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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 갈등·신흥국 위기에 ‘공포 투매’…“금융시장 불안 2~3개월 이어질 것”

    G2 갈등·신흥국 위기에 ‘공포 투매’…“금융시장 불안 2~3개월 이어질 것”

    “코스피 2100선 지지력… 반등 요인 없어” 무역전쟁 부메랑… 美증시·기업 실적 휘청 원달러 환율도 10.40원 급등한 1144.40원 미국 증시 폭락이 11일 아시아 증시를 끌어내렸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달러화 강세, 신흥국 경제 우려, 외국인 수급 불안 등 대외 악재가 널려 있어 금융 시장에 공포 심리가 확산된 만큼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시장 역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모양새다.이날 코스피의 낙폭(-4.44%)은 2011년 11월 10일(-4.94%) 이후 7년 만의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 낙폭(-5.37%)은 2016년 2월 12일(-6.06%) 이후 1년 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8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8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에 나섰다. 코스닥에서는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쌓인 개인이 27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안이 2~3개월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돼 미국 시장도 부메랑을 맞았고 미국 기업 실적과 세계 경기가 꺾이고 있어서다. 류용석 KB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중국의 스파이 칩 이슈로 미·중 갈등이 옮겨 붙어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전에 유화적 움직임이 나온다는 기대가 깨졌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더 오른다고 보고 신흥국이 미국 국채를 사지 않는 움직임도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대부분 나라 증시가 떨어졌지만 미국 증시는 탄탄한 경제와 실적이 오를 것이란 기대에 강세 흐름으로 버텨 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10일 여러 변수에 영향을 받기 시작해 미국 주식도 더는 안전자산이 아님을 시사했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코스피가 21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2230선 위로 반등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외부 변수의 영향이 크다”며 “이달 안에 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될 가능성도 낮아 당분간 시장에 순응해 위험을 관리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4원 급등해 달러당 1144.4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9월 29일(1145.4원) 이후 최고치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이달 들어 오름 폭만 35.1원에 이른다. 오는 15일쯤 발표될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6.90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위안화 가치가 0.04% 하락한 것으로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어 증시 조정만 마무리되면 원·달러 환율은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이 달러당 1150원까지 오를 수 있고 시장이 적응하면 연말까지 111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시적으로 원·달러 환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류 팀장은 “달러당 1150원선이 무너지면 138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외국인 국내 채권 잔액 올해 들어 첫 감소…하락세로 돌아서나

    지난달 외국인 국내 채권 잔고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 보유 잔액이 지난 9월 말 기준 112조 62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말 대비 2조 2000억원이 줄어들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채는 2조원어치를, 통안채는 900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국채가 대규모로 만기를 맞으면서 잔고가 줄었다. 총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 4조 6000억원에서 2조 3000억원으로 줄었다. 금투협은 “미·중 무역분쟁과 금융불안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돼 순매수 기조는 이어졌으나 순매수 규모가 줄어 외국인 채권 보유 잔액이 처음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졌지만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이어져 자금 유출 우려가 적었지만,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가 3.1%를 웃돌면서 외국인 채권 잔고가 줄어들어 매수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간 금리 격차가 0.25%포인트 커지면 국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외국인 돈이 15조원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펀드는 왜 내가 사면 수익률 떨어질까?

