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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모니코’의 ‘사계’·‘크로노스‘의 ‘초기음악’

    ◎신선함·실험성 가득한 연주 2선 상업적 이름하나 걸어놓고 속주,묘기부리기로 때우는 구태의연한 연주가 진력난다.어디선가 신선하고 진지한 실험의 바람 한줄기 불어오지 않을까. 이렇게 목마른 이들이라면 다음 두장을 주목하라.이탈리아 실내악단 ‘일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조화로운 정원사들이란 뜻)의 ‘사계’와 현악사중주단 ‘크로노스 콰르텟’의 ‘초기음악’(이상 텔덱). 지난해 소량 수입됐다가 이번에 라이센스로 다시 나오는 ‘사계’는 비발디 원전의 격식에 연주자들의 젊은 에너지가 결합,독특한 패기를 풍기는 음반.85년 탄생한 ‘…아르모니코’는 이탈리아에서 귀하다는 정격연주(고음악을 옛 격식대로 연주하는 것)단체.‘사계’는 허구 많은 이들이 녹음한 잘 팔리는 레퍼토리지만 ‘…아르모니코’의 연주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갈수록 빨라지기만 하는 연주 풍토에서 오히려 느긋하게 제 템포를 지키면서도 바로크 특유의 돌출적인 격렬함을 제때 집어내주고 있기 때문인듯. 한편 ‘초기음악’은 ‘크로노스…’의 최신보.지난 96년 내한연주로 더욱 친근해진 유명한 현대음악 연주단체 ‘크로노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초기음악’의 세계로 귀환한게 특이하다.하지만 몇곡 들어보면 ‘초기음악’이란 화두가 ‘크로노스…’의 갑작스런 선회나 변절(?)은 아닌듯.차라리 이들은 초기음악에 이미 간직된 ‘현대음악’의 맹아를 궁구하고 있는 것 같다.중세의 카시아,힐데가르트 빙엔부터 케이지,슈니트케,다울랜드 등 현대작곡가들까지 1200년 격조한 이들이 한 음반에서 소리로 협력,하나의 완결된 세계를 엮어냈다.
  • 독일 낭만주의 선율과 함께/스테판 코바세비치 피아노 독주회

    중진 피아니스트 스테판 코바세비치 독주회가 3월3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다. 코바세비치는 단정,깔끔하며 귀족적 색채,이지적인 해석에 능하다고 알려진 미국출신.여섯살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뗄 정도로 재능있던 그는 영국으로 이주한뒤 베토벤 해석의 정통인 스승 마이러 헤스의 강한 영향권안에서 공부한다.60년대부터 EMI에서 베토벤,브리튼,슈베르트 등의 음반을 냈으며 93년 발매한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은 그라모폰지의 최우수 협주곡 음반으로 뽑혔다.주종목은 브람스,베토벤 등 독일 낭만·고전주의.특히 베토벤에 관한 한 ‘가장 이상적인 연주’라고 꼽힌다.현대작곡가 바르톡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번 공연에서도 특기를 중점 공략,바흐 ‘파르티타’4번,브람스 ‘헨델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 작품 10’,베토벤 피아노소나타 32번 등을 준비했다.543­5331. 잇달아 3월 4일엔 서울 압구정동 쇼팽홀에서 특별 마스터클래스도 개최한다.참가문의 516­5141.
