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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원 회원 국가차원 처우 개선 필요”대한민국예술원 회장에 선출된 이준씨

    “예술원 회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예술에 평생을 바친 국보와 같은 존재들입니다.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처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양화가 이준(李俊·사진·84)씨가 오는 19일로 임기를 마치는 차범석(車凡錫) 회장의 뒤를 이을 대한민국예술원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그는 “예술원 회원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처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로 회장 취임을 앞둔 소감을 대신했다. 이씨는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서 수학한 뒤 1954년부터 30여년 동안 이화여대에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자신의 미술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꼽는다. 그는 “전쟁 직후 형편이 어려워 허름한 문짝을 창호지로 배접하여 캔버스 삼아 경복궁 근처에서 그림을 그렸다.”면서 “그 작품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만추(晩秋)”라고 회고했다. 이씨는 예술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자기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쌓아가는 것도 예술원 회원에 대한 처우개선과 함께 시급하다고 설명했다.임기 2년 동안의 당면과제로는 ‘우리 석학의 해외 수출’을 꼽았다.그는 “내년이면 예술원 창립 50주년”이라면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해외에 나가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요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경기도 일산신도시 자택에서 가까운 정발산을 산책한 뒤 거의 하루 종일 작업에 몰두한다.그는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는데 88세 미수(米壽)전을 열 생각으로 열심히 그리고 있다.”면서 웃었다. 서동철기자 dcsuh@
  • 책꽂이

    ●大백제왕(정찬주 지음,아래아 펴냄)성철스님 일대기를 다룬 ‘산은 산 물은 물’의 작가가 5년여 동안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왜곡된 백제 역사의 진실을 규명.성왕과 왕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일본에 고급문화를 전하는 과정을 그린다.전2권.각권 8000원. ●맛동산 리시브(양선미 지음,문이당 펴냄)98년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표제작 등 8편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삶의 막판에 몰렸거나 깊은 내면의 상처를 지닌 인물.이들의 사연을 맛동산,용 문신 등 다채로운 소재에 담아 부조리한 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8500원. ●교수(샬럿 브론티 지음,배미영 옮김,열린책들 펴냄)‘제인 에어’의 작가가 쓴 첫 장편으로 국내 처음 번역.산업혁명 후에 상업과 사무적 인간관계가 횡행하는 영국 사회를 견디지 못한 한 청년이 벨기에로 건너가 사랑하고 일하면서 홀로서는 과정을 다룬다.9500원. ●숭어 도둑(이청준 지음,디새집 펴냄)‘흙으로 빚은 동화’라는 부제가 말하듯 중견 작가가 어린 시절 겪은 자연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준다.자신의 문학의 질료였던 시골체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늑함과 인간의 정이 물씬 풍기는 내용을 대화와 구술 형식으로 전개.8800원. ●몽골 현대시선집(이스.돌람 외 지음,이안나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국내 처음 소개되는 현대 몽골 시문학.이데올로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서정성을 중시하는 60년대 몽골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 4명의 작품과 해설 수록.9000원. ●무릉리 이야기(김숙희 지음,함께읽는책 펴냄)아동문학가인 저자가 한적한 시골마을을 소재로 사람사는 훈훈한 이야기를 동화처럼 형상화.강첨지와 선덕의 시선을 빌려 다양한 인물을 관찰하면서 농촌의 연대의식 등을 들려준다.7000원. ●오뚝이 신화(안문길 지음,와이겔리 펴냄)91년 늦깎이로 등단해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해온 작가의 소설집.경쟁 위주의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현실을 냉정하게 짚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9000원. ●쓰시마 유코 소설집(유숙자 옮김,문학과지성사 펴냄)69년 등단이후 사회적 소수파 입장에서 작품활동을 해온 작가의 작품집.15편의 단편이 서로 연결되는 형식에다 일본 전통의 구비문학과 사소설 기법을 섞어 원초적 인간과 샤먼의 목소리 등을 담았다.8000원. ●미겔 스트리트(V.S.나이폴 지음,이상옥 옮김,민음사 펴냄)200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대표작.직접 살았던 트리니다드 섬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17편의 작품에 담았다.그들의 좌절과 광기를 다루면서 따스한 공감의 눈길을 보낸다.8000원.
  • 결혼·이사비도 소득공제

    내년도 세법개정안이 총선과 경기 등을 의식한 정치권과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심하게 변질됐다.‘넓은 세원,낮은 세율’을 표방하며 각종 감면 및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려던 당초 개선안이 ‘많은 혜택,높은 표심’에 걸려 대부분 백지화되거나 오히려 확대됐다. 이로 인해 세수(稅收)도 향후 3년간 3조원이나 ‘펑크’나게 생겼다.세금을 많이 깎아주면 당장은 즐겁지만 조세체계가 왜곡되고 정부재정이 악화돼 결국은 그 부담이 국민에게 되돌아온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21일 국회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대폭 고쳐 의결했다.국회 본회의가 남아 있지만 ‘통과의례’나 마찬가지여서 사실상 확정됐다고 할 수 있다. ●선심성 감세혜택 늘어 국회 논의과정에서 신설된 대표적 세제혜택은 결혼·장례·이사비용에 대한 특별공제다.내년부터 연봉 2500만원 이하 근로자에 한해 각 100만원씩 소득공제를 해준다.70세 이상자에 대한 경로우대 추가공제 한도도 현행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렸다.저소득층 지원이라는 그럴 듯한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총선용 선심쓰기라는 비난이 높다. “결혼비용 등이 기본 소득공제에 포함돼 있어 이중공제”라며 버티던 재경부도 거대야당의 힘 앞에서 맥없이 무너졌다.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부가세 면제도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됐다. 신용·직불·현금영수증 등 각종 카드의 소득공제율은 20%로 일원화됐다.직불카드에 더 주어지던 공제 우대혜택이 없어지고,현금 사용에 대한 공제혜택이 신설된 것이다.이는 세원(稅源) 노출 및 신용불량자 양산 방지를 위해 카드 사용,특히 직불카드 사용을 독려해 왔던 정부의 방침과 모순된다. 찬반 논란이 가장 팽팽했던 의료비 공제는 정부안대로 본인에 대해서는 무한공제하되,가족 의료비는 축소하지 않고 현행 한도(연봉의 3% 초과분)를 유지키로 결론이 났다. ●총선과 경기에 발목잡힌 조세특례 폐지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각종 조세 특례도 대거 연장됐다.농·수·축협 등 조합예탁금과 농어가목돈마련 저축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2006년 말까지로 3년 연장됐고,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세액 감면도 2005년까지 2년 연장됐다. 혜택이 매우 파격적이어서 일시적으로 도입하겠다던 임시투자세액공제(투자세액의 15%공제)도 내년 6월 말까지로 또다시 6개월 연장됐다. 법인세율을 2005년부터 2%포인트 내리기로 한 것은 중국·일본 등 경쟁국의 인하 움직임에 맞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세수 3조원 ‘펑크’ 우려 서화·골동품을 팔아 2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남기면 원칙적으로 양도세를 내야 하되,해당작품의 작가가 살아 있을 때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작가가 죽을 때 세금을 내면 된다.이미 작가가 작고했을 때는 양도시점에 세금을 내야 한다.현역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서라지만,편법탈루 등 악용 소지를 남겼다. 1가구 3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는 정부안대로 내년부터 60%로 오른다.또 2주택 이상자가 투기지역 내의 집 한 채를 팔 때는 15%포인트의 탄력세율을 가산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그렇다고 당장 내년부터 탄력세율이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부동산시장 동향 등을 살펴 정부가 시행시기를 따로 정한다. 이번 세제 개편으로 전체 세수 감소분은 ▲법인세 1조 6800억원 ▲중소기업 지원 6230억원 ▲소득공제 2700억원 등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대체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안미현기자 hyun@
  • 책꽂이

