범(52) 어촌계장은 “마을에 관광객이 늘면서 주민들 화합도 잘되고 젊은 층이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희망이 보이자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호주머니 돈을 모았다. 체험활동 중 안전사고에 대비해 보험도 들었다. 또 2700여만원을 들여 한국관광공사 등으로부터 전문 컨설팅을 받고 있다. 인터넷 등 홍보와 소식지 발간 등도 모두 자체로 해결한다. 그러나 2003년 초 출범 당시만 해도 주민들이 고개를 틀었다. 마을 공동재산인 해송림 개발에 찬성하는 청·장년층과 노년층의 반대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어촌관광 활성화 등 전문교육과 선진지 어촌체험마을 견학 등이 먹혀들면서 주민들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편 전남도내 어촌체험마을은 12개 시·군에 20개 마을이 있다. 올해 6개 마을(56억원)을 더 만든다. 또한 녹색농촌체험마을은 16개 시·군에 16개 마을이 운영 중이고 7개 마을(14억원)을 더 조성 중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유해 야생동물’ 낙인 찍힌 멧돼지

    멧돼지가 난데없이 수난시대를 맞았다.KBS 1TV 환경스페셜은 13일 오후 10시부터 ‘쫓기는 야생 강자, 멧돼지’를 방송한다. 유해조수로 낙인 찍혀 생존의 기로에 놓인 멧돼지의 평탄치 않은 일상을 들여다본다. 경기 남양주시에 자리한 천마산. 멧돼지를 쫓는 수렵단이 주변 피해 농가의 신고로 멧돼지를 사냥하고 있다. 인간을 위협하던 용맹함은 어디 가고 멧돼지들은 먹이를 찾아 헤매다 곳곳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멧돼지는 예민하고 치밀한 성격의 야행성 동물이다. 오랜 추적 끝에 포착한 광릉수목원 인근의 야생 멧돼지 가족을 만나본다. 이들은 기생충을 털어내고 몸의 열을 식히고자 진흙 목욕을 한다. 침입자가 잠자리를 찾을 수 없도록 교란 작업도 한다. 암컷 멧돼지는 출산할 때가 되면 홀로 무리를 이탈해 돔 모양의 집을 짓고 10마리 이상의 새끼를 낳는다. 멧돼지의 탄생과 성장 과정이 화면에 생생히 담겼다. 개발이란 명목 아래 멧돼지가 살아갈 터전은 갈수록 파괴돼 간다. 밀렵꾼이 놓은 올무에 걸려 다리를 잃기 일쑤다. 환경스페셜은 멧돼지에게 먹이를 나눠주며 살아가는 산골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멧돼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적 명성얻은 큰무당 김금화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적 명성얻은 큰무당 김금화씨

    1983년 10월 아웅산테러사건이 발생하기 1년여 전, 그러니까 1982년 봄 어느날이다. 한 전직 장관(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부인이 지인 소개로 용하다는 무당을 서울에서 만났다. 부인의 남편은 다름아닌 외무장관 후보로 하마평에 올라 있었다. 무당은 부인에게 “염려말라. 가만히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일러두었다. 그러면서 말미에 “요즘 들어 국상(國喪)이 자주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원혼을 풀어야 한다.”는 말을 뱉었다. 며칠 후 무당의 말대로 전직 장관 부인 등을 포함, 몇몇 지인들이 서울시내 모처에 모여 고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원혼을 달래는 굿을 조용히 치렀다.(이때 지난해 작고한 사진작가 김수남씨가 무당옷을 빌려 입고 유일하게 외부인으로 참석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무당은 전직 장관 부인한테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장관 지명에서 자신의 남편은 탈락되고 대신 이범석씨가 신임 외무장관이 됐다는 것이었다. 목소리에는 약간 서운함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무당은 “변명 같지만 전화위복이 될 테니 두고 보라.”고 위로했다. 해가 바뀌어 1983년 9월. 무당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생일날(음력 8월18일)에 주위 친한 사람들을 일부 초청, 점을 봤다. 그런데 이날따라 뭔가 이상했다. 무당은 “버마(미얀마) 가면 안 되는데, 버마 가면 정말 안 되는데!”라고 하며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뱉어냈다. 한달 뒤인 10월7일 밤, 무당은 대통령이 죽는 꿈을 꾸었다.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건 개꿈이야, 개꿈!”하면서 남쪽을 향해 침을 퉤퉤 내뱉었다. 공교롭게도 이튿날 아침 아웅산테러라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대통령은 위기일발로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이범석 외무장관을 포함,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수행원 17명이 사망했다. 인간의 운명을 ‘재천’이라고 할 때 몇 가지 흥미로운 상황이 떠올려진다. 첫째, 당초 전직 장관 부인의 뜻대로 남편이 외무장관에 발탁됐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결과적으로 보면 무당의 말대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둘째, 무당이 ‘버마’를 운운한 점, 또 ‘대통령꿈’을 꾸고 벌떡 일어나 미얀마가 있는 남쪽을 향해 침을 뱉었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어쨌든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운 좋게도 살아 돌아왔다. 운명의 조화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역사적인 사건을 앞두고 신(神)의 전주곡 같은 기묘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다. 특히 삶과 죽음이 피범벅이 된 끔찍한 사건일수록 그 뒷얘기는 더욱 신기하게 다가온다.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살아온 60년 이 시대의 큰무당, 인간문화재 만신 김금화(金錦花·77)는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가는 곳마다 숱한 일화를 뿌린다. 작두 타며 신을 만나는 그야말로 이승과 저승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뭔가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는 17세 때에 처음 신과 만났으니 올해가 꼭 60년째가 된다. 한때는 혹세무민이라는 이유로 핍박과 설움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한국인’이 됐다. 그가 세계 여러 나라에 갈 때마다 단연 ‘인기캡’으로 관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국내에서 서해안풍어제(무형문화재82-2호) 굿판을 벌일 때도 많은 외국팬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다. 그는 2년 전 강화도 북쪽 해안가에 30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해 무속체험장인 ‘금화당’ 간판(글씨는 ‘도올’이 썼다.)을 내걸었다. 서해안풍어제 굿판을 벌이기에도 좋고 고향인 황해도 연백땅을 바라보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서울 이문동의 서해안풍어제연구소와 금화당을 오가며 8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신과 가까이에서 ‘경계적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난주 이문동 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소박한 한복차림에 활짝 웃으면서 반긴다. 평범하고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머니와 다를 바 없었다.