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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민의 월드why] 비행기가 가장 안전?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

    [송혜민의 월드why] 비행기가 가장 안전?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

    비행기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안전협회(NSC) 통계부에 따르면, 1년 사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1100만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전거 사고로 사망할 확률인 34만분의 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95.7%에 달하는 것으로,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는 전체 항공기 사고의 90%에서 생존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비행기는 교통사고 위험과 사고로 인한 사망 위험이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매우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인데,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전원 사망’ 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끔찍하고 안타까운 항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난기류부터 새까지…항공사고의 원인 비행기 사고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비행기를 타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난기류’다. 난기류가 심하게 발생하는 지역을 지나갈 때면 안전벨트를 매 달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갑자기 비행기 전체가 진동모드 휴대전화 100만대가 함께 울리는 것처럼 떨리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항공기 제작 단계부터 난기류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고, 최신 항공기는 난기류로 기체가 급하강 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에 이로 인한 항공사고는 흔치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들어 부쩍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진 사고 원인은 바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다. 비행기가 상공에서 비행하는 중 새와 부딪히는 이 사고는 생각보다 훨씬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5일, 가장 최근에 발생한 비행기 사고인 러시아 국방부 항공기 추락사고 역시 그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가 제기된 상황이다. 비행기 사고에서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생존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2016)에도 유사한 사고가 등장한다. 2009년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US에어웨이스 1549편이 이륙 2분 만에 불시착한 사고인데, 버드스트라이크로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진 것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반적으로 시속 300㎞ 이상으로 나는 비행기와 무게 1㎏의 새 한 마리가 부딪힐 경우 항공기는 무게 약 5t의 충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고 방지를 위해 조종실에 특수 유리를 설치하지만, 위의 사고처럼 엔진 등 주요 부품과 충돌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스터리 항공사고 전문가들은 비행기 사고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사고의 횟수가 아닌 사고 경위라고 말한다. 발견된 잔해의 양도 많지 않아, 원인은커녕 사고기의 공중분해 혹은 침몰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고도 있다. 블랙박스가 있긴 하지만 블랙박스 자체를 찾을 수 없거나 사고원인을 규정할 만한 정보를 다 담고 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미스터리한 비행기 사고 중 일부는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했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카리브해의 버뮤다와 미국 플로리다,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삼각형 범위 안의 해역을 일컫는데, 1945년 12월, 미국 로더데일 공군기지에서 해군 폭격기 5대가 비행훈련에 나섰다가 해당지역에서 승무원 14명과 비행기가 모두 자취를 감춘 사고가 발생했다. 사라진 비행기를 찾기 위해 나선 다른 비행기도 함께 행방불명됐다. 이 지역에서는 비행기뿐만 아니라 배도 자주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는데, 지구 자기장이 불안정해서 이 주위를 지나는 선박이나 비행기가 바다로 빨려 들어간다는 추정은 있지만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2014년 239명의 탑승자와 함께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사고 역시 지금까지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사고 발생 당시 실종된 여객기를 찾기 위해 주술사까지 초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헛수고였다. 약 2년이 지난 올해 초 태국 남부 등지에서 기체 일부로 추정되는 잔해가 발견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건은 미결로 남아있다. ◆비행기 사고에서 살아남는 법 비행기는 자동차와 달리 승객이 사고예방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수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사고를 당했을 때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한다. 2007년 미국의 한 항공전문가는 1971년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20건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조사했다. 비행기 좌석을 네 구역으로 나눈 뒤 각 구역의 생존률을 분석한 결과 앞좌석보다 뒷좌석에 앉은 승객의 생존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등받이를 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영국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보잉727기를 이용한 더미(마네킹) 실험을 실시한 결과, 등받이를 세운 경우가 생존율이 가장 높고 부상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벨트만 했을 경우엔 머리 부상이 심했으며, 등받이도 세우지 않고 벨트도 하지 않은 경우엔 즉사할 확률이 높았다. 이밖에도 소지품을 버릴 것, 가동성을 높이는 간편한 옷을 입을 것, 어린 탑승객이나 가족을 돕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될 것, 안내방송에 주의를 기울일 것 등이 비행기 사고 생존법으로 꼽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베의 후퇴… 반성커녕 화해만 강조할 듯

    태평양 전쟁 희생자 묘지에 헌화 오늘 오바마와 진주만 현장 추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현지시간 26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75년 전 미군으로 태평양전쟁에 참가한 일본 교포 등과 만찬 간담회를 갖고 “내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진주만을 방문해 위령과 화해의 힘을 미·일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옛 일본군의 미국 하와이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하와이에 온 그는 미·일 동맹에 대해 “앞으로도 미·일 두 나라는 ‘희망의 동맹’으로서 지역과 세계의 여러 가지 과제에 함께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방문 이틀째인 28일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진주만의 애리조나기념관을 방문해 헌화하고 전쟁 중 산화한 미군들의 명복을 빈다. 일본 총리가 일본의 습격으로 태평양전쟁이 시작된 현장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을 찾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은 75년 만에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도 아베 총리와 함께 추모한다. 두 정상은 추모행사 직전에 정상회담을 갖는다. 애리조나기념관은 1941년 12월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함정의 잔해 위에 세워진 미군 희생자 추도시설이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도 아베 총리의 추모 방문에 동행했다. 이날 하와이에 도착한 아베 총리 일행은 미국 국립태평양기념묘지에 헌화하고, 전쟁 중에 산화한 미군의 명복을 빌기 위해 머리를 숙이며 추모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국립태평양기념묘지는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1만 3000명을 포함해 2만명의 미군이 영면해 있는 곳이다. 이어 아베 총리는 미 국방성 포로·실종자 조사국을 방문, 신원감정연구소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보관된 유골 DNA 감정 작업 등을 참관했다. 또 하와이 최대 미국 해병대 기지인 카네오헤 항공기지를 방문해 미 해병대 간부들의 설명을 들으며 기지 활주로 옆에 있는 옛 일본군 이이다 후사다 중령의 기념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이다 중령은 진주만 공격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전투 중 피격된 뒤 미군기지 격납고를 들이받고 전사한 전쟁 영웅이다. 미군도 그의 용맹을 기려 기념비를 건립했고, 미·일 우호의 상징으로서 매년 양국 인사들이 참여하는 위령제를 열어 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인 묘지와 에히메마루호 침몰사고 희생자 위령비 등도 찾아 헌화하며 추모했다. 에히메현립 우와지마 수산고의 실습선 에히메마루호는 2001년 미군 잠수함과 충돌해 침몰하면서 희생자를 냈다. 아베 총리는 28일 애리조나기념관 방문 직후 메시지를 발표한다. 메시지에는 전쟁 관련 사죄나 반성의 내용이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메시지에서 2차대전 이후 일본이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부전(不戰)의 맹세’를 밝히고 미·일 ‘화해의 힘’도 강조한다. 이런 아베의 발언은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던 지난해 4월 미국 상·하원 합동에서의 연설이나 같은 해 8월 2차대전 종전 70년 담화 내용과 비교하면 후퇴하는 것이다. 아베는 당시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2차대전에 대해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했으며, 진주만 공습을 거론하며 ‘깊은 회오’(悔悟·잘못을 뉘우치고 깨달음)의 뜻을 표명했다. 또 전후 70년 담화에서는 “2차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러 추락機 블랙박스 회수… 원인 밝혀질까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공식 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등 92명을 태우고 시리아로 향하다 추락한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레프(TU154) 항공기의 잔해 일부와 블랙박스 1개가 회수됐다고 CNN 등이 27일 보도했다. 비행기록장치 확보로 항공기 추락 사고의 원인 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항공기가 이륙한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 해안에서 1.6㎞ 떨어진 지점의 수심 17m 해저에서 원격조종해저수색기구가 블랙박스 하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블랙박스의 하나인) 비행기록장치가 인양됐다”면서 “블랙박스가 겉으로 보기엔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사고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인양된 사고기 기체 잔해와 탑승객 시신에서 폭발물 흔적이나 외부 영향을 증명하는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일 항공기 추락 상황을 지켜본 해안경비대 소속 한 대원은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항공기가 이륙 뒤 필요한 고도로 상승하지 못하고 급격히 아래로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언과 정황을 근거로 조종사가 기체 고도를 높이려다 속도가 떨어져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테러에 의한 폭발 가능성보다는 조종사 실수를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타스통신은 수사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부 물체가 엔진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에선 테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블랙박스 해독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리아 가던 러 軍항공기 추락… 탑승객 92명 모두 사망한 듯

