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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명 탈당선언이후/ 이적의원들 이젠 무소속

    민주당에서 자민련에 입당한 장재식(張在植) 배기선(裵基善) 송석찬(宋錫贊) 송영진(宋榮珍) 의원 등 이적파 의원 4명이 3일 자민련과 결별했다. 이들중 송영진 의원을 제외한 3명은 이날 오후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직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민련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1월초 이적파 의원 4명의 입당으로 20명을 채워 교섭단체를 유지해온 자민련은 8개월만에 다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송영진(宋榮珍) 의원은 4일로 예정된 후원회행사 준비를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으나,이날 밤 보좌관을 통해 탈당의사를 전해와 이적파 4명 전원의 동반탈당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들 의원들은 ‘자민련을 떠나며’란 성명서를 통해 “공조가 파기되고 유대가 무너진데 대해 안타깝다”며 “해임안 가결에 따라 더 이상 자민련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상실했다”고 밝혔다.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에게 2일 작별인사를 드렸으며,4일쯤 탈당계를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의원 꿔주기’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민주당에서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겼던 이들 의원들은 곧바로 ‘친정’ 민주당으로 원대복귀하지 않고 당분간 무소속으로 남아 민주당 재입당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이적파 의원들이 탈당계를 제출하는 4일을 기해교섭단체가 무너지면서 무소속 정당으로 추락한다.교섭단체붕괴로 자민련은 당장 오는 15일 지급되는 3 ·4분기 정당국고보조금에서 8억여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됐다. 노주석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광장] 로잔의 올림픽 기념관에서

    스위스 로잔을 지나다가 IOC본부에 올림픽 기념관이 조성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잠깐 들렀다.기념관은 고대 그리스시대에서부터 현대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었다.각종 경기의 기원과 변천을 한눈에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경기를 보여주는 도자기의 문양과 경기장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근대 올림픽은 1회 경기부터 1990년대의 올릭픽에 이르기까지 각 개최국에서 보내온 기념물을 진열해 놓았다.전시관의 한쪽부터 역대 올림픽대회의 전시자료를 훑어보다가 나는 서울올림픽 자료를 보고 너무나 깜짝 놀랐다.전시관에는호돌이 마스코트, 부채,그리고 서울올림픽 경기장 축소모형이 고작이었다. 다른 올림픽의 경우 자료가 넘쳐났다.올림픽에 직접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거리와 개최도시의 이미지를보여주는 자료,심지어는 우승한 선수의 유니폼이나 우승팀이 사용한 공에 선수들이 서명한 것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12년 전의 그때를 머릿속에 떠올린다.그 당시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총력전의 형태로 경기를 준비했다.올림픽이야말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처럼 여겨졌다.그 몇년간은 정부의 정책과 각종 행사와 공공부문의 투자가 거의 대부분 올림픽을 향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그 모든 기억은 우리의 뇌리에서사라졌다.사실 나는 정부 주도의 그 경기에 열광한 적은 없다.따라서 굳이 기억할 만한 경험도 없다.그러나 정부와 올림픽준비위원회까지 망각의 특혜를 줄 수는 없다.행사 종료와 함께 정부와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은 아마도 경쟁적으로서울올림픽에 작별인사를 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들이 그 후에 체계적인 올림픽 백서를 냈다는 소식도,평가보고서를 작성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다.국회에서도 그런 시도를 했던 것 같지 않다. 자주 로잔을 방문했을 한국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이 기념관의 자료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우리는 어떤 일에 열광하다가도 그 일이 지나면 순식간에 잊어버린다.일반사람들이야 곧바로 잊어도문제 될 게없다. 그러나 그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한 사람들과 단체까지도 이런 태도를 지닌다면,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사를 어떻게 치르느냐도 중요하지만,그 행사를 치른 후에 어떻게 마무리를 하고 행사의 경험과 기억을 어떻게 형상화하여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그 관계자들은 이 점을 무시한 것이다.이제는 로잔의 올림픽 기념관에 자료를 더 보태기가 어려울 듯싶다.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그때의 자료들은세월이 흐르면서 유실되고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올림픽 경기뿐이겠는가.‘조선왕조실록’과 같은 방대한 기록을 문화유산으로 남겨왔으면서도,오늘날 우리사회는 지난 일들에 관련된 자료를 수합하고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일에 너무 무관심하다.정부의 공문서는 물론이고 개별기업이나 단체에서도 그들의 과거의 활동과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분류되어 있지 않다. 이즈음 과거의 공문서와 개별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특히 정부는 이런 일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야한다.한줌의 자료라도 소중히 하고 보존하며 분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토양이 될 뿐만 아니라,그것 자체가 일종의 문화이다. 우리문화를 널리 소개할 월드컵대회도 얼마남지 않았다.월드컵 준비과정도 중요하지만 행사를 치른 뒤 관련자료와 경험을 남기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
  • 印·파키스탄 정상회담 결렬

    [아그라·이슬라마바드 AP AFP DPA 연합] 카슈미르 분쟁 종식을 위한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이 결국 결렬됐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16일 이틀째 회담을 벌였으나 카슈미르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로 합의에 실패했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회담이 결렬되자 바지파이 총리와 1시간 가량 만나 작별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귀국길에올라 17일 새벽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했다. 니루파마 라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평화를 위한 과정과 여정이 진행됐지만 공동선언문 합의라는 종착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회담 결렬을 공식 확인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대변인인 라시드 쿠레쉬 소장은 인도측의 ‘보이지 않는 손’ 때문에 회담이 결렬됐다면서 인도에회담 결렬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회담시간이 수시간이나 연장되는가 하면이날 오전부터 공동선언문 문구 작성 작업이 진행되는 등 비교적 전망이 밝았다.이에 따라 양측 실무자들은 정상회담이끝난 뒤 공동선언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측이 카슈미르 문제를 집중 제기하면서 회담이 결국 결렬됐으며,당초 귀국길에 오르기 앞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던 무샤라프 대통령은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 3차 이산상봉/ 서울·평양 작별 이모저모

