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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화 1000만시대] (下) 문제점과 과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19일 우리 영화사에는 새 기록이 탄생한다.18일까지 관객 999만을 모은 ‘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가 개척한 ‘관객 1000만명 시대’.이 화려한 기록에 대한 영화계 안팎의 시선에는 환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단 환대의 이면에는 우리 영화시장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현실에 대한 자부심이 자리잡고 있다.인구 4800만중 1000만명의 관객이 한 영화를 본 것은 인구수가 훨씬 많은 중국·인도나 일본 등의 관객규모에 견줘도 적지않은 시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제작사 싸이더스의 차승재 대표는 “시장이 확대되고 제작비가 풍부해져서 큰 기획이 가능해졌다.”고 환영하면서도 “내수시장 1000만명에 만족할 게 아니라 아시아 시장 1위를 확보한 뒤 할리우드와 경쟁할 채비를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선 규모 뿐 아니라 창의력과 프로덕션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다르게 우려하는 시선은 관객 1000만명이 상징적 숫자라는 데 꽂히고 있다.관객 증가추세로 볼때 이같은 관객규모는 4년전 ‘친구’가 819만명을 넘어서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고,다만 1000만명에 이르는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짧아졌다는 것이다.따라서 1000만명이라는 수치적 신화보다는,그를 낳은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점을 풀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영화평론가 허문영씨는 “2∼3년전부터 영화 자체가 거대한 이벤트 메카니즘에 편입되면서 작품성보다는 이벤트화 여부가 흥행의 관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추세는 막을 수 없겠지만 지나친 이벤트화와 마케팅의 비대화로 영화시장의 외형만 커지고 내용은 부실해질 수 있다.”며 “향상된 영화의 질적 측면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정책적·산업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계 안팎에서 문화의 다양성이 위축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현재 기록의 주역 ‘실미도’와 맹렬히 추격하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내건 스크린 수는 720여개로 전국 1100여개 가운데 65%를 차지한다.스크린 독식이 아닐 수 없다.최근 다른 한국영화나 외국영화들이 스크린을 잡지 못해 상영 일자를 미룬 소동을 벌인 것도 이런 후유증을 대변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은 “1000만 관객시대는 영화가 사회현상을 주도할 정도로 가장 파급력이 큰 대중문화임을 입증한 셈”이라면서도 “문화 다양성의 문제가 큰 과제로 남는 만큼,이는 시장에 맡겨서만은 곤란하고 소수 취향의 비주류 영화를 살릴 수 있는 진흥책이 절실하다.”고 말한다.또 “이처럼 강화된 위상을 바탕으로 이제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이며 이를 위해서는 스크린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비디오·DVD시장의 확충도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화계 밖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한 문화평론가는 “이제는 ‘실미도’의 1000만명시대나 ‘대장금’의 55%시청 시대 등 호사가적 취미에서 현상을 볼 게 아니라 대중의 문화취향이 특정 장르로 편중되는 문제를 제기할 때”라며 “진지한 분석보다는 자본의 논리를 내세운 작품의 흥행 이벤트에 장단을 맞추는 비평과 언론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종수기자˝
  • 인천시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정진씨

    “‘한명회’로 출연한 게 요즘 말하는 대박이었지.인생역전이라고나 할까.나이 마흔 세살에 처음 생긴 목돈 5000만원을 탈탈 털어 소극장을 열었으니 집사람이 좋아했겠어.망했지.모처럼 돈 좀 만지나 기뻐했던 집사람에게 미안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무대에서 까먹고 있어.세상 물정을 모르는 거지.”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홀 분장실에서 만난 연극배우 정진(63)씨는 연극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지막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헐렁한 바지춤 사이로 비집고 나온 내복을 추스르는 모습은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면서 구수한 입담을 막 쏟아낼 듯한 영락없는 시장 상인이었다.연극에서도 그는 재개발의 위기 앞에서 혼란을 겪는 영등포시장 상인들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 안는 상조회 회장 역을 맡았다. 방송 드라마에서 맡았던 조선의 모략가 ‘한명회’로 올드팬들에게 기억되는 그는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예순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인생 도전에 나선다.고향인 인천의 시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것이다.40여년 연기 외길을 걸어온 그에겐 무대에서 하는 일이지만 일종의 외도인 셈이다.시립극단에서는 연출뿐만 아니라 행정 책임까지 맡는다.평생 단 한번도 월급을 받아본 적 없는 그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월급쟁이 공무원’직이다.정씨는 인생 2막을 축하해줄 ‘커튼콜’을 듣고 싶어한다. ●시립극단에 실험정신의 물길 열겠다 어느새 원로배우가 된 정씨는 사실 70년대부터 소극장 활동을 해 왔다.극단 신협과 원방각,현재 몸담고 있는 제작극회에 이르기까지 그는 연극배우의 고향 같은 소극장을 지켜왔다.그가 지난 84년 인천에 자비를 털어 만든 연극 전문소극장은 인천 지역 연극계의 모태가 되기도 했다.지금도 인천 구월동에서 공연전용 카페인 ‘진 씨어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립극단 예술감독직 지원 마감일까지 그는 꽤 망설였다.연기자로서 포기해야 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시립극단을 지휘하면서는 고집을 버릴 생각이다.예술감독이라고 해서 자신의 색깔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오히려 더 많은 연출가들을 초빙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한다. 정씨는 “실험적인 무대부터 중후한 무대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서 “나를 벗어날 수 없는 작품은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또 “내가 추구하는 예술적 개성만 강요할 게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좇아 도랑을 치고 물길을 열면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스타일을 창조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판의 세태에 대한 아쉬움은 감추지 못했다.자본의 논리가 연극계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표시했다.관객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정씨는 “경제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연극판에 흥행이란 좀처럼 없어요.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90% 이상이 공짜 관객이죠.따지고 보면 연극을 만드는 사람이 관객인데 이런 현실에서 작품성보다 돈이 되고 안 되고의 기준이 무대를 지배합니다.” 그는 시류와 인기만을 좇는 연기자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지난해 9월 노숙자 문제를 다룬 창작극을 연출했던 그는 후배 연기자의 모습에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무대에 오르기로 했던 연기자가 TV 드라마에 섭외된 뒤 펑크를 낸 것.그는 “연기자는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는 공인이라고 생각해야 돼요.개인의 삶에 제약이 될지 몰라도 받아들여야죠.연기자니까요.연출자와 작가,배우가 관객들과 만남을 약속한 것이 바로 연극이에요.” ●미완성 인생이라 연기에 더욱 집착 60학번인 정씨는 동국대 연극영화과 1기 출신이다.79년 TV 드라마에 처음 단역으로 출연할 때까지 20여년 동안 연극무대를 전전했다.무일푼 연극쟁이로 청춘을 보내던 정씨는 서른 아홉살에야 동네에서 얼굴을 익힌 부인 김현규(58)씨와 결혼했다. 배우로 이름을 처음 알리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제1공화국에서 ‘김희갑’ 역할을 맡고부터였다.그러다 지난 84년 ‘설중매’에서 개성있는 한명회를 소화해 내면서 배우 생활의 전환기를 맞았다.각종 단막극에서 개성있고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게 됐지만 정씨는 연기자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그는 “배우는 끝없이 변신해야 하는데 한명회라는 고정 이미지를 깨지 못한 건 반성할 부분”이라고 말했다.희곡도 직접 집필하고 있다.그가 쓴 ‘일요일의 마네킹’은 창작극으로 공연되며 호평을 받았다. 그의 아들 한별(25)씨와 딸 한울(24)씨는 연극을 전공하며 아버지의 길을 잇고 있다.“부모님한테 허락받고 내 길을 걸어가지 않았는데 내 허락이 중요합니까.” 그는 자녀들의 인생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늘 미완성 인생이어서 더욱 연기에 집착하게 된다는 그는 예술에 정년이 따로 없다고 말한다.그는 “평생 서민의 모습을 연기했고 나 역시 서민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그들의 애환을 다루는 인물극으로 밑바닥 인생들의 아픔을 달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현재 인천문화예술회관 개관 10주년 기념작을 준비하고 있다.예술감독 ‘정진’으로 보여줄 첫 작품은 1947년에 처음 공연됐던, 해방 이후 밑바닥 서민들의 삶을 그린 ‘혈맥’이라는 시대극이다. ■ 프로필 ▲41년 인천 출생 ▲60년 인천 동산고 졸업 동국대 연극영화과 제1회 입학 ▲66년 월남전 참전 ▲68년 이해랑 이동극장 순회 공연 ▲72년 극단 원방각 활동 ▲73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사람 출연,햄릿 다시 태어나다 연출 ▲84년 인기 사극 설중매와 베스트극장 등 TV드라마 출연 ▲2002년 연극카페 진씨어터 운영 ▲2004년 인천시립극단 예술감독 내정 안동환기자 sunstory@˝
  • 대학로 1.1㎞ '조각 거리’ 변신

