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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운동가 최다 배출 경북 안동,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알린다”…광복 8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독립운동가 최다 배출 경북 안동, “한국독립운동의 성지 알린다”…광복 80주년 다양한 기념행사 마련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인 경북 안동시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 행사 개최를 통해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임을 알린다. 안동시는 오는 31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811㎡)에서 광복 80주년 기념 ‘초대 국무령 이상룡과 임청각-나라 위한 얼과 글’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서울시와 공동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임정 국가수반)을 지낸 안동출신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 엄혹한 시대에 남긴 항일 독립운동 발자취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회에서는 이상룡 선생 관련 자료 90여점을 통해 그의 애국애족 정신과 독립투쟁의 역사를 되새기고 선생의 생애 전반을 주요 활동과 함께 소개한다. 시는 또 오는 14일부터 사흘간 매일 오후 8시, 안동탈춤공원 특설무대에서 실경뮤지컬 ‘왕의나라 시즌3–나는 독립군이다’를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1894년 갑오의병 항쟁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51년간 이어진 안동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항일 투쟁사를 웅장하게 재현했다. 서울·부산의 전문 뮤지컬 배우와 안동 지역 연극인, 풍물패·무용단·합창단, 시민 배우 등 200여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와 함께 시는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함께 오는 15일 저녁 7시 30분 웅부홀에서 ‘창작오페라 초인 264 낭독콘서트’를 마련한다. 이번 콘서트는 수인번호 264번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일제의 폭압에 맞서 17번 투옥된 이육사(1904~1944)의 삶과 투쟁을 다룬 창작 오페라다. 앞서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상설갤러리와 5갤러리에서 ‘다시 만난 이육사 展’을 개최하고 있다. 이밖에 안동시는 ▲광복 80주년 기념 관광택시 요금 최대 50% 할인 ▲안동 임청각을 목적지로 하는 ‘8·15 독립열차’ 테마 여행 상품 운행 ▲안동무궁화 축전 등 광복 관련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안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391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곳이다. 이상룡, 류인식(1865~1928), 김동삼(1878~1937), 이육사, 김시현(1883~1966), 김지섭(1884~1928) 등 구국에 헌신한 수많은 순국지사와 독립지사를 배출했다.
  • 네이버 자회사, 하루 새 ‘주가 81%’ 폭등…협업 어렵다는 이 ‘기업’과 손잡았다

    네이버 자회사, 하루 새 ‘주가 81%’ 폭등…협업 어렵다는 이 ‘기업’과 손잡았다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웹툰 엔터)가 월트디즈니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나스닥에 상장된 웹툰 엔터의 주가가 하루 만에 80% 넘게 치솟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웹툰 엔터는 16.96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전장보다 81.2% 올랐다. 지난해 7월 기업공개(IPO)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앞서 웹툰 엔터는 뉴욕증시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올해 3월 들어서는 주가가 공모가(21달러)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달러 언저리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웹툰 엔터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월트디즈니 컴퍼니와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폭등하게 된 것이다. 양사는 이 협업을 통해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20세기 스튜디오의 대표 작품들을 세로 스크롤 방식의 웹툰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웹툰으로 가장 먼저 선보일 작품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스타워즈’, ‘에이리언’, ‘아주 오래된 이야기‘ 등이다. 앞으로는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 ‘웹툰(WEBTOON)’ 영어 앱 내 디즈니 전용관을 신설하고 약 100편에 달하는 협업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월가에선 이번 디즈니와의 계약을 두고 웹툰 플랫폼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는 “자사 지식재산(IP) 배급에 매우 까다로운 디즈니의 승인 도장은 웹툰 플랫폼의 가치를 보여주며 동시에 웹툰이 보유한 접근하기 어려운 고객층과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며 이번 파트너십 체결이 웹툰 엔터에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디즈니가 찍어준 신뢰의 도장은 다른 주요 IP 보유자들이 웹툰을 찾을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IP 보유자들은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로 접근하기 어려운 독특한 고객층에 접근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JP모건도 리서치 보고서에서 이번 파트너십이 디즈니의 최대 규모 출판 파트너십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앞서 웹툰 엔터는 2분기 중 영업손실이 876만 3000달러(약 123억원·분기 평균환율 1403.82원 기준)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순손실은 388만 3000달러였다.
  • 현대차, 美LA 미술관서 ‘타바레스 스트란’展

    현대차, 美LA 미술관서 ‘타바레스 스트란’展

    현대자동차는 오는 10월 12일(현지시간)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타바레스 스트란: 더 데이 투모로 비갠’(The Day Tomorrow Began)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는 LACMA와 2015년부터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현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전시·아트와 결합한 테크놀로지 랩 프로그램을 지원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바하마의 나소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바레스 스트란은 예술·과학·정치의 교차점에서 지식이 어떻게 해석되고 작동하는지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회화·글·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대형 네온 조각 작품을 포함해 20여점의 신작을 공개한다.
  • 이념 갈등에 멈춘 ‘정율성 기념사업’ 재개 움직임

