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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선수가 룰에 맞춰야”… 경선 룰 변경 거부

    박근혜 “선수가 룰에 맞춰야”… 경선 룰 변경 거부

    “경기 룰을 보고 선수가 거기에 맞춰 경기를 하는 것이지 매번 선수에게 룰을 맞춰서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격려 차 방문한 자리에서 비(非)박근혜(비박) 진영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완전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요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요구한 ‘경선 룰 변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확실히 한 것이다. 이로써 당내 친박-비박 진영 간 대선 경쟁구도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박 위원장이 이날 비박 진영 잠룡들에 대해 견제구를 날린 까닭은 일각에서 나오는 ‘박근혜 한계론’에 정면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나온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위원장은 당원과 대의원 투표에서는 당시 이명박 후보를 이겼지만, 여론조사 방식으로 환산한 득표수에서는 승부가 뒤집혀 패한 전례가 있다. 박 위원장은 기존 합의 존중이라는 원칙을 내세워 거듭 당내 다른 잠룡들과의 차별화를 택한 셈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박 진영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정몽준 전 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대통령 후보 경선을 오픈프라이머리로 하자는 취지는 명백해서 설명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발상 아닌가요.”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의 대변인 격인 차명진 의원도 국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실상 지금 새누리당은 박 위원장 1인 지배 정당”이라면서 “친박 진영 내에서 추대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경선 룰을 고칠 수 없다는 주장은 독재적, 제왕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2주간의 민생투어 첫 일정으로 4·11 총선에서 9곳을 모두 석권한 강원도를 택했다. 강원도가 이번 총선에서 여당 승리의 원동력이 된 데 대해 감사를 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춘천·평창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野 잠룡들도 ‘대권도전’ 워밍업

    野 잠룡들도 ‘대권도전’ 워밍업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도 연말 대선 고지를 향한 워밍업을 시작했다. 문재인·손학규·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경남지사 가운데 누구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 자신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세론에 맞설 적임자임을 호소할 준비태세다. 의원들의 줄서기도 분주하다. 민주당은 다음 달 4일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한다. 6월 9일엔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연다. 이어 8월쯤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선후보 선출 일정은 4·11총선 때문에 2개월가량 늦어졌다. 당 주류 자리를 회복한 친노진영에서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대선 경선을 위해 몸을 풀고 있다. 문 고문은 총선 낙동강벨트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각종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당내 1위를 독주하고 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내놓은 것은 대선 준비를 위한 친노 색깔 지우기로 비쳐진다. 당내 지지세력 면에서도 가장 탄탄한 문 이사장은 대선 출마 시기에 대해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혀 가까운 시일 내에 출마 선언이 예상된다. 객관적으로 가장 유리한 조건들을 활용, 대선주자 굳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수면 아래 머물러 있던 김두관 경남지사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본인은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측근이나 자발적 지지세력들이 서울 곳곳에 사무실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5~6월 경남 창원을 비롯해 광주광역시와 서울 등을 도는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준비 중이다. 김 지사의 움직임은 문재인 고문이 부산 선거 부진으로 타격을 입어 입지가 약화되면서 빨라지고 있다. 그의 대선 도전 선언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다만 도지사직을 끝까지 마치겠다고 한 약속을 파기할 경우의 명분 마련에 신경쓰는 기류다. “대선주자로서는 경륜과 무게가 모자란다.”는 지적도 뛰어넘어야 한다. 비노진영에선 손학규 고문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대선 준비를 하고 있다. 여의도에 사실상의 대선캠프 격의 사무실을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지난 17일 호남세력을 대표하는 박지원 최고위원과 오찬 회동을 갖고 비노진영의 결집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바지 정책 행보 시동도 걸었다. 22일부터 10박 11일 동안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스페인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해 선진국의 노동, 복지, 교육 정책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것은 야권통합의 기수라는 점으로 돌파할 계획이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서 승리, 5선 고지에 오른 정세균 고문은 최근 언론에 “대선 출마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지만 당권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정동영 고문은 서울 강남을 총선에서 패배한 이후 심신을 추스르며 회심의 상황 반전 방책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김문수 지사 “대선 출마” 선언…여야 잠룡들 본격 레이스 시동

    김문수 지사 “대선 출마” 선언…여야 잠룡들 본격 레이스 시동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23일부터 이뤄지는 18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신호탄으로 12월 대선을 향한 여야 대선주자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여야의 잠룡 가운데 처음 이뤄진 김 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에 이어 새누리당에서는 이번 주중 정몽준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다음 달 출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정 전 대표와 이 의원, 김 지사 등 비박(비박근혜) 진영 3자 간 연대 여부가 주목된다. 이들과 별개로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여권의 대선 경선 참여를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다음 달 15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이어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일 120일 전인 8월 21일까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선후보 경선에 앞서 5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 진영과 이들 비박 진영의 일전이 펼쳐질 전망이어서 새누리당 내 대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야권의 대선 예비주자 간 경쟁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손학규·정세균·정동영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통합진보당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가 출마의 뜻을 굳힌 가운데 출마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야권 주자들도 대부분 다음 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할 전망이다. 김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하고 경제·사회·문화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치 선진화를 위해 몸을 바치겠다.”면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대세론’에 대해 “막연한 대세론을 갖고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면서 “완전국민참여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가 제일 좋은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지사직 사퇴 문제는 “지사직에 큰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의 지사직 사퇴 시 보궐선거는 오는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실시된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부터 11월 24일까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다. 지난 17대와 달리 이번에는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총 기탁금(3억원)의 20%인 6000만원을 미리 납부해야 한다. 17대 대선 때 186명이 난립한 폐해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안동환·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非朴연대·수도권 계산한 金… “막연한 대세론 승리 어려워”

