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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작은 순간 속에도 낙원은 있다

    삶의 작은 순간 속에도 낙원은 있다

    한 부부의 삶을 통해 결혼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장편소설 ‘운명과 분노’로 세계에 이름을 떨친 미국 소설가 로런 그로프. 1978년생의 젊은 작가는 강렬한 서사와 시적이고 우아한 문체로 “동시대 최고의 미국 작가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듣는다. 2015년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운명과 분노’를 최고의 책으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단순하지 않은 성격의 중심 인물과 세월을 거스르는 이야기 구조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작가의 특기는 또 다른 대표작 ‘아르카디아’(문학동네)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2012년에 발표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작품은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히피 문화가 성행하던 시절, 절대적인 자유를 신봉하는 대안 공동체 ‘아르카디아’를 중심으로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비트’라는 남자의 50여년의 삶을 좇는다. “그로프의 아름다운 문장은 최고 미덕 중 하나이지만 결코 유일한 미덕은 아니다”라는 뉴욕타임스의 평처럼 작가는 꿈꾸는 삶이 무너지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도 끝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물의 인생을 정교한 필치로 펼쳐낸다.‘아르카디아’는 고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한 지역으로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숲의 신, 나무의 요정, 자연의 정령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목가적 이상향을 뜻한다. 작가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이상적인 이 공간을 미국 뉴욕주에 건설된 가상의 공동체로 옮겨 왔다. 아르카디아가 결성된 후 이곳에서 처음 태어난 아이인 비트는 바깥세상에 나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널따란 풀밭과 아늑한 숲에서 함께 사는 공동체 친구들과 부모님의 품이라면 그저 안전하고 행복하다. “다들 이런저런 방식으로 뭔가를 하고 있었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색다른 거였어. 순수한 것. 대지 위에서의 삶이 아니라 대지와 더불어 사는 삶. 상업주의라는 악마에게서 벗어나 우리 손으로 일구어 나가는 삶. 우리의 사랑이 세상을 밝히는 횃불이 되게 하는 것이었지.”(29쪽)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끈끈함과 친밀함이 빛나는 곳에서 지상의 모든 기쁨을 누려온 비트는 사춘기가 되면서 아르카디아의 어두운 면을 엿보게 된다.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이상향은 가출 청소년들과 마약 중독자, 범죄자들의 피난처로 변모한다. 크고 작은 사건을 거치며 결국 아르카디아는 와해되고 비트 역시 평생을 함께한 사람들과 이별한다. 이후 아내가 집을 떠나는 등 삶에서 잇따른 상실을 경험한 비트는 루게릭병을 앓는 어머니 해나와 딸 그레테를 데리고 아르카디아로 돌아간다. 시련에 빠진 비트는 역설적이게도 폐허가 된 아르카디아에서 삶을 잇게 해 줄 작은 희망의 씨앗을 발견한다. 옛날 옛적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었던 “뒤편에 있는 그림자 같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이야기로 가득한 “삶의 조용한 공간들”이다. 그는 원대한 이상이 아닌 지붕에 비치는 새벽빛과 가지 사이를 스치는 바람에서도 낙원을 찾을 수 있다는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는다. “그레테가 살며시 다가와 하는 입맞춤, 갤러리 안의 따뜻한 불빛, (중략) 밤이면 거리에서 들려오는 여자들의 목소리, 웃음소리. 그는 늘 여자들의 목소리를 사랑했다. 그는 그런 것들을 기다릴 것이다. 주의를 기울일 것. 그는 생각한다. 장대한 몸짓이 아닌 지나는 숨결에.”(440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 정인선, 결혼식 포착 ‘과속 전개 황당’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 정인선, 결혼식 포착 ‘과속 전개 황당’

    ‘으라차차 와이키키’ 김정현, 정인선의 황당한 결혼 과속 스캔들이 펼쳐진다.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연출 이창민, 극본 김기호 송지은 송미소, 제작 씨제스프로덕션 드라마하우스) 측은 20일 6회 방송을 앞두고 동구(김정현 분)와 윤아(정인선 분)의 결혼식 현장을 공개해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앞서 동구와 윤아는 알 듯 말 듯 로맨스 무드로 설렘 지수를 높였다. 계속되는 불운에 시니컬해진 동구는 의욕은 넘치지만 하는 일마다 사고를 치는 긍정 허당 싱글맘 윤아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은근히 챙겼고, 윤아도 그런 동구를 점점 편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5회에서 신종플루에 걸린 동구와 윤아가 ‘와이키키’ 옥상 텐트에 함께 격리돼 동침 아닌 동침을 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한 발 더 진전됐다. 동구는 윤아의 다정함과 따뜻함에 조금씩 애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공개된 사진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 대박 사건을 담고 있다. 아무리 예측 불허 사건사고가 펼쳐지는 ‘와이키키’라고 해도 믿을 수 없는 동구와 윤아의 결혼식 현장이 포착된 것. 말끔하게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동구와 윤아의 안구 정화 비주얼이 시선을 강탈한다. 당황한 듯 마주치는 두 사람의 눈빛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수줍게 동구를 응시하던 윤아가 먼저 다가가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자 놀란 토끼 눈이 된 동구의 심쿵 표정이 눈길을 끈다. 도대체 어떤 사건이 벌어진 것인지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작은 시작도 커다란 대형 사고로 진화하는 ‘와이키키’답게 뜻하지 않은 사건에서 시작된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다시 한번 단짠을 유발하는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걷잡을 수 없이 몸집을 불려가는 사건사고가 참을 수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한 번 보면 끊을 수 없는 강력한 중독성으로 안방에 웃음 성수기를 몰고 온 ‘으라차차 와이키키’ 6회는 오늘(20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배우 송중기,평창동계올림픽서 볼 뻔했다? 쇼트트랙 그만둔 이유 들어보니..

    배우 송중기,평창동계올림픽서 볼 뻔했다? 쇼트트랙 그만둔 이유 들어보니..

    쇼트트랙 선수 출신 배우 송중기의 과거 일화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19일 방송된 채널A ‘풍문으로 들었쇼’에서는 배우 송중기(34)의 쇼트트랙 선수 시절 이야기가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한 연예부 기자는 “송중기는 쇼트트랙 선수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무려 12년 동안 활동했다”고 밝혔다.이어 “송중기는 실제로 고향인 대전 대표 선수로, 전국체전에 3번이나 출전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자였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송중기가 쇼트트랙을 그만둔 이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송중기가 쇼트트랙을 그만둔 게 부상도 있었지만, 송중기가 좀 조숙했던 것 같다”라며 “당시에 쇼트트랙 관련해서 학교별 또는 라인별로 세력 다툼이 좀 있었다. 파벌 논란이 있어서 사회적 이슈가 컸던 적이 있었는데 쇼트트랙이 워낙 금메달 종목이다 보니까 그런 안 좋은 문제들이 불거졌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송중기가) 실력으로도 사실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되는 거 자체도 많이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아, 여기서는 실력만으로는 국가대표가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고 일찍부터 운동을 포기하고 공부 쪽으로 눈을 돌려 공부에 매진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송중기는 초등학교~중학교 시절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타깝게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이후 학업에 몰두한 그는 대학 시절 방송국에서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다 연기자로 캐스팅, 지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2009년 방영한 MBC 드라마 ‘트리플’에서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지풍호 역을 맡아 본인의 스케이팅 실력을 뽐낸 바 있다. 당시 송중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안현수(빅토르 안), 이호석은 너무 멀리 있는 선수들이었다. 전국대회에서 내가 이호석 선수보다 앞에 있던 적이 있었다. ‘아, 내가 1등이구나!’ 하고 골라인에 딱 들어가서 일어섰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 바퀴가 더 남아있었다”라며 과거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송중기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연을 맺은 배우 송혜교와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결혼 이후 신혼을 즐기고 싶다는 그의 뜻에 따라 현재 검토 중인 차기작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IDUS HQ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근육질 통가맨, 2020 도쿄올림픽엔 수영으로 도전?

