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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레질… 닦기… 빗자루질… 젓기’ 작가에게 현대미술이란 노동이 사라진 예술 얘기?

    ‘걸레질… 닦기… 빗자루질… 젓기’ 작가에게 현대미술이란 노동이 사라진 예술 얘기?

    “결국, 저건 일종의 윤리적 반성문이네요.” “뭐, 보기에 따라 그런 셈이죠. 크하하.” 허리를 꺾으며 웃는다. 미술관 제일 안쪽 벽면. 200호는 족히 넘을 큰 그림 4개가 있다. 물감으로 선을 휙휙 그려대고 이리저리 뭉갠 그림들. 제목이 재밌다. ‘무제’ 정도 되나 싶어 가까이 다가갔더니 ‘걸레질’, ‘닦기’, ‘빗자루질’, ‘젓기’ 하는 식이다. 진지하고도 엄숙한 표정으로 작가가 말을 건넨다. “제 손으로 직접 다 그린 겁니다.” 캔버스에다 물감을 막 뿌려 놓은 게 무슨 대단한 예술이냐는 말을 반박하기 위해 무슨무슨 과학적 기법을 써서 물감의 흐름과 농담을 추적한 뒤 그것을 근거로 잭슨 플록의 장렬한 의식세계를 재구성해 내는 세상인데, 제목 한번 참 천연덕스럽다 싶다. 전시 제목도 아주 딱 맞췄다. ‘좋은 노동 나쁜 미술’. 영어로는 ‘굿 레이버 배드 아트’(Good Labour Bad Art). 워크(Work)가 아니라 레이버(Labour)로서의 노동이다. 옛날 옛적 쿵후 영화의 오랜 관습을 떠올려 보면 이렇다. 전설의 고수에게 배우러간 수련자. 대개 전설의 고수는 고수 같은 면모라곤 찾아보기 힘든 희한한 인간이다. 그 밑에서 물 긷고, 밥 짓고, 옷 빨고…. 잡스러운 일만 한다. 대체 저런 인간에게 뭘 배울 수 있을까 싶은 순간, 고수는 고수임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물 긷고, 밥 짓고, 옷 빨고는 레이버다. 무술은 워크다. 고수는 아트다. 쿵후 영화의 미덕은 이 세 가지 층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 준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예술은? 7일부터 5월 26일까지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리는 김홍석(49) 개인전이 묻는 건 이런 유의 질문이다. 영상, 설치,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작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노동이 사라진 예술, 아니 노동을 지워버리고 스스로 신화가 되어 버린 예술가-이런 맥락이라면 혀를 최대한 굴려 아티스트라고 해도 좋겠다-에 대한 얘기다. 가령 제프 쿤스의 미끈한 강아지를 작가는 검은 쓰레기봉투 뭉치로 재탄생시켰다. 제목마저 ‘개 같은 형태’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를 헌 박스와 낡은 매트리스로 재구성한 ‘기울고 과장된 형태에 대한 연구-LOVE’도 있다. 작가가 도면 하나 그려 주면 작업자들이 공장에서 매끈하게 뽑아낸 작품과 구질구질하지만 작가가 일일이 수집해서 구기고 뭉치고 자르고 붙인 작품은 어떤 차이일까. “큰 설치작품이야 그렇다 쳐도, 심지어 그림도 그래요. 제자들이 밑그림을 그려 두면 그 위에 작가가 약간 손보고 사인해서 내놓는 거죠. 그 사실을 모르느냐. 화가들도 알고, 평론가들도 알고, 심지어 그 그림을 사는 수집가들도 알아요. 그러면 그 작품을 뭐라고 봐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예술가의 마음이란 게 결국 “통닭집 사장님의 마음”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면, 통닭집 사장님은 싸고 맛난 통닭으로 평가받는데 왜 예술가는 천문학적으로 비싸고 너무나 어려워 소화도 안 되는 작품으로 영웅이 되느냐는 반문이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현대미술이란 뭘까. 작가는 자기 작품을 정말 예쁘게 마감한 점을 봐 달라고 했다. 박스, 스티로폼, 비닐봉지, 건축폐자재 같은 것을 재료로 쓰다 보니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단정하게 마감하는 데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사실 꼼꼼히 뜯어보면 그냥 박스, 스티로폼 따위가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결국 미술은 시각적 경험이라는 것, 그것 뿐일 수밖에 없다는 것, 그걸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걸레질’, ‘닦기’, ‘빗자루질’, ‘젓기’ 그림 앞에 서보자. 정말 그 그림들은 휘젓고 걸레질하고 닦고 빗자루질한 것뿐이던가. 3000원. 1577-759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구미 LG공장 화학물질 누출 은폐 의혹

    구미 LG공장 화학물질 누출 은폐 의혹

    반도체 부품 제조공장에서 지난 2일 불산 등이 섞인 유해 화학물질 상당량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업체 측은 119 등 관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16시간 정도 숨겨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8시 34분 경북 구미시 임수동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용액이 필터링 용기 덮개의 균열로 30~60ℓ 새어 나왔다. 회사 측은 당시 현장 및 관련 생산라인에 11명이 작업하고 있었으나 혼산과 작업자를 차단하는 안전 차단막이 설치돼 있는 데다 이들을 즉시 대피시켜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자체 방제팀이 중화제로 중화시킨 뒤 흡착포 등을 이용, 누출액을 회수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3일 오전 4시 30분쯤 모든 방제작업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외부 피해도 없다는 것이다. 3일 오후 1시쯤 제보를 받고 현장 조사에 나선 대구지방환경청도 공장 주변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혼산이 외부로 누출된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2일 오전 10시 30분쯤 반도체를 만드는 재료인 웨이퍼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에칭제 용기필터 덮개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돼 오후 6시쯤 이를 교체하고 난 뒤 이뤄진 시험 가동 도중 발생했다. 이번에 유출된 혼산은 부피 기준으로 질산 55%, 불산 21%, 초산 24%가 섞인 용액으로 다른 업체가 제조해 LG실트론에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트론 측은 사고가 발생한 지 16시간 정도 경과한 3일 낮 12시쯤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경북도·구미시, 경찰 등은 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혼산도 기화할 수 있는 데다 호흡기 등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구미 지역에서 유출된 불산과 비교해서는 그 정도가 크게 미미하다”고 말했다. 구미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번엔 월성 4호기서 ‘방사능 냉각수’ 누출