    非朴연대·수도권 계산한 金… “막연한 대세론 승리 어려워”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여야의 대선 잠룡 중 처음으로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김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경제 양극화와 일자리, 민생 문제를 풀고 미래성장 산업을 키울 것”이라고 출마 일성을 밝혔다. 자신이 그리는 대한민국 미래상에 대해선 ”남북, 동서, 빈부, 노사, 남녀, 노소 등 우리 모두가 손잡고 함께 가는 나라, 새로운 기회가 넘치는 선진통일 강대국”이라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다음 주 안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지배적인 상황에 대해 그는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바위를 깨는 경우도 많이 있다. 문제는 민심”이라고 에둘러 밝혔다.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로 김 지사는 “대선 출마는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것”이라면서 “이번 총선에서 의석 과반은 얻었지만 수도권, 젊은층에서 빈자리가 상당하다. 막연한 대세론으론 어렵다. 제가 나서서 경선에 이긴다면 대선에 필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아침 현충원을 방문해 박정희, 김대중,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대한민국 선진통일 강대국으로! 2012.4.22. 경기도지사 김문수’라고 적었다. 김 지사의 출마 결심은 측근들에게도 막판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구성은 현재 논의 중이나 김문수계로 분류되는 차명진·임해규 의원을 비롯해 도지사 시절 측근들이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차 의원은 “출마 결심을 나도 이틀 전에 들었다.”면서 “우리 중 김문수 빼고는 유명한 사람이 없지만 ‘일을 내보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완전국민참여경선’을 연결고리로 이재오·정몽준 의원과의 비박(非朴)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20일 저녁 이 의원과 만나 현행 방식의 당원 선거 경선 대신 국민참여 경선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회견에서 “특별히 비박 연대를 하기 위해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선 전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경선)과정에서 드라마틱한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는 대답으로 대신했다. 김 지사의 출마 결정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는 “나쁠 것 없다.”는 분위기 속에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이다. 당내 경쟁자들과 경선을 통해 바람몰이를 하고 지지율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야권 대선주자와 본선에 나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 외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 오히려 친박계의 고민이었던 상황에서 반가운 상대가 나타난 셈이다. 수도권의 한 친박계 의원은 “치열한 경선으로 가야 바람직하다. 축제 분위기의 경선을 통해 박 위원장의 승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친박계는 비박연대가 주장하는 완전국민참여경선제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다른 친박계 의원은 “경선 룰은 국민과의 약속인데 갑자기 지금 와서 깨뜨리고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은 국민의 눈에는 꼼수로 비쳐진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지사 측은 사퇴 시기를 놓고 경기도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조율하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게 아니라 도정에 영향을 가급적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게 과제”라면서 “조만간이 될지 나중이 될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1+2는 3아닌 50도 될 수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가 22일 도전장을 던졌지만 새누리당의 대선 레이스에서 ‘박근혜’는 거대한 바위나 다름없다. 같은 잠룡 반열에 있지만 김 지사는 물론 정몽준 전 대표나 이재오 의원 등 모두 당내 역학구도나 여론 지지도에서 상대가 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때문에 이들의 출마가 ‘무모한 도전’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복잡한 정치경제학적 셈법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인 셈이다. 문답으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담긴 정치적 함수관계를 짚어본다. →김문수·이재오·정몽준의 대권 도전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보이는 까닭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와 당내 정치 지형 등 어느 것 하나 유리해 보이는 게 없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 이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 진영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은 각각 1~3%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은 비박 진영 당선자도 전체 150명 중 5분의1 수준이다. 당내 세력 면에서도 열세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것이다. 1997년·2002년 대선에서 답을 찾는다. 1997년 5월까지만 해도 ‘이회창 대세론’이 득세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가 불거지고, 9월에는 이인제 경기지사가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하면서 대세론이 꺾였다. 2002년에도 ‘제왕적 총재’라는 비판 속에서도 이회창 대세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대선후보 중 꼴찌에서 1위까지 부상한 노무현 후보에게 밀렸다. 이들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지율 50% 후보(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가 5% 후보(박원순 현 시장)에게 양보한 전례를 내세운다. 궤변처럼 들리지만, 대선 승리의 기준선인 지지율 50% 이상으로 올라서는 데는 40%대 후보보다 한 자릿수대 후보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출마 배경의 전부인가. -정치행위에는 목표와 이를 위한 행보에서의 부수효과가 있다. 설령 대선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비박 연대를 통해 당내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 ‘포스트 박근혜’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젊은 김 지사는 차차기를 노릴 수 있고, 이 의원은 향후 현 정부와 친박(친박근혜) 진영 사이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복잡다기한 갈등 관계에서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지율과 세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연대다. 비박 진영 후보들은 “비박연대가 아니라 국민연대”라고 강조한다. 당연히 접촉면도 넓히고 있다. 이 의원 측도 “비주류들이 돌파해 낼 정치적 공간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2가 3이 아니라 50이 될 수 있는 게 정치고, 어디서 그런 공간이 열릴지 기대하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가 제의한 완전국민참여경선제 속에 담긴 의도는 무엇인가. -현행 ‘2대3대3대2’(대의원 대 책임당원 대 일반국민 대 여론조사) 비율로 선거인단을 구성해 대선 후보를 뽑는 방식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려면 오는 ‘5·15 전당대회’에서 경선 룰을 개정해야 하지만, 키를 쥔 친박계가 부정적이라는 데 있다. 여권 대선 후보 간 첫번째 전투가 경선 룰을 둘러싸고 전대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박근혜 ‘공약 실천’ 민생투어 나선다

    박근혜 ‘공약 실천’ 민생투어 나선다

    새누리당 박근혜(얼굴)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부터 민생 투어에 나선다. 지난 4·11 총선 때 약속한 민생공약들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민생투어는 2주간에 걸쳐 진행된다. 23일 강원지역을 시작으로 25일 충청, 26일 경기·인천, 27일 부산·경남 지역을 찾는다. ●지역별 총선 공약 실천본부 발족 박 위원장의 방문에 맞춰 각 시·도당은 총선 때 제시한 ‘가족행복 5대 약속’ 등 민생 공약 이행을 위한 지역별 총선 공약 실천본부를 발족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지역별 총선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 브랜드인 ‘신뢰정치’와도 닿아 있다. 22일 김문수 경기지사를 시작으로 여야의 대선 잠룡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시점에 이뤄지는 박 위원장의 민생 투어는 그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달아오르는 여권의 대권 경쟁을 조기에 가열시키지 않고 민생에 주력하겠다는 뜻이 실린 행보라는 해석이다. ●‘민생 챙기는 지도자’ 각인 여야의 잠룡들이 ‘정치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박 위원장은 민생투어를 통한 ‘정책행보’에 역점을 둠으로써 자연스레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가 과연 누구인가.’라는 화두도 대선 정국에 던지게 되는 셈이다. 박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4·11 총선을 통해 다시 ‘여당의 텃밭’으로 돌아온 강원도를 선택했다. 박 위원장은 23일 춘천을 방문, 강원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원주 자유시장을 들러 상인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방문해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끝으로 강릉 노인종합 복지관을 찾아 노인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박 위원장의 이번 투어에는 총선공약 이행을 위한 중앙당 태스크포스팀의 분야별 공약담당 당선자들이 동행한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 위원장의 민생투어 일정을 소개한 뒤 “박 위원장이 총선 공약 실천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과거 선거 때는 여러 정당의 지도부가 각 지역을 찾아다니며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선거가 끝나면 지역민생을 챙기는 일을 소홀히 했다.”면서 “박 위원장의 민생 행보는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새누리당 제대로 된 경선 보여라

    김문수 경기지사가 어제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 막이 올랐다. 김 지사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어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지만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꿔 나가는 그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여권의 잠룡 가운데 처음으로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몽준·이재오 의원도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태호 의원 등 다른 비박(非朴)계 인사들도 경선에 합류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주자들이 출마해 경선이 치열하게 이뤄져야 대선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실상 원맨쇼로 싱겁게 끝난다면, 박 위원장이 본선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지 않는다. 현재의 여론조사로만 보면 박 위원장의 ‘대세론’이 이상할 게 없지만 민심이라는 것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2002년 2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인제 대세론’이 우세했지만, 노무현 후보는 3월 광주 경선에서 1위에 오르면서 ‘이인제 대세론’을 잠재웠고, 12월 대선에서는 ‘이회창 대세론’까지 무력화시켰다. 새누리당은 대선 경선 룰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본다. 당원과 대의원, 여론조사 등으로 나눠 치르는 방식이 아니라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으로 하는 게 좋다. 12월 19일 실시되는 대선에서는 새누리당 당원이나 대의원만 투표하는 게 아니라 만 19세 이상이면 투표권이 있으므로 완전국민경선 방식으로 하는 게 본선에서의 경쟁력이 누가 있는지를 보다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세론’도 있지만, 비박계 인사들이 주장하듯 ‘박근혜 한계론’도 만만치 않다. 박 위원장과 비박 경선 주자들은 경선과정에서 누워서 침뱉기 식의 이전투구를 벌여서는 안 된다.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전략을 써야 한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지역 간 갈등과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시대 변화와 흐름도 정확히 읽어야 한다. 페어플레이에 입각한 경선을 통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패자는 깨끗하게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을지로 최 사장의 12월은/최용규 논설위원