    업계, 자금 유입액 기준 수수료 받아 가입 2년 뒤엔 수익률 급격히 하락 공모 펀드 신뢰 회복 방안 마련해야 직장인 김모씨는 “수익률이 5%가 넘는 인기 펀드에 투자하지만 늘 사고 나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것 같다”며 “펀드에 계속 투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김씨의 이러한 고충은 공모 펀드 투자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공공연한 비밀’에 가깝다. 투자자 수익보다 업계 이익을 중시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자금이 순유입된 ‘액티브 펀드’(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인 운용전략을 펴는 펀드)는 가입 직전에는 연평균 4.51~5.01%의 수익을 냈지만 이후 1년 동안은 3.50%, 2년 뒤에는 1.33%로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금융지식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선택하는 투자 상품인 펀드가 신뢰를 잃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결국 2009년 52조 2000억원이던 공모 펀드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0조 4000억원으로 32조원 가까운 투자금이 빠져나갔다. 초반 수익률 높이기에 ‘올인’하는 운용업계의 투자 관행, 판매자와 투자자의 이해상충 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는 자금 유입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초반 수익률 높이기에 집중한다”며 “자금 규모가 작을 때는 수익률 관리도 상대적으로 쉽다”고 설명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도 판매수수료가 높은 펀드나 계열사가 운용하는 펀드를 주로 투자자에게 권유한다. 실제 계열사 펀드에는 비계열사 펀드보다 월평균 4억 6000만~5억 6000만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된다. 그러나 판매보수가 0.1% 높은 펀드는 그렇지 않은 펀드에 비해 가입 후 3년 동안 초과수익률이 연평균 0.06~0.11% 포인트 낮고, 계열사 펀드는 0.19~0.35% 포인트 낮아 투자자에게는 손해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과 부진과 투자자와 판매사 간 이해상충 때문에 투자자들의 공모 펀드 기피 현상이 나타났다”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수수료 체계를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게 바꾸고 독립적인 펀드 평가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소월과 육사에 함께 취한 남북…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 자의 서해 직항로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 보였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 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 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 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 볼 날이 없었다. 고려호텔 2층 뷔페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 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으나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봤다. 북측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묵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는 것으로 평양 일정은 시작됐다.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우리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측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 꼿꼿이 서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지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됐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 주었다. 공연에 등장한 배우들의 한복 디자인은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했다.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됐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 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 타고 간다/(…)/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거리를 걸어갔다. 저녁 환영만찬이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 중 한 사람은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했다고 한다. 그녀는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평양 방문은 우리에게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9월 19일. 방북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 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다.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평양에서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됐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 주었다. 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밤 9시쯤이었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우리는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 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 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젊은 가수들이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새벽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 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됐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 빈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이었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꽃은 졌지만 잎이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나는 은밀하게 봉투에 넣었다. 숲에서 발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손가락 길이만 한 가문비나무 어린 새싹을 살짝 뿌리째 뽑아 들었다. 아름드리나무가 내 수첩 속으로 들어왔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5) 중공업 재건에 나선 현대가 최연소 오너 CEO 정기선 부사장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5) 중공업 재건에 나선 현대가 최연소 오너 CEO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 정기선 부사장, 지난해부터 경영전면에 나서선박수주절벽과 상속세 1조원 마련 등 과제 산적부친 정몽준 이사장은 FIFA 징계풀려 ‘권토중래’ 꾀해  현대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이 많은’ 강원군 통천군 아산마을에서 태어났다. 농사꾼이 되는 게 싫어 소학교를 졸업한 14살 무렵무터 가출을 시도하며 경영인의 꿈을 키웠다. 학업에 미련이 많았던 정 회장은 8명의 아들중 6남 정몽준이 서울대에 입학하자 뛸 둣이 기뻐했다. 변형윤·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들을 울산으로 초대해 크게 ‘한턱’을 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부친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란 정몽준(67)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중앙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메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대학원 석사와 존스홉킨스대 국제문제연구원(SAIS)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화려한 학력과 이력을 쌓았다. 경영인으로 외길을 걸었던 형제들과는 달리 정 이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두고 정치에 입문해 7선 의원과 한나라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대한축구협회 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으면서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에 기여했다. FIFA 회장에 도전했으나 윤리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를 당했지만 지난 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제재와 벌금(5만 스위스프랑)이 취소돼 ‘권토중래’를 꾀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정 이사장의 ‘외도’로 현대중공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전문경영인 체제를 일찍부터 구축했다. 이재성-최길선 회장-권오갑 부회장 체제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조선업황이 나빠져 현대중공업이 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내면서 오너 경영인 체제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정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36)씨가 현대중공업에 재입사, 경영기획팀과 선박본부 부장을 겸임하면서 경영권 승계작업이 자연스레 시작됐다.   정기선 부사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아버지 처럼 학생군사교육단(ROTC) 43기로 임관해 2007년 육군 특공연대(파주 701·흑표범부대)에서 군 생활을 마쳤다. 아버지의 ROTC 30기 후배인 셈이다. 2009년 현대중공업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뒤 그해 8월 미국으로 유학,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은 뒤 2011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현대중공업에 다시 들어왔다. 이후 기획재무부문장 상무(2014년)-전무(2015년)를 거쳐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 부사장이자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지난 3월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분 5.1%를 확보했다.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83만 1000주를 매입한 것이다. 앞으로 현대중공업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승계하려면 아버지 정몽준 이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 지분(25.8%)을 물려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세로 1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정 부사장은 재벌 3세지만 겸손하고 소탈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중역들에게 몸을 낮추고 부하직원에게도 말을 높인다. 허름한 선술집에서 소주를 마시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경영권 전면에 나선 정 부사장 앞에는 만만찮은 과제가 놓여있다. 세계적인 조선업계 불황으로 극심한 수주절벽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2013년말 인도 기준으로 637억 달러에서 지난 5월말에는 234억 달러로 크게 줄었다. 후반기 들어 선박 수주가 늘고 있지만 호황기에 이르려면 갈길이 멀다.  이런 이유로 정 부사장은 선박 AS시장에 미래를 걸고 있다. 지난 2016년 선박의 정비와 수리, 친환경설비 설치사업, 스마트선박개발 사업 등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벌서비스 설립을 주도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배가 넘는 1억 2000달러를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2022년까지 매출 2조원, 수주 23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으로서도 그룹의 체질 개선과 사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월 100억 원을 출자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국내 첫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칭)’를 설립했다. 의료 빅데이터 시장은 2023년까지 약 5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용 로봇 분야 강화를 위해 전세계 로봇시장 점유율 3위인 독일 쿠카(KUKA)사와 협력해 2021년까지 국내 시장에 산업용 로봇 6000여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동생으로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 선이, 예선씨가 있다. 정남이 상임이사는 연세대 철학과를 다니다 유학,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음대를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 MBA 과정을 마쳤다. 2012년까지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다니다 2013년 1월 아산나눔재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철강회사인 유봉의 서승범(43) 대표이사와 결혼했다. 정선이(32)씨는 미 MIT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 만난 백종현(35)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백씨는 미국 유명건축사무소에서 근무중이다. 막내 정예선(22)씨는 연세대 철학과에 재학중이다. 2014년 4월 아버지 정 이사장이 서울시장 예비후보였을 당시 페이스북에 세월호 추모열기를 두고 국민정서에 반하는 글을 남겨 논란을 일으켰다. 정 부사장의 외할아버지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이다. 어머니 김영명(63)씨의 언니 영숙(73)씨와 영자(68)씨는 사위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아들인 방준오(44) 조선경제아이대표와 홍정욱(48) 헤럴드미디어회장을 맞는 등 외가가 언론계와 인연을 맺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금융위기 10년] 아마존, 고객 중심주의 사업 재편…파산 전망 뒤집고 시총 2위 ‘우뚝’