    시리아 가던 러 軍항공기 추락… 탑승객 92명 모두 사망한 듯

    러시아의 유명한 군 합창단인 ‘알렉산드로프 앙상블’(붉은 군대 합창단) 단원을 태우고 시리아에 주둔 중인 공군부대에 새해 축하 공연을 위해 가던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레프(Tu)154 항공기가 25일(현지시간) 추락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5시 40분쯤 러시아 소치의 아들러 공항에서 시리아 라타키아로 향하던 항공기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흑해 상공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에는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4명과 언론인 9명 등 승객 84명과 승무원 8명 등 모두 92명이 탑승했다. 탑승객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소식통은 타스통신에 “비행기가 이륙 후 10㎞ 정도를 비행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수시기관 관계자는 사고 원인으로 항공기 기체 고장이나 조종사의 조종 실수 등을 유력시하고 있으며 테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북동쪽 크라스노다르 인근 지역에서 수색,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Tu154 항공기 잔해를 소치의 흑해 연안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소치에서 6㎞ 떨어진 지점에서 항공기 기체 일부와 탑승객 소지품,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AFP는 덧붙였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항공기의 항공 안전·준비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수습된 시신을 구조선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시리아 가던 러 軍항공기 추락… 탑승객 92명 모두 사망한 듯

    시리아 가던 러 軍항공기 추락… 탑승객 92명 모두 사망한 듯

    러시아의 유명한 군 합창단인 ‘알렉산드로프 앙상블’(붉은 군대 합창단) 단원을 태우고 시리아에 주둔 중인 공군부대에 새해 축하 공연을 위해 가던 러시아 국방부 소속 투폴레프(Tu)154 항공기가 25일(현지시간) 추락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5시 40분쯤 러시아 소치의 아들러 공항에서 시리아 라타키아로 향하던 항공기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흑해 상공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에는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8명과 언론인 9명 등 승객 83명과 승무원 8명 등 모두 91명이 탑승했다. 탑승객은 전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소식통은 타스통신에 “비행기가 이륙 후 10㎞ 정도를 비행하던 중 흑해 상공에서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수시기관 관계자는 사고 원인으로 항공기 기체 고장이나 조종사의 조종 실수 등을 유력시하고 있으며 테러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리아노보스티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북동쪽 크라스노다르 인근 지역에서 수색,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Tu154 항공기 잔해를 소치의 흑해 연안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소치에서 6㎞ 떨어진 지점에서 항공기 기체 일부와 탑승객 소지품,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고 AFP는 덧붙였다. 러시아 당국은 해당 항공기의 항공 안전·준비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수습된 시신을 구조선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러시아 軍항공기 추락…91명 탑승객 전원 사망 추정

    러시아 軍항공기 추락…91명 탑승객 전원 사망 추정

    러시아 국방부 소속 항공기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출발해 시리아로 향하던 중 흑해해 추락했다. 탑승객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1명의 탑승객을 태운 투폴례프(Tu)-154 항공기는 흑해 상공에서 실종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공기 잔해를 소치의 흑해 연안에서 1.5km 떨어진 곳의 해저 50~70m 지점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항공기는 러시아 남부 소치의 아들레르 공항에서 이륙한 지 20분 뒤인 이날 오전 5시 40분께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중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시리아 서부도시 라타키아로 향하던 이 항공기에는 승객 83명과 승무원 8명 등 모두 9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에는 러시아 군인과 현지 유명 군합창단 ‘알렉산드로프 앙상블’ 단원 68명,언론인 9명 등이 포함됐다. 합창단은 시리아 내 공습작전을 위해 현지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을 위한 새해 축하 공연차 현지로 가던 중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북동쪽 크라스노다르 인근 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임과 동시에 해당 항공기의 항공 안전·준비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기종인 Tu-154 여객기는 소련 시절인 1960년대 후반부터 생산돼 2013년 생산이 중단된 항공기로 러시아 국내와 일부 외국 항공사가 이용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빨강 자전거/박건승 논설위원

    새 빨강 자전거가 거실 한쪽을 차지한 것은 한 달 전쯤부터다. 직장에 다니는 딸 아이에게 퇴근 시간을 맞추려 카톡을 한 게 발단이었다. ‘아빠, 오빠가 조금씩만 보태면 나머지는 알아서 할 테니 엄마 생일 선물로 새 자전거를 해 드리자’는 제안에 낚인 것이다. ‘가성비 높게’ 생색낼 수 있으니 망설일 턱이 없지 않은가. 대신 빨간색으로 하자는 조건을 내걸었다. 아내의 옛 자전거 색도 빨강이다. 딸아이가 열한 살 때 우리 집에 왔으니 14년 동안 아내의 직장·집안일을 도와 발 노릇을 한 셈이다. 주변 개구쟁이들이 두 번씩이나 가져갔던 것을 동네 구석구석 뒤져 다시 데려온 녀석이다. 그새 정도 많이 들었다. 아내는 여전히 옛 빨간색 자전거를 탄다. 새것이 보기도 아깝다는 뜻일 게다. 옛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퇴근길에 현관문 밖에 서 있는 옛 녀석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일이 잦아졌다. 늘 그래 왔듯이 어젯밤에도 찬바람과 맞섰을 것이다. 왠지 애잔해서, 녀석에게 속내를 넌지시 내비쳐 보지만 돌아오는 말이 있을 리 없다. 말 못 하는 이름이다. 말로써 피곤한 세상, 말로 속고 속이는 세상…. 말을 못해도, 관심을 못 받아도 늘 그 자리에 있는 녀석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우렁찬 울음, 힘찬 날갯짓… 희망 솟다