    이념 갈등에 멈춘 ‘정율성 기념사업’ 재개 움직임

    2년 전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북한과 중국에서 활동한 전력을 문제 삼으면서 중단된 광주 출신 음악가 정율성 기념사업이 새 정부에서 재개될지 주목된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13일 “2년 전 파손된 양림동 ‘정율성 흉상’을 복원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며 “흉상을 기증한 남광주청년회의소(JC)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구청장은 “중국을 적대국가로 보지 않는 이상 민간 교류 차원에서 지켜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최근 중국 광주총영사관에서도 ‘흉상이 없는 모습을 보면 국제적 외교 문제로 비칠 수 있다’며 구두로 복원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정율성 흉상은 중국 광저우시 하이저우구 청년연합회대표단이 양림동 정율성 생가를 방문한 뒤 3년에 거쳐 흉상을 제작, 지난 2008년 남광주JC에 기증한 것이다. 양림동 한 아파트 인근에 세워진 흉상은 2023년 10월 보수계 인사 A씨가 밧줄로 차량에 연결해 끌어내리는 바람에 훼손됐으며, 다시 세운 지 13일 만에 같은 방식으로 재차 파손되면서 기단 일부까지 부서진 상태다. 이에 남구는 안전한 장소로 옮겨 임시 보관 중이다.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을 추진하다 논란이 일자 ‘정율성 생가’만 복원하고 사업을 중단한 광주시도 내년에 용역을 통해 ‘정율성 콘텐츠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내년에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을 반영, 용역을 통해 음악작품을 비롯한 관련 콘텐츠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율성은 광주 출신으로 항일단체 조선의열단에서 활동했으며 ‘중국 3대 음악가’로 평가받는다.
  • “근심·걱정 많은 어린이, 완벽한 책·완벽한 세상 보여 주고 싶진 않아요”

    “근심·걱정 많은 어린이, 완벽한 책·완벽한 세상 보여 주고 싶진 않아요”

    그림책 거장 ‘고릴라 할아버지’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展 개최 앤서니 브라운(79)의 그림은 말을 건다. 책장을 넘기려고 해도 시선을 붙잡아 둔다. 그림책 속 평범했던 구름, 가로등, 그림자, 나뭇가지가 어쩐지 수상하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고릴라의 눈은 마치 사람의 눈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세밀한 주름부터 부드러운 털까지 오래도록 들여다보고 싶어지게 하는 힘이 있다. ●6년 만에 방한… 사인회 등 관람객 만나 세계적인 그림책 거장으로 영국과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고릴라 할아버지’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서울신문과 아트센터이다가 공동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앤서니 브라운전: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다. 이번 방한 기간 그는 사인회 등을 통해 관람객과 만난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브라운은 잿빛 머리카락이 과거보다 은색으로 많이 바뀌어 있었지만 하늘을 닮은 푸른 눈동자와 환영 인사를 건네는 고릴라처럼 긴 팔은 여전했다. 5년 전 영국 켄트주의 바닷가 마을 위트스터블로 이주한 그는 반려견 앨버트와 함께 하루 두 번 해변을 산책하며 여전히 왕성한 창작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위트스터블은 최신작 ‘나와 스크러피, 그리고 바다’(2023)를 창작하는 데 영감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이전까지 도시에서만 살았는데 위트스터블은 빛과 색이 많은 곳이며 무엇보다 자유가 느껴지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침팬지 ‘윌리’ 어느 정도 나와 닮았죠” 여든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1~2년마다 신작을 선보이는 그는 “이야기가 나에게 찾아온다”는 말을 자주 한다. 어린 시절 크고 강한 외모와 동시에 섬세한 면모를 지니고 있던 아버지, 형 그리고 아들딸과의 추억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다수의 작품에 등장하는 작은 침팬지 ‘윌리’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소심하고 예민하다. 겁쟁이이며 때로는 강박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현존하는 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과거에는 윌리를 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일 리 없다’고 답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정도는 나와 닮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다”면서도 “누구나, 심지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라도 윌리 같은 면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윌리가 늘 조끼를 입는 이유를 묻자 그는 “올드 패션”이라며 웃었다. 작품의 배경에 숨긴 디테일과 그림으로 글이 전하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법은 그의 전유물이 됐다. 다양한 작품 곳곳에 불쑥불쑥 등장하는 바나나는 파이프를 그리고, 그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고 쓴 문구는 르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존재하는 ‘연민’ 보여 주고 싶어” “초현실주의 작가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평범한 의자의 그림자가 구멍처럼 보이는 식이죠. 평범한 사물을 새로운 무언가로 바꾸는 것인데, 사물의 이미지를 사물 자체로 동일시하는 관습을 깰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배경에 디테일을 집어넣는 것도 글로 전달하지 못하는 뉘앙스 등을 그림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죠.” 대부분의 작품이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그는 종종 ‘숲속으로’, ‘터널’ 등의 작품에서 어린이들이 느끼는 고독, 불안, 공포 등을 다루기도 한다. “모든 어린이는 근심과 걱정이 많죠. 아이들에게 완벽한 책, 완벽한 세상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아요.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것을 보여 주고 싶죠. 그래서 늘 관심을 갖는 주제가 ‘연민’입니다.” ●“이번 전시가 최고인 것 같다” 만족감도 근심과 걱정을 염려하고 나누고 싶어 하는 그의 의지는 전시에서도 느껴진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고릴라가 팔을 벌리며 환대의 뜻을 전한다. 또 작가의 여러 그림책에 나온 포옹 장면을 묶어 둔 공간도 눈여겨볼 만하다. 작가는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제 그림이 전시된 것을 봤는데 그중 이번 전시가 최고인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작가는 창의적인 어린이들에게는 그림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어린이를 만나는데 항상 느끼는 것은 어린이에게는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나이를 먹으면서 부모님이 그림책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책’을 읽으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에 계속 다가갈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전시는 오는 9월 28일까지.
  • 바흐·비발디·헨델… 바로크 음악의 미학 만난다

