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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드라마 「스타 시스템」 빛 바래

    ◎스타급 연기자 대거 보유 MBC 번번이 실패/시청률 의식 인기스타만 기용/작품성·연기 부족… 시청자 식상 TV 드라마의 「스타시스템」 지배는 끝났는가. 벼락스타건,장수스타건 스타급 연기자들이 출연하면 일단 그 드라마의 흥행은 반쯤 이뤘다고 보는게 상례다.더욱이 소재와 주제가 지극히 한정된 우리 방송 풍토에서는 누구를 캐스팅하냐에 따라 드라마의 성패는 판가름났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처럼 몇몇 인기연기자에만 의존하는 「스타시스템」이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스타연기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MBC TV의 드라마가 연패를 하고 있는데서 쉽게 찾을 수 있다.지난 10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주말연속극 「아파트」는 최고 스타 채시라,최진실을 「투 톱」으로 내세우고 김지호,김민종,원미경 등을 등용해 대대적인 선전을 벌였다.그러나 방송이 나간뒤 시청률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드라마의 엉성한 구성과 과장된 연기로 스타를 총출동시킨 공적은 빛을 보지 못한 셈이다. 올해들어 시청률에서 침체를 보이고 있는 MBC는 위기상황때마다 「스타시스템」에 의존해왔다.「사랑과 결혼」「숙희」등이 스타를 내세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었지만 번번이 시청률에서나 작품성에서 실패한 경우다. 이와 함께 재원이 없어 스타를 모셔와야만 하는 SBS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지난해 SBS는 한회에 3백만원씩 1백회에 3억원이라는 사상초유의 거액을 주기로 하고 최진실을 스카우트했다.「사랑의 향기」「아스팔트 사나이」「째즈」등 세편의 드라마에 주연으로 기용했으나 기대만큼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아스팔트 사나이」와 「째즈」는 나름대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는 색다른 내용과 신인연기자의 부상때문이었다. KBS도 지난 9월 김희선,이병헌 등 신세대스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16부작 「바람의 아들」을 야심차게 기획,방송을 했으나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이처럼 「잘 나가는」 스타들이 총출동해도 드라마가 성공하지 못하는 요인은 무엇보다 드라마의 질이 낮기 때문이다.방송사들이 무사안일하게 스타 한명만 믿고 급조한 드라마는 더이상 시청자들의관심을 끌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또 「한번 떴다」하는 스타들은 온갖 프로그램에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에 빨리 식상해지며 벼락스타일수록 연기가 허약해 수명이 오래 가지 못하는 점도 꼽을 수 있다.
  • 분당에「한국판 베벌리힐스」/국내최고 건축가 21인 설계“예술타운”

    ◎단독·빌라 2백10가구 입주자 주문받아 분당에 한국판 「비버리 힐스」가 조성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중앙공원 남쪽 C11블록으로 도시설계법상 특별설계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다.1만9천평의 부지위에 단독주택 22가구와 빌라 1백88가구이며 단독주택은 대지 50∼1백95평에 건평 25∼95평,빌라는 35∼80평 규모로 지어지고 있다.규모로 볼 때도 서울 강남구 양재동의 고급빌라촌이나 종로구 평창동의 단독주택들에 비해 모자라지 않지만 한국판 「비버리힐스」라고 부를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다른데 있다. 이곳에 지어지는 주택 한채 한채가 국내 최정상급 건축가 21명이 자신의 예술적 감각과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설계,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아름답고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기 때문이다.그래서 「작품타운」이라고 부른다.토지개발공사가 5개신도시 개발을 기념해 기획했다.토개공은 지난 93년 3월 주택설계를 20개 프로젝트로 나눠 국내 건축가들에게 공모를 해 이중 21명을 엄선,단지 조성을 맡겼다. 시공은 건영 등 16개사가 참여하고있다.이중 건영그룹 계열 8개사가 20개 프로젝트중 12개를 맡아 총 2백6가구중 1백28가구를 짓는다.건영은 「건영남서울 퓨처힐」이라고 이름을 붙여 단지내 건영단지를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착공은 지난 3월에 들어갔으며 2백10가구 중 건영의 1백28가구를 포함,모두 1백74가구가 이달 중순에 분양된다. 하이웨이유통은 단독주택 4가구와 빌라 28가구 등 32가구,한일건설은 단독 1가구와 빌라 13가구등이다.삼성종합건설 쌍용건설 덕산토건 등이 지은 주택은 분양이 거의 끝났다. 단독 주택은 평당 1천만원선이며 4층짜리 빌라는 평당 8백만원선으로 분양가가 4억∼5억원선이다.기획도시인만큼 상류층을 상대로 건축비를 충분히 들여 짓는다는 뜻이 분양가에 나타나 있다.자재 및 주거 설비 등은 입주예정자로부터 주문받아 건축가의 작품성과 입주자의 개성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특히 단독주택은 외관미를 살리기 위해 담장을 없앤 대신 보안문제를 위해 단지 전체를 공동 경비하는 방안으로 해결한다. 방범초소 CCTV시스템 등을 설치,운영하며 가구별로출동경비시스템도 설치하고 자동소화 및 가스차단장치도 채택한다.난방은 단지 전체 지역난방이다. 토개공은 이 주택들이 다 지어지면 입주에 앞서 설계를 한 건축가들과 시공회사들의 주관으로 주택전람회 행사를 갖고 일반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주택전람회 일정은 내년 6월로 잡혀 있어 입주는 내년 7월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개공 관계자는 『차원 높은 주택모델을 통해 새로운 주택 문화의 방향을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 “안녕” 케이프타운(작가 김주영 아프리카기행:14·끝)

    ◎“대자연은 관광자원” 원주민 인식 높아져/금렵지에 살며 생태계·환경보호 한몫/관광객 여행가이드맡아 수입도 올려/공원마다 백인물결… 흑인 아픔 덜날은 언제… 유럽인들이 케이프타운에 정착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이 겪었던 우연한 해난사고의 결과였다.그것은 1647년의 일로 거슬로 올라간다.그때 동양과의 무역이 한창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양에서 사들인 비단과 일용품을 잔뜩 실은 네덜란드의 상선 한 척이 대서양을 횡단하다가 풍랑을 만나 난파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악전고투로 풍랑을 헤치고 아프리카 남부의 한 반도에 지친 몸으로 상륙하게 되었다.배를 잃은 그들은 그 해변에 캠프를 차리고 견디다가 이듬해에 지나갈 무역선단의 구조를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않아 그들은 자신들이 캠프를 친 그 땅도 두고온 고향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발견했다.여러가지 식물과 채소를 기를수 있었고 정기적으로 캠프촌 이웃을 지나가는 유목민들에게서 거의 공짜라해도 무방할 헐값으로 소나 말을 사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듬해 그들이 예견하고 있었던 대로 해역을 지나가던 상선단에 의해 구조되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들은 자신들이 머물렀던 아프리카 땅에 대한 온갖 정보를 정부에 보고하였다.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는 얀반 피이크 선장을 보내어 그들이 갖고 온 정보에 대한 진실성을 조사하기로 하였다. ○풍랑만나 아주와 인연 1652년,케이프반도에 도착한 얀반 피이크는 난파선의 선원들이 보고한 정보에 거젓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뒤이어 동양주식회사에서 파견되어 온 사람들은 케이프반도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게 되었다.그들이 기지를 건설하면서 맨 먼저 착수한 일은 반도 앞의 해역을 지나가는 상선들에게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채소를 재배하는 일이었다. 당시 네덜란드의 동양주식회사에서 일궈놓은 채소밭의 흔적은 아직도 케이프타운 교외에 남아있다.많은 수효는 아니지만 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야생화된 배나무들에 열매가 맺고 있다. 그로써 오랜시간 동안의 항해에 지친 선원들은 케이프반도에서 닻을 내리고 정박해서 신선한채소와 과일 그리고 물을 공급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반도에 생겨난 도시는 바다의 선술집(Tavern of the Sea)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1665년부터 1679년까지 15년에 가까운 세월에 걸쳐 벽돌을 쌓아 지은 희망성(Castle of Good Hope)은 아직도 희망봉 뒤편에 건재한다. 케이프타운에는 에드워드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의 건출물들도 잘 보존되어 있고 작품성이 뛰어난 전형적인 네덜란드 건축물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바다의 선술집” 별명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가장 큰 관광자원은 물론 아프리카의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야생의 동식물들이다.이스턴 트랜스바알과 나탈지역은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관광지이다.그러나 많은 야생동물들이 사냥꾼과 농부둘,유목부족들에게 살육되거나 마땅한 서식지를 잃고 지금은 보호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다. 야생동물 보호지역 중에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크루거 국립공원(Kruger National Park)으로 아프리카에선 가장 큰 야생동물원이다.남아공화국의 야생자원에 대한 관광화 작업은 매우 계획적이고 세심해서 우리가 보았던 물개섬 하나에도 하루종일 관광객을 실은 배가 작은 섬을 들락거렸다.물개들에 먹이를 제공해서 그 섬을 떠나지 않고 머물도록 한 것이다. 세계의 다른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산업화와 문명화의 무대 뒤에 생태계의 파괴가 자행되어 왔다.그러나 오늘날에는 무엇을 우선순위로 해야 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서 생태계와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와함께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해 나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도 야생의 자연을 보호함으로써 그것을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 더욱 경제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아프리카의 원주민들도 이제는 야생을 보호하고 관광자원화 하려는 추세에 편승해서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가를 눈뜨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선술집에 흑인만 북쩍 나탈주의 금렵지인 핀다 금렵지(Phinda Reserve)가 그 좋은 예로써 그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은 주거지를 백인들에게 내주고 옮겨가는 대신 그 지역에 그대로 눌러살면서 야생환경을 보호하는데 협조하고 관광수입의 일부를 나누어 받는다.관광객들은 관광객들대로 손쉽게 여행가이드를 구할 수 있고 또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2만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족들 중에서 혹은 공원길에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중에 흑인들의 얼굴은 찾아볼 수 없어 이 나라의 아픔이 어디에 있는가를 가리키고 있었다.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흑인들은 낮에는 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회사나 혹은 해변의 대저택에서 일하다가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교외에 있는 자신들의 거주지로 돌아가게 된다.그러나 그 주거지의 형편은 낮에 일하던 집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케이프타운의 저녁거리를 구경하고 선술집이 있으면 한번 들어가 오랜 여독을 풀어볼까 하고 밤거리를 나섰다.대로를 따라 보석가게를 여러번 지나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선술집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는 문득 한가로운 저녁거리를 구경하겠다고 나선 것이 만용이었다는 것을 느꼈다.그들 선술집은 흑인들의 거리나 마찬가지였고 그들은 낯선 동양인들을 보자 야유를 하거나 혹은 접근해서 무엇을 얻어내려는 심산인 것 같았다.우리는 당초의 소박했던 계획을 깨끗이 단념하고 희미한 불빛들이 명멸하는 그 선술집 골목을 벗어나야 했다.그러한 괴리는 언제 메워질 수 있을까.아프리카를 떠나면서 그러한 질문이 뇌리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 9월 광주비엔날레/세계 젊은 작가의 실험정신 만난다

