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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93문화계/과제와 전망:12·끝)

    ◎탄탄한 기획으로 자구노력 지속/극적재미·감동 중점… 10여편 제작중/“감각 신선” 신인감독 대거진출 조짐/「서편제」 등 대작 작품성 승부… 중·러 등과 합작시도 활발 올해 한국영화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외화의 파상공세에 부딛쳐 힘겨운 경합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속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자구노력 또한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영화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된 외화는 직배사의 작품을 포함,3백18편이나 된다.이는 한국영화제작편수 96편의 3배를 넘는 수치로 올해 역시 엇비슷한 편수의 외화가 극장가를 강타할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맞대응해 제작될 한국영화는 줄잡아 90편안팎으로 추정되며 이가운데에는 종래의 주먹구구식 제작을 탈피,철저한 기획력을 앞세운 작품들이 상당수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영화제작패턴의 이같은 변모는 지난해 「결혼 이야기」와 「미스터 맘마」의 성공에 힘입은 것으로 이미 10여편 가까운 작품이 탄탄한 사전기획하에 제작을 추진중이다. 극적재미와 영화적 감상가치를 결여하고서는 외화와 경쟁할수 없다는 판단아래 기획력을 동원하고 있는 영화제작은 올해 내내 지속되리라는것이 영화계의 분석이다. 이에따라 젊은 기획자들의 활동영역이 어느때 보다도 넓어질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힘입어 기획자들의 주요 선호대상이 돼있는 신인감독들 또한 대거 영화계에 진출할 조짐이다. 젊은 영화인들의 이러한 영화계 참여는 영화의 질과 내용에도 변혁을 일으켜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영화제작의 기법에서 진전된 변화가 있을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에는 해외영화제참가를 겨냥한 작품성 위주의 대작들도 여러편 선보일것 같다. 지난해부터 촬영중인 「서편제」「화엄경」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며 여기에 이어 「웨스턴 애비뉴」등 4∼5편이 기획단계에 돌입할 움직임이다. 하나같이 한국적 소재인데다가 제작비 1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올해는 영화제작의 환경여건이 다소 호전될 전망이기도 하다. 영화계의 숙원사업인 종합촬영소의 시설중 오픈세트와 촬영지원시설,특수촬영스튜디오가 오는 6월까지 완공,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그동안 오픈세트 부진난으로 많은 제약을 받아왔던 영화업계는 이에따라 다양한 장르의 영화제작에 박차를 가할것 같다. 특히 애정멜러위주에서 벗어나 시대물·액션물·공상과학물등이 폭넓게 시도될 수 있을 것으로 영화계는 진단하고 있다. 또한가지 올해 예상되는 것은 예년과는 달리 외국과의 합작영화추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이다.이와관련,일부 제작업자 가운데에는 이미 중국·러시아·몽고등에 합작의사를 타진중에 있으며 일본측과도 조심스럽게 합작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업계의 이같은 발전적 움직임과는 달리 영화의 꽃인 연기자는 올해도 태부족현상이 이어져 몇몇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다. 남우의 경우 안성기·문성근·이경영·최민수,여우의 경우 강수연·최진실·심혜진등 극히 제한된 숫자에 의해 요리될 것이란 예상이다.
  • 고유색 발굴 10년… 전통 염색법 재현

    ◎염장 한광석씨,인사동 학고재서 첫 발표전/산야의 식물에서 은은한 우리색 살려내 우리고유의 색채를 찾는데 10여년을 바쳐온 외곬의 젊은 염장 한광석씨(35)가 그동안 되찾은 우리 색채들을 갖고 첫 발표자리를 마련한다. 4일부터 10일까지 인사동 학고재(739­4937)에서 갖는 전통염색전이 바로 그것.몹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끊임없이 탐구해온 전통염색법 재현의 결실을 보여주게 된다.지난80년부터 우리색 찾기에 나선 한씨는 전국의 온 산야를 헤매며 못다 채운 색의 자료를 찾았다.푸른색은 쪽잎에서,붉은색은 홍화에서,노란색은 치자 또는 울금 황백 황련 달구장풀에서,보라색은 지초등에서 살려냈다. 그외에 맨드라미 봉숭아 담쟁이덩굴 뽕나무 차잎 쑥 소나무속껍질 칡 회나무꽃잎등 온갖 식물은 물론 팥이나 콩 수수 감물 풋밤속껍질등 별별 먹을거리까지 그에겐 색을 얻는 재료가 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색채들은 바로 그같은 천연재료들에서 채집됐다.그래서 서구의 현란한 색채문화에 익숙해져있는 오늘 우리들의 눈에 적지않은 충격으로 다가설순정의 빛들이라 할 수 있다.이 전통염색품들은 옷이나 이불등 생활용품을 만들기 위해 일차 가공만 해놓은 상태지만 하나하나를 훑어보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예술성과 작품성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 수준급 새 영화 10여편 제작 활기/관객층 기호 계산,기획력 발휘

    ◎작품·흥행성 등 고루 갖춰 눈길 새해를 맞아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건 수준급 영화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이들 영화는 하나같이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작품성과 흥행성 및 완성도의 3박자를 고루 갖춰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야심작들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촬영에 돌입했거나 내달 촬영을 목표로 제작이 추진중인 작품은 「백한번째 프로포즈」「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결혼하지 맙시다」「커피 카피 코피」「미스터 맘마2」「키드 캅」「투 캅스」등 10여편. 이 가운데 「백한번째 프로포즈」(오석근 감독)는 슬픈 옛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한 미모의 첼리스트와 그녀를 향해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쏟는 한 남자의 환상적인 러브스토리를 담은 작품. 사랑의 실체와 가치를 추구한 고전적 멜로영화로서 문성근이 주역을 맡았다.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김영빈 감독)는 충족된 수혜자로서 차별적 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압구정족들의 삶을 통해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병폐를조명하는데 기획의도를 맞춘 작품. 향락적이고 말초적인 문화에 대한 영상탐구를 재치프레이즈로 내건 영화로 문성근과 전미선이 주역으로 캐스팅됐다. 「결혼하지 맙시다」는 현재 시나리오작업중으로 유치원시절부터 대학시절까지 이어가는 두 남녀의 사랑의 감정변화와 결혼후의 갈등을 통해 참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감각을 내세운 표피적인 재미에 안주하지 않고 무게있는 사랑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커피 카피 코피」는 당차고 매력적인 캐리어 우먼과 CF감독의 투철한 직업의식과 야망 그리고 사랑을 다룬 작품.포스트 모던한 이야기 전개로 젊은 관객층을 겨냥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으로 세련된 영상미에 주력,CF촬영기법을 도입하는 해외로케도 예정하고 있다. 「미스터 맘마2」(강우석감독)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신세대 아빠의 육아와 사라져가는 부성애를 따뜻한 시각으로 묘사하는데 기획의도를 둔 코미디물. 그러나 전편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그린데 반해 이번 속편에서는 보다 깊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디테일하면서도다채로운 극적 상황묘사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김의석 감독)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자유주의적인 방송국 PD와 간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애정물.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방식,그리고 고독을 진솔하면서도 파격적인 영상에 담을 계획이다. 또 「키드 캅」(이준익 감독)은 어린이들을 주역으로 내세운 가족용 오락코믹액션물. 예년과는 달리 연초부터 제작러시를 이루고 있는 이들 영화는 무비판적인 유행의 추구에서 벗어나 각기 고유의 색깔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또 주먹구구식이 아닌 관객층의 기호를 충분히 계산해 제작에 임하는 등 사전 기획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개성과 의욕을 앞세워 만들어지고 있는 이들 신작영화가 그동안 외화의 위세에 가위눌려온 한국영화계에 얼마나 숨통을 트이게 할는지 자못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신춘문단에 페미니즘소설 붐/박완서·이경자·윤명혜씨 등 잇달아 출간

    ◎여성시각서 바라본 여성문제 작품화/남아선호사상·이혼·외도 등 주제 다양 문학을 비롯해 연극·영화등 문화전반에 걸쳐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여자로 말하기,몸으로 글쓰기」라는 부제로 출간된 「또 하나의 문화」 제9호가 페미니즘문학에 관한 글들을 집중 게재했다.편집방향과 판형을 바꿔 재창간한 「사회평론」2월호도 「영상시대의 페미니즘」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또 하나의 문화」 최근호에서는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지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두 여성작가­박완서 양귀자­의 소설을 분석한 글들을 싣고 있다.조은교수(동국대)는 박완서씨의 자전적 성장소설을 조명한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가 우리에게 던진 숙제라는 글을 통해 격변의 시대를 산 한 여성작가의 꾸밈없는 삶의 기록이 갖는 의미를 찾았다. 이 작품은 결국 「작품성의 평가 운운」하는 차원을 뛰어넘었다는 조교수는 특히 이 소설에서 눈에 띄게 묘사된 부분은 작가의 어머니 모습으로 보았다.그 시대 여성들을 지배해온 삶의 구조와 복합성과왜곡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 예로 소설속의 어머니가 아들의 전향과 개종을 「일부종사」라는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와 연결시켜 정색하고 있는 장면등을 들었다. 이소희씨(한양여전 강사)는 이어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계기로 페미니즘 문학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했다.그는 『토론없는 시대에 여성주의소설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작품은 남성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를 가진 사람이 곧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 기존의 통념을 확인시키고 독자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하는 악영향도 함께 비판했다. 「또 하나의 문화」와 「사회평론」이외에도 여상작가들의 작품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낙태를 다룬 박완서의 중편소설「꿈꾸는 인큐베이터」,아내의 외도(?)를 다룬 이경자의 신작소설「혼자 눈뜨는 아침」,여성의 홀로서기등을 다룬 윤명혜의 「여자가 여자에게」와 두행숙의 「길들여진 고독」등이 그것이다.박완서씨는 「현대문학」1월호에 발표한 중편소설 「꿈꾸는 인큐베이터」에서 낙태문제를 통해 남아선호사상과 남성 못지않게 여성들 자신이 또 다른 여성에 대한 가해자라는 사실을 다뤘다.비록 여성들이 그 행위의 주체자일지는 몰라도 남편들 역시 낙태의 공범자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낙태가 단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한다. 이경자의 장편소설「혼자 눈뜨는 아침」은 아내로서 또 어머니로서 「충실한」삶을 살아오던 여인의 이야기다.주인공 태경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부덕」으로 박제된 자아,그래서 정체되어있던 「자기」를 발견하고 「사랑」을 통해 한 인간으로 세상앞에 서고자 하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중견작가 윤명혜씨의 자적적 소설「여자가 여자에게」는 박완서의 「‥싱아‥」와 마찬가지로 소설속에 드러난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생활과 의식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의 실체와 그속에서 한 여성이 자기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두행숙의 첫 장편소설「길들여진 고독」은 진정한 사랑이 결여된 결혼을 경멸하는 여주인공 강문이가 자기중심적이고 무절제한 남편과 이혼하고 자신의 오랜 꿈인 미술공부를 위해 독일유학길에 올라 목표를 향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이들 작품의 주제들은 다양하지만 모두 다양한 여성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 희곡작가 박조열씨(이세기의 인물탐구:12)