‘금화당’ 얘기를 먼저 꺼냈더니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워싱턴·LA 공연을 비롯, 유럽 각지의 해외공연을 수십차례 다니면서 무속 체험장 같은 공간을 꼭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여러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줘 뜻을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으로도 소문이 퍼져 최근에는 세계 연극평론가 70여명, 외국 신문사 기자, 천주교 수녀들이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무속박물관이 내 꿈 아울러 여력이 되면 무속박물관을 세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200여년된 탱화 등 우리 무속사 연구에 가치가 있는 귀중한 사료들을 다수 소장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931년 황해도 연백군 석산면의 아들이 귀한 집안에서 태어나 남자동생을 본다는 뜻에서 처음에는 ‘넘새’라는 이름을 가졌다. 나이 다섯에 남동생이 태어나자 이름을 ‘금화’라 했다. 그의 신기는 어릴 적부터 신통방통했다. 열살 무렵에는 아이들과 놀면서 시퍼런 낫을 맨발로 타고 올라가 춤을 췄다. 또 어느 집에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고, 임신한 사람을 보면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맞혔다. 열일곱살되던 정월 대보름날 밤이었다. 시름시름 무병을 앓던 그가 달맞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개울을 건너려 하자 무수한 별들이 머리 위에 쏟아져내렸다. 한참 동안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났다. 이때부터 ‘신의 딸’이 됐다. 그러자 외할머니가 신 어머니가 돼 금화의 허주굿(온갖 잡신을 몰아주는 굿)을 해주었다. 금화는 이어 내림굿을 하면서 작두를 탔다. 열아홉살되던, 즉 6·25직전 어느날었다. 금화는 하늘에서 시커먼 먹구름이 뚝뚝 떨어지고 달구지가 피묻은 옷가지를 싣고 가는 광경을 보게 된다. 물론 신의 계시였다. 당시 북한에서는 무당을 반동분자로 취급했던 터였다. 나라에 큰 난리가 날 것을 안 금화는 숨어다녔으나 자주 붙잡혀 온갖 고초를 겪었다. “전쟁 초기에는 북한군인들이 찾아와 피란간 사람들의 명단을 대라며 윽박지르더군요. 반동으로 몰리자 마을 원두막에 앉아 혼자 인공기를 만들며 위기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9·28수복 직후에는 남한 군인들이 와서 빨갱이 노릇한 사람의 명단을 대라고 하더군요.‘너는 무당이니 다 알지 않느냐.’고 하면서 목에 총을 들이대 죽을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지요.” ●올해 일어날 일은 비밀 결국 우여곡절을 겪으며 난리 중에 인천으로 피란오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 새마을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질 때에는 굿을 할 수가 없어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참석, 우수상·공로상·개인상·단체상 등을 싹쓸이하면서 당당한 민속예술인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그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것은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장의 초청공연이 계기가 됐다. 이때 작두 타는 모습 등을 비롯, 한국의 토속 샤머니즘을 선보여 많은 관중을 불러모았고 이후 매년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해외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올해 큰 사건은 없느냐고 하자 “그건 천기누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회가 너무 빠르다. 순리대로 가야 하며 남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9월 금화당에서 무녀인생 60년을 맞아 많은 사람들의 안녕을 비는 큰 굿판을 벌일 예정이니 그때 구경 오라고 당부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1년 황해도 연백 출생. ▲46년 외할머니에게 허침굿(허주굿), 내림굿, 솟을굿을 받음. 방수덕·권만신에게 대덕굿, 철물이굿, 배연신굿, 대동굿 등 전수. ▲82년 한·미수교100주년기념사업 문화사절단으로 방미. ▲84년 미국 하와이주 인간학연구위원회 및 하와이대재단 초청공연, ▲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 서해안배연신굿·대동굿 기능보유자 지정. ▲95년 김금화대동굿(연강홀) ▲2000년 서해안풍어제보존회 이사장
  • ‘전설의 꽃’ 우담바라 전국 활짝

    ‘전설의 꽃’ 우담바라 전국 활짝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3000년에 한번 핀다는 ‘전설의 꽃’ 우담바라가 8일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우담바라가 ‘풀잠자리 알’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불교계 등에서는 상서로운 일이 생길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 서부지방법원 6층 법원장실 옆 하늘정원에서 꽃들의 종류를 설명하는 표지판에 좁쌀만 한 우담바라 꽃 20여 송이가 발견됐다. 법원 직원들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또 이날 서울 동작구 노량진 대성학원 본관 2층 창틀에서도 우담바라로 추정되는 하얀색 꽃이,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내 본관 건너편 컨벤션동 1층 출입구 외벽 유리창에서는 모두 46송이의 우담바라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 7일 울산 북구 진장동 울산자동차경매장에서도 개장을 앞두고 우담바라 36송이가 피어 관계자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송혜교 “황진이 굿바이”

    송혜교 “황진이 굿바이”

    짙은 화장과 검은색 한복, 그리고 무거운 가채.‘황진이스럽게’ 만들던 모든 것을 벗어 던져서일까. 스크린이 아닌 현실에서 마주 앉은 배우 송혜교가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졌다. 도도한 표정에 당찬 자태로 스크린을 호령하던 그 기운은 어디로 갔는지…. 젖살이 쏙 빠진 얼굴과 마른 몸매에서 성숙미가 물씬 풍겨난다. 마냥 이웃집 여동생 같은 분위기는 ‘황진이’를 만난 후 확실히 옅어졌다. 한 배우의 성장을 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가을동화’‘풀하우스’‘올인’ 등 인기 드라마와 스크린 데뷔작 ‘파랑주의보’를 거쳐 만난 ‘황진이’를 통해 그녀는 부쩍 자랐다. 어느덧 27살에 데뷔 11년차. 드디어 그녀가 지나온 세월에 값하는 몸피를 갖고 우리 앞에 섰다. 순수와 관능으로 스크린을 다양하게 물들인 그녀의 열연은 장윤현 감독에 대한 온전한 믿음에서 비롯됐다.“감독님이 ‘새로운 것을 끄집어 내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주신 거죠. 감독님도 황진이로서 저를 아껴 주셨고, 저도 감독님을 황진이로 사랑했어요.” 6개월이 넘는 촬영 기간은 황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시간이었다. 한국무용을 배우고 거문고를 손이 부르트도록 연습했다. 예스런 대사도 버거운데 무거운 가채와도 씨름하느라 살이 저절로 내렸다. 전부터 늘 다이어트를 해왔었는데 영화 덕에 5㎏이나 빠졌다며 웃는다. 촬영장을 떠나서도 황진이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집에 돌아와 잠자리에 들어도 영화에 대해 이것저것 막 떠올라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시계 바늘이 새벽 6시를 가리키고, 그때 또 일어나서 촬영장으로 나가고….” 하루 24시간 자신을 옭아매던 황진이와의 이별은 그래서 쉬웠다.“황진이에 너무 시달리고 고민을 많이 해서 금방 벗어났어요.‘아∼, 이제 이 고민은 끝이구나!’ 너무 후련했어요.” ‘놈이’의 유지태 이야기가 나오자 “제가 남자 배우복은 좀 있는 것 같아요. 다들 잘 나가는 분들인 것도 그렇지만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상대방과 나누려고 하는 그런 분들만 만났거든요. 유지태씨도 그랬구요.”