    근육질 통가맨, 2020 도쿄올림픽엔 수영으로 도전?

    “물 관련 종목으로 도쿄 올림픽 도전”“16일 크로스컨트리 출전, 나무 부딪히지 않는 게 목표” 강추위에도 웃통을 벗고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입장해 화제를 모은 ‘통가맨’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통가 스키 국가대표 피타 타우파토푸아는 14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종목으로 출전하겠다”면서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타우파토푸아가 도쿄올림픽에 나온다면 3번째 올림픽 출전이 된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태권도 국가대표로 출전한 그는 당시에도 개회식에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입장해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출전 성적은 1회전 탈락이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했다. 최저 기온이 18도일 정도로 겨울철 스포츠와 거리가 먼 통가 출신인 그는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유럽을 돌며 대회에 출전한 끝에 평창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그는 세 번째 종목이 무엇이 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태권도 매트에도 서봤고 설원에서도 올림픽에 출전했으니 다음에는 물과 관련된 종목이 아닐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하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물과 관련된 종목은 수영,다이빙,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수구 등이다. 타우파토푸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도전하는 모습,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실패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그러면서도 행복해 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도 알려주고 싶다”면서 “또 다시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6일 남자 크로스컨트리 15㎞ 프리에 출전하는 그는 “내가 지금까지 눈 위에서 지낸 기간은 12주에 불과하다”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면 13주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가깝게 지내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를 묻자 “전부 나를 빠르게 앞서 가는 데다 내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때면 다들 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있기 때문에 친해지기 어렵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전날 고향인 통가에 강력한 사이클론이 몰아쳐 큰 피해가 난 것에 대해 타우파토푸아는 “6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라고 한다”면서 “특히 통가처럼 작은 나라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애인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도 “저와 결혼하려면 먼저 사이클론 피해를 본 통가를 도와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통가와 같은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긍정적인 면을 바라본다”며 “통가 사람들의 강한 마음과 의지는 아무리 강한 사이클론이 와도 절대 파멸시킬 수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6일 첫 경기 목표에 대해 타우파토푸아는 “주행 중에 나무에 부딪히지 않는 것”이라며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오늘 소셜 미디어에 버진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이 ‘나도 당신을 닮아 크로스컨트리 선수가 되겠다’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하며 “누군가 나를 보고 영감을 얻는다면 그 자체로 나는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이나 외모, 종교 등을 이유로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46만여명에 달하는 프랑스 내 유대인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사르셀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유대계 사립학교 교복을 입고 귀가하던 15세 소녀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하루 전날엔 파리 남쪽 외곽 도시 크레테유의 한 유대인 식료품점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이 상점에서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나치 독일의 표식인 하켄크로이츠(구부러진 십자가) 낙서가 발견돼 경찰은 유대인 혐오 세력이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 정서를 반영한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 행위는 2016년 77건에서 지난해 97건으로 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가디언은 같은 기간 영국에서 유대인 대상 범죄가 108건에서 14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인 마음속 내재된 反유대정서 되살아나” 하지만 미국의 유대인 전문지 ‘알게마이너’는 지난달 14일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로 어느 국가보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앞장서 왔던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지난 1일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해 9월 24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표율 13%로 원내 제3당으로 진입했을 때 유대인들이 받은 충격은 극에 달했다. 수십년에 걸쳐 극우와 국가주의 배격, 나치 과거사 청산에 힘써 온 독일에서조차 극우 정당이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유럽의 폴란드는 무슬림 인구가 0.1% 미만인 국가다. 극우 성향의 ‘법과 정의’당이 장악하고 있는 폴란드 하원은 지난달 26일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운영했던 수용소 시설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폴란드가 나치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누구든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이 법안의 핵심은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일 뿐 가해자가 아니라는 정서를 반영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에서 학살당한 유대인 300만명 중 18만~20만명이 폴란드인에 의해 살해되거나 폴란드인의 밀고로 숨진 것으로 평가됐고, 2차 대전 이전부터 폴란드에는 반유대 정서가 뿌리 깊었다는 분석이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反이스라엘 정서ㆍ극우 민족주의 확산 막아야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지난달 28일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지난 1일 결국 사퇴했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지난달 29일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미국에 본부를 둔 최대 규모의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이 2014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그리스인 69%, 폴란드인 45%, 프랑스인 37%, 독일인 27%가 반유대주의 정서를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독일인의 52%와 폴란드인 62%, 프랑스인 44%가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홀로코스트 피해를 과도하게 부각시킨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인의 82%, 폴란드인 55%와 프랑스인 48%는 ‘유대인들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ADL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인 42%와 독일인 31%가 ‘유대인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인구의 2.5%에 불과한 650만 유대인들이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변호사였던 친이스라엘 강경파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도 정통 유대교 신자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을지라도 유럽인들은 홀로코스트가 유럽 역사의 일부분임을 인정할 책임이 있으며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임신 고충...“임신 우울증 올까봐 무섭다”..무슨 일?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 임신 고충...“임신 우울증 올까봐 무섭다”..무슨 일?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가희가 임신 고충을 털어놨다.11일 가수 가희가 SNS를 통해 임신 우울증을 염려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 마이 갓 코가 막혀서 숨을 못 쉬겠다. 힘들다. 약도 못 먹고. 아가의 태동이 요즘 부쩍 늘었다. 우리 노아 뱃속에 있을 때는 작은 움직임에도 반가워하고 신기해하고 행복했는데 우리 둘째 무지개한테는 좀 둔해진 것 같아 왠지 미안한 맘”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이어 “임신 우울증이 올까봐 무섭다”라며 “엄청 씩씩하게 지내려하는데 잘 안 되네 역시. 임산부만 챙겨주는 스텝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아닐 가희는 지친 표정의 셀카를 공개했다. 감기에도 임신 중이라 약을 복용할 수 없어 힘들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희는 지난 2016년 3살 연상의 사업가 양준무 씨와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같은 해 아들을 출산한 데 이어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이다. 사진=가희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문화마당] 슬기로운 일상생활을 위하여/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문화마당] 슬기로운 일상생활을 위하여/송한샘 국제예술대 교수