    ◎연극계에 신풍일으킨 “지적작가”/발표하는 작품마다 주옥편·문제작·수작 일색/특유의 표현력으로 주제부각… 관객들 매료/「오장군의 발톱」으로 백상예술상대상·희곡상 수상 박조열이란 이름은 몰라도 희곡 「오장군의 발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이 희곡은 74년당시 예륜의 「공연불가」판정으로 연극계를 떠들썩하게 했고 88년 해금되어 문예극장대극장 무대에 올려졌을때 「역시 박조열 희곡」 찬탄을 금치못하게 했다. 탄탄한 극적 구성과 그 소재의 특이성,해학적이라 할 작가특유의 언어 표현의 탄력성은 여전한 저력을 과시했다. 그의 작가적 자존심은 연극의 어디에서도 잔재주를 부리거나 관객에게 아부하지 않는다.진지하게 대상에 정면 대결하면서 작품이 의도하는 바를 연극속에 용해시켜 설득력있게 관객의 심금을 움직이게 하고있다.어떤 소재를 어떤 시각으로 다루던 극의 테마를 작품 전편에 도도하게 깔고있으면서도 지성의 감성을 잃지않는 것도 대단하다.감상과 정조에 탐닉한 나머지 작품의 객관성을 파괴하는 일도 없다.일정하게 거리를 두고 무대를 바라보면서 한정된 공간속에서 빚어지는 여러종류의 갈등을 저나름대로의 시각으로 판단하게 한다.그는 연극의 격조뿐아니라 이를 감상하는 관객을 그만큼 존중해주는 작가다. 연극계데뷔 28년만인 91년,첫희곡집 「오장군의 발톱」을 펴냈을때 평소 그를 총애해 마지않던 연극계의 원로 여석기씨는 그의 희곡집출간을 「기특하다」고 표현했었다.「기특하다」는 표현을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지독하리만큼 「과작」인 그가 과연 「책한권」이 될만한 분량의 희곡작품을 썼느냐는 것이다.두번째는 「남달리 깐깐하고 결벽성이 강한 그가 자작품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어 세상에 선보이겠는가」하는 평소의 그의 사람됨과 성품을 꿰뚫어 알고있는 입장에서의 소견이다. 어쩌면 수년후로 미루거나 또는 영영 이루지 못했을 이 창작희곡집은 그를 아끼는 후배들의 권유와 강요에 못이긴 소산인 셈이다. ○30년간 쓴 희곡 9편뿐 박조열은 연극계에 몸담은지 30년동안 단 9편의 희곡을 썼을 뿐이다. 단9편의 희곡만으로 그는 연극계의두드러진 존재가 되었고 그의 희곡은 어떤 누구의 작품보다 많이 연극무대에 올려졌다.이는 뛰어난 작품성과 글에 대한 완벽주의,확고한 주관의 작가정신 때문임을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는 없다.세속적인 것에 대한 일체의 거부,불의와 뻔뻔스러움을 용납치않는 단호한 의지는 희곡을 쓰지않는 동안의 여러 글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그 좋은 예로 그의 대표작이자 문제작인 「오장군의 발톱」을 들수있다. 「오장군­」은 문예진흥원이 주는 첫번째 창작희곡지원작가로 선정되어 쓴 작품이다. 성은 「오」이고 이름은 「장군」인 이 땅의 무식하고 가난하고 순수한 심성을 지닌 한 농부와 군대에 간 아들 걱정으로 잠못이루는 따뜻하고 다감한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뚜렷한 명분없이 단지 주인공이 「소총병」이며 「반전」과 관련된 대목이 삽입됐다는 이유만으로 이 연극은 연습도중 발이 묶여 긴 어둠속에 사장됐었다. 공연이 좌절됐다는 실망도 실망이지만 이에 충격받은 작가는 이때부터 창작의욕을 잃고 붓을꺾다시피 긴 칩거에 들어갔다. 그 이전까지는 그의 희곡이 무대에 올려질 때마다 관객의 호응과 평자들의 주목을 받아 그때마다 「정신세계가 풍요로운 지적 작가」로 지적되곤 했다. 데뷔희곡인 「관광지대」는 당시의 국시인 「유엔을 통한 남북통일 정책을 위반」했고 「미국 대표를 냉소적으로 묘사」한 부분이 논란되면서 대학극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는등 젊은 연극도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다. 또 작가로 하여금 「희곡의 재미」를 체험케하여 극작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게된 계기가 되게했다. 다음작품인 「토끼와 포수」는 달리 설명을 하지않아도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의 하나다.이 연극은 「우리 연극계에 일대 신풍을 일으킨 무대」로 평가받았다. 속도감있게 전개되는 극진행과 대사와 대사의 숨막힐 듯한 불꽃대결,연극만의 특권인 대사해학과 동작변화의 반전시도는 관객의 시선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이 연극은 김정옥연출로 극단 민중극장이 초연하여 동아연극상대상·연기상·극본상을 휩쓸었고 지금도 각 극단들이,그리고 지방극단·대학극에서 다투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렇게 발표하는 작품마다 「주옥편­문제작­수작」일색이었다.그중에서도 「목이 긴 두사람의 대화」는 이른바 우리연극에서의 반연극·불조이극의 시범이라 할수있는 극작법이 특징이다. 통일문제가 극도로 터부시되던 시절,그 벽을 뚫기위한 방법으로 동문서답식의 모호성과 추상성을 의도적으로 구사하여 작품이 말하려는 진의를 맨끝장면에서 관객이 깨닫게하는 은유법으로 극을 만들어나갔다.이 연극을 통해 관객들은 흥미롭고도 자극적인 새로운 관극경험을 할수 있었다. ○흥미롭고도 자극적 「오장군­」의 「공연불가」방침에 못지않게 그를 분노케한 것은 오장군에 대한 연극계의 비겁한(?)침묵이었다.그것이 부당한 판정임을 알면서도 누구하나 부당함을 말하려하지 않았다. 생계수단으로 방송극에 손대는 동안에도 그는 그에게서 「연극」을 빼앗아간 분노가 앙금처럼 가슴에 남아 이를 회복하겠다는 일념에 불탔다.정신적으로 왕성하던 시기에 혼신의 힘을 쏟아 희곡에 손댔고 얼마든지 샘물처럼 글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누군가 그를 가로 막아버린 것이다.창작의 샘물줄기를 잔혹하게 절단시켜버린 것이다.그는 비수같은 노여움을 죽이고 오로지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86년 연극협이 처음 설치한 극작분과위 초대위원장에 추대되자 먼저 「규제 작품」들을 구제하는데 총대를 메기로 결심했다. 「남북문제」 「통일문제」에 대한 규제의 한계가 불투명하고 기껏 「단어 한자」에 신경을 곤두세우려는 그 법자체가 설득력이 없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첫번째 시도로 그해 「한국연극」(4월호)에 「표현에 대한 한계장황과 개선책」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글 자체는 부드러웠으나 「공연법자체가 헌법에 위반되는 법률」임을 전제,「공연윤에서 윤리적으로 잘못된 부분들을 가시적인 잣대로 규제하려들기보다 이를 오히려 자정기능에 맡기라」고 은근히 꼬집었다. 이를 기화로 신문·방송과 각분야전문지들은 일제히 「표현의 자유」를 다투어 보도하는등 이를 다각적이고도 집중적으로 조명하기에 이르렀다.그는 제11회 서울연극제 심포지엄에서도 『표현의 자유란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생각하자』고 역설,이어서 「한국연극」 「공간」 「예술과 비평」지 등에 같은 논조의 글을 발표,일본연극전문지 「신극」에도 이후 4년간 한국연극계 동향에대한 평문을 기고하여 일반과 전문기관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당위성과 인식을 일깨우는데 앞장섰다.그는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기 위해 일본 동경대 교수인 오쿠다이라 야스히로(오평강홍)의 「표현의 자유」(전3권)등의 저서를 구입하여 밤새도록 세밀분석으로 독파한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1·4후퇴때 월남 88년 비로소 긴 어둠에 갇혔던 「오장군­」이 「햇빛」을 보게 되었다.그리고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로 어렵게 막올린 「오장군­」 공연은 그의 가슴속의 울분을 속시원히 씻어줬을 뿐만아니라 전례없는 대호평으로 그해 백상예술상대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그는 연극계에 돌아왔다.그처럼 아끼고 사랑해온 연극계 중심부에서 이제는 리더의 위치로 우뚝 서게 되었다. 박조열은 함남함주에서지주의 외아들로 출생,문학하는 친척이 집안에 있어 쉽사리 문학적 분위기에 빠져 들어갔다.도스토예프스키와 안톤 체호프,버나드 쇼와 몰리에르에 심취하여 그때까지는 막연히 소설가를 꿈꿨을뿐 극작가가 되리라곤 상상치 못했었다. 고향에서 중학교 교사로 있다가 「지주신분」을 숨긴 것이 드러나 산간오지로 좌천되면서 월남을 결심,1·4후퇴때 흥남부두에서 남쪽으로 가는 LST에 승선했고 묵호항 정착후 육군에 지원,12년간의 군복무시절의 삽화를 정리한 것이 연극 「오장군­」이다. 험준한 산악 최전방 소대원으로 근무하던 51년,허약체질인 그가 고된 산중의 강행군을 견디다못해 「자결」을 결심하려던 순간,어디선가 그를 황급히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는 「자결한 아들의 소식」을 듣게될 어머니의 한을 생각하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긴 과거를 간직하고있다. 그때 산중의 목소리는 「생사조차 알길없는 당신의 외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가이없는 정념이 천리길 첩첩산을 넘고 휴전선 지뢰밭을 넘어」그에게 와닿는 순간이었음을 그는 생생하게 기억하고있다. 그는 남편을 존경하고 믿는 부인 최선분여사(58)와 공부잘하는 외아들(현섭씨·31·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으면서도 「어머니 그리운 마음」에 밤새도록 술 마시며 눈물지을 때가 잦다고 말한다.그리고 고향을 등진지 40년이 지난 오늘도 어제일처럼 손에 잡히고 눈에 밟히는 두고온 산하,고향의 얼굴들이 잊힐리야 없다.따라서 남북통일문제는 그의 희곡속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커다란 기둥줄기가 될수밖에 없음을 이해할 만하다. 그는 요즘 15년만에 국립극장 가을공연 위촉작품과 태평양국제연극제를 위한 새 희곡 집필에 들어가 있다.그의 손으로 찾은 「표현의 자유」이후 주제를 마음껏 펼칠수 있는 최초의 작품이 될것이다.작가의 사명감과 투철한 작가정신,깐깐하고 곧고 불의와 세속을 거부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연극의 자존심을 돌이켜 아마도 또하나 우리에게 「자랑스러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보 ▲1930년10월 함남 함주군 하조양면 지주인 박승훈씨와 최한익여사의 1남4녀중 장남 ▲47년함남중학(구 함남고보)졸업 ▲49년 중등교원 자격시험합격(문학),원산공업학교교사­마전리중 전근 ▲50년 흥남철수때 월남,육군지원입대이후 12년간 군복무 ▲63년 육군예편,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연구과정(극작수업),단막희곡 「관광지대」(단막희곡 28인선 수록) ▲64년 장막희곡 「토끼와 포수」극단 민중극장 초연 ▲65년 희곡 「소식」극단 민중극당 초연 ▲66년 단막희곡 「목이 긴 두 사람의 대화」극단「탈」초연 ▲67년 단막희곡 「불임증 부부」(저승에서 만난 부부)극단 「탈」초연 ▲70년 희곡 「흰둥이의 방문」 ▲74년 희곡 「오장군의 발톱」예륜 「공연불가」판정 ▲75년 여석기씨와 함께 한국극작워크숍 창설 ▲76년 희곡 「가면과 진실」(문예진흥원 창작희곡지원작가),희곡 「조만식은 아직도 살아있는가」 ▲79년 한국최초의 FM 음악드라마 「음락가의 소상」(11개월 집필) ▲80년 독립투쟁과 사상분열사를 다룬 장편다큐멘터리 「땅의 아들들」(10개월 집필) ▲83년 일본연극계 견문 ▲86년 한국연극협회 극작분과위원회 초대위원장 ▲88년 「오장군의 발톱」해금(극단 미추 초연) ▲89년 ITI(국제연극협회)헬싱키총회 참석 ▲92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산하 세계문학 연구소 심포지엄에서 「한국연극계의 글라스노스치」강연,일본마에바시(전교)예술제 심포지엄서 「한국의 현대연극」강연,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국제연극제 극단 미추의 「오장군의 발톱」공연참관 ▲88∼현재 숭의여전 문창과 출강 동아연극상 대상(희곡상),제8회 대한민국 방송대상,백상예술상 대상(희곡상) 「오장군의 발톱」「총독 돌아오다」「한국현대단막극선」
  • 저질영화 양산 이제 그만…/충무로에 고급영화 만들기 붐

