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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찬가’ 예산낭비 논란

    광주시가 기존 ‘시민의 노래’를 대신할 새로운 형태의 광주의 찬가와 ‘교향곡’을 만들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는 10월 전국체전을 앞두고 국내 최고의 작곡가, 작사가, 가수 등이 참여하는 교향곡과 시민의 노래 ‘광주의 찬가(가칭)’를 제작하기로 했다. 교향곡은 빛고을 광주의 이상과 꿈을 웅장한 교향곡 형태로 표현, 전국체전 개·폐회식 배경 및 주제음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광주의 찬가는 기존 ‘시민의 노래’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노래로 현대적 감각과 누구나 손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 형태로 제작할 방침이다. 새로운 노래가 소양강 처녀(춘천), 목포의 눈물(목포), 서울의 찬가(서울), 부산갈매기(부산) 등 인기 대중가요가 되도록 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시민의 노래’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데도 이를 아는 시민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향곡과 노래 제작에 수천만원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최근 울산시가 전국체전 때 제작했던 ‘불매야’는 행사 전후로 반짝 불렸으나 지금은 대다수 시민들이 노래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다. 시민 이모 (40·광주시 서구 치평동)씨는 “관 주도로 만들어진 노래가 대중가요처럼 불려질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산장의 여인’권혜경의 삶과 사랑(2)

    가수 권혜경(본명 권오명·權五明).1931년 삼척에서 출생해 의정부로 이사해 지냈던 유년시절, 대문을 세 번이나 열어야만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유하고 엄격한 가정에서 자랐다. 당시 조흥은행에 입사해 사회에 첫발을 디딘 그녀는 1956년 당시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가수모집에 응시, 전속가수 3기생으로 발탁된다.‘사랑이 메아리칠 때’의 가수 안다성씨가 그녀의 방송국 입사 동기다. KBS 전속가수가 된 지 얼마 후 발표하는 ‘산장의 여인’에 이어 그는 당대 최고 작곡가들인 손목인, 이재호, 손석우, 박춘석씨 등과 손잡고 라디오 드라마 ‘호반에서 그들은’의 주제가인 ‘호반의 벤치’ 그리고 1959년에 개봉된 신상옥 감독의 영화 ‘동심초’의 주제가 등을 취입한다. 예명 ‘권혜경’은 본인 스스로 지었다. 특히 ‘벼슬 경(卿)’자를 이름에 선택했을 만큼 엘리트 의식 또한 강했다. 실제로 그녀는 그때까지 가요의 주류를 이루던 트로트 창법과는 다른 클래식한 창법으로 등장했다. 권혜경씨는 ‘산장의 여인’을 시작으로 인기 가수 대열에 들어선 지 2년 뒤 1959년, 그녀 나이 스물여덟에 심장판막증 판명을 받으면서 기구한 운명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 강행한 음반 취입과 공연 등으로 ‘허리가 18인치까지 줄어들었을 정도’였다고 회고한다. 이러한 투병 속에 연예 활동을 하던 전성기의 권혜경은 또다시 후두암까지 선고받는 등 무려 네 가지나 되는 불치의 병마에 시달린다. 그녀의 또 다른 대표곡 ‘물새 우는 해변’은 작곡가 박춘석씨가 투병 중인 그녀를 배려해 호흡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원곡의 멜로디 일부를 개작까지 해 건네준 곡이다. 당시 치료차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지불해야 했던 치료비가 자그마치 2억 5000만원 정도였다고 술회했다. 이러한 삶에 대한 집착의 대가로 그녀는 당시 매스컴의 보도대로 기적적으로 소생하는 듯했지만 또다시 병이 재발하는 등 몇 년간의 가수 활동 내내 사투를 반복했다. 노래 ‘산장의 여인’의 끝부분, 한 구절처럼 그녀는 홀로 ‘재생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로 종교에 귀의하기도 했다. 본래는 수녀가 되고 싶어 했지만 절에서 목숨을 건진 후 불자가 된다. 가톨릭에서 불교로 개종하면서 청담(淸潭) 스님으로부터 하루 5000배씩 절을 하라는 명을 받고 또 다른 힘든 고행을 시작한다. 그리고 비로소 ‘대명화(大明華)’라는 법명을 받기도 했다. 한때 ‘산장의 여인’을 만들어 부르게 한 작사가 반야월 선생에게 ‘하필이면 슬픈 노래를 내게 주어 이렇게 힘들고 외로운 인생을 살게 했느냐.’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적도 있다고 전해지지만 그녀는 오히려 그러한 시련을 딛고 일어섰다. 스스로 남은 인생 모두를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위로하며 자신보다 못한 이웃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녀는 지금까지 근 50여년 간 전국 교도소를 돌며 사형수, 무기수,10대 범죄자 등 재소자들을 격려해오고 있어 수인들 사이에서 지금도 ‘어머니’라는 칭호로 불리고 있다. 교도소 위문공연, 강연만도 400여차례. 이러한 공로로 권혜경은 제34회 세계인권의 날에 인권옹호유공 표창을 비롯해 현재까지 표창만도 500여회 수상했다. 한때 그녀의 빨간 통굽 하이힐은 이제 고무신으로, 그리고 무스와 스프레이로 치장했던 화려한 헤어스타일은 어느덧 백발로 변했지만 아직도 가발을 네 개나 갖고 있는 ‘멋쟁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밤은 깊어갔고 이윽고 그녀의 노래가 ‘동심초’로부터 시작되었다.‘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이 노래를 들으며 여전히 혼자인 그녀의 삶과 사랑이 오버랩되었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산장의 여인’권혜경의 삶과 사랑(1)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산장의 여인’권혜경의 삶과 사랑(1)

