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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여름 잡으러 숲으로

    마지막 여름 잡으러 숲으로

    숲은 어머니의 품속과 같이 아늑한 휴식을 제공한다. 울창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와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모를 풀들의 춤사위, 벌레들의 노랫소리가 편안하게 한다. 지치고 힘들 때 조용히 숲을 걸어보자. 몸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나무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풀들의 몸짓을 느끼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늦여름, 초가을의 문턱에서 세상 모든 일을잠시 잊고 숲속의 생명들과 호흡한다면 진정한 휴(休)가 되지 않을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아이와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다섯살배기를 데리고 강원도 인제의 한계령에 있는 장수대숲으로. 이 곳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별장을 지었다는 곳이다. ●호랑이가 있을까 떠나기에 앞서 어린이용 동·식물도감을 펼쳤다.“성주 이리와, 내일 숲에 가면 뭘 만날 수 있을까….”“숲, 숲이 뭐야.”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이건 소나무, 저건 전나무야.” “사마귀, 딱정벌레, 나비, 잠자리…” “그런데 아빠 그럼 사자도 있어요?”아이가 한술 더 뜬다. 옛날에는 호랑이가 살았다고 하자, 아이는 “난 안가. 무서워. 아빠 혼자갔다와.”라며 벌떡 일어나 가버린다. 호랑이는 동물원에 있지, 숲에는 없다고 설명해줬다. 아이는 “왜 거짓말해. 선생님한테이른다!”며 점잖게 타이르고(?)다짐까지 받고서야 다시 숲 공부를 계속했다. ●생명이 가득한 곳으로 강원도 한계령이 시작하는 곳에 있는 장수대. 서울에서 길이 시원하게 나있다. 홍천까지는 거의 고속도로. 홍천부터 인제까지는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에서 3시간이 채 안돼 도착했다. 상쾌한 공기의 향기가 느껴진다.“다람쥐다, 다람쥐!” 사람들을 자주봐서인지 사람을 그렇게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다람쥐는 아이가 손을 뻗을 때까지 가만히 있다 순간 몸을 숨긴다. 다람쥐를 놓친아이의 웃음이 울려퍼진다. 소나무가 볼 만하다.300년이 넘은 소나무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에 심은 가느다란 소나무가 어우러져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이 당당하고 생명력이 넘쳐 보인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장수대숲의 자랑은 가로지르며 흐르는 계곡.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맑아 마셔도 괜찮을 듯싶을 정도다. “아빠 우리도 계곡에 들어가자.”신발을 신은 채 계곡물로 그냥 들어간다. 조심하란 잔소리에 그제서야 아이는 “아빠 난 물이 없는 줄알았어. 물이 잘 안보여.”라고 소리쳤다. 맑고 투명한 계곡에 발을 담근다.“얼음물 같아. 너무 차가워…” 숲에서는 모든 것이신선하고 맑고 깨끗했다. ●숲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한참을 걸었다. 아이가 “아빠 정말 호랑이 없지.”라고 묻는다. 인적도 드물고 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무서운 생각이 드는가 보다.마침 노부부를 만났다.“여기 오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지고 몸도 건강해지거든. 이 맑은 공기와 깨끗한 자연. 이걸 어디서 느낄 수있겠어.”라고 말하는 김주환(78)씨는 팔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한달가량을 지낸다는 이씨 부부는“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뭔지 아나.”라는 선문답을 남겨 놓고는 내려간다. 그 뒷모습이 20대의 연인들보다 더 아름답고여유가 느껴진다. 이번엔 물장난을 치는 대학생을 만났다. 김명득(20·명지대)군과 친구들은 계곡에서 옷이 흠뻑 젖었지만 그얼굴에서 젊음이 빛난다.“이렇게 나무가 많은 곳은 처음이에요. 몸도 마음도 한결 튼튼해지는 것이 느껴져요.”친구김신(20·경원대)군의 얼굴도 투명하다. 아, 행복하다. ●숲과 같은 아이가 되라 “성주야 너는 이담에 커서 숲과 같은 사람이 돼야해.”아비의 말에 아이는 “에이 아빠는…. 내가 어떻게 숲이 돼요?”라고 이해 못하겠다는 듯 되묻는다. 숲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 자기 품안에 들어온 모든 것들이 함께 살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있다. 저 구석에 힘없이 피어있는 꽃부터 여기저기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벌레들까지 자기 역할에 충실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않도록 조절해주는 것이 숲 아닌가.“성주야, 너도 숲처럼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란 뜻이야.”아이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끄덕인다. 아쉬웠다.4시간 정도 머무르고 떠나는 것이. 잠깐이나마 좋은 공기, 깨끗한 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몸도 마음도가벼워졌다. ●장수대숲은 장수대숲은 해발 450∼1000m지역에위치하고 있으며 한계산성, 한계사지 등 문화재와 대승폭포,12선녀탕, 한계령 등 관광지가 주변에 널려 있다. 또한 한계령에서내려오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크고 작은 계곡들이 많고 300년생 안팎의 소나무와 신갈나무, 박달나무 등이 울창하다. 입구에는이승만대통령이 별장으로 썼다는 기와집이 아직 남아 있다. 여름철에는 민박도 할 수 있다. ■ 늦여름이 놓지못하는 숲 Best 6 국토의 절반 이상이 산지인 우리나라는 그만큼 가볼 만한 아름다운 숲이 많다. 생명의숲운동본부에서 추천한 가볼 만한 숲을 소개한다. (1) 관방제림 전남 담양군 담양읍 남산리 동자정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된 숲으로 200년 이상된 노거수림이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다. 수해와 토사방지를 위해 조성된 이 풍치림은 1628년 처음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제방 아래로 흐르는 관방천을 중심으로 약 2㎞에 이른다. 천연의 자연이 아니라 수해를 막기 위해 조성된 이 인위적인 수림에서는200년 이상된 팽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곰의말채나무, 음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숲이너무 울창하고 아름다워 천연기념물(제366호)로 지정됐다. 담양군청 문화관광과(061-380-3140). (2) 돈내코숲 제주도 서귀포시 상효동일대에 있는 숲으로 계곡이 깊고 아름답다. 돈내코 계곡은 한라산 1300m 이상의 고지에서 시작되며 양쪽계곡에는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붉가시나무,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림을 포함한 1800여 종의 난대식물들이 아름다운 숲을이루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동물과 곤충류가 서식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지대에는 천연기념물 제432호인 한란 자생지가 있다. 이곳은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항상 흐르는 곳으로 음력 7월 보름백중날에 물을 맞으면 신경통이 사라진다 하여 ‘물맞이’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서귀포시 환경녹지과(064-735-3421). (3) 소광리 소나무숲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에 형성된 숲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향토수종이라고 불리는 금강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일반 소나무보다 생장이 빠르고 나무줄기가 곧은 것이 특징인데 유독 소광리에서 잘 자라는 이유는 오지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보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4) 장성편백림 전남 장성군 서삼면에 위치한 숲으로 임종국씨가 1956년부터 44년 동안 90만평에 나무를 심어 친자식처럼 정성껏 관리한 조림지로유명하다. 삼나무와 편백 등 상록수림대의 특유한 향과 신선한 분위기는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잘 가꾸어진수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숲 사이에 난 임도를 통해 갈 수 있는 모암산촌마을에는 산림휴양관 통나무집과 생태산림욕장이조성되어 있다. 영화 ‘태백산맥’과 ‘내 마음의 풍금’ 촬영지인 영화민속촌 금곡마을의 특이한 경관도 즐길 수 있어 가족나들이를하기에 제격이다. (5) 청령포 강원도 영월군 남면 광천리에 있는숲으로 조선 제6대왕 단종이 유배되었던 곳. 뒤편은 병풍을 두른 듯 절벽이 솟아있고 주위는 강으로 둘러싸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있어 배를 타야만 접근할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청령포는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으며 특히 천연기념물 제349호인 관음송은 수령600여년, 높이 3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다. 청령포에 유배되었던 단종이 걸터앉아 말벗을 삼았다고 해서관음송이라 불린다. 또한 청령포에는 단종이 유배당시에 세운 금표비와 1726년(영조 2년)에 세운 단묘유적비, 단종이 한양에두고 온 왕비 송씨를 생각하며 직접 쌓았다는 망향탑이 문화 유적으로 남아있다. 영월군청 산림환경과(033-370-2422). (6) 상림숲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에 있는 숲으로 천연 기념물 제154호. 면적이 20만 5000여㎡ 로 길이가 1.6㎞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인공림으로 그 문화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숲은 120여종 2000여 그루의낙엽활엽수림으로 조성되어 있고, 옆으로 낙동강의 지류인 위천이 흐른다. 이곳에는 이온리 석불(유형문화재 제32호)과함화루(유형문화재 제258호) 및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문화재 자료 제 75호), 척화비(문화재 자료 제264호), 초선정 등정자와 만세기념비, 독립 투사들의 기념비 등 문화재들이 많다. 숲속에는 3000여평의 잔디밭과 야외 공연장인 다별당이 있다.
  • ‘풍수지리 마케팅’ 바람

