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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총정치국 부국장 현철해(북의 사람)

    ◎김정일 그림자 수행… 북학군의 실세로 부상 지난달 24일에 있었던 김정일의 판문점 시찰 등 김이 군관련 행사에 참석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수해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부국장인 대장 현철해다. 북한군의 군수를 담당하는 후방총국장이던 현은 지난해 10월의 군부 인사때 당시 총정치국부국장이던 대장 이봉원이 은퇴함에 따라 발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은 지난해 1월 망명해온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인 현성일씨의 삼촌. 현성일씨의 망명으로 당시 함경남도당 책임비서이던 아버지 현철규가 문책·해임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북한군의 정치사상공작을 담당하는 요직에 기용됨으로써 그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재선 잠비아 대통령에 축전/김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은 24일 프레데릭 타이루스 칠루바 잠비아대통령에게 전문을 보내 대통령에 재선된 것을 축하하고 양국간 우호협력관계가 더욱 증진되기를 기원했다.
  • 자이르,르완다에 단교통첩/5일 아프리카 정상회담서 「내전」 논의

    ◎부룬디와도/「고마」 적십자 등 구호단체 사무소 약탈 【나이로비 로이터 특전 연합】 케냐는 오는 5일 수도 나이로비에서 최소한 7개 아프리카 국가 정상을 초청,투치족 반군의 공격으로 촉발된 자이르 동부의 내전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자이르 외무부 공보실 관계자도 탄자니아,우간다,잠비아,르완다,에티오피아 및 카메룬 지도자들이 나이로비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며 자이르 지도자도 초청됐다고 밝혔다.유엔과 유럽연합(EU)도 휴전 합의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 평화회담을 개최시키기 위해 압력을 가해왔다. 그러나 자이르는 지난달 31일 르완다군이 동부 국경을 넘어와 투치족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어떤 회담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자이르 의회는 이날 우간다,부룬디 및 르완다 3국과 국교를 단절키로 결정했다. 한편 일본 외무성 중근동 아프리카국의 히나타 세이기 부국장은 르완다,자이르,탄자니아 및 에티오피아를 방문,자이르 내전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외무성 관리들이 1일 밝혔다. 【나이로비 로이터 연합】 자이르의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간에 전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일 국제 구호기관의 현지 사무소들이 약탈당함에 따라 철수를 권고받고 있다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대변인은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고마 소재 국제적십자연맹(IFRC)과 적신월사의 사무소가 약탈당했으며 일단의 무장한 젊은이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 귀순 현성일씨 삼촌 현철해/북,군총정치국 부국장 임명

    북한군의 주요직책 가운데 하나인 군총정치국 부국장에 현철해 대장이 임명된 것으로 관계당국이 30일 확인했다. 현철해 대장은 지난 1월 남한으로 귀순한 잠비아 주재 북한 대사관 3등서기관 현성일씨의 삼촌이다.
  • 북 해외공관 모두 69곳/정정 불안한 곳선 무기판매도

    ◎41개국엔 남북한 대사관 함께 현재 우리의 해외공관은 대사관·총영사관·대표부를 포함해 모두 144곳.북한은 모두 69곳이다. 북한은 아주·미주·유럽·중동지역에서는 모두 우리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공관을 상주시키고 있다.그러나 유일하게 아프리카지역에서만 우리나라(13개 대사관)보다 많은 15개 대사관을 개설하고 있으며 정정이 불안한 지역에 대한 무기판매와 군사지원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북한 대사관이 대치하고 있는 나라는 41개국이며 총영사관,대표부까지 합쳐 50여개 공관이다. ▲아시아지역은 중국·네팔·말레이시아·몽골·방글라데시·베트남·싱가포르·인도네시아·인도·태국·파키스탄 등 11개국에 남북한 대사관이 함께 상주하고 있다.김상렬씨 피습사건이 일어난 캄보디아에는 우리측은 대표부를,북한은 대사관을 두고 있다. ▲유럽지역은 러시아·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유고·체코·스위스·오스트리아·스웨덴·덴마크·핀란드·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중동에는 이집트·리비아·알제리·예멘·요르단·이란 ▲중남미 지역은 페루·멕시코에 남북공관이 대치하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가나·나이지리아·세네갈·탄자니아·짐바브웨·에티오피아·자이르·잠비아가 남북 동시수교국이다.〈이도운 기자〉
  • 공관­교민 비상연락망 구축/정부 등 재외국민 안전책 마련 부심

    ◎북한 테러 등 대비 유사시 협조체제 강화/여행객은 안전여행 안내책자 휴대 유도/종합상사들 주재원 대책마련 긴급지시 정부는 최덕근 영사 피살사건이 일어나자 그 원인분석에 주력하는 한편 외교관을 비롯한 재외국민들의 안전조치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무부는 3일 송영식1차관보를 반장으로 재외공관원 및 교민안전 대책반을 구성했다.대책반에는 아시아태평양국·미주국·구주국·아동국 등 지역국 국장과 국제연합국장·재외국민영사국장과 해당지역과의 관계관이 참여했다. 외무부는 145개 해외공관에 북한의 테러에 대비,공관원간의 비상연락망을 점검하고 현지 정부와의 비상연락체제도 더욱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또 이집트·몽골·캄보디아·잠비아·탄자니아 등 북한의 공관이 주재하는 50여개 지역에서는 현지 정부에 북한의 테러위협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유사시의 협조체제를 구축하도록 했다. 정부는 각 공관이 현지 교민,상사주재원,유학생들로 하여금 자체 비상연락망 체제를 만들도록 하고,여행객들에게도 우리 공관의 연락처를 반드시 지참하도록 조치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해외여행객들에게는 관광협회가 발간한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각 국별 안내책자」를 휴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해외에 주재원을 많이 둔 종합상사 등 국내 기업들은 해외지사에 긴급 전문을 보내 주재원들의 신변안전 조치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현대종합상사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동구와 중국 등지의 해외지사에 긴급전문을 보내 2인 이상이 함께 움직이며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신변안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삼성물산도 해외 전 지점에 직원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비상대책을 지시하고 비상연락망 유지,위급시 은행 등으로의 긴급대피 등을 권고했다.
  • 공관장 등 8명 인사/캐나다대사 김항경씨/호주대사 문동석씨

