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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청춘설화 ‘마녀보감’ 하이라이트 영상 공개

    조선청춘설화 ‘마녀보감’ 하이라이트 영상 공개

    ‘조선의 마녀’를 소재로 한 청춘 설화 드라마 ‘마녀보감’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공개됐다.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 측은 11일 네이버 TV캐스트 등을 통해 ‘마녀보감’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13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하늘을 섬기는 소격서 영(令) 최현서(이성재 분)와 흑주술을 통해 불경한 기운을 불러들이는 홍주(염정아 분)의 대립, 홍주를 이용해 세자를 얻으려는 대비 윤씨(김영애 분)와 중전 심씨(장희진 분),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해란(정인선 분)의 잔혹한 운명 등 흑주술을 통해 순회세자와 연희(김새론 분)가 태어나기까지의 이야기가 무게감 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분위기는 허준(윤시윤 분)의 등장으로 180도 달라진다. 뛰어난 재주를 펼치는 대신 돈을 벌고자 여장을 하고 궁녀들에게 방문 판매를 하는 허준의 능청스러운 입담이 코믹하게 펼쳐지는 것. 허옥(조달환 분)의 제안에 따라 흑림에 들어가 허준이 연희를 만나는 장면, 백발머리를 한 채 얼음호수에 잠기는 연희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이처럼 드라마 ‘마녀보감’은 탄탄한 줄거리와 아름다운 영상미, 눈을 뗄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첫 방송 전부터 많은 이들에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편 조선 청춘 설화 ‘마녀보감’은 저주로 얼어붙은 심장을 가진 마녀가 된 비운의 공주 서리(연희, 김새론 분)와 마음속 성난 불꽃을 감춘 열혈 청춘 허준(윤시윤 분)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윤시윤, 김새론을 비롯해 이성재, 염정아, 곽시양, 김영애, 전미선, 문가영, 조달환, 장희진, 이이경, 이지훈 등 이 출연한다. 오는 5월 13일 저녁 8시 30분 JTBC 첫 방송. 사진·영상=마녀보감/네이버tv캐스트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인간 안에 웅크린 惡의 속살 벗겨내고 싶었다”

    “인간 안에 웅크린 惡의 속살 벗겨내고 싶었다”

    충격적인 패륜범죄가 ‘모티브’ 이번엔 악인이 객체 아닌 주체 “불편한 이야기 타협 않고 쓸 것” 다음 작품은 ‘재난 판타지’될 듯 인물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는 압도적인 서사로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정유정(50) 작가. 그가 이번엔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 3년 만에 발표한 새 장편 ‘종의 기원’(은행나무) 얘기다.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등 내는 작품마다 독보적인 상상력을 부려온 그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란 ‘자기 갱신’일 터. 누적 판매 80만부라는 독자들의 달뜬 기대에 부응하려면 밀도는 더 치밀하게, 설정은 더 극단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게 태어난 주인공이 ‘유진’이다. 상위 1%의 사이코패스. 정신의학자들 사이에선 ‘프레데터’(포식자)라 불리는 순수 악인이다. 전작에서도 전례 없는 악인의 얼굴을 빚어냈던 작가는 이번에는 ‘그’라는 3인칭에서 ‘나’라는 1인칭으로 악인을 자기 안에 불러들이며 악의 객체에서 주체가 됐다. “악의 속살을 벗겨내기 위해서”였다. “사이코패스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 안간힘을 썼어요. 이야기를 세 차례나 부쉈다 다시 쓴 것도 그래서였죠. 모든 인간의 마음에는 남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어두운 숲이 있어요. 그게 어떻게 발현되는지 알면 내면의 악, 타인의 악, 사회의 악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죠. ” 11일 만난 작가는 이번 주인공이 전작의 악인 캐릭터를 모두 뭉친 ‘인생 최고의 적’이라 했다. “못되고 치졸한 ‘내 심장을 쏴라’의 점박이, 남성적이고 섹시한 ‘7년의 밤’의 오영제, 악동이지만 버림받아 짠한 ‘28’의 박동휘 등 이들의 성정을 여러 겹으로 둘러싸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예요. 그러다 보니 인생 최고의 적이 된 거죠.” 작가의 머릿속에 주인공 유진이 착상된 것은 1994년 박한상 사건 때문이다. 미국 유학에서 도박 빚을 지고 돌아온 스물셋 청년이 부모를 수십 차례 칼로 찔러 죽인 패륜 범죄. 그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 ‘악(惡)에 집착하게 된 이유’가 됐다. 적수를 제대로 만들어내려 작가는 6개월간 취재와 공부에만 매달렸다. 유영철, 정남규, 조두순 등 국내외 대표 사이코패스에 대한 자료 수집부터 프로파일러 인터뷰, 범죄·진화심리학 책 읽기까지 섭렵했다. 유령도시 같은 소설의 배경인 군도는 초창기 인천 송도와 최근 토막 시신이 발견된 안산 시화호를 합쳐 구축한 신도시다. 스물여섯 청년 유진은 비릿한 피냄새에 잠을 깬다. 약을 끊으면 찾아드는 발작을 기다리던 새벽, 전화벨이 울린다. 어머니를 찾는 의형제 해진이다. 유진은 주방 앞 피웅덩이에 잠긴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한다. 이야기는 어머니를 살해한 ‘누군가’를 밝히는 사흘을 치밀하게 진술한다. 과거가 거듭 교차하며 실마리를 하나씩 던진다. 정유정은 부사, 형용사, 접속사 등을 허락하지 않는 특유의 짧지만 정밀한 문장으로 극한의 결말까지 치닫는다. 평범한 소년이 어떻게 잔혹한 포식자가 되었는지, ‘나’의 핍진한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개연성이 부여되고 연민마저 느껴진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타인의 감정도 귀신같이 알지만 타인과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의 서술이란 점에서 자기 합리화, 거짓말도 가능해요. 그런 왜곡 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1인칭을 선택한 거고, 그에게 연민을 느낀다면 제가 능숙하게 거짓말을 잘 한 것이겠죠.”(웃음) 최상급의 악인을 만들어낸 작가는 “더이상의 사이코패스는 없을 것”이라 했다. 차기작은 재난 판타지라는 귀띔과 함께. 하지만 인간 본성을 꿰뚫는 특유의 불편하지만 마력 있는 그의 이야기는 계속될 예정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뭔지 알아요. 행복하고 감동적이고 편안한 이야기죠.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야기예요. 그건 절대 타협이 안 돼요. 2~3년 외롭게 쓰려면 제 가슴이 먼저 뛰어야 하거든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경찰, 조성호 계획범행 입증 주력 속 13일 송치 예정