    첨단을 달리는 산업계에도 풍수지리 바람이 불고 있다. 아파트 입지를 정하는 데 풍수지리를 따지는 것은 오래된 일이고 가전업계 대리점의 제품 진열은 물론 백화점 명품관 배치까지 알게 모르게 풍수지리를 접목하고 있다. 업계는 그동안 상품에 접목한 풍수지리를 일부러 드러내 놓지 않았으나 마케팅 수단으로 이어가면서 태도가 바뀌고 있는 추세다. ●아파트부터 백화점까지 아파트 마케팅에 풍수지리를 접목해 재미를 톡톡히 본 곳은 서울 종로구 주상복합 아파트인 경희궁의 아침. 왕궁의 터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컨셉트로 분양 ‘대박’을 터뜨렸다. 용산구 청암동에 짓는 아파트는 이승만 박사 별장 터를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우림건설은 경남 진해와 대전 대덕테크노밸리에 우림루미아트를 분양하면서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자문해 입지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현대건설 부산 민락동 하이페리온, 삼성물산 성남 금광지구 래미안, 대우건설 금호동 푸르지오,SK건설의 부산 용호동 SK VIEW, 방배동 아펠바움 등도 풍수지리 마케팅을 도입한 아파트다. 포스코건설과 세창건설 등도 각각 풍수지리 전문가에게 자문해 아파트 입지를 정했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풍수지리 접목은 아파트에 끝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풍수지리 전문가를 영입, 삼성 디지털 플라자 점포 인테리어와 상품 배치에 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점포 입지분석 등은 해당 지역 상권과 고객 접근성 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 등은 고객을 편하게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풍수지리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싸고 고급 제품을 파는 점포일수록 풍수를 따지는 곳이 많다. 한 디자이너는 “백화점 명품관은 오래전부터 풍수지리를 따져 배치하고 있다.”면서 “좋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점포 경쟁을 벌이고, 풍수지리가 좋은 곳은 보증금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말했다. ●사무실 공간구조 배치 등 생활풍수 유행 풍수지리가 새로 태어나고 있다. 무턱대고 음덕이나 복을 비는 맹신이 아니라 과학적인 통계로 접근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접목 범위도 가족 대소사에서 산업계로 넓어지고 있다. 미신이나 고리타분한 잔소리 정도로 받아들이지 않고 생활 풍수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짙다. 대표적인 것이 사무실 공간구조 배치 풍수.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전항수 원장은 “사무실 가구, 조명, 창문 배치 등을 묻는 기업체들이 많다.”면서 “부동산·건설업은 물론 제조업, 유통·서비스업, 대기업 외국 지사 사무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도 풍수지리를 응용하고 있다. 무주군은 태권도 공원 후보지를 고르면서 ‘하늘이 내려준 천생연분의 땅’으로 치켜세웠다. 민족 성전인 태권도 공원의 터전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고 무술인의 표상이 되는 땅으로, 태권도 공원의 입지로 최적이라고 소개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만화책으로 더위를 잊는 방법 5+1

    어린 시절, 만화책을 펼치려하면 공부 안한다고 잔소리하시던 부모님들, 좁디좁은 동네 만화방에 학생들이 없나 살펴보러 다니시던 선생님들. 중고등학생만 되도 만화를 보려고 하면,“애들이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만화는 어른들도 당당히 즐길 수 있는 문화 예술의 한 장르가 됐다. 그것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느끼고, 지식을 얻고 또 다른 인생을 배우기도 한다. 어느 곳에서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용감하게 만화책을 손에 쥐는 모습들도 늘어가고 있다. 올 여름 한 번쯤은 만화를 즐기며 더위를 잊어보는 것은 어떠한지. 신나는 여름에 휴가. 그렇지만 왠지 방에 틀어 박히고 싶은 그대를 위해 만화책을 골랐다. 잔뜩 빌려오거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구입해서 소장하는 것도 좋다. 어쨌든 한아름 안고 돌아와 만화 보따리를 풀어놓고,‘뒹굴뒹굴’ 삼매경에 파묻히는 것도 여름나기의 방법일 듯. 한 번쯤은 볼 만한 만화를 소개한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1) 작가로 고르기 ‘전작주의’를 내세워 특정 작가의 만화를 훑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라사와 나오키는 이제 국내 만화팬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이름. 일본에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작품을 내놓는 작가로 손꼽힌다. 폭넓은 배경지식에 매력있는 그림체가 돋보인다. 스포츠 명랑 만화 ‘야와라!’(학산·29권 완결)나 ‘해피!’(학산·23권 완결) 같은 작품도 유명하지만, 이후 ‘마스터 키튼’(대원·18권 완결)이나 ‘몬스터’(세주·18권 완결)도 깊이있는 내용으로 끊임없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SF물 ‘20세기 소년’(학산)이 18권까지 출간되고 있다. 모든 작품이 읽어볼 만하지만, 여름에는 고고학자이자 보험사 조사원의 모험담을 담은 ‘마스터 키튼’과 희대의 범죄자로 키워진 소년과 누명을 쓴 의사의 대결을 그린 ‘몬스터’를 추천한다. 탁월한 심리 묘사와 반전이 눈에 띄는 ‘몬스터’는 만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사이보그짱G’나 ‘어둠의 인형사 사콘’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린 오바타 다케시는 ‘고스트 바둑왕’(서울·23권 완결)으로 한껏 인기몰이를 했다. 그의 최근작 ‘데스노트’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 아직 4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열혈 독자를 양산하고 있다. 사신 루크가 지구에 떨어뜨린 ‘살생부’를 우연히 얻게 된 뒤 범법자에 대해 단죄를 내리는 천재 소년 야가미 라이토와, 이를 막으려 하는 또 다른 천재 소년 L의 치밀한 두뇌 대결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 음악이 흐르는 만화 음악을 좋아한다면 ‘벡’(학산문화사)이나 ‘노다메 칸타빌레’(대원씨아이)를 권하고 싶다.‘벡’은 록을,‘노다메’는 클래식을 소재로 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음악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을 그린 전형적인 성장 드라마. 사쿠이시 해럴드가 그리는 ‘벡’. 평범한 중학생 다나카 유키오는 어느날 별나게 생긴 ‘벡’이라는 강아지를 구해주게 되고, 그 인연으로 류스케를 만나게 된다. 뉴욕에서 온 류스케는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는 인물. 그를 통해 록에 대한 재능을 찾게 되는 유키오. 또 다른 멤버 타이라, 치바 등과 밴드를 만들고, 해체하며 다시 모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스스로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에 작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인디 레이블에서 앨범을 발매하는 내용을 담은 22권까지 발매됐다. ‘노다메’는 클래식을 배우는 학생들의 이야기다. 요즘 한국 안방 극장을 달구고 있는 ‘비틀린 테리우스’의 전형인 치아키가 남자 주인공. 또 어리벙벙하고, 만화 여주인공 사상 최고로 게으르고 더럽다(?)는 노다메가 상대역이다. 삼순이·삼식이과의 주인공들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열광한 팬이라면 한 번 펼쳐보자. 치아키는 유명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뒀다. 집안도 유복하고, 피아노에 바이올린까지 못하는 게 없는 천재. 지휘자를 꿈꾸는 치아키가 피아노에 대한 재능은 뛰어나지만,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는 노다메를 만나게 되며, 서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나간다.12권까지 나왔다. (3) 음식만화는 어때 드라마 ‘대장금’의 열풍은 아직도 동남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음식을 다룬 갖가지 만화도 인기를 끌었다. 정작 우리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신토불이’ 작품은 없을까?있다. 허영만의 ‘식객’(김영사)이다. 쌀에서부터 출발해 굴비, 전어, 전통 술, 매생이국, 과메기, 갓김치, 홍어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 문화를 총망라하며, 읽는 이의 침을 꼴딱꼴딱 삼키게 한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남녀 주인공은 ‘음식 협객’을 자처하며 팔도를 누비는 성찬과 음식 잡지사 여기자 진수. 이들 이름을 합치면 진수성찬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작가가 발품을 팔며 전국을 돌아 취재한 소재들이 네모난 칸에 생생히 담겼다. 후기도 무척 재미있다. 음식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에 얽힌 가족 이야기까지 풀어내는 등 심금을 울리는 에피소드가 많다.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 소개된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거나, 찾아가서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줄 듯.9권 완간. (4) 더위엔 역시 호러물 어떤 작품을 소개해야 할지 고심이 되는 장르다. 혹자는 ‘공포신문’의 쓰노다 지로,‘무서운 책’의 우메즈 가즈오 등을 권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1999년부터 국내에 소개돼 호러 만화의 붐을 일으킨 이토 준지의 작품을 골랐다. 시공사에서 ‘이토 준지 공포 콜렉션’이라는 제목으로 17권을 출간한 바 있다. 이외에 영화로 만들어진 ‘소용돌이’나 ‘공포의 물고기’ ‘어둠의 목소리’ 등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20권을 훌쩍 뛰어 넘는다. 공포 컬렉션 가운데 살해당한 뒤 끊임없이 자신을 증식시키며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토미에 시리즈’와 엽기적인 장난으로 공포와 웃음을 전달하는 ‘소이치 시리즈’가 볼 만하다. 작가의 기괴한 상상력에다 초절정 엽기적인 그림은 독자들의 예측을 불허하며 혀를 내두르게 한다. 징그럽기도 하지만, 보면 볼수록 으스스한 공포 심연으로 스멀스멀 빠져들게 한다. 토막 살인 등의 잔인한 장면이 끊이지 않고 나오기 때문에 어린이가 읽으면 좋지 않다는 점에 유의하자. (5) 만화보며 미술공부 호소노 후지이코의 ‘갤러리 페이크’(서울문화사)는 일본에서 15년 가까이 연재되며 아직도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일찌감치 전문적인 직업에 대해 숱한 작품이 쏟아지고 있는 일본 만화계에서도 독특한 소재를 택한 이 작품은 ‘악덕’ 미술상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일본 등 동양 미술은 물론이고, 서양 미술사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지식을 즐겁게 접할 수 있다. 각 에피소드에 나오는 미술품 복원 과정이나, 그림을 둘러싼 뒷 얘기 등은 만화를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더해 준다. 주인공 후지타 레이지는 미술품 복원과 감정에 일가견이 있는 전직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큐레이터. 현재는 도쿄에서 ‘갤러리 페이크’라는 작은 화랑을 경영한다. 실제로는 장물을 거래하는 뒷골목 화랑이다. 얼핏 돈만 밝히고 삐딱한 성격을 가진 후지타 같지만 속내는 따뜻함으로 넘쳐난다. 조수 사라 핼리퍼와 함께 하는 미술품에 대한 모험 이야기는 26권까지 발매됐다. (6) 추리소설 모음집 ‘시원한 얼음물에 발 담그고, 수박 한 조각 먹으며 추리소설을 읽는다.’ 상상만으로도 더위가 한풀 꺾이는 듯하지 않은가. 바야흐로 추리소설의 계절이다. 아쉽게도 ‘다빈치 코드’를 능가할 만한 대형 베스트셀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읽는 맛이 색다른 추리소설들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역사추리물로는 스페인 작가 훌리아 나바로의 ‘성 수의 결사단’(랜덤하우스중앙)과 김탁환의 ‘열녀문의 비밀’(황금가지)이 있다.‘성 수의 결사단’은 예수의 시신을 감싼 것으로 알려진 성 수의를 둘러싼 암투를 흥미진진하게 다뤘고,‘열녀문의 비밀’은 거짓 열녀 적발을 위해 시작된 수사에서 또다른 비밀과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렸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초기작 ‘디지털 포트리스’(대교베텔스만)도 눈길을 끈다. 국가 안보와 테러방지를 위해 개인의 사생활을 감청하는 국가 기관과 이에 맞서는 프로그래머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볼 만하다. 이언 피어스의 ‘라파엘로의 유혹’은 사라진 라파엘로의 그림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는 미술추리소설이다. 그런가 하면 유명 작가들의 공포소설만을 모은 책이 나왔다.‘세계 호러단편 100선’(책세상)은 찰스 디킨스, 안톤 체호프, 마크 트웨인 등 거장들의 알려지지 않은 호러 단편들을 묶었다. 라틴환상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공동집필한 추리소설 ‘이시드로 파로디의 여섯가지 사건’(북하우스)도 출간됐다. 설명이 필요없는 인기 추리작가 존 그리샴의 신작 ‘브로커’와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꼽히는 아야쓰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도 눈여겨볼 만하다. 환상소설도 빠질 수없다. 밀리언셀러 ‘드래곤 라자’의 저자인 이영도가 내놓은 ‘피를 마시는 새’(황금가지)가 대표적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40년만에 재결합 80대 노부부 살인극