    젊음과 낭만,예술이 살아 숨쉬는 대학로에 조각공원이 들어선다. 종로구(구청장 김충용)는 대학로 이화사거리∼혜화동로터리 1100m 구간에 국내외 작품 23점을 설치할 계획이다.조각공원 조성에는 사업비 7억 5000만원이 투입돼 오는 5월말쯤 마무리된다. 설치 조각작품은 일반작품(문화게시판,벤치,소형조형물,놀이시설을 겸한 동물조각)과 특별작품(청계천 구조물을 이용한 조형물,중앙분리대 설명판,명사마당,대학로 상징 조형물)이다. 작품은 이화사거리에서부터 혜화동로터리 방향 인도에 ▲도입부 ▲행복한 장 ▲공연의 장 ▲리듬의 장 ▲색채의 장 ▲만남의 장 ▲감상의 장 ▲역사의 장 순으로 배치된다. 앞서 구는 국내 유명 조각가,대학교수,주민 대표 등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430여 공모작품중 23점을 엄선했다.그러나 대학로 상징 조형물과 명사마당은 작품성과 창의성 미비로 선정하지 못했다. 선정된 작품은 ‘나른한 오후’(김경민) ‘아름다운 비상’(최경호) ‘돈키호테맨’(정국택) 등 소형조형물 8점과 ‘전기는 통한다’(염상욱) ‘레드’(윤명순) 등 벤치 4점,‘얼굴’(심병건) 등 문화게시판 5점이다. 청계천 구조물을 이용한 조형물 ‘거인’(김종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일본(마법의 구슬)과 프랑스(희망의 새),중국(문화배달부) 등 외국작가의 작품도 포함됐다. 구는 당초 8종 19점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우수한 작품이 많아 6점을 추가 설치키로 하고 서울시에 1억 5000만원의 특별보조금 지원을 요청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드라마속 광고 PPL의 모든것

    “권상우가 최지우 목에 걸어준 목걸이는 어디서 구입할 수 있나요?”“황신혜가 어제 입고 나온 코트가 어느 회사 제품인지 알려주세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을 들어가면 이같은 내용의 글이 엄청나게 많이 올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시청자들은 드라마 내용만큼이나 스타가 입고,타고,먹는 제품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전문가들은 스타에 대한 ‘모방 심리’라고 분석한다.기업들은 시청자들의 이같은 심리를 이용,드라마 속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제품의 판매를 증진시키는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천국의 계단´ 커플목걸이 하루 1,000개 불티 PPL은 방송 제작사와 협찬사 간의 ‘윈-윈’전략에서 나온 것.방송사는 제작비를 건지고,협찬사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한다.최근엔 여기에 홈쇼핑이 개입했다. 스타의 초상권을 사용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제작사에 제공하는 대신 PPL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판매하는 것이다.실제로 PPL상품은 홈쇼핑업체에 엄청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폭발적인 인기를 끈 ‘천국의 계단’ PPL상품은 ‘인터파크’,‘삼성몰’ 등 10여 곳의 홈쇼핑에서 판매될 정도다.권상우와 최지우의 커플 목걸이는 드라마시작과 함께 지금도 매일 1000여개씩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천생연분’의 PPL상품을 판매하는 ‘현대 홈쇼핑’의 경우도 160만원짜리 진주 목걸이 등을 단 한번의 방송으로 무려 2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이 때문에 일부 홈쇼핑업체는 드라마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주인공이 착용할 의상이나 액세서리 등을 제작진과 협의한다.제작비가 부족한 외주 제작사의 경우는 아예 홈쇼핑 업체에 먼저 PPL을 요구하기도 한다. ■ PPL이 나쁘다는 편견을 버려 드라마 등 TV속 ‘간접 광고(PPL)’는 작품성을 떨어뜨리고 과소비를 조장하니 무조건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시는 말씀.동전의 양면을 떠올리며 다른 시각을 가져보자.아시아권의 한류(韓流)열풍 속에서 PPL은 국내 상품의 해외시장 개척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는 무기가 될 수 있다.PPL을 하는 업체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그 실상을 알아보자. ●“권상우·황신혜=NO,최지우·안재욱=YES” PPL은 ‘스타 마케팅’차원에서 이뤄지는 것.그러나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스타라고 해서 반드시 PPL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MBC드라마 ‘천생연분’에 주인공들이 착용하는 의류·액세서리 등 상품을 협찬하고,이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하는 현대홈쇼핑 PPL 담당자는 “한류열풍을 주도하며 높은 해외시장 상품성을 지닌 안재욱이 출연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와 PPL 계약을 맺게 된 주요 이유”라고 밝혔다.특히 “드라마가 종영된 뒤 중국·동남아 등에 수출돼 방영될 것이고,자연스레 안재욱이 몸에 걸치고 나오는 상품도 현지 팬들에게 인기를 끌어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BS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일명 ‘최지우 목걸이’를 PPL하는 ‘바쵸코리아’ 김헌중 대표도 “목걸이 제품의 해외 수출 측면에서 ‘국내용’인 권상우보다 ‘국제용’인 최지우가 더 매력적인 배우”라고 밝혔다.그는 “아직 드라마 수출이 안됐는데도 ‘겨울연가’로 유명한 최지우가 나온다는 점을 들어 중국·일본·호주 현지에서 1만여개의 주문이 쇄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PPL의 전략적 이용도 필요” 현대 홈쇼핑 PPL 담당자는 PPL에 대한 국내 여론의 곱잖은 시선 때문에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동남아·일본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겨울연가’‘올인’ 등에 외제차가 아닌 국산 차가 PPL상품으로 노출됐다고 생각해 보세요.아마도 수천대는 더 수출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했을 겁니다.”이 담당자는 “좋은 문화 콘텐츠를 어렵사리 해외에 내다 팔면서 상품 마케팅으로까지 연결시키지 못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실속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바쵸코리아’관계자도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나 ‘프렌즈’의 사례에서 보듯 우리도 이젠 전략적으로 국내 상품을 외국 수출 드라마에 PPL해 외화를 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뮤지컬 ‘블루 사이공’ 막내린다