    경찰, 조성호 계획범행 입증 주력 속 13일 송치 예정

    경찰은 조성호(30)가 ‘사이코패스 성향은 아니다’는 심리분석 결과가 나온 가운데 계획적인 범죄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 관계자는 11일 “조성호의 범행은 순간적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기 어려워 계획범죄 근거를 명확히 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사도 마무리 수순이어서 13일 오전 그동안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로 넘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성호가 살해 전날인 지난달 12일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망치를 가져와 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이튿날 새벽 함께 살던 최모(40)씨를 살해한 점과 최씨의 욕설을 들은 뒤 최씨가 잠들 때까지 30여분간 기다렸다가 범행한 점 등을 계획 살인의 근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조성호는 경찰조사에서 “3월 말부터 최씨가 폭언을 자주 해왔고, 살해 전날 위협용으로 망치를 가져왔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현장검증을 위해 경찰서를 나설 때에도 취재기자들에게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했다. 위협만 하려고 가져온 망치였으나 술에 취한 최씨가 또다시 자신의 부모까지 들먹이며 폭언을 하자 그때야 순간적 화를 참지 못하고 살해할 생각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볼 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란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과 달리 ‘사이코패스 성향이 없는 정상’이란 심리분석결과가 나온 만큼 계획 살인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 형법은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우발적으로 볼 수 있는 보통 동기 살인의 경우 기본 양형 기준상 4~6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나, 계획범죄로 볼 수 있는 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의 경우는 기본형량이 22~27년에 달하며, 최대 25년 이상 무기징역에 처해질 수도 있다. 한편 조성호는 시신 유기 장소로 대부도를 택한 것은 서울신문 보도(11일자 9면)처럼 과거 성인영화 촬영 회사에서 일하면서 몇 차례 촬영차 현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야바위꾼 시대, 보이스피싱 시대

    [이호준 시간여행] 야바위꾼 시대, 보이스피싱 시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를 사느라고 겪는 증상일까. 요즘은 몇 달밖에 안 된 기억도 일쑤 안개 속인 듯 흐릿하다. 지난겨울 야바위꾼을 만난 기억도 그렇다. 유럽을 여행하던 중이 틀림없는데 그곳이 어딘지 확실치 않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이었던가. 아니면 생투앙 벼룩시장의 들머리였던가. 부다페스트나 프라하의 뒷골목이었을지 모른다는 의심도 버릴 수 없다. 야바위꾼과 만나는 순간 엉뚱하게도 반갑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아직도 저렇게 고전적인 수법으로 속이고 속는 사람들이 있다니.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야바위가 성행했던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야바위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협잡의 수단으로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보통은 세 개의 작은 종지 안에 주사위를 넣고 빨리 움직여 주사위가 들어 있는 것을 알아맞히는 도박을 말한다. 돈을 걸고 주사위가 들어 있을 법한 종지를 찍는 것인데, 무조건 잃게 돼 있다고 한다. 중간에 교묘하게 주사위를 빼내서 옮기기 때문이다. 야바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야바위꾼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바람잡이와 함께 판을 편다. 많을 땐 서너 명이 동원되기도 한다. 바람잡이의 역할은 먼저 돈을 걸어서 따는 걸 보여 주는 것이다. 구경하던 사람이 ‘저 사람도 따는데 나라고 못하랴’ 마음먹는 순간 주머니에 있는 돈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야바위꾼은 곳곳에 포진하고 있었다. 공원 같은 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도심에서 만나기도 했다. 관광지에도 어김없이 그들이 있었다. 엄연히 범법 행위지만 큰 범죄라는 인식이 없었고 ‘장비’도 단출했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야바위꾼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처럼 사람들이 어리숙하지도 않거니와 대체할 수 있는 ‘놀이’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에서 야바위꾼을 발견했을 때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갔다. 눈속임으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나쁜 짓이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순진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한참 지켜보다 보니 생뚱맞게 보이스피싱이 떠올랐다. 제자리에 머무는 구시대적 사기와 날로 진화하는 ‘첨단’ 사기라는 대비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눈만 뜨면 새로운 수법이 생겨난다는 보이스피싱. 얼마나 빠르고 무섭게 진화하는지 상상을 앞지른지 오래다. 저금리로 정부 지원 자금을 대출받게 해 준다며 대출금을 편취하기도 하고, 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까지 등장했다. 보이스피싱에 당하면 야바위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크다. 게다가 피해자는 대개 가난한 서민이다. 노인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목숨 같은 돈을 잃고 가정 자체가 파탄에 이른 가까운 사람도 있었다. 흉기를 휘두르는 것만 범죄가 아니다. 액수가 적든 크든 남을 속여 돈을 갈취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할 사회악이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잔혹성을 보면 야바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바뀌니 범죄가 흉포해졌다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피해자가 당하는 고통이 너무 크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그런 범죄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럽 어디였는지 장소는 흐려졌어도 야바위꾼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은 생생하게 남아 있다.
  • 곽도원 “악착같이 홍보하던 달수 형… 첫 주연 해보니 이해되네요”

    곽도원 “악착같이 홍보하던 달수 형… 첫 주연 해보니 이해되네요”