    ◎인도대사 최대화씨/잠비아대사 전용덕씨 정부는 24일 주 캐나다 대사에 김항경 외무부 기획관리실장을,주 호주대사에 문동석 외무부 의전장을 임명하는 등 공관장 및 본부간부 8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주 인도대사에는 최대화 외무부 2차관보가,주 잠비아 대사에는 전용덕 외무부 조약심의관이 임명됐다. 또 외무부 1차관보에는 송영식 전 월드컵유치위 사무총장이,2차관보에는 홍정표 전 주 스리랑카 대사가,의전장에는 정기옥 전 주 폴란드 대사가,기획관리실장에는 정태익 1차관보가 각각 임명됐다.
  • 아 6국 등 초청… 새달 12∼22일 호암아트홀 등서 공연

    ◎서울서 펼치는 아프리카 춤잔치/흑인 전통춤의 토속성 현대화 과정 표현/국내 무용단도 협연… 우리춤과 비교 기회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뜨거운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춤잔치가 펼쳐진다. 창무예술원(원장 김매자)은 9월12일부터 22일까지 아프리카 6개국과 미국의 흑인무용단을 초청,서울 호암아트홀과 창무포스트극장,마로니에 야외무대 등에서 「창무국제예술제­아프리카공연예술」을 개최한다. 이 행사는 지난 93년 아시아,94년 유럽,95년 아시아 춤축제에 이어 창무예술원이 네번째로 대륙별 춤예술을 선보이는 무대.유네스코(UNESCO) 국제문화진흥협력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아프리카 춤단체와 미국의 흑인현대무용단 「필라델피아 댄스 컴퍼니」(필라덴코)등이 초청돼 무대에 선다.국내에서도 국수호디딤무용단과 박명숙현대무용단·창무회·툇마루무용단·춤다솜무용단·가림다현대무용단 등이 협연한다.또 타악연주단 「푸리」와 한국외국어대 아프리카음악동아리 「투윔보」등도 참가한다.공연인원은 외국무용수 65명을 포함,모두 1백60명. 김매자 원장은 『아프리카의 전통춤에 깔려 있는 깊은 토속의 맛과 그것이 현대춤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우리춤과 비교,감상하기 위해 춤판을 기획했다』고 말했다.이를 위해 전체 공연의 20분은 우리 무용단이,나머지 1시간은 외국무용단이 꾸미는 식으로 구성했다. 참가무용단 가운데 아프리카의 체취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이레의 「헤마전통무용단」.아프리카의 위대한 전사 「헤마」족의 이름을 딴 시골무용단이다.강건하고 마술에 걸린 듯한 춤으로 전쟁의 승리와 슬픔·참혹성을 표현한다. 가나의 「가나전통무용단」은 전통춤을 무대화한 세련된 춤을 보여주며 잠비아의 「사칼라 브라더스 앙상블」은 잠비아 민속음악 보컬연주와 무용을 함께 선보인다. 또 이집트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 댄스시어터」는 제5회 뮤니히국제음악공연 워크숍에서 영상조형작품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무용단.이번 무대에서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조형감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무용 「마지막 인터뷰」를 공연한다. 아이보리 코스트의 「베베 우알리 무용단」은 베베 우알리 등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아이보리코스트 출신 무용수로 구성된 단체.아이보리코스트 흑인의 한을 현대화한 춤을 보여준다.또 아프로­아메리칸의 정서를 보여줄 미국 「필라덴코」는 25년 역사의 수준 높은 무용단.전통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아프리카의 정서를 현대적인 테크닉으로 녹여낸 춤을 선보인다.337­5961.
  • 대사 10명에 신임장

    김영삼 대통령은 23일 상오 청와대에서 이정수 콜롬비아주재대사를 비롯해 안현원 폴란드·최근배 라오스·김성득 아랍에미리트·이영민 카자흐스탄·박명준 케냐·김명배 스리랑카·사부성 브루나이·전용덕 잠비아·이창호 도미니카대사 등 10명의 신임대사에게 신임장을,박경태 캄보디아주재대표에게 임명장을 각각 수여했다.
  • 「제2의 르완다 대학살」 조짐

    ◎후투­투치족 비율 85:14… 대통령­총리 권력 분할/20일 투치족 340명 집단살해이후 공존 깨져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부룬디가 다시 종족간의 내전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분노한 군중의 돌팔매질과 쇠똥세례를 받고 미국대사관으로 몸을 숨긴 가운데 쿠데타가 발생한 이 나라는 지난 94년이후 50만명이 학살당한 르완다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두나라 모두 62년 벨기에에서 독립했고 전체인구에서 후투족과 투치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85%와 14%란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두나라사이의 다른 점은 르완다는 피비린내 나는 내전끝에 투치족이 정권을 완전 장악한 반면 부룬디는 양 부족이 정권을 공유하기로 한 점이다.즉 대통령은 다수족인 후투족이 맡고 총리는 군사력을 장악한 투치족이 맡는 공존을 선택키로 한 것이다.그러나 25일의 쿠데타로 양 종족의 이같은 공존도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 20일 부룬디 중부에 위치한 투치족 난민촌에 후투족 반군이 침입,3백40명을 무차별 학살한데서 비롯된다.부룬디정부는 일주일간의 애도기간을 설정했고 후투족출신의 실베스트르 은티반퉁가냐 대통령(40)은 종족화해의 표시로 이번 희생자추도예배에 참석했다가 극도로 흥분한 투치족의 집단행동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추진해온 화해조치는 그동안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동족인 후투족은 대통령이 투치족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한다며 등을 돌렸고 투치족은 대통령이 후투족 반군을 너무 온건하게 대한다고 불평해왔다.현재 미대사관에 몸을 숨기고 있는 은티반퉁가냐대통령은 탄자니아로 피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유엔은 종족간 대량학살사태를 막기 위해 부룬디사태에 개입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코피 아난 평화유지활동담당 유엔사무차장은 24일 현재 구호물자제공과 군사적 개입 등 상황에 따른 두가지 긴급대책을 입안중에 있다면서 군사적 개입결정이 내려질 경우 유엔군은 인권감시단과 함께 파견돼 인종간 충돌차단과 보호구역설정을 통한 민간인보호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현재까지 잠비아와 말라위,차드 등 3개국이 부룬디에 대한 파병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의 쿠데타로 양 종족간의 반목과 증오가 더욱 증폭됨으로써 비록 유엔이 개입하더라도 부룬디의 앞날은 대학살사태를 부른 르완다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켜졌다고 하겠다.〈유상덕 기자〉
  • “한반도통일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노조에 신이치(지구촌 칼럼)

