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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고·잉글리쉬…/국내서 나란히 개봉/올 아카데마상 6개부문 경합

    ◎잉글리쉬 페이션트­섬세한 연기·시적 영상의 대서사극/파고­유괴·살인… 삶의 단면 극명하게 그려 작품성과 재미,양쪽 모두 대단히 뛰어난 영화 두편이 15일 나란히 선보인다.영화팬에게는 그야말로 「양손에 떡」을 쥔 것처럼 선택에 즐거운 고민을 안겨줄 작품은 「잉글리쉬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와 「파고」(Fargo). 이 영화들은 오는 25일 상오(한국시각)발표되는 아카데미영화상에서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 등 6개부문에서 직접 상을 다투고 있다.「잉글리쉬 페이션트」는 12 부문,「파고」는 7 부문에서 각각 후보지명을 받았다. 이처럼 완성도를 높게 인정받은 공통점이 있지만 두 작품은 맛과 향기가 전혀 다르다.「잉글리쉬 페이션트」가 장엄한 대서사극이라면 「파고」는 삶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잘 짜인 단편소설을 보는 듯하다. 영국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이중구조로 진행된다.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이탈리아 북부의 한 수도원에서 연합군측 간호병 한나(줄리엣 비노쉬 분)가 정체모를 「영국인 환자」를 간호하면서 전개되는 현실의 삶과 사랑이 한 축.다른 하나는 영국인 환자가 자신이 헝가리 백작인 알마시(랄프 파인즈)란 사실을 기억해낸 뒤 되살려가는 사랑의 추억담이다. 탐험가 알마시가 동료의 아내인 캐서린(크리스틴 스코트 토마스)과 불태우는 격정적인 사랑,그리고 등장인물 사이에 얽히고 설킨 애증·질투·배신의 관계가 사하라사막과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시공간을 무대삼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시적인 영상,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등 나무랄 데 없는 대작이다.상영시간 2시간40여분. 이에 견줘 「파고」는 지난 87년 미국에서 발생한 유괴·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든 작품.소심한 영업사원이 건달들에게 아내를 유괴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된다.그 목적은 돈많은 장인에게서 몸값을 우려내 사업자금을 마련하려는 것.그러나 유괴범들의 무자비한 살인행각에 장인의 고집 등이 뒤엉켜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할리우드에서 「이단아」또는 「천재」로 평가받는 조엘 코엔·에단 코엔 형제의 96년작.이 영화에서도 형제의 특장인 재치와풍자,유머가 넘치고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생생히 살아난다.특히 만삭의 몸으로 범인들을 추적해 사건을 해결하는 시골 경찰서장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는 압권.지난해 칸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았다.
  • 젊은 회사 「시엔 아트」/국내 게임시장 평정 “야심”

    ◎다양한 장르 고집… 지금까지 10편 개발 “호평”/작년 매출 14억… 야심작 「천하통일」 4월 출시 서울 관악구 봉천11동에 있는 (주)시엔 아트(Sien Art)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로 유명하다.슈팅,아케이드,격투,리얼타임 시뮬레이션,육성 시뮬레이션 등 지금까지 내놓은 10편의 게임이 모두 다른 종류다. 94년 선보인 격투게임 「대혈전」은 국내 최초로 2인용 모뎀을 이용해 플레이할 수 있게 했으며 우리 고유의 무술인 「태껸」을 소재로 삼았다.이 게임은 당시 최고판매가를 받으며 8천개가 팔렸다. 데뷔작인 「이아스(IAS)」는 서기 2200년을 배경으로 외계인과의 전투를 그린 게임으로 최신예 전투기 「이아스」와 50여 종류의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21세기 미래도시를 무대로 한 「블랙사인」(Blacksign)은 본격적인 한국형 전략 시뮬레이션을 구현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내놓은 「바바리안」은 3D아케이드 게임으로 「금강대모험」(김강대모험)이란 이름으로 대만에 5천개를 수출했다.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고집하는 것은 여러 종류의 게임 개발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게이머가 정말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이찬익 사장의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사장이 (주)시엔 아트를 설립한 것은 지난 94년 1월.선배,친구등 5명과 자본금 5천만원으로 15평의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이사장은 5천만원중 2천만원은 손수 쓴 「재미있는 게임의 세계로」라는 게임분석집의 인세로 충당했고 나머지 3천만원은 아버지에게서 빌렸다고 털어놓는다. 73년생이니 우리나이로 불과 25살.하지만 게임사업에 뛰어든 동기 만큼은 확실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어학연수를 1년반 정도 갔다 왔어요.집에서는 대학에 가기 바랐지만 워낙 게임을 좋아해 주저없이 게임개발사를 차렸지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겨울방학 특수가 끝나면서 게임시장도 위축되고 있지만 이 회사는 매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직원이 30명이 넘게 늘었고 지난해 매출액만 14억원을 올렸다.올 여름에는 서울 강남에 200평 규모의 사무실을 얻어 이사한다.2년안에 미국과 유럽지사를 세운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우선은 국내 시장에 치중할 생각이다.국내에서 인정을 못받은 게임이 외국에서 팔릴수 있겠냐는 것이다. 국내시장을 겨냥해 오는 4월초에는 그동안 축적했던 기술을 쏟아부은 야심작 「천하통일」을 내놓는다. 3억원대의 장비를 이용,1년 반 이상 준비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국내시장을 평정하겠다는 각오다. 슈팅게임의 아기자기함과 대전게임의 화려함,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이벤트적 요소를 모두 합해놓은 듯한 게임으로 「워크래프트」와 「삼국지5」의 장점을 합해놓았다. 이 게임을 비롯해 올해만 16개의 새로운 게임을 준비중이다. 『국내시장에서 외국게임이 판을 치는 것은 작품성의 차이도 있지만 우리 개발사가 적은 것도 원인입니다.국산 게임개발사가 훨씬 늘어나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산 게임의 수준도 높아질 것입니다』 「사장」이라는 호칭이 아직도 어색하게 느껴진다는 이사장은 『장르에 구분없이 게임을 잘하든 못하든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테트리스」같은 게임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02)872­3820.
  • 눈길끄는 영화·비디오… 설 연휴를 즐겁게

