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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단톡방서 “돌격 앞으로” 작전명령… 전투방식 혁명적 변화 예고

    [단독] 단톡방서 “돌격 앞으로” 작전명령… 전투방식 혁명적 변화 예고

    ‘팀킬’ 차단·드론공격… 디지털 군대 지향 별도 배터리 부착땐 최대 일주일간 유지 해외서도, 기지국 없는 해상도 사용 가능 美, 삼성 S시리즈 사용에 앱 수십종 개발육군이 군용 스마트폰을 모든 소속 군인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스마트폰으로 명령을 하달하고 작전을 수행하는 ‘전투 방식의 혁명적 변화’가 목전으로 다가온 셈이다. 소대장이 육성으로 “돌격 앞으로”를 외치는 대신 개인이 소지한 군용 스마트폰 화면으로 작전명령을 하달하고, 전투 드론(무인 항공기)을 이동시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물론 아군의 위치를 화면으로 파악함으로써 일명 ‘팀 킬’(아군 공격)도 방지할 수 있다. 군은 전장의 다양한 단말기를 스마트폰으로 통일해 기동성과 작전의 효율적인 전파는 물론, 향후 전장 상황 판단 등에서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명실상부한 ‘디지털 군대’를 지향하는 셈이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3일 “지난달 30일 육군 3성 장군 이상 회의에서 군용 스마트폰 도입을 논의했고, 삼성전자 측과 접촉한 결과 별도의 라인에서 생산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내년부터 군 장병들의 일과 후 개인 스마트폰 사용이 전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되도록 빠른 시일 내 군용 스마트폰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31, 39, 51사단을 대상으로 실제 전투 실험을 한 결과 기동성, 작전 수행의 효율성 면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에 따라 72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가 나왔고, 별도 배터리를 등에 부착하면 일주일간 사용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국내 모든 지역에 휴대전화 통신망이 깔려 있고, 해외의 경우도 유심 칩을 바꾸면 이용이 가능하다”며 “북한도 400만대의 휴대전화가 이용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육군의 작전지역에서 군용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휴대전화 기지국이 없는 해상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군용 주파수를 이용해 무전기로 사용할 수 있고, 위성 통신망에 연결하는 기능도 장착돼 있기 때문이다. 군용 스마트폰의 외형이나 기능은 일반 스마트폰과 크게 차이가 없다. 따라서 사용 및 확산이 쉽다는 게 육군의 설명이다. 다만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보안이 강하고 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채팅 앱의 경우도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달리 보안이 강화된 군 전용 앱을 사용한다. 군 작전에 치명적인 해킹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방고등기술국(DARPA)은 수십 종의 군용 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군인들만의 페이스북인 ‘후댓’, 메시지를 보내는 ‘그린 노트북’, 방사능 수치를 측정하는 ‘감마픽스’, 폭발 및 파편의 위험 거리를 제공하는 ‘레드’ 등이 대표적이다. 저격수를 위한 탄도 계산 앱인 ‘발리스틱인포’, 고공 낙하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드라인’ 등도 있다. 미국은 2010년부터 군용 스마트폰을 도입했고, 현재 삼성전자 S시리즈(군용)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보안 플랫폼인 ‘녹스’를 개발해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등에서 인증을 받으면서 채택됐다. 이미 미군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부터 드론을 사용해 테러리스트의 정확한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은 뒤, 이 장소를 공유해 소탕 작전에 이용하고 있다. 2012년 현장에서 웨어러블(입는) 컴퓨터 ‘랜드 워리어’를 지급하기도 했지만 900g이나 되는 무게 때문에 스마트폰(180g)을 대체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은 가슴에 부착해 가슴과 직각으로 열도록 돼 있고 이어폰을 보호하기 위해 헬멧에는 헤드셋이 달려 있다. 영국은 2010년 군용 스마트폰을 도입한 뒤 이를 이용해 드론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자기펄스(EMP) 공격에 군사 통신 장비가 마비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약호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더 빠르고 효율적인 작전 명령이 가능했고, 이를 계기로 해킹 우려가 없는 ‘밀챗’이라는 채팅 앱을 만들었다. 군 관계자는 “국방 예산은 한정돼 있고, 민간 기성 제품의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위성 사진이나 야시 장비(적외선 레이더) 등은 이미 민간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며 “미군도 자체 개발에 들여야 하는 막대한 시간 및 예산 등을 감안해 상용 기성 제품(민간 제품의 군용 버전)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군용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예산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4만대 정도인 무전기 예산이 1조 6000억원 정도인데 군 61만명에게 모두 군용 스마트폰(1대당 70만원)을 지급해도 4270억원 정도가 들기 때문이다. 우선 14만명의 지휘관에게 군용 스마트폰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군용 스마트폰으로 일반 인터넷과 전화도 가능하도록 허용할 경우 군 기강 문제가 우려되기도 한다. 근무시간에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하거나 군사기밀이 유출될 수 있는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과제인 셈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뉴스 in] 육군, 작전용 스마트폰 도입 추진

    육군이 군용 스마트폰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S시리즈가 유력하다. 무전 및 작전지휘는 물론 전투 드론을 움직이는 단말기로도 이용될 전망이다. 군용 스마트폰(70만원 선)이 기존 군용 무전기(무게 10㎏·4000만원 상당)에 비해 기동성 및 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고 보안·사용시간(배터리) 등을 개선해 군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게 육군의 분석이다.
  • ‘닻 올린’ 안보지원사… 군인 동향관찰 폐지

    ‘닻 올린’ 안보지원사… 군인 동향관찰 폐지

    부당지시 내부 이의제기 절차 신설 예하부대 50여개→30여개로 축소 대통령 독대 보고 폐지 명문화 안 해 무제한 軍감청권한은 유지돼 논란 국군기무사령부를 대체할 군 보안·방첩 전문기관인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지난 1일 공식 출범하면서 안보지원사의 달라질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로써 1991년 국군보안사령부가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단 이후 27년 만에 ‘기무사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다. 국방부가 2일 공개한 안보지원사 운영 훈령에는 정치적 중립 의무(4조), 특권의식 배제(8조), 인권보호 의무(9조) 등이 명문화됐다. 특히 기무사 특권의식의 배경으로 지목됐던 군인과 군무원의 일상적 동향을 관찰해 존안 자료로 보존하던 관행은 안보지원사에서 금지된다. 남영신 초대 안보지원사령관은 “동향 관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권한이었다”며 “기존 존안 자료는 시간을 두고 검토해 이관할 것은 기록물 보관소로 이관하고 수사에 필요한 것만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 조사의 대상도 장성급 장교와 그 진급 대상자, 보안·방첩 등 문제 식별자, 국방부 장관이 지정한 주요 군부대 대령급 지휘관, 3급 이상 군무원 및 대국가전복 관련 부대 지휘관 등으로 한정됐다. 특히 안보지원사는 민간인과 군인·군무원에 대한 불법 정보 수집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지시에 대한 이의 제기 절차 등을 신설했다. 이의 제기자 및 공익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해 안보지원사 초대 감찰실장에는 부장검사인 이용일 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임명했다.또 안보지원사는 장성 수(9명→6명), 인력(4200여명→2900여명), 예하부대(50여개→30여개) 등 기존 기무사보다 규모를 축소했다. 이를 위해 사단급 지원 부대 및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60단위’ 지역부대를 해체했다. 연대급 부대에 있던 ‘기무반’도 모두 폐지했다. 1300여명인 기무사 소속 병사 중 580여명도 감축된다. 병사 감축은 전역하는 병사의 후임을 뽑지 않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방첩·보안 업무 강화를 위해 보안처와 방첩처 등 2처는 각각 3개실에서 4개실로 확대했다. 반면 정치 개입 논란 부서인 융합정보실과 예비역지원과는 폐지됐다. 그러나 정치 개입 의혹의 핵심으로 지적됐던 군 정보부대 수장의 대통령 독대 보고 관행 폐지는 명문화되지 않았다. 앞서 기무사 개혁위원회는 지난달 2일 기무사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대통령 독대 관행의 폐지를 권고했으나 안보지원사 창설준비단은 대통령 보고 관련 사항을 훈령 등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남 사령관은 “우리는 국방장관의 부하이고 보안·방첩 관련해 장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며 “장관에게 보고한 다음 필요하면 청와대 비서실이나 안보실에 보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국방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사안을 청와대에 별도로 보고하지 않겠다는 의미이지만 청와대 안보실이나 민정수석실이 특정 사안에 대한 별도 보고를 요구할 경우 안보지원사령관이 이를 거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 군 통신에 대한 포괄적 감청 권한은 그대로 유지돼 향후 안보지원사의 운영 방향에 따라 작전부대 지휘관 등에 대한 무차별적 감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패스트푸드점에 나타난 멸종위기종 원숭이

    맥도널도 감자튀김이 생각났던 것일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29일 스웨덴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에 침입한 원숭이 소식을 전했다. 29일 12시 30분경. 예테보리 과학박물관은 보유하고 있던 원숭이 한 마리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해당 원숭이는 멸종위기종인 괼디원숭이(Goeldi marmoset). 실종된 괼디원숭이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러나 녀석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됐다. 그곳은 바로 동물원에서 약 14km 떨어진 고덴부르크의 한 맥도널드 매장이었다. 오후 10시 40분경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덴부르크의 경찰들은 매장 테이블 위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제일 먼저 원숭이를 발견한 매장 직원은 즉시 매장의 모든 문과 창문을 폐쇄했고 출동한 경찰들은 즉시 원숭이 포획 작전에 돌입했다. 그 사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급히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직원에 의해 포획됐다.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측은 “원숭이는 매우 희귀종으로 패스트푸드 직원에게 매우 감사하고 있다”면서 “원숭이는 현재 박물관에 돌아와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괼디원숭이는 아마존 강의 상류에 살고 있는 희귀 원숭이로 키 20~23cm, 꼬리 25~30cm 정도의 검고 작다. 6마리 정도가 작은 사회 집단을 이루고 살며 한 해에 두 번의 생식이 가능하며 평균 수명은 약 10년으로 알려졌다.(참고: 위키백과) 사진= 예테보리 과학박물관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 영공, 주변국 방공자산에 발가벗겨지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韓 영공, 주변국 방공자산에 발가벗겨지나?