    계획예방정비 중인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냉각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전의 냉각수는 핵연료의 온도를 낮춰 주는 물로,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 누출됐을 때 자칫 심각한 방사능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24일 낮 12시 45분쯤 월성 4호기에서 정비 작업 중 냉각수 143㎏이 원자로를 벗어나 건물 내부로 누출됐다고 밝혔다. 원전 측은 25일 낮 12시쯤 누출된 냉각수 전량을 회수했으며 냉각수 누출에도 불구하고 외부 환경에 방사능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계획예방정비 작업 도중 증기발생기 내부에 일부 잔여 압력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작업자가 출입구를 개방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냉각수 누출 당시 원자로 건물 안에서 작업하고 있던 직원 11명은 즉시 건물 외부로 대피해 방사능에 따른 인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관계자는 “작업 참여자에 대한 방사선 노출 상태를 확인한 결과 최대 노출선량은 0.34m㏜(밀리시버트)로, 종사자 제한 노출선량인 20m㏜의 1.7%이고 일반인 제한선량(1m㏜)에도 미달하는 경미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허술한 원전 관리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아찔한 원전 사고를 이틀이 지난 시점에 발표하는 등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발전소 운전원이 차단기를 잘못 조작해 전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월성 1호기의 발전이 정지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수원과 월성원전 측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석 달 만에 다시 발생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은 13~14일 이틀간 ‘통영 굴 양식’편을 내보낸다. 바다 풍경이 좋아 이름 높은 통영은 굴 생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국 굴 소비량의 80%를 생산해낸다. 통영은 수하식 굴 양식법을 쓴다. 채묘, 단련, 수하, 양성, 채취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4~5월 꽃피는 봄이 오면 굴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들기 시작한다. 굴의 산란기에 굴이나 가리비 껍질로 만든 종패에다 유생을 붙이는 작업을 채묘라고 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채묘를 마친 어린 굴을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에 매달아 힘든 환경에 일단 적응시키고 난 뒤 그다음 해 봄에야 어장으로 옮긴다. 그 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서 한겨울까지, 그러니까 보통 9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수확에 나선다. 하루 수확량은 45t. 이 어마어마한 양을 생산, 출하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길을 따라갔다. 1부는 새벽 뱃일부터 따라간다.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배는 이미 출항 준비를 마쳤다. ‘어머님’들도 자리 잡고 앉아 일할 준비를 서두른다. 험하다는 뱃일이지만, 뱃일이기에 남녀 구분 따윈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내려가면 통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 양식장. 넓이로 따져 6㏊, 평수로는 1만 8000평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굴을 채취하는 데 기계가 도입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수작업이다. 살이 탱글탱글 오른 채 줄에 매달려 있는 굴들을 집어올려 일일이 잘라내고 정리하는 것은 사람의 손이다. 칼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쉴 틈이 조금도 없다. 그다음은 굴 까기 작업. 박신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한 손에서 이뤄진다. 굴 칼을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굴 껍데기를 까야 하는데 20~30년간 이 작업만 해온 어머님들의 손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이뤄진다. 하루 해내는 작업량만도 40~60t. 가장 싱싱하고 맛나다는 통영 굴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 2부는 굴이 주는 꿀맛을 전한다. 비가 오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도 굴 채취 작업은 계속된다. 주문 물량을 맞추려면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요령껏 일하다 쉰다. 완전히 쉬는 건 점심시간뿐인데, 이때는 갓 채취한 싱싱한 굴을 곁들인 음식을 먹는다. 생굴만 있는 건 아니다. 튀김 등으로 만들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 물량만도 700~800t에 이른다. 굴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 대목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삼성전자, 사망자 발생까지 25시간 숨겼다

    삼성전자, 사망자 발생까지 25시간 숨겼다

    지난 27일 오후 1시 22분쯤 경기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생산 11라인에서 불산가스(불화수소산)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어지러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치료를 받았다. 해당 사업장은 환경부에서 녹색사업장으로 지정돼 지방자치단체의 점검도 면제받고 있었지만 작업자가 방제복도 입지 않은 채 작업, 변을 당했다. 때문에 삼성전자 측의 안전관리 소홀 책임이 일고 있다. 또 사고가 발생한 지 25시간이나 지나서야 경기도청과 경찰, 소방당국의 확인 요청이 들어오자 사고 사실을 밝혀 늑장 대응에 대한 비난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사고난 공장은 주택가와 불과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자칫 지난해 9월 구미 불산유출 사고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28일 경찰과 경기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7일 오후 1시 22분쯤 화성사업장 생산 11라인 불산 저장탱크(500ℓ) 밸브관 개스킷(gasket·접촉면에서 가스나 물이 새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끼워 넣는 장치) 노후화로 불산이 흘러 물방울이 맺히는 현상이 발생했다. 경보기가 울리자 협력업체인 STI서비스 측에서 점검한 뒤 경미한 사고로 판단, 10시간이 지난 이후인 오후 11시쯤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측은 비닐봉지로 누출 부위를 막는 임시 조치만 취했다. 이에 따라 STI 측 직원 박모(34)씨 등 5명은 오후 11시 밸브관 개스킷 교체작업을 시작, 이튿날 오전 4시 46분쯤 작업을 마치고 귀가했다. 그러나 오전 7시 30분쯤 목과 가슴 통증,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이상이 드러나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박씨는 오후 1시 55분쯤 숨졌다. 다른 작업자 4명은 ’이상이 없다’는 의료진 소견에 따라 오후 7시 35분쯤 퇴원했다. 이들은 작업 중 불산을 공급해주는 배관 하부의 밸브가 녹아내리며 불산 가스에 장시간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작업장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숨진 박씨 등 일부 작업자들이 방제복 등 안전 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삼성전자 측은 밝혔다. 문제의 불산은 수용액과 불산이 반반 섞인 액상불산으로 누출된 양은 2~10ℓ가량으로 추정됐다. 액상불산은 외부에 누출되면 곧바로 가스상태로 기화한다. 삼성전자 측은 사고가 발생한지 25시간이 지난 28일 오후 2시 42분쯤 경기도에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삼성전자 측은 “누수된 양이 워낙 적은 데다 탱크 안에서 사고가 일어나 자체적으로 조치했을 뿐 은폐하거나 늑장대응하지 않았다.”면서 “뒤늦게 인명피해가 발생, 경찰 등 관계 당국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화성동부경찰서는 박씨가 숨진 사실을 오후 2시 전후로 한강성심병원의 변사자 신고를 받은 영등포경찰서의 통보를 받고 나서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인 경기도 환경국장은 “삼성전자 측이 유해화학물질 관리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서, 한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은 불산사고 사실을 주변 지역에 통보하고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삼성전자 화성공장은 구미 불산사고 이후 경기도가 시행한 불산 취급 사업장 점검에서도 유독물 안전기준을 잘 지키는 사업장으로 분류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용어 클릭] 불산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극도로 위험한 산업용 화학물질이다. 피부에 닿으면 심각한 화상을 입히고, 상온에서 기체 상태로 눈과 호흡기에 들어가면 신체 마비나 호흡 부전 등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에는 폐렴 및 급사로 이어진다.
  • 누적 생산 2000만t 돌파