    ◎통속멜러물 계속된 흥행실패에 자극/신석기·판소리 소재 「들소」·「서편제」 등 제작 한창/대부분 국제영화제 겨냥 작품성 추구 한동안 주먹구구식의 추악한 작품만 내놓던 영화업계에 새바람이 일고 있다. 탄탄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작품성과 흥행성,그리고 완성도의 3박자를 내세운 수준급 영화제작이 열기를 띠고 있는것. 특히 이들 영화는 지금까지의 값싼 통속이야기에서 일탈,나름대로 특이한 소재성을 지닌데다가 강렬한 메시지와 새로운 형식미를 보여줄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또 하나같이 국제영화제 출품을 겨냥해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들이라는 데서도 이채롭다. 이른바 고급영화를 표방,이미 촬영중이거나 곧 제작에 착수할 이들 영화로는 「들소」(동아수출공사)를 비롯,「서편제」(태흥영화사) 「웨스턴 애비뉴」(이화예술필름) 「아담이 눈뜰때」(화진영화사)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극동스크린),「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판영화사) 「화엄경」(태흥영화사)등이 꼽힌다. 이중 「들소」는 신석기 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의 속성과 인간의 욕망을 다룬 작품.메거폰을 잡은 신인 최사규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사회의 단절감을 극복하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전체성의 시각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국영화사상 첫비무장지대 촬영을 시도하고 있는 이 영화는 한국적 토속소재의 개발이라는 점과 한국영화에서 다루지 못했던 신석기시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재현해 본다는데서 주목받고 있다. 「서편제」는 우리 고유의 가락인 판소리의 정서를 소재로한 작품.우리 소리가 지닌 멋과 소리로 한을 맺고 푸는 사람들의 삶을 하나로 어우려 영상화하는 이색작이다. 연출자인 임권택감독은 『판소리가 얼마나 뛰어난 예술양식인가를 국내외에 알리는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이다.이 작품은 이미 지난 10월초 전남 해남과 지리산에서 촬영을 시작한 상태로 역시 한국적 소재의 영화로 기대를 사고 있다. 「웨스턴 애비뉴」는 LA흑인폭동사태로 표면화된 미국내 한인들의 왜곡된 삶을 정면에서 다룰 전형적인 사회물. 미국교포2세 여인을 통해 반쪽 미국인으로서겪는 한인들의 갈등을 파헤치게 될 이작품은 장길수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자신이 직접 연출할 예정이다. 재미동포 사회의 내부갈등을 본격적으로 파헤치는 첫작품으로 기획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담이 눈뜰때」는 혼돈과 정체를 반복하는 청년 아담의 파행적 일탈과정과 회귀를 통해 이시대의 인간소외현상을 진단하는 작품.연출을 맡은 김호선감독은 젊은이의 단순한 방황과 행적 묘사를 뛰어넘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하겠다는 야심이다.이영화는 특히 그 내용과 형식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영화의 선험적 시도를 꾀할 예정이다. 또 「엄마는 오십에…」는 국내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의 여류작가 드니즈 샬렘의 처녀작을 영상화 하는 것으로 이미 국내 연극무대에서도 크게 히트했던 화제작이다. 혈육의 정으로 맺어진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동양적 정서로 묘파한 이 작품은 김수용감독이 「허튼소리」이후 6년만에 연출을 맡았다.김감독은 『약간 코믹한 뉘앙스를 가미하되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감동적인영화를 만들겠다』는 연출 의도이다. 이밖에 「화엄경」은 버려진 어린아이의 방황을 통해 참아름다움과 슬품,그리고 진리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규명하는 불교소재의 영화로 장선우감독이 현재 연출중인 주목할만한 작품이며 「아이를 잘만드는 여자」는 독일에서 세계적인 닥종이 인형작가로 활동중인 김영희씨의 기구한 삶을 소재로한 영화로 이장호감독에 의해 시나리오작업이 진행중이며 역시 기대작이다.
  • 고교교과서 실생활 위주 개편/국어화법·영어회화·실용수학 신설

    ◎96학년도 시행 교육과정개정안 확정 오는 96학년도부터 사용될 고등학교교과서의 과목별 세부개편내용이 확정됐다. 교육부가 11일 손질을 마친 「고등학교 교육과정개정안」(전문 및 보통교과)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이론,공식,법칙등 단편적인 기초지식 습득에 치우쳤던 고교교과가 실생활에 직접 활용가능한 내용으로 전면 개편된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모든 고교교과서는 추상적인 내용에서 구체적인 사례중심으로 전면 교체되고 일상생활에서 직접 필요한 지식을 다루는 과목들이 대거 신설된다. 교육부는 이 개정안을 오는 30일 공시할 계획이다.이로써 지난 89년부터 추진해온 제6차 초·중·고교 교육과정개정작업은 모두 마무리 됐다. 교과목별 주요 개정내용을 보면 국어의 경우 화법과목을 신설,대화,연설,토의와 토론등 화법의 유형과 목적,대상에 따라 말하는 절차,내용 선정,표현등을 공부하게 된다. 종전의 국어 교과서의 본문도 시,수필,소설등 작품성위주의 글에서 도덕성회복,환경,경제,보건등 생활주변의 문제를 다룬 글로 대체된다. 영어는 전적으로 독해력 위주로 구성됐던 영어 Ⅰ,영어 Ⅱ이외에 인문계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회화와 실업계 고교생을 위한 실무영어과목을 신설,고교 졸업생이 1천5백단어 범위내에서 정치,역사,지리등을 화제로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외국어 구사능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수업방식도 종전의 교사중심에서 실생활과 유사한 모의상황을 선정,학생들의 참여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교과서가 편찬된다. 수학의 경우 실용수학을 신설,계산기와 컴퓨터,수열을 이용한 은행등 금융기관의 이자율 계산법등 수학의 기초적인 개념과 원리및 법칙을 활용하여 실용적인 문제를 수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했다. 사회과에서는 공통사회 과목을 새로 만들어 사회적·지리적·역사적 흐름등을 통합적으로 구성해서 우리가 직면한 자원,도시화,산업와 환경,통일,경제윤리,진로문제등을 구체적으로 다루도록 했다. 고교생들의 비인기 과목인 과학과는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학습동기를 촉발시키기위해 학습수준이 낮은 공통과목을 신설하고,일기도의 작성과정과 읽는 법을 지구과학과목에 포함시키는등 생활과학내용을 크게 보강했다.
  • 고교교과서 개편내용을 알아본다(심층분석)