    출연 배우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다. 쌍천만 배우 황정민보다 앞이다. 기분을 묻자 머리에 깍지 낀 손을 대고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나지막이 숨을 내쉰다. “죽을 것 같이 부담되죠. (오)달수 형님이 ‘대배우’로 방송 뉴스에 출연한 것을 보며 정말 악착같이 (홍보)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이제 제가 곧 개봉이네요. 가장이 된 기분이랄까….” 우리에겐 악역으로 익숙한 신스틸러 곽도원(43)이 11일 개봉하는 스릴러 ‘곡성’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교 졸업 후 연극 무대에 뛰어들어 20년 넘게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영화 주연은 처음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 얼굴을 비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는 주연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곡성’은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새로 내놓은 문제작이다. 전남 곡성의 촌구석에서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는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돌린다. 가당치 않다고 여기던 어리숙한 경찰 종구(곽도원)는 자신의 어린 딸(김환희)마저 괴이한 증세를 보이자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곽도원은 나 감독이 얼마나 집요하게 영화를 찍는지 ‘황해’ 때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같이 작업을 해 본 배우와 스태프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데 곽도원은 첫 주연작을 나 감독과 함께하게 돼 오히려 안심이 됐다고. “시나리오만 봐도 어려운 장면이 많았고, 감정을 점점 증폭시켜야 하는데 순서대로 찍지 않을 것도 알고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서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죠. 하지만 막히는 부분은 나 감독이 도와줄 거라 생각했어요. 찍다가 중간에 타협했다면 찜찜했을 텐데 적당함을 모르는 감독 덕택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곡성’은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불행이 찾아오는 까닭이 궁금해서 시작했다는 이 영화는 현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에다가 초현실적인 요소까지 혼재돼 있다. 종교관도 은유적으로 비틀고, 결말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곽도원도 시나리오를 세 번이나 읽고서야 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지 않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도 상당하다. 곽도원이 캐스팅된 데는 바로 이 지점에 연유가 있다. “며칠 전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다가 제가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에선 악역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연극에선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웃음이 있어서 ‘곡성’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우리 일상이 항상 진지한 것은 아니잖아요. 웃음 안에 고민이 있고, 고민을 하면서도 웃음이 나오죠. 초상집에서도 삼일장 내내 울지는 않아요. 내부 기술 시사 때 전혀 반응이 없어 걱정했는데 언론 시사 때 웃음이 나와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몰라요.” ‘곡성’은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칸을 경험한 선후배에게 들어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터뷰의 연속에, 밤엔 술이라는데 돌아와서도 ‘곡성’ 무대 인사와 최민식과 함께하는 ‘특별시민’ 촬영 등의 일정이 빡빡하다며 ‘싫지 않은’ 푸념을 한다. “민식 선배님이 그러는데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관객들이 배우가 들어와 좌석에 앉을 때까지 노고를 위로하는 의미로 기립 박수를 쳐 준대요. 끝날 때도 그렇고요. 배우들은 그런 기분에 살아가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연극 무대에 설 때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어버이날에…친부 살해, 이불로 덮고 도망간 남매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아버지인 문모(78)씨를 살해한 문씨의 딸(48)과 아들(43)을 존속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매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문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자택에 출동, 대형 고무 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문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각각 따로 사는 문씨의 아들과 딸이 사건 현장에 방문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이 찍혀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남매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 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여 한 달여 전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매는 살해 여부와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남매가 7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아버지가 최근 여자친구와 가깝게 지내자 재산 상속을 놓고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동기를 캐고 있다. 문씨는 홀로 기초연금과 생계급여 등 월 36만원 안팎을 지원받아 살았다. 문씨 명의의 79.67㎡짜리 자택은 1억 5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나는 웃음도 줄 수 있는 배우” … 영화 ‘곡성’에서 첫 주연 맡은 곽도원

    “나는 웃음도 줄 수 있는 배우” … 영화 ‘곡성’에서 첫 주연 맡은 곽도원

     출연 배우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나온다. 쌍천만 배우 황정민보다 앞이다. 기분을 묻자 머리에 깍지 낀 손을 대고 잠시 허공을 올려다보더니 나지막이 숨을 내쉰다. “죽을 것 같이 부담되죠. (오)달수 형님이 ‘대배우’로 방송 뉴스에 출연한 것을 보며 정말 악착같이 (홍보)하는구나 싶었는데 그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이제 제가 곧 개봉이네요. 가장이 된 기분이랄까?.”  우리에겐 악역으로 익숙한 신스틸러 곽도원(43)이 11일 개봉하는 스릴러 ‘곡성’에서 주연을 맡았다. 고교 졸업 후 연극 무대에 뛰어들어 20년 넘게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영화 주연은 처음이다. 거의 모든 장면에 얼굴을 비치며 이야기를 끌고 간다. 그는 주연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무겁다고 했다.  ‘곡성’은 ‘추격자’(2008), ‘황해’(2010)의 나홍진 감독이 새로 내놓은 문제작이다. 전남 곡성의 촌구석에서 끔찍한 사건이 줄을 잇는다.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구니무라 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돌린다. 가당치 않다고 여기던 어리숙한 경찰 종구(곽도원)는 자신의 어린 딸(김환희)마저 괴이한 증세를 보이자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곽도원은 나 감독이 얼마나 집요하게 영화를 찍는지 ‘황해’ 때의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다고 했다. 같이 작업을 해 본 배우와 스태프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라는데 곽도원은 첫 주연작을 나 감독과 함께하게 돼 오히려 안심이 됐다고. “시나리오만 봐도 어려운 장면이 많았고, 감정을 점점 증폭시켜야 하는데 순서대로 찍지 않을 것도 알고 있었어요. 아이가 없어서 부성애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죠. 하지만 막히는 부분은 나 감독이 도와줄 거라 생각했어요. 찍다가 중간에 타협했다면 찜찜했을 텐데 적당함을 모르는 감독 덕택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곡성’은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불행이 찾아오는 까닭이 궁금해서 시작했다는 이 영화는 현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에다가 초현실적인 요소까지 혼재돼 있다. 종교관도 은유적으로 비틀고, 결말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곽도원도 시나리오를 세 번이나 읽고서야 조금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나 감독의 전작들과는 달리 잔혹함을 직접적으로 보여 주지 않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웃음을 유발하는 대목도 상당하다. 곽도원이 캐스팅된 데는 바로 이 지점에 연유가 있다. “며칠 전 감독과 술잔을 기울이다가 제가 코미디가 되기 때문에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영화에선 악역 이미지가 굳어졌지만 연극에선 코믹 연기를 많이 했어요. 웃음이 있어서 ‘곡성’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어요. 우리 일상이 항상 진지한 것은 아니잖아요. 웃음 안에 고민이 있고, 고민을 하면서도 웃음이 나오죠. 초상집에서도 삼일장 내내 울지는 않아요. 내부 기술 시사 때 전혀 반응이 없어 걱정했는데 언론 시사 때 웃음이 나와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몰라요.”  ‘곡성’은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칸을 경험한 선후배에게 들어 보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터뷰의 연속에, 밤엔 술이라는데 돌아와서도 ‘곡성’ 무대 인사와 최민식과 함께하는 ‘특별시민’ 촬영 등의 일정이 빡빡하다며 ‘싫지 않은’ 푸념을 한다. “민식 선배님이 그러는데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관객들이 배우가 들어와 좌석에 앉을 때까지 노고를 위로하는 의미로 기립 박수를 쳐 준대요. 끝날 때도 그렇고요. 배우들은 그런 기분에 살아가는 거죠. 다른 건 몰라도 연극 무대에 설 때 느낌이 들지 않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어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 남매 “얼굴 가리지 않겠다”, “신상 공개 괜찮다” 버텨 ‘당혹’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 남매 “얼굴 가리지 않겠다”, “신상 공개 괜찮다” 버텨 ‘당혹’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매가 자진해서 “얼굴을 공개하겠다”고 버티면서 경찰이 당혹해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근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의 피의자 조성호(30)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 조사를 받는 피의자가 이같은 반응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10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버지 A(78)씨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살인)로 붙잡힌 B(48·여)씨와 C(43)씨 남매를 조사하고 있다. 신원확인 절차와 분리 수사 등을 위해 피해자들이 경찰서 내부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몰려든 취재진의 카메라에 이들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잡혔다. 경찰은 이들의 얼굴과 신상이 공개돼 인권침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마스크와 모자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B씨 남매는 각각 “얼굴 가리지 않겠다”, “신상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완강히 버텨 결국 할 수 없이 가리지 않는 얼굴이 그대로 노출됐다. 토막살인 피의자 신상공개 논란을 의식한 경찰은 취재진을 상대로 촬영한 영상에 모자이크를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9일 조성호의 얼굴과 실명 공개로 논란이 일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구체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한 남매 “친족 범죄라 볼 수 없이 잔혹한 살해” 대체 왜?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한 남매 “친족 범죄라 볼 수 없이 잔혹한 살해” 대체 왜?

