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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수정 서울시의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 ‘종로주얼리 노동자’를 만나다

    권수정 서울시의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 ‘종로주얼리 노동자’를 만나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인 ‘종로주얼리 노동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포괄임금, 4대 보험 미가입, 코로나19 삼중고를 겪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기위한 현장 간담회가 열렸다. 권수정 서울시의원(정의당·비례대표)은 20일 종로 주얼리 상가에서 노동자 20여명과 함께 기본이 무너진 현장을 해결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가졌다. 2018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종로·중구 귀금속 사업체 기준 10곳 중 8곳 이상, 노동자 기준 10명 중 7명 이상이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의무기준을 피하기 위해 소규모 사업장을 유지하려는 사용주들의 4대 보험 가입회피로 대부분의 주얼리 노동자들은 노동을 하고 있으면서도 존재하지 않은 노동자가 됐다. 특히 각종 화학약품과 기계사용이 빈번한 작업환경에서 산재보험 역시 미가입된 노동자들은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책 없이 그날그날 안전을 기하며 자신의 안전을 ‘운’에 맡기고 있을 뿐이었다. 주얼리 노동자 A씨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적혀있는 ‘사람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것이다. 기본적인 요구인데 기본은 대기업에나 요구하는 것이라는 사업자의 말에 무너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노동자 B씨는 “고용노동부, 고용노동지청은 의무가입인 고용보험은 잘 가입했는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 환경은 어떤지, 노동자들이 임금은 잘 받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들여다보는 곳이라 들었다. 우리도 고용노동부의 관리와 보호를 받아야하는 노동자이다. 들여다 봐 달라.”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기본’이 무시된 상황들이 이곳 주얼리 노동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라며, “코로나 19로 정부가 지급하는 고용유지지원금 조차 주얼리 사업장에서는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속노동자들의 4대 보험 가입을 진행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권 의원은 “현 정권은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열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지만 현 상황에서도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의 노동자가 부지기수 인 것을 직면하고 해결해야한다.”라며, “왜 이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존재하지 않는 노동자가 되어야 하는지 자문하고 그 해답을 찾길 바라며, 주얼리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저 역시 함께하겠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대상 아냐”…2심서도 삼성 승소

