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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동석도 울고 갈… 여기는 ‘진짜’ 범죄도시[OTT 언박싱]

    마동석도 울고 갈… 여기는 ‘진짜’ 범죄도시[OTT 언박싱]

    ①‘메이어 오브 킹스타운 ’교도소·죄수들로 가득찬 도시격리·공존이란 현실 문제 다뤄②‘간니발’시골마을로 이사 온 경찰 가족식인 풍습의 비밀을 파헤치는데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흥행 부진을 겪으며 빙하기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2023년 한국 영화계에 이를 녹일 폭염과도 같은 영화가 등장했다. 이제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프랜차이즈 시리즈로 자리잡은 ‘범죄도시3’가 그 주인공이다. 나쁜 놈 잡는 괴물형사 마석도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액션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맞춰 범죄도시 못지않게 폭력과 범죄로 얼룩진 공간과 마주한 주인공의 모습을 담은 두 편의 시리즈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티빙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이다.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내가 진짜 범죄도시’라고 할 만큼 극악에 가깝다. 킹스타운은 민영 교도소 사업으로 먹고살고 있는 도시다. 16㎞ 안에 7개 교도소, 2만명의 죄수가 있고 이들을 돌보는 4만명이 범죄왕국을 이루고 있다. 주민들은 출소한 죄수들의 재활을 돕거나 이들을 통해 사업을 벌인다. 동시에 극악한 전과자에게는 마을을 떠나 달라고 설득을 하기도 한다. 죄수들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지만 동시에 위협을 받는 아이러니한 이곳 킹스타운을 지배하는 건 매클러스키 패밀리다. 영화 속 범죄도시에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나쁜 놈을 때려잡는 형사 마석도가 필요하다면, 드라마 속 범죄도시인 ‘킹스타운’에선 전국 각지에서 온 범죄자들의 충돌과 돌발행위를 막기 위한 중재자의 존재가 부각된다. 매클러스키 패밀리 삼형제 중 첫째 미치는 비공식적인 시장이다. 그는 교도소 내외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 마이크는 교도소와 관련된 일을 해결해 주는 브로커로 수행원에 가까운 위치다. 이들의 어머니는 여자교도소의 행동교정을 맡고, 형제들의 막내 카일은 경찰로 근무하면서 이 가족은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문제는 핵심적인 구성원에 해당하는 범죄자들은 힘으로 짓누르기 어려운 존재들이며 공존을 위해 때론 사회가 허락한 울타리의 범위를 벗어나야 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미치가 살해당한 후 교도소 내에서는 폭동이 벌어지고 질서가 흔들린다. 이에 마이크는 형을 대신해 시장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하는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 범죄가 깃든 도시를 배경으로 한 기존 작품들의 경우 그 퇴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이 작품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악을 상대로 한 격리와 교화, 공존과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여기에 ‘호크아이’로 유명한 제러미 레너가 마이크 역을 맡아 강인한 카리스마로 긴박감 있게 극을 이끌어 나간다. ‘메이어 오브 킹스타운’이 범죄도시라면 디즈니+에서 볼 수 있는 ‘간니발’은 그 반대편에 위치한 범죄촌락을 배경으로 삼았다. 어두운 과거를 지닌 경찰 아가와 다이고는 폐쇄적인 시골마을 구게로 발령받고 가족과 함께 떠난다. 시골 민심의 훈훈함을 체험하는 건 잠시. 산에서 발견된 고토 긴의 시체를 두고 다이고와 게이스케를 중심으로 한 고토 가문 사람들은 갈등을 겪게 된다. 시체에 남겨진 사람 이빨 자국, 실어증을 앓고 있는 다이고의 딸 마시로가 발견한 의문의 손가락, 아가와 가문을 감시하고 무시하기 시작하는 마을 사람들까지. 이 미스터리의 절정은 식인 풍습이다. 손가락이 긴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다이고는 고대부터 전해져 온 마을의 풍습인 식인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란 의심을 하게 된다. 오랜 시간 주변과의 왕래 없이 고토 가문의 영향력 아래에만 있었던 구게 마을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다이고는 이곳 주민 전체를 적으로 돌리게 된다. 강압적인 수사에도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그는 정신적인 문제를 겪다가 실종된 전임자 가노처럼 미치광이 취급을 받기 시작한다. 이 마을은 정말 흉악한 비밀을 품은 곳일까. 초여름 더위를 날려 줄 그 서늘한 진실을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 보호자 없으면 어때… 우리가 울타리 돼줄게[어린이 책]

    보호자 없으면 어때… 우리가 울타리 돼줄게[어린이 책]

    장르 불문, 모든 서사 속 ‘출생의 비밀’은 한 인물에게 불행의 역사를 한꺼번에 들이닥치게 하는 재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그 무섭다는 출생의 비밀도 지방 변두리 바닷가 오래된 골목 명도단에서 자라난 열다섯살 연수를 쉽게 흔들진 못한다. 골목 어른들이 ‘사각지대 없는 CCTV’처럼 빈틈없는 시선과 웅숭깊은 손길로 키워낸 아이인 만큼 연수는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당당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견고하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작가 김려령이 ‘가시고백’ 이후 11년 만에 펴낸 청소년 장편소설로, 이 또래들을 위무하는 방식은 연수처럼 그늘짐 없이 생기 넘친다. 전작들이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력이 있는 작가답게 이번 작품 역시 골목과 골목을 지켜온 인물들의 일상과 연대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사실적 묘사가 만져질 듯 생생하다. 엄마, 아빠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많은 보호자를 거느린 연수의 일상에 균열을 낸 건 갑작스레 나타난 생부의 존재다. 그는 보육원에서 자라 자립한 지 얼마 안 돼 연수를 낳다 죽은 엄마의 비밀(?)까지 들춰내며 선의를 악용한다. 하지만 골목 이웃들의 유대에서 배운 연수의 ‘오지랖’은 자신만의 문제와 고민에 갇히지 않고 결핍이라곤 없어 보이던 차민의 곤궁한 처지에까지 손을 뻗어 선의를 퍼뜨린다.작가는 예기치 않은 불행에도 자신과 친구를 단단히 지켜내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생채기 많은 또래의 독자들에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의 가치를 온전히 느껴보게 한다. 작가가 “오래 품고 있던 아이들을 이제 세상으로 내보낸다”며 이번 작품에 대해 “아직 아물지 않은, 혹은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를 지닌 이들에게 보내는 깊은 위로와 응원”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 1년짜리 의원 된 정,치인… 정치인에게 한 방 날리다