    ◎국제전 참여 작가 대부분 주목받는 30∼40대/각국의 예술조류·작품경향 한눈에 파악될듯 오는 9월20일부터 11월20일까지 광주 중외공원 문화벨트에서 열리는 제1회 광주비엔날레는 전세계 젊은 작가들의 자유분방한 사고와 다양한 실험정신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위원장 임영방)가 지난 25일 제2차 커미셔너회의(광주광역시 상황실)에서 선정·발표한 비엔날레 국제전 참가작가의 대부분이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30∼40대 작가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할 작가는 51개국 96명.이중 30대가 절반을 넘는 56%(49명),40대가 31%(30명)나 돼 각 지역의 새로운 예술조류를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들을 출품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 아래 선보일 작품들도 평면이나 입체보다 실험성이 강한 설치와 비디오·테크노아트,설치의 성격을 띤 사진 등 새로운 장르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이는 세계 화단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광주비엔날레가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끄는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비엔날레 참여작가 중에는 94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참여작가인 중국의 팡리 준,올해 휘트니비엔날레에 초대된 미국의 여류 설치작가 리르크리트 티라바니자,포토리얼리즘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척 클로즈,조각에서 설치로 전환한 그리스의 조지 라파스 등 지명도 높은 작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독일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조형예술가 카르스텐 횔러와 같이 작품성에 비해 아직 국제무대에 알려지지 않은 신진 작가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미래미술의 흐름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횔러는 전시장 내에서 거위알을 부화시킨 뒤 2개월간 모형 헬리콥터로 나는 교육을 시켜 전시회 폐막과 함께 날려 보낸다는 독특한 작품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 이용우(고려대 교수)씨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조류가 창조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에는 베니스비엔날레 청년작가전인 아페르토전시회(35세 미만)가 열리지 않아 광주비엔날레가 그공백을 메우는 중요한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럽지역 커미셔너 장 드 루아지씨는 『미래 화단을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광주비엔날레는 침체된 세계화단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며 『참여작가들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데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작가선정은 ▲아시아(한국 제외)8개국=오광수(오광수·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서유럽=장 드 루아지(퐁피두미술관 큐레이터) ▲동유럽=안다 로텐버그(바르샤바 국립현대미술관장) ▲미주=캐시 할브레이히(미네아폴리스 워커아트센터관장) ▲중동·아프리카=클라이브 애덤스(영국 테이트갤러리 전시자문위원) ▲남미=성완경(성완경·인하대교수) ▲한국·오세아니아=유홍준(영남대교수)씨 등이 맡았다.
  • 연출가의 연극비평 비판(건널목)

    ○…연극연출가 이윤택씨가 연극전문지 「한국연극」5월호에서 비평가들의 연극비평에 대한 비평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연극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연극협회가 펴내는 「한국연극」4월호에 실렸던 「연극방담­공연된 연극에 관한 자유로운 이야기」라는 제목의 연극비평에 대해 이씨는 현장연극인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는 「비평의 비평이 필요하다」라는 글을 통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회장 구희서)가 기고했던 연극월평을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글에서 이씨는 『의례적 극찬과 작품성이하의 혹평 사이에서 제멋대로 들쭉날쭉하는 것이 오늘의 비평계의 실상』이라고 전제,『가치기준의 혼돈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비평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라도 「비평의 비평」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그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지난3,4월 공연된 작품을 놓고 『「키리에」는 작가의 역사관이 혼돈됐고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TV드라마의 축약본같았으며,「춘풍의 처」는 배우를 통제하지 못한 연출의 부재로 싸구려 개그로 떨어졌다』는 비평을 차례로 인용하며 『이런 상식밖의 비평언어를 말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익명의 방담은 한 시즌의 연극을 정리하는 공적 지면의 비평방법으로 동원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공적 언어로서의 비평이 어떤 품위와 윤리의식을 지켜야하는지에 대한 인식없이 함부로 냉소적인 야유와 감정적 폭언을 일삼는 비평가는 비평가의 태도와 자질문제에 있어서도 엄중한 심판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로 극문학을 전공한 문학이론가들이 주도하고 있는 우리 연극계의 비평가들은 극해석을 중심으로 연극의 평가기준을 삼는다』고 밝힌 이씨는 『비평가들이 희곡뿐 아니라 연기자,연출가,스태프,극장,관객등 제반 연극적 요소와 그 역할에 대한 보다 심도깊은 이해와 분석력을 보여줄때 우리의 연극비평은 비평장르적 독자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전제된 극이론이나 고정관념으로 동시대 연극을 재단하려는 것도 우리 비평계의 문제점』이라며 『연극현장은모든 전제된 개념과 경험을 용해하고 부수면서 새롭게 생성되는 성격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극평론가협회는 「한국연극」의 제작 편의상 익명의 방담형식으로 진행한 연극비평의 책임성 문제를 감안,이번 5월호부터는 비평가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키로 했다.
  • 「패션쇼」수입영화/영화제목 개제 싸고 논란(건널목)

    ◎“심의 기준없고 형평잃었다”수입사/“일반인 이해 도우려 고쳤다”문체부 ○…「프레타 포르테」냐 「패션쇼」냐.충무로 영화가에 때아닌 영화제목 논쟁이 일고있다.오는 5월 13일 개봉될 로보트 알트만 감독의 패션영화「프레타 포르테」(원제 Pr^et­a­­porter,기성복)의 제목이 문화체육부의 수입추천 심의과정에서 「패션쇼」로 최종 결정돼 논란을 낳고 있는 것. ○…수입사인 오스카 픽처측은 「프레따 뽀르떼」는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봄,가을 두번씩 열리는 세계최대의 패션축제를 일컫는 「고유명칭」으로 원제를 그대로 음독한 제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에 대해 문화체육부는 『일반인들이 무슨 말인지 잘 알지 못해 제목변경이 불가피했다』는 궁색한 이유를 대고있다.그러나 이같은 근거는 그동안 통과된 「스트라이킹 디스턴스」「어 퓨 굿맨」「하몽 하몽」「펌프킨 헤드」「보이즈 온 더 사이드」「에이리언 마스터」등 생경한 영화제목들을 떠올릴때 설득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특히 에로영화「하몽 하몽」의 경우,그 의미가 「먹고 싶은 여자」라는 뜻의 스페인 저질속어로 개봉 당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초 우리말 보존과 순화를 위해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문체부의 제목심의제도는 최근 「보이스 온 더 사이드」(남자들은 옆으로 비켜라),「펌프킨 헤드」(바보)같은 직배외화들이 외국어제목 그대로 통과된 사실에 비춰볼때 현저히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 전체의 인상을 좌우할 수도 있는 영화제목은 그동안 업자들의 「장삿속」때문에 자극적·공격적으로 흘러온 측면이 강하다.문화체육부 등 정책담당자 또한 『그날 기분이 심의 기준』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깊은 불신을 받아왔다.그런 맥락에서라도 영화장르의 특성을 살리고 작품성을 지킬 수 있는 확고한 심의잣대의 마련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게 영화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 외설 시비 「포르노도 좋아하세요?」 법의 심판대에

