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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간 바뀐 감독 韓 23명 vs 獨 6명… ‘독만’ 든 성배인가

    30년간 바뀐 감독 韓 23명 vs 獨 6명… ‘독만’ 든 성배인가

    한동안 뜸했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갓틸리케’로 칭송받던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요즘 남의 탓만 한다는 ‘탓틸리케’로 불리며 경질 여론에 시달리는 신세가 됐다. 27년 만에 한국을 아시안컵 결승까지 올려놓았고 K리그 경기를 꼼꼼히 챙기며 한국 축구 분위기를 일신했던 업적은 잊은 듯 보인다. 사실 한국에서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 논란은 연례행사였다.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이 2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이례적일 정도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잔혹사를 짚어 봤다. “지난 12년 동안 대표팀 감독이 몇 번이나 바뀌었나. 평균 15개월 정도다. 항상 감독을 새로 선임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감독들이 바뀌면서 경기력 향상이나 K리그 발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나는 내일이라도 나가면 그만이지만 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그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 이란에 0-1 패배를 당한 슈틸리케 감독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최종예선 4경기에서 2승1무1패(승점 7)로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A조 3위를 기록 중인 대표팀을 향한 질타가 쏟아지는 와중에 경질설까지 나온 데 대한 반응이었다. 경기에 진 뒤 선수들을 비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되긴 했지만 냉정히 보면 ‘말실수’가 없더라도 경질 논란은 나올 법했다. ‘FC코리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축구 국가대표팀은 ‘5000만 축구 전문가’들의 관심에 1년 내내 노출돼 있다. 찬사와 비난은 숙명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들은 명단에 들지 못하면 그만이지만 감독은 얘기가 또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창 ‘갓틸리케’로 칭송받던 지난해 11월 18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축구인으로 살아온 지 40년이 넘었다. 아마 앞으로 2연패만 당해도 이런 평가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슈틸리케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그동안 아시아 최강을 자부해 왔다. 1954 스위스월드컵에 출전하며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월드컵 진출을 이뤄 냈다. 그리고 1986 멕시코월드컵을 시작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1986년부터 1998년까지 월드컵에서 치른 12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2002 한·일월드컵에선 4강에 올랐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16강을 이뤘다. 아시아에선 전무후무한 대기록인 건 분명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두운 그림자 역시 짙게 드리워 있다. ●5000만 축구전문가 1년 내내 찬사·비난 무엇보다도 한국 대표팀에선 월드컵이 끝난 뒤 선임된 감독이 다음 월드컵에 나간 적이 한번도 없다. 한국 축구는 4년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지금은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조차 ‘오대영’이라는 비아냥 속에 빗발치는 경질 요구를 들어가며 월드컵을 준비했다. 전문가들조차 ‘한물간 감독’, ‘언제까지 실험만 할 거냐’, ‘체력훈련은 뭐하러 하느냐’ 등 비난 행렬에 동참했다. 앞서 차범근 전 감독은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0-5 대패를 당하자 곧바로 경질되는 치욕을 겪었다. 히딩크 감독 이후로도 악순환은 계속됐다. 히딩크 감독에 이어 대표팀을 맡은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1년 1개월 만에, 이어 요하네스 본프레러 감독 역시 1년 3개월 만에 경질됐다. 2006 독일월드컵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히 선임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9개월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결국 ‘첫 원정 1승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2006 독일월드컵이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장기적인 안목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히딩크·아드보카트 감독 당시 코치로 일했던 핌 베어벡 감독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1개월 만에 물러나야 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강력한 수비 전술을 조련한 데다 2007 아시안컵에선 6경기 3실점을 기록하는 등 4백 수비 전술을 완성했다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성적 부진이란 화살을 비켜 가지 못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준비 과정은 더욱더 심각한 난맥상을 보였다. 축구협회는 최종예선을 앞두고 성적 부진을 이유로 조광래 전 감독을 급작스레 경질했다. 조 전 감독은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이 경질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결국 최강희 전북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다. 하지만 애초에 국가대표팀 감독에 마음이 없었던 최 감독은 최종예선까지만 감독을 맡겠다고 공언했고 본선 진출을 이루자마자 물러났다. 축구협회로선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쓴 홍명보 감독 말고 달리 대안이 없었다. 냉정히 보면 1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시간이 부족했던 홍 감독은 자신이 조련했던 20세 이하(U20) 대표팀과 런던올림픽 대표팀 위주로 팀을 꾸릴 수밖에 없었다. 홍 전 감독은 최근 자신의 박사 학위 논문에서 “단기간의 성적을 통해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감독으로서의 기량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미덕도 필요할 것”이라는 말로 논문을 마무리 지었다.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던 2002년과 2010년, 그리고 저조한 결과가 나왔던 2006년과 2014년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2002년과 2010년에는 히딩크와 허정무 두 감독이 협회의 지원 아래 장기적인 목표 속에서 월드컵을 준비했고 각각 4강과 16강 진출을 이뤘다. 반면 2006년과 2014년은 모두 4년 동안 감독 세 명이 맡으며 대표팀이 표류했고 성적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짧아 긴 호흡을 갖고 준비를 해야 하는 걸 감안하면 예정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독이 든 성배’를 넘어 ‘독만 든 성배’ 소리를 듣는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처한 현실은 축구 강국과 비교해 보면 더 분명히 드러난다. 슈틸리케 감독이 히딩크 이후 9번째 감독이고, 최근 30년간 대표팀 감독을 23명이 거쳐 갔다. 반면 독일과 프랑스, 영국은 지난 30년 동안 대표팀 감독이 각각 6명과 9명, 13명에 불과하다. 요아힘 뢰프 독일 대표팀 감독은 2006년부터,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일본만 해도 최근 30년간 감독이 12명이다. ●“실언으로 경질?… 축구발전 도움 안돼”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4년을 한 감독에게 맡기고 월드컵을 준비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대표팀 감독을 그렇게 자주 바꿔서 우리가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 비난 발언 문제에 대해서도 “그건 본질적인 접근이 아니다. 특정한 발언을 비판하고 경질 여론이 높아지는 전개는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베어벡 전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나면서 했던 쓴소리는 지금도 유효하다. “한국 국가대표 축구 팬이라 주장하는 몇몇 사람은 정말 말도 되지 않는 환상에 젖어 있다. 그들은 평소 축구를 위해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대표팀은 언제나 브라질처럼 플레이하기를 원한다. 또 자국 리그는 외면하면서도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길 갈망하고 선수들이 목표점에 다다르지 못하면 그들을 범죄자보다 더욱 혹독하게 비난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태도가 굉장히 정당한 것이었다고 믿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메르켈·올랑드, 푸틴에게 “알레포 공습은 전쟁범죄” 맹비난