    누적 생산 2000만t 돌파

    충남 당진시 송악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제2고로에서 지난 12일 작업자가 쇳물의 유동성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지난달 고로 누적 생산 2000만t을 돌파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알프스 3000m 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다리’

    극도의 긴장감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 다리를 한번 건너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험준한 알프스산 위에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다리가 일반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13년 엥겔베르그 마을과 게르슈니알프 마을의 공중 케이블 설치 100주년을 기념해 완공한 이 다리는 무려 해발 3000m가 넘는 하늘 위에 떠있다. 절대 ‘아래를 보고 걷지 말라는 주문’이 있을만큼 위험해 보이는 이 다리의 길이는 약 100m로 건너는 짧은 시간이 사람에 따라 최고의 시간과 최악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 다리를 건설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작업자들 역시 모험을 즐기는 인부들을 동원해 다리 건설에 나선 것. 건설 회사 측은 “강심장을 가진 작업자들을 선발해 기상 여건을 봐가며 다리를 만들었다.” 면서 “건설비용만 100만 파운드(약 17억원)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다리 위에 오르면 최고의 경관을 즐길 수 있지만 눈폭풍이 몰아칠 때면 아마 최고의 모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뉴스팀  
  • [시론] 문화민주화의 시작, 예술인 복지법/장인주 무용평론가

    [시론] 문화민주화의 시작, 예술인 복지법/장인주 무용평론가

    대선 정국에서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된 한편, 문화민주화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문화민주화는 낯설게만 느껴지고, 시급하거나 절실해 보이지도 않는다. 민주화가 일반인의 삶의 질을 정치적 목표로 설정한 것이라면 일반인의 정신적 삶의 질도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 정치의 속물적 속성은 어쩔 수 없이 문화를 뒷전에 두게 한다. 그러나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빵만이 아니지 않은가. 문화민주화는 1960년대 이후 프랑스 문화정책의 패러다임으로 등장했다. 1959년 탄생한 문화부를 주축으로, 초대장관을 지낸 앙드레 말로의 중심철학이었다.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진실’만큼 ‘아름다움’을 중시하고, 특권층을 위해 존재하는 문화를 극복하고자 했다. 문화유산을 보전·보급하는 것과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예술의 나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일부에서는 접근성의 불평등을 해소했을 뿐, 문화 자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장관을 지낸 자크 랑은 경제성을 고려하여 말로의 정책을 일부 수정했다. 문화가 더 이상 부차적인 것이 아니며 국가발전에 중요한 요소임을 인식시킨 것은 우파 장관 말로와 좌파 장관 랑이 이견 없이 추구했던 프랑스 문화예술의 핵심 이데올로기였다. 새로운 정부 출범이 임박한 시점에서 우리의 문화민주화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 본다. 드라마, 아이돌 가수에 이어 싸이가 세계적 스타로 등극하면서 한류의 중심은 대중문화가 점령한 가운데, 순수예술은 대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 자극적이고 신나지 않으면 즐기려 하지 않는 풍토 속에서 기초예술은 어떻게 생존할 것이며, 그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 대규모로 투입된 자본이 성공의 열쇠가 되는 현실 속에서 예술가는 무엇을 기반으로 창작해야 하는가. 해법은 과연 있을까. 지난 11월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 예술인복지법이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예술인의 직업적 권리를 법으로 보호하고, 창작활동을 증진하는 것이 주요 사안이다. 대부분이 자유전문직인 예술가에게 산재보험의 혜택을 주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통해 취업과 창작도 지원한다. 획기적인 법이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처음 시행하다 보니,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예술인에 대한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다. 4대 보험 중 그나마 시행되는 산재보험 대상자는 전체 54만명으로 추산되는 예술인 중 10분의1도 채 안 된다. 그들조차 개인별로 가입하고, 보험료를 내는 조건이다. 그래서 생계의 갈림길에 놓인 절박한 예술인을 먼저 지원하자며 시행 자체를 반대하는 예술인도 적지 않다. 법 대상도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 국악, 사진, 건축 등 10개로 광범위하다. 창작, 실연, 기술 등의 작업자 모두 포함한다. 여기서 제외된 이들은 재단에서 심의를 거쳐 구제한다. 모호한 예술인 규정을 만회하기 위해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활동실적 또는 수입실적, 저작권 등록실적 등 증명방법도 다양하다. 평가기준도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그런데 내년 예산 70억원(직업교육 지원 40억원, 창작준비금 지원 30억원)으로는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지원은커녕 시스템 구축에도 부족한 액수다. 당장의 예산 증액이 불가능하다면 대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원이 가장 시급한 대상자를 적절한 시기에 도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예술가, 특히 문화산업화의 선두에 설 수 없는 기초예술가를 선별해야 할 것이다.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을 때 문화민주화는 이루어진다. 나아가 정치적 입장이나 지역, 계층, 성, 세대 간의 격차 없이 국민 누구나 자신의 취향에 따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문화민주화이다. 행하는 자, 즐기는 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문화를 통해 사회연대가 형성되고,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50년 넘은, 남의 나라 문화민주화를 지켜보면서 얻은 교훈이다.
  • [독자의 소리] 사고 예방 안전의식 다잡아야/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김주상