    [금융위기 10년] 아마존, 고객 중심주의 사업 재편…파산 전망 뒤집고 시총 2위 ‘우뚝’

    10년새 리먼브러더스 등 금융기업 추락 애플 등 IT 상위권…삼성전자 19위로↑“이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극히 약하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무능력하다. 또 한번 자금 조달의 마술을 부리지 않으면 다음 4분기에는 현금이 고갈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당시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는 2000년 아마존을 이렇게 혹평했다. 사실상 파산을 전망한 것이다. 이후에도 아마존이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회계 현금 잔고가 왜곡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아마존을 조사했다.아마존 주가는 폭락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계 평가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면서도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로 사업을 재편했다. 무료 배송 서비스 등도 이때 나왔다. ‘닷컴 버블(거품)’이 꺼져 갔지만 아마존은 2003년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리먼브러더스는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했다. 2008년 세계 시가총액 100위권에 들지 못했던 아마존은 2018년 애플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등 정보기술(IT) 기업처럼 시총 상위권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적지 않다. 40위권이던 애플은 1위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10위로 진입했다. 80위에 머물던 삼성전자도 19위로 뛰었다. 반면 2008년에 100위 안에 들었던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업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현재 상위권 기업들도 계속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혁신이 필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진하고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MAGA’(MS·아마존·구글·애플)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미·중 무역 갈등을 계기로 내수시장을 겨냥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시총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다. 국민은행이나 신한지주 등 금융기업이 2008년 코스피 시총 10권에 포진했으나 순위가 밀렸다. 그 빈자리를 네이버를 비롯한 IT,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채웠다.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자산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비를 뒤늦게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무형자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치 평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금융위기 10년]리먼이 파산 예고한 아마존은 시총 2위…무엇이 기업 운명 갈랐나

    [금융위기 10년]리먼이 파산 예고한 아마존은 시총 2위…무엇이 기업 운명 갈랐나

    “이 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극히 약하다.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무능력하다. 또 한번 자금조달의 마술을 부리지 않으면 다음 4분기에는 현금이 고갈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당시 세계 4위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는 2000년 아마존을 이렇게 혹평했다. 사실상 파산을 전망한 것이다. 이후에도 아마존이 다른 회사에 대한 투자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 때문에 회계 현금 잔고가 왜곡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도 아마존을 조사했다. 아마존 주가는 폭락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계 평가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면서도 철저한 고객 중심주의로 사업을 재편했다. 무료 배송서비스 등도 이때 나왔다. 닷컴 버블이 꺼져갔지만 아마존은 2003년 실적을 개선했다. 반면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9월 15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했다. 2008년 세계 시가총액 100위권에 들지 못했던 아마존은 2018년 애플에 이어 시총 2위로 올라섰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 동안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등 정보기술(IT) 기업처럼 시총 상위권으로 올라선 기업들이 적지 않다. 40위권이던 애플은 1위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은 10위로 진입했다. 80위에 머물던 삼성전자도 19위로 뛰었다. 반면 2008년에 100위 안에 들었던 BNP파리바와 골드만삭스 등 금융 기업은 1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현재 상위권 기업들도 계속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반성과 혁신이 필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부진하고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에서 페이스북과 넷플릭스가 빠지고 ‘MAGA’(MS·아마존·구글·애플)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을 계기로 내수 시장을 겨냥한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시총 부동의 1위는 삼성전자다. 국민은행이나 신한지주 등 금융기업이 2008년 코스피 시총 10권에 포진했으나 순위가 밀렸다. 그 빈자리를 네이버 등 IT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채웠다. 다만 바이오 기업들은 자산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비를 뒤늦게 비용으로 처리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무형자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가치 평가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미 해병대, 3D 프린터로 기지를 건설하다

    [고든 정의 TECH+] 미 해병대, 3D 프린터로 기지를 건설하다

    미 해병대 병사들이 콘크리트 진지를 구축하는 방법은 아마 다른 나라 군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많아도 이들 역시 속된 말로 '노가다'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적지 않은 병사와 시간이 투입됩니다. 그래서 미 해병대 사령부는 육군과 함께 3D 프린터를 이용해 기지 건설에 투입되는 노동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 시스템 사령부(US Marine Corps Systems Command·MCSC)와 미 육군 공학 연구 및 개발 센터(US Army Engineer Research and Development Center)의 연구팀은 프로토타입 3D 프린터로 46㎡ 크기의 콘크리트 병영을 40시간 동안 출력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10명의 병사를 5일간 투입해야 건설할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입니다.(사진) 미 해병대 사령부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공사에 투입되는 비전투 인원을 줄일 계획입니다. 개발에 참여한 해병대의 매튜 프리델 대위는 해병대가 무기 대신 망치와 합판을 잡고 공사 작업에 투입되기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3D 프린터는 귀중한 병력을 대체할 새로운 기술인 셈입니다. 하지만 실전에서 사용할 콘크리트 구조물을 모두 3D 프린터로 출력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출력할 수 없어 견고한 벙커를 출력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물론 3D 프린터 자체의 부피도 큰 편이라서 야전에서 운용하기 위해서는 수송 및 수납이 편리한 형태로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잔고장이 없고 내구성이 좋아 자주 수리하거나 교체할 필요가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콘크리트 병영은 철근 콘크리트 벙커처럼 튼튼하지는 않겠지만, 천막보다는 더 나은 방어를 제공할 수 있으며 매우 빠른 시간에 건설이 가능하므로 잘만 활용하면 단순히 건설에 투입되는 병사의 수를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실전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 개발이 필요하지만, 3D 프린터 건축 기술 역시 다른 군사 기술과 마찬가지로 군이 개발한 기술이 민간에 전수되어 활용되고 반대로 민간에서 개발된 기술이 군에 활용되면서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3) 현대차그룹 계열사 CEO의 면모는(상)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13) 현대차그룹 계열사 CEO의 면모는(상)

