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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들의 우주는… 먹과 연필로 쌓은 시간

    그들의 우주는… 먹과 연필로 쌓은 시간

    김정욱 ‘전신사조’ 정신 깃들어윤미선, 구조물 쌓인 형상 반복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안에 항성들이 무한을 나타내는 기호처럼 놓여 있다. 우주인가 싶어 멀찍이 떨어져 다시 보니 사람의 눈꺼풀이 겹쳐 보인다. 다시 바라본 작품에는 우주를 담고 있는 눈의 형상을 하고 있다. 자신만의 우주를 인고의 시간으로 담아낸, ‘수행의 검음’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오는 21일까지 김정욱(54), 윤미선(45) 작가가 함께하는 기획전 ‘검은 우주’를 선보인다. 동양화를 전공한 김 작가는 전통 매체에 몰두하면서도 독특한 인물 형상을 그려 나간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의 겉모습뿐 아니라 인물의 내면세계까지 표현하고자 했던 ‘전신사조’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검은색으로만 칠한 눈, 무수히 환한 별이 박혀 있는 듯한 눈, 눈물을 머금고 있는 눈 등 반복적으로 눈과 눈동자를 그리는 작업은 자신의 내면은 물론 보편적인 인간의 영혼을 응시하고 있는 듯하다. 윤 작가의 우주에는 불안한 시절을 격려하듯 견고하게 구조물을 쌓아 만든 형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양감이 짙은 검은색은 명확한 구획을 만들어 낸다. 왜곡되고 해체된 얼굴, 구불거리는 손가락으로 꽃을 든 인물은 관람객을 천천히 목도한다. 원단을 수없이 자르고 붙이는 패치워크 기법을 통해 인물을 구현해 냈던 윤 작가는 건강상의 이유로 더이상 그 작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의 매체를 새로 찾아야만 했다. 그게 연필, 아크릴 물감 등이 됐다. 전시장 구석 가장 높은 곳, 콘센트가 있을 것 같은 기둥 뒤쪽에 배치된 작은 작품들을 찾아보는 매력도 있다. 유연주 호화 큐레이터는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배치를 해야 (작은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굉장히 힘이 큰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주제가 된 검은색은 두 작가가 사용하는 재료에서 따왔다. 김 작가는 세필(細筆)로 한지에 먹을 올리고 윤 작가는 종이에 연필을 긋는다. 두 작가 모두 무수히 겹치는 선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우주를 구현해 낸다. 유 큐레이터는 “두 작가가 고뇌하는 시간이 쉼 없이 쌓여 어둠에 빚어지는 기이한 형상들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우주를 상상하고 관람객이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다가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송파의 겨울,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 빠지다

    송파의 겨울,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 빠지다

    서울 송파구는 어린이·청소년을 주제로 한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 출품작 상영회를 내년 1월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송파구는 전날 BIKY 측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저출산 시대에 대응해 양 기관이 다양한 청소년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송파구는 행사 운영과 실행에 따른 장소 및 편의시설 제공, 안전관리 총괄 등을 맡고 BIKY는 영상 콘텐츠 교류와 정보 제공,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등을 담당한다. 내년 1월 BIKY 출품작 상영회는 이번 협약의 첫 결과물이다. 송파구는 겨울방학 기간인 내년 1월 4일부터 2월 23일까지 ‘송파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영화제’를 송파글마루도서관과 송파어린이도서관 내 극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상영작은 해외 장편 8편과 국내 단편 3편 등 BIKY 출품작 11편으로 ‘2024 송파청소년영화제’ 대상작 상영 및 감독·배우와 관객 간 소통의 시간도 마련된다. 더불어 송파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구의 출산·육아·교육 관련 핵심 사업을 ‘키즈 프렌들리 송파’라는 브랜드로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송파구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를 넘어 다양한 문화예술과 탄탄한 인프라를 통해 아동·청소년이 살기 좋은 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BIKY에서는 지난 7월 10일부터 5일간 부산 ‘영화의 전당’ 등에서 34개국 작품 113편이 상영돼 관객 2만여명이 다녀갔다.
  • 장애예술과 기술융합 지원…‘퓨처 와이드 오픈 랩’ 온다

    장애예술과 기술융합 지원…‘퓨처 와이드 오픈 랩’ 온다

    장애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 장애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오는 12~1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모두예술극장에서 ‘2024 퓨처 와이드 오픈 랩 쇼케이스’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부터 운영된 프로젝트는 올해 실험실을 뜻하는 ‘랩’(Lab)을 추가해 과정의 의미를 강조했다. 픽셀을 조형언어로 삼는 발달장애 작가 픽셀김(김현우), 로봇수트 작업을 통해 본인의 신체적 경험을 예술로 다뤄 온 작가 이인강, 접근성을 중심으로 장애를 가진 음악인들과 작업하는 앙상블리안 등 총 8인(단체)의 예술인이 선정됐다. 모두예술극장에서 펼쳐지는 쇼케이스는 약 5개월의 과정과 결실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로, 공연 2건, 전시 6건을 선보인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장애감각을 토대로 ‘프로젝션 맵핑’(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 키네틱 아트(작품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포함하는 예술작품) 등 다양한 기술과의 융합을 실험했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신기술 워크숍, 융합·장애 예술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와 함께 주제의식을 탐구하는 멘토링, 여러 아티스트 및 관객과의 교류를 구축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장애예술인의 예술 활동을 돕는 전동이젤 시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체장애화가가 음성 명령과 붓 제어 장치, 리모컨 등으로 캔버스를 이동시킬 수 있는 이젤이다. 김형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이사장은 “이번 쇼케이스는 장애예술과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회”라며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 프리즘처럼 다양한 색깔의 작업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퍼포먼스, 예술가와 대화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 장애-비장애 경계 허문다…씨네큐브, ‘리빙: 어떤 인생’ 배리어프리 상영회 성황리 마쳐