    가수 권혜경. 그녀의 이름 앞에는 늘 ‘산장의 여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흔히들 ‘노래가 사람의 운명을 바꾼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러한 경우의 대표적인 가수가 권혜경씨가 아닌가 싶다. 그 노랫말대로 운명이 바뀌어 지금껏 살아온, 그러나 대중 앞에서는 늘 웃는 모습만을 보여 주던 가수 권혜경씨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얼마 전 ‘산장의 여인’의 작사가 반야월 선생과의 술자리에서였다. 작사가 반야월 선생은 어느덧 91세. 그럼에도 하루가 멀다 않고 술자리를 갖는다. 나 역시 얼추 이틀에 한 번꼴은 그 자리에 합류한다. 어느새 5∼6년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노랫말을 쓴 작사가, 동시에 그가 지은 노랫말의 노래비가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세워져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울고 넘는 박달재’,‘단장의 미아리 고개’,‘만리포 사랑’으로부터 비교적 최근에 세워진 ‘소양강 처녀’,‘삼천포아가씨’까지 무려 아홉 개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만큼 그는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역사다. 그만큼 일화 또한 많다. 술자리에서 반 선생이 불쑥 ‘산장의 여인’의 노래비 또한 세워져야 하는 것 아닐까, 주장하다가 화제는 자연스럽게 권혜경씨의 근황으로 옮겨져 갔다. 문득 그녀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내친 김에 전화번호를 입수했다. 사는 곳은 충북 청원군 남이면이라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사는 곳의 위치를 알기 쉽게 설명하지 못했다. 바깥출입을 거의 안하고 산 지 오래이기 때문이라고도 했고 또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는 일흔다섯의 나이 탓이라고도 했다. 마음에 걸렸지만 무작정 주소만 가지고 길을 나섰다. 집은 산마을의 거의 끝자락에 있었다.‘백발, 빨간 옷, 눈 주위의 짙은 검정 색조 화장, 때문에 더욱 작아 보이는 얼굴. 주름살 가득한 웃음. 헐렁한 트레이닝 바지에다가 맨발에 신겨진 검정 고무신….’ 이것이 내가 2년 전에 만난 권혜경씨의 첫 모습이다.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예쁜 집’이다. 열 평 남짓한 정원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나무들이 가득했다. 그 정원 한가운데에 움푹 파여진 웅덩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스스로 혼자 팠다고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팠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했고, 나중에 본인이 누울 곳이라고도 했다. 이 정도 크기면 혼자의 몸을 충분히 눕힐 수 있다고 했고, 언젠가 누군가 찾아와줄 사람들과 되도록이면 가깝게 있고 싶어 일부러 지면에서 얕게 팠다고도 했다. 그녀의 바람은 이 묘 앞에 ‘산장의 여인’ 노래비(碑)를 세우고 싶은 것이라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 ‘산장의 여인’의 바로 그 ‘산장’에 와 있는 셈이다.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 있네/세상에 버림 받고 사랑마저 물리친 몸/병들어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나 홀로 재생의 길 찾으며 외로이 살아가네.” (반야월 작사, 이재호 작곡, 권혜경 노래.1957년 발표) 그녀 나이 스물여섯에 발표한 데뷔곡이자 대표곡. 이 노래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작사가 반야월이 마산 결핵요양소를 찾았다가 그 곳에서 보게 된 한 환자복의 여인을 모티브로 해서 즉석에서 노랫말을 지었다. 그리고 이 가사에 작곡가 이재호 선생이 곡을 붙였다. 얼마 전 사석에서 반야월 선생은 당시 의학으로는 쉽게 치료할 수 없었던 불치병, 즉 결핵을 노래로 치유하고 싶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거실은 널찍했고 벽에 걸린 각종 그림과 사진들, 표창장을 비롯해 상패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는 공간은 마치 개인 기념관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 일으켰다. 벽면에 커다랗게 걸려 있는 사진들과 현재 모습이 묘하게 대비되었다. 물을 마시기 위해 일어섰다가 냉장고 앞에 붙어 있는 글귀에 시선이 멈췄다. ‘나 죽으면 연락해 주세요. 죽은 후 연락처-손성미 02)907-xxxx,019-xxx-0xxx.’ 자필 메모였다. 이 메모 속 ‘손성미’가 누구냐고 물어보았다. 서울 사는 ‘언니의 딸’이라고 했다. 죽음을 거둬 달라고 부탁할 이가 ‘언니의 딸’이라니. 이렇듯 권혜경씨는 이 ‘산장’에서 줄곧 홀로 지내고 있었다.1994년 5월부터다.(계속)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부고] ‘케 세라 세라’ 작곡·작사가 레이 에번스 타계

    195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가수 도리스 데이의 히트곡인 ‘케 세라, 세라(Que Sera,Sera)’를 공동 작곡·작사한 대중음악가 레이 에번스가 92세로 작고했다. BBC,AP통신 등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에번스가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의료센터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스페인어인 ‘케 세라, 세라’의 뜻은 ‘될 대로 돼라, 혹은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에번스는 음악 단짝인 제이 리빙스턴과 공동으로 작사·작곡 등 음악 활동을 했다. 그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의 주제가인 ‘케 세라, 세라’로 아카데미상 영화음악 부문을 수상했었다. 그는 리빙스턴과 함께 모두 7차례에 걸쳐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됐고 1948년,1950년,1956년 등 3차례 이 상을 받았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박성서의 가요X파일](2)‘산너머 남촌에는’의 박재란

    [박성서의 가요X파일](2)‘산너머 남촌에는’의 박재란

    ‘삼천만의 연인’이었던 ‘꾀꼬리가수’ 박재란씨는 빼어난 외모만큼이나 당시 옴니버스 음반들의 커버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데뷔 때부터 전성기였던 196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음반 재킷을 장식했던 가수가 바로 박재란씨로 필자가 확인한 것만도 무려 100여종. 아울러 스크린에도 진출,1959년 박종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손석우씨가 주제가를 맡은 영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에서는 미남, 미성의 가수 손시향씨와 함께 특별 출연해 주제가와 함께 연기를 선보였고 이어 1961년, 영화 ‘천생연분(박성호 감독)’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했다. 또한 1962년 발표된 히트곡 ‘님’은 가사 중 ‘창살 없는 감옥’이라는 단어를 타이틀로 이듬해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아울러 이 노래 ‘님’은 2001년, 작사가 차경철씨 출생지인 울산의 대운산 입구에 노래비까지 건립됐다. 방송과 영화, 취입과 공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시절, 전국을 누비던 ‘박재란 쇼’는 언제나 몰려드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폐가 나빠져 약으로 버티면서도 하루에 무려 30곡이나 되는 노래 연습과 취입을 해야 했어요. 젊었을 때니까 가능했던 일이었겠지만 무엇보다 대중들의 환호가 가장 큰 힘이었지요.” 무대에서 생긴 병은 다음 무대에서 치유되었을 정도로 그에게서 노래는 어려움을 이겨낸 치료제이자 면역력을 키워준 힘이었다.‘대중들 앞에서의 삶’이 전부였던 그에게도 비로소 ‘자신만의 인생’이 펼쳐진다.1959년, 영화주제가 ‘장마루촌의 이발사’를 연습하기 위해 작곡가 김광수씨 집에 갔다가 운명처럼 남편 박운양씨를 만난 것. 동갑내기이자 당시 성균관대생이었던 박운양씨는 작곡가 겸 연주인 김광수씨가 출연하는 ‘무학성 카바레’의 단골로 서로 의형제를 맺은 사이. 그와의 사랑이 시작되면서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바로 1989년 ‘한번만 더’로 사랑받았던 가수 박성신씨다. 아울러 남편이 영화제작에 손을 댔다가 결국 사기를 당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시작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함께 쇼 단체를 만들어 전국 공연에 나서기도 했지만 세상일을 모르고 살았던 이들에게 결코 만만치 않았다. 결국 100평 남짓하던 서울 후암동 2층집에서 용산 단층집으로, 또 갈현동 전셋집으로 전락하며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갔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부간의 불화로 인해 결국 이혼을 택한 뒤 1973년 혼자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LA에 도착한 그는 나이트클럽 ‘타이거’에서 노래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재기에 안간힘을 썼다. 동시에 한국을 오가며 음반을 발표하며 방송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무렵 미국 시민권을 가진 연예인들이 이따금씩 귀국해 활동하는 것에 대해 ‘국고를 해외로 빼돌린다.’는 투서사건이 발생, 국내 활동이 일체 중단되자 그 역시도 점차 대중들로부터 잊혀져 갔다. 더구나 1979년, 아파트 화재로 모든 걸 잃는다. 밑바닥까지 내려간 그의 생활은 재기에 집착할수록 오히려 그 집념이 병이 되어 심장과 신장에 이상이 오는가 싶더니 급기야는 악성 위궤양으로 발전, 음식물을 삼킬 수 없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유년시절 숱한 잔병치레를 통해 강한 면역력을 키운 동시에 어려웠던 시대를 향해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던 가수 박재란. 이제 그는 스스로 ‘긍정적으로 대할수록 긍정적으로 되는’, 이른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듯 여겨졌다. 너나없이 어려운 시절이었기에 오히려 밝은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나섰던 그, 스스로의 ‘피그말리온 효과’는 지금에 와서 새삼 그를 지탱해주는 에너지이다. 현재는 선교활동을 통해 ‘노래하는 전도사’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sachilo@empal.com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22집 앨범 혜은이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1년만에 22집 앨범 혜은이

