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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웨딩드레스 우아한 침실

    아름다운 웨딩드레스 우아한 침실

    결혼식 준비과정은 행복한 추억이다.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레는 준비과정이다. 너무나 중요한 단계라 아무리 발품을 팔아 웨딩드레스를 입어봐도 고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신부를 가장 예뻐보이게 하는 드레스는 커튼을 열고 나온 바로 그 순간,“아∼”하는 탄성이 나오게 하는 드레스다.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라는 것이 웨딩드레스에도 있는 만큼 흐름을 따라주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신부를 위하여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황재복씨는 “올 시즌에는 로맨틱하고, 세부장식을 배제한 심플한 스타일을 트렌드로 꼽을 수 있다. 노출이 심하지 않으면서 개성이나 스타일에 맞춰 약간의 장식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재나 장식은 스타일에 따라 달라지지만, 따뜻한 봄·여름 기운이 느껴지도록 가벼운 느낌의 실크와 레이스를 주로 사용해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실루엣을 연출한다. 드레스 전체에 보석·구슬 장식을 해 조명을 받으면 화려하게 반짝이도록 하는 게 유행이었지만, 최근에는 세부장식을 제한하면서 약간의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이 인기다. 가슴이나 스커트 아래, 허리 뒷부분을 장식해 산뜻하면서 세련된 느낌으로 표현한다. ●신부 체형과 장소에 따라 웨딩드레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신부의 얼굴형과 체형이다. 키가 작다면 목선을 드러내는 것이 기본. 통통한 경우는 어깨를 감싸고, 말랐다면 장식을 위쪽으로 올려 시선을 상체에 고정시켜 키가 커보이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키가 크고 통통한 체형은 심플하면서 절제된 장식으로 시선을 한쪽으로 모아주는 것이 좋다. 키가 크고 말랐다면 풍성하고 화사한 스타일이 좋다. 예식장소도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데 중요한 요소다. 예식장이 현대적인지, 고풍스러운지 살펴보고 그에 따른 드레스 스타일을 택하는 것이 신부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모던하면서 화려한 분위기라면 드레스는 심플한 것이 좋다. 예식장 분위기가 안정적이고 차분하다면 화사한 웨딩드레스로 신부의 아름다움을 확실히 살릴 수 있다. 야외 결혼식이라면 산뜻한 느낌의 웨딩드레스를 골라보자. 드레스 뒷자락이나 베일도 길게 늘어뜨리지 않으면서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로 야외의 싱그러움에 녹아드는 스타일을 추천한다. 성당이나 교회 등 약간 어둡고 넓은 장소라면 보석, 레이스 등의 장식으로 신부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 있도록 화려하게 하는 것이 좋다. ■ 자기와 나의 러브하우스 둘만의 보금자리인 신혼집을 꾸미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있을까. 특히 요즘 신혼부부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신혼집 인테리어 중 가장 중요한 곳은 침실과 부엌. 늘 첫날밤 같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살릴 수 있고, 알콩달콩 함께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부엌, 어떻게 꾸밀까. ●주방은 새콤달콤하게 넓지 않은 신혼집엔 흰색의 싱크대가 좋다. 광택이 있는 하이그로시 느낌의 흰색 싱크대라면 관리도 쉽고 넓어보인다. 여기에 넓은 주방에서 보조조리대 기능으로 이용하는 아일랜드식 조리대를 작은 신혼집에 과감하게 식탁대신 이용하는 것도 좋다. LG데코빌의 신보현 디자이너는 “아일랜드 조리대는 평상시에는 식탁으로, 요리할 때는 조리대로 이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 전자레인지나 밥솥, 냄비 등을 수납할 수도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가진 작지만 강한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저렴하게 주방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시트지를 사다가 붙이는 것이다. 접착식의 시트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라 넓은 면적보다는 좁은 곳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벽면 일부를 장식하는 경우에는 타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위생 관리가 중요한 부엌에서는 타일이 효과적이다. 초록 노랑 분홍 등 작고 상큼한 캔디컬러의 모자이크 타일을 주방 창문 테두리나 싱크대 벽면의 포인트로 붙이는 것은 쉽고 간편하다. 서울 을지로 3가 타일거리나 인터넷 타일이야기(tilestory.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침실은 알콩달콩하게 신혼집에서 가장 궁금한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 침실을 꼽지 않을까. 침실은 로맨틱할수록 좋다. 흰색으로 치장한 로맨틱한 분위기에 도전해볼만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다소 부담스럽다. 로맨틱한 가구와 벽지는 쉽게 싫증을 낼 수 있으므로 조명, 이불, 쿠션 등의 소품으로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좋다. 최근엔 분홍, 파랑, 보라 등 강한 색상을 활용해 화려하면서 이국적인 침실을 만드는 것도 인기다. 실크 새틴과 같이 촉감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광택이 있는 원단에 독특하고 입체적인 자수 장식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수납의 기능성과 분위기를 한꺼번에 잡을 수도 있다. 침대와 3단 서랍장, 협탁, 베네치안 스타일 거울로 이뤄진 한샘의 ‘댄디 5002 그레이오크 침실패키지’는 검은색 계열의 오크와 패브릭으로 절제된 화려함이 돋보인다. 까사미아의 ‘페로’는 천연무늬목의 결을 그대로 살려 현대적이면서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혼합했다. ■ 연지곤지 예쁜 메이크업 신부 메이크업은 핑크와 오렌지가 좋다. 촉촉하면서도 화사한 피부톤의 표현이 더 예뻐보인다. 피부 표현은 본인의 피부보다 화사하게 한 톤 정도 밝게, 잡티를 가리는 컨실러는 최대한 얇게 펴발라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파우더를 사용하기 전에 살구빛이나 핑크톤의, 립 컬러와 같은 계열의 크림 타입 블러셔를 이용하면 피부가 생기있어 보인다. 보통 파우더로 마무리하지만 적당한 광택이 요구되는 이번 트렌드에 따라 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눈화장은 은은한 펄감이 가미된 파스텔 계열로 청순하면서도 깨끗하게 연출한다. 파스텔 계열의 바이올렛이나 오렌지 계열을 이용해 피부색과 너무 대비되지 않을 정도로 음영을 주면 화사하다. 눈썹은 본인의 눈썹 결을 살려서 헤어톤과 매치하여 살짝 그린 후 투명마스카라로 결을 살려 빗어준다. 입술은 블러셔 컬러와 같은 계열로 고르고 범벅이 되지 않도록 바른다. ●스튜디오 촬영에서는 굵은 웨이브 머리로 아름다운 신부가 되기 위해서는 헤어스타일도 매우 중요하다. 스튜디오 촬영에서는 자연스러우면서 화사한 분위기를 위해 굵은 웨이브로 볼륨감을 넣는 경향이 강하다. 긴 머리 신부는 굵은 웨이브로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고, 짧은 머리는 웨이브와 컬러감 있는 머리장식으로 귀엽게 연출하는 것이 요령이다. 본 예식의 머리스타일은 웨딩드레스와 한복 모두에 어울릴 수 있는 업스타일이 가장 이상적이다. 동양인의 얼굴형에 가장 어울리며 얼굴이 작아보여 키까지 커보일 수 있다. 완전히 뒤로 넘긴 머리는 실제보다 나이가 들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앞머리를 정리하거나 정수리 부분에 볼륨감을 주어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티아라(왕관), 베일 등이 화려하다면 좀 더 깔끔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정샘물 원장(정샘물 인스피레이션)
  • “똥묻은 男이 겨묻은 女 나무란다”

    ‘예쁜 여자 신드롬은 못난 남성이 만든다?’ 결혼정보업체 커플 매니저들은 남녀 회원간 짝짓기의 최대 조건이 단연코 외모라고 입을 모은다. 남성은 오로지 외모를 내세우고, 여성도 직업, 경제력, 성격 등의 조건에다 ‘꽃미남’ 외모를 주요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쁜 여성에 집착하는 남성일수록 자신의 외모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커플 매니저들이 말하는 남녀의 속마음을 알아봤다. ●전문직 남성일수록 ‘외모 절대주의’ 지난해 모 결혼정보업체 회원으로 가입한 공인회계사 A(33)씨는 당당하게 외모만을 조건으로 내세웠다.A씨는 “학력이 낮거나 경제력이 떨어져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외모가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커플 매니저에게 신신당부했다. 그가 제시한 여성의 조건은 ‘키 165㎝ 이상, 몸무게가 50㎏ 이하의 얼굴이 작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형’이다. 그는 커플 매니저의 소개로 여성 30명을 만났지만 한결같이 고개를 내저었다. 비교적 왜소한 체구를 가진 변호사 B(32)씨는 상대 여성의 키가 커야 한다는 것이 절대 조건이다.B씨의 요구대로 지난 5개월 동안 만난 6명의 여성이 모두 키가 컸지만, 정작 B씨의 키가 이들보다 작아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문어발 등록에 높은 재가입률…“수천만원을 써도 좋다.” 유명 대학 출신으로 증권사에 근무하는 C(36)씨는 2003년 처음 결혼정보 회원이 된 뒤 15차례나 재가입했다. 한차례 등록비만 80만원.C씨가 ‘이상형’을 만나기 위해 그동안 쏟아부은 금액만 1000만원대에 이른다.C씨가 지금까지 맞선을 본 여성은 줄잡아 150명이 넘는다.C씨는 사전에 상대 여성의 사진을 살피고 맞선을 보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여성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C씨는 다른 업체 2∼3곳에도 노블레스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재등록률이 높은 회원일수록 환영을 받지 못한다. 까다로운 외모 조건으로 결혼 성사율이 낮은 데다 경험이 많아 ‘노련’해질수록 오히려 실속은 없기 때문이다. 2001년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한 D(37)씨는 만 3년이 지나도록 노총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명 기업체의 대리로 고급 아파트에 경제 능력까지 갖췄지만 번번이 짝을 찾는데 실패했다. 업체가 그에게 추천한 여성만 80여명. 대부분 D씨가 먼저 여성에게 딱지를 놓았다. 수차례 재가입하면서도 D씨는 외모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고집한다. 그는 “이상형을 만나기 위해 값비싼 등록비를 냈으니, 외모가 뛰어난 여성을 꼭 만나겠다.”고 굽히지 않는다. ●커플 매니저가 본 남녀 속마음 커플 매니저들은 남녀 모두 나이가 적을수록 외모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남성뿐 아니라 경제력을 갖춘 여성도 남성의 외모를 관건으로 여기는 사례가 많다. 한 커플 매니저는 “짧은 만남으로 상대의 성격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외모가 좋으면 한눈에 호감을 얻는다.”면서 “과거와 달리 여성도 남성의 직업과 경제 조건이 좋아도 ‘비주얼’이 떨어지면 맞선 보기를 거부하는 일이 잦다.”고 말했다. 경력 4년의 베테랑으로 듀오에서 근무하는 커플 매니저 김수정(42·여)씨는 “4년 전과 비교해 남녀 모두 갈수록 외모를 중요한 조건으로 보고 있다.”면서 “맞벌이가 가능한 여성을 찾는 것이 시대상의 변화라고 한다면,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여성이 예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우의 최윤형(30·여)씨는 “키 작은 남성은 키 큰 여성을, 뚱뚱한 남성은 날씬한 여성을, 나이가 많은 남성은 젊은 여성을 선호한다.”면서 “2세를 위한 유전적인 면도 심리적으로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재계인사이드] 사돈기업 두산·LS “사업도 함께”

    최근 사돈을 맺기로 해 화제가 된 두산과 LS그룹이 이번에는 합작사를 만들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19일 삼양중기, 두산엔진과 함께 주조(鑄造) 관련 사업에 공동으로 투자키로 하고 합작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5월말 출범하는 합작법인의 지분은 LS전선 50%, 삼양중기 33.8%, 두산엔진 16.2%로 초기 자본금은 140억원이다. 합작법인은 선박용엔진,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류에 사용되는 주물 제품을 생산, 판매하게 된다. 올해 매출목표는 400억원 이상이며 앞으로 190억원을 들여 전북 전주에 1600t 규모의 신규공장을 짓는다. 중국에도 2008년 가동을 목표로 다롄(大蓮)에 1만 3000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LS전선은 사출성형기 및 각종 산업기계용 주물 등을, 삼양중기는 선박용엔진 주물 등을 생산한다. 두산중공업이 지분 51%를 갖고 있는 두산엔진은 세계적인 선박용 엔진업체다. LS그룹과 두산그룹의 합작은 최근 ㈜두산 박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와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동생인 ㈜한성 구자철 회장의 외동딸 원희(25)씨의 결혼 사실이 알려진 뒤여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주조사업의 분리를 추진하던 차에 삼양중기와 합작사 설립 의견이 맞았고 이후 삼양중기의 주거래처인 두산엔진이 자연스럽게 지분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두 집안의 결혼과 합작이 겹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결혼과 합작사업 못지않게 사돈이 된 박용만 부회장과 구자철 회장의 남다른 우정도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중·고 동창으로 ‘40년지기’인 둘은 지난 2003년 매물로 나온 대한주택공사의 자회사인 한성을 공동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가 나 98년 정리가 결정된 한성은 2003년 네오플럭스 컨소시엄에 인수됐는데 네오플럭스는 박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전문회사다. 컨소시엄에 지분 74.42%를 투자한 세일산업은 바로 구 회장이 LG상사를 떠나 독립하면서 설립한 회사. 친구가 힘을 합쳐 ‘알짜기업’ 인수에 성공한 뒤 사돈까지 맺기로 한 것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재저사이즈’ 몸치도 잘해요