    월남 파병용사의 아픔을 그린 창작 뮤지컬 ‘블루 사이공’(김정숙 작,권호성 연출·사진)이 6∼18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고별 공연을 갖는다.지난 96년 초연 이후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공연을 올렸지만 더이상 재정적 부담과 사회적 무관심을 버텨낼 여력이 없다는 판단 끝에 내린 결론이다. ‘블루 사이공’은 월남 파병용사였던 김문석 상사가 고엽제 후유증과 민간인을 사살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상처를 끄집어낸 작품.완성도 높은 극적 구성과 스펙터클한 무대,아름답고 애절한 노래들로 초연되던 해 백상예술대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월남전에 대한 최초의 문화적 반성’이라는 찬사도 받았다. 하지만 전쟁과 평화,고엽제 후유증이라는 주제의식이 요즘 뮤지컬 팬들에겐 너무 버거운 것일까.해가 갈수록 호응을 얻기가 점점 힘들어졌다.지난 2002년 공연 때는 국립극장의 투자 포기로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가 네티즌 펀드에 힘입어 가까스로 공연을 올렸으나 결국 수억원대의 적자만 쌓였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대표는 “김상사도 쉬어야지요,이제 그만 보내주고 싶어요.”라며 애써 담담해했다.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춤추고,노래하고 싶어하는 관객들에게 우리 뮤지컬에 애정을 가져달라고 얘기하기도 이젠 지쳤다.”는 말에선 가볍고 산뜻한 뮤지컬만 찾는 관객들에 대한 섭섭한 속내가 느껴졌다. 마지막 공연에선 그동안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여주인공 후엔역을 맡았던 강효성 대신 뮤지컬배우 이미옥이 새롭게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서범석 이재훤 김정렬 등이 앙상블을 이룬다.공연 수익금 일부는 평화박물관건립위원회에 기부할 예정.공연 기간 중 로비에서 반전 평화 만화,애니메이션전도 열린다.(02)507-4210. 이순녀기자 coral@
  • 한일합작드라마 ‘그 나물에 그 밥’

    “더이상 ‘공동 제작’에만 매달리는 것은 소모적이고 겉치레적인 작품만 낳을 뿐이라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오는 30일 방송될 MBC와 일본 후지TV의 합작드라마 ‘별의 소리’(Star’s Echo,극본 김윤정,연출 고동선·고바야시 가스히로)를 두고 양국 제작진이 자성의 소리를 내고 있다. ‘별의 소리’는 지난해 MBC TV를 통해 방영된 ‘프렌즈’와 ‘소나기,비 갠 오후’에 이어 세번째로 제작된 한·일 합작 드라마지만,이전 것들에 견줘 전혀 나아진 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2부작으로 구성된 ‘별의 소리’는 돈벌이 때문에 음악적 재능을 낭비하던 성재(조현재)와 죽은 애인에 대한 죄책감 속에 살아가는 미사키(나카고시 노리코)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내용의 감성 드라마.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의 소소한 연애담이라는 흔한 소재와 완성도 떨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도 되풀이됐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김남원 프로듀서는 “‘서로 좋은 게 좋은 것’이란 생각으로 양국간의 문화적 차이·미묘한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만들다 보니 다소 어정쩡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고 털어놨다.그는 “두 나라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작품성을 높이고 남녀간의 사랑도 보다 현실에 가깝도록 표현해야 공동제작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소나기’에 이어 두번째로 공동제작에 참여한 후지TV의 나카지마 쿠미코 프로듀서도 “이번 드라마에서도 역시 ‘서로를 잘 알고,사이좋게 지내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작품성을 보다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표기자 tomcat@
  • 설특집 We/비디오와 뒹굴뒹굴

    ●위대한 유산(로맨틱 코미디) (감독/배우)오상훈/임창정·김선아·공형진 오상훈 감독의 데뷔작.명문대학 심리학과를 나오고도 취직을 못해 빈둥거리는 남자와,배우를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무료하게 비디오가게만 지켜야 하는 여자의 티격태격 ‘사랑만들기’. 임창정과 김선아 콤비의 여유넘치는 코믹연기에 배꼽을 잡을 만하다. 취업대란시대에 한줄기 코끝 찡한 메시지를 던져주기도. ●야마카시(액션) (감독/배우) 아리엘 제이통/쇼 벨 딘·윌리엄스 벨 ‘야마카시’란 맨손으로 도심 빌딩을 오르내리거나 낙하하는 일종의 익스트림 스포츠.파리 뒷골목을 전전하는 7명의 20대 야마카시 동호회원들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우상이다.이들을 흉내내다 어린 아이가 다치자 병원비를 마련하려고 회원들은 ‘있는 집’만 골라 터는 ‘현대판 로빈후드’가 된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멜로사극) (감독/배우) 이재용/이미숙·전도연·배용준 지난 10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흥행작.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과거에 급제하고도 풍류에 빠져사는 선비 조원과,내연의 관계이자 명문가 정실부인 조씨가 은밀한 사랑게임을 벌인다.조원이 정절녀 숙부인을 유혹해내는지의 여부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는 갈수록 진정한 사랑에 눈떠가는 조원과 숙부인의 관계에 주목한다. ●시카고(뮤지컬 드라마) (감독/배우) 롭 마셜/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리처드 기어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제 6개 부문 수상작.스타를 꿈꾸는 여자와 그 욕망을 비열하게 이용하려는 변호사가 주인공인 인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했다. 임신 중에도 쇼걸처럼 화려한 무대를 꾸민 캐서린 제타 존스,르네 젤위거의 춤솜씨가 놀랍다. 리처드 기어의 탭댄스도 볼만하다. ●신밧드-7대양의 전설(애니메이션) (감독/배우) 팀 존슨/- 혈기와 모험심으로 충만한 바다의 도적 신밧드는 세계평화를 수호하는 ‘평화의 책’이 사라지자 이를 훔쳤다는 누명을 쓴다.친구 프로테우스가 대신 감옥에 갇히자 신밧드는 ‘평화의 책’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모험길에 나선다.브래드 피트,캐서린 제타 존스,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했다. ●젠틀맨 리그(SF·액션) (감독/배우) 스티븐 노링턴/숀 코너리·스튜어트 타운젠드·페타 윌슨 1억 1000만 달러를 들인 블록버스터.원작만화에 나오는 ‘솔로몬 왕의 보물’‘드라큘라’ 등 유명 SF·팬터지소설의 주인공 7명이 세계를 제패하려는 ‘팬텀’의 음모에 맞선다는 내용.지킬박사가 야수로 변하는 모습 등 다양한 컴퓨터그래픽(CG)기법과 첨단 기술이 화면을 압도. ●굿바이 레닌(드라마) (감독/배우) 볼프강 베커/다니엘 브르헬·카트린 사스 2002년 유럽영화제 6개부문을 수상한 유쾌한 독일 코미디. 사회주의를 신봉하는 어머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동독의 몰락을 보고 받을 충격을 우려,자식들이 집안과 주위 환경을 이전처럼 꾸민 이후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을 코믹하고 따스하게 그렸다. ●여섯개의 시선(옴니버스·단편) (감독/배우) 박광수 등/변정수 등 여섯명의 감독이 각기 다른 주제로 인권 사각지대를 비춘 옴니버스식 단편 영화.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학년생들의 취업준비,원어민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편견,장애인의 취업난과 이동권 문제 등 ‘불평등 한국’의 단면을 요모조모 조명.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각 편의 작품성도 높다.
  • 15명쯤은 죽어도 눈 깜빡않는 ‘人災공화국’ “도시재난 섬뜩하게 담을 작정”/새 영화 구상하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