    인생의 열정은 과연 섭씨 몇도일까. 사랑이 섞인다면 그 뜨거움은 간단치 않다. 굳게 닫힌, 아무리 차가운 가슴도 봄햇살에 눈녹듯 스르르 녹이겠지. 더욱이, 가슴 터질 듯한 열망의 사랑이라면 목숨까지 걸고도 남겠지. 열정이 없는 인생이야말로 생명력을 잃은 얼음조각과 다를 바 있을까. 열정을 찬란한 태양에 비교한다면 그 온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터. 문득 떠오른다.‘아야, 희망과 열정을 품으면 인생은 마술인 것이여.’ 지금부터 꼭 20년 전이다. 국민 작곡·작사가로 유명한 김희갑·양인자 부부는 자신들의 불같은 러브스토리를 담은 노래 ‘열정’을 만들었다.‘안개속에서 나는 울었어/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 무려 3000여곡을 만든 이들 부부는 지금도 가장 ‘열정’을 좋아한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혜은이(51) 또한 ‘열정’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게 됐다.1980년대 가요계를 평정한 원동력도 ‘열정´ 그대로였다. 그러던 1990년대초, 그야말로 ‘잘나가던’ 시절에 무슨 사연이 있기에 방송계와 가요무대를 훌쩍 떠나버렸다. 이후 나름대로 고통과 아픔의 시간을 견디며 2002년 경기도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에서 ‘열정’이라는 카페를 차렸다. 그러자 소문을 듣고 전국의 팬들이 찾아왔다. 이심전심, 팬들의 열정이 한 군데 모아지고 정기적인 모임까지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5월부터 전국 순회 ‘열정 투어´ 2004년 봄,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직접 작곡·작사가까지 섭외해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선물했다. 이는 ‘영원한 혜은이’를 향한 ‘열정의 발라드’였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혜은이는 ‘이제는 울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용기를 얻어 일어섰다. 신곡 3곡과 1979년도에 발표된 ‘제3한강교’를 리메이크해 ‘강해야 돼’라는 타이틀곡의 음반을 최근 제작하고 방송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것. 이는 1996년 ‘이 어둠에 서서 하늘을 보면’ 이후 11년만에 22번째 독집 앨범 출시와 함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아울러 내친김에 오는 5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는 ‘혜은이 열정투어’에 나선다. 그동안 기다려온 팬들과 뜨거운 체온으로 현장에서 만날 예정이다. 한 여인으로, 어머니로 한동안 음지에서 살아왔던 왕년의 톱가수 혜은이. 금쪽같은 40대를 보내고 나이 쉰하나에 제2인생의 돛을 올려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혜은이를 만났다. 때마침 저녁 방송 스케줄 때문에 케이크와 커피로 미리 요기를 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 전성기 때보다 약간 살이 쪄 보였지만 얼굴은 여전히 동안(童顔)이었다. 게다가 짧은 머리에다 청바지 차림이어서 나이보다 10년은 더 젊게 보였다. 비결을 물었더니 “자주 웃어 주름살이 생길 법도 한데 살이 통통하게 올라서 그런가 봐요.”라며 호호 웃는다. 22번째 앨범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왔다. 혜은이는 2002년 3월 아침방송에 잠깐 출연했다가 ‘열정’이라는 카페를 차렸다는 얘기를 하게 된다. 이를 전해들은 팬들이 카페로 찾아오면서 팬카페가 생겨났다. 혜은이는 이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매년 2∼3차례씩 갖는 정기모임으로 발전했다. 그러던 2006년 봄 어느날, 팬들이 혜은이에게 찾아와 소중한 선물을 하나 선사했다.‘강해야 돼’‘여전히’‘난 네가 좋아’ 등 신곡 3곡이었다. 작곡은 평소 혜은이가 좋아하는 추가열·홍진영씨가 맡았다. 우울증 등으로 방황을 거듭하던 혜은이에겐 너무나 뜻밖의 선물이었다. 더욱 감동스러운 것은 열성팬 50여명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작곡비를 충당했다는 사실.30대 중반에서 50대까지 동참하는 열성팬들은 개인사업 등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라고 귀띔한다. “금액도 밝히지 않고….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에요. 너무 고맙기도 하고 눈물이 막 나올려고 했지요. 나태하게 지낸 제 자신한테 부끄러웠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용기를 얻었고 막중한 책임도 느낍니다.” ●‘제3한강교´ 원래 가사 되살려 리메이크 음반제작에 들어가면서 혜은이는 ‘제3한강교’를 리메이크했다. 원래 ‘제3 한강교’ 발표 당시 가사 중 일부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부분적으로 개사됐다.‘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우리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로 쓰여진 부분이 ‘어제 다시 만나서 다짐을 하고/우리들은 맹세를 하였습니다’로 수정됐다. 또 ‘젊음은 갈 곳을 모른 채’라는 부분이 젊음을 우울하게 했다는 심의당국의 요구에 따라 ‘젊음은 피어나는 꽃처럼’으로 바뀌었다. 혜은이는 “지난 27년간 금지된 가사에 마음이 너무 걸렸다.”면서 “이제 잃어버린 가사를 되찾아 다시 부르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신곡 ‘여전히’는 애절한 발라드 풍으로 혜은이 특유의 고운 음색이 담겨 있다. 또 경쾌한 리듬의 ‘강해야 돼’와 탱고 리듬의 ‘난 네가 좋아’에서는 요즘 가요계에서 접하기 힘든 맑고 청아한 호소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10여년 동안 혜은이에겐 어떤 일이 있었을까.1990년 탤런트 김동현(현재 드라마 ‘대조영’에서 거란의 ‘가한’으로 출연 중)과 결혼했고 이듬해 아들을 낳게 된다. 불행하게도 남편이 영화제작자로 나섰다가 부도를 맞게 됐고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믿었던 동료 가수가 맡겨둔 곗돈을 홀라당 날려버리고 말았다. 아이 키우랴 남편 부도 막아내랴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신곡을 내야 하는데’ 하면서도 다시 가수활동을 한다는 것이 엄두조차 나질 않았다. 그러던 2002년 2월 3년 계약으로 미사리에 카페를 마련했다. 하지만 열정이 되살아나지 않아서인지 하루하루 그럭저럭 꾸려나가는 꼴이었다.2003년 1월에는 집 가까운 곳에서 모시던 친어머니가 76세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한동안 의욕상실에 빠졌다. 그해 8월15일에는 자궁에 물혹이 생겼다는 진단으로 적출수술까지 받게 됐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다 수술로 이어지면서 상실감은 더욱 커졌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겨나더군요. 가게도 안 나가고 계속 우울한 감정의 나락으로 빠져들었어요. 남편에게 괜히 짜증내고, 제 몸을 어떻게 추스를 수가 없더군요. 식구들도 안타까워했지요. 결국 남편과 아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회복될 무렵, 진심어린 팬들과 만나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 다행히 남편의 부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 그는 “미사리 카페를 운영하는 동안 솔직히 돈을 벌지는 못했어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 건 행운이었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가요계도 그렇지 않겠느냐고 하자 “세상 흐름이나 가요계나 너무 인스턴트화되는 추세다.(가수들의)인기도 일회성이 많고 롱런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해야 돼… 세상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혜은이는 제주 출신. 어릴 적 쇼단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돌아다녔다. 대전의 호수돈여고를 졸업할 무렵인 1972년 집안형편이 어려워 업소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1975년 작곡가 길옥윤씨를 만나 ‘당신은 모르실거야’라는 타이틀곡으로 공식 데뷔했다. 이후 ‘제3한강교’‘진짜 진짜 좋아해’‘감수광’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1970∼80년대의 빅스타로 풍미했다. 현재 동료 가수들 중에는 이은하, 남궁옥분, 현숙 등과 친하게 지낸다.“노래방에 가면 ‘입영열차 안에서’ 등 젊은 가수의 노래를 즐겨 부른다.”며 웃는다. 현재 남편과 아들, 세식구가 서울 방배동에 살면서 독실한 신앙생활(감리교 권사)과 어렵게 되찾은 웃음으로 새로운 열정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신학기 고1년생이 되는 아들이 앨범이 나오자 “엄마, 노래 좋은데.”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에 더욱 용기를 얻었다. 요즘 침체 분위기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타이틀곡을 ‘강해야 돼’로 했단다.‘강해야 돼 울지마/세상이 우리를 또 속일지라도/안돼 안돼 여기서 포기할 순 없어’의 가사처럼. ■ 그가 걸어온 길 ▲1956년 제주시 출생(본명 김승주) ▲72년 대전 호수돈여고 3학년때 노래인생 시작. ▲75년 작곡가 길옥윤씨의 ‘당신은 모르실거야’ 음반으로 공식데뷔. ▲77년 MBC 주최 서울가요제 가수왕(당신만을 사랑해),KBS 10대 가수상,MBC예술대상. ▲78년 태평양가요제 2위 ▲79년 MBC 10대 가요제 최고인기가수상. ▲이후 ‘파란나라’‘열정’‘제3한강교’‘진짜 진짜 좋아해’‘감수광’‘울지 않아요’‘영원히 당신만을’‘새벽비’‘잊게 해주오’‘질투’ 등 히트곡만 수십곡 발표. ▲2007년 1월 22번째 독집 앨범 ‘강해야 돼’에 신곡 3곡 발표. km@seoul.co.kr
  • [12·14 서비스산업 대책] 눈길 끄는 정책 7가지