    여러 말 할 것 없이 민주통합당의 총선 패배는 사필귀정이다. 당 지도부가 처음부터 잘못된 길로 들어섰고, 칠흑 같은 어둠을 만났지만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죽은 노무현과 산 친노’라는 칼럼에서도 지적했듯이 진영논리는 덫이 됐고, 정체성 공천은 재앙이 됐다. 잘못된 과거와 현재에 집착한 나머지 미래의 그림자조차 보여주질 못했다. 쓰나미처럼 밀고 들어온 젊은 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는 자체 진단이 나왔지만 죽는 길을 고집했다. 이는 ‘새 정치’를 갈망한 민의에 대한 배신이다. 희망을 잃으면 절망이 싹트고, 절망감은 분노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이런 마음이 선거로 확인됐을 뿐이다. 이를 더욱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드러난 20대 투표율이다. 민주당이 잔뜩 기대를 걸었던 20대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총선 투표율보다 10% 포인트나 낮은 45%로 나왔다. 수도권이라 해서 서울(64.1%)만큼 다 높았던 것도 아니다. 인천(38.5%)과 경기(34.1%)의 투표율은 초라할 지경이었다. 믿었던 ‘주력군’이 정작 전장에선 무기를 버린 꼴이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활활 타올랐던 그들이 왜 외면했을까. 봄비 탓에 투표소를 찾지 않은 게 아니라 투표해야 할 이유와 의미를 찾지 못했다. 선거기간 내내 싸움질만 해댔지 이들이 갈망하는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들에게 미래는 첫째도 좋은 일자리요, 둘째도 좋은 일자리다. 그 어떤 달콤한 복지공약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하고많은 날 쌈박질만 할 게 아니라 표를 주면 너희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 내겠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려줬어야 했다. 그럼 장맛비가 내려도 한눈 팔지 않고 달려왔을 것이다. 신문 지면과 TV 화면에 등장한 동쪽은 빨강, 서쪽은 노랑으로 확연히 나뉜 지도는 보기에도 끔찍하다. 괴물처럼 다가온다. 사실 50대 초·중반이나 30, 40대만 해도 보수와 진보의 지긋지긋한 이념 전쟁에 적잖이 내상을 입었고, 치를 떠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안철수가 작년 가을 “국방은 보수, 경제는 진보”라며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상식’을 말했을 때 한 줄기 희망을 본 세대가 바로 이들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민주당의 통합을 바라보며 상식을 기반으로 한 정치의 창조를 기대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과거의 울타리를 튼튼히 하고 성곽을 쌓는 데만 열중했다. 희망에 어깃장을 놓은 것이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던 이들은 신천지가 열리지 않자 원래의 ‘소속’으로 되돌아갔다. 총선 이틀 뒤였으니까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을 때다. 이날 을지로 상패 가게 최 사장이 손님인 필자에게 “총선 결과 어떻게 보느냐.”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건넨 명함이 신문사 논설위원으로 돼 있으니까 뭘 좀 아는가 싶어 물었던 것 같다. 사실 웬만큼 친한 사이가 아니면 참 하기 어려운 얘기 가운데 하나가 선거 얘기다. 잘해야 본전이고, 그렇지 않으면 등을 돌리거나 사소한 말싸움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진 일도 있었다. 순간 당황했으나 “예상했던 일 아니냐.”는 필자의 말에 최 사장은 “바꾸고 싶었는데…” “이번엔 정말 바꾸고 싶었는데…”라며 낙담한 눈치다. 최 사장의 반응을 보니 그는 야당 지지자인 게 분명했다. ‘이번엔’이라고 강조하는 어투로 봐 열성 야당 팬인 것 같다. 이제 대선이다. 안철수의 묘한 움직임이 잠룡들을 깨웠다.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내고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성근 민주당 대표대행은 “이대로 가면 대선은 이긴다.”고 했지만 이대로 가면 진다. 그의 기대대로 되려면, 민주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변화의 주체는 대선주자들의 몫이다. 통합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진영논리를 버리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깨야 넓고 유연한 새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과거 이념에 집착하는 수구 진보, 수구 좌파로는 대선 승리는 요원하다. 지금 나오는 기계적인 중도론 역시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상식에 맞게 정강정책을 바꿔라. 그게 사는 길이다. ykchoi@seoul.co.kr
  • 김문수 “대선출마 굳혀”

    김문수 “대선출마 굳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 의지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4·11 총선 이후 여야 지도부 선출과 맞물려 대선 잠룡들의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김 지사는 19일 저녁 한 방송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달 15일 전당대회 전에는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 측근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경선 흥행과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게 김 지사의 판단이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총선 이후 친박 진영 독주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완전 국민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측근은 “여러 군데에서 (대선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김 지사가 사실상 대선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면서 “그의 고민은 2가지다. ‘도지사직을 언제 던질 것이냐’ 하는 부분과 ‘박 위원장의 대세론에 어떻게 도전할 것인가’ 라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한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김 지사가 대권 출마 의지를 조기에 밝힘에 따라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대권 잠룡인 정몽준·이재오 의원의 행보도 함께 빨라질 전망이다. 현역 최다선인 7선에 성공한 정 의원 역시 독자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의 측면 지원을 받으며 대선 가도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김 지사와 정·이 의원은 공통적으로 완전 국민 경선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 이를 매개로 한 연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다음 주부터 정 의원은 김 지사와 이 의원을 만나 의견 조율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박근혜·안철수 ‘빅2’ 본격행보에 꿈틀대는 여야 잠룡