라며 기회가 된다면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 계단씩 차근차근 잘 밟아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하다.“신인일 땐 얼굴 알리기에 급급했는데 이젠 연기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요.” 도전은 힘들지만 그만큼 큰 희열을 가져다 줬다.‘황진이’는 분명 배우 송혜교의 앞날에 새로운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08일 TV 하이라이트]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15분) 금실 좋은 영주와 동현 부부.5년동안 아이 소식이 없자, 시어머니의 노골적인 구박에 초조해진다. 급기야 아이 문제로 시어머니와 한바탕하고 집을 나선 날, 영주는 직장후배인 승규와 술자리에서 하소연을 하다 취해 잠자리까지 하게 된다. 그러다 정말 딱 한번의 실수로 엉뚱하게 임신을 하게 된다.   ●라이프n조이(YTN 오후 8시35분)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서해 최남단의 섬 가거도. 전체가 절벽으로 형성되어 기기묘묘한 기암절벽들이 자연의 신비를 연출한다. 부둣가에는 관광객들이 모여 앉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자연 그대로의 홍합으로 잔치가 열린다.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 이들을 아름다운 환상의 섬 가거도로 초대한다.   ●60분-부모(EBS 오전 10시) 결혼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부대끼다 보면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 마련이다. 순간순간 자신도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화를 감당할 수 없어서 괴로운 이경미씨. 남들에게는 친절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에게는 화만 내고, 상처를 주는 것 같아 하루에도 열두번씩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데….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6시50분) 허리를 이용하는 뱃살빼기의 대명사 훌라후프를 물 속에서도 돌릴 수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지하철에 안내양이 있는지 없는지, 쫄깃한 라면으로 만든 냉면 사발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본다. 청원에 꽃으로 뒤덮인 아파트도 찾아가 본다.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세영에게 보상금을 해결해달라는 건우는 차가운 태도에도 매달리며 부탁한다. 그러나 세영은 서경이 보상금을 이미 해결했다며 건우가 망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한다. 어리둥절한 건우는 다시 서경을 찾아 나선다. 소영은 우람에게 억지로 토마토 주스를 먹이려 한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혜경은 다영에게 아이 아빠가 상현이란 말을 듣고 실소하지만, 재두는 정말 다행이라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재결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은주는 정작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며 완강하게 버틴다. 명자는 명주에게도 전화를 걸어 순임의 행방을 묻는다.
  • [07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무당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잡지모델 출신의 박미령씨도 그랬다. 무당이라고 하면 미신이라고 멀리하기만 했다. 그러던 그녀가 무당이 됐다. 무당은 만 번 이상을 울어야 진짜 무당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를 드리고 3일에 한번은 산에 올라 기도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전 10시35분) 한·중 수교 15주년이 지난 지금, 상하이에 한인타운이 등장했다. 한인 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는 홍치엔루 거리.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교민들이 70%선에 이르면서 다양한 상가가 형성되고 있다. 홍치엔루 상가 번영회까지 결성됐다. 한인타운이 상하이 교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똑똑!교육충전소(EBS 오후 8시) 수업시간 용준이는 한쪽 팔에 기대어 엎드려 있거나 잠을 자기 일쑤다. 용준이의 학교생활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학교 빠지기를 밥먹듯하는 성한이는 그 시간, 게임방을 가고 학교주위를 배회하며 시간을 보낸다. 공부에 의욕을 잃어버린 성한과 용준을 위한 맞춤형 학습동기 부여 솔루션을 소개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0분)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 앞에서 불을 쬐는 닭이 있다. 아궁이 앞에 모인 화끈한 닭들의 속사정은? 세상에 하나뿐인 ‘꽃동산’과 집안에 있는 ‘동물의 왕국’도 눈길을 끈다. 할아버지의 정성 가득한 아름다운 ‘무지개집’도 소개한다. 외발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독일인 비텔씨도 만나 본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유미 때문에 괴로워하는 민호에게 해미는 유미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행복을 빌어 주는 멋진 남자가 되라고 위로한다. 민호는 해미가 멋진 엄마인 것 같다며 감동한다. 신지와 함께 일을 하게 된 뮤지컬 조감독 시경. 시경은 시도 때도 없이 악상이 떠오른다며 악보를 그려대는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잠을 잘 잔다.’는 것은 곧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적당량으로 취하는 숙면을 의미한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피로해지는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건강은 어떨까. 수면과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 본다.
  • [PGA] 탱크 최경주 ‘별들의 잔치’서 대역전 우승

    [PGA] 탱크 최경주 ‘별들의 잔치’서 대역전 우승

    고향 완도의 백사장에서 손에 물집이 잡히도록 다 떨어진 웨지로 벙커샷을 휘두르던 촌소년. 뭍으로 나온 뒤에도 연습장에 갈 돈이 없어 지하 단칸방 마루에서 손잡이가 다 떨어지도록 골프채만 휘두르던 청년. 그러나 잠자리 한쪽 머리맡엔 ‘황금곰’ 잭 니클로스의 골프 교본이 늘 놓여 있었다. 그리고 20여년이 흐른 6월4일 새벽.AP통신의 골프 칼럼니스트 덕 퍼거슨은 “케이제이(KJ)와 니클로스가 책 한 권이 매개체가 된 20년의 특별한 인연으로 함께 뮤어필드 마지막홀에 섰다.”고 전했다. ●4R 버디만 8개… 우즈 등 ‘빅3´도 감탄 ‘탱크’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빌리지골프장(파72·7366야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는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5승째.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한 대회에서 올린 첫 승일 뿐아니라 어니 엘스(남아공)와 비제이 싱(피지), 짐 퓨릭(미국) 등 세계 톱랭커들이 모두 출전한 가운데 일궈낸 역전승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선두에 5타차 공동 7위로 출발한 최경주는 1,3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로 역전드라마를 쓰기 시작,6∼8번홀까지 4개홀 줄버디를 타고 선두로 나섰다. 이어 16∼18번홀 거푸 티샷을 벙커와 관중석으로 날린 뒤에도 모두 멋진 파퍼트로 타수를 지켜내 앞서 경기를 마치고 연장을 기대하던 무어를 따돌렸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니클로스는 마지막홀에서 기가 막힌 벙커샷에 이어 1.5m짜리 파퍼트를 떨궈 우승을 확정한 최경주에게 “자네가 우승했네.”