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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록 콘서트를 본다고 생각하세요”...뮤지컬 ‘스쿨 오브 락’ 배우·제작진 내한

    “록 콘서트를 본다고 생각하세요”...뮤지컬 ‘스쿨 오브 락’ 배우·제작진 내한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부담도 컸습니다…잭 블랙처럼 나만의 ‘지문’을 이 작품 안에 찍어놔야겠다고 다짐했죠.“ (‘듀이’역 배우 코너 존 글룰리) “록 콘서트 같은 커튼콜을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음악이 합쳐지고, 개성 있는 다양한 사람이 만나 음악을 만듭니다.”(연출 겸 협력안무 패트릭 오닐)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 ‘스쿨 오브 락’이 오는 6월 8일~8월 25일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스쿨 오브 락’은 록 밴드 단원이었던 ‘듀이 핀’이 초등학교에 취직해 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공연에 앞서 8일 내한 인터뷰를 가진 연출 겸 협력안무가 패트릭 오닐과 ‘듀이’ 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코너 존 글룰리는 이번 뮤지컬이 영화만큼 유쾌한 작품임을 강조했다.2003년 개봉 당시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영화를 뮤지컬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은 웨버의 부인 매들린 거든이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판권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던 웨버였지만, 이후 영화사 파라마운트 픽처스와의 7년간의 협상 끝에 판권을 확보했다. 뮤지컬 제작을 본격화한 웨버는 영화에 사용된 기존 3곡에 록과 팝을 넘나드는 14개 넘버(곡)를 새롭게 추가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이어 영국 웨스트앤드가 아닌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올려진 웨버의 두번째 작품이기도 했다. 제작 초기부터 연출로 참여한 오닐은 “2015년 뉴욕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처음 선보였을 때 관객들이 공연이 끝나고 긴 정적 속에 있다가 큰 박수를 보냈다”며 “내 생애 그렇게 큰 박수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야기와 음악이 작품 속에서 모두 맞아떨어지는 작품이란 것을 그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룰리는 “영화 속 ‘듀이’ 역할을 가장 소화하는 배우는 잭 블랙이겠지만, 저는 저만의 ‘듀이’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고민했다”고 소회했다.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커튼콜 때 배우들이 직접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다. 700개 이상의 조명과 200개가 넘는 스피커가 동원된 무대에서 배우들이 기타, 드럼, 키보드 등을 직접 연주해 콘서트홀을 방불케 한다. 글룰리는 “공연이 끝나고 바로 침대 위에 뻗게 된다”며 “매번 공연 때마다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싶은 순간이 있지만 순수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지치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작가와 스탠드업 코미디 배우 등으로 활동하는 글룰리는 어린 시절 부모의 영향으로 ‘퀸’과 같은 록음악을 좋아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저의 모든 분야를 조금씩 활용할 수 있었다”면서 “작가처럼 무대 위에서 대사를 추가하기도 하고 가수처럼 훌륭한 작곡가가 쓴 노래를 매번 부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행복한 눈물을 흘리시는 여러분을 보실 겁니다. 고상한 공연이 아닌 ‘록 콘서트’를 보러 온다고 생각하세요.”(글룰리) “스트레스, 부담감… 음악이 이 모든 것에서 우리를 구제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작품입니다.”(오닐)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 이번에 ‘건강e쏙쏙’이 새롭게 바뀌었다던데. A.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4월 시작한 공단의 공식 팟캐스트 ‘건강e쏙쏙’을 시즌2로 지난 2일 새롭게 단장해 오픈했다. 내부 직원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실제 잦은 민원 사례와 팟빵 홈페이지의 댓글 등을 활용해 다양한 국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등 쌍방향 소통채널로 개편했다. 특히 작곡가 겸 가수 유재환씨와 치과의사 겸 유튜버 이수진씨의 진행으로 국민들에게 다양한 소재의 건강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 국회의원, 연봉 1위 ‘1억 4000만원’…의사·CEO보다 많아

    국회의원, 연봉 1위 ‘1억 4000만원’…의사·CEO보다 많아

    한국에서 평균소득이 가장 많은 직업은 ‘국회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고용정보원의 ‘2017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평균소득(연봉)이 가장 직업은 국회의원으로 1억 4000만원이었다. 다음은 성형외과 의사(1억 3600만원), 기업 고위 임원(1억 3000만원), 피부과 의사(1억 2000만원), 도선사(1억 2000만원), 대학 총장 및 학장(1억 1000만원) 등이었다. 고용정보원은 구인, 구직, 진로 설계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해마다 직업정보 보고서를 낸다. 이번 보고서는 2017년 8월 기준으로 618개 직업 1만 8972명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국회의원은 매년 직업정보 보고서에서 평균소득 최상위 그룹에 들지만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초임으로 봐도 국회의원이 1억 4000만원으로, 단연 1위였다. 이어 성형외과 의사(1억 2000만원), 기업 고위 임원(8500만원), 대학 총장 및 학장(8000만원) 순이었다. 평균소득이 가장 적은 직업은 시인으로, 1000만원에 불과했다. 작사가(1100만원), 방과후 교사(1500만원), 보조 출연자(1500만원), 소설가(1550만원)도 평균소득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사회적 평판, 고용 안정성, 발전 가능성, 근무 조건 등의 점수를 합산한 직업 만족도는 교육계열 교수(35.33점)가 가장 높았고 이비인후과 의사(34.52점), 성형외과 의사(33.57점), 내과 의사(33.37점), 치과 의사(33.13점)가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중 2∼5위가 모두 의사였다. 직업 만족도가 가장 낮은 직업은 보조 출연자(16.40점)였다. 건설 및 광업 단순 종사원(17.06점), 어부 및 해녀(18.10점), 주차 관리원 및 안내원(18.17점), 포장원(18.47점)도 최하위 그룹에 속했다.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직업은 쇼핑 호스트(4.23점)였고 프로게이머(4.16점), 보조 출연자(4.10점), 고객 상담원(4.03점), 택배원(3.93점)이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가 가장 덜한 직업은 시인(1.63점), 작사가(1.70점), 승려(2.20점), 작곡가(2.27점), 연주가(2.30점) 순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문] 케이케이 전신마비 “의료+수송비 없어..도움 요청”

    [전문] 케이케이 전신마비 “의료+수송비 없어..도움 요청”