    장애-비장애 경계 허문다…씨네큐브, ‘리빙: 어떤 인생’ 배리어프리 상영회 성황리 마쳐

    태광그룹 계열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10일 ‘리빙: 어떤 인생’(2022) 배리어프리 버전 상영회 및 씨네토크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상영회는 지난 7월 시작한 ‘모두를 위한 씨네큐브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의 일환이다. 시네큐브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좋은 영화를 관람할 기회를 매월 1회 무료 제공하고 있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기존 작품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 해설이나 대사, 음악, 소리 정보 등을 알려주는 자막을 추가로 넣어 시청각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다문화 가족, 어르신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영화를 말한다. 일본 작품이 원작으로, 영국 올리버 허머너스 감독이 연출한 ‘리빙: 어떤 인생’은 기계처럼 반복적인 일상을 살던 공무원이 자신에게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뒤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자신의 작품인 ‘남매의 여름밤’(2019)과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2020)에 이어 ‘리빙: 어떤 인생’의 배리어프리 버전을 연출한 윤단비 감독은 씨네토크에서 “일반 영화와는 다른 결의 아름다움을 느꼈다”면서 “배우에게 내레이션을 디렉팅할 때 뭉클한 적도 많았고, 영화를 새롭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남매의 여름밤’의 경우 내가 연출 의도를 알고 있으니 작업하기 수월했는데 ‘미나리’나 ‘리빙: 어떤 인생’의 경우 기존 연출 의도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거나 오인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다”고 돌아봤다.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그램의 김세윤 작가는 “배리어프리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장벽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에 처음 경험하며 새로운 매력을 느꼈고, 앞으로도 기회가 있으면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0월 ‘미나리’, 11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에 이어 내년 1월 14일에는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한 멜로 ‘청설’(2024)의 배리어프리 버전이 상영된다.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회는 선착순 무료 입장이다. 상영 시간 1시간 전부터 영화관 로비에서 1인 최대 4매까지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씨네큐브 인스타그램(@cinecube_kr)과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 [2024 세계노벨문학축제]“어둠 속에 ‘빛’ 남기는 한강 작품…혼란스러운 세상 밝힐 것”

    [2024 세계노벨문학축제]“어둠 속에 ‘빛’ 남기는 한강 작품…혼란스러운 세상 밝힐 것”

    “한강의 작품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이 한 줌 남아 있어요. 이것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밝힐 거라고 믿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이곳에는 같은 날(현지시간) 한국인 최초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은 한강 작가를 축하하기 위한 ‘세계노벨문학축제’가 열렸다. 시민 150여명은 도서관 곳곳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한강 열풍’으로 쉽게 볼 수 없던 그의 소설책을 처음 본 일부 시민은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고 말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명동에 놀러 왔다가 행사 포스터를 보고 궁금한 마음에 찾았다는 일본인도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30대 김모씨는 “비상계엄과 탄핵 소동으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한강의 작품 등 한국 문학에서 희망을 배웠다”며 “결국 촛불과 같은 작은 빛이 하나둘 모여 우리 세상을 환하게 비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한국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 등의 책을 들고 있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축제 첫 순서로 한 작가의 대표작 ‘채식주의자’의 낭독을 맡은 배우 유선씨는 소설의 한 구절을 나지막하면서도 담담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일순간 수백 개의 눈과 귀가 모였다. 몇몇은 자신이 들고온 책을 꺼내 해당 부분을 찾은 후 조용히 손가락으로 밑줄을 그으며 입 모양으로 따라 읽었다. 눈을 감고 듣던 한 어르신은 감정이 북받친 듯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모(66)씨는 “쉬운 단어로 삶을 표현하면서도 감정이 꾹꾹 눌러 담긴 한강의 소설을 통해 언제나 인생을 돌아본다”고 말했다. 낭독 이후에는 노벨문학상을 과거와 현재, 미래 등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눈 세미나가 진행됐다. 6개로 이뤄진 강의 신청자는 300여명에 달했다. 특히 한강의 ‘소년이온다’를 자세히 파헤쳐보는 강지희 문학평론가의 강의는 준비된 좌석이 부족해 서서 듣는 시민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오병관(60)씨는 “고향이 광주다. ‘소년이 온다’를 읽고 누구보다 크게 공감했다. 청년들이 책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역사를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 노성환 경북도의원, 현장 중심 농업정책 제시해 ‘2024 행감 우수 의원’ 선정