    최근 구미에서 일어난 불산 유출사고는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피해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추워지는 날씨 탓에 생활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회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다. 항상 대형사고는 단번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수칙을 지키지 않는 등 사소한 것으로 여기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고를 작업자들의 실수로만 여기고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사회 전체는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재해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안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특히 잦은 원자력발전소 관련 사고는 더욱 불안감을 조성하는 만큼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또 위험물을 취급하는 모든 분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두 번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김주상
  • “기적을 기다리는 관객이 마술을 완성시키죠”

    “기적을 기다리는 관객이 마술을 완성시키죠”

    뜬금없이 질문을 던져본다. “마법사와 마술사의 차이는 무엇일까?” 불가사의한 주술과 마력을 사용하느냐, 아니면 손재주와 눈속임이냐의 차이가 아닐까. 마술사 이은결(31)도 오래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머뭇거렸다고 했다. 마술을 하고 있던 그였지만 존재의 이유에 대해서는 깊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확실하게 답한다. “두 존재는 같은 뿌리를 가졌다.” “주술사가 마법사로, 또 마술사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비밀(트릭)로 만든 신기한 현상이 사람들의 기억과 입을 통해서 마력으로 포장된 거죠. 그 밑바탕에는 기적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믿음과 상상력이 있었겠죠. 죽은 나뭇잎 하나를 살려낸 이야기에 사람들의 상상이 덧대져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를 만들어낸 기적으로 전달됐겠죠.”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은결은 새달 공연하는 블록버스터 마술 ‘더 일루션’에 대해 “마법사의 환상과 관객의 상상으로 완성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화려한 폭죽 사이로 갑자기 등장한 헬기부터 사람을 공중에 띄우고 순간이동을 시키는 마술과 현란한 카드마술까지, ‘더 일루션’은 말 그대로 기적이다. “말도 안 돼.”라는 탄성 외에 ‘어떤 속임수지?’라는 생각 따위는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1부에서 그가 15년 마술 세계를 버무렸다면 2부에서는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마술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가 가진 마술 철학의 시작이자 끝인 ‘상상’이다. 8년 전 프랑스 마이미스트 마르셀 마르소(1923~2007)의 내한 공연에서 받았던 감동을 이은결식으로 녹였다. “분명히 아무것도 지니지 않고 아무런 배경음악도 없는데 사람들이 모두 같은 것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면서 똑같이 웃고 있었어요. 예술가가 만든 소리와 손짓만으로 사람들이 같은 상상을 하고 있었던 거죠. 그 자체가 놀라운 마술이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어릴 적 했을 법한 상상을 마술로 풀어냈다. 방 안에서 인형과 대화하고 그림이 현실로 튀어나올 것이라고 꿈꿨던 어린 시절, ‘토이 스토리’다. 그가 맨손으로 만들어내는 그림자극 ‘아프리카의 꿈’은 단 5분이지만 관객 뇌리에 또렷하게 남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2009년 사진작가 김중만과 아프리카에 갔을 때 이은결의 마술을 보며 즐거워했던 검은 피부의 아이들과 아름다운 노을을 기억하며 만들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부리는 현란한 손놀림이나 재치 있는 입담, 뭉클한 감동이 어우러진 이 공연이 하루아침에 나왔을까. “2005년 헬기 마술을 처음 선보이고 공연 규모를 한창 키워 가던 어느 날 벽을 만났다.”는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조곤조곤 말을 이어 갔다. “2007년쯤이었어요. 공연을 계속 하면서도 다음은 뭘 해야 하지? 뭘 꺼내 들고 뭘 나타나게 해야 하지? 답이 없는 질문이 반복됐죠.” 항상 그에게 방향을 알려주던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떠났지만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서커스와 예술을 접목한 ‘태양의 서커스’가 공연의 80% 이상을 점령했고 마술은 정체됐다. 스스로 해답을 찾고자 입대를 선택했다. “멈춰야 했어요. 생각해야 했죠. 마술병으로서 차근차근 마술을 연습하면서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했지 마술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죠.” 제대 후 세계적인 한국의 현대미술가 정연두(43)를 만나 의기투합하며 마술을 예술에 결합시켰다. 마술과 영화를 접목했던 프랑스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1861~1938)를 모티브 삼아 영상 작품 ‘시네매지션’을 만들었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그 전까지 무대에서 내 모습이 광대였다면 이 공연에서 나는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작업자였다.”고 했다. 실수조차도 공연 일부가 되는 즉흥과 긴장이 있는 이 매력적인 시간은 그가 정형화된 틀을 벗어버린 계기이자 ‘더 일루션’의 동력이 됐다. ‘더 일루션’을 선보인 지 2년. 그는 “이제야 내가 구상한 완벽한 모습을 갖췄다.”고 했다. 오랜 노력과 고민은 그의 몫이다. 관객은 그가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내재된 상상력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더 일루션 11월 10일~12월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마술, 마임, 그림자극 등이 어우러진 공연. 6만~10만원. 1577-3363.
  • 지자체 일본어 홈피 이것은 아니무니다

