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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의 위엄’…2017년판 달력 또 나왔다

    ‘푸틴의 위엄’…2017년판 달력 또 나왔다

    이제는 러시아를 넘어 국제사회로까지 거침없이 '진격'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찬양’이 하늘을 뚫을 기세다. 최근 미국 USA투데이 등 서구언론은 지난 주말 2017년 판 ‘푸틴 달력’이 출판돼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등장한 푸틴 달력은 단순히 푸틴에 대한 호감 표현이 아닌 거의 숭배 수준이다. 달력을 보면 전체 12월 각 달에는 푸틴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있다. 아이를 안고 있는 푸틴, 고양이를 안고 있는 푸틴 등 다정한 모습은 물론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마초성을 과시하는 파일럿 푸틴, 잠수부 푸틴, 말타는 푸틴 등이 연예인 달력처럼 펼쳐져 있다. 또 달력에는 사진 뿐 아니라 푸틴의 과거 발언도 오래된 격언처럼 적혀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평화를 사랑하는 자급자족 국가다", "만약 우리가 위협받는다면 무기를 사용해 지킬 준비가 돼 있다" 등이다. 지난해 달력에는 "러시아 여성은 세계에서 가장 재능많고 아름답다", "우리 러시아 군대는 세계 최강이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군대지만 무시무시하다" 등의 주옥(?) 같은 말이 적혔다. 이처럼 푸틴 달력까지 출판돼 절찬리에 팔리는 것은 현재 그의 인기를 반증한다. 지난 9월 실시된 러시아 하원선거에서 친푸틴세력을 포함한 집권여당은 무려 74%에 달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시리아 문제를 놓고 미국에 으름장을 놓고 국제 유가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푸틴의 발언과 행보에 서구언론은 ‘차르의 귀환'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이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시리아·대선 해킹 갈등… 미·러 ‘新냉전’ 점화

    [글로벌 인사이트] 시리아·대선 해킹 갈등… 미·러 ‘新냉전’ 점화

    러시아의 强 ICBM·SLBM 잇단 시험발사 美 대선개입 논란 갈등 최고조 MD협상 실패 등 피해의식 커 국민 72% “美, 잠재적인 적국” 미국의 强 ‘시리아 사태’ 러 추가제재 검토 발트3국·폴란드에 지상군 배치 “1979년 아프간 침공 이후 최악”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꼭두각시 정권의 뒤를 봐주며 인권을 짓밟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개입한 데 대해 상응하는 수준의 대응을 할 것이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러시아는 협박과 압력에 굴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이 ‘반(反)러시아 히스테리’를 부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만료를 불과 3개월여밖에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알레포에 대한 폭격을 멈추지 않는 러시아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BBC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앞서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독일을 위협할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도 단행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내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자 러시아와 인접한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과 폴란드 등에 미군 병력 4000여명을 배치할 예정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은 20세기 냉전 때처럼 극한 대립 양상은 아니지만 관계 진전과 악화를 거듭하며 상대를 견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냉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카툴리스 미국 진보센터 연구원은 “미·러 관계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냉전’은 통상 두 초강대국이 힘의 균형을 이루는 양극 체제인 상황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하지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이렇다 할 동맹국도 없고 핵전력을 제외한 군사력과 경제력, 세계적 영향력 측면에서 미국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핵보유국임을 앞세워 미국과 끊임없이 맞서는 러시아의 행보는 힘의 균형 측면만큼 러시아 내부 기제에서도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에 미·러 관계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2009년 2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콘퍼런스에서 “‘재설정’(리셋) 버튼을 눌러 우리가 러시아와 많은 영역들을 다시 논의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내전과 크림 반도 병합 등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행보를 계기로 미·러 관계는 회복 불가능해졌다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미국 국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에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해 무능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근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갈등도 내년 1월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 이전에 확고하게 시리아를 지배하기 원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약한 고리를 파고든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자국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내전에 쏠렸던 국제적 관심을 시리아로 돌리는 데도 성공했다.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의 전통적 우방이며 러시아는 시리아에 유일한 해외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가 ‘러시아판 패트리엇’이라고 불리는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시리아에 배치한 것도 러시아가 시리아에 얼마나 사활을 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러시아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요청으로 지난해부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는 군사적으로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도 미국의 대테러전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취해 미국과 협조해 해법을 찾을 것을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도다. 반면 이라크전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미국은 시리아 내전 초기 직접적 군사 개입을 꺼렸다. 이후 이슬람 국가(IS)의 득세가 우려되자 공습을 시작했지만 정부군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다. 시리아 반군은 온건파로부터 테러집단으로 규정된 이슬람국가(IS), 쿠르드족 민병대 등 다양하지만 반군 간에도 상호 대적하기 때문에 전황은 복잡하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도 미·러 갈등을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지난 6월 자신을 ‘구시퍼 2.0’이라고 칭한 해커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조사결과를 포함해 민감한 파일을 빼냈고 이를 위키리크스를 통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해킹 방법이 러시아의 수법과 유사하다며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밝혀왔다. 국무장관 시절부터 푸틴과 대립각을 세웠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가하고 고립주의적 성향을 지닌 트럼프의 당선이 러시아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의 결과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25일 우크라이나 대선을 사흘 앞두고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컴퓨터 시스템 서버를 해킹한 전례가 있다. 당시 서버 관리자인 빅토르 조라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해킹의 목표는 선거를 앞두고 데이터를 없애 친러시아 세력에 불리한 선거 자체를 무효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미국 정치권과 주류 언론들은 현재의 미·러 갈등의 원인이 2012년 푸틴 대통령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권위주의적인 성향과 강경한 대외노선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집권 초기에 서방에 대해 다소 유화적이던 푸틴이 미국에 등을 돌린 근본 이유는 미사일방어(MD)와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이 실패하고 나토가 소련의 세력권으로 영향력을 확대하자 러시아의 자존감이 실추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미국과의 핵전력 균형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러시아는 2011년 4월 나토와 공동 MD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 제안을 거부했고 루마니아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등 독자적 MD 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아울러 과거 소련이 주도하던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속했던 폴란드, 체코뿐 아니라 소련의 일원이던 발트 3국이 나토에 가입했고 러시아와 서방의 마지막 완충지대라고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도 나토 가입을 저울질하는 상황이 되자 러시아의 신경은 곤두서게 됐다. 러시아가 최근 핵전력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서방에 러시아의 강력한 군사력을 과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핵무기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 조지 H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9년 12월 지중해의 몰타에서 냉전 종식과 새로운 협력을 선언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의 입장에서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 역대 정부들은 러시아를 2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이나 일본처럼 여겨 러시아의 독자적 영향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왔고 이에대해 피해의식으로 갈등의 불씨는 늘 잠복해 있었다. 모스크바의 여론 조사 기관인 레베다 센터가 지난 5월 러시아인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2%가 미국을 “러시아 국민에게 잠재적인 적국이자 전 세계적 악의 근원”으로 지목했다. 스티븐 코언 미국 뉴욕대 명예 교수는 지난 6일 네이션 기고문을 통해 “미국 주요 언론들이 푸틴을 단순히 무법자, 깡패로 묘사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 같은 상황을 초래한 미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고찰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냉전 종식 이후 20여년 만에 최악이라는 미·러 관계는 당장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서방의 경제 재재 등의 영향으로 -3.7%였지만 푸틴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전체 하원(두마) 의석의 76%를 석권했고 푸틴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82%에 달한다. 이는 상처 입은 러시아 민족주의가 푸틴의 강력한 지지 기반임을 보여준다. 푸틴의 러시아가 현재의 대외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무원과 그들의 나라/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공무원과 그들의 나라/김상연 정치부 차장