    우렁찬 울음, 힘찬 날갯짓… 희망 솟다

    ‘닭대가리’ 운운하며 무시하긴 해도 사실 닭은 우리와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치느님’(치킨+하느님), ‘치렐루야’(치킨+할렐루야) 등의 신조어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땅이름은 어떨까. 닭과 관련이 있는 전국의 명소들을 모았다. ●경기 평택 계두봉 닭 부리 끝에 걸린 해돋이 계두봉은 평택호(아산호) 바로 앞에 있는 야트막한 봉우리다. 주민들은 닭의머리, 혹은 닭의 부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두봉은 일제강점기에 경기 남부에서 가장 먼저 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계두봉 앞에 이를 기리는 현충탑이 세워져 있다. 계두봉은 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평택호 관광단지는 1970년대 수도권의 관광명소였던 곳. 지금은 쇠락해 유령도시처럼 변했다. 관광단지 안은 한국소리터, 모래톱공원, 평택호예술관 등 다양한 시설물과 독특한 조형물로 빼곡하다. 한국소리터는 국악, 양악 복합 공연장이다. ‘지영희 국악관’도 이 안에 있다. 국악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이끈 ‘국악의 아버지’ 지영희(1909~1979)의 업적을 엿볼 수 있다. 피라미드 형태의 외관이 인상적인 평택호예술관에선 미술, 조각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모래톱 공원의 ‘소리의자’도 인상적이다.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조형물이다. 내년 1월 1일엔 모래톱공원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대전 계족산 숲길 한쪽, 황톳길을 맨발로 걷다 계족산은 대전 동쪽에 있는 중형급의 산이다. 산줄기가 닭발처럼 퍼져 나갔다 해서 계족산이라 부른다. 계족산을 대전 8경의 하나로 격상시킨 일등공신은 황톳길이다. 숲길 한쪽에 일반 등산로와 나란하게 황톳길을 따로 조성해 뒀다. 길이가 무려 14.5㎞에 이른다. 정기적으로 유실된 황토를 보충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도록 물을 듬뿍 뿌려주는 등 애면글면 관리하고 있다. 황톳길을 신발 신고 걷는 이는 없다. 거의 대부분 맨발로 걷는다. 신록으로 물드는 5월이면 맨발 마라톤 대회도 열린다. 대전시민들이 즐겨 찾는다고는 해도 산책하듯 걸을 만큼 완만한 산세는 아니다. 한데 맨발로 걸으면 놀랍게도 힘든 줄을 모른다. 수십만원짜리 등산화를 신은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물론 겨울철엔 예외지만. 길을 걷는 중간중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면장이 마련돼 있다. 언제든 발을 씻고 등산화로 갈아 신을 수 있다. ●경북 봉화 닭실마을 알 품은 암탉과 날갯짓하는 수탉이 포개진 형국 닭실마을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충재 권벌 종택과 청암정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다. 닭실은 한문이름 유곡(酉谷)을 한글로 풀어 쓴 것이다. 유(酉)는 12간지 가운데 닭을 뜻한다. 조선의 실학자 이중환이 저서 ‘택리지’에서 알을 품은 암탉과 날갯짓하는 수탉이 포개지는 형국의 ‘금계포란형 명당’이라고 칭송했다니, 이래저래 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지 싶다. 마을의 중심이 되는 충재 종택은 조선시대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전형을 보여 준다. 물길을 돌려 인공 연못을 만들고, 그 가운데 거북바위 위에 날아갈 듯 지어 올린 청암정 또한 품위가 넘친다. 마을의 자랑은 무려 500여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는 한과다. 찹쌀 반죽에 조청을 입혀 만드는데,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닭실마을 뒤편의 석천계곡도 빼어나다. 권벌의 큰아들이 지었다는 석천정사가 맑은 계곡과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경북 경주 계림 신라의 건국 설화가 깃든 곳 옛 신라의 주축 세력들은 닭을 토템(신성시하는 동식물)으로 삼았다. 자신들의 조상이 태어난 곳을 계림이라 부르고, 훗날 나라 이름까지 계림이라 한 것도 그런 이유였을 터다. 계림을 우리말로 풀어쓰면 닭(鷄) 숲(林)이다. 첨성대와 반월성 사이에 있는 작은 숲으로, 신라의 시조로 꼽히는 김알지의 탄생 설화가 이 숲에 담겼다. 흰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간 숲속에 금궤가 있었고, 그 안에서 용모가 빼어난 사내아이가 나왔다는 게 설화의 얼개다. 그리 크지 않은 숲이지만 물푸레나무 등 노거수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제법 깊다. 계림 입구는 교촌마을이다.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게 하라”며 한국의 부자로는 드물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던 경주 최씨 가문의 800석 곳간을 엿볼 수 있다. 교촌마을의 대표적인 간식거리로 떠오른 교리김밥 한 줄 사들고 찬찬히 둘러볼 만하다. ●경남 거제 계룡산 슬프도록 아름다운 해넘이 계룡산(566m)은 거제 중심부에 우뚝 솟은 산이다. 거무튀튀한 폐허 너머로 지는 해가 슬프도록 아름답다는 곳. 충남 공주의 계룡산과 이름이 같다. 정상 못 미친 곳에 한국전쟁 때 쓰였던 미군 통신대 건물의 잔해가 남아 있다. 용광로처럼 타올랐던 해가 멀리 거제만과 통영 쪽 다도해 사이로 빨려들어가는데, 이 모습이 장엄하고 화려하다. 같은 장소에서 해돋이 장면도 마주할 수 있다. 계룡산 안부를 이루고 있는 고자산재까지는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군데군데 비포장길이긴 하지만 승용차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을 정도다. 옛 통신대 건물 바로 위에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여기서 20분 남짓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바다의 품에 안긴 거제 시가지가 발아래 깔린다. ‘계룡산 둘레길’도 조성돼 있다. 계룡산 주변의 임도를 걷는 코스다. 거리는 18.1㎞, 7시간 정도 걸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軍 “울산 군부대 연습용 수류탄 화약 터져”

    “1600발 분량 화약 보관한 곳… 원인 알 수 없는 점화원 접촉” 탄약 관리병 상대 경위 조사 13일 울산 북구 신형동 53사단 예하 예비군훈련부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현역 병사 2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부대에 쌓아둔 연습용 수류탄 폭약이 터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군은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나서 그 안에 있던 많은 분량의 화약을 폭발 지점에 모아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화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탄약관리병이 이 부대에서 올해 여름 소진해야 할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화약을 따로 모두 모아 보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군은 연습용 수류탄 1발에 든 화약의 경우 소량으로 폭발력이 크지 않지만, 다량의 화약이 모이면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분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가지 전투장 모형(조립식 패널)은 폭발 당시 비어 있었을 뿐 아니라 폭발이나 화재를 일으킬 만한 인화성 물질은 없었다. 따라서 군은 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장 구조물 안에 모아뒀던 수류탄 화약이 어떤 점화원에 의해 터졌고, 당시 구조물 옆을 지나던 23명의 병사가 다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군 폭발물처리반이 조사에 나섰지만, 별도로 분류된 화약만 터졌고 수류탄 파편 등 잔해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협조를 구해 조립식 패널에 묻어 있던 잔류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등 정확한 폭발 원인을 찾고 있다. 군은 탄약관리병을 상대로 연습용 수류탄 화약을 별도로 모아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사고로 이모(20) 병사가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이 부러져 울산대병원에서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박모(21) 병사는 전신 2도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모(20)·박모(20)·신모(20) 병사 등 3명도 얼굴이나 손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어 부산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시티병원으로 간 15명은 가벼운 화상과 고막파열 의심 증상을 호소해 부산국군병원으로 다시 후송돼 진료와 치료를 받았으나 고막 파열 환자는 없었다. 한편 이날 사고가 난 부대 입구에는 장병들의 부모와 조부모, 삼촌 등 10여명이 아들과 손자, 조카의 안부를 묻는 등 가슴을 졸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글로벌 시대] 타이완의 지진 박물관/이은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글로벌 시대] 타이완의 지진 박물관/이은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얼마 전 타이완 국립자연과학박물관에서 열린 박물관교육 아태지역 국제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타이완 중서부 타이중시에 있는 이 박물관의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그동안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타이완을 비롯한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 등에서 참석한 박물관 관계자들이 모여 박물관 교육의 전문성, 다문화사회와 박물관 교육, 정보기술(IT)과 관람객의 참여 등에 관하여 다양한 발표와 토론이 이루어졌다. 박물관은 문화유산을 수호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교육과 시민의식에 기여하는 필수적인 공적 영역이라는 전제에서 박물관 교육의 중요성, 특히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논의가 핵심을 이루었다. 한국 국립민속박물관의 문화다양성 교육을 위한 문화상자 ‘다문화꾸러미’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한 기조강연 또한 호응을 얻었다. 박물관 후발주자로서 상대적으로 비슷한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공유한 아시아 지역 박물관들의 고민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타이완 국립자연과학박물관은 유물 한 점 없이 교육과 전시 활동으로 먼저 시작하였다고 한다. 출발에서부터 국가 정책 차원의 교육적 역할이 강조된 셈이다. 현재는 94만여점의 유물과 표본을 소장하고 있으며 과학센터, 생명과학관, 인간문화관, 글로벌 환경관, 우주 아이맥스 극장, 식물원 등을 갖춘 타이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박물관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장소는 이 박물관의 분관인 ‘921 지진박물관’이었다. 1999년 9월 21일에 7.3 규모로 타이완을 강타한 지진 현장 한가운데 세워진 박물관이다. 사망자 2415명, 실종자 29명, 부상자 1만1305명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20세기 타이완 최대의 지진이었다. 복구 과정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이 같은 재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었고, 지진 발생 1년 만에 박물관을 만들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지진 피해가 심각했던 장소 중 하나인 쾅후중학교 현장에 박물관이 세워졌다. 이곳 지하를 횡단하고 있는 단층이 파열, 융기되어 심하게 일그러진 운동장의 모습, 학교였다는 곳을 보여주는 칠판 옆에 휘어진 채 드러나 있는 철근 콘크리트 기둥, 마치 시루떡처럼 무너져 내린 3층 높이의 학교 건물 등 그때 그 당시의 모습을 보존해 놓은 학교의 잔해들은 지진의 참혹함을 보여주기에 별도의 말이 필요 없었다. 또한 9·21 지진에 관한 자료를 모아 지진의 피해와 복구 과정, 그리고 기억 등을 보여주고 있다. 지진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체험 전시, 지진에 대비하는 내진 기술 이해, 재난 대응을 위한 안전 교육 활동도 활발하다. 지진에 관한 다각적인 자료 수집, 연구, 전시, 교육 활동을 통해 재난을 기억하고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다. 전시를 보면서 문득 1995년에 일어난 고베 대지진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일본 역시 ‘인간과 방재 미래센터’라 불리는 지진 박물관을 만들어 이날을 기억하며 미래의 재난을 대비한다고 한다. 지난 9월 경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였고 이제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한다. 지진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등 국가적인 재난 안전사고에 대한 기억과 대비에 박물관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921 지진박물관은 보여주고 있었다.
  • 강진 덮친 인도네시아...피해 규모 눈덩이