    노성환 경북도의원, 현장 중심 농업정책 제시해 ‘2024 행감 우수 의원’ 선정

    경북도의회 노성환 의원(고령군, 농수산위원회)이 농업 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적 정책을 제시한 것으로 인정받아 11일 경북도의회 2024년 ‘행정사무감사 우수 의원’으로 선정됐다. 노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경북 딸기 명성 회복과 수출시장 확장을 목표로 한 ‘베리굿(Berry Good)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농업자원관리원의 기술을 고령군 농업기술센터로 전수해 함께 생산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우수한 기술력을 지역 농가와 공유하고, 자체 품종 개발에서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주장했다. 현재 40~50%에 그치는 자체 품종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놓았다. 또한 쌀값 하락 문제 해결을 위해 잎과 줄기, 알곡을 포함한 벼 전체를 가축의 사료에 이용하는 총체벼 재배 확대를 강조했다. 총체벼 재배를 통해 벼 재배면적을 조절하고, 축산농가에는 양질의 사료를 공급하고, 사료비 부담을 낮추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각 지역의 주산지 작물 연작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녹비작물을 수확하지 않고 담수처리 하더라도 전략작물 직불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검토를 요구했다. 아울러 농업인 맞춤형 스마트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농가별로 스마트팜에 대한 이해도와 요구사항이 다른 만큼, 농업인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이밖에 2026년 미국, 2028년 호주와의 FTA 발효에 대비한 축산물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수면 수산물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작품을 산업화할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의원은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의정활동의 기본”이라며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드론 활용해 가로등 청소하자”…서울시, 드론 활용 경진대회 우수 아이디어 9개 발굴

    “드론 활용해 가로등 청소하자”…서울시, 드론 활용 경진대회 우수 아이디어 9개 발굴

    서울시는 지난 10일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제7회 서울시 드론 활용 경진대회 공모전 결선 및 시상식’을 열고 수상팀 9팀을 선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2018년부터 드론 활용 경진대회를 통해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도시 문제 해결 및 시민 서비스 방안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지난해 대비 91% 늘어난 103개 작품이 접수됐다. 공공 및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와 공개 검증, 본선 발표 등으로 최종 9개팀이 가려졌다. 실제 참가자들은 안전과 교통, 관광과 환경, 시설관리 등 다양한 분양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특히 ‘에이디엘’ 팀은 드론을 이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가로등을 청소하는 아이디어로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짐벌과 자이로센서가 적용된 노즐을 탑재한 AI 분사형 드론’과 ‘드론과 열화상 이미지를 이용한 딥러닝 기반 싱크홀 모니터링 시스템’을 제안한 2개팀이 받았다. 우수상에는 ‘에코 서울 디지털 트윈 기반의 드론 활용 산림 및 비산림 탄소 모니터링 시스템’, ‘드론과 멀티홉 기술을 통한 조난자 구조 방안’, ‘드론을 활용한 공유 전동 킥보드 단속’, ‘드론 기반 실시간 지반침하 모니터링 대응 체계 구축 : S-MAP 활용을 중심으로’ 제안한 4개팀이, 학생부문 특별상에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실종자 수색 드론’ 과 ‘드론을 활용한 상하수도 누수탐지 및 지반침하 사고 예방’ 제안이 선정됐다. 시는 수상자에게 서울특별시장상과 함께 상금(대상 200만원, 최우수상 각 100만원, 우수상 각 50만원, 특별상 각 30만원)을 수여했다. 수상작 9팀의 아이디어는 향후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발굴된 다양한 시민 아이디어는 서울시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와 시민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지속해 드론 활용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한강 ‘한국어 호명’, 끝내 무산된 이유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한강 ‘한국어 호명’, 끝내 무산된 이유

    “디어(Dear) 한강,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문학상 시상자로 나선 한림원 종신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엘렌 맛손은 한강의 수상 차례가 되자 영어로 이같이 청했다. 한강은 부문별 시상 순서에 따라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에 이어 네 번째로 호명됐다. 맛손은 애초 한림원 연설문을 스웨덴어로 먼저 낭독한 뒤 마지막 두 문장을 한국어로 호명할 예정이었으나, 최종 준비 단계에서 영어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어색한’ 한국어 발음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의 집중력과 무게감이 흐트러질 가능성을 우려해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어 번역 의뢰를 받았던 박옥경 번역가는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맛손 측에서) 도저히 어려울 것 같아서 결국 영어로 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한국어로 하겠다며 마지막 한 줄을 번역해달라고 부탁해왔다”며 “번역 문장을 보냈더니 ‘장담은 아직 못하겠으나 한 줄 더 번역해 달라’고 추가로 요청이 왔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번역가와 스웨덴 국적인 남편 안데르스 칼손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한국학 교수가 직접 한국어로 된 문장을 각각 녹음해 전달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을 스웨덴어로 공동 번역했다. 박 번역가는 “한림원이 스웨덴어 발전을 추구하는 기관이라 연설문은 전통대로 스웨덴어로 낭독하지만 마지막에 호명할 때는 수상자 출신국 모국어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간은 대부분 서양 언어권이었다”며 “(맛손 위원이 한국어를) 마지막까지 연습했지만, 워낙 생소해 그런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상식 후 연회장서 울려퍼진 한국어 ‘깜짝’ 다만 시상식을 마친 뒤 스톡홀름 시청사 ‘블루홀’에서 열린 연회에서는 뜻밖의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한강의 수상 소감 차례를 소개하던 스웨덴 대학생 사회자가 한국어로 그를 깜짝 소개한 것이다. 사회자는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한편 한강은 연회에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영어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묻고, 언어는 이 행성에 사는 사람의 관점에서 상상하기를 고집하며, 언어는 우리를 서로 연결한다”고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포토] 노벨상 연회 하이라이트 ‘디저트 퍼레이드’