    ◎창의적 능력개발·시민생활교육에 역점/학교수업 일상생활에 실제 활용토록/시·소설·수필보다 실용문위주 대체/국어/6개 교과로 세분/영어/공통수학을 신설/수학/공통필수로 지정/예·체능/근대사 배로 늘어/사회/과목별 특징 요약/국어/언어구사 능력·표현력 배양에 중점/수학/기초적 지식활용 문제해결력 제고/영어/대화 능력 향상·생활영어 중심/사회/동양윤리체계 중심 도덕성교육 강화/과학/실생활중심 과학적 탐구생활 위주로/실업/진로·직업과목 신설,건전 직업관교육/예능/예술·정서적 감성개발에 주력/교양/추상적인 이론에서 실생활문제로 교육부가 10일 확정한 제6차 과목별 고교 교육과정 개정안은 사회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개발과 시민생활교육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단편적인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두었던 고교 교육내용을 생활주변의 구체적인 사례위주로 개편,학생들이 실생활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동기 유발의 촉매제로 활용토록 했다. 또 같은 교과목이라도 교과내용의 난이정도에따라 교과서를 다양화하고 학교별 선택과목의 폭을 크게 늘려 학생들의 수학능력과 적성및 진로계획에 따라 다양한 수업이 가능토록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새로운 과목별 개편방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어◁ 종래 국어,문학,작문,문법으로 나누었던 것을 새 교육과정에서는 4과목이외에 화법과 독서과목을 신설했다. 국어는 국어사용능력을 균형있게 신장할 수 있도록 말하기,듣기,읽기,쓰기,언어,문학으로 세분하되 각 영역별 특성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도록 편찬된다. 국어 교과서에서 다루게 될 본문의 제재도 작품성 위주의 시,수필등 문학작품에서 도덕,환경,경제,근로정신함양,통일등을 다룬 글로 가급적 많이 대체키로 했다. 제6차 교육과정에서 처음 신설된 화법은 국어의 말하기영역을 보다 심화학습시키기 위한 과목이다. 화법의 본질,원리,실제등 세 범주로 짜여질 교과서에서는 대화,연설,토의와 토론등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화법의 유형에 따라 말하는 특성과 절차,말하고자하는 내용의 선정과 표현및 실효성있는 전달방법을 배우도록 했다. 또 화법과 함께 독서과목이 새로 선보인다.그간 독서는 암기위주의 대입시 수험준비에 밀려 소홀히 되어 왔었으나 오는 94학년도부터 통합과정으로 출제되는 새 대학입시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독서교육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문과목에서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 적합한 어휘선택법,문장의 정확하고 효과적인 진술과 표현법,그림이나 도표등을 활용한 효과적인 문체 구사법등이 중점으로 다루어 진다. 문법교과에서는 문장 성분과 구조의 이해,체언 용언등 문법요소들의 기능과 문장의 짜임새에 대한 이해들이 주요 학습내용이 된다. 문학의 새로운 교과서에서는 세계문학작품을 교과내용의 20%이하로 제한하는 대신 한국문학작품 분량을 크게 늘리도록 했다. ▷수학◁ 종전의 일반수학을 다른 수학과목과 중복되지 않도록 내용을 재조정해 공통수학으로 과목명을 바꾸고 수학 Ⅰ,수학 Ⅱ이외에 실업계 고교생용으로 실용수학을 새로 만들었다. 인문계 고교 인문계열 학생들을 위한 수학 Ⅰ은 행렬,수열,극한,미분법,적분법,확률과 통계등을 공부하도록 했다. 인문계 고교의 자연계열이나 과학고교 학생들의 수준을 겨냥한 수학 Ⅱ에서는 방정식과 부등식은 인수분해가 가능한 간단한 경우만 다루도록 했고 벡터의 경우 대수적인 방법만 아니라 해석기하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했다. 실용수학은 실업계고교나 인문계 고교의 직업계열 학생에게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의 실용적인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계산기와 컴퓨터,수학적으로 분석해본 금융상품의 효용성등이 수학교과에 포함된데서 알 수 있듯 수학 Ⅰ수준의 수학적 지식을 실생활 문제를 수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배양을 강조했다. ▷영어◁ 언어의 용법보다 언어의 구사에 초점을 맞춰 대화 능력이 체계적으로 향상되도록 교과서를 대폭 개편했다. 독해력,문법등 문장이해위주로 편성돼 있던 영어 Ⅰ과 영어 Ⅱ를 공통영어,영어 Ⅰ,영어 Ⅱ,영어독해,영어회화,실무영어등 6개교과서로 세분해 수학능력,영어학습의 목적등에 따라 다양한 영어학습이 이루어지도록했다. 고교생 모두의 필수과목인 공통영어는 사용되는 어휘가 1천4백개정도로 종전의 영어 Ⅰ보다 내용이 쉽고 기본적인 언어능력을 습득토록 했다. 대신 종전의 영어 Ⅰ 수준으로는 영어독해 과목을 신설했으며 본문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양물로 편찬,상대적으로 수학능력이 뒤떨어진 학생들이 쉽게 소화해 낼 수 있도록 했다. 영어 Ⅰ은 종전의 영어 Ⅰ보다 6백개 단어를 추가한 2천2백개 단어를 활용,인문계고교 학생들의 영어실력 수준을 염두에 두고 공통영어보다 교과내용수준을 한단계 높였다. 영어 Ⅱ는 고교 영어의 최고 수준으로 영어의 이해,표현,의사소통까지 가능토록 편찬된다. 이와는 별도로 영문 독해력보다는 생활영어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영어회화와 실무영어를 각각 신설했다. 영어회화는 인문계고교생들을 겨냥, 교과수준은 공통영어와 맞추되 관광,정치,역사등을 화제로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토록한 생활영어 교과서이다. 실업계 고교에서 영어회화 공부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회화교과서는 실무영어로는 전문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생활영어내용을 담게 된다. ▷사회◁ 국민윤리,국사,정치·경제,사회·문화,한국지리,세계지리,세계사로 되어있던 사회교과를 국민윤리는 윤리로 교과목 명칭과 함께 내용도 바꿨고 정치·경제를 정치와 경제로 분리했다. 한국지리를 없애는 대신 한국지리 내용을 골간으로 공통사회 과목을 새로 만들었다. 모든 고교생이 필수과목으로 이수토록 한 공통사회는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지리적 현상들을 국토환경및 역사적 발전과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다루게 된다. 윤리에서는 종전과 달리 철학적 차원에서 다루었던 윤리를 가정,직장,시민생활,종교생활 윤리등 동양 윤리체계를 줄기로 생활윤리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또 통일시대에 대비 민주주의 이념과 특징등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과 함께 민족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통일의 과제와 전망이 대폭 보강됐다. 국사는 세계사와 함께 종전에 전체 학습량의 30%정도였던 근대사 단원이 두배가까이 늘어나는등 역사학습의 초점이 근대이후에 맞춰졌다. 정치과목은 국내외의 자유화와 민주화추세에 부응하여 민주시민의 자질육성과 올바른 가치관 확립을 위해 신설된 과목이다.종전의 정치·경제과목의 정치단원과 교과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한국의 정치문화등 한국정치단원이 크게 보강됐다. 경제 교과역시 경제교육의 강화 추세에 따라 경제적 사고와 경제문제 해결능력을 기르기위해 정치와 함께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신설된 과목이다. 사회·문화에서는 ▲사회변동과 문화적 적응 ▲대중매체와 대중문화 ▲청소년 문화 ▲지역문화등 현대사회의 문화단원을 새로 설정,현대 사회의 다양성과 급변하는 사회변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세계지리는 도표,통계,슬라이드,VTR등 시청각 자료 활용을 유도했을 뿐 교과내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실업◁ 기존의 농업,농업,상업,수산업,가사,정보산업이외에 기술,가정,진로·직업등 3과목을 추가 신설했다. 기술은 크게 ▲기술과 산업 ▲에너지와 수송기술 ▲정보통신 기술 ▲제조기술 ▲건설기술 ▲직업과 진로등 크게 6단원으로 나누어 전문 각 분야의 기초적인 지식을 다루도록 했다. 또 실험·실습을 교과내용에 포함시켜 간단한 기술 습득과 함께 경제원칙에 입각한 각종 재료의 선택·구입요령,공구와 기계를 안전하게 다루는 요령을 공부하도록 교과서를 편찬하도록 했다. 장래 가정주부로서 여학생들이 가정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능을 익힐 수 있는 교과목으로 가정이 신설됐다. 진로·직업은 일과 직업에 대한 정확한 이애와 건전한 직업관,근로정신 함양으 위한 교과목으로 삶과 직업,나의 이해,산업발전과 세계의 변화,직업세계의 이해,진로계획,직업생활등의 단원으로 편제된다. ▷과학◁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외에 과학의 개념체계보다 실생활 중심의 탐구활동으로 과학에 관련된 문제를 다룬 공통과학을 필수이수 과목으로 새로 만들었다. 과학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등 과학의 탐구,물질의 반응성등 물질,운동의 법칙등 힘,에너지,유전문제등 생명,일기와 기후등 지구,환경,현대과학과 기술등 모두 8개단원으로 과학일반에 관한 기초적 지식을 공부하도록 교과서가 편찬된다. 그밖에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등도 교과서 내용에 구체적인 실생활의 문제를 포함시켜 학교수업내용이 일상생활에서 실제로 활용되도록 개편키로 했다. ▷예·체능◁ 예술·정서교육을 강화하기위해 음악과 미술이 인문·실업고교의 구분이나 인문·자연·직업계열 구분없이 공통필수 과목으로 지정됐다. 음악은 각 지역의 민요를 시김새 넣어 부르기와 전통악기 다루기등 전통음악에 대한 이해와 표현능력, 감상내용이 크게 보강됐다. 미술은 「미술과 생활」단원을 신설,실생활속에서 미적 대상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미적감성 개발영역을 강화했다. 체육에서는 등산,캠핑,하이킹,낚시,수상스키등에 대한 기초지식과 기능을 다룬 야외활동단원과 인내심 보강을 위한 체력단원이 신설됐다. ▷교양선택◁ 최근 생활환경보전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신설된 과목으로 ▲인간과 환경 ▲생태계의 구성과 기능 ▲토양의 오염 ▲대기의 오염 ▲물의 오염 ▲국토개발과 환경보전 ▲산림자원과 환경보전 ▲농업생산과 환경보전등을 다루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철학 논리학심리학 교육학 생활경제 종교등 기존 교양선택과목들의 교과내용도 추상적인 이론중심에서 실생활과 직접 관련된 문제들로 교과서 내용이 개편됐다.
  • 가장 좋아하는 작가·작품/이문열/「소설 동의보감」