    어버이날인 8일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매가 붙잡힌 가운데 경찰은 “친족 범죄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살인”이라고 설명했다. 10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버지인 A(78)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의 딸 B(48)씨와 아들 C(4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경찰 조사에서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B씨 남매가 사전에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이틀 전인 6일 이삿짐센터에 전화를 걸어 이사를 하겠다고 예약한 뒤 이삿짐을 꾸렸다. 범행을 저지르고 도주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세들어 사는 오피스텔 주인에게도 이사할테니 권리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는 8일 인적이 드문 새벽 베낭에 짐을 꾸려 아버지의 아파트를 찾았다. 공교롭게도 A씨는 최근 사귀던 여성의 집에 이틀간 머물다 이날 오전 8시쯤 집으로 돌아왔다. B씨 남매가 어버이날을 핑계로 여자 친구집에 머물던 아버지를 유인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마치 아버지가 아침에 귀가할지 아는 것처럼 조용히 집에서 기다렸다. 아버지가 귀가한 지 한 시간여쯤 뒤에 다시 CCTV에 모습이 포착된 B씨 나매는 7시간 전 들어갈 때와는 다른 옷으로 말끔히 갈아입었고 양손에는 쓰레기처럼 보이는 짐꾸러미를 들고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범행을 저지르고 옷에 튄 핏자국 등을 은폐하기 위한 행동으로 추정된다. 경찰에 따르면 아버지 A씨의 사체는 흉기에 찔리고 둔기로 맞은 흔적으로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특히 이들 남매는 시신이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를 감추기 위해 대형 고무용기에 아버지 시신을 눕히고, 그 위에 이불을 10채나 겹겹이 쌓아놓은 채 빠져나왔다. 그들이 나오자 전자식 잠금장치가 달린 아파트 현관문은 자연스럽게 잠겼다. 경찰은 용의자가 특정되기 전까지는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미루어 원한으로 인한 범죄로 여겼다. 범인이 다름아닌 친딸과 아들인 것으로 사실상 드러나면서 그들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B씨는 교회 전도사로 활동한 전력이 있으나 최근에는 다니던 교회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인 C씨는 주변인에 따르면 오랫동안 고시공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남매는 모두 미혼이며 7년여 전 친모가 사망한 뒤 아버지 집에서 나와 함께 독립했다. B씨는 지난 2010∼2011년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며 신고했고, 2011년에는 두 차례나 아버지를 상대로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내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버이날 친아버지 살해한 비정한 자녀들

    어버이날 친아버지 살해한 비정한 자녀들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40대 남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아버지인 문모(78)씨를 살해한 문씨의 딸(48)과 아들(43)을 존속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남매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문씨와 연락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자택을 방문, 9일 오후 대형 고무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문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각각 따로 사는 문씨의 아들과 딸이 사건 현장에 방문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화면이 찍혀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결과 이들 남매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아버지와 다툼을 벌여 1달여전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남매는 살해 여부와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남매가 7년 전 어머니와 사별한 아버지가 최근 여자친구와 가깝게 지내자 재산 상속을 놓고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살해 동기를 캐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 남매가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하기 위해 고무 용기에 방치했으나 지인의 신고가 빨라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들 남매는 모두 미혼으로 주거와 직업이 일정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한 40대 남매…경찰 조사에서 “묵비권”

    어버이날 아버지 살해한 40대 남매…경찰 조사에서 “묵비권”

    어버이날 친아버지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매가 검거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0일 아버지 A(78)씨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의 딸 B(48)씨와 아들 C(43)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와 C씨는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오전 9시쯤 광주 북구 오치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 A씨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A씨의 자택을 찾아 9일 오후 대형 고무용기 속에서 이불 10채로 덮인 채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사건당일 오전 독립해 따로 사는 B씨와 C씨가 사건 현장에 방문한 모습이 CCTV 화면에 찍혀 이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조사 결과 B씨와 C씨는 과거 어머니가 살아있을 당시 함께 살던 자택을 두고 A씨와 다툼을 벌여 1달여 전 경찰조사를 받았던 것으로도 드러났다. 경찰은 오피스텔 보증금을 받아 도주하려는 B씨 남매를 붙잡았다. B씨 남매는 살해여부와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산 토막살인범은 왜 도주 시도조차 안 했나