    ‘재저사이즈’ 몸치도 잘해요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터질 것만 같은 연습실. 나무 플로어 위에서 격렬한 동작의 ‘재저사이즈(Jazzercise)’를 온 몸으로 재현하는 나는 이미 ‘마이클 잭슨’이자 ‘브리트니 스피어스’다. 재저사이즈는 재즈댄스를 간편하게 만든 운동이다. 지난 98년 미국에서 도입된 재저사이즈는 동호인만 5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대중화되고 있다. 재저사이즈의 가장 큰 장점은 춤을 추면서도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근지구력을 늘리면서 체지방을 줄여주는 것은 물론 스트레칭을 하기 때문에 몸도 유연해진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재저사이즈까지 등장할 정도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글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하나 둘 셋 넷 따따따∼∼. 뛰어∼. 스톱.”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세계재저사이즈연맹’ 연습실.20여명의 젊은이들이 강사의 힘찬 구령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배경음악은 마이클잭슨의 ‘빌리지(Village)’.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절로 흥이 난다. 두 명씩 패션모델처럼 도도하게 거울 앞으로 나와 ‘워킹’을 한 뒤 빠른 동작으로 머리와 팔을 뒤로 젖힌다. 이들은 ‘재저사이즈’ 동호회 회원들이다. ●재저사이즈=재즈+운동 재저사이즈(Jazzercise)란 재즈(Jazz)와 엑서사이즈(Exercise)의 합성어로 재즈댄스의 동작을 간편하게 만든 운동을 뜻한다. 재저사이즈와 재즈댄스의 차이점은 동작과 난이도다. 정통 재즈댄스는 무릎을 심하게 사용하는 등 격렬한 동작이 포함되어 있는 데다 난이도 높은 동작을 구사해야했기 때문에 일반인이 따라하기에는 다소 어려웠다. 재저사이즈는 관절의 구조에 맞춰 돌리고 비틀고 굽히는 등의 ‘고립운동’의 동작을 2가지 이상을 연결해서 하나의 동작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실버 재저사이즈’까지 등장할 정도로 일반인들도 따라하기 쉬운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1980년을 전후로 미국에서 시작된 재저사이즈는 지난 98년 국내에 도입됐다. 세계재저사이즈연맹은 국내에 재저사이즈 인구가 5만여명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양한 사연들 재저사이즈에 인구가 소리소문 없이 늘어난 만큼 재저사이즈에 빠진 사람들의 사연도 제각기 다양하다. 이혜영(33)씨는 3년 전 재저사이즈를 시작하기 전 척추뼈가 어긋나 있는 ‘척추분리증’을 앓아왔다. 병원에서는 척추에 핀을 박는 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수영·에어로빅 등 다른 운동을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가 남편의 권유로 재저사이즈를 시작했다. 이씨는 “척추분리증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근육도 튼튼해지고 틀어졌던 골반도 제자리로 돌아왔다.”며 “요새는 결혼생활·시집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스트레스도 재저사이즈를 통해 푼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재저사이즈의 매력에 푹 빠져 ‘상경’까지 한 사람도 있다. 전북 고창 출신인 김하연(23)씨는 우연히 연맹의 오경희 국장의 재저사이즈를 보고 “재저사이즈를 배워보겠다.”며 연맹의 문을 두드렸다. 현재 서울 친척집에서 머무르는 김씨는 “연예인이 아닌 이상 평소에 취할 일이 없는 동작을 많이 연출하게 된다.”며 “재저사이즈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춤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몸치’도 이 곳에 있다. 대학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전공하는 이혜인(23)씨는 “동작을 따라하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그만큼 거울 보며 연습을 많이 한다.”며 “같은 동작이라도 기분에 따라 다르게 나오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재저사이즈를 하는 것이 지루하지 않기 때문에 동작이 틀려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온몸에 산소 공급해요” 재저사이즈 예찬론자들은 재저사이즈가 신체에 최대의 산소를 공급하면서 심장·폐를 자극하고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면서 체지방을 줄여준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또 스트레칭을 하게 되기 때문에 몸도 유연해진다. 연맹 강현순 교육부장은 “재저사이즈를 하게 되면 단시간에 체중이 줄지는 않지만 근육이 생기기 때문에 몸에 탄력이 붙고 몸매가 예뻐진다.”며 “에어로빅이나 재즈댄스를 했던 사람들이 최근에는 재저사이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저사이즈는 대부분의 재즈댄스 학원이나 스포츠센터 등에서 접할 수 있다. 수강료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6만∼12만원선이다. 재저사이즈세계연맹(www.jazzercise.co.kr)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기초반은 물론 강사가 되고 싶은 전문반까지 운영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1시간 단위 6단계 긴장·이완상태 반복 재저사이즈는 6단계로 이뤄진다. 한 시간을 단위로 ‘몸풀어주기→격렬한 댄스→근육 이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웜업(7∼8분)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 몸을 풀어주는 단계. 일반적인 스트레칭 동작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스트레칭이 딱딱하고 기계적인 동작이라면 재저사이즈의 웜업 동작은 부드러운 댄스 포즈를 응용한 것이 많다. 배경음악은 잔잔한 팝발라드가 좋다. ●워킹(20∼30분) 심박수를 서서히 올려주는 과정.‘저강도 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허리와 머리를 꼿꼿이 펴고 걷는 모습에서 도도한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 발 뒤꿈치를 들고 힘차게 앞으로 발을 뻗어나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활력과 자신감이 생긴다. ●작품(25∼35분) 심박수가 최고조에 달하고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등 본격적인 댄스가 시작되는 단계다. 웜업과 워킹을 거쳐 근육의 긴장이 거의 풀려있기 때문에 자유자재로 몸을 놀릴 수가 있다. 단, 재저사이즈는 단순히 몸을 흔들기만 하는 일반적인 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빠른 댄스음악에 맞춰 파워와 유연성이 적절히 섞인 ‘절도 있는 동작’을 연출해야 한다. ●퍼스트 쿨 다운(2∼3분) 강약의 균형을 맞춰주는 단계다. 이전 단계는 연속된 파워풀한 동작으로 온몸의 근육이 긴장해 있는 상태이므로 이때 근육을 이완시키고 심박수를 안정시키는 쿨 다운 동작을 취해 준다. 움직임 자체가 느리고 2∼3분의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근력운동(10∼12분) 부위별 근육을 단련할 수 있도록 이완·수축·스트레칭 동작을 반복하는 단계. 어깨와 허리·골반의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는 것이 포인트. 단순히 지방을 연소시키는 것보다는 근육의 탄력을 강화해서 허리와 골반 선이 매력적으로 살아나게 해야한다. ●세컨드 쿨 다운(2∼3분) 마지막으로 심박수를 안정시켜 주는 최종 단계. 동작은 퍼스트 쿨 다운 단계와 비슷하다. 호흡량과 근육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몸의 근육을 이완해줄 필요가 있다. 쉬지 않고 체력을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이완 상태를 적절하게 조화시켜야 한다. 도움말 한국생활체육 지도자협회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인천의 40代몸짱 정성희 주부 ‘인천의 몸짱’으로 불리는 정성희(40·주부)씨는 재저사이즈 전도사다. 특히 1년반 전부터는 아들까지 재저사이즈를 배우게 하면서 ‘모자(母子) 마니아’가 됐다. 정씨가 재저사이즈를 접한 것은 2002년. 우연히 재저사이즈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프로의식을 갖고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백댄서들을 떠올렸다. 결혼 생활 내내 집에만 머물렀던 정씨로서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일단 해보니까 신나는 음악에 내 자신이 멋있게 생각됐어요. 몸살이 나도 주중에 하루도 빠짐없이 한시간 재저사이즈를 했습니다. 일부러 몸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니지만 재저사이즈를 하니까 저절로 몸이 만들어지게 되더군요.” 정씨는 재저사이즈를 단순히 다이어트 용으로 배우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정씨는 재저사이즈를 시작하기 전 몸무게가 47㎏였는데 현재 49㎏로 늘었다. 대신 탄탄한 근육이 붙은 팔과 군살이 없는 몸매가 만들어졌다. “개인차가 있지만 저처럼 몸무게가 늘어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이런 경우 살이 찌는 게 아니라 근육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주변에서 이전보다 날씬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정씨가 재저사이즈에 푹 빠지면서 2003년부터 아들 최강열(16)군도 재저사이를 배우게 했다. 틈만 나면 재저사이즈 연습실을 찾는 최군은 “재저사이즈 강사는 앞으로 유망직업이 될 거라 봅니다. 국내에서 재저사이즈 남성 강사가 전무하다시피 한 만큼 새로운 길을 열어보겠습니다.”며 재저사이즈 대회 입상경력을 쌓아 대학도 사회체육학과나 무용학과를 들어갈 생각임을 밝혔다. 어머니 정씨는 “아들이 재저사이즈 전문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저 역시 건강을 위해서 재저사이즈를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극장업계 성공한 CEO 고은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극장업계 성공한 CEO 고은아

