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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결혼식장
    20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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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 평판 사회] 공공기관 이벤트홀 대관 5만~10만원 인기

    [新 평판 사회] 공공기관 이벤트홀 대관 5만~10만원 인기

    일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에 과시적 허례를 빼고 합리적이고 의미 있게 준비하는 젊은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신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의 이벤트홀을 이용하고 절약한 비용을 어려운 이웃 돕기나 지구 살리기에 보태기도 한다. 하지만 특급호텔이나 화려한 웨딩홀의 식장과 음식, 사진 등 수억원짜리 패키지로 준비하는 것보다 신경 쓰고 챙길 일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착한 결혼식은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웨딩플래너 ‘김씨스토리’ 정지윤 이사는 “가수 이효리와 KBS 전 아나운서 김경란씨가 아프리카 어린이와 유기견 돕기를 결혼식에 더하면서 착한, 혹은 작은 결혼식이 젊은 부부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작은 부분까지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일생의 한 번인 결혼식을 망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예식장’이다. 서울시신청사 시민청이나 구민회관 등 예식장 대관비용이 5~10만원 하는 공공청사 예식장은 인기가 많다. 정 이사는 “공공청사 예식장은 대관 비용이 낮아 최소 3~4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면서 “결혼식 날을 잡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공공청사 예식장을 잡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작은결혼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전국 공공청사 결혼식장 150여곳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최근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공청사 결혼식장은 서울시신청사 지하 1층 시민청과 서울시 인재개발원, 국립중앙도서관 등이다. 서울시시민청은 서울시청이라는 상징성과 접근성 등이 뛰어나고 6만 6000원의 저렴한 대관 비용으로 인기다. 또 국립중앙도서관도 서초역, 고속터미널역과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쉬울 뿐 아니라 고속도로, 올림픽대로와도 접근이 편리한 교통의 요지다. 또 결혼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혼수품은 발품, 손품을 팔면 알뜰하게 준비할 수 있다. 새것만을 고집하기보다 자취하면서 쓰던 물건을 가져다 쓰거나 친구와 지인들에게 축의금 대신 신혼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선물 받는 ‘웨딩 레지스트리(선물 받을 물품을 미리 알려주는 것)’로 청소기, 다리미 등 소형 가전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 이사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새 출발하는 부부만의, 가족을 위한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아낀 비용을 ‘기부’한다면 결혼식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신부 “15+6=?” 신랑 “17”…인도서 산수문제 틀려 파혼 충격

    신부 “15+6=?” 신랑 “17”…인도서 산수문제 틀려 파혼 충격

    예비신랑이 초등학생이면 풀 수 있는 간단한 산수 문제조차 풀지 못해 이에 충격을 받은 예비신부가 결혼식을 취소하고 식장에서 나와버린 일이 인도에서 발생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11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 있는 작은 마을 라술라바드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신부가 ‘처음’ 만났다. 인도에서는 부모가 정한 중매결혼이 주류를 이뤄 신랑·신부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한 채 부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신부는 신랑의 학력에 의혹이 있었는데 식전 기회가 생겨 신랑에게 “15 더하기 6은?”이라고 간단한 산수 문제를 냈다. 그러자 신랑은 “17”이라고 답했다. 이 대답을 들은 신부는 충격이 너무 커 “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며 파혼을 선언하고 곧장 식장을 떠나버렸다. 그 과정에서 신랑 측 가족이 신부를 설득하려고 했으나 신부 측은 “신랑 측이 신랑의 학력을 속였다”며 거절했다. 신부의 아버지 모하르 싱은 경찰과 현지 언론에 “초등학교 1학년생도 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며 생각을 바꿀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사건을 담당한 현지 경찰 라케쉬 쿠마르는 “경찰의 중재 하에 두 가족이 각종 예물과 결혼 선물을 서로에게 반납하고 결혼 얘기는 없던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 결혼식 직전에 파혼하는 사례는 이번만이 아니다. 한 달 전쯤에도 같은 주(州)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 신랑이 예식 도중 지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신랑 측이 신부 측에 신랑의 병력을 숨긴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었던 것. 더 놀라운 것은 신부는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중 한 명과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결혼비용 줄이자”...美서 ‘이동형 예식장’ 화제

    “결혼비용 줄이자”...美서 ‘이동형 예식장’ 화제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교회 같은 결혼식장도 이용할 수 있다면? 실속파 예비부부들의 이러한 요구에 아이디어를 얻어 미국 조지아주의 한 은퇴한 공무원이 움직일 수 있는 차량형 예식장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현지 언론들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빌 멜본(59)이 만든 이 이동형 예식장은 마치 작은 아담한 교회를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멜본은 이 예식장이 약 9평방미터 크기로 25명 정도가 이동형 예식장 안에서 결혼식을 관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작업에 착수해 현재 완성된 이 이동형 예식장은 벌써 주위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화제에 오르고 있다. 멜본은 "임대 비용은 시간에 따라 100달러에서 500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며 "결혼식을 치르는 데 드는 비용이 부부의 빚으로 남겨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고 밝혔다. 오는 14일 이 이동형 예식장을 사용해 결혼식을 올린 예정인 한 커플은 "마치 교회 예식장을 옮겨 놓은 듯이 모든 것이 다 갖춰 있다"면서 "야외 결혼식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교회 내의 결혼식 풍경도 가능해 이 이동식 결혼식장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만든 이동형 예식장 모습 (제작자 제공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富]아파트, 외제차, 상가 결혼이 선물… 개천의 용은 결사반대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富]아파트, 외제차, 상가 결혼이 선물… 개천의 용은 결사반대