    영화계에선 흔히 올해를 ‘봉준호의 해’라고 말한다.그런데 정작 그의 반응은 덤덤하다.“그저 두번째 장편 ‘살인의 추억’을 만들었고 세번째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해”라고 차분하게 말한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때 봉준호(34)감독이 주목받는 이유는 두가지.‘살인의 추억’으로 관객 520여만명을 동원하면서 10여개의 국내외 주요 영화제 상을 휩쓸었다는 점과,한국 영화계가 그의 독특한 영상언어에 거는 기대가 계속 높다는 점이다. 그는 여느 스타 못지않게 바쁘다.언론들의 세칭 ‘연말 정산’ 코너에 불려다니느라 스케줄이 빽빽하다.게다가 새 영화 시나리오와 내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선보일 ‘디지털 삼인삼색전’준비 등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에 이동 중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기 일쑤다. 그가 집행위원으로 있는 영화아카데미 20돌 기념 영화제 폐막식을 앞둔 21일 서울 종로구 선재아트센터 앞에서 그를 만났다.인터뷰는 ‘올해의 추억’보다는 ‘내년의 계획’에 무게를 두었다. ●2003년 이후 첫 화제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세번째 영화.“도시 재난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아직 구체적 그림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고교 2학년 때부터 찍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유달리 사회현실에 민감한 감독인지라 담을 메시지가 궁금하다.“대구 지하철 참사,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같은 대형 참사가 많은 ‘인재(人災)공화국’이어서인지 한국에선 15명 정도가 죽어도 눈하나 깜빡이지 않습니다.인명에 무감각한 세태를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영화적 상상력으로 그려서 우리 사회의 히스테리를 찍는거죠.” 늘 새로운 것을 찾는 그의 설명을 듣노라면 벌써 호기심이 커진다.이어 이야기는 디지털 영화로 옮겨갔다.그는 최근 아카데미 영화제 출품작을 비롯, ‘디지털 삼인삼색전’ 등 디지털영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한번도 디지털로 영화를 찍은 적이 없어 욕심만 갖고 있다가 ‘살인의 추억’을 끝낸 뒤 한영애의 뮤직비디오와 ‘이공’출품작을 디지털로 만들어 봤습니다.” 논리적이고 달변인 그의 말은 내년 4월 전주에서 상영할 ‘모자이크 다큐멘터리:인간 조혁래’로 달렸다.“지하주차장,결혼식장 등 어디에서건 우리 일상이 모두 찍히고 있지 않습니까?그런 형식으로 한 인간의 5년간 행적을 연출된 다큐형식으로 담습니다.이미지가 넘치는 시대에 ‘사실적 이미지‘가 무엇인지가 새해 제 화두입니다.물론 세번째 장편에서도 탐색할 예정입니다.” ‘살인의 추억’이 가져온 명성이 그 를 억누르지 않을까? 두번째 영화라는 점과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그 무거움은 더할 성 싶다. “흥행을 의식하지 않고 장편 두편을 소신껏 만들었는데 결과는 ‘하늘과 땅’입니다.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지옥을 맛봤고 ‘살인의 추억’으로 천당을 다녀왔습니다.아무도 흥행을 점칠 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 독창적으로 작품을 만들겠습니다.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영원한 현역’으로 남고 싶습니다.” 잠깐 영화 밖으로 나와 ‘스크린 쿼터제’로 말줄기를 틀었더니 입장이 단호하다.“한국 영화에 특혜를 주자는 게 아니라 잘 하니까 계속 보호하자는 장치입니다.우리 나라에서 베스트10에 든다고 생각하는 좋은 제도인데 왜 없애려는지 모르겠습니다.”●2003년 한해 비록 덤덤하게 반응해도 올 한해는 그에게 남달랐을 것.다시 물으니 “그렇게 크게 뜰 줄 몰랐습니다.아마 사건의 실제성이 관객을 움직였나 봅니다.”라고 살짝 미소짓는다.그러나 여전히 차분하다.숱한 상 중에서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와 영화평론가협회가 주는 상이 제일 기뻤다고 한다. “영화제 시사회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제가 강조한 웃음과 긴장 포인트에 똑같이 공감하는 걸 보고 보편성을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또 흥행작을 외면하는 비평가들이 제 손을 들어준 것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습니다.” ●2003년 이전 그는 볼거리가 빈약하던 중학생 때 TV드라마나 AFKN을 즐겨보다 영화광이 됐다.할리우드 대중스타들의 비키니 차림이 범람하던 ‘로드쇼’등 영화잡지 틈새에 숨어있던 값진 글들을 스크랩하면서 할리우드 키드의 꿈을 키웠다.연세대 사회학과에 들어간 뒤 전공보다는 영화 동아리 ‘노란 문’에서 열정을 쏟았다.졸업후 영화 아카데미 11기로 그 꿈에 한걸음 다가갔고 장편 두편을 통해 ‘대표감독’으로 성큼 자랐다. 그의 꿈은 진행형이다.더 완벽한 꿈은 영원한 현역.“제작이나 교수보다는 임권택 감독처럼 끝까지 현장에 남고 싶습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올해도 드라마 작가상 줄수 없다”방송작가협 “대부분 작품성 미달”

    “우리도 안타까워요.그래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드라마들이 계속 시청률 경쟁에만 매달리면 내년 드라마 작가상도 거를 수 밖에 없습니다.”(유호 한국방송작가협회 고문) 오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제16회 한국방송작가상은 국내 유일의 순수 방송작가상이다.각색물이 아닌 순수창작물을 대상으로 드라마·교양·예능·특별상 등 4개부문에 걸쳐 시상한다.지난 89년 시작부터 전문적인 작가집단이 오직 작품성만을 기준으로 투명하게 심사하는 상이라 더욱 권위가 높다. 그러나 올해도 ‘드라마 작가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인이 없다.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유호 협회 고문은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털어놓았다.“사실 2년이나 연속으로 드라마 작가상을 거르면 안 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그래도 상 줄 만한 작품이 없는데 어쩌겠습니까.” 올해는 드라마 사상 최대의 제작비를 들인 SBS ‘올인’을 비롯해 유난히 대작과 문제작들이 많았던 해.왜 상을 줄 만한 작품이 없는 것일까. “시청률 등 양적인 요소로만 따지면 못 줄 것도 없습니다.그렇지만 우리까지 그럴 수는 없죠.” 그동안 ‘그대 그리고 나’‘은실이’‘덕이’‘서울의 달’등 작품성 높은 드라마들만 엄선해,상을 주어온 작가상을 그렇게 다룰 수 없었다는 것이 협회측의 입장이다.또 상을 줄 만한 작품들은 전부 수상 경력이 있는 노장 작가들의 작품인 것도 “한번 작가상을 받은 사람은 다시 받을 수 없다.”는 심사 기준에 걸렸다. 자신도 ‘덕이’로 수상 경력이 있는 이희우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지난해 제15회 드라마 작가상을 공석으로 결정하면서,“한국의 방송사들에 많이 바라지도 않는다.10개 중 3개만이라도 사회적 책임감을 갖는 드라마를 편성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올해는 당부도 지쳤는가.유호 심사위원장은 “우리가 너무 많이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이런 시청률 지상주의 추세로는 내년에도 드라마 작가상은 주인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제작진과 작가들이 방송사측의 시청률 압력에 너무 휘둘리지말고 자존심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SBS ‘왕의 여자’ 조기종영되나