    80대 노부부가 40여년 만에 재결합했지만 가정 불화로 남편이 부인을 살해하는 어이없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8일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김모(83)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6시쯤 부산 서구 집에서 아침밥을 차려주지 않고 잔소리를 한다며 아내 이모(74)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참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부는 1945년 결혼했으나 김씨의 바람끼와 급한 성격, 아내의 강한 성격 때문에 불화를 겪으면서 40대 후반부터 이혼은 하지 않고 따로 살아왔다. 최근 자식들의 권유로 다시 함께 살게 됐지만 첫 날부터 둘 사이는 삐걱거렸고, 결국 3일 만에 살인극을 맞게 됐다. 김씨는 “17일 오전에 아내가 아침밥만 차려주고 혼자 외출하는 바람에 점심, 저녁까지 굶어, 분통이 터져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면서 “이날 아침 이 일로 말다툼을 벌이다 순간적으로 분을 참지 못해 일을 저질렀다.”고 털어놨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길섶에서] 젊은 후배에게/이호준 인터넷부장

    시인은,‘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는다.’는 말로 이별을 위안했지만, 그게 어디 맘 먹은 대로 되더냐. 아직도 내일의 희망으로 오늘의 아픔을 치유할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영영 못 보는 건 아니겠지만 널 먼 곳으로 보내며, 손은 자꾸 술잔을 더듬는다. 잘하고 있지만, 선배라는 이름에 기대어 또 잔소리 보따리를 푼다. 이름 석자 높이려 자신과 남을 속이지 마라. 양심을 재는 잣대는 고무줄과 같아서, 제멋대로 늘어나고 줄어든다. 하지만 뭇사람의 눈에는 늘 칼날이 번득인다. 가장 무서운 적은 자신임을 명심해라. 잘못을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대신 변명과 합리화로 때우려 할 때, 무덤은 눈앞에 있다. 돈과 출세에 매몰되어 발버둥치지 마라. 화살과 같은 세월 속에 얼마나 허망한 짓인지. 사람은 누구나 매일 도화지 한 장씩을 받는다. 누군 그 곳에 무의미한 낙서를 하고, 누군 알차고 예쁜 그림을 그려 넣는다. 선택은 자신에게 달렸다. 하지만 후배여, 언젠간 그렇게 쌓인 도화지를 검사 받는 날이 온다는 걸 잊지 마라. 이호준 인터넷부장 sagang@seoul.co.kr
  • [CEO 칼럼] 원칙 지키면 바보인가?/안용찬 애경 사장

    [CEO 칼럼] 원칙 지키면 바보인가?/안용찬 애경 사장

    몇해 전 강남역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처음엔 강남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 가족들이 매우 만족해 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아파트 단지 소도로까지 침범해 버린 불법 주·정차들로 인해 조용함이나 쾌적함을 즐길 수 없게 됐다. 물론 강남역 근처의 혼잡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불법 주·정차 지역 견인표지 바로 아래까지 버젓이 주차한 차를 보면 묘한 기분이 든다. 한 번은 불법정차 중인 차주에게 “여기는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견인표지까지 있는데, 이렇게 정차하고 있으면 어떡합니까?”라고 잔소리를 해보았다. 그러나 그는 “말만 주·정차 금지구역이지 다들 여기 세워요. 단속도 안 하는 지역이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답했다. 말문이 탁 막혀 버렸다.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자신의 행동이 안전한지 아닌지를 배운다. 불법 주·정차하는 사람들 역시 경험을 통해 단속이 허술하다는 것을 알고 습관처럼 불법주차를 하는 것이다. 약간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한다. 남들 다 안 지키는 법규를 나 혼자만 지키면 바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통법규와 같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원칙을 쉽게 어기며 살고 있다. 나 혼자 편하기 위해, 아주 조금 빨리 가기 위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애써 무시하려 한다. 기업경영에 있어서도 원칙을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생활용품과 화장품을 생산하는 애경에는 많은 브랜드가 있다. 매년 새로 태어나는 브랜드가 있고, 태어난 지 불과 몇년 되지 않았는데도 쓸쓸히 사라지는 브랜드가 있다. 반면에 어떤 브랜드는 수십년을 한결같이 소비자에게 사랑 받으며 장수한다. 장수 브랜드로 꼽히는 제품들의 공통점은 기본적으로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이 적당하다는 것이다.‘저렴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시장에서 사랑받고 장수하는 최고의 비결인 것이다. 얼마 전 한 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15년 10대 선진국 진입전략’에서 한국 경제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양적으로는 11위, 기업경쟁력 국가이미지 브랜드 파워 등 질적으로는 19위에 그치고, 삶의 질은 26위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10년내 선진국 진입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시스템 경쟁력을 시급히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시스템 경쟁력으로는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스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경제 발전기에는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사회 분위기가 강했다. 그 결과 ‘빨리빨리’가 한국인의 대명사가 되었고, 교통법규 같은 사회 기본원칙이 쉽게 무시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기본원칙이 준수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약속된 법칙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이익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질서 의식이 함양되기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그 때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할 무질서의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향후 10년간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과 인구 고령화,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제적 입지 약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문제는 많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10년 후의 대한민국을 기대해 본다. 안용찬 애경 사장
  • [여의도 in]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 고건 전 국무총리가 6일 소개한 장마속담 중 하나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렛츠고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뜻은 ‘빗소리와 여울소리가 겹쳐지면 무슨 소리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치에 닿지 않은 말을 웅얼거릴 때 비꼬는 말로, 아닌 게 아니라 요즘 가끔 이런 소리가 들리지요.”라며 묘한 질문을 던졌다. 요즘 정치권에 ‘생뚱맞은’ 화두들이 오가는 현상을 빗대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이어 “‘장마 만난 미장이’는 미장이가 장마를 만나 일거리가 없어 먹고 살 일이 아득한 상황을 비유한 것”이라면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우리 경제의 미래가 이래서는 안되겠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장마는 아내의 잔소리와 같다.’‘장마 개구리 호박잎에 뛰어 오르듯’‘장맛비는 초록비’‘장마 뒤에 외 자라듯’ 등의 속담을 여러건 소개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與 ‘당게낭인’ 논란 계파갈등으로

    열린우리당의 ‘당게 낭인(浪人)’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서울신문 6월20일자 4면 보도> 당원을 ‘낭인(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사람)’으로 표현한 당직자와 지도부에 해명 요구가 쏟아지자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관련 글을 처음 올린 기간당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심지어 당원간 계파간 갈등 양상까지 드러나고 있다. ●지도부 해명 요구 빗발 지난 19일 ‘핵심당직자’의 말을 인용,‘당게 낭인’12명이 게시판 여론을 좌지우지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간 이후 당원게시판에는 하루 수십건의 관련 글과 대글이 쏟아지고 있다.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도된 지도부를 성토하고, 특정 계파를 도마에 올린 글이 대부분이다. ‘해질녘 바람’은 문희상 의장에게 “당원을 무시하는 풍조에 대해 당원 대표로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한강’은 “수구정당을 욕하면서 (지난 보선에서)수구정당이 했던 모습을 저지른 것에 대해 당원은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원의 목소리를 12인 당게 낭인이라는 용어로 입을 막으려 한 것은 마당쇠가 잔소리 많고 일 많이 시키는 주인을 내쫓아 버리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가세했다. 일부 당원은 ‘당게 낭인’카페를 개설하기도 했다. 반면 ‘corealove’는 “당게 낭인이 실제로 있으며, 당원 의견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면서 “발전적·창의적 의견을 개진하지 않고, 비난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게 낭인´ 글 올린 당원 “탈당” 논쟁이 확산되자 처음 관련 글을 올린 ‘달그림자’는 “당원 생활을 접고 개인 사업에만 전념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기간당원인 ‘달그림자’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당원게시판에 2건 이상의 글을 올린 195명의 아이디와 글 게재 수를 순위별로 정리한 리스트를 공개하고,“불과 3% 정도의 당원이 게시판을 점령, 계파 싸움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당원들은 ‘친노’성향의 당원 모임인 국민참여연대를 집중 거론했다.‘안토’는 “국참연이 당원게시판을 청소(정화)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한 이후 비(非)국참연 성향을 보인 사람들의 글이 대거 해우소(자체 정화성격의 쓰레기통 역할을 하는 게시판)로 보내졌다.”면서 “이것이 당게 낭인을 만든 실상”이라고 주장했다.‘투탕카맨’은 “당 게시판을 조직의 유불리에 따라 통제하려는 국참연이 당내 정파의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염동연 의원의 심경토로도 도마 지난 8일 상임중앙위원직을 사퇴한 염동연 의원이 20일 국참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도 불똥을 맞았다. 염 의원은 “민주세력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모퉁이’는 “(염 의원의 글이)국참연 게시판에만 있고, 당원 게시판에는 없다. 분란의 불씨를 자꾸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바다사랑’은 “당게에 올려도 해우소로 갈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김성수의 ‘맛있는 영어] ‘웃기는 영어 (2)Taxi Drivers’ Favorite Jokes