    최대 한달간 원룸 욕실에 시신 방치? “잦은 이직 등으로 판단 능력 결여 상태” “영화 보느라 대대적 수사 몰랐다” 진술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잔혹 살해? “치정 등 있었을 수도” “극한 스트레스”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되고 진술 등을 통해 범행 윤곽이 밝혀지고 있지만 풀어야 할 의문점도 많다. 먼저 용의자 조모(30)씨가 진술한 ‘우발적인 살해’ 부분이다. 6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최모씨가) 10살이나 어리다는 이유로 허드렛일을 자꾸 시키는 등 무시했다”는 점을 살해 이유로 들었다. 그것만으로 석 달가량 함께 산 동료를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강력사건을 오래 다룬 한 전직 경찰관은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시신을 반토막 내 유기했다면 다른 살해 동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치정 등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악취 나는 시신을 원룸 욕실에 적어도 20여일 둔 점도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조씨는 범행을 저지른 시점을 3월 말에서 4월 초, 시신을 유기한 시점을 4월 27일이라고 했다. 시신을 원룸 욕실에 방치한 기간은 최소 20일, 최대 한 달로 추산된다. 범행을 저지른 뒤 악취가 나는 시신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조씨는 부엌에서 꺼낸 흉기로 최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지만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씨의 사인을 ‘두부 손상사’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전 조씨에게 무참히 폭행당한 뒤 흉기에 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건이 전국이 떠들썩할 정도로 대대적으로 보도됐는데도 조씨가 도주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조씨는 “TV로 영화채널만 시청했기 때문에 지난 1일 하반신 발견 이후 언론보도를 알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수시로 보도된 내용을 몰랐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 경찰은 “언론에 보도된 것은 전적으로 조씨 진술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 부분을 명료하게 밝힐 것”이라고 했다. ●“조씨에게 정신감정할 필요 있다” 지적도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씨에 대한 정신 감정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무시하고 그 집에서 견디고 머물러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신병력이 없었으나 여성 문제 또는 직장을 자꾸 바꾸는 등 부적응이 반복되면서 판단 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염건웅 명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발적 살인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염 교수는 “친한 사이가 아닌 사람이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함께 사는 과정에서 쌓였던 분노가 갑자기 폭발할 경우 충분히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범죄심리학에 있는 ‘무동기 살해’로 고스톱을 치다가 사소한 이유로 마을 노인 여럿을 숨지게 한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염 교수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해소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뒷일을 계산하지 못하고 축적된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무계획적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조씨가 시신을 오랜 기간 보관한 점에 대해서도 염 교수는 “우발적으로 갑자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조씨가 당황한 나머지 처리 방법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했고 유기 편의성을 위해 시신을 훼손했을 수 있다”면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봤다. ●경찰 “구속영장 발부 뒤 신상정보 공개” 한편 안산단원경찰서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씨에 대한 신상정보를 영장이 발부된 이후 공개키로 했다. 범행 수법이 잔혹한 데다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가 초래한 점을 고려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우발적으로 살해 했다고? 의문점만 느는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우발적으로 살해 했다고? 의문점만 느는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 윤곽을 경찰이 이틀 연속 밝혔지만 의문점만 늘고 있다. 6일 경기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10살이나 어리다는 이유로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무시하는 바람에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단지 이 이유만으로 석 달가량 함께 산 동료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점은 믿기 어렵다. 살인사건을 오래 취급한 한 경찰 관계자는 “우발적인 살인은 가능하지만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시신을 반토막 내 유기했다면 다른 살해 동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치정 등의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조씨가 범행을 저지른 시점을 “3월 말에서 4월 초”라고 진술했고, 시신은 지난 4월 27일 유기했다. 즉 시신을 최대 한 달 적어도 20여일 원룸 욕실에 방치했다.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주장을 감안하면 시신을 원룸 욕실에 두고 정신적으로 견딜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셋째는 조씨가 부엌에서 꺼낸 흉기로 수회 찔러 살해했다고 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3일 피살자 최모(40)씨 사망원인을 ‘두부 손상사’라고 밝혀 의견이 엇갈린다. 조씨가 범행을 저지르고도 도주하지 않은 점이 의문이다. 이번 사건은 조씨가 시신을 내다 버린 지 나흘만인 지난 1일 오후 하반신, 3일 오전 상반신이 대부도 일대에서 발견되면서 전국이 들썩였다. 5일 자택에서 긴급체포될 때까지 도주할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도 조씨는 “영화채널만 시청하느라 시신발견 소식과 수사망이 좁혀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씨를 정신감정 할 필요가 있다”면서 “도움을 청할 모친이나 누나가 있었는데 그냥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병력이 없었으나 이성 문제, 직장을 자꾸 바꾸는 등 부적응이 반복돼 연고 없는 상태가 되면서 판단능력이 결여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염건웅 명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본래 친한 사이가 아닌 사람들이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함께 사는 과정에서 쌓였던 분노가 갑자기 폭발할 경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밝혔다. 고스톱을 치다 사소한 이유로 오랫동안 같이 살아온 마을 노인들을 숨지게 한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과 같다는 것. 염 교수는 “범죄심리학에 ‘무동기 살해’가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 능력이 없는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뒤 상황을 계산하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해 무계획 살해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조씨가 시신을 좁은 원룸 욕실에 오래 보관하면서 훼손한 점에 대해서도 염 교수는 “조씨가 당황한 나머지 처리방법을 오래 고민했고, 유기 편의성을 위해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조씨 진술에 의존해 의문점이 있는 것으로 수사를 진행할수록 명료해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과수 부검결과와 다른 사인도 “최씨가 조씨에게 무참히 폭행당한 뒤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안산단원경찰서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씨의 신상정보를 영장이 발부된 뒤 공개하기로 했다. 피의사실이 충분하고 범행수법이 잔혹한데다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가 초래한 점을 고려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검거된 안산 토막살인 피의자, 얼굴 공개 결정…어떤 방식으로 공개되나?

    검거된 안산 토막살인 피의자, 얼굴 공개 결정…어떤 방식으로 공개되나?