    1년짜리 의원 된 정,치인… 정치인에게 한 방 날리다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국회의원이 된다면 잘할 수 있을까. 뉴스를 보면서 국회의원을 욕하지만, 아사리판에서 제대로 일하기가 만만치 않을 터다. 소설은 가진 것 없지만 배짱 두둑한 ‘정치인’이 국회의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치인은 후암동에서 작은 분식집을 운영하는데, 새 건물주가 들어서면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다. 이에 반발해 세입자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다 언론에 얼굴을 알렸고, 행복당 비례대표 후순위 후보로 이름을 올린다. 어느 날 행복당 의원 한 명의 죽음으로 공석이 생겼고, 앞선 순번의 후보들이 고사하면서 치인은 얼떨결에 임기 1년짜리 국회의원이 된다. 같은 정당 의원들은 치인을 그저 당의 의견을 따르는 거수기 정도로 여겼지만, 그는 예상외 활약을 선보인다.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작품이라 술술 읽힌다. 예컨대 아이돌 출신 배우가 새로 건물을 사들이면서 치인의 분식집 월세를 한꺼번에 4배로 올리는 설정은 사회 문제가 된 ‘젠트리피케이션’에서 가져왔다. 성인이 된 뒤 20년 동안 남남으로 살았던 어머니가 국회의원이 된 치인을 찾아와 의붓동생의 취업을 청탁하는 장면은 고인이 된 유명 아이돌 가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치인이 지탄받는 모습도 뉴스에 나왔던 사례다. 변호사 출신 유튜버가 마구잡이식으로 폭로하며 치인을 공격하는 부분에서는 자연스레 누군가를 떠올리게 될 터다.국회의원들이 농지에 나무를 심거나 샌드위치 패널로 조립식 주택을 잔뜩 지어 개발 보상금을 타내는 모습은 2021년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를 꼬집는다. 소설은 치인의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 국회의 민낯을 그린다. 의원들은 기업의 청탁을 받아 맞춤형 법안을 만들고, 그 대가로 기업에 인사청탁을 한다. 법안이 소관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 회의 의결, 법제사법위원회 의결, 국회 본회의를 거치는 과정을 적절히 녹여내 현실감을 살렸다. 여기저기 흩어진 법안을 고치기 어려울 때 특정 대기업만을 위한 이른바 ‘핀셋 법안’을 입법하는 과정도 생생하게 그렸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법사위원회에서 바꿔버리는 모습이라든가, 의원들 법안을 검토하는 국회 사무처 법제관의 인원 부족 등은 국회의 맹점을 짚었다. 분명한 성격을 가진 인물들, 대화로 줄거리를 풀어가는 방식, 뚜렷한 기승전결 구성 등은 소설의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기자 출신 작가라는 점을 돌아볼 때 꼼꼼한 취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기획재정부 차관을 비롯해 비리 국회의원들의 치부가 너무 쉽게 드러나는 과정은 다소 맥빠지는 부분이다. 치인이 몰래 찍은 동영상이나 대화를 녹음한 음성 파일로 적을 공격하는 부분 역시 진부하게 느껴진다.그럼에도 우리가 이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분명하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사건들이 벌어짐에도 현실에선 별다른 변화가 없는 반면, 소설 속에서는 시원하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2018년 작 ‘침묵주의보’가 JTBC 드라마 ‘허쉬’로 선보였고, 이어 내놓은 ‘젠가’ 역시 드라마화가 예정됐다. 이번 소설도 출간 전 드라마 계약을 맺은 데는 이런 통쾌함이 작동한 게 아닐지.
  • 충무공 되새기는 거제 옥포대첩 축제

    충무공 되새기는 거제 옥포대첩 축제

    경남 거제시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이순신 장군 해전 첫 승전지인 거제시 옥포 앞바다와 수변공원을 비롯한 거제 일원에서 제61회 옥포대첩축제가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이 축제는 해마다 열리는 거제시 대표 호국문화축제다. 10일부터 사전 행사가 열려 18일까지 육지와 바다, 하늘에서 40여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개막식은 16일 오후 7시 30분 옥포수변공원에서 열리며 개막공연인 ‘출정, 승리의 북을 울려라’, 개막불꽃놀이 등이 진행된다. 둘째 날에는 군악대와 의장대, 지역 고등학교 이순신 역사동아리 소속 학생 등 300여명이 참가하는 승전행차 가장행렬이 옥포 시가지에서 있다. 시원한 수변 야외무대에서 프린지(주변부) 공연(17·18일)을 비롯해 ‘도전 옥포대첩 골든벨’(17일)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11시에는 옥포수변공원 공중에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를 펼친다. 오후 7시 30분 바다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옥포해전’과 불꽃전투 재현 행사가 축제 마지막을 장식한다. 수변공원 주변에서는 이순신 장군 의상체험과 임진왜란 무기체험 행사를 비롯해 거북선·판옥선 등을 체험하는 이순신 승전체험거리, 지역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옥포대첩 예술의 거리 등이 운영된다. ‘청소년 뮤직 앤 댄스 콘테스트’(17일), ‘청소년과 함께하는 케이팝 랜덤댄스’(18일) 등도 마련된다. 사전 행사로 10일 오후 3시와 7시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뮤지컬 ‘이순신의 바다’가 공연된다. 이에 앞서 10일 오전에는 옥포대첩 기념공원 기념탑 주변에서 백일장, 사생대회, 휘호대회도 열린다.
  •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16~18일 개최...임진왜란 첫 승전 기념 축제

    제61회 거제옥포대첩축제 16~18일 개최...임진왜란 첫 승전 기념 축제

    경남 거제시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이순신 장군 해전 첫 승전지인 거제시 옥포앞 바다와 수변공원을 비롯한 거제 일원에서 제61회 옥포대첩축제가 열린다고 8일 밝혔다. 옥포대첩축제는 임진왜란 첫 승전인 옥포대첩 승리와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해마다 열리는 거제시 대표 호국문화축제다.본행사에 앞서 10일부터 공연행사 등이 시작돼 18일까지 육지와 바다, 하늘에서 40여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져 시민과 관광객 등에게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16일 오후 7시 30분 옥포수변공원에서 개막식과 함께 개막공연인 ‘출정, 승리의 북을 울려라’, 개막불꽃놀이 등이 진행된다.둘째 날 오후에는 해군 군악대와 의장대, 지역 고등학교 이순신 역사동아리 소속 학생 등 300여명이 참가하는 승전행차 가장행렬이 옥포 시가지에서 진행된다. 시원한 수변 야외무대에서 프린지 공연(17·18일)을 비롯해 도전 옥포대첩 골든벨(17일) 등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11시 옥포수변공원 하늘에서 대한민국 공군 최고 정예부대인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에어쇼 묘기비행을 펼친다. 이어 오후 7시 30분부터 바다에서 뮤지컬 ‘옥포해전’과 불꽃전투재현 행사가 축제 마지막을 장식한다. 축제 주무대인 옥포수변공원 주변에서 행사기간에 이순신 장군 의상체험과 임진왜란 무기체험 행사를 비롯해 거북선·판옥선 등을 체험하는 이순신 승전체험거리, 지역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옥포대첩 예술의 거리, 옥포저잣거리 등이 운영된다. ‘청소년 뮤직 앤 댄스 콘테스트’(17일), ‘청소년과 함께하는 K팝 랜덤댄스’(18일) 등 청소년을 위한 행사도 마련된다. 사전행사로 10일 오후 3시와 7시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축제 기념 뮤지컬 ‘이순신의 바다’가 두차례 공연된다.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내용으로 명량대첩 이후 이순신 장군의 삶과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까지 비화를 담았다. 10일 오전 옥포대첩 기념공원 기념탑 주변에서 백일장, 사생대회, 휘호대회가 열린다.
  • 영국 현대미술 이끄는 화이트 큐브, 서울 온다...몰려오는 세계적 화랑들