    부산에 사는 주부 A(33)씨는 결혼 2년여 만에 시아버지로부터 ‘열쇠’를 총 3개 받았다. 첫 열쇠는 ‘속도위반’으로 아이가 생겨 결혼하면서 받은 40평대 아파트 키였다. 전망이 해변 쪽으로 탁 트인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인데 매매가가 6억원 가까이 했다. 시아버지는 경상남도 지역 곳곳의 목 좋은 터에 건물·아파트 20여채를 가진 수백억원대 자산가여서 며느리 이름으로 아파트 한 채 해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아버지의 재력 덕에 부산 시내 특급 호텔에서 1000명 가까운 하객이 모인 가운데 성대한 결혼식도 올렸다. A씨가 만삭이 되자 시아버지는 두 번째 키를 건넸다. 독일제인 7000만원짜리 고급 승용차를 선물한 것이다. 안전을 걱정해 운전기사까지 붙여 줬다. A씨는 2013년 초 건강한 딸을 낳았고 지난해에는 둘째인 아들도 순산했다. 2년 사이 손주를 둘이나 본 시아버지는 기특한 며느리에게 세 번째 열쇠를 안겼다. 부산의 100평대 상가 점포의 열쇠였다. 사실 남편이 아버지를 도와 건물 임대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A씨 가정이었다. 하지만 상가 임대 수익으로 매달 수백만원의 ‘용돈’을 벌 수 있게 된 A씨는 안정감이 더 커졌다. 그녀는 “시댁의 경제력이 워낙 세니 가족 계획, 육아 등에서 바라시는 걸 맞춰 드려야 할 일이 많다”면서도 “시아버지가 워낙 잘 챙겨 주셔서 불만은 없다”고 했다. 신혼집을 구하고 결혼식장을 알아보고 혼수와 예물을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라면 집안 형편에 따라 각자 다른 출발선상에 서 있음을 느끼게 된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결혼을 규정한다는 얘기다. 요즘엔 젊은 층 사이에서 직업적 성취 등을 위해 결혼을 미루는 ‘만혼 현상’이 뚜렷하다 보니 보다 못한 부유층 부모들이 며느리나 사윗감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한다. 서울 강남에서 꽤 큰 규모의 내과 의원을 운영 중인 B(65)씨는 온갖 모임에 나갈 때마다 종이 한 장을 챙긴다. 큰딸(36)의 프로필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딸은 “커리어우먼(전문적 능력을 갖춘 직장 여성)으로 성공하고 싶다”며 연애조차 마다하고 있어 아버지 B씨가 직접 나선 것이다. 동료 의사 모임이나 지역 상공인 모임, 대학 동기 모임 등에 나갈 때면 지인들에게 딸의 프로필을 건넨 뒤 원하는 사위상(像)을 간단히 설명한다. 이미 결혼 정보업체 5~6곳에도 가입해 뒀다. B씨는 “딸이 똑똑하고 직장이 있는 데다 외모도 떨어지지 않는데 왜 결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면서 “내 주변에 우리 집과 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사람이 많으니까 사윗감을 직접 찾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부유층 자녀 중에는 ‘골드미스’(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미혼 여성)가 많은데 어머니보다는 사회 생활을 해 지인이 많은 아버지가 사윗감을 직접 찾아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부유층을 상대하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도 ‘상위 1%’ 부모들 사이에서 중매쟁이 역할을 한다.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속담처럼 결혼 상대를 소개해 주는 건 PB들에게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거절하기 어렵다. 부유층 고객의 자녀는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이다. 고객의 부탁을 받으면 PB들이 모인 사내 온라인 대화방에 공지해 짝을 찾는다. 고객들로부터 중매 요청이 밀려들다 보니 일부 시중은행은 아예 부유층 자녀를 대상으로 한 중매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김희경 신한은행 WM사업부 커플매니징 팀장은 “일선 프라이빗뱅킹 센터에서 ‘고객이 사위·며느리를 구하고 있으니 알아봐 달라’는 요청이 오면 원하는 조건에 맞춰 소개해 준다”면서 “짝 찾아 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9년쯤 됐는데 매년 네 쌍의 커플 정도가 우리 소개로 결혼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이 만난 일선 PB 10여명은 “부유층 부모들이 자녀의 배우자감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공통 유형이 있다”고 했다. 대표적인 스타일이 ‘개천에서 난 용’인 남성과 오랫동안 해외 유학하며 박사 학위를 받은 여성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일하는 한 여성 PB는 “부유층 부모들은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에서 열심히 노력해 판·검사, 의사가 된 남성을 사위 후보로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대기업 샐러리맨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안 형편이 크게 차이 나면 딸이 시댁 때문에 마음고생을 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다. 며느리감으로는 ‘가방끈’이 너무 길거나 직장에서의 성공에 집중하는 유형에는 부담을 느끼며 교사나 공무원, 금융권이나 대기업 직장인 등 안정적 일자리를 가진 여성을 선호한다. 결혼 후에는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 키우는 데 집중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 1000억원대 재력가 C씨는 PB의 소개로 2년 전 며느리를 얻었다.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을 30대 중반의 아들은 당시 중산층 집안의 여성과 연애 중이었는데 “집안 수준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잘 살 수 있다”며 억지로 헤어지게 했다. C씨가 PB에게 “며느리감을 구해 달라”고 하면서 내건 요구 조건은 단 하나였다. 집 자산 수준이 수백억원대는 돼야 한다는 것. PB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조건에 맞는 여성을 여럿 소개해 줬지만 정작 아들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며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C씨는 고심 끝에 조건을 낮췄다. 집안의 순자산이 우리나라 상위 ‘1%’ 수준인 40억~50억원 정도만 돼도 괜찮다고 한 것이다. 이후 중매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PB는 40억원대 자산가의 딸로 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 여성을 소개해 줬다. C씨의 아들은 싹싹하고 미모까지 갖춘 이 여성이 마음에 들었고 결국 결혼식을 올렸다. 배우자감으로 판·검사 등 ‘사’(士) 자 들어가는 직업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결혼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 있는 직군이다. 30대 중반의 판사 D씨는 매달 장인으로부터 ‘용돈’을 받는다. 영남 지역의 땅부자인 장인은 판사 사위가 돈 때문에 주눅들까봐 매달 딸 부부를 만날 때마다 수백만원씩 건넨다. D씨는 10년 전 결혼 때도 장인으로부터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선물받았다. 한 전직 법조인(70)은 “현직 대기업 임원 등을 만나면 ‘내 딸이 20대 후반인데 서울에 살 집과 혼수 등은 다 마련해 뒀으니 젊은 검사를 소개해 달라’는 사람이 많다”면서 “판·검사 사위가 결혼 때 장인으로부터 아파트 한 채 받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알맞는 ‘짝’을 찾은 뒤에는 결혼 준비를 위해 적지 않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당장 예물만 해도 서민들은 상상 못할 가격의 고급 보석 등이 교환되기도 한다. 서울신문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예물 판매점을 직접 돌아보니 수억원대 예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자가 C명품 보석 브랜드 판매점에서 “중견기업 회장 비서실에 근무하는 비서인데 회장님 장남의 예물을 보러 왔다”고 말하자 점원은 고가의 보석을 여러 개 꺼내 놨다. “다이아몬드 세트로 하려면 최소 3억원은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2.45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의 가격은 3억 7850만원이었고 조금 작은 2.15캐럿 반지는 3억 1000만원이었다. 상담원은 “6000만원 정도야 큰 금액 차이가 아니니 예물이라면 2.45캐럿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권했다. 그는 “유색 보석 중에는 루비가 가장 좋은데 가격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이걸 껴 보라”며 반지를 슬쩍 건넸다. 가격을 물으니 “18억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금액에 놀라 “실제 사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팔리니까 매장에 가져다 놓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결혼식장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 결혼정보업체 직원은 “서울의 특1급호텔 고급 홀에서 예식하면 하객 1인당 식대가 10만~20만원대인데 최대 1000명까지 온다고 보면 결혼 때 2억원은 드는 셈”이라고 했다. 결혼식 비용은 축의금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사회적 지위를 가진 부유층은 축의금을 받지 않기도 해 수억원대 예식 비용을 직접 치르는 셈이다. 서울 강남의 특1급 호텔에서 결혼한 대기업 직장인 E(34)씨는 “젊은 사람들이 꿈꾸듯 나도 정말 가까운 사람만 불러 소박하게 치르는 ‘프라이빗 웨딩’을 희망했다”면서 “하지만 아버지가 ‘결혼식은 너만의 행사가 아닌 가족의 행사이니 특급 호텔에서 해야 한다’고 고집하셨다”고 했다. 부유층 자녀들은 신혼집도 서울 강남·서초구 등 부촌을 선호한다. 따라서 20평형대 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5억~10억원이 든다. 유대근 이두걸 송수연 기자 dynamic@seoul.co.kr
  • 신인들의 창작혼, 뿌린 만큼 거둔다

    신인들의 창작혼, 뿌린 만큼 거둔다

    예술가들에게는 마음 편하게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절실하다. 하지만 작가로서 이름이 알려져 작품이 팔리기 전까지는 ‘예술’로 돈을 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고무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 주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사립미술관 중에서 모범적으로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신진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 주고 있는 곳이 금호미술관과 OCI 미술관이다. 2005년 경기도 이천에 설립된 금호창작스튜디오는 1개 동 9개 실의 스튜디오로 구성돼 있다. 만 40세 이하의 국내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1년 단위로 창작공간과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전시와 비평가와의 워크숍, 출판물 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그동안 10기수 총 61명의 국내 젊은 작가들이 입주해 창작성과를 보였다. OCI 미술관은 2011년 인천에 창작스튜디오의 문을 열어 매년 8명의 작가에게 12~14평의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2015년 입주작가 공모에 150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OCI 미술관의 김영기 큐레이터는 “단순히 창작공간의 차원을 넘어 작가 중심의 프로그램 기획과 교류 확대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창작스튜디오는 같은 길을 가는 동지들이자 경쟁자들이기도 한 예술가들이 한데 모여 격려하고 자극하면서 예술가로서 성숙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 미술관의 창작지원 프로그램이 거둔 결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스튜디오 입주작가 그룹전이 열린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것을 보여 주는 전시다. 기성작가들에게서는 찾기 어려운 신선함과 창의적인 발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실험성 넘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금호미술관 ‘주목할 만한 시선’展 6일부터 열리는 금호미술관의 ‘주목할 만한 시선’전은 금호창작스튜디오의 설립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다. 현재까지 입주한 작가 중 작업의 변모가 두드러지거나 창작활동에 대한 더욱 면밀한 탐색이 필요한 작가 10명의 작업에 주목한다. 1기 작가 송명진은 내장이라는 원초적 기관으로 신체를 요약해 몸의 역사, 몸 내부의 에너지 흐름 그리고 각 생명체가 존재하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지희킴(3기)은 기증받은 책 페이지에 드로잉이나 잡지 이미지를 삽입한 자유연상 드로잉과 팝업북을 선보인다. 정기훈(5기)은 주위에서 발견되는 사물이 무의미한 행위를 반복하는 8시간의 노동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속도와 효율성에 몰입한 사회를 은유적으로 비판한다. 박상호(5기)는 부산에 실재하는 건물사진 위에 아크릴로 영화세트의 무대 공간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만들고 송유림(6기)은 개인의 사유를 자수작업으로 보여 준다. 이재명(7기)은 도시의 다양한 장소와 시점을 한 화면에 수용함으로써 도시의 풍경과 공간을 재구성한 뒤 그 안에 홀로 고립된 듯 서 있는 작은 인물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 낸다. 유목연(8기)은 세 명이 칠 수 있는 둥근 탁구대와 경기방청석, 모두를 위한 트로피 등을 설치해 경쟁체제 사회에 대한 블랙유머를 보여 준다. 황수연(8기)은 컬러파스텔로 커다란 캔버스를 채운 뒤 이를 흑백으로 바꿔 노동성을 무색하게 하고 김수연(9기)은 사진을 이용해 입체를 만들고 다시 평면으로 옮겨 실제를 가상의 풍경과 정물로 변환시키는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3월 22일까지. ●OCI미술관 ‘크리에이티브 리포트’展 OCI 미술관의 ‘크리에이티브 리포트’전은 OCI 창작스튜디오의 2014년 입주작가 8명이 한 해의 창작활동을 매듭 짓는 시점에서 그동안 쌓아 온 결실을 펼쳐 보이는 자리다. 시각예술뿐 아니라 건축, 작곡 등 다양한 전공에서 출발한 작가들이 저마다 연구해 온 주제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대표작 4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 박종호는 입이 없거나, 얼굴을 문질러 표정을 알 수 없는 인물들로 강요된 인식의 틀과 사회의 부조리에 길들어 무기력한 군상을 그려 낸다. 범진용은 변형된 형상들과 토막난 이야기 등으로 불안과 공포가 교차하는 꿈의 풍경을 그리고 서재현은 먹과 과슈로 그린 괴이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억눌린 욕망의 표출을 시도한다. 이진영은 옛 습판 사진술인 암브로타입으로 주변의 사물과 작가를 둘러싼 미묘한 우연의 이야기를 담는다. 허용성은 젊은 세대의 고민과 방황을 백색의 인물초상으로 표현하고 홍정욱은 점, 직선, 각종 도형을 조합해 가장 중요하면서도 소외받는 ‘기본’을 환기시킨다. 전은희는 삶의 흔적을 통해 타자의 세월 속에 스민 이야기를 되짚고 최현석은 궁중의 화원들이 남긴 옛 기록화의 형식을 차용한 결혼식장, 장례식장, 예비군 훈련장의 기록화로 현재의 불편함과 거슬림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전시는 1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남자들 고민되네’ 유별난 결혼 축하공연 ‘화제’