    ◎기회 잃지않도록 한국 주도권 확고히 해야 필자는 올해 2월부터 3월에 걸쳐 3주동안 현지조사차 한국에 머물렀다.이번 현지조사에는 두가지의 과제를 안고 갔다.하나는 한국인이 북한의 현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 가이고 또 하나는 한국인이 통일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려 하고 있는가 였다. 필자가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올해 들어서 북한에서 일어난 일련의 움직임,예를들면 잠비아의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부부의 한국망명(1월),김정일의 전처인 성혜림의 서방탈출(2월),사회안전부 경비원의 무장망명기도(2월)등의 사건들이 필자에게 「북한의 체제가 붕괴하기 시작한 것은 아닐까」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필자의 인상에는 일련의 사건 뿐아니라 지난해 여름 대홍수로 드러난 심각한 식량사정을 비롯한 경제사정의 악화,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지 않는데 따른 정치의 혼미,게다가 94년부터 촉발된 북한인 망명자의 급증등에 대한 사실과 인식이 작용하고 있었다.이러한 인상을 갖는 것은 필자만은 아니었던 듯하다.그즈음 한국의 어떤 신문은북한전문가에게 「북한붕괴의 유무」를 물어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했던 인상,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식은 앞서 말한 일련의 움직임 다음에 행해진 도이치 미국 CIA국장의 발언에서 한층 진실감을 더 느끼도록 했다고 필자에게는 생각된다.도이치국장은 미상원 정보위원회의 청문회(2월22일)에서 「북한의 붕괴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증언했다.그 때문에 필자는 북한 전문가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 「북한의 붕괴가능성」,그러할 경우의 「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돌아가면서 의견을 물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첫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체제붕괴의 판단은 시기상조다」라는 것이었다.중장기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단기적으로는 아무리 식량문제가 심각해져도 그것 때문에 북의 체제가 붕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그 이유로서 북한 사람들은 원래부터 식량부족에 익숙해져 있다든가 북한사회에는 몇 겹의 질서안정장치가 작동되고 있다는 점등이 열거됐다. 북한의 체제붕괴는 아직 미래의 일이라는 인식이 강한 때문일까,두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통일의 가능성이 강하다든가 그것을 쟁취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견은 극소수였다. 필자로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부의 한 위원회 관계자가 『통일은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 대목이다.이 말은 현재 한국사회의 통일문제에 대한 자세를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필자는 생각했다. 그 뒤의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는 3월말부터 4월초에 걸쳐 한때 긴박한 전개를 보였지만 현재는 소강상태가 돼 있다.표면적으로는 변화가 없는 듯이 생각된다.그러나 필자에게는 한반도 인식이 이 사이에 크게 변화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느껴진다. 그 첫째는 김정일의 권력 불승계에 대해서이다.너무 긴 권력의 공백은 상식으로 볼 때 이상하다,북한에서 권력투쟁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이 강해지고 있다.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후계자로서의 김정일의 지위가 반석같기 때문에 김정일은 언제라도 국가주석 및 노동당 총서기에 취임할 수 있다,취임하지 않고도 그럭저럭 해결해 나가는 것이 확실히김정일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복상설,신병설,타이밍설은 그런 견해의 곁가지에 불과하다.그러나 이 견해는 김일성사후 2년이 지난 현재 커다란 의문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두번째가 북한의 경제적 붕괴라는 현실이 보다 명백하게 됐다는 점이다.6년 연속의 마이너스 성장,대외무역의 계속적 감소는 주요 광산물 및 기초자재등의 감산추세와 함께 북한경제에 있어서 재생산의 메카니즘이 기능하지 않게 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북한 경제는 말하자면 줄 끊어진 연처럼 공중을 돌며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번째로 북한의 붕괴가 현실감을 띠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주변대국의 한반도 정세에의 개입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최근에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대규모로 식량과 석유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됐지만 이 보도도 중국이 북한사태를 이 이상 방치하면 중국의 안전보장에 중대한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상 세가지 점에서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살펴보았지만 사태는 보다 긴박해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듯하다.미국과 중국의 개입으로 북한의 소프트 랜딩(연착륙)이 가능할 것인가,만일 가능하다고 해서 그로써 남북한의 평화통일이 가능하게 될 것인가 등에 대해 다시금 물음이 제기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한반도 통일문제는 중대한 국면에 와 있다고 생각된다.필자로서는 한국이 전쟁이나 다른 대혼란을 피하고자 해서 강대국의 손에 통일문제를 맡김으로써 결과적으로 스스로 통일의 기회를 포기하게 되지 않도록 바라고 싶다.
  • “김정일 승계 더 늦어질것”/귀순 차성근씨 주장

    ◎“경제난 극복해야 가능” 북한은 김일성 3년상이 끝나더라도 당면 최대현안인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김정일의 권력승계가 김일성사망 4,5주기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관련기사 6면〉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북한공작원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1월 귀순한 거성근씨는 8일 상오 시내 타워호텔에서 평통자문회의 주최로 열린 김일성사망 2주기 토론회에서 『김정일은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 김일성 3년상이 끝나도 권력을 승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씨는 그 이유로 『김정일 권력승계의 최대 관건이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해결이지만 북한경제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김정일의 권력승계문제는 김일성사망 4,5주기인 2∼3년후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인택 통일원남북회담사무국 회담협력관도 『북한은 김일성 상중기간을 권력승계지연 명분으로 삼고 있으나 실제 원인은 기본정책노선의 미정립,식량문제 등 경제난 미해결 때문이며 따라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또다시 권력승계를 미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구본영 기자〉
  • 외교관육성·근무체계(귀순고영환·현성일씨가말하는북외교실상:4·끝)