    래퍼 겸 작곡가 케이케이(김규완)가 전신마비를 고백했다. 케이케이는 4월 3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남겨 수영장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에 이르렀음을 밝혔다. 케이케이는 “얼마 전 숙소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던 도중 5번, 6번 목뼈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며 “현재 전신마비 상태이며 치앙마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전투하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다행히 초기 대응과 처치가 적절했고 두 번에 걸친 긴급 수술도 잘 돼서 재활의 가능성도 보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렸을 적 귀가 녹는 화농성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지만 지금은 되려 어떻게든 이겨내서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께 빚을 갚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돌아가 치료를 이어가고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케이케이는 “너무나도 비싼 이곳의 의료비에 저와 제 가족들은 무력하기만 하다. 열흘 정도의 입원, 수술, 약값이 벌써 6천만 원을 뛰어넘어가고 있다. 한시 바삐 귀국 후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데 한국 수송비만 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케이케이는 배치기의 ‘Skill Race’(스킬 레이스) 등을 작곡했다. 2017년에는 Ment ‘쇼미더머니6’에 출연했다.<이하 케이케이 글 전문> 브라더, 혹시 오늘이 마지막이면 나중에 꼭이렇게 써 줘. “나쁘지 않았어” 안녕하세요. KK입니다. 제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빌려 이렇게 메시지 남깁니다. 얼마 전, 제가 묵고 있는 숙소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던 도중 5번, 6번 목뼈가 부숴지는 큰 사고를 당했습니다. 현재 전신마비 상태이며, 치앙마이 병원 중환자실에서 전투하는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습니다. 다행히 초기 대응과 처치가 적절했고 두번에 걸친 긴급 수술도 잘 되어서, 재활의 가능성도 보인다고 합니다. 어렸을 적 귀가 녹는 화농성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상태가 더 심각한 지금은 되려 어떻게든 이겨내서 저를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셨던 많은 분들께 빚을 갚겠다는 마음 뿐입니다. 위기가 찾아올 때마다 ‘이 또한 곧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이겨내 왔었는데, 이번 위기는 좀 빡세네요. 소식듣고 걱정하실 많은 분들께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비행기를 탈 수 있을 만큼의 폐 상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돌아가 치료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서 24시간 제 곁을 지키는 아내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립니다. 입원 직후에 제가 아내에게 ‘웃으면서 이겨내자’라고 한 뒤로 단 한번도 아프거나 힘듦을 이유로 눈물 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비싼 이곳의 의료비에 저와 제 가족들은 무력하기만 합니다. 열흘 정도의 입원, 수술, 약 값이 벌써 6천만원을 훌쩍 뛰어넘어가고 있고, 한시바삐 귀국 후 치료를 진행해야하는데 한국 수송비만 천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라는 마음에 이렇게 염치불구하고 글을 올립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도움 부탁드립니다. 원기옥을 모으는 마음으로 조금씩 힘을 부탁드려요.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서 재활 후 조금 더 나아진 사람으로 여러분들 앞에 다시 나타나겠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연] 첼리스트 오아미 교수, 오는 13일 영산아트홀서 독주회

    [공연] 첼리스트 오아미 교수, 오는 13일 영산아트홀서 독주회

    첼리스트 오아미(단국대 생활음악과 초빙교수)가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와 슈베르트, D. 포퍼의 곡으로 독주회를 한다. 예인예술기획이 주최하고 단국대가 후원하는 이번 연주회의 연주곡은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S. Rachmaninoff Cello Sonata in g minor, Op. 19) △슈베르트 아르페지오 소나타(F. Schubert Sonata for Arpeggione in a minor, D. 821) △포퍼 헝가리안 랩소디(D. Popper Hungarian Rhapsody, Op. 68) 등이다.
  • 윤이상 수제자가 선사하는 먹먹한 선율

    윤이상 수제자가 선사하는 먹먹한 선율

    공연장에 퍼지는 일본 여가수의 노래는 도화지에 번지는 먹처럼 어두운 객석을 더욱 짙게 물들였다. 그에 이어 백인 여가수가 부른 고음의 아리아가 도화지를 덧칠했다. 두 사람은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의 가수 겸 무용수인 료코 아오키와 소프라노 사라 베게너. 지난달 29~31일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선보인 재독작곡가 고(故) 윤이상의 수제자 호소카와 도시오의 오페라 ‘바다에서 온 여인’ 아시아 초연은 동서양의 융합된 음악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무대였다.‘바다에서 온 여인’은 중동 출신 난민 여인 ‘헬렌’이 해변 모래사장에 불시착해 일본 헤이안 시대의 혼령 ‘시즈카 고젠’(시즈)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헬렌은 밀항 중 남동생을, 궁중무희였던 시즈는 사무라이 연인이 떠나고 어린 아들을 잃었다. 시즈의 비극적 이야기는 그의 혼령에 빙의된 동병상련의 여인 헬렌을 통해 객석에 전달된다. ‘헬렌’ 역의 베게너가 광기 어린 목소리로 시즈의 비극을 노래하며 작품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201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작품을 위촉받은 호소카와는 당시 유럽의 난민 문제를 보고 일본 신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곡을 만들었다. 일본 가무극을 차용한 형식은 관객에게 낯설 수 있지만, 비디오아트가 결합된 연출은 작품을 매력적으로 탈바꿈시켰다. 250여석 규모 공연장에 나무 한 그루와 해변, 반투명 막 등으로 단출하게 마련된 세트에서 등장인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신호화해 무대 위 스크린으로 투사하는 비디오아트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를 몽환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더불어 호소카와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바다를 매개로 현대의 비극을 위로하는 주제의식은 이 같은 감각적 연출과 함께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됐다. 작품은 또 “내 음악의 뿌리는 스승”이라는 호소카와의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다. 한국 관객에게는 생소한 ‘노’의 창법은 사실 우리 전통 판소리와 상당히 닮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 노래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여운은 윤이상 작품에 녹아 있는 도교의 정중동 사상을 연상하게 했다. 윤이상이 그의 음악은 “소리가 사라진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고 말했던 것처럼 그 역시 ‘음악은 소리와 침묵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설명한다. 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근무하는 김원철 음악평론가는 “서양음악의 어법으로 동아시아 음악을 성공적으로 융합한 최초의 작곡가가 윤이상이다보니 그 제자들의 음악도 비슷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베게너의 노래 역시 (윤이상의 주요 작곡 기법인) 중심음 기법이 조금 반영돼 있었고, 현대음악의 일반적 어법도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오페라 공연에 앞서 선보인 같은 작곡가의 플루트 협연곡 ‘여정Ⅴ’도 윤이상의 영향을 느끼게 했다. 일본식 대금인 ‘샤쿠하치’의 주법이 활용된 이 작품은 바람소리를 내는 ‘윈드톤’ 주법과 느린 비브라토(떨림) 등이 쓰여 플루트 작품에서 대금의 기법을 구현한 윤이상의 작품세계와 궤를 같이했다. 협연자인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수석 플루티스트 김유빈은 “일반 플루트뿐 아니라 피콜로, 알토, 베이스 플루트 등 4개의 악기를 번갈아 연주하는 작품은 처음이었고, 연주자로서 즐거운 도전이었다”며 “과거 연주했던 윤이상의 곡과 비슷한 점이 상당히 많았다”고 소개했다. 한편 ‘운명’을 주제로 개막한 통영국제음악제는 지휘자 미하일 잔데를링과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5번과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시작으로 7일까지 진행된다. 음악제의 문을 연 베토벤 교향곡 5번은 1·2악장 사이 휴지부를 거의 두지 않아 1악장의 강한 에너지가 느린 빠르기의 2악장까지 이어지는 경쾌한 연주가 돋보였다. 특히 오보에 수석의 기량을 드러내는 1악장 오보에 솔로의 명징한 연주는 콘서트홀 구석구석까지 전달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에너지 넘치는 협연은 압두라이모프가 ‘젊은 비르투오소’ 같은 흔한 수식어로 설명할 수 없는 비범한 연주자임을 확인케 했다. 통영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차트엔 없는 노래들…15년째 아싸들의 ‘공감’