    현대차, 지배구조개편 엘리엇의 공세에 골머리모비스 임영득-글로비스 김정훈 사장이 ‘키맨’현대의 모태인 현대건설은 박동욱 사장이 선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최근 당면 과제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와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상장사 기준을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 3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모비스→현대차→기아차→모비스’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를 ‘대주주→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물류유통기업으로 국내 일감이 많은 현대글로비스의 대주주 지분 29.9%를 모두 기아차에 넘겨 규제 대상에서 아예 벗어나려고 했다. 또 국내 일감이 많은 모비스의 모듈사업과 AS부품사업을 떼내 대주주 지분이 사라진 글로비스로 넘겼다.  하지만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모비스 영업이익의 약 80%를 차지하는 알짜 사업인 AS부문을 자신들이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글로비스로 넘기는 것을 반대했다. 엘리엇은 현대차(3%)와 기아차(2.1%), 모비스(2.6%) 지분만 갖고 있어 현대차 개편안대로라면 단기 차익을 극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엘리엇은 모비스의 AS부문만 떼어내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에 합병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엘리엇의 지분만 놓고 보면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엘리엇의 요구대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다 반기업 정서 눈치 보기에 바쁜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결국 지난 5월 지배구조개선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와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는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는 게 쉽지 않아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에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정점에 서 있다. 경영진들도 해결책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임영득(63) 사장이 이끌고 있다. 임 사장은 대구공고와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울산대에서 산업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룹 내 최고 생산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슬로바키아, 체코, 미국 등 해외법인을 두루 거치며 현대기아차가 성공적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2016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는 중국의 충칭, 창저우, 멕시코 공장 등 해외 신규 공장의 조기 안정화를 이뤄 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3배 증가한 약 60억 달러(6조 6800억원) 규모의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  김경배(54) 현대위아 사장은 성남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현대모비스 인사실장, 현대차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했다. 2009년부터 현대글로비스 사장으로 재직하며 취임 당시 7조원 수준이던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을 2017년 16조원대로 끌어 올렸다. 올해 현대위아로 자리를 옮겨 엔진·모듈·AWD 등 자동차부품 사업과 스마트팩토리·공장자동화(FA)·공작기계 등 기계사업을 이끌고 있다.  올해 취임한 문대흥(58) 현대파워택 사장은 한영고-한양대 기계공학과-한국과학기술원(KIST) 기계과를 거쳤다. 현대차 가솔린엔진 설계팀장과 개발실장을 거쳐 파어트레인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김정훈(58)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부산중앙고와 영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기아차 통합구매사업부장(상무), 구매본부장(부사장)을 거쳐 올해 현대글로비스 사장에 취임했다. 김 사장은 물류사업의 해외진출확대와 종합상사 기반 구축을 추진해 현대글로비스를 글로벌 물류 선도 기업으로 만드는 전략과제를 추진중이다.  현대차그룹의 모태는 현대건설이다.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현대건설 출신이 아니면 그룹에서 성장하기 어려웠고 건설 스타일이 아니면 그룹 일에 적응하기도 어려웠다. ‘현대맨의 전형’으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도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해 5년만에 이사, 12년만에 사장이 됐다. 1991년까지 현대건설 회장으로 장수하며 정계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2001년 자금난에 빠져 범현대 계열에서 분리됐지만 2011년에 다시 현대차그룹의 품에 안겼다. 이 현대건설을 박동욱(56) 사장이 이끌고 있다. 박 사장은 진주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차 재경사업부장(전무)과 현대건설 재경본부장(부사장)을 거친 ‘재무통’이다. 올해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다. 박 사장은 장기를 살려 지난해 신규수주를 전년 대비 2.3% 상승한 21조 7136억원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올해 상반기 기준 68조 5656억원을 유지하고 있어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성상록(64)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동아대 공업화학공학과를 나왔다. 화공사업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35년간 한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 온 화공플랜트 전문가다. 화공플랜트본부장 시절 한국 건설업계의 불모지였던 CIS(중앙아시아)지역으로의 진출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하다 건강 해치고 생활고… 숨 좀 돌릴 여유 있었으면,제발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하다 건강 해치고 생활고… 숨 좀 돌릴 여유 있었으면,제발