    ◎매년 10∼15명 선발… 평균 50대 1 경젱/거위 당간부자녀… 해외 나가려 뇌물 등 동원/본부근무기간 절반은 노동·군사훈련 차출 80년대 들어서면서 김정일이 『외교부는 당의 외교부요,외교부는 나의 외교부』라고 강조,외교관을 「나라의 얼굴」로 내세우면서 북한사회에서 외교관의 인기는 상종가를 쳤다.신랑감으로서의 외교관 인기도 단연 최고였다.그래서 『평양 처녀들은 외교관이라면 애꾸눈이나 절름발이라도 좋아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평양 아가씨들이 외교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첫째 출신성분이나 가정환경 등 자라온 과정이 깨끗해 출세가 보장돼 있는데다가 둘째 엄격한 신체검사 등을 거치므로 건강에 문제가 없고 셋째 금쪽같은 달러를 쥐어볼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다.이처럼 아가씨들이 선망해마지 않는 외교관이 되기 위해선 북한에서도 좁은 문을 뚫어야 한다.북한의 외교관양성 교육기관으로는 당간부부 산하의 국제관계대학과 평양외국어대학,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 등이 있다.이 가운데 외국어대학은 매년 2백명,김일성대 외문학부는 1백50∼2백명,국제관계대학은 50∼1백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그리고 여기에 외국에서 돌아오는 외국어 전문 유학생,실습생,연구생 등이 10∼30명 정도가 추가된다. 그러나 외교부에서 매년 선발하는 외교관의 숫자는 10∼15명이 고작.아주 적을 경우는 7∼8명일 때도 있어 평균 경쟁률로 따지면 50대 1이 넘는다.또 외교부는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출신성분이 누가 더 좋은가,줄이 얼마나 든든한가 하는 「외적 요소」가 더 많이 작용한다.그래서 외교부 성원중에는 김정일의 측근 자녀들과 당중앙위 조직지도부 부부장급 이상의 자녀들이나 사위가 많다. 북한의 모든 기관의 「인사사업」은 노동당 간부부(부장 김국태)가 맡아서 한다.외교부의 경우도 자체적으로 소요인원을 파악해 중앙당 간부부로 올리면 당간부부가 각 대학 간부처와 협의,인원을 선정해 배치해준다.물론 당간부부가 졸업생의 성적,품행,당성 등을 고려해 배치결정을 하지만 이때 누가 어디로 가는가는 전적으로 두개 기관에 의해 결정된다.따라서 안면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이고 달러나 외제 양복지 등의 뇌물이 오간다.이처럼 당간부부가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보니 자연 부정이 저질러질 수밖에 없다.그래서 당간부부의 부부장급 이상 고위 직급에 대해선 인사가 잦다.인사를 통해 부정을 막겠다는게 그 취지지만 부정이 활개치기는 마찬가지다. 좁은 관문을 어렵게 통과,외교부에 들어가더라도 해외공관근무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외교부 성원 1천3백여명중 외국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3백∼4백명 정도에 불과하다.그래서 이때는 더 큰 「빽」과 뇌물이 동원된다. 북한 외교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임지는 「비법적」(불법적)돈벌이가 가능한 아프리카지역이다.유럽지역은 눈요기거리는 많으나 실속이 없어 꺼린다.특히 유엔주재대표부가 있는 뉴욕(미국)은 기피지역으로 꼽힌다.돈벌이가 불가한 것은 차치하고 뉴욕 중심 40㎞ 이내로 출입이 제한돼 있는데다가 늘 커튼으로 아파트 창을 가리고 살아야 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이다.다만 유엔주재대표부의 경우 주위의 많은 눈을 의식해선지 평양당국이 주재비를 비교적 넉넉하게 지급,이 점 하나만은 괜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어느 외교관이 아프리카지역 근무명령을 받으면 그는 부임전에 임지에서 무엇을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부터 알아보기 시작한다.코뿔소와 상아로 소문난 잠비아나 탄자니아로 발령받은 외교관은 전임자들로부터 돈벌이와 관련한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부지런히 뛴다.그러나 돈벌이 노하우를 순순히 전수해주는 전임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나중에 말썽이 날 것을 우려해 현지에 「묻어놓은 선」을 좀처럼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현성일씨도 백지상태로 잠비아에 부임,새 루트를 개척하느라 여간 애를 먹지 않았다고 한다. 잠비아대사관은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코뿔소 밀매를 통해 연간 1만달러의 수입을 거뜬히 올리던 노다지대사관이었다.그러나 유엔이 코뿔소보호령을 내린데 이어 제일 큰 시장이나 다름없던 중국이 코뿔소성분이 들어간 약제의 판금조치를 취하면서 잠비아대사관의 코뿔소장사도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것.게다가 근년에는 현지인들이 가짜 코뿔소를 진짜라고 속이는 일까지 벌어져 돈벌이는 커녕 돈떼이지 않으면 다행일만큼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지난 91년 귀순환 고영환씨의 외교관 근무경력은 총 12년.그가운데 해외근무가 7년,본부에서는 5년간 근무했다.그러나 본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금요노동 등 갖가지 명목의 노력동원과 군사훈련에 불려 나가 1년중 사무실에 앉아 일한 시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고 한다.여섯달동안 사무실에서 일한 기간도 1주일 단위로 나눠보면 정상적으로 근무한 날은 고작 4일에 불과하고 이틀은 정기학습과 농촌및 건설지원노동에 돌려졌다. 북한 외교부 성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날은 토요일이다.아침 7시부터 하오 8시 넘어까지 자아비판과 혁명사상학습,김부자 친필지시및 교시의 집행정형 총화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지난 89년 9월 비동맹국 담당지도원으로 외교부 생활을 시작한 현성일씨에 따르면 비동맹국의 국원수는 18명.그러나 일의 양으로 보면 5명이면 충분하다는 것.하지만 금요노동과 농촌동원,건설지원및 학습에 많은 인원이 차출되어 『놀고 먹을 새는 없다』고 한다. 외교부의 일과는 8시 출근,조회로 시작된다.조회는 통상 국별로 갖는데 30분∼1시간 정도 걸린다.퇴근시간은 6시.고영환씨가 근무할 때에 비해 퇴근시간만은 다소 앞당겨진 것으로 밝혀졌다.북한 공직자들을 괴롭히는 「토요학습」은 중요한 생활의 일부이자 모든 학습의 기본으로 통한다.토요학습은 국별로 실시되는데 학습계획과 요강 등은 중앙당 선전선동부서 하달된다.김부자 노작학습과 사상교양,자질고양실무학습,강연 등이 주된 학습내용이며 연 2회에 걸쳐 시험도 치른다.또 토요학습 말고도 각 개인별 학습계획이 일·주·월별로 짜여져 있어 이에 따른 학습을 해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 당세포의 검열을 받아야 한다.〈장수근 연구위원〉
  • 정씨,북경서 안경 고장내 숙소 이탈/연쇄 탈북 망명­탈출 경로