    10여년 전 한 중진 국회의원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했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기자들을 모아 놓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미약한 국력으로 이리저리 애쓰는 모습이 무척 고달파 보이더라.” 그때 처음으로 북한 공무원들의 ‘실존’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북한 공무원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아슬아슬할까. 생활 형편은 일반 주민보다 낫겠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총살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공무원은 ‘단두대 위를 걷는 금수저’가 아닐까. 우리는 그런 사례를 김정은 정권 들어 부쩍 많이 접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공무원의 이런 실존적 절박성은 역설적으로 적지 않은 ‘성공’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한·미 군의 첨단 경계를 뚫고 귀신같이 침투해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시킨 뒤 가뭇없이 달아난 일, 국제사회의 감시와 압박을 무릅쓰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성공시킨 일 등은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북한 공무원들의 절실함이 가져온 결과가 아닐까. 그렇다면 휴전선 너머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은 어떨까. 한국 국방 당국은 당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최적지가 경북 성주의 성산포대라고 발표했다. ‘최적지’의 사전적 의미는 더이상 적합한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랬던 국방 당국이 불과 79일 만에 최적지는 성주골프장이라고 정정했다. 북한 같았으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을 이렇게 희화화시킨 책임자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코미디 아닌 코미디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았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은 사실상 전 국민이 영향권 안에 있어 관심이 많았고, 시행 유예 기간이 1년 6개월로 준비할 시간도 넉넉했다. 그런데 막상 시행됐을 때 유권해석을 해 줘야 할 국민권익위원회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문의 전화도 제대로 안 받고 ‘잠수’를 탔다. 이 역시 북한 같았으면 책임자는 물고(物故)를 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과오다. 그런데도 역시 정부에서 누가 책임을 졌다거나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물론 정책 실패를 이유로 사람을 처형하는 비인간적 행태가 정상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비무장지대(DMZ) 남쪽과 북쪽의 공무원들이 가진 정신 자세가 너무 차이 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이 땅의 공무원들은 다른 직군과의 상대성 면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팔자 좋은’ 시절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테크놀로지의 세례로 일자리가 위협받는 이 침울한 시대에 공무원들은 여전히 철밥통을 껴안고 있다. 막강한 권력으로 민간 위에 군림하면서 갈수록 낯은 두꺼워져서 정책 실패에 책임도 지지 않는다. 임기 말로 접어들자 일손을 놓고 시간 가기만을 기다리는 공무원이 태반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면서 이런 행태들을 감시할 언론에 대해서는 보안을 핑계로 취재 장벽을 갈수록 높이 쌓아 올리고 있다. 이 부조리를 대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나라가 썩어 간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공조직, 즉 공무원들이 썩어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무원의 ‘천적’이어야 할 정치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온통 진영 논리와 정쟁에만 혈안이 돼 물고 뜯는 사이 반만년 역사의 이 땅은 공무원의, 공무원에 의한, 공무원을 위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 carlos@seoul.co.kr
  • “태영호 망명 결정적 이유는 ‘핵 억지 기밀’ 입수 압박 탓”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망명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본국으로부터 100만 파운드(약 14억원)에 영국 국방부 관료와 해군 장교를 매수해 핵 억지 기밀을 빼내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고 영국 선데이익스프레스가 16일 보도했다. ●北, 14억원에 英해군 장교 등 매수 지시 신문은 익명의 영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태 공사가 최근 한국, 미국, 영국의 정보요원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태 공사는 2년 전 이러한 지시를 받았으며, 당시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과 잠수함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태 공사는 자신에게 지시를 전달한 북한의 고위 장교로부터 임무 수행에 실패할 경우 외교관 경력 자체가 끝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아가 북한 정보당국은 태 공사에게 영국 정보요원을 전향시켜 북한에 망명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태 공사는 본국에 영국 해군 장교를 끌어들일 가능성은 불가능에 가깝고 100만 파운드로 그들을 매수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의견을 냈으나 묵살됐다. 태 공사는 100만 파운드를 받고 거짓된 정보를 보고할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자 골프를 치며 친해졌던 영국 관료에게 연락을 취했다. 태 공사는 그에게 망명을 피할 수 없다고 느끼는 시기가 오면 암호로 망명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태 공사, 임무 실패 땐 소환 협박 받아” 망명 6주 전 태 공사는 이 관료에게 “내 게임이 안 좋은 상황에서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이 두렵다”는 암호를 전달했고, 지난 7월 태 공사와 그의 가족은 영국 정보당국의 도움을 받아 영국 공군기를 타고 독일로 건너가 한국으로 망명하게 됐다. 한반도 전문가인 에이든 포스터 카터 교수는 “이 사건은 북한이 제임스 본드의 시각으로 세계를 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현실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보기에 100만 파운드는 매우 큰 돈이겠지만, 태 공사는 이 돈이 영국 관료를 매수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김정은 떨게 할 공포의 창과 방패