    이번 ‘서비스산업 종합대책’에는 눈길을 끄는 정책들이 대거 포함됐다. 모두 서비스 산업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일반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개선 방안들이다.먼저 문화접대비 도입이 눈에 띈다. 오는 2008년부터는 기업이 접대를 목적으로 전체 접대비 한도액의 5%를 초과해 연극·오페라·전시회·운동경기 등 공연관람권으로 지출하면 ‘문화접대비’로 인정받아 추가 손비 혜택을 볼 수 있다. 전체 접대비의 10%까지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손비로 인정된 접대비가 5조원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 이 제도 도입으로 매년 5000억원의 손비가 추가로 인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법적 근거없이 관광호텔 식음료에 부과되는 ‘10% 봉사료’도 폐지되는 쪽으로 추진된다. 봉사료라기보다는 사실상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종의 급여로서, 가격 상승만 초래한다는 업계의 지적을 수용했다. 정부는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폐지하도록 제도적 인센티브를 준다는 방침이다.차이나타운 활성화 방안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다.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천 중구를 차이나타운으로 지정하고 ‘지역특화발전지구’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여름휴가 분산제’도 실시된다.7∼8월에 휴가가 몰리면서 교통혼잡과 숙박난, 바가지 요금은 물론 관광 업체도 기회비용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다. 공무원·정부투자기관 종사자부터 우선 실시된다.식품유통기한 표시 규제도 바뀐다. 유통기한 품목 가운데 품질 변화가 느리고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아 먹어도 인체에 전혀 문제가 없는 품목은 기존 유통기한 표시 이외에 ‘품질유지기한’을 함께 표시한다. 내년부터 시범 실시된다.아울러 골프장내 숙박시설 설치 구역과 숙박시설 규모에 대한 제한을 완화한다. 골프장내에서 체류하도록 유도해 수익 증대를 꾀한다는 취지다. 골프장 거리 단위도 야드가 아닌 미터로 통일된다.또 최근 스크린쿼터 문제가 불거지면서 극장과 제작투자사간에 의견 대립을 빚고 있는 극장부율, 즉 ‘입장수익 배분비율’도 개선된다. 한국영화와 외화가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유도된다. 현재 한국 영화의 경우 극장 대 제작사가 6대4, 외화는 5대5로 수익을 배분한다. 이밖에 오토캠핑장을 2010년까지 32곳으로 확대하고,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궁 등의 야간개장 시간도 연장한다. 국내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도로교통표지판 제도도 개선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日, 대장금 에로영화 파문

    일본의 한 성인영화제작사가 TV드라마 ‘장금이’를 패러디한 에로영화를 만들어 한국은 물론 ‘한류’열풍이 거센 중국과 일본에서도 커다란 파문을 일고 있다. 일본의 성인채널 ‘잼시티’는 한국 출신의 무명배우를 출연시킨 ‘관능여관 장금의 화원’을 내년 3월 DVD로 발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국음식이 성적 도구로 사용되는가 하면 궁중의원과 궁녀의 부적절한 성묘사까지 적나라하게 담긴다는 것. 특히 영화사는 DVD를 홍보하며 ‘대장금’ 이영애의 사진을 내걸어 마치 그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장금’을 제작한 MBC 민환식 콘텐츠 사업팀장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같은 비디오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놀랍다.”며 “중국과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편승해 이익만을 챙기려는 행동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 팀장은 법률 전문가를 통해 ‘저작권’ 침해 소송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 외주사, 제작비 40% PPL로 충당