    [포토] 노벨상 연회 하이라이트 ‘디저트 퍼레이드’

    10일(현지시간) ‘노벨상 시상식’이 끝나고 대규모 연회 연회가 열렸다. 이날 연회 만찬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3코스 메뉴를 먹는 동안 한강은 동석자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만찬이 끝날 때쯤 네 번째 순서로 수상소감도 밝힌 한강은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회는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축하하기 위해 약 일주일간 진행되는 ‘노벨 주간’의 하이라이트 행사다. 1200여명의 참석자에게 신속히 서빙을 하기 위해 약 130명이 투입됐고, 이들은 중앙 계단에 자리한 이른바 ‘서빙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칼군무를 하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노벨주간 주관 방송사인 SVT는 4시간 넘게 이어진 연회 전 과정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지인들끼리 모여 노벨상 시상식 만찬 생중계를 보며 격식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춤을 추며 즐기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국왕을 비롯한 주요 귀빈이 한자리에 모이는 초대형 이벤트인 데다 120여년간 이어진 노벨상 시상식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일각에서는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부 있다. 사진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사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연회에서 관계자들이 디저트를 서빙하는 ‘디저트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 한강 노벨문학상 축하 메시지… 오영훈 “4·3, 따뜻한 생명 얻어 불멸의 역사로”

    한강 노벨문학상 축하 메시지… 오영훈 “4·3, 따뜻한 생명 얻어 불멸의 역사로”

    “생명은 따뜻하다라는 작가의 집필메모처럼 제주4·3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따뜻한 생명을 얻어 불멸의 역사로 남게 됐다.”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4·3의 아픔과 화해를 문학으로 승화한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저자인 한강 작가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11일 이같이 밝혔다. 한강 작가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진 제주4·3의 역사적 비극과 그 상처를 다루며, 인간애와 화합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세계 독자들에게 전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치유’와 ‘화해’를 다루며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오 지사는 10일 오후 4시(현지시각) 스웨덴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 작가에게 “70만 제주도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작가의 위대한 작품으로 제주4·3에 대한 국내외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라는 작가의 집필과정 메모처럼 제주4·3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따뜻한 생명을 얻어 불멸의 역사로 남게 됐다”면서 “한강 작가가 전한 제주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작가는 이날 수상 소감에서 “문학작품을 읽고 쓰는 일은 필연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도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제주국제공항 등 도내 주요시설 전광판에 축하 메시지를 표출하고, 읍면동 내에 축하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번 수상은 제주4·3의 전국화·세계화와 함께 문학을 통한 기억의 보존과 치유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도는 4·3희생자유족회 및 제주작가회의와 함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와 4·3유적지를 연계한 기행을 오는 24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77주년 추념식, 세계기록유산 등재 시기에 맞추어 관련 기념사업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 유에이치씨 그룹, 부산 해운대에 ‘유에이치 컨티넨탈 센터포인트’ 오픈

    유에이치씨 그룹, 부산 해운대에 ‘유에이치 컨티넨탈 센터포인트’ 오픈

    유에이치씨(UHC) 그룹이 부산 해운대에 ‘유에이치 컨티넨탈 센터포인트’(UH Continental CenterPoint)를 오픈했다. 유에이치 컨티넨탈은 ‘유에이치 스위트’UH Suite) 특유의 감도 높은 객실에 다양한 부대시설이 어우러진 하이엔드 호텔 브랜드다. ‘우아한 전통과 예술적 평온’(Graceful Origins, Artful Tranquility)을 콘셉트로 삼아, 도심에서 품격 있는 휴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가장 큰 강점은 탄탄한 부대시설과 더불어, 호텔 곳곳에 녹아 있는 미적 감수성이다. 고객들은 미식과 예술 감상을 포함한 전반적인 여가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유에이치 컨티넨탈 센터포인트 1층에는 고급 한식당 ‘화온’이 들어선다. 르 꼬르동 블루 출신, ‘휴고 도산’ 등에서 파인다이닝을 운영했던 원영호 셰프가 신선한 해산물과 제철 채소를 활용한 미식을 대접한다. 아울러 호텔 로비 및 객실 일부에는 ‘퍼니처 아티스트(Furniture Artist)’인 김현희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 전통 가구를 모티브로 한 예술품이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라운지’(Casual Lounge), 키즈룸을 보유한 ‘원더 라운지’(Wonder Lounge), 분위기 있는 독서를 위한 ‘북 앤 배럴 라운지’(Book & Barrel Lounge), 전시 감상에 특화된 ‘아트 라운지’(Art Lounge)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유에이치씨의 호텔 대부분이 번화가 건물의 중·고층부 위주로 입점했다면, 유에이치 컨티넨탈은 로비와 부대시설을 완비한 중대형 규모의 시설이다. 단순한 숙박을 넘어 여가활동까지 책임지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호텔’로 첫발을 뗀 셈이다. 외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한 ‘입소문 바이럴’도 기대되는 바다. 부산은 일본과 대만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높은 도시로, 이는 유에이치씨 그룹의 인지도가 특히 높은 국가들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유에이치 스위트는 이미 전 지점 숙박객 80%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높은 해외 인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유에이치 컨티넨탈 센터포인트 역시 이 같은 글로벌 고객 방문을 통해 부산 해운대의 대표 호텔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박성재 유에이치씨 대표는 “유에이치 컨티넨탈은 인테리어부터 접객 방침까지, 유에이치씨가 축적해 온 모든 노하우를 집대성한 브랜드다”라며 “제2의 수도로 불리는 부산에서 첫번째 지점을 개시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외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풍부한 객실 내 콘텐츠로 새로운 호텔 사업의 장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에이치씨는 부티크 호텔 브랜드인 ‘유에이치 스위트’와 위탁운영 전문 브랜드 ‘유에이치 플랫’(UH Flat)을 통해 탄탄한 기획 및 운영 역량을 증명해 왔다. 2017년 첫 지점을 개설한 이후 국내 20개 이상의 호텔을 보유 중이며, 지난 10월에는 ‘유에이치 스위트 난바역점’으로 글로벌 시장에 입성했다. 내년에는 일본 오사카에 5개 지점을 추가 오픈하며 해외 진출을 가속할 계획이다.
  • 5·18소년열사 문재학, 광주의 아픔 다독인 한강 작가에 “감사”