    바흐·비발디·헨델… 바로크 음악의 미학 만난다

    17~18세기 바로크 시대는 폭넓고 혁신적으로 음악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였다. 조성 체계가 확립됐고 협주곡이나 모음곡, 소나타 등 다양한 악기 음악 형식이 퍼졌다. 성악곡 양식도 다양해졌다. 음악과 극을 결합한 오페라 형식이 자리잡고, 궁정과 교회를 중심으로 성악곡이 연주되면서 장엄한 오라토리오나 실내악 느낌의 칸타타가 퍼졌던 시기이기도 하다. 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바로크 시대 음악을 만나는 공연이 연이어 열린다. 고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지휘자 필리프 헤레베허(78)는 바로크 앙상블인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다음달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 ‘바흐 b단조 미사’를 갖는다.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여는 서울 공연이다. 공연은 19일 대전예술의전당, 20일 아트센터 인천으로 이어진다. 벨기에 출신인 헤레베허는 의학을 전공한 뒤 음악을 공부하며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했다. 이들이 녹음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칸타타 전곡은 음악계의 찬사를 받았고 헤레베허의 고음악 해석은 바로크 연주의 표본이 됐다. 바흐의 성악 작품을 집대성하는 등 웅장한 푸가, 섬세한 솔로, 극적인 합창이 어우러진 ‘바흐 b단조 미사’는 종교 음악의 진수이자 바로크 예술의 절정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대표 고음악 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은 다음달 3일 서울 반포심산아트홀에서 ‘비바 비발디!’를 연다. 한 작곡가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비바’ 시리즈의 하나로, 이번에는 이탈리아 대표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를 선정했다. 가장 대중적인 곡인 ‘사계’ 중 ‘여름’,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비롯해 기악 협주곡 양식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작품집 ‘화성의 영감’ 중 바이올린 협주곡 6번을 들려준다. 프랑수아 페르낭데즈와 김윤경으로 구성된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듀오 ‘페르낭데즈 비올론스’도 함께한다. 고음악 앙상블 이디오마 델라 무지카는 오는 31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 남긴 리코더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특별한 무대를 연다. 헨델의 리코더 소나타는 작품 수는 6곡뿐이지만 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으로 통한다. 연주회에는 리코더 연주자 전현호, 바로크 첼리스트 조현근, 하프시코드 연주자 이한나가 무대에 올라 리코더 소나타에 담긴 서정성과 구조적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 저는 수많은 ‘몸’으로 이뤄졌죠”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 저는 수많은 ‘몸’으로 이뤄졌죠”

    “저에게 글과 그림은 하나의 덩어리예요. 그림을 그린 뒤에는 그림에 미처 담지 못한 잔여물이 글로 남아요. 마치 혜성의 꼬리처럼요.” 몸과 세계 사이의 강렬한 불화(不和)를 시각화해 온 현대미술 작가 이피(44·본명 이휘재)가 첫 책 ‘이피세(世)’(난다)를 펴냈다. 책은 작가의 예술관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은 예술 에세이. 이피는 올해 초 미국 현대예술재단(FCA)이 수여하는 ‘도로시아 태닝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시인 김혜순과 극작가 이강백의 딸이기도 하다. 그가 책 출간을 계기로 13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 아트스페이스3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유학 중에 저를 감싸고 있는 껍질인 피부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심각한 인종차별을 당했거든요. 영어를 잘 못했었는데,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면서 껍질 안에 더 갇혀 있던 것 같아요. 껍질을 ‘뒤집는’ 작업을 한 이유예요. 왜 나는 몸 하나로 태어나는가. 왜 나의 껍질은 하나인가.” 미국 시카고미술대학에서 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서양의 한가운데인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책에는 이피의 작품 도판 113점이 실렸다. 몸과 세계 사이의 구분을 뒤집으며 경계를 치열하게 탐구한 그의 작품은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동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 중에는 불화(佛畫)를 연상케 하는 것이 있다. 실제로 고려시대 불화 기법을 배워 작품에 녹여 냈다고 한다. 이피의 글과 그림은 모친이 구축한 세계와 닮은 구석이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여럿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집에서는 그저 평범한 어머니와 다를 게 없다고. 그래도 이피에게 강력한 영향을 끼친 것이 분명하다. 특히 ‘몸’을 사유하는 이피의 방식은 어머니를 빼닮았다. “제 안에는 수많은 몸이 있습니다. 제가 만나는 이미지들이 제 안으로 들어오면서 뭉쳐지고 그것이 저를 이루죠. 저는 하나의 몸이지만 동시에 수많은 몸이 있습니다.”
  • 박수근·이중섭… 근현대 거장 걸작 노원에 모인다