    지난달 종료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여전히 화제다. SNS상에는 허한 마음 달랠 길 없어 그리움을 호소하는 포스팅이 속속 올라오고 있으며, 늦게나마 다시보기로 ‘정주행’에 나선 이들도 많다. 어쩌면 ‘슬기로운…’은 지상파를 비롯한 여타 방송의 미니시리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 다소 낯설었을지 모른다. 작품은 사극·역사, 결혼·신분상승, 치정·멜로, 청춘·연애, 범죄·조폭, 의학·법정, 전쟁·첩보, 학원·성장, 스포츠·엔터테인먼트, SF·판타지 등 기존 드라마의 클리셰를 벗어나 발칙하면서도 기발한 한 수를 택했다. 그것은 바로 ‘감빵’, 즉 교도소 안의 일상이었다. 출연진의 면면을 살피면 의아함은 한층 더해진다. 주역들의 감방이었던 ‘2상 6방’에 둥지를 튼 배우들은 사실 그간 TV 드라마나 영화 등의 매체에서 스타급 활약을 펼치던 이들이 아니었다. 물론 정웅인, 정경호, 성동일 등 베테랑 연기자들의 공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2상 6방’과 교도소 곳곳을 훈훈하게 채웠던 이들 다수가 연극과 뮤지컬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이거나 대중매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재야의 고수 같은 존재였다. ‘슬기로운…’은 낯선 공간에 낯선 배우를 데려다 놓고 화제성과 시청률을 둘 다 거머쥔, 그야말로 ‘슬기로운’ 문화 콘텐츠였던 것이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내면에 그토록 깊고 큰 울림을 불러일으켰던 비결은 무얼까? 이유야 여러 가지이겠지만, 작품 외적 요인으로는 ‘소확행’(小確幸,) 즉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자는 최근의 트렌드를 꼽고 싶다. 라면 수프·사이다·매실차·참기름을 섞은 특제 비빔면부터 미지근한 물 아닌 ‘뜨거운’ 물로 부은 컵라면, 페트 아닌 ‘유리’병에 든 음료수, 단 ‘십분’의 접견, 여자 교도소 수감자와의 펜팔, 보고 싶은 추억의 영화 ‘영웅본색’, 헤어지긴 싫어도 석방 앞엔 “다시 오면 뒤진다!” 말하는 정든 동료들까지…. ‘2상 6방’의 군상들은 너무나 작지만 확실하게 누릴 수 있는 행복에 온몸으로 즐거워한다. 그런 죄수들의 코미디 같은 모습에 어처구니없어 웃던 시청자도 어느새 그들의 “불행에 연민을 느끼고, 내 일상의 작은 행복을 돌아보며, 순간의 실수로 나 역시 저들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의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간 안방극장에서 감옥은 감시와 처벌의 공간, 부정과 비리의 아이콘이었다. 집에서 생각 없이 편하게 보는 TV 드라마의 특성상 고정관념을 뒤집고 감옥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슬기로운…’의 밑바닥 인생들이 찾는 작고 확실한 행복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고 보면 ‘소확행’ 이전부터 ‘슬로 라이프’, ‘욜로’, ‘1코노미’ 같은 용어가 회자돼 왔다. 그 공통점은 남들이 보는 고정관념과 실적주의에 함몰되지 말고 개인의 행복과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자는 것에 있다. 그런데 그 한 켜 아래를 들추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는 우리의 민낯이 드러난다.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데 입주민의 차를 주차하지 않았다고 아파트 경비원의 밥줄이 끊기고, 생리대 하나 없어 신발 깔창을 써야만 하는 세상에서, “소년들이여 대망을 품으라!”(Boys be ambitious!)와 같은 격언은 이미 설자리를 잃었다. TV 드라마는 동시대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처럼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슬기로운 일상생활, 즉 작든 크든 확실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 알베르토 몬디 “아내 만나기 위해 한국行 결심, 정말 맘에 들었다”

    알베르토 몬디 “아내 만나기 위해 한국行 결심, 정말 맘에 들었다”

    알베르토 몬디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로 지금의 아내를 꼽았다.최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베네치아 부근 작은 시골마을에서 자란 알베르토 몬디는 공부 잘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은 대학 3학년 중국 유학 생활 중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알베르토 몬디는 “(중국) 유학을 했을 때 우리 반 안에 마음에 드는 한국 여자가 한 명 있었어요. 그 전에 한국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는데 되게 맘에 들었다. 한국이 어디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여자친구와 저는 너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결국 알베르토 몬디는 대기업 입사 결정을 뿌리치고 그 한국 여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행을 결정했다. 알베르토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기차를 타고 왔다. 베네치아에서 출발해서 쭉 기차를 타면 비행기를 타는 비용과 똑같다. 베네치아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기차를 타고 갔다. 일주일 뒤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거쳐 모스크바로 향했다. 또 일주일 뒤에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했다. 옛날에는 자루비노라느 항구에서 속초로 가는 배가 있었다. 그 배를 타고 속초로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국을 찾은 알베르토 몬디는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 사진=MBC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그저 그런 사람들의 영화 같은 삶

    그저 그런 사람들의 영화 같은 삶

    인생극장/노명우 지음/사계절출판사/448쪽/1만 7800원영웅과 범인(凡人)의 차이 중 하나로 ‘기록의 유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전쟁이나 정치적 혼란으로 어지러워진 세상을 구한 사람에 대한 칭송은 입에서 입으로, 글에서 글로 널리 전해지는 법이다. 영웅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기 이름을 또렷이 새기는 반면 필부의 지난한 삶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1924년 충청남도의 작은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한 남자와 1936년 서울 종로구에서 가난한 집 막내로 태어난 한 여자의 삶도 어쩌면 ‘그저 그런’ 인생 중 하나로 묻힐 뻔했다. 역사라는 큰 무대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두 사람의 삶은 아들이자 사회학자인 노명우 아주대 교수를 통해 되살아났다. ‘인생극장’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한 뒤 아들에 의해 비로소 자서전이 쓰인 셈이다.저자가 부모의 사적이면서도 내밀한 인생의 심층을 들여다본 이유는 뭘까. 책 첫머리에 놓인 “말 없는 피조물은 의미되면서 구원을 희망할 수 있다”는 발터 베냐민의 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흔적 없이 사라진 무명씨들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일은 그들이 공유한 한 시대의 궤적을 살피는 일이다. 책에서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과 군부독재를 겪고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룬 세대가 겪은 파란만장한 역사를 개인의 삶으로 엮어 낸다. 다만 세상을 떠난 부모의 개인적인 기록이 많지 않은 터라 저자는 1920~70년대 풍속을 반영한 대중영화를 통해 그 시절을 추적했다.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당시 유행을 따라 만주로 떠났다. 당시 사람들의 눈에 만주는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유토피아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1942년에 나온 노래 ‘만주 신랑’의 ‘꿈 하나 잘못 꾸어 헝큰 청춘아 눈물도 웃음 되는 만주러라’라는 가사를 통해 만주를 향할 당시 아버지가 가슴에 얼마나 큰 꿈을 품었을지 짐작해 본다. 의지로 떠난 만주와는 달리 강제징용으로 나고야 일본군 병사로 징집된 아버지의 심정은 징용병이 황군이 되는 과정을 낭만적으로 그린 영화 ‘병정님’(1944)을 통해 느껴본다. 영화는 안심하고 자녀를 군대에 보내라고 부모를 설득하지만 누구도 제국의 질서에 얽매이는 것을 반가워했을 리 없다. 한편 당시 국민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하고 전쟁통에 고아가 된 어머니는 전쟁이 끝날 무렵 아버지와 결혼해 파주 미군 기지 근처에서 미장원을 열고 ‘양공주’의 머리를 말았다. 어머니는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나 ‘또순이’(1963)의 주인공처럼 그 시절 권장되었던 모범적인 어머니상을 그대로 따른 전형적인 한국 여성이었다. 큰소리치면서도 모든 것을 책임지지 못하는 남편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았고 그저 내조에 충실했다. 그녀의 유일한 희망은 자식을 미국에 유학 보내는 것. “애비가 못 배웠으면 자식들이라도 가르쳐야지”라는 영화 ‘수학여행’(1969)의 대사처럼 공부가 출세의 수단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저자의 부모가 정착한 파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1950~70년대 세상물정이다. 달러를 벌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든 이곳에서 아버지는 사진관과 미군의 유흥공간인 ‘레인보우 클럽’을 열어 달러를 쓸어 담는다. 미군 부대가 철수한 뒤 양공주라는 ‘달러의 파이프라인’이 사라지자 ‘레인보우 클럽’은 한국 군인과 면회객을 대상으로 하는 ‘무지개 다방’과 ‘무지개 홀’로 모습을 바꾼다. 개인들의 선택에 따라 변모하는 파주라는 공간은 당시 체면보다 생존이 중요했던 전후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저자는 부모의 자서전을 끝맺으면서 부모가 살았던 시대를 회고하는 일이 과거에 머무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단순히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연습이라는 것. “과거는 미래를 보기 위한 연습이다. 과거에서 미래를 볼 수 있는 사람만이 고아가 되어도 서럽지 않다. 과거에 대한 기억은 미래에 대한 상상으로 종결되어야 한다. 기억의 정확한 시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432~433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카스트로의 장남 디아즈 빌라트 자살, 부친과 꼭 닮아 별명이 피델리토