    메르켈·올랑드, 푸틴에게 “알레포 공습은 전쟁범죄” 맹비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대화한 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더 강력한 경고를 쏟아냈다.  AFP 등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알레포에서 벌어지는 일은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이 자행하고 러시아가 지원하는 폭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도 동석한 기자회견에서 알레포 사태를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일”이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두 정상은 알레포 사태에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추가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은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고 메르켈 총리는 “이 선택을 제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리아와 러시아에 대한 제재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앞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일단 보류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앞서 러시아는 알레포 주민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2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8시간으로 설정했던 ‘인도주의 휴전’을 오후 7시까지 11시간으로 연장한다고 19일 밝혔다.  하지만 구호 단체들은 구호품이 전달되려면 최소 48시간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주민과 반군은 러시아와 정부군을 신뢰하지 않아 탈출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휴전이 11시간에서 더 연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에 달렸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상황에 따라 공습을 중단하고 인도주의 휴전을 최대한 연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시리아 정부군은 20일 시작되는 휴전을 사흘 동안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고 국영 사나 통신이 19일 밤늦게 보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삼국지’ 대신 ‘금병매’/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

    [열린세상] ‘삼국지’ 대신 ‘금병매’/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

    사람들은 ‘삼국지’를 참 좋아한다. 나도 그렇다. ‘삼국지’를 세 번 읽은 사람과 상대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상대하는 법을 ‘삼국지’로부터 체득한 자에게 맞서 봤자 백전백패일 테니까. 그래서인지 수험생들도 시간을 쪼개 ‘삼국지’를 읽는다. 그런데 머리 좋은 사람들이 ‘삼국지’를 그토록 읽었는데, 왜 세상은 ‘삼국지’와 닮은 구석이 없을까? 충(忠)도, 의(義)도, 지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 세상에 비추어 보자면 ‘삼국지’는 너무도 공허해 보인다. 정치에서 관우 같은 바른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제갈량의 지혜를 적용하기엔 세상은 전혀 예측을 허용하지 않는 카오스의 덩어리다. ‘삼국지’를 길잡이 삼아 세상에 나섰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삼국지’는 현재의 우리와 가장 거리가 먼 드높은 가치의 세계를 그려 보이고 있기에 모든 사람이 향수 어린 시선으로 매료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시궁창 같은 세상을 액면 그대로 비추어 주는 고전, 바로 우리 자신이 얼마나 흉하게 생겼는지 알려 주는 고전도 있다. 노골적인 묘사로 유명한 ‘금병매’가 그렇다. 어느 백과사전에는 ‘금병매’가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은 약하다고 나와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내가 보기에 ‘금병매’는 명나라 사대기서 가운데 가장 날카롭고 냉정한 시선으로 파멸해 가는 사회 구석구석을 살핀다. 주인공들은 모두 하늘의 도리를 지키려는 ‘삼국지’의 영웅들과 딴판이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하늘의 도리를 다 지키다가는 제대로 얻어먹지도 못한다.”(인용은 강태권 번역) 오늘날 우리는 관리의 부패, 부자의 부패, 성직자의 부패, 가정 내부의 숨겨진 폭력 등을 정말 질리도록 체험한다. 우리가 체험하는 세계는 곧 ‘금병매’의 세계인 것이다. 주인공인 서문경부터가 자신의 막대한 재화(財貨)를 믿고 악행이란 악행은 모조리 시험해 보는 자다. “놀고먹으면서 선량한 부녀자나 꼬여서 자기 여자로 만들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람을 시켜 팔아버렸다.” 그의 뒤에는 매수된 관료가 있다. “계략만 조금 쓰면 너도 관가에 끌려가게 만들어 모든 것을 다 빼앗아 버릴 수도 있어!”라고 그는 협박하곤 한다. 이 부자는 우리의 부자들이 그러는 것처럼 탈세 역시 즐긴다. 그의 하수인이 보고하는 대목이다. “전 나리의 편지 덕분으로 세금을 아주 적게 냈어요. 비단 두 상자는 한 상자로, 세 뭉텅이는 두 뭉텅이로 보고하고, 나머지 짐들은 찻잎이나 값싼 약재로 쳐서 세금을 매겼지요. 전 나리께서 보고서를 받아 보시고는 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으시고 그냥 짐수레를 통과시켜 주셨습니다.” 또 국법 바깥에서 첩이나 하인에 대한 사적인 형벌이 난무한다. “양중서는 동경 채태사의 사위로서 부인이 질투가 아주 심한 성격인지라 노비나 첩 등을 때려죽여서는 후원에 묻곤 했다.” 물론 여기에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이 덧붙여진다. 여자를 잔혹하게 때리는 장면은 비일비재한데, 소설은 얻어맞은 여자를 두고 이렇게 한탄한다. “사람으로 태어나되 부인의 몸은 되지를 마라. 백 년의 고통과 기쁨이 남에게서 오누나.” 이 세계에선 종교인 역시 제대로 썩었다. 종교인에 대한 강력한 비판은 금병매가 가장 주력하는 주제로, 그 가운데 가벼운 것 하나만 읽어 보면 이렇다. “이들은 천당과 지옥을 얘기하거나 경전을 풀이해 준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는 사람을 꾀어 자기들의 실속을 차리며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 이 모든 어두운 장면들은 자신의 죄를 지탱하지 못하고 이미 멸망해 버린 사회의 기록인가? 그런데 왜 이렇게 낯익고 생생할까? ‘삼국지’에 애정을 지닌 독자가 아무리 많더라도 우리 사회는 ‘삼국지’ 대신 ‘금병매’를 선택한 사회인 것 같다. 우리가 사회에 대해 느껴 온 환멸은 ‘금병매’를 통해 이해할 수 있지 ‘삼국지’의 저 높은 이상을 바라보는 인물들을 통해서가 아니다. 그러나 독자가 살아 있다면 ‘삼국지’의 인물들도 언젠가 살아 돌아오겠지? 제갈량, 관우, 조자룡이 보여 준 신뢰와 지혜도 함께.
  • [뉴스 뜯어보기]두 남편 이어 친딸까지 노린 ‘죽음의 농약’, 목적은 보험사기