    “밥은 꼭 갈아서 먹여야 하는데 자칫 기도로 넘어갈까 봐 늘 불안해요. 대변은 천천히 배를 밀어서 빼줘야 하고요. 요즘은 애 아빠가 갈비뼈를 다쳐 일을 하기 힘듭니다. 가장이 일을 못 하면 모든 게 멈춥니다.”(중증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52세 여성) “뇌졸중 환자는 24시간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붙어 있어야 합니다. 매달 병원비와 사설간병비로 수백만원씩 지급하다 보니 경제적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을 받는) 요양보호사를 쓰려 해도 간병하기 힘든 환자라며 아예 돌보려 하질 않아요.”(뇌졸중 부친을 간병하는 40세 여성)서울신문은 지난 7~8월 가족간병인 3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9월 4일자 7면>를 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적어 달라고 부탁했다. 객관식 설문만 진행하면 이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말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A4 용지 16장 분량의 글이 모였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족간병인의 목소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담기 위해 ‘한국어 글분석 프로그램’(K-LIWC)을 이용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이 쓴 글에서 형태소(의미가 있는 언어의 최소 단위)로 단어를 뽑아낸 뒤, 어떤 감정이나 생각 등이 자주 언급됐는지 분석하는 도구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1만 5000여개의 단어를 언어학적 분석에 따라 72개의 함축적 의미가 담긴 단어로 보여 준다. 학계에서 신뢰도가 높은 방식으로 서종한,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가 분석에 도움을 줬다. 가족간병인이 적은 글은 총 7729개의 단어로 구성됐다. 일상생활(자기영역)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건 ‘직장·일’(169회), ‘학교’(155회)였다. 가족간병으로 직장이나 학업 등 사회활동에 제한을 받는다고 호소한 사람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여가활동’(134회)에 대한 언급도 높았다. 끝 모를 사막 속에 갇힌 듯한 간병 터널에서 오아시스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휴식’뿐이다. “몇 분이라도 저만의 자유시간을 느끼고 싶어요.” “저도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발 숨을 돌릴 여유를 좀 주세요.” 보통 사람에겐 너무 소박해 보이지만 가족간병인은 이런 생각조차 사치다. ‘몸 상태와 증상’(127회), ‘돈·재정적 이슈’(111회)와 관련한 단어도 많이 나왔다. 간병을 하다 본인 건강까지 해치고,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다고 호소한 것이다. 서 교수는 “가족간병인이 종일 간병에만 매달리다 보니 휴식이나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결국 생활비나 간병비 등 경제적 지원을 호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서울신문은 설문 응답자 외에도 현재 아픈 가족을 간병 중인 30여명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임순달(57·여)씨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86)를 6년째 돌보고 있다. ‘잘’ 모시고 싶어 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땄다. 다행히 시어머니는 증세가 심하지 않아 오전 3~4시간 정도 홀로 지낼 수 있다. 이 시간 임씨는 옆 동네 치매 노부부 집으로 가 ‘제2의’ 간병(방문요양서비스)을 한다. 시어머니까지 임씨 혼자 3명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임씨는 이들 노부부도 성심껏 간병해 가족 못지않게 가까운 사이가 됐다. 이런 임씨도 정부가 가족간병을 ‘그림자 노동’(대가를 받지 않고 당연히 하는 것으로 포장된 노동) 취급하는 것엔 분통을 터뜨린다. 임씨처럼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해 자신의 가족을 돌보는 사람을 가족요양보호사라고 한다. 돌보는 이가 가족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급여를 지급한다.하지만 임씨가 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1시간, 시급 1만 5000원 남짓이다. 게다가 한 달에 20일(20시간)까지만 청구할 수 있다. 임씨는 “오후에는 종일 시어머니를 모셔 실제 간병 시간은 10시간이 넘는다”면서 “1시간만 인정해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면 시어머니를 타인 요양보호사에게 맡기고, 나는 다른 가정으로 방문요양서비스를 나가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임씨가 다른 치매 환자를 돌보면 시간제한 없이 시간당 1만원가량 받을 수 있다. 장상훈(50·가명)씨는 8년 전부터 만성 폐질환인 어머니(71)를 여동생(40)과 함께 모시고 있다.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어머니는 스스로 거동이 불가능하다. 어머니 집을 고쳐 2층짜리 주택으로 만들고 모두 합가했다. 자신 가족은 1층, 어머니와 여동생은 2층에서 생활한다. 여동생은 미혼이다. 낮에는 직장을 그만둔 여동생이 간병하고, 저녁에는 일을 마치고 퇴근한 장씨가 돌본다. “사실 환자의 육체적 병에 대한 지원 제도는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요. 하지만 ‘마음’도 돌볼 필요가 있다는 건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원래 그런 분이 아니었는데 정말 예민해졌어요. 예를 들면 실내 온도가 정확히 25도, 습도는 45%가 유지되지 않으면 신경질을 부려요. 몸이 아프니 마음도 병든 거죠. 그게 우리를 너무 힘들게 해요. 환자 정신건강에 대한 치료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미지(51·여)씨는 벌써 10년째 파킨슨병을 앓는 남편(57)을 돌본다.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모시고 있던 시어머니한테마저 치매가 왔다. 두 사람을 동시에 간병하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는 요양시설로 모셨다. 김씨는 남편이 아프고 나서도 2년가량 회사를 더 다녔지만 결국 그만뒀다. 남편이 걷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면서 낮에도 곁에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논술 과외를 하면서 버텼지만, 줄어만 가는 통장 잔고에 한숨만 늘었다. 남편의 우울감이 커지고 생활도 어려워지면서 한창 청소년기에 있던 아이들과의 충돌도 잦아졌다. 아이들은 아버지가 이상해졌다고 했다. “일거수일투족이 어려웠어요. 애들이 있어 참았지만 이렇게 사느니 같이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죠.” 암흑같은 터널에서 다행히 한 줄기 빛이 비쳤다. 파킨슨병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남편 증세가 호전된 것이다. 남편은 기적적으로 회복해 직장을 구했다. “가장인 남편이 쓰러졌을 때는 정말 막막했어요. 아직 젊다는 이유만으로 사회보장제도를 이용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죠. 특히나 저희 집처럼 부모가 아픈 경우에는 아이들 먹는 것을 비롯해 교육을 책임져 줄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족간병인들은 아무리 작은 도움이라도 정말 크게 느낍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 [와우! 과학] 美공군의 폭발물 제거 레이저…로봇보다 효과적(영상)