    카스트로의 장남 디아즈 빌라트 자살, 부친과 꼭 닮아 별명이 피델리토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원수의 아들인 피델 앙헬 카스트로 디아즈 발라트가 우울증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향년 68. 2년 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카스트로의 첫 아들인 그는 아버지와 생김새가 너무 닮아 ‘피델리토’(작은 피델)로 불렸는데 1일 아침(현지시간) 수도 하바나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 국영 텔레비전은 가족들이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으며 다른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전해지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는 평소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교수였으며 핵물리학자였던 그는 수개월 전부터 일군의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쿠바 관영매체인 그랜마가 보도했다. 최근까지 입원 치료를 받다가 몇개월 전부터 외래 환자로 치료를 받았다.그는 현재도 쿠바국가위원회 과학 자문 겸 과학아카데미위원회 부총재로 일해왔다. 1980년부터 1992년까지 쿠바 핵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는데 옛 소련 붕괴 이후 포기됐다. 피델 카스트로가 유력 정치인의 딸인 미르타 디아즈 발라트와 짧은 결혼 생활을 유지했을 때 태어났다. 그의 외가 쪽은 미국 플로리다주를 중심으로 반쿠바 운동의 중심 역할을 했다. 사초 마리오 디아즈 발라트는 미국 의원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정부 의존 ‘천수답 지방자치 ’ 벗어나 주민자치 씨앗 뿌려 보람”

    [자치단체장 25시] “정부 의존 ‘천수답 지방자치 ’ 벗어나 주민자치 씨앗 뿌려 보람”

    “높은 자리에 있다가도 언제든 밑바닥으로 내려갈 수 있어야 좋은 사회 아니겠습니까.”1월 초 신년인사회에서 돌연 3선 불출마 선언을 한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6·13지방선거를 130여일 앞둔 시점이라 그의 행보에 여론의 관심이 더 뜨겁다. 21대 총선 출마를 위한 일보 후퇴냐, 청와대 재입성이냐 등 각종 추측이 쏟아진다. 차 구청장은 “무슨 옷을 입든 주민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주민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전격 불출마 선언을 한 배경은. -구청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교수,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구청장 등 어떤 옷을 입든 지향점은 다르지 않았다. 어디서 무얼 하든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것엔 변함이 없다. 지금은 일단 멈추고 물러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7년여간 구정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됐다.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구민에게 봉사할 수 있고 어려운 곳에 보탬만 된다면 다 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다. ▶구청장 3선 연임 제한이 없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까. -더 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성이 차도록 일을 했을 것 같다. 구청장을 그만둬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 중 하나가 3선 연임 제한이다. 연임 제한이 있는 한 3선에 도전해 당선된다 해도, 빠르면 1~2년 안에 레임덕이 올 것이다. 구청장이 잘하든, 못하든 강제로 마무리 국면을 맞게 된다. 나갈 운명이 정해져 있는 사람 아래서 일하는 공무원이 열정을 쏟을 리 만무하다. 구청장도 사람인데 무슨 열정과 의혹이 생기겠나.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지방자치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3선 연임 제한이다. 차라리 정당에서 재임 기간 구정을 평가해 공천을 안 주면 되는데, 불필요한 법적 장치를 만들어 놨다.▶구청장 차성수로 지낸 7년여간 느낀 소회는. -주민과 만날 수 있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주민이 이끌어 나가는 마을 자치를 시도했다. 동 주민센터에 예산을 나눠 주고 주민이 직접 마을총회를 소집해 자신이 살고 싶은 동네를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동 특성화 사업’이다. 즐겁고 보람찼다.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아 평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장애인 부부가 결혼했다. 어느 동네엔 차 없는 거리가 만들어졌다. 주민이 주인으로서 스스로 자기 삶의 미래에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최소한의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 마을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자리잡은 게 민선 6기의 가장 큰 성과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은 세대, 성별 관계없이 구민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2015년 1750명이 참가해 최다 인원 연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연쇄 효과도 컸다. 지역에 성인 오케스트라단이 10개나 만들어졌다. 악기를 배우는 구민도 많아졌다. 구민이 교향곡을 함께 연주하며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 줬다.▶아쉬운 점은. -장애인 분야를 깊이 있게 챙기지 못했다. 장애인을 위한 재정 여건은 여전히 부족하다. 장애인 편의 시설이든 장애인 인권 관련 다양한 사업이든 진행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약자에 대해 충분히 배려하고 정책적으로 균형추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해야 했는데 아쉽다. 또 스마트시티의 가장 중요한 공급기지인 가산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 밀어붙이자니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역부족이라 판단했다. 금천구를 가장 활성화된 스마트시티로 만들면 주민 생활은 물론 각종 행정 서비스 편의도 향상될 것이다. 주택 밀집 지역의 주차난, 쓰레기 문제 등이 포함된다. 일자리와도 관련이 있다. 도시 전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숙제다. ▶지방자치 한계, 발전에 대해 제언한다면. -현재로서는 구청장이 각 지역에 특성화된 사업·정책을 펼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지방자치를 위한 권한과 재원을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줘야 한국 사회가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 저출산, 고령화, 4차 산업혁명, 1인 가구 급증 등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획일적인 방식으로 풀 수 없다. 현장에서는 중앙에서 예측한 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청장을 하면서 분권이 지방이 살길이고, 대한민국 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지금까지 삶의 궤도를 과감히 넘어서는 혁신을 밑에서부터 하지 않으면 삶을 바꿔 나가기가 어렵다. 다양한 꽃이 피어야 들판이 아름답지 않은가. 물론, 각 특성에 맞는 꽃을 피우려면 주민자치가 활성화돼야 한다. 분권과 자치는 항상 연동돼 있다. 지난 7년여 동안 중앙정부와 서울시를 상대로 분권을 요구해 왔다. 주민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공무원과 혁신을 준비해 왔다. 이제는 중앙에 쏠린 권한과 재정이 지방으로 이양돼도 효율적으로 집행할 자신이 생겼다. ▶지난달 초 다른 기초자치단체장들과 함께 대국민 공동 신년사를 발표했는데.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에 기초자치단체장 40명 정도가 속해 있다. 단체장뿐만 아니라 구·시의원도 가입해 있다. 그동안 단체장 네트워크가 굉장히 많아졌다. 이전에는 그저 각 지역에서만 움직이고, 서울시나 중앙정부만을 바라보며 재정 지원을 기다리는 이른바 ‘천수답(天水沓) 지방자치’였다. 지역 문제를 지자체가 나서 해결하는 자치행정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됐다. 무엇보다도 지방분권 이슈를 개헌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분권이 되면 주민의 삶이 바뀌기 때문이다. 공무원, 정치인의 일만이 아니다. 국민이 참여하는 지방분권 개헌으로 옮겨나가야 한다. 어떻게든 국회가 개헌안을 만들도록 해야지, 정부에서 원포인트 개헌안을 내면 통과하기 어렵다고 본다. 6·13지방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분권은 시대적 과제다. 대한민국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다. 세계화의 흐름 속 지역·지방화를 뜻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은 30년 전부터 나온 얘기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시민들과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드는 일도 하고 싶다.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높은 자리에 있다가도 아래로 쉽게 내려갈 수 있고, 또 그걸 주위에서 받아들여 줘야 한다. 한 번 위로 올라가면 절대 아래로 안 내려가는 관행은 옳지 않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국가 서열 2위였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퇴임 후 다시 흰색 가운을 입고 병원을 운영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퇴임 후 봉하마을로 가셨다.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이 줄줄이 3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21대 총선이나 2기 청와대 입성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전혀 약속받은 것이 없다. 자리를 원한 적도 없다. 구청장 선거도 주민을 위한 일이 하고 싶어 나갔던 것이다. 인생은 자리가 만드는 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아버지로부터 배운 평생의 교훈이다. 나를 쓰는 게 도움이 되면 쓰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거다. 공공의 일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존재 자체가 부담되면 안 하는 게 낫다. 현 정부의 지지율은 높으나 전 정권의 불통·무능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려면 정책, 사업에서도 성과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바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는 강하다. 절제된 표현을 할 뿐이다. 검찰 개혁안만 봐도 그렇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대한민국을 바꾸는 결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다. 여소야대 구조로는 그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촛불혁명’의 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이고 정치적 귀결점은 2020년 총선이다. 이때 못하면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갖기가 쉽지 않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차성수 구청장은 참여정부 靑수석 역임 대학 시절 시흥야학을 열어 서울 구로공단 노동자와 함께했으며 서른에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가 됐다. 다양한 시민단체에서 활동했고 ‘기획통’으로 불리며 여러 선거를 이끌었다. 참여정부에서 사회조정1 비서관, 시민사회 비서관을 거쳐 시민사회수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정운영에 참여했다.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고 있으며 민선 5기에 이어 민선 6기 구청장으로 재임 중이다. 금천구에 있는 시흥초교를 졸업한 후 영등포중, 휘문고를 거쳐 고려대 사회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은평의 여성들이 행복한 까닭은