    5일 검거된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 피의자 조모(30)씨의 얼굴과 신상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전날 조씨를 긴급체포한 뒤 수사본부장인 이재홍 안산단원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 점으로 볼 때 공개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직장 동료를 무참히 폭행하고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토막낸 점 등 조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면서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실명과 얼굴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과거 경찰은 인권침해 여지가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피의자에 대한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청 훈령으로 정한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에서도 피의자의 신원을 추정하거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는 장면이 촬영돼선 안 된다는 방침이 유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 법감정에 반해 흉악범을 과잉보호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경찰은 지난 2010년 4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신설된 ‘8조 2항(피의자 얼굴 등 공개)’을 근거로 흉악범의 얼굴과 실명 공개를 시행했다. 현행 특강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살인·사체훼손 등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특강법이 신설된 2010년 6월 경찰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49)의 얼굴을 직접 찍어 일반에 공개했다. 2014년 말 동거녀를 목 졸라 살해하고 토막을 내 수원 팔달산 등에 유기한 박춘풍(56·중국 국적)과 부인을 살해하고서 훼손한 시체를 시흥 시화방조제 등에 유기한 김하일(48·중국 국적)에 대한 얼굴과 신상정보도 특강법에 따라 공개했다. 경찰은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조씨의 얼굴을 간접적으로 언론을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경찰청 공보운영지침 수사공보규칙에 따르면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한 경우 경찰은 얼굴을 드러내 보이도록 피의자의 얼굴을 인위적으로 들어 올리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조씨의 얼굴 사진을 배포할 계획은 없으나 추후 예정된 영장실질심사나 현장검증에 나설 때 포토라인을 설치, 조씨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공개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산 대부도 용의자 검거, 경찰 영장 청구 “실명·얼굴 공개 추진”