    ●사춘기(김행숙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9년 등단한 시인의 첫 작품집.사춘기와 귀신 등 경계에 머무는 소재를 통해 ‘떠도는 감성’을 노래.평론가 이장욱은 “구체적 개인으로서의 서정적 자아를 창조해 현대시의 새 징후를 보여준다.”고 평가.6000원. ●살아남은 자의 전설(장혜영 지음,실천문학사 펴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조선족 작가의 장편.여성 4대의 삶을 소재로 중국에서 겪은 우리 민족의 억압된 역사와 남존여비 등 수난사를 비롯, 자본주의 도입 이후 변화된 사회상을 묘사.모두 2권,각 9000원. ●해방후 조선족 소설문학연구(이광일 지음,경인문화사 펴냄) 중국 옌볜대 교수인 저자의 박사학위 논문.조선족 문학에 대한 기존연구를 검토한 뒤 김학철,이근전 등의 작품세계를 조명.해방 후 조선족 소설이 중국문학의 단순한 번안이 아니라 자체의 발전법칙이 있음을 규명.2만 2000원. ●휴일의 에세이(이어령 편저,문학사상사 펴냄) 나도향,김동인,최인호와 생텍쥐페리,앙드레 지드,보르헤스 등 국내외 유명 문인들의 유려한 에세이 61편을 모은 것.생활·자연·사상·문명·기행 등 5개의 장으로 나눠 작가들의 내면 풍경과 철학을 섬세하게 담았다.8000원. ●열대어(요시다 슈이치 지음,김춘미 옮김,문학동네 펴냄)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의 소설집.일본문학의 전통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적 감수성을 겸비한 작품세계로 젊은 세대를 가장 잘 그리는 작가로 평가받는다.심리묘사 없이 행동만을 묘사한 표제작 등 3편.7500원. ●나의 날개로 날고 싶다(이춘해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교직생활,전업주부로 살면서 습작한 작가의 첫 장편.남편의 숱한 외도를 알면서도 가정을 위해 참아온 주인공이 이혼 뒤 옛 애인을 만나 참된 사랑을 찾아간다는 내용.8500원. ●아쉬움에 대하여(유자효 지음,책만드는집 펴냄) 언론인 시인의 8번째 작품집.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그리워한다.그러나 그 정조는 과거로의 퇴영이 아니라 현실의 삶을 긍정하기에 역동적이다.해서 노래한다.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만하다고.물론 “당신이 떠난 뒤에도”.6500원.
  • 묘사 이상의 감각적 인물화/화가 유현숙 21일까지 개인展

    서양화가 유현숙(39)의 인물화는 매우 독특하다.무엇보다 인물의 배경이 또렷하지 않다.그저 퇴락한 벽 같은 화면만이 아련히 인물을 받쳐줄 뿐이다.부드러운 중간색조의 그림은 세부적인 묘사를 절제한 흔적이 역력하다.그런 만큼 몽롱한 분위기가 강하지만 강렬한 느낌 또한 지울 수 없다. 10년째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작가 유현숙이 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태평로 갤러리 코리아에서 초대전을 연다.인물화를 중심으로 20여점이 선보인다.스냅사진처럼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하는 그의 그림은 인물화라고 하지만 인물 자체의 구체적 형상을 그리기보다는 내면의 파토스를 드러내는 데 치중한다.때로는 고양이 같은 동물을 등장시켜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Conception(개념)’이란 작품이 대표적인 예.고양이를 안고 있는 여인을 묘사한 그림으로 작가의 독특한 미적 감수성을 헤아려보는 텍스트가 될 만하다.(02)774-1366. 김종면기자
  • 전문가가 본 쿠체/추상성 빼어난 ‘제2카프카’