    박수근·이중섭… 근현대 거장 걸작 노원에 모인다

    서울 노원구가 6만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블록버스터급 전시회 ‘뉴욕의 거장들’에 이어 한국 근현대 명화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노원문화예술회관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다정한 마음, 고독한 영혼: 한국 근현대 거장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오는 10월 16일까지 계속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권진규, 김은호, 박래현, 박수근, 변관식, 오지호, 이상범,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채용신, 천경자 등 12인의 걸작 58점이 원화 작품으로 전시된다. 전국에 흩어진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13개 주요 미술관 및 기관과 협업했다. 한국 현대미술이 태동하던 시기인 만큼 전통과 더불어 다양한 미술 사조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탄생한 이중섭의 은지화·엽서화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고뇌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노원문화재단 관계자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의 길을 걸어온 작가들은 각기 화풍도, 주제도 다르지만 지금의 한국 미술을 쌓아 올린 주춧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노원구민 3000원이다. 일상에서 수준 높은 전시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화복지 차원이다.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슨트 투어를 무료로 제공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준 높은 예술로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구민들에게 선사하고 싶다”며 “전국에 흩어진 좋은 작품이 구민을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조선시대 마지막 궁중 회화 처음 일괄 공개

    조선시대 마지막 궁중 회화 처음 일괄 공개

    13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된 이당 김은호의 ‘백학도’를 한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오는 10월 12일까지 백학도를 비롯한 창덕궁 벽화 6점과 초본 1점 등 192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궁궐을 장식했던 마지막 궁중 회화를 일괄 공개한다. 이 가운데 노수현의 ‘조일선관도’와 이상범의 ‘삼선관파도’, 백학도 초본은 일반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뉴스1
  • 현대차, 美LA 미술관서 ‘타바레스 스트란’展

    현대차, 美LA 미술관서 ‘타바레스 스트란’展

    현대자동차는 오는 10월 12일(현지시간)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타바레스 스트란: 더 데이 투모로우 비겐’(The Day Tomorrow Began)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현대차는 LACMA와 2015년부터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현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전시·아트와 결합한 테크놀로지 랩 프로그램을 지원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바하마의 나소와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타바레스 스트란은 예술·과학·정치의 교차점에서 지식이 어떻게 해석되고 작동하는지를 독창적인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회화·글·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대형 네온 조각 작품을 포함해 20여점이 넘는 신작을 공개한다.
  • ‘케데헌’, 공개 7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2위…조만간 1등 제칠 듯

    ‘케데헌’, 공개 7주 만에 넷플릭스 역대 2위…조만간 1등 제칠 듯

    케이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역대 넷플릭스 영화 중 가장 많이 본 작품 2위에 오르며 꺼지지 않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13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1억 8460만으로 1위에 오른 ‘레드 노티스’(2억 3090만)의 뒤를 이었다. 시청 수는 누적 시청 시간을 상영 시간(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이다. 1시간 40분짜리 ‘케데헌’의 누적 시청 시간은 3억 760만 시간이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과 미국의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한 ‘케데헌’은 케이팝 가수이나 악령 사냥꾼인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귀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케데헌 OST인 ‘골든’은 전날 미국 빌보드 핫100의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의 민속이라는 낯선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치 있게 각색한 가운데 여기에 잘 만들어진 OST가 더해지면서 폭발적인 시너지가 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지난 6월 공개된 지 7주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조만간 ‘케데헌’이 ‘레드 노티스’를 제칠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시청 수 격차는 4630만이다.
  • 노원구, 한국 근현대 명화전에 박수근, 이중섭 등 총출동