    ◎극장가/초록물고기­폭력조직 보스애인 사랑 끝내 파멸/에비나­마돈나·반데라스 주연 뮤지컬 영화/나이스 가이­성룡 몸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 볼만 설 연휴 첫날인 7일 한국영화 「초록 물고기」를 비롯,외화 「조강지처 클럽」「댓 씽 유 두」「에비타」 등 네편이 서울에서 선보인다.앞서 개봉한 영화들을 합쳐 이번 설에도 국내외 화제작 열대여섯편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한국영화◁ 「초록 물고기」는 한석규·심혜진·문성근 등 정상급 연기자 3명이 열연한 멜로물.군에서 갓 제대한 순진한 젊은이가 우연히 폭력조직 보스의 애인을 사랑하게 되고,그 때문에 암흑가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파멸한다는 줄거리이다.이야기 구조가 탄탄한데다 세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시사회에서 영화관계자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불새」는 청춘스타 이정재가 제대후 첫 출연해 주목받은 작품.신분상승 욕구에 불타는 젊은이가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으며 목표에 접근하지만 막판에 사랑이라는 덫에 걸려 좌절한다는 내용.이정재가 전라 베드신을 마다하지 않는 열성을 보여 더욱 화제가 됐다. 「초록 물고기」「불새」가 성인용인데 견줘 「체인지」는 모처럼 나온 청소년영화이다.남녀 고교생이 우연한 사고로 서로 몸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그렸다.10대의 감성과 사고,행동방식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을 들었다.이밖에 지난 연말 개봉,그동안 서울에서만 30만 관객을 끌어들인 멜로물 「고스트 맘마」가 극장을 바꿔 연장상영에 들어갔다. ▷외화◁ 여느때보다 애정영화가 많이 붙었다.「러브 앤 워」는,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의 소재로 삼은 체험을 직접 영상화한 작품.18살 젊은 헤밍웨이의 열정과,그에게 점차 빠져드는 8살 연상의 간호사 심리가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됐다.산드라 블록·크리스 오도넬의 연기와 매력도 뛰어나다. 톰 크루즈의 남성미가 돋보이는 「제리 맥과이어」와 ▲이혼당했거나 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들이 힘을 합쳐 남편들을 혼내주는 코미디 「조강지처 클럽」 ▲톰 행크스의 감독 데뷔작인「댓 씽 유 두」 ▲마돈나·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뮤지컬 「에비타」등은 모두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모은 작품들이다. 액션물로는 성룡 주연의 「나이스 가이」가 재미있다.성룡이 세계를 겨냥해 만든 두번째 작품으로,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연기가 그대로 살아 있는데다 스케일은 헐리우드영화 못지않게 커진 것이 장점. 호주의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실화를 그린 음악영화 「샤인」,국내 최초로 극장에 붙은 클레이 애니메이션 「월레스 앤 그로밋」은 높은 작품성을 지닌 영화로 꼽힌다. ◎비디오/체인 리엑션­수소에너지 개발 둘러싼 액션물/스파이 하드­세계정복 노리는 악당 일망타진/귀천도­김민종·이경영 주연한 무협영화 설연휴는 모처럼 집에서 휴식을 가지는 기간이기도 하다.연휴 집에서 편하게 쉬고자 할 때 비디오감상이 제격이다.최근 볼만한 비디오들을 장르별로 몇편 소개한다. ▷체인 리액션◁ 「스피드」의 스타 키애누 리브스와 「쇼생크 탈출」의 흑인배우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액션물.자원이 무궁무진하고공해도 없는 수소에너지를 대학연구소가 개발하지만 그 순간부터 연구소가 폭파되고 연구자들이 피살·납치된다는 줄거리.정체모를 힘에 쫓겨 끝없이 도주하는 리브스의 액션,그리고 대폭발 장면 등 박진감 넘치는 화면이 볼 만하다.최근 개봉작. ▷스파이 하드◁ 인기영화들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화해 엮은 액션 코미디.일급 첩보원이 세계정복을 노리는 악당들을 일망타진한다는 줄거리는 「007시리즈」의 구조 그대로.여기에 「스피드」에 나온 버스 점프장면을 비롯 「펄프 픽션」「마스크」「클리프 행어」 등에서 따온 장면이 많아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주인공 레슬리 닐슨은 「총알 탄 사나이」로 널리 알려진 배우다. ▷신 당산대형◁ 「철마류」 「황비홍」 등의 영화와 최근 종영한 TV시리즈 「신 정무문」에서 낯익은 견자단이 주연·감독했다.이소룡·이연걸을 뒤잇는 홍콩의 대표적인 무술스타답게 그는 감독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정통무술을 앞세운 화려한 액션과 스피디한 화면전개를 보여준다.이소룡 첫 주연영화인 「당산대형」에서 제목을따왔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이란의 세계적인 감독 아바스 카아로스타미의 대표작.시골 초등학교 2학년생들의 이야기인 이 작품은 영화에 관한 지평을 넓혀줄만큼 독특하면서도 뛰어나다.지난해 여름 서울에서 개봉돼 예술영화로서는 드물게 3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비디오로 출시된지는 꽤 됐지만 어른·아이가 같이 봐도 좋은 수작. ▷휴 그랜트의 사이렌스◁ 에로틱하면서도 서정적이고 유머넘치는 작품.요조숙녀의 전형처럼 보이는 성공회 신부의 아내가 누드화를 그리는 화가 집에 머물면서,섹스는 결코 추한 것이 아니라 가장 자연스러운 행위임을 깨닫는다는 내용.그림같은 풍광 속에서 파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며,세계적인 모델 엘 맥퍼슨을 비롯한 여배우들의 매력이 상당하다. ▷컨택트·투 영 투 다이◁ 브래드 피트의 초기작 두편을 모았다.「투 영 투 다이」는 부모와 사회에게서 버림받은 15살 소녀가 살인을 저질러 사형당하기까지의 과정을 고발한 사회성 짙은 영화.피트는 소녀를 「등쳐먹는」악역으로 등장하며,「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스타 줄리엣 루이스가 주인공을 맡았다.「컨택트」는 걸프전에 참전한 미군이 낙오돼 이라크 병사와 조우하지만 전투를 벌이기보다는 상대에게 인간적인 정을 느낀고 헤어진다는 내용의 단편영화. ▷제프리◁ 동성애와 에이즈를 소재로 했지만 「야한」장면이나 대사는 전혀 나오지 않는 코미디.인간미 넘치고 유쾌하지만 우리 정서에는 다소 어긋날 수도 있다.동성연애자인 제프리가 에이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이상 섹스를 갖지 않기로 결심한 뒤 벌어지는 갖가지 소동을 그렸다. ▷귀천도◁ 김민종·이경형이 주연한 한국형 무협영화.이경형이 처음 감독을 맡고 제작에도 나선 작품이다.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는 스토리 전개,중국영화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검술 대결신이 산뜻한 느낌을 준다.김민종의 가요계 은퇴를 불러온 주제가 「귀천도애」가 1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개봉 당시 서울에서만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 세계가 인정할 「수준작 만들기」 열성/(주)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

    ◎창업 첫 작품 「테이크 백」으로 신SW대상/여성5명과 결혼체험 「신혼일기」 새달 출시 서울 여의도동 사학연금회관 빌딩 11층 (주)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의 사무실 한편에는 이층침대가 놓여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별히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여기서 먹고자고 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초 미래의 「결혼생활」을 예측해볼 수 있는 색다른 소재의 시뮬레이션 게임 「신혼일기」를 내놓는다. 게이머가 각기 다른 5명의 여성과 결혼 생활을 해보면서 실제 결혼 생활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점쳐 볼 수 있는 게임이다.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의 성격 등 여러가지 실제 조건을 입력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게임을 해볼 수도 있다. 「신혼일기」를 만든 이 회사 정재욱 사장(31)을 비롯한 남자 게임 프로그래머들의 공통점은 모두 미혼이라는 것.자연스럽게 가장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결혼」을 주제로 한 게임을 만들게 됐다. 제작단계부터 일본시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국내용과 일본수출용은 시나리오에서부터캐릭터,그래픽까지 내용이 판이하게 다르다. 정사장은 단국대 전자공학과 86학번 출신.대학때부터 원래 전공보다는 컴퓨터를 갖고 노는 것을 더 좋아했다.특히 그는 새로 나온 게임은 모두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게임마니아」였다. 제일 좋아하는 게임은 「커맨드 앤 컨커」,「워 크래프트」류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회사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사장님」이 된 요즘 그는 많이 달라졌다.시간이 없어 마음 놓고 게임을 즐길 시간이 없어진데다 게임을 해도 옛날처럼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다.경쟁사의 작품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한다. 정사장이 동료 5명과 (주)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것은 지난 94년 8월.창업동기가 남다르다.게임 소프트웨어를 하나 만들었는데 상품으로 내놓기 위해서는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곳저곳에서 어렵게 3천만원을 끌어모아 부랴부랴 창업했다. 이 게임이 바로 비행 전투 시뮬레이션 게임 「테이크 백」(TAKEBACK·탈환)이다.「테이크 백」은 국내 최초의 CD롬 전용게임으로 이듬해 정보통신부가 주는 신소프트웨어 대상을 수상했고 대만에까지 수출했다. 다음에 나온 것이 「신검의 전설Ⅱ 라이어」.애플용으로 개발된 1편을 다시 만든 것으로 롤플레잉게임(RPG)의 대작으로 손꼽힌다. 정사장은 최근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외국시장은 국내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방대해서 정복할 여지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하지만 무턱대고 젊은 패기만 앞세우고 뛰어들 생각은 없다.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컴퓨터 게임의 전부인줄 알았어요.하지만 요즘은 정확한 기획서에 따른 설계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그는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미국,일본,대만 시장으로 진출할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돈벌려고 시작한 게 아니잖아요.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작을 하나라도 내놓는게 꿈입니다』 우선 올 연말 시장을 목표로 3차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새로 내놓고 본격적인 도전에 들어간다. 정사장은 3년동안 큰 돈은 못벌었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더없이 만족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783­5738.
  • 창무회 창립20주년 기념행사 28일∼2월2일