    “드라마가 뜨면 제품 홍보가 절로 되는데 뒷거래가 없겠습니까.” 30일 검찰이 발표한 방송 관계자들의 금품수수 비리 수사결과를 지켜본 방송가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이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상품이나 브랜드를 노출시켜 간접적으로 광고효과를 높이는 PPL의 홍수가 결국 비리를 낳았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비리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공중파 드라마 70~80% 외주제작 그만큼 PPL이 방송에서는 개인 차원을 벗어난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현행법상 PPL은 정책적 차원에서 외주제작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외주제작사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제작비가 10억원이 필요한 드라마의 경우, 공중파 방송사는 외주제작사에 6억원 정도만 지급한다. 나머지 제작비는 외주제작사가 알아서 충당해야 한다.PPL이 없다면 드라마를 제작하려야 제작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2000년 이후 PPL이 허용된 덕분에 독립제작사들이 활발하게 양성됐다. 현재 방영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공중파 드라마의 70∼80%가 외주제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PPL이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문제는 투명성이다.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PPL은 모두 정식계약을 통해 제작비로 들어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착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가에서는 PPL과 관련,PD와 업체를 비밀리에 연결시켜 주는 브로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방송가에서 PD들에게 접근하는 ‘PPL 브로커’는 1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PPL의 효과가 입소문을 타면서 건별로 활동하는 브로커도 적지 않다고 한다.●방송가 브로커 10여명 기승 한 지상파 방송국 PD는 “브로커들의 경우 대부분 방송제작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광고대행사나 업체로부터 10∼20%의 수수료를 챙기고, 업체와 PD를 연결시켜 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히트한 한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타고 다닌 승용차가 덩달아 히트를 쳤다.PPL 효과가 극대화됐던 것. 한 PD는 “대박이 눈에 보이는데 검은 뒷거래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으냐.”고 꼬집었다.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아나운서 출신 가수,‘네잎클로버’의 이규항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아나운서 출신 가수,‘네잎클로버’의 이규항

    ‘네잎클로버 찾으려고/꽃 수풀 잔디에서 해 가는 줄 몰랐네/당신에게 드리고픈/네잎클로버 사랑의 선물/희망의 푸른 꿈 당신의 행운을/당신의 충성을 바치려고 하는 맘/네잎클로버 찾으려고/헤매는 마음 네잎클로버’ -‘네잎클로버(이인선 작사, 김영종 작곡)’ 한때 ‘네잎클로버’가 프러포즈용으로도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기에 발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 곡은 아나운서 출신가수 이규항(67)씨가 1968년에 발표한 노래다. ‘이규항’이라는 이름은 특히 중·장년층에게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당시 라디오시대를 추억하게 만들 정도의 스타급 아나운서.60∼70년대 최고인기였던 고교야구 붐과 더불어 그의 목소리는 듣는 이의 가슴을 뛰게 했다. 많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몰래 이어폰을 꽂고 야구중계를 듣던 교실 풍경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라디오가 최고 오락수단이자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 아나운서들의 인기는 절대적이었다.‘아나운서 1세대’인 전영우, 장기범, 임택근, 박종세씨로 이어지는 아나운서 계보를 잇는 이규항씨는 1961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후 특히 스포츠 캐스터로 명성을 날리면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최고령의 야구 캐스터로 활동하고 있다. 말품이 가장 많이 든다는 스포츠 캐스터로 근 40년간을 지켜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기 감각을 읽는 판단력과 순발력, 그리고 무엇보다 장단음을 정확히 구사해서 말의 맛을 두 배로 높이는 실력 때문. ‘언어의 마술사’로도 불릴 만큼 정확한 우리말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는 1939년 3월13일, 서울 연지동에서 부친 이세영씨와 모친 김복순씨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출생해 서울 중앙중·고, 그리고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이규항씨는 명 스포츠 캐스터답게 중앙고 시절부터 대학 때까지 유도를 해온 스포츠맨으로 대한유도회 공인 6단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시절엔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이 없었고 그래서 표현력까지 부족했다. 심지어 지나치리만큼 말이 없는 것이 걱정되어 가정방문이 없던 시절임에도 담임선생이 집에 찾아와 부모와 심각히 진로문제를 상의했을 정도. 이러한 그가 아나운서의 꿈을 꾸게 된 동기는 중학생 시절, 당시 라디오 인기프로그램,‘스무고개’의 사회자 장기범 아나운서의 말씨에 반했기 때문. 당시 장기범 아나운서는 ‘스무고개’를, 그리고 양대 산맥이었던 임택근 아나운서는 ‘노래 자랑’ 사회를 봤던 시절로 이 쌍두마차는 온 국민들의 귀를 라디오에 쏠리게 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등장하자마자 인기 아나운서 대열에 합류했던 이규항씨가 노래를 취입, 가수로까지 활동하게 된 계기는 60년대 중반,‘아나운서 온 퍼레이드’라는 아나운서 장기자랑 무대에 서면서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 펫분의 ‘I’ll Be Home’을 멋지게 부르자 주위에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음반을 취입해도 되겠다고 부추긴 게 계기가 되었다. 결국 당시 방송 스크립터이자 작사가였던 하중희씨의 권유에 의해 ‘네잎클로버’를 취입, 히트하면서 이듬해인 1969년 당시 문화공보부가 주관했던 무궁화대상 남자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아나운서라는 신분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일반무대에 나서기는 힘들었다. 인기에 비해 많은 노래를 취입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한 ‘반쪽가수’였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는 소월 시에 서영은씨가 곡을 붙인 ‘가는 길’을 비롯해 ‘나비바람’,‘하늘인가 땅인가’,‘꿈의 그림자’ 등의 명곡들을 발표했다. 명아나운서의 부드럽고 중후한 목소리로 불려진 이러한 그의 노래들이 우리 가요사에 남겨져 전해진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현재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그는 말의 품격이 무너진 요즘 방송을 ‘언어교통사고’ 방송이라고 개탄한다. 아나운서는 ‘우리말 지킴이’로 특히 ‘춘향이와 이도령’의 말을 구사해야지,‘향단이와 방자’의 말을 써서는 안 된다며 말의 품위를 한층 강조한다. 그는 얼마 전 ‘우리나라 2대 아나운서’ 탄생의 주인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KBS 아나운서 공채로 입사한 이상협씨가 바로 이규항씨의 장남으로 ‘부전자전’의 길을 걷고 있다. sachilo@empal.com
  • 밥그릇 싸움에 시민안전 ‘뒷전’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간의 부처 이기주의로 시민 안전이 위협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 건교부가 추진하는 자동차 관련 민생법안이 산자부의 제동으로 잇따라 후퇴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최근 차관회의를 열어 자동차부품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리콜 제도 시행전 소비자 부담으로 정비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건교부와 산자부간의 논란끝에 자동차부품 인증제 실시 시기는 법안 공포 후 1년 6개월부터, 리콜제도의 적용기간은 자동차 업체의 리콜 공개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는 당초 주무부처인 건교부가 발의한 원안에서 대폭 후퇴한 것이다. 건교부는 당초 리콜 보상기간과 관련, 제작사가 리콜을 공개한 시점부터 소급해서 ‘3년 이내’의 경우 자동차 제작사가 소비자가 부담으로 정비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산자부가 업계의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3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이내’로 법 내용이 바뀌었다. 대통령령으로 리콜보상기간을 1년,2년 등으로 줄일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동차부품 인증제도 도입도 산자부의 제동으로 시행이 늦어지게 됐다. 건교부는 자동차 사고로 해마다 사망자수가 늘어나는 원인의 하나로 불량부품을 꼽고 있다. 부품인증제도 도입 시기를 보통 법안 통과후 효력이 발생하는, 법 공포 후 1년으로 할 것을 주장한 것도 자동차 안전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저질부품의 제작·판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동차 완성품에 대해서만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자동차부품에 대해서도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에 산자부는 “이미 판매된 부품 등에 대한 업계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법 공포 후 3년 이후로 늦출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으로 부처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국무조정실이 나서 ‘1년 6개월 후’로 조정을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에 “산업자원부의 부처 이기주로 국민의 안전이 발목잡히고 있다.”며 비난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경유차 매연저감장치 리콜제 도입