    영국 현대미술 이끄는 화이트 큐브, 서울 온다...몰려오는 세계적 화랑들

    영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서울에 진출한다. 런던에 본점을 두고 있는 화이트 큐브는 오는 9월 강남구 도산대로 호림아트센터 1층에 ‘화이트 큐브 서울’을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홍콩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꾸리는 전시 공간으로, 300m²(약 91평) 규모의 공간에 전시장, 프라이빗 뷰잉룸, 사무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페이스, 글래드스톤, 리만머핀, 타데우스 로팍, 페레스 프로젝트 등 세계 유수의 외국 화랑들이 잇따라 서울에 전시장을 낸 가운데 화이트 큐브도 이런 흐름에 참전하면서 국내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올 가을 문을 열 화이트 큐브 서울은 지난 2018년 이 곳에 합류한 양진희 디렉터가 이끌 예정이다. 개관전으로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작가들을 비롯해 신진들까지 아우르며 갤러리 소속 작가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화이트 큐브는 이번 서울점 개관과 동시에 뉴욕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도 첫 번째 공공 갤러리를 연다. 제이 조플링 화이트 큐브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내게 큰 감동을 주는 작가 박서보의 고향이기도 하고, 예술에 열정적인 컬렉터 간 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활기찬 도시”라며 “지난해 ‘프리즈 서울’을 통해 우리 작품을 처음 선보이며 한국이 품고 있는 세계적인 예술 시장에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진출 배경을 밝혔다. 양진희 디렉터는 “한국 예술계에 있어 세계 시장과의 연결은 매우 중요하다”며 “화이트 큐브는 지역 예술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더욱 돈독히 하는 동시에 우리나라 예술 시장이 글로벌 무대로 성장해가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1993년 런던에서 처음 문을 연 화이트 큐브는 홍콩,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웨스트 팜 비치 등에 지점을 두고 있어 유럽, 미국, 아시아를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데이미언 허스트,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앤터니 곰리, 박서보 등 60여명 이상의 작가와 재단을 대표하고 있다.
  • 순천시립극단 제66회 정기공연 연극 ‘갈매기’ 공연

    순천시립극단 제66회 정기공연 연극 ‘갈매기’ 공연

    30년 넘게 지역에서 활동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순천시립극단이 제66회 정기공연인 ‘갈매기’ 를 무대에 올린다. 오는 14~15일 오후 7시 30분 이틀에 걸쳐 순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연극 ‘갈매기’는 러시아 작가 안톤 체호프의 희곡이다. 1896년 초년 이후 100여년이 지나도록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어머니로 대표되는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에서 좌절하는 젊은 작가의 고뇌와 어긋난 사랑으로 얽힌 등장 인물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다룬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드라마로 펼쳐 보인다.순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도 많은 시민 여러분이 참여해 연극 특유의 생동감과 현장감을 느끼면서 고전을 즐기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 10세 이상 관람가로 공연 시간은 120분이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학생(청소년) 6000원이다. 서수현(55) 순천시립극단 기획·단무장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때 전국에 공중파로 생방송된 주제공연을 할 만큼 실력을 자랑한다”며 “수준 높은 작품이 되도록 2개월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 단무장은 “이번 정기공연에서는 그동안의 역량을 집결시켜 연극이 가지는 고유한 감동을 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천시립극단은 1990년 전국 중소도시 중 최초로 창단했다. 순천 문화의 위상과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 2회 정기공연과 찾아가는 공연, 상시공연 등 작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가수 현아, 신진작가 산채와 첫 콜라보 전시회

    가수 현아, 신진작가 산채와 첫 콜라보 전시회

    갤러리케이(이하 갤러리K)가 가수 현아(따사킴)의 첫 전시 오프닝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5일 남산서울타워 갤러리K 전시관에서 열린 행사에는 인플루언서, 아트 컬렉터, 엔터테이너, 팬 등 약 600명이 참여했다. 오프닝에는 화가로 데뷔한 현아와 산채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현아(따사킴)와 신진작가인 산채가 콜라보한 전시명 ‘시발점’은 두 작가의 만남부터 작품을 통한 교감, 영감이 떠오르는 찰나의 순간을 작품에 담았다. 개성 넘치는 현아(따사킴)와 산채는 각 작품마다 부여된 해설에 집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시 기간 내 ‘시발점’을 기념하는 한정판 굿즈와 포스터도 판매하고 있다. 갤러리K 소속 큐레이터는 “화가 따사킴으로서 현아의 작품은 자유와 독특함 그 자체이며, 그녀의 음악만큼 다채롭고 예술적인 스토리를 작품에 풍부하게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아(따사킴) 첫 전시회는 6월 5일부터 7월 5일 4주간 진행되며 전 일정 무료 관람 가능하다.
  • “참신한 만화 작품 등 관람하세요”…상명대 수상작 전시회

    “참신한 만화 작품 등 관람하세요”…상명대 수상작 전시회

    전국 중고교생, 만화 작품 등 1991점 응모칸만화·단편애니메이션 등 참신한 작품 상명대학교(총장 홍성태)는 천안캠퍼스에서 ‘제25회 전국 중·고등학생 만화·애니메이션공모전’ 수상작품 전시회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상명대 디지털만화영상전공이 주관하고 (사)한국애니메이션학회, (사)한국만화가협회 등이 후원한 이번 공모전은 카툰·칸만화·극만화·웹툰 등 만화 부분과 스토리보드·일러스트레이션·상황표현 등 애니메이션 부문 공모로 진행됐다. 이번 공모에는 전국에서 1991점의 작품이 참가했다. 디지털만화영상전공 이해광 전공주임 교수는 “공모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우수한 작품이 출품되며, 만화와 애니메니션, 게임 분야 미래를 열어갈 인재들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명대 홍성태 총장은 “상명대에서 학생들의 만화·애니메이션에 대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헤리티지’ 강화하는 정의선…“‘포니’로 쌓은 정신적·경험적 자산이 오늘의 현대차 만들어”

    ‘헤리티지’ 강화하는 정의선…“‘포니’로 쌓은 정신적·경험적 자산이 오늘의 현대차 만들어”