    4·11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대선 정국으로 빨려들 기세다. 선거의 최전선에 섰던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과 조심스레 행보를 이어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압도적인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빅2’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면서 나머지 여야의 잠룡들 마음도 한층 다급해진 모습이다. 특히 한때 다자 대결 구도에서 안 원장을 제치며 박 위원장을 턱 밑까지 위협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총선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해 향배가 주목된다. 총선에만 매달려야 했거나 총선 전면에 나서지 못했던 다른 잠룡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간다. ‘박근혜 대 안철수’라는 공고한 맞대결 구도를 당장 깨고 올라설 방도가 마땅치 않은 이들은 일단 외연 확대를 도모하는 것으로,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정몽준 새누리 前 대표 “수도권 강자에 승산… 대안론 강조”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19대 총선이 박근혜 선대위원장과의 차별점을 드러낸 기회였다고 보고 있다. 16일 그의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과 젊은 층에 취약함을 드러낸 반면, 정 전 대표는 여기서 강점을 내보였다.”면서 “정 전 대표가 20대에서도 쭉 높은 지지를 얻어온 결과 이번 선거에서도 정당득표율보다 10.8% 포인트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박 위원장의 힘을 느낀 한편으로 그 한계성과 약점도 절감했다.”면서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대세론’의 실체가 어떠한지,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고, 그 대세론과 ‘진정한 대결’을 펼칠 누군가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세론’에 바람이 빠지면서 ‘대안론’이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 전 대표는 다음 주쯤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재개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국가 영도로서의 역량 내보이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전적 에세이 ‘나의 열정, 나의 도전’에 이어 세계 석학과의 대담집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와의 소통’, ‘자유민주주의의 약속‘ 등 5권의 저서 발간은 대권 주자로서의 ‘콘텐츠 공개’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인사들도 두루 챙기며 당내 저변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 측은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대선은 수십만표로 차이가 나는 싸움이라는 점을 절감하게 될 것이며 박 대표의 막연한 대세론에 불안감을 느끼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몽준 대안론’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문재인 민주 상임고문 ‘盧의 그늘’ 탈피 차별화 전략 관건 민주통합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입지가 4·11 총선을 계기로 흔들리고 있다. 총선 이전까지만 해도 그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대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권주자였지만 총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도가 주춤했다. 부산 지역 선거에서 친노(친노무현) 주자들의 동반 당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홀로 생환하면서 ‘문재인 한계론’도 급부상했다. 그 결과 ‘안철수 대망론’이 다시 살아났고, 문 고문은 물론 당의 주류 세력인 친노에도 극복해야 할 위기가 닥쳤다. 문 고문이 현 시점에서 ‘문재인’ 인물을 내세운 전략만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법으로는 본인은 살아올 수 있을지 몰라도 민주당의 전선을 형성하며 동반 당선을 끌어낼 수 없다는 점이 부산 선거에서 입증됐기 때문이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략과 가치를 신속히 만들어 내야 할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리틀 노무현’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대권주자, 김두관 경남지사와의 차별화도 어렵다. 더욱이 친노계의 대표주자라는 타이틀 하나만 갖고는 안 원장과 경합을 벌일 수도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 고문은 당분간 당선 인사를 하면서 정국 구상을 할 계획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문 고문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산도 두터운 벽을 절감했지만 변화의 희망을 봤고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희망을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이 모두 모여야 희망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재오 의원 측근들 대거 낙마 충격 재집권 위한 역할 모색 살아 돌아온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의 운신 폭은 19대 국회에서 한층 좁아졌다. 자신은 5선 고지를 밟았지만 진수희, 권택기 등 친이재오계 측근들은 공천과정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19대 국회에선 혈혈단신이라고 볼 수 있다. 측근들은 16일 “그가 정권 재창출만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시점에선 본인이 대권주자로 직접 나서기보다 재집권을 위한 역할론을 찾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박(非朴·비박근혜) 세력 중 친이(친이명박)계의 그림자가 가장 짙게 드리워진 점이 아킬레스건이다. 대선 국면에서 그의 존재감을 MB 심판론과 어떻게 분리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총선 개표 막판까지 야권연대의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와 경합을 벌인 만큼 그 역시 이명박 정부 심판론의 파고를 겨우 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의원이 15일 밤 늦게 띄운 트위터 글은 의미심장하다. “싱거운 친구가 느닷없이 전화를 해서 니 뭐하노 / 국회의원하지 뭘 해 / 그거 말고 뭐 딴 거 안 하나 / 겸직금지인데 무슨 소리야 / 국회의원은 맨날 하잖아 말귀 좀 알아들어라 / 하고 탁 끊어버린다. 역시 싱거운 사람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김문수 경기지사 ‘非朴’ 진영의 구심점 朴대세론에 입지 축소 4·11 총선을 계기로 대권주자로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운신 폭이 커질수록 김 지사의 정치적 공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사직은 정치적 리스크를 줄여주는 ‘안전판’인 동시에 대권 행보를 가로막는 ‘족쇄’ 역할도 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때문에 김 지사가 무턱대고 대권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박 위원장의 위상 강화와 한 자릿수대에 머물고 있는 김 지사 본인의 지지율 등을 감안하면 무리수로 해석될 수 있다. 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인 지사직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김 지사가 대권 도전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한 트위터리안이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셨어요.”라고 묻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김 지사는 여전히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리면 언제든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향후 대선 국면에서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지켜본 뒤 최선의 대안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손학규 민주 상임고문 ‘경제 대통령’에 초점 대선 드라이브 본격화 당 대표 출신 야권대선주자인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대선 드라이브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경제 대통령’에 초점을 맞추고 경제 공약 완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손 고문은 이르면 이달 말 경제 민주화와 복지 정책 완성을 위해 일주일간 서·북유럽 현장을 발로 뛰는 ‘정책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6월 9일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고, 대선 경선 후보 등록 전달인 7월에는 자신의 경제 공약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손 고문 핵심 측근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당 전당대회 전후로 대선 캠프를 발족하게 될 것 같다.”면서 “협동조합 등 먹거리, 성장동력이 되는 경제 정책을 다듬고 있고 조만간 직접 해법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초고가 완성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은 지난 주말에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정책자문단들과 경제 분야 토론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손 고문의 측근은 “대선 후보 캐치프레이즈로 ‘함께 잘사는 세상’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건 ‘준비된 대통령’과 유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 고문은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는 페이스북에 자신의 자서전을 올리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두관 경남지사 ‘문재인 대안론’ 부상 당내 입지 확보 주력 4·11 총선 이후의 정국을 바라보는 김두관 경남지사의 시선은 한층 복잡한 듯하다. 김 지사 본인이 직접 대선 도전의 뜻을 공식화한 적은 없으나 야권에서는 줄곧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잠재적 대선주자 반열에 그를 올려놓고 있다. 김 지사 본인도 내부적으로는 총선 이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채비를 갖춰 왔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대선 도전의 발판이 될 외곽조직 ‘참여민주연대’를 결성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근에는 서울에 직원 7명으로 별도 사무실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의 이 같은 행보는 ‘문재인의 대안’을 겨냥한 측면이 강하다. 김 지사도 얼마 전 비공식 모임에서 “대권이라는 게 자질이나 능력,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운명이란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유일대안’으로서의 기대감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총선 이후 야권의 흐름은 녹록지 않다. 문재인의 대안으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안철수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입지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그의 셈법도 다소 복잡해졌다. 주변에서는 그러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당장 제도권 정치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1차로 민주당 내 입지를 넓힐 기회는 없지 않다는 판단이다. 김 지사는 16일 경남 실·국장 회의에서 총선 당선자들과 간담회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두바퀴 천국’ 봄 봄 봄을 달린다