  • ‘마스터 클래스’ 내일부터 예술의 전당

    ◎마리아 칼라스 무대 위서 ‘부활’/윤석화 제작·주연… 영욕의 삶 형상화 불꽃같은 정열로 예술혼을 불살랐던 여인.금세기 최고의 목소리로 벨칸토 오페라의 부흥기를 열었던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삶을 연극으로 형상화시킨 무대가 2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선을 보인다. 예술에 대한 불같은 열정,화려했지만 그렇다고 행복하지만도 않았던 사생활,마흔도 못 넘긴채 요절로 마감되는 영욕의 세월.이같은 칼라스의 인생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잘 짜여진 어느 희곡 못지 않게 구성이 탄탄하다. 칼라스가 세상을 떠난지도 이제 20년.그녀의 삶은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여러 곳에서 무대화해 관객들에게 살아 생전 그녀의 모습을 되살려 주고 있다.미국에서는 테렌스 맥날리가 이를 무대화해 지난 96년 토니상 최우수 희곡상을 수상한 바 있다. 원래 ‘마스터 클래스’는 음악의 대가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지도에 나서는 실기세미나를 일컫는 용어.은퇴한 칼라스가 71년과 72년 줄리어드음악원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가진데서 연유돼 작품의 제목으로 붙여졌다.테렌스 맥날리는 이 때의 마스터 클래스를 두차례나 직접 참관,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기법으로 칼라스의 삶과 예술을 한 무대 위에 압축적으로 그렸다. 이번 국내공연은 극단 여인극장과 돌꽃컴퍼니가 맥날리의 미국 원작자측과 저작권 정식계약을 맺고 공동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칼라스를 한국무대에 세우는데 있어 중심인물은 윤석화다.그는 이번에 칼라스역뿐 아니라 돌꽃컴퍼니 대표로 제작도 주관한다.윤석화에게 이번 무대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그는 뮤지컬 ‘명성황후’의 뉴육진출 과정에서 연극에 대한 깊은 회의와 좌절을 맛보았다.그때 얻은 가슴앓이를 털고 다시 서는 첫 무대가 이번 ‘마스터 클래스’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마스터 클래스’는 ‘명성황후’와 공연이 겹친다.그것도 오페라극장과 토월극장이라는 예술의전당 한 울타리 속의 지척거리에서. 연출은 여인극장 대표인 여성연출가 강유정씨가 맡았으며 반주자역으로 미국 브로드웨이 공연때의 미국인 대런 모티스와 가수 겸 작곡가 노영심이 더블캐스팅으로 경쟁을 벌이게 돼 관심을 끈다. 3월22일까지.평일 하오 7시30분,금·토 하오 3시·7시30분,일 하오 3시.745­8497.
  • 취임축가/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지난 93년,16년만에 민주당 정권을 탄생시킨 미국 클린턴 대통령 취임행사 첫날에는 백악관앞 광장과 링컨기념관에서 다이애나 로스,레이 찰스,퀸시 존슨 등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있었다.다음날은 케네디센터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갈채’‘청소년을 위한 갈채’공연과 저녁엔 캐피털센터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국가인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열창했다.제42대 미국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에는 메조소프라노 마릴린 혼이 역시 국가를 불렀고 웨이크 포레스트대학 교수인 흑인시인 마야 안젤라가 축시를 낭독했다.유명작곡가나 시인에게 따로 작사나 작곡을 의뢰하지 않고 ‘애국가’와 ‘축시’를 취임축가·축시로 쓰고 있다. 내일이면 우리도 50년만에 처음 이룬 여야 정권교체로 야당출신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가 취임식을 갖게된다.나라 안팎이 IMF몸 살로 어수선한 형편이라 호화취임식은 엄두도 못내지만 어쨌든 다른때에 비해 그 절반 수준에서 검소하게 치러질 모양이다.그래선지 지금까지 유명작곡가에게 의뢰했던 취임축가 없이 KBS가주관한 ‘겨레의 노래’공모에서 당선한 ‘아,동방의 아침의 나라’가 취임축가를 대신하고 있다. ‘아,동방의 아침의 나라/햇빛이 찬란하다/반만년 역사속에 갈고 닦은 슬기로움/새시대 열리는 이땅위에/우리 모두 힘을 모아 나아가자’로 시작되는 전주는 아침햇살이 떠오를 때의 찬란한 느낌과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전진,힘과 용기를 주는 멜로디가 신선하다.한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69세의 김경희씨가 ‘새벽기도후 받은 영감’을 노랫말로 적었고 바로 그의 따님인 임준희씨가 작곡,소프라노 조수미가 서울시향의 반주에 맞춰 노래부른다.우리의 취임식은 국가적 난국을 극복하려는 장중하고 맑고 힘찬 분위기로 국민적 화합과 용기를 북돋우는 자리일 수밖에없다.지난번에는 최영섭 작곡의 ‘해뜨는 아침의 나라’가 취임축가로 창작됐으나 그날 하루 일회성으로 그치고 말았다.오늘의 축가는 ‘겨레의 노래’로 만들어진만큼 국민화합을 다짐하는 노래로 계속 불려져도 괜찮을 것같다.