    I would be glad to answer iy for you 지금 갑자기 마른 하늘에 비가 오기 시작한 거죠. 연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무드를 잡고 있었죠. 남자가 먼저 말하죠 “아이(I) 웃 비(would be)! ” 여기서 ‘아이’는 왕짜증접속사죠. 여자는 그런 남자를 보며 가만히 있죠. 남자가 무드를 깬 거죠. 남자는 우산을 펴며 말하죠 “비 많이 와, 이리와 이거 써” 여자는 이미 삐졌죠. “그래두(glad to) 안써(answer)” 남자 삐친 사태를 파악하죠. 그리고는 겸연쩍게 한마디 던지죠. “비맞는 당신 너무 이뽀유(it for you)” 생뚱맞죠~ 우산도 무드 잡을땐 가끔 접어두는 게 좋을 때가 있는 거죠. A born and bred New Yorker is in London.He is sitting by the Thames,taking in the sights,when a very proper English gentleman walks by. “Excuse me,mista,” says the New Yorker,“but can you tell me if dat’s da Tower of London I’m looking at?” “Sir,” says the Englishman,“it is very improper to end your sentence with a preposition.Now,if you would care to rephrase the question,I would be glad to answer it for you.” “Uh,okay,” says the New Yorker,“can you tell me if dat’s da Tower of London I’m looking at,you asshole? (Words and Phrases) born and bred New Yorker: 뉴욕 토박이 take in ∼: ∼을 구경하다 mista: Mr. 의 사투리식 발음 dat’s da Tower of London: that’s the Tower of London의 사투리식 발음 look at ∼: ∼을 쳐다보다 preposition: 전치사 care to do ∼: ∼하기를 원하다 rephrase: 고쳐 말하다 asshole: 비어로 항문이라는 뜻이나, 여기에서는 사람을 비하하여 부르는 말로 쓰였음. (해석) 뉴욕 본토박이가 런던에 있었습니다. 템스 강 가에 앉아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진짜 영국 신사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뉴욕 사람이 “선생님, 실례합니다만, 지금 쳐다보고 있는 것이 런던탑인지 말해주시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인이 말했습니다.“선생, 문장을 전치사로 끝내는 것은 매우 적절치 못해요. 질문을 고쳐 말한다면, 기쁜 마음으로 질문에 답할 거예요.” “어, 알겠어요.”라고 뉴욕 사람이 말했습니다.“지금 쳐다보고 있는 것이 런던탑인지 말해주시겠어요, 이 똥구멍 자식아?” (해설) 한 때 학교문법에서는 영문 글을 잘 쓰기 위한 규칙의 하나로 다음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Do not end sentences with prepositions. 이 규칙에 따르면,“What are you looking at?”이라는 질문보다는 “To what are you looking?”질문이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후자와 같은 질문을 사용하는 영어 화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규칙은 용도가 폐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장을 전치사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특히 영국에서 강조되었기 때문에, 이야기에서 뉴욕 사람과 영국 신사를 등장시켜 영국인의 현학적인 태도를 익살스럽게 조롱하고 있습니다. 영국 신사가 뉴욕 사람에게 전치사로 끝나지 않는 질문을 하면 질문에 대해 답해주겠다고 하자, 원래의 문장 끝에 단지 사람을 호칭하는(그것도 비어로) 표현 you asshole “이 똥구멍 자식아”를 넣어 영국 신사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지만, 말 그대로의 요구를 들어주었으니 달리 할 말이 없겠지요. 이 유머의 핵심 문장인 “That’s the Tower of London I’m looking at?”은 원래 “It’s the Tower of London (that) I’m looking at?”이 돼야 문법에 맞습니다. 이와 같이 특정 정보를 강조하는 it is ∼ that…구문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설명은 www.moumou.co.kr를 참고하세요. ● 수포는 대포요 영포는 인포라 나는 여자라는 말보다 어머니라는 말을 좋아한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어머니에 의해 나도 있고 이 세상은 존재한다. 세상을 존재시키기 위해 어머니는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찢기고 또 버린다. 그래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위대한(?) 어머니들에게 어렵게 말을 하면 순간은 감동으로 고개를 끄덕여도 집에 가서는 그 말을 찾기 위해 청소기를 돌릴지도 모른다. 때문에 아이들 영어교육을 위한 수천회의 어머니교실에서 수포, 즉 ‘수학을 포기하면 대학을 포기’해야하고, 영포, 즉 ‘영어를 포기하면 인생을 포기’한다는 다소 격하지만 쉽고 재미있는 성어를 만들어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의 위대한(?) 어머니들은 또한 TV나 세상의 많은 것들의 자극에 길들여져서 강의가 딱딱하면 바로 남편 걱정이나 저녁 반찬 걱정에 몰입하므로 10분에 한번쯤은 배꼽을 빼주어야 한다. 그렇게 배꼽 빠지도록 웃으며 영포는 인포라는 협박을 슬기롭게 극복한 수십만의 어머니들이 영포 않는 자녀, 인포 안하는 자녀를 만들기 위해 잔소리 대신 매일 단 1분이라도 자녀와 함께 공부하므로 글로벌 한국을 앞당겨주신 부분에 깊이 감사드린다. ● 단어의 자리를 알면 영어가 보인다 한국말은 주어나 목적어와 같은 문법 기능이 조사에 의해 정해지지만, 영어는 문장 내 단어의 위치(어순)에 따라 문법 기능이 정해진다. 따라서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영어 단어가 문장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인식하고 이에 따른 문법 기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어에서 단어의 자리매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다음 일화를 살펴보자. 어느 영어 교수가 칠판에 “Woman without her man is nothing”이라고 쓴 다음 학생들에게 구두점을 찍어보라고 했습니다. 남학생들이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Woman,without her man,is nothing.(남자가 없다면, 여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반면에, 여자들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Woman! Without her,man is nothing.(여자여! 여자가 없다면, 남자는 아무 것도 아니다.) 남자인 교수님은 모든 여학생의 답을 틀린 것으로 채점했습니다. 이 문장(복수가 아닌 단수)에 구두점을 찍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학생이 녹음테이프를 틀어주기까지 했지만, 그 교수님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위 일화에서 똑같은 단어들이 남학생의 답과 여학생의 답에 사용되었지만, 사용된 구두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구두점을 다르게 사용한다는 것은 이들 단어들이 문장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달라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모든 영어 문장에는 주어와 동사가 있습니다. 이들 외의 요소들은 동사의 특성에 따라 쓰일 수도 있고 안 쓰일 수도 있습니다. 목적어, 보어, 수식어가 이런 요소들입니다. 위 남학생 답과 여학생 답의 공통점은 동사로 is가 사용되었고 nothing이 이 동사의 보어로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결국,Woman without her man 가운데에서 is nothing의 주어를 찾아야만 합니다. 앞으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겠지만, 주어는 일반적으로 명사구가 되는데,Woman without her man에서 명사구가 될 수 있는 것은 woman,her man,man 이렇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Woman without her man은 그 자체로 명사구가 될 수 없습니다.woman 앞에 관사 a나 the가 와야 합니다. 세 가능성 중에서,her man이 주어가 된다면 woman without를 어떻게 처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woman을 주어로 삼으면,without her man을 하나의 수식어로 처리하여 주어와 동사 사이에 위치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반면,man을 주어로 삼으면,woman without her를 가지고 하나의 수식어를 만들 수는 없지만, 위의 답처럼 woman을 독립된 감탄문으로 처리하고,without her를 man is nothing이라는 문장을 수식하는 수식어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 여러분은 영어에서 단어의 자리매김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다음 주에는 영어의 기본 문장에 대한 자리인식 학습법을 좀 더 많은 예문과 연습을 통하여 익힐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 김성수 회장은 -1976년 전남대 건축학과 졸 -1989년 전화 학습 관리법, 오디오 심화학습법 도입 -어머니 교실 1000여회 개최 -㈜무무 잉글리시 회장
  • 인터넷중독 치료10계명

    김 박사는 인터넷 중독의 조기 징후로 ▲인터넷시간 왜곡 ▲‘1분만 더’ 증후군 ▲잔영현상 증후군을 들었다.“실제로 인터넷에 빠지면 몇 시간을 해도 조금 밖에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게 되고, 인터넷을 중단해야 할 때 중단하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일을 할 때도 인터넷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집중력을 방해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어 흔히 나타나는 2차적인 징후로는 피로와 졸음, 집중력과 성적 저하, 귀가시간의 변화와 취미생활 상실, 친구관계 단절, 짜증·반항·불복종 및 충동적 반응, 언어와 맞춤법의 혼란, 외박과 지각 및 결석·결근을 들 수 있다. 이런 징후가 나타나면 서둘러 치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단 진행된 중독이라면 치료에 기적은 없다. 참을성있게 제 자리를 찾도록 도와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힌트는 다음과 같다.▲하는 시간 줄이기 보다 안하는 시간 늘리기에 더 많은 투자를 한다.▲잔소리 등 외적 강제보다 스스로 조절력을 기르도록 돕는다.▲당장의 쾌락보다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중독을 초래한 환경을 바꾼다.▲자녀와 다양한 대화법을 개발한다.▲중독을 초래한 원인을 찾아서 제거한다.▲메신저나 멘토를 만들어 아이들의 숨통을 틔어준다.▲파국적 상황보다 학교 등 현실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가운데 해결책을 찾는다.▲치료를 위해서는 부모의 인내가 필요하다.▲원인이 된 제도나 게임 회사에 항의하고 방지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여의도~포천 100㎞ 자전거여행