    북한 최대의 국경일 중 하나인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던 지난 10일, 북한 전역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각 지역 당 조직 별로 별도의 경축 행사를 가졌지만, 평양은 문자 그대로 침묵을 유지했다. 예년 같았으면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이 당과 군, 내각의 주요 인사들을 대동하고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거나 불과 이틀 전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것처럼 장거리 미사일을 ‘당 창건 기념일의 축포’로 발사했겠지만 당 창건 기념일 당일은 물론 닷새가 넘게 지난 오늘까지도 북한은 쥐 죽은 듯 고요하기만 하다. 지난 달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의 한반도 상공 무력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협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갑자기 침묵한 배경을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난 일주일 간 북한의 거친 입을 침묵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었다. 평양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 10월 10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우리 해군과 함께 한반도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하는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은 동북아시아를 관할 구역으로 하는 제7함대 소속이다. 이 함대에는 11만톤에 육박하는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USS Ronald Reagan)호를 중심으로 2척의 타이콘데로가급(Ticonderoga class) 이지스 순양함과 7척의 알레이버크급(Arleigh Burke class) 이지스 구축함, 1척의 지휘함 등 10여 척의 강력한 군함들이 포진해 있다. 핵심 전력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미국의 초대형 항공모함 니미츠급(Nimitz class) 10척 가운데 9번째로 건조되어 지난 2003년에 취역한 신형 항공모함이다. 지난해 조지 워싱턴(USS George Washington)호를 대신해 제7함대에 배치되었으며,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서태평양 전역을 작전 구역으로 삼고 있다. 이 항공모함은 잘 알려진 대로 슈퍼 캐리어(Super Carrier), 즉 초대형 항공모함이다. 길이가 332미터, 폭이 76m를 넘고 만재배수량은 11만 4천톤에 육박하는데, 비행갑판의 면적만 축구장의 3배가 넘을 정도로 거대한 덩치를 자랑한다. 덩치가 덩치이니만큼 그 수용 능력도 엄청나다. 이 항공모함에는 최대 90대의 각종 항공기는 물론 이 배와 항공기들을 움직이기 위해 최대 6000명에 달하는 승조원들이 탑승하는데, 이들이 수 개월간 바다 위에 떠서 작전하고 생활하기 위한 모든 편의시설과 병원 등 의료시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이 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함재기에서 나온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에는 일본 아츠키 기지에 주둔 중인 제5항공모함비행단이 배속되어 있다. 이 비행단은 80여 대의 F/A-18E/F 슈퍼호넷 전투기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E-2C 호크아이 2000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A-18G 전자전 공격기와 MH-60R/S 해상작전헬기 등 100여 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비행단 소속 항공기들이 로널드 레이건호에 탑재되어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로널드 레이건호와 같은 초대형 항공모함 1척에는 통상 2~3개 비행대대 40~60대 정도의 전투기가 탑재되는데, 이 정도 규모의 전투기 전력의 공격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강하다. 미 해군의 주력 전투기인 F/A-18E/F 슈퍼 호넷은 최대 8톤 이상의 각종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데, GPS로 유도되는 정밀 유도폭탄은 물론 사거리 370km 이상의 JASSM과 같은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나 B61과 같은 핵폭탄도 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E-2C 호크아이 2000 조기경보통제기는 반경 560km 내의 모든 북한 항공기의 움직임을 손바닥 보듯이 감시할 수 있고,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강력한 재밍 능력으로 북한의 주요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을 먹통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히 EA-18G 전자전 공격기는 F-15나 F-16과 같은 4세대 전투기를 대상으로 144대 0의 교전비를 가지고 있다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A 랩터(Raptor)를 상대로 전자전을 걸어 무력화시킨 뒤 가상으로 격추시켰던 기록도 가지고 있는 가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의 공격 능력은 전투기가 전부가 아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그리고 수중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다량의 토마호크(Tomahawk) 미사일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7~8척으로 구성되는 이지스함에는 각 함정당 20~30여 발의 토마호크가 탑재되어 있고, 항모 전단 하나에 1~2척이 따라 붙는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에도 12발 정도의 토마호크가 탑재된다. 여기에 인근에 오하이오급(Ohio class) 잠수함을 개조한 순항 미사일 원잠(SSGN)이 1척이라도 있다면 154발의 토마호크가 추가된다. 즉, 항공모함 타격 전단 하나가 완전히 편성되면 이 전단 하나에서 동시에 날릴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400발이 넘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을 이용해 북한을 공습하고자 결심한다면 가장 먼저 EA-18G 전자전 공격기가 나서 북한의 방공망과 지대공 미사일의 레이더와 통신기기를 먹통으로 만든 뒤 호위전단과 잠수함에서 발사된 400발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동시에 평양 상공을 뒤덮을 것이다. 뒤이어 나타난 40~60대 이상의 슈퍼 호넷 전투기가 김정은의 집무실과 관저, 노동당 청사, 북한군 지휘통신시설에 수백 톤의 정밀유도폭탄을 퍼부으며 평양 중심지를 초토화시킬 것이다. 미국은 이처럼 가공할 공격 능력을 갖는 초대형 항공모함을 10척이나 보유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보다 더 성능이 개선된 신형 항공모함 1척을 더 진수시켰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이들 항공모함은 중동이나 지중해에 2~3척이 항상 묶여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2016년 10월 초 현재 한반도 인근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과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USS Dwight D. Eisenhower), 본토에서 수리 공사 중인 시어도어 루즈벨트(USS Theodore Roosevelt)를 제외한 7척이 본토에서 대기 중이며, 이 가운데 니미츠(USS Nimitz)와 존 C. 스테니스(USS John C. Stennis)는 미국 서부 해안에 머물고 있어 10일 내에 한반도 인근에 긴급 전개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 이는 북한이 10월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했다면 앞서 소개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전단과 같은 능력을 갖는 2개의 항공모함 전단이 추가로 한반도 인근에 출동해 평양을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北 미사일 다 막아낼 신의 방패도 함께 출동 이번에 한반도로 출동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 타격 전단이 정말 무서운 것은 고성능 전투기와 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이용한 가공할 공격 능력과 더불어 북한이 그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막아낼 수 있는 무적에 가까운 방패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함께 제5항공모함 타격전단을 구성하는 수상전투함들은 1척이 순양함이고 6척이 구축함인데 주목할 만한 것은 이번에 레이건 항모와 함께 전단을 구성해 들어온 전투함 대부분이 BMD(Ballistic Missile Defense), 즉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대형인 챈슬러스빌함(USS Chancellorsvill)은 지난해 제7함대에 합류한 이지스 순양함으로 미 해군 순양함 가운데 최초로 최신형 전투체계인 이지스 베이스라인 9.0(Aegis Baseline 9.0) 업그레이드를 받은 전투함이다. 이 순양함은 동시에 20여 개의 공중 표적과 동시에 교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400km의 사정거리를 갖는 SM-6 함대공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다. 또한 SM-3 미사일을 이용해 거리 700km, 고도 500km 범위 내에서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과 같은 탄도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나머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역시 비슷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한반도를 찾은 6척의 이지스 구축함 배리(USS Barry), 커티스윌버(USS Curtis Wilbur), 존 S. 맥케인(USS John S. McCAIN), 스테뎀(USS Stethem), 맥캠벨(USS McCampbell), 피츠제럴드(USS Fitzgerald) 가운데 맥캠벨을 제외한 5척이 이지스 BMD 시스템을 탑재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50km 범위 내의 20여 개 공중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전단이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을 목적으로 서해에 진입하면 북한은 서해 상공이나 자국 영공에 그 어떤 항공기나 미사일도 띄울 수 없다. 북한 공군기는 기지에서 이륙하는 족족 100km 이상 먼 거리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격추될 것이며,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SM-3 미사일이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날아가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북한 영공에서 파괴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연합훈련에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춘 항공모함과 무적에 가까운 방어력을 자랑하는 호위전단이 동원되었음은 물론 이와 더불어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 네이비 씰(Navy SEAL)도 투입됐다. 이번 훈련 기간 중 네이비 씰은 우리 해군특수전전단(UDT/SEAL)과 함께 모종의 훈련을 함께 실시했는데, 일각에서는 최근 한미 양국 정부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참수작전과 관련된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실전이 아닌 상황에서 6~7척의 구축함을 하나의 항공모함 전단에 편성하고 여기에 특수부대까지 투입해 특정 국가에 파견하는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인 것이다. 또한 하나의 전단에 소속된 대부분의 전투함이 탄도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 역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미국이 5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를 진지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강력한 군사적 카드를 꺼내들었고 기세등등하던 북한은 미국의 무력시위가 시작되자 급속도로 움츠러들었다. 이처럼 이번 사례는 적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있어 강력한 군사력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독일의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Carl von Clausewitz)는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라 했다. 적을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적이 나를 도발할 경우 언제든지 전쟁을 불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만 군사적 도발이라는 적의 정치적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의미다. 평화는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가져야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이 던져준 그 교훈을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곱씹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백상아리, 잠수부 있던 철장 부수고 들어가…일촉즉발

    백상아리, 잠수부 있던 철장 부수고 들어가…일촉즉발

    혹시 ‘철장 다이빙’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잠수부가 철장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상어와 같이 위험한 생물을 가까이서 관찰하는 일종의 레포츠를 말한다. 그런데 이 철장 다이빙이 사람은 물론 상어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상 한 편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 과달루페 섬 근처에서 백상아리 한 마리가 다이빙 철장을 부수고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관련 영상을 보면, 거대한 백상아리 한 마리가 미끼를 덥썩 물고 몸부림을 치다가 그만 바로 옆에 있던 철장에 부딪히고 만다. 상어는 철장 사이에 끼였는지 더욱 거세게 움직이던 끝에 철장을 부수고 그만 안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배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철장 안에는 한 명의 관광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가이드로 보이는 한 남성이 황급히 철장 덮개를 열었다. 그러자 심하게 흔들리던 철장 안에서 백상아리가 빠져나왔고 크게 놀랐는지 서둘러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이때 백상아리의 아가미 부위에는 상처를 입었는지 상당한 양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또한 철장 안에 있던 사람의 안위 역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들은 곧바로 긴장감 속에 안전용 밧줄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잠시 뒤 잠수부의 모습이 드러났다. 다행히도 잠수부는 외관상 어떤 상처도 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물론 심적으로는 상당히 놀랐겠지만 말이다. 이에 대해 당시 물 밖에서 영상을 촬영한 사진작가 겸 모험가인 벅 포레스트는 “상어는 입을 벌릴 때 일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해 철장과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어는 뒤로 헤엄칠 수 없어 잠수부가 있던 철장을 밀치고 들어갔다”면서 “30초 정도 만에 상어가 빠져나갔고 다행히 잠수부는 무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도 여러 반응을 보였다. 잠수부가 무사해 다행이다는 의견부터 긴장감 넘쳤다와 같은 소감까지 다양하지만, 일부는 이 같은 레포츠가 상어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비난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는 철장 다이빙을 하는 동안 미끼를 던지는 행위는 상어의 공격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게이브 앤드 가렛 / 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동대교 사고…모범택시가 역주행 후 車 세 대 치고 도주후 추락