    “포니라는 독자 모델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정신적, 경험적 자산이 오늘날의 현대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지난 7일 오후 4시 현대자동차그룹의 복합 전시 공간인 서울 강남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현대차의 성장사를 조망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최초 양산형 국산차이자 현대차 브랜드 최초 독자 모델인 ‘포니’를 주제로 열린 전시회 ‘포니의 시간’ 오프닝 행사에는 최근 현대차 헤리티지(옛 유산) 강화에 힘쓰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포니 정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고 로보틱스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뉴스를 매일 접하는 상황에서 존재의 이유와 어떤 지향점을 갖고 나가야 할 지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하게 됐다”며 “현대차는 지난 몇 년 동안 과거의 여정을 살펴보고 무엇이 오늘의 현대차를 만들었는지 돌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빌리티에 특화된 당사의 창립 및 성장 사례는 전 세계 자동차 회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대자동차만의 고유한 DNA가 됐다”라면서 포니 개발 당시의 도전 정신을 현대차 DNA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선대 회장님의 인본주의 철학과 명예 회장님께서 강조하신 품질과 기본으로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서 사람을 향한 진보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러한 현대차의 행보에 따뜻한 격려와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전시회 ‘포니의 시간’은 지난 5월 이탈리아에서 진행한 ‘현대 리유니온’ 이후 두 번째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되는 현대차의 헤리티지 프로젝트다. 오프닝 행사에는 정 회장을 필두로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루크 동커볼케 최고창의력책임자(COO) 사장 등 주요 핵심 임원들을 비롯해 포니 개발에 참여한 원로 개발자들과 해외 딜러들까지 참석했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첫 독자 개발 모델인 포니가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을 따라가며 당시 시대적 배경, 디자인, 철학적 고민 등 다각도에서 현대차의 유산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의 도입부인 5층에서는 포니가 탄생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수집품과 당시를 재해석한 영상, 음악, 회화 작품을 배치했다. 4층에서는 포니의 첫 탄생부터 수출을 시작할 때의 사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3층에는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 모델과 포니 쿠페 콘셉트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고성능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 ‘N 비전 74’를 전시했다. 전시의 마지막인 2층은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되짚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했다.현대차는 전시회와 함께 오늘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한 회사의 지난 여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출간물 ‘리트레이스 시리즈’도 선보였다. 리트레이스 시리즈는 그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포니의 개발과 관련된 사료를 충실히 담은 ‘리트레이스 컬렉션’과 ‘마이카 시대’를 연 포니를 통해 소유라는 주제를 다각도로 풀어낸 ‘리트레이스 매거진’ 등 두 가지 유형의 출판물로 구성됐다. 그간 현대차는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에 따라 수 년간 헤리티지 사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의 전동화 전환을 알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5는 포니를 오마주한 것으로 유명하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포니는 현대차의 발전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기계공업 발전의 시작이기도 하다”며 “우리의 유산을 정리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니의 시간’은 오는 9일부터 8월 6일까지 열린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의 시선, 여성의 힘/미술평론가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여성의 시선, 여성의 힘/미술평론가

    19세기 중반까지 서양미술사에는 여성 미술가가 드물었다. 공식적인 미술 아카데미들은 20세기가 다 될 때까지 여성에게 문을 닫아 걸었다. 19세기 후반 일부 미술학교에서 여학생을 받아 주고 유명 화가들이 강습소를 열면서 여성 화가들이 늘기 시작했다. 메리 커샛은 가장 먼저 여학생을 받아들인 학교 중 하나인 미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에서 공부하고 파리로 가서 장레옹 제롬을 사사했다. 미술가가 되기도 어려웠지만 진짜 난관은 그 후부터였다. 남녀의 성역할을 철저히 구분했던 19세기 사회는 여성은 가정에 있어야 한다고 여겼다. 여성이 직업 활동을 하는 것은 품위에 어긋난다고 생각했다. 베르트 모리조는 남 앞에서 자신이 화가임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비평가들은 여성 화가의 능력과 작품을 과소 평가했다. J K 위스망스는 커샛의 그림이 모성애의 발로일 뿐이며 여성이라면 어린아이를 그리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깎아내렸다. 정곡을 찌르는 예술 비평으로 유명하던 작가조차도 시대적 편견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산층 여성은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는 나다닐 수도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여성 화가들의 소재가 제한된 것은 사실이다. 커샛이나 모리조의 그림은 여성과 아이들의 세계로만 국한돼 있다. 커샛은 940여점을 그렸으나 남녀가 어울려 대화하는 장면은 겨우 4점에 불과하다.이 그림은 특별하다. 사적인 장소인 가정이 아니라 공적인 장소인 오페라 극장이 배경인 것도 그렇고, 등장인물의 시선을 다루는 방식도 특별하다. 오페라 박스에서 검정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오페라글라스를 눈에 대고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 잘 보면 저편 박스에서 어떤 남자가 오페라글라스를 이 여성 쪽으로 향하고 있다. 남자는 뻔뻔스럽게 몸을 앞으로 쑥 내밀고 노골적으로 여성을 주시한다. 그러나 검은 드레스의 여성은 남자의 무례한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 르누아르 같은 남성 화가가 오페라 박스에 앉아 있는 여성의 정면 모습을 우리에게 보란 듯이 제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커샛은 여성을 ‘보여지는’ 존재가 아니라 능동적 시선의 주체로 묘사했다. 엇갈리는 두 시선 중에서 우위와 당당함을 지닌 쪽은 여성의 시선인 것이다.
  • [문화마당]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리싸움/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문화마당] 인공지능과 인간의 자리싸움/정승민 ‘일당백’ 유튜버

    회사에서 메시지 작성 업무를 맡고 있는 후배로부터 메일이 왔다. 첨부한 인사말을 보라는 것이다. 잘 썼다고 칭찬했는데 챗GPT 작품이란다. 고작 6개월 전에 세상에 나온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일상을 파고드는 속도에 어질어질하다. 에멜무지로 구글의 바드에 AI와 인류의 미래를 물어보니 대답하는 수준이 평균 이상이었다. 기계가 육체노동을 대체하듯이 AI가 정신노동을 잠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외신에 따르면 마케팅과 콘텐츠 분야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인간과 대화할 수 있고 글과 그림을 만들어 내는 정도면 창의적 지식 노동을 수행하는 데 충분하단다. 지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직업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다 인류는 자신이 낳은 피조물에 파멸당하는 프랑켄슈타인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 챗GPT와 바드는 10여년 전의 유행어인 ‘제4차 산업혁명’에서 어렴풋이 그려 낸 대량 실직의 공포를 구체화하고 있다. 무인공장, 무인가게와 같은 무인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대형마트에 셀프 계산대가 도입되면서 지난 6년간 1만여명의 계산원이 줄어들었다. 뷔페에 가면 로봇이 국수를 삶아 주는 요리사나 다 먹은 접시를 운반하는 종업원 역할을 한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타자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듯이 자율주행차량이 본격화되면 운전기사도 화석 취급을 받을 것이다. 가장 불길한 시나리오는 양극화다. 평범한 대중을 직업시장에서 쫓아낼 AI를 관리하는 극소수 엘리트들이 ‘호모데우스’(신적인 인간)가 될지도 모른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기술 발전으로 신적 능력을 가진 초인간이 탄생하면 평범한 사람과의 생물학적 격차가 종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봤다. 아니면 2016년 바둑 5번기 대결에서 입신의 경지라는 이세돌을 완파한 알파고처럼 AI가 만물의 영장에 못 오르리라는 법도 없다. 농사를 지으면서 짐승을 가축으로 부려 먹은 인간이 AI의 가축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대통령과 대부호도 바이러스를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세계인에게 깨우쳐 줬다. 아무리 초인간으로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들과의 완벽한 분리는 불가능하다. 사람과 동물조차 공통감염병을 겪는 지구 환경에서 우주로 나가지 않는 이상 엘리트와 범인이 헤어지기는 불가능하다. 초인간 계급의 문제는 생명과학과 AI가 펼쳐 가는 기술결정주의적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려의 반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이다. 오히려 기술이 종교화되는 시대에서 인간의 지적ㆍ정서적 레벨은 밑바닥을 향해 질주할 공산이 크다. 지금도 ‘대안적 사실’의 환상에 푹 빠진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데, AI가 진화할수록 개인이 갖춰야 할 비판적 사고력은 거꾸로 약화될 전망이다. 그렇지만 인류는 슬기로운 존재, 즉 호모사피엔스다. 자연과 마음의 어두움을 몰아낼 용기를 발휘했기 때문에 장구한 시간을 거쳐서 계몽됐다. 칸트는 계몽인을 자신의 머리에 따르는 존재라고 했다. 타인이나 무엇에 의지하는 것은 이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무리 AI가 위력적이어도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의 의지를 가진 인간이 신과 짐승 사이의 고유한 지위를 박탈당하진 않을 것이다.
  • 담배 제조하던 곳이 문화 창조하는 곳으로