    “삼성전자 ‘작업환경보고서’ 공개대상 아냐”…2심서도 삼성 승소

    삼성전자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결정한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원고인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작업환경보고서란 사업장 내 유해물질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기재한 것으로, 삼성 측은 이 안에 연구와 투자의 산물인 공정·설비 등 내용이 담겨 있어 영업비밀에 해당, 공개가 불가하다고 주장해 왔다. 수원고법 행정1부(이광만 부장판사)는 13일 삼성전자가 고용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 등을 상대로 낸 정보부분공개결정 취소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 정보는 공정·설비의 배치 정보, 생산능력과 생산량 변경 추이, 공정 자동화 정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공개될 경우 원고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의 판단과도 같다. 이번 소송은 삼성 계열사 공장에서 근무한 뒤 백혈병이나 림프암 등에 걸린 근로자와 유족이 산업재해를 입증하는 데 활용하고자 작업환경보고서를 요구하면서 지난해 초 시작됐다. 작업환경보고서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유해물질(총 190종)에 대한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측정하고 평가해 그 결과를 기재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6개월마다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한다. 고용부는 이에 관해 공개결정을 내렸지만, 삼성 측은 작업환경보고서 관련 정보가 막대한 연구개발과 투자의 산물인 반도체 공정의 핵심으로, 중대한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고용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여성 베테랑들이 오랜 기간 일하며 만났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대한민국에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묻고 여성의 노동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말합니다.”(여성 베테랑의 이야기를 무가지와 웹진으로 배포하는 팀 ‘WSW’ 소개글 중에서) “두 여성이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는 나이스숍은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 창작자와 동시대적 고민을 나누며 더 만족도 높은 작업적 성취와 지속가능한 작업환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가 운영하는 편집매장 ‘나이스숍’ 소개글 중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두 팀이 소개글에서 공통적으로 짚은 단어는 ‘지속가능’이다. 여성 노동자로서, 여성 창작자로서 꾸준히 나의 일을, 나의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남성과 똑같이 일하는 여성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 성별이 중요할 리 없는 예술계에서도 유독 남성 창작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여성 노동자와 여성 창작자의 존재는 잊혀지거나 지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원한다면 계속 말할 수밖에 없다. 보통 여성들의 서사가 이곳저곳에 닿기를 바라며 그들의 나직한 목소리를 전하는 또 다른 여성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윤여준씨와 기획자 정지혜씨가 운영하는 WSW와 아트디렉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김은하씨와 콘텐츠 디렉터 윤장미씨가 운영하는 디자인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의 이야기이다.‘WSW’(We are Still Working·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본래 ‘베테랑’이라 하면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뜻한다. WSW는 전문성이 아직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 단어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들을 일컫는 데 사용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는 여성 창작자들의 작업물을 판매하는 편집매장인 나이스숍을 함께 운영하며 여성 창작자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 김은하씨와 윤장미씨는 2018년 8월부터 1년여간 나이스숍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여성 창작자들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지난해 출판했다. 보통 여성들의 존재를 부지런히 세상에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네 사람을 함께 만났다. 우선 WSW는 윤여준씨가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여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윤씨는 지난해 일종의 ‘번아웃’(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육체적인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고, 주변에서 사라지는 동료들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럴 때 미디어에서 꾸준히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면 반가웠다. 그래서 직접 일하는 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WSW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WSW 팀이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은 남성 노동자들이 대다수인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30여년간 자리를 지켜 온 솔다방의 김혜영 사장을 비롯해 가사노동 경력 30년의 권현미씨, 35년차 안마사인 여환숙씨, 8년차 요양보호사 김금옥씨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계신 여성들을 ‘베테랑’이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정지혜 ‘베테랑’이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쉬워요. 저희는 여성 또한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한 직업인에게서 나오는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일에 대한 태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베테랑을 여성으로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확장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임금이 높지 않고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있는 ‘여성의 일’ 또한 충분히 전문성과 노하우가 더 많이 드러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현재 WSW는 4호까지 나왔는데 어떤 기준에 따라 여성 베테랑들을 선정하셨나요. 윤여준 4호까지 진행하면서 저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여성의 노동에 주목했습니다. 남성 중심 지역구 안에서의 여성 자영업자, 가사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 돌봄 노동자 등 주변화되는 여성의 일에 먼저 집중하고자 했어요. 회차가 쌓일수록 편견이 교차하는 여성의 일에 대해 더 깊이 논의하고 싶습니다. -베테랑 분들을 인터뷰할 때 주의를 기울이는 면이 있다면요. 정지혜 저희는 베테랑분들이 겪는 노동 현실의 어려운 면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대하는 태도를 인터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베테랑분이 노동을 하며 겪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터뷰를 천천히 진행합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제도나 환경,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로 자연스럽게 귀결되곤 했어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간 사회에서는 주목하지 않았죠. 그런 점에서 WSW의 작업이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윤여준 간병인만 해도 중국 동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되었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혐오 뉴스를 마주할 때면 저희가 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을 더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이런 고민을 하는 동세대의 많은 여성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하고 있는, 혹은 함께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야, 너도 할 수 있어!’ 하는 거죠.-앞으로 만나 보고 싶은 베테랑이 있나요. 정지혜 평소 여성 택시 기사분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얼마나 일하셨는지 여쭤 봐요. 그중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연락처를 미리 따 두기도 해요(웃음). 생각보다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베테랑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이스프레스가 더불어 운영하는 나이스숍은 여성 창작자 혹은 여성 창작자가 1인 이상 참여한 듀오의 창작물을 선보인다. 미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부터 열쇠고리, 컵 등 실용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소개한다. 나이스숍은 남성이 만든 창작물을 무조건 배제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만든 물건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운영자 두 사람을 포함한 주변의 여성 창작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간 두 사람은 여성 창작자 한 명에게 집중한 기획전인 ‘나이스캐치’를 비롯해 분위기나 쓰임이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여성 창작자들을 큐레이션해서 선보이는 기획전 ‘나이스플레이’ 등과 같은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펴낸 계기가 뭔가요. 김은하 상품 판매는 콘텐츠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해요. 요즘 세대는 물건의 기능과 외형뿐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이야기들까지 함께 소비하죠. 그래서 상품을 만든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어요. (여성 창작자들을) 더 많이 가시화하고, 더 많은 작업물을 판매하는 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인터뷰 자체가 저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요. 여성들과 일하는 것은 저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물만 선보이는 건 달리 생각하면 여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선보일 기회가 적다는 뜻인가요. 김은하 저는 저 스스로를 영업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디자인 전공자이기 때문도 아니고 개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실은 그냥 그렇게 자라 왔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드러내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항상 외부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이 저 스스로를 많이 표현하지 못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무 살 이후에 만났던, 제가 배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른들이 제게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착취하는 상황을 겪기도 했고요. 그래서 사실 처음엔 제가 노출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었어요.-‘스프레드’ 1호는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내용을 표기하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김은하 저희가 큰 포부를 안고 있거든요(웃음). 페미니즘 이슈나 여성 창작자를 가시화하는 건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국내 창작자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국내에서도 서울 바깥으로 여성들의 존재를 퍼뜨리는 것이 필요하죠. ‘스프레드’(SPREAD)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를 담아 지었어요. 두 팀은 여성 노동자들과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연하게도 두 팀이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지속가능성이란 키워드는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현실은 차갑지만 이들은 미래를 낙관했다. 최근 여성 서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고, 또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처럼 여성의 새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더할 것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가능하게 오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어떤 것이 변화해야 할까요. 윤장미 저는 자본이라고 봐요. 여성 임금이 올랐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제가 하는 일이 물건도 팔고 콘텐츠를 파는 건데 그걸 팔면서 짧은 홍보글을 쓸 때조차도 저는 남성을 타깃으로 쓴 적이 없어요. 모든 (통계) 수치가 여성들이 좋은 제품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항상 여성을 상정하고 쓰죠. 그래서 여성들이 이 분야에서 소비를 더 잘하고 문화예술을 잘 즐기려면 임금이 높아져서 자본적인 여유가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정지혜 저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인 노동의 의미를 여성의 노동을 포함해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사노동 같은 재생산 노동만 하더라도 임금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으로 평가되어 여전히 가치 있는 노동으로 보지 않거나 외주화되어 임금노동이 되었다고 해도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들이 성공한 모습이 역량 강화라는 의미에서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 또한 그 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고 봐요. -독자들에게 ‘WSW’와 ‘스프레드’가 각각 어떤 매체로 혹은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라나요. 윤여준 저희가 인터뷰하는 베테랑들이 각자가 얼마나 멋지게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 그 자체가 젊은 여성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스스로 느끼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많이 부각되기 시작한 여성 서사 콘텐츠를 볼 때 어떤 것이든 힘이 나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그래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달까요. 누구든 자신의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김은하 저는 20대를 너무 어렵게 지냈어요. 답이 있는 줄 알고 답이 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은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스프레드’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지금 크게 성공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안정기에 있는 분들이 아니라 한창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분들이 스프레드를 보고 답은 하나도 아니고, 못 찾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양경석 의원 “스마트 헬스케어 도입 위한 법·제도 개선 시급”