    ◎종로구청 “공연정지 처분”… 「미란다」대표 구속이어 연극계 파문 확산/협회 “흥행만 앞세운 저질외설극”/극단측 “작품성·메시지 있다” 강행/“공연 중단하라”·“영업방해다” 팽팽히 맞서 음란공연물로 물의를 빚은 연극 「포르노도 좋아하세요?」가 14일 관할 종로구청으로부터 공연정지처분을 받음에 따라 결국 행정처분에 이은 형사처벌이라는 극단적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 사태는 나체연극 「미란다」의 연출가겸 극단대표가 공연음란죄로 불구속기소된지 한달도 채 안된 상태에서 일어난 사건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의 연극 「포르노도 좋아하세요?」(「사랑도 좋아하세요?」로 개제)는 극단 상업주의가 지난 1일부터 대학로 연단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것. 연극인들은 연극협회를 중심으로 『흥행만을 앞세운 저질 외설극을 이번 기회에 근절시켜야 한다』며 공연중단을 요구했으나 극단측이 공연강행으로 맞서 결국 극단은 여론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KBS개그맨 김재훈씨가 각색·연출에 주연까지 맡은 「포르노…」는 불륜을 거듭하는 남자와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여자의 비정상적인 애정행각을 다루고 있다. 극단의 명칭과 극 제목이 말해주듯 이 연극은 노골적으로 상업적 흥행을 노린채 거침없이 성애를 묘사,관객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포스터속에서 나체로 침대에 엎드려 담배를 피우던 여배우(이신화)는 관객들의 코앞에서 속옷을 벗었다 입었다를 반복하며 강간범으로 5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성불구가된 남자 주인공을 『슈퍼맨처럼 만들어주고 말겠다』며 유혹한다. 『네가 날먹고 깜방 간 다음…』『이 XX야,이리 와봐』(여자)『욕하지마.욕하니까 기분이 X같잖아』(남자) 저속한 대화와 음란한 몸짓이 이어지고 극의 전·후반에 두번 여배우가 알몸으로 샤워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극단 상업주의는 관할 종로구청이 포스터와 제목이 너무 야하다는 이유로 공연신고를 접수하지 않자 신고없이 막을 올렸다가 이틀만에 2일간의 공연정지 처분을 받았었다. 극단측은 그후 제목을 「사랑도…」로 바꾸고,광고전단의 사진도 교체하며,대본중 외설적이고자극적인 내용을 일부 수정하는 조건으로 공연신고를 마치고 지난 6일부터 공연을 재개했다.그러나 자장면 배달부가 막간에 등장하고,코믹한 대사가 몇 마디 들어갔을 뿐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13일 마지막 공연을 본 연극인 이민재씨(극단예당 대표)는 『객관적으로 평가해볼때 억지로 끼워 맞춘듯 구성이 엉성하고 출연배우가 모두 대사와 연기가 전혀 되지 않는다』면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이런 공연물때문에 순수연극 자체가 비판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연극협회는 「포르노…」가 재공연을 하자 최근 『시민의 정서를 해치는 음란공연물을 최단 시일내에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계속할 경우 형사고발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극단에 보냈다.또 13일에는 연단소극장 앞에서 외설공연 추방 가두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연극협회 정진수이사장은 14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땅에 저질 외설공연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수준높은 연극문화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방송3사 3·1절 특집극을 보고(TV주평)

    ◎소재는 다양… 작품성은 미흡 소재가 독특하다고 해서 무조건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진짜 재미는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줄거리가 합쳐져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때 나온다.그런점에서 방송3사의 3·1절 특집극은 차별화된 소재만 눈길을 끌었을뿐 이를 풀어나가는 힘이 부족했다.구태에서 벗어나려는 의욕은 컸지만 이를 충실한 내용으로 뒷받침해내지는 못한 것이다. SBS­TV의 「꿈꾸는 초인」은 「제2의 3·1운동」을 꾀하는 편집증적인 반일론자를 통해 겉으로는 일본에 대해 적개심을 품으면서도 속으로는 일본문화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를 진단해 보겠다는게 기획의도였다.그러나 당초의 뜻은 지나치게 희화화된 인물설정과 극단적인 사건전개에 묻혀버렸다.민족대표를 거부한 인사를 테러하러 다니는 김수안에게선 민족정신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는 찾을 수 없고 돈키호테같은 기행과 오토바이 실력만 부각됐다. MBC­TV 「노래만들기」는 표절가요의 문제점을 짚어본다는 의도에도 불구,정작 인기스타의 「화려한」 좌절담만이 두드러졌다.남경주가 맡은 가수 한요섭 역은 볼만한 음악장면을 많이 펼치긴 했으나 주제를 드러낸다기보다 천재의 장기자랑에 그쳤다.염정아가 맡은 우선미기자도 한요섭에게 집요하긴 했으나 표절현상 자체를 진지하게 파고드는 기자같지는 않았다. KBS­1TV의 「땅울림」은 다큐멘터리의 기법을 빌린 것이었다.그러나 일제가 김정호를 초인으로 조작했다는 가설을 시청자에게 설득력있게 전달하지 못했으며,지리학자 김정호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데도 어설펐다.인문학자로서의 김정호를 드러내고 싶었다면 고난을 이겨내며 성숙해가는 학자의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뤘어야 했다.밝고 아름다운 우리 산천의 모습을 보여준 미덕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정작 김정호 자신의 사람됨의 깊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 「모래시계의 사회적 영향」 방송우리 토론회

    ◎드라마론 성공… 사회엔 부정적 영향/뛰어난 영상미 불구 폭력미화·가치관혼란 불러/제작팀을 홍보전략에 말려든 언론보도도 문제 「모래시계의 사회적 영향에 관한 토론회」가 23일 하오2시 방송위원회 대 회의실에서 열렸다.방송위원회(위원장 김창열)가 마련한 이 토론회는 최근 높은 시청률과 함께 상당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SBS­TV의 기획특집 드라마 「모래시계」와 관련,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미친 긍·부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와 바람직한 드라마 제작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이민웅 교수(한양대)와 김성희 교수(한양여전·방송평론가)가 발제를 맡고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연출가 김종학씨를 비롯,윤청광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정진수 성대교수,임강호 KBS드라마국장,유수렬 MBC TV제작국장,김우광 SBS TV제작국장,최양수 연대교수,도종수 한국청소년개발원 정책실장,이연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모래시계 증후군­신문과의 합작품」이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한 이민웅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TV드라마 가운데 「모래시계」만큼 거의 모든 기사장르에 걸쳐 신문의 조명을 단기간에 그토록 많이 받은 드라마는 일찍이 없었다』면서 『「모래시계」의 열풍은 신문보도의 도움을 적지 않게 받았다.특히 평소 드라마를 잘 보지 않던 중년의 남성시청자를 끌어 들이는데 신문보도가 상당히 기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6개 중앙일간지들이 「모래시계」가 방송된 지난 6주동안 게재한 관련기사들을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같은 주장을 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모래시계」와 관련된 기사는 총 85건으로 신문당 평균 14.2건의 기사가 실렸다.이를 유형별로 분석하면 ▲기획·해설기사가 60건으로 전체의 70.6%를 차지했고 ▲사설·칼럼이 7건(8.2%)이었으며 최초로 드라마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까지 실시됐다.「모래시계」에 대해 단 한줄이라도 비판적 지적을 한 기사는 24건으로 전체의 28.2%에 그쳤고 작품성 및 사회적 영향을 심도있게 분석한 본격적 비판기사는 단 한건도 없었다. 「모래시계」에 대한 기사경쟁이 뜨거웠던주요인으로 이 교수는 『좁게는 신문이 「모래시계」제작팀의 교묘한 「기사던져주기식 홍보작전」에 말려든 점과 넒게는 증면경쟁이라는 언론환경이 낳은 구조적 병폐』를 꼽았다.「모래시계」가 방영되었던 기간은 각 신문이 타블로이드판 TV가이드를 경쟁적으로 내놓은 시기와 맞물려 「모래시계」가 그 덕을 보았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질이 따르지 못하는 양 위주의 증면경쟁과 특정기사를 다른 신문사가 줄줄이 따라가는 「떼거리 보도」는 지양돼야 한다』면서 『언론의 으뜸가는 사회적 역할이 환경감시 기능인데 신문매체가 지난 6주동안 경쟁매체에 대한 감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모래시계의 드라마적 성취와 사회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김성희교수는 「모래시계」가 드라마를 넘어선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로 ▲금기시돼온 70∼80년대 현대사로까지 드라마의 소재를 넓힌 점 ▲탁월한 영상미학으로 드라마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점 등을 꼽았다. 그러나 ▲폭력배를 영웅적으로 미화해 시청자를 가치관의 전도상태로 이끌고▲물리적 힘과 자본의 위대성,「강한자가 아름답다」는 정글의 가치관을 강하게 부각시키고 ▲잦은 폭력묘사로 청소년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친 점 등은 이 드라마가 낳은 부정적 영향으로 지적했다.또 ▲등장인물의 성격이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인물설정이 작위적인 점 ▲현대사와 별 관련이 없는 순애보를 끌어들여 멜로적 구성으로 몰고간 점 등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1년여에 걸친 사전제작 ▲공영방송사가 아닌 프로덕션제작으로 ▲영상세대의 감각에 호소하는 극적 재미를 이끌어냈다는 점은 유선방송의 등장으로 좁아진 방송드라마의 입지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얘기했다.변화된 방송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방송드라마가 「고품위화」해야 된다는 점이 이 드라마를 통해 입증됐다는 것이다. 발제강연에 이어 열린 토론에서는 KBS와 MBC제작국장까지 「모래시계」의 작품성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속에서 그 폭력성과 카지노 묘사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각이 컸다.윤청광 부회장은 『「모래시계」를 계기로 후속 드라마의 폭력지수가 덩달아 높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고 도종수 실장은 『폭력은 어떤식으로든 반사회적 요소』라면서 『아무리 오락물이라도 안방극장의 공익성을 무시해선 안될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대해 연출자 김종학씨는 『이 드라마의 폭력장면은 어디까지나 주제를 「운반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고 SBS 김우광 국장은 소재주의로 떨어지지 않도록 이후 프로엔 「폭력금지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 빅점프/투엔티 세븐/윈드 코믹/성인만화 잡지 올들어 창간 붐