  • 한국페스티벌앙상블 ‘동종의 악기 늘리기’

    ◎악기특성 살린 음악실험 같은 노래라도 독창,중창,합창이 다르다.악기도 그럴것은 불문가지.피아노만도 한대냐,두대냐,네대냐에 따라 표현영역과 색채감이 확 달라진다. 늘 새로운 음악실험에 몰두해온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동종의 악기 늘리기’를 16∼21일 서울 한국페스티벌앙상블홀에서 갖는다.제목 그대로 한종류의 악기를 한대서부터 여러대까지 추가해가면서 악기특성과 표현의 변화를 살펴보는 음악제.▲16일 바이올린 ▲17일 플루트 ▲18일 클라리넷 ▲19일 인성 ▲20일 오보에 ▲21일 첼로를 주제악기로 정해 한국 작곡가들의 창작곡을 소개한다.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현대음악 소개 일환으로 지난 89년부터 열어온 ‘20C 음악축제’ 일환.문의 739­3331.
  • 음악평론가 이상만(이세기의 인물탐구)

    ◎문화예술 이벤트의 마술사/‘서울 국제음악제’·‘한국 작곡가의 밤’ 등 기획/우리음악의 세계화·국악­가국 발전에 헌신 한눈에 보아도 재사의 이미지가 번뜩이는 음악평론가 이상만,무르익은 경륜을 내심에 수장한채 나이를 멈춘듯 만년청년같은 동안만을 보인다. 어느자리에서나 넘치거나 과하지 않으면서도 냉정성과 정감을 지키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술을 마시지 못하지만 친구들을 좋아하고 크고 작은 문화예술 관련 모임에서 유머와 재치로 좌석을 이끄는 사회자로도 유명하다.그의 총민은 최고조로 화려했던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 지금도 변함없이 두뇌를 빠르게 회전시켜 미래를 향한 앞장선 그의 예측은 거의 빗나간 적이 없다. ○유머·재치로 모임 이끌어 단순한 음악평론가만은 아닌 것이 그는 무엇보다 우리 문화예술계에 한 획을 긋는 수많은 행사를 주도한 ‘이벤트의 대가’이자 ‘행사의 귀재’이고 행사음악에서 ‘한국적 특성’을 가장 먼저 시도한 혁명적 인물이기도 하다.지난 62년 공보부가 주최한 국제적 규모의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에서는 우리만의 전통 ‘아악’을 연주하는가하면 아무도 감히 생각지 못할때 작곡가 김성태 구두회 김동진 등의 창작곡을 위한 ‘한국 작곡가의 밤’을 기획하기도 했다.우리로서는 국립단체가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시기에다 ‘국제’라는 타이틀이 붙은 행사는 불모였으나 그는 때마침 일본에서 열리고 있는 오사카페스티벌을 적시에 원용하여 일본에 오는 외국인 연주자들을 국내에 초치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밑그림에서부터 행사전반에 걸친 야심찬 내용과 세련된 진행을 보고 시인 이상노씨는 ‘이상만의 저력과 능력으로 만들어진 국제음악제는 천지개벽에 비유되리만큼 완벽했다’고 평한바 있다.프로그램과 포스터제작에서도 서울대 미대 민철홍 한도룡교수에게‘한국적 특징’을 살린 태극문양을 의뢰하고 만다라는 지금까지도 여러 행사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정착되고 있다. ○본지 연예 천일야화 연재 69년 제1회 서울음악제에서는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제례악(제예요)’을 연주,그의 행사경영은 ‘센세이셔널리즘’과 ‘예술적 리볼루션’으로 평가되었고 그는 다음해 유네스코장학금으로 벨기에 브랏셀 고등기술학교에 유학,유럽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청소년을 위한 음악운동’을 국내에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이후 ‘우리에겐 대형행사에 강한 이상만이 있다’는 확신에서 광복 30주년기념음악제와 78년 세종문회회관개관 기념음악제를 구상할수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세종문화회관기념음악제는 그 스스로도 ‘일생일대 걸작중의 걸작’으로 꼽는 성과의 하나다. 그해 4월부터 장장 3개월간 계속된 이 음악제는 158회연주에 관객 27만명을 동원,로열발레 이탈리아파르마오페라단 필라델피아·뉴욕필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한국전통음악과 서구적 리듬을 조화시켜 우리음악을 세계언어로 발전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미국의 ‘더 타임스’와‘타임’지 등은 ‘한국의 세종문화회관’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상만을 향해 ‘지칠줄 모르는 지도자’‘촛불같은 사람’으로 표현하고 수많은 공로가 인정되어 서울시는 예술문화 관련의 기관장을 맡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항상 서구의 움직임과 발전에 민감하게 관심을 둔 그는 예술재정과 극장경영을 좀더 체계적으로 배운다는 생각에서 다음해 미국 UCLA와 예일대에 유학,‘올림픽 문화행사’에 관한 논문을 써서 다시한번 성세를 과시했었다. 