    [와우! 과학] 美공군의 폭발물 제거 레이저…로봇보다 효과적(영상)

    미 공군, 육군, 해군은 다양한 레이저 유도 무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목표를 파괴하는 용도의 레이저 무기 배치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그런데 미 공군이 이 부분에서 작지만 첫걸음을 뗄 예정이다. 미 공군이 육군과 함께 개발한 RADBO (Recovery of Airbase Denied By Ordinance)는 활주로에 뿌려진 지뢰나 폭발물, 불발탄을 제거하는 무기로 현재 운용 중인 미 공군의 폭발물 제거 차량 상부에 탑재된다. 출력은 3KW 정도로 낮지만, 폭발물을 가열해 파괴하는 용도로는 부족하지 않다. 3년 전부터 테스트한 결과 미 공군은 RADBO의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판단하고 양산 및 배치를 결정했다. 미 공군은 아프간 및 이라크 전에서 반군의 소소하지만, 효과적인 방해에 시달렸다. 반군이 사용하는 조잡한 급조 폭발물이나 박격포, 로켓탄, 지뢰 등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못해도 활주로를 당분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조심해도 폭발물 처리반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일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폭발물 제거 로봇을 사용하긴 하지만, 안전하게 제거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미군은 레이저를 이용해서 멀리서 폭발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를 실전 배치하기까지는 오랜 연구가 필요했다. 레이저 무기의 실전 배치는 미 공군의 25년간에 걸친 노력의 결과물이다. RADBO는 300m 거리에서 다양한 폭발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폭발시킬 수 있어 신속하게 활주로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원리상 어떤 폭발물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어 인명 피해나 재산상의 피해가 걱정 없는 환경에서 널리 적용할 수 있다. 크기도 작고 현재 미군이 운용하는 무장 트럭 및 장갑차에 쉽게 통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실전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면 활주로 안전 확보는 물론 다양한 폭발물 제거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의 특징상 먼 거리에서도 작은 목표물만 공격할 수 있고 탄약이 고갈될 걱정도 없으며 1회 발사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고 야전에서 잔고장 없이 유지 보수가 간단하며 실전에서도 효과적으로 목표를 파괴하는지 검증은 필요하다. 레이저 무기는 SF 영화에서는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파괴 무기지만, 현실에서는 가격이나 크기 대비 파괴력이 좋지 않아 아직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연구 개발 끝에 이제 하나씩 실전 배치되거나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어 공상 과학(science fiction)이 과학적 사실(science fact)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현대重 이어 삼성重 무급휴직 도입 검토

    사측 “감원 없는 고정비 절감 대책” 제시 노협, 2년 전엔 반대… 합의 쉽지 않을 듯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무급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든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조선업계 여름휴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앞으로 이어질 임단협 교섭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을 포함한 회사안을 제시했다. 사측과 노협은 앞서 유보한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을 포함해 올해까지 3년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포함해 ▲기본급 동결 ▲복지 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 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한 반면 노협은 ▲기본급 5.1%(10만 286원) 인상 ▲고용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혹한기 휴게 시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제안한 무급 순환휴직이 실행되면 1974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급 순환휴직 기간과 대상 인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절벽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상반기에 1483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82억 달러 중 최근까지 35% 수준인 29억 달러를 수주한 상태로, 수주 잔고는 최근 200억 달러 이하로 줄었다.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도 1000명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임직원 임금 반납과 희망퇴직, 유급 순환휴직 등을 해 왔다”면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고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에도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했다가 노협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일부터 가동을 중단하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의 유휴 인력에 대해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장은 2014년 10월 나스르 플랜트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임원을 30% 감축하고 직원 2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유휴 인력에 대한 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측이 임금 10% 반납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4.11%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BNK경남은행, 잠자고 있는 고객 자산 찾아준다

    BNK경남은행(은행장 황윤철)은 7일 고객 권익 보호를 위해 이달 말까지 ‘잠자는 신탁(휴면 신탁 계좌) 찾아주기 운동’을 벌여 고객 자산을 찾아준다고 밝혔다. 대상은 장기간 찾아가지 않은 연금형 신탁과 일반 신탁이다. 연금형 신탁은 적립 만기일이 지난 잔액 120만원 미만 계좌, 미지급 연금 보유 계좌, 연금 수령 요건을 만족한 계좌(5년 이상 불입, 만 55세 이상) 등이다. 일반 신탁은 잔액과 관계 없이 5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는 계좌이거나 적립 만기가 지난 계좌 등이다. 잠자는 신탁은 BNK경남은행 홈페이지(www.knbank.co.kr)나 계좌통합관리서비스인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www.accountinfo.or.kr)를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잠자는 신탁을 확인한 고객은 신분증을 갖고 가까운 BNK경남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해지하면 된다. 통장과 거래 인감을 갖고 방문하면 업무 처리가 빠르고, 통장을 지참하지 않으면 통장 재발급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1년동안 입출금 거래가 없고 잔고가 50만원 미만인 계좌는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해지할 수 있다. 김기진 BNK경남은행 신탁사업단장은 “휴면 신탁 계좌 잔고가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인 고객에게는 등록된 주소로 안내문을 발송하고 10만원 이상 고객에게는 유선으로 안내를 한다”고 밝혔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배터리업계 깜짝 실적… 中과 1위 겨룬다