    MBC 월화사극 ‘대장금’과 SBS ‘왕의 여자’의 운명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장안의 화제인 ‘대장금’이 5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왕의 여자’는 초반부터 불거진 조기종영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긍희 MBC사장은 3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가장 즐거웠던 일로 망설임없이 ‘대장금 신드롬’을 꼽았다. 그는 “큰 일 하나가 잘되니 작은 근심들이 사라진다.”며 아낌없는 애정을 표했다.‘대장금’이 방송사의 효녀 노릇을 톡특히 하고 있는 셈이다.제작진은 당초 50부 예정이었던 ‘대장금’을 10회 정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달리 SBS는 ‘왕의 여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지난 10월6일 첫방송에서 11.7%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왕의 여자’는 갈수록 ‘대장금’의 기세에 눌려 한자리 숫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조기종영을 염두에 두고 후속 드라마 ‘신인간시장’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사항은 없다.”면서도 “김재형 프로듀서 등 ‘왕의 여자’실무진과 의견이 일치하면 후속 드라마 계획이 앞당겨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여운을 남겼다. ‘왕의 여자’에 먹구름만 드리운 건 아니다.조기종영설이 확산되자 팬들이 조직적으로 항의에 나서고 있다. 드라마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종영설을 비난하는 글이 1000여건 넘게 올라오고 있다.일부는 일간지 방송담당 기자에게까지 이메일을 보내 조기종영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 인터넷에 ‘왕가일보’를 창간한 정유선씨는 “시청률과 인기에만 매달려 작품성에 관계없이 드라마의 생사를 좌우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분개했다. SBS는 네티즌들의 이런 움직임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열혈 팬들의 집단행동이 ‘왕의 여자’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한국 연극史 다시 쓴 15편 릴레이공연 반갑다 ‘연극열전’/내년 1월부터 동숭아트센터서

    지난 20여년간 한국 연극사에 큰 획을 그었던 화제의 명 연극들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극단 동숭아트센터(대표 홍기유)와 문화창작집단 수다(대표 장진)는 1980년부터 지금까지 흥행에도 성공하고 작품성도 인정받은 연극 15편을 선정,내년 1월부터 ‘연극열전’이란 타이틀 아래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소극장에서 연중 릴레이 공연한다.오태석 이윤택 김광보 박근형 등 내로라하는 연출가들과 명배우 조재현 윤소정 안석환,그리고 목화 미추 연희단거리패 실험극장 연우무대 등 한국을 대표하는 극단들이 총출동하는,최고의 연극시리즈이다. ●서울 관객대상 ‘가장 보고싶은 연극' 조사 대극장인 동숭홀에서 공연될 작품은 ‘에쿠우스’‘남자충동’‘햄릿’‘허삼관 매혈기’‘택시드리벌’‘백마강 달밤에’‘오구’‘피의 결혼’ 등 8편.소극장에선 ‘한씨연대기’‘관객모독’‘판타스틱스’‘나잇마더’‘불 좀 꺼주세요’‘청춘예찬’‘이발사 박봉구’ 등 7편이 공연된다. 이들 작품 목록은 역대 화제작을 중심으로 관객의 선호도 조사,연극인 설문,공연제작 가능성 여부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최종 선정됐다.최근 서울지역 관객 500명을 대상으로 15편 가운데 ‘가장 보고 싶은 연극’을 조사한 결과 ‘햄릿’이 1위에 꼽혔고,이어 ‘에쿠우스’‘관객모독’‘청춘예찬’‘오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최측은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연극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관객을 적극적으로 극장에 끌어들이는 한편 좋은 작품들이 단발성 공연에 그치지않고 외국의 경우처럼 장기 레퍼토리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연극열전’의 첫 무대를 장식할 ‘에쿠우스’는 실험극장의 대표작.말 여섯마리의 눈을 찌른 소년 앨런의 심리상태를 묘사한 이 작품은 1975년 초연 당시 공연계에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번 공연에는 1991년 5대 앨런을 연기했던 조재현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광보가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남자충동’은 1997년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와 배우 안석환의 이름 석자를 뚜렷하게 각인시킨 작품이다.가부장적 가치관에 사로잡혀 폭력을 휘두르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그려 그해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다.입소문만 들어왔던 연극 팬들에겐 반가운 무대이다. ●연희단거리패 ‘오구' 10년간 270만 동원 10년 동안 270만 관객을 모은 초대형 흥행작으로,최근 영화로도 만들어진 연희단거리패의 ‘오구’(이윤택 작·연출)와 전통의 미덕 속에 다양한 실험성을 보여주고 있는 극단 목화의 ‘백마강 달밤에’(오태석 작·연출)도 눈길을 끈다.창단 35주년을 맞는 극단 자유의 ‘피의 결혼’은 1980년대 ‘무엇이 될꼬하니’‘달맞이 꽃’에 이은 죽음의 3부작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소극장 프로그램의 첫 작품인 연우무대의 ‘한씨연대기’는 한영덕이라는 평양 출신 의사의 삶을 통해 분단 문제를 조망한 작품.황석영의 소설을 무대화한 것으로 91년 재공연 이후 13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관객을 연극에 끌어들이는 파격적인 연출로 화제를 모은 극단 76단의 ‘관객모독’도 오랜만에 공연된다. ‘나잇 마더’는 ‘엄마,안녕’이란 제목으로 98년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돼 숱한 엄마와 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작품이다.배우 명계남이 연출자로 나서는 이번 공연에는 실제 모녀지간인 윤소정과 오지혜가 동반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햄릿’은 극단 백수광부의 대표인 이성열 연출가가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패키지티켓 구입땐 20~30% 저렴 이밖에 90년대 최고의 흥행작인 ‘불 좀 꺼주세요’,배우 박해일을 발굴한 ‘청춘예찬’,만능 재주꾼 장진의 ‘택시드리벌’ 등은 연극 마니아가 아니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화제작들이다.극단 동숭아트센터의 ‘이발사 박봉구’와 극단 미추의 ‘허삼관 매혈기’는 지난해와 올해 초연한 최근작이다. 공연기간 중 극장 로비에서 연극 사진전과 포스터전,연출가와 배우들이 참가하는 벼룩 시장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다.20장,10장,5장씩 묶은 패키지 티켓을 사면 25∼3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고,‘연극열전’ 회원에 무료 가입하면 전 공연 20%할인 혜택을 받는다.www.idsartcenter.co.kr(02)762-0010. 이순녀기자 coral@
  • 사랑, 그 네가지 색깔/오늘부터 ‘애정만세 4색전’