    지난 30일, 러시아 국방부 공보국은 자국의 최신형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카자흐스탄 동부의 샤리 샤간 미사일 시험장(Sary shagan anti-ballistic missile testing range)에서 실시된 요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자국 항공우주군 산하 미사일 방어무대의 신형 MD 시스템이며, 요격 실험에서 가상 표적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요격 테스트를 실시한 미사일 유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서방 정보당국은 이 미사일이 일명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라 불리는 S-500, 러시아명 55R6M 트리움파터-M(Triumfator-M)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20년까지 5개 포대를 실전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인 S-500은 현존 최강의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불리는 S-400을 대대적으로 개량해 만든 러시아의 야심작이다. S-500 1개 포대는 탄도미사일을 연상케하는 10x10 대형 트럭을 개조한 77P6 미사일 발사차량 4대, 55K6MA 작전통제소차량, 91N6A 전투통제레이더, 96L6-TsP 목표획득레이더 및 76T6 다중모드 교전통제레이더 각 1대 등 8~10여대의 차량으로 구성된다. S-500 포대는 불과 10여대의 차량으로 구성되는 단촐한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10여대만으로도 남한 전체 면적에 달하는 방어구역을 만들어낼 정도로 가공할 요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공시스템의 기본 임무인 항공기 요격 모드에서 S-500은 최대 3,000km 범위를 감시할 수 있고, 소형 전투기나 무인기 수준의 레이더 반사면적(1㎡)을 갖는 표적을 1,300km부터 탐지해 600km 거리부터 요격에 나설 수 있다. 서방 측에서 운용 중인 일반적인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가 40~160km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 자체가 안되는 수준이다. 러시아는 이를 더욱 개량해 사거리 1,100km의 77N6-N1 요격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대전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도쿄 상공에 있는 적기를 격추할 수 있는 수준의 미사일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탄도탄 요격 모드에서는 더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다. 탄도탄 요격 모드에서 S-500의 사거리는 600km 수준으로 사드(THAAD)의 3배에 달하는데, 더 놀라운 것은 요격 능력이다. 러시아측 주장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초속 5km(마하 14.7) 수준의 표적을 동시에 10개까지 요격 가능하며, 초속 7km(마하 20) 수준의 표적도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초속 5km 수준이면 어지간한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요격이 가능한 수준이고, 초속 7km 수준이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물론 최근 강대국들이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비행체까지도 요격이 가능한 수준이다. 서방 정보기관과 군사전문가들은 S-500이 우수한 고고도 요격능력을 바탕으로 제1세대 우주방어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상에서 발사한 미사일로 자국 상공을 비행하는 적국의 저궤도 정찰위성까지 요격이 가능한 최초의 우주방공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늦어도 오는 2020년 이전에 S-500의 실전배치를 시작해 모스크바 등 주요 도시 방어용으로 5개 포대를 배치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극동 지역을 관할하는 동부군관구 예하에 S-400 7개 포대를 배치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S-500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동부군관구 예하 7개 포대 중 무려 2개 포대가 블라디보스톡에 집중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가운데 1개 포대라도 S-500으로 교체될 경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전역이 S-500 방공시스템의 요격 범위에 들어가게 된다. 중국도 러시아에 질세라 장거리 방공 및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4년에 러시아와 S-400 시스템 3개 포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 지난 4월부터 관련 시스템을 차례로 인수해 산둥성(山東省)과 푸젠성(福建省), 하이난다오(海南島) 등에 배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산둥성에 최근 배치가 시작된 S-400은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하고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산둥성에 배치된 S-400 1개 포대는 55K6E 교전통제소 차량 1대, 91N6E와 92N6E, 96L6E 레이더 차량 각 1대와 4발의 미사일을 탑재하는 5P85TE2 미사일 발사 트레일러 4~6대로 구성된다. 이 포대는 최대 700km 거리에서부터 3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해 400km 거리에서부터 70개의 표적을 추적, 이 중 36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사거리가 400km에 달하는 40N6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수원과 오산, 군산, 서산, 광주 등 주요 공군기지에서 출격하는 한·미 전투기 전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고, 전투기 표적에 특화된 9M96 계열의 미사일들은 한·미 연합공군이 서해에서 마음 놓고 작전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 S-400은 거리 120km, 고도 30km 범위 내에서 최대 속도 마하 14.7 이내의 탄도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미사일의 배치가 완료되면 중국은 산둥반도를 비롯한 주요 거점에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산둥반도에 새로 배치되는 S-400을 기존에 배치되어 있던 HQ-9 지대공 미사일, JY-26 X밴드 레이더 등과 통합해 운용하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데,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서해와 한반도 지역의 미군 스텔스 전투기 활동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상정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장거리 방공망 및 MD 체계 구축이 한창이다. 일본은 최근 최소 4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북부와 남부 지역에 각 1개소의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 체계를 2023년까지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새로 구축되는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에 미국 록히드마틴의 최신형 장거리 레이더 SSR(Solid State Radar) 기술을 적용, 수천km 밖에서부터 적의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고성능 방공체계를 개발할 계획이다. 일본은 탄도미사일 방어용으로 개발된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을 더욱 개량해 통합방공미사일방어(IAMD : 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체계로 만들어낼 계획인데, 이것이 계획대로 완성되면 앞서 언급한 중국과 러시아의 방공·MD 체계를 능가하는 가공할 방공무기가 완성될 전망이다. IAMD라고 불리는 이 개념은 이지스 어쇼어를 비롯해 바다에 떠 있는 8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지상의 패트리어트 PAC-2/3, 공중의 조기경보통제기와 미·일 위성감시체계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위성과 조기경보통제기, 지상 및 해상의 고성능 레이더로 모든 방향을 감시하므로 적의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은 물론, 지표면이나 해수면에 붙어 낮게 날아오는 순항 미사일이나 드론도 탐지·요격이 가능하다. 일본은 이 IAMD의 핵심 요격자산으로 SM-3와 SM-6를 낙점했다. 일본은 이미 구형 SM-3 Block IA(사거리 700km, 요격고도 500km, 최대속도 마하 10)을 운용하고 있고, 이르면 내년께 최신형 SM-3 Block IIA(사거리 2,500km, 요격고도 1,500km, 최대속도 마하 15)를 도입할 예정인데, 여기에 저고도 요격용의 SM-6까지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SM-3 미사일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보유함은 물론, 지난 2008년에는 위성 요격 능력도 입증한 바 있는 가공할 성능의 요격무기다. 이보다 더 개량된 SM-2 Block IIA 미사일이 내년부터 일본에 인도되면 일본은 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북한 영공에서 격추시킬 수 있는 초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추게 된다. SM-3가 요격하기 어려운 저고도로 비행해 오는 일반 전투기나 드론, 순항미사일은 SM-6가 담당한다. 미 해군에도 갓 배치되기 시작한 최신형 미사일인 SM-6는 최대 460km 거리에서 적 항공기와 드론, 순항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으며, 지난 2015년에는 종말단계에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도 입증한 고성능 요격 미사일이다. 이러한 SM-3·SM-6 콤비로 구성되는 방공망이 완성될 경우 일본은 저고도에서부터 우주 영역까지 통합방공체계를 완성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다. 이와 같은 주변국들의 장거리 방공·MD 체계 구축 경쟁은 단순히 강대국들의 군비경쟁 정도로만 인식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한반도는 이 국가들의 장거리 방공체계의 감시·요격 범위가 모두 중첩되는 지역이며, 이 방공망들이 완성되면 대한민국의 영공은 주변 3국 방공무기의 요격 사정권에 완전히 들어가게 된다. 주변국들의 이러한 군비경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지만, 한국은 자국 영공이 이토록 위협받고 있음에도 남일 보듯 해 왔다. 40년 가까이 써온 구식 호크 미사일을 최근에야 신형으로 대체했고, 도시 하나 겨우 지킬 정도의 단거리 요격 미사일 천궁 Block II의 배치 여부가 최근에야 결론났다. 주변국과 같은 장거리 방공무기나 장거리·고고도 MD 체계는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생각 자체도 못하고 있으며, 그렇다고 주변국 방공무기의 한국 영공에 대한 위협을 조금이나마 차단할 수 있는 전자전기나 이를 지원하기 위한 고성능 전자정찰기와 같은 지원 전력 도입이 준비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미래 영공을 무슨 수로 지킬 생각인 것일까?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북미협상 판 깨질라… ‘한미훈련 재개’ 하루 만에 뒤집은 트럼프

    전날 매티스 “재개 가능성” 발언 봉합 동맹국 판단 흐리고 외교적 결례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카드’를 뒤집으며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성격에 대북 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한국 등 동맹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으로부터의 성명’이라고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고 훈훈한 관계라고 믿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 한·미 연합훈련에 큰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큰 파문을 몰고 왔던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앞서 매티스 장관도 이날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또는 재개 여부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전날 자신의 발언에서 한발 뒤로 물러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의 미래에 새로운 의구심을 던졌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민감하게 여기는 한·미 군사훈련 재개 카드가 자칫 북·미 협상의 ‘판’ 자체를 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둘러 봉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위터에서 중국의 대북 원조를 비판하며 “마음먹으면 한국 및 일본과 즉시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으름장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예측 불가능성’은 작전 의도를 숨기고 협상력을 키울 수 있지만, 적뿐 아니라 아군까지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백악관 참모들이나 관련 정부 담당자들은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어야 한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돌출행동을 ‘위험한 내기’에 비유하며 ‘승산’이 낮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과의 협상,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거친 내기’들은 대부분 백악관 참모와 상당수 공화당 지도부의 조언을 거슬러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외교력을 동네 시장의 상점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등 동북아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북핵 해결에 일관성도, 외교 협상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미측의 대응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트럼프 특유의 거래 기술’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뒤집고 뒤집히는 대북정책이 치밀하게 계산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북정책의 혼선이라기보다는 매티스 장관의 발언 파장을 계기로 대북 강온 전략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각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또다시 군사적 카드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김 위원장을 달래는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60년 전 묻어둔 비극, 풀꽃이 먼저 싸매주었네