    안산 대부도 용의자 검거, 경찰 영장 청구 “실명·얼굴 공개 추진”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검거된 조모(30)씨는 함께 살던 선배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무참히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수법이 매우 자혹한 데다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한 점을 고려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조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6일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3월 말에서 지난달 초 사이 함께 살던 최모(40)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부엌에 있던 흉기로 최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10여일간에 걸쳐 시신을 집 안 화장실에서 훼손해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30분쯤부터 다음날 오전 2시 30분쯤까지 렌터카를 이용, 하반신과 상반신을 대부도 일대에 차례로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는) 열 살 어리다는 이유로 나에게 자주 청소를 시키고, 무시했다”며 “말다툼을 벌이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다소 사소한 이유에 비해 범죄 수단이 매우 잔혹해 그 배경에 대해 의문이 모아지고 있다. 조씨는 인천의 한 여관에서 카운터 일을 하며 비슷한 시기 이 여관에 취업해 알게 된 최씨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전 조씨에게 무참히 폭행당한 뒤 흉기에 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결과 최씨는 외력에 의한 머리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얼굴뼈에는 복합 골절, 갈비뼈에도 골절이 관찰됐고 오른팔과 오른쪽 폐에 예리한 흉기로 인한 손상도 관찰됐다. 또 상반신 머리와 팔 등에는 5∼6차례의 흉기 상흔이, 하반신 오른쪽 엉덩이에 깊이 5∼6㎝의 흉기 상흔이 각각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한 조사가 아직 면밀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피의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도 좀 더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의 집에서 발견된 흉기와 베개, 벽면 등에서 채취한 혈흔에서는 최씨의 유전자가 검출됐다. 조씨는 집에서 주로 영화 채널을 시청하느라 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조씨가 사용한 렌트카의 사용내역을 조사한 결과, 조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30분쯤 차를 빌려 다음날 오전 1시 6분쯤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에 들어갔고, 시신을 차례로 유기한 뒤 오전 2시 9분쯤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를 나가 오전 2시 30분쯤 차를 반납했다. 경찰은 “공범없이 혼자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동승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 “안산 토막살인범 조씨 신상정보 공개할 것”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 사건’의 피의자 조모(30)씨의 실명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이 6일 공개된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된 조씨에 대한 신상정보를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피의사실이 충분하고 범행수법이 잔혹한데다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가 초래한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 긴급체포된 조씨에 대해서는 1차 조사를 마쳤고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13일 이전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씨는 지금까지 경찰조사에서 피해자인 최모(40)씨를 혼자 살해한 후 달리 조치할 방법이 없어 시신을 욕실에 방치했다고 밝혔다. 집에서는 주로 영화채널만 봤기 때문에 시신 발견 등의 뉴스를 시청하지 못해 도주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거지에서 압수한 컴퓨터를 분석해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살해 현장은 조씨가 긴급체포된 주거지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거지 욕실에서 수거한 칼과 벽면 및 베개에서 채취한 혈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 분석결과 피해자 최씨의 유전자형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시신 유기과정도 구체적으로 밝혀졌다. 조씨는 3월에서 지난달 초쯤 살해한 최씨 시신을 훼손한 뒤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30분 빌린 렌터카에 싣고 이튿날인 27일 오전 1시 6분 시화방조제를 통해 대부도에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간쯤 지난 오전 2시 9분쯤 다시 시화방조제를 통해 빠져나간 장면도 폐쇄회로(CC)TV 영상녹화로 확인했다. 동승자 여부는 CCTV녹화 영상 선명화 작업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조씨는 공범 존재 여부에 대해 “단독범행”이라며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지금까지 공범가능성이 있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홍콩 누아르에 바친다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홍콩 누아르에 바친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시는가. 택이 방에서 비디오로 영화를 보면서 어설픈 중국어로 주제가를 따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웅본색’의 주제가다. 생각만 해도 맘이 짠해지면서 젊은 그 시절을 생각게 하는 영화다. 돌이켜 보면 1980년대는 홍콩 누아르의 시대였다. 한국 영화가 대세인 지금과는 달리 80년대 극장가는 홍콩 영화가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 중심에 ‘영웅본색’이 있었다. 학창 시절 공부했던 사자성어 네 글자 제목으로 우리를 홀리던 영화는 지독히도 어두웠다. 80년대 홍콩의 허무한 분위기를 반영하며 남성 간의 유대를 강조한 범죄영화들이 유독 많았다. 음산한 톤과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영상이 특징이다. 범죄와 파멸이 반복되는 지하 세계의 운명을 그려 보이는 자동차 브레이크의 파열음과 총소리가 뒤섞인 음향이 날카롭다. 희미한 담배 연기가 깔린 듯 스크린은 늘 어둡다. 살인청부업자, 형사 등을 주인공으로 비정하고 냉혹하게 범죄자들의 세계를 묘사했다. 스크린 곳곳에 바닥 삶의 고단한 냄새가 배어 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홍콩 누아르’라고 불렀다. 암흑가의 범죄물을 다룬 영화 장르를 ‘필름 누아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80년대 홍콩 영화는 이처럼 대개 음울했다. ‘검다’는 뜻의 불어 ‘누아르’(Noir)를 알게 된 것은 과외의 소득이었다. 홍콩 누아르는 70년대 이 땅의 청소년들을 들뜨게 했던 이소룡 세대에게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시그널과 같았다. 이소룡은 1973년에 죽었다. 하지만 미녀 여배우와의 섹스 도중 절정의 순간에 죽었다는 확인되지도 않은 야한 소문과 함께 그의 영화는 그 시절 한국 청소년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교실에는 ‘아뵹’ 소리를 지르며 쌍절곤을 들고 설쳐대던 소년들까지 등장한다. 그리고 이 같은 현상은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영화로까지 발전된다. 영화는 70년대 말 유신 말기 고등학교를 다녔던 내성적인 현수라는 인물이 전학 간 학교에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남성적인 정체성을 촉진하는 일종의 촉매로 ‘아뵹’이라는 요상한 기합 소리와 함께 이소룡의 절권도가 등장한다. 정무문, 당산대형, 용쟁호투 등등 주먹을 사용한 이소룡 영화가 기성세대의 치기 어린 십대를 사로잡았다면 총을 무기로 한 영화 ‘영웅본색’류의 홍콩 누아르는 기성세대의 이십대 청춘을 열광케 했다. 무협영화의 서슬 퍼런 칼싸움은 굉음과 함께 스펙터클한 총싸움으로 바뀌었다. 마치 발레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슬로모션의 총격신은 비장미를 더했다. 이 같은 누아르 영화의 본질은 의리였다. 수컷들의 우정과 의리, 그리고 거금이 등장하는 영화에는 곧잘 배신이 숨겨져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의 방정식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웅본색’도 의리와 배신, 그리고 파국이라는 전형적인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영웅본색’을 두고 이 같은 플롯을 나열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 기실 이소룡이 ‘아뵹’으로 70년대 십대들을 사로잡은 것과 같은 이치로 ‘영웅본색’은 주인공 주윤발의 스타일이 한몫한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긴 버버리 코트를 입은 채 위조지폐로 담뱃불을 붙이던 바로 그 장면이다. 아, 또 있다. 틈만 나면 성냥개비를 이쑤시개처럼 씹어대던 그 모습은 또 어떠했던가? 무서울 만큼 냉정하고 장난기 가득한 유머를 지니면서도 짙은 페이소스가 넘치던 그는 극 중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워낙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기에 사람들은 ‘영웅본색’과 주윤발을 동일시하게 되는 기이한 현상까지 빚게 된다. 이는 조금 앞서 등장한 할리우드 영화 대부를 말런 브랜도와 동일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어 등장한 밀키스 광고가 그의 인기를 가늠케 한다. 단언컨대 그는 이 영화 한 편으로 1980년대 한국의 모든 남성에게 온갖 판타지의 대상이 됐다. 그리고 ‘영웅본색’이 80년대 청춘을 사로잡은 데는 배경 도시 홍콩이 한몫했다고 봐야 한다. 금융이 발달한 도시이며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다. 낭만과 범죄가 동시에 가능한 최적의 도시가 홍콩이었다. 기억하시는가. 유년 시절 구슬치기를 하면서 멀리 보낼 때 홍콩 보낸다고 얘기하곤 했다. 지금에야 하루이틀 잠깐 쇼핑하러 다녀오는 땅이다. 하지만 먼 나라까지는 갈 생각도, 능력도 없던 80년대 홍콩은 이 땅에서 극소수 부유층들이나 다녀올 수 있는 꿈의 도시였다. 중국 땅이지만 오랜 세월 영국 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가까이서 유럽의 풍취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인기였다. 그래서 치파오 차림의 제니퍼 존스와 윌리엄 홀든이 나왔던 영화 모정(Love is many splendored thing)의 무대인 리펄스 베이와 빅토리아 병원 뒤 늙은 느티나무는 가 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혔다. 키 큰 느티나무는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인증샷을 찍는 최고의 장소였다. ‘영웅본색’의 인기는 시대적인 분위기에도 힘입었다. 중국 반환을 앞둔 그 시기 홍콩은 암울했고 푸른빛 바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사람들을 스산하게 했다. 모두들 마음속에 영웅이 필요한 시대였다. 사람들은 ‘영웅본색’을 보면서 일종의 해방감을 경험하게 된다. 총격신과 의리적인 복수는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리고 마침내 맞이하는 영웅의 비극적인 죽음은 현실을 잠깐 동안 잊게 하는 효과적인 기제가 됐다. 영화는 코믹한 이류 영화를 만들던 오우삼 감독을 일약 최고의 감독으로 만들었다. 첩혈쌍웅, 종횡사해, 첩혈속집, 영웅본색2 등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그는 홍콩 누아르 영화의 불패 신화를 지켜 나갔다. 지금이야 톰 크루즈, 니컬러스 케이지 등을 기용하며 세계적인 거물로 성장한 그를 두고 존 우(John Woo)나 우위썬으로 부르지만 기성세대에게 그는 오로지 ‘영웅본색’의 오우삼으로 기억된다. 나는 ‘영웅본색’을 생각하면 늘 80년대 중반 개봉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연결고리가 맞지 않아 이해되지 않던 그 영화가 3분의1 이상 잘려 나갔다는 사실을 민주화 이후 알고 잠깐 동안 절망했다. 세르조 레오네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아마포라의 선율 위에 펼쳐지던 밑바닥 인생들의 진한 우정과 배반, 상처, 그리고 비극적인 결말에 우리는 망연자실해진다. 그리고 그것은 ‘영웅본색’과 자연스레 연결돼 있다. 그래서 할리우드 갱 영화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던 우리는 이어 등장한 홍콩 누아르에 큰 거부감 없이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홍콩 누아르, 80년대 암흑세계를 다룬 그들과 울고 웃으며 우리들은 자랐다. 그 속에는 기쁜 우리 젊은 날을 사로잡았던 ‘영웅본색’의 핏빛 액션이 또렷히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얼마나 경제와 정치권력, 폭력과의 야합으로 만들어졌는가를 영화를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된다. ‘영웅본색’, 80년대 이 땅의 뭇 남자들에게 성냥개비를 씹게 만들었던 영화와 함께 우리들의 이십대는 그렇게 흘러갔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매체경영) yule21@empal.com ■편집자주: 격주 금요일자에 연재돼 온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은 필자 사정으로 잠시 중단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 러판 ‘살인의 추억’…17명 살해 연쇄살인마 18년 만에 체포