    [뉴스 뜯어보기]두 남편 이어 친딸까지 노린 ‘죽음의 농약’, 목적은 보험사기

    주변인물 노린 잔혹 보험사기극 급증갈수록 조직화 흉포화…당국, 처벌 강화 2013년 8월 여름 언저리. 포천에 살던 44세 주부 노모씨가 얼큰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언뜻보면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죽음의 농약’으로 불리던 ‘그라목손’을 한 방울, 한 방울 떨어뜨린 것 빼고는 ….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은 생선 썩은 듯한 퀘퀘한 냄새가 난다. 거기다 눈에 띄게 초록색빛이다. 냄새와 색깔을 감추기엔 김치찌개만한 게 없다. 이미 전 남편과 시어머니, 두 명이나 그라목손으로 살해한 그녀다. 사람을 자꾸 죽이다보니 ‘기술’이 느는 걸까. 노씨는 이번엔 그라목손 양을 줄였다. ‘한 방’이 아니라, ‘시간차’를 택했다. 그라목손은 한번에 마시면 식도까지 화상을 입을 정도다.하지만 소량씩 섭취하면 장기가 조금씩 망가진다. 노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서서히 남편을 죽여갔다. 그러기를 수 주. 같은 달 16일, 두번째 남편인 이모(사망당시 43세) 쓰러졌다. 결국 남편은 비특이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노씨가 눈물을 짜냈다. 3개 보험사가 속아넘어갔다. 이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한살배기 아들이 보험수익자라 그녀가 대리 수령했다. 5억 3000만원이란 사망보험금이 ‘턱’ 계좌에 꽂혔다. 노씨의 ‘세번째 살인’이었다. 노씨의 첫 살인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결혼한 남편 김모(사망당시 45세)씨가 무능하다는 이유로 2008년 갈라섰다. 이혼 후 “돈 좀 구해달라”며 연락하던 에 “오냐, 너를 죽여서 돈을 마련하겠다”고 살의를 품었다. 노씨는 2011년 5월 2일 김씨를 찾아갔다. 마실 것 좀 사왔다며 ‘알로에’ 음료수 병에 그라목손을 섞어 냉장고에 넣어뒀다. 제초제 넣은 티를 숨기려고 같은 녹색빛깔병의 음료수를 고를만큼 치밀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술이 덜깬 김씨는 음료수로 착각하고 이 죽음의 음료수를 들이켰다가 얼마 뒤 사망했다. 사인은 폐렴이었다. 노씨는 김씨의 핏줄인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리해 4억 5000만원을 챙겼다. 두번째 살인은 재혼한 이씨의 모친이었다. 보험금이 아닌 감정적 이유였다. 처음부터 자신을 무시해 거슬렸던 게 살인의 이유였다. 이씨를 죽이기 7개월 전인 2013년 1월, 그라목손이 든 박카스를 시어머니에게 권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첫 남편인 김씨의 모친도 노렸으나 불발로 돌아갔다. 2011년, 2013년 세 명을 죽인 노씨의 다음 범행 대상은 제 친딸이었다.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갓 스무살짜리였다. 2014년 7월 그라목손을 음식물에 섞어 딸을 세번이나 쓰러지게 만들었다. 입원보험금으로 700만원을 받아챙겼다. 두 남편과 시어머니를 죽이고 딸을 죽일 뻔해서 번 돈은 10억원. 백화점 쇼핑에, 스키에, 2000만원짜리 고급 자전거를 싸는데 썼다. 그러다 꼬리를 잡혔다. 피해자 지인이 “이 여자와 결혼하면 가족들이 죽는다”고 경찰에 제보했다. 제초제에 대한 전문가의 소견, 보험금 납입현황,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마침내 지난해 범행이 드러났다. 그라목손은 쌀가루에 섞인 유리용기에 담겨있었다. 검찰은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은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노씨는 “과하다”며 항소했다. 올 1월, 2심 항소심에서도 노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한때 ‘가족’이라 불리던 사람 다섯 중 세 명을 죽인 그녀. 이 연쇄살인범은 “형량이 무겁다”고 볼멘소리를 할만큼 제 목숨. 제 인생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포천 제초제 살인사건’이다. 보험사기 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험금을 노린 범죄 가운데에는 이처럼 영화보다 더 잔혹한 ‘실제상황’이 많다. 때마침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최근 본격 시행됐다. 법안에 따라 상습 보험 사기범은 3년 이상 징역형에 사기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됐다. 기존엔 보험사기를 일반사기와 동일한 법 조항으로 처벌할만큼 형벌이 약했다. 하지만 지금도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기 건수와 피해 규모는 엄청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는 ▲2013년 5190건 ▲2014년 5997건 ▲2015년 6549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에만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3천 480억원에 달해 올해도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드라마를 방불케 한 ‘기상천외’한 보험사기 사건은 이뿐이 아니다. 올 1월엔 ‘가공인물’을 만들어 보험금을 타내려던 50대 남성 강모씨가 붙잡혔다. 사업에 실패한 강씨는 2013년 10월 목포시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쥐어주고 허위로 중국 국적 ‘A’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중국 선양영사관에서 A 이름으로 된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입국한 그는 9개 보험사의 고액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같은 얼굴이지만 세상에 강씨와 A, 두 명이 존재했던 것이다. 32세인 딸과 딸의 연인인 보험설계사 정모(34)씨가 옆에서 보험금 타내는 법을 ‘코치’했다. 다시 중국으로 건너 간 이들 일행은 중국 현지에서 사망을 위장하기 위해 중국 의사와 목격자, 구급차, 장례식장 등을 ‘섭외’했다. 이후 그럴듯한 사망신고 서류를 받아낸 뒤 보험사에 16억 5000만원이라는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 자체 조사과정 중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위 사망임이 드러나 쇠고랑을 찼다. ‘한 건물, 두 병원’으로 수익을 올린 병원장과 이에 공조한 환자들도 있다. 서울 모처에서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한 병원장은 다른 층에 비의료시설인 ‘자세교정치료센터’를 동시에 열었다. 병원 사무장은 장기 입원 환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했다. 같은 건물 안에 자세교정치료센터가 있는데 비급여인 ‘운동치료’를 받아도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꾀었다. 진료 영수증을 같은 건물 정형외과로 발급해준다고 한 것이다. 교정치료센터의 대표는 심지어 의사면허도 없었다. 손님을 끌어모으던 이 사무장이 병원장 대리 행세를 했던 것이다. 공짜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도, 환자 한명당 두번 진료비 청구로 ‘일타 쌍피’를 노렸던 병원 관계자도, 철창 신세가 됐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까지 나선 것은 보험사기가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고, 추가 범죄를 유발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가입자들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경감심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3년 5189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인 65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480억원으로 전년동기(3105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다른 보험 가입자들이 더 내야 하는 보험료는 가구당 20만원 가량이나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신안 성폭행범 12∼18년 징역형에 법조계 “그나마 가장 높은 형량” 평가