    ◎20·30대 겨냥… 상반기 2개 더 출간 예정/신세대 부부론·취업 등 소재도 다양화/만화의 고급화… 시장개방 앞두고 자생력 강화 어른을 겨냥한 만화잡지가 올들어 잇따라 창간되고 있다.국내 출판만화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서울문화사와 도서출판 대원이 지난달 말 격주간지인 「빅 점프」와 「투엔티 세븐」을 각각 냈고 성인잡지를 주로 출판한 핫윈드사도 월간지 「윈드 코믹」을 1월20일자로 창간했다. 또 서점판매용 성인만화 단행본 출판사인 팀매니아가 격주간지 「미스터 블루」를 5월호부터 내기로 하고 현재 원고를 공모중이며,어깨동무사도 상반기 중에 월간 만화잡지(제호 미정)를 창간할 계획으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이 성인만화잡지들은 20대와 30대 초반을 주독자층으로 삼은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각각 강한 개성을 보여 출판만화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이와 함께 신인작가 발굴에 힘을 기울여 만화시장 개방을 앞두고 만화계의 자생력을 키우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빅 점프」는 결혼한 남성을 공략한다는 목표아래 주식투자,시사풍자,신세대부부론,샐러리맨의 애환들을 주로 다뤘다.특히 21세기 초 통일한국이 고구려의 옛땅을 회복한다는 줄거리의 가상역사만화 「대륙의 꿈」(장태산 작)을 대표작으로 내세웠다. 김문환편집부장(36)은 『우리 사회 20∼30대는 만화를 보며 자란 만화세대』라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그동안 성인만화잡지 발행이 부진했던 까닭을 만화계가 적절한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따라서 그들의 욕구수준에 맞는 재미와 교양,정보를 함께 갖춘 만화잡지는 성인독자층을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견줘 「투엔티 세븐」은 대학생및 20대 회사원을 주대상으로 삼고 있다.황경태주간(39)은 『성인만화라면 흔히 폭력·외설물을 연상하지만 그런 내용으로는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한다』고 강조하고 작품성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스터 블루」는 국내 작가의 작품만으로 지면을 채운다는 목표 아래 현재 2천5백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극화체,만화체,카툰및 4컷만화,만화줄거리등 4개 부문에 걸쳐작품을 받고 있다.출판사측은 몇몇 인기있는 기성작가만으로는 앞으로 예상되는 만화수요 증대나,외국만화 수입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인작가 발굴에 가장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빅 점프」등 4종의 성인 만화 잡지가 남성독자 위주로 발간되는데 비해 어깨동무사가 창간 준비중인 만화 잡지는 20대 여성독자를 겨냥하고 있다.그동안 청소년을 상대로 한 순정만화는 소재에서 많은 제약을 받았으므로 이제는 소재제한에서 벗어나 사랑이야기를 깊이있게 다루겠다는 방침이다.더불어 여성들이 관심을 갖는 결혼준비·취업·취미에 관한 만화도 폭넓게 실을 예정이다.
  • 백남준/세계유명미술가 5위 랭크/독 캐피탈지 선정

    ◎1위엔 미비디오작가 부르스 노먼 세계미술을 주도하는 작가는 누구일까.또 현재 서구 미술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작가는 누구이며 어떤 작가들이 부상하고 있을까. 해마다 「세계유명예술가 1백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해온 독일의 경제월간 캐피탈지에 따르면 미국의 비디오작가 부르스 노만이 지난해 가장 눈부신 활약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는 5위에 올라 여전히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주요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과 국제적인 기획전 출품,미술잡지들에 실린 비평및 작가소개의 횟수 등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 것이어서 절대적인 작품성에 대한 평가로 보기에는 미흡하나 지난해부터 「개방화·세계화」바람을 타고 국내에서도 해외작가전 붐이 일고 있어 외국작가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한자료로 눈여겨 볼만하다. 2위부터 5위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지그마르 폴케,게오르크 바젤리츠 등 모두 독일 화가들이 차지했다. 1위부터 5위까지는 지난해와 비교해서 전혀 순위에 변동이 없었는데 두 사람이 비디오와 컴퓨터 등 새로운 매체를 구사하는 반면 나머지는 전통적인 캔버스 회화를 고수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어 6위부터 10위에는 크리스티앙 볼탄스키(프랑스,설치),일리야 카바코프(러시아,설치),귄터 푀르크(독일,신개념미술),마리오 메르츠(이탈리아,아르테포베라),로즈마리 트로클(독일,오브제설치)가 차례로 올라있다. 한편 이번에 급부상한 작가들을 보면 일리야 카바코프(7위),독일의 레베카 혼(46위 키네틱,설치),미국의 키키 스미스(38위,인체조각),리처드 프린스(39위,신개념미술),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클레멘테(35위,신구상회화),독일의 요헨 게르츠(41위,비판적미술),게오르크 헤롤트(82위,오브제),스테판 발켄홀(94위,인체조각)등이다. 이번 순위표에는 여성 작가가 모두 13명이 올랐다.이는 24년전 캐피탈지의 순위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다. 이밖에 순위의 이동은 다소 있지만 순위표의 4분의1 이상은 이미 60∼70년대에 미술사적 지위를 확보한 미국 팝아트와 미니멀,개념미술계열,그리고 이탈리아 아르테포베라의 원로작가들이다.캐피탈지의 「세계유명미술가 1백명」은 「월간미술」 최근호에 소개됐다.
  • 가장 한국적인 문화상품으로 승부하라(한국문화 세계화의 길:1)