    영동대교 사고…모범택시가 역주행 후 車 세 대 치고 도주후 추락

    역주행하다 차량 세 대를 치고 도주하던 모범택시가 영동대교 아래로 추락해 기사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오전 6시 55분쯤 서울 광진구 영동대교 북단에서 체어맨 모범택시 1대가 가드레일을 넘어 한강으로 떨어졌다. 소방당국은 잠수부를 투입해 택시기사 최모(61)씨를 구조,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했다. 조사결과 최씨는 추락 직전 강남구 경기고 사거리 인근에서 좌회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로로 역주행하다가 승용차 2대를 들이받고 멈췄다. 피해 차량 운전자들이 최씨의 택시로 다가와 내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씨는 내리지 않고 달아나다 다른 차량 1대를 추가로 충돌하고 영동대교 쪽으로 도주했다 결국 한강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경찰은 사고 택시를 건져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사망 전 채혈한 최씨의 혈액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남중국해에 ‘세계최소형 이동식 원전’ 개발 착수

    中, 남중국해에 ‘세계최소형 이동식 원전’ 개발 착수

    중국이 과거 1970년대 소련이 잠수함에 장치해서 쓰려고 했던 '소형 이동식 원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의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인민해방군의 주도 하에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외딴 섬에서 작은 20피트 컨테이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초소형 원전시설의 개발을 시작했다. 난사군도는 현재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이 조업권 및 해저자원발굴권 등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핵에너지안전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하는 이 원전 시설은 '역대 만들어진 원전 중 가장 작은 크기'가 될 걸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향후 5년 이내에 첫 원전 설비가 만들어질 것이며 여기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물론 이 원전시설은 기본적으로 최근 건설하고 있는 중국의 인공섬 등 새로운 설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한편, 식수 담수화 작업에도 동원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 역시 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적이 있지만, 존 라지 핵설비 전문가는 "납-비스무스 재질의 원전은 근본적으로 불안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발할만한 안전성에 대해 의문점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1970년대 소련 핵잠수함에서 승무원을 방사선으로 사망에 이르게한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중국의 해양환경 전문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해양생태계는 원전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 급격한 환경변화 등이 결코 적절하지 않다"면서 "만에 하나 남중국해에서 핵재앙이 발생한다면 육지에 있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中, 초소형 원전 개발 본격화…남중국해 섬에 건설

    中, 초소형 원전 개발 본격화…남중국해 섬에 건설

    중국이 과거 1970년대 소련이 잠수함에 장치해서 쓰려고 했던 '소형 이동식 원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인민해방군의 주도 하에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외딴 섬에서 작은 20피트 컨테이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초소형 원전시설의 개발을 시작했다. 난사군도는 현재 베트남, 필리핀,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이 조업권 및 해저자원발굴권 등을 둘러싸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핵에너지안전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하는 이 원전 시설은 '역대 만들어진 원전 중 가장 작은 크기'가 될 걸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향후 5년 이내에 첫 원전 설비가 만들어질 것이며 여기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물론 이 원전시설은 기본적으로 최근 건설하고 있는 중국의 인공섬 등 새로운 설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한편, 식수 담수화 작업에도 동원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 역시 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적이 있지만, 존 라지 핵설비 전문가는 "납-비스무스 재질의 원전은 근본적으로 불안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발할만한 안전성에 대해 의문점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1970년대 소련 핵잠수함에서 승무원을 방사선으로 사망에 이르게한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름을 밝히기 꺼려하는 중국의 해양환경 전문가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해양생태계는 원전에 의한 해수온도 상승, 급격한 환경변화 등이 결코 적절하지 않다"면서 "만에 하나 남중국해에서 핵재앙이 발생한다면 육지에 있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中,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핵발전소 개발중…남중국해 설치할 듯”

    “中, 세계에서 가장 작은 핵발전소 개발중…남중국해 설치할 듯”

     중국이 세계 최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해 남중국해 인공섬에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학원 핵에너지안전기술연구소(INEST) 연구진은 길이 6.1m, 높이 2.6m의 화물 컨테이너에 들어갈 수 있는 세계 최소형 원자로 ‘허뎬바오’를 5년 내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허뎬바오는 1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 5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다.  연구진은 허뎬바오가 연료 재충전 없이 수십 년간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허뎬바오 연구 자금 일부를 지원했다.  연구진은 허뎬바오에 이용된 기술이 1970년대 옛 소련 해군이 핵잠수함에 사용한 소형 납 냉각 열중성자로 기술과 유사하지만,이러한 군사 기술을 육지에서 이용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에 참여한 황췬잉 교수는 “일부 자금이 군에서 왔지만 최종적으로 기술이 민간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CMP는 허뎬바오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인공섬에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먼지나 연기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섬 주민들조차 존재를 거의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뎬바오가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고 해수를 담수화할 수 있지만 사고 발생 시 심각한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중국해양대 한 교수는 남중국해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과 해산물이 식탁에 오를 수 있으며 해류가 방사능 쓰레기를 멀리 떨어진 해안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며 중국이 남중국해 섬에 원전을 설치하기 전에 정치, 군사적 이익뿐 아니라 잠재적 환경 영향에 대한 과학적 평가를 종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4년 후 北 핵무기 100개 된다는 美 연구소의 경고

    북한은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지금까지 3대(代)에 걸쳐 핵무력 완성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 이후 10년 만에 핵무력 완성을 코앞에 두게 됐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앞으로 4년 안에 북한이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손에 쥘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가공할 일이다. 4년 후면 우리는 실전 배치된 100개의 핵무기를 머리맡에 둔 채 절대 잠들 수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랜드연구소가 그제 발표한 ‘차기 정부 지도자에 고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향후 4~6년 사이에 미국의 지역 군사 체계와 전쟁수행 계획 등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핵전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거리, 이동식, 잠수함 발사 형태로 실전 배치될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을 염두에 둔 경고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미국의 차기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용인할 수 있는 마지노선과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만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금 미국 조야에서 흘러나오는 북핵 선제 타격론을 연상케 한다. 현재의 선제 타격론은 북핵이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해 미 본토를 겨냥해 발사할 수 있는 단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은밀하게 미 서해안에 보내 발사할 수 있는 단계도 실질적 위협에 포함돼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선제 타격론은 미국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99개의 핵무기는 어쩔 것인가. 우리는 지금 미국의 핵우산에 기댄 채 코앞에 닥친 북핵 위협을 속수무책으로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창당 기념일인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여부를 주시하면서 아무런 공식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한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 박근혜 정부까지 우리끼리 갑론을박하면서 20여년을 허송세월하는 사이에 북한은 차근차근 핵무력을 완성해 왔다. 랜드연구소의 예상대로라면 우리의 차기 지도자는 북한 핵무기 100개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다.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는 북핵의 소극적 방어망인 사드 배치 절차를 잠정 중단하자고 주장하고, 여권의 일부 잠룡은 현실적 가능성을 따져 보지도 않은 채 핵무장론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 100개를 보유했을 때의 상황에 대한 고민은 읽히지 않는다.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위기가 시한폭탄처럼 다가오고 있다는 미 연구소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북핵 불용’이라는 당연한 총론 말고 미국의 북핵 선제 타격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에 대한 각론 성격의 대응책을 갖춘 지도력이 우리에겐 절실하다.
  • 美 랜드硏 “北 2020년 핵무기 50~100개 보유”