    강진 덮친 인도네시아...피해 규모 눈덩이

    7일 새벽 인도네시아 서부 아체주(州)를 덮친 강진으로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진 피해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피해가 가장 컸던 피디에 자야의 므르두 지역에서는 구조대원·군인·경찰·주민 등 수천 명이 포크레인 등 중장비들을 동원하거나 삽과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쳐 생존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구조현장에 비가 내리고 정전마저 잇따라 수색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강력한 여진이 거듭되면서 매몰된 주민들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연락이 끊긴 산골 마을 피해까지 고려하면 희생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 상당수는 가옥 등 추가 붕괴를 우려해 거리에서 밤을 지새웠다. 12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수마트라 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린 해안지역 주민 상당수는 쓰나미 발생 가능성이 없다는 정부 발표에도 내륙 고지대로 몸을 피한 채 귀가하지 않았다. 아체주 피디에 자야에서는 현지의 참상을 알리는 안타까운 사연도 잇따라 전해졌다. 피디에 자야 울레글리 지역에 사는 10살 소년 알리야는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렸다 간신히 기어나와 목숨을 건졌지만 정신적 충격 때문에 “아빠가 아직 안에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므르두 지역에서는 가족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수마트라에서 온 하객 30명이 무더기로 매몰됐다. 8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예비신랑 수하르나스(31)는 시신으로 발견됐고 하객들도 대부분 사망했다. 피디에 자야에서는 휴대전화로 친지에게 구조를 요청한 노년 부부가 통화 직후 추가붕괴가 일어나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다. 한편, 수토포 부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현재까지 10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며 부상자의 경우 중상 136명, 경상 600여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규모 6.5의 강진으로 발생한 이재민도 1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美서 콘서트 중 화재 9명 사망… 비상 탈출로 없었다

    美서 콘서트 중 화재 9명 사망… 비상 탈출로 없었다

    예술가들 작업실 오클랜드 창고 스프링클러·화재 경보 시설 없어 최악 조건 결합한 후진국형 인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의 한 창고에서 지난 2일 오후 11시 30분(현지시간) 불이 나 최소 9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3일 미 언론에 따르면 당시 창고에서 50~100명의 관객이 밴드 골든 도나의 ‘100% 실크 2016 웨스트코스트 투어’ 콘서트를 즐기며 춤을 춘 것으로 밝혀져 희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AP는 앨러메다 카운티 경찰국이 9명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최대 40명의 희생자가 더 나올 것으로 보고 시신 수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종자 대부분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재가 발생한 2층짜리 창고는 예술가들의 밀집 작업·주거공간으로, 불이 나면 당연히 분사되어야 할 스프링클러와 화재 경보시설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 또 가구와 마네킹, 램프 등 인화물질이 현장에 가득했고, 2층으로 향하는 유일한 방법은 목재 재질의 임시 계단뿐이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건물에는 비상시 명확한 비상 탈출 경로도 없어 최악의 조건이 모두 결합한 후진국형 인재(人災)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목재 계단 하나밖에 없어 탈출에 어려움을 겪은 2층에서 대다수 시신이 발견됐다. 불길이 아직 다 잡히지 않아 정확한 화재 원인도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있다가 용케 탈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실종자의 수와 이들의 인상착의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국은 건물 지붕이 무너지고 각종 잔해가 쌓여 생존자 수색과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열 이미지 장치를 탑재한 무인기(드론)를 띄워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러시아 무인 우주화물선 추락 추정”…발사 후 6분여만에 통신 두절

    “러시아 무인 우주화물선 추락 추정”…발사 후 6분여만에 통신 두절

    러시아의 무인 우주화물선이 발사 6분여 만에 통신이 끊겨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2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급할 화물을 싣고 1일(현지시간) 발사됐던 러시아 우주화물선이 기술적 문제로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시베리아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S-04’를 탑재한 로켓 운반체 ‘소유스-U’가 발사 후 약 383초 만에 원격통신이 두절됐다”면서 “현재 전문가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레스 우주화물선은 앞서 이날 오후 5시 52분(모스크바 시간)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으며 약 이틀 뒤인 3일 ISS와 도킹할 예정이었다. 러시아 우주·로켓 분야 전문가는 타스 통신에 “우주선이 다른 궤도로 진입해 ISS로 날아갈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로켓 3단 엔진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은 것을 볼 때 우주선이 중국이나 태평양 상에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원격통신이 3단 로켓 엔진이 작동하는 단계에서 끊겼다”며 “우주선이 3단 로켓에서 분리되기 전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로켓에서 분리된 뒤 추락해 대기권에서 타버렸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다른 우주 전문가는 우주선 잔해가 러시아-몽골 국경에서 가까운 시베리아 남동부 티바 공화국에 추락했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사고 원인으론 3단 로켓 엔진의 문제나 조종 장치 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고 우주화물선에는 ISS에 전달할 연료, 식품, 의복, 의약품, 물, 산소, 과학실험 장비 등 약 2.5t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 로스코스모스 관계자는 사고가 확인되면 ‘프로그레스 MS-05’가 예정 발사 시점인 내년 2월보다 앞당겨 발사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주정거장에는 이때까지 승무원들이 지내기에 충분한 음식과 생필품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살아있는 갯벌 스며드는 풍광 모여드는 사람