    ◎우리시대 창작춤 흐름 한눈에/회원·미래주역·기존 우수작품들 초청공연/서양춤 흉내 탈피 한국춤언어 찾기 구슬땀 한국 창작춤의 산실 「창무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28일부터 2월2일까지 춤공연과 심포지엄등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첫 행사는 「창무회 20년,창작춤 20년」제목으로 28∼30일 하오7시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펼치는 기념공연.창무회와 미래 주역들의 작품,그리고 홍신자 안애순 등 현대무용가들의 작품을 초청,우리시대 창작무용의 수작들을 중심으로 그 흐름을 소개하는 무대이다. 지난 주말 서울 홍대입구 「창무예술원」연습실에는 올해 창무예술원 예술감독에 취임한 김선미씨의 작품 「땀흘리는 돌」(29일)공연에 앞서 마무리에 한창인 김씨와 단원들의 뜨거운 연습열기가 강추위를 무색케 했다. 『20년 동안 시험해온 창무회류 춤을 정립할 때가 됐습니다.우리 춤언어로써 당당한 면모를 갖춰야죠』 김매자씨가 고문으로 물러앉으면서 강미리씨(창무회 상임안무가)와 함께 30대 젊은 체제로 창무회를 이끌어갈 김선미씨.『「서양춤을 흉내낸게 아니냐」는 혹평이 있었던게 사실이죠.하지만 정확히 우리춤 사위와 호흡을 토대로 우리춤언어를 찾아냈습니다』 창무회류 춤으로 선보인 최초의 작품 「도르래」를 비롯,김매자씨의 「숨」「비단길」과 김영희씨의 「어디만치 왔니」,윤덕경의 「산」,강미리의 「근」「류­생명의 나무」등이 창무회의 대표 작품들. 발표때마다 무용계에 「한국춤의 창작」문제를 두고 논란을 일으켰지만 끝내 작품성 자체로 인정받았다.「창무회가 한국춤에 창작개념을 도입했으며 창무회의 20년은 한국창작춤의 역사」라는 평가를 얻어낸 주역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엮어낼 창무회 창립20주년 행사일정 및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창무회 20년 창작춤 20년=▲28일 최청자 툇마루무용단(초청단체)의 「퍼블릭 플레이스」,창무회 공동안무 「도르래」,김매자의 「숨」 ▲29일 홍신자 웃는돌무용단(〃)의 「지구인2」,최은희 춤패배김새의 「태초의 공간에서」,김선미의 「땀흘리는 돌」 ▲30일=안애순 무용단(〃) 「명」과 강미리의 「류­생명의 나무」 등. ◇창무6인전(2월1·2일 하오5시 포스트극장)=창무회 소속 젊은 안무가들의 독무무대. ▲한소영의 「미친듯 살고 싶어라」 김지영의 「따뜻한 죽음」 최지연의 「눈물나무」(이상 1일),김은희의 「넘보라살­보이지 않는 빛」 서영숙 「쥐구멍에 볕든 날2」 김효진의 「독백」(이상 2일) 등. ◇「한국창작춤의 전개과정과 새로운 진로모색」 심포지엄=31일 하오2시 창무예술원 포스트극장.337­5961.
  • 우리 작품들을 위한 애가/김춘미(굄돌)

    요즈음 방학을 이용해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계절학기 강의를 하고 있다.추운 강의실에서 일주일에 12시간 강의를 한다.과목명은 「오페라사」이다. 약 400년전 서양 오페라가 시작됐을때부터 여러 세기를 거치는 동안 그들의 필연적 동기로부터 출발한 많은 서양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로마의 역사를 통해 서양의 현재를 조망하는 작품도 있고,그저 음악적으로 즐기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그러다가 모짜르트의 「티투스의 자비」라는 오페라를 레이저 디스크로 보게 되었다.메타스타시오라는 당대 유명한 작가의 대본을 바탕으로 한 그 작품은 17세기 귀족들에게 아부하는 내용의 오페라 세리아라는 것을 알았다.음악적으로도 별 특성이 없고 내용상으로도 좀 말이 안되는,다시 말해서 당대의 귀족이 도저히 가질수 없는 자비의 덕을 베푸는 티투스가 당대 귀족들의 자의식을 만족시키는 그런 작품이었다.그런데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그것은 모짜르트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고,그것을 레이저 디스크로 제작한 팀들은 열과 성을 다해 상품을 만들어 놓았다.로마의 어느 도시의 성을 세트의 일부로 사용하면서 화려한 의상과 음향,무대를 구현해냈다.내용 운운할 것도 없이 그저 영상만으로도 눈은 즐거웠다. 그런데 한국의 오페라를 논하려니 레이저 디스크 커녕 음반 하나도 없다.정말 자료가 없어도 너무 없다.해방이후 서양의 19세기 말 오페라를 흉내냈을때의 자료는 물론이거니와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따라가는데만 급급했지 우리 것을 상품화하는데는 의식도 기술도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티투스의 자비」보다도 훨씬 작품성이나 역사성에서 돋보이는 한국 창작음악극의 비디오를 어렵게 구했지만 그냥 컴컴한데다 카메라만 갖다 댄 그 영상은 오히려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구실만을 하고 있었다.문화 인프라 조성을 위한 교육과 투자가 이루어져야겠다.참으로 암담한 심정이다.
  • 마이클 콜린스·섀도 프로그램/설 극장가 외국화제작 “밀물”

    ◎마이클 콜린스­아일랜드 독립영웅 일대기 그린 영화/섀도 프로그램­대통령 암살음모… 일급 스릴러·액션물/대부분 할리우드 작품… 몇편은 “수작” 평가 2월8일 설을 앞두고 외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가 잇따라 들어온다.이번 주말부터 극장가에 붙는 화제작은 「마이클 콜린스」「섀도 프로그램」「샤인」「에비타」「제리 맥과이어」「러브 앤 워」「조강지처 클럽」 등.이들은 할리우드제품이 대부분으로 몇편은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카데미상 물망에 올랐고,몇몇은 미국 현지흥행에서 선두권을 달린다.이 가운데 1월에 선보이는 작품은 세편이다. 18일 개봉하는 「마이클 콜린스」는 아일랜드 독립영웅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영화.신출귀몰한 활약으로 대영제국으로부터 조국해방을 얻어낸 마이클 콜린스는,그러나 1926년 반대파에게 암살돼 31세로 생을 마감한다.이후 그의 동지인 발레라가 집권,아일랜드 초대대통령에 취임한다. 숱한 독립운동가의 말로가 그러하듯 콜린스도 조국의 역사책에서 삭제될 만큼 아직 역사적 평가에서는 논란의 대상으로 남은 인물이다.이와 상관없이 영화는 젊은 독립투사의 불꽃 같은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북아일랜드 출신 리암 니슨이 콜린스역을 열연했고,「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가 그의 연인으로 출연한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차지했으며 오는 3월 열리는 아카데미상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5일 개봉작은 「샤인」과 「섀도 프로그램」2편이다.「샤인」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실화로 엮은 호주영화.데이비드 헬프갓(51)은 10대에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평을 들은 신동이다.아버지의 지나친 집착에 시달린 그는 정신질환을 앓게 되지만 점성술사인 중년여인의 사랑에 힘입어 재기한다는 내용.호주의 연극배우 제프리 러시가 주연을 맡아 일약 세계적인 연기자로 발돋움했다.전미 비평가협회는 이 영화를 96년 최우수작품으로 뽑았고,러시는 이미 뉴욕비평가협회·LA비평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역시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남우주연상에 거론된다. 「마이클콜린스」와 「샤인」이 작품성을 앞세운 영화라면 「섀도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재미를 앞세운 액션대작이다.미국 권력층 상부에서 대통령 암살음모를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대통령보좌관이 온갖 위험을 뿌리치고 이를 저지한다는 간단한 줄거리.그러나 시시각각 다가오는 암살자의 그림자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일급 스릴러액션물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일급참모로서 두차례 선거에서 큰 공을 세우고 최근 백악관을 떠난 조지 스테파노플러스가 자문을 맡아 사실성을 높이는데 한몫을 했다.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전에 제작이 끝났지만 백악관의 요청으로 선거후 개봉하게 됐다는 후문이 돌아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 국산게입 개발 주역­(주)소프트 맥스