    ‘서울(京國), 이철환 당진 시장(市場), 제주 도청(盜聽), 도지사(道支社), 부지사(部知事), 충청북도(忠靑北道)….’ 지역 홍보와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일본어 홈페이지 상당수에서 이처럼 터무니없는 ‘엉터리’ 표기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복(84) 전 경상북도관광협회 전무이사는 225개 지자체의 일본어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지역·직책명의 일본어 표기가 정확하지 않고 일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을 올리는 등 숱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15일 밝혔다. 최씨에 따르면 경기 남양주시청 등 24곳은 자기 지자체 이름을 틀리게 표현했다. 경북 예천군청은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을 ‘경국’(京國·북한 사전에 나오는 표현)으로 썼다. 경기 의왕시청, 충남 당진시청, 전북 익산시청 등은 시의 대표를 뜻하는 시장(市長)을 장 보는 ‘市場’으로, 충남도는 안희정 도지사(道知事)의 직책을 ‘道支社’로 각각 표기했다. 남양주시청은 ‘남양주(南楊州)’를 ‘南揚州’로, 충청북도청은 ‘충청북도(忠淸北道)’를 ‘忠靑北道’로 표기했다. 경기도청은 도에 속한 의왕시(義王市)를 ‘儀旺市’로 썼다. 또 구청장은 일본어로 ‘?長’이지만 정확히 표기한 지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제주도는 도청(道廳)을 몰래 듣는다는 의미의 ‘盜聽’으로 바꾸어 번역하는 등 오류가 많아 ‘세계가 찾는 제주·세계로 가는 제주’라는 홈페이지 표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런 오류는 일본어 전문가들이 아닌 포털의 자동번역기, 또는 홈페이지 제작업자들이 의뢰한 무자격자들이 번역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홈페이지 제작업체에 용역을 주면서 외국어 홈페이지도 같이 의뢰한다.”며 “그 업체가 전문번역업체에 실제로 의뢰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4개 지자체의 일본어 번역을 맡은 대학 번역센터의 한 관계자는 “높은 홈페이지 번역 입찰경쟁으로 떨어진 단가에 맞추다 보니 전문번역가보다 일문과 대학생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어 통번역전문가 이남희씨는 “지자체 홈페이지를 보니 일본어 전문가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실수들이 많이 보인다.”며 “번역자의 일본어 수준이 낮거나 (일일이 맞는지 대조할 수 없는) 자동번역기를 이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연료송출밸브 열리며 화산 폭발하듯 불산 분출”

    “연료송출밸브 열리며 화산 폭발하듯 불산 분출”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불산 누출 사고는 탱크로리에 담긴 불산을 저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휴브글로벌 직원들의 실수로 연료송출밸브가 갑자기 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9일 지난달 27일 오후 3시 43분쯤 사고 발생 당시 작업 현장에서 5m쯤 떨어진 이 회사 건물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복원해 공개했다. 이 CCTV에 따르면 가스 누출 3분여쯤 사고 현장에서는 작업 반장인 최모(30)씨와 이모(26)·박모(24)씨 등 3명이 약 20t짜리 탱크로리 위에 올라서서 탱크로리의 불산을 공장 바닥에 고정 설치돼 있는 저장고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공기를 불어넣어 탱크로리 속 연료를 저장고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순서는 에어호스 연결→연료 송출호스 연결→에어밸브 열기→연료 송출밸브 열기 등의 순이다. 이어 최씨는 공장을 찾은 펌프 수리기사 이모(41)씨를 만나기 위해 탱크로리에서 내려 왔고, 나머지 2명은 작업을 계속했다. 잠시 뒤 탱크로리 연료 송출구 쪽에서 갑자기 화산이 폭발하듯 하얀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작업자 2명은 분출하는 고압에 의해 순식간에 공장 바닥으로 튕겨 떨어졌다. 현장에 있던 이들 4명은 모두 숨졌다. 탱크로리 바로 옆 건물에 있던 또 다른 직원 이모(49)씨는 유리창으로 들어온 불산 가스를 마신 뒤 공장 뒤편으로 탈출하다가 인근 밭에 쓰러져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회사 허모(48) 대표와 공장장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이 작업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밝혀지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북경찰청 김봉식 수사과장은 “불산 가스 누출 사고는 작업 직원들이 연료송출 호스를 연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수로 일자형 밸브를 건드려 일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미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관계 부처의 보고를 받은 뒤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교통사고가 난 정도로 너무 소홀히 했다. 피해에 대해 어떻게 보상한다는 것은 나오는데 지난달 27일 사고 이후 다음 날 바로 (경보를) 해제하게 된 경위나 책임 등에 대해서는 왜 언급이 없느냐.”면서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경위를 비롯해 책임소재를 국무총리실이 분명히 밝히도록 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보고된 부처 대비나 대처 이외에 법적, 제도적으로 이런 위험물질을 관리하는 데 보완조치가 있는지 모두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학교옆 원룸 알고보니 성매매 업소