이상만은 충남 보령에서 신교육을 받은 이민우씨의 3남1녀중 차남,그림과 글씨 음악과 문학에 조예가 깊은 부친 덕분에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어릴때는 바이올린을 켜고 오보에와 튜바를 불었으며 대전공고시절에는 브라스밴드부에서 활약,서울대 작곡과 졸업작품도 한국악기만을 사용한 ‘삼현육각오중주’이다.대학재학중 김준연에게 ‘피리’를 배우고 굿판을 따라다니며 이충선에게 ‘소각’을 사사했으며 국악계의 거두 이혜구씨의 수제자로서 음대 작곡과를 졸업했으면서도 음악계에서는 국악을 전공한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문예지나 교지를 편집하고 교수들의 논문집을 맡아 대필한 것이 계기가 되어 ‘글 잘쓰는 사람’이 되었고 58년 2월,서울신문에 ‘연예천일야화’를 연재한 이래 신문에 글쓰기 시작한지 올해로만 40년이 된다. ○‘다움’ 문화연구소 설립 그의 운명은 아직 젊은 날에 지나치리 만큼 광채를 드러냈고 행사가 있을때마다 근무처인 방송국보다 주로 정부행사에 차출되거나 투입되어온 셈이다.행사를 맡을 때마다 일손이 달리고 예산은 빠듯했으나 ‘완벽하게 해낸다’는 욕심에서 임시로 차린 행사사무국을 떠나지 않았고 200원짜리 자장면으로 요기를 때우는 때가 대부분이었다.음악계는 ‘국악발전’과 ‘우리 음악의 세계화’‘우리 가곡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공적과 ‘한국의 독창적 문화예술을 일으키는 데 기여한 투철한 예술철학’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그러는 가운데 그의 일방적인 독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시샘도 적잖았을 것이다.요즘 개인이나 나라나 경제적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지만 그는 오히려 ‘어려운 일을 딛고 이기는 힘과 삶에 대한 애착이 어느때보다 강하게 싹틀때’라고 말한다.아침마다 등산,실내장식가인 윤희씨와의 사이에 남매,지난 80년초 부인이 촛불전시회를 하다 서교동 자택에 화재가 난 후엔 평창동으로 이사해서 부부만이 살고 있다. 그는 우리 문화예술의 새틀을 짜야한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다.우리에게 수많은 별빛같은 예술가들이 있지만 이들의 활동을 관리하고 운영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지난해말 ‘한국답다’는 뜻의 사단법인 ‘다움’문화연구소를 설립,샘솟는 창의력으로 이 시기에 맞는 신선한 행사를 꾀하기 직전이다.언제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무적인 면과 예술성을 동시에 지니고있는 그로서는 맨마지막에 가장 큰 것을 이룩하면서 결국 ‘최후에 웃는자가 승리자’가 될 것에 틀림없다.따뜻한 봄과 함께 이상만다운 활기찬 도약의 도모는 작은 거인의 앞날에 서조를 예고하는 현재다. □연보 ▲1935년 충남 보령출생 ▲1961년 서울대음대작곡과 졸업 ▲1957­61년 서울중앙방송국PD ▲1962년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기획 ▲1963­66년 동아방송음악프로듀서 1966­80년 한국방송공사 음악계장·사업부장·홍보조사부장·방송위원 ▲1970­71년 벨기에 부랏셀고등기술학교 매체예술전공 ▲1975­78년 광복30주년기념음악제·제1회 대한민국음악졔·국제청소년연맹 세계대회조직위·세종문화회관건립 추진위원 및 개관기념예술제 사무국장 ▲1978­79년 미 UCLA대학원에서 예술경영 및 비교음악수업 ▲1979­81년 미 예일대 대학원 극장경영 및 예술철학 전공 ▲1986­88년 서울올림픽조직위 음악분과위원장·개폐회식 전문위원 현재­‘다움’문화연구소 대표,서울예술단·세계극예술협회(ITI)한국본부이사,국립극장·국립국악원·예술의전당 운영위원,중앙대객원교수 5월문예상(68년) 예총상(78년) 대통령표창(75년) 옥관문화훈장(95년)
  • 지휘자 정명훈씨 국악인 안숙선씨와 첫 호흡