    여의도~포천 100㎞ 자전거여행

    ‘자전거는 엔진이 갈 수 없는 모든 길을 간다. 몸 앞의 길이 몸 안의 길로 흘러들어왔다가 몸 뒤의 길로 빠져나갈 때 바퀴를 굴려서 가는 사람은 몸이 곧 길임을 안다.’작가 김훈은 자전거여행을 이렇게 노래했다. 자전거는 자유를 주고 욕심없는 마음과 또한 자연을 사랑하는 여유까지 준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라. 그들은 자전거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는 만남을 즐기고, 또한 굳은 얼굴로 오가는 자동차 속의 사람들과 달리 초보자를 발견하면 서로 도와주려고 한다. 운동을 원한다면, 삶이 얼마나 향기로운가를 느끼고 싶다면, 또한 욕심없는 마음이 얼마나 행복을 부르는가를 확인하고 싶다면 그대 자전거에 오르라. 그리고 페달을 열심히 밟아 보라.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지난 21일 토요일 오전 9시, 서울 중랑천 다리 밑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조그만 배낭과 헬멧, 장갑까지 갖춘 그들은 마치 사이클 선수 같았다. ●봄을 찾아 떠나는 이들 “어, 형 오셨어요. 오늘은 날씨가 좋아 좋은 여행이 되겠어요.”“그래 오래간만에 ‘찐’하게 라이딩 한번 하자.”며 웃는 이들은 인터넷 다음카페의 아마추어 자전거 동호회회원들. 여의도에서 출발해 경기도 포천의 허브아일랜드까지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왕복 100㎞가 넘는 거리다. 평지만 달리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여성 라이더도 보여 무리가 아니냐고 물으니, 아마추어자전거 동호회 서울지부 운영자인 김덕우(39·컴퓨터 프로그래머)씨는 “약간은 무리가 따를 수도 있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가면 누구나 갈 수 있어요.”라며 서로 돕는 것이 바로 자전거라이딩의 예의라고 말했다.“혼자서는 누구나 힘들어요. 감히 엄두도 못낼 만큼. 하지만 함께 움직이면 본인도 모르는 힘이 나옵니다.” 어느덧 10시가 가까워지자 20여명의 회원들이 모였다. 첫 여행을 떠난다는 배정숙(36·아디다스 마케팅)씨는 “어젯밤 잠을 설쳤어요. 괜히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설레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젠 자신 있어요!”라고 한마디. “흔히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지만 땀 흘리고 마시는 물 한잔은 정말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예요.” 심교진(37·의류업)씨는 2번째 정기모임에 참가하는 초보라면서도 자전거 재미에 푹 빠졌다. 세무사 사무소에 근무하는 류혜종(28)씨는 다이어트가 필요없다고 말했다.“여성들에게 더욱 좋아요. 허리와 뱃살을 빼는데 그만이에요. 평소에 맛있는 음식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없이 많이 먹어도 매주말 자전거여행으로 빼주면 걱정 없어요.” ●나이는 묻지 마세요 마침 도착한 10여명의 라이더가 숨을 고르기 위한 듯 자전거에서 내렸다. 그런데 헬멧과 고글을 벗으니 어르신들이 아닌가. 더욱이 60대도 계셨다. 목적지가 강원도 고성이라니…. 이영희(65)씨는 60세때 난생처음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단다.“처음엔 용기가 필요했어요. 혹시 노인네가 주책을 떤다는 이야기를 들을까봐…. 하지만 조심스럽게 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에 문을 두드리면서 인생이 달라졌어요.”신선균(63)·박종숙(57)씨는 부부 교육자 출신으로 은퇴 후 나란히 자전거란 같은 취미생활을 하면서 노년을 즐기고 있다. 특히 신씨는 암수술을 받을 만큼 건강이 나빠졌으나 올 3월부터 자전거를 타면서 건강도 회복됐다.“취미가 같다 보니 대화도 많아졌고,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 요즘 너무 행복하다.”는 부부에게선 신혼의 활력이 느껴질 정도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네 자전거로 건강을 회복한 사람은 또 있다. 이점홍(60)씨는 자전거를 타고난 후 의사도 놀랄 정도다.“재작년 암수술을 받고 항암제를 먹으며 힘들었을 때 의사가 자전거를 권했죠. 수술 후 몸뿐 아니라 마음도 많이 아팠는데 자전거 타고 난 후에는 새 사람이 됐어요.” 더욱이 자전거 여행의 장점은 경제적인 부담이 없다는 것. 기름값은 물론 통행료 한 푼 없어 젊은이는 물론 은퇴한 이들에게도 제격이다. 막내 손영화(37)씨가 “우리 몸매 보세요. 쫘∼악 빠졌잖아요.”라고 일행을 웃긴 후 그들은 함께 자전거에 올랐다. 그리고 쑥부쟁이가 활짝 핀 중랑천을 따라 1차 목표인 축석고개로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숨은 가빠도 행복해요 상계동에서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를 거쳐 축석고개까지 1시간30분 코스. 자동차로 먼저 달려가 그들을 기다렸다. 울긋불긋한 옷에 헬멧, 고글, 마스크…. 한줄로 서서 도로를 질주하는 이들이 축석고개에서 숨을 고른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다. 힘들어하는 여자회원들 뒤로 남자회원들이 다가가 밀어주기도 한다.“정말 힘들게 언덕을 오르면 신나는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과 같지 않나요.”라며 막판 힘을 모으는 초보 배정숙씨는 가쁜 숨을 몰아쉰다. 낙오자 한명없이 축석고개에 올랐다. 김국현(56·자전거숍 운영)씨는 “혼자 탈 때보다 함께 도로를 질주하는 맛은 정말 짜릿합니다. 또한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줄 때 서로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 더욱 애착이 갑니다.”라고 말했다. 매일 장안동에서 강남까지 출퇴근한다는 조언식(31·전기설계 기사)씨는 땀흘리는 기쁨을 이야기했다.“흔히 자전거가 큰 운동이 되냐고들 하지만, 셔츠가 흠뻑 땀에 젖는 기쁨은 타본 사람만 알지요.” ●밤낮을 가리지 않아요. “자전거는 낮에만 타는 것이 아닙니다. 밤에 서울의 야경을 보며 즐기는 라이딩은 정말로 달콤합니다. 사람들이 없어서 더욱 좋습니다.”라는 최창환(32·자전거미캐닉)씨는 야간에 즐기는 자전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고 한다. 낮에 시간이 없는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주로 밤에 모여 자전거를 탄다고 한다. 여의도나 잠실에 모여 시민공원도로를 이용해 남산순환도로를 타고 정상인 약수터까지 오른다. 김미정(29·플로리스트)씨는 “꽃구경 멀리 갈 것 있나요.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는 정말 황홀해요.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에요.”라며 라일락과 아카시아가 한창인 남산순환도로를 권했다. 특히 야간에는 사고의 위험이 높으므로 혼자보다는 단체로 움직이는 편이 낫다. 후미등과 전조등은 꼭 필요하다. 또 호루라기를 소지해 사고를 예방한다. ●자전거, 어디서 배울까 전국 자전거사랑 연합회(www.bike love.or.kr,02-2203-6283)는 전국적인 조직으로 각 동네마다 조직이 있어 어르신들이 참가하기 좋은 모임이다. 다음 카페에 아마추어 자전거 연합회(cafe.daum.net/donga li)는 20∼40대가 주축인 동우회로 매주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 등 지역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장비 이렇게 준비하세요 자전거는 10만원대에서 티타늄을 소재로 한 1000만 원 이상의 ‘명품’까지 천차만별이다. 온·오프라인 자전거숍인 UTL유토피아라인(www.utlbike.com,02-992-2826)의 이영규점장은 “자전거는 자신의 키나 몸무게 어깨넓이 등과 타는 용도를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전거 전문숍에서 충분히 상담을 받고 선택해야 제대로 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보통 전문적으로 자전거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60만원대 정도의 자전거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자전거로 여행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장비다. 특히 도로 산악 야간 주행 때 안전장비는 필수적이다.UTL의 이점장은 “자전거 헬멧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라며 “자동차를 타면 안전띠를 매는 것과 같이 자전거를 타면 헬멧은 필수. 또한 넘어질 때를 대비한 장갑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헬멧은 대개 10만원선. 장갑은 3만원 선이다. 또 자전거용 쫄바지(5만원 선)는 엉덩이에 쿠션이 덧대 있어 장시간 라이딩을 할때 도움이 된다. 도로 주행이나 산악 주행할 때 쓰는 마스크는 2만원 선. 미끄럼 방지와 힘이 고루 실리는 기능이 있는 자전거용 신발은 6만원 선이다. 이밖에도 펑크날 때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키트가 5000원. 디지털 속도계(3만원)도 갖추면 좋다. ■ 자전거 초보자 5계명 1.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익숙해지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탈 때와 걸을 때 사용되는 근육은 다르다. 발 근육이 페달을 밟는 것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오래타기 힘들다. 처음에는 평지에서 편안하게 타다가 익숙해지면 매주마다 기어비를 조금씩 올려 저항을 높이며 탄다. 또는 언덕을 정해놓고 올라가는 것도 좋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무릎이 상하기 쉽다. 2. 천천히 페달을 밟는다.1분당 바퀴회전수를 50회 정도로 시작하는 게 좋다. 점점 익숙해지면 속도를 빠르게 한다. 더욱이 빠른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므로 음악을 들으면서 가볍게 박자를 맞추는 것이 페달을 일정한 속도로 돌릴 수 있다. 3. 운동의 강도를 서서히 증가시킨다.20분 정도 편안한 속도로 페달을 밟는 것으로 운동 목표를 정하고 속도의 강약을 조절하면서 운동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4. 타는 거리와 속도를 적어 놓는다. 자전거로 여행한 거리와 시간을 기록한다. 그래야 스스로 능력을 조절할 수 있다. 5. 매일, 꾸준히 운동한다. 조금이라도 매일 꾸준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대 기상 통보관 지낸 김동완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대 기상 통보관 지낸 김동완씨