    60년 전 묻어둔 비극, 풀꽃이 먼저 싸매주었네

    저 앞의 끝 간 데 없이 이어진 초지가 평강고원이랍니다. 아직은 닿을 수 없는 북한 땅이지요. 시선을 가까이에 두면 초록빛 철원평야가 다가섭니다. 눈앞의 풍경 중 어디까지가 남한 땅이고 어디서부터가 북한 땅일까요. 철책에서 쉬어 가는 잠자리는, 쩌렁쩌렁 울어 대는 매미는 어디에서 날아온 걸까요. 강원 철원의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은 미답의 땅, 북한을 그려 보게 합니다. 녹색길이 특별한 것은 지뢰구역 철조망 옆을 걷다가 북녘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보다는 생각이, 달뜬 걸음보다는 차분한 사색이 어울리는 길이지요. 북녘을 향한 그리움을 부려 놓을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길은 걸어 볼 가치가 있습니다.철원은 한국전쟁의 흔적이 또렷이 남아 있는 땅이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평화전망대나 제2땅굴 같은 안보 관광지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 대열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 해발 362m의 작은 산은 남한 땅과 북한 땅을 가득 품는다. 소이산은 한국전쟁 후 60여년 동안 민간인통제구역이었다. 2010년에 통제구역에서 해제된 뒤에도 지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근할 수 없었다. 그동안 전쟁의 폭격에 황폐해진 산은 스스로를 치유했고,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자연은 원시림 같은 울창함을 되찾았다. 그러던 2012년, 철원군과 육군부대가 힘을 합쳐 4.8㎞ 길이의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을 열었다. 길 끝에서 바라보는 북녘 땅은 자연스레 통일의 꿈을 꾸게 한다. 숲길이 주는 미덕도 빼놓을 수 없다. 녹진한 풀 향을 맡고 묵은 낙엽을 밟으며 자연이 낸 길을 따른다. 시간에 맞춰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대개의 안보관광지와 달리, 이곳에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고 바라보고 싶은 만큼 바라볼 수 있다.●전쟁이 남긴 구멍 난 상처 노동당사 철원이 1946년에는 북한 관할구역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노동당사는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북한이 조선노동당 당사로 쓴 건물이다. 늦여름 햇덩이가 내리쬐는 낮에도 건물에는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신축 당시 성금이라는 명목으로 한 리(里) 당 쌀 200가마씩 거두었다는 이야기, 기밀 유지를 위해 공산당원 외에는 건축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이야기, 공산주의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고문을 당했다는 이야기, 혹은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사람들이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다는 이야기 등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전쟁 중 폭격으로 건물 대부분이 파괴돼 지금은 네 면의 벽체와 군데군데 골조만 남아 있다. 건물 뒤는 앞보다 훨씬 처참하다. 외벽이 거의 무너져 내려 기다란 파이프가 건물을 지탱하는 상태다. 벽에는 깊게 팬 탄알 자국이 무수하다. 손 한 뼘 되는 간격으로 총알의 흔적이 이어진다. 밤중에 노동당사 주변을 지나는 군인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그곳에 총을 난사했기 때문이란다. 부서지고 구멍이 뻥뻥 뚫린 건물은 남과 북의 서글픈 현실을 말해 준다. 신청 후 단체로 움직이는 철원의 다른 안보관광지와 달리, 노동당사는 민간인통제선 밖에 있어 특별한 절차 없이도 갈 수 있다. 노동당사 맞은편에 소이산이 보인다.●철조망 따라 핀 ‘지뢰꽃’… 소이산 생태숲 아래부터 위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산수국이 핀 땅, 철조망, 지뢰라고 쓰인 삼각형 표지판, 철조망 안팎을 오가는 잠자리, 새파란 하늘. 숲길 옆으로 철조망이 끝없이 이어진다.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의 첫 번째 구간은 1.3㎞ 길이의 지뢰꽃길이다. 지뢰와 꽃이라니 얼마나 상반되는 조합인가. 철원 출신의 시인이 쓴 시 ‘지뢰꽃’에서 이름을 따왔단다. ‘지뢰 지대로 출입을 절대 금함.’ 철조망에는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렇다. 철조망 안은 아직 지뢰 지대다. 지뢰가 있다 한들 뿌리 내리고 잎을 틔우려는 자연의 생명력을 막을 순 없다. 도심 가로수처럼 때 되면 모양을 가다듬어 주지 않는 데도 철조망 안 수풀은 제 알아서 자라 푸르기만 하다. 어떤 나무는 가로로 누워 자라다가 철조망에 막혀 가지 뻗을 곳을 잃었다. ‘지뢰꽃’의 한 구절이 스쳐 간다. “저 꽃의 씨앗들은/ 어떤 지뢰 위에서/ 뿌리내리고/ 가시철망에 찢긴 가슴으로/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산수국, 벌개미취, 하늘말나리, 노루오줌, 맥문동…. 소담한 꽃들이 철조망 따라 피어나 스산한 마음을 달래 준다.●철원평야 뒤 백마고지까지 파노라마 뷰 두 번째 구간인 생태숲길이 시작되면 철조망이 걷혀 시야가 트인다. 너른 들판에 농촌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지뢰밭을 일궈 세운 대마리 마을이다. 1968년 민간인통제선 북쪽의 농지를 개간한다는 계획에 따라 반공정신이 투철한 제대 군인과 지역 주민들 150가구가 모여 마을을 이뤘다. 농지를 개간하다가 지뢰가 폭발해 팔다리를 잃은 이들도 있다고 한다.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마을에는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사연이 있다. 40분 정도 좁다란 숲길을 오르면 마지막 구간인 봉수대 오름길이 나온다. 온통 아스팔트 도로다. 산에 웬 아스팔트 길인가 싶겠지만 이곳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군 작전로로 닦아 놓은 길이다. 소이산은 최근까지 군사적 요지였다. 철원평야를 비롯해 주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지형 때문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전투가 치열했다고 한다. 봉수대 오름길은 산으로 따지면 깔딱 고개다. 걷는 맛이 적은 아스팔트 길인 데다가 경사가 가팔라 숨이 가쁘다. 고진감래. 옛말에 틀린 것 하나 없다고 묵묵히 걸어 전망대에 오르면 선물 같은 풍경이 기다린다. 너른 철원평야 뒤로 백마고지, 김일성고지, 아이스크림고지 등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전망대 유리판에 지명이 적혀 있어 눈앞의 풍경과 지명을 하나하나 맞춰 볼 수 있다. 낮은 언덕 세 개가 삼자매봉, 삼자매봉 뒤의 봉우리가 백마고지, 저긴 김일성고지, 저 아득한 초원이 평강고원…. 열흘 동안 열두 번의 전투를 하며 심한 포격을 받은 탓에 산등성이가 하얗게 벗겨졌다는 백마고지는 여전히 허옇다. 사람에게나 자연에나 전쟁의 상흔은 오래도록 지속된다.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한 평강고원 너머 북한의 산 능선이 흐릿흐릿하게 이어진다. 예쁜 꽃도 아니고 눈부신 일몰도 아니지만 그리운 땅이라는 이유만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고픈 풍경이다. 소이산에 다녀간 이들의 메시지가 전망대 앞 밧줄에 묶여 바람에 나부낀다. “동생과 제가 싸우지 않도록 평화를 주세요.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게 해 주세요.” 한 아이에게는 동생과 싸우지 않는 것이 평화다. 한 국가에는 갈라진 두 땅이 하나가 되는 것이 평화다. ‘평화’라는 거창한 단어를 읊조리게 되는 곳, ‘통일’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돌아보게 되는 곳, 이곳은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이다.●시간과 자연이 빚은 주상절리 ‘송대소’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의 출발지인 노동당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송대소가 있다. 30m 높이 현무암이 수직 절벽을 이루고 절벽을 휘감는 물줄기가 깊은 소(沼)를 이룬 곳이다. 절벽은 다각형 기둥으로 뒤덮여 있다. 30만년 전,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식으며 수직 틈이 생겼고, 풍화작용이 일어나며 여러 모습으로 갈라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송대소 주상절리다. 송대소는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저마다의 감흥이 있다. 멀리서는 깎아지른 듯한 수직 절벽과 S자로 돌아 나가는 한탄강이 한눈에 담긴다. 절벽이 수면에 비치는 모습은 시 한 수가 절로 나올 법한 풍광이다. 가까이서 보려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탄강 얼음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계절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을 걸으면 주상절리의 기이한 모양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4~8각형의 다각형 기둥이 있는가 하면 널빤지처럼 넓적한 판도 있다. 수십만년의 시간과 비바람이라는 자연이 빚은 합작품이다. 내비게이션에 ‘송대소’를 치면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는다. 멀리서 송대소를 잘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모닝캄빌리지 펜션 옆 나무데크다. 모닝캄빌리지 정원 한편에 나무 계단이 있는데, 시야가 탁 트여 송대소와 S자로 흐르는 한탄강을 훑을 수 있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장명확(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신평화로를 거쳐 평화로와 연신로를 지난다. 신평화로로 가다 소요산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평화로를 따라 25㎞가량 직진한다. 신서교차로에서 ‘철원, 도산리’ 방면으로 우회전하고 연신로를 따라간다. 노동당사삼거리에서 ‘관인, 철원읍사무소’ 방면으로 우회전해 금강산로에 다다르면 노동당사다. →맛집:철원은 유독 매운탕 집이 많다. 물살이 거센 한탄강에서 난 민물고기 맛이 좋기 때문이다. 고석정 입구에 있는 임꺽정가든(455-8779) 역시 민물매운탕을 잘한다. 고석정과 한탄강 등 철원의 명소와도 가깝다. 삼정콩마을두부집(455-9284)은 두부전골, 두부청국장 등 각종 두부 요리를 한다. 가게에서 국내산 콩을 직접 삶고 갈아 속이 편안하다. →잘 곳:한탄리버스파호텔(455-1234)은 고석정, 삼부연폭포 등 철원의 대표 관광지와 가깝다. 게르마늄 온천 사우나와 실내 온천 풀장이 있어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 백마고지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학마루 철원펜션(010-6711-0818)은 한탄강에서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있다.
  •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북파 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 ‘공작’의 실제모델 박채서(64)씨를 만났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북한 핵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채 중국과 북한을 무대로 활동한 안전기획부의 대북공작원이다. 1997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으며 이효리, 조명애가 나온 최초의 남북합작 광고도 성사시켰다. 공작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과 영화 등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27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했다.→영화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 -아내와 큰딸이 교도소로 면회 와서 내 얘기를 CJ에서 영화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고 하더라. 처음에 거부했다. 단순 용기만 갖고 할 수 없는 일 아니냐. 그런데 이미경 부회장이 원치 않던 외유를 나가야 할 정도로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도 영화 제작을 하겠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수감 중 작성한 노트기록이 토대가 됐다. →리 참사(영화에서 이성민이 연기한 리명운의 실재 인물)는 어떤 사람인가. -리철은 북한의 몇 안 되는 자본주의 전공자다. 김일성대를 졸업했으며 박사논문이 `박정희의 경제개발 정책’이다. 1954년생으로 나와 동갑이라 쉽게 친구가 됐다. 리철은 아들이 둘이고, 나는 딸만 둘이다. ‘사돈 맺자’는 농담도 했다. →2005년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나오는 남북합작 광고인 애니콜 사업 전에 추진하던 ‘남남북녀 결혼작전’은 무엇인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지금 못지않게 힘들었다. 대량 탈북자가 나오고, 이에 북한이 반발해 미사일을 쏘는 등 대화가 안 됐다. 햇볕정책을 계승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자문요청이 오더라. 북측은 미사일 쏘다가 평화 모드로 가려면 명분이 필요하다며 이벤트를 만들자고 하더라.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에 북측 기수단으로 와 한국에서 인기 있던 조명애를 내 지인 중 한 분이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한 게 생각나 추진하게 됐다. 베이징에서 양가 상견례도 했다. 그런데 국정원이 방해했다. 신랑 어머니를 만나 ‘조명애는 기쁨조인데 결혼이 웬 말이냐’고 한 것이었다. 이벤트 무산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 3일 뒤 고영구 원장이 기관보고를 했던 것 같다. 비슷하게 나를 비난하는 보고에 대통령은 노발대발했다. 이 사건으로 원장은 강력경고 조치를 받고, 나머지 주요 간부들은 인사조치됐다. →결혼 무산으로 애니콜 광고는 힘들었겠다. -공작 실패에 대비해 늘 예비 계획을 세운다. 남남북녀 결혼작전이 무산되면서 내가 하면 또 국정원이 방해하니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해 애니콜 광고는 성사됐다. 삼성을 소개받았다. 다 돼 있더라. 감독이 차은택씨였다. 모델은 이효리고. 최고기업, 최고상품, 최고모델 콘셉트였다. 나머진 북한 몫이었다. 그런데 제동이 걸리더라. (광고 촬영지인) 상해로 갔는데 조명애가 도저히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 결혼이 미뤄진 충격으로 밥도 안 먹고 말이 없더라. 마음병을 앓은 것이다. 조명애는 ‘평양의 신데렐라’였다. 갑자기 남쪽으로 시집가야 하는 상황에 가족회의를 열고 “나 하나 시집가서 우리 가족이 잘산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남자를 만나 보니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딱딱한 북한 남자와 달리 함께 놀러 갈 때 손도 잡아주는 등 싹싹한 매너남이었다. 게다가 시아버지 될 사람은 핸드백, 신발, 바바리 코트 등 온갖 명품을 다 사줬다. 가족 용돈도 따로 준비하고 예술단 단장, 부단장 선물도 따로 줬다. 조명애가 예비 시아버지를 만난 다음날 무용단에 출근하면 그날 오전 업무는 마비된다고 하더라. 서로 옷 입어 보느라고 말이다. 예술단 부탁으로 20인승 출퇴근 버스도 사줬다. 2년간 쓸 타이어와 유류비도 지원했다. 촬영이 힘들 것 같아 시아버지가 될 뻔한 사람을 급히 오라고 했다. 이 양반이 오자, 소파에 말없이 앉아 있던 조명애가 벌떡 일어나 달려가 우는데,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리도 다 울었다. 촬영은 일주일 동안 약 먹이고, 알로에 바르고, 얼굴 뾰루지 등은 화장술로 커버해서 끝냈다.→조명애는 그 이후 결혼했나. -소설 잘 쓰는 언론에서 북한군 장교와 결혼했다는데 거짓말이다. 완전히 폐인 됐다. 원래는 광고 찍고 나서 식당 같은 것을 마련해 중국에서 살게 할 계획이었다. 제가 2010년 보안법 위반사건으로 체포되기 전까지 들은 얘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떤가. -1997년 6월에 만났다. 유순한 편이다. 예능을 좋아해서인지 독하지 못하다. 김정일이 후계자를 정할 때, 자기 닮아 순한 김정철 대신 독한 김정은을 시켰다. →한·미 합동부대 있을 때 미군과 업무 협조는 잘됐나. -처음 3개월간은 많이 싸웠다. 양주 선물 등 온갖 유혹을 거절하고 한·미공조의정서에 따라 원칙대로 일했다. 오산공군기지는 통제가 안 된다. 전용기가 아무거나 싣고 온다. 나 보고 골프용품 거저 줄 테니까 하라고 하더라. 당시 골프채 등은 비쌌다. 안 했다. 결국 미군이 나를 인정해 미 대사관 등 우리나라의 어떤 미국시설도 24시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통행카드를 주더라. 이게 네 장뿐인데 대통령, 국방부 장관, 안기부장과 내가 받았다. 미국이나 북한을 나쁘게 버릇 들인 건 우리다. 우리나라에 ‘까만 눈 미국인’이 많더라. 미국에 가지도 않고 시민권은 갖고 있더라. 거래하기 위해서다. 각계각층에 다 있더라. 대학원 석사과정 때 일인데 조선 주둔 일본대위가 쓴 일본어로 된 비망록을 봤다. 명망 있는 독립운동가들은 회유작전에 바로 서약서 쓰고 넘어와 실망하게 되는 반면, 갖은 고문과 협박에도 굽히지 않는 조선인에 대해서는 존경한다고 적고 있더라.→북한의 정보수집력은 어떤가. -신상옥·최은희가 1978년에 납북됐다가 8년뒤 탈북했는데 당시 수사관들이 물었다. 베를린영화제 참석 때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북 정보력에 겁이 나 애기 못 했다고 했다. 하루 전 남한 대통령이 결재한 것이라며 서류를 보여 주는데 실제로 그 날짜에 결재한 서류였다고 한다. 그러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거다. 사례를 더 들자면 1999년 평안북도 금창리에 숨겨진 지하 핵시설이 있다고 보도되면서 난리 난 적이 있다. 우리 공작원이 조선족을 시켜 흙을 파니, 우라늄이 검출됐다는 것인데 미국도 이를 믿은 것이다. 미국이 현장사찰을 했으나 핵 관련 움직임은 찾지 못했다. 빈 동굴뿐이었다. 왜 그랬냐. 북한 역공작에 당한 거다. 북한에서 돈 주고 우라늄을 넣어준 거다. →1994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사업에 미국의 공작이 있었다는 건 무슨 말인가. -북 핵무기 개발 자료를 1992년에 내가 입수했다. 미국 장비 등의 지원을 받아서 알게 된 것이라 미국에 보고했다. 난 당연히 그 사항이 김영삼(YS) 대통령에게도 보고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됐더라. 당시 YS는 북한에 쌀을 주려고 난리 칠 때였다. 만약 핵무기 개발 사실을 알았다면 막았다고 본다. 이어 1994년에 북핵 위기가 벌어진다. 북한의 신포에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데 재원의 70%인 32억여 달러를 우리가 부담한다. 여기엔 미 중앙정보국의 공작이 있었다. 평양을 다녀왔다는 한 재미목사가 YS에게 긴급 보고를 한다. 북이 서해 5도를 잠수함으로 봉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YS는 재미목사를 잘 만났다. 대통령이 놀라 해군참모총장을 긴급호출하고 제주도가 제일 취약하다는 보고를 받는다. 이어 북측의 회담 요구를 받아들여 경수로 건설사업비를 떠안는다. 미국이 YS가 재미목사를 잘 만나주고 위기의식, 안보 개념이 없다는 걸 알고 공작한 거다. 서해 5도는 수심이 낮다. 잠수함 봉쇄가 말이 안 된다. 첩보 가치도 없었다. 보안이 최고 생명인데 어떻게 재미목사가 기습공격을 아느냐. →이명박 정부 시절, 북에서 대남파에 대한 공개 처형이 많았는데 우리 측에서 움직임이 있었나. -대남파는 빨치산세력에 맞설 실용주의자들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30~40명씩 공개 처형 등 다 숙청됐다. 숙청 자료를 우리 정보기관에서 줬다. 과거 10년 동안 남북교류하면서 뒷돈 준 자료를 다 준 거다. 한 예로 본명이 권민인 권영욱이라는 김일성대 나오고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항상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온 유연한 사고의 실용주의자, 그 친구도 날짜별로 돈 받은 게 나와 숙청됐다. 사는 아파트 바닥을 파 보니 비닐에 쌓인 8만 달러 꾸러미들이 나왔다. 그런 식으로 대남파들이 결딴나면서 북한 내 강경파를 견제할 세력이 없어진 것이다. 난 절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그런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본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대책·무대응이었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통한 정책이었다.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전에 북한에서 정책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화폐개혁은 가진 자들의 돈을 뺏으려고 한 거다. 장성택도 모르게 말이다. 20분의1로 화폐가치를 낮췄다가 한 달 만에 원상복귀했다. 기득권세력의 저항 때문이었다. 개혁 전에는 베이징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김정일이가~”라고 말하면, 이 사람들이 눈알을 부라리며 반발했다. 그러데 화폐개혁이 되자 “개XX” 등 욕이란 욕은 다하더라. 뭘 의미하느냐. 화폐개혁 실패라지만, 기득권이 흔들린 거다. 볼셰비키 혁명, 중국 공산당 혁명 주도세력은 노동자나 농민이 아닌 엘리트다. 모택동은 호남성 제일갑부였다. 형식만 노동자, 농민이지 가진 사람, 엘리트 그룹이 주도했다. 북한의 엘리트 변화를 우리가 뒷받침해야 한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전망은. -미국은 북이 비핵화하면 제재를 풀겠다는 것인데 북은 점진적으로 비핵화하자고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못 받겠다고 한다. 일방적 행동 강요는 강압이다. 북 강경파들이 절대 받지 않는다. 김정은이 맘대로 못한다. 김정일은 아버지로부터 정식 후계자 교육을 받고 17년간 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당·정·군의 인사를 다 했다. 그런데도 김일성 사후 주석궁에 바로 못 들어갔다. 왜냐하면 호위총사령부는 자기 사람들이 아니라 반대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후계자 내정 2~3년 만에 아버지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권력을 승계해 지지기반이 약하다. 빨치산 세력은 손 못 대고 군부, 문화계 등 분야별로 중간층 중심으로 100인 그룹을 만들어 자신의 호위세력으로 만들었다. 이 그룹이 200인으로 늘어났다는 얘기가 있다. 이들 눈에 벗어나면 김정은은 죽는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한 손으로 기관총 쏜다…러시아, 차세대 전투복 성능 공개