라고 악수를 청했고, 최경주는 “내 골프 인생은 당신의 책을 보고 시작됐다.”며 예의를 갖췄다. ●상금랭킹 8위로 수직 상승 최경주는 메이저대회 제패의 가능성도 열었다.‘살아 있는 전설’ 니클로스가 직접 주최한 이번 대회는 ‘별들의 잔치’. 똑같은 선수 명단을 꾸려 치르는 메이저대회에서도 얼마든지 정상 정복이 가능하다는 해석이다.5타차 역전 우승도 최경주로서는 첫 경험이자 올 시즌 타이 기록. 상금 108만달러를 보태 종전 38위에서 8위로 수직상승한 상금랭킹, 그리고 10위권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랭킹 등도 최경주의 메이저 제패를 기다리게 하는 숫자들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오후 7시) 혜성의 지구 진입속도는 초속 41㎞로 한반도까지 돌진하는데 불과 20초가 걸린다. 지구가 가까워지면 급격하게 속도가 빨라지는 혜성. 과연 ‘혜성총공격 계획’은 한반도를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미국의 연예전문 주간지에서 다뤄진 부항. 이제는 미국인들도 관심을 갖게 된 부항의 원리는 무엇일까?부항에 대한 효능과 과학적 근거를 살펴본다. ●행복한 여자(KBS2 오후 7시55분) 상견례를 위해 찾아간 호텔에서 지연과 원희를 보자, 태섭이 결혼할 상대가 지연임을 알게 된 종민은 당황스러워 밖으로 나가고 정신없이 걷다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다. 종민의 사고 소식을 들은 태섭은 상견례를 미루고 병원으로 향한다. 종민은 태섭과 함께 온 지연을 보고 아무 말 못하고, 원희와 할머니는 태섭의 집에 큰 사고가 없기를 바란다. ●TV속의 TV(MBC 오전 11시) TV를 켜면 노출, 폭력, 불륜, 애정표현 등 염려스러울 정도로 노골적인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그 수위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은 시청자를 만족시키고자 그야말로 더욱 독한 내용을 프로그램에 담고, 갈수록 무뎌지는 시청자는 더 자극적인 내용의 무언가를 원하는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그 원인과 해결책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05분) 회식자리에서 음주를 강요하거나 합리적인 이유없이 근무시간 이후 회식자리를 마련해 일찍 귀가하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불법행위라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다.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그리고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만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술 권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술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헤리티지’는 이미 두장의 앨범을 낸 CCM그룹 ‘믿음의 유산’이 대중 음악계에 진출하면서 새로 지은 이름이다. 이미 흑인 음악 마니아들에게는 탁월한 가창력과 폭발적인 연주, 다이내믹한 공연 등으로 정평이 나있는 7명의 보컬과 5인조 밴드로 이뤄진 그룹이다. 뛰어난 가창력과 역동적인 음악성으로 무장한 헤리티지의 무대를 만나본다. ●김미화의 닥터닥터(YTN 오후 5시30분) 어깨가 뻐근한 가벼운 통증부터 잠자리를 설치는 심한 증상까지 어깨통증은 다양하고, 원인도 여러가지다. 흔히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수도 많다. 어깨통증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 [시인과 고향]향수는 시인을 놓아주지 않는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지금부터 오늘의 강연 주제인 ‘시인과 고향’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에 앞서 저가 생각하는 시에 대해 나름대로 간단하게 말하겠습니다. 시와 눈 저는 시는 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시인은 말할 것도 없이 눈이 보배입니다. 그 보배는 반짝이는 보배입니다. 보석과 같은 눈이 바로 시인의 빛나는 눈입니다. 시인은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그것. 눈을 뜨고 눈 속 깊이 감춰 둔 그것, 그것이 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지요. 시의 눈도 하나의 풍경입니다. 시인의 눈은 풍경을 창조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는 시가 풍경이요 나아가서는 시인 자신도 풍경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보는 것을 배우고 익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또 “시는 내면의 뒤집기”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내면의 뒤집기’는 시의 또 다른 하나의 눈입니다. 참으로 오묘한 눈이 아니겠습니까. 다시 한번 시는 눈이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한자어의 관음(觀音), 문향(聞香)이란 말에서 시를 보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볼 觀, 소리 音, 소리를 본다는 것. 그리고 들을 聞, 향기 香, 향기를 듣는다는 것. 이것이 바로 시의 경지가 아니겠습니까.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시가 없는 곳에 시가 있습니다. 시인은 한 줌의 햇빛을 사냥하기 위해 언어 하나하나를 낚아챕니다. 그리고 말을 갈고 닦습니다. 그래야만 말의 빛을 더하게 되지요 .말의 빛은 바로 시의 빛입니다. 반짝입니다. 靑馬와 大餘 시 속에는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는 고향이 있습니다. 고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합니다. 고향은 그리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예술가에게는 고향이 예술입니다. 시입니다. 미술입니다. 음악입니다. 새삼스레 말할 것도 없지만 청마 유치환 선생과 대여 김춘수 선생은 경남 통영이 고향입니다. 청마 선생은 1908년, 대여 선생은 1922년에 태어났습니다. 두 분의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대여 선생의 시에 청마 선생이 종종 등장합니다. 검정 사포를 쓰고 똑딱선을 내리면 / 우리 고향의 선창 가는 길보다도 사람이 많았소 / 양지 바른 뒷산 푸른 송백을 끼고 / 남쪽으로 트인 하늘은 기빨처럼 다정하고 / 낯설은 신작로 옆대기를 들어가니 / 내가 크던 돌다리와 집들이 / 소리 높이 창가하고 돌아가던 / 저녁놀이 사라진 채 남아 있고 / 그 길을 찾아가면 / 우리 집은 유 약국 / 행이 불언하시던 아버지께서 어느 덧 / 돋보기를 쓰시고 나의 절을 받으시고 / 헌 책력처럼 애정에 낡으신 어머님 옆에서 / 나는 끼고 온 신간을 그림책인 양 보았소 이 시는 청마 선생의 <歸故>라는 작품 전문입니다. 고향 통영을 소재로 한 초기시입니다. 통영의 냄새가 물씬 나지 않습니까. 이 밖에도 <향수> 등 고향을 노래한 작품이 있습니다. ‘깃발’을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인의 향수는 영원한 것입니다. 향수에는 시가 깃들어 있습니다. 시와 사투리 우리 현대시의 큰 획을 그은 김춘수 선생의 시는 고차원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상 풍경입니다. 어떤 이는 고급 장식품이라고도 했습니다. 선생의 풍경 속에는 고향이 보입니다. 대여 선생은 언어의 예술가입니다. ‘긴장된 말놀이’를 즐기는 고수의 테크니션이기도 합니다. 선생의 시는 그림이 있는 지적인 기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트릭도 지척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대여 선생은 고향을 소재로 한 시를 만년에 많이 남겼습니다. <통영> <귀> <앵오리> <귀향> <명정리> <고향으로 가는 길> <나의 생가> <방풍>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 밖에 초기시와 대표작인 <처용 단장>에도 고향이 전면에 선명하게, 혹은 배경에 보일 듯 말 듯 아득하게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어릴 적의 기억들이 시속에 배어 있습니다. 