    장 콕토는 ‘영화란 영상으로 쓰는 문장’이라고 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영화는 사유한다, 고로 존재한다,’면서 시적(詩的) 구조론을 주창했다. 그렇다면, 배우란 무엇일까. 문득 생각해본다.‘문장’이요 ‘시구’가 아닐까. 추억의 영화를 얘기할 때 ‘맞아, 그 배우’하면서 대부분 주인공 배우를 먼저 떠올린다. 한 여인이 있다. 배우가 된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안했다. 청초한 여대생이었을 때, 미술대에서 공예가를 꿈꿨다. 어느날 한 조각가의 화실에서 친구들을 위해 우연히 모델을 했다. 며칠 후 낯선 사람들이 학교에 찾아왔다. 영화 한편 찍자고 했다. 거절했다. 막무가내였다. 결국 영화사 사무실까지 끌려갔다. 사진 한컷만 찍으면 된단다. 얼떨결에 응했다. 이후 인생의 방향이 확 달라졌다. 여대생 ‘이경희’에서 영화배우 ‘고은아’로 바뀌었다. ●은막 떠난지 26년… 97년부터 경영 대표작 ‘갯마을’로 잘 알려진 왕년의 스타 고은아(60)씨. 추억의 팬들에게는 고 육영수 여사와 닮은 ‘정숙한 여인’으로 인상깊다. 또 ‘관능미의 여인’‘과부’ 역을 자주 맡았다.1965년 1월 ‘난의 비가’로 데뷔했으니 올해로 꼭 40년째가 되는 셈이다. 은막을 떠난 지는 26년 됐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 발전을 위해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주변에서 고씨를 얘기할 때 극장업계의 ‘성공한 CEO’로 꼽는다. 지난 1997년부터 서울극장과 합동영화사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서울극장은 지난해 말 11개의 개봉관을 갖춘 대형 멀티플렉스로 거듭 태어났다. 객석수만 해도 4600여석일 만큼 서울 4대문 안에서는 가장 큰 극장으로 변모했다. 또한 대구 중앙극장, 부산 대영극장, 대전 아카데미극장, 의정부극장 등 4곳의 지방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을 찾았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막 타는 순간 고씨의 남편인 곽정환 서울극장회장을 만났다. 고씨를 인터뷰하러 왔다고 했다. 그러자 “난 아니야, 고 사장이 일을 다해. 난 요즘 (뒤로)빠져 있어요.”라며 웃는다. 고씨의 집무실은 서울극장 5층에 자리해 있었다. 창너머 서울시내가 환히 보였다. 이에 고씨는 “서울은 많이 복잡한 것 같아요.”라고 특유의 정숙한 웃음을 짓는다. 요즘엔 서울신문을 열심히 본다고도 했다. 창가에 붙은 포스터 하나가 보였다. 제목은 ‘행복의 나눔’이었다. 고씨는 “원래는 ‘생명의 창고’였다. 쉽게 설명하면 아프리카와 방글라데시 등 세계 각국의 기아를 위한 봉사단체인데 2년 전에 대표를 맡았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얼굴 내미는 것을 싫어하지만 CBS에서 15년 동안 (기아 관련 방송)MC를 맡은 경력도 있고 또 주위의 간곡한 요청으로 ‘행복한 나눔’을 이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서울과 지방 등을 오가는 일이 더욱 많아졌다. 매월 마지막주 목요일에는 젊은이들에게 극장문을 활짝 연다. 다름아닌 서울극장 2관(907석)에서 기독교 예배행사를 갖는 것. 지난 1월부터 시작했다. 대상은 서울극장을 찾는 사람들이다. 말이 예배이지 재즈음악과 가요 등을 곁들인 한마당 놀이나 다름없단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고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으며 요즘에는 1000여명이 참석할 정도로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최근 영화출연제의 받기도 극장 운영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고씨는 “직원이 100여명에 이를 만큼 단일극장으로는 규모가 꽤 커졌다.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면서 하루에도 수십차례 극장 주변을 돌면서 관객들과 만난다고 했다. 원래 서울극장은 지금의 곽정환 회장이 지난 78년 세기극장을 인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고씨는 “과거의 영화는 하루에 몇커트를 찍었느냐 하는 열정을 자랑삼아 얘기했지만 지금은 영화산업의 규모 자체가 엄청나게 변했다.”면서 구멍가게 같은 사고에서 벗어나 첨단 과학으로 승부할 때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97년 극장경영을 본격적으로 맡으면서 컴퓨터와 위기관리 등에 관한 책을 읽고 또 관련 강의도 자주 듣는다고 했다. 온갖 정보 속에서 세상 전체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또한 영화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본인 자신도 지금의 세상이 봄바람인지 여름바람인지 직접 쐬어 보려고 많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요즘 영화계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개봉영화를 대부분 보려 하지만 바쁜 일정 때문에 중간중간 토막을 내서 보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달콤한 인생’을 두번 봤고,‘말아톤’을 보면서 내가 고정 관념속에 많이 갇혀 있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됐단다. 영화 출연 제의에 대해 그는 “최근에 모 영화사로 러브콜을 받았지만 아들(서울극장 기획실장)이 ‘엄마가 나오면 서울극장 간판에 얼굴을 어떻게 걸어놓겠느냐.’하는 말을 듣고 거절했다.”며 웃었다. ●가장기억에 남는 출연작 ‘갯마을’ 때마침 남편인 곽 회장이 들어오면서 인터뷰 내용을 엿듣고는 “이 사람의 인생코드는 독실한 신자이기 때문에 영화출연 같은 거 안할 걸요.”하면서 “기독교 방송을 15년이나 한 걸 보세요.”라고 거들었다. 또 “이 사람은 배우로 살려고 하지도 않았고 한때 배우로 분에 넘치는 인기도 얻었다.”고 부연했다. 고씨 역시 “사실 영화에 뿌리 내리는 작업을 못했다. 살아오는 동안 문화적 충돌로 번민도 많이 했다.”면서 “79년 영화계를 떠난 뒤 신앙에 빠져 살면서 ‘(하나님이)왜 영화를 시켰을까. 하는 질문을 자주 던졌다.”고 했다. “처음 데뷔작은 ‘난의 비가’였지요. 청순가련형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자 역할이었어요. 당시 영화를 찍으면서도 ‘이번 딱 한번이다.’라고 몇번이나 다짐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물론 ‘갯마을’이지요.” 고씨는 영화출연을 거절하기 위해 영화사에 갔다가 후라이보이 곽규석씨가 권하는 바람에 인연이 됐다고 술회했다. 나중에 곽씨와는 CBS에서 10년 동안 방송을 함께 했다.‘고은아’라는 이름은 한운사씨가 ‘정말 고운 아이’라는 뜻에서 붙여줬다. 고씨는 영화보다 주로 TV드라마에 출연했다. 마지막으로 ‘제2공화국’에서 육영수 여사역할에 이르기까지 출연작이 약 100여편에 이른다. “극장운영을 하면서 인생이란 운전자 마음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좌회전도 해야 하고 우회전도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고갯마루 올라갈 때에는 다리가 안부러지지만 내리막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고씨는 어렸을 때부터 일기형식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가졌단다. 이는 곧 인생을 살아가면서 귀중한 자료가 됐다. 고씨는 영화배우로 한창 인기를 끌던 20대에 곽 회장과 결혼했다.40년 가까이 결혼생활하면서 부부싸움을 얼마나 했느냐고 하자 곽 회장이 “아니 기운이 있을 때 부부싸움도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린 아직도 기운이 펄펄합니다.”면서 결혼해서 손해봤다는 생각을 안해봤다고 껄껄 웃는다. 고씨 역시 “둘이 오래 살다보니 성격도 비슷해졌다.”면서 사는 동안 소중한 사람으로 수첩에서 정리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과식하지 않고 일주일에 한번꼴로 골프라운딩을 하며 틈틈이 헬스를 이용한다. 슬하에 1남1녀를 둔 고씨는 일주일에 2∼3회정도 곽 회장과 같이 손을 잡고 출퇴근한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6년 부산 출생 ▲64년 부산여고졸, 홍익대 미술대 공예과 입학 ▲65년 영화 ‘난의 비가’로 데뷔, 은아필름 창립 ▲67년 결혼 ▲80년∼95년 CBS방송 ‘새롭게 하소서’프로그램 진행 ▲97년∼현재 서울극장 대표이사 사장 ▲2003년∼현재 ‘행복의 나눔’ 대표. ▲상훈 72년 영화 ‘며느리’로 대종상 여우주연상,78년 영화 ‘과부’로 제17회 대종상 여우주연상.88년 제5회 문화예술상(방송부문-새롭게 하소서) ▲주요 작품 영화 ‘난의 비가’‘며느리’‘과부’‘갯마을’‘소복’‘물레방아’‘까치소리’‘여자의 얼굴’‘겨울새’‘상노’ 등. 드라마 ‘사모곡’‘추풍령’‘즐거운 우리집’‘은하의 계절’‘제2공화국’ 등.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⑥- 현대백화점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⑥-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인 정몽근(63) 회장이 이끌고 있다. 9남매(8남 1녀) 가운데 작고한 몽필씨를 제외하면 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이어 두번째 ‘큰 형님’이지만 MK(몽구),MH(몽헌),MJ(몽준) 등 이른바 3M으로 불리는 화려한 다른 형제들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원래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 데다 처음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이래저래 세간에서 멀어진 ‘황태자’가 됐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부친의 후광으로만 생각하지 못할 정 회장의 ‘몫’이 있다. 역시 ‘왕 회장’의 아들답게 때로는 부친과의 담판을 통해 새 사업을 추진하고, 때로는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경영상의 문제들을 다른 형제들과 대화로 풀어내며 회사를 일궈왔다. 그가 1974년 현대백화점의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주식회사를 맡을 당시 회사는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건설의 외곽 지원업체에 불과했다. 개발시대에 쭉쭉 뻗어나가던 현대건설이 진출하는 국내외 현장에 식품과 의복 등 잡화류를 공급하고 동부이촌동 등 6개의 금강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던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주력사업인 백화점외에 홈쇼핑, 지역케이블 방송사업 등 계열사 20개를 거느린 유통그룹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매출이 5조 2500억원, 영업이익은 3300억원에 이른다. ●부친 설득해 한강가에 세운 명품백화점 현대백화점 사람들은 정 회장을 사실상의 창업자라고 말한다. 다른 형제들이야 자동차, 중공업 등 부친이나 삼촌들이 키워온 중후장대한 기업을 물려 받았지만 정 회장의 출발은 그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한 임원은 “기껏해야 현대건설의 하청업체 수준이었던 회사가 그룹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시작한 것은 바로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지으면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가 된 압구정 본점을 짓고 그 이후 이윤을 남겨 1988년 무역점을 짓고 또 다른 백화점을 문여는 등 새 점포가 늘어나면서 지금의 그룹사로 발전된 것이라는 얘기다. 70년대 중반 이후 압구정동은 대규모 현대아파트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건축법상 근린상가를 의무적으로 지어야 했다. 당시 현대아파트의 건설주체인 한국도시개발(현대산업개발)은 롯데, 신세계 등 유통업체에 백화점 진출 의사를 타진했으나 반응은 시큰둥했다. 당시 아파트만 덩그러니 서 있고 배나무 밭으로 황량했던 이 곳은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누가 봐도 백화점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았다.“현대가 백화점 사업에 성공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극언을 서슴지 않던 기업인이 있을 정도였다. 이 때 정 회장은 백화점 진출 의사를 밝혔다. 예상대로 그룹 안팎의 반대에 부딪혔다.“현대가 유통경험이 없는 데다 아파트 단지 배후에 한강이 흐르고 백화점 옆에 고가도로(동호대교 연결)가 가로지르는 등 사업 타당성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일본 도쿄에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 후다코다마가와점의 성공을 예로 들며 부친을 적극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 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마찬가지로 주변에 강이 흐르고 부촌에 자리잡고 있어 입지 여건이 비슷했다. 정 회장은 청운동 본가를 찾아가 사업 보고서를 보이며 백화점 사업을 고집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왕 회장도 아들의 집념 어린 설득에 결국 사업 참여를 결심했다. 현대가에서는 이를 두고 “몽근이한테도 이런 사업에 대한 의지와 추진력이 있었느냐.”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때 정 회장의 뚝심이 발휘된다. 다른 유통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하며 신규 출점을 주저하고 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정 회장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정책 결정에 손을 들어줬다.98년 부도위기에 놓인 서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인수해 신촌점으로, 울산 주리원 백화점 2곳을 인수해 울산점으로 탄생시키고, 서울 천호점도 문 열었다. 최고급 인테리어와 상품을 앞세워 ‘명품 백화점’임을 일반에 각인시키며 고급화 전략을 폈다. 이같은 정 회장의 역발상 기조에 대해 당시 유통의 흐름을 거슬렀다는 지적도 있지만 내부에서는 이런 정 회장의 정면 돌파형 리더십이 현대백화점의 성공 기반이 됐다고 평가한다. ●삼국지 꿰뚫는 ‘리틀 왕회장’ 정 회장의 이런 일면은 평소 삼국지 등 각종 전략 서적을 즐겨 읽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신규 백화점 출점후 임원들과 갖는 자리에서 ‘적벽대전’ 등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들을 즐겨 인용한다. 중국 삼국시대 양쯔강 남안에 있는 적벽에서 위나라 조조가 오나라의 손권, 촉나라의 유비 연합군과 치른 전투 내용을 줄줄이 꿰며 승전 전략을 소개한다. 현대백화점의 한 임원은 “정 회장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수 이름과 전투 내용을 거의 외우다시피한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삼국지에 등장하는 ‘장수’ 형상이다. 골격이 큰 몸집에 굳게 다문 입, 솥뚜껑처럼 큰 손과 발은 여지없이 현대가의 혈통을 지닌 남자임을 보여준다. 나이 들면서 얼굴에 돋아나는 검버섯과 걸음걸이를 보면 부친인 왕 회장과 흡사하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세간에는 한때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매일 오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내에 있는 백화점 본사 4층 회장실에 출근, 굵직한 사업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서울 시내 6개 백화점과 중동점 등 7개 백화점 가운데 하루에 2∼3군데의 백화점을 순시하는 이른바 ‘점 순회’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점포당 30분 정도 걸린다. 비슷한 시간대에 항상 나타나는 정 회장을 보고 매장 직원들이 인사하면 “어잇!”하며 꼭 화답을 한다. 매일 출근하다시피하니 직원들도 정 회장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 매장을 지나다 고객들을 만나면 먼저 지나가도록 자신은 비켜 서는 서비스 정신도 몸에 배었다. 정 회장의 현장 중시 스타일도 부친과 닮은 꼴이다. 백화점 신축 공사 현장에는 늘 그의 발걸음이 닿는다. 공사장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안전모를 쓰고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왕 회장’을 보는 듯하다고 현대백화점 맨들을 말한다. 그는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대화로 풀 것을 강조한다. 한번은 건설 현장에서 이뤄진 브리핑 도중 간부들간에 이견이 생기자 정 회장은 “여러 사람의 의견이 함께 반영되는 것이 최선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투박한 외모와 달리 자상한 편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얘기한다. 백화점을 둘러보아도 상품이 진열돼 있는 멋진 매장보다 주차장, 식품 작업장 등 구석진 곳을 먼저 찾는다. 어려운 여건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봉투에 넣지도 않고 자신의 지갑에서 20만∼30만원씩 꺼내 “소주에 삼겹살이나 하라.”며 격려금을 건넨다. 다음날 이들을 만나면 “회식 잘 했냐.”는 인사도 잊지 않는다. 지난해 정 회장 생일에는 시내 모음식점에서 전·현직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날 정 회장 부부는 물론 장남 지선씨 부부도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는 또 ‘주차장 제일론’을 갖고 있다. 임원들이 상품과 서비스, 매장 환경을 중요시한다면 정 회장은 임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설은 주차장”임을 내세운다. 현대백화점 목동점·미아점의 주차장 진입로 폭이 다른 백화점과 비교해 훨씬 넓은 것은 여성 고객들을 위해서다. 주차장 하나에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라.”는 정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는 셈이다. ●황산덕가(家) 손녀 며느리로 맞아 경복고,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현대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평사원으로 있던 우경숙(54)씨와 결혼, 슬하에 지선(33), 교선(31) 등 2남을 뒀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여성스러우면서도 야무진 외모에 차분하고 깔끔한 성격의 우씨를 내심 며느리감으로 점찍었다는 후문이다. 우씨의 친정은 평범한 집안으로 부친은 우호식 전 현대그룹 고문이다. 우씨는 중앙여고를 졸업했다. 장남 지선씨는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가 3세들이 대부분 미국 유학파이듯 그도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촌형제들 가운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외아들 의선(35)씨와 가깝다. 아무래도 지선씨가 손아래 동생이다보니 의선씨로부터 사업상 조언을 받는다는 후문이다. 사업외에 여러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지선씨는 고교 동창의 소개로 만난 동갑내기 황서림씨와 2001년 10월 정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결혼, 장남 창덕(1)군을 두고 있다. 서림씨는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로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성격이 활달하고 대인관계가 좋아 선후배와 교수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고 기억했다. 지난 97년 삼성문화재단이 선정한 문화예술인재로 뽑혀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뉴욕대에서 미술관 경영을 전공했다.99년부터 1년간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인 뉴욕 근대미술관 뉴미디어 부서에서 부지배인을 맡았고,2000년 3월부터 5개월 동안 세계적인 일본 멀티미디어 작가 마리코 모리의 스튜디오 조교를 지냈다.2000년 7월부터 뉴미디어와 교육 인터넷사이트에서 웹 프로듀서로 근무하기도 했다. 지선씨는 서림씨를 처음 보는 순간 아내로 맞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특히 밝고 쾌활한 성격을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서림씨 역시 정 부회장의 과묵하고 남자다운 면이 좋았다고 한다. 교선씨는 경복고, 외국어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아델파이대에서 경영학석사를 땄다. 대학시절 청바지와 면티를 입고 다니는 등 소탈하게 생활해 같은 학과 친구들조차 그가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현대가의 3세라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다. 같이 학교를 다닌 친구들에 따르면 지갑에 돈도 별로 없이 구내식당에서 밥먹고 버스를 몇번씩 갈아타고 통학하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 부드러운 성격에 논리도 갖춰 친구들 사이에 이견이 생기면 중재역할을 맡곤 했다. 한때 미대 진학을 고려 했을 정도로 그림에 재능이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2녀 중 장녀인 승원(30)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승원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미국 컬럼비아대 치과대에 다녔던 재원이다. 교선씨와 승원씨는 학교가 같은 미국 뉴욕에 있어 유학시절 자연스럽게 1년6개월 정도 사귀었다. 현대가와 사돈을 맺은 허 부회장은 32년간 스프링과 차량 시트 등 자동차 소재의 국산화에 앞장선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의 오너겸 전문경영인이다. 연 매출 3600억원 정도다. ●현대백화점 이끄는 파워 엘리트 하원만 현대백화점사장은 1978년 입사해 기획·관리·영업·구매·마케팅 등 백화점 업무를 두루 거쳐 2003년 1월 현대백화점 사장에 오른 백화점통이다.“백화점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다른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라이프 스타일리스트 현대백화점’을 새 전략으로 내걸고 있다 부드러운 외모이지만 승부욕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이다.“음식재료나 요리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식품 책임자를 할 수 있냐.”며 지난해 식품 책임자 전원을 요리학원에 다니게 했다. 또 여성 심리를 모르고는 유통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직원들에게 여성 심리를 알 수 있는 책 읽기와 ‘엄마를 잡아라’나 ‘왓 위민 원트’와 같은 영화 감상도 권하는 섬세한 스타일이다. 지난해 백화점협회장으로 취임, 일본백화점협회와의 68년 만의 교류방문 등을 펼치고 있다. 경청호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사장은 영업·관리·기획 등 백화점의 주요 포스트를 두루 거쳤다.2003년 부사장을 달고 현대백화점그룹 경영지원실장을 맡아오다 지난 1월 경영지원실의 기능과 역할이 대폭 강화되면서 기획조정본부 사장을 맡고 있다. 기획조정본부는 그룹내 투자·인사 등 주요 핵심 업무를 조정, 통합하는 조직으로 다른 대기업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유통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 구조조정의 중추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회사내 권위, 형식, 온정주의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 사장은 평소 메모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기억력이 비상해 보고하는 임직원들이 땀을 흘릴 정도다. 열가지 사안을 한가지로 압축해 신속정확히 처리하는 업무방식과 건강 및 체력관리 등 자기관리가 워낙 치밀해 빈틈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간부들과 소줏잔을 기울이는 회식자리에서는 위트나 유머로 웃음바다를 만들곤 해 인간적 매력도 있다는 평이다. 김태석 현대백화점 H&S·현대푸드시스템 사장은 7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경리·회계·재무 등 관리 및 지원업무를 거쳤다. 지난해 말까지 백화점 영업본부장직을 맡다가 올부터 현대백화점H&S와 현대푸드시스템의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일, 생활 모든 면에서 폭이 넓은 CEO이다. 특히 진솔한 대화를 통한 친화력있는 리더십이 돋보인다. 일본 전국시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를 다룬 ‘대망’을 임직원들의 필독서로 권한다. 김 사장은 임직원들이 자기 업무에 자긍심을 가질 것과 직무에 필요한 다양한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 등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광균(부사장) 한국물류 대표는 74년 현대그룹에 입사, 현대백화점 천호점장·무역센터점장·현대백화점 H&S 대표이사를 거쳤다. 낙후된 물류 시스템을 바꿔 유통 경쟁력을 높이는 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반백의 머리와 걸쭉한 목소리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오랜 지기처럼 느껴지게 하는 친화력을 갖고 있다. 홍성원(부사장) 현대홈쇼핑 대표는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출신으로 ‘열린 CEO’라는 의견수렴 제도를 운영, 현대홈쇼핑의 무형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으며, 홈쇼핑업계의 후발주자로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일 새벽 집 근처 산 바위에 앉아 하는 명상으로 하루를 연다. 명상에서 얻은 업무 관련 아이디어를 감성적으로 표현한 일일쪽지를 이메일 형태로 아침마다 전직원에게 보내 새로운 업무 활력을 제공한다. 최신 유행가도 따라 부르고 패션 감각을 갖고 있으며 젊은 직원들과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다. bori@seoul.co.kr ■ 장남은 백화점, 차남은 H&S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후계 구도는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두 아들에게 백화점 관련 주식을 증여하며 자신의 지분을 계속 축소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장남 지선(33)씨는 현대백화점 지분 15.72%에 현대푸드시스템의 현대백화점 지분 4.3%를 더해 사실상 20.02%의 백화점 지분을 확보, 최대 주주가 됐다. 차남 교선(31)씨도 지난해 처음으로 부친으로부터 현대백화점 H&S의 주식 56만주(10%)를 증여받아 2대 주주가 됐다. 지선씨는 현대백화점, 교선씨는 현대백화점 H&S로 형제간에 경영권 관할이 가시화된 것이다. 현대백화점 H&S는 여행사 현대드림투어와 기업들의 명절 선물사업을 하는 백화점 특수판매 회사로 이뤄져 있다. 지선씨는 2001년 현대백화점 기획실장(이사)으로 기획·인사·재무·조직관리 등 핵심 업무를 두루 맡아왔다.2003년에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부회장 직함을 달면서 지선씨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던 백화점 경영에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등 계열사들을 세차례에 나눠 한달에 한번씩 경영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계열사의 투자·인사는 물론 업무 조정·통합 역할까지 진두지휘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여전히 경영수업 중이라고 생각하지만 정 부회장은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 전반에 걸쳐 부회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선씨는 부회장이 되자 마자 어려움에 처했다. 경기침체로 백화점 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현대백화점은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할인점이 없는 사업구조와 신규사업 진출 부진으로 미래 성장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 부회장은 최근 회사의 미래성장 엔진 발굴에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다.“유통이든 유통이 아니든 수익을 내 회사에 도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신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회사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자문도 구하라.”는 제안도 했다. 그렇지만 “사업을 하다보면 구름도 끼고 햇볕도 드는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또 지난 1월 조직개편을 단행, 기존의 경영지원실을 기획조정본부로 승격시키며 조직 장악에 나섰다. 사회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아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매칭그랜트’제도 도입을 지시하기도 했다. 임직원이 매달 봉급에서 일정 금액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면 회사에서도 그만큼의 금액을 출연해 사회공헌기금을 마련하는 이 제도는 유통업계에서는 처음 시도됐다. 정 부회장은 사내에서 “과묵하면서도 매우 꼼꼼하고 생각이 깊다.”는 평을 듣는다. 주요 회의에서도 다른 임원들의 의견을 경청한 뒤에 소신껏 자기 의견을 제시한다. 소수의견이라도 타당성이 있으면 흔쾌히 수용하고 정책방향을 수정하는 합리적인 스타일이다. 정 부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는다. 올해 계열사별 신년 업무 브리핑 이후 간부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아버님은 말씀하시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스타일로 나도 아버지처럼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웬만해서 지치지 않는 강인한 체력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다. 동생 교선씨는 지난해 1월 경영지원실 산하 경영관리팀장(부장)을 맡은 데 이어 올해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일을 배우는 단계여서인지 매사에 열심이다. 형 지선씨보다 선이 굵고 상당히 활동적인 성격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이들 형제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사 사무실 4층에서 나란히 근무하고 있다. bori@seoul.co.kr ■ ’숨은 실세’ 우경숙 고문 정몽근 회장의 부인 우경숙(54) 고문은 현대가의 다른 며느리들과 달리 회사 경영에 참여한 활동파다. 현대가의 딸과 며느리들이 대부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지시로 소리없이 문밖 출입을 했던 집안 분위기를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훗날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것과도 사뭇 다르다. 우 고문은 사실 정 회장과 결혼후 현대가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남편을 내조하는 전형적인 주부에 머물렀다. ●비서실 근무하다 며느리 낙점 현대그룹 비서실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현대가에 시집와서인지 우 고문은 시부모를 극진하게 모셨다고 한다. 본격적인 백화점 사업을 하기 전인 70년대 후반 울산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시절, 우 고문은 수시로 울산 방어진 수산시장에서 ‘참전복’을 공수해 청운동 본가로 보냈다.“정말 복 덩어리 음식이 참전복인 만큼 어른들 건강에 좋다.”며 살이 통통한 자연산만 고집했다. 잘 익은 제철 과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가정사에만 신경쓰던 당시 우 고문의 대외 활동이래야 1985년 백화점사업을 시작하기 전 서울 압구정동 본사의 작은 건물 직원식당에서 창립기념일 등에 참석하는 수준이었다. 우 고문은 회사 행사에서 시어머니인 변중석 여사와 함께 임직원들에게 직접 떡과 과일 등을 담아주는 일을 했다고 당시 직원들을 기억한다. 그러던 우 고문은 백화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0년부터 96년까지 우고문은 상무 직급을 달고 현대백화점의 신상품 개발 담당 업무를 맡았다. 유통업계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으로서는 롯데, 신세계백화점과 경쟁하기 위해 고급화·차별화 전략이 절실했던 시기다. 그래서 백화점 PB(자체브랜드)개발에 주력했다. 상품개발부 직원 30여명과 함께 그가 개발한 자체브랜드는 ‘시그너스’‘벨라지’‘아르모니아’ 등이다. 특히 아르모니아는 강남의 전문직 여성들 사이에 한때 붐을 일으킬 정도로 히트를 쳤다. 96년에는 전세계에 10개의 매장만 운영할 정도로 신규 매장 출점에 까다로운 이탈리아 하이패션 브랜드 ‘지비에르돈나’를 압구정점에 유치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 유치 수완도 당시 상품개발 부문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들로부터 우 고문은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패션을 보는 안목과 미적 감각이 남다르다.”는 평을 들었다. 계절에 앞서 주력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고 의견을 내놓아 담당 바이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틈틈이 집에서 그리는 서양화 실력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나면 미술전이나 각종 전시회를 찾는 것도 우 고문의 패션 센스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얘기다. 그는 최근 몇년사이 점포수 확대와 홈쇼핑 등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고, 현대백화점이 현대백화점 H&S와 분할되는 과정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계열사간 투자, 인사에 관한 업무조정 및 중재가 필요한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의 역할이 부각됐던 것이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는 ‘우씨’집안에서 백화점 경영을 섭정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2003년 장남인 지선씨가 그룹 부회장을 맡으면서 우 고문에게 쏠리던 시선은 상당 부분 거두어졌다. 온화한 성품이지만 장남의 후계구도를 굳히는 과정에서 우 고문의 역할이 다소 과장되면서 실제 이미지와는 다르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두 아들이 경영에 적극 참여하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사무실을 두고 이곳에서 지인들을 만나기도 하고 백화점 분위기도 살핀다. 가끔 백화점 영업이나 환경에 대해 세심한 조언을 해 매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500평 규모의 현대백화점 본점 옥상을 잔디공원으로 바꿔 고객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토록 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지난해부터 백화점 직원과 협력사원이 함께 하는 지역 사회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우 고문이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MD의 훈수-DVD플레이어]VCR 기능도 갖춘 ‘콤보’가 ‘짱’