    노원구, 한국 근현대 명화전에 박수근, 이중섭 등 총출동

    서울 노원구가 6만여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블록버스터급 전시회 ‘뉴욕의 거장들’에 이어 한국 근현대 명화를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고 13일 밝혔다. 노원문화예술회관 노원아트뮤지엄에서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다정한 마음, 고독한 영혼: 한국 근현대 거장의 삶과 예술’(G포스터明)을 주제로 오는 10월 16일까지 계속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권진규, 김은호, 박래현, 박수근, 변관식, 오지호, 이상범, 이응노, 이중섭, 장욱진, 채용신, 천경자 등 12인의 걸작 58점이 원화 작품으로 전시된다. 전국에 흩어진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 13개 주요 미술관 및 기관과 협업했다. 한국 현대미술이 태동하던 시기인 만큼 전통과 더불어 다양한 미술 사조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생활고 속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탄생한 이중섭의 은지화·엽서화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고뇌를 느낄 수 있게 한다. 노원문화재단 관계자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의 길을 걸어온 작가들은 각기 화풍도, 주제도 다르지만 지금의 한국 미술을 쌓아 올린 주춧돌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람료는 일반 5000원, 노원구민 3000원이다. 일상에서 수준 높은 전시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문화복지 차원이다.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슨트 투어를 무료로 제공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준 높은 예술로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구민들에게 선사하고 싶다”며 “전국에 흩어진 좋은 작품이 구민을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우리는 누군가 불쾌하게 해도 억압적 권력이나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미소짓는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은 아름다운 외모를 선망한다. 함께 하자고 독려하고 응원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 밥그릇부터 챙기기 마련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을 수없이 나열하면서도 결국 돈을 좇는 결정을 내린다.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용서했다고 말하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자랑하면서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이렇게 우리는 모순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고통스러운 삶이 빚어낸 명작, 작가 다자이 오사무오늘은 이러한 인간의 모순적인 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작가 다자이 오사무(본명 쓰시마 슈지)의 생애부터 조명해 본다. 1909년부터 1948년까지 짧은 삶을 살았으며,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본의 대표적 문학 작가다. 그는 일본 본토 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현 쓰가루군 가나기촌에서 태어났다. 당시 동북 지방은 일본 내에서도 기근이 많은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지역의 손꼽히는 대지주였던 아버지 덕에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고등학교 시절, 동급생들과 달리 자신 혼자만 호화로운 옷차림을 할 정도였다. 천성적으로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던 그는 ‘가진 자’로서의 죄의식을 느꼈고, 그때 처음 죽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빈부 격차 해소를 주요 사상으로 하는 공산주의에 관심을 두게 된다. 평소 타인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을 싫어해 꼭 해야 할 말조차 삼켰으며, 자신을 포함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인간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그 과정에서 깊은 자기 연민에 빠졌고 생애 다섯 번 자살을 시도했다. 마지막 자살을 시도하던 해에 집필한 작품이 바로 ‘인간실격’이다. 다자이 오사무와 요조, 떼려야 뗄 수 없는 삶 다자이 오사무의 인생은 ‘인간실격’의 주인공 오바 요조의 삶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고립된 유년기를 보낸 점, 창작을 업으로 삼았다는 점(요조는 삽화가,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 약물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수용된 점,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낀 점, 그리고 여러 차례 자살 시도 끝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소설 초반부의 한 대목은 두 사람의 공통된 성향을 잘 보여준다. 요조의 아버지가 그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묻자, 요조는 전혀 갖고 싶지 않았던 ‘사자춤 탈’을 갖고 싶다고 답한다. 책을 선물받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그 탈을 자신에게 사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이는 평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워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칼럼을 쓰는 지금도 둘의 생애를 분리해서 봐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오히려 다자이 오사무의 삶이 요조의 삶보다 더 극적인 면이 있어 ‘인간실격’이 마치 그의 수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왜 우리는 ‘인간실격’에 공감하는가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인간실격’은 여전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이토록 어둡고 쓸쓸하기만 한 소설이 왜 끊임없이 사랑받는 것일까?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실 단순하다. ‘마음속 그대로를 표현할 수 없는 게 인간’이라는 것, 이 사실이 결국 많은 이들의 깊은 공감을 산 것이다. 오늘 내가 보낸 하루를 되돌아보고 지난 한 주, 지난 한 달을 다시 그려본다. 나 역시 ‘인간실격’의 경계 안에서 행동했음을 깨닫는다.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음으로 답했고, 위선과 가식적인 상황에서도 태연한 척했으며, 정작 이 모든 것들과 단절하고 싶은 진짜 마음은 꽁꽁 감추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연민에 익숙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것이 결국 나약함으로 발현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타인과 깊은 관계를 피하고 매일 ‘인간실격’의 태도를 보이고 만다. 우리도 요조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문장음미]

    말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문장음미]