    ◎KBS교향악단 정기연주 무대도 관객도 줄어든 IMF시대에 오히려 바빠진 지휘자 정명훈씨.예술의전당 10주년 공연,국채콘서트 등에 겹치기 출연하는데다 올해부턴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도 맡게 돼 눈코뜰새 없어졌다.바쁜 틈을 쪼개 다음주 KBS 상임지휘자 신고식을 올린다.12(KBS홀)·13일(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이상 7시30분) KBS교향악단 493회 정기연주회 자리가 그것. 뜻깊은 무대에 시기도 시기인지라 우리 작곡가 작품에 초점을 맞추고 우리 음악인들을 협연자로 불렀다.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으로 막을 올린뒤 이영조 작곡 ‘춘향가’ 중 ‘사랑가’,윤이상의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예악’,안익태 ‘한국 환상곡’ 등을 잇달아 들려준다.‘사랑가’에선 인기 국악인 안숙선씨가 정씨와 첫 호흡을 맞춰 이채.또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콩쿠르서 우승한 중1 샛별 고봉인이 발탁돼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 변주곡’을 협연한다.합창은 서울시립합창단,대학연합합창단. 올해 주제를 ‘나라사랑’으로 정한 KBS는 어느때보다한국인 협연자를 많이 초빙할 계획.앞으로 소프라노 신재민,메조소프라노 김미순,피아니스트 백혜선,김혜정,김유리,바이올리니스트 안젤라·제니퍼 전 자매 등이 차례로 정기연주회 무대에 선다.781­1582.
  • 러시아의 ‘포스트 라흐마니노프들’/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

    차이코프스키,라흐마니노프….러시아 음악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다.하지만 전통적 음악강국 러시아의 ‘포스트 라흐마니노프’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는 화려한 명성에 비해 한동안 정치적 이유로 국내서 푸대접받아온 작곡가.현존 노장 첼리스트 좌장격인 로스트로포비치도 러시아 출신.그런가하면 독특한 해석,파격적 무대로 한참 주목받는 벤게로프는 신세대 선두주자다. 95년 이 러시아 적자들이 뭉쳐서 만든 음반 ‘프로코피에프,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로스트로포비치 지휘의 런던 심포니,벤게로프 협연)은 그라마폰 ‘올해의 음반상’‘베스트 협주곡 레코딩’상을 수상했다. 2년여가 지난뒤 같은 지휘자,같은 협연자가 같은 작곡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다시 만났다.이번엔 2번.프로코피에프,쇼스타코비치가 어렵다는 선입견을 잠시 물려두고 판을 걸어보자.흥미롭고 이야기가 풍부하고 따뜻함이 넘치는 러시아 음악세계의 재미에 폭 빠지게 될것.텔덱.
  • 기술혁신이 사회 불평등 완화/크루그먼 MIT 교수(해외논단)

    21세기는 지금 상상할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될 것이며 80년대 이후 세계의 2대 조류로 정착되고 있는 기술혁신과 세계화(Globalization)도 현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의 폴 크루그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가 예측했다.그는 최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기술혁신은 지적 활동의 가치를 낮추어 사회의 불평등을 완화할지 모르며 세계화는 경쟁격화와 정치적 반발로 정체되거나 쇠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그의 글을 요약한다. ○21세기 모습 상상 초월 장기예측을 하려는 사람들은 장기예측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던 가를 역사로부터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다음세기를 지배할 것같은 현재의 강력한 시대흐름도 겨우 20년전 당시 가장 우수한 미래학자조차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확실한 예측은 ‘미래는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지 않으며 최근의 경향이 그대로 연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다만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현재의 흐름이 앞으로 수년간 어떻게 변할까를 신중히 관찰하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술진보와 세계화라는 2개의 조류를 자세히 보면 앞으로의 20∼30년이 과거 20년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기술진보는 계속될 것이다.그러나 그 경제적 영향은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 지 모른다.또 세계화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진보와 관련,80년대부터 기술의 변화를 이끌어 온 것은 반도체칩의 고도화이다.