    담배 제조하던 곳이 문화 창조하는 곳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주 무대인 문화제조창은 충북 청주 내덕동 일대의 거대한 문화단지다. 옛 청주 연초제조창 본관동이었던 건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동부창고, 첨단문화산업단지 등 전체 규모가 12만 2407㎡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본관동 건물이다. 청주시는 이 건물의 역사와 변화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고 7일 밝혔다. 연초제조창이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1946년 11월이었다. 한때 연간 100억개의 담배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당시 근무 인원은 3000여명에 달했다. 매달 25일 월급날이 되면 이동 상점들이 몰려와 행렬이 장관을 연출했다고 한다. 하지만 공장에 자동화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생산직 채용이 중단됐고, 2004년 12월에는 공장이 문 닫았다. 청주시가 2010년 연초제조창 부지 전체를 매입하면서 큰 변화가 시작됐다. 시는 청주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열던 공예비엔날레를 손대지 않은 연초제조창 폐건물에서 개최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거칠고 낡은 옛 담배공장은 전 세계 작가들의 공예 작품을 더욱 빛나게 했다.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삭막한 실내에서 조명 불빛을 받은 작품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신비감마저 들게 했다. 문화인들은 이곳을 세계적인 전시 공간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국내 최초의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로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것이다. 하지만 근대산업 유산의 효율적 활용이 주요 국정과제로 부상한 시대적 변화와 시민의 문화적 욕구가 맞물리면서 문화재생을 통한 완전한 변신이 시작됐다. 2018년 4월부터 17개월간 공사가 이어졌다. 본관 리모델링 예산으로 1021억원이 투입됐다. 본관동은 지상 5층에 건축면적 5만 2000㎡ 규모다. 1층과 2층에는 민간 상업시설이 자리잡았다. 3층은 전시 공간, 4층은 수장고와 공예스튜디오 등으로 쓰인다. 5층은 열린도서관, 공연장, 키즈카페로 꾸며졌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문화제조창은 거대한 공간을 보존하고 새롭게 재생시킨 유례없는 스토리”라며 “예술가들의 창의성이 표현되고 시민 일상이 문화로 인해 풍성해지는 선순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매월 20일 문화제조창 꿀단지 프로젝트를 연다. 연초제조창 시절 근로자들 월급날마다 청주 경기가 활기를 띠었던 것에 착안해 문화제조창 근무자들 월급날인 매월 20일을 ‘허니데이’로 지정하고 문화 장날을 여는 것이다. 달달한 인문학, 달달한 야시장, 허니 투 댄스 등이 허니데이에 펼쳐진다. 문화제조창 주변 상권과 상생을 도모하는 허니소사이어티도 눈길을 끈다. 상인들이 허니데이 때마다 매출의 2%를 기부하는 착한 프로그램이다.
  • 독립기념관부터 유관순열사 사적지까지… 천안만의 매력에 흠뻑