    쿠체의 소설을 접해본 이들은 그의 문체가 절제된 가운데도 폐부를 찌르는 힘이 있다고 한다. 탄탄한 구성과 사변적 깊이 그리고 존재의 밑바닥까지 울려오는 전율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보기 드문 거장의 대작을 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또한 그 작품 배경의 추상성과 절망의 함정으로 점철돼 있는 상황들은 카프카의 작품세계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쿠체의 소설에서는 남아프리카와 닮은 상황들이 종종 재현되지만 구체적인 장소들은 언급되지 않는다.이런 독특한 설정 때문에 그는 현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핵심을 비껴간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실제로 그가 작품활동을 시작했을 때 남아프리카에서는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으며,그는 ‘정치적 작가’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이렇게 회피적 방편으로 출발했을지도 모르는 그의 작품의 추상성은 그러나 그의 작품에 깊이와 보편성과 사유적 공간을 부여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예를 들면 ‘야만인을 기다리며’(1980)의 배경은 19세기의 어느 불특정한 시기 제국의 전초기지로 매우 추상적이다.이 변방의 요새는 ‘야만인’들이라 불리는 유목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제국의 중앙정부에서 파견된 군사요원들은 지금까지 이 변방의 요새를 평화스럽게 다스려온 치안판사의 온건한 정책을 폐기하고 야만인들에 대한 강경한 탄압과 정복전쟁을 시작한다. 지명은 나와 있지 않지만 누구든지 이것이 남아프리카의 백인들이 흑인들에 대해 가지는 망상적 공포와 그에 대한 히스테리컬한 반응 그리고 그런 반응들이 연쇄적으로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의 추상성은 남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지 않지만, 백인들이 처한 거북한 입장을 억압적 지배자의 집단에 속하면서도 그 집단의 정당성을 믿을 수 없는 묘한 위치에 처해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로 일반화시켜 순전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심사가 가지지 못하는 사유의 깊이를 작품에 부여한다. 그 외에도 최근 한국의 강단에서 많이 논의되는 쿠체의 작품으로는 18세기 영국작가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여성의 시각에서 다시 쓴 ‘포’(Foe)라는 작품이 있다.이것은 고전적 작품을 패러디하며 현대적 시각에서 다시 읽기를 시도하는 전형적인 포스트모더니즘적 실험이라 할 수 있는데,‘야만인을 기다리며’에 비해서는 작위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전수용 교수(이화여대 영문과)
  • 개인사에서 작품세계까지 서정인의 문학 40년 함축/文友들이 펴낸 ‘달궁 가는 길’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교과서격으로 손꼽히는 작가 리스트에 서정인과 오정희는 ‘단골’(?)로 오른다.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문체에 기대 덜 여문 문학열정을 숙성시키곤 한다.치밀하고 엄정한 문체를 자랑하는 서정인(65) 문학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책 ‘달궁 가는 길’(서해문집 펴냄)이 나왔다. 동료인 이종민 전북대 영문과 교수가 작가의 정년퇴임을 기념해 “본인의 ‘방해와 간섭’을 무릅쓰고 엮었다.”는 이 책은 평론가들의 작가론과 작품론을 묶었다.이들의 전문적이고 상세한 분석에 힘입어,‘난해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 서정인의 문체와 작품세계는 두꺼운 옷을 벗는다. 작가론에서 평론가 조은하는 서정인의 작품세계를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리얼리즘”으로 정리한 뒤 작품분석을 통해 “작가가 진지하게 추구한 것은 서민 생활과 그들의 저력에 대한 믿음”(59쪽)이라고 결론짓는다.이경수 원광대 교수는 인터뷰를 곁들여 “한 인물의 생애에서 맞닥뜨리는 당대의 온갖 유형의 호적을 재현시키려는 발자크적 열정과 씨름하고 있는 셈”(68쪽)이라고 평가한다. 또 고인이 된 평론가 김현을 비롯,유종호 황종연 정호웅 우찬제 김종욱 김태환 등이 글품을 보탠 작품론은 서정인의 문학세계를 다각도로 비춘다.서정인 소설의 가장 큰 특색을 문체라고 파악했던 고(故)김현은 “귀중한 돌을 갈듯이 그는 말 하나하나를 경건하게 다듬는다.”며 “작가가 뼈를 깎듯 힘들게 깎아 남긴 말들은 독자에게 팽팽한 긴장을 맛보게 하지만 그 문체를 통하지 않으면 서정인 소설의 즐거움의 대부분을 놓친 것”(123쪽)이라고 적고 있다. 유종호 연세대 특임교수는 서정인의 작품세계를 “우리말로 된 가장 행복스러운 단편소설의 지복상태의 하나를 드러낸다.”며 “야무진 주제,꽉 짜인 구성,단 몇줄로 선명하게 작중인물을 떠올리는 성격묘사 등은 단편소설 지망생의 모범”이라고 분석한다. 전집의 압권은 신광철 전남대 철학과명예교수의 ‘술친구 서정인’.이 글은 작가 본인이 그토록 고사한 ‘개인 서정인’이야기를 담고 있다.그 속에는 신 교수가 30년 지기로서 가까이 살펴본 인간 서정인의 이야기 예컨대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맵시있는 모습,자기 연구와 강의에 충실한 표정,사투리에 대한 작가 서정인의 애정,진정한 술꾼으로서의 서정인 등 작가의 면모를 정밀하게 묘사한다.부록으로 곁들인 작가의 수상소감도 그의 눈부신 문체를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이다. 서정인은 1962년 단편 ‘후송’으로 사상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대표작인 장편 ‘달궁’등의 작품활동으로 김동리문학상,이산문학상,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다.“나는 길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왜 쓰느냐는 이 캄캄한 미로를 벗어나기 위해서고,어떻게 쓰느냐는 그 길을 찾는 것과 같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신과 인간의 화합 ‘無言歌’/김정수 창작발레전… 27일 리틀엔젤스 회관

    ‘2003 김정수 창작발레 작품전’이 27일 오후7시30분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린다.한국미래춤학회 부회장인 김정수 단국대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마련한 무대이다. 재즈와 플라멩고,아랍 스타일의 색채를 가미한 창작발레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그가 지난 10년간의 작품활동을 회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무언가(無言歌)’와 ‘칼멘추상’. ‘무언가’는 방황하는 구도자의 내면 세계를 통해 우리가 믿는 절대진리,가치인 신과 인간의 화합을 묘사한다.한 영혼의 소박한 진실을 재즈 리듬에 실어 표현한 점이 이채롭다.10년 전 초연했던 작품을 새롭게 다듬었다. ‘칼멘추상’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 나오는 성악곡을 배경으로,한 여인의 기억 저편에 놓인 아름다운 추억을 발레와 플라멩고 춤으로 보여준다.원작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카르멘’의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041)550-3842. 이순녀기자
  • 화가 정년은 65세