    배터리업계 깜짝 실적… 中과 1위 겨룬다

    전기차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 호조 삼성SDI, 2분기 매출액 53% 급성장 LG화학 전지 매출 1조 4940억 사상 최대 보조금 업은 中 CATL 세계 점유율 1위 국내업계 “생산거점 선점·기술로 대응”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업계도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을 독점해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중국 업계가 ‘배터리 굴기(堀起)’를 예고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분기 전지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의 2분기 매출은 2조 2480억원, 영업이익은 152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3.1%, 2696.5% 뛰어올랐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와 ESS 등 전지 부문의 매출은 1조 727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8%에 이른다. LG화학의 2분기 전지 부문 매출은 1조 494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썼다. 지난해 말 42조원이었던 전기차 배터리 수주액은 6개월 만에 60조원을 돌파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BMW와 폭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업계를 고객사로 둔 국내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 출하량만 놓고 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는 중국의 CATL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CATL은 4311.1MWh를 출하해 부동의 1위였던 파나소닉(4302.5MWh)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호장벽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을 독점한 결과다. 향후 시장을 주도할 기술력과 수주 잔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출하량 4위(2125MHh)인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선도적 지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CATL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를 경계하고 있다. CATL은 최근 자동차의 본고장인 독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인 BMW와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CATL은 애플 아이폰 배터리 공급사로 유명한 모기업 ATL의 기술을 이전받아 기술력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국내 업계는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을 선점하고 기술 진입 장벽을 높여 중국의 ‘배터리 굴기’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폴란드, 삼성SDI는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지난 3월 헝가리에서 착공식을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은 아직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2%에 지나지 않아 어느 업체가 어떤 기술로 미래 시장을 선도할지 예측이 어렵다”면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기술 격차를 벌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트럼프, 취임 후 1년 반 사이 2020 재선 자금 1000억원 육박...‘저자세 외교’ 후폭풍에도 끄떡없다

    트럼프, 취임 후 1년 반 사이 2020 재선 자금 1000억원 육박...‘저자세 외교’ 후폭풍에도 끄떡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 1년 반 동안 8800만 달러(약 993억원)의 정치 자금을 모았다고 CNN 등 미 외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후보들보다 유리한 출발 선상에서 재선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5일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된 금융 보고서에는 트럼프 선거운동위원회, ‘트럼프 승리’,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등 3개 단체가 모금한 실적이 드러나 있다.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2분기 이들 단체의 은행 잔고는 5360만 달러로 이전까지 기록했던 최고 잔고액보다 1000만 달러가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일반적으로 미 신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후 재선 운동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재선을 염두에 두고 활발하게 모금 운동을 벌여왔다고 설명했다.선거운동위원회 등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소액 기부자를, 기금 모금 행사를 통해 거액 기부자를 확보해왔다. 2분기 모금액은 1770만 달러다. 금액만 놓고 보면 1분기에 비해 250만 달러 감소했으나, 분기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2분기 최대 기부자는 텍사스주 은행가 앤드루 빌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파산 소송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승리’ 측에 33만 9000달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일가와 파트너 관계인 부동산 개발업자 스탠리 체라도 같은 곳에 16만 9500달러를 기부했다. 쿠슈너는 그와 함께 뉴욕 맨해튼 5번가 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재산을 불렸다. 지출 내용을 보면 이들 단체는 2분기에 850만 달러를 썼다. 미 대선 러시아 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법률 비용은 120만 달러를 지출하는 등 지난해 초부터 총 860만 달러 이상을 법률 비용으로 소진했다. 또 트럼프 그룹의 자산에 총 85만 6000달러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10만 달러를 기부하고 ‘트럼프 승리’ 부회장을 지내며 선거자금을 걷었던 우디 존슨 존슨앤드존슨 창업자의 상속자이자 내셔널풋볼리그(NFL) 구단주를 영국 대사에 기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희비 엇갈린 해외주식형 펀드…북미 ‘웃고’ 중국 ‘울고’

    희비 엇갈린 해외주식형 펀드…북미 ‘웃고’ 중국 ‘울고’

    직장인 박모(28)씨는 지난달부터 펀드 계좌 잔고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지난해 말 일몰전 부랴부랴 가입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15% 가까운 수익을 냈지만, 지난 4월 베트남에 이어 지난달부터는 중국 증시까지 떨어지면서 10% 넘게 손실을 보고 있다. 반면 직장인 이모(30)씨는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 비중을 높여 손실을 줄였다. 미국 금리 인상에 이어 미·중 무역 갈등이 이어지면서 해외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북미 펀드는 출렁이는 세계 증시에도 선방하고 있지만, 지난해 비과세 혜택 막차로 인기를 끌던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국 펀드는 골칫덩이가 됐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북미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41개)가 연초 대비 평균 6.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평균 -2.4%로 고전하는 가운데 북미 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것이다. 반면 중국 펀드 167개는 같은 기간 평균 -6.4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국 펀드도 울상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 중 베트남 펀드는 3개월 평균 수익률이 -22.89%다. 브라질과 남미 신흥국 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평균 -19.92%와 -15.87%를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 호황과 ‘어닝 서프라이즈’(기대 이상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당분간 미국 펀드가 선방할 전망이다. 반면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하반기에도 신흥국은 통화 가치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조양호 구속영장 기각…한진 총수 일가 구속 기각 네번째