    우연한 만남과 사랑,갈등과 이별,그리고 재회 등 고만고만한 할리우드식 사랑타령에 식상하다고? 그렇다면 21일부터 새달 4일까지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리는 ‘애정만세 4색전(Romance 4ever)’을 찾아가보자.동숭아트센터가 퍼시픽엔터테인먼트·태원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 기획전에는 ‘길들여진 눈’을 씻어주는 4편의 영화가 기다린다.모두 소재의 신선함은 물론 주요 해외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다. ●‘해피 액시던트’=자신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온 여행자라고 주장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 여자 이야기.탄탄한 구성과 SF기법을 쓰지않고도 시간여행 효과를 잘 살려 “기발한 코미디” 등 호평을 받은 작품.독립영화계의 대표주자 브래드 앤더슨이 연출했다. ●‘패스트푸드 패스트 우먼’=2000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오해 때문에 일이 꼬이는 30대 연인,고정관념에 매여 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70대 커플 등 두쌍이 사랑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현대인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히 적신다.감독은 국내에 ‘수’로 알려진 아모스 콜렉. ●‘도메’=이란에 정착하려고 온 아프가니스탄 청년이 이방인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문화 차이로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한눈에 반한 이란 처녀의 사랑을 얻기위한 속앓이 과정을 감동적으로 다루었다.이란 영화계의 기대주 하산 예크타파나 감독. ●‘바텔'=‘킬링 필드’로 세계를 놀라게 한 롤랑 조페 감독이 17세기를 배경으로 만든 애틋한 연사(戀事).평민과 귀족의 신분 차이를 초월한 사랑을 위해 가슴졸이는 사연이 펼쳐진다.2001년 칸 영화제 개막작.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열연. 이종수기자
  • [시네 드라이브] ‘선택’ 살리기 나선 네티즌들

    요즘 사이버 공간에서 관객들의 영화살리기 운동이 뜨겁게 전개돼 눈길을 끈다.영화 ‘선택’을 살려내자는 네티즌들의 열기가 포털 사이트 다음과 영화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선택’은 사상전향을 거부한채 45년간의 감옥생활 끝에 지난 95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북송된 김선명옹의 삶을 다룬 영화. 최근 네티즌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4일 전국 20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선택’이 흥행 저조를 이유로 대부분 일찍 간판을 내린 때문.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와 강남의 씨어터 2.0,목포의 중앙시네마를 제외한 모든 극장들이 1주일만에 서둘러 종영했다.이에 ‘선택’을 선택할 권리를 빼앗긴 관객들이 홈페이지에 재상영을 요구하는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이 가운데 ‘선택’의 볼 권리를 찾자고 강하게 주장한 네티즌 ‘왼발’이 다음카페에 사이트 ‘선택’(cafe.daum.net/45years)을 만들었다.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는 다양하다.“이런 영화들이 자꾸 죽는다면 누가 다시 만들겠습니까”(‘감자고기’) “힘든 여건에서 고집스레 좋은 영화를 만들어낸 모든 스태프들에게 찬사를 표합니다”(‘또니’).재상영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쏟아지고 있다.정당성과 취지를 담은 전단을 만들어 거리에서 홍보하자는 제안부터 예술영화 전용관을 적극 이용하자는 등의 아이디어가 속출한다.이같은 목소리에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워도,제주 프리머스 상영관은 다음주부터 재상영을 결정했다. 이처럼 영화를 지원하는 관객모임과 운동이 본격화한 것은 ‘박사모’(‘박하사탕’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때부터.이후 ‘파사모’(‘파이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로 이어졌던 관객들의 영화살리기는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라이방’‘나비’‘고양이를 부탁해’ 등 작품성에 대한 호평과는 달리 흥행에 실패한 작품을 재상영하는 ‘와라나고 특별전’을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선택 살리기’는 일단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지만,인권·사상의 자유를 담은 영화의 주제의식에 공감한 사회단체들이 가세한 점이 종전의 영화살리기와는 조금 다르다.최근 이같은 목소리 높이기는 그 이유가 영화의 예술성에 있든,우리사회와 맞물린 문제의식에 있든 예전과는 퍽 다른 현상임엔 틀림없다.그 힘이 아직 미약하더라도 자기 권리를 찾자는 관객 목소리의 확산은 우리 영화의 다변화와 볼 권리 정착에 튼실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수 기자
  • 피터 셰퍼 /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극작가 그의 명작 2편 국내서 만난다

    ‘아마데우스' 20년만에 재공연 극작가 피터 셰퍼의 이름은 낯설어도,그가 쓴 희곡 ‘에쿠우스’나 ‘아마데우스’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아마데우스’는 피터 셰퍼가 직접 각색한 영화로도 유명하다.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작가로 꼽히는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77)의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화제다.‘아마데우스’가 12∼17일 연강홀에서,‘고곤의 선물(원제‘The Gift of the Gorgon')’이 20∼30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관객을 맞는다.‘아마데우스’는 20년만의 재공연이고,피터 셰퍼의 근작(92년)인 ‘고곤의 선물’은 국내 초연이란 점에서 뜻깊다.여기에 내년 1월말 ‘에쿠우스’를 극단 실험극장이 공연할 예정이어서 피터 셰퍼의 명작 3편을 차례로 감상하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됐다.연극무대와 TV를 아우르는 베테랑 연기자 송승환(아마데우스)과 정동환(고곤의 선물)이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두 작품을 미리 엿본다. “20년전에 했던 역할을 다시 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거예요.저로선 행운이지요.”스물여섯에 모차르트를 연기했던 송승환이 불혹의 나이가 지나 같은 배역을 맡았다.‘난타’제작자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통에 배우로서는 연극 ‘유리동물원’이후 7년 만에 서는 무대다. 이번 공연은 원로 연극배우 김길호의 고희를 기념해 극단 춘추가 마련했다.김길호는 20년전 살리에르역을 연습하다 공연 보름전 몸이 아파 무대에 서지 못한 안타까운 기억이 있다.이번에는 살리에르 대신 황제를 맡아 중후한 연기를 선사한다. 방탕한 천재 모차르트와 이를 시기하는 평범한 인간 살리에르의 숨막히는 갈등과 대립을 다룬 이 작품의 주된 관심은 아무래도 송승환과 권성덕(살리에르),두 주연배우의 불꽃튀는 연기대결에 쏠린다. 송승환은 “앨런이 아닌 다이사트가 ‘에쿠우스’의 진짜 주인공인 것처럼 이 작품도 모차르트보다는 살리에르에 더 애착이 가는 연극”이라면서 “좀더 나이들면 살리에르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81년 앨런을 연기했던 송승환은 피터 셰퍼의 열렬한 팬이다. 인자한 인상때문에 악역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권성덕은 “원래 내가 악역 전문배우”라고 운을 뗀 뒤 “천재의 능력을 주는 대신 천재성을 알아보는 능력만 준 신에 대한 살리에르의 인간적 고뇌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했다. 문고헌 연출가는 “관객들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르,두 인물에게 모두 연민을 느낄 수 있도록 설득력있게 상황을 그려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탤런트 이미영이 모차르트의 아내로 연기생활 25년 만에 첫 연극무대에 서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02)744-0300. 국내 초연 ‘고곤의 선물' 사실상 피터 셰퍼의 은퇴작에 해당하는 ‘고곤의 선물’은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92년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이 마이클 페닝튼,주디 덴치를 캐스팅해 초연한 이래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만 무대화됐다.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의 명연출가 피터 홀이 “에쿠우스로 시작,아마데우스에서 더욱 다듬은 기교를 이 극에서 완성시켰다.”고 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성을 갖춘 대작이다.피터 셰퍼의 다른 작품에 나타나는 신화성과,그의 가장 중요한 화두인 인간과 도덕관습에 관한 주제가 잘 융합됐다.극단 실험극장은 이미 ‘에쿠우스’로 피터 셰퍼와는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이한승 대표는 “작품 해석이 만만찮은 데다 3시간이나 되는 대작이어서 그간 국내에서는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면서 “‘에쿠우스’를 국내 초연했던 실험극장의 창단 43주년 기념작으로 가장 잘 어울리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은 천재 극작가 에드워드 담슨이 그리스 세라섬에 있는 자신의 빌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뒤 아내 헬렌과 전처 아들 필립 담슨이 그의 죽음뒤에 감춰진 비밀을 한꺼풀씩 벗겨나가는 구조를 띠고 있다. 세 주인공들이 같은 무대에서 두개의 다른 장소,세개의 다른 시간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구성과 에드워드의 작품들을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내는 구조가 재미를 더한다. 에드워드역을 맡은 정동환은 “에드워드는 피터 셰퍼의 분신과도 같다.자기를 죽이면서까지 연극을 완성시키는 ‘연극혼’이 살아 있는 인물”이라고 분석했다.대작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은 3개월째 하루 10시간에 이르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헬렌역에예수정,아들 필립역에 채용병이 출연한다. ‘고곤'은 바라보면 돌로 변해버리는 그리스신화의 메두사.(02)764-5262. 이순녀기자 coral@ ●피터 셰퍼는 1926년 영국 리버풀 태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했다.58년 ‘다섯손가락연습’으로 데뷔한 이후 ‘에쿠우스’(73년)로 뉴욕 토니상 극본상을 수상했다.대표작은 ‘블랙 코메디’(65년)‘아마데우스’(79년)‘요나답’(88년)‘누구에게 얘기해야 합니까’(89년)‘고곤의 선물’(92년)등.
  • 여기는 ‘불평등 공화국’입니다/ 임순례 감독등 6명이 만든 인권영화 여섯개의 시선