    독립기념관부터 유관순열사 사적지까지… 천안만의 매력에 흠뻑

    “‘천안 8경’은 충남 천안만의 역사·문화·자연 등 매력적인 요소만 담았습니다.” 천안시는 그동안 12경으로 관리해 온 관광자원을 8경으로 재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12경이 천안의 대표 관광자원으로 내세우기에는 적절치 않은 곳이 있다는 여론을 반영했다. 천안 8경은 ▲1경 독립기념관 ▲2경 유관순 열사 사적지 ▲3경 천안삼거리 공원 ▲4경 태조산 왕건길과 청동대좌불 ▲5경 아라리오 조각 광장 ▲6경 성성호수 공원 ▲7경 광덕산 ▲8경 국보 봉선홍경사갈기비이다.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사적지는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록하고 간직한 민족의 성지로 ‘애국 충절 고장’이라는 자긍심과 시민정신을 드높이는 관광자원이다. 옛날 삼남대로의 분기점인 천안삼거리 공원은 재개발,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근린공원으로 새롭게 재탄생해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태조산 왕건길은 고려 태조 왕건이 천안도독부를 세운 역사적 배경을 품고 있다. 청동대좌불은 동양 최초 최대 불상으로 알려졌다. 아라리오 조각광장은 데이미언 허스트, 고헤이 나와·수보드 굽타 등 현대 미술계 거장들의 대형 작품이 즐비한 곳이다. 최근 준공된 성성호수 공원은 시민에게 친환경 힐링 수변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시는 한국예총·한국미협과 협력해 고품격 예술 공연과 미술 전시회 등을 연중 개최할 예정이다. 광덕산은 설경뿐만 아니라 단풍·일몰 등 사계절 절경을 자랑한다. 다양한 문화재도 있다. 봉선홍경사갈기비는 천안 유일의 국보로 고려시대 창건된 홍경사 절터에 있는 석비다.
  • 세상을 잇다… 청주공예비엔날레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가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15일까지 45일간 청주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펼쳐진다. 지구촌 최대 공예축제로 1999년 시작돼 올해가 13번째다. 청주시는 이번 행사의 주제가 ‘사물의 지도-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라고 7일 밝혔다. 모든 존재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윤리적 실천에 대한 답을 공예에서 찾는 비엔날레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본전시에는 약 20개국 9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이 선보일 작품은 300여점에 달한다. 활기차면서도 유려한 선을 단조하는 세계적인 공예가 히로시 스즈키(일본), 대형 텍스타일 설치 작업으로 자연을 표현하는 황란(한국)이 공예의 ‘생명 사랑’을 보여준다. 범상치 않은 재료들로 다양한 문화와 미학적 요소를 극대화하는 빔 델보이(벨기에)와 산업폐기물의 리사이클 디자인으로 재료에 대한 줄거리를 담는 스튜디오 더스댓(네덜란드) 등은 인간의 노동, 소재, 기술,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공예의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다. 초대 국가전의 주인공은 탱고와 투우로 대표되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다. 가죽 장인 이도이아 쿠에스타 등 스페인 공예진흥원이 선정한 32명의 작가가 ‘Soul+Matter’를 주제로 한 작품 150여점과 함께 청주를 찾는다. 낯설고도 신비로운 스페인 공예를 접할 흔치 않은 기회다. 여권 없이 공예를 통해 스페인을 여행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전망이다. 올해 청주공예비엔날레 홍보대사로 위촉된 스페인통 손미나 전 아나운서의 여행 토크쇼까지 예정돼 스페인 문화를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청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손씨는 2006년 스페인문화 홍보대사로 임명된 후 스페인과 한국을 잇는 민간문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시는 앞서 스페인 초대국가 선정을 기념해 지난 4월 1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해외홍보를 펼쳤다. 현지에서 비엔날레를 알릴 홍보대사 4인의 위촉식도 가졌다. 한복디자이너 이효재씨와 함께하는 ‘한국공예체험-보자기’도 진행돼 140명이 참여하는 호응을 얻었다. 비엔날레 기간 ‘청주국제공예공모전’도 펼쳐진다.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대변하는 공모전이 선택할 올해의 작가가 누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총상금은 1억 4300만원이다. 1999년 시작돼 50여개국 작가, 1800여점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올해도 높은 응모율로 글로벌 위상을 확인했다. ‘공예 공모전’과 ‘공예 도시랩 공모전’ 2개 분야로 진행되며 각각 862건과 24건 등 총 886건이 접수됐다. 참여나라는 2021년 39개국에서 이번에 54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접수된 작품도 12개 늘었다. 지난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정다혜 작가는 이듬해인 지난해 스페인 로에베 공예상에서도 대상을 받았다. 역량 있는 작가를 알아보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의 안목이 입증된 셈이다. 공예공모전은 8월 4일, 공예도시랩 공모전은 다음달 14일 수상자를 발표한다. 수상작들은 비엔날레 기간에 공예공모전은 전시로, 공예도시랩 공모전은 출판물로 관람객을 만난다. 올해 공예공모전 수상작 가운데 수상자가 동의한 작품 등은 ㈜서울옥션 블랙랏과 함께 제로베이스 경매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제로베이스 경매는 그동안 시장에 선보이지 않았던 작품을 0원부터 응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경매다. 작가들의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관람객에게는 직접 작가와 시장을 키우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올해 처음 시도하는 특전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람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온오프라인으로 마련된다. 변광섭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번 제로베이스 경매는 공예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와 작가들의 창작 동기를 수직으로 상승시킬 것”이라며 “공예와 옥션의 멋진 공조로 비엔날레의 즐거움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에 열리는 만큼 올해 비엔날레는 국내외 관람객 모두가 함께하는 열린 행사도 준비한다. 총 250여팀 500여명의 시민·예술인이 주도하는 복합문화 힐링 마켓 ‘어마어마 페스티벌’이다. 공예는 물론 회화, 조소,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인을 소개하고 철학을 공유하는 작가들의 사물전, 비엔날레 기간 매주 다른 테마로 열리는 공예마켓, 주말마다 펼쳐지는 거리공연 등 시민이 주인공이자 주체가 되는 이 페스티벌은 이름 그대로 어마어마한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어린이의 시선으로 비엔날레를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비엔날레, 지역공예가들과 협력해 진행하는 공예학교 등도 비엔날레의 재미를 더한다. 다양한 기관과 연계한 전시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한국문화재단은 ‘문화재’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를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피카소 도예’로 명작의 감동을 전한다. 청주시와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트로트 요정 김다현과 그의 아버지이자 청학동 훈장으로 알려진 김봉곤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 부녀는 위촉 당일 비엔날레 입장권 1호 구매자에 이름을 올렸다. 김다현 홍보대사는 300만원 상당의 사랑의 입장권을 기부해 의미를 더했다. 이 입장권은 청원구 내덕동 행정복지센터에 기탁돼 소외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입장권 가격은 현장 판매의 경우 성인 1만 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사전예매는 2000원씩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전예매는 개막 D-100일에 맞춰 지난달 24일 시작됐다.
  • 토마스 헤더윅 회고전 ‘헤더윅 스튜디오:감성을 빚다’ 오는 29일부터

    토마스 헤더윅 회고전 ‘헤더윅 스튜디오:감성을 빚다’ 오는 29일부터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의 전시가 ‘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를 주제로 오는 6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옛 서울역사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전시현대 미술 기획 사무소 ‘숨 프로젝트’가 기획한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토마스 헤더윅이 1994년에 설립한 헤더윅 스튜디오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 30점이 전시된다. 2010년 토마스 헤더윅의 디자인을 전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상하이 엑스포의 UK 파빌리온을 비롯해 뉴욕의 인공섬 공원 ‘리틀 아일랜드’ 세계적 기업 구글의 신사옥 ‘베이뷰’ 새롭게 디자인된 런던의 명물 이층버스가 전시된다. 특히 최근 서울시에 제안했던 한강 노들섬 재개발 프로젝트 ‘사운드스케이프’ 모델까지 전시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헤더윅 스튜디오가 각각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그린 드로잉과 스케치 노트부터 아이디어 모형들, 테스트 샘플, 다양한 건축 모형, 그리고 실제 제작된 3D 프린트와 시제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인간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며 감성을 짓는 건축 디자인을 꾸준히 고민해오고 있는 토마스 헤더윅의 탐구적 접근을 ‘공존하다’ ‘감성의 공유’ ‘조각적 공간’ ‘도심 속의 자연’ ‘과거를 담은 미래’ ‘사용과 놀이’ ‘휴머나이즈’ 등으로 나눠진 공간으로 소개한다. 특히 ‘숨 프로젝트’는 새로운 건축운동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담아내는 건축과 미래 삶에 대한 토마스 헤더윅의 생각과 비전을 보여주는 ‘휴머나이즈’ 캠페인을 별도로 기획 이번 서울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숨 프로젝트’ 대표이자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지윤 큐레이터는 “토마스 헤더윅은 도시 환경 속 인간의 감성을 담는 건축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의 모습과 기능에 대한 새롭고 창의적인 제안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한영수교 140주년 기념 전시로 더욱 특별한 이번 전시는 ‘문화역서울284’라는 근대 서울의 혼과 감성이 담긴 역사적 건축공간안에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에게 미래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전시시간을 연장한 야간개장도 운영한다.
  • [이광식의 천문학+]천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삽화 ‘우주의 순례자’, 누가 그렸나?

    [이광식의 천문학+]천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삽화 ‘우주의 순례자’, 누가 그렸나?