    양경석 의원 “스마트 헬스케어 도입 위한 법·제도 개선 시급”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양경석(더불어민주당, 평택1) 부위원장이 8일 도의회 제1간담회실에서 ‘생활복지 향상을 위한 경기도 스마트 헬스케어 도입 방안 연구’에 대한 교섭단체 정책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정책연구용역은 스마트 헬스케어 부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위험한 상황과 열악한 조건에서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공공 스마트 헬스케어 정책을 연구하기 위해 계획되었으며, 국제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3개월간 수행해왔다. 이날 최종보고회에는 양경석 부위원장을 비롯해 연구수행기관인 국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종대 교수와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하였으며, 연구진의 연구 결과 최종 보고, 참석자들의 질의응답과 의견 교환 순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현재 경기도 의료서비스 상황을 분석하여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적용 범위를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히는 ‘고령화 사회 - 노인복지’, ‘위험한 작업환경의 근로자 - 근로복지’로 축소하고, 선행적으로 적용한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도민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 ‘경기도형 스마트 헬스케어’를 제안했다. 양경석 부위원장은 “의료 선도국의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의 성공적인 요인을 보면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지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국내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스마트 헬스케어의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제도적 여건이 개선된다면 경기도가 제반 여건을 마련해 경기도형 스마트 헬스케어를 보급·확산시킨다면 보건의료 서비스 질이 현재보다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군포산업진흥원, ‘소공인 특화지원사업’ 조기 추진…코로나19 위기 극북

    경기도 군포산업진흥원은 2020년 소공인 특화지원사업을 예정보다 앞당겨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소공인 경영환경 개선과 판매 촉진을 위해서다. 군포산업진흥원은 소규모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군포시와 사업 조기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애초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지원사업을 예년보다 다소 늦춰 시작할 계획이었다. 특화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업에는 교육·컨설팅, 작업환경 개선, 맞춤형 마케팅, 시제품 제작, 특허출원을 지원한다. 소상공인 인력난 해소와 판로개척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 소공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다. 올해 총 사업비는 5억 4000만원으로 지난해 보다 8% 정도 증액됐다. 지원대상 분야도 확대해 소공인들의 체감 지원은 더욱 커졌다. 소공인 특화지원사업은 군포산업진흥원 홈페이지, 군포 소공인특화지원센터 블로그와 밴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인권 군포산업진흥원 원장은 “소공인의 자생력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포산업진흥원은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소공인 특화지원센터 설치.운영사업‘에 선정돼 매년 국비와 시비를 교부받아 지역 내 금속가공 소공인에 특화된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여수광양항만공사, 자회사와 상생협력 이어간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회사와 상생협력을 이어간다. 공사는 지난해 11월 월드마린센터에서 자회사인 여수광양항만관리와 ‘공사·자회사 상생협력 및 공동이익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달 뒤 상생협력협의회를 개최했다. 상생협력협의회는 근로자 대표를 포함한 모회사(공사) 위원 5명, 자회사 위원 5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했다.공사·자회사의 상호 협력적 관계조성, 노동조건 및 작업환경 개선, 공동이익 증진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고 개선하는 공식 소통 채널이다. 특히 공사와 자회사는 상생협력협의회를 통해 일부 위탁 업무의 민간업체 이관에도 불구하고 인력 재배치를 통해 대상인원 25명 전원에 대한 고용 유지 방안을 마련했다. 근속수당 지급 및 근로자 건강검진 등을 도입했으며, 특수경비원 전원에게 발열조끼를 지급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현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보안교육장 및 휴게실 마련 등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공사와 자회사가 함께하는 실효성 있는 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또 자회사 근로자의 사기 고취와 근로의욕 진작을 위해 노임단가 및 임금체계 개선 컨설팅 비용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최연철 공사 부사장은 “앞으로도 공사와 자회사 간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광양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방역대책으로 코로나19 사태 조속히 극복하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주간 논평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방역대책으로 코로나19 사태 조속히 극복하자”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염종현·부천1)은 밤낮으로 애쓰고 있는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노고에 깊은 고마움을 표하며,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국민 각자가 당국의 노력에 협조하여 코로나 19사태를 조속히 극복할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 신천지 교인들과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신속하고 광범위한 조치로 인해 코로나 19사태의 확산추세는 주춤하고 있다. 확진자 수는 두 자리 수로 줄었고, 회복자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수도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구로 콜센터에서 13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5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구로 콜센터의 경우, 좁은 공간에 노동자들이 밀집하여 쉴 새 없이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작업환경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킬 수 없고,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어느 노동자의 말처럼, 콜센터는 작업환경이 열악한 현대판 봉제공장일 뿐이다. 성남시 교회의 경우,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와 방역당국이 요청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잘못이 있다. 바이러스는 인종과 국적, 종교를 가리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콜센터, 요양원, 노래방, 종교시설, 학원 등 사각지대에 대한 방역대책을 더욱 촘촘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국의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에 대처할 수는 없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들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감염병 확산을 막을 수 없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오늘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각급 학교의 개학을 4월 6일로 연기하는 초유의 조치를 취한 것은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해 매우 적절한 조치라 판단된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월 임시회에서 의회일정을 최소한으로 단축해서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 경기도민들도 불요불급한 활동을 줄이고, 개인위생을 지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왔다. 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감염병 확산의 조기차단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영업비밀 이유로… 내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10년 넘게 몰랐다