    은평의 여성들이 행복한 까닭은

    서울 은평구는 올해 가족통합지원센터를 신축하는 등 여성과 가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적극 실시하겠다고 30일 밝혔다.구는 올해부터 한부모, 다문화, 1인 가정 등 가족 유형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은평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합한 센터를 운영한다. 이를 위해 가족통합지원센터를 신축하고 오는 10월 개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버지 육아 참여 프로그램과 아이돌보미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주민이 여성정책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여성정책 관련 온·오프라인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여성정책을 생애주기별로 분류·안내한 ’와따! 한큐서비스’(woman.ep.go.kr)를 시작했다.? 구파발 환승센터 유휴 공간에는 세계문화 체험카페를 3월에 개관한다. ?세계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다문화 가족의 자녀를 대상으로 이중언어 공동육아 교실을 운영한다. 또 결혼·출산 장려 정책으로 작은결혼식 한마당, 가족육아사진 공모전, 결혼·출산장려 캠페인 등의 사업을 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인간극장’ 네쌍둥이 산모, 네개의 심장소리 듣고 “무조건 버티겠다”

    ‘인간극장’ 네쌍둥이 산모, 네개의 심장소리 듣고 “무조건 버티겠다”

    ‘인간극장’을 통해 네쌍둥이의 사연이 알려졌다.29~30일 이틀에 걸쳐 KBS1 ‘인간극장-네쌍둥이가 태어났어요’ 1,2부가 전파를 탔다. 현재 결혼 6년차인 민보라(37), 정형규(38) 부부는 결혼 1년차에 첫째 딸 서하를 낳았다. 맞벌이 생활도 안정적이고 취미도 맞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때, 부부에게 유일한 소망은 예쁜 둘째였다. 하지만 좀처럼 생기지 않는 아기. 여러 차례 난임으로 병원을 다닌 끝에 어렵사리 임신을 했는데 무려 네쌍둥이가 찾아왔다. 다태아의 조산 확률은 62%나 된다. 미숙아로 태어날 경우 산모도, 아이도 합병증의 위험을 피하기 어렵고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체온 조절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민보라 씨는 다소 많은 나이로 네쌍둥이를 임신해 고위험산모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이에 주변에선 선택유산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보라 씨는 네쌍둥이가 가진 네 개의 심장소리를 듣자 눈물이 쏟아져 “무조건 버텨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게 긍정의 힘으로 버틴 30주. 막달이 되어서야 허둥지둥 육아준비를 시작한 부부였다. 정기검진날 부부는 제왕절개 수술날짜를 받았다. 네쌍둥이의 경우엔 보통 37주를 만삭으로 치고, 일주일 먼저 수술 날짜를 정하는게 원칙이었다. 날짜를 받았던 터라 안심하고 있던 어느날, 아침부터 갑자기 진통이 찾아왔다. 응급실로 직행한 민보라 씨는 악착 같이 몇 분이라도 더 품으려고 수축 억제제까지 맞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래도 진통은 멈추질 않았고 응급 수술이 시작됐다. 그렇게 네쌍둥이 시우, 시환, 윤하, 시윤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너무 작은 몸을 가진 네쌍둥이의 평균 몸무게는 1.5kg을 간신히 넘었다. 네쌍둥이는 엄마 얼굴 볼 틈도 없이 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갔다. 저체중 아이는 호흡이 안정될때까지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가야 한다. 2주 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건강히 쑥쑥 자라서 2017년 12월 30일, 드디어 네쌍둥이가 합체했다. 동시에 가족은 본격적인 육아전쟁에 돌입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동상이몽2’ 최수종 하희라, 25년차 알콩달콩 부부 “여전히 사랑스럽다”

    ‘동상이몽2’ 최수종 하희라, 25년차 알콩달콩 부부 “여전히 사랑스럽다”

    25년이라는 시간이 최수종, 하희라 부부에게는 무색했다.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에서 그려진 알콩달콩한 25년 차 부부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에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최수종, 하희라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늘 한결같은 두 사람의 비결은 서로를 배려하는 역할 분담인 듯하다. 이날 방송에서는 결혼 25주년을 맞이해 라오스 여행을 준비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공개됐다. 하희라는 기존에 해보지 않을 걸 해보고 싶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매사에 꼼꼼한 하희라가 주도권을 잡았고 최수종은 “벌레가 많다”는 등의 작은 불만이 있어도 이를 따랐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짐을 챙기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의 역할 분담은 확실했다. 하희라는 물, 목 스트레칭 도구 등을 최수종에게 건넸다. 하희라가 필요한 물품을 챙긴다면, 최수종은 이를 캐리어 안에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 두 사람의 짐 싸기는 이렇게 수월하게 진행됐다. 여행 준비에 앞서 공개된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일상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라디오 생방송 중에도 하희라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여전히 아내를 ‘희라 씨’라고 부르는 한결같은 최수종의 모습에 MC들은 놀라워했다. 집에서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차를 마시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차를 마시던 최수종이 “어디서 오셨소”라고 물으며 상황극을 시작했다. 하희라는 “방배동입니다”이라며 자연스럽게 대답했고 이에 최수종이 “결혼은 하셨소”라고 묻자 하희라는 웃으며 “임자가 있는 몸이다”라고 대답했다. 갑작스러운 상황극과 함께 다정하게 대화를 이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에 MC들은 웃으며 ‘뜬금 부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식성, 서로 다른 취향을 가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늘 서로를 배려하는 변함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다시 만났다. 최수종은 방송에 앞서 진행한 일문일답에서 아내 자랑을 해달라는 질문에 “아내는 사랑스럽다. 결혼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렇다”며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3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수종 하희라 부부가 출연한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은 전국 기준 11.1%, 11.4%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1월 1일 방송 분이 기록한 종전 최고 수치 10.6% 보다 1%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월요일 방송한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동상이몽2’는 매주 월요일 밤 11시 10분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미운우리새끼’ 이수근, 서장훈 저격수로 등장 “너무 징징댄다” 왜?