    ‘두바퀴 천국’ 봄 봄 봄을 달린다

    무르익은 봄을 달래는 감동과 열정의 은빛 레이스가 다시 시작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정정택)이 주최하는 동아시아 최고의 국제도로사이클축제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2’가 오는 22일 막을 올린다. 아시아의 ‘투르 드 프랑스’를 자처하며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22일 인천시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서울, 충남 부여~전남 광주~여수~경남 거창~경북 구미~영주~충북 충주 등 8개 거점도시를 통과한 뒤 29일 경기 여주~하남 구간을 끝으로 8일 동안 총 연장 1800㎞를 쉬지 않고 페달을 밟는 철각들의 대장정이다.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3억원. ●8일간 8개 도시 통과… 국내외 22개 팀 출전 국내외 국제사이클연맹(UCI) 등록 선수로 구성된 엘리트레이스와 자전거 동호인들이 출전하는 스페셜레이스로 나눠 치러진다. 올해 엘리트레이스에는 해외 14개국 18개팀, 국내 4개팀 등 총 22개팀이 출전한다. 특히 올해에는 UCI의 상위 등급 팀들이 더 많이 출전해 질적 수준이 대폭 향상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UCI가 분류하는 대회 등급도 종전 2.2C에서 2.1C로 상향 조정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프로페셔널 콘티넨털팀(이하 PC팀)을 지난해 1팀에서 3팀으로 늘렸다. 이는 UCI가 분류한 4개 등급 가운데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최고 수준의 팀으로 프로투어팀 다음의 등급이다. 투르 드 프랑스에도 출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팀들이다. 강력한 우승 후보는 역시 PC팀에 속한 ‘팀 타입1’(미국)이다. 올해 우승하면 대회 2연패다. 그러나 올해 레이스에 새로 합류한 PC팀인 러시아의 ‘루스벨로’, 그리고 중국의 ‘챔피언 시스템’도 ‘잠룡’이다. 2010년 개인종합 우승자인 미첼 프리드먼(미국)과 지난해 1위를 차지한 초이치하오(홍콩)도 출전한다. 국내 선수 가운데는 2010년 산악구간 1위인 공효석(금산군청)과 2007년 개인 1위 박성백(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이 각축을 벌인다. ●국제사이클연맹 대회 등급상향 전망… 미첼 프리드먼 등 세계적 선수 출전 국내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특히 투르 드 코리아는 꿈의 무대다. 이들이 참가하는 스페셜레이스에는 20개팀 200명의 선수들이 두 차례의 사전테스트를 통과했다. 레이스 거리는 700㎞. 지난해 미시령, 대관령 힐클라임대회에서 미니벨로 부문 여자부 1위를 차지한 이경은(37)씨를 비롯해 30~40대 여성 레이서 4명이 눈길을 끈다. 산악자전거(MTB)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 앤드루 존(40·미국)을 비롯한 외교관, 영어학원 강사, 미군 등 다양한 직업의 14명 외국인 참가자들도 국내 최대의 자전거축제를 기다리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광장] 시대정신 잘 읽어야 대권이 보인다/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대정신 잘 읽어야 대권이 보인다/구본영 논설위원

    4·11 총선은 역대 어느 총선보다 뜨거웠다. 연말 대선의 전초전다웠다. ‘정권 심판론’과 ‘거대 야당 견제론’이 창과 방패처럼 부딪쳤다. 그 맨 앞줄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등 대선주자들이 섰다. 또 다른 대선 잠룡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투표 독려 멘션을 날리며 존재를 알렸다. 하지만 무대의 열기에 비해 관객들은 심드렁했다. 조국 교수와 김제동·김미화씨 등 야권 성향 소셜테이너들이 투표율 제고 치어리더로 나섰다. 안철수 원장은 “투표율이 70% 넘는다면 미니스커트 입고 노래까지 하겠다.”고 했다. 조(兆) 단위 ‘무상 시리즈’ 공약도 넘쳐났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54.3%에 그쳤다. 생뚱맞은 상상일까. 선거 유세 무대와 객석의 온도차를 느끼면서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로 만든, 로버트 레드퍼드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다. 주인공 개츠비는 참 이중적 인간이었다. 가난 때문에 실연한 뒤 밀주사업으로 떼돈을 번 속물이었다. 그러면서도 옛 연인 집 건너편에 대저택을 짓고 밤마다 파티를 열어 첫사랑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순정파였다. 개별 유권자들도 개츠비처럼 양면적일 수도 있다. 이번에도 지역주의에 휘둘리거나 포퓰리즘에 흔들리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았을 게다. 그러나 긴 눈으로 보면 유권자의 총합으로서 국민은 언제나 현명했다. ‘위대한 국민’은 이번에도 투표 참여를 통해, 혹은 ‘거기가 거기 같은’ 이전투구 선거판을 외면함으로써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봐야 한다. 그 결과는 야권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의 패배로 귀착됐다. 이른바 여권의 트리플 악재(레임덕, 측근 비리, 민간인 사찰 파문)로 인해 야권이 유리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민심의 번지수를 잘못 짚은 업보다. 애당초 국민의 바람은 여야의 상대 당에 대한 네거티브가 아니라 스스로의 집권 역량을 보여달라는 것이었을 듯싶다. 영화 속 개츠비가 간절히 기다린 것은 첫사랑 데이지였지, 파티에 몰려든 사람들의 수군거림이나 입에 발린 칭송이 아니었듯이…. 그럼에도 선거 직전 민주당은 여당 시절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론과 제주 해군기지 무효화론을 들고 나왔다. 첫 실착이었다. 이후 통합진보당의 경선조작 파문과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저질 막말 파문이 터졌다. “유영철을 풀어 미 국무장관 라이스를 ××해 죽여야 한다.”니, 상식으로 이해가 될 말인가. 그런데도 대응 태도가 더 나빴다. 물러난 민주당 한명숙 당시 대표는 나꼼수 눈치 보기에 급급했고,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김 후보를 신뢰한다.”고 했다. 민심을 들을 요량은 않고 진영의 논리만 오만하게 들이댄 꼴이다. 이러니 지역적으론 충청과 강원, 성향 면에서 중도층이 야권연대에 등을 돌렸다고 봐야 한다. 가뜩이나 야권연대의 지나친 ‘좌클릭’에 일말의 불안감을 갖고 있던 유권자들이었다. “과격한 이들의 억지와 열정은 중도층에 염증만 안겨줄 뿐”이라는 진보논객 진중권 교수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그렇다고 해서 새누리당 박 비대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인가. 여당의 서울·수도권 총선 성적표는 외려 그 반대 징후다. 박 위원장이 여전히 수도권의 젊은 민심 흡인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더욱이 야권연대를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진영의 정당 득표율은 48대48이었다. 대선 레이스는 이제부터인 셈이다.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주자라면 ‘국민의 간절한 바람’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그런 ‘시대정신’은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옥타브 높은 목소리에 있지 않음을 이번 총선 결과는 말해준다. 대선주자들이 보수든 진보든 양 극단에 속하지 않은 채 침묵하는 다수의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다. kby7@seoul.co.kr
  • 위기앞 보수 대결집… 새누리, 강원·충청까지 영토 확장