    여섯개의 시선에 담은 ‘불평등 한국’.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운위할 정도로 돈에서는 앞서가지만,정신에서 우리의 허방은 여전히 깊다.새달 14일 개봉하는 ‘여섯개의 시선’은 박광수 여균동 박찬욱 임순례 박진표 정재은 등 작품성에서 내로라 하는 여섯명의 감독이 인권을 주제로 만든 여섯편의 단편 영화 모음.국가인권위원회가 5000만원을 지원해 제작했다.김창국 인권위위원장은 “내가 가하거나 당하거나 이중적 의미의 차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도만이 아니라 의식개혁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기획·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성희롱에 가까운 여상 3년생들의 취업준비 과정,네이티브에 가까운 영어발음을 위한 혀 절개수술,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편견 등 소재는 다르지만 속에 품은 뜻은 하나다.한국의 인권 사각지대를 고발한다. 임순례감독의 ‘그 여자의 무게’는 취업을 눈앞에 둔 여상 3년생들의 풍속도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차분하게 담았다.“졸업 때까지 몸매 관리 잘하라.”는 담임선생,“살 좀빼라,50㎏넘으면 웬만한 회사에서는는 면접도 못본다.”는 체육교사의 말은 비정상적 고용환경을 보여준다.평범한 외모에 약간 살이 찐 주인공 선경이 쌍꺼풀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원조교제성 모임에 가는 장면이나,외모를 중시하는 면접관들의 태도 등을 클로즈업하면서 ‘겉’만 강조하는 모순을 꼬집는다.그 너머로 이런 희한한 풍경을 낳은 기본 모순인 빈부의 문제도 도마에 올린다. ‘죽어도 좋아’로 노인들의 성문제를 건드린 박진표 감독의 예리한 문제의식은 비인간적인 영어 열기를 겨냥한다.그의 작품 ‘신비한 영어나라’는 L과 R발음을 네이티브에 가깝게 내기 위해 아들의 혀마저 서슴없이 절개하는 부유층의 잔인한 실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심의 통과를 걱정했다.”고 고백할 정도로 영화는 끔찍한 수술장면을 세밀하게 보여준다.그를 통해 자식의 인권을 유린하는 부모의 만행을 까발린다. 스타일리스트 박찬욱의 시선은 외국인 노동자를 향한다.‘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에서 억울하게 5년여 세월을 한국 정신병원에서 보낸 네팔 여성노동자의 기막힌 사연을 다큐 기법으로 추적한다.돈을 잃어버려 라면 한그릇 값을 못내 그 대가로 치러야 했던 희생을 냉정하게 담으며 인권의 억압자인 우리 모습을 비판한다. 장애우들의 취업난과 대륙횡단만큼이나 험난한 광화문 횡단을 통해 이동권쟁취투쟁을 다룬 여균동감독의 ‘대륙횡단’,외모에 대한 선입관이 빚는 에피소드를 깔끔하게 묘사한 박광수감독의 ‘얼굴값’,한번의 실수를 저지른 이웃에 ‘주홍글씨 A’의 낙인을 찍고 따돌리는 싸늘한 현실을 그린 ‘그 남자의 사정’ 등도 지지리 못난 우리의 얼굴을 담아낸다. 몰랐거나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했던 문제들을 끄집어낸 여섯개의 에피소드에는 날선 목소리만 있는게 아니다.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한편한편이 작품성을 확보하고 있다.개성이 강한 감독의 ‘여섯개의 시선’은 따로 놀면서도 절묘한 화음을 빚는다.그리고 묻는다.영화의 영어제목처럼 ‘당신이 나라면(If You were me?)? 혹은 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당신은 무얼하십니까?'라고. 이종수기자 vielee@
  • 경력20년이상 공무원 “민원도우미로 나섰죠”/송파구 문턱 낮추기 관심

    “아직도 구청 문턱이 높다고요?” 민선 단체장 10돌을 앞두고 ‘주민 감동’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송파구(구청장 이유택)가 ‘구청 100배 즐기기’ 10대 주제를 설정,구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전을 펴고 있다.역점사업들을 소개한다. ●친절행정 출발점 도우미 지하철 2·8호선을 환승하는 잠실역 인근인 구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도우미들이다.민원안내 도우미,호적민원 전산 도우미,바로바로 도우미 등 이름도 갖가지다. 특이한 부문은 20년 이상 경력을 갖춘 6급 이상 베테랑 공무원들로 이뤄진 바로바로 도우미로 각종 민원상담 업무를 맡는다. ●자연의 숨결을 들려줘요 2층 민원실 토종 민물고기 수족관에는 연못과 늪,하천 등에서나 볼 수 있는 30여종 2000여마리의 민물고기들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쉬리,피라미,미꾸라지,돌고기,모래무지,우렁,참붕어,은어,꺽지,퉁가리 등 작게는 2㎝부터 크게는 20㎝까지 다양한 크기의 민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난 영화보러 구청 간다 2층 구정홍보관 영상실에서는 매일 낮 12시,오후 3시 두 차례씩 작품성과 흥행순위 등을 고려해 자체 선정한 우수영화가 상영된다. 최신 우수 영화를 1주일에 한 편씩 번갈아 가며 72인치 대형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발길 잡는 ‘거리문고’ 구 청사 북측 담장변 30여평의 빈 땅에 자리한 거리문고에는 3500여권의 도서가 구비돼 있다. 지난 한해만도 1만 5000여명이 2만 1500여권을 대여해 갔을 정도로 인기다.이용객은 하루 평균 100여명.대여료도 권당 300원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에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잘 먹고 잘 살자?” 구내식당도 밝은 우드그레인으로 장식된 기둥과 고급 데코타일이 깔린 바닥으로 3차원 컨셉트를 충족시킨다.연면적 205평에 최대 23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최신식 주방 자동화 시설도 자랑거리다.전문 영양사가 1주일치씩 짜는 식단은 같은 음식이 나오지 않도록 배려했다.한끼 식사에 직원 1500원,방문객 2500원. 문홍범 총무과장은 “민원인들의 만족감은 물론,직원들이 일할 마음이 돼야 궁극적으로 친절행정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설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시네 드라이브] 연극 연출가들 감독 데뷔