    정부가 수도권대기질 개선을 위해 경유자동차에 부착한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저하 문제(서울신문 9월18일자 1면 보도) 등을 확인하고, 결함장치 시정제도(리콜)를 도입하는 등 사후관리 강화에 나섰다. 환경부는 2일 “저감장치의 성능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제작차에 대한 결함장치 판단 기준과 비슷한 정도의 인증조건을 마련, 이번 달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결함확인검사는 보증기간(3년 또는 16만㎞)의 절반인 1년6개월 또는 8만㎞ 이상을 운행한 장치를 선정해 ▲당초 인증조건을 만족하는 차량이 검사대수의 60% 이상이고 ▲검사대상차량의 평균 저감효율이 인증기준의 80% 이상이면 적합 판정을 내리기로 했다.부적합 판정을 받은 장치 제작사가 시정명령에 따라 장치를 개선한 뒤에도 같은 결함이 발생하면 아예 인증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도 함께 마련했다. 환경부는 아울러 저감장치를 부착한 경유차가 보증기간이 지난 뒤 배출가스 기준을 넘는 매연을 발생시킬 경우, 차량 소유주와 장치제작사간 어느 쪽에 책임을 물을지 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에 관한 판단기준도 연구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설정하기로 했다.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저작권협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신청

    번안곡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가사 저작권 소송에 휘말렸던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지명길(60)회장이 취임 반년 만에 사퇴 압박을 받게 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강영철 감사는 30일 “협회 설립 취지에 반하는 일에 연루된 만큼 회장직을 계속하는 것은 무리라는 회원들의 요구가 있어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강 감사는 “협회 정관에 따르면 명예를 실추하거나 설립취지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징계를, 임원은 징계 없이 바로 퇴임조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징계 회부권이 회장한테 있어 회장 징계 문제를 사법부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자매듀엣 ‘펄 시스터즈’ 출신 배인숙(55)씨는 “번안곡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우리말 가사를 내가 썼는데도 지 회장이 자기 명의로 허위 등록하고 수년간 이득을 취해 왔다.”며 지 회장을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석달여 만인 6월 배씨를 노래의 작사가로 등록하고 지씨가 배씨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는 선에서 합의를 했다. 가처분 신청에 앞서 지난 8일 대중음악 작가 30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대중음악작가연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공문을 보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합의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면 퇴진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작가연대 이태열 이사는 “저작권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회장의 자질 시비는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 회장은 “내가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확정 판결이 난 것도 아니지 않으냐.”면서 “협회장으로 있으면서 재판에 휘말리면 좋지 않을 것 같아 합의를 한 것일 뿐 그렇지 않았다면 법정으로 갔을 것”이라며 저작권 침해 사실을 부인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는 프랑스 가수 알랭 바리에르의 노래 ‘시인(Un Poete)’을 개사한 곡으로 1979년에 나왔다.‘파란나라’(혜은이),‘사랑의 미로’(최진희) 등 많은 히트곡을 작사한 지 회장은 올 2월 임기 4년의 제20대 회장에 취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딴따라, 사진속 남루한 열정 일상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압구정동에서 ‘딴따라 사진클럽, 첫번째 전시’가 열렸다. 스스로 ‘딴따라’들이라 칭하는 12명의 면면들이 눈길을 확잡아 끈다. 뮤지션 김동률과 롤러코스터 기타리스트 이상순을 비롯해 각 분야에서 듬직한 행보를 구가하고 있는 인물들이라 관심은 더욱 증폭된다. 레코딩엔지니어(곽은정), 작사가(박창학), 웹디자이너(이한선), 체리필터 매니저(임무섭), 편곡자(박인영), 음반 프로듀서(이성훈) 등 대중예술 분야에서 각양각색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사진전에는 150 여 사진 작품들이 촘촘하게 걸려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비록 전문 작가로 활동하진 않지만 그들의 명성과 이력을 대략 감지한다면 작품 역시 수준급일 것이라는 예견은 빗나가지 않았다. 삶의 남루한 일상과 감각적 직관으로 점철된 사진속 느낌을 통해 우리가 보고 들어왔던 그들의 활동과 작품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어렴풋이 직감하고도 남는다. 행여, 사진 작업이 자신들의 작품이나 활동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은근한 질문에 완벽하게 어긋난 답변이 되돌아온다. 김동률뿐만 아니라 그들 모두가 사진을 왜 찍느냐는 말에 “그냥 좋아서지요.”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을 통해 거창한 담론을 제시하거나 혹은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 냈다는 말은 입에 담지도 않는다. 그저 일상속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을 담아 내는 일이란 얼마나 감동적이고 경외스러운가라는 것이다. 사진전이 오픈되기 전날 갤러리를 방문한 필자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심혈을 기울인 이 젊은 예술인들의 애정과 열정을 한 눈에 읽어내릴 수 있었다. 본업과 여가활동을 병행하며 세심하게 사진전의 서막을 연 작품들속에는 그들이 세계 각지를 오가며 이방인들과의 소통과 흐름까지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의 교각위로 힘차게 비상하는 갈매기의 날갯짓과 그 아래에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이 담긴 김동률의 사진을 통해 더 숙성된 음악의 새로움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만은 아닐 듯싶다.‘딴따라들의 사진클럽, 첫번째 전시’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가슴으로 박수를 보낸다.대중문화평론가 www.writerkang.com
  • 서울 미세먼지로 年 최대 2만여명 조기 사망