    화가의 정년은 소설가와 같이 65세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98년 7월 S성형외과에서 광대뼈 축소수술을 받은 화가 김모(58)씨는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등 부작용으로 작품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자 성형외과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김만오)는 9일 “피고는 5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법원도 화가가 비슷한 창작활동을 하는 소설가의 정년을 65세로 보고 있다.”면서 “원고 정년을 65세로 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 꿈은 삶을 꾸려나가는 힘/조경란 산문집 ‘악어 이야기’

    “사람은 두 번 산다.한 번은 자신을 위해,한 번은 꿈을 위해.” 96년 독특한 감성으로 빚은 ‘불란서 안경원’으로 등단한 뒤 꾸준한 작품활동을 해온 소설가 조경란.그가 최근 발표한 산문집 ‘조경란의 악어이야기’(마음산책 펴냄)는 자신과 그의 꿈을 들려주는 글모음이다.자전적 이야기 곳곳에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준코 야마쿠사의 악어가 등장한다. 청순가련형의 조경란이 울퉁불퉁한 파충류와 만나는 것 자체로도 흥미롭다. 악어의 정체는 일본 텔레비전에 방영된 ‘전설의 악어 제이크’다.제이크의 방문을 계기로 일상이 지겹도록 재미없는 보통 사람들이 삶을 보는 자세가 180도 바뀐 경험담을 소개한 프로그램이다.책으로도 나와 인기를 끌었다.제이크가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차분하고 담담하다.베란다,변기,싱크대 등 아무데서나 불쑥 나타나 그들을 둘러싼 문제점을 깨우쳐주면서 위로한다. 조경란은 “제이크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하고 싶을 때,다른 삶을 꿈꿀 때 내 내면의 힘이 불러내오는 상징적 존재 같은 것”이라고 했다. 산문집도 그런 장면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풀어갔다. 마치 제이크를 만난 듯,자기 생의 길목을 은근히 비춘 단면들을 들려준다. 술취한 아버지를 피해 피신한 가족,‘삶의 첫 단추를 잘못 꿴 것 같다.’는 슬픈 독백을 되뇌이는 아버지의 처진 어깨,자신의 귀 속의 나비와 힘들 때마다 대화한 경험 등 내밀한 사연을 속삭이듯 들려준다.제이크와 대화하듯 썼다는 산문집의 결론은 “견디는 것이 치료이고 기다리는 것이 희망이다.”라는 것. 책읽기가 끝난 뒤 이런 생각이 든다면 삶이 다시 보일 것이다.“내 마음 속의 제이크를 찾아보자.”. 이종수기자
  • 30년만에 다시 만나는 ‘열정’/조각가 권진규 30주기전

    한국미술사에서 근대조각을 완성하고 현대조각의 문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조각가 권진규.흙을 사용한 테라코타와 옻칠기법을 원용한 건칠(乾漆)이란 독창적인 양식을 개척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인 그는 1973년 52세의 나이로 목을 매어 자살했다.‘인생은 공(空),파멸’이란 유서를 남긴 채.고뇌와 열정의 작가 권진규 30주기전이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작은 테라코타,건칠,석조,목조 등 유작 120여점.자폐적인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듯 침울하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담은 테라코타 흉상 ‘지원의 얼굴’등 대표작 외에 사후 30년동안 서울 종로구 동선동 작업실에서 잠자던 20여점의 작품이 처음으로 선보였다.석고틀에서 재현한 ‘여인’이나 부조 ‘작품’ 등은 작가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작업실을 그대로 보존해온 막내 여동생 권경숙씨가 내놓은 것.또 작가가 일본 유학시절인 1950년대에 남긴 초기 스케치북 2권도 전시돼 관심을 모은다.일본 무사시노 미술학교에서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오기노 도모 여사가 30주기를맞아 처음 공개한 것으로,권진규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작가가 죽음을 앞두고 몇몇 지인들에게 보낸 유서를 포함,손때 묻은 기물과 유품들도 전시돼 인간 권진규를 보다 진솔하게 만날 수 있다.전시는 15일까지.(02)736-1020. 김종면기자 jmkim@
  • 우동가게 아줌마가 소설집 냈다/강순희씨 ‘행복한‘ 펴내

    “초등학교 시절부터 꿈꿔 온 소설가의 꿈을 이제야 이뤘어요.” 충북 충주시 연수동에서 ‘행복한 우동가게’ 식당을 하고 있는 강순희(姜順熙·46·여)씨가 최근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우동가게’란 단편소설집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남 강진의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광주에서 여고까지 마친 뒤 1982년 결혼과 함께 충주에 정착한 강씨는 남편이 큰 사업을 해 부러움없이 아들 딸을 낳고 살면서 틈틈이 책도 읽고 글도 쓰며 소설가의 꿈을 키워 왔다. 1996년 평화신문 평화문학상과 이듬해 ‘문예사조’에 단편소설이 각각 당선돼 등단,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려 했으나 곧 외환위기로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그에게도 시련이 닥치기 시작됐다.살던 집을 경매로 내주고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형편이 되자 친구의 소개로 연수동의 23㎡ 짜리 허름한 우동집을 인수,우동과 김밥을 만들어 팔며 가족들의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그러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식당을 찾아 오는 각양각색의 손님들로부터 듣는 넋두리와 음식을 배달하는 사이 느끼는 단상,가게 앞의 공원에 앉아 있다가 떠오르는 상념 등을 메모해 두고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여기에 살을 붙여 ‘끓는 물에 비친 얼굴’ 등 41편을 만들었으며 이를 다듬고 또 다듬어 옴니버스 형식의 첫 단편소설집을 낸 것. 그가 등단했다는 사실과 우동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경림·도종환·강승원씨 등 많은 문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찾아와 남긴 쪽지들이 가게 벽면에 빽빽이 붙어 있다. 강씨는 “혼을 담은 소설을 쓰고 싶다.”며 “연말쯤 또다른 단편소설집을 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려준다. 충주 연합
  • 모래밭인지… 캔버스인지…/‘김창영­모래회화 25년’