    날씨처럼 인생과 밀접한 것이 또 있을까. 흥미로운 속담도 많다.‘장마는 나이 많은 아내의 잔소리다.’‘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의 씀씀이가 헤프다.’‘더위 먹은 소는 달만 봐도 헐떡거린다.’ 올 여름에는 100년 만의 더위가 찾아온다는 얘기가 있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온다면 어떤 더위일까.‘무더위’는 ‘물더위’에서 유래됐다. 습도와 온도가 매우 높아 후덥지근하다. 끓는 물과 같다는 ‘가마솥더위’나 ‘찜통더위’도 비슷하다. 또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따가운 ‘불볕더위’도 있다. 어쨌든 여름손님(더위)이 있어야 가을손님(열매)도 온다고 했다. ●날씨는 하루에 서른여섯번씩 변해 추억의 방송멘트가 있다.“여우가 시집가는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한 과학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날씨는 하루에도 서른여섯번씩 변한다고 합니다. 봄날씨는 최소한 하루에 세 번 변합니다. 아침은 썰렁하고 점심은 덥고 저녁에는 바람이 붑니다. 돌아오는 길에 여벌의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기상대에서 김동완 통보관이었습니다.” 맞다. 이른바 우리나라 초대 기상통보관을 지낸 김동완(71)씨. 특유의 비유법과 정감 있는 목소리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나이 30대 이상은 적어도 하루 한번씩 김씨의 목소리를 들었을 정도다. 지금도 ‘프리랜서 기상해설가’로 활동 중이어서 45년 동안 ‘날씨해설 인생’이라는 흔치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에피소드 #1. 어린이날이었다. 아침방송에서 김씨는 “오늘은 어린이 얼굴만큼이나 해맑은 날씨가 되겠습니다.”라고 마무리 멘트를 했다. 이어 방송국을 나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김씨는 비를 피하기 위해 다시 방송국 안으로 들어갔다. 비는 계속됐다. 이때였다. 방송 자막을 통해 ‘오늘 효창공원에서 열리기로 한 어린이날 행사는 우천관계로 무산됐습니다.’라고 알렸다. 이를 보는 김씨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에피소드 #2. 봄날 일요일이었다. 부부동반으로 고향 친구들과 등산을 갔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산밑 음식점 등으로 비를 피했다. 하지만 김씨는 혼자 떨어져 초라하게 비를 맞아야 했다. 사람들과 맞닥뜨릴 경우 얼굴이 알려진 그에게 무슨 얘기를 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김씨는 “지역에 따라 한차례 소나기가 내리겠습니다.”라고 예보했다. ●올 100년만의 무더위, 그때 가봐야 지난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기상청에서 김씨를 만났다. 기상예보 역사의 산증인이나 다름없기에 인터뷰 장소를 기상청으로 정했다. 뒤뜰 의자에 앉자마자 다가올 여름 더위의 안부(?)부터 물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100년 만의 더위라는 말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한 박사가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 큰 더위가 올지 안 올지 아직은 미지수”라면서 “다만 요즘 계절의 변화를 볼 때 예년보다 10여일 이른 이달 하순부터 여름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본래부터 더운 나라”라고 전제한 뒤 “예부터 겨울을 ‘동장군’(冬將軍)이라 하고 여름을 ‘염제’(炎帝)라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그래서 겨울철에는 방한(防寒)이고 여름철에는 피서(避暑)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지만 여름철에는 열대성 기후여서 매년 열대야 현상이 20∼30일, 낮기온이 섭씨 30도 이상인 열대일 현상은 57일가량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우리 조상들은 더위를 극복하려는 지혜가 많았습니다. 복(伏)날은 농업 위주의 전통적 생활환경에서 유래됐지요. 한여름철의 낮길이가 가장 길다 보니 노동시간이 자연히 많아지고 대신 휴식은 짧았습니다. 때문에 땀흘려 일했던 머슴들은 온·습도의 상승으로 왕성해진 병원체에 감염돼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나라에서 복날을 정해 영양을 보충하고 하루를 푹 쉬게 했던 것이지요.” 하지(6월21일)에서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날로 정해 하루를 쉬며 개장국 등으로 기력을 보충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또한 머슴들은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먹는 일이 그림의 떡이었기에 집집마다 흔하게 키우는 개고기로 대신했다는 자료가 전해온다고 부연했다. 결국 복날은 노동자의 보건일로 경륜이 높은 정치가가 노동자를 위해 베푼 선정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속담에 ‘여름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할 만큼 옛조상들은 나돌아다니지 않았습니다. 마을정자에 앉아 부채질 하나로 무더위를 이겨냈지요. 반면 지금의 우리들은 냉장고와 에어컨 등 냉방기구들을 잔뜩 갖추어 놓고도 여름철에 휴가를 떠납니다. 하지만 교통지옥 등으로 진이 다 빠져버리지요.” 지금의 여름철 휴가풍습은 북유럽 바캉스에서 유래됐으며 우리나라 기후로 볼 때 5월이나 10월 중에 휴가를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또한 사람은 섭씨 20도부터 더위를,30도부터는 고통을 느끼며 더위는 빙과류로, 고통은 차가운 음료수로 해결하고자 하는 습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부부싸움 많은 여름엔 말조심을 무더운 여름을 지혜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날씨에 순응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쾌지수가 높다고 하지 말고 상쾌지수가 약간 낮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 또한 여름철에는 부부싸움이 많기 때문에 각자 말조심하는 것도 가정에 도움을 준다고 귀띔한다. 여성의 의상과 온도관계에 대해 흥미롭게 풀이한다. 예를 들어 겨울철 실외온도가 섭씨 0도일 경우 무릎위 20㎝가량 올라간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면 체감온도는 영하 4도라는 것. 또 1㎝씩 올라갈 때마다 체감온도는 0.5도씩 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바지를 입었을 경우 영상 6도의 체감온도를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겨울철에 미니스커트를 자주 입는 여성은 생리적 부담으로 임신했을 때 순산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은 대구공고를 졸업했다. 전씨와의 인연에 대해 “(전씨가)백담사에 머물 때 처음 만나 ‘(24회)선배님 26회 김동완입니다.’고 했더니 어깨를 툭치며 ‘(청와대)재임기간에 한번 오지 그랬느냐.’고 하며 무척 반가워했다. 하지만 곧 ‘그랬으면 지금쯤 청문회에 불려다니겠지.’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서울 연희동의 전씨 자택에서 고교 선후배간으로 몇차례 만났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원래 공군 조종사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대구공고 3학년때 공군사관학교 입학시험에 응시, 합격했다. 그러나 최종 선발과정에서 탈락했다. 이어 조종간부후보생 시험에도 합격했으나 기초군사훈련 중 또 탈락했다. 어쩔 수 없이 공군하사관학교를 나와 조교로 공군복무를 마쳤다. 조종사의 꿈이 무너지자 그는 수학선생이 되려고 마음을 먹었다. 서울대 사대 원서를 접수하러 가던 중 우연히 국립중앙관상대 모집 공고를 보게 했다. 결국 발길을 돌려 관상대 시험에 응시,15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이때가 58년 12월. “사무관 시절 날씨 해설을 할 때 ‘기상대의 김동완 사무관입니다.’라는 어감이 안 좋아 편의상 ‘통보관’을 사용하기 시작했지요.”이후 중앙기상대 예보분석관-통보관-예보과장 등을 거치면서 TV와 라디오 등에서 방송해설을 꾸준히 맡아 기상캐스터의 대명사가 됐다.1남4녀를 둔 그는 요즘 날씨와 관련된 원고를 써주기도 하고 각종 단체와 기업체 등에서 초청강의를 하느라 분주하다. 주말에는 주례를 보느라 더 바쁘다. 지금까지 어림잡아 1000여쌍의 주례를 봤다며 웃는다. 그는 평생동안 날씨에 대해 한번도 짜증을 낸 적이 없다. 이는 곧 자연에 대한 어리석음이기 때문이란다. ■ 그가 걸어온 길 ▲1935년 김천 출생 ▲55년 대구공고 기계과 졸업 ▲59년 중앙관상대 공채8기, 국립기상기술원 양성소 1기 수료 ▲59년∼82년 예보분석관, 통보관, 예보과장 ▲63년 국제대학 법학과 졸업 ▲82년∼92년 문화방송 보도국 보도위원 ▲92년∼현재 프리랜서 활동 ▲97년∼99년 한국일기예보회장 ▲2000년∼2001년 자민련 김천지구당 위원장 ▲2000년∼2002년 기상정보 케이블TV웨더뉴스채널의 김동완 기상뉴스 진행 ■ 저서 날씨 때문에 속상하시죠(좋은벗,1998년) km@seoul.co.kr
  • [떴다, 포스터] 친절한 금자씨 섬뜩한 영애씨

    [떴다, 포스터] 친절한 금자씨 섬뜩한 영애씨

    이영애는 어지간히도 비싼(?) 배우다. 충무로 캐스팅 목록에 0순위로 올라있으니 몸값이 비싼 건 두말하면 잔소리. 부지런히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걸로 팬들의 성원에 부응하는 게 톱스타의 의무라면, 그녀는 ‘직무유기’를 해온 셈이다.2001년 ‘봄날은 간다’ 이후 내리 4년을 스크린에서 떠나 있었으니 참을성 없는 팬들에게서 “참 비싸게도 구네∼”란 볼멘소리를 듣게도 생겼다. 그런 그녀가 만회작전에 들어갔다. 오는 7월 개봉할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를 통해서다.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이래저래 얘깃거리가 많은 영화에서 그녀의 이름은 ‘이금자’. 그런데 박 감독의 영화 주인공이 친절할 수 있을까. 싱겁고 착한 영화는 만들어본 적이 없는 감독이 그녀라고 가만 놔뒀을 리 만무한 일.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감옥에 들어가 무려 13년을 보낸 뒤 ‘민간인’이 되자마자 복수의 화신으로 변한다. 자신을 죄인으로 내몬 남자(최민식)에게 얼마나 치밀하고 끔찍하게 앙갚음하는지,‘올드보이’때처럼 감독은 영화의 세부정보를 일체 비밀에 부쳤다. 금자는 복수를 위해 제 발로 감옥에 들어갔다는 게 노출가능한 유일한 정보다. 영화는 호주 촬영분까지 5개월여의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 중이다. ‘소녀의 기도’풍의 이발소 그림처럼 역설적으로 착한 티저포스터가 극장가에 선보였다. 여주인공의 말갛게 무표정한 얼굴 아래 ‘정말이지…착하게 살고 싶었답니다’라는 카피 한줄이 선언처럼 떠있다.“신선하다”“섬뜩하다” 등의 반응이 벌써부터 시끌시끌하다. 올여름 극장가에 그녀가 광고하는 그 에어컨보다 더 시원한, 소름돋는 바람이 불어닥칠지 기다려보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동양의 맛으로 오스트리아인 사로잡은 전미자 아카키코 사장