    제주도의 한 초등학교 옆에서 불법 사설경마장이 어린이 공부방으로 위장해 영업을 벌였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주변에서는 일반음식점이 룸을 13개나 갖추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접객원을 고용해 유흥주점으로 버젓이 영업을 했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는 원룸을 10개나 빌려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 찾아온 이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일이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27일부터 한 달 동안 하반기 학교주변 청소년 유해업소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불법 변태업소 4113곳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경찰청이 함께 벌였다. 특히 성인용품 판매점, 성인컴퓨터(PC)방, 변태 마사지방, 전화방, 키스방, 립카페, 화상대화방 등 신·변종 업소도 927곳을 적발했다. 경찰은 적발된 업소의 업주, 종업원, 이용객 등 13명을 구속하는 등 3424명을 형사 입건하고, 117명을 즉결 심판에 넘겼다. 학교 주변 휴게방이나 인터넷 휴게실에서 음란물을 유통한 행위도 많았는데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는 ‘인터넷 산소방’에서 컴퓨터를 이용, 음란 동영상을 제공하고 명함형 전단을 뿌리다 적발됐다. 경찰은 학교 주변에 무분별하게 뿌려지는 음란 전단을 뿌리 뽑고자 전단 인쇄 및 제작업자 12명과 전단 살포자 129명도 검거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단은 전단 보관창고를 수색해 불법전단 24만장을 압수했고, 인천시는 주 1회 이상 불법 음란 전단을 단속하기로 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아름다운 사람들(KBS1 밤 10시 50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텅빈 객석 앞, 무대 위에 검은 양복 차림의 노신사가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 그는 55년 경력의 피아노 조율사 이종열씨다. 200여 개의 조율 공구가 들어있는 가방에서 공구를 챙겨든 그의 능숙한 손놀림은 기술이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듯 예술성까지 느껴지는데…. ●사랑의 가족(KBS2 오전 11시 20분) 세계 공연예술가들의 꿈의 무대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이 축제의 현장에서 뇌병변장애인으로 직접 극본을 쓰고 단독 코미디 공연을 선보인 로렌스 클락을 만나본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지원하는 ‘아트 앤 파워’에 이르기까지, 영국의 체계적인 문학창작교육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안녕?! 오케스트라 1부(MBC 밤 11시 15분)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이 한국 내에서 많은 상처와 차별을 받고 있는 스물 네 명의 다문화가정 천사들을 만난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과 아이들의 설레는 첫 만남. 용재 선생님과 아이들이 전하는 기적의 하모니로 아이들의 마음을 변화시킨 3개월간의 오케스트라 이야기가 펼쳐진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추석 날, 송편을 찔 때 솔잎을 까는 이유는 무엇일까. 솔잎을 깔고 떡을 찌면 떡에 세균과 곰팡이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송편은 솔잎으로 찌기 때문에 이름마저 소나무 송에 떡 병 자를 써서 송병으로 불린다. 프로그램에서는 실험을 통해 솔잎의 항균효과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본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50분) 소와 돼지의 발골 작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큰 차이점을 갖고 있다. 소는 부피가 크고 뼈가 많아 분리하는데 고난도 체력이 요구된다. 돼지는 부위별로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 그래서 식육처리기능사에게는 둘의 정형작업이 모두 힘들다. 한편 올해 돼지 값 폭락으로 소 발골 작업자도 돼지 작업에 나서고 있는데…. ●올리브(OBS 밤 11시 5분) 가수 유현상과 손진영, 미스코리아 설수현, 미수다 출신 에바 등이 게스트로 함께한다. 이들은 ‘김기사 대 개성댁’, ‘처월드 대 시월드’등의 키워드로 스타들의 추석 경험담과 그에 따른 명절 증후군 이야기를 나눈다. 또한 명절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한 OX 퀴즈와 명절 증후군의 다양한 관리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 윤하 “1년 6개월 공백기 다른 가수들 보니 질투났어요”

    윤하 “1년 6개월 공백기 다른 가수들 보니 질투났어요”

     가수 윤하(24·본명 고윤하)가 1년 6개월만에 4집 앨범을 들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전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긴 공백을 가진 그가 오랜 기다림 끝에 내놓은 앨범의 제목은 초음속이라는 뜻의 ‘수퍼소닉’(Supersonic).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는 윤하의 바람이 담겨있다. 18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윤하를 만났다.    →오랫만에 발표하는 앨범이라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다.  -비주얼적인 컨셉트 보다는 내 자전적인 스토리가 많이 담긴 앨범이다. 멜로디나 장르는 다르지만, 사운드에 통일성을 갖추고 12곡의 이야기가 한가지 맥락으로 이어지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예전에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많이 버렸다.  →2곡을 작곡하고, 4곡을 작사하는 등 앨범 참여도가 높은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타이틀곡인 ‘런’은 락을 기본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가미됐다. 팬들과의 재회를 감사하는 뜻이 담겨있다. 브릿팝의 요소가 담겨있는 ‘피플’은 피곤한 얼굴로 여의도에 출근하는 직장인 팬들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그들을 위로하기 위한 곡으로 ‘여의도 블루스’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셋 미 프리’는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계속 얻어맞는 느낌이 드는 절망적인 시기에 절망을 노래로 표현한 곡이다.  →2006년 피아노록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혜성같이 등장해 ‘비밀번호 486’, ‘텔레파시’ 등의 히트곡을 내고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긴 공백기를 가졌는데.  -지난 1년 반의 공백기에 한번도 무대에 서지 않았다. 떳떳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공백기가 길어지다보니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고 과연 다시 가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올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열여섯살부터 2박 3일 정도를 제외하고 한번도 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니까 당황스러웠다. 또 엄마랑 24시간 있는 시간이 왜 이렇게 길게 느껴지던지.(웃음)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하면서 매주 가수들이 새 앨범을 가지고 나올 때마다 속으로 많이 부러워하곤 했다,  →그 시간이 내적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을 것 같다.  -그동안은 마치 KTX를 탄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던 것 같다. 하지만, 쉬는 기간 동안 내가 누리던 것들을 돌아보고 감사하게 됐다. 무엇보다 팬의 소중함을 가장 크게 느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을 것 같다.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때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앨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 작업자인 프로듀서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대변자에 머물렀다면, 이제 내 생각과 기분을 음악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예전에는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는데 이제는 밴드 음악 안에서 내 가슴이 뛰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여성 솔로 가수 시장에 아이유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는데, 위기감을 느끼지 않나.  -아이유가 여성 솔로의 기반을 구축해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쉬는 동안 아이유 활동을 보면서 수적으로 열세인 여성 솔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 같아 좋았다. 솔직히 쉬는 기간 동안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인지 모든 가수에게 질투가 났다.(웃음) 그런데 선배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조언에 공감한다. 예전에 걸그룹에 대적해야겠다는 생각에 머리를 금발로 바꾸고 경락 마사지도 받고 외모에 신경을 썼는데 지금은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이돌의 거센 열풍 속에 6년째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어느덧 대기실에서 인사하는 후배가 많아지고 책임감도 점점 늘어난다. 처음에는 삼삼오오 모여서 활동하는 걸그룹 멤버들이 부럽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 시너지를 내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혼자라서 위축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무대에서 나혼자 온전히 보내는 희열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한다. 혼자서 다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솔로가 누리는 것도 많은 것 같다.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는 어떻게 맡게 됐나.  -마지막 활동을 마치고 한동안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고 몸도 안좋은 시기가 있었다. 그때 ‘별밤’에서 의외의 섭외가 왔다. DJ 자리가 내게 걸맞는 옷일까 걱정을 많이했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물론 노래가 끊긴다거나 광고가 잘못 나가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진심을 담은 가수가 되고 싶다. 이제는 열심히 노래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밖에 보여드릴 게 없다. 어릴 적에는 내가 뭐든지 할 수 있어 이 일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응원해주는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 제가 살아가는 모습에 위로를 얻을 수 있도록 존재 자체로 기분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저는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가장 자연스럽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연차에 비해 공연 경력이 짧은 편인데, 콘서트장에서 기타나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광주 수돗물 오염사고는 전형적 人災