    ‘남자들 고민되네’ 유별난 결혼 축하공연 ‘화제’

    뉴욕데일리뉴스는 미국의 한 결혼식에서 신랑과 그의 친구들이 펼친 짧은 댄스 공연 영상이 화제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션 라지와 아리아나 커플은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의 산타바바라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 때 신랑 션 라지가 신부를 위해 본인의 친구들과 함께 선보인 공연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평소 신부가 좋아하는 노래로 멋진 공연을 펼친 션의 공연 영상은 그의 여동생 쉬린 라지가 촬영 해 유튜브에 게시하면서 삽시간에 100만명 이상의 조회수를 올리며 인기를 얻게 됐다. 영상을 보면 신랑과 일곱 명의 열정적인 들러리들은 비욘세(Beyonce)의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 곡에 맞춰 털기춤과 웨이브 동작 등을 선보였고 신부는 물론 관객들이 환호한다. 이어 이들은 미국 5인조 남성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의 ‘아이 원트 잇 댓 웨이(I Want It That Way) 곡으로 차분하게 분위기를 전환하기도 한다. 공연 막바지에는 팝가수 부르노 마스(Bruno Mars)의 ‘메리유(Marry you)’에 맞춰 신랑 션이 신부에게 장미와 키스를 전하는 것으로 공연은 마무리 된다. 소박한 감동을 선사한 이 작은 공연을 위해 신랑 션은 결혼 당일까지 친구들과 틈틈이 모여 동영상 자료를 보며 열심히 댄스 연습을 했으며, 결혼식장에 있는 모든 이들은 그들의 무대를 향해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 한편 지난 26일 유튜브에 공개된 해당 영상은 현재 510만이 넘는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사진 영상=유튜브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소비자 리포트(KBS1 밤 7시 30분) 8년 만에 재출시된 암보험에 보험사들은 암 진단 시 모두 보장해 준다거나, 가장 많은 진단금을 준다는 광고문구로 보험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암에 걸린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이들이 소비자를 외면한다면 어떨까. 이들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약관 문구와 보험사측에 유리한 판례만을 들어 소비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데…. ■어송포유(KBS2 오후 6시 10분) 가수 조권이 친구 선예의 결혼식장에서 ‘날 떠나지마’를 열창한 사연을 공개한다. 또한 엑소의 리액션 왕자 찬열이 폭풍 예능감을 선보인다. 한편 이날 소개된 행운의 주인공은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부터 사연을 보내 준 ‘애교 센트럴’ 자매. 이들은 이미 유튜브 상에서 리액션 영상으로 큰 인기를 얻은 팀으로 웃음 테러를 선사한다.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2시) 밥 한 끼에 고기 세 접시 뚝딱하는, 고기 없이는 못 사는 꾸러기 등장이다. 초록색 반찬은 절대 먹지 않고, 한 끼에 반찬 한 가지면 된다. 게다가 시도 때도 없이 떼를 쓰고, 징징거리기가 주특기에 손발톱까지 물어뜯는 못 말리는 버릇까지 가진 희주. 이 모습을 지켜본 선생님들의 희주를 위한 올바른 훈육법과 건강한 밥상을 준비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평생 식습관의 기본이 된다는 이유식. 하지만 이유식은 거부하고 어른 밥을 탐내는 아기가 있다면 과연 어른 밥을 줘도 되는 걸까. 7개월째 이유식은 거부하고, 11개월부터 어른 밥과 간식을 먹는 13개월 예빈이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편 ‘오은영의 현장코치’에서는 동생이 태어난 후 180도 변해버린 네 살 인우의 사연을 소개한다. ■명의 3.0(EBS 9시 50분) 우리 생활 속에는 언제나 사고의 위험이 존재한다. 추락, 교통사고와 같은 크고 작은 외상은 목숨을 앗아 가기도 한다. 외상환자의 생존이 결정되는 1시간을 골든타임이라 한다. 생사가 공존하는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이국종 교수는 오늘도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중증외상센터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키다리 아저씨(OBS 밤 11시 5분)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 남아 힘들어하는 영미(하지원)를 남모르게 지켜주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어 그녀는 살아갈 수 있었다. 한편 방송사에 취직을 하게 된 그녀는 작가로 활동하면서 방송국에서 내어준 집에서 살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이전 집주인이 남기고 간 컴퓨터에서 차마 고백하지 못한 사랑의 이야기를 발견한다.
  • 나눔·기부의 ‘착한 결혼식’… 시민청 1호 부부 탄생