    동양의 맛으로 오스트리아인 사로잡은 전미자 아카키코 사장

    |빈 함혜리특파원|오스트리아 빈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다 보면 특이한 광고 간판이 눈에 띈다. 현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양 여자의 얼굴을 그려 넣은 ‘아카키코(AKAKIKO)’의 광고판이다.‘아카키코’는 빈 시내에만 10개의 체인점을 두고 있는 아시아 요리 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아카키코의 하루 총 고객수는 3000명이 넘는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오스트리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주인공 전미자(48) 사장을 시내 중심가의 ‘S’백화점 식당가 아카키코에서 만났다. ●오스트리아 여성 경제인 50인에 아카키코는 지난 1994년 빈 시내 백화점 식당가 한 구석에 1호점을 낸 지 11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에 이르는 사업체로 성장, 현지인들을 놀라게 했다. 전 사장은 몇해째 오스트리아의 경제 전문잡지 ‘비르트샐트블라트’와 ‘비에네르린’이 선정하는 여성경제인 50인에 꼽히고 있다. 전 사장은 “경기침체로 모두들 고전하는 요즘에도 매상이 올라간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도대체 비결이 무엇일까. “아시아 요리는 무척 다양하고 맛이 독특하지만 오스트리아인들에게는 그다지 친근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서구인의 식성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편안하게 아시아 요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식당의 분위기를 꾸몄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다. 전 사장은 “빈 시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요리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카키코를 즐겨 찾는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의 가짓수는 대략 120종이나 된다. 한국, 중국, 일본, 태국의 전통 요리 이외에 전 사장이 요리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퓨전 요리들이다. “요리는 할 줄 모르지만 맛을 보고, 잔소리는 좀 할 줄 안다.”는 전 사장은 전 세계의 요리책을 닥치는 대로 보고 유명하다는 식당을 찾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성공의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80명의 요리사와 150명의 종업원들에게 언제나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교육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보다는 고객의 만족을 최고로 중시하라고 강조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살펴야 직성이 풀리는 완벽주의자인 전 사장은 말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주방과 테이블을 오가면서 식재료의 품질과 위생 상태, 맛, 서비스를 점검한다. ●테이블 회전 위해 커피는 안 팔아 일본 식당을 연상시키는 이름 ‘아카키코’는 서구인들이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으로 국제 상표등록까지 돼 있다. 또 음식점의 위치는 항상 최고로 좋은 자리, 접근이 쉬운 장소를 택한다. 테이블 회전이 빨라지도록 하기 위해 커피는 팔지 않는다. 그는 “음식점은 입에서, 입으로 구전이 잘돼야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음식 맛이 좋고, 종업원은 친절하고, 가격도 적당하고, 분위기까지 좋은 집은 금방 입소문이 나고 고객들이 알아서 제 발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아카키코의 고객은 99%가 현지인이다. 전 사장은 “고객 중에는 담백한 요리를 먹었더니 건강이 좋아졌다면서 일주일에 3∼4차례씩 찾는 단골도 많다.”며 “아이들은 ‘아카키코’에서 식사하는 것을 맥도널드에서 햄버거 먹는 것보다 좋아할 정도가 됐다.”고 자랑했다. 아카키코 4개점은 오스트리아 레스토랑 가이드가 선정한 500개 식당에 올라있다. 아카키코의 동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전 사장은 보다 간편하게 담백한 아시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아시안푸드 전문 패스트푸드점 ‘고 웍(Go Wok)’을 시작했다. 웍(Wok)은 중국 요리나 태국 요리를 할 때 쓰이는 속이 깊고 커다란 프라이팬이다. 즉석에서 웍을 이용해 요리를 해 주는 ‘고 웍’은 젊은 층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빈 시내에 있는 1호점에 이어 지난해 12월초 린츠 역사에 ‘고 웍’ 2호점을 선보인 그는 앞으로 새롭게 보수하는 기차 역사마다 개설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7년째 외국생활 가난한 유학생 도울 터 시원하게 웃는 모습이 무척 쾌활해 보이고,27년째 외국생활을 한 탓에 서구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강인하고 억척스러우면서도 정이 무척 많은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다. 전북 이리 출생인 전 사장은 지난 1979년 오스트리아에 발을 디뎠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3년 정도 간병인으로 양로원에서 일한 뒤 빈 시내의 재래시장(나시마르크트)에서 채소와 과일 장사를 하다 한국식당을 개업했지만 곧 실패했다.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둔 상태에서 남편과 이혼하는 아픔도 겪었다. 전 사장은 오스트리아 국적의 유대인 프리드랜더(47)를 만나면서 안정을 찾았고, 든든한 후원자인 시부모가 쌈짓돈을 풀어 준 덕분에 아카키코를 시작할 수 있었다. 경제학 박사인 남편은 노무라연구소를 그만두고 아카키코의 재정을 맡아 도움을 주고 있다. “마음 고생, 몸 고생을 일일이 어떻게 다 얘기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그때의 고생은 지금 생각하면 고생이 아니에요. 힘들었지만 그때의 고생을 발판으로 오늘의 제가 서 있는 거죠.” 전 사장은 “음식이든, 마음이든, 돈이든 아끼지 않고 퍼줬더니 그보다 더 큰 것이 돌아왔다.”면서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교민들과 가난한 유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CEO 칼럼] ‘민주노인당’ 창당 선언문/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CEO 칼럼] ‘민주노인당’ 창당 선언문/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5년 후 일어날지도 모를 한 정당의 창당 선언문이다. “친애하는 전국의 600만 65세 이상 노인들과 국민 여러분! 2010년 10월 2일 오늘 노인의 날을 기해 전국 팔도 노인의 대표자 3000명이 모였습니다. 고령사회를 대비해 노인의 권익을 대변·수호토록 하는 한국민주노인당(韓國民主老人黨) 창당을 위한 자리입니다. 고령화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엔 발표에 의하면 1950년대에는 경제활동인구(15∼64세) 12명이 퇴직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21세기 중반에는 4명에 1명꼴로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이미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한 북구 선진국들도 연금의 파탄 등 고령사회에 대한 대비에 적절히 대응치 못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고령화는 매우 빠르고 심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와 사회는 너무나 한가해 우리가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이 산업화·민주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를 서둘러 이제 국민소득 4만 달러를 목표로 고도 선진화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인문제를 현명하게 해결치 않고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우선 정당 강령정신을 담은 네 가지 메시지를 만천하에 알리고자 합니다. 첫째, 노인에 대한 편견부터 버려야 합니다. 이제 60∼75세 인간은 직장에서 더 이상 지적·신체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퇴출당해 마땅하다는 생각은 일종의 인종차별입니다. 노인들의 지혜를 괜한 늙은이 잔소리로 인식하면 시행착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없습니다. 둘째,18세 미만 미성년자를 빼고는 국민의 3분의 1에 육박하면서도 노인의 목소리가 국정에 반영되기 힘들었습니다. 이에 다수 국회의원을 내면서 국정에 참가할 것입니다. 대통령 후보도 내 집권을 목표로 하고 최소한 실력 있는 균형자 역할을 할 것입니다. 셋째, 저출산에 따른 노동력 인구감소가 심각합니다. 노인의 노동력이 적극 활용돼야 합니다.2005년부터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60세 이상 정년 퇴직자를 재고용해 빛나는 생산성 증진의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노인의 소득 증진은 소비를 진작시켜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넷째, 이러한 문제를 범국가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노인부’를 신설해야 합니다. 한국민주노인당 창당위원장.” 창당 선언문의 취지처럼 건강을 유지하는 노인과 병노인(病老人)·장애 노인을 구분하는 국가사회정책의 도입이 시급하다. 건강노인은 사회참여를 적극화하고 반면에 병노인과 장애노인은 더욱 따뜻한 복지혜택을 누려야 한다. 병노인과 장애노인을 위해서는 아파트 동마다 탁노소(託老所)가 있도록 해야 하고, 병약한 부모를 모시는 가정에는 아파트 분양과 세금, 그리고 금융 등의 특혜를 주어 경로사상을 진작해야 한다. ‘깨진 가정’을 복원하는 유례없는 ‘선(善)진사회’ 건설도 앞당겨야 한다. 한 가정에 3대가 함께 함으로써 ‘카트 베이비(맞벌이 부부가 밤에 쇼핑하느라 카트에서 키운 베이비)’같이 어려서부터 쇼핑 중독부터 배우는 천박한 자본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노년 창업은 정부에서 적극 나서 도와야 한다. 맥도널드의 레이 크록도 나이 50을 넘어 창업,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가가 됐다. 당시 평균수명으로 보면 지금 나이로는 70세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노인의 재혼·삼혼을 적극 권장하는 인식과 사회시스템을 갖춰야 한다.‘효자 셋보다 악처(악한 반려자)가 낫다.’는 속담이 있다. 또한 ‘품위 있는 죽음’을 절실하게 검토해야 할 때다. 죽지도 못하고 치료에 시달리는(?) 수많은 병노인들의 죽을 권리를 심각히 사회시스템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9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희주는 인영의 임신 사실에 충격을 받고, 기준에게 축하인사를 하지만 기준은 희주를 외면한다. 선미는 점점 남자로 느껴지는 인철 때문에 복잡한 심정이다. 하지만 선미는 절대로 인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고, 인철은 선미가 받아줄 때까지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38세에 사법고시에 도전해 10년의 실패 끝에 2002년 44회 사법고시에서 최고령자로 합격한 박춘희 변호사.22번의 아나운서 시험에 낙방한 후 1995년 최초의 홈쇼핑 공채 1기로 쇼 호스트가 된 유난희씨. 박춘희 변호사와 쇼 호스트 유난희씨의 성공 이야기를 듣는다. ●박주현의 시사 업클로스(YTN 오후 3시5분) 내년 4월 개교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평양 과학기술대학. 주변국간의 외교환경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지금, 관광특구와 경제특구에 이어서 교육특구가 활성화되면 남북간의 민·관교류는 더욱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의 자식 사랑법은 특별하다. 절대로 간섭하지 않고, 잔소리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면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생각에서다. 부모로서의 박재동 화백과, 자식으로서의 박재동 화백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잔뜩 술에 취해 들어온 홍섭은 김약국네 집안에 복수를 하기 위해 만신창이가 돼 가는 자신의 모습 때문에 괴롭다며, 정국주에게 복수에 눈이 멀어 자식을 이용하는 아버지라고 소리친다. 한편, 김약국은 기두를 불러놓고 대구를 사재기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라고 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모자랄 것 없는 집에서 자라 아직도 철부지인 수철. 어머니는 이런 못난 아들을 보필해 줄 며느리로 성미를 선택한다. 그러나 가난한 집에서 자란 촌스러운 성미가 마음에 차지 않는 수철은 신혼 초부터 밖으로 나돌며 모델 출신 지나와 바람을 피운다. 어느날 성미는 수철의 이중생활을 알게되는데…
  • [2005 프로배구] 10년만의 정상 탈환 ‘무명의 힘’

    “무명이던 그들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습니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23일 LG화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3-2로 마치고 우승을 확정한 뒤 “묵묵히 제 몫을 다한 레프트 송인석과 장영기, 그리고 리베로 오정록에게 가장 큰 공이 있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현대가 겨울리그 우승컵을 포옹한 것은 자동차 시절이던 지난 1995년 슈퍼리그 이후 처음.‘호화 군단’ 삼성화재의 9연패를 저지한 원동력은 바로 무명들의 힘이었다. 6개팀 레프트를 통틀어 가장 지명도가 떨어지던 송인석과 장영기는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번갈아 날며 36점을 합작, 돌풍을 예고한 뒤 시즌 내내 ‘소금’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한양대 세터 출신의 3년차 장영기는 후배들에 밀려 레프트로 자리를 바꾼 이후 현대 입단 뒤에도 대학 선배 백승헌에 밀려 주위를 맴돌았지만 이제는 팀의 버팀목이 됐다.5년차 송인석은 타고난 소심함 때문에 김 감독의 ‘잔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던 선수. 지난해 이탈리아 전지훈련 당시 “주눅들지 말고 제 실력을 발휘하라.”는 조언을 들은 뒤 숨은 실력을 발휘했다. 이들이 창이었다면 최단신(170㎝) 리베로 오정록(25)은 방패였다. 경희대 졸업 뒤 갈 곳이 없어 계약금조차 없이 팀 최저 연봉으로 입단했지만 2년 만인 올시즌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걷어올리는 수비) 부문 2위의 수비력을 발휘하며 우승을 떠받쳤고, 지난주에는 첫 국가대표에도 선발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어바웃 러브’-미지의 러브레터 남편이 보낸게 아냐?