그 결과 반도체 가격은 크게 내렸다.싼 가격의 반도체는 기술발전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컴퓨터는 인간이 하기에 어려운 것도 할 수 있다.컴퓨터는 바흐의 음악을 현대의 작곡가 보다 더 우수하게 모방할 수 있다.그 반대로 하이테크가 대체하기 어려운 아주 평범한 일도 있다.보통의 아파트를 청소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려면 수십년,더 나아가 수세대가 걸릴지 모른다. 컴퓨터는 앞으로 고도의 능력을 갖춘 노동자를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이미 많은 전문지식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컴퓨터의 소프트웨어가 담당하고 있다.수년간의 훈련과 경험이 필요했던 일이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며칠만에 습득할 수 있게 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반면 운전이나 기계공 같은 보통의 일은 오래동안 자동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지금까지는 지식집약적인 전문인력이 중시되며 고급 인력과 일반 노동자와의 임금 격차가 커져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어 왔다.그러나 21세기에는 기술혁신이 고급 인력의 일을 대체하며 지적 능력과 활동의 가치를 낮추어 사회의 불평등이 적어지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화는 자유무역에 의존하고 있다.자유무역이 강화되고 많은 나라가 공업화를 적극 추진하며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그러한 경쟁에 의해 일부 국가의 성장이 제약받을 수 있다.중국의 수출증가가 현재 동남아시아 위기의 주요 요인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 ○세계화는 퇴보 가능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정치적 반발이 강하다는 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과거 10년간 급속히 신장한 무역은조그만 무역장벽에도 제약을 받으며 감소할 수 있다.예를 들어,선진국이 제3세계 수출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개발도상국의 많은 제품은 최종 가격 기준으로 3∼4%정도 밖에 가격을 낮출 수 없어 수출이 중단될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이러한 정치적 반발과 치열한 무역경쟁을 고려할 때 세계화는 앞으로 계속 진전되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내에 정체되거나 퇴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한 예측이 절대적으로 타당하다고 믿는 것은 물론 아니다.그러나 내가 예측하는 세계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21세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현재 상상하고 있는 세계와는 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 국채 콘서트/이세기 사빈 논설위원(외언내언)

    후조처럼 이역을 떠돌던 작곡가 안익태는 바르셀로나에서 조국 하늘을 바라보면서 ‘코리아 환타지’‘강상의 논개’‘흰백합화’ 등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가 ‘애국가’를 작곡한 것은 1935년 부다페스트에서였으나 ‘애국가’를 처음 들은 것은 1950년 6·25 참상을 전하는 뉴욕의 텔레비전 뉴스에서다.그는 당시 그가 지휘하려던 뉴욕 필하모니의 레퍼토리를 ‘애국가’가 들어있는 ‘코리아 환타지’로 바꿔 넣었고 ‘애국가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나는 하나님의 영감을 조국에 전했을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음악인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은 ‘나의 조국에 태양은 빛난다’의 쇼스타코비치나 쇼팽과 시벨리우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쇼팽은 러시아군이 조국 폴란드의 혁명운동을 탄압한다는 소식에 ‘혁명 에튀드’를 작곡했고 39세로 파리에서 사망할 때는 바르샤바의 흙을 유해에 뿌렸으며 그의 심장은 이송되어 바르샤바 성십자가교회에 안치되었다.