    서울 미세먼지로 年 최대 2만여명 조기 사망

    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은 물론이고 사람의 수명까지 단축시킨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왔다. 그러나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소장 신동천)가 이번에 내놓은 사망 위해도 연구결과는 새삼스러운 데가 있다. 가장 최근의 서울 대기질 오염수준을 토대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장기적 조기 사망자 수를 구체적으로 산출해 냈다는 점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용역 연구결과여서 앞으로 정부가 수도권 대기질 개선정책을 펴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공해연구소는 지난해 서울시내 주택가 등 27곳에 설치된 미세먼지 자동측정망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서울시민 1만명 가운데 급성사망 위해도 2.45명, 만성사망 위해도 20.7명이라는 수치는 매일의 24시간 측정치 가운데 ‘중간값’을 이용해 도출해낸 것이다. 중간값 이상의 오염지역 주민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확률이 이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재앙´ 수준 연구팀은 서울시민의 조기 사망이 경제적 손실을 얼마나 초래하는지도 조사했다. 서울시민 140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다달이 1만 8150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이를 토대로 산출한 서울시민 한 명의 생명가치액은 4억 5000여만원. 신동천 소장은 “미세먼지의 급·만성 사망에 따른 손실비용은 급성일 경우 연간 1조 1111억원, 만성은 9조 3886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경기도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2000만명)로 확대하면 손실비용은 무려 연간 2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서울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경기도·인천의 조기 사망자 및 손실비용은 서울시보다 더 많거나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초 발표돼 충격파를 던진 경기개발연구원 보고서(‘미세먼지로 인한 수도권 사망자 연간 1만 1127명, 손실비용 10조 3865억원’)보다 훨씬 더 심각한 내용이다. 미세먼지가 환경·인체 영향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가히 ‘재앙적’ 수준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경유차 대책, 뾰족수 없나 미세먼지 배출의 최대 주범은 자동차다. 전국적으로는 자동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전체의 43%가량이지만, 서울은 이보다 훨씬 높아 전체 배출량의 73%나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이 때문에 수도권대기질 개선정책의 중점을 자동차에 두고 있다. 하지만 여건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편이다. 자동차 수는 최근 30년 만에 무려 118배나 폭증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970년대 13만여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등록대수가 지난해 1539만대로 늘었다. 연료 종류별 증가 내용을 살펴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70∼80%를 차지하는 경유차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체 자동차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01년 31.4%에서 지난해엔 36.7%로 껑충 뛰었다. 이와는 달리 휘발유차는 확연히 줄어들고 있으며, 미세먼지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LPG 차량은 소폭 증가에 그치는 실정이다(그래프 참조). 지난해 5월부터 허용된 경유 승용차 시판 정책이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정부도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대책을 내놓긴 했다. 경유차 소유주를 상대로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저공해 엔진(LPG)으로 개조 ▲조기 폐차 등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출가스 정기검사와 수시검사 그리고 환경개선부담금 부과를 각각 3년 동안 면제한다는 솔깃한 ‘당근’도 제시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시범사업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올해 안에 “3644억원의 예산을 들여 12만 5000대의 경유차를 개선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달 현재까지 28%(3만 5000대)만 달성했을 뿐이다. 환경부 옥선경 사무관(교통환경기획과)은 이에 대해 “지난해처럼 연말에 개선사업에 동참하는 차량이 대폭 늘 것으로 보여 좀 기다려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기대보다는 지금 추세에 비추면 “애초 계획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더 지배적이다. 경유차 개선사업의 실적 부진도 문제지만 저감장치를 부착한 차량에 대한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의 임기상 대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제대로 부착하지 않거나 일부 장치를 제거한 채로 운행하는 등의 부작용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장치부착 차량을 골라 현장조사를 해보니 상당 수가 매연을 줄이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이에 대한 사후관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저감장치 제작사가 실질적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리콜 제도’의 전면적인 도입 같은 강력한 추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OCN 드라마 주말 안방극장 도전장

    배두나·김민준·오윤아 등이 캐스팅된 제작비 45억원 규모의 16부작 드라마가 사전 제작된다. 지상파에서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는 11월 케이블·위성 영화채널 OCN에서 방송된다. 드라마 제작사가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위성채널과 손잡으면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OCN은 드라마 ‘연애시대’의 제작사인 ㈜옐로우필름과 계약을 맺고 사전 제작 16부작 미니시리즈 ‘썸데이’를 11월부터 방영한다고 26일 밝혔다. OCN이 자체적으로 기획·투자하는 시리즈와 TV영화를 선보이는 ‘OCN 오리지널’(매주 토·일요일 오후 10시) 블록을 통해 방영되는 첫번째 작품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투니버스가 방영한 ‘에일리언 샘’ 등 시트콤이나 단막극 등은 외주제작사가 만들어 케이블·위성채널을 통해 방송한 적이 있었으나, 스타급 배우들이 출연하는 16부작 정통 드라마를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썸데이’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젊은 남녀의 진솔하고 애절한 러브 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로,‘실미도’‘공공의 적2’‘한반도’의 김희재 작가가 극본을 맡았고 ‘카이스트’의 김경용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연으로 배두나와 김민준, 오윤아, 이진욱이 등장한다. 애니메이션과 출판만화용 원화를 삽입, 그동안 일부 영화에서 시도했던 새로운 드라마 형식을 선보인다. 드라마 제작사와 케이블·위성채널이 손잡은 만큼 제휴방식도 기존 외주사·지상파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드라마 제휴로 OCN은 드라마 방영권과 해외영업권을 갖게 되며, 옐로우필름은 국내외 판권과 함께 VOD·모바일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사업권을 갖게 돼 콘텐츠의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을 더욱 활성화할 전망이다. 옐로우필름 오민호 대표는 “기존 지상파방송 외에 다양한 뉴미디어 매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은 제작자 입장에서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고 다양하고 우수한 콘텐츠를 양산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OCN의 김의석 국장은 “‘OCN 오리지널’은 OCN이 직접 기획, 투자하고 방송하는 작품들에 대한 통칭으로, 지상파와 차별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작품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女談餘談] 베이비 샤워/ 이순녀 문화부 기자