    [新국토기행] 살아있는 갯벌 스며드는 풍광 모여드는 사람

    전남도의 서남부에 위치한 무안군은 동쪽은 영암군과 나주시, 서쪽은 신안군의 많은 도서와 접하고, 남쪽은 목포시, 북쪽은 함평군과 연결된다. 400m가 넘는 산지는 없고, 낮은 구릉과 평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바다와 접해 있어 무안반도와 해제반도, 망운반도를 형성하고 있다. 무안 땅 절반은 게르마늄과 칼륨이 많은 붉은 황토밭이다. 여기서 나는 양파와 마늘은 최고의 보약으로 쳐준다. 서쪽에 있는 220㎞에 달하는 긴 굽이굽이 리아스식 해안은 가는 곳마다 유원지이자 해돋이와 해맞이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경면과 해제면 사이 갯벌에서 나는 세발낙지는 천하명물로 소문나 있다. 무안은 2005년 광주시에 있던 전남도청이 이전해 오고, 전남경찰청과 전남교육청, 농협 전남본부 등이 옮겨와 전남의 중심이 되고 있다. 도청이 무안군 삼향읍 남악리로 이전하면서 목포시의 옥암지구를 편입해 추진 중인 남악신도시는 15만명(4만 5000가구)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공무원이 유입되면서 인구가 8만 2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주~무안 고속도로, 무안국제공항까지 문을 열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서남권의 신관광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회산백련지와 대한민국 최초 갯벌습지보호지역인 무안생태갯벌센터로 유명한 고장이다. [볼거리] ●동양 최대 백련 자생지, 회산백련지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에 소재한 ‘회산백련지’는 33만㎡(약 10만평)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이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연꽃이 가득한 저수지로 인근 농경지를 기름지게 했다. 당시 인근 주민이 백련 12주를 구해 심은 뒤 그날 밤 꿈에 하늘에서 학 12마리가 내려와 앉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이곳 백련지에서 자라는 백련은 홍련처럼 일시에 피지 않고 7월부터 9월까지 수줍어 잎사귀 아래 보일 듯 말 듯 숨어서 핀다. 3개월 동안 연못을 가득 메운다. 꽃송이가 주먹만 하고 연잎 지름은 1m나 된다. 최근 멸종 식물로 알려진 가시연꽃 집단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수련, 노랑어리연, 개연꽃 등 30여종의 연꽃과 50여종의 수중식물·수변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백련지 내에 오토캐러밴과 오토캠핑장이 설치돼 있고 매년 7~8월에는 연꽃축제가 열린다. ●전국최대 갯벌 체험의 장, 무안생태갯벌센터 자연 침식된 황토와 사구의 영향으로 형성된 무안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로 2001년 전국 최초 습지보호지역지정, 2006년 람사르습지 등록, 2008년 6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생물인 흰발농게, 대추귀고둥을 비롯한 245종 저서생물, 칠면초 갯잔디 등 45종 염생식물, 혹부리오리, 알락꼬리마도요 등 52종의 철새 등 많은 생명체가 무안갯벌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109.2㎞의 해안선이 원시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무안군 해제면 유월리에 있는 무안생태갯벌센터는 이러한 무안갯벌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1년 전국 최대 규모 갯벌센터로 개장했다. 람사르습지 1732호인 무안갯벌의 가치를 소개하는 홍보, 교육, 전시 기능과 생태체험학습을 통한 해양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무안생태갯벌 유원지 조성사업에 따라 국민여가캠핑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매년 9~10월에 황토갯벌축제가 열린다. ●다도순례 성지, 초의선사탄생지 초의 대선사는 조선 후기 침체된 당시의 불교계에 새로운 선풍을 일으킨 선승으로, 근근이 명맥만 유지해 오던 한국의 다도를 중흥시킨 다성이다. 무안군 삼향읍 왕산리에 있는 초의선사 탄생지는 초의선사의 생가와 추모각을 복원하고 기념전시관, 차 문화관, 차 역사관, 다정 등을 건립해 명실상부한 다인들의 다도순례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초의선사 탄생일인 음력 4월 5일을 전후로 매년 초의선사탄생 문화제가 개최되고 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호담항공우주전시장’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에 있는 호담항공우주전시장은 몽탄면 출신 호담 옥만호 전 공군참모총장이 고향사랑 실천과 우리 공군의 발전 과정을 소개하고 후세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사재를 들여 2003년 건립해 무안군에 기부채납했다. 이후 무안군이 꾸준하게 관리하고 투자해 현재는 실물항공기와 북한 전투기 등이 전시돼 있다. 실내 전시관에는 우주항공분야의 발전상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자료가 있어 전국 학교들의 수학여행 코스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물의 기운 가득한 식영정 몽탄면 이산리에 있는 식영정은 한호 임연 선생이 1630년 무안에 입향한 후 당대 많은 시묵객들이 즐겨 찾은 시의 경연장이었고, 석학들의 토론장이었다. 담양의 식영정이 ‘그림자가 쉬어가는 정자’라면, 무안의 식영정은 ‘강학교류의 장소’다. 식영정이 위치한 이산리는 조선시대까지 영산강물이 마을 앞까지 들어와 물의 기운이 가득한 수태극 자리라고 한다. ● 일출·일몰 한번에 볼 수 있는 도리포 도리포는 서해안의 자그마한 포구로 해변에는 횟집이 늘어서 있고, 인근 영광군과 함평군을 경계로 하는 칠산바다와 연접해 도미, 농어 등을 낚을 수 있는 바다 낚시터로 유명하다. 겨울철에는 함평의 바다 쪽에서 해가 뜨고, 여름철에는 영광의 산 쪽에서 해가 뜬다. 또한 도리포 포구 반대편 칠산바다 쪽의 일몰 또한 장관을 이뤄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다. ●서해·영산강 절경이 한눈에 ‘승달산 등산로’ 승달산(해발 333m)은 서해와 영산강을 끼고 있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승달산 산행은 목포대 정문을 기점으로 매봉, 깃봉, 하루재, 천지골을 거쳐 정문으로 돌아오는 원점 회귀 산행코스가 가장 인기가 많다. 등산보다 가벼운 산책을 원한다면 목포대 뒤편으로 난 길을 올랐다가 목우암에 들러 약수로 목을 축인 후 잠시 숨을 돌렸다가 올랐던 길을 되돌아오는 것도 좋다. ●윈드서핑의 최적지 홀통해수욕장 홀통해수욕장은 천혜의 자연발생적 유원지로 울창한 해송과 긴 백사장이 장관을 이룬다. 해수욕, 야영, 바다낚시, 해수찜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청정해역으로 병풍처럼 둘러싼 섬들 사이로 부는 바람이 잔잔한 물결을 만들고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해양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윈드서핑의 최적지로 불린다. 매년 4~5월이면 전국단위 윈드서핑 대회가 열린다. [먹거리] ●기절할 만한 갯벌의 맛 세발낙지 살아 있는 갯벌에서 잡혀 전국에 명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발이 세 개가 아니고, 발이 가늘어 세발낙지라 불린다. 무안지역의 갯벌은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각종 생선회의 맛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 세발낙지는 발이 가늘어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면서 향미가 있어 입안에 착 감기는 낙지 특유의 맛이 있고, 일을 하다 쓰러진 소에게 먹일 경우 소가 바로 일어난다는 스태미나 식품이다. 무안읍 공용터미널 뒷골목은 낙지골목으로 유명하며 낙지를 깨끗하게 씻어 식초에 찍어 먹는 일명 ‘기절낙지’의 맛은 무안 지역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별미다. ●고단백 건강식품 명산장어구이 호남의 젖줄 영산강변에 위치한 몽탄면 명산리는 명산 하면 장어구이를 연상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영산강 하류 갯벌에서 나는 장어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일제강점기에는 명산에 장어 통조림 공장이 설치돼 200여척의 장어잡이가 성황을 이뤘으나 영산강 하굿둑 축조 이후 장어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어린이 입맛도 사로잡은 양파한우고기 양파한우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해 어린이, 노약자도 선호한다. 인체 생장 발육의 필요 요소인 필수지방산이 풍부하고 간 지방축적과 피부조직 각질화 예방 등 성인병 예방과 여성미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파김치·게장과 함께 먹는 돼지짚불구이 돼지짚불구이는 암퇘지의 삼겹살을 석쇠에 가지런히 깔고 볏짚을 지펴 그 불씨로 고기를 구운 것이다. 볏짚 특유의 향이 고기에 스며들어 느끼하지 않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함께 나오는 양파김치와 칠게를 갈아 만든 게장과 함께 싸 먹으면 고소한 맛이 더하고 개운한 ‘짚불삼합’이 된다. ●감성돔 안 부러운 도리포 숭어회 도리포는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도리포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온 생선회의 맛은 천하일품이다. 이곳 겨울 생선회는 자연산으로 유명해 주말이면 광주 등 인근 지역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눈이 내려야 숭어 맛이 제대로 드는데 겨울 숭어의 쫄깃함은 천하의 감성돔과도 비교할 바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3. 전 남자친구의 ‘뽀삐’가 그리울 때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3. 전 남자친구의 ‘뽀삐’가 그리울 때

