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연출가 K 바비츠키 초청/「멕베드」 동구권 시각으로 무대화
◎극단 미추/음악도 파 세계적 작곡가 라드반 담당/이호재·김성녀·윤문식·김종엽씨 출연
동구권의 시각으로 셰익스피어를 다시 본다.극단 미추(대표 손진책)는 폴란드 비브제제극단의 상임 연출가 K 바비츠키를 초청,셰익스피어의 「맥베드」를 함께 만든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무대에 올려질 「맥베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가장 비극적 요소가 뛰어난 작품으로 수백년동안 연극팬들을 사로잡았던 영원한 고전.
연출을 맡은 바비츠키는 91년 「칼리쿨라」,93년「미스 줄리」등 이미 두번의 서울공연을 통해 만만찮은 연출력을 과시했던 폴란드의 정상급 연출가이다.특히 이번에 무대에 올릴 「맥베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가운데에서도 유달리 등장인물의 성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작품이어서 그의 새로운 인물해석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바비츠키는 『영국에서 셰익스피어극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가능하다』 고 전제,『덩컨은 햄릿의 숙부처럼 폭군일 수도 있고,맥베드는 오히려 정당한 거사를일으킨 인물일 수도 있다』는 유연한 연출입장을 밝히고 있어 다분히 「현대적인」맥베드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특유의 화술과 완벽한 극적 구조를 갖춘 「맥베드」는 야욕의 화신인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드가 마녀들의 예언에 빠져 정권을 찬탈하고 살인을 거듭하다 결국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는 내용.권력에의 무분별한 집착이 궁극엔 자기파멸을 초래한다는 불변의 진리를 메시지로 남긴다.
「맥베드」는 또한 배우들의 끝없는 도전의 무대이기도 하다.데이비드 개릭,에드먼드 킨,헨리 어빙,로렌스 올리비에서부터 최근의 이안 맥컬린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세계적 명배우들이 이 작품에서 열연했다.이번 국내무대에서는 선 굵은 연기자 이호재씨(53)가 맥베드로 나선다.63년 「동랑 레퍼토리」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한 그는 그동안 번역극과 창작극을 가리지않고 특유의 순발력과 유연한 대사로 무대를 압도해 온 미남형 배우.『81년과 92년에 이어 세번째로 맡는 맥베드역인만큼 「배우 이호재=맥베드」란 등식이 성립될수 있도록 이 작품에 연기생명을 걸겠다』는 것이 그의 다짐이다.
맥베드의 부인역은 만능연기자 김성녀씨가 맡았으며 마당놀이 시리즈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윤문식이 문지기역을,지난해 서울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김종엽씨가 덩컨왕 역을 맡아 열연한다.한편 이번 무대에서는 폴란드의 세계적인 작곡가 스타니슬라우 라드반이 작곡한 음악을 현지에서 직접 테이프에 담아와 소개할 예정이다.
영화 및 연극음악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하고 있는 라드반의 음악은 정적이면서도 가슴을 파고드는 울림이 있어 극의 효과를 한층 탄탄히 받쳐줄 것으로 기대된다.하오 4시30분·7시30분 공연.문의 7435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