    차트엔 없는 노래들…15년째 아싸들의 ‘공감’

    신인 뮤지션 필수 코스 15주년 맞아 국카스텐·장기하 등 루키 153팀 발굴 “노래 6~7곡 부르며 관객들과 소통 지상파 유일 뮤지션 위한 프로그램”아도이,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허클베리 핀, 프롬, 정수민, 경기남부재즈, 기린&수민, 베이빌론, 하비누아주, 구원찬, 소란, 설, 정혜선, 권나무…. 올 들어 ‘스페이스 공감홀’ 무대를 빛낸 뮤지션들이다. 온라인 음원 차트 ‘핫100’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국내 음악 생태계를 한층 풍요롭게 만드는 이들은 ‘EBS 스페이스 공감’을 통해 안방 시청자들과 조금 더 가까워졌다. 1일 ‘EBS 스페이스 공감’이 15주년을 맞았다. 최근 EBS 일산 사옥에서 3년째 ‘공감’을 이끌고 있는 김동열(48) PD를 만나 ‘공감’이 뚜벅뚜벅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었다.●2년 전부터 주1회로 공연 횟수 줄어 지금의 ‘공감’은 ‘시즌2’라고 볼 수 있다. 2017년 6월 EBS 본사가 서울 도곡동에서 경기 고양 장항동으로 옮겨오면서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곡동 시절 주4회 열리던 공연은 주1회로 대폭 축소됐다. PD 3명이 담당하던 프로그램은 현재 김 PD와 프리랜서 PD 한 명이 맡는 등 제작 여건이 열악해졌다. 다만 과거에 관객 150명만 맞을 수 있었다면 새로 지은 일산 사옥 1층의 다목적홀을 개조하면서 지금은 230명가량의 관객이 공연을 볼 수 있게 됐다. 김 PD는 ‘공감’의 정체성에 대해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뮤지션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에서 6~7곡을 부르며 온전히 자신들의 무대를 꾸미고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는 ‘스페이스 공감’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김 PD는 “신인 뮤지션들이 한 번쯤 반드시 서야 하는 무대로 인식하고 있어서 ‘공감’이 자리를 잘 잡아 온 것 같다”며 “관객 입장에서는 질 높은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BS가 일산으로 옮겨오며 결국 공연 횟수가 크게 줄긴 했지만 과거 ‘공감’ 축소 논란 당시 많은 뮤지션들이 연대해 축소를 막기도 했다. 2013년 12월 EBS가 ‘공감’ 공연 횟수를 주5회에서 2회로 줄이고 제작 PD를 감축하기로 하자 작곡가 김형석 등 여러 음악 관계자들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듬해 약 한 달 동안 진행된 ‘공감 축소 반대 릴레이 콘서트’에는 많은 재즈 뮤지션과 밴드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김 PD는 “음악만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방송국 입장에서는 오래 존속시키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시청률과 광고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공감 같은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뮤지션이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는 무대는 필요하다”며 “제발 없어지지 않고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뮤지션들의)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많을 땐 2000~3000명 관람 신청 ‘공감’은 신인 발굴에도 앞장서 왔다. EBS는 2007년 ‘헬로루키’ 공모를 시작해 이듬해 첫 수상자를 냈다. 사옥 이전으로 건너뛴 2017년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10회를 진행했다. 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브레이크, 잠비나이 등 153팀이 ‘헬로루키’를 통해 발굴됐다. 김 PD는 “상·하반기 6팀씩 선정하는데 상반기에만 350팀이 지원할 만큼 많은 팀들이 기다리고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감’을 맡았다는 김 PD는 “매주 새로운 뮤지션의 노래를 듣고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과 현장 관객의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며 웃었다. 즐겁게 하는 일이지만 어려움도 있다. 그는 “많을 때는 2000~3000명이 관람 신청을 하지만 공짜라서 그런지 안 오시는 분들이 많다. 공연 시작 전까지 관객이 얼마나 올까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객석이 많이 안 차면 뮤지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일산 사옥에서의 첫 공연을 꼽았다. 공연이 주 1회로 줄면서 2팀의 뮤지션이 하루에 공연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집들이 기념으로 신나는 밴드들을 초청했다. 그런데 한 팀이 공연 며칠을 앞두고 갑자기 몸이 아파 불참을 알려왔다. 김 PD는 “크라잉넛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혼자 공연할 수 있다고 해줬다. 2시간 동안 혼자 공연하는데 막바지에는 목이 쉬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15주년 기념 LP·제주도 공연 준비 ‘공감’은 15주년을 맞아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늘릴 계획이다. 김 PD는 “일산으로 오면서 접근성이 떨어진 것 같아 ‘찾아가는 공감’을 마련하고 플랫폼 창동, 홍천 백락사 등에서 공연을 했었다”며 “올해엔 제주도를 찾아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거장과 신진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15주년을 기념한 LP와 송북 제작도 계획 중이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지금의 주1회 공연이 조금 더 늘어나서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통영 찾은 윤이상 수제자 호소카와 “스승과 나는 아버지와 아들와 같았죠”