    ◎“성적부진” 당국힐난 겁나 결심/일 대사관 권유로 한국행 선택/홍콩 유엔난민판무관에 망명의사 최종확인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과학자 정갑렬씨는 매우 복잡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자유의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정부 관계자들이 전한 정씨의 탈출 행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씨는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발명 및 신기술 전람회」에 참석한뒤 대표단 일행과 귀국길에 올랐다.정씨는 전람회에서 전극체계에 관한 발명품으로 금은상을 수상했다.그러나 그 분야의 최고전문가로 북한에서 평가받는 정씨는 당초 금상을 기대했기 때문에 만족스런 결과가 아니었다.부진한 성적에 대한 당국의 힐난도 마음이 걸렸지만 풍요롭고 자유스런 제네바에서의 열흘은 정씨로 하여금 망명을 결심하게 했다.정씨는 귀국길에 경유지인 북경에 7일 도착했다.여행경비를 아끼려 제네바에서 기차로 여행했기 때문에 단장을 비롯한 일행 7명은 모두가 피곤한 상태였다. 정씨는 제네바로 가는 길에 북경에서 구입한안경을 일부러 고장낸뒤 안경을 바꿔야 한다며 숙소를 빠져나왔다.정씨는 곧바로 한국대사관을 찾았지만 이미 밤늦은 시간이어서 일과시간이 끝났는지 문이 닫혀있었다.어쩔 수 없이 말이 통하는 일본대사관을 찾았다.밤 11시가 넘고 있었다.정씨는 『여권을 분실해 대사관 직원과 급히 만나고 싶다』고 면담을 요청했다.정씨의 일본어가 유창했기 때문에 대사관 직원은 정씨를 안으로 안내했다.정씨는 대사관 접견실에서 만난 일본대사관 직원에게 『사실 북조선 사람인데 일본으로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일본측에서는 난색을 표시했다.『내일 다시 오라』며 정씨를 따돌리려 했다.정씨는 『내일이면 모든 것이 끝장난다』며 『한국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했다.한국대사관은 일단 정씨의 신병을 인도받은뒤 중국 당국을 상대로 정씨의 망명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중국측은 북한을 의식,쉽게 협조하지 않았다.중국과 북한은 범죄인과 망명자를 상호 인도하기로 내부적 합의가 돼있다.우리 대사관측은 인도적 접근을 시도했다.망명자를 북한에 돌려보내면 그 결과는 뻔하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두 나라는 고심끝에 정씨의 신병을 제3국으로 옮긴뒤 그곳에서 망명의 절차를 밟는다는 방안을 마련했다.이미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방송작가 장해성씨도 이번 기회에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정씨와 장씨 두사람은 홍콩으로 옮겨져 유엔 난민고등판무관(UNHCR)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두사람은 자유의사에 의한 정치적 망명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이도운 기자〉 □90년이후 주요 망명·귀순 일지 ▲90.4=소련 유학생 남명철·박철진 유럽주재 한국대사관으로 망명. ▲91.5=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고영환 북한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귀순. ▲91.8=북한 유도 간판선수 이창수 운동선수로는 처음으로 망명. ▲91.10=북한 노동당 산하 「백두산건축연구원」 외화벌이 책임지도원 김용 사할린거쳐 망명. ▲91.10=시베리아 벌목공 이정의 망명. ▲92.8=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안혁·강철환 중국에서 제3국 선박타고 망명. ▲94.4=여만철 일가족 5명 중국거쳐 망명. ▲94.5=강성산 정무원총리사위 강명도 망명. ▲94.7=김일성대학 경제학부 강사 조명철 망명. ▲94.10=조창호씨 중국거쳐 탈출. ▲95.10=북한인민무력부 후방총국소속 용성무역 합영부장 최주활상좌 동남아 제3국 통해 귀순. ▲95.12=북한 최대무역회사인 대성총국 유럽지사장 최세웅과 부인 신영희 등 일가족 4명 귀순. ▲96.1=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 현성일과 부인 최수봉,보안책임자 차성근 망명. ▲96.5=이철수 대위 귀순.
  • 북한 과학자·작가의 망명(사설)

    북한의 중견과학자와 방송작가등 2명이 최근 제3국을 통해 잇따라 우리측에 망명해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현재 홍콩에서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측의 자유의사확인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안전하게 자유의 품에 안길 수 있게 되기 바란다. 불과 며칠전 특수계층인 전투기조종사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데 이어 역시 특별대우를 받는 상류지식인계층의 과학자와 방송작가가 북을 등지는 사태에서 우리는 북한사회 상층부에 심상치 않은 동요의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특히 전방부대의 하위급 군인,시베리아의 벌목공등이 주류이던 탈출·귀순자가 근년 들어 외교관·대학강사·고위장교등으로 확산되더니 급기야 해외에 자랑스럽게 내놓은 과학자,저명한 방송작가까지 망명하는 상황이 됐음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94년 7월 김일성대학 경제학부 조명철 강사의 망명을 비롯,95년 하반기 인민무력부 후방총국 소속 용성무역회사 합영부장 최주활 상좌의 귀순,북한 최대무역회사인 대성총국의 유럽지사장 최세웅부부 귀순,96년초 잠비아대사관의 현성일 서기관부부 망명등으로 이어져온 특권층의 탈출러시는 시기적으로 김일성사후 북한지도부의 위상이 취약해지면서부터 시작됐다.이는 또 경제형편이 극도로 나빠진데다 식량난마저 겹쳐 사회 하층부는 비참한 생활고,상층부는 부패와 간부간 알력에 휩쓸린 시기이기도 하다.이런 현실에 대한 갈등이 북의 이데올로기를 지탱해온 지식층까지 동요케 만든 것이다. 탈북러시는 계속되겠지만 그러나 이를 당장 북한체제의 붕괴로 속단할 수는 없다.최근 러시아를 통해 남으로 망명하려던 주민을 즉결처형한 사실이 확인됐듯 세계 최악의 독재체제 북한의 주민에 대한 폭압장치와 상층부 이상기류의 차단장치는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탈북자대책·남북대화등 단기대처방안과 북의 급격한 변화에도 대비하는 장기대책을 재점검,빈틈없이 손질해놓고 차분히 북의 움직임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북 지도층 통제력 상실 징후/연쇄 탈북망명­배경과 파장