    영화 ‘어바웃 러브’(The truth about love·21일 개봉)는 ‘노팅힐’ ‘브리짓존스의 일기’ ‘러브 액추얼리’로 이어지는 맛깔스러운 영국산 로맨틱코미디의 전통을 충실하게 따르는 작품이다. 사랑에 관한 리얼리티와 팬터지 사이의 황금비율을 교묘히 유지하는 스토리, 남녀의 심리를 콕 집어내는 촌철살인의 대사, 그리고 해피엔딩에 이르는 아슬아슬한 라스트신까지. 물론 불가항력의 매력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여주인공의 존재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모든 사건의 발단은 밸런타인 데이에서 비롯된다. 술에 취해 밤거리를 걷던 아치(더그레이 스콧)는 술김에 짝사랑하는 여인 앨리스(제니퍼 러브 휴잇)에게 러브레터를 보낸다. 문제는 그녀가 절친한 친구 샘(지미 미스트리)의 아내라는 것. 게다가 샘과 앨리스는 누가 봐도 샘낼 만한 닭살 커플이니 아치가 우체통에 카드를 떨어뜨리자마자 후회하는 건 당연한 일. 그나마 이름을 적지 않은 걸 천만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하지만 폭탄은 엉뚱한 곳에서 터진다. 익명의 러브레터를 남편이 보낸 것으로 지레 짐작한 앨리스는 둘 사이의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하려는 의도로 남편에게 ‘미지의 여인’이란 이름으로 노골적인 유혹의 편지를 보낸다. 가벼운 장난으로 시작한 앨리스의 행동은 그러나 뜻하지 않게 남편의 외도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앨리스는 배신당한 사랑에 절망한다. 이제 남은 일은 오랫동안 자신의 옆에 존재했던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는 것. 러브레터의 발신자가 아치임을 뒤늦게 깨달은 앨리스는 멀리 떠나는 아치를 붙잡기 위해 기차역으로 달려간다. 영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제니퍼 러브 휴잇이다. 지난해 ‘이프 온리’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그녀는 가냘프면서도 육감적인 몸매에서 드러나는 섹시함과 귀여움의 이중적인 매력으로 여성 관객조차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로맨틱코미디의 새 히로인을 발견하는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제값을 하는 영화다.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읍 북면 ‘50년 홀로 고생한 어머니’ 14명 위로

    정읍 북면 ‘50년 홀로 고생한 어머니’ 14명 위로

    “어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어떻게 혀. 그런 말 난 못혀. 효도를 주둥이로 하는 감. 당신이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면 나도 아퍼.” 1일 전북 정읍시 북면초등학교에서는 ‘면민의 날’을 맞아 남편과 사별하고 50년 이상을 홀로 살아온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행사가 열렸다. 마을 이장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14명의 할머니가 받은 것은 ‘제1회 반 백년 한 세월 상’이었다. 북면은 6·25 당시 인민군의 학살로 유난히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이 많다. 시상식장에 엉거주춤 선 어머니 송귀순(87·보림리)씨를 지켜 보는 막내아들 이정삼(56)씨는 그만 눈물이 그렁거린다.“내가 세 살 때니께 기억도 못혀. 아직도 어머니에게 아버지 이야기를 못한당께. 눈물만 팍 쏟으신당께.”이씨도 흰 머리가 수북하지만 어머니 앞에선 그저 막내아들일 뿐이다.“아야 거서 그렇고 있지 말고 뭐라도 먹으래이.”시상식이 이어지며 스피커가 쩌렁쩌렁 울리는데도 아들을 걱정하는 송씨의 잔소리가 계속된다. 상을 받은 할머니들의 평균 나이는 82.7세. 가장 나이가 많은 신순녀(94·남산리) 할머니는 아들 내외가 안겨준 꽃다발을 안고는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할머니 대부분이 초등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다. 고향인 전남 무안을 떠나 정읍에서 남의 집 더부살이로 살았다는 신씨는 “내는 못 배워도 애들은 쑥 뜯어다 먹이며 가르쳤제. 새끼들 안 굶겨 죽이려고 힘께 남편 생각도 못했제.”라며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어머니 나현숙(78·승부리)씨의 수상을 지켜보던 아들 유창범(55·대전)씨도 눈시울을 붉힌다. 전쟁이 발발하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유씨는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 공무원인 유씨는 “애비없는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이라도 받을까 어머니에게 오지게 맞았다.”면서 “어머니는 강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딸이라고 마음은 다르지 않았다. 어머니도 딸도 모두 할머니가 됐지만, 딸은 어머니가 밟아 온 길을 걸어갈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다. 최양순(76)씨의 둘째딸 이유순(60·마정리)씨는 “어릴 때 어머니가 새벽에 머리라도 매만지면 ‘오메 시집가려나 부다.’하고 겁나게 눈물을 쏟았제.”라고 추억했다. 이씨는 “나는 어머니처럼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장담을 못한다.”면서 어머니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은 할머니의 이름을 한 분씩 호명한 뒤 “50년을 한 세월로 대나무처럼 곧은 마음, 소나무처럼 추상같은 마음으로….”라고 상패의 문구를 읽는 순으로 진행됐다. 북면 사람들은 이 상이 해가 거듭될수록 수상자가 줄어들어 ‘시한부 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기문(52) 면장은 “열녀상이 아니라,50년 이상 홀로 고생하신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상”이라면서 “단 한 분이 남을 때까지 매년 ‘면민의 날’에 시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정읍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의식의 잠에서 깨어나자/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많은 사람들이 지금 잠을 자고 있는 것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몸은 세상 속에 있으면서 의식은 꿈을 꾸고 있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늘 상처받으며 괴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깨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이미 눈을 떠서 열린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불교의 경전인 대종경 전망품에는 ‘지금 날이 밝은 줄 모르고 깊이 자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얼음 속에서 씨를 뿌리는 사람, 겨울에 여름옷을 입은 사람이 있어서 이들은 때를 모르고 사업을 하니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라고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다행히 나는 스스로의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대신 먹게 할 수가 없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마음은 자신만이 자기를 지배하고 지배당한다. 사람들은 ‘상대가 나를 괴롭힌다. 그가 나를 상처 주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를 아프게 하지 말라. 스트레스 주지 마. 속상하게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모두가 의식의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나를 상처 줄 수가 없다. 오직 한 사람 나 자신만이 나를 괴롭히고 아프게 할 뿐이다. 그런데 이 사실을 외면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며 마음의 아픔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자신을 명료하게 살피면 내가 스스로 내 마음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를 깨닫는다면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경험하고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누가 나를 무시하고 비난할 때에 그가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생각을 믿지 않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나는 전혀 감정의 상처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믿고 수용하면 속이 상하고 짜증이 나는 것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은 나를 괴롭힐 수가 없다. 많은 이들이 이 사실에 대해서 저항하며 냉소를 보낸다. 조용히 살펴보면 누가 나를 무시할 때 정확히 그가 나를 통해 본 그의 모습을 보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나를 통해 자신을 보게 되면 깨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상대는 보는 사람의 눈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지금 내가 보는 것을 실재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음이며, 착각일 뿐이다. 현실 상황은 언제나 나를 일깨워주는 고마운 거울이다. 이를 깊이 성찰한다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이는 바로 그를 통해 본 나를 미워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나를 미워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한 지 25년이 된 어떤 부인이 “이제 더는 못 살겠어요. 남편 곁을 떠나야겠어요. 너무 힘이 들어요.”하며 하소연하였다. 왜 그러느냐고 물으니 “남편이 나를 인정하지 않으며, 친정 식구들을 무시하고, 자신에 대해서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짜증내거나 잔소리하면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답답하고 속상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며 지나온 삶이 억울하다고 하였다. 부인은 이처럼 깊은 마음의 아픔을 겪으며, 마침내 이혼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확히 살펴보면 남편은 아내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며 무시하고 못마땅해 하고 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보고는 속상해 하며 답답해한다. 알고 보면 누구도 상대가 자신을 괴롭힌 적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깨달은 분들이 한결같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며, 미워하면 바로 나를 미워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상대를 무시하고 경멸하면 이는 곧 나를 무시하는 것이 되며, 결국은 내가 상처를 받게 된다. 만약에 나를 살피지 못하면 언제나 남을 못마땅하게 여기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끊임없는 고통을 받는다.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증오할 때 마음속에서는 자신이 자기를 주먹으로 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그리하여 몸속의 여기저기에 피멍이 들고 심한 상처를 얻게 된다. 마음이 잠들어 꿈속에 빠져있지 않다면 어떻게 두 눈을 뜨고서 스스로 자신을 학대하고 괴롭힐 수가 있겠는가? 지금은 모든 것이 밝게 드러나는 시대이다. 이제 마음을 잘 살피어서 의식의 잠에서 깨어나자. 그리하여 좋은 마음을 먹고 만나는 인연들과 서로 화합하며 여한 없이 인생을 즐겨야 할 때이다. 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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