    ◎“21세기의 국력” 문화상품 개발전략/각분야 현황과 대책/수출지원 전담기구 설치… 마케팅강화 필요/영화/해외 소개된 책 3백권뿐… 번역가 양성 절실/문학/미술/획일교육 바뀌어야/만화/다양하나 캐릭터 개발을 국경없는 무한경쟁 시대가 시작됐다.이 변혁의 시대에 능동적·효율적으로 대처하고 나아가 도약의 기회를 갖고자 제시된 국가경영의 주요 목표가 「세계화」다.세계화는 경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문화·사회 전반에 걸친 총체적 변화를 뜻한다.아울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문화의 힘이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중요해지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문화의 세계화는 시급히 이루어 내야할 우리의 과제다.한국문화 세계화 방안과 문화상품 개발 전략을 찾는 시리즈 「한국문화 세계화의 길」을 시작한다. 문화계 각 분야의 세계화 노력은 이제 시작단계이다. 음악·미술분야에서 세계에서 명성을 지닌 예술가들이 몇명있긴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문화현실과는 동떨어진채 해외무대에 편입된 예외적인 존재들이다. 한국에 뿌리를 둔 예술가와 문화상품들이 세계문화 시장에서 인정을 받고 통용될때 한국문화의 진정한 세계와는 이루어질것이다. 문화계의 분야별 세계화 현황과 대책을 점검해본다. ○영화 영화는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상품 가운데 하나로 최근엔 우리영화가 해외시장에 제값을 받고 수출돼 국내 영화계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다. 지난해 「서편제」가 일본에 22만4천8백55달러에 수출된 것을 비롯,투캅스」「그섬에 가고 싶다」 등도 미국과 영국에 각각 1만5천달러와 흥행성과별 로열티 70%,10만2천9백달러라는 좋은 조건으로 수출되는 등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국산영화의 지속적인 해외수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영화계 전반의 체질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맥중심의 전근대적인 유통구조의 근대화 ▲하드웨어 산업정책과의 효율적인 연대 ▲프랑스의 유니프랑스(UNIFRANS)와 같은 수출지원 전담기구의 설치 등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전세계가 미국 할리우드영화에 길들여져 있는 현실에서우리영화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문화상품으로 통용되기는 한층 어려워졌다.동남아시장에서조차 오락성 홍콩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어정쩡한 한국영화로서는 승부하기가 힘들다. 그런만큼 앞으로 우리영화 수출정책은 작품성중심 영화·만화영화·순수 오락영화·다국적 합작영화등의 차별화전략에 초점이 맞춰져야하며 제작초기부터 해외 전문배급사와 사전 마케팅작업을 벌이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 우리 방송의 세계화는 한마디로 얼마나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프로그램산업은 2000년대에 이르면 미국의 경우 약 90조원,일본의 경우 40조원에 이르는 시장이 형성될 각광 받는 산업이고 우리나라에서만도 다매체·다채널시대의 개막으로 약 5조원에 이르는 내수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93년의 경우 방송사들의 프로그램 해외 수출입에서 1천5백8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주요 수출품목인 만화영화 가격은 국제시장에서 하위 10분의 1수준에 머물고있는 실정이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선 경쟁력 있는 공중파 방송사를 중심으로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업체·독립프로덕션등이 연계하여 만화·전통문화예술·드라마·다큐멘터리등 분야별로 경쟁력있는 수출전략 종목을 개발해야한다.또 5백여개의 독립프로덕션들을 활성화하기위해 프로그램 공동제작단지의 조성,방송사의 외주프로그램 비율확대등도 수반되어야한다.프로그램 전문 유통업체등의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을 체계적으로 개척하는 것도 필요한 전략.이와함께 해외 위성방송을 적극 추진,교포방송을 활성화하고 타국과 공동으로 국제채널을 운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일이다. ○문학 우리 문학작품의 해외소개는 미미한 형편.지난 64년부터 유네스코대표문학선집으로 16권,80년부터 문예진흥원의 한국문학해외소개사업으로 92권이 최근까지 해외에 번역소개되었지만 통틀어 3백권을 넘지 못하고 있다.한국출판문화협회의 통계를 봐도 지난해 수입되어 번역소개된 해외문학작품은 1천9백38종을 차지한 반면 해외에 소개된 국내문학작품은고작 10여종에 불과하다.다행히 몇 년전부터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문화재단·출판사 등에서도 우리문학의 해외소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단의 관계자들은 해외번역소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국인 번역가의 부족을 꼽는다.외국출판사 섭외의 어려움과 질적으로 떨어지는 책 디자인도 문제다.일부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번역출판사업을 추진할 기구의 신설을 제의하고 있다.그러나 대체적으로 세계적인 보편성이 적고 형식적 새로움이 없는 우리 문학작품의 질문제도 어려움으로 빼놓을 수 없다. ○미술 한국의 미술문화는 지난 70∼80년대를 기점으로 질·양면에서 크게 발전해왔다.그러나 지금껏 고유의 미술양식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미술의 유입을 통한 변용된 한국미술에 불과한 실정이다.따라서 우리 미술이 세계미술시장에서 제대로 평가 받으려면 우리나름의 품격을 갖춘 주체적 미술양식이 필요하다.그러면서도 국제적 보편성을 띠어야한다.말하자면 우리문화의 본바탕과원형성을 살려내면서 국제적 보편성을 확보하는 방법의 모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들이다. 관계자들은 우리 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또다른 전략으로 획일화된 대학교육의 재편을 들고있다.국내 미술관련 학과의 교육과정을 보면 서울이나 지방이나 엇비슷해 미술문화의 획일화를 부르고 있으며 그나마 사회현장과 산업현장에서 필요로하는 적응력도 부족한 형편인 때문이다. 유망작가 또는 가능성이 있는 작가를세계적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화 만화는 문화부문에서 상품화가 가장 잘 된 장르이고 앞으로도 그 영역이 훨씬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만화는 이미 출판이란 고정된 시장에서 벗어나 멀티미디어와 다양하게 결합한 형태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만화가 문화상품의 첨병으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만화계 사정은 밝지 못하다.일부 작품이 영화·비디오로 제작됐고 「아기공룡 둘리」같이 팬시상품으로 자리잡은 예도 있지만 대부분 단발성에 그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만화산업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안해 밑바탕이 두텁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그 예로 만화산업이 영화·비디오·팬시산업들과 연계되려면 어느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 다양한 캐릭터를 개발하는 것이 앞서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화가 상품화돼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먼저 우리의 고유한 선과 정서를 가진 캐릭터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공연 연극·음악·무용 등 우리의 공연 예술은 지금까지 서구의 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데 급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음악의 경우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가를 많이 배출했다.이는 연주가 각자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장르가 만국 공통어인 「음악」이기에 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언어를 매개로 하는 연극이 어느 장르보다도 세계화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세계 문화시장을 겨냥한다면 어설프게 서양 것을 흉내내기보다는 판소리·국악기 연주·탈춤 등 「가장한국적이고 가장 세계적인 전통 공연예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빠르고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어떻게 이를 국제적인 보편성을 갖도록 포장하고 다듬는가에 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공연 기획분야를 시급히 개척해야 한다. ○전통문화 상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은 우리 문화의 세계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제다.전통 소재의 우리문화를 세계화하기 위해선 우선 현대적 감각에 의한 재창출 과정이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전문디자이너나 작가등을 활용해 공예·도자기·문화재·식품·민화·고판화등을 현대인의 구미에 맞는 감각으로 발전시키면서 전통적인 기법과 재료를 이용한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내야 한다는것이다.
  • 안방극장/코믹드라미 “열풍”

    ◎K­2TV 「딸 부잣집」 S­TV 「이여자가 사는법」 「여태 뭘 했수」 등 인기/방송드라마의 주류 이뤄… 정통드라마 위축 추세/작품성보다 시청률 의식,철저한 흥미본위 제작 코믹드라마가 최근 들어 방송드라마의 주류를 이루고 있어 정통드라마 위축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특집극을 제외하고 최근 방송되고 있는 일반드라마 가운데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부분 코믹드라마이기 때문이다.특히 이러한 경향은 그동안 정통드라마가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말드라마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주말드라마로는 K­2TV의 「딸부잣집」,M­TV의 「여울목」,S­TV의 「이 여자가 사는 법」등이 물고물리는 3파전을 벌이고 있다.중반정도 진행된 이 주말극들 가운데 「딸…」과 「이 여자…」는 흥미위주의 코믹드라마로,「여울목」은 정통드라마로 분류될 수 있다. 시청률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딸…」과 「이 여자…」로 지난해 말부터 시청률 5위권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딸…」은 철저히 흥미본위로 꾸며진드라마다.가족간의 밝은 이야기를 그렸다지만 초반부터 감각적 화면구성을 바탕으로 20대 딸들의 에피소드적 사랑등 신세대들의 이야기위주로 진행돼왔다.「이 여자…」 역시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친구로 나오는 등 젊은 주부층의 흥미를 자극하는 인물설정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두 드라마 모두 작품성 보다는 시청률만을 의식한 작품이란 인상이다. 반면에 정통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여울목」은 10위권에도 들지못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여울목」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40대 부부이야기위주로 중년층을 대상으로 하고있지만 평범하고 잔잔한 톤의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지못하고 있다.시청률은 비록 저조하지만 건실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무리없이 풀어가겠다는 기획의도를 중반부까지 비교적 충실히 살려오고 있다.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아직도 덤덤하다. 『저런 유치한 이야기를 어떻게 드라마화할 수 있느냐』라고 비판을 하면서도 『재미로 안방관객만 낚으면 그만』이라는 시청률우선주의가 이번 주말드라마 3파전에서는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S­TV의 경우 주말드라마와 월화드라마 「여태 뭘 했수」에 이어 최근 시작한 수목드라마도 코믹류의 「서울 야상곡」으로 긴급편성하는등 금요일의 「박봉숙변호사」를 제외하고는 일상드라마를 대부분 코믹드라마로 채우고 있다. K­TV의 드라마제작 책임자도 『시청자들이 보지않는 드라마가 무슨 소용있느냐』고 말해 앞으로 드라마가 재미위주로 제작될 것임을 시사하고있다. 가족들이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기획의도에 따라 주말드라마를 작품성위주로 꾸몄다가 고전하고 있는 M­TV는 최근 30대 PD들을 중심으로 「드라마 개발팀」을 구성,합숙까지 해가며 새로운 드라마형식을 모색하고 있다.
  • 연극배우 이호재(이세기의 인물탐구:64)