    ◎작품성 가미한 대작으로 차별화/창세기전·에임포인트로 3년만에 정상질주/일·북에도 수출 호조… 작년 로열티만 6억원 (주)소프트 맥스 정영희 사장(34)은 컴퓨터 업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여사장(여사장)이다. 경영학을 전공했고,컴퓨터 문외한이었다는 점도 여느 컴퓨터 게임 개발업체 사장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소프트 맥스는 게임만 전문적으로 만들어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게임도 개발에만 치중할 뿐 유통이나 외국게임의 한글화 작업은 거의 하지 않는다. 초창기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게임 「탄생」과 「요정전설」 단 2편만을 한글화해서 내놨을 뿐이다. 당연히 여기서 번 돈은 모두 게임을 만드는데 투자했다.소프트맥스 하면 떠오르는 게임 「창세기전」과 「에임 포인트」(Aimpoint)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정사장은 새 게임을 만들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집어 넣기 위해 고심한다.「창세기전」의 돋보이는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국내 최초로 전문 음악가가 맡은 「에임포인트」의 배경음악은 기존의 게임과 차별화하려는 정사장의 아이디어였다. 또 다작보다는 대작위주로 승부를 건다.시장의 흐름에 이끌려 한꺼번에 여러 작품을 쏟아붇는 것보다는 한 편을 만들어도 작품성이 높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미국,대만 등 외국에 수출을 하고 있지만 무리해서 물량을 늘릴 생각도 없다.적게 팔더라도 제 값을 다 받는다는 소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에 수출한 「창세기전 Ⅰ」이 개당 1천400엔이라는,국산게임치고는 적지 않은 가격을 받은 것도 이런 오기에서 비롯됐다.이달에 프랑스에 수출할 창세기전 Ⅱ도 비슷한 가격에 계약을 맺는다.이런 전략으로 지난해 게임 제작 로열티로만 6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정사장은 게임개발에도 「안정」과 「모험」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병용한다.히트했던 게임의 속편을 만들어 시장을 다지면서 한편으로는 획기적인 모험 상품을 내놓는것. 선풍적인 인기를 끈 「창세기전 Ⅰ」에 이어 지난 해 내놓은 「창세기전 Ⅱ」가 안정을 노려 만든 것이라면 「에임포인트」는 회사로서는 다분히 모험작이었다.운이 따랐는지 지금까지는 결과가 좋았다. 소프트맥스는 정사장이 지난 93년 12월 직원 7명에,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한 회사다.한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 관리팀장으로 일하던 정사장이 회사가 부도가 나자 함께 일하던 팀원들을 그대로 인수해 창업했다.지금은 프로그래머 4명,기획파트 5명등 직원이 20여명으로 늘었다. 94년 액션게임 「리크니스」를 처음 내놓고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뒤 지난해에는 「창세기전」으로 한국 PC게임 아카데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일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가 9백억원에 달한다고 해요.하지만 자체 개발한국산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일 겁니다』 시장은 커졌을지 모르지만 아직 국내 게임 개발사는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정사장은 그러나 게임이 청소년이 주소비층인 불황을 모르는 사업인 만큼 앞으로 기술과 노하우가 쌓이면 국내 업체의 성장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02)598­2554.
  • 볼만한 「안방 가족영화」 잇따라 출시

    ◎크로노스­칸영화제서 상 받은 멕시코영화/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환상적 분위기… 동화같은 이야기/데드 프레지던트­흑인 입장에서 되짚어 본 월남전/토이 스토리­전편 애니매이션으로 만든 작품 1주일에도 10∼20편씩 나오는 비디오 가운데 좋은 작품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그러나 이중에는 ▲영화관에서 주목받지 못한 수작 ▲일부 지역에서만 극장에 오른 예술영화 ▲비디오로 처음 소개되는 우수작품들이 들어 있게 마련하다.최근 출시작중에서 볼만한 비디오 몇편을 골랐다. ▷크로노스◁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주간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멕시코영화.인간의 피를 항상 새롭게 해주는 기계 「크로노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의 영생욕구를 다루었다. 16세기 연금술사가 만든 「크로노스」가 20세기 들어 헤수스라는 노인의 손에 들어가고,이 사실을 안 악당들이 이를 뺏고자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이 기본 줄거리.그러나 크로노스를 되찾은 헤수스가 손녀때문에 기계를 부수는 마지막 장면은 의미심장하다.곧 영생은 피를 새롭게 하는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손녀,곧 핏줄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메시지이다.영화가 쉬우면서도 작품성이 높다.중학생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지난 91년 인육을 먹는 사람들을 다룬 영화 「델리카트슨」을 발표해 유명해진 장 피에르 쥬네와 마르크 카로감독이 다시 손잡고 만든 프랑스 작품.환상적인 분위기 속에 동화같은 이야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꿈을 꿀 수 없어 순식간에 늙어버린 미친 과학자가 꿈을 훔쳐 젊음을 되찾고자 아이들을 유괴한다는 내용.훈련받은 벼룩이 인간의 뇌에 판단력을 상실하는 약을 주입하는 장면을 비롯 전편에 넘치는 특수효과가 볼 만하다.「델리카트슨」에서도 보여준 그로테스크한 논리와 낯선 세계,불행한 운명을 가진 주인공들이 음울한 매력을 관객에게 던진다.고교생가. ▷데드프레지던트◁ 미국에서 평범한 흑인의 삶이 어떤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월남전을 흑인 입장에서 해석한 부분이 특히 돋보인다. 흑인 빈민가 출신인 앤소니는 고교를 졸업하자 나름대로 국가에 충성하고자 월남전에 자원한다.그러나 정찰조로 전투에늘 앞장서면서 비로소 전쟁의 의미를 되씹는다.겨우 살아돌아온 그 를 기다리는 것은 사생아인 딸과 끔찍한 가난뿐. 연소자불가. ▷토이스토리◁ 영화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특별상을 받았다. 등장인물은 모두 장난감들인데도 이들의 표정과 행동이 워낙 생생해 극영화이상으로 감정이 전달된다.주인공인 카우보이인형 우디의 목소리는 톰 행크스가,우주전사 버즈 역은 팀 알렌이 맡는 등 헐리우드 일급배우들이 목소리연기를 했다. 어린이용이라기 보다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지난해 말 국내 상영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다.대여용이 아니라 판매품으로 출시됐다.
  • 톱디자이너 2세들 대잇기 성공/“이제는 우리들 세상”

    ◎이신우씨 차녀 박윤정씨­오리지날 리 새롭게 변형·젊은 이미지로 차별화/진태옥씨 장녀 노승은씨­첫 개인컬렉션 열고 「홀로서기 브랜드」 첫선/이영희씨 딸 이정우씨­「싸피」 대표 디자이너 맡아 현대적인 기성복 선봬/트로아조씨 아들 송한규씨­맞춤예복 24점 발표무대·촉망받는 신예로 부상 톱디자이너의 2세들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2세 디자이너는 이신우씨의 차녀 박윤정씨,진태옥씨의 장녀 노승은씨,이영희씨의 딸 이정우씨,트로아 조씨의 아들 송한규씨 등이다.이들은 최근 들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새 브랜드를 내놓거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척박한 풍토에서 어렵게 패션문화를 이끌어온 어머니세대와 달리 이들은 어느정도 기반이 잡힌 상태에서 출발,보다 자유롭고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톱디자이너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연스레 패션계에 들어섰지만,어머니의 후광을 거부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평가받기를 원하는 당당함을 지녔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이 가운데 연장자에 속하는 노승은씨(38)는 30일 처음으로 개인컬렉션을 갖고 「NOSUNG」이라는 자신의 디자이너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5년간의 진태옥 뉴욕지사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90년부터 어머니 진태옥씨의 국내 브랜드 프랑소와즈옴므,베베프랑소와즈,아이(i) 등의 디자인실 실장을 맡아왔다. 또 진태옥씨가 발표해오고 있는 여성복과 남성복 파리컬렉션에서 전체진행과 코디네이션·해외비지니스업무 등 총괄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등 진태옥씨의 든든한 동반자역할을 해왔다. 이번 컬렉션을 계기로 디자이너로서 홀로서기를 하게 되는 노씨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감하면서도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젊은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보여줄 각오를 다지고 있다. 2세디자이너중 유일한 남성이자 최연소인 송한규씨(28)는 지난 9월 「트로아 추동컬렉션」무대에서 어머니와 공동제작한 「트로아」기성복외에 자신의 이름을 건 맞춤예복 24점을 발표,촉망받는 신예디자이너로 떠올랐다. 「끼」를속일 수 없어 정치학도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송씨는 1년반전부터 어머니의 뉴욕컬렉션 피날레무대에 같이 서왔지만 이때가 데뷔 컬렉션이었다. 그는 앞으로 작품성을 위주로 제작하는 고급맞춤복(오트 쿠퇴르)에 자신의 디자이너인생을 걸 생각이다. 30대초반의 박윤정씨는 어머니 이신우씨로부터 지난해 물려받은 「오리지날 리」를 자신의 젊은 감각에 맞춰 새롭게 변형시켜 호평을 받고 있다. 어머니가 항상 한국적인 것을 바탕에 깔고 있는 반면 박씨는 한층 젊고 섹시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향을 추구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어머니의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한복의 세계화에 앞장서온 이영희씨의 딸 이정우씨(39)는 「이영희 한국의상」실장으로 패션계에 공식등장한 이후 지금은 「싸피」의 대표디자이너로 활동중이다. 어머니를 우아하고 깊이 있는 오트쿠틔르에,자신은 젊고 현대적인 프레타포르테(기성복)로 차별화하는 이씨는 젊은 디자이너 그룹인 「뉴웨이브인서울」멤버로도 활약하고 있다. 한 세대를 막 넘긴 우리나라 패션계에 이들이 강한 돌풍을 몰고 올지 기대된다.
  • 영화계 비리(외언내언)