    ‘미운우리새끼’ 이수근, 서장훈 저격수로 등장 “너무 징징댄다” 왜?

    ‘미운 우리 새끼’에 만능 재주꾼 이수근이 출연해 입담을 뽐낸다.21일 오후 방송되는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는 방송인 이수근이 출연, 절친 MC 서장훈과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날 이수근은 녹화 시작부터 “너무 징징댄다”, “예의가 없다”며 서장훈을 디스했다. 또 “서장훈에 대해 할 얘기가 많다”며 폭로전을 예고했다. 이에 서장훈은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서 불안하다”라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이날 이수근은 즉석에서 엉터리 중국어 개인기를 선보여 재미를 자아냈다. 이 밖에도 12살 연하 아내와의 연애부터 결혼까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작은 거인’ 웃음 폭탄 이수근이 출연하는 ‘미운 우리 새끼’는 이날 오후 9시 5분 만나볼 수 있다. 사진=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결혼식 기념사진서 찍힌 정체불명의 소년

    결혼식 기념사진서 찍힌 정체불명의 소년

    외딴 지역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해 찍은 기념사진 속에 낯선 소년의 모습이 포착돼 유령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해 여름 스코틀랜드 아가일 앤드 뷰트 주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여성들이 찍힌 단체 사진 중 정체불명의 소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사진에는 10명의 친구들이 호수를 배경으로 손에 가면을 들고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고 그 옆 나무 그루터기 뒤 웅크리고 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소년은 신기한 듯 여성들을 쳐다보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여성들이 몇 초 간격으로 찍은 사진에는 소년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년의 존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던 여성들은, 이후 이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수소문 중 에크 호수(Loch Eck)에서 익사한 소년의 사연을 듣게 됐다. 이 사연은 1994년 BBC에 방영된 ‘블루 보이’(The Blue Boy) 이야기. 당시 4살짜리 소년이 에크 호수에서 빠져 죽은 이야기를 각색해 TV영화로 제작됐다. 오스카상 수상자인 엠마 톰슨(Emma Thompson)이 불안한 주부 마리(Marie) 역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에크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실화 속 장소인 17세기 건축물 코일트 여관(Coylet Inn)에서 직접 촬영됐다. ‘블루 보이’ 감독 폴 머톤(Paul Murton)은 1994년 당시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여관 주인으로부터 ‘블루 보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부모와 함께 휴가 차 여관을 찾은 어린아이가 호수에 빠져 죽었으며 당시 추위로 인해 소년은 온몸이 파랗게 굳은 채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관 직원들에 따르면 식칼이나 접시 같은 물건들이 종종 이유 없이 제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고 때때로 복도에는 젖은 발자국들이 발견되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9일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한 홀리(holly)는 “스코틀랜드의 호수에 있는 저택. 아무도 주위에 없었으며 셀프타이머로 3초 간격으로 찍었다. 무엇이 바뀌었는지 보세요. 절대로 이곳에서 다시는 자지 마세요”란 글을 남겼다. 사진= hollydca Twitter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휠체어를 탄 개…살아있음에, 살아있으므로