    위기앞 보수 대결집… 새누리, 강원·충청까지 영토 확장

    4·11 총선 결과는 정권말 선거라는 악조건 속에서 보수의 대결집이 의회 권력 지형을 뒤흔든 선거라는 평이다. 당초 16대 탄핵 정국에서 한나라당이 얻은 121석을 넘기면 선전했다고 봤던 새누리당은 당명까지 바꾼 고강도 처방으로 1당 과반 지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텃밭인 영남뿐 아니라 정치적 중원 지대인 충청 선전과 야도(野道)인 강원에서 압승을 끌어낸 건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축인 ‘미래권력론’을 적극 띄우며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민주통합당은 이길 수 있는 선거를 패배했다는 책임론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공천 잡음과 모바일 경선 조작과 김용민 막말 파문의 악재를 끝내 넘지 못한 게 패착이 됐다. 여성 비하와 노인 폄하, 교회 모독 논란 등 금도를 넘은 김용민 막말에 안이하게 대응한 건 부동층뿐 아니라 기존 지지층을 이탈시킨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높지 않았던 투표율도 한계가 됐다.  사실상 기존의 여대야소 정국이 유지되면서 ‘포스트 총선’은 대선을 앞두고 여야 간 주도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대 총선 자체가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했던 만큼 각 당 역시 대선체제로의 조기 전환도 예측된다. 12월 19일 대선까지 8개월이라는 짦은 기간만 남겨둔 만큼 여야는 정권 창출을 위한 대선 체제 재편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8대 총선의 81석보다는 세를 확장한 만큼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파상 공세를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권력누수)은 여야 권력의 지형 변화에 관계없이 일정 부분 가속화되는 숙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새누리당 박 위원장도 수도권에서 비등한 정권심판론 기류를 확인한 만큼 현 정부와 차별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박 위원장이 총선 승리로 당 장악을 확고히 굳혔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일정 부분 협력하며 야권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며 대선 협조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한명숙 체제의 한계가 확인된 만큼 지난 1·15 전당대회 이후 ‘100일 천하’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선까지 현 체제를 끌고 갈지 비상대책위원회의로 전환할지 기로에 섰다.  정국 대립은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총선 패배를 만회하고 대선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대적 공세로 국면 전환을 꾀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은 총선 전부터 “이명박 정부의 기존 정책을 뒤집겠다.”고 단단히 별러 왔다. 이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한 수정 혹은 폐기를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재협상, 제주 해군기지 재검토 등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대선 정국까지 야권의 공세 밑천이 될 수 있는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대통령 측근 및 내곡동 사저 비리 의혹 등 권력형 게이트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특검제 도입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심판대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진보당은 당초 목표였던 20석 달성은 좌절됐지만 19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확실히 거머쥐게 됐다는 점에서 성과를 거뒀다.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통해 정책 연대를 이룬 만큼 한·미 FTA와 재벌개혁 등에 ‘좌클릭’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구축해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통합진보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여야는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며 대치 정국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가 ‘박근혜에 의한 선거’인 만큼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세론은 탄탄대로에 진입했다. 새누리당은 대선 체제로 전환해 정권 재창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패배가 박 위원장의 대선 가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체 246개 선거구 중 절반에 육박하는 112개 선거구인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은 강남벨트를 제외하면 상당부분 교두보를 잃었다.  민주당은 문재인 상임고문이 부산 사상에서 승리해 원내로 진입하면서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대표 주자로 손학규 전 대표 등 기존 잠룡들과 대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서울광장] 레이건에게서 배워라/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레이건에게서 배워라/주병철 논설위원

    1970년대 중반 미국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등으로 경제상황이 엉망이었다. 수년간의 경기침체 탓에 공화당 출신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후임으로 민주당 후보인 지미 카터가 당선됐다. 하지만 카터는 베트남 전쟁의 후유증으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에 시달려야 했다. 연방예산 적자폭을 줄여 이를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카터는 1978년부터 내리 3년간 두 자릿수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카터 후임자는 공화당 후보 로널드 레이건이었다. 당시 레이건의 승리는 카터의 실책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만의 비결이 있었다. 그의 선거전략은 국민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주는 데서 시작했다. 재선에 도전한 카터 후보와의 TV토론이 하이라이트였다. “국민 여러분, 지금 생활이 4년 전보다 나아졌습니까.” 진부하지만 낯익은 이 말 한마디에 지치고 힘든 국민들은 위로를 받았다. 국민들은 점차 레이건의 진정성을 알았고, 그와 함께 하면 뭔가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감동 리더십의 효과다. 레이건은 역대 어떤 후보보다 목표와 비전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했다. 지출 삭감, 세금 인하, 긴축 통화, 규제 완화 등의 공약을 왜 내놓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했고 당선 이후에는 이를 차질 없이 실천에 옮겼다. 덕분에 재임기간 중 3%대 후반의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했고, 13%대의 물가를 6%대로, 19%의 금리를 8.7%까지 낮추는 등 경제를 살려냈다. 무엇보다 레이건은 철학이 분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원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존경하고 지지하는 민주당원이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도입하면서부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자신의 철학과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뉴딜정책의 핵심은 정부 개입이었다. 그는 개인·자유·근면·정직 등 청교도주의에 뿌리를 둔 전통적 가치관을 중요시했다. 그래서 그는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는 국민들이 일할 수 있도록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믿었고, ‘놀고 먹는’ 사람에게 세금을 쓰지 않았다. 지금 우리 경제 여건과 정치 상황 등은 당시 미국과 비슷하다. 유감스럽게도 우리에겐 경제를 이끌 추동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수출 둔화와 소비 감소,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3% 초반으로 뚝 떨어질 거라고 한다. 고학력의 청년백수와 전체 인구의 11%를 넘어선 노인 인구의 일자리가 고민거리다. 지난해 연간 가계소득은 월평균 384만 2000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지만 소득 5분위배율은 5.73배로 전년도(5.71배)보다 더 악화돼 걱정이다. 국가 지도자들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고, 국민들에게 용기를 복돋워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을 유혹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한국판 레이건’ 정신은 아무 데도 보이질 않는다. 국민이 정치 리더들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일자리 고민보다는 이념 논쟁에 더 빠져 있다. 조만간 4·11 총선이 끝나면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이번 대선에 나가려는 주자들은 무엇보다 훼손되고 헝클어진 한국적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데 고민해야 한다. 평등의 민주주의와 불평등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대충돌이 가져다 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에 대해서 답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총선용으로 급조한 공약들을 재점검해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시 내놔야 한다.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세목을 신설하거나 부자들이 돈을 더 내야 한다면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리더십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때 미국의 중흥을 일으킨 ‘레이건 대통령’을 한번쯤 연구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대적 상황이나 이념, 정책기조 등이 다르다고 해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지한 고민, 일관된 정책 집행, 국민 통합 능력 등은 배울 수 있으면 배워야 한다. 그런 게 국민을 위한 거다. bcjoo@seoul.co.kr
  • 민주통합당 선대위 진용