    우리는 누군가 불쾌하게 해도 억압적 권력이나 분위기 때문에 억지로 미소짓는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은 아름다운 외모를 선망한다. 함께 하자고 독려하고 응원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 밥그릇부터 챙기기 마련이다. 돈보다 중요한 것을 수없이 나열하면서도 결국 돈을 좇는 결정을 내린다. 용서하지 못했으면서도 용서했다고 말하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자랑하면서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꾼다. 이렇게 우리는 모순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고통스러운 삶이 빚어낸 명작, 작가 다자이 오사무오늘은 이러한 인간의 모순적인 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 ‘인간실격’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에 앞서 작가 다자이 오사무(본명 쓰시마 슈지)의 생애부터 조명해 본다. 1909년부터 1948년까지 짧은 삶을 살았으며, 다섯 번의 자살 시도 끝에 39세의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일본의 대표적 문학 작가다. 그는 일본 본토 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현 쓰가루군 가나기촌에서 태어났다. 당시 동북 지방은 일본 내에서도 기근이 많은 가난한 지역이었지만, 지역의 손꼽히는 대지주였던 아버지 덕에 풍요로운 삶을 누렸다. 고등학교 시절, 동급생들과 달리 자신 혼자만 호화로운 옷차림을 할 정도였다. 천성적으로 예민한 감수성을 지녔던 그는 ‘가진 자’로서의 죄의식을 느꼈고, 그때 처음 죽음을 떠올렸다. 그리고 빈부 격차 해소를 주요 사상으로 하는 공산주의에 관심을 두게 된다. 평소 타인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을 싫어해 꼭 해야 할 말조차 삼켰으며, 자신을 포함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인간들을 이해하기 어려워했다. 그 과정에서 깊은 자기 연민에 빠졌고 생애 다섯 번 자살을 시도했다. 마지막 자살을 시도하던 해에 집필한 작품이 바로 ‘인간실격’이다. 다자이 오사무와 요조, 떼려야 뗄 수 없는 삶 다자이 오사무의 인생은 ‘인간실격’의 주인공 오바 요조의 삶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부유한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고립된 유년기를 보낸 점, 창작을 업으로 삼았다는 점(요조는 삽화가, 다자이 오사무는 작가), 약물 중독으로 정신병원에 수용된 점,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낀 점, 그리고 여러 차례 자살 시도 끝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 등이 그러하다. 소설 초반부의 한 대목은 두 사람의 공통된 성향을 잘 보여준다. 요조의 아버지가 그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묻자, 요조는 전혀 갖고 싶지 않았던 ‘사자춤 탈’을 갖고 싶다고 답한다. 책을 선물받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그 탈을 자신에게 사주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이는 평소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어려워했던 다자이 오사무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칼럼을 쓰는 지금도 둘의 생애를 분리해서 봐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오히려 다자이 오사무의 삶이 요조의 삶보다 더 극적인 면이 있어 ‘인간실격’이 마치 그의 수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왜 우리는 ‘인간실격’에 공감하는가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인간실격’은 여전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이토록 어둡고 쓸쓸하기만 한 소설이 왜 끊임없이 사랑받는 것일까?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실 단순하다. ‘마음속 그대로를 표현할 수 없는 게 인간’이라는 것, 이 사실이 결국 많은 이들의 깊은 공감을 산 것이다. 오늘 내가 보낸 하루를 되돌아보고 지난 한 주, 지난 한 달을 다시 그려본다. 나 역시 ‘인간실격’의 경계 안에서 행동했음을 깨닫는다.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음으로 답했고, 위선과 가식적인 상황에서도 태연한 척했으며, 정작 이 모든 것들과 단절하고 싶은 진짜 마음은 꽁꽁 감추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연민에 익숙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것이 결국 나약함으로 발현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타인과 깊은 관계를 피하고 매일 ‘인간실격’의 태도를 보이고 만다. 우리도 요조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 제주여행 기념으로 딱 맞아… 해녀 오르골, 제주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

    제주여행 기념으로 딱 맞아… 해녀 오르골, 제주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대상

    제주를 대표하는 해녀 문화를 소재로 한 ‘해녀 오르골’이 제28회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제주도와 도 관광협회는 13일 오후 도청 삼다홀에서 ‘제28회 제주특별자치도 관광기념품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공모전에서 최종 선정된 우수 관광기념품 수상작 13점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수상작은 일반 부문 총 10개 작품(대상 1, 금상 1, 은상 1, 동상 2, 대중인기상 1, 입선 4)과 프리미엄부문 프리미엄상 1개, 학생 아이디어부문 아이디어상 2개 작품 등 총 13개 작품이 선정됐다. 일반 부문 대상을 차지한 ‘해녀 오르골’(도도공방)을 비롯해 금상에는 ‘가파도 청보리 떡파이’(아일랜드슈가 주식회사), 은상에는 ‘제주 왕돌하르방 퍼퓸솝’(우컴퍼니 주식회사)이 선정됐다. 프리미엄 부문에서는 ‘테왁망사리백’(서귀포시니어클럽 숨비소리사업단)이 프리미엄상을 받았다. 테왁은 제주 해녀들이 바다에서 사용하는 전통 부력 도구로, 제주의 독특한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올해 신설된 학생 아이디어 부문에서는 ‘숨비백’(홍찬영)과 ‘섬의 탄생-제주의 숨결을 불꽃과 향기로 담다’(변인선)가 수상했다. 총 13점의 수상작들은 도내 곳곳에 마련된 관광기념품 홍보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28년 전통의 공모전 수상작들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기념품으로서의 상징성과 상품화 가능성을 모두 갖춘 수준 높은 작품들”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공예인과 기업이 관광기념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인디 게임 한자리에...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 15~17일

    인디 게임 한자리에... 부산인디커넥티드페스티벌 15~17일

    부산시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벡스코에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2025’를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은 국내외 인디게임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 행사다. 인디게임은 비주류, 저예산 등 자본에 종속되지 않고 제작되는 다양한 분야와 형태의 실험적인 게임을 말한다. 올해로 11회를 맞은 페스티벌에는 41개국에서 592개 인디게임이 출품됐다. 전년대비 18% 증가한 역대최대 규모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32개국 283개의 국내·외 인디게임이 대중에게 공개된다. 오프라인 전시·체험행사는 오는 15부터 17일까지 벡스코에서 진행되는데, 누구나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15일에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어워드’ 후보 지명 작품과 신설된 시상 부문인 ‘특별 선정’을 발표하고, 17일에는 시상식과 폐막식이 열린다. 오프라인 행사 이후에도 온라인 전시·체험행사는 오는 29일까지 공식 누리집(bicfest.org)에서 진행된다. 주성필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조직위원장은 “관람객과 산업 관계자 모두가 한층 풍성한 인디게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관람객이 새로운 게임을 발견하고 소통하는 인디게임 축제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형준 시장은 “인디게임은 미래 콘텐츠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우리 시는 인디게임의 창작부터 유통까지 개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제12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8월 14~17일