    “핵탄두 미사일 실전배치도 가능… 차기 美정부 조치 방법 결정해야 韓 ‘긴급한 중대 위협’ 인식하면 北 핵시설 선제공격 단행할 수도” 미국의 안보부문 민간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북한이 차기 미국 행정부의 집권 기간인 2020년까지 핵무기를 50~100개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이 2020~2025년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이동식·잠수함 핵탄두 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랜드연구소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한 ‘차기 정부 지도자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근까지 공개된 연구 결과 북한은 13~21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재료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차기 미 정부가 북핵 개발에 더는 용인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어디인지, 그리고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떤 조처를 할 것인지와 북한, 중국, 한국, 일본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중대한 위협이 긴급하다고 인식하면 재래식 대응 전력을 동원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에 대해 선제공격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항적인 확전으로 이어지거나 북한이 더 먼저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일각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불신이 확산돼 자체 핵무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만약 한국이나 일본이 핵무기 개발을 결정한다면 동북아 안보 역학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핵확산금지조약(NPT)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랜드연구소는 북한 핵문제와 함께 대러시아 관계, 대중국 관계,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 문제, 사이버 전쟁 등을 차기 행정부가 직면한 5대 위협으로 제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외교도 제재도 안 먹힌 ‘북핵 마이웨이 10년’… 긴장 최고조

    외교도 제재도 안 먹힌 ‘북핵 마이웨이 10년’… 긴장 최고조

    9일로 북한이 2006년 10월 제1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10년이자 지난달 5차 핵실험을 실시한 지 한 달이 됐다. 지난 10년간 국제사회는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해 매번 강도를 높여가며 대북 제재를 채택·이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왔고 핵미사일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가 예고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1993년 북한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로 촉발된 1차 북핵 위기 이후 동북아 정세의 주요 변수로 작용해왔다. 북한의 노골적인 핵무기 개발의지에 한반도 주변국들은 6자 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노력을 이어왔다. 2005년에는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명시한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는 등 외교적 성과도 있었으나 북한은 이듬해 1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이후 핵 능력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김정은 집권기에 들어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동북아 지역의 일상적 사건이 돼버렸다. 올해 초 4차까지는 3년에 한 번꼴로 핵실험을 실시했던 북한은 지난달 8개월 만에 5차 핵실험을 재개했다. 핵 운반체 다양화를 위해 무수단 등 중·단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까지 잇달아 감행하며 남북 관계도 파탄 났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우주정복의 활로를 더욱 힘차게 열어나갈 것”이라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의지를 다시 드러낸 상태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아직 통보를 하지 않아 당장 장거리 미사일을 쏘진 않을 것이지만 추가 핵실험 등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38노스 등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과 서해 동창리 로켓발사장에서는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다. 북핵이 더이상 동북아 정세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면서 정부의 대응 방식도 변했다.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논의와 병행해 강력한 대북 압박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5차 핵실험 이후에는 탈북을 공개적으로 권유하고 국제사회에 북한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요구하는 등 고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들이 ‘말폭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등 다양한 카드로 제재는 더욱 세게 하면서도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 동결을 끌어내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링스 헬기 참사 방산비리와 무관한가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무력시위 작전 중 순직한 링스 해상작전 헬기 조종사 김경민(33) 소령과 부조종사 박유신(33) 소령, 조작사 황성철(29) 상사의 영결식이 최근 엄수됐다. 이들은 링스 헬기에 탑승해 동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 가상의 북한 잠수함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대북 잠수함 작전을 벌이던 중 원인 모를 사고로 추락해 순직한 것이다. 국가 수호를 위한 군사작전 도중에 발생한 안타까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참으로 분통 터지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사고 헬기에 허위 품질보증서로 계약한 부품이 납품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외 도입 군수품을 취급하는 국내외 60여개 업체가 607건의 품질보증 서류를 허위로 위·변조해 409건의 허위 계약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방사청은 해외 도입 군수품의 경우 증명서 발행 업체까지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하지만, 이 같은 검증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링스 헬기뿐 아니라 수많은 군수품에 이런 부품이 납품됐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방사청 측은 “해군 군수사령부에 납품된 (링스 헬기) 볼트는 검수 절차에 따라 안전하고 성능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링스 헬기 볼트의 품질과는 무관한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방사청은 확인된 방산 비리에 대해서도 의혹 제기 초기 비슷한 주장을 했던 만큼 사실 확인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방사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고를 낸 링스 헬기는 2010년 4월 연이은 추락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추락 사고를 냈다. 해군은 현재 운용 중인 링스 헬기 20여대의 운용을 전면 중단했고, 해군참모차장이 주관하는 조사위원회를 통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고가 군 납품 비리와의 연결선상에 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들이 많다. 방산비리는 무기중개상이나 업체에 고용된 퇴직 장성, 방사청의 현직 군인이 얽혀 있는 ‘군피아’를 중심으로 권력형 비리보다도 더 끈끈하고 암암리에 진행된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만큼 이적죄로 다스려 엄벌하지 않는 한 결코 근절되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안보를 위해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군과 방사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 [특파원 칼럼] 북핵 문제,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것인가/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북핵 문제, 언제까지 미국만 바라볼 것인가/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2011년 12월 5일 전 세계 외교가에서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로버트 아인혼 당시 미국 국무부 북한·이란 제재 조정관이 한국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는 서슬 퍼런 눈으로 대북 제재 강화는 물론 대(對)이란 제재에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한국은 결국 이란과의 은행 거래를 중단하고, 이란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유 규모를 대폭 줄여야 했다. 지난 8월 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한 뒤 아인혼 전 조정관이 떠올랐다. 1990년대 초 국무부 부차관보로 북·미 미사일 협상을 주도했던 그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제재 강화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그는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역시나 ‘이란에 했던 것처럼 김정은 체제를 위협할 수준의 강한 제재’를 강조했다. 그런데 “압박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김정은의 체면을 살려 주는 출구 전략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대북 협상론을 꺼내 든 것이다. 기자가 “6자회담이 멈춘 지 8년이 됐다”고 하자 그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누가 ‘키플레이어’인가”라고 되물었다. 기자가 “북·미가 중요한데…”라고 하자 그는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이다. 남북 양자 대화와 북·미 양자 협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아인혼 전 조정관이 키플레이어로 한국을 먼저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최근 미 재야에서 제기된 대북 협상론의 주체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북핵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을까.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미 조야에서 북핵 해법에 대해 백가쟁명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과 전술핵 재배치론, 대북 협상론, 선제타격론까지 쏟아진다. 그런데 그 어느 주장도 주어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이 용인해야 된다는 소극적 판단이 작용한다. 특히 한국 정부는 미국이 갑자기 ‘바’(bar)를 낮춰 대북 협상에 나서면 어떡하나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을 바탕으로 제재 일변도인 미국에 맡기면 북핵 문제는 풀릴 수 있을까.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은 강경파와 대화파 양쪽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09년 임기 초기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채찍으로 대응하다가 2012년 2월 북·미 합의가 결렬된 뒤에는 북한 문제에 거의 손을 놓았다. 게다가 중동과 유럽 문제, 이란 핵협상, 쿠바 관계 정상화 등에 쏠려 북한은 ‘찬밥’일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이라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미 의회 비준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상황이 되면서 미국의 아·태 지역 리더십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이 최근 TV 토론에서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클린턴이 당선되면 단호한 대북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러나 차기 미 대통령이 누가 되든 국내 문제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아 북한 문제가 우선순위가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한국 정부는 미 대통령이 바뀐 뒤 5~6개월간 이뤄지는 정책 검토 전에 우리 스스로 대북 정책을 가다듬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북핵은 주변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chaplin7@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찰용 비둘기·코끼리 부대… ‘살아 있는 무기’로 전락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정찰용 비둘기·코끼리 부대… ‘살아 있는 무기’로 전락