    민주통합당은 21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한명숙 대표가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4·11 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매머드급 규모로 출범시키고 선거일까지 3주간 전개될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 대표와 함께 선거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특별선대위원장에는 대선주자인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과 이해찬 상임고문, 노동계 몫의 이남순 전 한국노총 위원장,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7명이 선임됐다. 통합의 주체 세력인 ‘혁신과 통합’과 한국노총, 구 민주계의 계파별 수장과 민주노총이 나란히 선대위의 키를 잡은 셈이다. 그러나 손학규 전 대표가 이날 ‘백의종군’하겠다며 특별선대위원장 직을 사양해 그 배경을 놓고 당 안팎으로부터 분분한 해석을 낳았다. 당 지도부는 일단 손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 명단에 올린 뒤 계속 설득하기로 했지만 손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한 대표를 필두로 한 지도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 전 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는 대신 선거 지원을 위해 대구로 향했다. 선대위의 일원으로서가 아니라 대선 잠룡으로서 개별 지원행보에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의 이 전 위원장이 특별선대위원장을 맡은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당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이 많은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입당했는데도 비례대표에서는 제외된 터라 특별선대위원장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조합원 1만 5000명의 지지선언 속에 조합원 1000명의 입당원서를 들고 민주당에 입당한 이 전 위원장은 그러나 먼저 민주당 내에 자리를 잡은 한국노총의 ‘텃세’ 탓에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공동선대위원장은 문성근, 박영선, 박지원, 이인영, 김부겸, 이용득, 남윤인순, 김광진 최고위원으로 구성됐다. 다만 박영선 최고위원이 이날 당 공천에 불만을 표시하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한 터라 공동선대위원장 활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선거대책 실무를 책임질 선거대책본부장에는 박선숙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이 밖에 민주당은 선대위 산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본부장에 문용식 당 인터넷소통위원장과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를 임명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이번에 공동선대위원장과 평등노동본부장을 동시에 맡아 노동계 출신 후보들을 지원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불붙은 여야 주요 격전지

    여야가 공천 포석을 마무리하면서 4·11 총선의 대결 전선이 구체화되고 있다. 서울은 곳곳에 거물들이 포진해 정치 인생을 건 퇴로 없는 승부를 진행 중이다. 이 한 차례의 승부가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거쳐 간 ‘정치 1번지’ 종로가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6선 홍사덕 의원과 야권의 잠룡인 4선 정세균 후보가 운명을 걸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번 총선 승부의 풍향계 성격이 더해지고 있다. 서울 중구는 내로라하는 ‘정치 가문’의 맞대결로 2~3대에 걸친 자존심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현역 최다선이자 조병옥 박사의 아들인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의 8선 도전에, 6선 정석모 전 의원의 아들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누리당 후보로 4선에 도전한다. 민주당 정호준 후보는 중구에서 5선을 한 정대철 상임고문의 아들로 집안으로 치면 6선 도전이다. 새누리당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강남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놓고 ‘커리어 전체’를 내건 승부에 나섰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역시 사실상 ‘정치 인생’을 담보로 내놓았다. 민주당 4선인 천정배 의원과 정균환 전 의원도 각각 송파을과 송파병에서 새누리 초선인 유일호·김을동 의원을 상대로 배수진을 쳤다. 동대문을은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의원의 5선 도전에 민주당 민병두 전 의원이 4년 만에 재대결을 벌이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대표적 공격수인 홍 의원과 2007년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이명박 당시 후보의 BBK사건을 물고 늘어진 저격수 민 전 의원 간의 일전이다. 영등포을은 연달아 3선을 한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권영세 의원과 MBC 스타 앵커 출신의 신경민 민주당 대변인이 접전하고 있다. 공정 언론 쟁취를 표방하며 파업 중인 KBS와 MBC가 있는 지역에 현 정부에 각을 세웠던 앵커 출신 후보를 배치, 만만치 않은 선거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경남(PK)의 낙동강 양쪽 지역이 주무대인 낙동강 혈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속 세력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PK 세력의 정치적 대결로 읽혀지는 곳이다. 멀게는 12월 대선전과도 맞물려 있다.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의 대대적인 동진(東進) 공세를 새누리당이 부산을 보수의 성지로 수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새누리당은 지역일꾼론을 앞세우며 문(문재인-문성근)을 걸어 잠그는 데 총력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진격 중이다.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최전선에 섰고,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가 박 위원장의 세를 업고 이에 맞서고 있다. 북·강서을은 부산 토박이 검사 출신인 김도읍 후보와 민주당 문성근 최고위원이 혼전을 벌이고 있다. 낙동강 서쪽의 김해을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진 격전지이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인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당과 야권연대 경선을 연이어 승리하며 탈환 의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경남지사 출신으로 친노 성지에 새누리당 깃발을 꽂은 김태호 의원은 인물론으로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몽준 “박근혜·비대위 무한책임져야” 유정현·석호익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정몽준 “박근혜·비대위 무한책임져야” 유정현·석호익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새누리당이 4·11 총선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당내 공천 잡음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후보들 금품살포 의혹 제기 유정현(중랑갑) 의원과 석호익(경북 고령·성주·칠곡) 전 KT 부회장은 18일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박형준(부산 수영)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무소속 출마를 고심 중이다. 조진래(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은 국민참여경선 과정에서 조현룡 후보의 금품제공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심재엽(강원 강릉) 후보는 권성동 의원이 관내 교회에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을 제기하며 공천위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무한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의 활동이 3개월을 지났고 공천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공천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대위를 정조준했다. 그는 “왜 비대위를 만들었고 무엇을 위해 쇄신했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당의 정체성은 훼손되고 공천은 친박(박근혜) 감싸기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새누리당은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 특정인을 위해 당의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면서 “분열하면 모두가 죽는다는 식으로 압박을 가하며 당내 비판 세력을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인물들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사당화가 진행되면 새누리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든 지든 결과에 관련없이 큰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덧붙였다. ●鄭 “친박 감싸기로 변질” 질타 정 전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먼저 비대위를 쇄신하고 개인이 아니라 그야말로 당을 위해 새롭게 출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당을 사유화하고 있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총선결과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입당하지 않은 비대위원이 있다면 입당절차를 밟거나 사퇴하는 것이 정치도의적으로 최소한의 필요한 조치”라며 “당내 민주화를 위해 사실상 폐지된 중진회의를 부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2011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뚜껑 열어보니…

    2011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뚜껑 열어보니…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은 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 여파가 지속돼 여야 모두 된서리를 맞았다. 후원금의 감소 폭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8일 공개한 ‘2011년도 정당·후원회 등의 수입·지출 내역 공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후원금 총액은 310억원이었다. 2010년도 477억원 대비 35%, 2009년도 411억원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2010년은 지방선거가 끼어 있어 후원금 한도가 1억 5000만원의 2배인 3억원으로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얼마나 컸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선관위 측은 “2010년 말 불거진 청목회 사건 논란이 정치자금법 개정 비판과 맞물려 계속 이어지면서 소액 후원금 규모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후원금 모금 건수 및 건당 모금액은 2009년 1086건 128만원, 2010년 995건 157만원, 지난해 687건 152만원으로 모금 건수는 줄었지만 1건당 기부액은 크게 늘어났다. 정당별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보다 후원금이 대폭 줄었다. 새누리당 후원금은 183억 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8.2% 급감했다. 민주통합당은 98억 2000여만원으로 27.4%, 자유선진당은 11억 9000만원으로 39.6%, 통합진보당은 7500만원으로 6.7%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후원금 모집 상위 20위 의원의 정당 분포는 전년도와 뒤바뀐 결과를 보였다. 지난해 후원금 상위 20위 안에는 민주통합당 11명, 통합진보당 1명, 자유선진당 1명 등 야당 의원이 1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반면 2010년 후원금 모집 상위 20걸에는 한나라당 16명, 민주당 4명으로 여당이 압도적이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2억 1300여만원의 후원금을 받아 1위에 올랐고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핵심 측근인 유정복 의원이 1억 8100여만원으로 2위에 랭크됐다. ‘강기갑 펀드’로 화제를 모았던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도 1억 7500여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대선 주자별로는 1~3위를 모두 민주당 잠룡 3인방이 차지하며 모금 한도액(1억 5000만원)을 초과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1억 5062만원, 정세균 상임고문이 1억 5027만원, 손학규 전 대표가 1억 5015만원 순이었다. 박근혜 위원장은 전년도 1위에서 5위(1억 4929만원)로 밀려났다. 박 위원장은 14명으로부터 300만원 초과 후원금을 받았는데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500만원), 조카 한유진씨(500만원), 정수장학생 출신 인사 모임인 ‘상청회’ 김삼천 회장(5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특임장관직을 수행했던 이재오 의원은 후원금 액수가 5935만원에 그쳤다.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는 1789만원으로 대권 주자 중 최하위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이재오 ‘전멸’·김문수 ‘선전’·정몽준 ‘희비’