    통영 찾은 윤이상 수제자 호소카와 “스승과 나는 아버지와 아들와 같았죠”

    “윤이상 선생님과 저는 아버지와 아들 같은 관계였습니다. 제 음악의 뿌리는 윤이상입니다.“ 재독작곡가 고(故)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2019 통영국제음악제를 찾은 일본 출신 작곡가 도시오 호소카와(64)는 스승 윤이상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29일 음악제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스승님이 없었다면 저는 작곡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한 그는 1974년 윤이상을 처음 만났다. 당시 일본에서 공연을 하던 윤이상을 본 뒤 그의 제자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다. 호소카와는 “일본에는 그와 같은 선생이 없었다”면서 “스승의 음악을 듣고 큰 영감을 받고 당시 일본인 선생님을 통해 윤이상 선생님에게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그후 2년뒤인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윤이상을 사사했다. 이후 호소카와는 서양음악과 일본 전통음악을 넘나드는 작품활동으로 현존 최고의 일본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스승께서는 고향 통영 얘기를 많이 하셨습니다. 베를린 집 근처를 산책하는데 붉게 물든 낙엽을 보고 고향의 낙엽이 더 붉다고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피처럼 붉은 빛깔이라고 하셨는데, 스승께서 고향을 너무 그리워하며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소카와는 윤이상으로부터 수없이 통영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오는 것이 스승의 꿈이었기 때문에 통영 방문은 저 역시 굉장히 기쁘고 행복하다”면서 “스승의 음악을 들으며 (통영으로 이장된) 묘소를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독일 유학 때 윤이상의 집에서 하숙하기도 했던 그는 이번 통영 방문에서 윤이상의 부인 이수자 여사도 만났다.현대음악작곡가로서 윤이상의 세계적 위상은 높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 등에 연루되며 사후까지도 이념 논란에 휩싸여왔다. 호소카와는 “스승은 학생들에게 기본적으로 정치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처럼 지낸 사이이기 때문에 저는 스승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정치적 인물이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정치적 이슈에 연류돼 있은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2012년 음악제에선 ‘3·11 쓰나미 희생자를 위하여’ 등을 선보인 바 있는 호소카와은 올해 음악제에서는 4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29일부터 31일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이는 현대오페라 ‘바다에서 온 여인’이다. 난민 문제를 다룬 이 작품으로,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와 현대음악을 접목해 무대에서는 노(能) 가수와 소프라노가 함께 출연한다. 그는 “파리에서 작품을 의뢰 받았을 당시 유럽에 난민 이슈가 불거졌는데, 단지 유럽이 아닌 전세계의 문제라고 생각했다”면서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음악을 통해 이를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카드(KARD), 8개월 만의 신곡 ‘밤밤’ 공개… 회심의 한방 담았다

    카드(KARD), 8개월 만의 신곡 ‘밤밤’ 공개… 회심의 한방 담았다

    혼성그룹 카드(KARD)가 8개월 만에 신곡 ‘밤밤’(Bomb Bomb)을 발표한다. 소속사 DSP미디어는 카드가 27일 첫 번째 디지털 싱글 ‘밤밤’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밤밤’은 카드의 두 번째 출발을 알리는 신곡으로 회심의 한방을 담았다. ‘새로운 카드’를 재정립하기 위해 스태프를 대거 교체했다. 선미의 ‘가시나’,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등 히트곡에 참여한 더블랙레이블 소속 작곡가 24가 카드 멤버들과 함께 ‘밤밤’을 완성시켰다. ‘밤밤’은 카드의 전매특허인 뭄바톤 리듬을 베이스로 한 짙은 리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으로, 매일 밤 나와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국내 최고 뮤직비디오 제작사인 쟈니브로스의 홍원기 감독이 뮤직비디오 메가폰을 잡아 기대감을 높인다. 안무에는 전작 ‘라이드 온 더 윈드’(Ride on the Wind)부터 호흡을 맞춘 프리마인드가 다이내믹한 퍼포먼스를 만들었다. 한층 더 성장한 실력파 그룹 KARD의 ‘밤밤’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번주는 모차르트 특별주간

    이번주는 모차르트 특별주간

    국립오페라단 10년 만에 마술피리 공연 고음악 거장 야콥스 콘서트 ‘돈조반니’ 지휘 서울시향, 이가와 ‘모차르트 스페셜’ 합작3월 마지막 주 국내 주요 공연장에 모차르트의 유명 작품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모차르트 특별주간’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이달 말에는 음악사 최고의 천재 작곡가가 남긴 다양한 기악곡과 오페라 등을 만날 수 있다.●오페라로 만나는 모차르트의 매력 국립오페라단은 28~3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마술피리’다. 모차르트 오페라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꼽히는 ‘마술피리’는 연령에 상관없이 대중에게 소구될 만한 줄거리와 인물 설정 등을 갖췄다. ‘왕자가 공주를 구하는 모험’이라는 기본 줄거리는 동화를 연상하게 하고,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계모 같은 ‘밤의 여왕’, ‘개그 콤비’ 파파게노·파파게나 등은 사실 우리 드라마에서도 볼 법한 익숙한 문법의 캐릭터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아이들 동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은 작품이다. 부계사회와 모계사회의 충돌을 보는 듯한 제사장 자라스트로와 밤의 여왕의 갈등, 밤과 낮으로 상징되는 미신과 계몽의 대립, 독일어 노래극인 징슈필 속에 이탈리아풍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배치해 놓은 생경함 등 작품 곳곳에 수수께끼를 숨겨 놓은 것도 같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헨젤과 그레텔’을 맡았던 독일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와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이 이번 공연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 고음악 거장 르네 야콥스 지휘의 콘서트 오페라 ‘돈조반니’는 29~30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에 이어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한 모차르트 작곡·로렌조 다 폰테 대본의 ‘다 폰테 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바람둥이 백작 ‘돈 조반니’가 벌을 받는 권선징악을 다룬 작품이지만, 끝까지 참회를 거부하는 돈 조반니의 모습은 관객에게 열린 결말로 다가온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시골처녀 ‘체를리나’ 역을 맡아 출연한다. 임선혜는 “체를리나는 성격의 변화가 뚜렷하고 극 전체에 신선함을 준다”며 “비중은 적지만 내게는 가장 매력적인 배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시향·국립합창단도 모차르트 선보여 서울시향은 ‘모차르트 스페셜’ 콘서트를 28일 예술의전당에서 준비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티토 황제의 자비’,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의 유명 오페라 서곡을 비롯해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교향곡 38번 ‘프라하’ 등을 들을 수 있다.지휘는 영국의 대표적 시대악기 앙상블인 고음악 아카데미(AAM)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이가가 맡았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인간의 영혼과 경험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음악을 단순히 ‘아름답다’는 범주로 한계 지어서는 안 된다”며 “모차르트의 음악에 녹아 있는 다양성과 감동적인 본성을 보여 주고 싶다”고도 했다. 특히 건반연주자인 이가는 이번 협주곡 공연에서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겸한다. 그는 “17~18세기 연주회에서는 보통 건반을 연주하면서 지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앙상블의 일원으로서 함께 연주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모차르트 특별주간’을 놓친 이들은 3월 하루 뒤 있는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국립합창단은 다음달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쥐스마이어 판본의 모차르트 ‘레퀴엠’을 공연한다. 작품의 앞부분은 모차르트가 사망 직전까지 스케치했고 나머지 절반은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했다. 공연장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판본이지만,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논란도 크다. 이 같은 논란과 별개로 ‘천재’가 쓴 작품의 전반부와 ‘범인’이 쓴 후반부의 묘한 수준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이번주는 모차르트 특별주간