    ◎출협,「독서주간」 맞아 독자·평론가·교수 대상 조사/이외수·조정래씨 등 베스트셀러작가 상위랭크/「소설 토정비결」「사람의 아들」「태백산맥」 10위권에 우리나라 독자들이가장 좋아하는 국내작가는 누구일까.또가장 감명깊게 읽힌 우리소설은 어떤 작품일까.대한출판문화협회는 제38회 독서주간(24∼30일)을 맞아 전국의애독자와 문학평론가,교수등 전문가 7백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가 좋아하는 우리작가,우리소설」설문조사를 통해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거론된 작가는 총1백55명이었으며 작품집은 2백11편에 이른다.인기작가로는 이문열이 첫손에 꼽혔다. 작품으로는 「소설동의보감」(이은성)이 베스트소설자리를 차지했다.이가운데 5명이상으로부터 추천받은좋아하는 작가는 모두 53명.순위별로는 이문열 이외수 조정래 황석영 이청준 박완서 김홍신 한수산 박범신 최인호등 70년대이후 대중적 인기를 누려온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10위권안에 들어갔다. 여류작가로는 박완서씨가 6위를 차지한데 이어 박경리 양귀자 윤정모씨가 나란히 11∼13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무정」의 춘원 이광수와 「소나기」의 황순원이 각각 15위와 18위에 오른 것도 특기할만한 현상으로 풀이됐다. 베스트셀러로는 「소설동의보감」(이은성),「잃어버린 너」(김윤희),「소설토정비결」(이재운),「벽오금학도」(이외수)와 같은 역사소설과 대중소설이 상위권을 형성,우리 독서계의 대중적 취향과 반응을 그대로 나타냈다. 그러나「태백산맥」(조정래),「장길산」(황석영),「임꺽정」(홍명희),「토지」(박경리)같은 우리 소설사에서 손꼽히는 대작들이 모두 10위권안에 들어 서사적 진폭이 큰 작품들이 여전히 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는것도 주목할만했다. 베스트작가로 꼽힌 이문열은 좋아하는작품조사에서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사람의 아들」,「젊은 날의 초상」등 초기작품과 최근작 3편이 각각3,4,7위에 올라 작가적 인기도와 작품성을 함께 인정받았다.이문열은 이밖에 「영웅시대」,「금시조」등 무려 8편의 작품이 고루 인기작으로 지목되는 영예를 안았다. 조정래의 경우「태백산맥」한 작품만으로 좋아하는 작가 3위에 올랐고 한수산 박범신 최인호는 뚜렷하게 감명을준 작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작가10위안에 들어 고정적인 독자층 확보에 성공한 대중작가로의 입지를 보여줬다.이밖에 이병주 김동인 홍명희 고은등원로작가가 좋아하는 작가에 꼽혔으며 임철우 고원정 김영현 정도상 김한길등80년대이후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인 신세대작가들도 인기작가군에 합류했다. 문학평론가 권령민교수(서울대·국문학과)는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특기할만한 사실은 우리 독자들이 작품내용이나 경향이 자신의 성향과 부합될 경우 특정작가를 좋아한다는 점』이라고지적한다.그러면서 『이같은 주관적 취향은 독자층의 개성이 점차 뚜렷해지고있음을 말해주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출판문화협회는 다음달2일부터 8일까지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92서울도서전 특별기획전」코너에 이번에 선정된 작가의 모든 소설집을 전시할 계획이다.
  • 예술의전당 축제극장 새해2월 오픈/기념축제 참가단체·공연작품 확정

    ◎무용/오페라/연극/예술성 높은 개관잔치로/6개분야 12편 참가… 1개월간 공연/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 뮤직퍼포먼스도 내년 2월15일 문을 여는 예술의전당 축제극장의 개관기념축제 참가 단체와 공연 작품이 확정됐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14일까지 전국의 공연단체를 대상으로 축제극장 개관기념축제에 참가할 작품을 공모,심사한 결과 오페라 2편과 연극 2편,인형극 2편,무용 3편,팬터마임 1편,뮤직퍼포먼스 2편등 모두 12편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는 모두 45개의 단체 및 개인이 신청,열띤 경쟁을 벌였는데 출품 내역별로는 오페라 7편·연극 10편·현대무용 12편·실험극 4편·전위극 4편·인형극 5편·팬터마임 1편·뮤직퍼포먼스 4편등이었다. 예술의전당측은 축제극장의 개관취지와의 부합여부와 작품의 예술성·창작품이나 국내초연작품,출연진및 스태프의 지명도,공연주체의 전문성이 주요 선정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참가단체 및 작품을 보면 먼저 오페라분야에서는 김자경오페라단의 「카르멘」(비제작)과 한국오페라단의 「리골레토」(베르디작)가 선정됐다.이에따라 이미 2월15일부터 개관작품으로 공연될 국립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시집가는 날」(홍연택작)과 함께 개관기념축제에서는모두 3편의 오페라가 상연된다. 연극분야에서는 극단 목화의 「백마강 달밤에」(오태석 작·연출)와 극단 자유의 「햄릿)(셰익스피어작·김정옥연출),인형극분야에서는 서울인형극단의 「심청전」(안정의작·연출)과 우리인형극단의 「푸름이의 모험」(백미숙작·서인수연출)이 각각 선정됐다. 무용분야에서는 한국컨템퍼러리무용단의 「패랭이」(임항아작·양정숙안무),김복희 현대무용단의 「진달래꽃」(김성우 작·김복희안무),남정호무용단의 「우물가의 여인들」(김광림작·남정호안무)로 확정됐다. 또 팬터마임분야에서는 한국마임협회의 「마임­마음의 움직임」(유진규외 4명작)으로 결정됐다. 이밖에 뮤직퍼포먼스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가 기획과 연출을 맡을 「플럭서스 페스티벌」과 스튜디오마타의 「울타리 굿」(구희서작·강영걸연출)이 선정됐다. 부문별 선정배경을 보면 7개단체가 응모한 오페라분야의 경우 김자경오페라단은 국내 최초의 오페라단으로 공연실적과 활동공적이 선정배경으로 크게 작용했으며 참가신청작품인 「카르멘」도 대중성과 친밀감이 많은 작품으로 인정됐다.또 한국오페라단의 「리골레토」는 질다역에 조수미를 기용하는등 짜임새 있는 출연진 구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극부문에서 「백마강 달밤에」는 오태석의 작품으로 오랜만의 역작으로 인정받았고 「햄릿」은 작품의 대중성으로 볼때 축제극장의 개관을 기념하는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형극분야의 「심청전」과 「푸름이의 모험」은 두작품 모두 인형조정법이 훌륭하고 주제 및 목적이 뚜렷했으며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다는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됐다. 「마임­마음의 움직임」은 한국마임협회에서 총괄하여 한개의 작품으로 구성한 것으로 창작활동 격려차원에서 결정됐다. 「플럭서스 페스티벌」은 60년대초 구미에서 태동한 현대예술에 큰 영향을 미친 실험적 공연예술로 창단멤버인 백남준과 미국 프랑스 독일 덴마크 일본 한국등의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참가가 결정됐다.또 「울타리 굿」은 구성이 다양하고 실험성이 높이 평가되어 최종 확정됐다. 그러나 실험극과 전위극분야에서는 신청작품들이 모두 수준과 작품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탈락됐다. 축제극장 개관기념축제는 내년 2월15일부터 한달여동안 축제극장을 비롯,예술의 전당내 모든 공간을 활용해 펼쳐지게 된다.
  • 저작권조약 가입 6년째/번역서적출간 “홍수”

    ◎전체 출판물량의 17.1%나 차지/대부분 상업성 짙은 대중소설류/출판사가 치열한 경쟁… 로열티상승 부채질 지난 87년 세계저작권조약(UCC) 가입 이후 2∼3년동안 수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던 번역도서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이와 함께 출판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업성이 강한 대중소설류의 대량 출간과 졸속 번역 등이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출간된 92년판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85년 4천4백48종이던 번역서가 UCC 가입년도인 87년에 4천2백35종으로 4.8%가 줄었고 88년에는 3천1백55종으로 무려 25.5%나 감소했으며 89년엔 3천1백12종으로 정체상태를 보였으나 90년 3천3백68종,91년에는 3천9백1종으로 다시 늘어나 전체출판량에서 차지하는 비율도17.1%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작가에게 로열티를 지급한 경우는 88년 96건을 시작으로 89년 1백59건,90년 3백65건,91년 5백26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번역물 출간이 늘어나는데 따른 많은 문제점은 저작권계약에 따른 출판사들간의 경쟁에서 비롯되는것으로 풀이되고 있다.특히 「해적출판」에서 정식 저작권 계약을 통한 「합법적」 출판의 형태로 바뀌면서 원서와 번역서의 출판시차가 최소한도로 좁혀지는 「속도전」은 매우 치열한 양상마저 띄고 있다.그전에는 외국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라도 국내에 유입돼 번역,출간되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렸으나 이제는 외국에서 출간된 지 2∼6개월만에 국내에도 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기절정에 있는 시드니 셀던이나 마이클 크라이튼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 출간되기 6개월전 타자기로 친 원고나 가제본 상태로 작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번역 출간하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출간되기도 한다.또 시사성 있는 책의 경우에도 동시출간의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영국의 경제전문 잡지 「이코노미스트」를 출간하는 이코노미스트사에서 매년말 출간하는 새해 경제전망지 「더 월드 인」은 우리나라(고려원 펴냄)에서도 영국등 세계14개국과 동시출간하고 있다. 국내출판사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출판사 또는 외국작가와 저작권 계약을 맺으면서 일어나는 대표적인문제점은 일부 베스트셀러 작가에 치중된 「편식」 출간과 「졸속번역」등이 있다.출판사들은 어떤 책을 출판할 것인지를 생각할 충분한 시간이 없기 때문에 일단 베스트셀러의 작품에 몰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이에따라 작품성보다는 내용의 재미나 선정성에 채택기준을 두는 경향이 많다. 또 「졸속번역」은 빨리 출간하는 데만 신경을 쓰는 나머지 번역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데 근본원인이 있다. 이밖에 국내 출판사들이 과당경쟁으로 로열티를 턱없이 끌어올리는 것과 경제서나 미래서의 경우 일본이나 미국쪽 일변도로 출간하는 것도 개선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인기소설의 경우 보통 1편당 3천달러의 로열티가 통상적이나 과당경쟁으로 5천달러이상 물었던 선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현대미술/국제시장 본격진출 “먹구름”