    요즘 들어 DVD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디스크를 빌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디오보다 화질과 음질이 훨씬 더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영화나 몇년 전의 졸업식·결혼식 등 각종 기념일에 촬영한 영상들은 비디오에 담겨 있어 아직은 VCR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DVD와 VCR를 결합한 DVD복합기인 ‘DVD콤보’가 인기다. DVD와 VCR를 각각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덕분이다. 복사방지 DVD를 제외하면 DVD콤보는 DVD를 비디오로 녹화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비디오를 DVD로,DVD를 비디오로 교차 복사할 수 있는 ‘DVD콤보레코더’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혼부부처럼 가전제품을 새로 구입할 때는 DVD콤보를 구입하면 좋다.VCR가 있는 가정이면 DVD 단품을 추가로 구입하면 된다. 수험생이 있으면 교육방송을 녹화하는 DVD콤보레코더를 구입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DVD를 구입할 때는 인터넷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 방식을 재생하는 디빅(DivX) 동영상파일 기능이 있으면 활용 폭이 넓다. 교육용은 자막가림,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콤보를 구입해 TV와 연결하고 DVD를 재생해도 신호를 증폭해서 6개 스피커로 보내주는 디지털 앰프가 없다면 입체 음향인 5.1CH을 즐길 수 없다. 제품 사양에 5.1CH과 DTS(디지털 음성 트랙 재생 방식)를 지원한다고 돼 있어도 신호를 분리 해주는 디코더가 내장됐을 뿐, 앰프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5.1CH을 즐기기 위해 홈시어터를 구성하려면 홈씨어터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 DVD 콤보 레코더 ●LG LC-D504 MPEG4로 압축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고,JPEG(영상파일)와 MP3음악파일로 구성된 뮤직포토앨범 재생기능도 있다.5.1CH 돌비 디지털과 DTS를 지원한다. DVD 외에 MP3CD,WMA(음성데이터 압축기술)파일 CD,JPEG파일 CD 등을 재생할 수 있다.VCR는 6헤드 하이파이(고음질)를 채용했고 순간반복과 자막가림 등 학습기능도 있다.27만 9000원. ■■ DVD 플레이어 단품 ●삼성 SV-DVD451H 동시자막, 구간반복, 원어시청 등 학습기능이 있다.DVD 외에 음악·영화·CD 등 다양한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JPEG파일 형태의 포토앨범을 볼 수 있다. 128배속 탐색기능이 있어 원하는 장면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2배·4배 줌 기능이 있어 화면 확대가 가능하다.VCR는 4헤드를 채용했기 때문에 모노 음향이어서 비디오를 스테레오 음향으로 시청할 수 없다. 프로그램 예약녹화를 9개까지 할 수 있다.26만 5000원. ■ ■ DVD콤보 ●대우일렉트로닉스 DC-S78D1 디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 중에서 가장 저렴하다.DVD, 디빅 CD,VCD 등 다양한 포맷의 디스크를 재생할 수 있다. 최고 32배속 화면 탐색기능,2배·4배 화면 확대 기능이 있다. 원어시청, 구간반복 등 학습기능도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고 8개의 프로그램을 예약 녹화할 수 있다.24만 9000원(하이마트 4월 2000대 한정판매). ●LG LCR-6901 방송·비디오를 DVD로 녹화할 수 있고 DVD를 비디오로 간편하게 녹화할 수 있다. 플래시메모리와 메모리스틱 등 7가지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JPEG 사진도 볼 수 있다. 메뉴화면이 그래픽으로 돼 있어 조작이 편리하다.62만 8000원. ●삼성 SVDVR300T 최대 6시간 장시간 선택 녹화가 가능하다.128배 고속탐색 기능이 있고 화면 속에 작은 화면을 나타낼 수 있는 PIP기능이 있다.VCR는 6헤드를 채용했다.58만 4000원. ●롯데 LDV-8802DX DVD,MPEG4,MP3CD 등 거의 모든 매체와 포맷을 재생할 수 있다. 각각 7가지의 서라운드 사운드와 이퀄라이저(음성 변형보정 장치) 기능이 들어 있어 영화에 맞는 최적의 현장음을 되살려준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파일을 CD로 다운받아 재생시키면 항상 최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기능도 채용했다. 두께가 4㎝로 초슬림형이고 상단이 펄 코팅으로 처리돼 있어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14만 9000원. 하이마트 김기룡
  • [Love & Wedding]이정수(26·에임시스템) 염선협(29·LS전선)

    [Love & Wedding]이정수(26·에임시스템) 염선협(29·LS전선)

    2003년 크리스마스 그를 처음 소개받았습니다. 저는 제대로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했던 ‘숙맥’이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외로운 솔로 생활에 지쳐 있던 그 역시 결혼을 벼르고 있었답니다. 그의 첫 인상은 그냥 ‘둥글둥글 모나지 않게 생긴 사람’이었고, 조건보다 내면을 더 중시한다는 점에서 저와 이야기가 통했지요. 3주쯤 지나 롯데월드에 놀러갔을 때입니다. 갑자기 그가 “저…춥고 사람도 많아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손이나 잡죠?”라고 제안해왔어요. 웃음보가 터지기 직전이었지만 꾹꾹 눌러 참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렇게 ‘사귀자.’는 말도 없이 우리는 어느덧 커플이 되었지요. 100일이 되었을 즈음, 그가 독일로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는 집에는 간단히 안부전화만 하고 제게는 동전까지 탁탁 털어 전화를 하는 불효를 저질렀습니다.100일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면서요. 회사에 들어간 지 1년이 되던 날이던가요. 그는 갑자기 방안의 불을 다 끄라고 하더니 불빛이 나오는 작은 열쇠고리를 들고 ‘레이저쇼’를 해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제 앞에서 온갖 코믹 댄스를 다 보여줬습니다. 회사 일로 지쳐만 있는 저를 어떻게든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비로소 ‘바로 이 사람이구나.’하고 마음의 결정을 내렸답니다. 지난 3월6일 우리는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뱃속에는 벌써 우리 둘의 예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남편과 미소를 주고받으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합니다.
  • 영화 ‘역전의 명수’ 정준호

    영화 ‘역전의 명수’ 정준호

    좋은 작품을 심사숙고해 고르기보단, 인간관계에 기반해 작품을 선택해 왔다는 배우 정준호(35). 딱 부러지게 거절 못하는 성격 때문에 가끔은 뒤돌아서서 후회하기도 했던 사람 좋은 배우 정준호가, 이번만큼은 ‘배우’로서 욕심을 냈다. 이미 내정된 배우가 있었음에도 졸라서 기어이 맡아내고야 말았다는 영화 ‘역전의 명수’의 현수와 명수역. 그 같으면서도 다른 쌍둥이 형제에 도전하는 정준호는,‘공공의 적2’의 악역 연기에 이어 배우로서 훌쩍 성장해 있었다. ●현수와 명수, 같으면서도 다른 두 형제 서울법대 출신으로 출세에 눈먼 동생 현수와, 현수의 뒤처리만 하다가 인생이 꼬여버린 형 명수. 완전히 다른 성격이지만 전형적인 ‘착한놈’과 ‘나쁜놈’의 대립구조는 아니다. 한 프레임 안에 나란히 있는 현수와 명수는 놀랄 정도로 다르지만, 각각 연기하는 모습 속에는 두 사람이 서로 조금씩 겹쳐진다. 지적인 냉혈한과 정많은 바보라는 상투적인 전형성을 탈피한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덕에, 두 캐릭터는 영화적인 설정 안에서도 현실성을 띠게 됐다.“선악을 명확히 가르기보단 중간을 지향하고 절제를 좋아하는 감독의 영향이 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도 촬영 내내 두 캐릭터를 오가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그.“지금 명수를 찍는 건가 현수를 찍는 건가 헷갈릴 정도로 뒤죽박죽된 적도 많았죠. 전에 찍었던 테이프를 돌려보면서 감정선을 이으려고 노력했어요.” 혼자서 두 배역을 맡다보니 거의 매 신에 등장하며 녹초가 될 때에는 “나랑 똑같은 사람이 대신 촬영 좀 해줬으면….”하는 생각도 했단다. 그렇다면 어떤 연기가 더 어려웠을까.“단순한 성격이지만 명수가 더 어렵고 또 그만큼 애착이 갔습니다. 당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영화적인 인물이에요.” 하지만 “야망을 이루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는 현수도 이해가 간다.”는 그. 아마도 명수와 현수는 정준호의 내면에서 건져올린 두 가지 모습 아닐까. ●밝고 재밌는 모습부터 선굵은 연기까지 그의 연기영역이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다양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우선 명수의 트레이드 마크는 국밥 쟁반을 머리 위에 인 모습. 어떻게 자연스럽게 쟁반을 이고 돌아다니게 됐을까. 그는 촬영이 없을 때도 틈틈이 역 앞에서 국밥 올린 쟁반을 이고 다니며 연습을 했다. 심지어 영화촬영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언제 국밥집 차렸어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뛰어다니는 것까지 해보려고 했는데 그건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릇도 많이 깨먹었어요.” 한 프레임 안에서 명수와 현수가 마주보고 말하는 장면은 어떻게 연출된 걸까. 현수 대역 앞에서 명수가 돼 연기를 하고, 다시 자리를 바꿔 명수 대역 앞에서 현수 연기를 했단다. 그리고 각각의 대역은 컴퓨터그래픽을 거쳐 현수와 명수로 탄생했다. ‘가문의 영광’에 이어 서울대 법대 출신을 두번이나 맡게 된 소감도 궁금했다.“사적인 자리에서 서울대 출신들이 제게 명예졸업생이라고 해요.” 실제로 부모님의 권유로 공무원이 되려고 고시를 준비한 적도 있었다는 그는, 여러모로 서울대생과 닮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영화가 14번째.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남았을까.“영화 ‘데드맨 워킹’이나 ‘필라델피아’처럼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영화를 해보고 싶습니다.” 차기작은 오는 여름 방영할 TV 드라마 ‘루루공주’. 김정은과 함께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물로,6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영화는 올해말 ‘두사부일체’의 속편인 ‘투사부일체’를 촬영한 뒤, 내년쯤 느와르 장르에서 선굵은 연기에 도전할 생각이다. ■좋은사람 있으면 꼬옥 소개시켜줘 젊을 때야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정을 불태우겠지만, 나이가 하나둘 먹다 보면 그 열정의 불꽃은 사그러들고 그 너머의 삶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정준호의 나이가 딱 그렇다. 이젠 배우로서의 꿈과 열정을 키우기보다는 다른 삶들을 돌아보고 챙겨볼 때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영화가 아니에요. 배우로서의 인기와 영화의 흥행에 쫓겨산다면 제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지겠습니까. 이제 배우는 제 직업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가 요즘 가장 중요시하는 건 ‘사람’이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사람만은 잃어버리지 말자.”는 게 그의 신조. 그래서 어느 누구보다 사람들을 챙기고 ‘휴먼 네트워크’를 돈독히 쌓아가고 있다. 봉사활동도 열심이고, 영화제작과 호텔 경영 등 사업에도 발을 담갔다. 가장 부러운 건 애 키우면서 오순도순 사는 친구들 모습이란다.“돈, 인기가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빨리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요.”내년을 결혼하는 해로 정했다는 정준호. 누구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주자.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⑤- 현대중공업