    영업비밀 이유로… 내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10년 넘게 몰랐다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 헌법소원 청구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 등 기본권 침해” 직업병 피해자 제보 683명… 197명 숨져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시민단체가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정된 법이 오히려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사업장의 유해환경을 공론화할 기회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5일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가 모인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시 추가된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지난해 8월 개정돼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됐다. 시민단체는 국가핵심기술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고, 적법하게 얻은 정보라도 받은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운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하는 방식이 추상적이어서 비공개 범위도 예측하기 어려워 사업주 등이 자의적으로 정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정보공개 청구소송에서 개정법을 언급하며 비공개 판결을 내렸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술적 노하우로 공개될 경우 회사 등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조승규 노무사는 “산재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입증하려면 작업환경측정보고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볼 수도, 요청할 수도 없게 됐다”며 “직업병이 은폐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직업병 피해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63)씨는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알려면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삼성이 영업비밀이니 못 준다고 해 산재 신청에 10년이나 걸렸다”면서 “개정된 법으로 노동자의 건강, 생명과 직결된 정보까지 막아 버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에서 5년 9개월간 일한 뒤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직업병 피해자는 683명으로 이 중 197명이 숨졌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64명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직업병 은폐 우려 커졌다” 시민단체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청구

    “직업병 은폐 우려 커졌다” 시민단체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헌법소원 청구

    “개정 산업기술보호법, 노동자 알 권리 침해···직업병 은폐 우려도 커졌다”직업병 피해 당사자와 시민단체, 헌법소원 청구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 시민단체가 개정된 산업기술보호법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정된 법이 오히려 유해물질에 대한 알권리와 사업장의 유해환경에 대해 공론화 할 기회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5일 반올림 등 12개 시민단체가 모인 산업기술보호법 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산업기술보호법 개정 시 추가된 조항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의 13주기 하루 전날이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지난해 8월 개정돼 지난달 21일부터 시행됐다. 시민단체는 국가핵심기술을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고, 적법하게 얻은 정보라도 받은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하거나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임지운 변호사는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하는 방식이 추상적이어서 비공개 범위도 예측하기 어려워 사업주 등이 자의적으로 정할 위험성이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정보가 제한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정보공개청구소송에서 개정법을 언급하면서 비공개 판결을 내렸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료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술적 노하우로 공개될 경우 회사 등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조승규 노무사는 “산재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입증하려면 작업환경보고서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제는 볼 수도, 요청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직업병이 은폐될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직업병 피해자들도 우려를 표했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인 한혜경씨의 어머니 김시녀(63)씨는 “딸이 왜 병에 걸렸는지 알려면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 알아내야 하는데 삼성이 영업비밀이니 못 준다고 해 산재 신청에 10년이나 걸렸다”면서 “개정된 법으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정보까지 막아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5년 9개월간 일한 뒤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대책위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직업병 피해자는 683명으로 이중 197명이 숨졌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람은 64명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환경성 폐질환

    [정기석의 환경과 우리몸] 환경성 폐질환

    폐는 산소를 흡입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관이다. 공기는 산소(21%)와 질소(78%) 등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우리가 흡입하는 산소의 농도는 21%이다. 질병으로 인해 혈중 산소가 부족하면 100% 산소를 투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몸에 필수 성분인 산소도 높은 농도를 오래 마시면 폐포에 손상을 일으켜 폐섬유화를 초래할 수 있다. 하물며 산소와 질소를 제외한 비정상적인 물질이 공기에 포함돼 있다면 폐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 포함된 특정한 물질이 원인이 돼 기관지나 폐 등에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환경성 폐질환이라고 부른다. 미세먼지가 대표적인 물질이다. 미세먼지는 급만성기관지염,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 등을 유발한다. 지금은 사용이 금지된 석면 역시 석면폐, 악성중피종, 폐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실내공기 오염의 주요 물질로 휘발성유기화합물을 꼽을 수 있다. 건축자재와 청소용품, 가구, 접착제, 카펫 등에 들어 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탄소를 포함하는 화학물질로 실온에서 쉽게 휘발하는 물질을 말한다. 대표적인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포름알데히드다. 한때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가습기살균제 사건도 간질성폐렴의 진행에 따른 폐섬유화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했고, 이를 계기로 실내공기의 오염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높이게 됐다. 특정 직업군에 많이 생기는 직업성 폐질환도 작업환경에서 노출된 물질에 의해 환경성 폐질환을 일으킨다. 광부들이 자주 걸리는 진폐증, 버섯을 키우는 농민이 버섯포자를 흡입해 발생한 과민성폐장염, 디젤엔진 정비사가 디젤엔진 매연을 마셔서 생긴 만성폐쇄성폐질환, 건설노동자가 돌가루나 모래가루를 흡입해 발생한 규폐증, 자개농 장인이 조개 분진을 흡입해 생긴 기관지천식 등은 필자가 직접 진단하고 치료한 환경성 폐질환이다. 특히 매일 출근하는 작업장, 규칙적으로 하는 취미활동, 거실이나 침실의 환경이 기침의 원인 물질을 공급할 수 있다. 또한 거주지나 직장 주위에 공해 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이 있는지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경성 폐질환의 증상은 건성 기침이나 운동 시 호흡곤란으로 시작한다. 기침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환경에 의한 가능성을 생각하고 주변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환경성 폐질환은 노출을 피하면 되므로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다만 너무 오랜 기간 노출된 경우에는 피하더라도 폐질환이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면 늦기 전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관지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치료제가 있으나 만성질환이고 간질성폐질환, 폐암 등은 난치성 질환이다. 각자가 마시고 있는 공기가 깨끗한지 늘 신경 쓰고 산다면 환경성 폐질환으로 고생할 일은 줄어들 것이다.
  • 해외 연수 중 지병 악화로 사망, 항소심서 “업무상 재해” 인정