    이번주는 모차르트 특별주간

    3월 마지막 주 국내 주요 공연장에 모차르트의 유명 작품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모차르트 특별주간’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이달 말에는 음악사 최고의 천재 작곡가가 남긴 다양한 기악곡과 오페라 등을 만날 수 있다. 오페라로 만나는 모차르트의 매력 국립오페라단은 28~31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이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마술피리’다. 모차르트 오페라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작품으로 꼽히는 ‘마술피리’는 연령에 상관없이 대중에게 소구될 만한 줄거리와 인물 설정 등을 갖췄다. ‘왕자가 공주를 구하는 모험’이라는 기본 줄거리는 동화를 연상하게 하고,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계모 같은 ‘밤의 여왕’, ‘개그 콤비’ 파파게노·파파게나 등은 사실 우리 드라마에서도 볼 법한 익숙한 문법의 캐릭터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아이들 동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은 작품이다. 부계사회와 모계사회의 충돌을 보는 듯한 제사장 자라스트로와 밤의 여왕의 갈등, 밤과 낮으로 상징되는 미신과 계몽의 대립, 독일어 노래극인 징슈필 속에 이탈리아풍의 ‘밤의 여왕 아리아’를 배치해 놓은 생경함 등 작품 곳곳에 수수께끼를 숨겨 놓은 것도 같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헨젤과 그레텔’을 맡았던 독일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와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이 이번 공연에서 다시 호흡을 맞춘다.고음악 거장 르네 야콥스 지휘의 콘서트 오페라 ‘돈조반니’는 29~30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코지 판 투테’, ‘피가로의 결혼’에 이어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한 모차르트 작곡·로렌조 다 폰테 대본의 ‘다 폰테 시리즈’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바람둥이 백작 ‘돈 조반니’가 벌을 받는 권선징악을 다룬 작품이지만, 끝까지 참회를 거부하는 돈 조반니의 모습은 관객에게 열린 결말로 다가온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시골처녀 ‘체를리나’ 역을 맡아 출연한다. 임선혜는 “체를리나는 성격의 변화가 뚜렷하고 극 전체에 신선함을 준다”며 “비중은 적지만 내게는 가장 매력적인 배역”이라고 말한 바 있다.서울시향, 국립합창단도 모차르트 선보여 서울시향은 ‘모차르트 스페셜’ 콘서트를 28일 예술의전당에서 준비 중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티토 황제의 자비’, ‘피가로의 결혼’ 등 모차르트의 유명 오페라 서곡을 비롯해 피아노 협주곡 24번과 교향곡 38번 ‘프라하’ 등을 들을 수 있다. 지휘는 영국의 대표적 시대악기 앙상블인 고음악 아카데미(AAM)를 이끌고 있는 리처드 이가가 맡았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인간의 영혼과 경험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음악을 단순히 ‘아름답다’는 범주로 한계 지어서는 안 된다”며 “모차르트의 음악에 녹아 있는 다양성과 감동적인 본성을 보여 주고 싶다”고도 했다. 특히 건반연주자인 이가는 이번 협주곡 공연에서 피아노 연주와 지휘를 겸한다. 그는 “17~18세기 연주회에서는 보통 건반을 연주하면서 지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앙상블의 일원으로서 함께 연주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다. ‘모차르트 특별주간’을 놓친 이들은 3월 하루 뒤 있는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국립합창단은 다음달 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쥐스마이어 판본의 모차르트 ‘레퀴엠’을 공연한다. 작품의 앞부분은 모차르트가 사망 직전까지 스케치했고 나머지 절반은 제자 쥐스마이어가 완성했다. 공연장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판본이지만, 쥐스마이어가 모차르트의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논란도 크다. 이 같은 논란과 별개로 ‘천재’가 쓴 작품의 전반부와 ‘범인’이 쓴 후반부의 묘한 수준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전참시’ 유재환 작곡 능력자? 김연자 흥 폭발에 “제2의 아모르파티”

    ‘전참시’ 유재환 작곡 능력자? 김연자 흥 폭발에 “제2의 아모르파티”