    ◎뉴욕소더비경매 무더기유찰 계기로 본 위상/“내정가 너무 높다” 현지 화상들 난색/국내거장작품 7점중 팔린건 1점뿐/작품성 확보·합리적 가격형성 뒤따라야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성은 거의 획득하지 못한채 그림값만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국제미술시장에의 진출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일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소더비사상 처음 경매에 오른 이른바 국내 거장들의 한국현대미술품 7점 가운데 단 한점(김창렬작)만 팔리고 나머지 6점이 모두 유찰된 때문이다. 이번 소더비경매에서 제값을 못받고 유찰된 작품중 고 도상봉그림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고 박수근작품(호당 1억원대)다음으로 높은 값인 호당 2천만∼3천만원 수준.이번 경매에도 6호 크기의 작품 「백장미」가 국내가격 수준인 1억원선에 내정됐으나 「과다한 가격요구」란 현지평가속에 유찰되고 말았다. 과슈4점이 출품됐다 모두 유찰된 고 김환기작품도 국내에선 호당 1천5백만∼2천만원을 호가하는 「최고가품목」이나 역시 세계적 수준의 화상이나 수장자들에겐 그 값만큼 인정을 받지못한 셈이 됐다. 올초부터 이번 첫 한국현대미술경매의 출품작 선정과 내정가 책정에 골머리를 앓은 소더비는 일부 국내 화상들과 소장자들로부터 국내가격에 준한 내정가 책정요구에 크게 시달리다 결국 국내가격 수준에 맞춰 출품을 했으나 우려했던대로 실패를 한 셈이다. 한국현대미술이 국제미술시장 경매대에 오른것은 지난해 10월 뉴욕 크리스티경매에 서양화가 김흥수씨의 유화6점이 경매에 부쳐진 것이 최초였다. 지난해 10월 뉴욕소더비의 한국미술품 단독경매에서 국보급의 고려불화 「수월관음도」가 한국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1백76만달러(13억2천만원)에 거래되는 등 개가를 올리고 있는데 반해 한국현대미술의 국제미술시장 진출은 일단 시기면에서도 크게 처져있는 게 사실이다.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국내에서만 명성과 가격을 높여온 국내미술인들이 과거에 인정받은 국제성이라야 고작 국내선전용으로 자기 돈 들여 외국전시회를 벌인 예가 대부분이었다. 일본의 미술품투자자들이 국내의 2중가격 속에서 고가의 해외미술품구입에 혈안이 돼있는 것도 우리와 같은 전철을 밟았기 때문이다. 소더비 서울지점장 조명계씨는 『한국미술계가 다양한 작업내용과 미술의 뿌리를 갖고있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외국화상이나 소장자들이 관심을 둘만한 한국고유의 특색을 작품에 훌륭히 용해시키고 있는 작가는 찾기 어려우며,간혹 그런 작가들이 있다고 해도 국제미술시장에서의 인식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 고충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미술평론가 윤범모씨는 『한국현대미술이 국제미술시장에 진출하려면 작품성확보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형성이 수반돼야 하는데 작품값이 떨어지면 미술시장의 작품값 국제현실화등에는 도움이 되지만 또다른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소더비와 크리스터가 한국미술시장 개방에 따라 한국진출의 장기적 목표에 앞선 1차 전략으로 한국 현대미술을 국제경매대에 유치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의 의도야 어찌됐던 한국현대미술이 세계굴지의 경매기구에서 심판을 받는 것은 한국미술의 국제성획득을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그러나 미술계는 『경매시장에 출품작가로 뽑혀 명예를 얻는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소더비경매의 실패를 교훈삼아 가격의 재정비와 함께 생존작가들의 한국성확보를 위한 치열한 정진이 더욱 요구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대종상/영화계 최대잔치… 영광은 누구에게

    ◎순수민간주도 첫 행사… 새달 3일 국립극장서 발표/총 26편 출품… 예심거친 5∼7편 본선 진출/작품상엔 「개벽」·「경마장…」·「사의 찬미」등 각축/남녀주연상에는 안성기·유인촌·강수연·장미희 물망 영화인 협회(이사장 유동훈)는 영화계 최대의 잔치인 대종상영화제(제30회)를 오는 4월3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개최키로 확정하고 출품작 접수를 마친데 이어 예심및 본심 심사위원 선정,그리고 시상식및 전야제 준비에 돌입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잠잠하던 충무로 영화계가 그 수상향방을 놓고 서서히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성과의 공동주최로서 순수 민간주도로 새출발하는 민간자율의 축제인데다가 예년과는 달리 출품작이 많아 행사 자체에 대한 성공여부는 물론 수상향방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돼고 있다.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출품된 작품은 총26편.이는 지난해의 19편에 비해 7편이 늘어난 것으로 이같은 증가편수는 첫 민간행사에 대한 기대감,공정심사를 꾀하려는 집행부의 노력,페스티벌성격의 전야제,그리고 부문별 상금액의 대폭증액등 예년에 없던 관심 유발요인이 크게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 영화제에는 그 소재나 작품성및 예술성에서 엇비슷한 작품들이 많아 본선에 오를 5∼7편을 가려내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최우수작품상·감독상·남녀주연상등 본상17개 부문과 특별상및 신인상 각4개부문등 총27개부문에 걸쳐 시상하게 될 이번 영화제에서 최우수및 우수작품상을 놓고 경합하게 될 작품은 「개벽」 「김의 전쟁」 「경마장 가는길」 「천국의 계단」 「사의 찬미」 「걸어서 하늘까지」등이 우선 꼽힌다. 여기에 「명자 아끼꼬 쏘냐」「장군의 아들2」「피와불」등이 바짝 뒤쫓을 것으로 영화인들은 점치고 있다. 이중 그랑프리인 최우수 작품상(상금 2천5백만원)과 차석상인 우수작품상(상금 1천5백만원)은 「개벽」「사의 찬미」「경마장 가는 길」「천국의계단」「김의 전쟁」등 5파전으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주제의 선명성이나 작품성 또는 연출가의 작가적 의식이 돋보여 수상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감독상(상금 1천만원)은 「개벽」과 「장군의 아들2」의 임권택,「경마장 가는 길」의 장선우,「사의 찬미」의 김호선,「천국의 계단」의 배창호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피와 불」의 선우완,「비황」의 문여송 등도 더러 거론되고 있다. 주연남우상(상금 8백만원)에는 이덕화(개벽),안성기(천국의 계단),문성근(경마장 가는길)유인촌(김의 전쟁)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여우주연상(상금 8백만원)은 강수연(경마장 가는 길),장미희(사의 찬미),김지미(명자 아끼꼬 쏘냐)이혜영(개벽)이혜숙(김의 전쟁)등의 각축전으로 집약되고 있다. 또 신인 감독상(상금 4백만원)은 김영빈(김의 전쟁),이성수(맨발에 벤츠까지),장현수(걸어서 하늘까지),원정수(잃어버린 너)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 신인 남녀 연기상(상금 4백만원)은 남자의 경우 신현준(장군의 아들2)과 홍학표(맨발에서 벤츠까지)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으며 여자의 경우는 송채환(장군의 아들2),이아로(천국의 계단)가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올해 대종상 영화제의 수상작(자)은(23∼29일)25인 심의위원의 예심과(31∼4월3일)11인으로 구성되는 심사위원들의 본심을 거쳐 시상식 당일 발표되며 이에 앞서 4월2일 하오6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전야제를 펼칠 예정이다.
  • 한국미술/“국제화 길목” 일 시장 진출 활발

    ◎동경국제미술쇼·현대미술제등에 80여명 참가/10개 화랑에서 작가와 함께 “시장탐색”/대부분 일과성… 장기적인 전략 아쉬워 새해들어 우리미술의 일본진출이 예년에 없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1월 24∼2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회 동경국제미술쇼(TIAS)에 국내작가 23명이 출품한 것을 필두로 3월13∼17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제1회 일본 국제현대미술제에 9개 화랑에서 14명의 작가를 동반하고 참가한다.곧이어 3월18∼22일 도쿄에서 열리는 도쿄아트엑스포에도 국내화랑 진·선·미화랑이 참여한다. 또한 국내외거주 한국작가 37명이 참가,일본의 유명미술관 4곳을 순회전시하는 단체나들이가 지난 22일 시작돼 9월까지 7개월간 계속되고,민중미술계의 주목되는 소장작가 3명이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4월21일∼5월31일 열리는 「젊은 아시아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돼 작품을 발표한다. 한국미술이 이처럼 일본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거리상으로 보나 세계미술시장의 순환논리로 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무엇보다 일본미술시장의 국제화가이제 비로소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인들이 그동안 세계미술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엄청난 투자를 해온데 비해,정작 일본미술시장의 현지수준이나 일본미술의 예술성은 서구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었다.이를 만회하듯 국제미술제인 아트엑스포와 TIAS가 최근 1∼2년 사이 창설됐고 국내화랑들이 일본시장 탐색차 몰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시장을 거리상 같은 시장권으로 구축하기에는 국내화랑들의 참가전략이 아직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1회적이라는게 이들 미술제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가까운 예로 지난1월 4∼5개 화랑에서 23명의 작가가 참여했던 TIAS의 경우,일부 화랑의 출품작은 작품성이 크게 결여된 수준이었는가 하면 지나가는 손님 붙잡아 「1점팔기」식의 전시판매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물론 TIAS의 수준자체가 대중성만 앞세워 아트엑스포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지만,국내작가들의 출품수준도 Y화랑에서 출품한 K씨,P씨등 2∼3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주목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0년3월 제1회 동경아트엑스포에는 국내 유수한 9개 화랑이 대거 참가했으나 이때 역시 1회적인 성과는 있었어도 장기적인 면에서 일본미술시장 진출 티켓을 거머쥔 예는 없었다. 올해 동경아트엑스포에는 진화랑에서 차우희 추 경 이명미 문 범 오세렬 오순자씨등을 대동하고,선화랑에서 김선회씨를,미화랑에서 김태정씨를 출품작가로 정해놓았다. 이에비해 올해 첫 문을 여는 요코하마의 일본국제현대미술제(NICAF)에는 선화랑에서 곽 훈,현대화랑에서 백남준 이우환,가나화랑에서 오수환 이일호 박대성,표화랑에서 박영하 곽덕준,나비스화랑에서 하종현,인데코화랑에서 이병용 유근영,JC갤러리에서 조성묵,한국갤러리에서 권여현,인공갤러리에서 윤형근씨등을 대동하고 대규모로 몰려간다. 지난 1월 TIAS를 다녀온 예맥화랑 큐레이터 주형근씨는 『국내 1급 화랑들이니만큼 일과성 작품소개에 그치지 말고 보다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전시행정을 펼쳐 출품작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4개 미술관인 시모노세키미술관·니카타미술관·미에현립미술관·가사마미술관등을 순회하고 있는 전시는 아사히신문이 주최했고 일본의 4개 미술관 관계자들이 내한하여 작가를 선정했다. 이 순회전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는 서양화의 백남준 박서보 고영훈 김창렬 이두식씨등과 한국화의 서세옥 황창배 김병종 김기창씨 등. 이와는 달리 민중미술의 일본진출이라는 점에서 또한 눈길을 끌고 있는 「젊은 아시아」전에 참여하는 작가는 황재형 최진욱 최민화씨. 여기에 출품하는 황재형씨는 탄광노동자의 삶을,최민화씨는 부랑아들의 모습을,최진욱씨는 일상속에서 현실의 부조리를 그려온 주목받는 소장파들이다.
  • 「김정일 이론」 따라 이념선전 충실(북한문화실상:5)