    한 손으로 기관총 쏜다…러시아, 차세대 전투복 성능 공개

    러시아가 개발하고 있는 최첨단 차세대 전투복의 성능시험 결과가 처음 공개됐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정밀기계 중앙연구소의 외골격 강화복 ‘라트니크-3’가 최근 성능시험을 마쳤다. 이날 이 연구소의 올레그 치카레프 부소장은 “라트니크-3는 실제로 군인의 신체 능력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예를 들면 평가자가 한 손으로 기관총을 발사해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처음 공개된 라트니크-3은 그 외형이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스톰트루퍼(돌격대원)가 입는 전투복과 닮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수·방화 기능을 가진 이 강화복은 티타늄 강화제로 만들어진 외골격은 착용자에게 초인적인 힘을 부여해 무거운 장비를 손쉽게 나르고 체력도 높여 임무를 장시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최첨단 방탄 장갑판은 목 부분까지 보호할 수 있어 착용자의 생존률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내장형 호흡 장치와 표적 정보를 보여주는 헬멧, 그리고 지뢰탐지 센서를 장착한 방탄화 등의 구성품은 착용자의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인다. 특히 헬멧 측면에는 작전 수행용 미니등을 부착해 지도나 지형, 또는 무기를 살피는 등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강화복에는 내장형 배낭이 탑재돼 있는데, 외골격 덕분에 무게가 분산돼 최대 50㎏까지 물자를 실을 수도 있다. 외골격은 또한 착용자의 기동 능력을 높여 더 빨리 뛸 수 있게 해준다. 러시아는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쿠빈카에 있는 파트리옷(애국자) 군사공원에서 열린 제4차 국제 군사기술포럼 군(軍)-2018(Army-2018)에서도 라트니크-3을 공개했다. 키 180㎝가 넘는 남성 모델이 착용한 라트니크-3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편 연구소 측은 앞으로도 디자인을 계속해서 개선해서 오는 2025년 안에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AP·TASS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정찰기 침범 부쩍 잦아진 이유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中 정찰기 침범 부쩍 잦아진 이유