    평소 지병이 있던 근로자가 해외 연수 중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지병이 악화해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업무와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따질 때는 평균인의 관점이 아닌 해당 근로자의 건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김동오 등)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B중앙회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15년 11월 3박 5일 일정으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생산성 향상 연수에 갔다. A씨는 연수 중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고 결국 사망했다. A씨의 배우자는 A씨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사망을 유발할 정도의 돌발 상황이나 작업환경 변화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 뇌전증 등 기존의 개인적 병이 자연적으로 악화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거부했다. 1심 역시 “A씨의 개인 질환이 연수와 무관하게 심장 질병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2심은 “지병이 있던 A씨가 연수에서 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겪으며 뇌전증 전신 발작을 일으켰고, 그에 따라 심장 이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당시 연수는 업무 중 일부였고, 해외를 나가 본 적이 없는 A씨의 근무 여건에 있어 이번 연수 일정은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노동기본권은 남 얘기’, 못 자고 못 먹는 방송스태프의 열악한 노동환경

    ‘노동기본권은 남 얘기’, 못 자고 못 먹는 방송스태프의 열악한 노동환경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영화 ‘기생충’은 작품성 뿐 아니라 노동인권 측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제작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근로시간과 적절한 휴게시간을 준수하며 촬영을 진행한 게 알려지면서다. 영화계의 이같은 ‘정치적 올바름’ 행보는 방송·드라마 제작 현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촬영장은 노동기본권 실종 상태다. 노동기본권은 노동자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 보장하는 기본권 전부를 말한다. 노동자가 생존하려면 식사는 물론 적절한 휴게시간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현실에선 잘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배우들의 인터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밤샘 촬영’이라는 고강도 노동이 신변잡기식 에피소드로 취급될 만큼 관련 인식도 성숙하지 못한 상태다.관행이란 무게에 눌려 현장에서 직접 문제제기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실상 밤샘 촬영은 ‘노동착취’다. 촬영장 속 스태프들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수면과 식사를 참아야 한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 지부는 하루 근로시간을 평균 16~18시간으로 표준계약서를 권고 했지만, 이 시간 자체가 하루 24시간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장시간 노동인데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 19년 동안 영상 후반작업에 종사했던 한 스태프는 “잠을 자지 않고 최대 150시간 까지 일을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제작사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수용할 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스태프들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면 다른 팀과 계약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스태프노조 측은 귀띔했다. 최근 인기작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일부 스태프는 종영 때까지 근로계약을 맺지 못한 채 일했다.근로시간 외에도 근로량, 보수 수준, 복리후생, 작업환경 안정성 등 많은 부분에 문제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방송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방송제작 참여 기간 동안 평균 노동시간은 주 58.5시간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본 근로시간인 40시간을 훌쩍 넘는다. 그나마 전년도 평균 주당 노동시간 67.3시간보다는 줄었지만, 지난해 조사에서도 여전히 가장 많은 노동시간을 묻는 답변에 평균 주 75.2시간이란 ‘기록적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 일주일 평균 노동일수는 5.4일로, 역시 전년도 평균 주 5.7일보다 단축됐다.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밤에 근무하는 시간이 많고 불규칙한 근무 여건 문제는 여전히 해결 기미가 잘 안보이고 있다. 노동인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현장은 드라마 제작현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관행이란 이름의 근로시간 연장이 만연하고 휴게시간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제작 환경에서 방송 콘텐츠의 질이 나빠질 것이란 얘기다. ‘기생충’은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방송, 영화 일터에서 모든 제작 스태프들이 기생충의 사례를 본받게 됐다는 ‘기분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이상훈 PD kevin77@seoul.co.kr
  •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단독] 3주차 신입이 독가스 처리… 청년의 죽음 아무도 막지 못했다

    유대인 학살 때 썼던 맹독성 물질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사망 마스크 착용 등 보호장비 없이 작업 비치된 마스크도 기준미달 있으나 마나 유해·위험직업 취업제한 등 관리 절실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가 사상 처음으로 800명대로 낮아졌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청년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2018년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맹독성 물질인 시안화수소에 노출돼 사망한 23세 청년의 사고도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23)씨는 2018년 5월 28일 의식을 잃고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는 그날 대체인력으로 처음 도금 공정에 투입됐다. 그는 도금 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 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응급실로 실려 온 A씨는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기도삽관과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기준치인 0.1㎎/ℓ의 ‘146배’에 달했다.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산가리) 등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로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조차도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된 마스크도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 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는 만큼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단독] 23세 청년의 죽음…스스로 막을 수 없었다