    러판 ‘살인의 추억’…17명 살해 연쇄살인마 18년 만에 체포

    무려 17명의 매춘부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연쇄살인마가 경찰의 DNA 조사로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됐다.최근 러시아 현지언론은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악명을 떨쳤던 연쇄살인마가 18년 간의 경찰 수사 끝에 체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마치 러시아판 '살인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이 사건은 지난 1998~2006년 사이 벌어졌다. 당시 이 연쇄살인범은 19~30세 사이의 매춘부 17명을 납치, 잔혹하게 살해한 후 시체를 쓰레기장 등에 유기했다. 특히 그는 숨진 사체에 피해자의 혈액으로 별 모양이나 화살 등의 사인을 남기는 잔혹한 행태를 보였다. 지난 1998년 처음 사건이 벌어진 이후 경찰이 범인을 체포하지 못했던 것은 범행의 치밀함과 증거부족 때문이었다. 노보시비르스크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체포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용의자는 놀랍게도 51세의 경찰 출신으로 이후 택시 운전사로 일했다. 또한 용의자의 이웃들은 그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매우 상냥한 남자로 기억했다. 특히 용의자는 10년 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3개월 간 수감됐으나 증거부족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8년 간 3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조사하며 수사망을 좁혀가다 DNA조사를 통해 확증을 얻었다"면서 유죄 입증을 자신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는 DNA 기술이 없어 살인범을 잡을 수 없었다"면서 "피해자는 모두 긴 머리카락을 가진 매춘부로 사건 특성상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대박 장근석 여진구, 전광렬 잡기위해 뭉쳤다 ‘티격태격 케미’ 브로맨스 기대

    대박 장근석 여진구, 전광렬 잡기위해 뭉쳤다 ‘티격태격 케미’ 브로맨스 기대

    ‘대박’ 장근석 여진구 형제가 전광렬을 잡기 위해 힘을 합쳤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연출 남건 박선호)는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장근석 분)과 그의 아우 연잉군(여진구 분/훗날 영조)의 이야기이다. 두 사람은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이지만, 현재까지 서로 형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자꾸만 마주친다. 그리고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케미를 발산한다. ‘대박’ 11회에서 대길-연잉군 형제의 브로맨스가 특히 빛났다. 형인 대길(장근석 분)은 이인좌(전광렬 분)를 잡기 위해 이인좌의 손아귀에 있던 전국의 투전방들을 깼다. 그리고 위풍당당하게 한양에 입성, 이인좌의 수하나 마찬가지인 육귀신(조경훈 분)의 투전방으로 향했다. 육귀신은 과거 대길이 염전에서 만났던 여자 노예 설임(김가은 분)의 원수이다. 연잉군 역시 이인좌를 잡기 위해 금난전권에 폐해가 담긴 비리 장부의 반쪽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이인좌는 장부의 주인을 독살하며 연잉군에게 맞섰다. 결국 연잉군은 이인좌를 찾아가 주먹질을 하며 분노를 표출했지만, 결코 쉽게 이인좌를 잡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난전 상인들이 돈 몇 푼에 잔혹하기로 소문난 육귀신의 노예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인좌를 쫓기 위해 두 사람은 육귀신을 잡으러 왔다. 육귀신을 만나기 전, 연잉군은 대길에게 벗은 아니지만 이인좌를 치기 위한 동지가 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대길은 각자의 방법대로 하자며 돌아섰던 상황. 하지만 육귀신의 투전방 앞에서 만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 결국 같은 목적을 위해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길과 연잉군의 만남이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선 굵은 드라마 ‘대박’에서 생각지도 못한 유쾌한 케미가 발생한 것.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하고 술을 따르라며 술잔을 내미는 대길이나, 그런 대길에게 “이놈이”라고 노려보면서도 매섭게 화를 내지 않는 연잉군의 모습이 훈훈함과 알 수 없는 유대감을 선사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대길-연잉군 형제 케미의 백미는 육귀신의 투전방 앞에서 그려졌다. 대길과 연잉군은 투전방에 들어가기 위해 몸값을 책정했다. 이 때 대길은 100냥짜리 도장을, 연잉군은 30냥짜리 도장을 받았다. 대길은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다며 웃었고, 연잉군은 어이가 없다는 듯 발끈했다. 이후 두 사람은 육귀신 수하들을 함께 해치우며 위풍당당하게 투전방 문을 열어젖혔다. 투전방에 입성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곳을 향해 갔다. 타짜인 대길은 육귀신과 승부를 시작했고, 연잉군은 노비들을 풀어주기 위해 숨겨둔 문서를 찾아 숨어 들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황진기(한정수 분)와 만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예고했다. 각자 다른 방법으로 투전방을 헤집어 놓을 대길-연잉군 형제의 이야기가 궁금증을 유발하며, 12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분명 웃는 낯으로 만난 것이 아니다. 대길과 연잉군은 만날 때마다 투닥거렸다. 그러나 두 사람만 만나면 TV 앞 시청자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제부터 형제의 본격적인 브로맨스가 시작됐다. 손을 잡은 두 사람이 이인좌를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지, 장근석-여진구 두 배우가 보여줄 찰떡 같은 연기 호흡은 어떤 것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버려진 왕자 대길과 그의 아우 연잉군이 이인좌로부터 옥좌를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대박’ 12회는 3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SBS ‘대박’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농약사이다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구형

    농약사이다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구형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모(83) 할머니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구형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26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범행 수범이 잔혹했다”며 피고인 측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도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고 증거가 있는 데도 피고인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평온한 시골 마을 주민들이 서로 의심하게 만드는 등 더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었고 시골 마을은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며 “범행이 대담하고 피해가 막대한 점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피해자 진술,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50여분 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구조 노력을 하지 않는 등 범행 전후 미심쩍은 행동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변호인 측은 제3자 범행 가능성과 피고인이 사건 발생 직후 피해 할머니들의 분비물을 닫아주는 등 구조 노력을 했다는 점 등을 들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14일 오후 2시 43분쯤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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