    화가 김창영(47)이 모래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20여년 전 부산 바닷가에 살던 때부터다.밤과 아침을 경계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바닷가 모래위에 찍힌 무수한 발자국과 정체불명의 흔적들….여기서 그는 ‘존재의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어렴풋이 느꼈고 그것을 캔버스 위에 옮겼다.그 작고 소박한 모래회화는 오늘날 1000호 이상의 대작으로 발전했다.도쿄 우시고메∼가구라자카 전철역에 대형벽화가 설치됐는가 하면 다음달엔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빌딩 로비에 1000호짜리 대작이 걸린다. 28일부터 9월8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는 ‘김창영-모래회화 25년’전은 올해로 25년을 맞는 김창영의 모래회화 세계를 소개하는 자리이다.‘Sand Play’ 연작 20여점이 나온다.캔버스 위에 엷게 발린 모래위에 붓으로 정치하게 그린 모래그림은 무엇이 실체이고 무엇이 가상인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극사실의 절정을 달린다. 지난 82년 이후 일본에서 작업하고 있는 김창영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현대미술이라고 해서 특별히 실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나는 내면에서 명령하는 그대로 작품활동을 한다.그렇기에 내 작품엔 이론적인 장식이 없다.” 혹자는 그의 작품행위에 대해 깊은 차원에서 자연과 통하기 위한 신성한 의식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02)544-8481. 김종면기자 jmkim@
  • 책꽂이