    5·18소년열사 문재학, 광주의 아픔 다독인 한강 작가에 “감사”

    “혼은 남은 자들의 기억 속에 있습니다. 저는 소설 ‘소년이 온다’를 읽는 모든 독자들의 기억과 마음 속에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럴 기회를 준 한강 작가에게 무척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긴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11일 새벽 홀로그램으로 복원돼 한강 작가에게 전하는 감사편지를 읽어내렸다. 스웨덴에서 노벨상 시상식이 열린 10일 밤 8시부터 11일 새벽 1시까지 광주 서구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에서 온 편지’를 주제로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시민축하행사’가 펼쳐졌다. 10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축하행사는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신형철 서울대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신 교수는 “소설 ‘소년이 온다’는 한강을 뛰어넘는 한강의 소설”이라고 평가하며 “모두가 5·18광주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과 지역을 대표하는 문학단체, 작가 등단을 준비하는 문예창작과 학생, 연주단체 등이 시낭송과 시극,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리면서 ‘광주의 딸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축하 분위기가 고조됐다. 하지만 조명이 꺼진 가운데 한강 작가의 대표작 ‘작별하지 않는다’와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 샌드아트 ‘아무도 몰라-암매장’ 공연이 시작되자 일부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는 등 행사장은 일순 엄숙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11일 새벽 0시 49분, TV로 생중계된 스웨덴 노벨상 수상식에서 ‘친애하는 한강’이라며 한강 작가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시민홀은 환호로 가득찼으며,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서 ‘광주의 딸’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시민들은 시상식 중계를 기다리며 “한강 작가의 작품을 통해 5·18과 광주의 아픔을 가슴 깊이 체험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힘을 얻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쓴 편지를 책으로 엮어 한강 작가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축하행사는 작품 ‘소년이 온다’ 주인공 ‘동호’의 실제인물인 ‘문재학 소년열사’가 인공지능(AI) 기법으로 복원돼 한강 작가에게 축하편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시민홀 중앙에 홀로그램 영상으로 등장한 ‘동호’는 “안녕하세요. 문재학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날이니, 소설 속 ‘동호’의 이름과 모습으로 왔습니다”라며 시민들에게 말을 건넸다. 이어 “네 저는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죽었습니다. 그렇게 몸과 이별을 했습니다”라며 “그러나 혼은 남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있고, 저는 여기 제 혼의 힘이 아닌, 여러분의 기억의 힘으로 왔습니다. 모든 것이 ‘소년이 온다’ 그리고 한강 작가의 덕분입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날 축하행사에 앞서 광주시청 앞에는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과 포토존이 설치돼 빛을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는 한강 작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덕분에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의 도시’라는 이름 붙일 수 있게 됐다”며 “5·18광주를 전세계에 알려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광주시민과 함께 축하한다”고 말했다.
  • “1980년 5월, 전 죽었다” 계엄군에 숨진 ‘소년 동호’, 되살아나 전한 말

    “1980년 5월, 전 죽었다” 계엄군에 숨진 ‘소년 동호’, 되살아나 전한 말

    “제 후회 없는 마지막 삶을, 읽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게 해준 한강 작가에게 감사합니다.” 11일 소설가 한강(54)이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노벨상 메달을 받을 때, 한강이 태어난 광주에서는 그의 소설 ‘소년의 온다’의 주인공 ‘동호’가 등장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광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는 동호가 인공지능(AI)으로 복원돼 홀로그램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소년의 온다’ 주인공 동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실제 인물 문재학군을 모티브로 했다. 17세였던 문재학군은 1980년 5월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남아있다가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이날 등장한 동호는 문재학군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으며, 김형중 인문도시광주위원회 위원장이 동호가 돼 편지를 썼다. “안녕하세요. 문재학입니다”로 입을 뗀 소년 동호는 “저는 1980년 5월 27일 새벽에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어머니와의 마지막 대화를 언급하며 “‘집에 가자’며 물에 빠진 사람처럼 무섭게 손을 끌어당기는 엄마의 손가락들을 하나씩 떼어 냈다”며 “6시에 가겠다는 저의 말, 결국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지만 그 순간 잠깐 엄마의 얼굴이 펴지는 것을 봤다”고 회상했다. 동호는 “혼에게는 몸이 없어도, 눈을 뜨고 많은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죽은 사람의 혼은 죽은 육신에 깃드는 것이 아니라 그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깃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기억이 제 혼”이라고 전했다. 또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펼치던 여러분의 손길 곁에 저는 항상 같이 있었다. 제 후회 없는 마지막 삶이, 읽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며 “그럴 기회를 준 한강 작가에게 무척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문재학군의 어머니 김길자씨는 AI로 복원된 아들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1980년 광주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소설은 계엄군 총에 맞은 친구 정대를 찾다가 전남도청에서 희생자 시신 뒷수습을 도운 중학생 동호. 그와 함께한 여고생 은숙과 양장점 미싱사 선주, 그리고 대학생 진수가 겪은 5·18 전후 삶의 모습을 건조한 시선으로 그렸다. 한편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의 랜드마크인 콘서트홀(Konserthuset)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해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diploma)를 받았다. 한강은 역대 121번째이자 여성으로는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는 것은 2000년 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이며, 문학상을 받는 것은 1901년 이 상이 처음 수여된 이래 123년 만의 일이다. 한강은 이날 공개된 스웨덴의 공영 방송사 SVT 인터뷰에서 ‘소년이 온다’를 집필한 과정에 대해 “모든 조각을 모으고 싶었다”며 “살해당한 사람들의 일기를 읽었고, 이는 생존자로서의 죄책감이었다. 어떤 사람은 저나 제 가족 대신 죽었을 수도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한강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의 반대편에 서 있어”