    [김유민의 노견일기] 휠체어를 탄 개…살아있음에, 살아있으므로

    우리 집 강아지 복길이입니다. 사진을 보고 흠칫 놀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아요. 감각이 사라져 좀처럼 꼬리를 흔들 수도 없죠. 다른 강아지들처럼 뛰어 놀지도, 걷지도 못해요. 대신 제 몸집만한 휠체어를 달고 겨우겨우 움직입니다.나이가 많거든요. 21년이 넘게 가족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복길이와의 추억은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인 시절부터 시작됐어요. 그때 함께하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서울로 이사하면서 잃어버렸어요. 집안엔 눈물이 마르지 않았지요. 수소문을 오래도록 했는데 찾을 수 없었고 엄마는 솜뭉치 같은 새끼강아지 담비를 데려왔어요. 그 담비가 바로 복길이의 새끼 때 이름이에요. 조그마한 녀석이 꼬리를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세차게 흔들었어요. 이불 속에서 꼼지락꼼지락 뒹굴고 또 세차게 꼬리를 흔들고.. 그러면 조용하던 집안 분위기가 그 녀석의 재롱에 환해지곤 했어요. 재수를 할 때, 그리고 대학생활을 할 때, 언니가 신림동 생활을 할 때, 그러다 첫 직장을 다니며 지쳐 쓰러져 잠들 때, 결혼을 하고 조카들이 태어날 때 그 모든 순간에 복길이가 있었답니다.복길인 얼마 전 태어난 아가와 함께 지내고 있어요. 약간만 쌀쌀해도 덜덜 온몸을 떠는 게 영락없는 노견이지만 아가 같아요. 물론 고충도 크지요. 휠체어의 도움 없인 서있지도 못하고 싸지도 못해요. 그렇게 작은 휠체어에 의지하는 녀석의 똥오줌을 일일이 짜내줘야 합니다. 아기 때문에 빨리 뒤집어주지 못하면 그새 욕창이 생기고 오줌이 차 힘들어해요. 그래서 다른 노견의 사연을 볼 때면 복길이와의 하루가 떠올라 눈물이 났어요. 자그마한 바람이 있다면 제가 좀 더 부지런히 챙겨서, 복길이와 함께 지금처럼 아가가 크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오늘’을 감사하며 지냅니다. 21년을 한결같이 함께한 소중한 복길이. 늙어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를 달그닥거리며 제 옆에 머물기 위해 애쓰는 녀석은 오늘도 존재 자체가 감동입니다. - 복길이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10년 유배·유랑생활에도 새 시대 준비…세상을 피하지 않았던 ‘삼봉’의 신념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죽는 법/ 구차하게 산들 편할 리 없네.’(自古有一死(자고유일사) 偸生非所安(투생비소안)) 몇 년 전 큰 화제를 모았던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에 소개된 시의 일부다. 신념을 지키는 일이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하다는 시구의 울림이 크다. 이는 1375년 여름 정도전이 성균관 사예(司藝)로 있을 당시 지은 ‘감흥’(感興)이라는 시다. 그는 이즈음 정세의 잘잘못을 따졌다가 재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아 전라도 회진현으로 추방을 당했다. 드라마 작가는 이 시를 어디에서 찾았을까? 이 시는 어떤 배경에서 지어진 걸까? 이 시의 전체 내용은 무엇일까? 이 모든 궁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문집이다. 한국고전번역원에서 구축한 한국고전종합DB(db.itkc.or.kr)에는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역사문헌 외에도 ‘한국문집총간’으로 집대성된 문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옛 선비들이 남긴 기록물을 한 가득 차려 놓은 ‘잔칫상’을 만난 느낌이 들 것이다. 관심 가는 대로 관련 검색어를 넣고, 검색 결과를 읽으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옛 선인들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엮어낼 수도 있다. ‘삼봉집’(三峯集)을 시작으로 한국고전번역원과 서울신문이 격주로 옛 선비들이 남긴 문집을 소개한다.# 하늘이 큰 임무를 맡긴 사람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소임을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고달프게 하고, 그 신체와 피부를 말라붙게 하고, 그 몸을 궁핍하게 하며, 그가 하는 일마다 잘못되고 어지러워지게 하는데, 이는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함으로써 그의 부족한 능력을 키워 주려는 것이다.” 맹자의 ‘고자’(告子)에 실린 구절이다. 큰 임무를 맡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없는 사람이라 해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 힘들 때 이 구절을 읽으면 용기를 되찾게 된다. 하늘의 뜻인지는 몰라도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면 마음도 강해지고 역량도 커지는 것만은 틀림없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교체되는 격동기에 역사의 중심에 서서 새 왕조의 정치, 경제, 사회, 외교의 구도를 설계한 인물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1342∼1398). 조선을 개국할 무렵, 정도전은 취중에 종종 “한고조(漢高祖)가 장자방(張子房)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왕으로 세워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정하였고, 최고 통치자의 거처인 경복궁의 터를 잡고 건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훗날 ‘경국대전’의 기초가 되는 법 규정을 마련하였고, 이단(異端)을 배척하고 조선의 중심 사상으로 성리학을 안착시켰다. 이런 큰 임무를 맡기려는 하늘의 뜻이 있어서였을까? 새 왕조를 세우기 이전, 정도전은 유배와 유랑 속에서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였다. 불우한 시기를 보낼 때의 정도전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이 시기에 그는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했을까? 현인군자(賢人君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정도전은 향리에서 출발하여 사족(士族)으로 성장한 전형적인 신흥사대부 출신이다. 그는 뚜렷한 정치 세력을 형성하지 못한 채 공민왕의 개혁 정치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1374년 우왕이 즉위하고 이인임 일파가 집권하게 된다. 이인임 일파는 친원반명(親元反明) 정책을 펴고, 이에 반대한 정도전은 결국 개경에서 쫓겨나 나주 부근의 회진현으로 유배를 간다. 비방이 들끓어 앞으로 어떤 화가 닥칠지 모를 상황이 되자, 정도전의 아내는 두려운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 보낸다. “경은 평소 부지런히 글을 읽기만 했지, 아침저녁으로 끼니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집 안은 종을 걸어 놓은 것처럼 텅 비어 곡식 한 섬도 마련할 길이 없는데, 방 안 가득한 어린 것들은 춥고 배고프다고 울어댔습니다. 제가 끼니 해결을 맡아 그때그때 마련하면서도 경께서 열심히 공부하시기에 언젠가는 입신양명하여 처자들이 우러러 의지할 날이 있겠지, 가문에 영광이 있겠지 하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국법을 어겨 욕을 당하고 쫓겨나, 자신은 남쪽 변방에 귀양을 가서 장독(瘴毒)이나 마시게 되고 형제들은 자빠져서 가문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이 지경까지 세상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현인군자도 진실로 이런 것입니까?” 고생스러워도 언젠가는 좋아질 거라 믿고 생계를 꾸려 왔던 아내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신세를 한탄하며 남편을 책망한 내용이었다. 이 편지를 받은 정도전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당신 말이 참으로 맞소. 나에게는 형제보다도 정이 두터운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패한 것을 보더니 뜬구름같이 흩어졌소. 그들이 나를 걱정하지 않는 것은 본래 세력으로 맺어졌지, 은혜로 맺어진 것이 아니라서 그렇소. 부부의 도는 한번 결혼하면 종신토록 바뀌지 않는 것이니, 당신이 나를 책망하는 것은 사랑해서이지 미워서가 아닐 것이오. 또 아내가 남편을 섬기는 것은 신하가 임금을 섬기는 것과 같으니, 이 이치는 진실한 것으로, 모두 하늘에서 얻은 것이요. 당신이 집을 근심하는 것과 내가 나라를 근심하는 것 외에 어찌 다른 것이 있겠소? 각각 그 직분을 다하면 될 뿐이요. 그 성패(成敗)와 이둔(利鈍)과 영욕(榮辱)과 득실(得失)은 하늘이 정한 것이지,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오. 그러니 근심할 게 뭐 있겠소?”# 삼봉집 제4권 가난 답장의 첫마디는 아내의 문제 제기에 대한 ‘인정’이었다. 아내가 겪고 있을 고충을 뻔히 알면서도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처지에서 ‘도리’를 부탁할 수밖에 없는 지아비가 건넬 수 있었던 유일한 위로는 아내의 격한 감정에 대한 ‘공감’이었다. 그는 부부의 중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운명에 순응하며 현실을 수용하자고 아내를 다독인다.#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꺾이지 않다 삼봉의 동년 친구 이유(李㽥)는 삼봉이 유배 기간에 지은 시와 문을 엮은 ‘금남잡제’(錦南雜題) 서문에서 자신이 지켜본 삼봉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에 선생이 충직한 마음으로 국가의 일을 말했다가 집권자의 비위를 거슬러 호남으로 유배되었다. 나는 그 집에 여러 번 간 적이 있다. 선생은 집 하나를 빌려 좌우에 책을 두고, 갖옷과 베옷 한 벌로 추위와 더위를 맞았다. 아침저녁 나물 반찬을 먹으면서도 성현이 말한 인의, 도덕의 설을 이야기하여 천리와 인욕을 구분해서 밝히자, 남방의 학자들 중에 따르는 자가 많았다. (중략) 얻으면 좋아하고 잃으면 슬퍼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선생은 그렇지 않았다. 그가 귀양 온 것도 신실해서였고, 그가 스스로 잘 지내는 것도 의리를 편안하게 여겨서였다. 부귀를 뜬구름같이 생각하고, 공명을 흙이나 지푸라기같이 생각하여, 산림과 조시(朝市·조정이나 저자)를 똑같이 보고, 사생과 궁달 앞에서 한결같은 절개를 지켰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자세로 생명을 포기하고서라도 의리 취하려는 일, 그것을 도를 독실히 믿고 스스로를 분명히 아는 자가 아니면 할 수 있겠는가? 역경(易經) 건괘(乾卦)의 문언전(文言傳)에, ‘옳다는 인정을 받지 못해도 걱정하지 않는다’(不見是而無悶)는 것이 바로 선생을 두고 한 말이다.” 삼봉집 제2권에 실린 ‘촌거즉사’(村居即事)에도 이 시기 삼봉의 생활 모습과 신념이 잘 담겨 있다. 띠풀 지붕 이고 있는 몇 칸짜리 작은 집(茅茨數間屋) 깊고도 외지다 보니 절로 먼지 일지 않네(幽絶自無塵) 낮이 길어 책을 보다 게을러지고(晝永看書懶) 바람 맑아 두건을 젖힐 때가 많다네(風淸岸幘頻) 푸른 산은 어느 때고 문으로 들어오고(靑山時入戶) 밝은 달은 밤이면 이웃이 되어 주네(明月夜爲鄰) 어쩌다 번뇌를 내려놓고는 있지만(偶此息煩慮) 원래 세상을 피하는 사람은 아니라네(原非避世人) 외진 곳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한가하게 지내고 있긴 하지만 자신은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는 10년에 걸친 유배·유랑 생활을 할 때에도 지식인으로서 사회를 걱정하고,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새 시대를 열어 갈 준비를 했다. 정도전이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나주의 부로들을 일깨우며 쓴 글이 있다. “이 고을은 파괴되어 흩어져 버린 이웃 고을 한가운데, 강포한 왜구의 침략을 받는 곳에 있으면서도 유독 안전하게 있으니, 이는 마치 만 길이나 되는 높은 언덕이 거센 물결을 막아 주어, 파도가 극도로 성난 기세로 분탕 치며 부딪치더라도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방파제가 되는 것과 같다. (중략) 이는 목사(牧使)를 잘 정해 덕의를 베풂으로써 민심이 흩어지지 않게 모아서가 아니겠는가? 또한 부로들이 평소 잘 가르쳐 백성들이 의리를 향할 줄 알아서일 것이다. 아! 가상하다 하겠다. 그러나 요사이 왜구들이 더욱 날뛰어 그 형세가 날로 더하고 덜해지지 않고 있다. 부로들은 지금까지 무사했다 하여 타성에 젖어 있지 말고, 자제들을 격려하여 기계를 수리하고 봉화를 점검하여 주와 현을 지켜 국가에서 남쪽을 걱정할 일이 없게 하라.”(삼봉집 제3권 ’나주의 동루에 올라서 부로들을 일깨우는 글’(登羅州東樓諭父老書) 중에서)# 오늘, 여기서, 세상을 걱정하다 정도전은 나주 동루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면서 산천의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곳인지를 떠올렸다. 그러고는 남방의 일대 규모가 큰 진이 온전히 유지된 데 대해 나주 부로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이곳을 지킬 구체적인 계책을 이야기하며 더욱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정도전은 어려운 시기에 학문적인 역량을 기르고 자기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사회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그 힘을 바탕으로 후에 조선이라는 나라를 설계하고 기반을 닦는 큰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결국은 1398년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죽음을 당한다. 하늘은 삼봉에게 큰 임무를 맡기기 위해 어려움을 내려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여 그의 역량을 키워 주었지만 그가 세운 원대한 계획을 다 이루도록 해 주지 않았다. 이는 또 누구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격을 강인하게 하기 위해 내린 모진 결정일까? 산 사람들이 역량을 키워 가며 짊어져야 할 또 다른 큰 임무는 무엇이었을까?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뜻이다.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삼봉집(三峯集)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시문집… ‘여말선초’ 역사·정치 등 오롯이 삼봉집(三峰集)은 조선 개국공신이자 나라의 기틀을 세운 삼봉 정도전의 시문집이다. 이 책의 서문을 권근이 고려 말에 쓴 것으로 보아 고려 말에 처음으로 출간된 것으로 보이나 확실하지 않다. 판본은 1397년에 아들 정진이 2권의 문집으로 간행한 ‘홍무초본’(洪武初本), 1465년에 증손 정문형이 수정 보완하여 안동에서 간행한 중간본(重刊本), 1486년에 시문 100여수와 ‘경제문감별집’(經濟文鑑別集)을 첨가하여 간행한 본, 1791년에 정조의 명으로 규장각에서 판본에서 누락된 진법과 시문을 수록하고 비점과 주석을 첨가하여 14권 7책으로 간행한 본이 전해진다. 시와 문을 따로 수록하고 각각 문체별로 구분하였다. 문집의 권1~2는 운문으로, 한시와 악장, 사부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3~4는 산문으로 소, 전, 계 등 공적인 내용의 글과 서, 제발(題跋)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5에는 불씨잡변(佛氏雜辨)이, 권6에는 심기이편(心氣理篇), 심문(心問), 천답(天答)이, 권7에는 진법(陣法)과 습유(拾遺)가 수록돼 있다. 권8은 부록으로, 여기에는 사실(事實), 교고문(敎告文)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9~10에는 경제문감(經濟文鑑)이, 권11~12에는 경제문감별집이, 권13~14에는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이 수록되어 있다. 여말선초(麗末鮮初)의 역사, 경제, 정치, 사상, 철학, 군사, 문학 등을 이해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 배우 이범수 아내 이윤진, 똑 닮은 소을, 다을이 근황 공개..“점점 닮아가는 듯”