    21세기에 가장 각광받을 분야로 영상사업을 꼽는다.영화·비디오뿐만 아니라 컴퓨터·광통신·위성통신의 발달에 따른 영상사업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국내에서 이미 재벌기업들이 영상사업분야에 다투어 진출하고 있는 것도 이런 미래예측에 기인한다. 영화제작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82년에 만든 영화 「ET」는 입장료수입만 4억달러(약 3천1백20만원).전세계에 유행시킨 ET인형이 벌어들인 부가가치는 천문학적이다.이제 영화 한편의 히트는 입장료수입뿐만 아니라 관련산업에 확산,엄청난 부를 가져다준다. 「쥐라기공원」 등 20편의 히트작으로 스필버그 감독 자신이 벌어들인 돈이 자그마치 3조원이라고 한다.어린이 같은 감수성과 무한한 상상력으로 스필버그는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영화산업에 비하면 한국의 영화산업은 우물안 개구리.시장성이나 흥행면에서 비교가 안된다.그래서 한국영화는 관객을 외화에 빼앗기고 있으며 정부는 국산 영화보호를 위해서 스크린쿼터제를 실시,극장에서 연간 146일이상 방화를 의무적으로 상영케 하고 있다.그럼에도 우리영화는 작품성은 커녕 걸핏하면 폭력이나 외설로만 치달아 예술의 범위를 벗어나기 일쑤다.그 결과 저질영화의 양산이란 불명예를 얻게 된 것이다. 최근 영화업계의 고질적인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수입업자는 수입영화의 값을 낮추는 것으로,배급업자는 영화의 공급가를 낮추는 것으로 탈세한 사실이 밝혀졌다. 탈세만이 아니라 극장에서는 입장권을 되팔거나 암표상에게 표를 빼돌리는 수법을 사용했다니 관객에 대한 한심한 기만행위다.거기에다 대종상 수상작의 금품로비설까지 나돌고 있어 한국영화계의 치부를 있는대로 드러내 보여주는 느낌이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영화계의 비리가 척결되기 바란다.
  • 장정일 외설시비/「제2 마광수 사태」 술렁

    ◎문인들 “문학적 논의·검증 앞선 사법처리” 충격/문화계간지,일제히 「특집」… 이중적 사회상 해부 신작장편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외설시비를 불렀던 「장정일 사태」가 출판사 상무의 구속과 함께 일파만파의 회오리를 몰고올 조짐이다. 지난 10월 김영사가 펴낸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30대 조각가와 10대 소녀가 타락한 성행위를 통해 오히려 금기로 타락한 사회를 벗어나려한 시도를 담았다는 작품.하지만 노골적 묘사가 문제돼 출간된지 한달도 안돼 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제재건의」를 받은데다 지난 13일엔 김영사 대표이사 대행인 김영범상무의 구속까지 빚었다.검찰은 작가에 대해서도 음란물제조배포혐의로 사법처리 방침을 이미 밝혀놓고 있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그간 침묵하다시피 해온 대다수 문인들은 지난 92년 당시 마광수 구속사태의 재판을 우려하며 술렁이고 있다.무엇보다 문학적 논의와 검증이 시작도 되기전 공권력의 논리에 따른 사법처리가 앞서버린데다 그 전개과정이 너무도 급박하게 돌아갔기 때문.작품이 문제되자 김영사측이 초판 재고분을 즉각 절판시켰고 신문에 사과광고까지 냈는데도 발빠르게 구속으로 몰아갔다는데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장정일 사법처리반대 서명움직임을 비롯,무엇보다 문학적으로 장씨를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문단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민음사는 수록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장씨의 희곡 「해바라기」를 결국 계간 「세계의 문학」겨울호에 전재했다.작품은 글이 씌어지지 않는 김인이라는 희곡작가가 진정한 구원의 문학에 도달하려 잇단 섹스와 살인 등 엽기적 행각을 펼친다는 내용.출판사측은 소설과 달리 성행위 묘사나 성기를 지칭하는 대목등이 없는 이 작품이 전혀 외설문학이 아니며 작품성만으로 수록을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김동인의 「광염소나타」를 연상시키는 모티브에다 구원을 다룬 그의 희곡세계의 연장이라는 것. 이와 함께 「성애문학」을 문단에서 본격논의의 대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성이 사회의 지배담론으로 자리잡은 엄연한 현실에서 엄숙주의에 빠져 이를 금기시하는 것은 무방비로 공권력 개입을 자초할 뿐이라는 자성이다.민족문학작가회의 김사인 사무국장(시인)은 『이번 사태가 문단내에서 문학의 성적 표현을 심도있게 논의,준거를 공유케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계간지 겨울호들은 일제히 문단의 「뜨거운 감자」 장정일을 다룬 특집을 마련했다.「리뷰」는 장씨와 민음사 이영준 주간과의 전화대담을 메인 인터뷰로 수록,문제가 된 장씨의 소설을 문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오늘예감」에서는 작가 김영하씨의 장정일론을 비롯,포르노문화에 대한 기획특집을 실어 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시선을 해부할 계획이고 사이버문학지 「버전업」은 「장정일사태」와 관련된 컴퓨터통신상의 목소리들을 사이버비평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 작가 장정일·김형경씨 희곡·소설/옴니버스·1인극으로 무대 올린다

    ◎극단 무천 「이세상 끝」­실내극·어머니·긴여행 묶은 ‘탈현실’ 심리/산울림 「담배 피우는 여자」­추락사한 이웃집 중년여자에 대한 회상 젊은 층에게서 인기를 얻고있는 소설가 장정일과 김형경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두편이 비슷한 시기에 무대에 오른다. 극단 무천(대표 김아라)이 창단5주년 기념으로 오는 20일부터 11월3일까지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장정일의 희곡3부작 「실내극」 「어머니」 「긴 여행」을 한데 묶은 옴니버스연극 「이 세상 끝」을 올리고,극단 산울림은 10월1일부터 12월29일까지 김형경 원작 「담배피우는 여자」를 손숙의 1인극으로 공연하는 것.이들 작품은 원작자들의 개성있는 작품성이나 제작극단의 무게로 연극팬들의 남다른 기대를 갖게 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너희가 재즈를 믿느냐」에 이어 장정일의 작품 가운데 3번째로 연극으로 만들어지는 「이 세상 끝」은 원작 「실내극」등이 희곡만으로 발표돼 일반인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작품.옴니버스형식에 걸맞게 중견연출가 3명이 각각 한 작품씩을 연출한다.김철리가 「실내극」을,채승훈이 「어머니」,김아라가 「긴 여행」을 맡는다. 장정일 특유의 풍자와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현실사회에 만연된 부조리를 거부하고 이 세계에서 도피하려는 현대인들을 그릴 예정. 「실내극」은 아들이 훔쳐온 생활비로 살던 어머니가 어느날 아들을 대신해 절도를 하고 감방생활이 오히려 현실보다 편하다고 여겨 아들과 함께 다시 절도를 한다.역시 감방이 무대인 「어머니」는 감방생활을 같이하는 죄수 「큰 주먹」과 「흰 얼굴」의 동성애적 연인관계를 묘사하고 「긴 여행」은 무임승차한 소녀와 사내가 기차 지붕위에서 만나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배우 안석환과 서주희가 세작품에서 배역을 바꿔가며 출연하는게 볼거리다. 극단 산울림이 무대에 올리는 김형경의 「담배피우는 여자」는 올 이상문학상 후보작으로 올랐던 소설.등단작 「새들도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에 이어 김형경의 작품가운데 두번째로 연극화된다. 중진 임영웅 연출의 이 작품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은 이웃집 여자에 대한중년여자의 회상으로 시작된다.이웃집 여자는 처녀시절부터 흡연가였으나 남편은 아내의 흡연을 허용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다.여자는 남편의 구타를 피하다 추락사를 당한 것. 고립된 일상에서 살아가는 한 가정주부의 내면고백을 통해 사회와 가정의 폭력에 대항하는 여성의 항변을 담은 연극으로 그동안 「딸에게 보내는 편지」 「위기의 여자」 등 산울림이 주도해온 여성연극의 맥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 님의 침묵·쇼코미디/「고래사냥」 이후 눈길끄는 창작 두편