    ‘전참시’ 무한 예스맨 유재환과 리얼 팔색조 매니저가 한계 없는 최강 케미를 뿜어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진한 애정과 굳은 믿음 아래 영원히 함께하자며 파이팅을 외쳤다. 유재환과 매니저의 깊고 뜨거운 우정에 시청자들의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 23일 전파를 탄 MBC 주말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유재환과 박은성 매니저가 곡을 판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매니저는 “유재환이 본업인 작곡가로 돌아가서 가수분들에게 들려드리고 곡을 팔러가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직접 음향 장비들을 잔뜩 챙겨 김조한의 작업실로 향했다. 유재환은 신곡을 영업하느냐는 물음에 “작곡가의 삶이다”라고 말했다. 유재환은 김조한과 만나 신곡을 들려줄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고, 만든 곡을 들려줬다. 김조한은 “되게 좋은데? 뼈대가 좋다”고 반응했다. 두 번째 곡도 “되게 좋다. 이거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매니저는 김조한의 요구사항을 속기계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이어 두 사람은 작업실로 향했고, 이곳에서 김연자를 만났다. 김연자는 속기하는 매니저를 보고는 “이런 거 처음 본다”며 신기해했다. 유재환은 김연자의 톤에 맞게 녹음한 노래를 들려주었다. 이를 들은 ‘전참시’ 패널들은 “어느 고장에나 통할 노래다”며 호평했다. 김연자 역시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유재환은 김연자가 호응을 보이자 “누나 노래다”라며 거침없이 영업에 들어갔다. 두 번째 노래는 김연자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했고 “곡을 예쁘게 잘 만든다”는 호평을 들었다. 내친김에 김연자는 가사를 보며 즉석에서 노래까지 불렀다. 이에 유재환 매니저는 “아모르파티를 잇는 제2의 히트곡이 될 것 같다”고 거들었다. 밤까지 계속된 유재환의 곡 영업, 마지막 영업 상대는 오마이걸이었다. R&B, 트로트, 아이돌 가수의 곡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유재환의 작곡 실력에, 패널들은 “노래를 잘 쓴다”고 호평했다. 유재환의 상큼 발랄한 곡을 들은 오마이걸은 즉석에서 화음까지 넣어 노래를 불렀다. 유재환은 일어나서 춤까지 췄고, 매니저까지 지원사격하며 춤을 춰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영업을 끝내고 돌아온 두 남자, 요구사항을 반영해 다시 곡 작업에 들어갔다. 매니저는 영상 편집에 기타 연주, 노래가이드까지 해주며 유재환을 도왔다. 유병재는 “매니저분이 팔색조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유재환의 만능 매니저이자 오랜 절친인 그는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항상 재환이가 이걸 했으면 좋겠다고 알려줬다”며 “영상 편집부터 자격증까지 점점 할 수 있는 것이 쌓였다. 그걸 써먹을 곳이 많지 않았는데 재환이 덕분에 그 능력들을 펼칠 수 있었다”고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해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이어 매니저는 “같이 다녀보니 너의 건강이 너무 걱정된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신경 쓰고 앞으로 나는 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오늘도 수고했고 다음에도 곡 많이 팔자! 파이팅!”이라며 유재환에게 영상편지를 남겼다. 매니저의 진심이 담긴 응원에 유재환은 “진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네 덕분에 내가 웃긴 사람이라는 알게 됐다. 더 열심히 예능하고 더 기분 좋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게. 영원히 함께했으면 좋겠다. 고마워”라고 마음을 담아 화답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레미제라블’ 프랑스어 콘서트 5월 국내서 본다

    ‘레미제라블’ 프랑스어 콘서트 5월 국내서 본다

    인기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초연 4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프랑스어 버전 콘서트로 국내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은 ‘레미제라블’의 프랑스 투어팀이 5월 8~12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과 같은 달 25~26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내한 콘서트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미제라블’은 작사가 알랭 부브릴, 장마르크 나텔과 작곡가 클로드미셸 숀버그가 만들어 1980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이후 작품에 관심을 가진 영국 뮤지컬 연출가 캐머런 매킨토시가 새롭게 연출해 5년 뒤 런던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려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게 됐다. 매킨토시는 뮤지컬 넘버(곡) 가사를 영어로 번안하는 등 음악과 대본을 대폭 손질했다. 2년 뒤인 1987년에는 뉴욕 브로드웨이로 진출하는 등 ‘레미제라블’은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초유의 흥행작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현재까지 22개 언어로 번역돼 40개국 이상에서 공연됐다. 1987년 토니어워드에서 최고 뮤지컬 부문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레미제라블’은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명작 뮤지컬로 평가받는다.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 ‘원 데이 모어’, ‘아이 드림드 어 드림’ 등 뮤지컬 넘버도 큰 사랑을 받았고 휴 잭맨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콘서트 형식이지만, 배우들이 입·퇴장하고 자연스러운 의상 교체를 선보이는 등 실제 공연에 가깝게 진행된다. 현재 프랑스 전역에서 공연 중이며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등에서도 투어가 예정돼 있다. 가수 및 배우 28명이 내한하고, 프랑스와 한국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씨줄날줄] 에키타이 안/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에키타이 안/이두걸 논설위원

    ‘성명: 안/에키타이(Ahn/Ekitai), 도쿄/일본 출생, 국적: 일본. 제국 영역 내 근로 허가 부여함.’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6월 독일 제국음악원(Reichsmusikkamer)은 한 일본인 지휘자이자 작곡가에게 회원증을 발급한다. 제국음악원은 나치의 선전장관이던 괴벨스가 음악을 통치의 선전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었다. 에키타이 안은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의 일본 이름이다. 당시는 나치 독일이 여전히 유럽을 자신의 군화 밑에 두고 있던 때였다. 안익태는 극동 식민지 출신의 음악가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지위에 오른 셈이다. 그는 출생지마저 원래 고향인 평양이 아닌 도쿄로 바꿔 버렸다. 안익태는 일본 도쿄 구니다치 고등음악학원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미국 신시네티 음악원을 졸업했다. 미국 거주 시절까지가 ‘공인’된 안익태의 모습이다. “지난 11월 어느 날 아침에 하나님의 암시로 애국가를 마무리했다. … 음악적 표현과 애국심 표현이 충실히 되었다는 세계적 음악가의 평과 동포 여러분의 충고로 대한국 애국가로 발표하기로 하였다.” 1936년 1월 미주 한인독립운동 단체 ‘대한인 국민회’의 기관지 ‘신한민보’에 실린 그의 인터뷰다. 이후 행적은 친일로 돌아선 당대 지식인들을 빼다 박았다. 안익태는 1937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이탈리아 등 당시 일본의 우방국에서 ‘일본인 지휘자’로 명성을 날린다. 나치의 나팔수였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일본의 괴뢰국 만주국 건립 10주년을 기념하는 ‘만주국 환상곡’을 작곡한 것도 이때다. 그의 친일 행적은 2006년 음악계에 처음 불거지면서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올 초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저서 ‘안익태 케이스’에서 그가 일제의 스파이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본래 모습이 에키타이 안과 안익태 중 어느 쪽이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에 대한 비판은 일본의 영향을 받은 한국 음악계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우려는 동의하기 어렵다. 안익태의 친일을 비판하더라도 그의 작품이나 영향까지 폐기 처분하자는 주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춘원이나 미당의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오히려 ‘홍위병식 역사 파괴’ 운운하며 ‘대한민국 국가법을 만들어 애국가에 공식적인 법적 지위를 부여하자’는 자유한국당 등의 주장이 더 위협적이다. 색깔론에 기대 자신에게 불리한 역사 해석을 막으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반민특위가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최근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미래의 역사가는 역사를 파괴하는 게 어느 쪽이라고 판단할까. douzirl@seoul.co.kr
  •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 ★ 두다멜, 한국 아이들의 꿈 지휘하다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 ★ 두다멜, 한국 아이들의 꿈 지휘하다