    또 기약없는 생이별이다.반세기 만에 그리던 혈육을 만나사흘간의 짧은 만남을 가진 남북 이산가족들은 28일 다시 북으로,남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귀환에 앞서 숙소인 서울 잠실롯데호텔과 평양 고려호텔 현관에서 각각 30여분간 마지막 작별의 만남을 갖고 “꼭 살아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했다.이별의 슬픔을 재회의 약속으로 이겨보려고 애를 썼지만 흐르는 눈물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 ◆서울 북에서 내려온 아들 조기운씨(67)가 어머니 김매월씨(86)에게 “오래오래 사세요”라고 이별을 고하자 노모는 “나 200살까지 살란다”며 아들을 부둥켜안았다. 작곡가인 정두명씨(67)는 “북에 올라가면 이산가족상봉을주제로 한 통일 주제가와 어머니를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겠다”면서 “꼭 가야 하느냐”고 울먹이는 노모 김인순씨(89)를 달랬다.오빠 최복래씨(68)를 떠나보낸 여동생 복순씨(62)는 버스가 출발하자 실신했다. 이날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강항구씨(80)는 북으로 향하는 동생 서구씨(70)가 “형님,통일될 때까지 오래오래사세요”라고 말하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눈물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평양 납북된 딸 성경희씨를 32년만에 만난 이후덕씨는 “너를 두고 어떻게 가느냐”며 딸을 부여안고 눈물을 흘렸다. 3차 상봉에서 유일하게 어머니를 만난 이후성씨(84)는 “어머니가 아파 오늘 못만났다”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아들을 알아보지 못한채 병원에 입원했던 손사정씨(90)는이날 기력을 회복,아들 양록씨(55)를 “얘가 내 아들”이라고 주위에 소개하는 등 뒤늦은 상봉의 기쁨을 나눴다. 끝내 아들(김수남)과는 상봉하지 못하고 평양을 떠나게 된김유감씨(76·여)는 작별인사를 하러 나온 두 딸의 위로를받았다.김씨는 “아들을 못 봐 너무도 서운했지만 이제 마음이 진정된다”며 딸들과 밝은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눈뒤 아들에게 주려고 서울에서 산 파카 점퍼를 큰 딸에게 입혀주며 건강을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이기천씨(76)는 50년 만에 만난 아내 림보미씨(71)와 두 딸에게 주소를 써주며 “꼭 연락하라”고 신신당부.북의 가족들도 “이제 편지교환이된다”는 안내원의 말에 아버지에게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밀었다. 평양 공동취재단·전영우기자 anselmus@
  • 아셈 2000 특집/ 아셈회의 어떻게 진행되나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회식과 폐회식은 차분하면서도고아한 분위기속에 치러진다. 개회식은 20일 오전 9시 30분부터 45분동안 진행되는데 50여명의 국립관현악단이 국악을 연주하는 가운데김대중 대통령을 선두로 각국의 정상들이 회의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3층 오디토리움에 들어서면 리틀엔젤스 단원중에서 선발된 ‘초롱이’들이 한복차림에 청사초롱을 들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삿말을건네며 정상들을 안내한다.이어 정상들은 단상에 앉아 ‘홀로프로’라는 투명유리 스크린을 통해 비디오예술가 백남준씨가 만든 ‘21세기 아셈의 꿈’을 7분여 동안 관람한다. 폐회식은 다음날인 21일 오전 11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치러진다.먼저 의장인 김 대통령과 차기의장국 정상인 포올 라스무센 덴마크총리가 단상에 올라 차례로 연설한다.이어 멀티비전을 통해 5분간 ASEM기간중 정상들의 주요활동을 담은 하이라이트가 방영된다.다음에는 25개 회원국 6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ASEM Festival Orchestra’가금난새씨의 지휘로 ‘신세계 교향곡’의 일부와 우리 음악 ‘얼의 무궁’을 연주한다.연주가 끝난 뒤 정상내외들이 작별인사를 나누며 퇴장하는 것으로 행사는 막을 내린다. 장택동기자 taecks@
  • [‘6.15’이후의 북한] (6)평양 중앙동물원

    평양 중앙동물원은 평양시 북동쪽 대성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바로 옆에 붙은 식물원·유희장과 함께 평양시민들에게 인기 높은 휴식공간이다.중앙동물원은 1959년 4월30일 건립됐는데 부지는 100정보(30만평),수용 동물수는 약 600종 6000여 마리 정도다. 9월5일 오전 중앙동물원을 찾았다.정문을 들어서자 오만근(63) 동물원 기술부원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부 졸업후 40년 동안 동물원에서 근무해온 동물원의 산증인인 오부원장의 안내로 동물구경을 나섰다. 침팬지 사(舍)에는 새끼 네마리가 놀고 있었다.그중 제일 큰 침팬지가 기자 일행을 향해 손을 번쩍 들었다.이름이 ‘꼬마’라고 했다.옆 우리에는 ‘꼬마’‘금동이’의 부모가 있었다.엄마 침팬지에게 오부원장은 “너 돌 안 가지고 왔지?”라고 물었다. “관람객에게 돌도 던집니까?” “저것은 르완다에서 수령님께 선물로 보내왔는데 사로잡기가 어려우니까 군인들이 가서 어미를 총으로 쏘고 새끼만 빼앗았답니다.지금 나이가 설흔살이 넘었는데도 그때 충격을 잊지 못하고국방색옷 입은 사람만 보면 돌이나 흙을 가지고 와 던집니다.” 중앙동물원에 갈 때는 절대 국방색 옷을 입고 가지 말 일이다. “동물들이 새로 오면 적응을 잘 합니까?” “상당한 기간이 걸립니다.산에 있는 동물을 잡아서 수송할 때 충격으로 생기는 병을 ‘수송병’이라고 부릅니다.성질이 급하고 메마른것,겁이 많은 것일수록 빨리 죽습니다.” 동물들이 재주를 부리는 동물 교예극장은 계단식 노천극장이었다.책상과 칠판이 설치된 무대에 여성 조련사가 나타났다. “지금부터 동물들의 간단한 재주를 보여드리겠습니다.‘자,동무들!’” 조련사의 말에 푸들·스피츠·발발이 등 여섯마리의 개가 멍멍짖으며 뛰어 나왔다.개들은 책상에 가서 앉았다.조련사가 말했다.“수학문제 풀이입니다.” 조련사는 칠판에 ‘2+3=’ 이라고 썼다.“자,둘 더하기 셋! 누가 맞힐까요?” 흰색 푸들이 앞발을 들고 얌전히걸어나와 칠판 앞에 서더니 ‘멍!멍!멍!멍!멍!’하고 다섯번을 짖었다.“잘 맞췄습니다.다음은 덜기(빼기) 문제입니다.” 순간 앞발에양말을 신은 강아지가 나와서 칠판에 쓰인 글씨를 지웠다.‘강아지학생’들은 기자가 낸 문제도 너끈히 맞혔다.개 중에는 수업시간에슬그머니 빠져나가 무대옆 잔디밭을 배회하는 ‘땡땡이 강아지’도있었다.평양교예단을 연상시키는 원숭이의 원통굴리기 재주,강아지들의 회전마차 뛰어넘기 재주들이 이어졌다. “재주 부리는 강아지는 특별히 선발하나요?” “영리한 개를 고르되 주로 숫놈을 택합니다.암놈은 새끼를 배면 공연을 못하게 되는데 사람과는 달리 다른 개가 대신해줄 수가 없습니다.” 호랑이사 앞에는 관람객이 와글와글 했다.남쪽과 꼭 같았다.“조선의 백두산범,중국의 동북범,소련의 우수리범이 모두 같습니다.하룻밤 사이에 국경을 넘나드니까요.조선범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범입니다. ” “지금도 백두산에 호랑이가 있습니까?” “예,있습니다.우리 동물원에서 야생동물 조사도 하는데 눈 위나 빙판 위에 발자국 찍힌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 3일 서울대공원에서 공개한 백두산 호랑이는 이곳 중앙동물원에서 보내온 것이다. 코끼리사에는 어린 송아지만한 새끼 코끼리가 놀고 있었다.올 5월에 태어났다고 했다.1960년 베트남의 호치민 주석이 전쟁 시기에 군수물자를 많이 날라 영웅 칭호를 받은 코끼리를 선물했는데 그 증손자라고 했다. 스웨덴 스칸센 동물원장이 기증했다는 열대동물관을 거쳐 마지막으로 구관조의 일종인 ‘금댕기새’를 보러 갔다.동물원에 오면 그놈의 작별인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여성 조련사가 나와 먹이를 주면서선창을 하자 마침내 금댕기새가 입을 열었다.중성 목소리였는데 발음은 앵무새에 비할 수 없이 정확했다.“안녕하십네까? 안녕하십네까?” “천리마,천리마”“우리의 소원은 통일!우리의 소원은 통일!”신준영기자 junyoung@
  • 90년대 여성 작가 비판 고조