    ◎남북관계 악화… 4자회담 늦어질지도/망명자송환 약속 불이행… 중·북관계 냉각/신병 서울도착전 일 언론 “유출” 경위 의혹 북한의 과학자 정갑렬과 방송작가 장해성의 망명은 남북관계는 물론 한·중,한·일,북·중,북·일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정씨등의 망명은 북한 지도층의 흔들림이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반증하고 있다.이들의 망명은 지난 1월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의 현성일 3등서기관 부부와 공작원 차성근이 망명한 뒤 북한당국이 특히 해외에 나가 있는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시점에서,최근 공군대위 이철수가 미그19기를 몰고 내려온 데 이어 발생한 것이다.북한당국은 이미 사회중추세력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내부의 사정은 단기적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키는 작용을 하게 될 것 같다.북한은 내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판문점과 군사분계선,서·동해상에서의 무력도발을 계속 강화하며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또 한·미 양국이 제안한 4자회담은 가까운 시일내에는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씨와 장씨가 북한의 오랜 우방인 중국을 통해 망명을 신청한 것은 중국과 남북한관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중국과 북한 사이에 공개적인 「범죄인인도와 관련한 협약」은 없지만 양측은 상대국에서 넘어온 범죄인과 망명자를 서로 송환하기로 내부적인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가 북한의 망명객을 결국 한국측에 넘겨준 것은 북한으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안승운 목사 납북사건의 범인처리를 계속 미루면서 사실상 북한측을 두둔해온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따라서 두 사람의 망명은 곧바로 북·중관계의 냉각화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이 때문에 우리 정부와 중국측은 정씨등을 북경에서 곧바로 서울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제3국인 홍콩으로 신병을 옮긴 뒤,그곳에서 망명요청이 이루어진 형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로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양측간의 관계악화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또 중국이 정씨의 망명을 허용했다고 해서 「중국이 북한보다 남한을 더 신경쓴다」는 식으로 단선적인 해석을 하기는 어렵다.중국으로서는 인권문제처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망명을 허용했고,그 과정에서 가능하면 북한측과의 관계악화를 막기 위해 복잡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정씨의 망명은 남북한과 일본 사이에도 미묘한 파장을 만들고 있다.정씨가 북경에서 먼저 일본대사관을 찾아갔다가 일본측의 설득을 받아들여 한국대사관으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북경주재 일본대사관으로서는 북한 과학자의 망명을 받아들일 경우 현재 진행중인 북·일수교교섭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일본대사관측은 정씨의 신병을 우리측에 넘기기에 앞서 중국당국과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진다.따라서 일본측으로서는 북한이 섭섭해 할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당국자들은 정씨와 장씨의 신병이 한국에 도착하지 않은 시점에서 일본의 언론이 두 사람의 망명사실을 자세하게 보도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있다.두 사람이 서울에 도착하기 전에 보도가 나와 신병처리에 큰 어려움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남북한·중국·일본 사이에 소모적인 신경전을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이도운 기자〉
  • 긍지잃은 외교관(귀순 고영환·현성일씨가 말하는 북외교 실상:2)