    신안 성폭행범 12∼18년 징역형에 법조계 “그나마 가장 높은 형량” 평가

    여교사를 성폭행한 전남 신안 섬마을 주민들에게 12년~18년 징역형을 내린 판결을 두고 너무 가벼운 형벌을 내렸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조계는 “성폭행 사건에 적용한 역대 형벌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평이다.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13일 여교사 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48)씨에게 징역 12년, 이모(35)씨에게 징역 13년, 김모(38)씨에겐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김씨에게는 2007년 다른 성폭행 혐의까지 합쳐졌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성인 대상 성범죄에서 징역 10년 미만 선고가 주류였던 전례에 비해 이번 형량은 높았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8세 여자 어린이를 잔혹하게 성폭행해 공분을 산 조두순도 징역 12년 선고에 그쳤다. 김씨 등의 범행을 위해 망을 봐준 박씨와 같은 형량이다. 성폭행하지 않고 망만 봤는데도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은 자녀의 교사를 성범죄 대상으로 삼은 것에 경종을 울린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평이다. 실제 재판부는 “피고인 모두 학교에 다니거나 다닐 자녀를 둔 학부모임에도 공모해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사인 피해자를 간음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노영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교권이 아무리 떨어졌다 해도 선생님을 상대로 학부모가 이런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었다”며 법원 판결에 공감했다. 노 전 대변인은 “교권이 떨어진 마당에 교사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겠는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렸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모조리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데에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일반 형법상 ‘강간 등 상해·치상’은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된다. 여기에 주거침입이나 특수강간, 장애인 대상 성범죄 등을 저지른 경우는 특례법 규정이 적용돼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이 가중된다. 범인들이 주거지에 침입해 범죄를 저지른 데다,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혔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정신 피해도 육체 피해처럼 상해로 인정한 것이다. 이들에게 징역 17년∼징역 25년을 구형한 검찰도 법원의 과거 판단보다 중형이 선고된 데에 의미를 부여했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구형대로 나와줬으면 했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법원 선고가 그간 낮았는데 이번엔 그나마 적정히 나와 성폭력을 제압하는 분위기 마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소 여부는 판결문을 자세히 검토한 뒤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인류가 낳은 최고의 현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가 아테네를 이끄는 정치지도자가 되지 않고 철학자의 삶을 고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리스가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직후에 태어났다. 소크라테스는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전후 50년 동안 펼쳐진 ‘페리클레스의 황금기’ 속에서 보냈다. 그런데 힘과 부를 축적한 아테네는 서서히 타락해 갔다. 번영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결국 제국의 행태를 보이는 아테네를 제지하기 위해 스파르타가 칼을 들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은 그리스 세계를 양분하며 심각한 파괴와 깊은 상처를 남겼다. 장년기에 이 잔혹한 내전을 생생하게 목도한 이가 소크라테스였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테네 시민들의 그릇한 행태를 질타하는 ‘신이 보낸 등에’ 역할을 자임했다. 민중은 덕에서 멀어져 갔고 민주정은 타락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의 ‘무지(無知)의 지(知)’는 시민들을 일깨우는 죽비 소리와 같았다. 아테네 민주정은 대중 모두가 통치의 주체인 동시에 다스림의 객체임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체제다. 민주정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대중이 선도(先導)와 복종의 역할을 잘해내야만 한다. 아테네인들은 이를 익히기 위해 추첨 제도를 창안했다. 누구나 무작위 추첨에 의해 1년 동안 국가의 행정관이 될 수 있었고, 뽑히지 않은 사람들은 선임된 이들에게 순순히 따랐다. 페리클레스의 황금시대에는 이런 시스템과 민회가 어느 정도 작동되어 민주정이 안착되었다. 그러나 페리클레스가 죽은 후 5세기 말기로 갈수록 선동가들에게 휘둘린 아테네 민회는 타락해 갔다. 아르기누세 해전의 지휘관들을 사형시킨 재판이나, 멜로스 인들을 학살하는 결정 등 불법과 부정이 수시로 발생했다. 소크라테스가 제대로 ‘아는 자’들에 의해 통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다. 그는 ‘모든 것을 안다고 믿는 무지한 자들’이 주도하는 민주정을 경멸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통치에 참여하기에 앞서 덕을 쌓으라고 호소했다. 소크라테스는 끝까지 정치가가 아닌 철학자의 삶을 택했다. 플라톤(BC 427~347)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에 나오는 대목이다. “다른 군중에게 순진하게 맞서서 도시에 수많은 부정과 불법이 자행되는 것을 막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진실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잠시라도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공인이 아니라 사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아테네 민중의 폭주와 민주정의 타락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중의 폭주는 민주주의를 타락시키고 현인들을 구축했다. 떼법과 불복종 선동이 난무하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과 멀지 않아 보여 우울하다.
  • ‘아는 형님’ 이시영, 영화 질문에..남자 출연자들 19금 영화 말한 이유?

    ‘아는 형님’ 이시영, 영화 질문에..남자 출연자들 19금 영화 말한 이유?

    ‘아는 형님’ 이시영 영화 언급이 화제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걸크러시의 정석 이시영이 출연했다. 이시영은 ‘과거 맡고 싶었던 배역’을 퀴즈로 제시했다. 이에 이수근은 영화 ‘뽕’을 거론하는가 하면, 김희철은 “말죽거리잔혹사의 떡볶이 아줌마 김부선 역”이라며 “현수 학생 이리 와봐”를 언급해 큰 웃음을 안겼다. 이상민은 ‘2000-2002년 사이의 영화’라는 추가 설명에 “썸머타임!”이라고 외쳐 폭소케 했다. 이시영은 “‘동감’의 박용우 씨 역할이 부러웠다”고 고백했다. 이시영은 김하늘-하지원이 아닌 박용우를 꼽은 이유에 대해 “박용우처럼 한 사람으로부터 아껴주는 사랑을 받아보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아는 형님’에서 이시영은 과거 찜질방 구내매점에서 일한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그 여자랑 결혼하면 사람이 죽어요 사람이 …”

    “그 여자랑 결혼하면 사람이 죽어요 사람이 …”