    90년대 여성작가들에 대한 비판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평단 일부의일방적인 성원 속에 대중적 성가가 높은 이들 문학을 ‘속빈 강정’으로 꼬집은 평문들이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 지적과 비판의 강도가 날로 강렬해져 주목된다.여러 비판 가운데 작가신경숙과 전경린에 관한 평문이 특히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평론가 정문순은 문예중앙 가을호에 ‘통념의 내면화,자기위안의 글쓰기’란 제목으로 올 초 발간된 신경숙의 소설집 ‘딸기밭’을 분석하면서 작가의 ‘속 비어있음’을 날카롭게 적시하고 있다.그는 신경숙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정문순은 90년대 문단의 바로미터로 보아도 무방한 신경숙의 소설이80년대 문학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에 둥지를 틀고 있다는 데서 문제의 뿌리를 보고 있다.신경숙 등 90년대 문학은 비판적으로 계승할 힘같은 것이 있어 80년대 문학을 대체한 것이 결코 아니라 그저 운좋게 ‘무주공산을 점령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사회변혁,민주화 등 80년대 거대 담론에 억눌려 말해질 수 없었던 삶의 다양성이나 개인의 내면성 등이 신경숙의 개성적인 문체에 힘입어 표현된다고 얘기되어 왔지만 신경숙이 집착하는 자의식과 내면의 세계는 자신과의 치열한 고투에서 나온 산물은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신경숙의 내면성 추구 문학은 현실과의 사투없는 고분고분함에 불과한데 80년대 문학의 적극적·낙관적 세계관에 배반당하여 무력감에젖어들던 90년대 문단이나 평단 일부가 스스로를 위로할 셈으로 이를과도하게 높이 샀다는 것이다. 아무튼 90년대 신세대 문학은 근본적으로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패배의식에서 나온 자기 방어적 성격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런 만큼신경숙 등 이들의 작업을 90년대 문학계의 대안으로 평할 수 없다고정문순은 못박는다.그러면서 그는 이전부터 제기돼 온 여러 신경숙작품에 대한 표절 의혹을 신경숙 문학의 본질적인 문제로 다시 거론하고 있다.단편 ‘딸기밭’은 편지 부분에서 남의 문장을 무더기로옮겨놓은 것으로,‘작별인사’는 일본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가족’을 본딴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작품‘기차는 7시에 떠나네’는 패트릭 모디아노,최윤,윤대녕과의 관련성이 언급된 바 있고 단편 ‘전설’은 명백히 일본의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의 표절작이라고 정문순은 말한다.그러면서 그는 “문단이 실력보다 무늬가 큰 작가를 자기네 취향과 상품성을 고려하여 띄워준 점이 과연 표절을 낳은 요인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을까”라고 묻고 있다. 한편 평론가 이명원은 ‘작가’ 가을호에서 대표적 90년대 여성작가의 한 명인 전경린의 장편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불륜을 다룬 이 소설에 대해 이명원은 윤리적 일탈에 대한 가치판단에서가 아니라 불륜을 ‘서사화’하는 과정에서의 생에 대한 인식과 제도에 대한 비판의식과 관련,‘본격문학의 외양을 두른 함량미달의 낯뜨거운 연애담에 불과하다’고 통박한다. 본격문학의 외양 속에 대중문학의 기제들을 무차별적으로 유입시켜소설의 가독성을 높이고 소설의 상품성을 고조시키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뭔가 심오하고 비의적인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던져준다는 것이다.즉 무늬만 그럴듯한 ‘의사(擬似)-본격문학’이란 것.이같은 비판들은 90년대 여성작가 작품을 그저 재미있게 읽은 독자들한테 다소 의외로 들릴 수도 있으나 문학을 삶과 세계에 대한 치열한이해로 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겐 수긍되는 대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영기자 kjykjy@
  • 남북정상회담 D-24/ 판문점 5차 준비접촉 이모저모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절차 합의서가 타결된 18일 양측 대표들은 그동안의 긴장감이 풀린 듯 활짝 웃으며 여러차례 악수와 포옹을 하며 서로의 노고를 격려했다. ■북측 김령성 단장은 남측 대표들과 헤어지기 앞서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고 작별인사를 건넸고 남측 양영식(梁榮植) 수석대표도 활짝 웃으며 손을흔들어 화답했다.김 단장은 남측 취재기자들에게도 “수고 많았다”며 인사를 했다. 양측 대표들은 합의서 교환이후 포즈를 취해달라는 사진기자들의 거듭되는요구에도 전혀 싫은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여유있게 응했다.김 단장은 “좋은 합의를 이뤘는데 많이 찍을수록 좋지”라며 활짝 웃는 표정으로 자세를취했다. 양 수석대표와 북측 권민 대표는 서로 포옹하며 합의서 타결에 따른 기쁨을만끽했다. 실무 절차합의서 타결을 이뤄낸 남북 대표단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양측수행기자들에게도 이어져 서로 “평양에서 다시 만납시다”,“서울에서도 웃으면서 악수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며 덕담을 나누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 20주년이기도 한 이날 김 단장은 환담과정에서 5·18을 화제로 꺼내 눈길을 끌었다. 김 단장은 “20년전 5·18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의 5·18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주는 그러한 추억이 남는날로 만들자”고 말했다. ■준비접촉 1시간여 만인 오전 11시15분쯤부터 준비접촉 장소 주변에는 마지막 미합의 사항인 기자단 수가 50명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일찌감치 타결 분위기가 감지됐다. 양측 대표들은 오후 1시16분쯤 각각 수행원들의 도움을 받아 서명한 합의서를 최종 교환했다. ■준비접촉이 시작되면서 합의서 도출을 위한 남북 양측의 긴박한 움직임이계속됐다. 접촉 1시간 후인 이날 오전 11시5분쯤 정회에 들어갔으며 15분쯤부터는 양수석대표와 김 단장의 단독수석대표 접촉이 시작됐다. 일반 대표 2명은 별도의 장소에서 합의서 문안정리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작업은 12시를 넘겨 계속됐다.북측 최성익 대표는 “의제는 4·8 합의서를기준으로 ‘7·4 남북공동성명’이 들어갔으며,두분(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이름도 명시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지난 접촉 때와는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비교적 상세히 답변해눈길을 끌었다. 특히 남측 기자들이 김 단장의 한자이름이 ‘신령 령(靈),이룰 성(成)’이맞냐며 확인을 요구하자 취재기자가 수첩에 적은 한자를 들여다 본 뒤 “거의 비슷합네다”라고 답변. 이번 5차 준비접촉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날씨에 관한 양측 대표의 얘기로대화가 시작됐다.김 단장은 “오늘 날씨가 푸근히 덮어주는 것을 보니 5차접촉을 포근히 어루만져주는 것 같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양 수석대표가 “부드럽게 시작되는 것을 보니 (오늘 접촉이) 부드럽게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화답했다. 이어 북측 최성익 대표는 마중나온 남측 손인교 대표에게 “이번에 장·차관이 얼마나 오는지 알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 등 합의서 타결이 임박한 듯대표단 면면에 관심을 보였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 선동열 “아듀! 마운드”…나고야 4만여관중 환호