    과연 동물 없이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생명을 유지해 주는 귀중한 식량으로서, 때로는 소중한 내 재산을 지켜 주는 파수꾼으로서, 때로는 감정을 나누는 친구로서 동물은 인류와 공존해 왔다. 그런 동물에게 인류는 더욱 극한의 임무를 내린다. 인간의 전쟁을 위한 ‘살아 있는 무기’가 되라는 명령이 바로 그것이다. 인류가 동물을 전쟁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전 일이다. BC 15세기 전후 군대는 동물에게 갑옷을 입히고 전차(고대의 전투나 경주용 마차)를 끌게 한 것이 시작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비잔틴의 카타플락타이 등 동방 지역에서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병부대가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군대로 인정받았다. BC 4세기 후반에서 3세기 시대에는 코끼리를 타고 움직이는 코끼리 부대를 제압하기 위한 돼지 부대가 등장한 바 있다. 몇 명의 병사를 태운 코끼리는 절대적인 전투력으로 보병들이 도망치도록 만들었는데, 당시 에피로스 왕 피로스는 코끼리를 이용해 승승장구하다가 로마군이 내세운 돼지 부대에 패배하고 만다. ●BC 15세기 전후부터 ‘전쟁 무기’로 고대 역사가들에 따르면 로마군은 돼지의 몸에 기름과 역청을 바른 뒤 불을 붙여 코끼리들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돼지들은 온몸이 불타는 채로 코끼리의 다리 사이를 난폭하게 뛰어다녔고, 이에 놀란 코끼리들은 부대를 이탈해 도망을 치거나 아군을 다치게 했다. 이후 다양한 전투에서 동물은 물자 수송과 통신 수단, 수색과 더불어 인간과 한 몸이 돼 싸웠다. 이러한 동물을 단순한 수단으로만 봐야 할지, 병기로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활용하는 모든 것을 무기로 지칭할 경우 이에 동원된 동물 역시 무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독일군은 비둘기를 정찰용으로 활용했다. 미니어처 카메라를 매단 비둘기가 목표물을 상공에서 정찰한 뒤 다시 돌아오게 하는 훈련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정찰용 비둘기는 1916년 베르덩 전투와 솜 전투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독일군은 비둘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기술로 새를 운반하거나 훈련시키는 일, 카메라를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일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용 빈도는 매우 미미해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비둘기를 무기로 써 보려 애쓰는 동안 미국 해군이 내세운 것은 다름 아닌 사나운 상어였다. 최근 미국의 유명 과학전문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메리 로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에서 “미 해군은 2차 세계대전 때 상어 전문가 및 무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상어를 일종의 ‘배달 도구’로 삼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적의 함선 부근에서 터뜨리는 미션에 대해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 연구는 상어의 통제불능 상태 탓에 실패로 끝나야 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돌고래가 무기로 활용된 예도 있다. 1960년대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해군은 실제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다. 주요 임무는 해저 정찰과 수색, 적군 포착 등이었는데, 머리에 사격 장치를 달아 적의 잠수부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 수행도 가능했다. 소련 붕괴 후 돌고래 부대는 해체 위기까지 갔지만,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되면서 돌고래 부대는 러시아 소속으로 변경됐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가 175만 루블(약 3000만원)을 들여 돌고래 5마리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돌고래 부대의 실전 투입을 본격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실화된 영화 속 ‘동물 무기’ 2000년대에 들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과학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동물 무기를 개발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과학전문기자 에밀리 앤디스는 2006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과학자들에게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앤디스에 따르면 DARPA는 초소형 비행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자연 상태의 곤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 곤충을 활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 10년간 곤충의 뇌에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멈춤, 출발, 선회 등의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미세 조종할 수 있는 상태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앤디스는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만들어진 포악한 육식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만약 앤디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류는 과학의 발전을 등에 업은 채 동물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생체공학 동물 무기’의 현실화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 셈이 된다. 전쟁터에 사람 대신 로봇이 나가는 시대에 동물 무기는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가 성능과 전투력이 더 뛰어난지를 비교하는 일이 아니다. 인류는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적의 눈을 보다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동물 무기를 이용해 왔지만, 살아 있는 동물을 인간의 전쟁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더 나아가 생명체를 무기로 활용하면서까지 벌이는 전쟁이 인류에게 과연 필요한 일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태풍 차바 피해…5명 사망·5명 실종, 이재민 198명

    태풍 차바 피해…5명 사망·5명 실종, 이재민 198명

    지난 5일 제주와 남부 지방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5명, 실종 5명 등 모두 1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안전처가 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집계한 피해상황에 따르면 이날 울산 중구 태화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배수 작업 중 사망자 1명을 발견해 사망자는 모두 5명으로 늘었다. 현재 실종자는 5명으로 울산 울주군에서 구조에 나선 소방공무원 1명과 제주에서 정박한 어선을 이동하던 1명이 실종됐다. 경주에서는 차량 전도로 1명, 논 물꼬를 확인하다 급류에 휩쓸려 1명이 각각 실종됐다. 경남 밀양에서는 잠수교로 진입한 차량이 떠내려가면서 1명이 실종 상태다. 이재민은 90가구 198명으로 학교와 경로당, 주민센터, 마을회관 등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으며 울산에서는 7가구 26명이 일시 대피했다. 시설 피해는 주택 14채(제주)가 반파됐으며, 508채가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는 울산이 464채로 가장 많았다. 공장은 울산 현대자동차 등 22개 동이 침수 피해를 봤으며 상가 150동이 불어난 물에 잠겼다. 농작물 침수는 7747㏊로 집계됐다. 제주가 5203㏊로 피해가 가장 컸으며 전남 1333㏊, 경북 673㏊, 경남 533㏊, 광주 5㏊ 등이다. 차량 침수는 제주 한천교의 80대와 울산 울주군 언양읍 현대아파트 등의 900여대, 경북 66대 등 1050여대에 이른다. 어선은 제주 하예항과 화순항에 정박한 어선 2척이 전복됐고 경남 통영에서 2척이 침몰했다. 문화재 피해는 울산 1건과 제주 20건 등 21건(국가지정 11건, 시도지정 10건)으로 집계됐다. 정전 피해는 22만 8986가구에서 발생했으며 현재 22만 8579가구(99%)에 송전이 완료됐다. 제주 정수장 등 16곳 피해로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으며 부산도 150가구가 단수 피해를 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래의 꿈 위로의 숨 고향의 쉼