    ‘제12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8월 14~17일

    ‘제12회 목포 국도1호선 독립영화제’가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CGV목포, 목포해양대 운동장, 올빼미 운동장 등에서 열린다. 13일 영화제를 주관하는 씨네로드 등에 따르면 국도1호선 영화제는 영화 상영을 비롯해 개막 축하공연, 씨네토크, 포럼, 강연, 마스터 클래스, 개막식 플리마켓, 야외 음악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경쟁 및 비경쟁 부문 총 75편의 작품이 상영되는데, 비수도권 지역 독립영화제 중 최대 규모로 지역성과 독립영화의 다양성을 아우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경쟁 부문에는 신진 감독들의 역량 있는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고, 비경쟁 부문에서는 지역성과 기획력 있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목포신작전’ 섹션에서는 2024년 전남문화재단 창작공간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김한나, 김희영, 이상명 감독의 작품이 상영된다. 올해 영화제는 영화 상영을 넘어 지역과 영화의 접점을 확장하는 강연, 상영작 배우와 감독이 함께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개막식이 열릴 목포해양대 운동장에서는 지역 문화예술공방과 예술단체들이 참여하는 플리마켓도 운영된다. 정성우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역 독립영화제가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목포가 지역 독립영화축제의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도시농부의 행복한 일상’…중랑행복도시농업센터, 사진 공모전 개최

    ‘도시농부의 행복한 일상’…중랑행복도시농업센터, 사진 공모전 개최

    서울 중랑구가 ‘2025년 사진으로 만나는 도시농부 이야기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구민의 일상 속 도시농업 활동을 공유하고, 도시농업의 다양한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함이다. 이번 공모전은 도시 속에서 흙과 식물을 가꾸며 행복을 나누는 구민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이를 통해 도시농업의 매력과 의미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모 주제는 ‘도시농부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사진과 이야기’다. 구민이라면 누구나 1인 1 작품만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작은 사진 파일(JPG/JPEG) 형식의 사진 1장과 해당 사진에 대한 500자 내외의 이야기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접수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30일까지 12일간이며, 이메일을 통해 신청받는다. 참가신청서와 개인정보 동의서 등 제출 서식은 중랑구청 누리집에서 내려받아서 작성하면 된다. 심사는 주제에 대한 진정성, 공감도, 표현력 등이다. ▲최우수상 1명 ▲우수상 3명 ▲장려상 6명 등 총 10명을 선정한다. 수상자에게는 구청장 상장과 함께 3만원에서 1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이 차등 지급된다. 시상식은 다음 달 26일 ‘제2회 가을텃밭음악회’와 함께 중랑행복도시농업센터에서 열린다. 수상작을 포함한 상위 40개 작품은 다음 달 26일부터 오는 10월 17일까지 3주간 센터에 전시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이번 공모전은 구민이 직접 담은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나누는 뜻깊은 기회”라며 “도시농업에 관심 있는 많은 구민께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케데헌, 빌보드도 점령… 英·美 동시 석권한 K팝 ‘차트’ 헌터스