    조양호 구속영장 기각…한진 총수 일가 구속 기각 네번째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피의 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조현민 전 전무와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에 이어 조양호 회장까지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해 신청 또는 청구됐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됐다. 1999년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조양호 회장은 19년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를 일단 피하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조양호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의혹을 받아왔다. 조양호 회장과 그 남매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양호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상속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영장범죄사실에 적시하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싸게 사들였다가 비싼 값에 되파는 ‘꼼수 매매’로 90억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2015년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하고,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재판에서도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조양호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앞서 이명희씨는 ‘갑질 폭행’ 의혹과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현민 전 전무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키움증권, 한화건설 채권 세전 4.1% 특판 키움증권은 한화건설 채권을 세전 연 4.1%에 판매한다. 한화건설 채권의 신용등급은 BBB+로 2019년 12월 14일 만기 상품이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한화건설의 풍부한 수주잔고와 확대된 계열공사물량, 국내 주택 및 계열공사의 실적 기여 등을 감안해 회사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이며 3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되는 이표채 방식이다. 채권 매수는 키움증권 자산관리 앱과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국민은행, 방탄소년단 적금·체크카드 출시 KB국민은행은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한 ‘KB X BTS적금’과 ‘KB국민 BTS체크카드’를 21일 출시한다. 올해 말까지 판매한다. 적금은 월 100만원까지 자유롭게 넣을 수 있고 최고 연 2.3%의 금리를 준다. 방탄소년단 데뷔 날짜와 멤버별 생일에 입금하면 0.1% 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체크카드는 국내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0.2%를 기본으로 적립해 준다. 다음달 말까지 적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방탄소년단 사인 CD 등도 준다.●농협은행, 현대차 구입 고객 우대금리 NH농협은행이 현대자동차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적금 우대금리를 주는 이벤트를 한다. 올해 말까지 현대차에서 신차를 사고 NH오토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0.2% 포인트를 준다. 자동차 등록원부를 영업점이나 디지털뱅킹센터를 통해 제출하면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NH오토적금은 자동차 구입비용과 오토론 상환자금 등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출시된 상품이다. 36개월 이상 가입 시 최고 연 1.65% 금리를 준다.●한화자산 ‘亞 레전드 4차산업혁명펀드’ 한화자산운용이 내놓은 ‘한화 아시아레전드4차산업혁명 펀드’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아시아 기업 중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과 일본의 기업은 펀드가 직접 투자하고 한국 기업은 기존에 운용 중인 ‘한화코리아레전드4차산업혁명펀드’를 20%가량 담아 운용한다.
  • 장윤정 모친, 4억대 사기혐의 구속..장윤정은 남편과 선행 ‘안타까워’

    장윤정 모친, 4억대 사기혐의 구속..장윤정은 남편과 선행 ‘안타까워’

    가수 장윤정의 엄마가 4억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장윤정의 근황에도 관심이 모인다. 14일 강원 원주경찰서에 따르면 장윤정 모친 육모(62)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지인에게서 빌린 4억여원의 돈을 갚지 않은 혐의다. 이에 따르면 육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에 걸쳐 지인 A씨로부터 총 4억1500만원을 빌렸지만, 아직 갚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지난해 말 육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육씨가 주거지인 원주 주거지에 없고, 나타나지도 않자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12일 경기 양평에서 육씨를 붙잡았다. 육씨는 “돈을 빌린 건 맞지만 사기는 아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정 모친 구속 소식이 전해진 날 장윤정은 남편 도경완 아나운서 인스타그램에 둘째를 임신한 몸으로 등장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한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한 것. 장윤정은 “도경완 아나운서가 나를 지목하려고 했는데 내가 임신 중이라 다음에 꼭 동참을 하기로 했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넘기기로 했다”고 도경완이 트로트그룹 나무(재풍, 정민)를 지목한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3일 도경완은 SNS에 “안녕하세요. KBS 아나운서 도경완입니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씨와 KBS 노은지 기상캐스터의 추천으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이런 의미 있는 일에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세상 모든 환우 여러분 힘내시길 온 마음으로 기도하겠습니다”라며 얼음물을 뒤집어 쓴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그는 “YTN 류주현 앵커와 영어강사 레이나, 그리고 장윤정 씨가 사랑하는 신인 트로트그룹 나무”를 다음 주자로 지목한 바 있다. 장윤정 도경완 부부의 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해진 장윤정 모친 구속 소식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장윤정과 모친 육씨의 공방은 지난 2013년으로 올라간다. 장윤정은 당시 ‘힐링캠프’에 출연해 “내가 지금까지 번 돈은 어머니가 모두 날렸다. 어느 날 은행에서 연락이 와 찾아가보니 은행 계좌 잔고에 마이너스 10억 원이 찍혀 있었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이혼 소송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장윤정 모친과 남동생은 방송에 출연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누나가 엄마를 정신병원에 넣으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이후 장윤정 모친은 2014년 딸 장윤정과의 소송에 이어 폭로전까지 불사했다. 장윤정의 모친은 2014년 장윤정의 소속사에 돈을 갚으라며 소송을 걸었으나 패소했다. 이후 2015년에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장윤정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담은 메일을 언론사에 발송해 논란을 안겼다. 당시 장윤정은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기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한편 장윤정, 도경완 부부는 지난 5월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결혼해 첫 아들 도연우 군을 얻었고 득남 4년 만에 둘째를 임신 중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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