    지난 29일 오전, 중국공군 Y-9G 전자정찰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했다. 중국에서 가오신 11호(高新11号)로 불리는 이 정찰기는 이어도 인근 상공에서 KADIZ에 진입한 후 대한해협 상공의 한·일 방공식별구역 접경지대를 따라 비행하며 동해로 이동, 강릉 동방 96km까지 접근한 뒤 다시 기수를 돌려 왔던 항로로 되돌아갔다. 무려 4시간이나 KADIZ 안쪽을 활보하고 다녔던 중국 정찰기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5번째다. 지난 1월과 2월, 4월과 7월에도 KADIZ를 침범했고, 지난 7월과 이번 침범에서는 장시간 남해와 서해 일대를 샅샅히 살펴보고 돌아갔다. 이 정찰기의 용도는 전자정보(ELINT) 수집, 즉 한반도 일대 한·미·일 군사 자산의 주요 전파 신호를 수집해 분석하는 것이다. 평창 올림픽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반전되기 이전인 지난 1월과 2월 중국 군용기의 KADIZ 침범 때는 대북 군사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리던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 인근에 대거 포진해 있었고, 미국과 북한의 물밑 협상이 진행되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던 지난 4월에도 중국 군용기들은 KADIZ를 넘었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 생산 재개, 핵시설 가동 등 비핵화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본격화한 지난 7월, 미국이 일본에 탄도미사일 추적함과 전략정찰기들을 대거 파견했을 때도 중국은 정찰기를 KADIZ 일대로 보내 한반도 인근의 미군 동향을 살폈다. 그렇다면 이번에 KADIZ를 넘은 중국 정찰기는 무엇을 염탐하러 온 것일까? 이번에 KADIZ를 침범한 Y-9G 정찰기는 기존의 Y-8 계열의 전자정찰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최신형 정찰기로 레이더와 통신장비에서 송신하는 다양한 유형의 전파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판 C-130J 슈퍼 허큘리즈라 불릴 정도로 큰 덩치를 자랑하는 Y-9 수송기를 베이스로 제작된만큼 기존 정찰기보다 더 먼 거리에서 더 다양한 영역의 전파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 정찰기가 KADIZ를 4시간 동안이나 염탐하고 돌아간 것은 이 정찰기의 동선 주변으로 전략정찰기를 보내 수집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전략적 움직임이 있었다는 뜻이다. 지난 4월말 Y-9G 정찰기가 남해 일대를 정찰하고 돌아갔을 때 이 일대에는 북한의 불법 환적과 해상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CIA 정찰기와 미 해군 해상초계기 활동이 증가했었다. 7월 Y-9G가 또다시 KADIZ를 침범했을 때는 일본 사세보 해군기지에 미 해군 탄도미사일 추적함 하워드 O. 로렌젠(USNS Howard O. Lorenzen)이, 요코타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RC-135 정찰기가 전개해 있었다. 이번에 Y-9G 정찰기가 정찰하고 돌아간 항로 주변에는 앞서 언급한 RC-135 정찰기와 CIA 소속 DHC-8 정찰기들의 정찰 비행 구역이 있다. 이들 정찰기 전력과 더불어 항모전단 역시 활동중이다. 지난 8월 14일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출항하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은 현재 규슈 인근 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실탄 사격이 포함된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찰기나 항모전단의 움직임은 항적과 항로가 일반에 공개되기 때문에 굳이 정찰기를 보내 감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찰기나 항모전단 외에 중국이 전략정찰기를 보내 면밀히 감시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 무엇이 있을까? 바로 북한과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군 전략자산들인 원자력 추진 잠수함과 특수부대의 이상 동향이다. 일본은 현행법상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함정이 기항할 수 있는 3개의 항구를 지정해 놓고 있다. 오키나와에 있는 카나타케 나카구스쿠항(金武中城港), 규슈에 있는 사세보항(佐世保港), 도쿄 인근 가네가와현 소재 요코스카항(横須賀港)이 그것이다. 이들 항구를 관할하는 지자체는 관계 법령에 따라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함정의 입·출항시 이 일대 방사선량 변화를 측정, 공표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 자료를 통해 미 원자력 잠수함의 일본 전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입·출항 기록을 수집해 분석해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 154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하는 순항미사일 원잠(SSGN)인 미시간(USS Michigan)함은 7월 30일 오후, 오키나와 카나타케 나카구스쿠항에 입항했다가 당일 출항해 사흘 후인 8월 3일 오전 10시, 요코스카항에 입항했다. 요코스카에 입항한 이 잠수함은 불과 47분만에 다시 항구를 떠나더니 다음날인 오후 2시 7분에 다시 요코스카로 돌아왔다가 20분만에 항구를 떠났다.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8월 3일과 4일 이 잠수함이 요코스카를 들락거리던 바로 그 시점에 미군 특수부대와 CIA 특수작전그룹(SOG)가 이용하는 특수전기 C-146A 울프하운드(Wolfhound) 수송기가 요코스카 인근 요코타 공군기지에서 몇 차례나 뜨고 내렸다는 것이다. 미시간함은 토마호크 발사 플랫폼으로도 운용되지만, 16명의 네이비씰 대원을 태우고 적 해안에 침투할 수 있는 ASDS(Advanced SEAL Delivery Systems)를 탑재하고 씰팀 대원을 66명까지 태울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 잠수함이 8월에 집중적으로 기항했던 카나타케 나카구스쿠항은 일명 그린베레로 불리는 미 육군 제1특전단 주둔지가 있는 오키나와 요미탄촌(読谷村)과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있는 항구이며, 요코스카항은 C-146A 수송기가 뜨고 내렸던 요코타 기지에서 차량으로 2시간, 헬기로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문제는 ‘특수부대 환적’으로 의심되는 동선을 보여주는 원자력 잠수함이 미시간 1척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일본의 3개 항구에는 LA급 공격원잠인 패서디나(USS Pasadena·SSN-752), 토피카(USS Topeka·SSN-754)는 물론 세계 최강의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으로 평가받는 시울프급(Sea-wolf class) 잠수함 코네티컷(USS Connecticut·SSN-22) 등이 짧게는 1~3일, 길게는 보름 간격으로 입항과 출항을 반복하고 있다. 원자력 잠수함은 승조원의 휴식과 보급을 위해 통상 1개월에 한번 항구에 입항해 3~4일간의 휴식과 정비 시간을 갖는데, 이러한 일반적인 원자력 잠수함 운용 패턴과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이 최근 몇 주간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 동향은 하늘에서도 포착된다. 가데나와 요코타, 미사와 등 미군 전력이 주둔 중인 주요 공군기지에서 C-146A 특수전 수송기가 거의 매일 관측되고 있으며, 지난 8월 24일에는 본토 주둔 제1특수전비행단 소속 침투용 항공기 MC-130H가 오키나와에 증강 배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더불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CV-22 오스프리 수송기가 요코타 기지에, 이들 특수전기의 장거리 침투 비행을 지원하는 KC-135R 공중급유비행대 역시 본토에서 요코나, 가데나 기지에 증원 배치됐다. 그야말로 특수전기 포화 상태다. 특히 원자력 잠수함의 입·출항 주기와 수중 순항 속도 등을 고려해보면, 이들 잠수함이 한반도 인근 해역을 오고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유사시 실제 침투할 작전지역에 가서 예행연습 성격의 훈련을 실시하거나 수중 정찰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최근 중국은 Y-9G 정찰기는 물론 054형이나 056형 등 다양한 유형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한반도와 일본 인근에 보내 미군의 이상 징후를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Y-9G 전자정찰기는 남해나 동해 등 한반도 인근 해역 수중에 숨어있는 미군 잠수함이 육상 기지와 교신하기 위해 통신부표를 통해 주고받는 전파를 수집해 분석할 수 있으며, 수상전투함들 역시 레이더와 소나 등으로 한반도 인근의 미군 잠수함 동향을 감시할 수 있다. 즉,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의 한반도 주변 군사활동은 북핵 협상의 판이 깨져 미국이 돌발 행동에 나설 경우에 대비한 중국의 예방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북한의 ‘핵탄두 반출 거부 편지’로 한반도 정세가 급랭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미 군사 자산의 일본 전진배치와 활동이 증가하면 할수록 중국 정찰기의 KADIZ 침범은 더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 특이동향과 중국군의 한반도 인근 활동은 상호 비례해서 증가할 것이며, 움직임이 잦아질수록 한반도 안보 정세는 더욱 격랑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강대국들의 거대한 체스판 한가운데에 던져진 한국이 과연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자주국방네트워크 ) finmil@nate.com
  • [와우! 과학] 美공군의 폭발물 제거 레이저…로봇보다 효과적(영상)

    [와우! 과학] 美공군의 폭발물 제거 레이저…로봇보다 효과적(영상)

    미 공군, 육군, 해군은 다양한 레이저 유도 무기를 운용하고 있지만, 목표를 파괴하는 용도의 레이저 무기 배치는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그런데 미 공군이 이 부분에서 작지만 첫걸음을 뗄 예정이다. 미 공군이 육군과 함께 개발한 RADBO (Recovery of Airbase Denied By Ordinance)는 활주로에 뿌려진 지뢰나 폭발물, 불발탄을 제거하는 무기로 현재 운용 중인 미 공군의 폭발물 제거 차량 상부에 탑재된다. 출력은 3KW 정도로 낮지만, 폭발물을 가열해 파괴하는 용도로는 부족하지 않다. 3년 전부터 테스트한 결과 미 공군은 RADBO의 성능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판단하고 양산 및 배치를 결정했다. 미 공군은 아프간 및 이라크 전에서 반군의 소소하지만, 효과적인 방해에 시달렸다. 반군이 사용하는 조잡한 급조 폭발물이나 박격포, 로켓탄, 지뢰 등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못해도 활주로를 당분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조심해도 폭발물 처리반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일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폭발물 제거 로봇을 사용하긴 하지만, 안전하게 제거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미군은 레이저를 이용해서 멀리서 폭발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를 실전 배치하기까지는 오랜 연구가 필요했다. 레이저 무기의 실전 배치는 미 공군의 25년간에 걸친 노력의 결과물이다. RADBO는 300m 거리에서 다양한 폭발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폭발시킬 수 있어 신속하게 활주로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원리상 어떤 폭발물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어 인명 피해나 재산상의 피해가 걱정 없는 환경에서 널리 적용할 수 있다. 크기도 작고 현재 미군이 운용하는 무장 트럭 및 장갑차에 쉽게 통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실전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면 활주로 안전 확보는 물론 다양한 폭발물 제거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의 특징상 먼 거리에서도 작은 목표물만 공격할 수 있고 탄약이 고갈될 걱정도 없으며 1회 발사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고 야전에서 잔고장 없이 유지 보수가 간단하며 실전에서도 효과적으로 목표를 파괴하는지 검증은 필요하다. 레이저 무기는 SF 영화에서는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파괴 무기지만, 현실에서는 가격이나 크기 대비 파괴력이 좋지 않아 아직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연구 개발 끝에 이제 하나씩 실전 배치되거나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어 공상 과학(science fiction)이 과학적 사실(science fact)가 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강변에 널려있는 수많은 유골… 낙동강 전투 참혹함 잊지 못해”