    음악캠프서 ‘꿈의 오케스트라’ 레슨 눈높이 맞춘 지휘와 유머감각 돋보여 본 공연은 말러 1번·유자왕 협연 펼쳐“자! 이제 ‘메리 포핀스’ 효과를 써야 할 때가 왔군요. 여러분, 주인공이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로 불리는 지역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후드티의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캠프의 공개리허설에 나타난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제3세계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두다멜이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가벼운 옷차림만큼이나 소탈했다. ●‘꿈’을 연주하는 아이들과 특별한 리허설 “이 곡은 ‘죠스’가 아니에요. 음표 사이 충분한 공간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신세계’이지요.” 이날 ‘원포인트’ 레슨의 연습곡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두다멜은 ‘신세계 교향곡’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도 철저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영화 ‘죠스’를 연상시키는 서주부가 3악장 스케르초에서 왔음을 가르치며 “3악장의 에너지가 4악장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해를 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다멜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법을 알았다. 영화 ‘메리 포핀스’를 예로 들며 현악 단원들에게 적극성을 유도했고, 셈여림표를 설명할 때는 몸개그를 하듯 지휘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의 유머감각은 리허설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었다. 첫 인사 때는 “저는 여러분 잡아먹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객석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장난스럽게 ‘블레스 유!’라고 외칠 때는 콘서트홀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1시간여 진행된 리허설은 자연스럽게 ‘엘 시스테마’로 대표되는 그의 성장사를 떠올리게 했다. 두다멜도 30여년 전 마약과 총기사고 등 범죄가 끊이지 않던 고향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배우며 이 학생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없이 조명된 그의 성장스토리는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이날 플루트 연주로 참여한 정지원(17)양은 “어릴 적부터 두다멜과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마치 아이돌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두다멜이 선보인 ‘할리우드 말러’ 두다멜은 4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무대에 섰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가 쓴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 ‘모든 좋은 곡은 반드시 악마의 차지인가’의 아시아 초연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말러 1번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4악장의 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주 곳곳에 장치를 숨겨 놓은 ‘할리우드표’ 연주였다. 1악장 제시부·전개부의 느린 템포는 마지막 재현부의 극적 폭발을 부각시켰고, 1~3부로 구성된 춤곡 형식의 2악장도 마지막 3부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다. 팀파니의 반복되는 저음(오스티나토) 위로 콘트라베이스, 첼로, 튜바로 이어지는 3악장 장송행진곡은 냉소적이기보다는 서글펐다. 다른 연주와 비교해 다소 가볍다는 지적이나, 이미 100번 넘게 이 곡을 연주한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날 공연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관객의 반응은 더없이 뜨거웠다.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이 협연한 1부 피아노 협주곡은 리스트 ‘죽음의 무도’나 그레고리안 성가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를 떠올리게 했다. 피아니스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난곡이었지만 유자왕이 무대에서 발산한 에너지는 객석에 그대로 전달됐다. 무대인사 도중에는 작곡가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유자왕은 자신에게 곡을 위촉한 애덤스에게 대한 경의를 표하듯 앙코르를 생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후드티 입은 ‘엘 시스테마’의 별, 한국아이들의 꿈을 지휘하다

    “자! 이제 ‘메리 포핀스’ 효과를 써야 할 때가 왔군요. 여러분, 주인공이 우산을 타고 하늘을 나는 영화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한국판 ‘엘 시스테마’(베네수엘라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로 불리는 지역 아동·청소년 예술교육 프로그램인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 앞에 후드티의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은 ‘곱슬머리 아저씨’가 나타났다.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캠프의 공개리허설에 나타난 이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음악감독이다. ‘엘 시스테마’가 낳은 최고 스타이자 제3세계 출신으로 롤렉스 시계 광고모델이 되는 성공신화를 쓴 두다멜이지만, 이날 그의 모습은 가벼운 옷차림만큼이나 소탈했다. ‘꿈’을 연주하는 아이들과 특별한 리허설 “이 곡은 ‘죠스’가 아니에요. 음표 사이 충분한 공간이 긴장감을 만듭니다. 그래요, 이게 바로 ‘신세계’이지요.” 이날 ‘원포인트’ 레슨의 연습곡은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두다멜은 ‘신세계 교향곡’이 대중적이기 때문에 연주하기도 쉬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면서도 철저히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영화 ‘죠스’를 연상시키는 서주부가 3악장 스케르초에서 왔음을 가르치며 “3악장의 에너지가 4악장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해를 도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다멜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법을 알았다. 영화 ‘메리 포핀스’를 예로 들며 현악 단원들에게 적극성을 유도했고, 셈여림표를 설명할 때는 몸개그를 하듯 지휘대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의 유머감각은 리허설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었다. 첫 인사 때는 “저는 여러분 잡아먹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객석에서 재채기 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려 장난스럽게 ‘블레스 유!’라고 외칠 때는 콘서트홀 곳곳에서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1시간여 진행된 리허설은 자연스럽게 ‘엘 시스테마’로 대표되는 그의 성장사를 떠올리게 했다. 두다멜도 30여년 전 마약과 총기사고 등 범죄가 끊이지 않던 고향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과 지휘를 배우며 이 학생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없이 조명된 그의 성장스토리는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이날 플루트 연주로 참여한 정지원(17)양은 “어릴 적부터 두다멜과 연주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마치 아이돌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두다멜이 선보인 ‘할리우드 말러’ 두다멜은 4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무대에 섰다. 이날 프로그램은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존 애덤스가 쓴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의 아시아 초연과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말러 1번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4악장의 여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주 곳곳에 장치를 숨겨 놓은 ‘할리우드표’ 연주였다. 1악장 제시부·전개부의 느린 템포는 마지막 재현부의 극적 폭발을 부각시켰고, 1~3부로 구성된 춤곡 형식의 2악장도 마지막 3부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었다. 팀파니의 반복되는 저음(오스티나토) 위로 콘트라베이스, 첼로, 튜바로 이어지는 3악장 장송행진곡은 냉소적이기보다는 서글펐다. 다른 연주와 비교해 다소 가볍다는 지적이나, 이미 100번 넘게 이 곡을 연주한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날 공연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관객의 반응은 더없이 뜨거웠다.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유자왕이 협연한 1부 피아노 협주곡은 리스트 ‘죽음의 무도’나 그레고리안 성가 ‘디에스 이레’(진노의 날)를 떠올리게 했다. 피아니스트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 난곡이었지만 유자왕이 무대에서 발산한 에너지는 객석에 그대로 전달됐다. 무대인사 도중에는 작곡가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유자왕은 자신에게 곡을 위촉한 애덤스에게 대한 경의를 표하듯 앙코르를 생략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코카인 투약’ 쿠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 “범행 인정+반성”