    ‘국보’ 선동열(37)이 ‘괴물타자’ 마쓰이 히데키(26)와의 맞대결을 끝으로 29년간 야구 애환이 깃든 유니폼을 벗었다. 선동열은 9일 오후 1시 일본 나고야돔에서 벌어진 주니치 드래곤즈-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직전 마쓰이를 상대로 은퇴경기를 벌여 공 2개를뿌렸다.마쓰이는 선동열의 2구째를 잡아당겨 1루수 글러브를 맞고 빠져나가는 실책성 안타를 만들어 일본 최고 타자임을 과시했다. 연봉 3억5,000만엔(2위)을 받는 마쓰이는 지난해 홈런 42개(2위),타율 .304를 기록했다. 선동열은 앞서 20분간 펼쳐진 은퇴식에서 주니치의 사토 사장으로부터 ‘명예선수 인정서’와 꽃다발을 받았고 선동열은 작별인사와 함께 불우이웃기금100만엔을 내놓아 4만여 관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당초 선동열과 마쓰이의 맞대결은 계획에 없었다.선동열은 은퇴경기 때 선발 등판,1회 톱타자 1명을 상대할 예정이었으나 마쓰이와의 맞대결로 선동열은퇴의 의미를 더하자는 센트럴리그 사무국의 권유와 주니치구단의 수용으로 성사됐다. 그동안 주니치는 현역시절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에 한해 은퇴경기를 펼쳤었다. 선동열은 앞으로 1년동안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 뒤 후배양성 등 야구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이다. 김민수기자 kimms@
  • 선동열 ‘27년 야구인생’ 마감

    ‘국보’ 선동열(37)이 27년간 정든 마운드에 마지막으로 올라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선동열은 9일 오후 1시 나고야돔에서 열리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뒤 은퇴식을 갖게 된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센트럴리그 1·2위팀인 주니치와 요미우리가 맞붙는 ‘빅카드’인데다 선동열의 불같은 강속구를 지켜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한·일 두 나라에 화제가 되고 있다.이날 경기는 TV를 통해 일본과 한국(동양위성방송)에 생중계된다. 한국에서는 이상국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장 등 야구관계자와 팬들이 축하응원에 나서고 일본에서는 나고야 지역을 중심으로 한 500여 재일동포들이태극기와 플래카드,징과 장고 등을 앞세워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준 선동열을대대적으로 응원할 예정이다. ‘무등산 폭격기’‘나고야의 태양’‘나고야의 수호신’ 등 숱한 수식어가붙은 선동열은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주무기로 해태 11년 동안 3차례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6차례 팀 우승을 견인했다.또 일본 프로야구4년 동안 10구원승 98세이브 4패의 눈부신 성적을 거두며 지난해에는 팀을 11년만에 리그 정상으로 끌어올려 한국과 일본에서 최정상급 투수로 군림해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1년 더 선수생활을 이어가려던 선동열은 소속팀 주니치가 재계약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선동열은은퇴소식을 접한 메이저리그 보스턴의 집요한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지만 끝내 은퇴 결심을 바꾸지 않았다.지난 1월 영구 귀국한 선동열은 지난달 18일체육훈장 맹호장(2급)을 받았다. 김민수기자 kimms@
  • 신경숙 중·단편집 4년만에 나와

    인기작가 신경숙이 소설집 ‘딸기밭’(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4년여 만에낸 네번째 중·단편집이다. 수록작품 중 ‘지금 우리 곁에 누가 있는 걸까요’ ‘딸기밭’ ‘그가 모르는 장소’ 등이 99년 이후 최신작이며 이밖에 ‘작별인사’ ‘어떤 여자’‘그는 언제 오는가’ 등이 실려 있다. ‘그가 모르는 장소’는 21세기문학상 수상작으로 가슴아프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다.작가는 뒤에 가서야 사연의 전모를 털어놓는데 단편소설의중요한 작법이 여기서는 다소 심하게 사용되고 있다.사람으로부터 사연과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맑고 넓은 호수의 풍정에 ‘맞춰’ 슬픈 인간사가 구색을 갖춘 것도 같다.호수와 인간사가 아슬아슬하게균형을 잡고 있는데 이 균형감을 싫어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표제작 ‘딸기밭’은 한 여자가 젊었을 때 맺은 두 인연을 이야기한다.여자가 젊을 때 한쪽은 남자,다른 한쪽은 여자인 상대와 잔잔하게 맺을 수 있는인연의 최대치는 어떤 것일까. 김재영기자
  • [金대통령 유럽 순방] ‘大禧年의 국빈’ 맞아 각별한 예우