    천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삽화 중의 하나가 '우주의 순례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제목은 정식으로 붙은 제목은 아니다. 왜냐하면 지난 100년 동안 이 삽화가 여러 곳에 등장했지만, 이 삽화를 그린 화가도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구 바깥으로 머리를 내미는 사람의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중세 기독교 유럽인의 오랜 전통의 하나인 성지 순례를 나선 순례자일 것으로 짐작되어 임의로 '우주의 순례자'로 붙였을 따름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위의 그림은 목각화이다. 1888년 카미유 플라마리옹(1842–1925)의 책에 처음 등장한 이 삽화는 흔히 플라마리옹 판화라고 불리는데, 지식을 추구하는 과학적 또는 신화적 여정을 비유적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우주에 대한 인류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키마유 플라마리옹은 프랑스의 천문학자이자 작가로, 천문학에 관한 대중 과학 작품을 비롯,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초기 공상 과학소설, 심령 연구 및 관련 주제에 대한 작품을 포함하여 50종 이상의 책을 저술한 다작 작가였다. 또한 1882년부터 잡지 '천문학'(L'Astronomie)을 발행했으며, 프랑스의 쥐비쉬-쉬르-오르주에서 개인 천문대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력으로 보아 위의 그림 역시 플라마리옹이 직접 그린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플라마리옹 판화는 흑백 그림이다. 이 유명한 판화를 밑그림으로 삼아 아이들과 함께 우주 색칠 놀이를 해도 재미있을 것이다.  이 그림은 당신이나 당신의 친구, 부모님 또는 자녀가 인쇄하거나 디지털로 색칠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색깔로 채색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우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구글 등을 검색해보면 이미 수많은 색채 '우주의 순례자'를 찾아볼 수 있다. 아래의 그림 역시 그 중 하나이다. 
  • 네덜란드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4가지 아이러니한 이야기 [한ZOOM]

    네덜란드에 대해 우리가 잘 몰랐던 4가지 아이러니한 이야기 [한ZOOM]