    연극연출가 출신들의 영화감독 데뷔작이 잇따라 개봉될 예정이다. 주인공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문제적 인간 연산’을 비롯해 ‘어머니’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긴 ‘문화게릴라’ 이윤택과,‘노동자를 싣고 가는 아홉 대의 버스’‘한겨울밤의 꿈 극작’ 등 10여편의 걸출한 작품을 무대위에 올렸던 이수인.여기에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연출한 박광정도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일과 6일 부산영화제에서 선보인 이윤택 감독의 ‘오구’가 새달 28일 개봉하는 데 이어 이제 막 크랭크업한 이수인 감독의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내년 초 관객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연극연출가 출신답게 영화에서 두 사람 모두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았다.이윤택의 ‘오구’는 89년 처음 무대에 올려진 뒤 27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인기작품.이윤택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력과 주연을 맡은 수더분한 이미지의 배우 강부자의 해학이 어우러져 관심을 끈다. ‘고독…’은 개성있는 연기를 자랑하는 주현,김무생,송재호,선우용녀 등의 멀티캐스팅으로화제가 된 작품.노년에 접어든 죽마고우들의 웃음과 애잔함을 버무린 데다,배꼽을 잡게 하는 맛깔스러운 대사가 일품이다. 연극 연출자의 영화 감독 데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이미 ‘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의 장진과 ‘반칙왕’‘장화홍련’의 김지운 등이 연극계에서 배출한 ‘잘 나가는’ 감독들이다.이들이 연극계에서 익힌 탄탄한 연출력과 관객을 빨아들이는 흡입력 등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킨 데 이어 이윤택,이수인,박광정의 가세가 ‘연극의 힘’을 다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 켠에선 이들 연극 연출자들의 영화계 진출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영화에서 성공한 배우·연출자들이 연극판으로 회귀하지 않아 ‘연극 공동화’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지적이다.영화와 연극은 ‘건널 수 없는 강’이 되어선 안되고,언제든 오가며 서로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젖줄을 주고 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종수 기자
  • ‘이(爾)’ ‘유린타운’ ‘서안화차’/다시 보러 오세요

    초연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은 화제의 공연들이 잇따라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 새달 2일부터 정동극장에서 공연하는 극단 우인의 ‘이(爾)’(김태웅 작·연출)는 지난 2000년 한국연극협회 ‘올해의 연극상’,한국평론가협회 베스트3,동아연극상 작품상을 휩쓴 작품.열성 팬들이 ‘이사모(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결성해 홍보에 발벗고 나설 만큼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았다. ‘이’는 조선시대때 왕이 종4품 이하의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연산군에게 낙점돼 웃음과 몸을 바쳤던 궁중 광대 ‘공길’이 연극의 주인공이다.궁중 코미디언을 소재로 삼은 독특한 발상과,이를 재치있게 풀어낸 솜씨가 주목을 끌었다.연산군이 궁중 광대와 동성애 관계였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이번 재공연에는 등장인물의 갈등을 더 극적으로 만들고,아크로바틱과 재담을 강화했다.11월2일까지.(02)751-1500. 지난해 8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라 흥행에 성공했던 극단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뮤지컬 ‘유린타운’(사진·그레그 커티스 작,심재찬 연출)도 다시관객을 맞는다.당시 공연을 보러 내한한 원작자로부터 “브로드웨이 공연에 견줘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았고,올초 한국뮤지컬대상에서도 베스트 외국뮤지컬상을 수상했다. 물 부족으로 도시의 화장실이 악덕 기업인에게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황당한 상황을 설정한 뒤 이에 맞서는 시민들의 반격을 유쾌하게 묘사했다.어디서 본 듯한 장면과 귀에 익은 음악이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패러디 뮤지컬이다.새달 3일부터 우림청담씨어터에서 무기한으로 공연한다.1588-7890. 극단 물리의 ‘서안화차’(한태숙 작·연출)는 지난 6월 초연때 실험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서울공연예술제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공백이 길지 않아 작품에 별도로 손을 대지는 않았다.출연배우도,공연장도 초연때와 똑같다.10월4∼19일 설치극장 정美소.(02)3672-3001. 이순녀기자 coral@
  • ‘살인의 추억’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감독상/봉준호씨, 신인·최우수 2관왕

    올해 국내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살인의 추억’(주연 송강호·김상경)의 봉준호(34) 감독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거행된 제51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과 신인 감독상을 수상했다.봉 감독은 2개 부문 수상으로 수상자 중 최고인 13만 77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봉 감독은 상을 받은 뒤 27일 오후 2시(한국시간)쯤 영화 제작자인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와 “너무 좋다.”며 “두 상의 심사위원이 달라서 동시 수상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살인의 추억’은 현지 상영에서 팬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으며 봉 감독에겐 인터뷰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아시아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타임 투 킬’,‘폰 부스’ 등으로 국내외에 알려진 조엘 슈마허 감독의 ‘베로니카 게린’ 등 14편의 후보작과 경합을 벌였다.최우수 작품상은 인간의 고독을 주제로 한 독일의 ‘슈상스트’(Schussangst)에 돌아갔다. 영화아카데미 11기 출신의 봉준호 감독은 단편영화 감독 시절부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작품성 높은 ‘모텔 선인장’(97)의 조감독과 극본,‘유령’(99)의 극본을 맡아 탄탄한 기본기를 다진 뒤 장편 ‘플란다스의 개’(2000)로 감독으로 입문해 홍콩영화제와 뮌헨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상과 신인감독상 등을 각각 받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영화 단신

    ‘봄 여름…' 아카데미 출품작에 뽑혀 지난 19일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제작 LJ필름)이 내년 2월 열릴 제76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진출하는 한국영화로 25일 최종 선정됐다. 아카데미 위원회로부터 추천권을 위임받은 영화진흥위원회는 “작품성 외에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의 성격 및 수상 경향,미국내 배급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품작을 결정했다.”고 선정배경을 밝혔다. 지난 15일 마감된 후보작 공모에는 ‘바람난 가족’‘살인의 추억’‘선생 김봉두’ 등 8편이 참여했다. 수해복구 자원봉사자 영화관람행사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는 새달 1·2일 이틀동안 수해복구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영화관람행사를 마련한다.이 행사는 태풍 ‘매미’ 피해 선포지역에서 수해복구를 지원한 자원봉사자와 해당지역의 공무원,군인,경찰,소방서 직원을 대상으로 CGV 체인극장 중 부산의 서면,대한,남포 및 경북의 김천과 서울의 강변,명동,구로,목동,상암 등 9개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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