    2013년 8월 여름 언저리. 포천에 살던 44세 주부 노모씨가 얼큰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숟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언뜻보면 이상한 점은 없었다.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죽음의 농약’으로 불리던 ‘그라목손’을 한 방울, 한 방울 떨어뜨린 것 빼고는 …. 맹독성 제초제인 그라목손은 생선 썩은 듯한 퀘퀘한 냄새가 난다. 거기다 눈에 띄게 초록색빛이다. 냄새와 색깔을 감추기엔 김치찌개만한 게 없다. 이미 전 남편과 시어머니, 두 명이나 그라목손으로 살해한 그녀다. 사람을 자꾸 죽이다보니 ‘기술’이 느는 걸까. 노씨는 이번엔 그라목손 양을 줄였다. ‘한 방’이 아니라, ‘시간차’를 택했다. 그라목손은 한번에 마시면 식도까지 화상을 입을 정도다. 하지만 소량씩 섭취하면 장기가 조금씩 망가진다. 노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서서히 남편을 죽여갔다. 그러기를 수 주. 같은 달 16일, 두번째 남편인 이모(사망당시 43세) 쓰러졌다. 결국 남편은 비특이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됐다. 노씨가 눈물을 짜냈다. 3개 보험사가 속아넘어갔다. 이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한살배기 아들이 보험수익자라 그녀가 대리 수령했다. 5억 3000만원이란 사망보험금이 ‘턱’ 계좌에 꽂혔다. 노씨의 ‘세번째 살인’이었다. 노씨의 첫 살인은 2011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1년 결혼한 남편 김모(사망당시 45세)씨가 무능하다는 이유로 2008년 갈라섰다. 이혼 후 “돈 좀 구해달라”며 연락하던 에 “오냐, 너를 죽여서 돈을 마련하겠다”고 살의를 품었다. 노씨는 2011년 5월 2일 김씨를 찾아갔다. 마실 것 좀 사왔다며 ‘알로에’ 음료수 병에 그라목손을 섞어 냉장고에 넣어뒀다. 제초제 넣은 티를 숨기려고 같은 녹색빛깔병의 음료수를 고를만큼 치밀했다. 일주일이 지났다. 술이 덜깬 김씨는 음료수로 착각하고 이 죽음의 음료수를 들이켰다가 얼마 뒤 사망했다. 사인은 폐렴이었다. 노씨는 김씨의 핏줄인 미성년자인 아들을 대리해 4억 5000만원을 챙겼다. 두번째 살인은 재혼한 이씨의 모친이었다. 보험금이 아닌 감정적 이유였다. 처음부터 자신을 무시해 거슬렸던 게 살인의 이유였다. 이씨를 죽이기 7개월 전인 2013년 1월, 그라목손이 든 박카스를 시어머니에게 권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첫 남편인 김씨의 모친도 노렸으나 불발로 돌아갔다. 2011년, 2013년 세 명을 죽인 노씨의 다음 범행 대상은 제 친딸이었다. 첫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갓 스무살짜리였다. 2014년 7월 그라목손을 음식물에 섞어 딸을 세번이나 쓰러지게 만들었다. 입원보험금으로 700만원을 받아챙겼다. 두 남편과 시어머니를 죽이고 딸을 죽일 뻔해서 번 돈은 10억원. 백화점 쇼핑에, 스키에, 2000만원짜리 고급 자전거를 싸는데 썼다. 그러다 꼬리를 잡혔다. 피해자 지인이 “이 여자와 결혼하면 가족들이 죽는다”고 경찰에 제보했다. 제초제에 대한 전문가의 소견, 보험금 납입현황,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마침내 지난해 범행이 드러났다. 그라목손은 쌀가루에 섞인 유리용기에 담겨있었다. 검찰은 1심에서 사형을 구형했고 법원은 무기징역형을 내렸다. 노씨는 “과하다”며 항소했다. 올 1월, 2심 항소심에서도 노씨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한때 ‘가족’이라 불리던 사람 다섯 중 세 명을 죽인 그녀. 이 연쇄살인범은 “형량이 무겁다”고 볼멘소리를 할만큼 제 목숨. 제 인생 귀한지는 알고 있었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포천 제초제 살인사건’이다. 보험사기 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험금을 노린 범죄 가운데에는 이처럼 영화보다 더 잔혹한 ‘실제상황’이 많다. 때마침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9월 30일 본격 시행됐다. 법안에 따라 상습 보험 사기범은 3년 이상 징역형에 사기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이 강화됐다. 기존엔 보험사기를 일반사기와 동일한 법 조항으로 처벌할만큼 형벌이 약했다. 하지만 지금도 수위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기 건수와 피해 규모는 엄청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는 ▲2013년 5190건 ▲2014년 5997건 ▲2015년 6549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3480건이 적발됐다. 드라마를 방불케 한 ‘기상천외’한 보험사기 사건은 이뿐이 아니다. 올 1월엔 ‘가공인물’을 만들어 보험금을 타내려던 50대 남성 강모씨가 붙잡혔다. 사업에 실패한 강씨는 2013년 10월 목포시에서 중국으로 밀항했다.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쥐어주고 허위로 중국 국적 ‘A’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중국 선양영사관에서 A 이름으로 된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로 입국한 그는 9개 보험사의 고액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같은 얼굴이지만 세상에 강씨와 A, 두 명이 존재했던 것이다. 32세인 딸과 딸의 연인인 보험설계사 정모(34)씨가 옆에서 보험금 타내는 법을 ‘코치’했다. 다시 중국으로 건너 간 이들 일행은 중국 현지에서 사망을 위장하기 위해 중국 의사와 목격자, 구급차, 장례식장 등을 ‘섭외’했다. 이후 그럴듯한 사망신고 서류를 받아낸 뒤 보험사에 16억 5000만원이라는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 자체 조사과정 중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위 사망임이 드러나 쇠고랑을 찼다. ‘한 건물, 두 병원’으로 수익을 올린 병원장과 이에 공조한 환자들도 있다. 서울 모처에서 정형외과를 운영 중인 한 병원장은 다른 층에 비의료시설인 ‘자세교정치료센터’를 동시에 열었다. 병원 사무장은 장기 입원 환자들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접근했다. 같은 건물 안에 자세교정치료센터가 있는데 비급여인 ‘운동치료’를 받아도 실손의료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꾀었다. 진료 영수증을 같은 건물 정형외과로 발급해준다고 한 것이다. 교정치료센터의 대표는 심지어 의사면허도 없었다. 손님을 끌어모으던 이 사무장이 병원장 대리 행세를 했던 것이다. 공짜 치료를 받으려던 환자도, 환자 한명당 두번 진료비 청구로 ‘일타 쌍피’를 노렸던 병원 관계자도, 철창 신세가 됐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 방지를 위해 처벌 수위를 크게 높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제정까지 나선 것은 보험사기가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를 상승시키고, 추가 범죄를 유발하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가입자들의 인식 전환과 사회적 경감심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3년 5189억원에서 2014년 5997억원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인 6549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480억원으로 전년동기(3105억원) 대비 12.1% 증가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다른 보험 가입자들이 더 내야 하는 보험료는 가구당 20만원 가량이나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6살 입양딸 17시간 묶고 때리고 방치해 죽인 ‘악마 양부모’ 태연한 현장검증