    ◎주재국의 푸대접이 가장 큰 고통/각종지원 약속 펑크내자 외무관리 면담거절 일쑤/김부자 찬양 기사게재 등 청탁에 현지언론도 “신물” 아프리카지역 해외공관에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들은 너나 없이 3중고에 시달린다.그 첫째는 지난 95년 8월부터 평양으로부터 끊긴 공관 유지비의 자체 조달이고 둘째가 주재국 외교부로부터 받는 괄시,셋째가 주재국 정부와 친선협회 및 언론으로부터 북한지지 성명 내지 찬양보도를 얻어내는 일이다.지난 93년 11월부터 지난 1월 귀순 전까지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으로 근무했던 현성일씨(37)도 예외없이 3중고를 겪어야 했다.3중고 가운데서도 북한 외교관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주재국으로부터 받는 푸대접이라고 한다. 일찍부터 대외정책의 기본이념으로 자주·친선·평화를 표방은 했지만 대서방외교에 한계를 느꼈던 북한은 비동맹국가 및 제3세계 국가들과의 관계발전에 관심을 기울였다.북한이 추구해온 비동맹외교의 기본목표는 ▲제3세계 비동맹국가들과의 친선유대강화 ▲반제국주의투쟁의 연대성공고 ▲북한의 통일정책에 대한 지지획득이었다.이같은 평양당국의 비동맹외교노력에 힘입어 북한은 지난 75년 비동맹회원국이 됐으며 유엔에서의 북한 지지국 확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그러나 아프리카 여러 나라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비동맹외교는 처음부터 한계점을 갖고 있었다.경제적으로 북한이나 제3세계 국가들이 다같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상호의존 관계가 긴밀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즉 제3세계 국가들은 한결같이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했으나 북한은 이들 제3세계 국가들에 자본과 기술을 제공할 여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게다가 북한이 이들 국가들에 대한 경제및 군사지원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제3국가들의 대북 불신은 자연 깊어졌다.설상가상으로 70년대 후반들어서부터 비동맹운동이 종전 민족주의와 이념중시에서 경제적 실리에 초점이 맞춰져 전개되면서 북한의 비동맹외교는 내리막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다. 한편 80년대 후반들어 경제력을 앞세운 한국외교가 아프리카공략에 나서자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다렸다는 듯 친한으로 방향을 바꿔 잡았다.북한 외교관들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현성일씨는 지금도 잠비아에서 겪었던 수모를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고 한다.그리고 국제사회로부터 받는 불신과 업신여김도 모른채 우리식 사회주의를 외쳐대며 섣부른 짓을 마다않고 있는 북한체제에 더없는 절망을 느꼈다고 한다. 한마디로 현씨는 『아프리카에서의 북한외교는 없다』고 말한다.앞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들은 거의가 절대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따라서 같은 비동맹국 회원임을 앞세워,특히 「사회주의의 성공사례」를 자처하며 접근전을 펴온 북한에 대해 이들 국가들이 경제원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그러나 제 코가 석자나 빠진 북한이 도와주는 것 하나 없이 국제무대서의 대북지지만을 요구하다보니 이들 국가의 외무관리들은 북한이라고 하면 진절머리를 낸다는 것. 현성일씨가 잠비아에서 제일 부러웠던 것은 한국 외교관들이 장관 등 고위 잠비아 외무관리들을 쉽게만나는 것이었다고 한다.그도 그럴 것이 북한 외교관들이 그들을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잠비아 외무관리들은 한국 외교관들은 수시로 사저에 불러 파티를 하기도 하고 한국 외교관들의 방문은 언제고 환영하지만 북한 외교관들에겐 아예 집주소 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북한 외교관들의 사기를 꺾는 건 비단 이것 뿐이 아니다.어렵사리 면회신청이 받아들여져 외무부를 찾아갈 경우 외무부 청사에 들어서기도 전에 북한 외교관들은 기가 콱 죽는다.청사 밖에 주차된 외교관들의 승용차가 현대 아니면 대우차인 것도 그렇지만 사무실의 컴퓨터·전화기·팩스 등 사무기기가 거의 한국제품인 까닭이다. 북한 외교관의 무기는 입이 전부다.그러나 주재국 외무관리들이 남북한의 경제적 격차를 훤히 꿰뚫고 있어 입으로 아무리 떠들어봤자 먹히질 않는다고 한다.『도와줄 처지도 아니면서 무슨 헛소리냐』는게 그들의 노골적인 반응이란 것. 잠비아에 주재하는 동안 주재 외교관 3명중 유일하게 영어를 할줄 알았던 현성일씨는 2·16김정일,4·15 김일성 생일 때마다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잠비아 정부나 잠비아·조선친선협회가 축하전문을 보내도록 하라는 평양의 지령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었다.어렵기는 북한의 핵확산금지협정(NPT)탈퇴지지를 위한 연대성집회소집 등도 마찬가지였다.콜라 한병 나오지 않는 연대성집회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건 당연한 일.그래서 현성일씨는 집회는 열지도 못한채 자신이 지지문을 작성한 뒤 현지 회장을 찾아가 통사정,겨우 수표를 받아 평양에 보냈다고 한다. 주재국 언론에 보도되는 북한관련 기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기자들이 직접 취재해서 게재하는 북한관련 기사는 거의 없고 외교관들의 로비에 의해 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자국 정부와의 관계도 관계이지만 외교관들이 찾아가 애걸복걸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처음 몇번은 별 군소리 없이 기사를 실어준다고 한다.그러나 매번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내용의 김부자 찬양문과 대북지지문,북한발전 PR기사 게재청탁을 쏟아놓다 보니 신물이 난 언론들이 이젠 드러내놓고 냉대를 한다는 것.심지어 『북한관련 기사 한건에 라디오 카세트 한개씩 가져오라』는 면박을 주기도 하며 실제로 북한관련 기사와 라디오 카세트를 맞바꾸기도 한다고 한다.이렇게 어렵사리 기사를 「날리거나」 전문 또는 보고서를 「만들어」 보내면 평양에선 당기관지 노동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마치 주재국에서 대규모 북한지지대회나 요란한 김일성부자생일 축하모임이 열린 것처럼 법석을 떤다는 것.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긍지는 이미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체면은 체면대로 구기고 있는게 북한 외교관들의 현주소라고 현씨는 말한다.
  • 최악의 외화난(귀순 고영환·현성일씨가 말하는 북외교 실상:1)

    ◎여비 안나와 부임 못하는 외교관 많아/돈 타내려 배경 동원… 급행료 2백∼3백불/임지부임 경비 줄이려 대부분 열차 이용 북한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하지만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그러나 해외공관근무 발령을 받은 외교관이 항공료가 지급되지 않아 1년을 평양에서 허송세월을 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이같은 사실은 서울신문 국제전략연구소가 귀순 북한외교관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밝혀진 것이다.냉전체제가 붕괴된 후에도 여전히 주체사상과 우리식 사회를 고집하고 있는 동안 북한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음이 증명된 것.서울신문 국제전략연구소는 지난 91년 귀순한 전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 고영환씨(38)와 지난 1월 귀순한 전 잠비아주재 3등서기관 현성일씨(37)와의 대담을 추적한 「북한­오늘의 외교실상」을 4회에 나눠 싣는다. 북한경제는 지난 90년이래 내리 6년째 마이너스성장을 계속하고 있다.이같은 북한경제의 마이너스성장의 가장 큰 원인은냉전체제붕괴후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너나없이 시장경제체제로 돌아서면서 북한이 수출시장을 잃어버린데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냉전체제가 무너지기전 북한은 동구 사회주의국가를 상대로 광물및 공산품을 수출,그런대로 재미를 봤으며 몇몇 중동국가에 대한 무기수출을 통해 상당액의 달러수입을 올렸었다.그러나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잇단 자유화와 중동지역의 평화도래로 이 지역에 대한 무기수출길이 막히면서 외화벌이가 내리막길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다 스탈린식 폐쇄체제와 자력갱생이란 경제정책운영방식이 가져온 비능률과 저생산성도 북한경제를 파국으로 몰고가는데 한 몫을 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생이란 산업 전반의 사정이 이렇다보니 생산된 제품의 질 역시 형편없을 것은 뻔한 일.그 결과 북한은 수출경쟁력에서 크게 밀려 외화가득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외화사정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로 현성일씨는 외교관들의 여비를 들었다.북한외교관들의 평균 해외공관근무임기는 3∼4년.그러나 임기는 임명장을 받은 날부터 기산되기 때문에 부임이 늦으면 늦은 만큼 평양에서 임기의 상당부분을 까먹게 된다.현씨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해외공관근무명령을 받고도 여비가 지급되지 않아 평양에 죽치고 앉아 있는 외교관이 40∼50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심지어 1년 넘게 떠나지 못하고 있는 외교관도 상당수에 달한다는 것이다. 해외공관근무명령을 받은 외교관들에 대한 여비는 외교부 외화국에서 지급한다.외교부 외화국은 무역은행에서 달러를 수령,지급하는데 무역은행에 달러잔고가 모자라 제때에 필요한만큼 타오질 못한다는 것.그러다보니 외교부 외화국장 테이블에는 외교관들의 여비신청문건이 산더미처럼 쌓인다고 한다.그러나 외화국 역시 뾰족한 수가 없긴 마찬가지여서 『임명받은 순서대로 받아가라』거나 아니면 『급하면 재간껏 무역은행에 가서 돈을 타가라』고 요령을 일러줄 뿐이라는 것.그래서 눈치빠른 외교관들은 해외근무명령을 받자마자 바로 「사업」에 나선다고 한다.「사업」이란 무역은행에 줄을 대 가급적 빨리 돈을 타내기 위해 벌이는 로비를 말한다. 무역은행에서 외교관여비지급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부서는 제5국.워낙 외화가 모자라다보니 달러를 만지는 5국의 국장이나 부국장의 끗발은 보통 센게 아니다.배경이 좋은 외교관들은 위로부터 압력을 가해 5국장을 움직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전문외교관들은 자기가 받을 여비에서 2백∼3백달러를 5국 간부들에게 떼주기로 하고 여비를 받아내는게 관행으로 돼있다.그러나 이것도 운이 좋을 때 얘기고 때를 잘못 만나면 부지하세월,여비가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성일씨가 잠비아주재대사관 3등서기관으로 발령을 받은 것은 지난 93년 9월30일.그러나 그 역시 여비를 제때 받지 못해 한달을 기다린 끝에 10월30일 평양을 떠날 수 있었다.그가 한달만에 여비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현철규)가 함남도당 책임비서겸 인민위원장이라는 고위직에 앉아 있는데다가 마침 외화국장이 현지사정을 잘 아는 잠비아대사출신이어서 덕을 봤기 때문이었다. 워낙 돈이 궁하다보니 북한외교관들의 임지부임에는 여비절약의 지혜가 절대 필요하다.그래서 대부분의 외교관들은 여비를 아끼기 위해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비행기대신 열차를 이용한다.하기는 비행기를 이용하려고 해도 임지까지 편리하게 연결되는 비행기편이 없어 대부분 포기한다.현씨 역시 잠비아부임때 먼저 평양∼모스크바행 기차를 이용했다고 한다.9일만에 모스크바에 도착,이틀을 쉬고 다시 열차편으로 이틀 걸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까지 이동,소피아에서 짐바브웨까지는 열차가 없어 만부득이 항공기를 이용했다.짐바브웨서 잠비아까지는 자동차를 타고 육로로 갔다고 한다.그가 평양을 떠나 잠비아에 도착하기까지 자그마치 17일이 걸린 셈이었다.그러나 북한외교관들은 이처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거리코스를 좋아한다고 한다.새장같은 북한에 갖혀 지내다가 오랜만에 대하는 바깥세상이 너무도 반갑고 그 동안에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너무 소중해서라는 것.〈장수근 연구위원〉
  • “북 미사일 표적 주일미군”/망명 북 간부들 증언