    ◎영화/「2·8촬영소」등 4곳서 한해에 1백여편 제작/작가 개인의 자유로운 영상표현·작품성 미흡/개방따라 소재 확대… 첩보물·코미디 등장 북한영화 북한의 영화는 문화예술분야 가운데서도 가장 강력한 「당사상사업」선전의 수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당사상사업」은 당의 정책과 김일성의 교시를 전달하는 것을 말하며 이것은 당적원칙이라는 이름아래 철저히 지키도록 강요하고 있다.따라서 북한영화는 대체로 선과 악,노동계급과 착취계급,긍정적인 인물과 부정적인 인물 등 단순논리에 따라 구성되며 주제가 명료하게 드러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특성을 지닌 북한영화는 70년대 초반까지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창작방법」에 의거,만들어져 왔다.이른바 「공산주의적이며 긍정적인 주인공을 주도적 입장에 세워 형성」한다는 것인데 7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김정일이 저술한 「영화예술론」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의 영화는 크게 분류하면 예술영화(극영화)·기록영화·과학영화·아동영화로 나눌 수 있다. 극영화의 주제는 대체로 김일성­김정일찬양,체제선전,주민노역선동,사상교양 등으로 돼 있다. 기록영화는 다큐멘터리영화를 지칭하는 것으로 역사문헌영화·정론영화·사건기록영화·시사보도영화·행사기록영화·기행영화 등으로 세분돼 있다. 과학영화는 각 산업별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나 각 분야의 선진적 경험,의학기술상식 등의 보급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아동영화는 말그대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화로 아동극영화와 만화영화 및 인형극 영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아동영화의 주제는 대체로 지식교양을 위주로 하는 동화나 우화·계급교양·사회주의 교양·공산주의 도덕교양을 내용으로하는 동화및 우화 과학·환상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북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제작편수는 연평균 1백여편.예술영화 30∼40여편,기록영화 30∼50편,과학영화 30여편,아동영화 10여편등이다. 예술영화는 주로 조선예술영화촬영소와 2·8예술영화촬영소,기록영화는 조선기록영화촬영소,과학·아동영화는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에서 각각 제작된다. 이가운데 조선예술영화촬영소는 북한최대의 규모로 총1백만㎡의 넓이에 촬영소 구내 25만㎡로 구성돼있다. 「꽃파는 처녀」「피바다」등의 영화제작으로 유명한 이촬영소에는 2백여명의 전속배우,27명의 연출가,1천5백명의 종사원이 소속돼있다.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예술영화만 연평균 30여편에 가깝다.이를테면 북한극영화제작의 대본산인 셈이다.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촬영소와 많은 영화인력을 자랑하는 북한 영화계이지만 영화의 내용이나 기법등 전반적인 영화의 수준은 그리 높이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영화가 그동안 모스크바영화제나 체코의 카를로비바리영화제등 동구의 유력영화제에서 이렇다할 수상작을 내지 못한데서도 잘 입증된다. 영화 작가로서 개인의 자유로운 영상표현이나 작품성 또는 극적 완성도 보다는 체제선전적 내지는 교양위주의 북한영화계 실정으로는 당연한 귀결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북한영화계에도 변화의 주목할 만한 양상이 일고 있다. 향토애·조국애를 소재로 한 영화제작이 그것이다. 지난 87년 제1차 평양비동맹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도라지꽃」을 필두로 90년의 「고향땅」「우리는 청춘」,그리고 91년의 「하얀꽃」「내고향 처녀들」등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북한은 이 일련의 작품들을 가리켜 「향토애를 인생관의 문제로 제기,이를 통해 진정한 조국애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현실에 반영한 작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6·25전쟁을 배경으로한 첩보물과 임진왜란 배경의 액션물,「가정의 혁명화」를 시리즈 주제로한 코미디물까지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 작품들이 사회주의 체제의 선전성을 완전히 탈색한것은 아니다.우회적 기법으로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이나 아름다운면을 강조하는 영화들이다. 당국과 김정일당비서의 지도아래 제작되는 북한영화에 김부자선전내용보다 이같은 내용의 영화들이 만들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은 북한사회의 개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약8년간(78∼86년)납북돼 「소금」「돌아오지않는 밀사」등을 통해 대중적 흥미를 맛보게한 신상옥·최은희부부의 활동도 이같은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튼 선전·선동을 주목적으로 삼아온 북한영화가 향후 사회개방속도에 발맞춰 흥미와 예술성을 점차 가미해 나갈 것으로 보여 가까운 장래에 질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변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 “문학·영상의 좋은 만남” 가능성 제시(TV주평)

    ◎K­1TV 문예극장 「밤주막」을 보고 문학과 영상의 만남을 시도하는 TV문예물의 경우 원작의 메시지전달을 뛰어넘는 작품성 추구가 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원작이 갖는 주제의 부각이 TV매체의 특성인 「영상」의 측면에 앞서 강조될때 TV문예물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는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KBS­1TV 문예극장이 지난 일요일 고은씨의 단편소설 「밤주막」「만월」「만추」등 세작품을 엮어 다듬어낸 문예물.「밤주막」은 TV문예물의 독창성과 가능성을 확인케 해준 좋은 볼거리였다. 「밤주막」은 우선 기존 TV문예물에서 흔히 보여지던 원작에 충실한 기승전결식 스토리텔링을 과감히 벗어나 지극히 절제된 영상 모자이크로 이미지 전달에 다가서고 있다. 즉 원작에서 인간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에 치중한 「고독」과 「소외」의 의식을 「밤주막」에서는 구차한 대사와 몸짓대신 「삶과 죽음」「현재와 과거」의 세련된 영상대비를 통해 살려내는데 성공했다. 딸의 실종과 부인의 죽음이란 아픔속에 살아가는 주인공 정씨(김본근반)가 부닥치는 음독자살한 여자,병사한 노인,갑자기 사망한 친구등이 모두 극을 받쳐주는 「소외」의 모습들로 등장한다. 이같은 등장인물들의 삶과 죽음이 주인공에게는 담담한 삶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영상의 극적 대비가 짙은 이미지로 남게되는 기법이 두드러진다. 즉 도축장으로 돼지를 실어나르던 차가 영구차로 쓰이게되는 모습과,해변에서 음독자살한 여자의 시신뒤쪽에 발랄한 광고촬영현장을 클로즈업시키는 장면,그리고 밤주막에서 제각기 자신의 화려한 과거와 쓰라린 아픔을 털어놓기위해 소리를 지르는 인간들의 모습이 「소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채 원작 못지않게 주제접근에 성공했다는 느낌이다. 어찌보면 산만하게 보여질수도 있는 구성이지만 아기자기한 「흥미」와는 또다른 「맛」을 밀도있게 전한 수작이랄수 있다. 스토리의 짜임새있는 구성과 그것을 통한 평면적인 주제전달에 머물지 않은 영상매체의 새로운 문학적 접근으로 봐도 괜찮을성 싶다.
  • 작가 외길… 대중성·작품성 조화 추구

    ◎타계한 정비석씨의 생애와 문학세계/세태 변화 리얼하게 묘사… “이야기꾼”/서울신문 연재 「자유부인」,장안 화제로/“문학은 재미·진실 담아야” 평생 지론 실천 19일 80세로 타계한 소설가 정비석씨(본명 정서죽)는 평생을 글쓰기에 몸바친 문단의 거목. 그는 순수·통속으로 확연히 갈라진 이분법적인 문단풍토에서 대부분의 작가들이 대중작가라는 오명을 두려워 해 주저하고 있던 부분에 용기있게 뛰어들어 우리 소설의 새 지평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그는 「성황당」「제신제」등 토속적 삶을 예술성 짙게 표현한 작품에서부터 「자유부인」「노변정담」등 세태를 묘파한 작품들,「연산군」「민비」「명기열전」등의 역사 대하소설에 이르기까지 각기 성격을 달리하는 분야에서 수많은 명편들을 남겼다.또한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까지 실렸던 금강산 기행문 「산정무한」처럼 뛰어난 수필을 쓰기도 했다. 특히 그를 기억되게 하는 것은 세상의 명리를 좇지 않는 그의 후덕한 인품과 문학의 길을 외곬으로 지켜온 치열한 작가정신.그는 문단의인기작가 또는 원로작가로서 어울리는 많은 공직을 마다하고 오직 작품 창작에만 몰두하여 왔다.『작가란 마지막 순간까지 글을 써야지요』라며 7순이 넘기까지 펜을 놓지 않았던 그의 자세는 지금도 수많은 후배작가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11년 평북 의주 태생으로 일본대학 문과를 중퇴한 정씨는 36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졸곡제」,3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성황당」이 당선되면서부터 소설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초기 작품들에서 밀도있고 예술성 짙은 본격문학을 지향했던 그는 해방후부터 대중적인 통속성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데 이는 「문학은 문학성과 대중성을 조화해야 한다」는 그의 문학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제게 있어 문학이란 진실을 담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대중문학은 문학도 아니라는 편벽된 논의는 하루속히 불식되어야 할 것입니다』 평소의 지론처럼 그는 직접 작품으로써 대중과 엘리트문학인 사이의 벽깨기를 실천했다. 그가 54년 서울신문에 연재한 장편소설 「자유부인」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6·25후 미국 문화의 유입으로 인한 사회적 퇴폐풍조를 배경으로 가정을 뛰쳐 나온 대학교수의 부인이 남편의 제자와 일으키는 「춤바람」을 다룬 이 작품은 발표당시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정씨를 일약 베스트셀러작가로 부상시켰다.또한 이 작품은 당시 서울대 법대 황산덕교수,홍순엽변호사,그리고 작가인 정씨 사이에 이른바 「자유부인 논쟁」을 불러 일으켰었는데 격렬한 논쟁을 벌였던 황교수와 정씨가 이젠 모두 고인이 되고 말았다. 「자유부인」의 대중적 성공은 단순히 애정이나 통속성에 머물지 않고 해방 후 서구 자유주의 물결로 조성된 사치와 허영의 풍속도를 묘파한 세태 풍자에 있었다는 것이 문단의 평가다. 그는 또 73세 때인 84년에 「소설 손자병법」을 발간,국내 출판사상 첫 1백만부 판매 기록을 세우는 대중적 성공을 다시 한번 거두었다.그의 「소설손자병법」은 책으로선 국내에선 처음으로 TV에 광고되는 기록도 세웠으며 이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온 고전의 현대적 국역물의 효시가 됐다.문단 일각에선 그의 대중적 성공을 그의작품을 평가하는 증표로 삼기 전에 바른 삶과 지혜를 제시하는 방편으로서의 고전 새로 읽히기의 의미,견실한 전업작가로서의 정씨의 삶에 대해 보다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평소 그와 절친한 교유를 가졌던 시인 구상씨는 정씨를 『붓 하나로 일생을 산 결곡한 분이었다』며 『신문소설의 대가로 시대 풍조를 예민하게 묘파한 작가였다』고 회고한다.
  • 한미정상,테니스 치며 우의 돈독히(노 대통령 북미순방 여로)