    #1982년 5월 19일 ‘기업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고의 날일 것 같다. 부친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날 현대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고, 세계 최대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 사장에 그를 앉히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때가 그의 나이 31세. 현대그룹 후계구도에서 형들보다 한발 늦게 출발한 몽준씨가 가장 먼저 부친에게 인정받은 비결은 뭘까. 고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 창립 25주년 행사에서 그 배경을 자세하게 풀어놓았다.“어떻게 보면 파격적이지만 길게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의 저서 ‘기업경영이념’을 읽어보면 우리나라의 어떤 젊은 경영진보다 확실히, 모든 것을 잘 분별해서 회사를 끌고 나갈 겁니다. 우리 아이들간에도 서열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가족회의를 열어 몽준 사장이 충분히 직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결정을 했습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이에 앞서 몽준씨가 미국 MIT 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한 경영서적 ‘기업경영이념’ 서문을 읽고 “정말 잘 썼다.”며 “사장 자리에 앉아도 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몽준씨는 훗날 가장 아끼는 그의 저서로 ‘기업경영이념’을 꼽으면서 “서문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곁들이기도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부친에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던 점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2002년 12월 18일 ‘정치인’ 정몽준씨에게 생애 최악의 날일지 모른다. 그는 이날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와의 공조 파기를 선언, 사실상 ‘백의종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정권의 공동 주인으로 향후 5년간 막강한 정치적 실세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마다한 셈이다. 이 때가 ‘하늘의 뜻을 알수 있다’는 지천명(知天命)을 갓 지난 나이(51)였다. ●아버지에게 바가지 씌운 아들 정몽준(54). 현대가(家)의 여섯번째 아들.5선의 중진 의원. 대한축구협회 회장. 자산규모 재계 9위(지난해·공기업 제외)인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지분 10.80%). 국내 재벌가에서 정 의원만큼이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도 드물다. 일각에서는 “잘난 집안에 태어나 순탄하게 성장한 대가”라고 폄훼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정 의원은 1951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부산에서 3년 가량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장충초등학교와 중앙중·고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의 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그는 초·중학교 시절 놀기를 좋아하고, 장난이 심했다고 한다. 중학교 담임 선생이었던 임환씨는 “몽준이는 놀기를 좋아해 친구들과 수업을 빼먹고 야외로 놀러갔다가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면서 “전혀 부잣집 티를 내지 않았으며, 학교 도서관을 지을 때 시멘트 1만포대를 지원받은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가 고 정 명예회장임을 알게 됐다.”고 술회했다. 정 의원의 학생시절 별명은 ‘꺼벙이’다. 큰 키에 소탈하고, 겸손하지만 우유부단하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부친한테는 다른 형제처럼 어려워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하곤 했다. 부친에게 ‘바가지’ 씌운 일화 한 토막.1970년대 초반 어느 날.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한잔 쏘겠다며 명동 생맥주 골목으로 모시고 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오랜만에 접하는 생음악과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에 흥에 겨워했다. 자리가 파할 무렵, 정 의원은 아버지에게 “1차는 제가 샀으니,2차는 아버지가 사시라.”고 제안했다. 고 정 명예회장도 유쾌한 기분으로 흔쾌히 응했다.2차 행선지는 정 의원이 정한 강남의 한 술집. 그러나 2차가 끝나고 계산서를 받은 정 명예회장은 술값에 놀랐다. 먹은 것에 비해 족히 여섯배의 술값이 청구됐기 때문. 그렇다고 재벌 회장이 술값을 놓고 시비를 걸기도 뭐했지만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종업원에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아드님이 전에 드셨던 외상 술값까지 계산하라고 해서 그렇게 됐습니다.”“허허 이것 참….”고 정 명예회장은 아들에게 된통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 의원은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서울대에 진학했다. 고 정 명예회장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울산으로 변형윤, 이현재 교수 등 당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초청해 크게 ‘한턱’을 냈다. 고 정 명예회장은 “우리 몽준이가 혹시 사무착오로 합격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 아들을 잘 지도해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고 한다. 현대 고위 관계자가 밝힌 허물없는 부자관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일화는 이렇다.“한번은 고 정 명예회장이 아들들과 골프를 치는데 티샷을 하고는 먼저 그냥 걸어갔습니다. 다른 아들들은 머뭇거리다 채를 들고 뒤따라 가는데 유독 정 의원만 얼른 공을 놓고 티샷을 했죠. 그러자 고 정 명예회장이 ‘저놈∼.’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을 짓더라고요.” ●아내 자랑하는 ‘팔불출’ “나는 나의 아내가 고맙고, 때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친구들은 종종 내가 대통령 감이라기보다 내 아내가 ‘퍼스트 레이디’ 감이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아내는 바쁜 나의 생활을 잘 이해해 주고, 조용히 내조를 하는 스타일이다. 아내는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싫어한다. 밖으로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정 의원이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밝힌 부인 김영명(49)씨에 대한 평이다. 정 의원은 1978년 여름 넷째 형수(이행자·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 부인)의 중매로 영명씨를 미국에서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의 첫 인상은 이랬다. 영명씨는 “우선 키(정몽준 182㎝·김영명 174㎝)가 커서 좋았어요. 제 키가 큰 편이라 어머니가 ‘너는 키 큰 신랑감이 없으면 시집도 못 갈거다.’고 곧잘 농담을 하곤 했어요. 첫 인상은 나이 차이가 다섯살이나 나서 그런지 듬직했어요. 믿고 의지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소탈한 것도 좋았고요.” 정 의원은 “약속 장소에 나갔는 데 키 큰 여자들이 쭉 지나가기에 미국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나에게 오더라고요.”고 당시 상황을 이렇게 술회했다. 이들은 틈틈히 테니스를 치며 1년 가량 연애끝에 잠시 귀국해 서울 정동교회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영명씨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의 2남4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부친의 외교관 활동 덕분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17년간 일본과 미국에서 살았다.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미술사를 공부했다. 웨슬리대학은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온 전통의 명문 대학이다. 영명씨는 외교관인 부친을 닮아 사교성이 뛰어나다.‘88 서울올림픽’ 유치전에서는 고 정 명예회장을 현장에서 보좌했고,1992년 대선 때는 변중석 여사를 대신해 시아버지의 파트너 역할을 했다.‘2002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부인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행사장에서는 미소와 화술로 친분을 쌓기도 했다.‘미스 스마일월드컵’이라는 애칭은 이 때 얻었다. 이 때문인지 정 의원의 부인 자랑은 유별나다.‘김영명이 없으면 오늘의 정몽준도 없다.’는 우스갯말이 떠돌 정도다. 그의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계속되는 자랑 하나.“아내는 나보다 영어를 훨씬 잘한다. 유머를 곁들인 자연스러운 영어는 외국에서 처음 만나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할 때 곧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곤 한다. 그동안 4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던 아내는 아이들이 크자, 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의 ‘옛’것을 ‘올’바로 알자라는 의미를 가진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명씨가 밝힌 애처가 해프닝은 이렇다.“첫 아이를 가졌을 때였어요. 입덧이 심했던 제가 걱정스러웠던지 남편은 며느리들만 모인 자리에 와서는 제게 ‘밥 먹었니.’하고 묻는 거예요. 좀처럼 없는 일이라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 한마디 때문에 남편은 ‘애처가’라는 별명을 얻었죠. 그 꼬리표는 지금까지 따라 다닙니다.” 그도 신혼 초에 시아버지인 고 정 명예회장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철부지 며느리 시절, 저는 식사 중에도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데 불쑥 끼어들어 참견을 하곤 했어요. 아버님이 어느 날 저에게 ‘밥 먹을 때 말을 많이 안하는 게 좋은 거다.’며 조용히 말씀을 하신 적이 있었어요.” 자녀는 2남2녀. 장남인 기선(23)씨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올 초 아버지의 뒤를 이어 ROTC 장교로 임관했다. 장녀 남이(22)씨는 연세대를 휴학하고, 현재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유니버시티에 유학 중이다. 차녀 선이(19)씨도 미국 디어필드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막내 예선(9)군은 경기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영명씨는 늦둥이인 막내 임신과 관련해 병원에서 무안당한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임신해서 병원에 가면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하잖아요. 한번은 의사가 ‘아들이 없으세요. 왜 이렇게 애를 많이 낳으세요.’라고 물어 난감한 적이 있었어요.” 시중에는 예선이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축구 예선전이 한창일 때 태어나서 이름을 예선이라고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 의원은 최근 ‘예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의미와 돌림자 ‘선’을 합쳐 예선으로 지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정몽준 “내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것은 11대 국회의원 선거 때였고,1984년 12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출마하려고 했다.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가 나가면 여당 의원이 떨어진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다. 결국 나는 그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단념해야 했다.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생각은 내가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지켜온 가장 기본적인 정치철학이다.”정 의원이 밝힌 정치 입문의 배경이다. 정 의원은 1988년 울산 동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지금은 5선의 중진 의원으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한때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반으로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본 정치인 정 의원은 어떨까. 지난 대선기간 내내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정 회장도 ‘피’는 어쩔 수 없었던지 그 속내를 내보인 적이 있었다.“몽준 의원은 우리 형제들 가운데 제일 똑똑하고 잘 생겼다. 미국 MIT 대학원도 졸업하고,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잘 치렀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 발언 이후 정치권으로부터 호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인 정 의원의 평판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일각에서는 직선적이고 엄격하다고 지적한다. 그를 보좌했던 비서관의 얘기다.“정 의원은 성격이 급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을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다.”정 의원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쪽에서는 합리적이고 매너가 깨끗하다는 평이다.“정 의원은 서구식 매너가 몸에 배어 있다. 직원들이 떠나는 차에 인사를 하면 ‘왜 차에다 대고 절을 하느냐. 하지 말라.’고 말린다. 또 비서를 시키지 않고 직접 자신이 동료 의원에게 전화를 한다.”며 다른 전직 비서관이 전했다. ●현대중공업의 핵심 브레인 민계식(63)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가장 부지런한 CEO, 백발의 마라토너 CEO로 불린다. 아침 6시 출근, 새벽 2시 퇴근하는 일과를 20년째 이어오고 있다. 비서를 퇴근시키고 저녁 6시부터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새벽까지 사업구상이나 신제품 개발 계획에 열중한다. 그의 이런 노력은 국내외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150편의 논문을 발표토록 했으며,48건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보유토록 했다. 우주항공학 및 조선공학(석사), 해양공학(박사) 등을 넘나드는 그의 해박한 전문지식은 현대중공업의 연구개발(R&D) 부문을 업그레이드시켜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민 부회장은 또 60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최고기록은 2시간 23분 48초. 비록 20대 초반 시절에 일궈낸 기록이지만 지금도 2시간대의 기록을 내고 있다.42.195㎞의 완주기록도 100회를 넘었다. 유관홍(60) 현대중공업 사장은 그룹내에서 경영 합리화의 귀재로 통한다.1999년 침체에 빠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부문의 사업본부장을 맡아 세계 각지를 직접 뛰는 영업활동을 전개,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그 결과 만성적자였던 건설장비 부문을 2001년 국내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국내 1위의 건설장비 업체로 탈바꿈시켰고, 중국시장 점유율 25%를 기록하는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 공장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이런 경영능력을 두고 지난해 6월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유 사장을 ‘기업회생 전문가’라고 평했다. 이연재(63)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은 1976년 현대중공업 간부로 입사한 이래 30년간 조선과 해양플랜트의 해외영업 부문에서 일해 왔다.1999년 부도 위기에 처했던 옛 한라중공업을 현대중공업이 위탁경영하면서 대표이사로 선임돼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시켰다. 단기간에 70여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중단된 사원 복지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 사원아파트와 스포츠문화센터 등을 조성했다.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던 회사를 2001년부터 4년 연속 흑자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최길선(59) 현대미포조선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최 사장은 설계·생산·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조선 현장에서 33년을 보낸 최고의 조선전문 경영인이다.‘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아래 내실을 강조한다. 최 사장은 올해 슬로건을 ‘창사 30주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선포하고, 선박 60척 생산체제 구축을 마련하는 등 제 2도약을 위한 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현대중공업 탄생 일화 ‘옥스퍼드 박사가 낳은 현대중공업’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평소에 즐겨 썼던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곳이 현대중공업의 설립 신화다. 그야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고 정 명예회장의 ‘원맨쇼’였다. 고 정 명예회장은 1971년 조선소 차관 도입을 위해 영국 런던의 바클레이즈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듣도 보지도 못한 한국의 작은 회사가 언감생심 어딜 넘보는 것이냐.’는 바클레이즈 은행의 태도에 기가 질렸다. 그렇다고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가 기댄 곳은 당시 기술협조 계약을 맺은 영국의 A&P 애플도어 엔지니어링사. 그는 500원짜리 지폐로 애플도어사의 롱바톰 회장을 감동시켰다.“이것은 한국 지폐입니다. 여기 그려진 것이 거북선이죠. 한국은 이미 1500년대에 이런 철갑선을 만든 실적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1800년대이니 한국은 무려 300년이나 앞선 셈입니다.” 그는 롱바톰 회장의 도움으로 바클레이즈 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그러나 콧대 높은 영국 은행의 부총재를 설득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옥스퍼드 박사’ 일화는 여기서 나왔다. 고 정 명예회장은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임기응변으로 “어제 제가 이 사업계획서를 들고 옥스퍼드대학에 갔더니 한번 들쳐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주더군요.”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유머’에 부총재는 껄껄 웃으며 “옥스퍼드대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이런 사업계획서는 못 만들거요. 당신은 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합니다. 당신의 전공은 유머 같소. 우리 은행은 당신의 유머와 함께 이 사업계획서를 수출보증국으로 보내겠소.” 고 정 명예회장은 ‘거북선 지폐’와 ‘옥스퍼드 박사’로 바클레이즈 은행 벽을 넘었지만, 아직 영국 수출보증기구(ECGD) 총재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그러나 이것도 울산의 초라한 백사장 사진 한장 들고 그리스 선사인 ‘선 엔터프라이즈’사의 리바노스 회장을 설득, 선박을 수주 계약함으로써 무사히 통과했다. 이로써 세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조선소 건설과 선박 건조가 동시에 진행하는 신화가 나오게 됐다. 고 정 명예회장과 리바노스 회장이 당시 맺은 인연은 지금도 대(代)를 이어 지속되고 있다. golders@seoul.co.kr ■ MJ 처가의 ‘화려한 혼맥’ 정몽준 의원의 처가인 고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가계도를 보면 한국 상류사회의 ‘족보’를 엿볼 수 있다. 슬하에 2남 4녀를 둔 고 김 장관과 송두만(83) 여사는 자식교육 뿐 아니라 혼사까지 성공한 케이스. 자녀 모두 외교관 출신인 부친의 영향으로 영어와 일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며, 외국의 명문대를 졸업했다. 특히 장녀인 영애(60)씨와 차녀인 영숙(59)씨는 일본 최고의 여성 사립명문인 세이신대학을 졸업했다. 장남인 대영(57)씨는 미국의 암허스트대학을 졸업했으며, 차남인 민영(51)씨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을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다. 자녀 가운데 재계 가문으로 시집간 이는 삼녀인 영자(55)씨와 막내인 영명(49)씨. 영자씨는 GS그룹의 허씨가인 허광수(59)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형제로는 허남각(67) 삼양통상 회장과 허동수(62) GS칼텍스 회장이 있다. 또 허창수(57) GS그룹 회장과는 사촌간이다. 허 회장의 부친인 고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은 LG그룹 경영의 한 축을 맡았던 고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고 허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삼성물산의 창립멤버로 참여,LG 구씨가와 손잡은 고 허준구 명예회장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영명씨는 정몽준 의원과 1979년 결혼, 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이로써 고 김 장관의 집안은 국내 대재벌인 삼성과 현대,LG,GS가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차녀인 영숙씨는 초대 해군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손원일 제독의 장남인 손명원(64)씨와 결혼했다. 손씨는 30대 초반에 ‘손컨설팅 엔지니어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며 현대미포조선과 쌍용자동차, 맥슨전자에서 CEO(최고경영자)를 역임했다. 그는 현재 스카이웍스솔루션 코리아 고문이다. 장녀인 영애씨는 자수성가한 국제 금융계의 거물급 인사로 미국 모건스탠리의 부사장이다. 남편인 최융호(62)씨는 해양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제너럴 마리타임 사장이다. 장남인 대영씨는 부친인 고 김 전 장관의 아호(海吾)를 딴 해오실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차남인 민영씨는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의 부인인 정다미(44)씨도 명지대 교수다. 김 전 장관의 집안은 또 언론계와도 각별하다. 손녀 사위들이 언론계에 몸담고 있다. 셋째 사위인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31)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준오(31)씨와 결혼했다. 둘째 사위인 손 고문의 차녀인 정희(31)씨는 1999년 헤럴드미디어 사장인 홍정욱(35)씨와 화촉을 밝혔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초대형 유람선 부산항에