    “강변에 널려있는 수많은 유골… 낙동강 전투 참혹함 잊지 못해”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5)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으로 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과 함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 대위)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 치과 원장)는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500명과 참전 스승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1926년 10월 25일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병 소위로 참전하여 1950년 11월 12일 24세 때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정대연 인터뷰 일시 1997년 8월 4일 장소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규원 치과 3층) 대담 정대연 이경종(6·25 참전사 편찬위원) 이규원 치과 원장(이경종 큰아들)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 실종된 인천 학생들 나(정대연)는 인천 화도진 고개 넘어 화수동 111번지 쌍 우물 앞 배급소 집 외아들로 태어나 창영국교를 졸업하고, 인천동산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서대문에 있는 감리교 신학대학교 2학년 때 6·25 사변이 터졌다. 인천을 점령한 북한괴뢰군들은 인천 지역에서 중학생들을 닥치는 대로 인민의용군에 입대시켰는데, 강제로 끌려간 중학생들은 그 후 모두 실종이 되었다. 9·15 인천수복과 인천학도의용대의 창설 UN군의 9·15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수복이 되어서, 고려대 2학년생 이계송을 대장으로 인천학도의용대(仁川學徒義勇隊)를 조직하여 치안 유지, 피난민 안내 등 호국(護國)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때 나는 인천학도의용대의 부연대장으로 추대되었다. 1950년 늦은 가을 중공군의 참전으로 우리 국군과 UN군은 후퇴하게 되어, 또다시 인천이 적화(赤化)가 되면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서 실종될 것 같은 두려움으로 우리들은 걱정만 하고 있었다.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 남하 1950년 12월 초 국방부 정훈국 인천파견대에서는 인천 지역의 중학생들도 남쪽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하였다. 1950년 12월 18일 제일은행 인천지점 건너편에 있었던 경기도 병사구 사령부(현재 병무청) 소속 국민방위군 소위가 선두에서 인천학도의용대 3000명 대원을 이끌고 경상남도 통영의 국민방위군 수용소(통영충렬국교)를 향하여 우리들은 걸어서 남하하기 시작했다. 1950년 12월 24일 대전역 도착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하여 처음 1박을 한 곳은 안양이었다. 우리들은 1950년 12월 20일 수원에 도착하여 수원역에 안내판을 만들어 성탄절 날까지 대전으로 오라고 알렸다. 1950년 12월 24일 인천학도의용대 본대는 대전에 도착하여 성탄절을 대전역에서 맞았다. 1950년 12월 29일 마산 도착 대구를 지나서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을 거치면서 우리들은 논밭에 버려진 수많은 얼거나 굶어 죽은 국민방위군 시체를 보면서 그 머나먼 남쪽 끝까지 모진 고생을 하면서 내려온 우리들은 부패한 국민방위군의 제3수용소(통영충열국교)에 어린 대원들을 입소시킬 수 없어서 마산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통영으로 남하하는 것을 정지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참모회의를 신마산역 중앙여관에서 하여, 대구 육군본부를 찾아가서 담판 짓기로 하였다.대구 육군본부에서 황헌친 인사국장 만남 이계송 대장과 나는 걸어서 대구를 가게 되었다. 낙동강에 도착했을 때는 생전에 잊지 못할 끔찍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강변에 많은 유골이 널려있는 것이 낙동강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보여 주는 끔찍한 장면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이계송 대장과 나는 육군본부 인사국장 황헌친(黃憲親) 준장을 만나서 우리가 육군본부에 찾아오게 된 동기를 인사국장에게 설명하고 인천학도의용대의 진로에 대한 각서를 받았다. 황헌친 준장이 만들어준 각서 내용 ①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의 이동함에 있어 차량이나 선박을 이용할 수 있는 차량·선박 징발권(徵發權)을 준다. ②인천학도의용대 대원들은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 1951년 1월 10일까지 입소하고, 포병사관학교에 응시할 기회를 준다.中 4~6학년생들이 먼저 해병으로 자원입대 이계송 대장과 나는 다시 걸어서 낙동강을 건너 인천학도의용대원들이 수용돼 있는 마산 임시 거처에 와서 보니까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것은 그동안 마산에서 가까운 진해 해병교육대 신병으로 중학교 4~6학년생들 600여명이 자원입대했고, 인천에서 같이 출발한 국민방위군 소위가 나머지 중학교 1~3학년 대원들을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경남 통영출열국교)로 데리고 갔다. 中 1~3학년생들 부산 육군 제2훈련소 입소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에 수용돼 있는 우리 대원들을 데려오기 위해서, 이 계송 연대장과 나는 마산에서 출발하여 통영을 향하여 배를 타고 가서, 통영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인 충렬국민학교에 들어갔다. 당시 우리 대원들이 마산에서 통영으로 가게 된 경위는 인천에서부터 우리와 같이 행동했던 국민방위군 인솔 소위가 자기가 받은 명령대로 2000명이 넘는 대원들을 통영의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에 입소시킨 것이었다. 육군본부에서 받은 징발증(徵發證)을 수용소 소장에게 보여주고, 우리들은 모두 배에 나누어 타고 통영에서 출발하여 부산으로 향하였다. 1951년 1월 10일 인천학도의용대원 1500여명은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민학교)에 입소하였으며 훈련병이 된 이 날부터 인천학도의용대의 조직은 사라지게 되었다. 1951년 2월 1일 육군통신학교 입교 부산육군 제2훈련소를 마치고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간 날이 1951년 2월 1일이다. 우리가 지휘관 옆에서 조금 안전하게 근무하는 통신병이 된 데에는 인천상업중학교 물리 교사 출신의 부산육군통신학교 신봉순 교육대장님 덕분이었다. 신봉순 교육대장님은 1951년 2월 1일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중 500명을 부산육군통신학교에 입교시켰으며, 오갈 데 없었던 여학생 120명의 숙식을 해결해 주고, 다시 인천으로 여학생들이 돌아가는 것을 도와주신 인천학도의용대의 영원한 스승이시다. “반드시 살아서 고향에서 꼭 다시 만나자” 부산육군통신학교에서 통신교육을 마친 나는 인천에서부터 부산까지 같이 걸어와서 함께 자원입대한 고향 후배들에게 반드시 살아서 인천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하며 울면서 헤어졌다. 처음에는 육군 제8사단으로 배치받았다. 다음에 나는 육군본부 내의 통신부분을 담당하는 561부대로 가게 되었다. 그 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어서, 1953년 3월 9일 군에서 명예제대하였다. ‘전쟁터의 이슬로 사라진 학창시절’ 1997년 6월 25일 자 인천일보에서 6·25 특집(特輯) ‘전쟁터 이슬로 사라진 학창시절’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내 가슴에 와닿는 것은 나하고 같이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했던 인천학도의용대 대원 이경종(인천상업중학교 3학년때 자원입대)의 큰아들 이규원 치과 원장이 우리 인천학도의용대의 6·25 참전역사 찾기를 시작했다는 기사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또한 나의 기억을 글로 남기게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경종규원 2부자(父子)의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역사 편찬 사업이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참전기 14회를 마치며 23살 대학교 2학년생이었던 정대연 인천학도의용대 부연대장님은 육군 중위로 장교 현지임관 제의도 거절하고, 중학생 동생들과 사병으로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습니다. 많은 인천의 중학생들을 위기에서 구했지만,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않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으나 섭섭해하지 않았던 인천의 훌륭한 형입니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정 대 연 ▲인천학도의용대 부연대장 1951년 10월 5일 강원도 향로봉전투에서의 정대연(가운데). 1928년 9월 3일 인천 화수동 출생 1949년 2월 15일 인천동산중학교 졸업 1950년 6월 25일 서울감리신학대학 2학년 1950년 9월 25일 인천학도의용대 부연대장으로 추대 1951년 1월 10일 통신병으로 입대(군번 0246202) 1953년 3월 9일 의병 제대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독도함, 항모가 될 수 있을까?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독도함, 항모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동북아시아의 바다는 20세기 초 세계대전을 앞둔 열강들의 해군력 군비경쟁을 연상케 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은 항모굴기를 선언하고 여러 척의 대형 항공모함을 동시다발적으로 건조하고 있으며, 이에 질세라 일본도 ‘헬기탑재호위함’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의 항공모함을 건조해 호위함대에 배치하고 있다. 중국은 6만톤급 랴오닝·산둥 항공모함을 전력화시킨데 이어 8만톤급 통상동력 항공모함 1척, 10만톤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1척을 건조 또는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2만톤급 휴우가 호위함 2척 전력화에 이어 공식 배수량 2만 7천톤, 추정배수량 4만톤 이상의 대형 헬기탑재호위함 이즈모급 2척도 최근 전력화를 마쳤다. 이처럼 뜨거워지는 항모 경쟁 열전(熱戰)에 대한민국 해군도 출사표를 던졌다. 해군은 지난 10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LPH 미래항공기 탑재운용을 위한 개조·개장 연구」라는 연구용역과제 입찰공고를 냈다. 이 연구과제는 우리 해군의 독도급 대형수송함에서 F-35B를 운용하려면 얼마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어떻게 개조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연구 기간은 4개월이 주어졌다. 제안요청서에서 밝힌대로 해군이 이 같은 연구용역과제를 발주한 목적은 독도급 수송함 2척을 F-35B 탑재 경항공모함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즉, 주변국의 4~8만톤의 중대형 항공모함에 맞서는 대한민국 해군의 출사표는 2만톤급 경항모인 것이다. 과연 독도급을 개조한 경항공모함은 가능한 이야기일까? 군함이 전투기를 운용하는 항공모함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려면 항공관제시설을 갖추어야 하고, 전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넓고 튼튼한 비행갑판이 있어야 한다. 전투기의 보관과 정비, 보급이 이루어질 격납고와 항공무장용 탄약고, 유류고가 있어야 하며, 격납고와 비행갑판을 오르내릴 엘리베이터도 필수다. 배의 엔진에서 나오는 뜨거운 배기가스가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특별히 설계된 배기 시스템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독도급에는 이러한 시설들이 충분히 갖춰져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No’다. 독도급은 헬기 운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항공관제시설은 갖추고 있으나, 전투기 운용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착함 관제용 장비와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대형 항공기 운용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30톤에 육박하는 F-35B가 뜨고 내리기 위해서는 비행갑판의 구조설계는 물론, 비행갑판 자체를 제트엔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내열 소재로 전부 교체해야 한다. 함교 앞뒤로 설치된 엘리베이터는 17m×9.75m에 적재중량 19톤으로 F-35B 탑재가 불가능하므로, 이 역시 선체 일부를 뜯어내고 30톤급 대형 엘리베이터로 교체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격납고다. 해군이 독도함에 부여한 분류기호인 LPH(Landing Platform Helicopter) 유형의 상륙함들은 일반적으로 3층 갑판 구조를 취하고 있다. 가장 높은 층은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비행갑판, 바로 아래층은 항공기 격납고, 가장 아래층이 상륙용장갑차나 상륙정을 탑재하는 갑판이다. 그러나 독도함은 2층 갑판 구조다. 비행갑판 바로 아래 항공기 격납고 겸 상륙정 탑재를 위한 웰덱(well deck)이 하나의 층으로 이어져 있다. 독도급 수송함에 F-35B 탑재용 격납고를 확보하려면 배 뒤쪽의 상륙정 출입도어과 웰덱을 없애고 2층 갑판 전체를 격납고로 개조해야 한다. 단층구조로 설계된 독도함의 웰데크와 행거데크(Hanger deck) 전체를 항공기용 격납고로 만들더라도 내부 용적은 약 1,800~2,000평방미터 수준이다. 경항공모함으로 분류되는 호주 캔버라급의 약 5,100평방미터 용적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호주의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 A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는 지난 2014년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캔버라급에 탑재 가능한 F-35B는 10대 정도에 불과하며,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 이러한 경항모를 운용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다시 말해 독도급의 2배가 넘는 덩치의 군함에서조차 F-35B 운용은 비효율적이라는 말이다. 2,000평방미터도 되지 않은 행거데크에 F-35B를 위한 항공유 연료탱크와 항공무장 무기고를 마련하면 실제 격납 용적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독도급의 전체 행거데크 용적이 캔버라급과 비교했을 때 40%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탑재 가능한 F-35B 전투기의 숫자는 많아봐야 4~6대를 넘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 4~6대의 F-35B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주변 해역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정답은 해군이 지난 2015년 발주했던 「차세대 첨단함정 건조가능성 연구」 보고서에 이미 나와 있다. 이 보고서에는 북한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항모전단과 수상함 전단, 지상발진 항공기와 미사일 전력 등에 대한 위협 분석을 실시한 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최소 작전능력을 일일 소티 생성률, 항공기 요격 능력, 동시 대함 공격 능력, 일일 대지 타격 능력 등으로 구분해 이를 일일 작전요구 충족률로 정리했다. 6대 정도의 F-35B를 탑재하는 경항공모함의 작전 능력은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다. 일일 소티 생성률과 항공기 요격 능력은 요구치의 18%, 대함 공격능력은 요구치의 9%에 불과했다. 즉, 중국이나 일본의 함대와 교전하기 위해서 최소 100의 작전능력이 요구될 때, 이 경항공모함의 능력 충족률은 18% 수준에 불과해 주변국 함대와의 전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실상 전력으로서 의미가 없는 이러한 경항공모함 1척을 보유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예산은 약 2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영국공군 도입가격 기준 F-35B 전투기의 대당 가격은 대당 2,800억 원에 육박한다. 6대를 도입할 경우 전투기 값만 1조 6,800억원이다. 여기에 F-35B 운용을 위한 선체 개조 비용 역시 수 천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언급한 호주 ASPI는 호주해군 상륙함에 F-35B 운용을 위한 개조 비용으로 약 5,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포클랜드 전쟁 이후 지난 1980년대 유행처럼 번졌던 경항공모함은 작전능력 부족과 생존성 취약 등의 이유로 현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도태되고 있는 개념이다. 최초로 경항공모함을 도입했던 영국은 인빈시블급 경항모를 조기 퇴역시키고 7만톤이 넘는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를 도입 중이며, 수직이착륙기인 YAK-38 전투기를 운용했던 구소련의 키예프급 경항공모함도 사라진지 오래다. 또다른 경항모 운용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호주 역시 경항모 운용 계획을 축소하거나 이미 도입된 함정을 항모 대신 다목적 지원함 또는 헬기항모로 운용하는 추세다. 즉, 2만톤도 되지 않는 독도급 수송함을 개조해 경항모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30년 전 유럽에서 유행하다 사라진 낡은 개념을 21세기에 흉내내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외국에서는 이미 도태되어 사라진 무기나 개념을 마치 최신 트렌드인 것처럼 가져와 ‘명품무기’로 포장해 운용하다 낭패를 보는 사례는 한국형 무기 개발의 고질병 중 하나다. 독도급을 개조해 경항모로 쓰려는 이번 구상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 안보환경이 한국해군에게 요구하는 수준은 정규항공모함인데, 예산 좀 줄여보겠다고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개념을 가져와 배를 만들어내면 안보는 안보대로 실패하고, 혈세는 혈세대로 낭비될 뿐이다. 2인승 스포츠카를 아무리 개조한다한들 일가족이 탈 수 있는 패밀리카가 될 수 없으며, 미니밴을 아무리 개조한다한들 스포츠 레이싱용 레이싱카가 될 수 없는 이치처럼 모든 군함에는 고유의 형상과 기능이 있다. 독도급은 처음부터 헬기 탑재 상륙함으로 설계·건조되었다. 따라서 독도급은 상륙함으로 두고, 해군에 항모가 필요하다면 처음부터 항공모함 고유의 형상과 기능을 갖춘 별도의 배를 만드는 것이 타당하다. 독도급을 경항모로 개조해 운용하는데는 막대한 혈세가 들어갈 것이다. 막대한 혈세로 만들어진 이 비효율적인 군함이 과연 주변국들에게는 얼마나 큰 비웃음거리가 될 것인지, 우리 국민들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가 될 것인지 정책 결정론자들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쌍용차 노조에 테이저건 쏜 경찰…헬기로 최루액 20만ℓ 뿌렸다