    나눔·기부의 ‘착한 결혼식’… 시민청 1호 부부 탄생

    서울시청 지하 1·2층에 문을 연 시민청의 결혼식장에서 지난 12일 ‘시민청 결혼 1호 부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권준명(27·서울대병원 레지던트)씨와 서현진(27·초등학교 교사)씨 부부. 소박하고 아름다운 ‘작은 결혼식’을 꿈꿨던 이들은 이날 지하 2층에 마련된 태평홀에서 하객들과 시민청을 찾은 시민들의 축하 속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나눔과 기부가 있는 착한 결혼식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취지로 시민청 결혼식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시민청 카페(cafe.naver.com/simincheong)를 통해 결혼식 신청을 받았으며 사연 심사, 인터뷰 등을 거쳐 이들 부부를 1호 커플로 선정했다. 부부의 바람대로 결혼식은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시민청 결혼식장에는 신부대기실이 따로 없어 신부인 서씨 역시 신랑 권씨와 마찬가지로 식전에 로비 등을 돌아다니며 하객들을 맞이했다. 부부는 따로 주례를 두지 않는 대신 결혼식에 참가한 하객과 시민들 모두를 혼인 서약의 증인으로 삼았다. 특히 결혼식에 박원순 시장이 깜짝 방문해 부부를 위한 축사를 하기도 했다. 작은 결혼식을 지향한 만큼 이번 결혼식의 전체 비용은 500만원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결혼식 비용을 아낀 만큼 이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나 학생들을 위해 쓸 생각이다. 태평홀 결혼식장은 330㎡ 규모로 150명 정도의 하객을 수용할 수 있다. 대관료는 10만원으로 시중 웨딩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시는 이들 부부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커플 한 쌍에게 시민청 태평홀을 결혼식장으로 내줄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두드리면 열린다. 그래서 온몸으로 힘차게 두드렸다. 결국에는 열렸다. 말 그대로 난타(打)로 세계의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다.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표현한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칼과 도마 등 주방기구로 무대에서 신명난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 첫 데뷔 무대인 1999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으며 이후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호주 등으로 이어지는 해외 공연의 성공을 발판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2004년 3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장기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기록을 되짚어 보면 더욱 흥미롭다. 1997년 10월 첫 공연 이후 지금까지 무려 700만명(외국인 80%)이 관람했다. 초연 당시 1개였던 공연팀이 10개로 늘어났고 출연 배우는 5명에서 현재 50명에 이른다. 그동안 2만 1000여회(세계 270개 도시) 공연하는 동안 야채 소모량을 따져 보니 대략 오이가 19만여개, 양파가 6만여개, 당근이 19만여개, 양배추가 10만여개나 된다. 또한 칼이 약 1만 6000자루, 도마가 1만 7000개 소모됐다. 전용관만 해도 국내 4곳(서울 3, 제주 1), 국외 1곳(방콕) 등 모두 다섯 곳에 이른다. 지금도 이 전용관에서는 연중 상설 공연 중이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도 전용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50년 장기 공연하고파 이런 ‘난타’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난타’를 기획하고 만들어 낸 송승환씨다. 그는 현재 공연기획사 PMC 프러덕션 대표이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 대학장, 한국 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났다. 15년을 맞는 소감이 어떤지 묻자 “아직 15살이다. 영국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연극이 50년 넘게 공연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난타’도 그 이상으로 공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의욕을 밝혔다. ‘난타’는 초연 때부터 화제가 됐다. 비언어극이라는 생소하고 실험적인 ‘난타’가 작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호암아트홀에서 초연 무대를 올렸던 것이 우선 그랬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원래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올리기로 했는데 바로 직전의 다른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호암아트홀을 생각했다.”면서 “처음에는 대관 담당이 반대했지만 연습실로 데리고 와 직접 작품을 보여 주면서 꾸준히 설득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호암아트홀에서 초연이 성사됐고 언론의 관심에 힘입어 곧바로 동숭아트센터로 무대를 옮겨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관객들의 발길이 계속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송 대표는 2년 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도전했고 기대와 달리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 단숨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난타’가 됐다. “사실 처음 난타를 만들 때부터 세계 시장을 노렸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문제였고 고민 끝에 언어가 없는 공연을 만들게 됐지요. 외국에서 이 작품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우선 언어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를 다 이해할 수 있고 한국적인 사물놀이 리듬을 사용한 것이 외국인들에게 독특하게 다가갔습니다. 또 주방이라는 공간, 요리사의 등장은 아주 자연스럽고 글로벌한 보편성입니다. 게다가 한국적인 특성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세계시장 노려 비언어극 만든 것 주방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에서 관객들을 참여시키기 쉽다는 것이 ‘난타’의 특징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비트와 리듬, 신명이 곁들여지기에 더욱 흥미롭다. 그렇다면 송 대표는 어떻게 해서 ‘난타’와 인연을 맺었을까. “1989년 극단 ‘환퍼포먼스’를 만들어 공연 제작을 쭉 해 왔지요. 그런데 하는 것마다 빚을 지게 됐습니다. 고심 끝에 1996년 친구와 함께 ‘극단 PMC’를 만들면서 넓은 시장을 노크할 비언어극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사물놀이와 주방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어 갔고 그 과정에서 하루는 스태프 중 한 사람이 ‘이건 정말 매일 난타다, 난타!’라고 푸념 비슷하게 툭 말을 던지더군요. 그래서 제목을 어지럽게 두드린다는 뜻의 ‘난타’로 바로 정하게 됐습니다.” 초연 이후 ‘난타’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는 더욱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철판요리, 국수, 통돼지 요리에 칵테일 쇼까지 등장했다. 주방에서 빠질 수 없는 불을 이용한 쇼까지 생겨났다. 다시 말해 ‘난타’의 퍼포먼스는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더욱 극대화하면서 볼거리와 웃음을 생산해 냈다. 이는 창작 뮤지컬 중 마케팅 면에서 아주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 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결국 사물놀이와 비언어극의 절묘한 접목이라는 힘이 세계 시장에서 먹혀들어 갔다. “초기에는 스토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 이듬해 스토리 면에서 완벽할 정도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수정하면서 템포를 더욱 빠르게 업그레이드를 시켰지요. 난타의 특징은 드라마틱한 코미디라는 겁니다. 또 대중적인 면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 쇼’인 셈이지요. 그것이 아마 성공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국 공연을 갈 때마다 송 대표는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러면 “아주 재미있다.”,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하다.”, “마음에 움직임을 준다” 등등의 얘기를 자주 듣는다. 언론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난타’ 15년을 얘기하던 송 대표에게 초연 당시 배우가 아직까지 있느냐고 하자 “김문수라는 배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주방장 역할이었으나 지금은 지배인이 됐다. 그 친구는 기네스북감이며 곧 등재시킬 예정”이라며 웃는다. 15년 동안 한 작품을 계속해 온 배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국 관객들 “스트레스 확 풀린다” 칭찬 ‘난타’의 후속작은 없을까. “올해 비언어극 두 편을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하나는 ‘난타2’ 격인 ‘드림’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식장을 무대로 한 ‘웨딩’이라는 작품입니다. 둘 다 현재 연습 중이며 ‘웨딩’은 오는 6월, ‘드림’은 10월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웨딩’은 결혼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아 춤과 노래를 곁들인 작품이어서 아마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난타’는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한류의 원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드라마나 K팝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인기를 유지하면 한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에 100편 창작뮤지컬… 지원 절실 화제를 바꿔 우리나라 뮤지컬의 위상에 대해 물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이 굉장히 커졌지요. 그런데 대부분 외국 작품, 다시 말해 라이선스를 통해 수입하는 뮤지컬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150편의 뮤지컬이 공연되는데 그중 100편이 창작 뮤지컬입니다. 큰 극장에서는 주로 수입 뮤지컬들이 공연되고 언론을 통해서도 그런 작품만 소개하다 보니 소극장 뮤지컬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창작 뮤지컬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발전하고 있지만 스토리를 창조해 낼 인력이 부족해 사실상 뿌리가 약하다. 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창작 뮤지컬이 활성화되면 외국의 비싼 작품을 들여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드라마와 영화가 제자리를 찾고 있듯 뮤지컬도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일찍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다. 상급 학교에 진학하면서 대사 외우고 방송국 분장실에서 시험공부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주위의 권고로 아랍어과를 선택했으나 끼를 버리지 못해 연극반에 가담했다. 그러다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기성 연극에 뛰어들었다. 송 대표는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에 가끔 출연한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 “난타를 들고 세계 무대를 누볐듯이 우리 창작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 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에도 계속 출연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다 나이에 맞는 배역이 있게 마련이며 그쪽의 끼는 접을 수 없을 것”이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송승환 이사장은 초등3년 아역배우 → 대학2년 연극무대 → 1996년 공연제작자로 1957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로 일찌감치 연예의 길에 들어섰다. 학창 시절에도 방송반과 연극반 등에서 활동했다. 1976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어대 아랍어과를 다니면서도 연극을 했고 대학 2학년 때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어 기성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1989년부터 1995년까지 극단 ‘환퍼포먼스’ 대표로 일했으며 1996년 ‘PMC프로덕션 대표이사’를 맡아 ‘난타’를 제작했다. 현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장과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 작품으로는 1968년 동아연극상특별상 ‘학마을 사람들’을 비롯, 백상연기대상 남자연기상 ‘에쿠우스’(1982),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영원한 제국’(1994), 동아연극상작품상 ‘남자충동’(1998) 등이다. 이 밖에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프로듀서상과 제56회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 설연휴 볼만한 영화