    부산항 개항 이래 가장 큰 호화유람선이 부산을 찾았다. 미국선적 초대형 유람선인 ‘사파이어 프린세스’호(11만 5875t급)가 지난 9일 오전 부산항 2부두에 입항했다.11만t이 넘는 유람선이 부산항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1년 건조된 이 유람선은 아시아지역에 처녀 기항하는 배로 길이가 289m, 폭 50.1m, 높이가 17층 건물과 맞먹는다. 배안에는 풀장 4개,2층짜리 극장, 도서관, 결혼을 위한 작은 교회, 나이트클럽,9홀짜리 미니골프장, 식당 4개, 헬스장 등을 갖추고 있다. 승객 2644명과 승무원 1119명등 총 3763명이 승선하고 있는 이 유람선은 태국 방콕을 출발해 싱가포르-대만-중국 상하이-일본 나가사키-부산-중국 베이징 등을 둘러보는 것을 주항로로 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5개 코스로 나눠 경주와 범어사, 통도사, 자갈치시장, 용두산 공원 등을 관광했다. 부산시는 소방악대의 환영연주와 전통민속공연 등 환영행사를 펼쳤고, 관광객 전원에게 기념품과 부산관광 홍보물을 나눠 줬다. 부정기 크루즈선인 이 배는 이날 오후 6시 부산을 떠났으며,17일과 26일 다시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또 이 유람선의 쌍둥이 선박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도 올 하반기에 3차례 부산에 입항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지구촌 영화’ 입맛따라 골라볼까

    ‘지구촌 영화’ 입맛따라 골라볼까

    대안·디지털 영화의 창구 역할을 해온 전주영화제가 관객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내실을 다졌다.28일부터 9일간 열릴 2005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보다 100편 이상이 줄어든 30개국 170편의 영화를 상영할 예정. 적은 영화라도 꼼꼼히 챙겨볼 수 있도록 어려운 실험영화의 수를 대폭 줄였고,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포용하는 영화는 늘렸다. ●영화 마니아들을 만족시켜라 메인 프로그램이자 경쟁부문인 ‘인디비전’에는 여성 감독의 작품 5편을 포함, 전세계 신인 감독의 작품 10편이 상영된다. 역시 경쟁부문인 ‘디지털 스펙트럼’에서는 정치경제적 변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린 미국 존 조스트의 ‘홈커밍’, 현대 중국의 혼돈을 날카롭게 잡아낸 지아 장커의 ‘세계’ 등 12편의 장·단편이 소개된다. 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할 만한 ‘시네마스케이프’에는 거장들의 작품 24편이 마련됐다.‘12몽키스’의 원작인 ‘방파제’의 프랑스 감독 크리스 마르케는 신작 다큐멘터리 ‘앉아있는 고양이’를 선보인다.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할 하틀리의 ‘걸 프롬 먼데이’는 소비사회의 뒤틀린 풍경을 담아냈고, 장뤼크 고다르는 ‘영화의 역사-이야기들’을 80분 분량으로 재배열한 ‘영화사-선택된 순간들’을 선사한다.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의 ‘결혼풍경’(1973)의 속편격인 2003년작 ‘사라방드’도 상영된다. 특정지역의 문제를 담은 영화들도 만날 수 있다.‘시네마스케이프’에는 ‘플래툰’‘JFK’의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피델 카스트로를 찾아서’, 칠레 감독 파트리시오 구즈만의 ‘살바도르 아옌데’등 남미를 소재로 했거나 남미 출신의 감독이 만든 영화가 다수 포함됐다. 북아프리카 지역을 뜻하는 ‘마그렙 특별전’에서는 모로코와 튀니지의 영화 8편이 소개된다. 올해 나온 디지털 ‘한국영화의 흐름’도 짚어볼 수 있다. 이성강, 류승완, 장진 감독 등이 연출한 인권영화·애니메이션 프로젝트가 첫선을 보이고,‘서프라이즈’의 김진성 감독이 추가촬영을 거친 ‘거칠마루’ 등이 상영된다. 특별전으로는 일본의 80년대 청소년 영화 장르를 확립한 ‘소마이 신지 회고전’이 열린다. 실험영화를 모은 ‘영화보다 낯선’은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아방가르드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오스트리아의 피터 쿠벨카 감독이 직접 영화를 강연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일반 관객 즐길만한 영화도 풍성 영화제의 꽃인 개·폐막작에는 각각 디지털 삼인삼색과 임필성 감독, 송강호·유지태 주연의 ‘남극일기’가 선정됐다. 디지털 단편을 모은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가 매년 선보이는 특별섹션이지만, 올해는 개막작으로 상영키로 했다. 일본 쓰카모토 신야의 ‘혼몽’, 한국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세계의 욕망’이 모여 현실과 환상의 관계를 탐색한다. 일반 관객들을 위한 섹션인 ‘영화궁전’에서는 꿈·사랑·추억으로 나눠 가족·연인·중장년층이 즐길 만한 대중적인 영화 15편을 상영한다.‘가족’‘시실리 2㎞’‘잠복근무’ 등 상업 한국영화 7편을 묶어 야외에서 상영하는 ‘야외상영’과 밤새도록 영화를 보는 ‘전주-불면의 밤’도 마련했다. ●부대행사·예매방법·상영장소? ‘약속’‘꽃피는 봄이오면’의 조성우 음악감독과 ‘아바론’‘이노센스’의 가와이 겐지를 초청해 작품 상영, 제작 실습, 강연회 등을 여는 ‘마스터클래스’ 행사를 개최한다. 참가 희망자는 25일까지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전북대 문화관에서 상영하는 개·폐막작과 심야상영은 1만원, 일반 상영작은 5000원이며, 시청 앞 노송광장에서 상영될 야외상영은 무료다. 예매는 홈페이지를 통해 개·폐막작은 11일, 일반 상영작은 12일∼5월6일 실시한다. 전화예매도 가능하며 현장에도 임시 매표소가 설치된다. 개·폐막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사동 영화의 거리 내 극장에서 상영돼, 예전보다 편리한 환경을 마련한 것도 올해 영화제만의 특징.(063)288-5433.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월드이슈-카톨릭 변혁의 바람] 2천년 고수 교리 도전의 시기 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를 계기로 가톨릭계가 변혁의 바람에 맞닥뜨려 있다. 이는 곧 가톨릭계가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보는 동시에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지와 연결된다. 차기 교황은 전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 1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8일부터 실시될 콘클라베(비밀회의)에서 선출된다. 차기 교황은 20세기 후반 이후 가톨릭 교회가 안고 있는 고민, 즉 영적·도덕적 논란거리들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면서 가톨릭 개혁을 지휘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전세계 11억 신도를 보유한 가톨릭계가 차기 교황을 선장으로 이같은 변혁의 바람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구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교황 바오로 2세 보수 입장 견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재위기간 중 가톨릭 교회가 과거에 행한 과오에 대한 회개와 함께 종교화합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 등 세계가 직면한 분쟁과 사상적 문제, 정의와 민주주의에 대해선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교리와 개인의 도덕과 관련한 문제에는 줄곧 확고한 전통적 신념을 고수한 것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가톨릭 교리에 대한 전통적 가치를 재정립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복음’의 근본적인 원리원칙만을 되풀이하면서 가치변화의 수용을 거부, 가톨릭 교회와 현실과의 괴리를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특히 동성애, 여성 사제, 사제의 결혼, 낙태와 피임, 시험관 아기, 안락사 등에 대해 재임기간 내내 보수적 반대입장을 취했다. 이런 입장은 가톨릭 내부에서조차 사회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반발을 샀으며 가톨릭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권익 운동가들로부터는 교황청이야말로 고집불통의 성차별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에이즈가 창궐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순결을 지키라.”고 강조해 비웃음을 샀다. 그르노블 정치대학의 피에르 브레숑 교수는 “교황의 서거는 전세계의 이목을 가톨릭에 집중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이것을 가톨릭 교회의 부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면서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영향력은 현저하게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 가톨릭신도 계속 감소세 전통적 가톨릭 국가인 유럽에서 가톨릭 사제와 신도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것은 가톨릭의 위기를 반영한다. 프랑스의 경우 62%가 가톨릭이라고 말하지만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12%에 불과하다. 세례를 받은 어린이도 1992년 43만 4718명에서 2002년에는 36만 5107명으로 줄었고,2002년 결혼한 28만 8000쌍 가운데 교회에서 식을 올린 경우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11만쌍에 불과했다. 가톨릭의 쇠락을 부추기는 원인 중의 하나가 사제의 자격 조건을 엄격히 한 데 따른 사제 수의 정체다. 전세계의 사제 수는 40만명으로 계속 정체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00년 기준으로 사제의 94%가 40세 이상이며,52%가 70세 이상이다. 프랑스에는 현재 2만 4000명의 성직자가 활동하고 있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3분의1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프랑스 사제 52% 70세 이상… ‘수혈’ 안돼 이 때문에 결혼한 사람에게도 사제 서품을 허용하고, 여성 성직자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요한 바오로 2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서구사회에서 가톨릭의 위세가 꺾이고 있는 것과 달리 제3세계, 특히 중남미에서 가톨릭 신도의 숫자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중남미에서의 교세 확장은 해방신학의 부상과 함께 교황청에 또다른 도전이 되고 있다. 대부분이 가톨릭인 중남미 지역에서 가톨릭 교회는 빈곤층을 대변하면서 사회적 약자인 가난한 민중들을 경제적·정치적 압박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황은 마르크시즘에 입각한 입장을 철저히 배격하며 성직자들의 정치활동 개입에 반대해 왔다. 교황이 1983년 니카라과를 방문했을 당시 무릎을 꿇고 그에게 손을 내민 에르네스토 카르데날 신부의 손을 뿌리치고 “너의 위치를 찾아라.”고 지적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바티칸으로서도 4억명에 이르는 중남미 신도들의 고통을 좌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차기 교황 전통주의 계승” 지배적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추기경 117명 가운데 114명은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지명됐다. 따라서 누가 교황직을 승계하든 교리적으로는 전통주의를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성의 성직수임 옹호자인 라비니아 번(‘여성을 제단으로’의 저자) 박사는 “가톨릭 교회의 세속화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가톨릭 교회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lotus@seoul.co.kr ■ 가톨릭계 주요 쟁점 ●낙태·피임·안락사·줄기세포 연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바티칸 보수파는 낙태와 피임을 위한 콘돔 사용, 안락사,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교황청의 콘돔 사용 금지 조치는 에이즈가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반대 역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과학 및 생명공학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으로 새 생명윤리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가톨릭 내부에서 일고 있다. ●여성의 성직 불허·성직자 독신 유지·동성애 진보적인 가톨릭 신도들은 교황이 여성 사제 및 성직자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은 인권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종교가 여성 사제를 허용하고 있고,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사제 불허는 남녀 평등이라는 사회 변화상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성 신도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지나치게 엄격한 입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교회의 중앙집권화 요한 바오로 2세는 대외적으로 개혁과 대화를 강조했지만 교회 내부적으로는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교회의 현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는 비판과 함께 중앙집권체제와 권위주의적 구조를 강화시킴으로써 교회의 분위기를 경직시켰다는 지적이 많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보수파 음모說 진실은 차기 교황 선출을 앞둔 바티칸에 음모론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오푸스 데이가 차기교황 선출 영향력”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에 등장하는 비밀결사 ‘오푸스 데이(신의 과업단)’가 내밀한 바티칸의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 교황 및 교회의 보수화를 유도해 왔고 현 교황청 대변인인 호아킨 나발로 발스 추기경이 회원이라는 사실이 겹쳐지면서 음모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먼저 터져나온 의혹은 교황의 서거 시점 조작설.2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1일 운명했는데 보수파들이 차기 교황에 자신들 입맛에 맞는 추기경이 선출되도록 시간을 벌기 위해 이를 은폐했다는 논리다. 나아가 더 많은 신도를 장례식에 끌어들여 세계적인 이벤트로 키우고 요한 바오로 2세를 이른 시간 안에 성인으로 추대한 다음 이를 차기 교황 선출에 연결하려 했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폴란드신도 참석 늘려 유럽 교단 중 가장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폴란드 신도 200만명이 8일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도 오푸스 데이 같은 보수단체의 계산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음모론자들은 주장한다. 여기에 교황의 마지막 말을 놓고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측근에게 구술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을 향해 안간힘을 내 작은 목소리로 “아멘”이라고 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선종을 지켜본 주치의 레나토 부조네티 박사는 로마에서 발행되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회견에서 병세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에 마지막 며칠간은 도저히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누군가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의 중심에 서있는 오푸스 데이는 소설에 묘사된 대로 중세 때부터 이어져온 결사이지만 1928년 성 호세마리아 에스크리바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바티칸에 공식 단체로 등록했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재계 거물 등 8만여명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코다리 고추장구이