    고래의 꿈 위로의 숨 고향의 쉼

    고래는 잠들지 않는다고 한다. 왼쪽 뇌가 잠들더라도 오른쪽 뇌는 깨어 있다는 것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유는 하나다. 살기 위해, 숨을 쉬기 위해서다. 몸뚱아리는 물고기지만 숨은 물 밖에 나와 쉬어야 한다. DNA에 새겨진 포유류의 기억이 여태 선명한 게다. 그러니 이런 가정도 성립하지 않을까. 고래는 늘 꿈을 꾼다고. 실제 고래는 움직이면서 잠을 잘 수 있고 물 밖으로 솟구칠 때도 꿈을 꾼다고 한다. 파란 바다 저 끝에서 고래와 만나는 건 그래서 매우 독특한 경험이 된다. ‘고래의 고향’ 울산 장생포를 찾은 건 순전히 그 때문이었다. 탐사선에 올라 고래를 만나 보겠다는 것. 애초 현실성 따위는 없었다. 그저 돌고래나 만나면 다행일 터다. 그래도 꿈을 꿀 수는 있잖은가. 바다 위로 솟구치는 큰 고래와 만나는 꿈 말이다. ●포경산업 전진기지가 고래관광특구로 울산 남구는 ‘고래관광특구’다. 자타가 인정하는 ‘고래의 도시’다. 남구에서도 고래의 본고장을 꼽으라면 단연 장생포다. 한때 우리나라 포경산업의 전진기지였던 곳. 포경산업은 여느 어업과 달리 고래 해체장 등 상당한 규모의 배후 기지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했던 곳이 장생포다. 먼저 고래박물관부터 들른다.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의 상업 포경 금지 이후 사라져 가던 국내 포경 관련 자료와 유물들을 수집해 전시하는 공간이다. 귀신고래 등 우리 근해에 서식하는 고래들에 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건물 밖에는 ‘제6진양호’가 전시돼 있다. 장생포를 거점으로 고래를 잡던 실제 포경선이다. 포경금지법 발효 뒤 방치됐다가 원래 모습대로 복원됐다. 관람객 누구나 배에 올라 포경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맞은편의 고래생태체험관은 다양한 바다생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돌고래 쇼도 열린다. 무엇보다 건물 초입에 세워진 한 외국인 동상이 이채롭다. 주인공은 영화 ‘인디애나 존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의 동물학자이자 탐험가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다. 1912년 장생포를 방문한 그는 1년간 머물며 귀신고래를 연구한 뒤 1914년 당시 ‘악마 고래’라 불리던 귀신고래를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고 처음 이름 붙였다. 하지만 귀신고래는 1970년대 이후 ‘귀신같이’ 사라졌다. 동해를 휩쓸었던 유럽 열강과 일제의 남획 탓이다. 물론 일제강점기 이후 포경업에 나섰던 우리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후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였던 울산과 경북, 강원 일대의 해면을 천연기념물 제126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현상금까지 내걸어 귀신고래를 찾았지만 아쉽게도 여태 녀석을 봤다는 이는 없다. ●550t 탐사선 타고 3시간여의 고래 탐사 이제 하이라이트. 고래 탐사 시간이다. “고래를 못 볼 수도 있습니다. 그저 시원한 바닷바람 쐬고 돌아온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탐사에 나설 ‘고래바다여행선’에 오르기까지 수차례 들었던 말이다. 그만큼 고래 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터다. 보통은 6~8월에 자주 볼 수 있다고 알려졌다. 한데 이는 주된 관찰 대상이 돌고래류일 경우에 유효한 전제다. 대형 고래들이 좇는 먹잇감은 낮은 수온에서 더 잘 나올 수도 있다. 올해는 8월의 돌고래 관찰률이 어느 해보다 떨어졌다. ‘역대급’ 더위 탓에 수온이 올라 먹잇감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수온이 떨어지는 10월 언저리엔 큰 고래를 볼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한국계 귀신고래의 경우 5~6월 캄차카반도 오호츠크해까지 올라갔다가 10월쯤 먹이 활동과 출산을 위해 남하한다던데, 회유 길목에서 운 좋게 녀석과 조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고래가 처한 안팎의 현실을 짚어 보면 이는 몽상에 가까운 바람이다. 그래도 꿈은 꿈이다. 고래바다여행선 항로는 모두 세 코스다. 그 가운데 고래 탐사에 초점을 맞춘 건 1, 3항로다. 이번 여정에선 제 1항로를 따라간다. 울산 북동쪽 바다를 훑는 코스다. ●대형 고래와의 조우는 ‘하늘의 별따기’ 사실 대형 고래는 세 시간 안팎의 탐사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대형 고래들은 대부분 한 번 잠수하면 두어 시간 가까이 바닷속에 머물 수 있다. 게다가 돌고래류와 달리 선박을 피하는 특성도 대형 고래 관찰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그러니 고래 탐사에 나선다는 건 사실상 돌고래를 보러 간다는 말과 같고, 돌고래 무리와 만나는 것조차 행운일 경우가 많다. 장생포항을 나선 배가 파란 바다를 미끄러지듯 달린다. 550t 급 크루즈선을 개조한 배다. 덩치가 큰 덕에 어지간한 파도쯤은 뭉개고 지나간다. 당연히 뱃멀미도 덜하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잉크빛 바다 위로 날치 한 마리가 날아간다. 뒤를 이어 게 한 마리가 파도를 타고 두둥실 떠간다. 이게 꿈일까. 얼핏 만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얼마쯤 지나자 이번엔 날치 십여 마리가 배를 피해 날아간다. 우수수 빗물 떨어지는 소리를 내며 나는 모습이 여간 이채롭지 않다. 해양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몽환적인 풍경이다. ●참돌고래떼 화려한 군무에 탄성이 절로~ 선상 공연도 끝나고 모두가 슬슬 지쳐 갈 때쯤 요란스레 선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선원들이 손짓하는 곳에 참돌고래 무리가 있었다. 무려 1시간 41분 항해 끝에 마주한 행운이다. 참돌고래 무리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던 관광객들을 위해 어느 수족관에서도 볼 수 없는 군무를 선사했다. 여기서 솟고, 저기서 잠수하고, 한바탕 쇼가 펼쳐졌다. 수면 위로 허리까지 솟구친 채 ‘문 워크’ 자세를 ‘시전’하는 녀석도 눈에 띄었다. 회항 때문에 녀석들과 함께한 시간은 채 20분이 못 됐지만 야생의 생명들이 벌이는 유희는 그 어떤 공연보다 경이로웠다. 장생포항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다. 고래문화마을이 대표적이다. 고래조각정원 등 고래와 관련된 다양한 볼거리들을 모아 놓은 테마 마을이다. 특히 장생포 옛마을이 인상적이다. 포경산업이 절정에 달했던 1960, 70년대 장생포의 동네 풍경을 실물 그대로 복원했다. 고래 해체장 등 작업 공간과 선장, 선원들의 집, 그들이 즐겨 다녔던 선술집 등 향수를 자극하는 건물들로 가득하다. ●박물관·문화마을 등 옛 정취 고스란히 ‘장생포국민학교’(초등학교)를 복원한 건물은 꼭 찾는 게 좋겠다. 옛 장생포의 사진 등 볼거리가 꽤 많다. 가수 윤수일이 이 학교 졸업생이다. 교실 하나가 그의 사진과 신인 가수 시절의 앨범 등 옛 기념물로 꽉 찼다. 학창 시절 찍은 그의 사진은 대부분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이다. 혈기방장한 객기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지 싶은 장면이다. 그도 고래잡이를 꿈꾸며 자랐을까. 장생포 앞바다에 뜬 죽도를 생각하며 ‘환상의 섬’(1985)이란 노래도 지었다던데 고향에 대한 향수가 각별했나 보다. 하지만 어른이 돼 다시 찾은 고향에 그가 꿈꿨던 장생포는 없었다. 당시 상실감은 노래 ‘환상의 섬’에 고스란히 담겼다.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찾은 그 섬엔 문명이 할퀴고 간 초라한 그 모습”이라고. 옛 마을 위는 고래조각공원이다. 혹등고래, 귀신고래 등의 실물 조형물을 조성해 뒀다. ‘인증샷’ 찍기 딱 좋다. 고래박물관에서 고래문화마을로 향하는 골목길 입구엔 ‘장생포 마을 이야기길’이 있다. 장생포 사람들의 삶을 벽화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좁은 골목 약 560m 구간에 다양한 벽화를 그렸다. 울산의 명소 한 곳만 덧붙이자. 태화강 십리대숲길이다. 지난 7월 말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차 방문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울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을 따라 십리(약 4.3㎞)에 걸쳐 대나무숲이 이어진다. 이름이야 다소 심드렁하게 느껴지지만 규모나 풍경의 깊이는 예사롭지 않다. 산책로를 걸으며 피톤치드로 샤워를 할 수도 있고, 죽림욕장에 누워 쉴 수도 있다. 글 사진 울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52 →가는 길:고래 탐사는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다. 탐사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출발은 장생포항이다. 요금은 어른 2만원, 12세 이하 어린이 1만원이다. 홈페이지(www.whalecity.kr/whale) 참조. 226-1900~2.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도 고래 탐사에 실패했을 경우 고래박물관 입장료가 할인된다. →맛집:미식가들에게 울산은 ‘12가지 맛’이 난다는 고래고기 맛 기행지다. 장생포항 주변에만 고래고기 식당이 20여곳에 이른다. 값은 만만치 않다. 대부분 업소에서 수육을 5만원부터 판다. 처음 고래고기를 맛보는 이들은 다소 비릿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장생포 고래빵(269-7543)은 울산의 ‘명물’ 반열에 오른 고래빵을 파는 집이다.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고래이야기길 초입에 있다.
  • [송혜민의 월드why] 돼지부터 돌고래까지…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송혜민의 월드why] 돼지부터 돌고래까지…무기로 이용당한 동물들