    설연휴 볼만한 영화

    2012년 극장가의 첫번째 대목인 설 연휴에는 어떤 영화가 웃을까. 극장가는 관객 700만명을 돌파한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하 MI4)의 막바지 흥행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다양한 영화들로 관객 공략에 나섰다. 이번 설 연휴에 선보이는 화제작들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한다. 이번 설 연휴에는 지난 연말 MI4의 흥행 돌풍에 맥을 못 췄던 한국 영화의 대대적인 반격이 눈길을 끈다. 모두 장르와 색깔이 다른 작품들로 결과에 따라 올해 국내 영화계의 트렌드를 짚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화는 한국 영화에 비해 신작이 많지 않다. 하지만 3D 등 볼거리로 중무장한 영화들이 가족 관객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물론 잔잔한 감동을 예고하는 비할리우드권 유럽 영화도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페이스 메이커:김명민의 휴먼 드라마 지난해 설 연휴에 코미디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로 흥행 1위를 차지했던 김명민은 이번에 휴먼 드라마로 2연패를 노린다. 평생 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달리는 마라토너가 자신만을 위한 마라톤 완주에 도전한다는 이야기. 인공 치아를 끼고 노메이컵으로 열연한 김명민의 연기 투혼이 돋보인다. 하지만 다소 의도된 감동을 유발하는 작위적인 설정은 흠이다. ●댄싱퀸:황정민, 엄정화의 찰떡 호흡 ‘댄싱퀸’은 10년 넘게 함께 살아온 부부가 남편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고 아내는 댄스 가수로 데뷔한다는 웰메이드 코미디 영화. 약간의 정치 풍자에 잃어버린 꿈을 찾아가는 주부 엄정화의 좌충우돌 도전기가 중장년층 관객까지 공략한다. 다소 뻔한 캐스팅에 예상 가능한 전개가 아쉽지만, 세 번째나 커플이 된 두 배우의 찰떡 호흡이 그 한계를 뛰어넘는다. ●부러진 화살:‘제2의 도가니’ 되나 5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석궁 테러 사건’을 토대로 사법 권력에 맞서 싸우는 개인의 모습을 그린 영화.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풍자와 유머를 통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린 작품으로 13년 만에 복귀한 정지영 감독의 내공이 돋보인다. 실화의 이면을 다뤘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개인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도가니’ 열풍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 안성기, 박원상, 문성근, 김지호 등 출연 배우들도 호연을 펼쳤다. 하지만 명절 분위기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 ●네버엔딩 스토리:로맨틱 코미디 열풍 잇나 한날한시에 시한부를 선고를 받은 두 젊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 웨딩드레스가 아닌 수의를 고르고 결혼식장이 아닌 장례식장을 알아보러 다니는 일명 ‘장례 데이트’ 등 엉뚱하고 독특한 에피소드와 톡톡 튀는 인물 캐릭터는 눈길을 끌지만, 죽음을 앞둔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펼쳐지지 못한다. ●장화신은 고양이:깜찍하고 친숙한 캐릭터 ‘슈렉2’에 처음 등장해 슈렉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장화 신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깜찍함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춘 고양이 푸스의 매력이 한껏 돋보이는 영화다. 고양이들의 댄스 배틀 장면과 현란한 칼싸움 등 볼거리는 풍부하지만, 다소 단순한 이야기 전개는 아쉽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생생한 3D 효과 쥘 베른의 공상과학(SF) 소설 ‘신비의 섬’과 ‘해저 2만리’를 원작으로 하늘과 땅, 바닷속 진귀한 생물체들과 신비로운 섬의 풍경 등 소설 속 세계가 3D로 생생하게 펼쳐진다. 할리우드 장편 영화로는 최초로 영화 전체를 3D 카메라로 촬영해 원색적인 색채감과 공간감 등 3D 입체 효과가 볼만하다. ●자전거 탄 소년:11살 소년의 따뜻한 희망 찾기 냉정한 시선으로 유럽 사회의 문제를 일관되게 비판해온 다르덴 형제의 신작.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소년의 어두운 마음, 그리고 그 속을 뚫고 밝아 오는 작은 희망을 그렸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수작으로 ‘다르덴 형제의 가장 따뜻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요한 국면에 흘러나오는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이 큰 울림을 준다.
  • [주말 하이라이트]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일요일 오전 9시) 모임에 나갔다가 온 정미는 은자에게 아는 친구가 시험관 시술로 쌍둥이를 낳았다는 얘기를 전한다. 그 말을 들은 은자는 부럽고 새삼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이 한스럽기만 하다. 이제는 영영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나이가 된 것 같은 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험관 시술을 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글로벌 성공시대(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일인 2008년 11월 4일.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 선거에서 52%의 득표율로 당당히 시장에 당선된 한국인이 있다. 미국 최초의 한인 1세 직선 시장인 강석희다.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 백인주류 도시에서 정치가로 성공하기까지, ‘어바인의 오바마’ 강석희의 도전기를 들여다 본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끝내 아무 말도 못하는 복자의 모습에 자은은 충격받는다. 윤숙은 그런 자은에게 자신이 사는 곳으로 가자며 자은을 데리고 나가고, 남겨진 가족들은 마음이 착잡하다. 엉망이 된 집을 치우던 태희는 그간 참았던 화를 복자에게 터뜨린다. 한편 미숙은 태식에게 그의 아들 국수를 더 이상 맡아줄 수 없다고 얘기한다. ●천 번의 입맞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신혼여행을 떠난 주미와 우진은 급성 복통에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결혼식장에서 주영을 발견한 혜빈은 주미와 주영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진은 주미의 병실에서 나란히 잠든다. 한편 우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설득하려던 장 사장은 우빈이 좋아하는 사람이 주미의 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지난 9월 서울 성북동에서 원룸에 침입해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가장이 구속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2008년부터 이 일대에서 여성들에게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는 소위 바바리맨 행위를 해왔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런 짓을 해도 여성들이 신고조차 하지 않자, 그의 범죄 행각은 더욱 대담해졌다는데….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신문희의 ‘아름다운 강산’과 조병석·남준봉의 ‘별이 진다네’ ‘왠지 느낌이 좋아’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이바디의 멤버 호란·거정·저스틴 킴의 ‘아빠를 닮은 소녀’, 김조한과 함께 하는 ‘Lucky’ ‘그대 나만큼은’ ‘I Believe’,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 등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소개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먹고 싶지만 불안하고, 끊을 수 없는 ‘고기’에 대한 우리 감정의 실체는 무엇일까. ‘SBS 스페셜’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DIY 도축’과 ‘작은 정육점’ 등 새로운 흐름을 심층 취재한다. 공급자 중심의 소비형태를 극복하는 ‘통소비’를 제안하며 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펼쳐진 특별한 프로젝트 ‘식용 돼지 키우기’를 공개한다.
  • 이윤기 유고 소설·산문집 함께 출간… “63년 삶… 이런걸 배웠소”

    이윤기 유고 소설·산문집 함께 출간… “63년 삶… 이런걸 배웠소”