    [우영희의 출동! 요리구조대] 코다리 고추장구이

    저는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인데 요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얼마 전, 엄마·아빠 결혼 25주년 기념일이었어요. 아빠가 식성이 까다로우신 편이라 가리시는 음식이 많습니다. 육류는 거의 안 드시고, 심하지는 않지만 당뇨병을 앓고 계셔서 엄마가 요리에 여간 신경쓰시는 게 아닙니다. 엄마 아빠와 주말에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상차림을 배워보고 싶어요. 요리에 맞는 상차림도 배워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도와주세요. -경기도 수원시 천천동의 문정은 올림 “얼마 전 부모님 결혼 25주년 기념일이 지났어요. 아빠는 식성이 까다로우신데요, 당뇨병까지 앓고 계셔서 어머니가 음식 준비에 무척 힘드세요.”요리연구가 우영희씨를 맞는 문정은씨에게서 효심이 느껴진다. 정은씨 어머니 이경애씨도 나와 우씨를 반겼다.“아주 예쁜 딸이네요. 아버님이 고기를 싫어하신다고 하셨죠?”우씨는 “코다리 고추장구이가 어때요.”라며 제안했다. 정은씨는 “아빠가 생선을 좋아하세요.”라며 환영했다.“저는 우영희씨의 요리는 말할 것도 없고 옷차림, 헤어스타일까지 마음에 들어요.”어머니 이씨는 딸보다 자신이 더 팬이라고 말했다. “코다리는 포를 떠서 준비합시다.”라며 부엌으로 들어선 우씨가 앞치마를 둘렀다.“어머니도 코다리 한마리 손질해 주세요.” “선생님, 코다리가 명태인가요?”살림경험이 없는 정은씨의 질문이다. “네, 금방 잡아 싱싱한 명태는 생태라 하고요, 얼린 것은 동태, 말린 것이 북어,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서 노랗게 말린 것은 황태이지요.”명태에 대한 설명을 숨가쁘게 이어가던 우씨,“보름 정도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이 코다리인데요, 명태의 단백질이 마르면서 함량이 배로 늘어난답니다.” 우씨와 이씨는 코다리를 반으로 갈라 포를 뜨고, 머리를 잘라낸 다음 뼈를 제거했다. “어머니의 요리 솜씨가 보통이 아니시겠어요. 까다로우신 분의 입맛을 25년 동안 맞춰오신 분이니 오죽하시겠어요?”우씨가 이씨의 요리실력을 인정했다. 이들은 포를 뜬 코다리를 반으로 잘라 올리브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구웠다.“기름을 안 좋아하신다니 기름을 정말 살짝 둘러주세요. 올리브 기름은 감칠 맛이 나고 식물성이어서 건강에도 좋답니다.”우씨의 설명이다. 그리곤 양념장을 만들었다. 고추장·맛술 3큰술씩, 물엿 2큰술, 고춧가루·다진마늘·간장·참기름 1큰술씩, 생강 반작은술, 후추 약간을 넣고 저었다.“단 음식을 싫어하신다니 설탕은 반 큰술만 넣겠어요.” “어머니, 양념장 맛좀 보세요?”라는 우씨의 말에 이씨는 “저는 맛있는데 ‘정은이 아빠가 조금 달다.’고 하실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이에 우씨는 “물엿을 2큰술을 넣었는데 이것을 반큰술로 줄이면 됩니다.”라고 충고했다. 우씨가 불판에 구운 코다리를 놓고 양념장을 발랐다.“생선 그릴에 7∼8분 구워주면 됩니다. 그러면 양념이 저절로 코다리에 스며듭니다.” 다 구운 코다리를 꺼내 송송 썬 실파를 뿌리고 통깨를 뿌려 완성했다. “금방 이렇게 만들다니, 너무 놀라워요. 그리곤 너무 맛있어요.”정은씨가 감탄사를 연발했다. “칼칼하고 매콤해서 제 입맛에는 딱인데요, 정은이 아빠에겐 조금 덜 달게 해야겠어요.”이씨도 대만족이다. 우씨가 요리 노하우를 한가지를 덧붙였다. 우씨는 준비해온 더덕을 풀면서 “이 양념으로 코다리 대신에 더덕을 구워 먹어도 맛이 기막힙니다.”고 귀띔했다. ■ 코다리 고추장구이 재료 코다리 2마리, 실파 3줄, 통깨 1큰술, 올리브 기름, 더덕(있으면) 적당량,양념장(고추장·맛술 3큰술씩, 물엿·다진 파 2큰술씩, 고춧가루·간장·다진 마늘·참기름·설탕 1큰술씩, 다진 생강 ½작은술, 후추 약간-모두 넣고 설탕이 녹을 때까지 잘 섞는다) (1) 코다리 두마리는 뼈를 발라 통째로 포를 뜬다. (2) 뼈가 닿는 느낌이 나는 곳에서 밀면서 포를 뜬다. (3) 코다리를 반으로 어슷하게 잘라서 기름 두른 팬에 살짝 굽는다. (4) 분량의 재료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단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설탕과 물엿의 양으로 조절하면 된다). (5) 실파 3줄을 썰어 준비해 놓는다. (6) 불판에 약간 익힌 (2)의 코다리를 얹고, 양념장을 고루 바른다. (7) 오븐에서 양념장을 바른 코다리를 넣고 양념장이 코다리에 스며 들도록 7∼8분 정도 구워준다. (8)송송 썬 실파와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푸드채널 ‘우영희의 아름부엌’에서 복습하세요.4월11일 오전 10시30분 방송됩니다. ●이번주 당첨자는 ‘저녁에 데워먹어도 좋은 요리가 뭐 있을까요?’란 글을 올려주신 ‘직장맘’입니다. 직장맘에겐 프랑스제 4인용 디너세트를 선물로 배달해 드립니다. 직장맘은 이메일을 ‘우영희의 출동!요리구조대’ 상담게시판에 올려주세요. 글을 쓰시는 분은 꼭 이메일을 남겨 주세요. 또 한가지 보너스.10일까지 상담게시판에 고등어 조리법을 올려주신 분을 뽑아 녹차 고등어세트를 보내드립니다. 깨끗이 손질된 녹차고등어는 바로 조리해 드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 [시론] 스와핑 후에도 마주보고 살수 있나/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시론] 스와핑 후에도 마주보고 살수 있나/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미국과 서구사회의 해괴한 성행위로 여겨지고 있는 ‘스와핑’이 어느새 우리 주변에 밀려와 급속히 확산되면서 범죄를 유발하고 있다. 스와핑 중개 사이트를 개설하여 회원 5000여명을 모아 부부들이 서로 맞바꾸거나 집단으로 성관계를 맺게 한 사이트 운영자가 경찰에서 “스팸메일이나 전화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이 앞다퉈 회원가입을 해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다. 또한 며칠 전엔 아내의 스와핑 상대였던 현역 장교와 대기업 간부에게 이 사실을 가족과 직장에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수천만원의 금품을 뜯어낸 남자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스와핑이 풍속을 해치는 면은 있지만 부부 합의하에 금전거래 없이 성 관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들을 처벌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는데 더 큰 사회문제가 생기기 전에 법적규제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건전한 성문화를 위해 스와핑을 한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과 스와핑은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는 있지만 법적으로 처벌받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가 네티즌들 사이에 오가고 있다. 부부가 상대를 바꿔 성관계를 맺고도 어떻게 얼굴을 마주하며 살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동물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배우고 못 배우고 빈부의 격차를 떠나 성욕은 인간의 본능인 것이다. 부부에게 성관계만큼 몸과 마음을 하나로 밀착시키는 방법은 없을지 모른다. 만족한 성 생활은 부부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며 생활에 활력이 넘쳐 삶을 즐겁게 해주지만 성생활이 만족치 못한 부부는 몸과 마음이 화합하지 못하고 제 각각이어서 사소한 일에도 불평불만이 쌓여 가정파탄이 나는 경우가 많다. 옛말에 ‘아무리 심한 부부싸움을 했더라도 같은 이불 덮고 자라.’ 했고 ‘부부싸움 칼로 물 베기.’란 말도 있는데 살 섞고 살다 보면 작은 섭섭함과 미움쯤이야 금세 풀어진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결혼은 남녀가 섹스를 즐기기 위해 만나는 인간관계가 아니다. 성생활은 결혼생활에서 있어야 할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전부가 될 수는 없다. 부부사이에 존엄성 없이 섹스가 전부라면 하급동물과 인간이 다를 것이 없다. 왜 현대인들은 섹스에 열광들을 하는 것일까? 날로 황폐화되는 도덕성 때문일까. 아니면 각박한 삶에 지쳐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 때문일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자에게 섹시하다는 말을 건네면 당사자인 여성은 자신이 천박한 여자로 비하된 것 같아 수치심으로 얼굴이 벌게지며 벌컥 화를 냈었다. 하나 요즈음 젊은 여성들은 섹시하다는 말을 최대의 찬사로 받아들이고 더 섹시한 여자가 되기 위해 몸매 가꾸기에 값비싼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눈물겨운 노력들을 하고 있다. 마약, 알코올, 커피도 가까이 하다 보면 중독이 되어 점차 그 양을 늘려가야 되듯이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권태스럽게 느껴진 부부가 스와핑을 하고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게 되면서 집단 섹스파티를 하고…. 언젠가 그마저 시들해지게 될 터인데 종내 그들이 갈 곳은 어디일까? 부부는 가슴과 가슴사이에 흐르는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 젊은시절의 불타는 정열은 잠시잠깐일 뿐,40∼50년을 함께하다가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오순도순 정답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버팀목은 섹스가 아닌 존경과 신뢰다. 스와핑은 분명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서구문화가 아니다. 호기심으로 해 볼 것이 못되며 더구나 권태를 풀어내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건전한 성생활과 함께 한결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챙기는 부부가 진정 아름다운 부부일 것이다. 김영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패션+α]

    ●디자이너 진태옥은 패션 인생 40년을 회고하는 작품집 ‘JINTEOK’을 발간하고,24∼26일 서울 압구정 ‘태홈’에서 전시회를 연다. 김중만을 비롯한 중견 사진작가 9명이 참여한 작품집은 ‘작품과 인간성’ ‘작품과 역사성’이라는 주제를 흰색·검은색으로 대비시키고, 패션이 단순히 장식물에 머물지 않고 삶의 패턴을 결정한다는 자신의 패션미학을 제시했다. ●마놀로 블라닉은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에 매장을 오픈했다. 미국 시트콤 ‘섹스 앤드 더 시티(Sex and the City)’에서 주인공 캐리가 흠모해 마지않는 슈즈로 잘 알려진 이 브랜드는 실제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부티크. 커먼웰스사는 전세계 5번째 매장의 오픈을 기념,500만원짜리 악어가죽 신발을 한정 판매한다.(02)2145-0035. ●주얼버튼은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에서 보석 디자이너 홍성민·장현숙 부부의 결혼 보석 전시회를 연다.‘코스모스, 당신과 나’를 주제로 디자이너 홍성민이 직접 다듬고 깎은 작은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루비, 진주, 페리도트 등 다양한 원석으로 만든 결혼 예물 보석 50여점을 선보인다.(02)733-9394. ●프린세스 주얼리는 연인을 위해 하트를 모티브로 한 ‘샤인하트’를 31일까지 할인 판매한다.18캐럿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펜던트와 귀고리를 각각 19만 9000원과 22만 9000원에 판매하며 세트로도 구입할 수 있다.(02)535-9512. ●로레알파리은 더블익스텐션 마스카라의 전세계 1600만개 판매돌파를 기념해 4월15일까지 마스카라 구매고객에게 립앤아이 메이크업 리무버 정품(125㎖ 1만 5000원 상당)을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실시한다. 더블익스텐션 마스카라는 하나의 마스카라에 2개의 특허 브러시를 장착해 2단계로 발라주면 특허성분인 세라마이드R의 도움으로 속눈썹이 1.5배 길어지는 제품.7㎖×2,2만 2000원.080-565-5678. ●EXR는 26일 기존 명동 매장을 대폭 확장해 ‘프로그레시브 스토어’로 개장한다.1층은 EXR와 The EXR 상품으로 구성하고,2층은 VIP피팅룸 및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2층 매장에선 매주 디지털 제품 시연회, 피트니스 클래스 등 다양한 문화 행사로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할 계획.(02)774-6921. ●유닉스전자는 원적외선 헤어드라이어 UN-1330IR 출시를 기념해, 이 제품을 구입하면 전자동 ‘미용면도기’를 지급하는 ‘원+원 이벤트’를 진행한다. 헤어드라이어(7만 9000원)는 버튼을 누르면 원적외선이 나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두피에 좋다. 미용면도기는 마스카라 크기로 눈썹, 얼굴 잔털 정리가 쉽다.3월말까지 홈페이지(www.unix-elec.co.kr)와 전화주문(02-703-7111)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아식스는 현대백화점 신촌점 7층에 프리미엄 브랜드 오니츠카타이거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에서는 올해 인기제품인 ‘런스파크(Runspark)’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과 봄·여름 신제품도 만날 수 있다.(02)3145-2707.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미백 기능성 화장품 ‘화이트 리프팅라인’을 새롭게 출시한다.‘매직스팟비타C’(4g×4,6만 8000원)는 비타민C가 거칠어지고 늘어진 피부에 탄력을 부여하는 제품으로 파우더가 용액으로 변하면서 피부에 흡수된다.‘화이트인텐시브 에센스’(35㎖·5만 4000원)는 대표적인 미백성분인 알부틴을 주원료로 색소 침착을 막아 투명한 피부로 개선시킨다. 고운세상 피부과와 인터넷 쇼핑몰(www.dresthe.co.kr),W스토아, 왓슨 등에서 구매 가능.080-085-8245. ●태평양은 진주단백질을 함유한 ‘미쟝센 펄샤이닝 시스템’에 볼륨플러스 라인과 인텐시브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고,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이벤트를 진행한다.4월20일까지 홈페이지(www.miseenscene.co.kr) ‘비싼 머릿결, 미쟝센으로 작업 걸기’에 참여하면 29일 당첨자를 발표하고,‘펄팜’ 해외 여행권,mp3플레이어, 펄샤이닝 신제품 등 다양한 선물을 증정한다. 볼륨플러스 라인은 20여종 아미노산과 천연 보습인자 유사성분을 함유해 가늘고 힘없는 모발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인텐시브 라인은 잦은 파마와 염색 등으로 손상된 모발을 치유하고, 보호막을 형성해 건강한 머릿결로 만들어준다. 샴푸 650㎖ 8900원, 린스 550㎖ 7600원선.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결혼이후 180도 변해버린 남편

    저는 남편과 같은 동네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사이였습니다.10년을 연애하다가 결혼했습니다. 저와 남편은 서로의 식성이나 말투는 물론이고 성격과 습관까지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하면 서로 싸우는 일이 없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희망은 결혼 이후에 나타난 남편의 독선적이고 배려없는 태도를 보면서 사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아침잠이 많아 정성껏 준비한 아침식사조차 먹지 못하고 출근을 하는 일이 잦아서 실망을 시키더니 일요일이면 하루 종일 TV 앞에 누워서 청소조차 거들어 주지 않고 빈둥빈둥하고 지내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저는 저대로 남편의 태도에 화가 나서 잔소리를 하다 보면 서로 감정이 격해지는 일이 잦아집니다. 우리 부부가 결혼 전같이 화목해질 방법은 없을까요. -김미숙(가명)- 미숙씨의 고민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부부들이 고민을 하고 상담을 해 오는 내용입니다. 신혼여행 전문 관광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신혼여행을 온 부부 5쌍 중 1쌍은 신혼여행지에서 다투고는 각기 다른 비행기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도 있습니다. 다소 과장됐을 수 있으나 어쨌든 연애시절에는 죽고 못살 정도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가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의견충돌도 많고 싸울 일이 늘어나고 연애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성격적인 문제들로 갈등을 겪는 일이 많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성격적인 결함이 연애시절에는 없었다가 혼인 이후에 갑자기 생겨난 것이거나, 연애시절에는 숨기고 있었던 것일까요. 전혀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랑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그러한 상대방의 결함이 오히려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고 애틋한 연민이 생기도록 해서 두 사람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됩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우리 속담이 이럴 때 사용하는 표현일 것입니다. 어쩌다 부모나 친구들이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더라도 그 조언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헐뜯기 위해서 하는 이야기쯤으로 여기고 거부합니다. 혹은 문제들을 알고 있더라도 나만은 그 성격을 극복하면서 살 수 있다거나, 혹은 내가 아니면 상대방의 성격적인 결함을 받아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관대해지고 자신만만한 생각을 가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심리학자들 가운데에는 이렇게 연애과정에서 사랑에 빠져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상황은 진정한 의미의 사랑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랑에 빠져서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못했던 사람들이 그 사랑에서 빠져나와서 제 정신이 드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 않습니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2년 정도면 상대방의 장단점을 대부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제 정신이 든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쌓아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우선은 상대방의 성격이 어떤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그 성격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상대방에 대한 지지입니다. 미숙씨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잔소리는 처음 한번은 몰라도 습관이 되면 남편을 움직이는 방법이 되지 못합니다. 잔소리 시간을 칭찬의 시간으로 바꾸어 보세요. 남편의 행동이나 태도 중에서 작은 것이라도 잘하는 것을 찾아내 칭찬하고 격려해 보세요. 귀가한 남편이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는 것부터 시작해 화장실에 화장지를 바꾸어 주는 것까지 남편이 한 일에 대해서는 일단 호의를 가져보세요. 그래도 칭찬할 일이 생각나지 않으면 TV에 빠져 있는 남편에게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같이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이야기해 보세요. 이런 칭찬을 미숙씨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으로 만들어 보세요. 남편의 태도에 머지않아 변화가 올 것입니다. 남편 칭찬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상담소(032-8627-119)로 문의하세요.
  • ‘영혼의 고백’ 녹아든 색채추상

    무릇 예술은 자기고백의 산물이다. 예술작품에는 어떤 형식이든 작가의 삶의 흔적이 서려 있다. 서양화가 정경자(66)의 작품은 그 두드러진 예다. 정경자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개인사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가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고 광복 후 김구 계열이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으면서 집안이 기우는 아픔을 겪었다. 고향에서 뿌리내리지 못한 가족은 일본으로 건너갔고, 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일본여자미술대학에 들어가 그림공부를 한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그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그런 ‘경계인’의 입장으로부터 얼마간 자유로워진 것은 프랑스로 건너가면서부터다.1970년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 입학하면서 그는 예술에 자신을 온전히 내맡긴다. 마침내 고국으로 돌아온 90년대 중반.50대에 뒤늦게 인권변호사 이흥록과 결혼한 그는 지금 경기도 양평에 정착해 작품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원로 여성화가 정경자가 10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다. 서울 관훈동 학고재아트센터에 마련된 ‘봄의 소리’전은 국내 화단에는 아직 낯선 이름인 그의 화풍과 인생 내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출품작은 50여점. 작가의 어린시절 정신적 외상은 초기의 인형그림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인형들은 한결같이 복잡한 창살이나 견고한 성벽에 갇혀 있다. 하지만 파리시절로 들어서면 작품은 한층 밝고 환상적인 색채의 신(新)구상화풍을 띤다. 이번에 선보인 ‘몽마르트의 봄’‘골목에서’ 등은 멀리 사크르 쾨르 성당이 보이는 파리의 거리 풍경을 원색으로 그려낸 대표작들이다. 작가의 ‘양평시대’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파리시절의 자유분방한 원색은 이제 온화하고 부드러운 파스텔조로 바뀌었다. 도회감각의 경쾌한 선들도 점차 사라져 자연의 색채추상에 녹아들었다. 작가는 오랜 외국생활에서 잊고 지내던 고국의 풀 한 포기, 바람 한 점도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는다. 그같은 마음자리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바람·물’‘호반’‘어스름’‘봄의 소리’ 같은 작품들이다. 오로지 색의 농담을 통해 자연의 서정을 풀어낸 이 작품들은 더없이 따뜻하고 경쾌하고 투명하다. 그것은 곧 작가의 영혼의 표백이다.29일까지 (02)739-493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은막의 큰스타’ 황정순 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은막의 큰스타’ 황정순 씨