    한강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의 반대편에 서 있어”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은 소설가 한강(54)은 시상식 이후 스톡홀름 시청에서 이어진 만찬에서 언어의 가능성과 문학의 역할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지난 7일 강연 ‘빛과 실’을 통해 자신의 문학을 가능케 한 힘 ‘사랑’을 역설한 한강은 이번 만찬에서는 생명과 생명을 연결하는 언어와 그것을 다루는 문학의 의미를 다시 한번 곱씹었다. 노벨상 수상자는 시상식 전후로 스톡홀름에서 진행되는 ‘노벨 위크’ 기간 총 두 번의 발언 기회를 얻는데, 한 번은 시상식 전 강연이고 다른 하나는 시상식 이후 만찬에서 진행되는 ‘감사의 말’(Speech of Thanks)을 통해서다. 앞선 강연은 한국어였지만 이번 감사의 말은 영어로 진행됐다. 한강은 여덟 살이던 시절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폭우를 맞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설을 시작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하면서 건너편 건물에 있는 아이를 보고는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나’임을, 그리고 연결되어 있음을. 한강은 이렇게 말했다.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선 모든 사람,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저처럼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일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한강은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이 경험이 몇 번이고 되살아났다고 고백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결국 언어의 실을 따라 다른 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또 다른 내면을 만나는 것이며, 그 실을 통해 나의 중요한 질문을 매달아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강은 “어릴 적부터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면서 “이는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져왔으며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질문이다”라고 했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는,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생명체를 일인칭의 시점으로 상상하는, 우리를 서로 연결해 주는 언어가 있다”면서 “이런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과 반대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6일 전 세계 미디어와 만나 한국의 계엄령 상황을 비판한 한강은 11일에도 스톡홀름에서 한국 기자들과 별도로 만나 작품세계에 관한 더욱 깊은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12일 현지에서 낭독회를 끝으로 노벨 위크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 방영 전인데… ‘오징어 게임2’ 美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

    방영 전인데… ‘오징어 게임2’ 美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

    오는 26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내년 1월 5일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됐다. 골든글로브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제82회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2는 최우수 TV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방영 전 작품이 후보에 지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올해 안에 방영하는 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11월 4일까지 주최 측에 해당 작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넷플릭스 측이 이에 맞춰 심사위원단에 작품을 미리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통상 현지 방송사들은 연말에 새 작품을 내놓지 않지만 넷플릭스가 이런 관행을 깨고 크리스마스 휴가철에 작품을 공개하기로 하면서 아직 방영도 되지 않은 작품이 시상식 후보에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 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으로는 지난 9월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일본 배경 시리즈 ‘쇼군’이 있다. 이 외에 넷플릭스 ‘외교관’, 애플TV+ ‘슬로 호시스’, 프라임비디오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피콕의 ‘데이 오브 더 자칼’ 등도 후보에 올랐다. 앞선 ‘오징어 게임’ 시즌1은 2022년 1월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등 3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이 중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수상했다. 앞서 영화 부문에서는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1년 한국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 “변호인·강철비보다 더 무거운 영화”… 가족 코미디로 돌아온 1000만 감독