    ●모두 다 사라지지 않는 달(서성란 지음,실천문학사 펴냄)96년 실천문학 신인상 수상작가의 장편.각 장마다 자폐아를 둔 어머니를 등장시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성애의 힘을 강조한다.방황,다른 자폐아 부모를 격려하는 모습,사회적 대응 등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9000원.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박민규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문학동네 신인상과 한겨레문학상을 동시에 거머쥔 무서운 신인의 작품. 초등학교 4학년때 가입한 프로야구 삼미슈퍼스타즈 회원의 추억을 바탕으로 80년대의 사회상을 재미있게 그린다.8500원. ●검은 꽃(김영하 지음,문학동네 펴냄)신세대의 감각을 자랑하던 작가가 100년 전인 1905년 멕시코 농장에 끌려간 11명의 조선족의 삶을 모티브로 한 장편.작가는 “그들의 고생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보편성에 무게를 두었다.”고 말한다.8800원.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한강 지음,열림원 펴냄)94년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 당선으로 등단,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는 작가의 첫 산문집.미국 아이오와대학 국제창작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편적으로 그렸다.8000원. ●항해지도(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조구호 옮김,시공사 펴냄)스페인 대표적 작가의 해양 스릴러.18세기 계몽주의에 반발한다는 이유로 추방위기에 놓인 예수회 지도부가 왕실을 매수하려고 에메랄드를 싣고 오다가 침몰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다루었다.1만 2000원. ●한국 현대시 해설-이해와 감상(홍윤기 지음,한누리미디어 펴냄)한국현대시문학연구소 소장인 저자가 7년 동안 자료를 모아 정리.육당 최남선의 1908년 작품부터 올해 시집을 낸 손호택의 작품 등 시인 250명의 작품을 망라했다.2만 5000원. ●창랑지수(옌전 지음,박혜원·공빛내리 옮김,비봉출판사 펴냄)중국 대표적 현대작가의 두번째 장편.중국인들의 사고방식,행동 양식,처세술,관계 중시 등을 주제로 한 사회소설.모두 3권,각 9500원. ●시간의 옷(아멜리 노통 지음,함유선 옮김,열린책들 펴냄)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는 벨기에 여성작가의 장편.79년 폼페이시의 화산 폭발을 누군가의 계획 범죄로 가정하면서 전개.1996년 공쿠르상 후보작.7500원.
  • “한국 건축예술의 美感 세계인에 펼쳐보일 터”파리 기메국립박물관서 회고전 여는 재일동포 이타미 준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은 내 마음 자체이며,나의 정신입니다.”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66·한국명 유동용)은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인 통찰력으로 담아내는 작가다. 도자기 가마 모양을 본뜬 조각가의 작업실,우리 민화에 나타난 포도넝쿨을 연상케 하는 호텔,조선시대 도자기의 모양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건축물 등.돌 나무 흙 벽돌 등 자연의 소재를 통해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표현함으로써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룬 이타미 준의 건축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회고전이 파리의 국립 기메 동양박물관에서 30일부터 오는 9월29일까지 열린다. 국 일본 중국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지역 14개국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아시아 예술 전문 국립박물관인 기메 미술관에서 현존하는 건축가의 회고전이 열리는 것은 1899년 이 박물관 개관 이래 처음이다.물론 한국인으로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33년 건축인생을 대변하는 도형과 스케치,건축 모형들과 사진,예술가로서의 미학이 담긴 회화작품,가구,그리고 그가 평소 ‘교재’로 사용하는 개인 소장 고미술품 등 17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한국 전통예술의 미감을 세계인들에게 펼쳐 보일 수 있게 된 것이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너무 영광스럽고 행복하다.”고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시회 포스터나 도록 표지에도 자신을 ‘일본에 있는 한국인 건축가’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할 정도로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데에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식 이름 ‘이타미 준’을 사용하며,사고 방식 또한 일본 사회에 완전히 통합돼 있다.하지만 정신세계의 근원은 엄연히 한국이다. 목수였던 그의 선친이 그를 포함해 칠남매 모두에게 한국 국적을 자랑스러워하고 이를 지키도록 교육시켰던 덕분이다.그는 “태어나고 자란 일본은 고향이지만 예술의 근원은 한국의 토양”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전통의 조화,자연스러움과 여백의 미가 흐르는 동양적인 건축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들은 예술과 건축의 융화,자연 소재의 통찰을 제안하고 있다.이런 그의 작품들은 그가 30대 초반에 한반도 방방곡곡을 여행하며 발견한 한국의 전통미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학교(무사시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작품활동을 시작한 직후,유럽을 배낭여행했습니다.그곳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보고 나서 느낀 것은 내가 조국인 한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1968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그를 사로잡은 것은 자연스러움이 배어 있는 조선시대 대중예술의 미감(美感)이었다.투박한 흙벽돌과 초가지붕의 부드러운 곡선,보름달 모양의 도자기,선비의 절개를 연상시키는 기와지붕의 고고한 선,인간미가 배어 있는 부처의 얼굴,침묵처럼 조용한 아름다움을 지닌 차 그릇 등에서 그는 한국인의 고유한 감성을 발견했다.건축가인 그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소재의 발견이었다. 그후 그는 일본과 미국의 크리스티경매장 등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을 구입하며 조선시대 고미술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감을 작품에 그대로 반영시켰고 그의 작품은 독창성을 띠며 완성도를 갖추게 됐다. “건축은 도시와 자연이 만나는 것입니다.한국적인 전통미를 어떻게 현대적인 건축과 조화시키느냐가 과제였지요.하늘 돌 나무 흙 등 자연의 소재를 인공적인 콘크리트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대비하고,대립도 시키고,조화를 시키면서 사물의 관계에 대해 늘 생각하게 됐습니다.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은 조형물이 되는 것입니다.” 디아 잉크하우스(1975년·도쿄) 온양박물관(1982년·온양) 돌의 교회(1991년·홋카이도) 조각가의 스튜디오(1985년·가가와) M빌딩(1991년·도쿄) 레어나드 번슈타인 기념관(1996년·홋카이도)에서부터 최근의 포도호텔(2002년·제주)까지 자연의 소재를 현대적인 건축공간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킨 그의 대표작들은 이렇게 완성됐다. 지난해 완공된 제주의 포도호텔은 그의 완성된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준다.부드럽게 흐르는 티타늄 소재의 은빛 지붕은 제주도의 넘실대는 물결,한라산의 능선과 오름,제주 민가의 초가 모양이 녹아들어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강조됐다. “그 지역의 특성과 재료가 어우러지는 건축물이 제가 만들고 싶은 건축물입니다.포도호텔은 유구한 세월이 흘러 폐허가 되더라도 티타늄 지붕은 제주의 풍광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남아 있을 것입니다.” 도쿄의 하네기 미술관에서 수년 동안 조선시대 미술품 소장전을 갖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도쿄에 한국고미술컬렉션 박물관을 오픈할 정도로 고미술 전문가가 됐다는 그에게 조선의 민화와 도자기들은 ‘영원한 교과서’다.작품세계의 정신적,물질적 근간이 된 ‘한국 전통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신의 소장품을 작품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한국적이다,일본적이다 라는 평가를 싫어한다는 그는 “동북아시아 공통의 정서인 동양적인 철학을 담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을 역사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한국적인 전통미가 자연스럽게 녹아 든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로 우뚝 선 그는 지금도 일본으로부터 귀화할 것을 권유받고 있다.하지만 고집스럽게 한국 국적을 지키고 있다.오히려그의 두 딸과 아들을 한국에서 교육시키면서 자신보다 더 완벽한 한국인으로 자라도록 했다. lo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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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밖으로 뻗은 나뭇가지(김경수 지음,민음사 펴냄) 지난해 7월15일 타계한 고 김경수 시인의 1주기를 기리는 유고 시집.병상에서 죽음을 예상하고 쓴 작품들이라 허무를 노래하는 시편이 많지만,역설적으로 주된 정조는 삶을 긍정한다.9000원. ●밥벌이의 지겨움(김훈 지음,생각의나무 펴냄) 저널리스트·소설가 등으로 활동하는 저자가 여러 매체에 발표한 칼럼모음집.특유의 섬세한 묘사와 화려한 수사로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다.8500원. ●대해 속의 고깔모자(이향지 지음,고요아침 펴냄) 제4회 현대시 작품상 수상시집.수상작인 이향지의 표제시를 비롯,추천 후보작 등을 실었다.김영승,함성호등 역대 수상 시인의 신작시도 함께 묶었다.7500원. ●폼페이 최후의 날(에드워드 불워 리턴 지음,이나경 옮김,황금가지 펴냄) 서기 79년 화산폭발로 몰락한 비운의 도시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상세한 고증을 바탕으로 당시 건축양식·풍속 등을 담았고,다양한 인물과 사상을 다루고 있다.1만 2000원. ●사랑은 스위트 피 향기를 타고(소피 달 지음,황정민 옮김,황금부엉이 펴냄) 사랑의 해피 엔딩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해주는 여성작가의 낭만적이고 발랄한 감성소설.저자는 영미권 대부분의 교과서에 작품이 실려 있는 전설적인 동화작가인 로알드 달의 손녀.7000원. ●내가 너를 향해 흔들리는 순간(이외수 지음,해냄 펴냄) 춘천에 사는 작가가 작품활동과 일상에서 느낀 글을 담은 에세이.바쁜 일상에 매몰돼 사는 현대인에게 여유의 중요함을 들려준다.9000원. ●설레는 인생을 품다.(윤영준 지음,등불 펴냄) 평론을 주로 해온 작가의 첫 장편.기혼·이혼·독신 등 결혼에 대해 각기 다른 이력을 지닌 세 명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인생의 단면을 묘사.8000원.
  • “만화와의 인연 어느덧 25년 서울을 애니메이션 메카로”2003 SICAF 총감독 박세형 교수