    “배에 뽀뽀도 하고 했는데, 몸통에서 나던 그 냄새가 너무 그립다.” 전 여자친구나 전처 얘기가 아니다. 전처의 강아지 얘기다. MBC ‘라디오스타’에 나온 ‘혼자남’ 한석준 전 아나운서는 “솔로로 지내는 것은 행복하다”면서도 “전처가 데려왔던 강아지는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이별의 끝에는 정리해야 할 게 산더미다. 일단 상대의 전화번호를 지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서 삭제를 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명멸한 그의 잔해도 말끔히 지워야 한다.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지우는 것은 물론, 카톡 앨범에 남겨진 얼굴까지. 친구들에게 그네들의 친구가 다시 솔로 부대의 일원이 되었음도 알려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옛 유물 같은 커플링의 처분도 고민해야 한다. 가장 정리하기 힘든 부분이 역시 마음의 영역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긴 여운을 남기는 게 그의 반려동물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 사랑하는 내 고양이를, 그도 사랑하는 일련의 ‘러브 커넥션’ 대학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에게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새하얀 바탕에 이른바 ‘고등어 태비’라고 불리는 얼룩무늬가 있는 고양이었다. 이름도 내가 지었다. ‘풍뎅이’라고. 구질구질했던 이별 후, 그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풍뎅이 영상을 봤다. 맹렬히 돌아가는 드럼 세탁기 앞에서 풍뎅이는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 튀어 올랐다. 더 이상은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눈물이 한 줄기 또르르 흘러내렸다. 내 반려동물이 내 애인에게 보내는 특출난 애정, 혹은 내 애인이 내 반려동물에게 보내는 특출난 애정은 그를 더 사랑스럽게 한다. 나에게만 마음을 여는 줄 알았던 내 반려동물이, 알고 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다. 같은 의미에서 내가 사랑하는 내 반려동물을 그도 같이 사랑한다니. 이 일련의 ‘러브 커넥션’이 기적처럼 느껴진다. 잦은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던 풍뎅이 아빠와의 연애에서, 실제로 풍뎅이는 그와 나를 잇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했다. 그 영상을 보고서 다시 재회했던 어느 날, 풍뎅이는 내 무릎에 폴싹 앉았다. (실제로 개가 아닌 고양이가 그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그러는 건 처음 본다.” 그 말 한마디에 그와 나는 시한부 연애를 몇 주 더 이어갔다. 함께 반려동물을 들여올 때는 흡사 아이를 입양하는 부모가 된 듯한 경외감이 들기도 한다. 지금껏 함께하고 있는 내 고양이는 정확히 1년 6개월 전, 그와 함께 데려왔었다. 네비가 위치도 잘 못 잡는, 골목 어귀를 돌아돌아돌아 데려온 아이였다. 부지런히 꼬물거리는 그 괴생명체를 함께 품에 안았을 땐, 운명공동체가 된 듯한 느낌도 함께 받았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이름도 같이 지었다. 내 고양이가 그를 잘 따랐음은 물론이다. 한석준 전 아나운서처럼 마지막까지 남는 기억은 역시 후각인가 보다. 그리운귀냄새(29·여)에게도 전 남친의 반려견에서 나던 귀냄새는 잊히지 않는 기억이다. 귀냄새의 전 남친은 어려서 개한테 물린 기억 때문에 강아지를 무서워하다, 귀냄새의 강아지를 만나고는 사람이 바뀌어 결국 강아지를 입양하기까지 했다. 귀냄새는 말했다. “걔 강아지가 이탈리안그레이하운드였는데, 너풀거리는 귀여서 귀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어. 그 냄새가 맡고 싶어서 지금도 가끔 눈물이 나.” 이별의 끝, 가장 무책임한 행태는 함께 키웠던 반려동물을 서로에게 유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유기견·묘 센터 등에 가면 연인의 결별 끝 그 곳을 찾은 유기견·묘들이 수도 없이 많다고 한다. 아놀드(35·남)의 친구 빠마(35·남)는 대학 시절 여자친구와 동거를 했다. 여친이 데려온 강아지도 함께였다. 그러나 결별 후, 여친은 홀연히 떠나고 강아지는 남았다. “새로 여자친구 생겨서, 새 여친들이 강아지의 출처를 물어보면 그냥 지가 사서 키운거라고 하더라고. 되게 이쁜 말티즈였어.” 아놀드의 친구는 말티즈가 죽을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켰다. ◆ 지독한 이별의 끝은 그 놈의 개 냄새로… 눈부시게 사랑했던 연인이 헤어지면, 결국 그가 내 인생에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를 어디서 얼핏 들은 것 같다. 그도 그런 것이, 친구로서 계속 관계를 이어가지 않는 이상 그가 당장 죽는다 해도 나는 알 길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으면서, 각자의 개체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의 반려동물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미워도, 개나 고양이가 뭔 죄가 있으랴. 이별의 끝은 그놈의 개 냄새로 남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일이 곧 예술… 땀이 곧 작품

    일이 곧 예술… 땀이 곧 작품

    누구에게나 먹고사는 것은 가장 큰 문제다. 팔리지 않는 예술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더욱더 큰 문제일 것이다. 그래도 삶은 살아가야 하는 것. 선배 작가의 어시스턴트를 하거나 도안이나 간판, 페인트 작업을 하고, 영상 기술이 있는 작가들은 촬영이나 편집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버틴다. 노동이 예술이 될 수는 없을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삼탄빌딩 1층에 자리한 송은아트큐브. 전시장 바닥에는 페인트 통과 붓, 롤러, 분무기가 놓여 있고 벽은 페인트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아마도 새 전시를 앞두고 전시장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이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실은 ‘오늘의 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고 있는 이정형(33) 작가의 개인전 모습이다. “그동안 많은 현장에 다녔다. 내일도 현장에 간다. 하루를 대가로 노동을 하는 현장이기도 하고 ‘오늘’이라는 이름을 단 나의 전시이기도 하다. ” (작가 노트 중에서) 이정형은 홍익대 도예유리학과를 나와 홍익대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한 설치미술가 겸 전시공간디자이너다. 선배 작가들의 어시스턴트로 현장 작업을 돕다가 4년 전 동료 몇 명과 공간디자인 회사를 차리고 전시장 공간설계 및 디자인을 생업으로 삼아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예술가의 길을 택한 그로서는 부업이 본업이 되는 상황이 고민이 될 법도 한데 그는 현명하게도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작가는 “삶을 위해 일을 해야 했고, 일을 하다 보니 작업을 하지 못해 작가로서 고민이 많았다”면서 “일을 하면서 작업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자연스럽게 전시와 작업이 인과관계를 갖고 선순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노동과 예술의 접점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장 공사 현장에서 발견하는 예술적 요소들에 주목해 이를 작업으로 선보여 왔다. 지난해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 가진 첫 개인전 ‘파인워크스’에서는 공간조성공사를 하면서 남은 잔해나 페인트 통, 사다리 등 현장에서 찾은 다양한 오브제를 전시장으로 옮겨 예술작품으로 보여줬다. 도색작업을 하기 위해 모아 둔 페인트통을 전시장으로 옮겨 온 ‘페인터’라는 작품에서 그는 페인트 통에 담긴 롤러를 화가의 팔레트나 붓과 동일시했다.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면장갑을 설치한 ‘위대한 손가락’, 여러 번의 페인트칠로 표면이 두꺼워진 전시장 벽면을 재현한 ‘예술의 전당’ 등을 통해 공사현장에서 발견한 사물을 마치 추상조각이나 회화처럼 보여지도록 연출했다. ‘누구의 것도 아닌 공간’(아마도 예술공간, 2016), ‘서울 바벨’(서울시립미술관, 2016), ‘아시아 창작공간네트워크-아시아 민주주의의 씨실과 날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교류원, 2015) 등 다양한 그룹전에서 작업현장의 오브제들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 전시를 준비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모두 허물어 버립니다. 쓸모없어지는 부산물들이 쌓이죠. 준비하고, 부수고, 짓고, 부수고… 이런 독특한 전시 시스템을 보여주기 위해 부산물들을 전시장에 가져왔습니다. ” 이번 송은아트큐브 전시에서 그는 공사가 진행 중인 생업의 현장이자 개인전을 위한 현장을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노동과 예술의 경계에서 겹쳐지는 지점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는 작업이 진행되는 공사현장을 내보임으로써 생계를 위한 노동이 창작행위가 되고, 예술의 범주에 들어서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전시장을 둘로 나눠 한쪽에서는 공사 현장을 재현하고, 전시장 뒤편의 분리된 방에서는 2012년부터 공사현장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아카이브와 공사현장의 부산물을 이용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노동과 예술작업을 동시적인 관점에서 보고자 했다”면서 “관람객들이 예술과 비예술의 사이에서 작가의 노동이 특별한 노동인가, 작가가 노동하면 모두 예술인지, 그렇다면 작업자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지 등 많은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현장 감각이 있기 때문에 전시장 공사를 하는데 유리한 점도 있고, 전시장 공사를 하면서 다른 작가들과 주제에 대해 리서치를 하면서 얻는 경험이나 지식이 작업에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면서 “회사의 일을 키울 것인지, 조절 가능한 이대로 갈 것인지가 지금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송은아트큐브는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송은문화재단이 설립한 비영리 전시공간이다. 전시는 오는 12월 3일까지. (02)3448-0100.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일제·독재정권 시퍼런 서슬…남산골 곳곳 인권 옥죈 사슬