    번역가이자 소설가, 신화 연구가였던 이윤기는 지난해 8월 63세로 타계했다. 그의 유고 소설집 ‘유리 그림자’(민음사 펴냄)가 유고 산문집 ‘위대한 침묵’과 함께 출간됐다. ‘유리 그림자’에는 4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모두 ‘올바른 인간’에 대한 작은 이야기들이다. 문학평론가 백지은씨는 “사람은 완전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배울 게 있다는 것이 이윤기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눈이 마주친 물고기는 먹지 않는다는, ‘먹을거리에 식격(食格)을 부여하는, 자연 발생적인 한 경지’에 이른 중학생 아들(‘네눈이’)부터, 금방 불날 것 같은 긴급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대처하는 아내(‘소리와 하리’), ‘가히 ‘항심’(恒心·항상 평정한 마음)의 경지’에 이른 개, 새들의 죽음을 막아 주는 유리창에 붙은 송홧가루에 이르기까지 그가 삶의 이치를 배우는 대상에는 한정이 없다. 백씨는 대부분의 이윤기 소설은 “자,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겪었다, 나는 이 일을 통해 (인생, 세상, 사람) 공부를 좀 하게 되었다, 이것을 한번 들어 보아라.”란 근본적인 태도를 지닌다고 평했다. 유고 소설집에서도 베트남전에 참전한 경험, 미국에서 공부한 이야기, 학창 시절, 친구와 후배들 이야기 등 이윤기의 삶이 곳곳에서 녹아난다. 특히 소설집의 표제작인 1인칭 소설 ‘유리 그림자’에서 화자인 ‘베트남 아저씨’는 자신이 깨달은 ‘사물은 그림자가 있어야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깨달음을 여자 친구 딸에게 결혼식장에서 직접 들려준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계몽과는 거리가 멀다. 남을 설득하고 가르치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자기를 설득한 인생의 진실이 남에게도 전이될 것임을 믿을 뿐이다.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베트남 아저씨’와 같은 화자는 자기가 이해한 바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 남을 이해하게 하려는 것까지 이야기하진 않는다. 집에서 키운 진돗개가 여자 친구의 개를 물어 죽이자 진돗개를 ‘처분’할 것을 요구하는 아들에게도 그의 소설 속 화자는 “나는 아들을 논리로서 설득하지 않았다. 아들의 논리를 그럴 듯한 논거로 논파하지도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고 할 뿐이다. 소설 속 아버지는 아들에게 우산 없는 아이들이 우산을 보면 훔치고 싶을 것이므로 우산을 벽장에 넣고 자물쇠를 채우는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게 한다. 겸허하게 인생의 진실을 들려주는 이윤기의 소설을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우리나라에서 매년 10만명 이상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6만 5000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이제 누구도 예외가 아닌, 한국인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암에 대해 가지고 있던 오해는 무엇이고, 진실은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을지 그 해답을 찾아본다. ●제빵왕 김탁구(KBS2 오후 9시55분) 서인숙과 한승재의 대화를 엿듣던 홍 여사는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다. 거성가를 찾아온 김미순은 탁구가 거성가 사람들에게 푸대접 받는 모습에 가슴아파하지만 끝내 탁구를 남겨두고 떠난다. 김미순과 탁구로 인해 힘들어하는 서인숙을 보던 한승재는 김미순에게 위해를 가할 계획을 세운다. ●볼수록 애교만점(MBC 오후 7시45분) 성수가 지방에 촬영하러 내려간 사이 준과 유나가 작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지원은 준이 얼굴에 상처가 나자 행여 준이 친엄마가 아니어서 차별한다는 말을 들을까 봐 겁이 나고, 성수가 지방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준의 상처에 온 신경을 기울인다. 한편 유나는 엄마를 빼앗긴 기분에 가출을 감행하는데…. ●일일드라마 세자매(SBS 오후 7시20분) 결혼식장에서 세종이 없어지자 은주는 분주히 세종을 찾으러 다니고, 이때 하객들을 맞이하던 민우와 영옥은 그런 그녀를 보게 된다. 한편 상태는 세종을 안고 신부대기실로 들어가고 지영은 그만 기절하고 만다. 상태는 그녀를 흔들어 깨우고는 드레스 망가지니 조심하라며 비열하게 웃는다. ●유아독존(EBS 오후 8시) 거센 파도와 맞서 싸우며 바다를 터전 삼아 사는 강원도 삼척 장호마을로 초보 어부 군단, 유아독존이 떴다. 위풍당당하게 나서지만 혼자서 배도 못 타는 아이들. 그러나 자신감 하나로 거침없이 넓은 바다로 나간다. 이틀 동안 꼬마 어부가 되어 어부들의 땀과 노력을 알게 된 아이들의 생생한 체험기를 만나 본다. ●메디컬다큐<생명>(OBS 오후 11시) 울산의 한 재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광호, 지호 형제. 다른 형제들이 그러하듯 가끔은 티격태격 싸움도 하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큰 따뜻한 형제들이다. 하지만 형제는 불행히도 온 몸의 근육이 점차 굳어져 가는 근육병을 앓고 있다. 서로를 보듬어 주며 살아가는 형제를 만나 본다.
  • [싱글 라이프] “결혼의 계절 5월은 잔인해” 솔로들의 아우성