    ◎혼신 연기… 무대 오를 때마다 “천의 얼굴”/자연스런 동작­낭랑한 목소리로 객석 사로잡아/지독한 「연습벌레」… 극중인물 영혼까지 파고들어/고교 졸업후 드라마센터 1기생으로… “한국의 데이비드 개릭” 평가 연극계는 원로배우 김동원을 한국의 로렌스 올리비에경에 비유하곤 한다.그러나 그 외에도 아테네극장에서 숨진 루이 주베나 영국 드루어리 레인디어터의 에드몬드 킨,랄프 리처드슨같은 명우들이 있다고 거론되어지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다만 별빛처럼 빛나던 함현진 추송웅을 잃고 드라마센터가 배출한 이호재를 우리 연극무대의 주역으로 손꼽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 이호재의 연기는 어느 역을 만나도 자유자재로운 것이 두드러진다.물 흐르듯 동작이 유연하고 그의 발성은 객석에 진동하면서 관객의 가슴속에 반향같은 메아리로 잦아든다. 연출가 김우옥은 이호재의 목소리의 특질은 풍부한 볼륨과 감정의 뉘앙스가 담긴 음조의 변화에 있다고 말한다.「그의 대사는 또렷하고 낭랑하다.따라서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중후한 음의 압력을 느끼게 한다」.그러나 지나치게 매끄러운 나머지 대사의 맺고 끊고 힘주는 대목이 청산유수에 묻혀 희석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긴 대사 숨막힐듯 소화 지난 88년 호암아트홀에 올렸던 정복근 원작의 「덫에 걸린 집」에서 누구도 흉내 낼수 없이 격렬하고 빠르고 긴 대사를 숨막힐 듯이 소화 해내는 그의 연기를 지켜보다가 상대역인 이호성이 막상 자신의 대사를 놓친 에피소드가 이를 증명한다. 「생일파티」에서의 질서정연하고 조직적인 골드버그,「오델로」의 간교한 이아고,고민하는 세조에서 소년과 노인으로 분장하는 「페르긴트」에 이르기까지 이호재는 역할에 맞는 독창적인 인물을 그때마다 탄생시킨다.그의 연기는 어느 때는 악랄하고 어느 때는 결곡하다.어느 때는 관객을 선동하거나 뜨거운 감명에 몰아넣고 혼자서 무대를 누비는 모노드라마에선 예측불허의 즉흥연기를 종횡무진으로 표출해낸다. 통상 그의 겉모습만으로는 구수하고 텁텁한 친근한 이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그래서 대사가 튀는 번역극보다는 창작극이 어울리고 창작극중에서도 진짜 장터에서 입심 좋게 떠드는 약장수가 제격인 듯도 하다.이른바 「언제 봐도 친숙하고 구수한 이미지」로 병신춤에서 봉사흉내,넉두리와 너스레로 연극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명료하게 제시해준다.리듬감이 흥청거리는 요설조의 「약장수」를 보고 연극평론가 김방옥은 『사투리 민요 재담 판소리 사설 속어 유행어등 우리말이 갖는 청각적 묘미를 이호재 특유의 연기스타일로 장구치고 북치듯 순발력 있게 둘러대고 알록달록 짜섞어 작품으로서의 품격과 독자적 가치를 갖추게했다』고 평한다. 이런 흥미와 재미와 작품성을 염두에 둔 연기력 덕분에 언제부턴가 관객은 이호재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러 극장에 오게 된다.배우가 한낱 대사를 외울 뿐이라면 그 연극은 죽은 무대 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한데 어떤 경우에서도 관객을 실망시키거나 역할에서 실패한적이 없는 배우가 이호재라고 감히 단언 할 수 있다. 특히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는 정력과 생명력이 넘치는 부리부리한 두눈에 쏠듯한 푸른 광채를 번뜩이며 집요한 유혹과 차가운 결단력으로 파우스트 몰락을 휘몰아치듯 전도시키고 있다.「맥베드」의 경우도 그렇다.지난 봄 핀란드의 저명한 크리츠토프 바비츠키가 연출한 「맥베드」에서 던컨왕과 벵코장군을 죽이고 던컨의 장자에게 맥베드가 살해당하는 마지막 장면은 셰익스피어의 시정과 비창미를 극도로 미화시킨 「비극적 감각의 압권」으로 호평된바 있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죽음을 향해 가는구나.오늘 그리고 내일 또 내일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이렇게 다가가는구나」­ 실생활을 깊이 있게 성찰하면 그는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지극히 꺼리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만사에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연극을 위해 헌신노력하거나 연극 때문에 목숨을 내걸만큼 비장한 각오를 내색하지도 않는다.오래 연극을 해왔고 술잘마시고 호방해 보이는 탓에 주변에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지만 하나의 연극이 끝나면 또 다음 연극을 위해 미련없이 떠날 뿐이다.그의 그런 일면은 공연이 끝나고 단원들끼리 술한잔 마시는 쫑파티에도 얼굴을 내밀지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릴때 꿈은 외교관 이호재는 다른 예인들이 흔히 그런 것처럼 연극배우를 꿈꾸거나 그래서 그 꿈을 이룬 형은 아니다.어릴 때는 정치가나 외교관이 되고 싶었고 우연찮게 들어선 연극의 길에서 의외로 「타고난 배우」소리를 듣게 되었다. 지금의 종로 3가인 종로구 비파동에서 교동국민학교를 다녔고 휘문고 시절에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약했다.부친(이병진)의 날염공장이 망하자 본래의 희망인 정외과 지망을 포기하고 드라마센터 연극 아카데미에 들어간 것이 연극배우가 된 동기다.그때까지는 연극의 「연」자도 몰랐고 단 한번도 연극구경을 가본적도 없다.멋모르고 연극을 시작했으나 유덕형을 만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는 비로소 연극의 재미에 빠져들어 무대와 객석이 일체감을 이루는 전율을 경험했다. 그때부터 연극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연극적 재능을 승화시키기 위해 셰익스피어전집과 명배우 연기론을 탐독하는가 하면 시적인 영감과 진지한 사색끝에 자신의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성립해 나갔다.그때 만난 것이 전무송이다. 이호재가 씩씩하고 터프하고 선이 굵다면 전무송은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그래서 언제부턴가 한 사람이 악이면 다른 한쪽은 선이고 한 사람이 약하면 다른 한쪽은 강하게 무대에서의 불꽃 튀기는 연기의 앙상블을 펼칠수 있었다. ○2시간전 공연장 나와 그는 하나의 역할을 맡으면 전의 역할을 말끔히 씻어버리고 새로운 인물과의 조우를 위해 몸에서 대본을 떼어놓지 않는다.수십번씩 대본을 읽고 역할을 분석하는 그의 연습태도는 그래서 곧잘 「고시공부」에 비유된다.공연날은 남보다 두 시간전에 나와 공연장 분위기를 몸속에 익히고 막이 오르기 전에는 종교는 없지만 반드시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미 전제하다시피 그는 극중 인물의 사상과 성격을 도식적으로 그리기보다 영혼의 밑바닥에까지 파고들어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끄집어 내고야 만다.그리하여 박력이 넘치는 생동감과 맥박이 충만된 현장감이 그가 이루는 무대의 특징일 것이다. 「입가에 잔혹한 냉소를 새긴 험상궂은 얼굴이며 살기 가득찬야멸찬 언어,사정없이 상대방을 꼬집고 할퀴거나 능청스럽게 수작을 부리다가도 어느 틈엔가 달착지근한 가락을 띤 간사한 어조」로 관객의 등덜미를 찔러대는 섬뜩함은 그만의 노련한 연희라고 할수있다.따라서 낭창조형의 그의 연기는 지적인 관찰에 바탕을 둔 「자연」의 연기라는 점에서는 그 옛날 영국이 낳은 데이비드 개릭을 연상시킨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닐것 같다.또 극중의 특정한 한 인물은 자신의 어떤 일면과 비슷할수 있으며 모든 스토리 조차도 그의 인생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사람에겐 이런 요소도 있고 저런 요소도 있다.교활하거나 거룩하거나 둥글수도,모날수도 있다.그런 중에도 호불호를 선명하게 가리는 탓에 연극계 일각에선 그의 오만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연기를 딱부러지게 해내는 이상 모든 잡음은 무의미 할 수밖에 없다. 연극초기에는 분장도구가 없어 장판니스를 얼굴에 칠하고 휘발유로 분장을 지운적도 있고 술값이 없어 개런티 대신 받은 반돈짜리 금반지를 술집에 맡기고 가난에 대한 울분을 풀기도 했다.그러나 이제모든 고생은 옛날이야기처럼 돼버렸다.그동안 많은 상을 타고 텔레비전등에 얼굴을 비치면서 두 아들(종화 군입대,창익 고2)을 교육시키고 수십차례의 전월세 전전끝에 올해초에는 생전 처음 종로구 명륜동에 다세대 주택이지만 집도 마련했다.부인 최정자씨(46)는 보험회사(국민보험 잠실소장)에 나간다. 요즘은 지난달 호암아트홀에서 막을 내린 여인극장의 「아내란 직업의 여인」이후 4일부터는 동숭동 학전소극장의 뮤지컬 「별들은 세상에 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에 출연하는등 내년 가을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잡혀 있다.언젠가 한 신문에 그는 배우로서의 고뇌를 쓴적이 있다. 「예술가를 지망하고 거기에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결단은 엄숙한 일임에 틀림없다.순진하게 잠든 아이들,그리고 아내를 보고있노라면 나는 지금 겁도 없이 너무나 엄청난 일을 혼자서 저지르고 있는 것같아 두렵기만 하다」고. 그러나 「막이 내릴때마다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는 관객이 있는 한 무대를 떠날수 없으며」 연극을 끝내고 텅빈 객석을 뒤로하고 극장문을 나서면서 「내가 행복을 느끼는 것은 그것이 사라져 갈 때의 소리」라는 루이주베의 말은 연극배우만의 최상의 행복임을 그는 잘 알고 있다. ▷연보◁ ▲1944년 서울출생 ▲1961년 휘문고 졸업 ▲1963년 데뷔무대 존 스타인벡 작 「생쥐와 인간」(드라마센터) ▲1964년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현 서울예전)제1회졸업,극단 동랑레퍼토리 창립기념공연 유치진 작 연출「마의태자」,해럴드 핀터「생일파티」 ▲1966∼69년 군입대 월남근무 ▲1973년 오태석작「약장수」(카페 데아트르공연 이후 장기공연) ▲1974년 대구효성여대 불문과 불어극「맹진사댁 경사」연출 ▲1975∼80년 국립극단 단원 ▲1977·80년 국제극예술협회및 록펠러재단초청 극단 동랑레퍼토리 해외공연 ▲1991년 여인극장 25주년기념 셰익스피어 작「맥베드」 ▲1993년 극단 실험극장의 「에쿠우스」1백편째(2개월) 「돼지와 오토바이」(3개월) 폴란드의 크리츠토프 바비츠키 연출 「맥베드」 ▲1994년 서머싯 몸 작「아내란 직업의 여인」,김정일 작 송미숙 연출 뮤지컬「별들은 세상에하나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학전 소극장서 공연중) 동아연극상,백상예술대상,한국연극영화예술대상,서울연극제 연기자상,연극의 해 남자연기상,이해랑연극상 「생명」「태」「하멸태자」「초분」「리어왕」「햄릿」「오텔로」「말괄량이 길들이기」「쇠뚝이놀이」「베케트」「뜻대로 하세요」「고도를 기다리며」「뻔데기전」「물보라」「시즈위벤지는 죽었다」「수족관」「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안토니오와 클레오파트라」「밤주막」「피가로의 결혼」「파우스트」「요나답」「이방인들」 「화엄경」「태백산맥」
  • 연말 연극계 볼만한 작품이 없다