기억은 소중한 것입니다. 시인은 기억을 시로 승화시킵니다.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잠자리를 앵오리라고 한다. /부채를 부치라고 하고 고추를/고치라고 한다. /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통영을 토영이라고 한다. / 팔을 폴이라고 하고 팥을 / 폴이라고 한다. / 코를 케라고 한다. / 우리 고향 통영에서는 / 멍게를 우렁싱이라고 하고 똥구멍을 / 미자발이라고 한다. /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통영을 퇴영이라고 하셨고 동경을 / 딩경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 까치는 까치라고 하셨고 까치는 / 깩깩 운다고 하셨다. 그러나 / 남망산은 / 난방산이라고 하셨다. / 우리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 내 또래의 외삼촌이 / 오매 오매 하고 우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 시는 <앵오리>의 전문입니다. 시에서 보다시피 통영의 사투리가 많이 나옵니다. 사투리는 바로 향수입니다. 향수는 시인을 그냥 놓아주지 않습니다. 선생의 시에는 사투리뿐만이 아니라 통영의 산과 바다와 섬이 자주 나옵니다. 고향은 햇빛도 바람도 생선맛도 다르다고 했습니다. 또 갯바람은 어머니의 젓내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대여 선생은 전혁림 화백과 윤이상 음악가와도 친교가 깊었습니다. 세 분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물론 동향인이기도 하지만 같은 빛깔을 갖고 있는데 그 빛깔이 바로 코발트 블루이지요. 통영의 바다 빛깔입니다. 작곡가는 가락에, 화가는 색채에, 시인은 언어에 그 빛깔이 숨쉬고 따라서 반짝반짝 빛나는 것입니다. 언어가, 색채가, 가락이 쪽빛 파도를 친다고 할까요. 기막힌 해후 대여 선생은 80년대 초 서베를린에서 죽마 고우 윤이상 작곡가를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얼싸안았다고 합니다. 한동안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합니다. 이 기막힌 해후. 그때 윤 선생은 “춘수야, 나 고향 좀 데려가 줘…”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눈물범벅이 되었다는 후일담입니다. 그때 눈물은 얼마나 진하고 뜨거웠을까요. 향수는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그날 그때의 눈물이 통영 앞바다의 얼룩진 코발트 불루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윤이상의 조국 대한민국은 그때 윤이상의 일시 귀국조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안타깝다고 해야 합니까. 아니 슬프다고 해야 합니까. 대여 선생은 ‘서베를린서의 만남’을 그 뒤에 <귀>라는 시에다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1982년 / 서백림(西伯林) 윤이상의 집이다. / 앉았단 섰다 또 앉다가 / 막 피어나는 앵초꽃 너머로 / 본다. / 귓속에 귀가 있다. / 누군들 이름을 부르지 말아요. / 테레사 할머니, / 우리들의 고향은 통영입니다. / 앵초꽃 피는 / 그때가 4월 초순 / 귓속에서 물새가 운다 쉬었다가 울고 /쉬었다가 또 운다. / 귓속에 귀가 있다. / 한려수도 아득히 트인 / 귀가 귓속에도 귀가 있는, 귓속에도 눈물이 고이는, 눈물도 울림이 뜨거운 ‘귓속의 귀’가 찡하지 않습니까. 두 분의 귓속의 귀에서 고향 통영이 보이고 물새가 우는 소리와 한려수도가 물결치지요. 시인에게도 고향은 다 있습니다. 그러나 시인의 고향은 지구상의 한정된 한 지역이 아니고 전 우주가 고향입니다. 시인은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우주를 보고, 그리고 대화를 나눕니다. 햇빛 속에서 우주의 빛을 보고, 바람 속에서 우주의 숨소리를 듣습니다. 특히 청마 선생의 시에서 우주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선생의 오묘한 사유의 깊이는 물론 그 넓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청마 선생과 대여 선생을 기리며 쓴 저의 졸시 <靑馬, 그리고 大餘>를 낭독하겠습니다. 이는 통영 시민에게 보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미안합니다 / 통영 시민 여러분/ 간밤에 바다를 훔쳤습니다 / 머리맡에 두고 꿈도 꾸었습니다/ 발치에 섬들이 보채곤 했습니다 / VOU, 수평선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 청마의 깃발이 하늘 깊게 나부꼈습니다/ 전혁림 화백의 빛부신 코발트 블루 위로/ 대여의 꽁지 하얀 새가 날아올랐습니다 / VOU, 수평선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 바다를 택배로 다시 보냈습니다 / 파도 소리만 가슴 깊이 감추고 / 바람은 더 푸르게 물결쳤습니다/ 통영 시민 여러분, / 감사합니다/ 유치환 선생과 김춘수 선생은 가셨지만 시는 살아 있습니다. 시 속의 고향도 살아 있습니다. 시의 행간행간에 통영 앞바다가 파도칩니다. 아! 눈부신 코발트 블루, 지금 이 시간에도 한려수도에서 바람이 부네요. 꽁지 하이얀 새가 쪽빛 바다를 물고 날아갑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원고는 통영문인협회 초청으로 강연한 내용을 간추린 것입니다. 일부는 계간 시지 《다층》에 발표한 것과도 중복됩니다.
  • 사랑의 콩깍지 벗겨보니 “2% 부족해”

    누가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고 했던가. 연애 시절 집앞에서 연인을 들여보낼 때 몇번이나 곱씹어 돌아보며 애틋해하던 기억이 선하지만 결혼은 한 지붕 아래에서 살을 맞대고 살아가야 하는, 그야말로 현실이다.‘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백마탄 왕자’같던 연애시절 그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코를 후비적거리고 방귀를 북북 뀌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려야 한다. 술냄새 풍기며 들어와도 옆에서 같이 잠을 자줘야 하고, 씻지도 않고 화장도 않은 ‘쌩얼(화장하지 않은 얼굴)’도 ‘썩소(썩은 미소)’로나마 웃어줘야 한다. 결혼 전에는 몰랐던 내 남자와 내 여자의 참기 힘든 버릇, 그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 내 남자 이런 버릇 참기 힘들어 ●아기가 되어버린 내사랑∼ 한국 유부녀들이 한결같이 남편에게 묻고 싶은 한 가지.“남자들은 원래 그렇게 지저분한가?”소모(31)씨는 “결혼할 때부터 어른과 사는 건지 아이를 키우는 건지 헷갈렸다.”고 털어놨다. 소씨가 보기에 남편의 생활 습관은 위생, 청결과는 거리가 멀었다.“처음엔 병에 입을 대고 물을 먹어요. 밥을 먹고 입을 닦지도 않았는 데도 그러더라구요. 한번은 퇴근 시간에 사무실 근처에서 만났는데 점심 때 먹은 자장면 자국이 입술에 그대로 묻어 있는 걸 본 적도 있어요.” 물잔에 물을 따라서 마시고 나자 새로운 걸림돌이 나타났다. 남편은 물컵을 싱크대에 두지 않고 식탁 위에 그대로 놓아 두고는 저녁에 집에 와서 또 그 컵으로 물을 먹는다. 그 컵에는 아침에 묻은 고춧가루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소씨는 “지금도 가끔 밥을 먹고 나서 입술을 닦지 않을 때가 있다.”면서 “혹시 입에 김치 국물이 묻은 채 거래처 사람들을 만날까봐 늘 물가에 갓난 아기 내놓은 기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나모(32)씨는 손을 씻을 줄 모르는 남편 때문에 여러 번 싸웠다.“화장실 갔다 나오면서도 손을 안 씻어요. 그 손으로 그대로 밥상에 앉아 밥을 먹으려고 해요.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씻지 않은 손으로 요리를 도와주겠다고 할 때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니까요.” ●속옷 안갈아 입는 집안 내력(?) 방모(30)씨는 속옷을 제대로 갈아 입지 않는 남편 때문에 빨래를 할 때마다 속을 썩인다.“이런 얘기 하긴 정말 창피하지만요. 