    [싱글 라이프] “결혼의 계절 5월은 잔인해” 솔로들의 아우성

    싱글들에게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잔인한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결혼 소식이 들리고, 주변 사람들의 핀잔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끝없이 치솟아 폭발 직전까지 이른다. 가까운 곳에서 짝을 만나지 못해 혼기(婚期)를 놓친 노총각·노처녀에게는 더더욱 힘든 고난의 시기다. 주변에 “결혼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강짜를 부려 보기도 하지만, 마음은 마치 감옥에 갇힌 듯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 누군가는 “결혼은 구속”이라고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결혼하라.’는 잔소리를 시도때도 없이 듣다 보면 그 구속이 오히려 부러워지기도 한다. 결혼에 대처하는 싱글들의 자세를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려울 터. 복잡미묘한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아버지가 무조건 짝 데려오래요”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승준(36)씨는 올봄부터 연일 이어지는 결혼식 때문에 하루하루가 괴롭다. 부모뿐만 아니라 형, 누나까지 가족 모두가 합심해 “남들은 다 결혼하는데 넌 왜 그 모양이냐. 언제 결혼해서 애 키울 거냐.”고 면전에서 구박하기 일쑤다. 친구와 회사 동료 결혼식에 가도 마찬가지다. 한두 해 전만 해도 같이 싱글 생활을 즐기던 친구들이 결혼 후에는 입장이 180도 바뀌어 “결혼 빨리 해야 한다. 너 지금 애 낳아도 대학생 되면 환갑이다.”며 잔소리를 그치질 않는다. 이달 들어 김씨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월말에 열리는 사촌동생의 결혼식에 무슨 방법을 쓰든 짝을 데려오라.”는 아버지의 특명이 떨어졌기 때문. 환갑이 훌쩍 넘은 아버지는 칠순이 되기 전에 막내 며느리를 반드시 봐야겠다며 다그친다. 아버지가 엄해 어렸을 때부터 꼼짝 못하고 자란 김씨는 이달 들어 소개팅을 2번이나 했지만 결과는 불투명하다. 김씨는 “지난주에 한 소개팅도 연락이 없는 걸 보니 꽝인 것 같다.”면서 “친한 친구라도 데려가야 할지 고민이 끝이 없다.”고 토로했다. ●“결혼 못하는 것보다 잔소리가 더 싫어” 부산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성민(35)씨도 봄이 오면 결혼 스트레스로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마저 다 빠질까 겁난다. 가족과 친구의 주선으로 서른번이 넘는 만남을 가졌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성격이 소극적이어서 ‘너무 차분하시네요.’라는 말이 그나마 칭찬으로 들릴 정도였다. 음식점 수익이 시원찮아 최근에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느라 집과 일터를 오가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됐다. 아버지는 “결혼하지 않고 살려면 아주 나가 살아라.”고 호통치면서도 거의 매달 맞선 자리를 마련해 그를 피곤하게 한다. 그나마 그의 유일한 낙은 여름 비수기에 주변 친구나 후배들과 떠나는 여행이지만 ‘절대로 결혼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던 친구들이 모두 결혼해 여행 기회마저 흔치 않다. 그는 “집에 가면 잔소리가 듣기 싫어 부모님과 마주하기도 꺼려진다.”면서 “결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닿질 않는 걸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후배한테 연애코치 받아 내 반쪽 만났어요” 그러나 가족들의 압박으로 겪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싱글도 적지 않다. 적극적인 행보로 연애노선을 개척한 이들이다. 서울에 사는 김상훈(35)씨도 여느 싱글과 같이 봄을 ‘잔인한 계절’로 여겼다. 매년 봄이 오면 주변의 많은 연인들이 그에게 결혼 소식을 전해 속을 뒤집어 놨다. 올봄은 더욱 처량한 느낌이 들었다. 김씨보다 더 늦게 결혼할 것이라 굳게 믿었던 친구가 ‘약사와 결혼한다.’고 전격 고백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보다는 자신이 더 낫다고 자부해온 터라 충격은 더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는 연인들을 보면 풋풋한 봄 정취가 느껴지건만 ‘나는 왜 이렇게 추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런 김씨가 바뀌기 시작했다. 더는 예전처럼 쓸쓸한 봄을 보내고 싶지 않아 직장 후배에게 ‘연애코치’가 돼달라며 적극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그는 후배의 조언을 들으며 여성의 심리, 응대법, 여성이 좋아하는 남성 스타일 등을 조금씩 익혔다. 결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최근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과 계속 만남을 갖게 된 것.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그는 마음에 맞는 여성을 만나 더 없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경상도 스타일이라 그런지 여자를 배려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던 것 같다. 조언을 듣고 난 뒤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존중해 줬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선물과 진심어린 고백으로 마음을 흔들었더니 점차 열리더라. 이제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니까 세상이 새롭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친구 결혼식에 한껏 멋내고 기회 잡았죠” 잇달아 날아오는 청첩장이 괴로웠던 김미영(28·여)씨. 서울의 대기업 본사 홍보실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여태껏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변변한 연애도 해보지 못했다. 김씨는 최근 친구로부터 결혼식 뒤풀이에 참석했다 ‘한의사 남친’을 얻게 됐다는 자랑을 듣고 마음가짐을 바꿨다. 결혼식장이건 술자리건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것이 솔로 탈출의 비결이라고 생각한 것. 이젠 봉투만 내도 될 결혼식장도 제2의 소개팅 장소로 생각하고 한껏 멋을 부린 뒤 자리에 나가곤 한다. 심지어 얼마 전엔 결혼한 대학 친구의 축가까지 맡았다. 결과는 대성공. 새침한 미소를 띠며 다소곳이 노래를 부르는 김씨의 모습에 반한 한 훤칠한 남성이 “만나고 싶다.”며 김씨의 친구를 통해 의사를 전달해온 것. 그는 요즘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결혼식이 많다고 축의금 낼 걱정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회로 이용하라.”고 조언하곤 한다. 애인과 헤어지고 힘들어하던 학원강사 박희원(32·여)씨도 최근 결혼식장을 찾았다가 연인을 얻었다. 초등학교 동창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같은 반이었던 남자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진 것. 박씨는 모처럼 만난 친구와 얘기하다 전과 달리 의젓해지고 남성다워진 모습에 매력을 느껴 만남을 갖게 됐다. 그는 “동창이라 그런지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올가을 결혼하기로 했다.”면서 “남의 결혼식이 내 결혼식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일이 더 좋아” “연애만 하고파” 대구에 사는 이소영(32·여)씨는 친구들이 서둘러 결혼하는 것을 봐도 그다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봄이 와도 그저 무덤덤하기만 하다. 은행에서 일하는 이씨는 결혼도 중요하지만 일에서 더 큰 성취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일부 친구들이 아이를 안고 나타나 결혼을 권하기도 하지만 그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여긴다. 이씨는 “결혼한 친구들 대부분이 아이와 남편 뒷바라지를 하느라 자신의 꿈을 접었다.”면서 “결혼을 할 때가 오면 하겠지만 결혼에 목매달면서까지 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연애를 즐기긴 하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이들도 많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성일(31)씨가 대표적인 예. 최씨는 3년 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연애를 시작했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는 ‘자유주의자’다. 5~6명의 여성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그의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또 결혼하기 전 마련해야 하는 집 등의 경제적 기반이 아직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는 “결혼을 한다면 5년 정도 뒤에 할 생각”이라면서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연애하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아기자기한 신혼집 들렀다 충격받아” 막상 결혼을 생각하면 부담스럽지만 20~30대 남녀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결혼을 원한다. 귀여운 지인의 자녀를 보거나 멋스럽게 꾸며진 신혼집에 들렀을 때, 여자친구와 헤어져 매일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결혼하고 싶다는 진지한 고민에 빠지는 이가 많다. 인천에서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박진성(32)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결혼에 대한 관념이 극히 희박한 여느 ‘솔로부대원’과 다를 바 없었다. 팔짱을 끼고 다니는 연인들을 보면 오히려 콧방귀를 뀌었다. 순수입만 월 500만원 이상인 대기업 직장인이었기에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혼자 낚시를 떠나거나 자전거 여행을 다니면서 스스로 만족해했다. 새로운 투자처를 개발해 돈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 그가 올해 들어 마음이 바뀌었다. 지난해 결혼한 친구집에 얼마 전 들렀다가 문득 자신의 초라한 방을 떠올리고 느낀 감정은 ‘굴욕’이었다. 집의 크기나 가치로 보면 오히려 자신의 집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침실과 아늑한 마루, 벽면을 가득 메운 스티커 장식 등은 남성다움이 철철 넘치는 그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왔다. 당시 친구는 “결혼하면 마누라에게 시달리다 인생 끝난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그는 “결혼이란 환상이라는 말을 많이 해도 역시 남자는 결혼을 해야 삶이 달라진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아기들 보면 부러워” 대학원생인 김성희(30·여)씨는 친구의 애들을 볼 때마다 상념에 빠진다. 친구들은 “아이 키우다 보면 허리 다 망가진다.”며 불평하기 일쑤지만,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그는 어떨 땐 부럽기도 하다고 했다. 결혼하면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친구들의 조언도 요즘엔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예전에는 남자친구가 아무리 졸라도 조금 더 여유를 갖자며 결혼을 미뤘지만 요즘은 충동적으로 ‘그냥 결혼해 버릴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친척들이 집에 데리고 오는 아이가 가끔씩 성가실 때도 있지만 눈 앞에서 재롱을 부리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미소를 짓는 자신에게 헛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김씨는 “서른을 넘긴 뒤에 결혼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아이들을 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면서 “당분간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어서 쉽지 않겠지만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백민경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28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칼바람이 부는 종묘공원에서 노인과 노숙자들에게 직접 싼 김밥과 달걀, 뜨거운 국물을 나눠주는 백발성성한 아흔아홉의 정판심 할머니. 그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고 선 이는 57살의 아들, 김영재씨. 어머니의 그림자가 되기를 자청한 초로의 아들. 아들과 어머니의 서로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만나본다. ●위기탈출 넘버원(KBS2 오후 8시50분) ‘백수호의 아찔한 연말나기’. 아슬아슬한 실수들을 통해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와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연말을 맞아 한껏 들뜬 백수호의 각종 위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꼬마전구를 임의로 수리하다 잘못된 ‘이 행동’ 때문에 전력 과부하로 인한 화재가 나는데…. ●살맛납니다(MBC 오후 8시15분) 결혼식장에서 민수의 가족들과 마주친 기욱은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온다. 무사히 결혼식을 마친 유진과 민수는 서둘러 신혼여행을 떠난다. 격이 떨어지는 신부측 하객들의 모습에 화가 치민 인식은 민수가 가져온 살림살이를 모조리 치워버리라고 명령하고, 유진과 민수는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백세건강 스페셜(SBS 낮 12시30분) 연말연시 크고 작은 모임이 많은 시기. 집에서 간단하면서도 화려한, 소박하면서도 영양 넘치는 음식을 차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뜨고 있는 가장 자연에 가까운 음식, 먹으면 몸과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자연요리로 밥상 차리는 아이디어를 자연 요리 전문가 문성희씨에게 배워본다. ●스페이스 공감(EBS 밤 12시10분)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헬로루키’의 연말 결선무대. 이번 공연은 2009년 한해동안 선정된 헬로루키 22팀 중 ‘올해의 헬로루키’를 최종 선정하기 위한 무대로 노리플라이, 데이브레이크, 박주원, 아폴로18, 좋아서하는 밴드, 텔레파시, 흠 등 7팀의 신인뮤지션이 뜨거운 경합을 벌인다. ●대한민국 新아이콘 걸그룹을 말한다(OBS 오후 6시55분) 90년대 댄스 그룹 노이즈의 리더 홍종구가 올해 대한민국을 강타한 걸그룹의 신드롬을 분석한다. 또 성공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원더걸스와 아시아 진출을 선언한 소녀시대, 카라, 애프터스쿨,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 걸그룹 10여 팀의 심층인터뷰를 펼친다.
  • [현장 행정] 성북구 무료 결혼식장 인기

    [현장 행정] 성북구 무료 결혼식장 인기

    “두 사람은 태어난 나라를 떠나 이역만리에서 돈을 벌기 위해 고생하지만 이곳 주민들의 정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울러 부~자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14일 성북구 보문로의 구청사 4층. 혼인신고 9년 만에 예식을 치른 이고르 클류신(Igor Klyushin·33), 옥사나 김(Oksana Kim·28) 부부에게 ‘남다른’ 주례사(主禮辭)가 돌아왔다. 신부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가 싶더니 객석에선 작은 울음이 터져나왔다. 어렵게 입국한 신부의 어머니가 기쁨을 참지 못해 터뜨린 울음이었다. 클류신 부부는 ‘외국인 노동자’다. 고려인 3세로 남편인 클류신씨가 2000년 우즈베키스탄을 떠나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아내인 김씨가 남편을 따라 입국한 것은 지난해 말. 고국에선 대학 졸업 뒤 태권도 선수와 유치원 교사로 번듯하게 살았지만 ‘코리안드림’을 좇아 한국행을 택했다. 할아버지의 고향에서 새삶을 꾸리겠다는 욕구도 강했다. 이들은 현재 수입가구 배달원과 넥타이공장 여공으로 일하고 있다. 클류신씨는 “혼인신고 직후 생이별한 지 9년 만에 정식으로 식을 올렸다.”면서 “무료 예식을 마련해준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일해 할아버지 나라에 정착하겠다.”고 말했다. 성북구가 주관하는 무료 알뜰결혼식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개방한 구청사 4층의 무료 예식장이 지역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정, 장애인들의 혼례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소외계층뿐 아니라 직장인, 공무원, 교수 등 사치성 혼례문화에 반기를 든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예약이 줄을 잇는다. 서찬교 구청장은 이 같은 혼례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5월 신청사 준공 직후 작은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신청사 4층의 성북아트홀을 무료 예식장으로 개방, 알뜰 혼례문화 정착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9월 말 개방한 예식장은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다. 서 구청장은 “한 젊은 교수는 프랑스 유학 중 지인들이 구청과 성당에서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했다.”면서 “이분도 성북구의 무료 예식장에서 식을 치른 뒤 절약한 비용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고 말했다. ‘알뜰결혼 프로젝트’는 지역 봉사단체인 ‘행복한 하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행복한 하늘은 지역 저소득층과 다문화 가정,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 결혼식을 올려주는 봉사모임이다. 이 단체는 결혼식을 원하는 예비 부부에게 드레스와 턱시도, 한복, 메이크업, 사진촬영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구는 대신 결혼식장과 폐백실, 식당, 주차장 등을 무료로 개방해 보조를 맞춘다. 식이 열리는 날이면 구청장실은 혼주 가족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인근 사무실은 폐백실로, 200석 규모 구내식당은 피로연장으로 각각 변신한다. 식당음식은 혼주가 원할 경우, 실비로 제공된다. 한 복지재단은 최근 붉은색 양탄자와 주례단상, 꽃길세트, 폐백용품 등을 기증했다. 성북구는 행사의 취지를 살려 예비 부부들에게 화환을 받지 않거나 피로연을 생략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결혼식 도중 혼인신고 서류작성을 마치게 해 결혼의 신의(信義)를 두텁게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박시은 “3년만의 연기…눈물도 잘 안나” (인터뷰)