    서울신문은 ‘서울미래유산’을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시·문화지평과 함께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오는 26일 19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세종대로 일대를 전상봉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설명으로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살펴본다. 이 지역은 최근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게이트’에 분노한 100만 시민이 모여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민주주의 새 성지로 떠오른 곳이다. 6개월 전 기획한 코스가 우연치 않게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이다 보니 답사가 숙연히 기다려진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세종대로 일대에 역대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다고 하니, 이번 답사는 사상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광화문광장은 이런 국민들의 공통의 기억 속에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한 곳으로 향후 서울미래유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서울미래유산을 지정하는 이유는 급속한 사회 변화로 인해 근현대 서울 시민의 생활상이 담긴 문화유산이 사라지거나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했다. 미래세대에 물려줄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보전하는 사업이 서울미래유산 지정·보존 사업이다. 이 사업은 문화유산의 획일적 보전을 위한 규제가 아니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유연한 보전 방식을 강조한다. 서울에는 현재 372개의 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11월 초입 남산골 한옥마을은 가을 한가운데 푹 빠져 있었다. 오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울긋불긋한 단풍과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는 푸름이 어울려 도심 한가운데서 가을 정취를 물씬 느끼게 했다. 지난 5일 16회차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은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인권’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시작해 한양공원비까지 이필용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역사 공부와 남산 일대 단풍 구경까지 일거양득이었다. 그러나 이날 우리가 맞닥뜨린 역사는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두 개의 역사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하나는 일제가 할퀸 역사의 생채기이고, 또 하나는 분단의 비극이 가져온 ‘반공’이 국시(國是)이던 시절 유린된 인권”이라고 말했다. ‘딸깍발이’ 서생 모여 살던 남산골 조선통감부 관저·일본인 집단 거주촌 생겨나 남산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긴 경술국치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 무단통치의 전초기지였고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와 부속 건물들이 진을 치고 있던 곳이다. 한옥마을 언저리는 필동으로, 원래는 부동(部洞)이었던 곳이 붓동으로 불리다 와전돼 정착된 이름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을 수비하는 금위영의 별영인 남별영이 있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집단 거주촌인 왜성대(倭城臺)와 조선통감부(후일 조선총독부), 통감(총독) 관저가 자리잡고, 경복궁을 내려다보며 민족 정기를 짓눌렀다. 조선에 대한 무단통치와 독립운동 탄압에 혈안이 됐던 일본군의 조선헌병사령부도 남산에 있었다. 이같이 짙게 드리운 ‘억압의 그림자’가 후일 중앙정보부가 남산에 자리잡는 단초를 제공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해방 후에는 국군 수도경비사령부, 헌병사령부 등이 있다가 각각 남태령(1991년)과 용산(1972년)으로 이전했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이 동네에 있었고 1965년 주월한국군사령부가 이곳에서 창설됐다. 옛날엔 가난한 ‘딸깍발이’ 서생들이 모여 살았던 남산이 총포가 난무하는 무력 기지로 변한 것이다. 딸깍발이는 청렴과 결백을 생명으로 삼는 선비를 상징하는 우리말이다. 한옥마을 한쪽에는 국어학자 일석 이희승 선생의 추모비가 있다. 일석이 생전에 남산골 선비를 ‘딸깍발이’라고 했다. 한옥마을 안에는 순정효황후 윤씨 친가와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부마도위 박영효, 오위장 김춘영, 도편수 이승업 가옥을 옮겨다 놨다. 순종비인 순정효황후는 1910년 친일파들이 순종에게 한일합병 날인을 강요하는 것을 엿듣게 되고 옥새를 치마에 숨겨 내주지 않았다. 끝내 백부인 친일파 윤덕영(벽수산장 주인)에게 빼앗겼다는 일화가 전한다. 한옥마을 전통정원 남쪽에는 서울 정도(定都)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이 있다. 이 해설사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4년 11월 29일 지하 15m 지점에 타임캡슐을 묻었는데, 보신각종 모형의 캡슐 안에는 서울의 도시 모습, 시민생활사회문화를 대표하는 각종 문물 600점을 넣었다”며 “400년 뒤인 2394년 11월 29일에 후손들에게 공개된다”고 말했다. 교통방송,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소방방재본부 등이 있는 곳은 예장동으로 불린다. 조선시대 5군영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이 있던 곳을 줄여서 예장이라고 한 것이 지명으로 이어졌다. 경복궁이 내려다보인다고 해서 백성들이 살지 않고 공터로 남아 있던 것을 일제가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 쓰나미처럼 밀려들면서 이곳을 장악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장 마스타 나카모리가 진을 쳐서 왜장대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 ‘긴또강’(김두한)과 세력을 다퉜던 일본 건달들이 살았던 곳도 이곳이다. 정부는 1946년 일본식 동명 정리 작업을 하면서 왜색을 지우기 위해 이곳 도로 이름을 충무로로 했다. 남산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애니메이션센터 앞 통감부 표지석총독부에 폭탄 던진 김익상 의사 표지석도 남산을 본거지로 삼았던 일제는 예장동에 경성신사(대성궁)를 세우고 근처에는 일본군 헌병사령부를 지었다. 또 한양공원을 조성하고 조선신궁도 지었다. 조선통감부는 현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 표지석으로 남아 있다. 일제는 처음에는 광화문 육조거리의 대한제국 외부(外部) 청사를 통감부 건물로 사용하다가 1907년 2월 28일 예장동 8번지 일대 남산 왜성대에 르네상스 양식의 2층 목조 건물로 신청사를 건립했다. 신청사는 1910년 8월 29일 을사늑약 후에는 조선총독부 청사로 사용됐다. 1920년 조선 총독과 총독부를 암살·파괴하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고, 1921년에는 의열단 김익상이 전기수리공으로 위장해 총독부 청사에 들어가 폭탄을 던진 사건이 있었다. 김익상 의사의 의거를 기리기 위한 표지석이 통감부 표지석 옆에 나란히 서 있다. 이 건물은 조선총독부가 이전하자 광복 전후 과학관으로 사용되다가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통감부 관저는 현재 서울종합방재센터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다목적 광장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유스호스텔 오른쪽 동산에 있는 통감관저 표지석에는 ‘일제침략기 통감 관저가 있던 곳으로,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 마사다케와 총리대신 이완용이 강제병합 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 현장이다’라고 새겨져 있다. 글씨는 고 신영복 선생이 경술국치 100주년이 되던 2010년에 쓴 것이다. 이곳에는 또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기억의 터’ 조형물이 있고, 고종을 겁박해 을사늑약을 강요한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 잔해를 거꾸로 처박아 놓은 ‘거꾸로 세운 동상’도 놓여 있다. 이날 답사에 나온 방송통신대 국문학과 동기 오남희(69)·황정례(65)·장종영(59)씨는 “서울 시내 한복판이지만 그동안 말로만 들었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었다”며 “이곳에 남겨진 가슴 아픈 조선의 역사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심우용(47) 서울대병원 복지팀장은 “구한말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 검색 중 이번 답사를 알게 됐다”며 “해설사 설명을 들으며 답사를 하는 게 재밌고 유익해서 주위에도 많이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권의 블랙홀’ 중앙정보부지금은 유스호스텔·종합방재센터 등 활용 명동에서 바라본 남산 북쪽 기슭은 대공 수사의 본실인 옛 중앙정보부 본관과 부속 건물이 두루 포진한 곳이다. 음습한 북쪽 기슭, 설계자인 건축가 김수근식의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다람쥐 꼬리만 한 햇볕 한줌에 끌려온 이들이 목숨을 부지했던 엄혹한 시절이 있었다. 1961년부터 1995년까지 중앙정보부, 국가안전기획부란 이름으로 국가 권력에 의해 자행된 인권 유린의 시대가 얼마 전이다. 한옥마을을 벗어나자 소릿길이 나왔다. 길이 84m의 터널로 시내에서 옛 중정 제5별관(대공수사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였다. 영문도 모르고 두 눈을 가리운 채 이곳을 지났던 이들은 얼마나 큰 두려움에 떨었을까. 환청처럼 들렸던 철문 소리, 타자기 소리, 물소리, 발걸음 소리, 노랫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이는 ‘네 개의 문’이란 서울도시갤러리 프로젝트 작품으로 버튼을 누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뒤섞여 나온다. 터널을 지나면 지금은 서울시청 남산별관으로 쓰이던 중정 제5별관이 나온다. 멀쩡한 사람도 간첩단에 엮여서 산 송장이 돼 나왔던 곳이 이곳이다. 서울종합방재센터는 옛 중정 제6별관이다. 지상 구조물이 없고 지하 3층으로 이뤄진 ‘지하고문실’이다. 이 해설사는 “1973년 서울대 최종길 교수는 이곳에서 고문을 받던 중 사망했으나 투신 자살한 것으로 조작됐고,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자들도 이곳에서 무지막지한 고문을 당하는 등 1970~1980년대 수많은 간첩 사건들이 이곳에서 조작됐다”며 “특히 많은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끌려와 모진 고초를 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제6별관은 옛 중정 본관(서울유스호스텔)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중정 본관은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다가 유스호스텔로 변신했다. 유스호스텔 오른편 문학의 집은 중앙정보부장(안기부장)의 공관이었다. 1961년부터 1981년까지 이곳을 관저로 사용했던 중앙정보부장은 모두 11명이다. 그 옆 산림문학관은 경호원 숙소였다. 문학의 집에서 명동 쪽으로 내려오면 ‘주자파출서 터’가 있다. 이 파출서는 안기부에 끌려온 이들의 가족들이 소재 파악을 위해 몸부림치던 곳으로 극소수 시민들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숭의여대 한편엔 경성신사 참배 터1938년 신사 참배 거부·자진 폐교 역사 서울시청 남산별관, 서울유스호스텔, 교통방송, 문학의 집 등이 모두 서울미래유산이다. 2009년 서울시가 이 일대 국가안전기획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려 했으나 통감부 터가 발견되면서 무산됐다. 지난 8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통방송청사·남산2청사 등 건물 4개 동 철거를 시작으로 남산 예장 자락 2만 2833㎡를 도심공원으로 종합 재생하는 ‘남산 예장 자락 재생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코스 후반부인 리라초등학교를 지나 숭의여대에 다다랐다. 운동장 한쪽에는 1898년 경성신사 참배 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경성신사는 서울의 일본 거류민단이 주도해 남산 왜성대에 세운 신사다. 1903년 평양에 세워진 전신 숭의여학교는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1938년 자진 폐교를 했다. 해방 후 정부로부터 경성신사 부지를 불하받아 재개교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을 따라 나왔다는 민병홍(54)씨는 “오늘 걸었던 길은 생전 처음 걸어 본 길이어서 첫사랑으로 기억될 어느 가을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 해설사는 “남산 둘레길은 일제와 국가 폭력이 민중을 어떻게 유린했는지 극명하게 보여 주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남산을 오르내릴 때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주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눠 보시라”고 마무리했다. 한양공원비 앞에서 답사 마무리를 하는 도중에도 관광객을 태운 삭도(케이블카)는 쉼 없이 오가고 있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장벽 쌓고 인간 방패… ‘모술 탈환’ 장기화되나