    한 여인이 있다. 낭랑하다. 세월이 무게가 있으련만 곱게 쌍꺼풀진 눈가에선 총기가 빛난다. 소녀처럼 미소짓는 얼굴에는 후덕함이 넘쳐난다. 사람들은 영원한 모상(母像)이라고 한다. 맞다. 지고지순(至高至純), 일생을 모성적 본능으로 예도(藝道)의 길만 고집했다. 그래서 ‘무대의 여왕’‘은막의 큰 스타’로 표현된다. 나이 80, 이번엔 노래와 춤이다. 뮤지컬 배우로 다시 태어나 전국을 감동시킨다. 무대를 떠난 지 꼭 20년 만이다. 누군가 그랬다, 별명이 ‘탱크’라고…. ●20년 만에 다시 무대로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 여인을 만났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금테안경 너머로 추켜세운 속눈썹이 봄꽃처럼 화사해보였다. 주름살이 보이는가 싶더니 웃는 양볼에는 어린 아이처럼 빨개진다. 카페 종업원이 다가오자 여인은 “난, 커피를 연하게”라고 주문한다. 인사를 건네자 여인은 “응, 그래 반가워, 나 황정순이냐. 성이 뭐요, 김? 그러면 우린 ‘황금’이네.”하며 재치있게 분위기를 바꾼다. 모습이 꼭 18세 소녀같다고 했다. 그는 지체없이 “암, 맞아. 나 소녀가 됐다구. 왜 그런지 알아? 기뻐야 성공해. 요즘 나 많이 기쁘거든.”이라고 했다. 득도(得道)의 산에 올랐다가 금방 내려온 도인처럼 여겨졌다. 황씨는 “이봐, 사실은 말야. 인터뷰를 안하려고 했어. 그런데 손녀딸이 서울신문이라고 하잖아. 내가 서울신문에서 상(1970년 영화부문 대상)을 받았거든. 거절할 수가 없었지. 다른 데 같으면 안했어.”라며 또 한번 파안대소한다. 황씨는 지난해 한국영화대상 공로상을 받으며 20년만의 침묵을 깨고 영화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 여기 살아 있소.”라는 명언을 뱉어내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가족반대불구 ‘예도’ 내서워 출연 지난 2월에는 뮤지컬 ‘팔도강산’(서울 리틀엔젤스회관)으로 팬들과 다시 만났다. 뿐만 아니다. 이달 5∼6일에는 부산에서,12∼13일에는 대구에서 공연을 가져 관객들을 웃고 울렸다. 다음달에는 김천(2∼3일), 광주(26∼27일)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오는 5월7∼8일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서울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팔도강산’은 1960년대 크게 히트친 영화. 황씨는 여기에서 남편(고 김희갑씨)과 함께 자식을 찾아 팔도강산을 유람하며 감회에 젖는 노부부로 출연했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노부부의 어머니’ 역으로 등장한다. 그는 이번 공연에 대해 “글쎄, 내가 노래를 해봤어? 춤을 춰봤어? 그런데 무대에 올라탔더니 신이 막 나잖아. 내가 왼쪽다리가 뻣뻣해 잘 걷지 못했거든. 신기하게도 이젠 걸음도 빨라지고 기분이 좋아졌어. 배도 약간 나왔는데 쏙 들어갔지 뭐야.”라며 매우 즐거워했다. 알고봤더니 가족들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의 ‘예도(藝道)’를 꺾지 못했단다. 황씨는 작품얘기가 나오자 영화와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어머니’와 ‘효’를 강조하는 흐름은 비슷하다면서 “사과 한짝 덜렁 놓고 가는 게 효도가 아냐. 사랑을 해야지. 덕담도 자주 하고 말야.”라며 목소리를 약간 높인다. 그러면서 “나이 먹으면 잔소리가 많아지고 만만한 남편이나 부인한테 자꾸 화풀이를 하게 돼. 기분이 좋으면 그럴 일이 없어. 내가 요즘 기분이 너무 좋아.(무대에)잘 올라탔어요.‘부산갈매기’나 ‘감수광’ 노래도 나오고, 아들딸 같은 출연진들이 너무 잘해줘.(양손을 높이 올리며)이것봐 요렇게 요렇게 춤도 추잖아.”라며 즉석에서 춤동작까지 보여준다. ●연기단짝 김희갑씨 가족도 만나 그는 또한 “이것(작품)을 보면 말야. 꺽꺽대는 사람들 있잖아. 정치인이나 권위적인 사람들 말야.(극장에서)나갈 땐 다들 어린애가 돼.”라며 웃는다. 이어 “부산공연을 갔을 때였어.100년만에 많은 눈이 내렸다는 날이야. 숙소 창가에 앉아 솜사탕같이 내리는 눈 사이로 겨울바다를 봤지. 진짜 영화속의 주인공 같더군. 하기사 이 나이에 드러누워 있어봐. 뭐 기차를 타겠어, 겨울바다를 보겠어? 내 생애에 이런 호강은 처음이야.”라고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뮤지컬 배우로 나서자 몇가지 훈훈한 화제가 생겨나고 있다. 우선 생전에 단짝이었던 고 김희갑씨의 가족들과 20년 만에 상봉했다. 공연 첫날에는 김씨의 부인과 아들·딸이 ‘축 공연, 황정순·김희갑 선생님. 김희갑 가족 일동’이라는 축하화환을 보내와 주위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또 왕년의 액션스타 김희라씨 가족들과도 오랜만에 만났다. 영화배우 백일섭씨는 출연제의를 거절했다가 대선배인 황씨가 출연한다는 말을 듣고 뒤늦게 수락했다. 후배들과 함께 출연한 것만 해도 기분좋은 일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그는 “여운계는 고대 나왔거든, 전은주는 숙대 1학년때 내 옆에 졸졸 따라다녔는데 어느새 같이 출연해 대견스러워”라고 했다. 원래 ‘팔도강산’은 영화에서 시작해 70년대 초반 TV시리즈로 이어지며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 황씨는 이 작품으로 ‘우리들의 어머니’로 각인됐다. 황씨는 지금도 “딸 아이가 멀리서 아버지와 어머니 오신다고 좋아서 아버지한테 막걸리를 드리거든.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막걸리에 물을 탔어. 아버지는 다 알면서도 ‘어째 이리 맛있냐.’ 하는 장면말야. 관객은 다들 눈물을 흘렸지.”라고 술회했다. 이때 황씨는 창밖을 슬쩍 보더니 “어머, 저 여자 좀 봐. 나를 알아보나봐.”하면서 소녀처럼 손으로 입을 가리며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65년 동안 영화250편·연극 150편 출연 올해로 연기경력 65년째를 맞이한다. 어릴 적 영화 ‘타잔’을 보며 연극인의 꿈을 키웠다. 홀어머니(아버지는 일제와 싸우다 일찍 사망했다. 오빠는 징용에 끌려가 소식이 끊어졌다.)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16살에 그토록 하고 싶은 연극배우가 됐다. 첫 출연작은 ‘순정애보’의 간호사역할이었다. 무대에 올랐을 때 ‘의사가 환자에게 주사를 놓아야’할 대사를 ‘환자가 의사에게 주사를 놓아야’라고 바꿔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면서 질곡의 연기생활이 시작된다. 해방 전에는 신의주로, 만주로 순회공연을 다녔다. 이때에는 ‘모상’‘사랑’‘김약국의 딸’ 등이 자주 무대에 올려진다. 6.25때에는 부산과 대구를 오가며 ‘햄릿’‘오델로’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깊이를 더해간다. 이무렵 친구의 소개로 의사인 이영복씨를 만났다. 둘은 3년 열애끝에 결혼에 이른다. 황씨의 나이 27살때였다. 신혼살림은 현재 살고 있는 삼청동 한옥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결혼 30년 만인 1977년에 남편이 사망하자 3남매의 홀어머니로 새로운 연기생활에 몰두하게 된다. 이후 ‘바닷가의 연정’‘탑’‘작은 사랑의 멜로디’‘사랑과 증오’‘안네의 일기’ 등 주옥같은 작품을 쏟아냈다. 데뷔후 지금까지 250여편의 영화와 15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그는 인생을 시간으로 쪼개본다. 나이 40이면 12시,50세는 오후 2시, 그리고 60세부터는 황혼기라고 했다. 연예인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황혼기에 접어들면 사회를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나이에 즐거움을 주는 것도 사회봉사야, 이봐 기쁘라고 그러면 반드시 성공한다구.” 그는 인터뷰하는 도중 “이이고, 뭐 좀 먹여야 하는데.”라는 주문을 여러번 반복했다. 모성적 본능으로 살아온 평소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걸어온 길 ▲1925년 경기 시흥 출생 ▲40년 ‘산송장’으로 연극데뷔 ▲46년 ‘촌색시’로 영화데뷔, 연극 ‘호화선’‘청춘좌’‘성군’ 출연. ▲47년 중앙방송 성우 ▲67년 정박아협회 특별회원 ▲70년 ‘부부’로 드라마 데뷔 ▲74년 낙도어린이와 자매결연 ▲82∼84년 KBS ‘보통사람들’ ▲84년 연극 ‘안네의 일기’ ▲86년 MBC 베스트셀러극장 ‘도깨비의 꿈’ ▲이밖에 연극 150편, 영화 250여편에 출연. ■ 상훈=65년 서울시문화상, 대종상(60·65·66년), 청룡상(63·64년), 제49회 예술원상(2004년), 제3회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2004년). km@seoul.co.kr
  • ‘알뜰 혼례’ 무료결혼식장들

    ‘알뜰 혼례’ 무료결혼식장들

    준마와 가마를 타고 입장하는 전통혼례식을 올릴까.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야외 결혼식을 올리면 어떨까.새봄 새출발을 꿈꾸는 예비 신혼부부들이 보다 여유있고 뜻깊은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분주히 발품을 팔고다니는 요즘이다. 식 올리는 데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이 든다고들 하지만 잘 살펴보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품격있고 이색적인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말타고 가마타고 “이랴, 새 신랑 납시오.” 경기 과천 서울 경마공원에서는 말을 탄 의기양양한 새 신랑과 가마 옆 작은 창을 열어 바깥을 살피는 수줍은 신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이 제시한 전통혼례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혼례식이 치러져 의미와 깊이가 남다르다. 장소와 신랑·신부 혼례복 등 각종 의상, 전통가마와 말, 화문석(돗자리) 등 혼례에 필요한 모든 것이 무료지만 피로연은 따로 준비해야 한다. 혼례 30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고 청년여성문화원에서 진행하는 혼례예절교육을 1시간 받아야 한다. 비가 오면 공원 대강당에서 식을 진행한다. 서울 남산 식물원 분수대 앞 예식장은 신랑·신부가 입장할 때 분수대가 하늘높이 솟아올라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자연 속에서 이국적으로 계절에 따라 식물원에서 기른 꽃이나 화분으로 만든 꽃길 사이로 입장하는 것도 색다르다. 장소와 예식을 위한 비품 등은 모두 무료이며 의상과 사진촬영 등은 개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비가 오면 바로 옆의 교육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식을 올리면 된다. 화기 이용이 금지돼 있어 피로연장은 식물원 및 공원관리사무소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별도의 장소에 준비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 한강 시민공원(여의지구)과 양재 시민의 숲에 마련된 야외결혼식장도 시민들이 많이 찾는다. 남산과는 달리 야외에서 피로연까지 열 수 있어 외국영화 속 이국적인 결혼식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결혼식장을 위탁운영하는 경실련 건전혼례사업본부에 드레스·턱시도 이용요금을 포함한 39만원(예복 이용 안 하면 20만원대)을 내야 되고 피로연도 경실련 측이 지정한 곳을 이용해야 한다. 잠실운동장 야외웨딩홀도 야외 예식장을 운영한다.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로 5분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장소 사용료는 없지만 식장설치비용 45만원을 내야 한다. 홈페이지(www.partyhall.co.kr)에서 상담 및 견적을 해볼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등장 돔형으로 생긴 자연투광창을 통해 햇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는 대합실과 전시실 등의 공간을 결혼식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시민들이 제안한 행정개선안 가운데 채택돼 2001년부터 운영된 이곳은 지금까지 30쌍 가량의 부부가 탄생했다. 지하2∼4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를 활용해 신랑·신부를 극적으로 입장시킬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특징이다. 신랑·신부 대기실은 지하2층 대합실에 별도 공간이 마련돼있고 폐백과 피로연은 지하 4층에서 열면 된다. 의상이나 행사진행 등은 직접 준비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청사나 구민회관 등에서 일반 예식장보다 훨씬 여유롭게 예식을 올릴 수도 있다. ●시청·구민회관 등에서 여유롭게, 저렴하게 일반 예식장이 한곳 밖에 없는 경기 의왕시는 의왕시청 대회의실을 결혼식장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휴무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 이용할 수 있으며 시청직원 2명이 결혼식 도우미로 나서고 있다. 신부대기실과 폐백실로 활용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고 전체 좌석은 250석 정도로 여유로운 편이다. 구내식당을 통해 하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400여대를 주차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신랑·신부 또는 부모가 의왕시에 거주하는 경우에만 이용할 수 있다. 비용은 예식장과 식당 사용료 각 5만원, 식당조리원 인건비 12만원 등 모두 22만원이 들어간다. 인천 연수구청은 기초생활수급 대상가구에 한해 토·일요일 지하1층에 있는 대강당(430석)을 무료 예식장으로 개방한다. 일반인에게는 10만 3000원을 받는다.(1시간30분 기준) 인천항 갑문관리소는 청사내에 있는 잔디밭을 야외 예식장으로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결혼식을 하는 정취가 그만이어서 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관리소측은 연단과 방송시설 등 야외 결혼식에 필요한 시설물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곳 또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토·일·공휴일에 한해 개방한다. 김병철 김학준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야외결혼식 이런점 주의를 한가롭고 여유있는 에식을 원하거나 급히 결혼날짜를 잡은 경우, 경제적으로 빠듯한 신랑·신부가 선택하는 것이 무료 예식장이다. 무료예식장은 보통 장소 사용료만 내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하객을 접대하기 위한 피로연 비용 등은 부담해야 한다. 무료예식장은 대개 필요한 비품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비품이 없거나 더러운 것들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야 한다. 무료예식장은 예식전용 공간이 아니어서 일반 예식장에 비해 장소가 넓은 편이다. 풍선장식 등을 이용해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썰렁한 느낌이 나지 않도록 해야한다. 주차장,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하객들이 이용할 편의시설도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야외 예식장은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결혼식을 준비하는 신세대 예비부부 덕에 이용이 늘고 있다. 다양한 연출로 독특한 결혼식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점이 장점이지만 꽃길, 방송장비, 출장뷔페 등을 개별적으로 섭외해 준비하는 것이 만만찮다. 야외라 하객들의 주의가 산만해지기 때문에 비누방울·폭죽 등을 이용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실내와 실외를 겸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하는 것이 좋다. 공원 입구나 버스정류장·전철역 등에 하객들을 위해 예식장 안내표시를 해두는 것도 좋다. 도움말 한국웨딩플래너협회·마이웨딩 소속 웨딩플래너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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