시벨리우스의 교향시 ‘핀란디아’도 러시아 치하에 있던 핀란드가 1919년 독립할 때까지 핀란드 국민을 격려하는 힘이 되어 주었다.음악은 통분과 우울,기쁨과 희망이 교차될 때마다 민중의 마음을 움직여 왔고 예술가들은 ‘조국’의 뿌리가 없이는 어떤 위대한 창작도 탄생될 수 없음을 증명해 왔다. 나라 전체가 경제위기로 움츠러든 마당에 음악인들의 ‘국채 판매 촉진’ 해외콘서트는 여간 반가운 노릇이 아니다.‘조국을 위하여(Salute to Korea)’란 타이틀을 내걸고 2월과 3월 서울을 비롯한 미국·일본 순연에서 정부가 발행한 1백억 규모의 국채 판촉에 앞장 선다는 것이다.국제적으로 명성을 굳힌 정명훈을 필두로 신영옥과 장영주,판소리 명창 안숙선과 가야금 명인 양승희가 협연하여 해외교포들에게 한바탕 ‘조국애’를 분발시키게 된다. 음악은 다른 예술이 할 수 없는 설득력으로 그때마다 민중의 희노애락에 깊이 참여해 왔고 민중을 다스리며 선동하고 용기와 힘을 주었다.민족의 단합과 일체감을 촉구하고 한국인의 강인한 민족정신에 호소하려는 음악인들의 의지에 공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 한국 첫 ‘사이버 가수’ 뜬다/아담소프트사 개발

    ◎컴퓨터 그래픽 합성 캐릭터… 대역 신인가수 뽑아/월말께 첫 음반 출시… CD롬으론 율동 감상 가능 □사이버 가수 신상명세 이름 아담 코드명 k 나이 20세 성별 남자 키 178㎝ 몸무게 68㎏ 혈액형 O 용모 수려 국내에서도 조만간 ‘사이버 가수’가 탄생할 전망이다. 사이버 가수란 실제 인물이 아니라 3D 컴퓨터 그래픽 합성을 통해 캐릭터가 만들어진 가수. 일본의 ‘다테교코’,미국의 ‘저스틴’,영국의 ‘라라 크로프트’등 해외에서는 이미 이같은 가상스타들이 일반화하기 시작한지 오래다. 이번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 가수로 등장할 인물은 ‘아담’.코드명 K,성별 남,나이 20세,키 178㎝,몸무게 68㎏,혈액형 O형,밝고 구김살없는 성격에 수려한 용모 등 자세한 프로필도 갖추고 있다. 또 나름의 라이프 스토리도 가졌다. 아담은 에덴에서 태어나 20세가 될때까지 그 곳에서 자랐다. 신과 인간의 중개자로 통하는 반인반마캔타우루스의 상징을 이어받은 아담은 한 인간을 사랑하게 되고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 인간을 사랑할수 없는 사이버 스페이스의 금기를 저지른 아담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려 할때,네트워크가 열리고 아담은 현실로 빠져나온다. 그러나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아담은 사랑하는 여인을 만날수도 느낄수도 없다. 그래서 그는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노래만이 그녀에게 다가갈수 있기 때문에…. 아담이 부를 노래는 록발라드를 기조로 하되 환상적 분위기의 인트로와 에필로그,경쾌한 리듬의 록댄스,부드럽고 애조를 띤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시도할 계획이다. 아담을 개발한 아담소프트사는 아담의 대역을 맡을 언더그라운드 가수 1명과 듀엣으로 등장하는 여가수 1명 등 신인가수 2명을 선발했으며,노래제작은 작곡가 이경석씨와 작사가 강은경씨에게 맡겼다. ‘세상엔 없는 사랑’이란 제목으로 이달말이나 2월초에 출시될 음반에는모두 10곡이 담겨있다. 특히 CD는 CD플레이어로 들을 경우 일반 음악 CD처럼노래만 들을수 있지만,컴퓨터 CD롬 드라이브를 이용하면 아담의 율동을 함께 감상할수 있다. 아담소프트사는 CD에 수록된 내용을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adam.co.kr)를 통해서도 볼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케네디 연주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

    ◎정통 클래식에 귀향한 ‘탕아’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이 새로나와 꽃혀있다.연주자는 케네디.언뜻 누군지 떠오르지 않는다.그러나 옛이름을 듣는다면 아하,하며 무릎을 칠지 모른다.나이젤 케네디.펑크머리에 힙합바지 차림으로 록,재즈 연주자들과 어울렸던 ‘탕아’.그가 5년만에 정통 클래식계로 귀향했다.나이젤이라는 이름을 고해성사처럼 폐기처분하면서. 귀향신고격인 ‘바이올린 협주곡’은 85년 한창때의 엘가에게 그라모폰 대상을 안긴 곡.거푸집은 씩씩하고 장엄한듯 하지만 속삭이듯 노래하는 바이올린 선율에 깊은 향수가 어려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여기에 본 윌리엄스의 ‘날아오르는 종달새’도 곁들여졌다.연주는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버밍엄 심포니 오케스트라. 영국 지휘자,영국 작곡가,영국 연주자가 호흡을 맞춘 CD에선 영국적 서정성이 물씬 흐른다.눈을 감으면 스코틀랜드의 고즈넉한 시골들녘이 떠오를것같다.케네디의 활긋기는 여전히 우아하고 날렵하다.그러면서도 광포한 젊은열정을 통과한 자만의 관용의 깊이가 숙연하다.41세에 엘가를 다시 빼든 케네디는 ‘추억의 스타’가 아니라 여전히 현역이다.음반을 낸 EMI는 케네디를 ‘98년의 아티스트’로 선정,여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음악(’97문화계 결산)