    *교황청 방문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4일 오후 교황청 국빈방문은 각별한 예우 속에 이뤄졌다. □교황청 방문 의미 종교사적으로 경축의 의미가 가득한 ‘대희년(2000년)’의 국빈방문은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게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의 설명이다.특히김대통령이 교황 면담을 마친뒤 베드로성당으로 이동할 때,교황 특별 전용통로를 이용한 것은 전례가 없는 특별한 예우라는 것이다.또 사크라멘토 채플에서 성체예배를 드리고 베드로 성소를 직접 방문한 것 역시 종교적으로격식을 갖춘 특별 예우라는 게 이곳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황청의 이같은 예우는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희생을 바탕으로한국민 스스로 교회를 세운 역사와 김 대통령의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대한값진 노력,그리고 이 과정에서의 정신적·육체적 간난과 질곡을 가톨릭신자로 이겨낸 돈독한 신앙심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대사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환영행사및 교황면담 김 대통령은 이날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환영 행사장인 ‘성 다마소’ 광장에 도착,제임스 마이클 하비 교황청 궁내성장관의 영접을 받았다.이어 교황의 거처인 ‘식스토 5세의 궁’ 2층 크레멘티나실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은뒤 트로네토실로 옮겨 교황과 만났다.올해79세인 교황은 김 대통령에게 “찬미 예수,감사합니다”라며 악수를 청한뒤“한국의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대주교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고 웃으며인사했다. 이어 김 대통령과 교황은 교황 집무실인 서재에서 30분동안 단독 면담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고통을 겪었던 우리 국민에게 정신적 위안을 주고 나아가 21세기를 개척해 나가는 데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이에 교황은 지난 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행사 및 103위 시성식과 지난 89년 제44차 세계 성체대회를 위해 방한했을 당시 한국민의 환영과 우정,환대를 거론하며 “(남북간)화해를 향한 길이 멀고도 험난하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결코 낙담하지 말기 바란다”고 용기를 북돋웠다. 면담이 끝난 뒤 교황은 김 대통령에게 교황의 초상이 새겨진 기념 메달과바티칸 박물관 안내 책자를,이 여사에게는 로사리오 묵주를 선물했다.김 대통령은 교황에게 금속제 거북선 모형과 ‘경천애인(敬天愛人)’이라고 쓰인백자 항아리를 선물했다. 김 대통령이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으로 저와 제 아내가직접쓴 것”이라고 말하자,교황은 “아름답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 “한국인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빈다”고 작별인사를 했다. □베드로성당 방문 이어 김 대통령 내외는 베드로 성당에 도착,25년만에 한번씩 열리는 성문(聖門)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김 대통령은 미켈란젤로의조각인 ‘피에타상’을 잠시 감상한뒤 소예배실로 들어가 성호를 긋고 기도했다.또 베드로 성당 지하에 있는 초대 교황인 베드로 등 역대 교황 264명의대리석 무덤을 둘러보면서 기도를 계속했다. 김 대통령은 “지난 89년 야당(평민당) 총재때 처음 만나 느낀 그대로 정신세계가 맑고 인자한 모습이었으며,한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이루 말할 수없었다”고 방문소감을 피력했다.교황청은 지난 63년 우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국가원수인 교황은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 전세계 가톨릭 교회의 영적 지도자이다. 로마 양승현특파원 yangbak@. *이탈리아 여정 스케치. 유럽 4개국을 순방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내외는 3박 4일의 로마방문일정을 마치고 5일 오후(현지시간)이탈리아 최대 산업도시인 밀라노에 도착,미리 와 있던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 등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고 본격적인‘세일즈 외교’에 들어갔다. 앞서 김 대통령은 4일 오후에는 피아트(FIAT)회장단을 면담하고 동포간담회를 가졌다. □동포간담회 김 대통령은 4일 오후 숙소인 그랜드호텔에서 이탈리아 교민 20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조국발전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어느 대기업 간부가 ‘수조원을 벌었는 데,40%는 대통령 덕’이라고 말해 나는 속으로 ‘60% 이상이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좌중의웃음을 유도한뒤 “한국경제는 완전히 IMF를 극복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또 “섬유제품을 밀라노 못지않게 잘 만들라는 뜻에서 대구지역 섬유산업발전계획을 ‘밀라노 프로젝트’라고 내가 지었다”고 소개하고 “내일 대구시장과 관계자들이 밀라노측과 기술지원,경영전략 등에 대한 협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 국내 정치상황에 대해 “지금 국내에서 지역감정을 놓고 싸우고 있는 데,이런 짓을 하다가는 제6의 혁명인 ‘정보화 혁명’에 적응하지 못하고후손들에게 큰 고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담회 말미에는 로마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중인 성악가 조수미씨가 우리가곡 ‘선구자’ ‘그리운 금강산’과 롯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에 나오는 아리아 등 3곡을 열창,김 대통령과 참석자들로부터 힘찬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김 대통령은 조씨에게 “성악만 하다 혼기를 놓치면 어쩌나걱정도 된다”고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피아트회장단 접견 김 대통령은 숙소에서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회사인 피아트그룹의 조반니 아넬리 명예회장과 파울로 칸타넬라 자동차 회장,마우로파스퀘로 수석부의장 등을 접견하고 한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요청하는등 세일즈외교를 펼쳤다.김 대통령은 이날 피아트측의 대우자동차 인수 움직임을 감안,“피아트그룹과 한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또 국내 통일그룹과 북한이 북한 남포에 피아트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한국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대외개방이 촉진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로마 양승현특파원
  • [양승현의 취재수첩] “저는 죄인입니다”