    ◎깊어가는 가을… 뮤지컬 한편 어때요?/님의 침묵·인간적 갈등·고민의 만해선생 일생/쇼코미디­TV프로 제작 둘러싼 방송계 해프닝 창작뮤지컬 「고래사냥」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두 편의 뮤지컬이 새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님의 침묵」과 다음달 10일부터 11월10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선보일 극단 서울뮤지컬컴퍼니의 「쇼코미디」. 두 편 모두 순수창작뮤지컬인 데다 그동안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공연해온 관록 있는 극단의 작품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신시뮤지컬컴퍼니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7인의 신부」등을,서울뮤지컬컴퍼니는 「사랑은 비를 타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을 제작해 흥행과 작품성 등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님의 침묵」은 만해 한용운의 일생을 서사극 형식으로 꾸민 뮤지컬로 이미 지난 83년3월 덕수궁옆 세실극장에서 초연돼 3개월동안 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이번 공연은 보다 크고현대적인 무대에서 형식미를 갖춘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극단측은 말한다.승려·독립운동가·시인이라는 만해의 위대한 삶을 위인전기처럼 그리기보다는 그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고민을 형상화할 예정이다. 김상열씨가 극본·연출을 맡고,최근 영화 「지독한 사랑」에서 열연한 김갑수가 주인공 만해로 나온다.또 최주봉과 개그맨 이창훈이 오랜만에 연극무대를 찾는다.뮤지컬이니만큼 음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님의 침묵」에 묻어나는 고전적 분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록음악 위주로 꾸몄다.음악은 유승엽씨가 담당한다. 「쇼코미디」는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의 제작팀인 작가 오은희,음악 최귀섭,연출 배해일이 1년여동안 준비해온 작품.「쇼코미디」라는 제목의 TV 코미디프로 제작을 둘러싼 해프닝을 소재로 우리 방송계의 현실을 풍자한다.스타가 되고자 발버둥치는 연예인,치열한 시청률경쟁 때문에 벌어지는 PD와 방송사 간부간의 알력,외국방송 모방,오빠부대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고래사냥」에서 병태로 나오는 남경주와 영화 「서편제」의 오정해가 방송국 AD로,송영창이 일밖에 모르는 PD로 출연한다.이밖에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한 김민수·최정원·주원성·전수경 등 뮤지컬 전문배우와 「세월이 가면」을 부른 가수 최호섭 등이 나온다.음악은 재즈·록·펑크록·힙합·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가 선보인다.
  • 러시아사·할리우드 합작/「안나 카레리나」 영화화

    ◎톨스토이 소설 원작지서 촬영… 작품성 높여 할리우드와 러시아영화사가 손을 잡고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를 영화하하고 있다.오는 12월 개봉을 목표로 고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풀 로케이션이 진행중이다. 특히 이번 촬영은 자본·기술에 있어 서방 영화의 본산인 할리우드와 러시아 영화계가 손을 잡음으로써 어느때보다 원작자의 작품성을 높이 살릴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있다.제작감독인 짐 렘리씨는 『원작자가 그린 현지에서 직접 촬영은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측에서는 영화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이콘영화사 대표인 멜 깁슨이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프로그램공급은 워너 브러더스사가 맡을 예정이다.러시아쪽에서는 「렌필름」을 맡고 있는 감독 니키타 미할코프가 파트너로서 참여한다.그는 94년 「태양에 지다」라는 영화로 아카데미상 외국영화부문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렌 필름에서는 이번 촬영을 위한 스탭진 1백60여명이 함께 동원됐다. 안나 카레리나 역은 소피 마르소가 맡고 있다.제작진들은 작품에서의 안나의 개성·성격에 비추어 볼때 소피 마르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한다.엄밀히 얘기하면 이번 안나 카레리나 제작에서 주도권은 할리우드쪽이 쥐고있다.이때문에 유럽영화계에서는 다소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이 영화가 유럽 영화팬을 겨냥해 만든 흔적이 많다는 것이다.우선 제작규모가 제작·의상·예술등 영화제작의 거의 전분야에 전세계 스탭진이 참여하는 소위 국제적인 규모이다. 영화의 배경음악인 차이코프스키와 라흐마니노프의 여러 소나티나들은 헝가리출신의 게오르그 솔티경이 지휘를 맡아주었다.프랑스에서는 전기·조명담당이,체코측에서는 세트·장비팀들이 대거 동원됐다.제작 스탭은 호주인들이 주로 맡았고 배우들은 영국인들이 대부분 가세했다. 제작진들은 이와 관련,『문화적 다양성 혹은 다양한 문화들의 결합은 바로 톨스토이 작품의 정신』이라고 말한다.예를 들어 작품에 등장하는 페테르부르크의 많은 옛 건축물들은 이탈리아 조각가 작품이며 혁명전 러시아 귀족들이 공통어로 사용한 것은 프랑스어였다는 지적이다. 이콘영화사는 작품의 끝장면을 이전의 안나 카레리나 영화와는 다르게 처리할 예정이다.러시아 지방의 독특한 멋과 주인공 레빈의 사려깊은 인간미를 뒤처리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히고있다.〈모스크바=유민 특파원〉
  • 한국무용가 배정혜(이세기의 인물탐구:98)