    장벽 쌓고 인간 방패… ‘모술 탈환’ 장기화되나

    이라크 정부군 병력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거점 모술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였으나 IS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물러났다. IS는 주요 도로와 공항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방어하고 있어 모술 탈환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IS는 5일(현지시간) 모술 동부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자동차를 활용한 자살폭탄 공격과 기관총 공격을 퍼부은데 이어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모술 외곽의 고그잘리에서도 대대적인 반격을 감행했다고 알자리라가 보도했다. 앞서 이라크 정부군 대테러부대(CTS)는 4일 오전 모술 동부 알카라마 지구에서 시가지로 진입한 뒤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주둔지로 복귀했다고 AFP가 전했다. IS 대원들은 시가지 진입을 시도하는 정부군에게 소총과 박격포를 동원했고 로켓탄을 발사해 정부군 전차 1대를 파괴하기도 했다. IS는 알카라마뿐 아니라 모술 외곽의 아덴, 타흐릴, 쿠즈에서도 진격을 시도하는 정부군을 향해 집중 포격을 가했다. 미국 안보 분석 전문업체 스트랫포가 지난달 31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IS가 모술 남부 일대에서 콘크리트 블록과 잔해를 이용해 만든 바리케이드를 모술 진입 주요 구간마다 설치한 모습이 포착됐다. 현재 모술에 진입해 전투를 벌이는 정부군 병력은 약 3만명이다. IS 대원들은 모술 내에 3000~5000명, 시 변두리 지역에 1500~2000여명이 포진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정부군의 공격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동원하고 있다. 모술 지역 주민들은 120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정부군은 인구가 밀집한 모술 내부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군 진입 시 IS의 저격이나 부비트랩을 이용한 매복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실제 정부군이 도심에서 전투를 치르기까지 수주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N은 “이라크군이 지난달 17일 모술 탈환전을 개시한 이후 가장 힘든 전투를 치르고 있고 이는 전투가 장기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잔해요~’ 리얼리티 TV 스타의 진짜 리얼 육감 몸매

    ‘한잔해요~’ 리얼리티 TV 스타의 진짜 리얼 육감 몸매

    리얼리티 TV 스타가 3일(현지시간) ‘제4회 리얼리티 텔레비전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파키스탄서 열차 두 대 충돌… 최소 16명 사망

    파키스탄서 열차 두 대 충돌… 최소 16명 사망

    파키스탄 카라치 란디역에서 3일 열차 두 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구조요원과 시민들이 열차 잔해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고로 최소 16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현지 구조 당국은 수색 작업이 계속될수록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라치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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