    6살 입양딸 17시간 묶고 때리고 방치해 죽인 ‘악마 양부모’ 태연한 현장검증

    “너무 끔찍해서 말이 안 나온다. 인간이 맞느냐.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  “저런 나쁜XX 사형시켜라! 그냥 넘어가면 안된다.”  경기도 포천시 한 아파트에서 6살 딸을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불태운 양부모 등 피의자들에 대한 현장검증이 7일 오전 실시됐다.  이날 오전 11시쯤 양부 A(47)씨와 양모 B(30)씨, 공범 C(19·여)씨 등 3명이 경찰 승합차를 타고 현장에 등장하자 모여있던 주민 100여명 사이에서 야유와 눈물 섞인 고함이 터져나왔다. 태연한 이들의 모습에 소름이 끼친다면서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휠체어를 타고 현장검증을 지켜보러 온 한 주민(79·여)은 “어떻게 저런 사람이 그동안 근처에 살았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날 피의자들은 시종 태연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주거지에서 이뤄진 현장검증은 현관 앞까지만 공개됐다.  피의자들은 약 30분 동안 집 안에서 D양을 파리채 등으로 때린 후 테이프로 묶고 학대하는 과정과 D양의 시신을 담요에 싸서 차에 싣는 것까지 재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거지 현장검증 이후 낮 12시쯤 포천시 금주산의 한 약수터 앞에서 약 20분 동안 시신을 훼손하는 상황이 재연됐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산을 오르면서도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양모 B씨는 등산로 초입에 있는 주차장에서 망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C씨는 등산로 초입에서 약 10분 걸어 올라가 시신을 불태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은 산 계곡으로 들어가 움푹 들어간 곳에 마네킹을 올려뒀다.  경찰이 여기서 어떻게 시신을 불태웠느냐고 질문하자 A씨는 “나뭇가지를 모아서”라고 짧게 대답했고, C씨는 “(시신이 불에 탈 동안) 옆에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정기보 인천 남동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장검증이 끝난 후 “피의자들이 파리채로 때리고,테이프로 몸을 묶는 등 D양을 학대하고,시신을 훼손· 유기하는 상황을 비교적 담담하게 재연했다”고 전했다.  정 과장은 이어 “사건을 좀 더 조사해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달 28일 오후 11시께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D양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17시간 방치해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달 29일 오후 4시쯤 D양이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 시신을 불에 태우고 유골을 부숴수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法,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에 무기징역…유족들은 사형 촉구

    法, ‘수락산 살인’ 피의자 김학봉에 무기징역…유족들은 사형 촉구

    서울 노원구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학봉(61)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에 유족들은 사형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북부지법 제13형사부(부장 박남천)는 살인 및 절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7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수법이 잔혹하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김씨는 5월 29일 오전 5시 20분쯤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후 몸을 뒤진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나, 편집 조현병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정신감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감정 결과는 “김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을 것으로 의심은 되지만 이 사건 당시에는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 비교적 건재했다”며 “범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나왔다. 재판부는 “살인은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전혀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아무 잘못 없는 피해자가 극도의 고통 속에 삶을 마감했고, 유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은 데 더해 지역 사회에도 커다란 충격을 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시는 이 사건과 같이 별다른 이유 없는 흉악범죄로부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일반인들도 공포로부터 해방돼야 한다”며 “다만 사형은 인간 생명을 영원히 박탈하는 냉엄한 형벌로서 누구라도 사형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범행 당일 자수했으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니, 생명 자체를 박탈하기보다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상당할 것”이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 가족들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울분을 토하며 재판부에 김씨를 사형시키라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걔가 먼저 칼을 들었어요. 전 여린 성격이에요”스토킹 살인범의 뻔뻔한 변명

    “저는 순수하고 여린 성격이에요. 그리고 걔가 먼저 그 날 칼을 들고 있었다니까요!”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고 협박하다가 결국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이 이같이 주장하자 재판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부(이동욱 부장판사)는 “대단히 중대한, 이루 말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A(31·여)씨를 살인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한모(3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집착과 감시로 인해 피해자는 회사도 못 갈 정도로 항상 불안감에 시달렸고, 살인 당한 날도 피고인을 보자마자 도망쳤으나 끝내 흉기로 마구 찔려 목숨을 잃었다”면서 “그 공포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씨의 비겁한 변명도 질타했다. 한씨는 자살할 생각으로 흉기를 준비한 것이지 살인을 계획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씨가 당일 준비한 도구가 말없이 ‘진실’을 가리켰다. 회칼, 과도, 부엌칼, 등산용 노끈, 나일론 끈, 케이블타이, 마스크, 장갑, 오토바이 등이었다. 누가봐도 누군가를 결박하고 해친 뒤 도주할 의도가 보이는 물품들이었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이 당일 준비한 도구만 보더라도 이는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라며 “무엇보다도 피고인은 손잡이에 테이핑까지 한 칼을 상의 주머니에 넣고 피해자를 쫓아갔다”며 피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청객의 눈물을 자아낸 것은 그 다음 대목이었다. 메신저 내용이나 지인 증언 등을 종합하면 죽은 피해자는 헤어진 후에도 피고인을 걱정하고 염려할 정도로 인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양형에 관해 재판부는 “계획된 범죄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면서 “피고인은 반성도 하지 않고 있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한씨는 올해 4월 19일 정오쯤송파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여자친구 A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한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사형은 연쇄살인처럼 우리 사회가 도저히 인내할 수 없는 범행에만 최대한 제한적으로 선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핑계로만 일관하던 한씨를 바라보며 피해자의 모친은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두 손을 꼭 모은 채 연신 눈물을 쏟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co.kr
  • [SSEN이슈]여자친구 엄지 활동 중단..부상+거식증+공황장애 ‘아이돌 잔혹사’

    [SSEN이슈]여자친구 엄지 활동 중단..부상+거식증+공황장애 ‘아이돌 잔혹사’

    크레용팝 소율에 이어 여자친구 엄지가 활동 중단을 알리며 아이돌 멤버들의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크레용팝 소율이 공황장애 초기 증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5일 여자친구 엄지까지 다리 통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여자친구 엄지의 소속사 쏘스뮤직은 활동 중단 이유에 대해 “좌측 대퇴부 봉공근 염좌라는 진단을 받았다. 봉공근은 걷거나 무릎을 쓰거나 하는 등의 움직임을 할 때 쓰이는 근육”이라며 “휴식과 함께 치료를 병행해야 빨리 완쾌할 수 있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치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는 크레용팝 소율이 1년 2개월만의 컴백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활동 중단을 알렸다.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는 “소율은 크레용팝이 정규앨범을 작업하면서 원인 모를 두통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해왔다. 컴백하게 되면서 소율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활동을 할수록 증세가 더욱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걸그룹 에이프릴 현주 또한 지난 5월부터 호흡장애와 두통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는 “에이프릴 현주는 호흡장애와 두통으로 인해 방송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오마이걸 진이는 극심한 다이어트로 거식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WM엔터테인먼트는 “오마이걸 진이가 데뷔 후부터 거식증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아 진료 및 치료를 받아왔으며 진이 양과 당사는 그동안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고민을 해왔고 충분한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눈 결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잠정적인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지난달 30일 방탄소년단 랩몬스터가 무릎 통증으로 인해 ‘케이팝 월드페스티벌’ 일정에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9일 랩몬스터는 정규 2집 컴백을 위해 새로운 안무 연습에 집중하던 중 통증을 느껴 바로 정형외과를 찾았고 ‘피로골절로 발전할 수 있으니 다리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연이어 전해지는 아이돌 멤버들의 활동 중단 소식에 혹사 논란도 제기됐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과격한 안무와 무리한 스케줄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별한 동거녀 여동생 ‘화풀이’살해…50대 男 징역 25년