    최근 발생한 광주시 수돗물 오염 사고는 정수장 근무자들이 사고 발생 시 대응체계를 규정한 매뉴얼을 지키지 않고 자체 해결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시장, 사고 6시간 만에 보고받아 14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 사고와 관련, 정수장 근무자들이 수소이온농도(pH)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경보가 울렸으나 곧바로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해결하려다 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2일 사고 당시 근무자는 상황실에 2명, 정수 실험실에 2명 등 4명이었다. 수돗물 pH가 기준치 5.8∼8.5 이하인 5.5로 떨어지면서 낮 12시 34분 경보음이 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양모(7급)씨 등 근무자 2명은 떨어진 pH를 중화하기 위해 알칼리제인 소석회를 긴급 투입하는 등 자체 문제 해결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 본부장 문책 대기발령 용연정수장 사업소 측은 4시간에 걸쳐 소석회 800여㎏을 투입했으나 pH가 5.2까지 떨어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섯 시간이 지난 오후 6시쯤 이호준 상수도사업본부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본부장은 강운태 시장에게 2시간가량 더 늦은 오후 8시 15분쯤 보고했다. 그러나 오후 3시 44분부터 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오후 6시 30분부터 소화전 등에서 물을 빼내는 ‘드레인 작업’을 했다. 근무자들이 조기에 물 빼는 작업에 나섰더라면 오염된 수돗물이 가정에 공급되는 양을 줄였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천 물고기 떼죽음 2차 피해 정수장 수질오염에 따른 매뉴얼에는 pH가 5.5. 미만이거나 9.0 이상 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될 때 즉각 상부에 보고하고 시민에게는 24시간 이내에 알리게 돼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와 관련, “수돗물 오염 사태는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낸 인재였다.”며 “시민에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이 본부장을 총무과 대기발령하고 후임에 이병렬 자치행정국장을 임명했다. 지난 12일 오후 1시쯤 광주 동구 용연정수사업소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수동 약품투입 밸브가 열리면서 강산성 응집제가 과다 투입돼 80만여명의 수용가에 먹는 물 기준치를 초과한 수돗물이 공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또 물 빼기 과정에서 오염된 물 수만t이 광주천으로 흘러들어 물고기가 떼죽음당하는 2차 피해도 났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우리 기술 첫 현수교 ‘이순신대교’

    우리 기술 첫 현수교 ‘이순신대교’

    지난 27일 오후 전남 광양시 금호동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로의 ‘이순신대교’ 제2주탑. 높이 270m의 거대한 외벽을 12인승 승강기를 타고 올랐다.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지고 어지러웠다. 63빌딩(249m)보다 높은 해발 250m 전망대에서는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철망으로 촘촘히 이어진 1000여m 길이의 ‘캣워크’(현수교 케이블 가설을 위해 만든 작업대) 위를 걸으니 쉼 없이 거친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살짝 부는 바람에 작업대가 조금만 흔들려도 등에서는 식은 땀이 났다. 황현웅 대림산업 안전부장은 “에어스피닝 공법으로 2개의 케이블을 꼬기 위해 수개월간 하루 100명 넘는 보조작업자들이 24시간 맞교대로 공중에 매달려 일했다.”면서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양쪽 허벅지가 뻐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주탑과 주탑 사이에 지름 5.35㎜의 강선 1만 2800가닥을 촘촘히 엮어 만든 굵은 케이블 2개가 연결됐고, 다시 케이블에서 도로 상판까지 수직으로 강선을 늘어뜨려 거대한 하프 모양이 완성됐다. 녹색바다가 너울거리며 불러온 현기증이 가실 즈음, 인근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동쪽으로 경남 김해가, 서편으론 율촌산업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녹색 바다 건너편은 여수다. 다리는 광양과 여수 사이의 광양만 중간 ‘묘도’라는 섬까지 이어진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일본 함대와 맞서 싸우던 기항지로,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서 마지막 작전회의를 열고 이튿날 노량해협에서 유탄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 충무공 서거 414년 만에 순수 우리 기술로 지어진 첫 현수교인 이순신대교가 완공된다. 현재 공정률은 92%로, 여수엑스포 개막을 이틀 앞둔 다음 달 10일 임시 개통한다. 다리는 캣워크 해체 등을 거쳐 올 10월쯤 공정이 마무리된다. 여수~묘도~광양을 잇는 여수산단의 진입도로인 이순신대교는 국내 교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주탑과 연결된 케이블과 강선의 힘으로 도로 상판을 매달아 놓은 현수교는 최첨단 기술과 고도의 구조역학이 필요하다. 그동안 국내에 시공된 4개의 현수교는 외국 기술력에 의존해 건설비의 10%가량을 로열티로 지불해 왔다. 대림산업은 2007년 11월 공사를 시작, 4년 5개월간 엔지니어링·자재·장비개발·설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소화했다. 8건의 특허출원과 100여편의 관련 논문 발표가 뒤따랐다. 서영화 대림산업 현장소장은 “주탑과 앵커리지에 케이블을 올리는 첨단 가설장비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하는 등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면서 “미국, 일본, 영국, 덴마크, 중국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라고 설명했다. 2개의 주탑 간 거리는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해와 같은 1545m로 국내 최장, 세계 네 번째다. 초대형 여객기인 에어버스사의 A380 42대에 해당하는 2만 3773t의 상판 90개도 이미 주케이블에 연결됐다. 임시 개통을 눈앞에 둔 현장에서는 도로 평탄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처음으로 에폭시 특수포장이 진행 중이다. 케이블과 상판을 잇는 행어 로프의 도장작업도 한창이다. 김동수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은 “이순신대교가 완공되면 여수와 광양 두 국가산단 간 이동거리는 종전 60㎞에서 10㎞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된다.”며 “연간 6300억원의 물류비용 절감 효과와 2조 2000억원대 경제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양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이루마, 전 소속사 상대 음반 제작·판매訴 승소