    ‘코카인 투약’ 쿠시, 징역 2년6개월-집행유예 4년 “범행 인정+반성”

    코카인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겸 작곡가 쿠시(35·본명 김병훈)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1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쿠시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형 집행을 4년간 유예했다. 또 보호관찰과 약물치료 강의 80시간 수강, 87만5천원의 추징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관련 범죄는 그 중독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많은 해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범죄”라며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만큼 이번에 한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쿠시는 2017년 11∼12월 지인으로부터 코카인 2.5g을 사서 주거지 등에서 7차례에 걸쳐 0.7g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그해 12월 12일 오후 5시 4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다세대주택의 무인 택배함에 코카인 0.48g을 가지러 왔다가 첩보를 입수해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한편 쿠시는 2016년 ‘쇼미더머니 시즌5’에 출연했고, 가수 자이언티의 대표곡 ‘양화대교’를 작곡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국악방송, 전통문화예술전문 영상채널 개국을 위한 1차 자문회의 개최

    국악방송, 전통문화예술전문 영상채널 개국을 위한 1차 자문회의 개최

    한국문화 중심 국악방송(사장 송혜진)이 15일 전통문화예술전문 영상채널 개국을 위한 준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악방송은 악(樂)·가(歌)·무(舞)가 어우러진 우리 전통문화를 현재 서비스 중인 FM방송에서 TV매체로 확대해야 한다는 범국민적 요청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영상채널개국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전통문화예술 전문 영상채널 설립 타당성 연구」를 거쳐 2019년 채널설립을 위한 예산을 확보함으로서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악방송은 오는 4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등록을 마치고 11월에 IPTV를 통해 본 방송을 송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사업추진경과 및 향후계획 보고 ▲채널명 선정방식 결정 ▲채널 장르편성 및 콘텐츠 수급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악방송은 향후 채널명 공모를 통한 범국민적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관기관과의 영상콘텐츠 교류협약 체결, 신규인력 채용 및 송출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전통문화예술전문 영상채널 개국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문채널의 방송프로그램은 타당성 연구용역에서 조사된 방송선호도를 감안해 국악, 전통음식, 문화재, 건축/복식, 공예/미술 등 전통문화예술 장르 전반을 다룰 예정이며 방송편성과 콘텐츠 제작에 관한 사항은 준비위원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기로 했다. 김성일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은 “전통문화예술전문 영상채널 개국이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바란다”며 앞으로 자문위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은 “전문채널이 전통문화예술 콘텐츠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확대·재생산해 차별 없이 전통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데 기여하는 한편 아카이빙 기능을 수행해 우리 문화가 후세에 올곧게 전승될 수 있는 선순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문화예술 전문 영상채널 개국준비위원회는 국악, 한복, 한식, 문화재, 방송, 뉴미디어, 법조, 재계, 문화정책분야의 전문가들 1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영운 한양대 교수(위원장), 금기숙 유금와당박물관장(부위원장), 김헌선 경기대 교수, 류형선 국악작곡가, 윤중강 음악평론가,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이문태 (전)평창동계페럴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주철환 아주대 교수, 도규만 한겨레TV 제작총괄 PD, 유영석 아이클릭인터렉티브코리아 사장, 윤용근 법무법인 엘플러스 대표변호사, 임수호 크라운해태 아트밸리 이사(윤영달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장 대리참석), 김성일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관이 자문의원으로 참석했다. 한편 국악방송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방송사로 현재 서울·경기, 광주, 대전, 부산, 대구, 전주, 충주, 영동, 경주·포항, 강릉, 목포·진도, 남원, 제주, 서귀포 등 14개의 방송망(FM)을 운영하고 있으며 웹TV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 전통문화예술 콘텐츠를 보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카인 투약’ 래퍼·프로듀서 쿠시 1심서 집행유예

    ‘코카인 투약’ 래퍼·프로듀서 쿠시 1심서 집행유예

    코카인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겸 작곡가 쿠시(35·본명 김병훈)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쿠시에게 18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형 집행을 4년간 유예했다. 또 보호관찰과 약물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 추징금 87만 5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마약 관련 범죄는 그 중독성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많은 해악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범죄”라면서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는 만큼 이번에 한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쿠시는 2017년 11~12월 지인으로부터 코카인 2.5g을 사서 주거지 등에서 7차례에 걸쳐 0.7g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해 12월 12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주택의 무인 택배함에 코카인 0.48g을 가지러 왔다가 첩보를 입수해 잠복 중인 경찰에 붙잡혀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쿠시는 레게 힙합 듀오 ‘스토니 스컹크’로 데뷔한 뒤 음악 프로듀서로 전향했다. 스토니 스컹크 시절부터 YG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던 쿠시는 주로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작업에 참여해 여러 히트곡을 만들어냈다.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I Don‘t Care’ 등을 작곡가 테디와 공동 작사·작곡·편곡을 했다. 2011년 MBC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특집에서 박명수와 지드래곤의 ‘바람났어’ 작곡과 편곡에도 참여했다. 2014년 자이언티(Zion.T)의 대표곡 ‘양화대교’도 쿠시가 참여한 곡이다. 2016년 이후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 블랙 레이블’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복면가왕’ 장규리, 봄꽃의 정체는 장규리 “목소리 너무 좋다”

    ‘복면가왕’ 장규리, 봄꽃의 정체는 장규리 “목소리 너무 좋다”

    ‘복면가왕 봄꽃’의 정체는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장규리로 밝혀졌다. 17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봄꽃’으로 출연한 장규리는 1라운드에서 ‘봄비’와 대결을 펼쳤다. 장규리는 이날 ‘봄비’와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를 듀엣으로 무대를 꾸몄다. ‘봄비’에게 패한 장규리는 린의 ‘사랑했잖아’를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장규리의 등장에 출연진은 놀라워했다. 작곡가 김이나는 “걸그룹이야?”라고 말했고, 신봉선은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한편 ‘복면가왕’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50분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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