    박주선(朴柱宣)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26일 오전 출입기자실에 들러 사퇴성명서를 돌렸다.성명서에서 스스로를 “대통령에게 죄를 지은 사람”이라고표현했다.기자들이 잠시 자리(청와대 수석들의 브리핑을 위해 기자실 중앙에마련된 의자)에 앉기를 권했지만 거절했다. “옷로비 사건을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사람이…” 그는 기자들의 쇄도하는 질문에도 서서 짤막하게 대답했다.김태정(金泰政)전 법무장관에게 사직동팀의 최종보고서를 보낸 경위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사직동팀의 내사를 통해 진상이 규명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참고차원에서 보낸 것이다.현직총장으로서 부인이 관련됐고,음해성 루머가 돌아다닌 상황에서 본인도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해 그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대통령 보고문서를 (김 전장관에게)보낸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박비서관은 “이제 특검수사를 지켜보자”는 말을 끝으로 기자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돌아가며 악수를 하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을 모시고 영광스럽게 일했다”고했다.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박주선 비서관.그는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일하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공직기강 확립과 사정업무를 기획하는 중책을 맡았다.그는 담백한 사람으로 공사(公私)를 구분하려고 노력한 충성심 강한 검사였다는게 주위의 평이었다.취임초 친구들이 모아준 300만원을 “청와대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되돌려준 것은 그의 신중한 처신을 엿보게 하는 일화중 하나다. 그는 상황이 어려우면 “내가 어떻게 그 얘기하느냐”고 비켜갔으면 갔지,거짓말은 하지 않았다.자신에게 ‘옷로비 사건 축소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있던 지난 25일에도 김 전 법무장관 부부의 자진출두를 자신이 요청했다고털어놨다.“진실규명을 위해서다.그 이상은 없다” 지난 79년 서울지검 검사로 출발한 그는 김 전 장관을 7차례나 직속상관으로 모셨다고 한다.그는 언젠가 사직동팀 내사단계에서 김총장이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 대한 조사소식을 듣고 전화를 걸어 “네가 어떻게 나에게 한마디 귀띔도 없이 그럴수가 있느냐. 일국의 검찰총장이 봐달라고 할 것 같아서 그러느냐”는 항의를 받고 인간적인 고뇌를 수없이 느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는 이따금 진실규명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공세와 언론의 보도에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그의 분노가 다시 검사의 길을 걷게 할지, 아니면 정치인으로 새로운 길로 들어서게 할지 주목된다.
  • [데스크시각] 김우중회장의 歸去來辭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김우중(金宇中) 대우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작별인사 내용을 읽어보니 착잡한 심정에 잠긴다.맨손으로 거대 그룹 대우를 일으켜 우리나라 5대 재벌로까지 키웠으나 허망하게 바벨탑을 쌓고 만 그의 심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제는 뜬구름이 된 제 여생동안 그 모든 것을 면류관(冕旒冠) 삼아 온몸으로 아프게 느끼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그동안 전하지 못한 많은 사연들을 그대로 가슴 속에 묻어둔 채 그 안타까운 심정만 대우가족에 대한 영원한 빚으로 남겨놓겠습니다”. 옛 중국 진(晉)나라 때 관직을 버리고 귀향할 때 애달픈 마음을 귀거래사(歸去來辭)로 표현했던 도연명(陶淵明)의 심사도 김회장의 그것과 비슷했으리라.다른 게 있다면 도연명이 전원생활을 사모,자발적으로 관직생활을 등지고 낙향한 반면 김회장은 사실상 ‘떼밀려서’ 사퇴서를 내고 한달 이상 유럽등지를 떠돌고 있다는 점이다.그리고 귀국하면 있을 지도 모르는 사법처리를 서글픈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지. 얼마 전 식사자리에서 만난 한 경제부처 차관은 이런저런 세상사를 얘기하다가 한가지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줬다.옛날 유럽군대에서 병력과 인재를 활용하는 네가지 방법을 제시한 장군이 있었다는 것이다.이 용병술(用兵術)의골자는 이렇다.“첫째,머리 좋고 부지런한 사람은 참모로 써라.둘째,머리 좋고 게으른 사람은 야전사령관에 임명하라.셋째,머리 나쁘고 게으른 사람은일선 보병으로 보내라.넷째,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사람은 보는 그대로 죽여라”. 여러가지 해석이 많겠지만 넷째 경우를 보면 이 용병술이 다소 조크성이라는 느낌이 든다.‘보는 그대로 죽이라’는 의미가 머리가 나쁜데 부지런해서 오판을 하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주석(註釋)을 단 까닭이다.다만분명한 것은 어느 국가나 조직이건 지도자나 최고경영자가 인재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인 것 같다. 김회장의 대우판 ‘귀거래사’를 읽으면서 그가 과연 대우를 키우고 일으키면서,또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용인술(用人術)을 썼을까 하는 상념에 잠긴다.김회장은 머리도 좋고 워크홀릭(일 중독자)으로 불릴 정도로 부지런한 인물이다.주위에도 특정학교 출신들을 중심으로,학벌좋고 부지런한 사람들이많았다. 그렇다면 대우 몰락의 배경에는 혹시라도 똑똑하고 머리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사령부(CP·그룹본부)에서만 조직이 기능하고 작동했을 뿐,일선을 지킬 야전군사령관이나 장군을 모실 우직한 병사들은 적었던 것은 아닐까. 또 김회장을 주군(主君)처럼 받들고 생명을 바치거나,위기를 당해서도 꼿꼿하게 직언(直言)한 사람들이 대우에 별로 없었던 것은 아닐까. 현대나 삼성 등 다른 그룹들에 비해 대우에는 회장실을 중심으로 지나치게특정 엘리트군이 포진,위기 때 오너를 사수하는 ‘붉은 혈기’ 대신 ‘창백한 지성’만이 눈에 띄었다는 반성이 나오는 것을 보면 김회장의 잘못된 용인술이 오늘날 대우사태를 초래한 원인 가운데 하나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늦가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다.길거리의 낙엽을 밟으면서 왠지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마침 최근 단행된 청와대비서실 인사를 놓고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하면 자기 몸을 던져 끝까지 방어할 사람들을 임명하기 마련”이라는 언론해설들이 자주 나온다.주군과 운명을 같이할 정도의정신력과 의리,사명감은 정치판뿐만 아니라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고있는 재계에도 지금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鄭鍾錫 경제과학팀장 elton@
  • 김우중 회장, 임직원에 서한

    “그간 전하지 못한 많은 사연들을 그대로 제 가슴에 묻어둔 채 안타까운심정만 대우가족에 대한 영원한 빚으로 남겨놓겠습니다” 유럽에 한달넘게 체류 중인 김우중(金宇中) 대우 회장이 22일 대우 전 임직원들에게 작별의 편지를 보내왔다. ‘임직원과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이 편지는 임직원들에대한 사과로 시작됐다. 김 회장은 “한없는 미안함을 가슴에 안고 대우가족 여러분께 마지막 작별인사를 드린다”며 “여러분과 고락을 함께 한 지난 시절을 진실한 정이자값진 보람으로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엄청났던 열정만큼이나 좌절된 꿈에 대한 비통과 회한도 짙게 묻어있다.그는 “대우가 살아온 지난 세월에는 국가와 명예와 미래를 지향하는 꿈이 항상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었다”고 회고하고 “그러나 자랑스러웠던 여정은 오늘에 이르러 국가경제의 짐으로 남게 됐으며 우리의 명예는 날개가 꺾이고 말았다”고 적었다. “구조조정의 긴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빚어진 경영자원의 동원과 배분에대한 주의 소홀,용인되지 않은 방식으로 접근하려 했던 위기관리 등 예기치못한 상황에서 초래된 경영상의 판단오류는 지금도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며 자탄했다. 그는 “(나는)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작은 몸짓조차 하지 않겠다”며 “대우의 밝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면 지나온 어두운 과거는 스스로 짊어질 생각이며,뜬 구름이 된 여생동안 그 모든 것을 면류관으로 삼아 아프게 느끼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 대우사태 책임을 피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대우 구조조정본부는 이날 정주호(鄭周浩) 구조조정본부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열어 김 회장의 서한을 공개,전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사내통신망을 통해 띄우도록 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