얘길 안하면 사흘이고 나흘이고 속옷 갈아입을 생각을 안해요. 닦달을 해야 그제사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속옷을 갈아 입을 때는 정말 얄밉다니까요. 가장 큰 문제는 며칠씩 입다 보니 속옷에 용변 자국이 묻어있을 때죠.” 주부 황모(40)씨는 남편의 유별난 버릇 덕분에 그가 퇴근하고 나면 소파 밑에 손을 집어넣는 버릇이 생겼다.“퇴근하면 양말을 벗어서 돌돌 말아요. 그걸 꼭 소파 밑으로 ‘휙’ 던져 넣는 거예요. 처음엔 제발 그러지 말라고 몇 달 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했지만 며칠 안 그러다가 제자리예요.” 남편의 버릇은 사실 ‘집안 내력’이었다. 양말 때문에 싸우기도 많이 했다는 황씨는 시아버지가 집에서 남편과 똑같은 행동을 하는 걸 보고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결혼 7년차 주부 나모(34)씨는 화장실 변기뚜껑만 보면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는다. 오늘도 남편은 소변을 본 뒤 변기 뚜껑을 내려놓지 않았다. 신혼 초 누차 얘기를 하고 주지시켰지만 이젠 거의 포기했다. ●그이가 ‘마마보이’일 줄이야 이 땅의 시어머니들은 도대체 아들을 얼마나 오냐 오냐 키운 것일까. 김모(35)씨는 남편이 맛있는 반찬만 있으면 자기만 날름 먹어버리는 걸 볼 때마다 짜증이 솟구친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남편이 제일 좋아한다는 북어찜을 해서 가져오셨다. “남편은 나한테 먹어보라는 말 한마디 없이 그릇에 얼굴을 박고 북어찜을 먹기 시작하는 거예요. 나는 기가 막혀서 맛있냐고 물어봤지요. 그제서야 한 점 뜯어서 나에게 주더라구요. 아무리 외아들이라 귀여움을 받고 자랐다고 하더라도 정말 섭섭했습니다.” 외아들 남편을 둔 권모(31)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수박을 정말 먹고 싶어서 수박을 한 통 사서 아껴 먹으려고 두 조각만 먹었어요.” 다음날 밤늦게 퇴근한 권씨, 수박이 없어진 걸 발견했다.“어떻게 임신한 아내가 먹고 싶어하던 수박을 다 먹어 버릴 수 있는 거죠. 다 먹었으면 새로 사놓기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세 아이를 키우는 강모(36)씨는 ‘채널 선택권’을 독점하려는 남편에 맞서 오늘도 ‘반독재 투쟁’에 나선다. 남편은 잠시라도 리모컨을 손에서 놓질 않는다.“퇴근하면 리모컨부터 찾아요. 일단 수 십개나 되는 채널을 한 바퀴 쭉 돌려보죠. 그리고는 자기가 보고 싶은 채널을 봐요. 눈치를 주면 그제야 양보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남편이 좋아하는 스포츠 중계 앞에서는 소 귀에 경 읽기가 돼 버린다. ●세상이 무너져도 자기 일만… 김모(33)씨는 ‘동시에 두 가지를 못하는’ 남편 때문에 친정에서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남편은 한 가지에 집중하면 옆에서 누가 불러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자기도 처음엔 오해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해하고 좋게 생각하려 한다. 하지만 문제는 남편 때문에 친정 부모님이 남편을 오해할 때가 생기는 경우다. “신혼 초 친정에 인사를 드리러 갔어요. 텔레비전을 보거나 신문, 책을 읽기 시작하면 누가 옆에서 불러도 모르는 거예요. 장인이 집에 돌아왔는 데도, 장모가 밥 먹으라고 불러도 들은 척 만 척. 가끔 친정 부모가 ‘예의 없는 사위’라는 식으로 얘길 할 땐 너무 당황스러워요.” 황모(35)씨 남편은 프라모델 조립을 좋아한다. 그것도 권총, 소총, 탱크, 장갑차 같은 군용 프라모델이다. 황씨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도 남편은 주말에 몇 시간씩 프라모델에 몰두했다. 역시 문제는 프라모델 조립을 하고 있을 때면 황씨가 진통을 시작해도 모를 정도로 프라모델에 푹 빠져 버리는 것이었다. 황씨는 나중에는 “프라모델 조립하는 건 좋으니까 교육상 안 좋은 전쟁무기는 피해 달라.”고 얘기했지만 그마저도 남편은 제대로 지켜주지 않았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내 여자 이런 버릇 참기 힘들어 ●몸닦은 수건은 제발 좀 치워줘∼ 3년전 결혼한 회사원 윤모(35)씨는 샤워하러 목욕탕에 들어갈 때마다 버럭 짜증이 치민다. 오늘도 아내는 변함없이 자기 몸 여기저기를 다 닦은 젖은 수건을 수건걸이에 떠억 하니 걸어뒀다. 신혼 초에는 지적하면 그나마 슬그머니 수건을 걷어가더니 이젠 “젖은 채로 빨래통에 넣으면 냄새난다.”,“목욕탕이 건조해질 수 있어서 그런 거다.”는 별의별 핑계를 다 댄다.“자기 엉덩이 닦은 부분으로 내 얼굴을 닦을 수도 있는 거 잖아요. 아무리 말해도 안 고쳐집니다.” 결혼 7개월 차인 회사원 김모(29)씨도 화장실 탓에 아내의 깔끔했던 연애 시절 모습에 대한 환상이 확 달아났다. 가끔 아내가 화장실에서 나온 뒤 문을 열었다가 뒤처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여자는 당연히 깔끔하다고만 생각했죠. 아직은 신혼 초라서….” 3년전 결혼한 임모(34)씨는 7년 동안의 연애 시절 밖에서 봐왔던 깔끔한 아내의 모습이 24시간 그대로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잘 안 씻는 버릇이 있더군요. 샤워도 이틀에 한 번 할까말까라 몸에서 냄새가 날 때도 있어 당황스럽더군요.” ●공주 같던 아내가 이를 갈다니 지난해 11월 결혼한 회사원 오모(30)씨는 아내의 잠꼬대와 어지러운 세면 버릇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내는 잠자리에서 떼굴떼굴 구를 정도로 몸부림과 잠꼬대가 심해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기가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세수를 하면 화장실 세면대에서부터 욕실 바닥까지 온통 물을 튀겨놓아 오씨의 신경을 건드린다.“도대체 세수를 한 건지, 수영을 한 건지, 물때가 끼면 물비린내가 얼마나 심한지 아느냐고 지적해도 묵묵부답입니다.” 지난해 3월 결혼에 골인한 박모(27)씨도 아내의 잠버릇 때문에 매일 밤이 전쟁이다. 남자 형제밖에 없는 박씨는 연애시절 과에서 ‘퀸카’로 이름날리며 어여쁘기만 했던 아내와 결혼한 뒤 온갖 ‘므흣(수상 쩍은 미소)’한 환상에만 빠져 살았다. 하지만 결혼 2주일 째 잠을 자던 박씨에게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라 깨어보니 천사 같은 아내가 괴상한 표정으로 이를 갈고 있었던 것. 끼쳐오는 소름을 참고 잠이 들었지만 이번에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때리기도 했다.“공주 같던 아내가 그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래도 아직은 귀엽기만 합니다.” ●잠자는 숲속의 아내여, 그만 깨어나라 만날 잠만 자는 아내 때문에 골치를 앓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김모(31)씨는 잠이 많은 아내 때문에 늘 아쉬운 마음을 안고 출근한다.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먼 데다 야근이 잦은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어 출근은 빠르고 퇴근은 늦지만 그래도 신혼이라 아내의 예쁜 얼굴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김씨. 하지만 김씨가 집을 나설 때나 집에 들어왔을 때, 아내는 늘 꿈나라를 헤매고 있다.“평일에는 늘 자는 모습만 보고 있죠. 이게 과연 제대로 사는 걸까요.” 대기업에 다니는 결혼 7개월차 이모(30)씨 역시 아침잠이 많은 아내가 아쉽다. 출근길에 인사라도 한 번 듣고 싶지만 흔들어 깨워도 아내는 별 반응이 없다. 게다가 밤에 잠을 잘 땐 꼭 두 번씩 화장실에 가는 버릇이 있어 고단한 밤잠을 깨우기 일쑤다.“아직은 그 모습들이 이해가 되는데, 점점 아쉬움이 쌓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요.” 결혼 전과 달라진 ‘아줌마’같은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3년전 결혼한 회사원 이모(31)씨는 전업주부로 변신한 아내의 꼼꼼한 살림살이가 약간 불편하다. 결혼 전 아내는 이씨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와 집안 경제 사정이 어떤지에도 관심이 없을 만큼 돈에는 전혀 무신경한 여자였다. 