    배기시설 없는 3.3㎡ 방에서 약품 반출입사 3주차 20대 청년에 맹독물질 맡겨공장 비치된 마스크조차 여과기능 없어전기도금업체 절반 10인 미만 영세기업독성물질 실시간 측정 등 관리강화 필요2018년 5월 28일 인천 남동공단의 도금업체에서 일하던 23세 청년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그는 3주 전 전자부품 도금업체에 취업했고 완제품 건조와 포장 작업을 했다. A씨가 병원으로 실려온 그날은 그가 처음으로 도금공정에 투입된 날이었다. 마침 도금 작업 근로자가 자리를 비워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다. 그는 도금공정에 대해 잘 몰랐지만, 공장장의 지시를 받고 도금작업에 필요한 시안화합물 용해액을 준비했다. 응급실로 실려온 A씨는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기도 삽관을 시행했지만, 간수치가 급상승하고 신장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상태였다. 의료진이 급히 응급투석을 하는 한편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한 결과 심한 ‘뇌부종’이 관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혈액검사 결과 혈액 1ℓ당 이온화된 ‘시안화수소’가 14.6㎎이나 검출됐다. ●배치 첫날…독성물질, 기준치 146배 검출 시안화수소는 시안화나트륨(청산소다), 시안화칼륨(청사가리) 등 시안화합물을 통해 생성되는 맹독성 물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 학살에 사용했던 독가스가 바로 시안화수소다. A씨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안 이온의 양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인 0.1㎎/ℓ의 ‘146배’였다. 그는 최종적으로 ‘뇌기능 부전’ 진단을 받았고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2018년 A씨 죽음을 조명한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현장조사가 이뤄졌다. 최근 전문가 분석 결과가 학계에 보고됐는데, 그의 죽음은 스스로 막을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강성규·함승헌·최원준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과 길병원 응급의학과 연구팀이 한국산업보건학회지에 보고한 ‘도금 사업장 근로자에게 발생한 시안화수소 급성중독과 작업환경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죽음은 각종 부조리가 복합된 결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당일 공장장의 지시로 주말 동안 45ℓ 용량의 수조 2개에 담겨 있던 시안화나트륨, 시안화칼륨 용해액을 물 퍼내듯 바가지로 퍼 사업장 바닥에 버린 뒤 수돗물을 새로 받았다. 이후 약품 창고에서 시안화나트륨을 옮겨 와 다시 2개의 수조에 넣었다. 당시 농도가 급격히 높아진 시안화수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었다.시안화수소 중독 위험성은 사고 뒤에도 상존했다. 실제로 사고 뒤 다른 근로자가 작업량을 최소화하고 배기장치를 가동한 실험에서도 시안화수소가 기준치의 20%까지 검출됐다. 시안화나트륨과 시안화칼륨은 ‘약품창고’라고 불리는 3.3㎡(1평) 공간에 보관돼 있었다. 이곳에는 환기장치가 없었다. 연구팀은 “환기 시설이 없기 때문에 약품창고에서의 노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있었지만…시안화수소 여과기능 없어 더 큰 문제는 피해자의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였다. A씨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지시는 없었고 그는 고무장갑, 장화, 앞치마만 착용하고 작업을 했다. 심지어 비치돼 있는 마스크마저 ‘저농도 유기화합물’ 용도의 마스크여서 시안화수소를 여과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는 총 30분간 작업했고, 시안화수소 노출 5분 만에 실신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판단됐다. 규정 미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시안화수소는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다. 고용노동부 고시의 ‘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에 따르면 최고노출기준은 ‘근로자가 1일 작업시간 동안 잠시라도 노출돼서는 안 되는 기준’으로 규정됐다. 그러나 ‘작업환경측정 및 지정측정기관 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서는 ‘노출 기준 고시에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대상 물질을 측정하는 경우에는 최고 노출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동안 측정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연구팀은 “이 규정에서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표현이 매우 모호하다”며 “그래서 현장에서는 보통 최고노출기준이 설정돼 있는 물질은 15분 동안 측정하는데, 대상물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로 피해자가 5분 만에 쓰러졌고, 15분에 맞춰 측정하면 농도가 낮게 측정돼 위험성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고노출기준, 단시간 노출에 대한 다양한 측정 방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성독성물질, 실시간 농도 측정 필요” 아울러 “일산화탄소, 황화수소와 같이 밀폐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질은 실시간으로 농도를 측정하는 직독식 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며 “시안화수소와 같은 급성독성물질도 실시간 측정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국내 습식 표면 가공업체는 3000개가 넘고 그 중 절반이 전기도금업체다. 이들 업체 중 50인 미만 사업장이 98.2%이고, 50.0%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이다. 연구팀은 “도금 공정은 고용노동부령 ‘유해·위험작업의 취업 제한에 관한 규칙’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자격·면허 필요 작업에 포함돼 있지 않다”며 “그러나 도금사업장에서 독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다량 사용하고 있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 중구, 지난해 값진 결실이 새해 구정 밑거름으로