    ◎「고도…」「욕망…」등 10여편 거의 앙코르 공연/창작의욕 실종… 상업화 치중 반중/공연 거듭 극완성도 높이는 외국과 대조적 세모 연극계에 볼만한 새로운 작품이 없다.12월 한달동안 국내 극단들은 대부분 이미 공연됐던 작품들을 그대로 다시 무대에 올리고 있어 뜻있는 연극인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현재 앙코르형식으로 재공연되고 있는 작품은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비롯,극단 예우의 「욕망의 섬」,한양 레퍼터리의 「심바새메」,연희단패거리의 「산너머 개똥아」등 10여편.이는 연말 전체 공연작품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우리 연극계의 창작의욕이 실종됐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는 재공연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해 극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정착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 무성의한 무대여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연극평론가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리 연극계가 중대한 분기점에 서있는 것으로 진단한다.즉 최근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는 뮤지컬들이 작품성보다는 홍보효과만을 겨냥해 스타급 연예인들을 대거 기용하고 있을뿐 아니라 정통 연극무대가 거의 리바이벌 공연으로 채워지고 있는 것은 국내 연극계가 본격적인 상업화의 길로 치닫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외국의 경우 장기공연은 더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애거사 크리스티의 「쥐덫」은 52년이래 런던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공연되고 있으며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은 5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래 43년간 재공연되고 있다.이들은 공연을 거듭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여감으로써 각 극단의 고유품목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대비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른바 앙코르공연이 대부분 새 작품으로 모험을 하느니 차라리 이미 있는 것으로 안전하게 가자는 의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연극평론가 이영미씨는 『상업연극 혹은 대중연극이 우위를 차지하기 시작한 1∼2년전부터 무대에 오르는 작품의 주기가 정형화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12∼2월에는 뮤지컬과 같은 가족용 작품이,6∼9월에는 벗기기연극이 주류를 이루며 10∼11월엔 아예 기획 및 제작이완전한 사각지대를 이루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 「94전국대학 연극제」/전남대 3관왕 영예/보통 물건이 아니랑께

    ◎스포츠서울·동양맥주 공동주최/최우수작품상·우수희곡상·연기상 “독차지”/우수상/성대 「덴동어미 화전가」/장려상/중대 「무용수」 스포츠서울이 동양맥주와 공동주최하고 문화체육부가 후원하는 OB아이스배 「94 전국대학연극제」에서 전남대 유네스코학생회의 창작극「보통물건이 아니랑께」가 최우수작품상·우수희곡상·연기상 등 3관왕의 영예를 차지했다. 또 우수작품상은 성균관대 극예술연구회의 「덴동어미 화전가」,장려상은 지난해 대상 수상팀인 중앙대 영죽무대의 「무용수」에 각각 돌아갔다.이밖에 연기상은 성정훈(중앙대),박종일(중앙대),문은주(성균관대),황은주씨(전남대)가 받았다.수상자 모두에게는 트로피외에 ▲최우수작품상 5백만원 ▲우수작품상 3백만원 ▲장려상 1벡만원 ▲우수희곡상 1백만원 ▲연기상 5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상을 받은 전남대팀의 「보통물건이 아니랑께」는 70년대초 한적한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텔레비전이 처음 들어오게 되면서 겪게되는 주민생활의 변화와 갈등양상을 희극적으로 그린 작품.『극의모티브 설정과 원만한 진행이 기성작가 수준에 못지않다』는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창작극을 위주로 한 국내의 대표적인 대학연극축제인 이 행사는 대학연극의 활성화와 재능있는 신인연극인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스포츠서울이 지난해 동양맥주와 뜻을 같이해 창설한 것.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연극영화과 제외)으로 구성된 연극팀이면 학교별 숫자제한 없이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는 전국 각 대학 33개팀이 참가,4개월동안 1차 희곡 및 작품심사,2차 현지 실연심사,3차 최종 본선공연을 치르는 등 불꽃튀는 경연을 벌였다.특히 올해는 심사의 엄정성 및 참가작의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비디오심사에 그쳤던 2차심 각 참가대학을 직접 방문해 심사하는 등 일신된 운영방식을 택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심사위원은 위원장인 차범석씨(극작가·예술원회원)를 비롯,임영웅(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상철(한림대 교수) 서연호(고려대 교수) 김문환(서울대 교수) 유보상씨(극작가·서울신문사 출판편집국 부국장)가 맡았다. 시상식은 오는 24일 하오4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 가장 에로틱한 영화는?/미 남녀관객 다른 응답

    ◎노골적 성묘사 「원초적 본능」/남/뜨거운 정열 「보디 히트」 꼽아/여 최근 미국영화계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에로틱한 영화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그 결과를 순위로 발표해 흥미를 끌고 있다. 이 조사에서는 특히 남녀 관객들이 꼽은 영화가 크게 달라 성에 대한 미국 남녀의 가치관에도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 주었다.남성관객들은 성행위가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묘사된 작품을 가장 에로틱한 영화로 꼽은 반면 여성들은 스크린 기법을 동원,섹스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성이 있는 고상한 러브신을 선호했다. 에로영화에서 남성들이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은 금발의 누드.샤론 스톤 주연의 「원초적 본능」을 남성들은 가장 에로틱한 영화로 꼽았다.그중에서도 살인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의 수사를 받는 그녀가 속옷을 입지 않은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을 남성들은 가장 에로틱한 장면이라고 답했다.그밖에 말론 브랜도와 마리아 슈나이더가 주연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보트장에서의 정사장면이 등장하는 「보디 히트」,남녀 주인공이 엘리베이터와 부엌식탁위에서 정사장면을 벌이는 「위험한 정사」등을 지목했다. 그 반면 여성들의 취향은 좀 더 까다롭다.은밀한 눈길이나 끓어오르는 정열,빗속의 키스등에서 여성들은 성적인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여성들이 에로틱하다고 꼽은 영화 가운데는 「보디 히트」가 첫번째였지만 인디언인 남자주인공이 정숙한 영국여인 메들레인 스토를 정열적으로 포옹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라스트 모히건」,야구선수로 분한 케빈 코스트너가 여성 야구광인 수잔 새런든의 발톱에 메니큐어를 칠해주는 장면이 나오는 「불 더햄」처럼 은유적으로 장면이 처리된 영화도 많이 꼽았다.
  • 형수­시동생 교사­10대 애정행각/불륜의 성애영화 “봇물”