    이루마, 전 소속사 상대 음반 제작·판매訴 승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 성낙송)는 음반제작업자 김모씨 등 2명이 피아니스트 이루마씨를 상대로 자신들과 계약한 음반의 작품을 다른 업체에서 새로 제작·판매해서는 안 된다며 낸 가처분 신청을 5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씨는 저작권자로서 작품 및 음반 제작에 대한 기여도가 상당하다.”면서 “계약 종료 후 1년간 기존 콘텐츠를 제3자를 통해 제작·판매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 조항에 비추어 2010년 9월 해지된 양측의 계약 효력을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불났던 보령火電 이번엔 붕괴사고

    불났던 보령火電 이번엔 붕괴사고

    사고 은폐, 화재에 이어 작업자 추락까지 국가 기간시설인 발전소 작업자들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27일 오전 10시 50분쯤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 보령화력발전소 5호기 보일러 내부를 수리하던 건설근로자 13명이 작업용 철골구조물(비계)이 무너지면서 10~27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정의환(39·서울 노원구 상계동)씨가 숨지고 박모(50)씨 등 12명이 중경상을 입어 보령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의식불명에 빠진 중상자가 4명에 달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사고는 보일러 안에 높이 40m로 설치된 철골구조물이 무너져 구조물의 27m 높이에서 청소와 버너 점검 등을 하던 근로자들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사고 현장은 추락 직후 구조물에서 빠져나오려는 근로자와 구조되는 근로자가 뒤엉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사고가 난 5호기 보일러는 너비 16.5m에 높이 106m 규모다. 5호기는 지난달 25일부터 가동을 중단하고 정비작업 중이었다. 보령소방서와 경찰은 작업용 철골구조물이 근로자들의 하중 등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한국중부발전과 보일러 정비 용역업체인 한전KPS 작업현장 관계자 등을 불러 정밀 조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계 붕괴 사건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부실작업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업자의 부주의로 비계에서 추락하는 경우는 있어도 비계가 붕괴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비계 설치의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7일 지식경제부가 잇단 발전소 사고에 ‘긴급 에너지자원 안전점검’ 회의를 열었지만, 현장의 안전문화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 일각에서는 발전소 등 관련 업무 종사자의 근무기강이 해이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한편 보령화력은 지난 15일 오후 10시 30분쯤 1호기 지하 1층 전기 케이블실에서 불이 나 정비 중이던 2호기에까지 옮겨 붙으면서 1·2호기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보령 이천열·한준규기자 sky@seoul.co.kr
  • 고리원전 재가동전 비상발전 시동 실패도 숨겨

    고리원전 재가동전 비상발전 시동 실패도 숨겨

    지난달 9일 오후 8시 34분부터 12분간 고리 1호기 원전의 전원이 완전히 차단된 사이에 원자로 냉각수의 온도는 36.9도에서 58.3도로 무려 21.4도 급상승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조의 온도도 21도에서 21.5도로 높아졌다. 사태가 길어졌으면 냉각수가 모두 증발해 방사능 유출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1978년 한국에서 원전 상업 운전이 시작된 이래 가장 위험했던 순간이다. 문병위 당시 발전소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에서 “비상 발령 및 보고 대상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본사의 안전대책 발표가 있었던 날이었고 심적 부담과 두려움으로 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조직적으로 은폐를 시도했던 것이다. 원자력안전위가 21일 발표한 ‘조사 결과’는 한국 원전 시스템이 종사자들의 안이한 태도와 도덕적 불감증으로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장 직원들은 점검 일정을 멋대로 바꿔 안전장치를 소용없게 만들었다. 감시 기능을 해야 할 안전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주재관은 사고를 전혀 눈치채지도 못했다. 중대한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이 합의하는 데는 불과 40분도 걸리지 않았다. 안전위에 따르면 사고 당일 한수원 직원이 감독하는 가운데 용역회사인 한빛파워 시험원 3명이 발전기 보호계전기 시험을 시작했다. 고리 1호기는 점검을 위해 정지된 상태였다. 3개의 외부 전원 회선 가운데 2개는 정비 중이었다. 오후 8시 34분 시험원이 실수로 보호계전기를 차단하면서 마지막 남은 외부 전원마저 끊겼다. 외부 전원이 끊기면 자동으로 기동되는 비상 디젤발전기 2대 중 한 대는 정비 중이었고 나머지 한 대는 운행되지 않으면서 고리 1호기는 완전히 ‘블랙아웃’ 됐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대체 수동 발전기가 있었지만 사용법에 익숙하지 않았던 작업자들은 외부 전원 중 1개 회선을 연결, 사고 12분 만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 문 당시 발전소장 등 간부들은 은폐를 결정한 뒤 당시 근무한 발전팀의 모든 운전원 일지에 발전소 정전 사건의 발생 및 복구 일시 기록을 빼도록 했다. 특히 비상 디젤발전기 기동 실패를 감추기 위해 8일 시험에서 기동되지 않은 사실을 적은 시험관리대장 기록도 조작했다. 은폐는 또 다른 은폐를 낳았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실시한 외부 전원 차단 실험에서도 비상 디젤발전기의 시동이 걸리지 않았지만 추가적인 시험에서 계속 정상 가동하는 것으로 보고했다. 이전에 디젤발전기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지난 4일 비상 디젤발전기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원전이 재가동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안전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정기검사 항목 57개를 100개로 확대 ▲전력 계통 시험에 대한 안전기술원 입회율을 50%에서 80%로 높이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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