    과연 동물 없이도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때로는 생명을 유지해주는 귀중한 식량으로서, 때로는 소중한 내 재산을 지켜주는 파수꾼으로서, 때로는 감정을 나누는 친구로서 동물은 인류와 공존해왔다. 그런 동물에게 인류는 더욱 극한의 임무를 내린다. 인간의 전쟁을 위한 ‘살아있는 무기’가 되라는 명령이 바로 그것이다. 인류가 동물을 전쟁에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매우 오래 전 일이다. BC 15세기 전후, 군대는 동물에게 갑옷을 입히고 전차(고대의 전투나 경주용 마차)를 끌게 한 것이 시작이다. 사산조 페르시아, 비잔틴의 카타플락타이 등 동방지역에서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기병부대가 강한 전투력을 자랑하는 군대로 인정받았다. BC 4세기 후반에서 3세기 시대에는 코끼리를 타고 움직이는 코끼리 부대를 제압하기 위한 돼지 부대가 등장한 바 있다. 몇 명의 병사를 태운 코끼리는 절대적인 전투력으로 보병들이 도망치도록 만들었는데, 당시 에피로스 왕 피로스는 코끼리를 이용해 승승장구하다가 로마군이 내세운 돼지 부대에 패배하고 만다. 고대 역사가들에 따르면 로마군은 돼지의 몸에 기름과 역청을 바른 뒤 불을 붙여 코끼리들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돼지들은 온 몸이 불타는 채로 코끼리의 다리 사이를 난폭하게 뛰어다녔고, 이에 놀란 코끼리들은 부대를 이탈해 도망을 치거나 아군을 다치게 했다. 이후 다양한 전투에서, 동물은 물자 수송과 통신 수단, 수색과 더불어 인간과 한 몸이 되어 싸웠다. 이러한 동물을 단순한 수단으로만 봐야 할지, 병기로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활용하는 모든 것을 무기로 지칭할 경우 이에 동원된 동물 역시 무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평화의 상징’ 비둘기부터 상어와 돌고래까지 1914년 1차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독일군은 비둘기를 정찰용으로 활용했다. 미니어처 카메라를 매단 비둘기가 목표물을 상공에서 정찰한 뒤 다시 돌아오게 하는 훈련에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정찰용 비둘기는 1916년 베르덩 전투와 솜 전투에서 실제로 사용됐다. 2차세계대전 당시에도 독일군은 비둘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기술로 새를 운반하거나 훈련시키는 일, 카메라를 원하는 대로 조작하는 일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용 빈도는 매우 미미해졌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비둘기를 무기로 써보려 애쓰는 동안, 미국 해군이 내세운 것은 다름 아닌 사나운 상어였다. 최근 미국의 유명 과학전문 작가이자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메리 로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에서 “미 해군은 2차세계대전때 상어 전문가 및 무기 전문가가 팀을 이뤄 상어를 일종의 ‘배달 도구’로 삼고, 바다 위에 떠 있는 적의 함선 부근에서 터뜨리는 미션에 대해 연구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이 연구는 상어의 통제불능 상태 탓에 실패로 끝나야 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돌고래가 무기로 활용된 예도 있다. 1960년대,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해군은 실제 ‘전투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다. 주요 임무는 해저 정찰과 수색, 적군 포착 등이며, 머리에 사격 장치를 달아 적의 잠수부나 목표물을 공격하는 임무 수행도 가능했다. 소련 붕괴 후 돌고래 부대는 해체 위기까지 갔지만, 2014년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병합되면서 돌고래 부대는 러시아 소속으로 변경됐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가 175만 루블(약 3000만원)을 투입해 돌고래 5마리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일각에서는 돌고래 부대를 부활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미군 역시 돌고래를 해양정찰에 이용한 바 있다.(위 사진) #과학의 발전이 현실화 시킨 영화 속 ‘동물 무기’ 2000년대에 들어 빠른 속도로 발전한 과학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동물 무기를 개발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 과학전문기자 에밀리 앤디스는 2006년,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과학자들에게 감시 장비나 무기를 실을 수 있는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최초로 보도했다. 앤디스에 따르면, DARPA는 초소형 비행체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자연 상태의 곤충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실제 곤충을 활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또 최근 10년간 곤충의 뇌에 전기자극을 줌으로서 멈춤, 출발, 선회 등의 명령을 내리고 작업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상태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앤디스는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쥬라기 월드’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에서는 유전자 변형을 통해 만들어진 포악한 육식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가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만약 앤디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인류는 과학의 발전을 등에 업은 채 동물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생체공학 동물 무기’의 현실화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 셈이 된다. 전쟁터에 사람 대신 로봇이 나가는 시대에 동물 무기는 구시대적 발상일 뿐이라고 코웃음 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무기가 성능과 전투력이 더 뛰어난지를 비교하는 일이 아니다. 인류는 군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다 적의 눈을 보다 쉽게 피할 수 있다는 장점 탓에 동물 무기를 이용해 왔지만, 살아있는 동물을 인간의 전쟁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더 나아가 생명체를 무기로 활용하면서까지 벌이는 전쟁이 인류에게 과연 필요한 일인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United States Navy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유로파·타이탄·디오네…그곳에 ‘바다’가 있을까?

    [아하! 우주] 유로파·타이탄·디오네…그곳에 ‘바다’가 있을까?

    우리가 사는 태양계에는 의외로 많은 천체가 바다를 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벨기에 왕립천문대 연구팀은 토성의 달인 디오네(Dione) 표면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유로파, 명왕성의 바다 존재 가능성에 이어 나온 것이라 주목할 만 하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수증기 발산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바다 존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최근 미국 브라운 대학 연구팀은 뉴호라이즌스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명왕성의 얼음 지각 아래 염도가 높은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까지 전문가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태양계 내 천체 중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유로파이며 토성 위성 ‘엔셀라두스’와 ‘타이탄' 또한 디오네도 유력 후보에 올라있다.    디오네는 1684년 천문학자 지오바니 카시니가 발견한 것으로, 지름 1120㎞, 공전주기는 2.7일이며 토성의 강력한 자기권 안에 있다. 특히 디오네는 우리의 달처럼 수많은 크레이터의 천국인데 이는 소행성 등의 천체 충돌과 과거 얼음 화산의 활동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또하나 흥미로운 점은 디오네가 하얗게 빛나는 '속사정'이다. 디오네는 바로 옆에 또 다른 위성 엔셀라두스를 이웃으로 두고있다. 지름이 약 500km에 불과한 엔셀라두스는 수증기와 얼음의 간헐천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간헐천은 최대 수백km에 달하는 거대한 장관을 연출할 뿐 아니라 그 결과물인 얼음이 위성의 표면을 눈송이처럼 하얗게 만든다. 수증기가 순식간에 얼어서 미세 얼음 입자가 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미세입자가 이웃한 디오네의 표면을 덮어 ‘상처’ 난 곳에 연고를 바르듯 표면을 밝게 만든 것이다. 이번에 벨기에 연구팀이 디오네에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카시니호가 디오네에 근접비행하며 얻은 전파신호로 중력 분포를 조사한 결과 엔셀라두스와 같은 중력파동이 확인됐기 때문. 연구를 이끈 미카엘 뷰스 박사는 "엔셀라두스 보다 작고 희미하지만 디오네에서도 유사한 중력파동이 확인됐다"면서 "실제 표면 아래에 바다가 존재한다면 약 100km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 많은 천체에 실제로 바다가 존재하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결과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는 이야기지만 NASA는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유로파의 얼음 지각을 뚫고 그 아래 잠수정이나 로봇을 내려보내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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