    8월 12∼17일 열리는 2003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위원장 심상기)을 앞두고 SICAF사무국은 요즘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하다.올해 SICAF는 서울시가 10년간 1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해 참여하는 첫 행사인 까닭에 부담감도 적지 않다. 행사를 총지휘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박세형(51·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 SICAF 총감독을 서울 남산 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만났다. ●SICAF를 한국의 대표브랜드로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서울’하면 만화·애니메이션이 연상되도록 SICAF를 만드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지만,최종적으로는 한국이라는 총체적 브랜드의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행사로 일궈내고 싶습니다.서울을 동북아시아 만화·애니메이션의 인적·물적 네트워크 중심도시로 만들겠습니다.” 올해 SICAF 행사에는 현재까지 프랑스·영국·캐나다 등 애니메이션 강국을 포함해 짐바브웨·칠레 등 세계 40여개국이 참가를 신청했고 작품수만도 670여개에 이른다.이는 세계 최고 권위인 프랑스 안시와 일본 히로시마 페스티벌에 못지않은 규모.영화제 이름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뜻을 담아 ‘animasia(animation+asia)’라고 지었다.만화·애니메이션 전시회 ‘툰 파크’와,아시아 지역의 출판사·배급사 등 60여 업체를 엮는 전문시장인 ‘SICAF 프로모션 플랜’(SPP)도 마련했다. ●만화 인생 4반세기 박 감독은 지난 95년 당시 문화체육부의 지원으로 시작한 제1회 SICAF 때 아트 디렉터로 관여하는 등 7회째인 올해까지 빠짐없이 참여해왔다.지난해 말엔 전국 120여개 대학과 해외 450여 애니메이션 전문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부천 국제대학애니메이션 페스티벌(PISAF) 조직위원장 겸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문화체육부 문화산업 위원,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위원,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장 등 그의 이력은 그대로 한국의 만화·애니메이션과 직결되어 있다. 만화·애니메이션과의 ‘연(緣)’은 50년대 출생지인 부산에서 시작됐다.초등학생 때부터 각종 미술대회에서 입상하는 등,미술에 재능을 보였으면서도 집안 어른들의 만류로 만화·애니메이션을 ‘업’으로 삼을 엄두는 내지 못했다.68년 부산고에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과 함께 입학했지만,뒤늦게 73년 홍익대 서양화과에 진학한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막상 어렵게 미대에 들어갔지만 미술,특히 ‘순수미술’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순수미술’을 폄하하는 게 아니라 제가 단순한 탓입니다.구체적이고,한계가 명확하지 않으면 이해가 잘 가지 않았거든요.” 그러던 중 당시 미대생들이 몰래 돌려 읽던 멕시코 만화가 R 니우스의 ‘모택동 평전’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현실을 치열하게 반영하는 표현 양식으로서의 만화”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교육 석사과정 논문 주제도 만화를 택했고, 지난 90년 한국 최초로 만화학과가 개설된 공주전문대에서 강의를 시작,세종대 영상만화학과 교수를 거쳐 지금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까지 줄곧 관련 연구와 작품활동에 매달려 왔다.지난 95년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부장관 표창도 받았다.“거창한 명분보다는,제 개인적인 표현 욕구와양식에 만화·애니메이션이 들어맞은 것일뿐”이라고 겸손해하면서도 화제가 무르익자 열변을 토했다. ●“지금은 위기의식 느껴야 될 때”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신동우 화백을 떠올리며 손가락을 꼽던 기자에게 그는 8년 전이라고 잘라 말했다.“단일 종합예술 장르로 접근하기 시작한 게 95년입니다.안시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는 등 한국이 세계적인 만화·애니메이션 콘텐츠 생산국으로 인정받는 데 8년밖에 안 걸린 것은 기적입니다.” 박감독은 향후 5년이 콘텐츠 강국 한국의 위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관건은 역시 인재다.“만화·애니메이션은 ‘아트&테크놀로지’의 장르인데 우리는 지금 현장기술 전문가 양성에 치우쳐 있어요.단기적으로는 채산성이 낮아도,멀리보면 ‘뜬구름 잡는’것 같은 공상가나,전위예술가,학계가 모두 중요합니다.바로 대학의 역할이지요.” 다양하고 풍부한 인재풀과,그들이 실험하는 선례·실패들이 축적되어야 비로소 그것들을 활용한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피라미드의 꼭대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생산국 한국의 미래는 만화·애니메이션에 달렸다” 박 감독은 “만화·애니메이션이야말로 21세기 콘텐츠 생산국으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만화·애니메이션은 게임·캐릭터 등 다른 매체로 다양하게 활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쉬운 콘텐츠라는 것이다. 그런 중요한 시점에서 SICAF를 준비하는 만큼 총감독으로서의 부담이 크지만,이런 종류의 행사는 반드시 민간주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SICAF가 끝난 후의 계획을 묻자 우선 총감독을 맡고 있는 ‘메리 크리스마스’(2002 한국문화콘텐츠 진흥원 HD 제작기술 개발사업 선정작)의 OVA 1차분을 새달 중에 내놓아야 한다며 부담스러워했다. “정말 하고 싶은 사업은 이원복 교수처럼 만화로 된 해설서를 내놓는 일입니다.미학을 쉽게 풀어쓴 만화책을 내고 싶어요.”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하며 눈을 반짝이는 박감독의 모습은 한국 만화·애니메이션계의 중진이라기보다는,10살짜리 개구쟁이처럼 신이 나 보였다. 채수범기자 lokavid@
  • 명망가 위주 소설출판 벽 허문다 / 인문학 전문 출판사 ‘소명’ 소설집 3권 펴내