    쌍용차 노조에 테이저건 쏜 경찰…헬기로 최루액 20만ℓ 뿌렸다

    조현오 前경기청장, 헬기 타고 현장 지휘경찰청장 지시 어기고 다목적발사기 사용1·2심서 제외된 최루액 혼합살수 인용땐訴 취하 반대 논리 ‘업무상 배임’도 해결2009년 ‘평택 쌍용차 파업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인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가 28일 쌍용차 노조를 대상으로 국가(경찰)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 조치를 취하하도록 권고한 것은 당시 경찰의 진압 작전에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이 헬기를 동원해 농성 중인 노조원들에게 최루액을 뿌리고 대테러 장비인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를 쏜 것은 인권 침해를 넘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2009년 6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최루원액 2042ℓ를 물에 섞어 최루액 약 20만ℓ를 헬기를 이용해 뿌렸다. 경찰이 시위 현장에 헬기를 동원한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혼합 살수까지 한 것은 처음이었다. 경찰은 헬기에 물탱크를 설치한 뒤 파업 노조원을 향해 최루액을 살포하거나 최루액을 담은 비닐봉지를 공장 옥상에 있는 노조원들에게 던졌다. 당시 경찰이 동원한 6대의 헬기는 총 296회 출동했다. 이 가운데 최루액 투하 횟수는 211회로 조사됐다. 경찰은 300m 이상 고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경찰항공 운영규칙’을 어기고 30~100m 높이에서 저공 비행하면서 강한 바람(일명 바람작전)을 일으켜 노조원은 물론 가족대책위 가족들에게 심한 공포감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은 직접 헬기를 타고 진압 현장을 총지휘했다. 경찰은 테러범과 강력범 진압에 쓰이는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도 사용했다.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이 “테이저건, 다목적발사기는 쌍용차 사건에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조 전 청장은 이를 무시하고 경찰특공대에 사용을 강요했다. 조 전 청장은 진상조사위 조사에서 “경찰특공대의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다목적발사기를 쏘도록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이날 “헬기를 이용한 혼합 살수 행위는 법적 근거 없이 위해성 장비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위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헬기를 통한 혼합 살수 내용이 국가 손해배상 관련 1심과 2심 판단에서 제외됐다”면서 “대법원에 이 의견을 제출하면 상고심에서 달리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가 쌍용차 노조원을 상대로 제기한 16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1심과 2심에서는 원고인 정부가 일부 승소했다. 만일 대법원이 헬기를 이용한 혼합 살수 부분을 인용해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하면 경찰이 그동안 소 취하 반대 논리로 삼은 ‘업무상 배임’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경찰이 진압 당시 위법성을 인정하고 소 취하 권고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손배·가압류로 극심한 고통을 받아 온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손배·가압류는 해고 노동자 30명이 목숨을 끊은 주요 원인으로도 지목됐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진상조사를 서둘렀다면 30번째 희생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고자 김주중씨도 진상조사위에 손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박근혜 청와대 ‘촛불’ 시작되자 계엄령 검토했다

    [단독]박근혜 청와대 ‘촛불’ 시작되자 계엄령 검토했다

    당시 靑국방비서관실 관계자 진술 확보 기무사 문건 초기부터 개입 개연성 커져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이 촛불시위가 막 시작되던 시점인 2016년 10월 청와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담은 ‘희망계획’이라는 문건이 존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특히 유사시 계엄사령관을 육·해·공군에 대한 군령권을 지닌 합동참모의장이 아니라 육군참모총장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기무사와 같은 문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28일 “청와대에서 2016년 10월 작성된 일명 ‘희망계획’이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 여러 각도에서 확인 중”이라면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작성한 ‘희망계획’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과는 별도로 합수단은 이 문건이 청와대와 기무사를 연결하는 고리로 보고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지난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청와대가 촛불집회 초기 국면부터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문서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기무사가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더 커졌다. 청와대의 ‘희망계획’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모두 계엄령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계엄사령관은 육참총장이 맡고 작성 시기도 촛불집회 국면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합수단은 ‘희망계획’과 계엄령 문건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전 실장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 중이며 필요한 단계가 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희망계획’ 문건이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으로 이전됐다는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열람할 계획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하면 사본 제작이나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쌍용차 위법 진압 MB 청와대가 승인