    이별한 동거녀 여동생 ‘화풀이’살해…50대 男 징역 25년

    동거하던 여성이 이별 후 연락을 피하자 동거인의 여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5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언니가 자신 때문에 동생이 살해당했다는 극심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하더라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으로 피해자가 매우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숨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방법도 약간의 가능성을 남겨두지 않고 피해자의 생명을 제거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A씨는 7월 18일 오후 3시 51분쯤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전 동거녀의 여동생인 B(55)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8개월간 함께 산 여성이 이별 후 연락을 피하자 여동생인 B씨에게 언니와의 재결합을 부탁했다. 그러나 B씨도 이를 거절하고 전화를 잘 받지 않자 흉기를 미리 준비해 B씨의 아파트에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과거 신발장을 설치해 주며 알게 된 B씨의 아파트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 안에서 40분가량 기다리다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온 B씨를 상대로 범행했다. A씨는 경찰에서 “헤어진 여성이 만나주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아 살해할 생각이었다”면서도 “동거녀 집에는 30대인 아들이 함께 살고 있어 대신 혼자 사는 여동생의 집에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강남역 묻지마 살인범에 무기징역 구형

    검찰이 강남역 살인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모(34)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유남근 부장) 심리로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김씨의 범행이 토막살인 못지않은 잔혹성을 띤다”고 이유를 밝혔다. 20년의 치료감호,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국민에게 평범한 시민 누구나 일상적이고 문화적 생활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평범해 보이는 사람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될 수 있다는 공포와 극심한 불안감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초반 여성인 피해자가 꿈을 이뤄보지도 못하고 아무런 잘못 없이 소중한 생명을 빼앗겼다”며 “가족들도 피해자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등 피해가 극히 무겁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김씨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무고한 생명을 빼앗은 김씨에게서 어떤 고통이나 죄책감, 진심 어린 사과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되고도 김씨가 접견을 거부해 직접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며 “김씨는 장기간 만성 조현병으로 고통받아 온 사람으로서 범행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김씨가 깊은 피해망상 속에서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런 정신상태 속에서 행동한 점과 구금된 현재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7분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막장 드라마 패러디…삼성 제작 ‘팀플의 덫’ 화제

    막장 드라마 패러디…삼성 제작 ‘팀플의 덫’ 화제

    삼성그룹이 지난 29일 공식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에 공개한 캠퍼스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하여 ‘팀플의 덫’이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캠퍼스 생활 가운데 조별 과제를 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내용은 tvN ‘SNL 코리아’가 2013년 선보였던 ‘조별과제 잔혹사’와 비슷하다. 그러나 ‘조별과제 잔혹사’가 무임승차하는 조원들에게 복수하는 조장의 모습을 그렸다면, ‘팀플의 덫’은 조별과제를 하지 않으려는 조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핑계에 중점을 둬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아침 드라마 속 화제가 됐던 막장요소들을 패러디한 부분들은 웃음 유발과 함께 영상의 집중도를 높여주고 있다. 영상 말미에서 드러나는 반전 결말 역시 인상 깊다. 반응은 뜨겁다. 해당 영상은 페이스북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1600여 건이 공유되며 조회 수 65만 건을 돌파했다. 누리꾼들은 “공감 100%다”, “정말 재미있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사진·영상=Samsung/유튜브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국감 브리핑] 성매매·자살 중계 막장 인터넷방송 처벌은 13% 뿐

    “부모 욕이 최고로 심한 욕이기 때문에 ×××라고 부르겠다.” “니 주변에는 ‘김치년’(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밖에 없나 보네요.” 최근 인터넷 개인방송에서 인기 ‘BJ’(개인방송 진행자)들이 내뱉은 반인륜적, 성차별적 발언들이다. 이처럼 선정성과 폭력성이 도를 넘어섰지만 제재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2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불법·유해성이 신고됐거나 적발된 인터넷 방송 343건에 대한 심의 결과 제재가 이뤄진 경우는 45건(13%)에 불과했다. 지난해 257건 중 81건(31%)이 이용 정지, 삭제 등의 처분을 당한 것에 비하면 신고 및 적발 건수는 늘어난 반면 제재 비율은 낮아진 셈이다. 이와 관련, 방심위는 “민원인들이 신고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수 있어 상대적으로 ‘해당 없음’ 처리된 비중이 늘었다”고 해명했다. 제재를 받은 유형은 ▲성매매 소개 및 음란 행위 19건 ▲욕설 10건 ▲잔혹·혐오 4건 ▲차별·비하 7건 등으로 나타났다. 한 BJ는 자살 시도를 생중계한다며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를 시도했다. 또 다른 BJ는 불법 낙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소개했다. 성기 노출,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 홍보 등으로 시정 조치를 받은 경우도 있었다. 김 의원은 “인터넷 이용의 대중화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개인방송이 범람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면서 “불법·유해 정보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헤어지자는 동거인 위치추적까지 해 죽인 30대 남성 ‘무기징역’

    헤어지자는 동거인 위치추적까지 해 죽인 30대 남성 ‘무기징역’

    헤어지자는 동거여성의 차량에 몰래 위치추적기를 설치한 뒤 쫓아가 살해한 30대 남성이 살인,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 위반,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 신상렬)는 A(38)씨에게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올해 4월 25일 낮 1시 26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상가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서 B(38·여)씨의 가슴과 배 등을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시신 양쪽 손 4곳에서 발견된 방어흔 등으로 미뤄 피해자가 피고인의 공격을 막기 위해 장시간 처절한 몸싸움을 벌였고 사망 직전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극심한 고통과 공포를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어 피고인이 진정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의문스러운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인천의 한 노래방에서 우연히 알게 된 B씨와 연인관계로 발전한 뒤 지난해 9월부터 동거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잦은 폭행을 못 견딘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A씨는 흉기와 위치추적기를 산 뒤 범행을 계획했다.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청부살인법’, ‘기절시킨 후 자살로 위장’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기도 했다. 집과 사무실 주변에서 B씨를 미행한 A씨는 B씨가 친척 오빠 집 인근에 주차한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몰래 설치한 뒤 범행 당일 B씨가 사무실에 출근하자 뒤따라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A씨는 비명을 듣고 달려온 B씨의 직장동료 C(41)씨 등에게도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가 1시간여 만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인천의 한 공원 앞 도로에서 차량을 몰다가 80대 할머니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로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중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살인 범행 이전에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기는 하나 피고인의 폭력성과 잔혹성이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쇄살인범 정두영 교도소 탈출 시도하다 붙잡혀