    서울 중구, 지난해 값진 결실이 새해 구정 밑거름으로

    서울 중구가 지난해 정부 각 부처, 서울시 등 외부기관 대외평가와 공모사업에서 굵직하고 알찬 성과를 거뒀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지난 한해 동안 총 82개 사업에 걸쳐 111억 5100만원의 인센티브 사업비를 가져왔다.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공모사업을 찾아 응모하고 그간의 노하우로 쌓아올린 노력의 결실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대외평가 부분이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19년 지자체 저출산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중구청 직영초등돌봄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구 관계자는 “민선 7기 서양호 구청장이 역점 사업으로 내걸고 매진한 돌봄과 교육이 대외적인 성과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양질의 돌봄 프로그램으로 사교육비 경감은 물론 가정의 양육부담을 경감시키고 여성경력단절 감소로 출산율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로 꼽힌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의 방문을 포함해 다른 자치구와 교육청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98%로 구민들의 평가도 으뜸이다. 또한 중구형 동정부를 표방하며 주민참여를 전면에 내세운 주민참여형 동정부예산편성이 행정안전부 주관 2019년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평가에서 최우수를 차지했다. 주민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 낸 올해 동주민센터 주민참여예산 발굴규모는 122억원으로 총 1만 1200명이 주민총회 투표에 참여해 화제를 끌며 단연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굵직한 성과를 거머쥔 대외평가가 구가 해 온 일을 각종 지표에 따라 심사받은 것이라면 공모사업은 지역특성과 창의적 행정을 결합한 사업 아이템으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다. 공모사업에서는 77개 사업에서 104억 4700만원을 획득했다. 상주인구를 위한 돌봄과 교육, 주민참여 등이 대외평가에서 인정받았다면, 공모사업에서는 상업인구를 위한 성과가 압도적이다. 도심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활성화 분야와 봉제산업 분야가 대표적이다. 고객편의시설과 소방·안전 시설의 개선을 추진하는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와 주차환경개선사업이 중소기업벤처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18억 500만원을 교부받고 2020년도 사업추진에 들어간다.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8400만원의 공모사업비로 화재알림시설은 이미 마친 상태다. 이 외에도 2020년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 지원분야 공모로 3억 3200만원의 지원금을 교부받을 예정이다. 올해 신규사업으로 응모해 최초로 선정돼 1억 6800만원을 지원받은 의류제조업체 작업환경개선 사업은 영세하고 노후화한 지역 내 39개의 의류제조 작업장 환경을 안전하고 쾌적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중구 패션봉제인을 위한 공동브랜드(DEMIDEMI)론칭 공모사업 선정과 함께 의류제조업의 경쟁력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을지로를 강타한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중구의 특화 도심제조업과 크리에이터 역량을 결합한 신선한 공모사업도 두드러진다. 혁신창업 성장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지역혁신창업활성화 지원사업이다. 중구 소재 을지트윈타워 공실을 이용해 메이커스페이스, 코워킹스페이스, 쇼룸, 창업코칭스페이스 등 을지로 창의제조 혁신창업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으로 중소기업벤처부 공모사업으로 최초 선정돼 6억 5000만원을 지원받아 을지로 육성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이 밖에도 주민생활과 밀접한 공원, 교통, 도시안전, 주택 분야 등 10개 사업에서 11억 700만원을 서울시에서 교부받는 등 한 해 동안 적극 행정으로 일궈낸 수확이 풍성하다. 이렇게 중구가 지난해까지 받은 인센티브 사업비는 2011년 6억 9000만원을 시작으로 855억 원에 달한다. 인센티브는 부족한 사업 재원을 메울 수 있는 훌륭한 방편인 만큼 재원 확보를 위해 지자체가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할지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지난해 성과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 직원들의 창의력과 적극 행정이 뒷받침된 값진 결실”이라면서 “이를 밑거름으로 새해에도 주민 행복과 중구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김용균 산재사망 1주기,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10일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홀로 석탄운반용 컨베이어를 점검하다 벨트와 롤러에 몸이 끼여 숨진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추모문화제, 7일 추모대회에 이어 어제는 고인이 잠든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1주기 추도식을 열어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도 위험은 일터 곳곳에서 청년,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인은 한밤중 석탄재와 먼지가 흩날리는 어두컴컴한 발전소 안에서 컨베이어 벨트 밑에 쌓인 석탄을 긁어모으다 변을 당했다. 원칙대로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동료가 컨베이어를 비상정지시키고, 병원 이송도 신속하게 이뤄졌겠지만 사고 당시 김씨는 혼자였다. 비용 절감을 위한 원·하청 구조가 낳은 비극이었던 것이다. 원청은 외주화를 통해 직접고용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고, 격렬한 경쟁 끝에 일감을 따낸 하청업체들은 초과이윤을 남기려고 또 안전비용 등을 절감하는 구조다. 사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선진국인 한국에 아직 이렇게 열악한 작업환경이 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고 이후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졌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갈 길은 멀다. 특조위가 지난 8월 말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내놓은 22개 권고안은 휴지조각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김씨 같은 산재 사망자는 804명이다. ‘위험의 외주화’ 근절은 무엇보다도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시작해야 한다. 노동안전을 위한 필요인력 충원이 급선무다. 더이상 후진국형 산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 일자리 2만여개 만들고…도심산업 경쟁력 키우고…골목형 시장 활성화하고

    서울 중구가 지난 7월 전통시장 특성화 전략 등이 담긴 ‘중구 경제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하며 지역 서민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현재 중구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데다 서울시 평균(13.5%)보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17.3%)도 높다. 이로 인해 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고 고용률도 하락하고 있다. 이에 종합계획은 전통시장·골목상권·도심산업·사회적경제에 대한 2022년까지 4개년 계획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15개 추진과제로 짜였다. 1만 7000여개의 공공일자리와 민간·사회적 일자리 3300여개 등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 저소득 계층과 취업약자의 생활 안정에도 보탬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도심산업 분야는 을지로 일대에 밀집한 인쇄업, 신당권역 일대 패션·봉제업 등 영세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기술인력 고령화, 작업환경 낙후 등의 문제점을 딛고 도심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세운6구역 내 도심 산업 허브공간인 서울메이커스파크, 패션·봉제 집적시설인 신당메이커스파크, 인쇄 스마트앵커 등의 건립을 추진해 산업생태계 보존과 개발 사이의 갈등을 선제적으로 해결한다. 골목상권 분야는 골목형 시장에 대한 활성화 대책과 함께 지역 사업체 중 87%에 달하는 근로자 10인 미만 소상공 사업체를 위한 지원 계획이 포함된다. 사회적경제 분야는 주민 참여형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 마을사업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육성 지원 등 일상에서 주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과 자생력 증강에 집중한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이번 종합계획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주민생활 향상을 견인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면서 “모두가 잘사는 경제친화도시가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방문서비스노동자 10명 중 9명은 폭언 시달려