    <편집자 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역사 등의 분야에서 홀로 진실에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다. 각 분야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이유가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단편적인 사실에만 의존할 뿐 이면에 존재하는 이유를 묻지 않는다. 지금은 드러나지 않는 사실에 대한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비록 ‘필터 버블’(Filter Bubble·사용자 관심사에 맞춰진 필터링된 정보)이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지만 조금만 깊이 보고 비틀어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사고의 알고리즘을 가질 수 있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는 노력을 한다면 더 많은 진실을 마주할 수 있다. 손에 쥔 한줌의 사실을 ‘한ZOOM’을 통해 더 깊이 더 진하게 이해하고자 한다.    우리에게 네덜란드는 풍차와 튤립의 나라,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태어난 나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나라 등으로 익숙하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사람보다 자전거가 더 많은 도시, 후기 인상주의 화가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도시, 나치의 박해를 피해 안네 프랑크(1929~1945)가 살았던 도시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풍요롭고 검소한 실용주의 나라 네덜란드를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아이러니한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알면 더 잘 보인다고 한다. 세계적인 여행지로도 유명한 네덜란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기 위해 그동안 우리가 네덜란드에 대해 잘 몰랐던 4가지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터진 제방을 손으로 막아 마을을 구한 소년의 진실 #1   “네덜란드에서 한 소년이 제방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우연히 제방 구멍으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본 소년은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 밤새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소년의 용기는 제방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고, 홍수로부터 도시를 구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에는 터진 제방을 손으로 막아 마을을 구해 낸 소년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 네덜란드에서 처음 시작된 이야기는 아니다. 네덜란드에는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미국 작가 메리 맴스 도지(Mary Mapes Dodge·1831~1905)가 1865년 쓴 소설 ‘한스 블링커, 또는 은색 스케이트’(Hans Brinker, or the Silver Skate)에 등장하는 짧은 일화일 뿐이다. 소설에서 ‘한 네덜란드 소년이 물이 새고 있는 제방을 손가락으로 막아 대도시의 홍수를 구했다’는 이야기는 출간 당시에는 정작 네덜란드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전세계적으로 소설이 유명해지자 네덜란드에서 관광상품으로 동상들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물리학의 법칙을 거슬러 주먹으로 제방을 막았다는 것도 아이러니 것이지만, 이 이야기가 미국에서 네덜란드로 역수출되어 관광상품화 되었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다보다 낮은 척박한 땅에서 성장한 비결 #2 네덜란드는 육지 대부분이 바다와 늪지를 개간해서 만든 나라다. 그래서 국토의 약 30% 정도는 바다보다 낮은 위치에 있다. 그래서 제방이 무너지면 도시가 물에 잠길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안고 있는 위험한 환경이 오히려 네덜란드에게는 기회가 됐다. 중세유럽은 장원제도를 바탕으로 한 자급자족적 경제구조였다. 영주가 왕으로부터 받은 토지(장원)에 농노들이 농사를 짓고 영주에게 세금을 바치는 제도였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서는 장원제도가 발달하지 않았다. 육지 대부분이 사람들이 직접 개간한 땅이었기 때문에 귀족들이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귀족이 소유한 땅은 5%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직접 개간한 땅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었고, 덕분에 제도와 종교에 억압받지 않는 자유롭고 실용주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   검소하고 실용주의 나라는 왜 ‘튤립 버블’ 앞에서 무너졌을까 #3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물에 젖은 휴지를 햇볕에 말리는 광경이 나타나는 지역이 바로 네덜란드다.” KDI 리포트 ‘작지만 강한 나라, 세계 일등국을 지향하는 네덜란드’(신덕수 KOTRA 암스테르담무역관장·2019)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민들은 검소해 고급 백화점도 많지 않고 오프라인 중고시장을 더 많이 찾는다. 또한 정부 고위관료나 정치인들도 자전거를 애용할 정도로 생활에서 명분보다 실리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중세시대 장원제도가 발달하지 않아 상업과 실용주의가 발달할 수 있었다. 게다가 16세기 초 종교개혁 영향으로 칼뱅파 신교가 널리 퍼졌고, 돈을 버는 것을 죄악시했던 구교와 달리 어떤 직업이든 신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돈을 버는 것도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가르치는 신교의 영향으로 상업과 실용주의는 더욱 발달할 수 있었다. 그런 검소함과 실용주의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17세기 자본주의 최초 버블경제 현상이 발생한다. 바로 ‘튤립 버블’이다. 튤립은 네덜란드의 대표 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산지는 튀르키예다. 오스트리아 외교관이 당시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에서 유럽으로 가져왔고,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 교수가 네덜란드로 가져온 것이다. 단색의 튤립은 헐값이었지만, 변종의 희귀한 색깔이 튤립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을 열광시키기 시작했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636년 가장 비쌌던 ‘황제(Semper Augustus) 튤립’의 구근(알뿌리)은 하나에 2500길더에 달했다. 당시 소 한 마리의 가격이 120길더 정도로 지금으로 환산하면 3000만원이 넘는 돈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튤립 버블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너도나도 튤립 재배를 시작하면서 이듬해 가격은 최고가 대비 1%까지 폭락했다. 검소하게 살아가던 실용주의 정신의 나라에서 튤립에 대한 광기어린 현상이 발생했다는 점은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술의 도시 이면에 펼쳐지는 또 다른 밤 풍경 #4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낮에는 운하가 주는 아름다움과 예술이 지배하지만, 밤에는 운하 옆으로 차지한 홍등가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네덜란드는 동성애자, AIDS환자, 윤락여성들의 인권이 가장 잘 보장되는 곳이면서도 대마 흡연율은 금지국인 미국보다도 낮은 나라다. 암스테르담 운하 건너편 홍등가를 에워싼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바로 뒤 성당에서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종소리를 뒤로하고 운하 길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느 새 머릿속에는 종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아이러니’ 이 단어가, 그리고 걸그룹 원더걸스의 노래 ‘아이러니’가 계속해서 맴돌기 시작했다. 머나먼 이 곳에서 원더걸스의 노래를 다시 떠올려 본다. 
  •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로 보사노바 알린 질베르투 [메멘토 모리]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로 보사노바 알린 질베르투 [메멘토 모리]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The Girl from Ipanema)’로 널리 알려진 브라질 보사노바 가수 아스트루지 질베르투가 83세에 세상을 떠났다. 손녀이며 음악인인 소피아 질베르투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망 소식을 전했다. 소피아는 “할머니가 오늘 하늘의 별이 됐고, 할아버지 주어웅 질베르투 옆에 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했다. 소피아는 할머니가 자신을 위해 작곡한 ‘아름다운 소피아’라는 노래를 언급하며 “노래가 말하는 것처럼, 인생은 아름다워요. 이파네마의 보사노바를 전 세계로 알린 진정한 소녀였다”라고 적었다. 며느리 아드리아나 마갈라이스는 6일(현지시간) “아스트루지가 살던 미국 필라델피아의 집에서 그녀가 바라던 대로 평화롭게 떠났다“고 전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소화 불량을 호소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1960년대와 70년대 브라질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었던 그녀는 16장의 앨범을 녹음했으며 퀸시 존스에서 조지 마이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했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는 500만장 이상 팔렸고 보사노바란 장르를 널리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고인은 스물두 살의 나이에 영어로 노래를 불렀는데 나중에 프랭크 시내트라와 마돈나에서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냇 킹 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이 그들만의 해석을 실어 노래를 불렀다. 바이아에서 태어난 아스트루드 에반젤리나 와인너트는 어린 나이에 리우데자네이루로 이주했는데 “거의 모든 사람이 악기를 연주했던 외가 쪽으로부터 음악적 영감을 물려받았다”고 돌아보기도 했다.10대 중반에 그녀는 보사노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유명한 가수 나라 레아오와 유명 기타리스트 주어웅 질베르투를 포함한 “음악 클랜”이라고 묘사한 젊은이들과 어울렸다. 1963년 주어웅이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스탠 게츠와 앨범 작업을 하는 동안 스튜디오 통역을 하려고 뉴욕으로 향했다. 그렇게 만난 지 몇 달 안돼 두 사람은 결혼했다. 밴드가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의 영어 버전을 녹음하려 했을 때 질베르투는 수줍게 그녀가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엔지니어 필 레이먼은 2012년 재즈왁스(Jazzwax) 인터뷰를 통해 “프로듀서 크리드 테일러가 당장 곡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고 방을 둘러봤다. 아스트루지가 영어로 노래할 수 있다고 자원했다. 크리드가 말하길 ‘좋아요’라고 했고, 아스트루지는 (당시만 해도) 전문적인 가수는 아니었지만 그날 밤 그곳에 앉아 있던 유일한 희생자였다”고 말했다. 준비할 시간이 거의 없었지만 아스트루지의 초연하지만 섹시한 보컬은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키도 크고 눈이 황갈색이며 젊고 사랑스러운” 소녀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를 수상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노래가 게츠와 주앙의 작품으로 발매됨에 따라 그녀가 노래를 부른 명목으로 챙긴 것은 120달러의 세션 비용뿐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1965년 자신의 이름을 딴 앨범을 시작으로 성공적인 솔로 경력이 시작됐으며 재즈 기타리스트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빙과 팀을 이뤄 브라질 재즈의 표준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지난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뷰를 통해 아들 마르셀루는 어머니가 여성이란 차별적인 시각 때문에 음악산업에서 생활하는 것에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게츠가 그녀를 주부가 되지 않도록 구해줬다면서 몇몇 사람들이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가 성공한 것에 숟가락을 얹으려 한 사실을 돌아봤다. 그녀는 “진실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적었다. “내 노래에서 재능이나 잠재력을 인정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 중요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들의 중요성에 아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이 거짓말을 늘어놓는다는 사실에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1970년대에 그녀는 앨범 ‘Astrud Gilberto Now’(1972)와 ‘That Girl From Ipanema’(1977)을 위해 자신의 노래를 만들었다. 뒤 앨범에 그녀는 전설적인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와의 듀엣으로 자신의 작품인 ‘파 어웨이’를 수록해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 영화 ‘The Hanged Man’과 ‘Get Yourself a College Girl’에 얼굴을 내밀고 퀸시 존스의 ‘The Deadly Affair’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다. 1980년대 초 아스트루지는 아들 마에클로가 베이스를 맡은 그룹을 결성하고 세계를 돌았지만 마땅히 받아야 할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브라질에서 연주하는 일은 피하려 했다. 대신 유럽에서 그녀는 제임스 라스트와 함께 삼바 클래식 앨범을 녹음했다. 조지 마이클은 1996년 자선 앨범 ‘Red Hot + Rio’를 위해 ‘Desafinado’ 듀엣을 제안했다. 고인은 2002년 마지막 앨범 ‘정글’을 녹음한 뒤 “예전에는 대중과 가까이 있는 것이 두려웠다”고 말하면서 공연 중단을 발표했다. 말년의 대부분은 동물 학대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바쳤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 김건희 여사에게 편지 보낸 넷플릭스 “韓 배우 발굴 노력”

    김건희 여사에게 편지 보낸 넷플릭스 “韓 배우 발굴 노력”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최근 편지를 보내 전 세계에 우수한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뜻을 표했다. 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서랜도스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앞으로 편지를 보내고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중 있었던 만남에 감사를 나타냈다. 서랜도스 대표는 편지에서 “지난 4월 국빈 방문 중에 블레어하우스에서 저희 일행을 환대해 주시고, 투자계획 발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면서 “한국을 사랑하는 미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통령님의 상·하원 합동 연설을 인상 깊게 지켜봤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대표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만나,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4년간 25억 달러(약 3조 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서랜도스 대표는 또 “넷플릭스 구성원들도 한국과 미국의 문화 동맹에 기여하겠다”며 “계속 훌륭한 K-콘텐츠를 전 세계에 선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편지에 썼다. 특히 서랜도스 대표는 “여사님이 당부한 대로 넷플릭스는 한국의 신인 배우, 감독, 작가 발굴에 노력해 한국 영상 작품이 전 세계에서 지속해서 사랑받을 수 있게 하는 기회의 창이 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가 미국에서 넷플릭스 측에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신인 감독, 신인 작가가 더욱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것에 대한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서랜도스 대표를 한국으로 초청함에 따라 서랜도스 대표는 오는 2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한국 영화 학도와의 대화’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방한 때 서랜도스 대표가 윤 대통령 부부를 만날 수 있을지는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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