    ◎“「보통사람」 링컨 말인줄 나중에 알았다” 조크/“내 미제라켓은 무역 불균형 시정 위해 산 것”/88올림픽 사진등 비치… 한국문화 전시장 눈길 ◎…부시 미 대통령내외가 노태우대통령내외를 위해 2일밤 백악관에서 주최한 국빈만찬은 필요격식을 갖추느라 7시15분부터 2시간20여분간 계속. 노 대통령내외는 백악관 북측현관에 도착,부시대통령내외의 영접을 받고 기념촬영을 한뒤 3층 옐로 오벌 룸에서 잠시 환담. ○만찬 2시간20분 걸려 노 대통령내외는 7시45분 부시대통령의 안내를 받으며 기수단을 앞세우고 만찬이 열린 2층의 국빈만찬장으로 이동. 양국 대통령내외는 이동 도중 또 한차례의 기념촬영을 한뒤 만찬장에 입장전 이스트 룸에서 참석자들을 접견했는데 양국대통령이 들어설 때는 「국가원수에 대한 찬가」를 연주. 4분여에 걸친 부시대통령의 만찬사 및 건배제의에 이어 노 대통령은 조크를 곁들인 답사와 함께 건배를 제의했고 8시30분부터 만찬이 시작. 만찬이 끝난뒤 노 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10여분간환담을 나눈후 이스트룸으로 이동,20여분간에 걸쳐 공연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PhantomofTheOpera) 중 5곡을 감상했는데 이 뮤지컬은 현재 케네디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중. 공연이 끝나자 부시대통령은 무대로 올라가 지휘자,남녀가수와 악수를 하고 『이렇게 특별한 날에 한국에서 오신 특별한 손님을 위해 훌륭한 공연을 해주어 고맙다』고 치하. 부시대통령은 이어 노 대통령내외도 무대로 올라올 것을 권유한 뒤 참석자들에게 소개했으며 이에 노 대통령과 부인 김옥숙여사는 만면에 미소를 띠며 무대에 올라가 공연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 ○환대에 거듭 감사표시 ◎…노 대통령은 이날밤 국빈만찬의 답사를 통해 양국간 전통적 우의를 누누이 강조하며 환대에 대해 거듭 감사의 뜻을 표시. 노 대통령은 『오늘 내 생애에서 가장 귀한 선물을 받는 기쁨을 가질수 있었다』고 서두를 꺼낸뒤 그것은 부시대통령이 애써 구해준 「링컨―더글러스 디베이트(논쟁)」초판본 때문이라고 설명. 노 대통령은 링컨대통령이 『보통사람이 제일 잘난 사람이다.하느님께서 보통사람을 가장 많이 만든 것을 보더라도 이것이 설명된다』고 했는데 바로 「보통사람」이 자신의 대통령선거 구호였고 「보통사람의 위대한 시대를 연다」는 게 자신이 이끄는 정부의 국정목표가 됐다고 부연. 노 대통령은 『내가 「보통사람」을 선거구호로 선택했을 때 링컨대통령이 이런 말을 먼저 썼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고 나중에야 알게됐다』면서 『따라서 내가 링컨대통령의 「지적소유권」을 침해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고의적인 침해행위는 아니었음을 믿어달라』고 조크,박수와 웃음소리가 한동안 그치지 않고 지속. ◎…노 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2일 하오 백악관 테니스코트에서 1시간가량 테니스를 즐기며 우의를 다졌다. 두대통령은 현홍주주미대사·그레그주한미대사·이현우경호실장 등과 함께 코트에 도착,가볍게 몸을 푼뒤 하오4시10분부터 대통령조와 대사조로 나눠 시합. ○강력한 스트로크 구사 환갑을 훨씬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시대통령은 경쾌한 푸트워크로 노익장을 과시했고 노 대통령은 특유의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를 구사해 박수를 받았다. 대통령조와 대사조의 첫세트는 6대4로 대통령조가 승리. 두대통령은 대사조를 물리친뒤 조를 바꿔 현대사대신 이실장과 그레그대사조와 경기를 가져 역시 6대4로 승리. 두번째 시합에 들어가면서 부시대통령은 노 대통령에게 『이번에도 사정을 봐주지말고 이기자』고 파이팅을 보이며 승부욕을 과시하기도.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때문에 두정상은 땀을 흠뻑 흘리면서 1시간동안 테니스를 즐겼고 시합이 끝난뒤 땀에 젖은 라켓을 교환. 부시대통령이 『이 라켓은 작년 전미 오픈에서 우승한 심슨이 기증한 것』이라고 소개하며 『우승자의 사인이 있는 커버까지 드릴테니 앞으로 이 라켓을 갖고 시합하면 계속 승리하실 것』이라며 라켓을 교환. 이에 노 대통령은 『이 라켓은 미제인데 내가 이 라켓을 구입해 사용한 이래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서 쓰고 있다』면서 『한미간의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이렇게 노력했다』고 조크해 웃음이 터지기도. ◎…백악관에서 부시 미대통령과회담을 마친 노 대통령은 영빈관에서 잠시휴식을 취한후 제임스 베이커국무장관이 국무부청사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국무부 건물에 도착한 노 대통령은 외교사절입구(디플로매틱 엔트란스)에서 베이커장관 내외의 영접을 받고 리드 의전장의 안내로 1층에 있는 한국소개 전시대를 관람하고 애담스룸에서 대기하고 있던 오찬 참석자들을 접견. 한편 국무부청사 1층 복도에서는 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기념하는 한국에 관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방문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이 전시관에서는 한국의 문화재모형 9점과 서울올림픽사진 36점등이 전시되었는데 미정부는 국빈방문의 경우 그나라의 특징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방문 1주 전후로여는 것이 관례라고. ○두 정상 회담결과 만족 ◎…정상회담이 끝난뒤 이수정 청와대대변인은 매디슨호텔 2층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회담결과를 브리핑. 이대변인은 『정상회담은 10시45분부터 11시25분까지의 단독회담과 25분간의 확대회담등 총 65분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양국의 상호 관심사에 대해 진지하고 기탄없는 대화가 있었다』면서 『회담결과에 대해 양국 정상은 만족을 표시했다』고 설명. 이대변인은 『전체적으로 이날 회담에서 모든 문제에 있어 의견이 다르거나 차이가 있는 부분은 없었으며 양국간의 긴밀한 협조에 대한 다짐이 있었다』고 강조. ◎…대통령부인 김옥숙여사는 2일 하오 워싱턴의 여성미술관을 방문,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현대여류작가 10인전」과 소장품들을 약 40분동안 관람. 윌헬미나 홀라디 관장(여)의 안내로 전시실을 둘러본 김여사는 3층 전시실의 여성인물 중심의 걸작소장품에 관심을 표명. 김여사는 특히 2층에 전시중인 박상숙 정경연 진옥선씨 등 우리나라 여류작가 10인의 작품을 재미교포 화가 부부인 한규남 최분자씨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했는데 『우리 여류미술인들의 작품성이 다양하고 과감하다』고 찬사.
  • 제자리 찾아 흐르는 「문화」(사설)

    요즈음의 「한국」은 그 자체가 국제적으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접촉한 상대로 하여금 화학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촉매제의 성능과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과 악수를 나눈 동구권은 차례로 민주화의 전환을 겪었고,아시아의 오지에 은둔해 있던 몽고,사회주의의 종주국 소련까지 「한국」이라는 촉매를 맞아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스스로 변환의 조류를 이룬 곳이므로 「한국」의 접근이 가능했다고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변화가 「한국과의 악수」를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요청하게 했다면 그것은 「한국」이 지닌 요인때문이다. 정치적으로 민주발전을 성공시키고 경제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성장소를 지닌,그러면서도 세계사가 연출한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일어선 나라로서 알맞는 「본보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역사의 전면에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기대받으며 떠오른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지금은 90년대다.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고 지향을 올바르게 하여 도도히 형성된 조류를 끝내 선도해야 주역의 위치는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정치나 경제적 역할로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신적 역량의 실체인 문화적 기능이 맡아야 할 일이다. 서울신문의 문화논평위원팀이 진단한 바에 의하면(27일자 서울신문) 90년대의 우리 문화의 흐름은 대변환의 새 질서를 형성할 것이라고 한다. 70년대에 발아하여 80년대에 이르러 흐드러졌던 「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은 사회모순이 심화되고 노출되는 사회변동 속에서 나타났던 거친 상태의 적응방법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작품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문학에서도,기타 예술에서도 현저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문화계의 시각이다. 달아오른 프라이팬위에서처럼 「시국춤」을 추고 극단적인 민중이념의 표현으로 예술을 실종시켰던 무대,구호의 문학,익명과 집단으로 「폭력」의 위험까지 내포했던 표현예술,그리고 혁명세력의 도구로까지 전락되는 함정으로 다가가던 창작문예들이 이성을 회복하고 자기반성의 궤도수정을 하는 것을 우리는 진작부터 목격하고 있다. 더깊은상흔을 만들지 않고 이만큼에서 위축되었던 본연의 기능들을 되살리게 된 일은 우리에게 크게 다행한 일이다. 그렇다고 민중예술이나 운동권문화의 성과를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 실험의 다양성과 전통의 새로운 계승 가능성으로 그들이 이룩한 성과는 작지 않으며 그것들의 자극에 의해 유연함을 되찾은 경직성의 치유는 특별한 공으로 꼽을 만하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우리사회가 진입하는 시대와 걸맞게 문화예술도 세련되고 성숙해야 한다. 예술교육의 문제,몰염치한 상업주의의 침해,전통의 수용과 재창조,통일문제등 급격하게 열려지는 개방과 해빙의 질서가 던지는 혼미하기 쉬운 시야를 정리하고 노력하는 일이 뒤따라야 한다. 경제는 문화를 뒷받침하는 일을 한몸의 생사와 같다고 생각해야 하고 정책 또한 나라의 운명이 거기에 달렸음을 인식해야 한다. 「밝은 예측」이 저버림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의 슬기를 모아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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