    “변호인·강철비보다 더 무거운 영화”… 가족 코미디로 돌아온 1000만 감독

    ‘피 섞여야 가족인가’ 부자의 성장기만두 장인 김윤석·스님 이승기 열연 “가족을 꾸리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첫 연출작으로 1000만 관객을 넘긴 인권 변호사 이야기 ‘변호인’(2013), 북한에서 발생한 쿠데타로 전쟁 위기에 처한 남북을 묘사한 ‘강철비’(2020) 등 한국 사회의 묵직한 현실을 영화로 담은 양우석(55) 감독이 가족을 주제로 한 코미디 ‘대가족’으로 돌아왔다. 지난 작품들에 비해 조금 가벼운 게 아닐까 싶은데 양 감독은 “두 영화보다 나에겐 더 무거운, 숙제 같은 영화였다”고 했다. 11일 개봉하는 영화는 사정이 있는 삼대가 얽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 한복판에서 유명 만둣집 평만옥을 운영하는 무옥(김윤석 분)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 문석(이승기 분)은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출가했다. 어느 날 꼬마 남매가 문석이 자기들의 아버지라며 평만옥을 찾아온다. 문석은 대학 시절 정자 공여자로 산부인과 병원에 다닌 일을 떠올린다. 대가 끊길 뻔한 무옥은 새로 생긴 손주들 덕분에 난생처음 행복을 느낀다. 끔찍이 아끼는 손주들을 위해 노력하는 무옥, 스타 스님이지만 어딘가 어수룩한 문석의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던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진지해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양 감독은 “가족은 무조건 피가 섞여야 한다고 생각하던 무옥과 아버지의 속마음을 알게 된 문석 부자의 성장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양 감독은 가족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영화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담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가족”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어느 가족이건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데 영화를 통해 그런 상처를 극복하고 화해하는 이야기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김윤석, 이승기의 열연이 돋보인다. 양 감독은 “김윤석은 ‘뭘 해도 장인’ 느낌이 들어 캐스팅했다. 만두피를 딱 드니까 진짜 장인 같더라. 그리고 웃을 때 하회탈처럼 밝게 웃는데 우리가 잘 모르는 혹은 잃어버린 표정을 보여 주는 진짜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승기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훤칠하고, 공부 잘하는 캐릭터’라고 썼는데 딱 들어맞는다. 촬영 3개월간 삭발 투혼으로 임해 줘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 여자라서 안 됐던 20세기 초… 혜성처럼 반짝인 ‘예외의 여성’

    여자라서 안 됐던 20세기 초… 혜성처럼 반짝인 ‘예외의 여성’

    “우리 왜 존재하며 어디에 있나”지구와 은하 거리 측정법 고안美 천재 천문학자 레빗 이야기슬의생 안은진, 7년 만에 연극1900년대 美 시대적 상황 재현 “우주의 가장 깊은 어둠에 묻힌 모든 것들 중에. 수십, 수백억의…예외들. 그리고 난 그 예외를 파고드는 사람입니다.” 참정권은커녕 여성이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을 ‘가관’이라 말하고 결혼 지참금이 있던 미국의 1900년대. 천문학자를 꿈꾸던 ‘예외의 여성’이 있었다. 국립극단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올리는 연극 ‘사일런트 스카이’를 통해 미국 천문학자 헨리에타 레빗(1868~1921)을 소환한다. 극작가 로렌 군더슨의 작품을 김민정 연출이 윤색한 이 연극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배우 안은진이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와 주인공 레빗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레빗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익숙한 에드윈 허블보다 앞서 세페이드 변광성을 이용해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방법을 최초로 고안했던 여성 천문학자다. 레빗의 사후, 허블은 그의 발견에 기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허블의 법칙’을 밝혀내게 된다. 당시 세계에서 큰 망원경 중 하나였던 하버드천문대의 굴절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연구하길 바랐던 레빗의 생각과 달리 당시 하버드의 여성 과학자들은 망원경을 만질 기회조차 없었다. 필름도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 레빗과 그의 동료 애니 캐넌, 윌러미나 플레밍은 유리건판에 별들을 기록하며 ‘하늘의 지도’를 그린다. 캐넌 역과 플레밍 역은 각각 배우 조승연과 박지아가 맡았다. “내겐 질문이 있어. 인류가 쌓아 온 지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우리는 누구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에 있는가”라는 레빗의 대사는 광활한 우주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그들의 의지를 대변한다.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출과 배우들은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인 만큼 1900년대 초 미국의 시대적인 상황과 당시 천문학계 내부 사정 등 엄청난 양의 자료를 공부하듯 들여다보며 극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안은진은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좋은 대본을 만나 1년 동안 열심히 연습하며 기다려 왔다”며 “학창 시절 꿈이었던 명동예술극장이라는 점, 단일 캐스팅, 볼수록 더 이야기에 빠져드는 대본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연출은 이번 작품이 190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연대, 존재에 대한 의구심 등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격변기인 20세기 초라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가 배우는 것들이 명확히 있는 것처럼 우리의 현재 또한 미래의 누군가에게 배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현재의 선택들은 미래에 위로가 되고 지지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 한강, 노벨문학상 메달·증서 받아…한국인 최초 ‘블루카펫’

    한강, 노벨문학상 메달·증서 받아…한국인 최초 ‘블루카펫’

    “디어(Dear) 한강, 스웨덴 한림원을 대표해 따뜻한 축하를 전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국왕 폐하로부터 상을 받기 위해 나와 주시기를 바랍니다.” 소설가 한강이 10일(현지시간) 오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소재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 메달과 증서를 받았다. 메달과 증서는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이 직접 수여했다. 문학상 시상자로 나선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 엘렌 맛손은 시상 연설에서 한강의 작품 세계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진실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또 한강의 주요 작품을 관통하는 색상이 ‘흰색’과 ‘빨간색’이라고 해석했다. 맛손은 “흰색은 그녀의 많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눈(雪)으로 화자와 세상 사이 보호막을 긋는 역할을 하지만, 슬픔과 죽음의 색이기도 하다”면서 “빨간색은 삶,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통과 피를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녀의 (작품 속) 목소리가 매혹적일 만큼 부드러울 수는 있으나, 형언할 수 없는 잔혹성과 돌이킬 수 없는 상실감에 대해 말하고 있다”며 “흰색과 빨간색은 한강이 작품 속에서 되짚는 역사적 경험을 상징한다”고 강조했다. 맛손은 2021년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한강의 작품에서는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변화가 끊임없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의 작품은 “결코 잊어버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소설 속) 인물들은 상처를 입고 부서지기 쉬우며 어떤 면에서는 나약하지만, 그들은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거나 질문을 던질 만큼의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죽음과 애도, 그의 작품처럼… 한강은 언제나 ‘올블랙’