    150여종의 인문학 관련 서적만을 외곬으로 펴내온 소명출판사가 처음으로 소설 3권을 펴냈다.출판사가 문학 관련 책을 내는 게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하지만 소명출판사의 기획이 눈길을 끄는 것은 소설 출판의 벽을 낮추거나 허물려는 의지가 담겼기 때문. 박성모(사진·41) 대표는 “소설 출판에는 명망가 위주의 출판과 상업주의라는 두 가지 벽이 존재하는데,이런 풍토에서는 신인이나 등단 뒤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에게 지면이 주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그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보려고 나름의 성격에 맞는 소설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밝혔다.물론 상업적인 성공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이런 고민의 산물로 나온 게 80년대 노동운동 현장에서 문학활동을 했던 정혜주의 ‘내 안의 불빛’을 비롯,99년 문학동네에 중편으로 등단한 도태우의 ‘디오니소스의 죽음’,늦깎이 작가 김정주의 ‘을를에 관한 소묘’등 세권이다.첫 작품집인 만큼 작가들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들의 작품세계는 문학적 기초가 탄탄하다. ●‘내 안의 불빛’ 노동운동에 헌신하던 작가가 ‘한백’이란 가명으로 88년 발표한 ‘동지와 함께’를 포함해 지식인과 노동자의 관계를 탐색하는 세편의 중편 모음집.‘강·섬·배’는 새로운 세기를 운운하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는 시대에 오히려 굼벵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80년대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작가는 당시를 ‘쓰라린 자부심’의 시대라고 결론짓는다.‘영만이’는 노동자의 변신과정을 통해 지식인의 부채의식을 벗어난,있는 그대로의 노동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옮기고 있다. ●‘디오니소스의 죽음’ 신화와 현실을 오가는 상상력의 틀 속에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생을 불태우는 로커 ‘권’의 삶과 그를 둘러싼 음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표제작 등 네편의 중단편을 모았다.작가는 ‘발루아의 환영’‘테에베 통신’‘판팔루스 판포스’ 등에서 현실에서 문학,나아가 예술과 종교의 존재 의미를 묻고 있다.작가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자신의 영혼을 불태우면서 존재를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소수‘광인’들의 힘으로살고 있다. ●‘을를에 관한 소묘’ 탑골 공원에 모여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 인간 군상을 묘사하면서 삶의 공허함을 이야기한 표제작 외 세편을 실었다.현실과 유리된 채 인식론에 안주한 여성과 재봉질에 매달려 욕망에만 안주하는 다른 여성을 통해 생의 풍속도를 압축한 ‘알 수 없는 문’을 비롯,‘잃어버린 방’‘수면 아래 저편’등에서 녹록지 않은 솜씨를 자랑한다. 모두 어느 한 경향으로는 아우를 수 없는 다양한 색깔의 작품과 작가들이다.하지만 이들이 기존의 문학물 출판 관행으로는 좀처럼 빛을 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그리고 그들의 결실이 낳은 ‘못자리’에는 누구 못지 않은 열정과 탄탄하게 키워온 글솜씨가 깔려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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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지음,용경식 옮김,문학동네 펴냄)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란 가명으로 쓴 소설로 한 작가에게 유일무이하게 공쿠르 상을 두번 안겨 화제가 됐다.‘모모’란 주인공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품.로맹 가리의 유서에 해당하는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도 함께 실었다.9000원. ●인숙만필(황인숙 지음,마음산책 펴냄) 시인인 저자의 산문집.김만중의 ‘서포만필’을 흉내낸 것으로,“서포가 겸손함을 담은 것이라면 나의 글은 자유롭게 썼다는 뜻”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나이듦에 대하여’‘봄맞이’등 생활 속 단상을 시인 특유의 정갈한 문체로 풀어낸다.8500원. ●아제아제 바라아제(한승원 지음,정현주 삽화,문이당 펴냄) 작가의 장편소설을 청소년용으로 각색한 것.초월적 이상세계를 계속 좇는 ‘진성’과 파계뒤 맨몸으로 세속을 떠도는 ‘청화’ 등 두 여승의 대조적 삶을 통해 참다운 자유인의 의미를 모색하는 구도소설.임권택 감독이 1989년 영화로 만들었다.8500원. ●예비신부 에이미의 일기(로라 울프 지음,이은선 옮김,문학사상사 펴냄) 잡지사 부편집장 에이미가 남자친구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은 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다룬 소설.작가는 일과 결혼준비 모두를 소화하는 여성의 고난한 일상을 보여준 뒤 더 힘든 것은 결혼 뒤의 일상이라고 역설한다.9500원. ●둥근 밀떡에서 뜨는 해(김길나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55세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의 세번째 시집.몸을 소재로 한 연작시를 통해 육체라는 소우주를 노래한다.그러나 단순히 소비나 탐욕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영혼과 합일시켜 승화된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5000원.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이윤학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0년 등단한 뒤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는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평론가 김춘식은 “자신의 상처를 덧내가며 ‘극단’을 추구해온 이전 경향에 비해 사물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두드러진다.”고 말한다.5000원.
  • 류희영 교수 5년만에 국내전“작품 제목 없으니 맘대로 느끼세요”

    전형적인 모더니스트 화가인 이화여대 류희영(63) 교수가 5년만에 국내 전시회를 연다.1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정신의 창으로서의 색면회화’라는 제목이 붙었다. 색면회화(color-field painting)는 1950∼6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회화의 한 경향으로,제스처적인 붓질을 피하고 화면 위에 물감을 넓게 펴발라 캔버스 전체를 색채로 뒤덮는 것이 특징이다.이전 유럽 화가들의 전통적인 구성개념과는 달리 색면회화의 분리된 부분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그 대신 통일된 ‘전체로서의 색면’을 강조한다. 색면추상화가들은 극단적인 추상성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려 노력한다.그렇다면 류희영의 ‘정신의 창’은 무엇을 겨냥한 것일까.작가는 이렇게 말한다.“작품에 제목을 붙이지 않은 지 4,5년이 됐습니다.제목을 쓰다 보니 설명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그냥 보는 대로 느끼면 됩니다.” 작품에서 굳이 정신적인 의미를 캐려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아름답게 보아달라는 것이다. 류희영의 그림은 예전보다 한층 단순해졌다.“군더더기 다 지워버리고 알몸을 색채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는 말로 그는 자신의 색면 추상작업을 설명했다.그러나 “어차피 데생을 거쳐 반추상으로,서정적 추상에서 다시 미니멀로 나아가게 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작가의 말은 지나치게 단선적이고 결정론적인 회화관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색채와 밀도 면에서 유화만한 게 없다.”고 믿는 작가는 유화만을 고집한다.“유화는 수성에서 느끼는 경박함과는 다른 분위기를 주기 때문”이다.그는 한때 단청에 빠져들었지만 지난 93년부터는 산에서 암시를 얻어 빗금을 즐겨 사용한다.이미 상투화되어 버린 ‘한국적’이라는 말에는 거부감을 보인다.재료나 표현기법에서 도대체 어디까지가 한국적이냐는 것이다. 피카소 같은 대가도 자신은 항상 신인이라고 했듯이 작가는 지금도 날마다 새로운 자세로 충북 옥천의 작업실과 학교를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옥천 작업실에서 그린 200호,300호의 큰 그림들을 대거 선보인다.(02)734-6111.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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