    이재오 ‘전멸’·김문수 ‘선전’·정몽준 ‘희비’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가 19대 총선 공천에서 줄줄이 낙방하고 있지만 소계파별로 손에 쥔 성적표는 조금씩 다르다. 전체적으로 ‘친이계의 머리만 남고 손발은 잘린 상황’은 공통적이지만 측근 의원들의 생존율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 측은 거의 전멸 분위기다. 이 전 장관만 겨우 홀로 살아남은 상황이다. ‘이재오 직계’로 꼽히는 진수희(서울 성동갑) 의원과 권택기(광진갑) 의원이 지난 5일 2차 공천자 명단 발표에서 각각 전략지역으로 분류되거나 낙천하면서 충격은 극에 달했다. 아직 운명이 정해지지 않은 다른 의원들도 생존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재선인 이군현(경남 통영·고성) 의원은 일단 살아남긴 했지만 김명주 전 의원, 강석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 국장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부산권의 대표적 이재오 라인인 안경률(부산 해운대·기장을) 의원은 발표가 미뤄지고 있지만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같은 친이계라도 김문수 경기지사 측은 비교적 선전을 펼치고 있다. 핵심측근인 차명진(경기 부천소사) 의원이 1차 공천명단에서 단수공천자로 확정된 것을 비롯해 임해규(경기 부천원미갑), 김용태(서울 양천을) 의원이 모두 2차 발표에서 단수공천자로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올 대선의 여권 잠룡인 정몽준 전 대표 측은 희비가 엇갈린다. 정 전 대표 본인은 2차 발표 때 단수 공천자로 살아남았지만 측근들의 명암은 제각각이다. 최측근인 전여옥 의원은 6일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에 박선규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공천됨으로써 설 자리를 완전히 잃었다. 반면 정양석(서울 강북갑)·안효대(울산 동구)·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의원은 모두 2차 발표에서 공천이 확정됐다. 정 전 대표의 특보단장이었던 이사철(경기 부천원미을) 의원은 공천이 유보된 상태다. 당 일각에선 “같은 친이계라도 친박계와 친소 관계나 대선에서의 역할론에 따라 생사가 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총선 이후 대선 승리까지 가려면 수도권 거물 중진들은 살려놓되 저격수 역할을 하는 측근들은 잘라내 중진들의 행동 반경을 좁혀야 한다는 전략설도 제기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서울광장] 진보도 탈북자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진보도 탈북자 ‘불편한 진실’ 직시해야/구본영 논설위원

    소설 ‘생의 한가운데’를 쓴 루이제 린저는 독일의 유명 여류 작가였다. 나중에 나치 전력이 밝혀져 스타일을 구기긴 했지만. 1970년대 전후 한국에서도 꽤 사랑받았다. 적어도 북한에 관한 그의 무비판적 찬양이 ‘허무 개그’로 판가름되기 전까지는. 린저는 10여 차례나 평양을 찾아 김일성 주석과 교분을 텄다. 김일성이 생일상을 차려준 적도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또 하나의 조국’을 썼다. 1980년대 국내 운동권의 ‘필수 교재’였던 북한 기행문이다. 그는 이 책에서 “북한엔 감옥이 없다.”, “북한의 노동자·농민은 과로하지 않는다.”는 등 북한 당국의 선전을 앵무새처럼 전했다. 하지만 “김일성을 만나고 인류의 미래를 믿게 됐다.”는 식의 그의 어처구니없는 안목은 유럽에서도 머잖아 웃음거리가 된다. 김일성 사후 헐벗은 북한의 실상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다. 린저가 지상낙원이기를 바랐던 북한을 이탈한 탈북자 인권 문제가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 기아와 폭정을 피해 북한체제를 벗어난 이들을 중국이 강제 북송하면서다. 차인표씨 등 연예인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북송 중지 캠페인에 불을 붙였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11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다 병원으로 실려갔다. “안보엔 보수, 경제엔 진보”라던 ‘대권 잠룡’ 안철수 교수도 지난 주말 북송 반대 집회를 찾아 탈북자들과 공감했다. 그러나 야권은 탈북자 문제의 이슈화에 극히 소극적인 분위기다. 특히 진보적 성향일수록 문제를 거론하는 것조차 꺼리는 기미다. 민주통합당도, 통합진보당도 묵묵부답이다. 우리 야권이 이러니 정부의 대중 외교인들 무슨 힘을 받겠는가. 정부는 얼마 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의 반인권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중국은 “탈북자 문제의 국제화·난민화를 반대한다.”며 오불관언이다. 우리 내부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판에 무슨 수로 주요 2개국(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을 설득해 내겠는가. 북한 세습체제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은 탈북 기도자를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두만강·압록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죽는 마당에 용케 탈북한 주민을 다시 북송한다고? 탈북자를 사지(死地)로 내모는 강제 북송을 막는 일은 차인표씨의 표현처럼 “인간의 도리”일 뿐이다. 좌우 이념을 초월한, 인간 생존권이 걸린 사안이란 얘기다. 간혹 탈북자 문제에 입을 다물면서 “남북 관계를 감안해서….”라고 핑계를 대기도 한다. 하지만 비겁한 허위의식일 뿐이다. 치부를 덮어준다고 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외부에서 지원하든 비판하든 달라지지 않은 것은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이 ‘김씨 조선’의 지상목표란 점이다. 그러기에 다수 보통 주민들이 배를 곯아도 핵게임을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탈북자들이 양산되고 있지 않은가. 린저도 김일성 체제의 그늘엔 눈 감고 양지만 바라보았지만,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의 삶은 날로 피폐해졌다. 그는 19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기간 북한에서 수백만명이 아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002년 그가 작고할 때까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혹한 진상에 대해 입을 닫았지만, 어디 북한주민의 인권이 개선되었던가. 보수·진보 어느 쪽이든 유·불리 기준에 따른 진영 논리에 갇혀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정권이 아닌, 북한주민을 돕는 일에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이제 진보 진영도 하나의 ‘불편한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 즉, 북한 인권이나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게 진보의 가치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누이와 딸들이 운 좋게 북·중 국경을 넘은 뒤 중국 내 성매매 조직에 팔려가거나, 강제 북송되는 비극 앞에 침묵하겠다고? 참진보라면 그럴 순 없다. 진보적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진실을 대면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결국엔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맞닥뜨릴 환멸을 막아준다.”고 했다.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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