    [서울신문 보도 그후] 쌍용차 위법 진압 MB 청와대가 승인

    조현오, 경찰청장 패싱 靑과 직접 접촉 경찰관 50명 투입해 댓글 여론전까지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 작전을 승인한 당사자는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압 작전을 지휘한 당시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은 상급자인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를 무시하고 청와대와 직접 접촉해 작전을 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부터 ‘경기 평택 쌍용차 파업 사건’을 조사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8일 “쌍용차 노조의 파업에 대한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최종 판단을 내렸다. 그러면서 경찰 측에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취하할 것을 권고했다. <8월 10일자 1·4면 보도>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경기경찰청은 2009년 6월부터 쌍용차 노사 협상이 결렬될 것을 대비해 파업을 강제로 진압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회사 측도 긴밀히 협조했다. 경찰은 또 경찰관 50명으로 구성된 ‘댓글부대’를 조직해 인터넷에 노조원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댓글과 영상을 올렸다. 7월부터 공장 봉쇄, 단수·단전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취한 경찰은 8월 4일 노조가 점거한 공장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했다. 진압 작전을 보고받지 못했던 강 청장은 “노사 간 협상 여지가 있어 시간을 더 둘 필요가 있다”며 작전 중지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조 청장은 청와대 고용노동 담당 비서관에 직접 전화해 작전 승인을 받고 다음날인 5일에도 재차 경찰특공대를 투입했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강 청장과 조 청장에 대한 조사에서 청와대가 진압 작전을 최종 승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조는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매티스 美 국방 “한미훈련 더는 중단 없다…북한 등지는 건 아냐”

    매티스 美 국방 “한미훈련 더는 중단 없다…북한 등지는 건 아냐”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종전 프로세스가 난관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시사한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좋은 신의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지해왔다”며 “그러나 더이상 (훈련을) 중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어떤 종류의 훈련이 언제 재개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가 그들(북한)을 등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지켜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군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6월 19일에 8월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연합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을 잠정 유예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국방부는 프리덤가디언 연습과 동시에 실시되던 ‘을지연습’도 유예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과 한미 공군 연합작전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한미 해군의 대규모 해상연합훈련 등이 예정돼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희망계획·기무사문건, 육참총장이 계엄사령관… 靑 직접 지시 정황

    [단독]희망계획·기무사문건, 육참총장이 계엄사령관… 靑 직접 지시 정황

    합참의장 아닌 육참총장 명시는 이례적 3월 작성된 기무사 문건의 초안 가능성 별개였어도 靑이 직접 촛불 계엄령 증거 합수단 “두 문건 연관성·윗선 보고 조사” 촛불? 北혼란?… ‘희망’ 붙인 배경도 규명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이 28일 촛불집회 초기인 2016년 10월 청와대가 ‘희망계획’ 문건을 통해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진술을 확보하면서 청와대가 직접 계엄령 검토에 참여했을 정황이 포착됐다. 기존에 수사하던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의 경우 청와대의 개입 여부가 수사의 초점이었다면 희망계획 문건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청와대가 직접 계엄령을 검토한 정황이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훨씬 커진 셈이다. 또 합수단 수사 결과, 희망계획이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초안 격으로 확인될 경우 청와대와 기무사 사이에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두고 모종의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도 생긴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청와대가 희망계획을 검토한 시점이다. 2016년 9월 일명 ‘최순실 게이트’(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가 불거진 후 10월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따라서 청와대가 2016년 10월 계엄령을 담은 희망계획 문건을 검토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가 촛불집회로 옮아가던 때이거나 첫 촛불집회가 열린 시점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명박 정권 때 촛불집회의 힘을 경험했던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촛불집회 확산을 감안하고 초기부터 계엄령을 검토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만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희망계획 검토 지시까지 확인된다면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실제 합수단은 희망계획이 상부의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희망계획과 관련한 진술을 지난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청와대 전 국방비서관 관계자들에게서 확보했다. 당시 청와대에서 국방비서관실의 보고라인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다. 또 김 전 안보실장과 국방비서관 핵심 직원은 모두 군 출신이다. 합수단은 우선 희망계획이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은 희망계획이 검토된 지 5개월 만인 2017년 3월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이 작성돼 시기적인 관점에서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희망계획과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두 문건 모두 계엄사령관이 해·공·육군의 작전을 지휘하는 합동참모의장이 아니라 육군참모총장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희망계획에는 기무사 문건과 달리 계엄 시 의회 장악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희망계획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도 규명이 필요하다. 문건의 작성 목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불붙는 촛불집회를 돌파하고 싶은 희망일 수도 있고 2016년 9월에 감행된 핵실험 뒤에 북한 사회가 혼란에 빠졌으면 하는 희망에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뜻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내용을 축약한 문서 제목보다 작전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 과격 시위 발생 시 진압을 위해 군 부대들의 이동 경로를 명시한 ‘충정작전’이 대표적이다. 합수단은 이달 들어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관련해 핵심 기관을 압수수색하고 연관 인물을 연이어 소환 조사 중이다. 지난달 3일에는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장준규 전 육군참모총장, 노수철 전 법무관리관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같은 달 14일에 기무사령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20일에는 장혁 전 청와대 국방비서관을, 21일에는 국방비서관실 핵심 직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23~24일에는 한 전 국방부 장관과 조 전 기무사령관의 당시 보좌관 9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박근혜 청와대, ‘촛불’ 초기부터 계엄령 검토했다

    [단독]박근혜 청와대, ‘촛불’ 초기부터 계엄령 검토했다

    군검 합수단, 2016년 10월 작전명 ‘희망계획’ 문건 확인기무사 문건 초기부터 개입한 개연성 커져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이 촛불시위가 막 시작되던 시점인 2016년 10월 청와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담은 ‘희망계획’이라는 문건이 존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특히 유사시 계엄사령관을 육·해·공군에 대한 군령권을 지닌 합동참모의장이 아니라 육군참모총장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기무사와 같은 문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28일 “청와대에서 2016년 10월 작성된 일명 ‘희망계획’이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 여러 각도에서 확인 중”이라면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작성한 ‘희망계획’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과는 별도로 합수단은 이 문건이 청와대와 기무사를 연결하는 고리로 보고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지난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청와대가 촛불집회 초기 국면부터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문서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기무사가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더 커졌다. 청와대의 ‘희망계획’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모두 계엄령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계엄사령관은 육참총장이 맡고 작성 시기도 촛불집회 국면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합수단은 ‘희망계획’과 계엄령 문건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전 실장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 중이며 필요한 단계가 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희망계획’ 문건이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으로 이전됐다는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열람할 계획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하면 사본 제작이나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조현오, 상관 건너뛰고 직접 MB청와대에 ‘쌍용차 강제진압’ 승인

    조현오, 상관 건너뛰고 직접 MB청와대에 ‘쌍용차 강제진압’ 승인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의 파업 농성을 진압한 경찰 작전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최종 승인해 시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압작전을 지휘한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상급자인 강희랑 경찰청장의 반대도 무시하고 직접 청와대와 접촉해 작전을 승인받았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8일 쌍용차 노조 파업농성 진압 당시 경찰 공권력 행사에 위법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면서 경찰청에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한 국가 손해배상 청구소송 취하를 권고했다. ●조현오 경기청장, 경찰청장 무시하고 청와대 접촉해 작전 승인받아 조사위에 따르면 당시 경기경찰청은 2009년 6월부터 노사협상 결렬에 대비해 파업농성 강제진압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특히 이 진압 계획은 사측과 긴밀한 협조를 거쳐 수립됐다고 조사위는 판단했다. 당시 경기청은 사측의 경찰권 발동 요청서 접수, 법원의 체포영장·압수수색 발부, 공장 진입 시 사측과 동행, 단전·단수 등 공장 내 차단 조치, 체포 노조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등 상세한 계획을 진작부터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경기청 소속 경찰관 50명으로 ‘인터넷 대응팀’을 꾸려 온라인에 노조원들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댓글과 영상 등을 올렸다. 오프라인에서도 당시 시위용품 사진 등을 전시하는 등 경찰이 여론전에 적극 나섰다. 그해 8월 4~5일 경찰측공대를 투입해 이뤄진 강제진압 작전은 당시 경기청이 상급기관인 경찰청을 건너뛰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 고용노동담당 비서관과 직접 접촉해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은 “여전히 노사협상 여지가 있어 시간을 더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강제진압에 반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조현오 당시 경기청장이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청와대로부터 직접 작전을 승인받은 것이다. 강희락 전 청장은 8월 4일 경찰 병력이 쌍용차 공장 안으로 대규모 진입할 당시 경기경찰청으로부터 해당 사실을 보고받지도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본청과 경기청 간의 의견 대립, 청와대 승인 등은 강희락 전 청장과 조현오 전 경기청장 등 관련자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고 조사위는 설명했다. ●최루액 섞은 물 20만ℓ 살수…테러 진압하듯 작전 당시 파업 농성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은 대테러장비로 분류됐던 테이저건과 다목적발사기를 노조원들을 향해 사용했다. 또 헬리콥터를 저공 비행시켜 하강풍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노조원을 해산하는, 일명 ‘바람 작전’도 펼쳤다.특히 농성 대응 과정에서 헬기에 물탱크를 장착, 최루액 원액 2000ℓ를 섞은 물 약 20만ℓ를 공중에서 노조원들을 향해 혼합살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조사위에 따르면 최루액의 주성분인 CS와 용매인 디클로로메탄은 2급 발암물질이다. 조사위는 테러범이나 강력범 진압에 쓰여야 할 대테러장비를 노조원들에게 사용한 점, 시위를 해산하려고 헬기로 최루액을 혼합살수한 점은 ‘경찰관 직무집행법’과 ‘위해성 경찰장비의 사용 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경찰의 이 같은 위법행위에는 직권남용,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으나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조사위는 밝혔다. 또한 사측 경비용역과 파업에 불참한 구사대가 파업 노조원과 시민단체, 가족대책위 회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사실상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경찰은 쌍용차 노조가 파업 사태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들을 추모하려고 설치한 대한문 분향소에서 열리던 각종 행사와 집회, 기자회견을 끊임없이 방해하고, 참가자들의 이동을 막기도 했다.조사위는 경찰청에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한 의견 표명과 사과를 권고했다. 노동쟁의에서는 노사 간 자율 교섭을 원칙으로 하며, 경찰력은 최후적·보충적으로 투입하고, 경찰력 투입 결정 절차의 투명성 보장 방안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경찰이 진압 작전 당시 입은 각종 물적 피해 등과 관련해 쌍용차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16억 6900만원 규모의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과 관련 가압류 사건을 취하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조사위는 노사 자율로 해결할 노동쟁의 사안을 당시 청와대가 경찰 물리력을 이용해 해결하려 한 사실이 있는 만큼 정부도 노동자들과 가족에게 피해를 사과하고 명예회복과 치유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조사위는 “이번 사건은 노사 자율 원칙으로 해결돼야 할 노동쟁의가 경찰에 의해 강제로 해결될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잘 보여준다”면서 “향후 경찰력이 노동쟁의 현장에 투입될 때 경계할 선례로 기억되기로 바란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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