    배우 이범수 아내 이윤진, 똑 닮은 소을, 다을이 근황 공개..“점점 닮아가는 듯”

    배우 이범수 아내 광고모델 이윤진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인 가운데, 그의 일상도 관심을 받고 있다.16일 배우 이범수 아내이자 광고모델 이윤진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 칫솔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이와 함께 이윤진이 자신의 SNS에 공개한 일상 사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윤진은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을이 점점 날 닮아가는 듯. 어서 커서 윤진이 동생 소진이 하자. 저놈은 잠이나 자라고 하고”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이윤진과 딸 소을이가 함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13일에는 딸 소을이의 초등학교 입학 소식을 전하며, 책가방을 싸고 있는 딸과 아들의 모습도 공개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엄마 판박이네”, “엉아도 많이 컸네요”, “진짜 닮은 가족”, “여자범수와 작은 범수들”, “행복한 모습 보기 좋아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범수와 이윤진은 지난 2010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이범수는 딸 소을이와 아들 다을이와 함께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사진=이윤진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맨부커 수상 플래너건 ‘인간의 영혼 ’ 풀어놓다

    맨부커 수상 플래너건 ‘인간의 영혼 ’ 풀어놓다

    “몇 해간 좋은 작품들이 맨부커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려고 태어난 게 아닐까. 이 책은 세계문학의 캐논(정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맨부커상의 2014년 심사위원단이 호주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57)을 수상자로 선정하며 한 말이다. “사랑도 잃고 전우도 잃은 전장에서 삶을 짓누르는 경험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자의 트라우마를 담아낸,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장편소설 ‘먼 북으로 가는 길’과 2002년 영연방 작가상 수상작인 ‘굴드의 물고기 책’(이상 문학동네)이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 나왔다.작가가 12년간 집필에 매달려 5개의 다른 판본을 쓴 끝에 완성한 ‘먼 북으로 가는 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외과의사 도리고 에번스의 이야기다. 전쟁포로에서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그의 기억과 경험을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전쟁과 진실의 세계를 그렸다. ‘죽음의 철도’라고 불리는 미얀마 철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기 위해 만든 415㎞의 철도로 군인과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건설됐다. 지옥과도 같았던 철도건설 현장의 풍경과, 여기서 살아남은 생존자와 전범이 무감각하게 영위해 나가는 일상의 풍경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 준다. 작가는 일본군 전쟁포로로 이곳 현장에 동원됐던 아버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역사학을 전공한 작가는 전작에서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영혼을 탐색하는 깊이 있는 작품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함께 출간된 ‘굴드의 물고기 책’ 역시 19세기 영국의 식민지이자 유형지였던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가혹한 현실에 몽환적 기억을 더한 환상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윌리엄 뷜로 굴드(1801~1853)는 영국에서 태어나 위조를 일삼다 태즈메이니아에 유배된 화가다. 그가 태즈메이니아에 갇혀 사는 동안 그곳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물고기 화첩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작가는 사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표정을 담고 있는 물고기의 그림에서 얻은 착상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허구의 세계를 창조했다. 거리낌 없고 제멋대로인 굴드의 성격을 제외한 나머지를 작가가 새롭게 지어냈다. 소설 속 굴드는 밤마다 물이 차오르는 동굴 감옥에서 물고기를 그리면서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써내려 간다. 영국 관리의 눈을 피해 나라를 세우려 하는 사기꾼 사령관, 죄수의 재능과 노역을 착취해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고자 하는 의사, 유형지의 실제 모습을 왜곡해 역사를 날조하는 서기 등 굴드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역사와 환상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허물었다가 다시 포개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2001년 출간 당시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수상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듬해 앨리스 먼로의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언 매큐언의 ‘속죄’ 등 쟁쟁한 후보작을 제치고 영연방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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