    【도쿄 연합】 김일성이 사망한뒤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의 고급간부들은 북한 미사일의 표적은 주일미군이라고 밝혔다고 일본 마이니치(매일)신문이 9일 보도했다. 최근 망명한 최주활 인민무력부상좌와 현성일 잠비아대사관 3등서기관,차성근 노동당공작원 등 3명은 마이니치신문과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본과 수교협상에서 김정일은 북한측이 절대로 먼저 머리를 숙이지 않도록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 5월이 더 괴로운 귀순 현성일씨 부부

    ◎“통일의 그날까지 살아만 주소서…”/자유와 맞바꾼 생이별의 아픔 북녘부모·자식 생각에 눈물만…/잠비아부임때 전송모습 선한데/매일 「편지」 쓰면서 그리움 달래 『날마다 북에 두고 온 부모와 자식들에게 편지를 써요.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다소나마 풀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지난 1월 목숨을 걸고 잠비아주재 북한대사관을 탈출,귀순에 성공한 현성일(37·당시 3등 서기관)·최수봉(36)씨 부부는 「어버이날」이 괴롭다.지난 어린이날에도 가슴이 찢어졌다. 그토록 그리던 자유는 찾았지만 부모는 물론 두 자식과 생이별한 쓰라림을 달랠 길이 없기 때문이다.오히려 아픔은 더 깊어만 간다. 『오늘은 우리 부부가 부모님과 자식을 위해 기도하자고 약속했어요.양가 부모님께서 모두 통일이 될 때까지 살아 계셨으면 좋겠고,딸 영실(9)이와 아들 주혁(6)이는 다시 만날 때까지 올곧게 자랐으면 하는 것뿐이지요』 두 자녀의 부모로,철책을 사이에 두고 나이든 부모 및 자식들과 생이별한 이 부부의 눈가엔 이내 눈물이 흘러내린다.이념 때문에 갈가리찢겨진 혈육의 정이다. 현씨부부가 양가 부모를 마지막으로 뵌 것은 93년 10월30일.잠비아로 부임할 때 모스크바행 열차가 함흥과 청진에 잠깐 정차할 때였다. 평양을 떠나기 전에 미리 연락한 덕분에 함흥역에서 기다리던 아버지 현철규씨를 만나 딸 영실이를 맡기며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올렸다. 장인·장모 역시 다음날 새벽 2시 열차가 청진역에 머무를 때 만났다.『먹다 남은 쌀 40㎏을 역전에서 드렸어요.그동안 두분은 생활능력이 없어 사위와 딸에게 많이 의존했는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겉으로는 좋아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태산 같아 보였어요』 현씨는 『지팡이를 짚고 나온 장인께서 먼 길을 떠나는 사위에게 여비를 보태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지난 5일이 장인 생신이었는데 밥 한끼도 대접하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고 한숨짓는다. 부모님과 딸을 북에 남겨두고 이역만리 잠비아에 도착한 부부는 아들 주혁이도 부모에게 보냈다.생활비가 빠듯한 가운데 『덩치가 큰 주혁이가 너무 많이 먹는다』는 소식을 들은함흥 본가에서 『잘 챙겨 먹이겠다』는 전갈에 그만 보내버렸다. 『장난이 유독 심해 개구장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주혁이를 생각하면 일손이 안 잡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볼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라며 최씨는 울먹인다. 가난과 억압을 견디지 못해 탈출한 지 5개월째.북에 두고 온 부모와 자식 때문에 못이 박힌 가슴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얼른 지나가기를 바란다. 자유와 풍요 속에서 억압과 가난 속의 부모와 자식을 그리워하는 부부의 얼굴에는 분단의 비극만큼이나 깊은 수심이 배어 있다.〈주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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