    ◎춤사위 40년… 「한국 창작품」 토양 일궈/민주적정서·사회풍습 등 현대기법으로 표현/안무 생각할땐 3­4일간 식음 전폐하며 상념 「당신은 큰 모란,내일 사경/ 당신의 영위에 첫이슬 내려/ 그 이슬로 원귀들 씻겨 필경/ 삼도천건느리라」 이는 91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진 서울시립무용단의 「떠도는 혼」을 보고 시인 김지하가 춤을 만들고 춤춘 배정혜에게 보낸 즉흥헌시다. 실제로 그의 춤을 본 사람이라면 구천을 떠도는 푸르른 영혼과 젖은듯이 파도치는 슬픔,가슴저미는 한과 창백한 분노가 천상의 불꽃으로 산화되어 장과 한과 원화까지도 춤속에 용해하고 있음을 체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의 무대는 음악이 춤을 능가하지 않으면서 의상과 장치,소품하나라도 춤의 일부이며 흑백속의 적,흑적속의 백으로 절제된 조명은 깃털처럼 가벼운 움직임과 강철같은 강인함,내딛는 보폭마다 백태의 곡선이 연출되는 모든 장면마다 절륜의 명화를 그리고 있다. 무용평론가 김태원은 배정혜의 춤을 「낮은 강둔덕에 선 건강한 갈대」에 비유한 적이 있다.「배정혜의 마르고 뾰족한 몸짓은 우리 전통춤의 정적 자태를 잃지 않으면서 춤의 본체적 바닥을 드러낼뿐 멋부림이나 태깔부림을 외면한 순수서정춤」이라고 했다.그리고 87년 예년의 평균 1백50여회에 비해 2백40여회가 넘는 폭등한 공연중에서도 단연 배정혜의 「유리도시」를 「문제작」으로 손꼽았고 「올해의 값진 수확」·「분명 한국춤의 진일보를 뜻한다」고 춤평론집 「예술춤시대의 탐색」에서 밝히고 있다.이 「유리도시」는 「문학성과 창작성」이 두드러진 작가의 야심작으로 한때 「그것이 한국춤이냐 현대무용이냐」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연극연출가 오태석은 「우리 몸짓 가운데 힘이 숨어있는 곳을 그는 꿰뚫어보고 있다」면서 무용계의 찬반을 불식시켜버렸다. 그가 평론가들에게 집중적으로 조명된 것은 77년 김소희창에 황병기음악을 쓴 「타고남은 재」가 먼저다.그해 박용구씨는 춤지에다 「배정혜의 작품세계,지평을 여는 한가닥의 빛」이란 제목으로 「우리민족이 다듬어온 정밀하고 유현한 세계를 드높은 차원에서 구현하였고 기백을 뼈대로 하면서 흥과 멋을 훌륭히 살려낸 남성무를 개발해 보여준 것은 우리춤의 신기원을 이룩한 또하나의 위업」이라고 평가한바 있다.이순열도 「놀랍고도 영감적인 춤」,정병호 역시 「수제천의 아름다움을 일깨운 배정혜의 춤은 원형을 재해석하면서도 자기주관을 강하게 투입시켜 또다른 원형을 만들고 있다」고 그의 춤세계를 세밀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배정혜의 「춤언어의 정확성」과 「춤사위마다의 변화」,그의 역동적 동작은 그가 춤추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예정된 결과다. 어릴때는 강원도 원주 산골에서 농사를 짓던 배석균씨와 장옥여씨의 3남1녀중 장녀,본명은 배숙자.해방과 더불어 서울에 올라와 춤꾼인 삼촌 배명균씨를 만나면서 6세이전부터 춤추기 시작했고 12살되던 해 첫무용발표회를 열자 당시 경향신문(55년 4월16일자)은 「장추화 조광 김백봉제씨들의 지도밑에 무용을 전공했다는바 그 앙증스럽고 간드러진 춤은 만장의 관객을 도취시켰다」고 특필했다. 69년 제3회 창작무용발표회를 가졌을 때는 그가 안무하고 춤춘 「가랑잎」에 대해 현대무용가 육완순이 「그의 춤은 깨끗하고 섬세하며 오랫동안 연마해온 기교는 놀랄만큼 정확하다」고 감탄을 보냈고 「현대적인 감각과 극적 이미지를 되살린 새로운 시도와 민족적 정서와 사회적 풍습을 현대적 수법으로 미화시킨 무대」(서울신문 69년 12월11일자)로 그의 창작성을 격려하고 있다.그러나 조동화는 「춤의 성년기로 접어든 여유와 저력있는 공연」은 호평하면서도 「춤사위나 표현의 체질개선을 시도한 창작무용」이라는 어휘에는 별로 호의를 보이지 않다가 「떠도는 혼」「타고남은재」가 잇따라 발표되자 78년 신동아(10월호)에 「말없이 자기힘의 실체를 보여준 사람」으로 배정혜를 지칭하고 「춤사위 하나하나를 결코 허툴게 다루지 않으면서 한국무용이 감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보완 발전시킨 새해석」으로 창작성을 인정고 있다. 서울시립무용단장 배정혜.그의 수많은 예술가적 배경의 특징중에서도 그는 무용이 아닌 문학을 전공한 문학도출신이란 점이 남과 다르다. 숙대 국문과를 졸업할 때까지 그의 주임교수이던 김남조시인을 비롯,그의 주변에서는 그가 「춤추는 배숙자」임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또 묵고적 기질은 안무를 할 때는 생각이 무르익을 때까지 3,4일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가없는 상념에 침잠한 끝에 지혜의 극에 치달아야만 비로소 춤의 선을 성취해낸다. 그의 이런 다부지고 묘한 면은 지난번 서울시립무용단장에 내정된 무렵에도 원로 박용구 조동화 차범석과 전임자인 문일지가 그를 추천하여 아무런 장애가 없는 데도 단원들에게 먼저 작가로서의 「작품성」과 「창의력」을 보여준 다음 자신이 정한 것을 말없이 지키면서 지난 7년동안 무용단을 이끌어왔고 4년전 프랑스와 스위스공연에서는 주최측으로부터 체류비와 개런티를 받는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철저한 춤꾼으로서의 그의 정신은 73년 재미교포인 김광섭씨(사업)를 만나 약혼,10년이나 지체하다가 39세이던 83년에 뒤늦게 결혼했으나 춤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았고 부군 역시 이를 이해하여 「춤추는 아내」로만 그를 아끼고 외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 4월,스승이자 삼촌인 「배명균선생 고희기념」무대에서 초기에 추었던 「주마등」「풀잎」「혼령」으로 한국고전무용의 「정중동」과 「미선의 지고함」을 펼쳐보이더니 지난주에는 서울시립무용단 정기공연에서 「우리춤 50년 뿌리찾기」로 원로들의 간판춤을 정리하여 무용계의 리더다운 사명감을 실천하고 있다. 무대에 오른지 40여년이 넘는 오늘,그의 춤은 「한국창작춤의 토양을 일궈가는 세대」로서 정상에 서있으며 그의 재능을 극구 찬양하는 정병호씨에 의하면 「당대 그를 빼고는 한국무용사를 말할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객석에 엄숙과 침묵을 던지는 무위적정의 춤」은 언제 어디서나 새로 태어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면서 앞으로도 그는 그만의 춤언어로 「지혜의 향기」를 끝없이 길어 올리게 될 것이다. □연보 ▲1944년 강원도 원주출생 ▲49년 장추화무용연구소입소 ▲53년 김백봉사사 ▲54년 전국무용콩쿠르1등,최현사사 ▲55년 제1회 무용발표 ▲58년 제2회 무용발표 ▲59년 조광(발레)사사 ▲60년 도쿄 나고야 오사카순회공연 ▲69년 제3회 무용발표 ▲70년 숙명여대국문과졸업 ▲74년 숙대체육대학원졸업 ▲74∼87년 선화예고무용부장,한영숙 이매방 임준동의 「승무」「살풀이」,이정범「농악」사사 ▲77년 제4회 무용발표,작품「타고남은 재」로 「그해의 최우수작」선정,김천흥「양주탈춤」「춘앵무」사사 ▲78년부터 김선봉「봉산탈춤」,이동안「태평무」사사 ▲84년 리을무용단창단 ▲86∼88년 국립국악원상임안무자 ▲87년 「유리도시」안무·출연,국립오페라단 「처용」안무 ▲89∼현재 서울시립무용단단장 ▲90년 「불의여행」안무·출연,한국무용가협회선정 「90 최우수무용가」,90 북경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참가 ▲91년 88올림픽기념및 유엔가입경축공연 ▲92년 프랑스 스위스전역 총19회공연 ▲94년 서울시립무용단 20주년기념 「녹두꽃이 떨어지면」안무 ▲95년 평론가 7인이 선정한 ’95 우수무용작품전 「두례」공연,「서울까치」안무,프랑스순회공연 ▲96년 배명균선생고희기념 배정혜무용발표(정동극장),「우리춤 50년 뿌리찾기」공연
  • 사할린 동포의 삶 그린 영화/재미영화인 김대실씨 작품

    ◎「잊혀진 사람들」 미 전역 방영 재미영화인 김대실씨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잊혀진 사람들­사할린의 한인들」이 21일 밤 10시(한국시간 22일 상오 11시) 미공영방송인 PBS의 전파를 타고 60분간 미전역에 방영될 예정으로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한국어로 자막처리가 된 이 작품의 방영은 미국내에서 소수계 언어 작품이 일반채널을 통해 방영되는 일이 극히 드문 현실에서 그 높은 작품성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워싱턴 지역은 28일밤 9시 WETA 지역방송을 통해 한차례 더 방영된다. 일제에 강제징용되어 세계대전과 냉전의 희생물로 반세기에 이르도록 동토의 땅에서 고향을 그리면서도 돌아가지 못한채 삶을 마쳐가는 사할린 동포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다룬 이 기록영화는 김씨가 각본에서 연출·감독까지 맡아 혼신의 힘을 쏟은 작품으로 미국인들에게 한일관계의 역사적 배경을 인식시키기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영화인으로 백인과 유색인종간의 관계를 주로 다뤄온 김씨는 93년 LA폭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4·29」를통해 미전국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는 등 미국영화계에 알려졌으며 「도시빈민들」「급진파 학생」「착취공장」 등 대표작들이 있다.보스턴대 종교학박사인 김씨는 마운트 홀리오크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워싱턴DC 예술인문학위원회장으로 있으며 독립비디오영화 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워싱턴=나윤도 특파원〉
  • 궁중 유물(외언내언)