하지만 결혼으로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가 된 아내는 이씨의 카드 사용 내역을 꼬치꼬치 캐물을 만큼 변신했다. 최근에 크게 다투기까지 할 정도다. ●자주 바뀌는 침대 위치, 잠 설치기 싫어 4년전 결혼한 공무원 김모(34)씨는 늘 내 집이 내 집 같지 않은 기분으로 출근길에 나선다. 아내가 기분이 내킬 때마다 가구 배치를 바꾸는 버릇이 있었던 것.“늘 집안이 어수선하죠. 특히나 침대 위치를 바꾸는 날에는 잠도 제대로 안 오고 아침에 일어나면 다른 집에서 잠을 잔 거 같이 하루종일 몸이 찌뿌듯하죠.” 지난해 5월 결혼한 장모(30)씨는 쓴 물컵을 여기저기 놓아두는 아내의 버릇이 영 못마땅하다. 아내는 책상, 침대, 거실 곳곳에다 물컵을 놓아두기 때문에 가끔 물이 남아 있는 컵을 쏟기도 한다.“치우는 것도 귀찮아 늘 지적하지만 버릇이라 잘 안 된다고 뾰로통해 있으면 더 뭐라고 하기도 그렇더군요.”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전문직 백모(30)씨는 요즘 마냥 싱글벙글이다. 연애시절 심하게 낯을 가려 백씨가 친구들에게 미래의 배우자를 소개하는 자리에서조차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아내. 그런 아내가 결혼 뒤 확 변했기 때문이다. 결혼이 둘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댁 식구들에게 어떻게 대할지 걱정됐던 게 사실이었지만 아내는 온갖 애교를 다 떨며 시댁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매일 전화통화로 시어머니와 수다를 다 떠는 걸 보면 ‘저 사람이 언제 저렇게 변했나.’ 싶단다. “사실 전 아직까지 장모님과 통화하면 3분을 못 넘기거든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상을 주고픈 마음입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올 첫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 앞당겨 5월 개봉 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 관람객을 잡기 위한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세가 시작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산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이 오는 23일 뚜껑을 연다. 가정의 달에 공포영화의 개봉은 사실 모험이다. 게다가 미국서 건너온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에서’, 칸영화제에 초청받은 ‘밀양’과 맞붙기까지 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리 공포영화가 철없이 빨리 찾아왔을까? ●맞붙어야 산다 보통 공포영화는 여름 시즌을 겨냥,6월부터 장이 서는 게 상례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것은 일찍 시작된 무더위 탓도 있지만, 배급 여건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캐리비안의 해적’과 ‘밀양’이라는 강적을 피해 6월로 넘겨 봤자 갈수록 태산이기 때문이다.‘슈렉3’ ‘황진이’ ‘트랜스포머’ 등 국내외 블록버스터들이 포진해 있는 것. 때문에 마냥 피하는 것보다 더불어 가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전설의 고향’을 홍보하는 맥의 한지선 팀장은 “‘극락도 살인사건’이 관객 200만명이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스파이더맨3’의 덕을 봤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대작들로 인해 전체 ‘파이’가 커지는 시기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볼거리가 많아져 극장을 찾는 발길이 많아지면 일단 시선을 받고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심산이다. 한 팀장은 “‘캐리비안의 해적’의 상영시간이 170분으로, 긴 상영시간이 부담스러운 관객이 차선책으로 다른 영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편안하게 2∼3등 전략을 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해 첫 공포영화가 잘된다는 영화계 통념도 작용했다. 실제로 최근 3∼4년간의 데이터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도 첫 공포영화 ‘아랑’이 1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 이후 개봉한 공포영화들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팀장은 “공포물을 손꼽아 기다려온 마니아들은 그해 첫 공포는 놓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낯선 공포를 선사한다 지난해 저조했던 공포영화 성적표는 올해에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상투적 패턴을 답습해서는 까다로워진 관객들의 취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깨우쳤다. 이 때문인지 올해 공포영화의 소재는 다양하다. 단순히 원혼이나 귀신이 아닌 일상적 상황을 낯설게 하는 공포가 유독 많다. 눈 앞에 있지만 내가 보지 못한 사람, 상황, 공간 등 낯익은 것이 주는 낯선 공포에 더욱 전율하는 것이다. 전형적인 공포물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생소한’ 소재가 많은 이유다. 오는 8월 개봉 예정인 공포영화 ‘므이’를 제작한 아이엠픽쳐스의 정은선 실장은 “올해 영화는 ‘스크림’류의 슬래셔 무비에서 탈피한 것이 많다.”면서 “예년과 달리 공포가 40%라면 미스터리가 60%”라고 말했다. 공포감을 형성하는 내러티브에 더욱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이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한다. 정 실장은 “그런 점에서 올해가 한국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부학교실’에서는 의대생 6명이 ‘카데바’라 불리는 해부용 시체를 접한 후 환청과 환영에 시달린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주인공 외과의사로 나오는 김명민 주연의 ‘리턴’은 수술 도중 마취에서 깨어나는 상태를 지칭하는 용어 그대로 제목에 사용했다. 일본 호러소설의 대가 기시 유스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검은집’은 의문의 살인사건을 캐는 보험조사원(황정민)과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는 ‘사이코패스’와의 대결이다. 사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다. 강경옥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윤진서 주연의 ‘두사람이다’는 그걸 이야기한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날 해칠지 모른다는 관계성이 주는 공포에 초점을 맞췄다.‘므이’는 100년전 베트남에서 발견된 초상화에 얽힌 비밀을 풀어가는 미스터리로 90%이상 베트남에서 촬영, 이국적인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다. 궁중을 배경으로 한 ‘궁녀’나 1940년대 경성의 한 병원에서 벌어지는 ‘기담’은 더 새롭고 기묘한 전율을 주기 위해 과거공간으로 이동했다. 숲속 아름다운 집에 사는 아이들이 공포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헨젤과 그레텔’은 동화보다 더욱 잔혹한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그때 그만큼 무섭지도 않고” 해마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던 TV 납량특집물 ‘전설의 고향’. ‘전설의 고향’을 하는 날이면 온가족은 일찌감치 밥상을 물리고 방안의 불까지 끈 채 무슨 의식을 치르듯 TV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었다. 어린 시절 무섭게 째려보던 ‘구미호’와 “내다리 내놔∼”하며 쫓아오는 소복 귀신은 잠자리마저 설치게 할 정도로 무서웠다. 