    박시은 “3년만의 연기…눈물도 잘 안나” (인터뷰)

    눈썰미 있는 시청자라면 KBS 2TV ‘천추태후’를 보다가 반가운 얼굴을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 스타들의 결혼식장이나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인 컴패션 활동을 통해서만 얼굴을 볼 수 있었던 박시은이 3년 만에 방송활동을 재개했다. “70%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방송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박시은은 정말 동료들의 결혼 축하나 봉사활동만으로 그 시간을 다 보냈을까? ◆ “3년 공백…차인표 덕에 욕심 비워.” 짓궂은 질문에도 무뚝뚝한 반응에도 박시은은 시종일관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연기자가 3년 동안 연기를 못했는데 웃는걸 보니 뭔가 좋은 일이 있나보다. “오래 일을 쉬는 만큼 불안할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편안해졌어요. 전엔 일만 생각했었는데 욕심을 버리니까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거든요.” 들어보니 지난 3년간 연기를 할 순 없었지만 좋아하는 연기를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돌아왔다는 말. 욕심을 버린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3년 동안 뭔가 특별한 비법을 터득한 듯하다. “인표오빠 소개로 컴패션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게 됐어요. 공연도 하고 어린이들 후원도 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아요. 욕심 대신 열정을 얻었죠.” ◆ “‘천추태후’…눈물이 잘 안나.” 3년이란 시간동안 값진 재산을 만들어온 박시은의 복귀작은 다름 아닌 사극 ‘천추태후’. 3년만의 연기복귀에 첫 경험하는 사극, 그것도 중간투입이라니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누가 되지 않으려고 이전까지의 방송분을 계속 돌려보며 작품에 동화되려고 애썼어요. 문제는 첫 신부터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아직 낯설기도 하고 감정이 덜 잡혔는지 눈물이 잘 안나요. 예전엔 우는 연기 정말 잘했는데(웃음).” 그 부담 말고 다른 부담도 있다. 배우 교체가 이뤄지고 시청률이 하락하면 배우들이 도마에 오르기 마련. “무엇보다 지금은 다른 욕심 갖지 말고 제 역할에 충실하고 싶어요. 욕심만 많아서 불안했던 시절로 돌아가지 말자는 생각이죠. 성공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서 뭔가를 얻게 된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랑은 진심을 담아 모든 것을 주는 것”

    “사랑은 진심을 담아 모든 것을 다 주는 것입니다.” 활발한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는 힙합가수 션(37)이 ‘더불어 사는 삶’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20일 오후 건국대 학생회관에서 열린 강의에서 그는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도 더불어 사는 삶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4년 10월 탤런트 정혜영(36)씨와 결혼한 뒤 션의 생활 자체가 훌륭한 사례였다. 션은 결혼 다음 날부터 매일 1만원씩 모아 기부를 했다고 밝혔다. CF 출연료나 책 인세가 나와도 ‘횡재한 돈’이라며 기부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각종 사회복지기관을 찾아가서 곧 입양될 아이를 돌보며 보낸 시간도 소중했다고 그는 전했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인 션·정혜영 부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사는 ‘결혼과 연애’였다. 다음달 세 번째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와 금실이 좋은 이유에 대해 묻자 션은 “서로 칭찬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자랑했다. 이어 “연애할 때는 서로가 완벽한 사람 같지만 결혼 후엔 단점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계속해서 장점만 본다면 결혼 후에도 완벽한 사람과 살 수 있다.”고 부부철학을 소개했다. 아울러 요즘의 호화로운 결혼 문화에 대해서도 비판을 덧붙였다. “요즘 결혼식은 마치 식당으로 전락한 것 같다. 축의금을 모으기 위한 결혼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축하객이 모두 행복하고 결혼식장을 떠나고 싶지 않은 결혼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션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진심을 담아 모든 것을 다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힙합가수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에 시달린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주변을 보면 술과 담배를 해도 오히려 더 순수할 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힙합밖에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답했다. 그의 나눔 강좌는 21일 서울시립대에서도 이어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제주도에서 서울로, 그리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간 전영신씨. 그녀는 그 곳에서 로시 루카를 만나 딸 스완을 얻었다. 영신씨는 이탈리아에서 남편, 딸과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 사이 영신씨 엄마는 치매에 걸리고 만다. 치매 어머니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로 모시고픈 영신씨 가족을 만나본다.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새 5만원권 신사임당 영정을 그린 화가 이종상씨에게 화폐영정을 그리기까지의 일화를 들어본다. 최초로 위조방지장치가 들어 있는 새 5만원권의 특징, 영정에 표정을 넣기 위해 뒤에서 칠하는 사연, 화폐영정화가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받은 재미있는 부탁 등 화폐영정을 그리면서 겪은 일화를 들어본다. ●닥터스(MBC 오후 6시50분) 스무 살 연민군의 두 다리에는 시도 때도 없이 뜨거운 열이 오른다. 찬물에 두 다리를 담가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찾아온 합병증. 365일 퉁퉁 부어 있는 발에는 염증이 생겼고, 발가락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톱도 없어졌다. 지단홍통증이라는 희귀질환과 싸우고 있는 김연민군을 만나본다. ●TV로펌 솔로몬(SBS 오후 8시50분) 채무자와 연락이 되면서도 주변 사람에게 소재를 묻고 다니는 추심을 당한 미미, 민형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거짓으로 협박하는 추심을 당한 봉구, 사채업자가 딸의 결혼식장까지 찾아와 빚 독촉하는 추심을 당한 병춘. 사채업자로부터 각각 다른 형태로 추심을 당한 세 사람이 억울함을 토로한다. ●다큐10+(EBS 오후 11시10분) 칼라하리 사막에서 합심해서 살아가는 ‘케이프거친털다람쥐’ 가족을 소개한다. 작은 덩치에 땅굴에서 지내는 케이프거친털다람쥐는 사막의 엄혹한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칼라하리 사막의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케이프거친털다람쥐 가족과 그들의 이웃 동물들을 만나보자.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무료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영어 강사가 있다. 러시아 출신 미녀 강사 마리나 올로바는 2년 전 유튜브에 등장해, 사이버 공간에서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녀는 언어학과 어원학을 전공한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누리꾼들을 끌어들이는 자기만의 비법이 있다.
  • [길섶에서] 제사 준비/조명환 논설위원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 오랜만에 일가붙이들이 모였다. 주말을 희생해 가며 결혼식에 참석해 준 하객들이 고마웠다. 안사돈들 표정이 밝다. 흔히 결혼식장에서 목격하는, 당사자는 좋지만 어른들은 ‘손해본다.’고 느끼는 미묘한 기류가 없어 다행스러웠다. 저녁 자리도 시간가는 줄 몰랐다. 밤이 깊어가자 형님 한 분이 갑자기 정색을 한다. 뭔가 이상했다. 종부인 큰집 형수를 가리키면서 “제사가 너무 많아 힘드니까 7대 위 할아버지까지 모시는 기제사를 좀 줄이면 어떻겠느냐.”면서 “대신 시제를 늘리자.”고 한다. 조용히 있던 사람들도 한마디씩 거든다. 갑자기 격론이 벌어진다. 출가한 누님은 시댁 사정을 들며 가세한다. 하룻밤이 짧은 듯하다. 제사 숫자부터 꼭 자정을 넘기고 시작하는 유림식 풍습 등등에 대해 종갓집 형수가 무거운 입을 연다. 처음 듣는 경험담에서 40여년 고생이 절절이 묻어난다. 제사준비가 귀찮고 힘든 것인 줄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시집오는 신부는 맏이가 아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퍼뜩 스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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