    할리우드 스타들의 연예뉴스나 외국 시트콤에 종종 등장하는 파티 중 하나가 ‘베이비 샤워(Baby Shower)’다. 임신 7∼8개월 된 임신부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아용품을 선물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는 모임이다. 할리우드 최강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도 딸 샤일로 누벨의 출산을 앞두고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베이비 샤워 파티를 열었다가 사진이 유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베이비 샤워는 우리의 백일잔치와 비슷하지만 여러 면에서 동서양 문화의 차이가 느껴진다. 우선 백일잔치는 아기가 주인공이지만 베이비 샤워는 임신부를 위한 자리다. 곧 태어날 생명을 축복하는 의미도 크지만 예비 엄마를 격려하는 깜짝 파티의 성격이 강하다. 경제적인 합리성도 돋보인다. 예비 엄마아빠는 유아용품들을 미리 선물받아 좋고, 친지들은 돈이나 금반지처럼 평범한 성의 표시 대신 아기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 파티 전 선물목록을 만들어 물품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센스는 필수다. 바다 건너 풍습으로만 여겼던 베이비 샤워 문화가 젊은 임신부들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동료들이 만삭의 여직원을 위해 사무실에서 파티를 열어주거나 대여섯명의 친구들이 임신부의 집에 모여 소박하게 베이비 파티를 여는 풍경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유아용품 업체나 백화점 등의 홍보성 행사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급기야 공연계에서도 1000만원짜리 베이비 샤워 티켓이 등장해 화제다. 아기를 둘러싼 해프닝을 소재로 한 뮤지컬 ‘베이비’의 제작사가 마련한 이벤트로, 공연 한회를 1000만원에 판매한다. 리무진 서비스, 식사권 증정, 명품 유모차 선물 등 각종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마케팅 전략이다. 전체 객석 430석을 2만 5000원씩에 구입하는 셈 치면 비싸지 않다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 그러나 가장 순수하게 축복받아야 할 임신부와 아기를 위한 파티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제작사의 상술로 활용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노병구(전 한국마사회 부회장)병란(빌립보교회 목사)병렬(전 하나증권 부산지점장)씨 부친상 11일 중앙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860-3591 ●김인수(전 서울시 용산구 행정관리국장)씨 별세 병화(작곡·작사가)필화(한진해운)승화(대림코퍼레이션)씨 부친상 11일 경희의료원, 발인 14일 오전 7시 (02)958-9553 ●백대웅(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경웅(전 삼미 이사)현웅(미국 거주)철웅씨 부친상 김성완(미국 뉴저지 베다니교회 중국 선교목사)고형칠(전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의장)씨 빙부상 11일 영등포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2672-5493 ●박명준(전 외환은행 외환리스)홍준(동양제철화학 부사장)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010-2293 ●최상원(천안 북일고 교사)상본(자영업)상용(중부일보 부사장)씨 모친상 11일 천안삼거리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041)523-5299 ●김한석(전 서초세무서 조사과장)동숙(화순군 계장)영숙(담양군 〃)오숙(광주시 각화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 운영계장)씨 모친상 박철영(철도공사 송정리역 과장)씨 빙모상 11일 광주 조선대 장례식장, 발인 13일 오전 9시 (062)231-8902 ●김성원(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문위원)씨 모친상 조성림(화천중 교사)양승남(사업)씨 빙모상 12일 강원대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33)258-2276 ●석노수(사업)위수(볼보건설기계코리아 부사장)진호(사업)쾌수(〃)씨 모친상 정수용(사업)이래복(〃)씨 빙모상 11일 경기도 여주장례식장, 발인 14일 오전 6시 (031)886-0562 ●신일성(안진회계법인 상임고문)태성(아림인테텍스 회장)경성(당고인터내셔날 대구경북본부장)씨 모친상 이은구(금영주택 고문)최순욱(대탕트 대구지역 사장)임일우(운수 창고업)씨 빙모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2)3410-6915 ●김회상(서울 마포구 보건소)회경(한국일보 편집부 기자)씨 부친상 12일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14일 오전 6시 (031)384-1248 ●박홍준(동양제철화학 부사장·인천공장 공장장)씨 모친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전 8시 (02)3010-2293 ●이계선(예비역 육군 중령)씨 별세 영범(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상용(법무부 국제법무과 부부장검사)씨 부친상 12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30분 (031)787-1501 ●염창섭(프로배구 LIG 사무국장)씨 부친상 12일 안성 성요셉병원, 발인 14일 오전 9시 (031)671-6006
  • 휴대전화 벨소리 중단 사태

    벨소리, 통화연결음 등 생활 속의 즐거움으로 자리잡은 휴대전화 음악 서비스가 수익배분 문제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내 최대 디지털 음원 유통사 만인에미디어는 1일 “SK텔레콤과 협상이 끝날 때까지 음원 공급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공급 계약은 지난달 31일 만료됐으나 갱신을 하지 않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이용자들은 만인에미디어가 보유한 이수영, 플라이투더스카이, 장윤정 등의 일부 곡을 휴대전화 벨소리, 통화연결음, 다운로드, 스트리밍(음악을 다운로드 않고 실시간 재생) 서비스로 들을 수 없게 됐다. 음원 ‘중간 공급자’ CP들도 단체 행동에 나섰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는 이날 가칭 ‘모바일 뮤직 발전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발족, “음원권리자와 이동통신사들이 강자의 지위를 이용해 시장 질서를 재편하려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CP들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반드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통사, 유통사, 제작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중단된 음악 서비스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2일 공식 입장을 발표키로 한 SK텔레콤은 “이통사가 음원 수익의 50%라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재 이통사,CP, 음원 유통사, 제작사가 25%씩 이익을 가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B사이드 스토리] 음악업계 생존권 싸움…소비자 권리는 어디에

    [B사이드 스토리] 음악업계 생존권 싸움…소비자 권리는 어디에

    배고픈 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음악업계가 생존권을 찾겠단다. 비, SG워너비, 에픽하이,SS501 등 30여명의 인기 가수와 음반제작자들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아이-콘서트’ 1부가 진행된 뒤 그렇게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연예인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에 따르면 그들의 숨통을 죄고 있는 자들은 이동통신사다. 현재 수익 배분율은 이통사와 콘텐츠 제공업체(CP)가 60%, 음반제작사가 평균 25%의 수익을 나누고 있는데 생존권 차원에서라도 음원을 제작하는 측이 45%를 보장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통사는 이에 대해 CP업체와 수익을 나누기 때문에 연제협이 주장한 수익률이 맞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CP업체 연합체인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 역시 27일 낸 성명에서 제작자와 이통사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이번 수익률 배분 협상 주체임을 강조했다. 모바일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CP가 배제된 채 수익 배분률 조정이 진행되는 것은 옳지 않으니 그 싸움에 끼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또 불거져 나온 업계의 밥그릇 싸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제협은 ‘연예인 노예계약’ 파문 당시 해당 방송사에 출연을 거부했고, 또 출연 거부를 무기로 각 방송사 시상식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문제 제기의 타당성을 떠나, 그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언제든 출연 금지를 들먹인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데 그들에게 주어진 밥그릇은 언제나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고자 하는 소비자 권리가 지금의 밥그릇을 만들었다. 이들의 수익 싸움에 소비자의 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도 연제협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순차적으로 음원 공급을 중단한다.”는 최후 통첩을 보냈고 소비자 권리는 철저히 무시됐다. 자신의 몫만 보다 많이 가져가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소비자도 배고프다! 송인배 음악전문채널 KM PD songinbae@cj.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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