    며칠전 뉴욕의 세계적인 미술품경매장에서 「신정왕후 팔순진찬도」란 병풍이 1백17만7천5백달러(한화 9억여원)에 팔렸다는 기사가 보도돼 우리를 서글프게 했다.신정왕후의 팔순을 맞아 궁중에서 베풀어진 연회를 10폭 병풍에 담은 이 그림은 장중하고 화려한 궁중무용과 연주를 세필의 극채색으로 그린 뛰어난 작품.1887년 궁중화원의 그림인데 예정값보다 훨씬 높게 낙찰된 것이다. 세계미술시장에서 우리 궁중그림의 진가가 인정받은 것은 반가운 일이긴 하나 창덕궁이나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어야 할 궁중보물이 국제경매의 대상이 되었다니 한심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절제된 구도와 섬세한 화풍의 작품성 외에도 대왕대비의 팔순잔치라는 자료의 희귀성 또한 독보적이다.이 그림의 주인공인 신정왕후는 바로 헌종의 모후인 조대비로 더 알려진 분. 철종이 후사없이 승하하자 왕실의 최고 어른으로서 고종을 왕으로 즉위케 하고 수렴청정을 했던 당대의 실력자다.40이 되는 해부터 격식을 갖춘 생일 축하연을 열었는데 10년마다 되풀이 했다.그래서 4장의 「진찬도」가 그려졌으나 국내에는 40세때 잔치그림 한장만 남아있을 뿐이다. 궁중의 보물이 어떻게 외국으로 유출됐을까.시기와 경위를 헤아릴 길이 없고 다만 6·25중 또는 그 이후에 유실됐으리라고 추측할 뿐.창덕궁에 수장돼 있던 조선왕조 유물들은 해방과 6·25를 겪으면서 대량 분실됐다.일제때 만들어진 도록에 올라있는 유물들중에 감쪽같이 없어진 것도 많다.심지어 국왕의 직인인 옥쇄도 몇 점이나 잃어버렸다.얼마나 관리가 허술했던가 짐작할만 하다. 조선초기 최고화가인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일본 천리대에 소장돼 있고 신라의 고승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우리 연구자들이 그것을 잠깐 볼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강화도 외규장각 고문서는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이 3년전 반환약속을 했음에도 아직 이행이 안되고 있다.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다.〈반영환 논설고문〉
  • 9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국가자격 첫 참가

    ◎한국 건축문화 우수성 세계에 알린다/중앙박물관·명동성당지구 설계 작품 전시/학생전시·신인건축전 등 특별전에도 참가 한국건축가협회가 「건축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제6회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참가와 출품작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미술제와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최대 규모의 국제건축제로 한국은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1백주년에 때맞춰 한국관이 설치돼 공식적으로 참가자격이 주어진뒤 건축전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국가자격으로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국내 건축가들이 이 건축전에 개인자격으로 설계작품을 낸 적은 있었지만 커미셔너를 지정해 참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건축가­미래의 감지자」란 주제로 오는 9월8일부터 11월10일까지 열리는 올해 건축전에는 국가관이 설치된 25개국을 포함해 모두 70여개국이 참가할 예정.한국건축가협회는 이번 건축전을 통해 우리 건축가들의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건축설계 분야에서의 고급인력 교류를 이끌어내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한국측 커미셔너로 선정된 강석원(58·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씨는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참가는 아시아권에서도 독특한 우리 건축문화의 독자성을 통해 문화적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특히 장기적으로 비엔날레재단 설립과 서울을 중심으로한 아시아권 비엔날레 창설가능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은 국가관전과 8개 이벤트전,그리고 2개의 특별전으로 진행되는데 이가운데 국가관전은 각국의 건축문화를 집약해 보여주는 본 전시인만큼 참가국들이 가장 비중있게 준비하는 자리다.한국은 기본적으로 이 국가관에 용산 가족공원내에 지어질 새 국립중앙박물관 국제설계경기 당선·입상작과 오는 3월말 최종 당선자가 가려지는 서울 명동성당지구 설계경기 출품작들을 전시할 방침.명동성당지구는 서울의 대표적인 건물 밀집지역이며 용산가족공원은 미래의 여유있는 문화 공간이다.명동성당지구 설계경기가 명동성당 주변의 무질서한 도시공간을 재개발해 대형문화시설과 시민광장으로 바꾸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국립중앙박물관 국제설계경기는 옛 조선총독부 시대를 청산하고 새 문화시설의 거점을 용산에 새롭게 마련해 문화적 의미와 과거역사의 청산을 함께 갖고있다.강씨는 『서울이란 도시적 특성을 가장 잘 대비시키기 위해 두 작품을 출품작으로 결정했다』면서 『작품성격상 작은 방에 국립중앙박물관 작품을 놓고 또 다른 비교적 큰 방엔 명동성당지구 작품을 전시하면서 이 작품들의 이해를 돕도록 한국문화·도시관련 판넬과 사진,잡지 등을 중앙의 원형계단 부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 국가관전과 함께 신진 건축가를 초대·전시하는 학생전시와 최근 설치된 국가관 건축작품을 초대하는 신인건축전 등 두개의 특별전에도 참가할 계획으로 협회측은 현재 각 대학 건축과 재학생과 작가들을 대상으로 참가자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씨는 『건축전 개막 50일전까지 우리 작품이 현지에 도착해야하는 만큼 4월말까지 전체계획을 확정해서 늦어도 5월말까지는 작품제작을 끝내야한다』면서 『전문위원 3명과 함께 작품구성과 한국관 내부설치 등에 대해 집중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 “1910년까지 제주에 왜구 출몰”

    ◎소설가 오성찬씨 9일 와세다대서 특강/20여년전 입수한 「추자도명」 인용 주장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1910년까지도 제주도에 대한 왜구의 침입이 계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소설가 오성찬씨(제주역사연구회 회장)가 일본에서 번역출판하는 일어판 「제주문학선집」출판기념을 겸해 오는 9일 일본 와세다(조도전)대학 국제회의장에서 가질 강연 「제주와 일본의 역사적 관계와 문학작품」의 내용을 통해 밝혀졌다. 와세다 대학 조선문화연구회 주최로 열릴 강연에서 오씨는 『20여년전 제주의 추자도를 취재하던중 이 섬사람인 추대엽이 철필로 쓴 「추자도명」이라는 책을 구했으며 이 책속에서 1910년 한일합병이 되던 해까지 왜구가 제주도를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하고 『기록에 따르면 남정네들이 고기잡이를 나간 한낮에 제주도 대서리에서 약탈을 하고 돌아가던 왜구 12명이 일본인 잠수기선의 어부들에게 붙잡혀 대서리 앞바다의 속칭 「소만여캐」에 며칠동안 내버려진 채 굶어 죽은 것으로 돼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길언·문충성·현기영 등 제주출신 문인들의 작품소개와 함께 일제하 제주를 중심으로 한 항일투쟁에 대해 상세히 언급하면서 오씨는 이른바 「잠녀투쟁」에 대해서도 상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즉 1930년대 초반 약 3개월에 걸쳐 1만7천여명의 해녀들이 참여해 일제에 항거했던 「잠녀투쟁」은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의 항일투쟁이었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한편 강연제목에서 보듯 오씨는 제주도 출신 문인들의 작품성향을 제주와 일본과의 특수관계에서 찾고 있다. 우선 그는 제주와 일본의 관계를 서로 돕는 이웃으로서가 아니라 뺏고 뺏기는 적대관계로 맺어져 있다고 전제한다.어쩌면 천형적으로 맺어진 관계이면서도 서로 맞물리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간 역사,그러나 오늘날까지 이런 역사를 극복하고 승화시킨 작품은 빚어지지 않았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과제로 남아있다고 오씨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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