    ◎「어린연인」이어 외화 「위험한 질주」「데미지」 대기/우리정서와 거리감… 전통윤리 파괴 등 악영향 우려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불륜,10대 여고생과 의붓아버지 그리고 스승과의 삼각관계,형수와 시동생간의 비정상적 애정놀음,심지어 시체를 능욕하는 변태성욕에 이르기까지 금단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가 봇물을 이루고 있어 영화계 전반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이미 두차례에 걸친 공륜 수입심의에서 부결된 영화 「데미지」가 지난달 28일 1년여만에 재심의에서 전격 통과됨에 따라 관심을 끌게된 이들 「성파탄영화」는 12월 24일경 개봉될 「데미지」외에도 현재 상영중인 「어린 연인」「나이트 가드」,19일 개봉될 「위험한 질주」등 4∼5편.특히 이 영화들은 충격적인 성애장면도 문제지만 기존 윤리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부정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반사회적이고 파괴적인 악영향이 우려된다. 줄리에트 비노시 주연의 「데미지」는 아들의 연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 파멸해가는 예비 시아버지의 비극을 그린 에로티시즘 영화.『패륜적 소재임에는 틀림없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긴 하지만 「중요장면 7군데 삭제」라는 조건으로 작품성을 훼손시키면서까지 굳이 반사회적인 영화를 상영할 당위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데미지」의 루이말 감독은 이 작품의 한국상영을 위해 지난해 8월 직접 내한, 관계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수 필름의 「어린 연인」 역시 지극히 위험하고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17세 여고생(우희진)과 남자교사(이경영)의 눈먼 사랑,여기에 영혼이 병든 의붓아버지와의 근친상간이라는 인화성 강한 이야기까지 여과없이 덧칠된다.『10대여,위선의 가면을 벗고 너의 사랑에 당당하라』고 부추기는 것같은 이 영화는 한 사춘기 소녀의 통과의례로 보기엔 지나치게 광기어린 성숙의 아픔을 묘사하고 있어 섬뜩한 느낌마저 준다.최근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고교교사」를 리메이크한 작품인만큼 일본 특유의 음습하고 왜곡된 성문화가 곳곳에서 느껴져 개운찮은 뒷맛을남긴다. 지난 88년「정복자 펠레」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덴마크영화「나이트 가드」는 병원 영안실을 배경으로 한 컬트호러 영화.94년 카느영화제 프랑스비평가협회 초청작품인 이 영화는 시체를 능욕하는 변태성욕자를 쫓는 사건을 다룬 것으로 선정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시체실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 법대생과 담당형사가 벌이는 숨막히는 대결이 잠시 눈길을 끌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나 히치콕류의 드릴과는 거리가 있는 거친 영화다. 이밖에 「위험한 질주」는 형수와 시동생 그리고 시동생 친구가 번갈아 가며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는 미국영화로 우리 정서로는 납득하기 어렵다.X세대 영화를 표방했던 「헤더스」나 「트루 로맨스」에서와는 또다르게 전개되는 대책없는 본능적 삶이 전망부재의 요즘 젊은이들을 나쁜 방향으로 자극할까 우려된다. 최근 금기시됐던 영화들이 속속 수입되거나 제작되는 것은 웬만한 성묘사에는 미동도 하지않게된 관객들의 충격영상에 대한 수요와 영화관계자들의 상업적 의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크린은 언제나 압박받는 것의 분출구 역할을 해왔다.하지만 스크린속의 성묘사가 최근들어 갈데까지 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윤리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것은 영화의 사회심리적 기능과는 별개로 대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일이란 지적이 높다.
  • KBS 드라마 「인간의 땅」을 보고(TV주평)

    ◎선정성에 승부 걸어 시청자 눈살 KBS 2개 채널의 드라마가운데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 「인간의 땅」(박병우 극본,심현우 연출)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독립제작사인 (주)제일영상이 제작한 것으로 일제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현대사 1백년을 헤쳐온 김금단·실단 자매의 실화를 다루고 있다. 소재 자체만도 어떠한 픽션보다도 드라마틱한데다 빼어난 미모의 염정아와 옥소리가 주인공 금단과 실단역을 맡았으며 노년기에 접어든 두 자매역을 60년대 은막의 스타 최지희와 MBC 전속으로 활동해온 인기 탤런트 김혜자가 등장하는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를 제작사측은 작품성과 오락성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연출방향과 탄탄한 극적 전개에 있다고 한다.하지만 좀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드라마는 「선정성」이라는 극약을 사용,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려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숯을 굽던 금단과 실단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폭포 아래에서 목욕을 한다.이를본 일본군 헌병대장이 실단을 물에서 불러내 겁탈하려는 찰나 금단이 내려친 몽둥이에 헌병대장이 죽고 그 사건 때문에 두 자매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게된다. 멀리서 흐릿하게 잡긴 했지만 여주인공들의 벗은 몸이 상반신,뒷모습 차례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헌병대장이 겁탈하는 장면이 반복됐다.금단과 실단의 거짓증언으로 인해 이 장면은 드라마 5회분의 범행 재연까지 포함해서 매회 되풀이 등장했다. 범행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금단이 살인을 한것으로 밝혀져 금단과 실단은 일본군에게 잡혀간다.감옥에서 일본군들이 이들 자매를 차례로 겁탈하는 장면은 흡사 저질 방화를 보는 것같아 당혹스러웠다. 드라마 전개상 필수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가족이 둘러앉은 안방에 이같은 선정적인 장면을 마구 내보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체면이고 공영성이고 다 팽개치고 시청률만 높으면 된다는 한국방송공사의 방송철학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선정성도 적당하면 작품성을 높여줄 수 있지만 지나치면 드라마의 전개가 작위적으로 흐르게 하고 품위를 떨어트린다. 제일영상이 열악한 제작환경에서도 이같은 대작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선정성에 승부를 거는 것보다는 논리적인 극적 구성과 연출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일제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요즘 유행하는 발라드풍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흐른다든가 밤과 낮이 마구 뒤섞인 시간전개,어설픈 세트와 분장 등은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 해결될 수 있으며 작품의 완성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 늦가을 극장가 유럽영화 “풍년”

    ◎액션·코미디물 퇴조… 예술물 6편이 “관객몰이”/「아름다운 시절」 인기… 「여왕마고」「마리아…」는 오늘 개봉 액션과 코미디의 할리우드 영화가 한풀 고개를 숙이면서 작품성 있는 유럽 예술영화가 만추의 극장가에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어서 눈 높은 관객들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있다. 뉴질랜드영화 「내책상위의 천사」와 스페인영화 「아름다운 시절」이 소리없이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개봉을 서두르고 있는 작품은 독일영화「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스탈린그라드」와 프랑스영화 「여왕 마고」·「미나 타넨바움」 등 4편.특히 이번에 올릴 독일영화 2편은 지난해 5월 빔 벤더스 감독의 「베를린 천사의 시」이후 약 1년 반만에 선보이는 것이어서 영화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9일 개봉될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은 36세로 요절한 독일의 천재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대표작으로 그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46년에 태어나 82년 사망하기까지 40여편의 장편 극영화를 감독한 그는 2차대전후 거의초토화되다시피한 독일 영화계를 재건한 「뉴저먼 시네마」의 기수.파스빈더는 주로 멜로드라마의 형식을 빌려 나치시대와 전후의 미군 점령기,그리고 「라인강의 기적」을 거친 70년대 독일사회를 비판적으로 그리는 등 일관된 작품세계를 보여왔다.이 영화 역시 2차대전에서 패한 독일을 배경으로 미군술집 출신인 한 독일여성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산업화의 진통을 겪는 전후 독일사회의 이면을 파헤치고 있다.폴란드출신의 여배우 한나 쉬굴라의 도발적인 연기가 압권. 한편의 대 전쟁서사시를 연상케하는 「스탈린그라드」(감독 요셉 빌스마이어)는 추위와 패전속에서 참담하게 희생되어간 독일군의 극한상황을 그린 작품으로 독일인의 시각으로 제작된 최초의 2차대전 영화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가 유태인을 희생자로 그렸다면 이 영화에서는 독일인도 히틀러의 희생자였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체코정부의 1년 예산과 맞먹는 제작비를 쏟아 부었다고해서 화제를 모은 작품답게 연인원 10만명에달하는 엑스트라,6백여명의 스턴트맨,1천2백대에 이르는 탱크·장갑차 등 엄청난 물량이 동원돼 장엄한 스펙터클을 연출한다. 29일 첫선을 보일 「여왕 마고」(감독 파트리샤 쉐로)는 「유럽영화의 자존심」으로 자처하는 프랑스가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내놓은 거대한 역사물이다.프랑스를 대표하는 청춘연기자 이자벨 아자니와 뱅상 페레,칸느 여우주연상에 빚나는 비르나 리지가 힘을 합친 이 영화는 가톨릭을 믿는 프랑스와 개신교를 국교로 하는 나바르로 양분된 16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왕의 아내 마고(이자벨 아자니)가 겪는 수난과 사랑을 담았다.「성 바르톨로뮤 데이 대학살」 등 종교전쟁으로 갈갈이 찢겨진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정략결혼의 희생물이 된 여주인공 마고의 권력과 사랑 사이의 방황이 섬세하게 그려진다.16세기 프랑스 의상과 궁정모습을 완벽하게 재현,사실감을 높였으며 운명적 결말을 암시하는 빠른 템포의 카메라 움직임이 시대극의 약점인 지루함을 잊게해 준다. 이밖에 올해 유럽영화제 「아름다운 시선상」을 받은 마르틴느 두고브송 감독의 「미나 타넨바움」(11월19일 개봉)은 여자친구간의 우정을 다룬 인텔리영화로 촉망받던 젊은 화가가 끝내 자살에 이를 수 밖에 없었던 현대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 소녀 미나(로메인 보링어 분)의 눈을 통해 생생하게 묘사된다.이중노출,슬로모션,내레이터의 개입 등 다양한 영화적 장치를 사용한 전혀 새로운 느낌의 화면이 인상적이다. 한편 유럽예술영화들은 그동안 할리우드 흥행물과의 맞대결을 피해 주로 영화비수기인 늦가을에 「도피성 개봉」을 할만큼 고전을 면치못했지만 올해는 이례적일 정도로 대작중심의 화제작들이 많아 아트무비 팬들과 극장측을 아울러 즐겁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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