    1999년부터 10개월여 간 9명을 잇따라 살해해 사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 복역 중인 ‘연쇄살인범’ 정두영(47)이 최근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힌 사실이 밝혀졌다. 28일 대전교도소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오전 7시쯤 정씨가 교도소 작업장에서 몰래 만든 높이 4m짜리 사다리를 이용해 삼중의 교도소 담을 넘다 발각됐다. 당시 정씨는 몇 m 간격으로 쌓은 교도소 담 3곳 중 2곳을 뛰어넘고, 마지막 세 번째 월담을 시도하던 중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첫 번째 담은 모포 등을 던져 덮은 뒤 사다리를 걸어 넘었고, 감지센서가 설치된 두 번째 담도 사다리를 이용해 넘어섰다. 이 과정에서 센서가 울리면서 탈옥 시도가 발각됐다. 긴급 출동한 교도소 직원들이 세 번째 담 앞에서 정씨를 붙잡았지만 이 사실을 숨겨왔다. 정씨는 자동차 업체 납품용 전선을 만드는 교도소 작업실에서 탈옥하는데 쓰기 위해 몰래 사다리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부산, 경남, 대전과 충남 천안 등에서 23건의 강도·살인 행각을 벌였다. 철강회사 회장 부부 등 9명을 살해하고 10명에게 중·경상을 입히는 등 연쇄범행을 저질렀다. 금품을 훔치다 들키면 흉기나 둔기 등으로 목격자를 살해하는 등 잔혹한 범죄로 밀레니엄에 들뜬 사회에 충격을 줬다. 정씨는 조사과정에서 “내 안에 악마가 있는 모양”이라고 했다.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출장마사지사 등 21명을 살해한 뒤 11명을 암매장한 연쇄살인마 유영철이 검찰조사에서 “2000년 강간죄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때 정두영 연쇄살인 사건을 자세히 보도한 월간지를 보고 범행을 착안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정씨는 2000년 12월 부산고법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하고 사형수로 수감 중이다. 대전교도소 관계자는 “정씨가 탈옥을 시도한 사실은 맞지만 더 이상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박보검♥김유정, ‘홍경래의 딸’ 알고도 돌아왔다 “제가 어디갑니까”

    박보검♥김유정, ‘홍경래의 딸’ 알고도 돌아왔다 “제가 어디갑니까”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이 자신이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박보검에게 돌아왔다.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지만, 두 사람에게 드리운 잔혹한 운명에 시청률은 20.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제작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미디어) 12회분에서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견고했던 이영(박보검)과 홍라온(김유정)의 로맨스에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는 먹구름이 꼈다. “운명이 어디 만나려 한다고 만나지고, 피하려 한다고 피해집니까?”라는 정약용(안내상)의 말처럼, 라온은 마치 운명의 그림자를 느끼기라도 한 듯, 어머니(김여진)를 찾은 기쁨과 함께할수록 행복한 영과의 일상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지만, “다른 이에게 갈 행복까지 제게 온 것이면 어쩝니까? 그래서 곧 도로 빼앗아 가면 어쩝니까”라며 조심스러운 걱정을 내비쳤다. 그래서일까. 영과 라온이 “제가 저하 허락 없이 어딜 가겠습니까?”라는 사랑의 약조로 달달함에 정점을 찍은 것과 달리, 진실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백운회 수장 한상익(장광)은 “세자가 손 쓸 수 없을 때”를 기다리며 두 사람을 주시했고, 김헌(천호진) 일당은 홍라온이라는 이름 석 자를 입수한 것. 게다가 김윤성(진영)마저 라온이 홍경래의 여식이란 진실을 알게 됐다. 또한, 영이 세자라는 것을 알고 불안에 떨던 라온의 어머니는 한상익이 거처까지 찾아와 “수천 명 백성들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부탁하자, “제발 더 이상 관심 두지 말아달라”며 간곡히 거절한 후, 라온을 데리고 떠날 것을 결심했다. “그 지독한 운명에서 벗어나려고 고운 아이를 독하게 때려가며 사내로 살게 했는데” 다시 운명의 굴레에 들어갈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 그리고 그 순간, 걱정에 빠진 라온의 어머니와 정약용의 앞에 나타난 라온.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그녀가 궐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라온은 “아주 힘겨운 순간 무언가를 놓아야 한다면, 그게 나여서는 안 된다”라는 영에게 “걱정 말라”던 약조를 지키기 위해 그의 품으로 돌아오며 앞으로 폭풍처럼 들이닥칠 짠내나는 로맨스를 암시했다. 잔인할 만큼 제 할 일을 잊지 않은 운명 때문에 급격한 어둠이 내린 영과 라온의 로맨스로 다음 회를 기대케 한 ‘구르미 그린 달빛’. 오는 3일 저녁 10시 KBS 2TV 제13회 방송. 사진=KBS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요건도 안 갖춘 정치공세”… 임기말 대통령 발목잡기 정면 돌파

    “요건도 안 갖춘 정치공세”… 임기말 대통령 발목잡기 정면 돌파

    해임안 통과 13시간 만에 거부 ‘헌정 초유 해임 거부 대통령’ 비판 ‘헌정 초유 해임 요건 미비’로 대응 박근혜 대통령이 ‘예상대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해임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야당이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지 13시간 30여분 만인 지난 24일 오후 장차관 워크숍에서다. 박 대통령이 이처럼 신속하고 단호하게 해임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논란 때 내비쳤던 기조, 즉 야당의 공세를 임기 말 대통령 흔들기로 규정하면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기조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이 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것”이라고 규정한 대목이 주목된다. 장관으로서의 업무수행에 대한 게 아니라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야당의 해임 건의 사유는 해임건의안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발언은 결국 이번 해임건의안은 법적 정당성을 갖추지 않은 것이므로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법적으로 정당하다는 논리가 된다. 따라서 야당이 어떻게 보는지와는 별개로 박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법적으로 부당한 해임을 할 수는 없다는 ‘논리적 정합성’이 완성된다. ‘헌정 사상 초유의 해임건의안 거부 대통령’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헌정 사상 초유의 해임건의안 요건 미비’라는 논리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일각에서는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에 대한 우려가 박 대통령의 강경 대응을 추동한다는 관측도 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거대 야당에 한번 밀리면 앞으로 제2, 제3의 김재수가 나올 수 있고, 임기 말 ‘식물정권’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 논란 때 박 대통령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됐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임기 말 잔혹사’를 잘 알고 있는 박 대통령으로서는 그들과 다른 길을 걷겠다는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재수 해임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정치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계산을 박 대통령이 했을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아직 ‘김재수’가 누군지도 모르는 국민이 태반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를 놓고 정쟁이 계속되면 보수층 내에서 ‘거대 야당의 대통령 발목 잡기’ 여론이 형성되면서 지지층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박 대통령으로서도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쟁점 법안의 국회 처리가 불가능하다. 이대로 가면 1년 5개월가량 남은 임기가 제대로 성과를 못 내고 대치만 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내년으로 넘어가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으로서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가서는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도 제기되나 뚜렷한 해답이 안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야당으로서도 국회에서 통과시킨 해임안을 양보하기 힘들고 대통령도 해임 부당성을 공언한 마당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 정치는 처음 가보는 길을 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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