    지난 추석 성묘 길에 초등학교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을 찾아 뵈었다.6·25동란이 나기 한해 전 1949년에 헤어진 후 50년 만의 만남이었다. 고희를 넘기셨지만 곱게 늙으신 모습에서 젊은 시절의 청초하고 단아한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나는 지금도 선생님을 처음 뵙던 날의 기억이 선명하다.고운 얼굴에 곱게 파마를 하신 모습은 영화배우 못지 않게 예뻐 보였다.벨벳 투피스를 입으셨는데 산골농촌에서 무명옷을 아무렇게 꿰어 입고 논둑길을 뛰어다니던 나에게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 양말이라는 것을 구경도 못하고 맨발에 고무신 신고 다니던 촌놈이 그때 스타킹이라는 것도 처음 보았다.선생님의 종아리에 길게 나 있는 스타킹 재봉선을 보고 맨살이 찢어져 꿰맨 자국이라고 여겼을 정도였다.그 당시 나에게그 선생님은 실로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내가 선생님을 아직껏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그것은 ‘성공경험’이라는 선물 때문이다.선생님은 나에게 학급의 반장 일을 맡겼다.개구쟁이처럼 들녘과 산자락을 헤집고 다니던 나는 반장이라는 직책이 무엇인지도잘 몰랐다.또 공부가 뭔지도 모르는 철없는 개구쟁이였다. 그 철없음 속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실망을 드리면 안되겠다는생각이 들었다.시험을 보면 선생님은 늘 100점을 주셨다.반장이어서 그랬는지,아니면 진짜 성적이 좋았던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공부에 대한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그때 이후로 공부가 재미있었다.집안이 가난하고 어른들이 학교 근처에도 못가본 환경에서 내가 공부에눈을 뜨게 된 것은 선생님의 교육적 지도 때문이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성공경험을 갖게 되지만 특히 어린 시절의 성공경험이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나는 체험으로 느낄 수있었다. 지난 추석 선생님을 만나던 날 나는 성공경험의 교육적 지도를 해주신 선생님에게 진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선생님과 아쉬운 작별인사를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다짐을 했다.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
  • 金大中 대통령 訪中­이모저모

    ◎김 대통령 부부 ‘도라지’ 열창/강 주석도 중 민요 ‘夕歌’ 불러/격의없는 대화… 회담 1시간 길어져/이 여사,여성교류 확대 기대 【베이징 梁承賢 특파원】 중국 국빈방문 이틀째인 金大中 대통령은 12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정상회담◁ ●金대통령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동대청에서 가진 정상회담은 단독회담과 공식수행원이 모두 참석하는 확대회담으로 나눠 진행됐다. 정상회담은 당초 45분으로 예정됐으나 양국 정상이 흉금을 털어놓고 개인신상에 관한 말까지 주고 받는 바람에 무려 1시간 가까이 늦어지는 ‘마라톤회담’으로 진행됐다. 장주석은 회담에 들어가기 앞서 “金대통령은 연세가 나와 동갑내기인데도 훨씬 젊어보인다”고 金대통령의 건강미를 찬상했다고 林東源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이를 받아 金대통령은 “나는 감옥생활이 6년이고 연금 및 해외망명이 10여년이어서 인생의 단절이 있었다고 볼 때 그 기간만큼은 늙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대답,장주석의 웃음을 유도.장주석은 “金대통령은 재야시절 세차례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사람들의 오랜 벗”이라고 친근감을 표시. ○강 주석 안내 의장대 사열 ▷공식 환영식◁ ●이에 앞서 金대통령은 부인 李姬鎬 여사와 함께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장쩌민 국가주석의 영접을 받았다. 金대통령이 인민대회당에 도착하자 예포 21발이 발사됐으며 장주석은 현관까지 나와 金대통령을 반가운 표정으로 맞았다.金대통령은 장주석의 안내로 사열대에 올라 의장대의 경례를 받으며 애국가와 중국국가 연주를 들었다. 국가연주가 끝난뒤 金대통령은 중국 의장대장의 우렁찬 사열준비 보고를 듣고 장주석과 함께 붉은 카펫을 따라 이동해 의장대를 사열하는 등 환영식은 약 10분간 진행. ▷친분인사 오찬◁ ●金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상회담을 마친뒤 부인 李여사와 함께 숙소인 댜오위타이 18호각으로 중국내 친분인사 13명을 초청,과거 야당시절을 회고하며 오찬을 함께 했다. 金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야당시절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걱정하고 도와준 좋은 친구들을 대통령이 돼서 뵙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고 과거의 ‘은혜’에 감사의 뜻을 표시. 이날 오찬에는 우리측에서 徐錫宰 한중의원외교협회장,李榮一 한·중문화협회장,朴晟容 한·중우호협회장이 배석. ○강 주석 제의 받아 이중창 ▷국빈만찬◁ ●金대통령은 부인 李여사와 함께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열린 장주석 내외가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장주석과 흥에 겨워 서로 노래를 주고받는 등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됐다. 만찬도중 金대통령과 장주석은 포도주를 곁들이며 많은 얘기를 나눴고,때로 호쾌하게 웃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고.그러다 한즈핑(韓芝萍)의 노래로 7번째 중국의 민요인 ‘저녁노래(夕歌)’가 연주되자 장주석이 식사를 하다말고 즉석에서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만찬뒤 종업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저녁노래의 마지막 소절은 음이 높아 따라 부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것. 그러자 金대통령은 “여기서 다시 하라”고 청했고,장주석은 즉석에서 노래반주를 요구한뒤 ‘직업가수 수준’에 가깝게 저녁노래를 열창. 이어 장주석은 金대통령에게도 노래를 청하자 부인 李여사와 함께 마이크를 잡고 지휘자에게 “무슨 노래를 할까요”라고 묻고는 지휘자가 청한 도라지를 李여사와 함께 역시 즉석에서 ‘이중창’을 했다. 노래를 끝낸 金대통령은 영어로 작별인사를 한뒤 헤어졌다.金대통령은 “장주석은 훌륭한 분으로 인간적으로도 모든 것을 얘기할 수 있는 관계가 정립됐다”고 평가했다. ▷정상회담 양국 평가◁ ●우리측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중국의 외교적 형식이나 수사를 감안할 때 ‘상당한 성공작’이라고 평가. 金대통령과 장쩌민 주석간 회담도 자세히 뜯어보면 ‘총론’만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정상은 큰 원칙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관계부처나 기관끼리 협의토록 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베이징에서 정상외교 말고 별도의 장관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외교적 스타일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중정상회담이 끝나자 주장자오(朱邦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발표문을 내고 “양국관계와 공동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교환을 통해 광범위한 공동인식에 도달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 그는 ‘협력적 동반자관계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양국관계에 진일보한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해석.그는 그러나 “이것이 동맹관계는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 부인 동정◁ ●李여사는 이날 오전 중국의전국 부녀연합회를 방문,펑 페이윈(彭佩云) 주석 등 연합회 간부들과 환담. 李여사는 이 자리에서 “이번 중국방문을 계기로 양국 여성단체와 여성지도자들이 서로 교류를 좀더 활발히 해 우의를 증진하고 공동의 가치를 확대시켜 나가자”고 당부.
  • ASEM 정상외교·귀국 이모저모