    죽음과 애도, 그의 작품처럼… 한강은 언제나 ‘올블랙’

    국내외 공식 석상서 검은 옷흑과 백, 인간 생사 표현무채색 이미지 ‘흰’ 떠올라 묘한 침묵이 흐르던 지난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감라스탄(구시가지) 한림원 기자회견장.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54)이 수상자 선정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미디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머플러부터 양말에 구두까지 한강은 온통 검은빛이 돌았다. 열세 개의 샹들리에가 조명을 내뿜고 있는, 식물을 연상케 하는 금빛 장식이 상아색 벽을 휘감고 있는 회견장의 밝은 분위기와 선명하게 대조돼 보였다. 스톡홀름에서 한강은 내내 ‘올블랙’ 차림을 고수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비공개 진행됐던 노벨박물관 소장품 기증 일정에서도, 지난 7일 한림원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도 그는 모두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머플러 색깔만 검푸른색에서 검은색, 짙은 회색으로 조금씩 달라졌을 뿐이다. 한강은 8일 그의 책을 번역한 세계 각국 편집자들과의 비공개 ‘채식 오찬’에서도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있었고 이날 저녁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콘서트에도 검은색 긴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은 이날 ‘말괄량이 삐삐’를 쓴 스웨덴 국민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유족의 초대로 그가 생전 살던 아파트도 방문했는데 노벨재단이 9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여기서도 그는 검은색 옷차림이었다. 한강은 앞서도 국내외 거의 모든 공식적인 자리에서 검은색 옷을 즐겨 입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이후 두문불출하다가 처음 치른 공식 행사였던 지난 10월 17일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도 이번 노벨문학상 기자회견에서처럼 검은색 재킷 안에 검은색 셔츠를 입은 모습이었다. ‘작별하지 않는다’가 한국 작품 최초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국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검은색 정장에 검푸른색 머플러를 두르고 검은색 밴드에 흰색 판으로 된 시계를 찼다. 심지어 2016년 맨부커상 시상식 때도 한강의 원피스와 스타킹은 검은색이었다. 이번 스톡홀름 일정에 동행한 한 출판사 관계자는 “한강 작가는 평소에도 검은색을 비롯한 무채색 위주의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깔끔하면서도 다소 단조롭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는 무채색 이미지를 한강은 작품 안에서 절묘하게 구사하며 주제 의식을 부각하고 있다. 스웨덴어를 비롯해 여러 언어로 번역된 소설 ‘흰’이 대표적이다. 한강 본인이 의식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무채색을 자주 활용하는 것은 그의 문학적 주제 의식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작 ‘붉은 닻’에서부터 최근작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일관적으로 폭력과 고통, 죽음, 애도의 문제를 다뤘다. 윤정화 홍익대 교양교육원 교수는 논문 ‘한강 소설에 나타나는 흰 색채 이미지와 변이 양상’(2020)에서 “초기 소설에서 푸른색이나 붉은색 등 유색으로 드러났던 죽음은 결국 검은색으로 종합돼 이미지를 더욱 굳건하게 형성한다”면서 “이는 점점 탈색돼 2010년 이후로는 죽음과 삶 두 영역에 흰색이 주된 이미지를 담당한다”고 분석했다. 예로부터 흰색과 검은색은 ‘죽음’을 상징하는 색이었다. 2016년 한국패션디자인학회지에 실린 논문 ‘동·서양 상복에 표현된 색채상징 연구’(김주희·채금석)에서는 “흰색과 검은색은 인간의 생과 사를 표현하는 원초적인 색상으로 동양의 상복에서는 흰색으로, 서양의 상복에서는 검은색으로 나타난다”며 “16세기 이후 검은색 상복은 살아 있는 자, 남아 있는 자를 위한 색으로 변화됐다”고 분석했다. 노벨박물관에는 한강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드레스가 전시됐는데 이 드레스도 흰색과 검은색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 유정희 서울시의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2024 세계 노벨문학축제’ 참석

    유정희 서울시의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2024 세계 노벨문학축제’ 참석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4)이 10일 서울도서관에서 열린 ‘2024 세계 노벨문학축제’에 참석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특별 시낭독 행사에 참여했다. 이번 축제는 한강 작가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며, 시민들에게 문학과 예술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로, 문학의 힘을 통해 사람들 간의 소통과 교감을 증진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유 의원은 축제에서 ‘그날이 오면’이라는 시를 낭독하며, 문학이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깊은 영향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유 의원은 시낭독 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큰 의미를 가진 순간”이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접하고, 문학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배우 유선이 사회를 맡고, 한강 작가의 작품을 낭독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또한, 노벨문학상의 ‘과거, 현재, 미래’ 를 주제로 한 강연과 대화의 장이 펼쳐져, 문학의 역사와 그 영향력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한편, 이번 축제는 서울시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도서관과 서울국제도서전이 주관하는 행사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학 토크, 강연, 전시, 낭독 등 풍성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특히 한강 작가의 작품을 다룬 세션들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축제의 의미와 가치를 더욱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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