비록 세월이 흐르면서 밋밋한 자기복제를 거듭해 안방극장에서 밀려났지만 ‘전설의 고향’은 한국 공포의 원형이라 할 만하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사극공포 ‘전설의 고향’은 그 원초적 공포를 스크린에 재현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신세대들에게는 새로운 전율을 선사한다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가 올해 첫 공포영화로 테이프를 끊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10년전 쌍둥이 자매 소연과 효진이 함께 물에 빠져 언니 소연만 홀로 살아 남았다. 그날부터 쭉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소연이 어느날 갑자기 깨어난다. 그와 동시에 마을의 한 선비가 얕은 도랑에 빠져 죽는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마을에서는 소연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소연과 효진의 어린시절 지기들에게 잇따라 변고가 일어난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살아난 소연일까, 죽은 효진의 원혼일까.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쌍둥이 자매의 등장은 반전을 위한 설정이다. 하지만 궁금증은 극 중반에 너무 쉽게 풀려버려 긴장감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그러면 무섭기라도 한가? 이미 알려진 공포영화의 법칙들이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그대로 반복된다. 지금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지만 한 맺힌 처녀귀신만큼 오싹한 기운을 자아내던 게 또 있었을까. 일찌감치 공개된 포스터 속의 왜색 짙은 귀신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영화는 끝내 ‘링’의 ‘사다코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해 실망을 안겨줬다.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건강하던 그가 갑자기 실신 쓰러졌다면…

    건강하던 그가 갑자기 실신 쓰러졌다면…

    ‘실신 조심하세요.’ 평소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수십 초에서 길게는 몇 분 사이에 정신을 차리지만 정신을 잃고 넘어지면서 뇌 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은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이런 실신은 일시적인 혈압 저하와 심장 박동 정지로 초래되며, 정상인 100명 중 3명은 평생 한번 이상 이런 경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움말:김준수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실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준수 교수와 박정왜 간호사팀이 1995∼2006년 사이 심장신경성 실신으로 진단받은 105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소변 볼 때 발생하는 배뇨성 실신이, 여성은 변을 볼 때 생기는 배변성 실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남성은 배뇨성이 20%, 배변성은 9.3%였다. 이에 비해 여성은 배변성이 16.3%, 배뇨성이 5.2%로 나타나 남성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또 첫 실신 연령대는 11∼25세 사이가 53%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의 22.9%가 16∼20세에 첫 실신을, 여성은 18.2%가 21∼25세에 첫 실신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녀별 평균 실신 재발기간은 여성이 8.2년, 남성이 6.8년이었으며, 평생 평균 실신 횟수는 여성이 7.2회, 남성이 5회였다. ●원인 실신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런 원인에 의해 갑자기 혈압이 낮아지거나 심장이 박동을 멈추면 머리의 뇌간 부위로 가는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멈추는데, 이 시간이 10초 정도면 의식을 잃었다가 피의 흐름이 재개되면 의식을 회복한다. 흔히 실신했다면 신경계 질환이나 뇌졸중을 생각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심장신경성이다. 심장신경성은 배변 배뇨 기침 기도자극 등 특정 상황에서 생기는가 하면 혈관 미주신경성 실신이나 경동맥동 실신도 심장신경성의 범주에 넣는다. 또 앉았다 일어설 때 생기는 기립성 저혈압이나 부정맥이나 폐색전 등 심장·폐질환에 의한 실신, 편두통 등 신경계질환 및 정신과적 질환에 의한 실신 등이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례도 꽤 많다. 특히 심장신경성 실신은 대부분 앉았거나 서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아침 조회 시간에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심한 기침이나 변비 환자의 배변 때, 등산이나 힘든 운동 직후, 눕거나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심장발작으로 인한 통증이나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 이런 원인이 작용하면 가슴 답답함, 어지러움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다가 갑자기 심박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증상을 처음 느낄 때 바닥에 앉히거나 눕히면 실신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실신을 해도 대부분 수초 내지 수십초 후에 스스로 의식을 회복한다. 그러나 환자의 20% 정도는 넘어지면서 뇌 손상 등 외상을 입는다. ●대처법 누군가 실신으로 넘어졌다면 먼저 평평한 곳에 눕힌 뒤 양 발을 높이 올려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바로 일어서게 하지 말고 상당 시간 안정을 취하게 하며, 실신 과정에서 신체 부위에 외상을 입지 않았는지를 확인해 심각한 상처가 있다면 가까운 병·의원으로 옮기도록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본인이 적절히 대처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청하는 게 현명하다. 가장 손쉬운 대처법은 즉시 눕는 것. 증상과 실신 사이의 시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그 자리에 누워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누워서 다리를 올려주면 머리와 심장으로 피를 빨리 보낼 수 있어 증상이 바로 호전된다. 적당한 심호흡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신은 혈압약을 처음 복용하거나 바꿨을 때, 전립선비대증 약물이나 흉통으로 니트로글리세린을 투여했을 때도 올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라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도록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기립성 저혈압에 의한 실신으로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으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서서히 일어나도록 주지시켜야 한다. ●위험한 실신과 치료 실신환자 중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근증, 심부전 등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돌연사 가족력이 있을 때, 전조증상 없이 바로 실신하거나 실신 때 얼굴이 파랗게 되고 사지가 경직·경련을 일으킬 때, 무의식 중에 대소변을 보거나 의식을 회복한 후에도 사람을 알아보지 못할 때에는 지체없이 심장내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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