    ◎의장대 사열 생략 대국민 귀국 보고/“어려울때 도와야 친구” 유럽국 설득/영 여왕 방한 초청에 “빠른 시일내…” 【런던=粱承賢 특파원,서울=李度運 기자】 金大中 대통령은 4박5일동안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 일정을 모두 마치고 5일 하오 1시30분쯤 귀국했다.金대통령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런던대 초청강연,3차정상회의,영국여왕 주최 만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서울 도착◁ 金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도착,부인 李姬鎬 여사와 함께 金正吉 행정자치장관과 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의 기내영접을 받은 뒤 金鍾泌 국무총리서리 내외 등 환영인사들의 영접.공항에는 金총리서리 내외를 비롯해 千容宅 국방장관 스티븐 브라운 주한영국대사 내외와 金辰浩 합참의장 康奉均 정책기획·文喜相 정무·曺圭香 사회복지수석 등이 나와 단촐하게 영접.특히 과거 국가원수가 외국방문후 귀국시 가졌던 3군 의장대 사열이 생략됐으며 약식으로 도열병을 통과하는 것으로 대체.金대통령은 공항에서 약 30분간의 대국민 귀국보고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갖고,ASEM회의와 연쇄 정상회담의 내용을 소개. ▷런던대 초청강연◁ 金대통령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런던대 초청 강연회에서 새 정부의 대북 교류·협력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지지를 요청.金대통령은 런던대 방문에서 그레이엄 젤릭 총장으로부터 특별명예교수 칭호를 수여받았고 젤릭 총장 등과 함께 수여증서를 들고 기념촬영. ▷폐막식·3차회의◁ 이에앞서 金대통령은 ASEM 3차회의에서 유럽의 대(對)한국,인도네시아,태국 투자조사단 파견 필요성을 거듭 역설하는 등 다자경제외교활동을 전개.金대통령은 “유럽이 아시아가 어려울 때 도와야 아시아인으로부터 진정한 친구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취지로 유럽 참가국 정상들을 설득. ▷기업인대표 면담◁ 앞서 金대통령은 4일 하오 숙소인 힐튼 파크레인호텔에서 ASEM 부대행사인 ‘아시아·유럽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朴容旿 두산그룹회장,孫炳斗 전경련부회장 등 기업인대표 7명을 면담하고 격려.金대통령은 기업인으로부터 활동내용을 보고받은 뒤“나는 분위기만 조성했으니 여러분 기업인들이 거둬들여야 한다”며 “돈벌어야 한다”“이제 여러분 시대다”라며 기업인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당부. ▷여왕 주최 만찬◁ 金대통령은 또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ASEM 참석 각국 정상들을 위해 버킹검궁에서 주최한 만찬에 李姬鎬 여사와 함께 참석.金대통령 내외는 이날 통역을 통하지 않고 직접 영어나 일어로 다른 나라 정상부부들과 교유했다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언.만찬석상에서 金대통령은 왼쪽 바로 옆자리 앉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 필립공과 함께 1시간여 동안 필립공의 방한 회고 및 한글과 한자 등을 화제로 담소.金대통령은 사인펜으로 “필립공 전하께 만수무강하시길 기원합니다.98년 3월4일.대한민국 대통령 金大中”이라고 즉석에서 약식 휘호를 써주며 “한국을 방문하면 정식으로 휘호를 써드리겠다”고 약속.金대통령이 여왕과 작별인사를 할때 한국서 뵙자고 했더니 여왕은 “예스,베리 순(Yes,very soon)”이라고 답했다. ▷ASEM 2차회의◁ 金대통령은 2차회의에서 정치대화의첫 의제로 상정된 한반도 문제에 관해 기조연설.金대통령은 50년만의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에 의한 ‘국민의 정부’ 출범의미 및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추진,그리고 대북 3원칙 등을 준비된 원고없이 약 7분동안 영어로 설명.
  • 김 대통령 충현교회 성탄예배

    ◎개인신도자격 참석… 경호원수 최소한으로/설교도중 경제난 언급때마다 심각한 표정 김영삼 대통령은 25일 상오 부인 손명순 여사와 함께 취임전에 다니던 서울 역삼동 충현교회에서 열린 성탄예배에 참석했다. 이날 예배의 주된 의제는 역시 경제위기 극복. 예배를 주재한 김필수 목사는 “우리 국민의 방탕과 사치가 경제위기로 이르게된 것을 용서해 달라”면서 “민족을 살리는 복음의 메시지가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기도나 설교 도중 경제난과 관련한 언급이 있을 때 마다 침통한 표정을 짓는 듯 비쳐졌다. 청와대측은 이에 앞서 “김대통령이 개인신도 자격으로 예배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교회에 전달하고 경호원 수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지난해에는 김대통령이 연단에 나가 인사말도 했지만 올해는 이것도 생략했다. 김대통령이 참석했다는 안내방송도 따로 없었다. 김대통령은 예배를 마친뒤 본당 앞에서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했다. 작년에는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으나 이번에는 차분한 분위기였다.김대통령과 함께 매년 성탄예배에 참석했던 현철씨는 인대수술때문에 병원에서 요양중이어서 예배에 참석치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김광일정치특보,김광석 경호실장,최양부 농림해양· 이해순의 전 수석 등이 같이 예배를 보았다.
  • 총재 이양뒤 김 대통령­이 대표의 관계

    ◎이 총재 당 전권… YS는 ‘병풍’/김 대통령 민주계 이탈 막기·공약 측면 지원/이 후보 이미지 구축과정 파열음 가능성도 신한국당 총재직 이양후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대표는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오는 30일 대구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김영삼­이회창의 관계는 ‘총재와 대표’에서 ‘명예총재와 총재’로 바뀐다.김대통령은 명예총재로 한걸음 물러선 뒤에도 원칙적으로는 이대표의 당선을 위해 음양으로 힘을 보태줄 것 같다.그러나 당이 이회창 후보의 ‘이미지 메이킹’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청와대측과 파열음을 낼 개연성도 있다. 박범진 총재비서실장은 “김대통령이 총재직을 이양하게 되면 이회창 후보가 전권을 쥐고 당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김대통령의 주요 임무가 될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말이다.민주화가 자리잡기 이전의 대통령이 보였던 관권과 정보,자금의 지원은 현시점에서 기대할 수 없다.한 당직자는 “민주계의 추가탈당을 막는 것이 김대통령이 해줄수 있는일 같다”면서 “그 정도만 해도 큰 일이지만 김대통령이 총재직을 놓은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이 당직자는 “선거공약 등 정책면에서 정부의 도움과 여당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김대통령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회창 대표측에서는 총재직을 이양받은 뒤에도 김대통령과 정기적 회동을 계속하는 등 협조관계를 공고히 하길 바라고 있다.지난 92년 대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 후보에게 총재직을 물려준 뒤에도 명예총재­총재간 회동이 정기적으로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청와대측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김대통령과 이대표간 정례회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총재직 이양과정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는데 대한 우려도 있다.당은 김대통령이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 당무회의를 주재하고 당무위원과 당직자,사무처요원,출입기자들과 작별인사를 나누는 ‘이벤트’를 계획했다가 중도에 취소했다.또 김영삼 대통령의 주요 업적으로 꼽히는 역사바로세우기,금융실명제 실시와 개헌불가 방침 등이 당의 정강정책 개정과정에서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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