    방문서비스노동자 10명 중 9명은 폭언 시달려

    “방문 약속을 하고 갔는데도 나체로 문을 열어 엘리베이터도 못 타고 뛰어 내려왔습니다.”(도시가스 검침원) “휴대전화로 포르노 영상을 보여 주고 자신의 특정 부위를 제게 노출하는 행동을 반복했습니다.”(재가 요양보호사) 재가 요양보호사, 설치·수리기사 등 고객의 집을 방문해 일하는 노동자들이 심각한 성희롱·폭언 피해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방문서비스노동자 안전보건사업기획단은 6일 서울 영등포 국회의원회관에서 ‘방문서비스노동자 감정노동,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방문노동자 노동 실태를 공개했다. 실태조사 결과, 방문노동자 10명 중 9명은 폭언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747명(남성 423명·여성 324명) 가운데 92.2%가 ‘고객에게 모욕적인 비난이나 고함, 욕설 등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고객으로부터 성적인 신체 접촉이나 성희롱을 당한 적 있다’고 답한 비율도 35.1%에 달했다. ‘구타 등 폭행을 당한 적 있다’는 응답도 15.1%였다. 폭언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직업은 설치·수리 현장 기사(95.6%)였고, 근무 중 성희롱 피해 경험은 가스 점검·검침원(74.5%)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1일부터 27일까지 온라인 설문 조사로 진행됐다. 최민 작업환경의학전문의는 “명백한 폭력 사건의 가해자인 고객이 충분한 처벌이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상 회사에서 이를 회피하고 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2인 1조 작업에 대한 법제화와 함께 과다한 작업량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개인정보 노출을 막는 등 사업주의 역할도 의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나 혼자 산다’ 경수진, 청순 배우의 반전 일상 “드릴+톱질”

    ‘나 혼자 산다’ 경수진, 청순 배우의 반전 일상 “드릴+톱질”

    배우 경수진이 반전미 넘치는 취미를 공개한다. 11월 1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배우 경수진이 걸크러쉬 넘치는 셀프 인테리어 능력자의 면모를 뽐낸다. 테라스가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경수진은 심플하게 꾸며놓은 집을 공개한다. 그중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건 셀프 인테리어로 장식한 테라스. 드릴과 톱을 자연스레 다루는 그녀의 비범한 솜씨는 신선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후 그녀는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나타나는 ‘경반장’으로 변신, 친구 사무실에 커튼 시공을 하기 위해 출장에 나선다. 험난한 작업환경도 굴하지 않는 ‘프로 시공러’ 경수진의 모습에 현장의 여심이 거세게 흔들렸다는 후문이다. 한편 열정의 커튼 시공 중 때 이른 첫눈을 맞으며 갑자기 로맨스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여기에 못 박기와 애교의 기묘한 콜라보까지 펼쳐질 것으로 전해져 가식 없는 그녀의 톡톡 튀는 매력이 금요일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1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노동자들은 열광했다. 더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누릴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안전한 일터는 아직도 요원하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에서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달 초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긴급진단을 시작해 국내외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28일 기획보도의 마지막으로 노사정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산업안전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고재철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안홍섭(한국건설안전학회장)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백대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직처장 등이 참석했다.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주소는. 백대진 후진국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겉으로만 안전을 강조한다. 여전히 안전보다는 성과와 실적을 우선시한다. 2017년 산업재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재에서 요양기간이 30일 이상인 중상해 사고 비율이 85%가 넘는다. 가벼운 사고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은폐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 인식의 현주소다. 류기정 과거보다 재해율이나 사망자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산재가 주로 중소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의 사망사고는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50인 미만 기업에서 산재 사고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 서비스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산재 사망사고의 원인을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에서 찾는다. 백대진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사회적 문제가 됐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위험한 업무를 비정규직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안전보건 관리의 근간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다. 이를 금지하는 꼼꼼한 규제가 필요하다.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하청 구조를 깨뜨리고 직접고용을 확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류기정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계가 설정한 프레임이다. 사고들을 보면 반드시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1명이 맡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많다. 공정의 분업화와 전문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모든 도급을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전관리는 도급의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관리·감독할 권한은 주지 않는다. 원청에서 하청업체의 안전을 관리하다가 자칫 ‘불법파견’으로 판정이 나면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원·하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홍섭 도급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췄는지 확인을 깐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건설현장에서 비계(작업대) 설치는 안전을 담보하는 기본이기에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이런 어려운 작업일수록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업체가 그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청이 도급을 줄 때 하청업체에 가격을 ‘후려치지’ 않고 제값을 지불했는지,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른바 ‘김용균법’이라고도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내년 시행된다. 백대진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취지가 퇴색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한다고 했지만 ‘경제 사정’을 고려한다면서 알맹이는 쏙 뺐다. 하위법령 개정안에서도 도급 금지 작업이 오히려 상위법보다 후퇴했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건설기계 분야를 제외한 것도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고재철 법 개정 절차가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급물살을 탔다. 산안법은 원칙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고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 산업안전은 단순히 노동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 모든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류기정 과연 사업주만 처벌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전반적인 법의 틀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없이 너무 급속하게 통과된 측면이 있다. 안홍섭 영국은 건설안전법을 따로 둔다. 그런데 한국의 산안법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 모든 업종을 묶어서 관리한다.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은 속성이 전혀 다르다.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산안법을 아무리 뜯어고쳐도 건설업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건설업의 속성을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은 어떻게 보나. 백대진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깝다. 기업이 안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게 된다.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것이 예방으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류기정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산안법은 이미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다. 정부에서 특별감독을 나오면 수천 건의 지적사항이 나오고 수억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원이 사업주에게 낮은 형량을 내리는 이유는 사업주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고는 재래형 사고를 포함해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위험한 행동)에서 발생한다. 고재철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위험한 행동을 하는 노동자는 없다.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을 줄이려면 그 행동이 왜 위험한지 이해를 시키는 것이 먼저다. 규칙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불안전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에서도 일정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산안법 규정에서 정한 2시간짜리 교육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살인법은 법이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다. 안전은 생명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살인법의 메시지는 근로자를 고용해서 죽거나 다치게 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자수를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류기정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소중히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양적인 수치에만 골몰하면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대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했다. 문제는 중소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이 따라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적절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은 노사가 대결하는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하는 문제다. 안홍섭 이번 정부에서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확실하게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킨 것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각 부처에서 나눠서 했다면 이제는 관계부처가 협업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현장을 단순하게 점검해서 바꾸는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개입하는 산업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는 제도와 절차가 필요하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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