    케데헌, 빌보드도 점령… 英·美 동시 석권한 K팝 ‘차트’ 헌터스

    K팝 여성 가수 최초 ‘새 역사’앨릭스 워런 ‘오디너리’ 제치고BTS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올라곡 완성도와 이야기 맞물려 호평‘K팝이냐, 아니냐’ 논쟁도국내 작곡진 참여·한국계가 노래한국어 가사 있지만 제작사는 美美·英차트에서는 K팝으로 분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수록곡 ‘골든’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정상을 차지했다. 앞서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골든’은 K팝 최초로 세계 양대 팝 차트를 석권한 노래가 됐다. 빌보드는 12일(한국시간) 홈페이지에 게재한 16일 자 핫100 톱10 예고 기사를 통해 ‘골든’이 정상에 등극했다고 알렸다. ‘케데헌’의 주인공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르는 노래인 ‘골든’은 지난주 2위였으나 장기간 왕좌를 지키던 미국 팝스타 앨릭스 워런의 ‘오디너리’를 제치고 한 계단 뛰어올랐다. 앞서 ‘골든’은 발매 직후 81위로 핫100에 진입한 뒤 23위, 6위, 4위, 2위 등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렸고, 7주 차에 마침내 1위를 차지했다. 빌보드는 “‘골든’은 핫100을 정복한 ‘K팝과 관련된’ 아홉 번째 노래로, 여성 가수가 부른 K팝으로는 첫 번째”라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풀뿌리 차트’로 불리는 핫100은 대중적인 인기를 반영한다. 미국 스트리밍 데이터, 라디오 방송 점수(에어플레이), 판매량 데이터를 종합해 순위를 산출한다. ‘골든’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 전주 대비 9% 증가한 317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라디오 방송 점수는 71% 증가한 840만 점, 판매량은 35% 증가한 7000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K팝이 빌보드 핫100 정상을 차지한 것은 2년 만이다. 앞서 K팝에서 핫100 1위를 차지한 것은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발표한 ‘다이너마이트’를 시작으로 2023년 BTS의 구성원인 지민의 솔로곡 ‘라이크 크레이지’와 미국 래퍼 라토가 피처링한 정국의 솔로곡 ‘세븐’까지 모두 8차례다. BTS는 ‘다이너마이트’ 외에도 ‘라이프 고즈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제이슨 더룰로와 협업한 ‘새비지 러브’,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마이 유니버스’까지 모두 여섯 번 1위를 차지했다. ‘골든’ 이전까지 K팝 여성 가수가 부른 노래의 최고 성적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로 3위였다. 애니메이션 영화 OST로는 2022년 ‘엔칸토’의 ‘위 돈트 토크 어바웃 브루노’ 이후 3년 만의 1위다. 영화에서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의 노래 연기를 맡은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이재는 소셜미디어(SNS)에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눈물만 나온다”며 “보내 주신 사랑에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골든’의 인기 비결로 전문가들은 곡의 완성도와 이야기와 맞물린 상승효과를 꼽았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팝 스타일의 ‘골든’은 애니메이션 OST 역사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로 굉장히 대중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며 “여기에 좋은 영상과 이야기가 붙어 노래의 매력이 더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오피셜 차트와 미국 빌보드 모두 ‘골든’을 K팝으로 구분했지만, 논쟁의 여지는 있다. 미국 소니픽처스가 ‘케데헌’을 제작했고,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이다. 또 노래를 부른 이재와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 모두 한국계이지만 국적은 미국이다. OST 앨범 역시 미국 유니버설뮤직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에서 발매됐다. 반면 K팝 기획사 더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 테디, 24가 이재와 함께 작곡했다는 점, 노랫말에 ‘어두워진 앞길 속에’,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밝게 빛나는 우린’과 같은 한국어 구절이 포함돼 있다는 점, ‘케데헌’이 K팝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 작품 속에 매듭, 호작도, 갓 등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과 서울N타워, 한양도성, 지하철역, 대중목욕탕, 한의원, 김밥 등 한국적인 요소가 다수 녹아 있다는 점은 ‘K팝 DNA’를 대변한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K팝이냐 아니냐’보다 우리가 K팝을 일으킨 주인공인데, 왜 애니메이션으로 세계를 공략할 생각을 못 했는지, 콘텐츠 팬덤 현상을 간과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 실책을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팬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아티스트 중심이 아니라 팬 중심으로, 팬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 사전트의 ‘용연향’

    1880년, 24세의 젊은 화가 존 싱어 사전트는 북아프리카 여행에서 본 장면을 떠올렸다. 모로코에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의 화실에서 ‘용연향’(龍涎香)이라는 작품으로 완성했다. 그림 속 여성은 융단 위에 놓인 작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향기를 머리에 두른 베일 아래로 들이마시고 있다. 하얀 옷으로 온몸을 감싼 채 신비롭고 고요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모습이다. 아치형 벽 앞에 서서 눈을 감은 듯한 표정으로 향의 기운을 천천히 들이마신다. 손으로 베일을 잡는 모습은 단순히 동작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의 세계에 몸을 맡기는 순간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매혹적이고 우아하며 고요한 관능”이라고 평했다. 고래와 시간이 빚어낸 물질, 용연향 향유고래의 장에서 만들어지는 용연은 예부터 귀한 향료이자 약재로 사용됐다. 용연은 향유고래의 장에서 자연 발효와 산화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 희귀 물질로, 바다 위로 떠오르거나 해변으로 밀려온다. 특유의 향을 지니며 고대부터 향수와 약재, 부적으로 귀하게 쓰였다. 향을 오래 지속시키는 고정제로서 가치가 높아 ‘바다의 금’으로 여겨졌으며, 오늘날에도 ‘바다에서 건진 로또’라 불린다. 용연은 향수 제조에 사용될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는 흡입하거나 향으로 사용된다. 나쁜 기운을 몰아내거나 관능적인 매력을 더해준다고 전해진다. 바다와 태양, 고래의 삶이 농축된 이 향은 관능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기운을 품고 있다. 특히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용연향을 피워 악귀를 쫓거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의식에 사용했다. 절제된 색채, 농축된 향 사전트는 이 독특한 향 문화를 단순히 이국적인 민속 장면이 아니라 빛과 공기, 인간의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으로 포착했다. 화면 속 색채는 절제되어 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눈부신 백색의 가운과 은은한 상아빛 벽, 연기 속에서 스미는 미묘한 금빛이 전부다. 그러나 이러한 절제가 오히려 향기의 농도를 상상하게 만든다. 연기는 보이지 않는 향기를 눈에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그림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게 된다. 이 작품은 19세기 말 유럽에서 유행하던 오리엔탈리즘의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이국적 취향을 자극하거나 과장하지 않았다. 사전트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보다 되레 감춤으로써 은은한 관능을 표현했다. 향의 변화와 빛의 흐름을 관능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이 그림은 시각을 넘어 후각을 자극한다. 코끝에 번지는 은은한 관능은 사전트가 한 번의 붓질로 만들 수 없는 세계다. 하루하루의 빛과 향, 그리고 한 사람의 호흡이 겹겹이 쌓인 결과다. 어떤 향은 시간이 지나도, 심지어 그림 밖에서도 여전히 코끝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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