    ◎세계 음악제 개최 ‘신선한 자극’/외국 오케스트라·대형 오폐라 줄어/실내악 공연·국내연주인 무대 호평 97 음악계는 불황의 터널을 지나면서 그로기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IMF 태풍까지 얻어맞아 아무도 내년에 잡힌 공연들이 살아남을지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불황 음악계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외국 오케스트라와 대형 오페라의 격감. 이 진공을 메우려 기획사마다 실내악 시리즈,국내연주인 앙상블등공연개발에 머리를 짰다. 올해 내한한 유명 외국 오케스트라는 몬트리올 심포니,BBC심포니,이스라엘 필,산타체칠리아 등 손으로 꼽을 정도. 이중 몬트리올은 장영주·조수미,이스라엘 필은 장한나를 협연자로 세워 흥행에서 재미를 봤다. 또 경쾌한 크로스오버 앙상블의 보스턴팝스,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정열넘치게 해석했던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등도 인상적이었다. 산타체칠리아 상임지휘자로 취임,국내무대를 진두지휘했던 정명훈은 올해화제의 인물. 내년부터 KBS 상임지휘자도 맡겠다고 밝혀와 국내팬에 성큼 다가섰다. 실제로정씨는 한해동안 아시안 필 연주,‘오텔로’ 갈라콘서트,KBS향의 베르디 ‘레퀴엠’ 등에 지휘봉을 잡아 바쁘게 국내무대를 오갔다. 국내 그랜드오페라로는 국립오페라단의 ‘리골레토’‘아라리공주’,시립오페라단의 ‘맥베스’,김자경오페라단의 ‘아이다’‘춘향전’ 등이 고작. 바리톤 고성현,테너 김남두·김영환,메조소프라노 장현주,소프라노 김성은 등은 이들 무대의 수확이다. 창작음악에 끼친 자극면에서 올해 국내 유치된 세계음악제는 단연 첫 손꼽히는 행사. 일반인들의 관심과 동떨어져 조용히 치뤄졌지만 작곡가 및 음악전공자들에게 세계 현대음악의 현황을 한 눈에 조감할 기회가 됐다. 음악회의 즐거움이 그 크기나 화려함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알버트 해링’ 등 예술의전당이 만든 소극장오페라들과 작곡가 강석희씨의 현대오페라 ‘초월’은 이를 반증한 알짜공연들. 특히 올해 유달리 쏟아진 실내악 공연은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톡톡히 보여줬다. 보자르트리오,하겐현악4중주단 등 신선하고 우아한 외국단체 연주에다 이에조금도 뒤지지 않는 화음쳄버,세종솔로이스츠 등 국내 실내악단의 앙상블이 가세했다. 솔로로는 피아니스트 우고르스키,플레티네프,장 이브 티보데,첼리스트 슈타커,바이올리니스트 주커만·바딤 레핀·안네 소피 무터·기돈 크레머,성악가 흐보로스토프스키·바바라 보니·세릴 스튜더·고르차코바·하게고드 등의 고수들이 관객을 흡족케 했다. 베토벤 교향곡 ‘합창’의 투(TWO) 피아노편곡을 연주한 백건우씨,국내에서 드문 강질의 소프라노를 선보인 서혜연씨등의 연주도 화제를 모았다. 한편 조수미·장영주·장한나 등을 필두로 세계 톱스타 8명을 한 무대에세운 ‘평화와 화합의 갈라콘서트’,오페라 세트와 해설,의상까지 곁들여 아리아 4곡을 들려준 조수미 콘서트 등의 기획공연이 이어졌다.화려한 이벤트성일뿐 음악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높았지만 어쨌든 화제거리였다. 거대기업이 자본력과 스타시스템을 동원,순수음악에 오래 몸담아온 대부분 군소기획사들을 멸종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시각도 뒤따랐다.
  • 「아르히브의 숲」/중세 르네상스 작곡가들의 귀한곡 가득(새음반)

    어린 시절 어른께 야단듣고 눈물 붙은채 숨어들던 다락방.매캐한 공기에 코가 찡한채 먼지 묻어 까만 손으로 헌 책들을 뒤지노라면 와르르 무너지는 책무더기 사이에 늘 보석같은 읽을거리가 숨어있곤 했다. 도이치그라모폰 부속 레이블 ‘아르히브’는 이처럼 더께더께 이끼 낀 옛악보에서 음의 정수를 길어올려온 고음악 전문 레이블.올해 50주년을 맞은 기념 셀렉션 2장짜리 CD ‘아르히브의 숲’은 그래서 고음악의 액기스라고 부르기에 손색없다. 이 속엔 중세,르네상스 작곡가들의 작품들이 빼곡하다.첫 장을 걸면 쉬블러 코랄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칸타타 ‘나는 흡족하네’ 등 바흐의 두곡이 흘러나온다.영롱하고도 담백한 헬무트 발햐의 오르간과 절제된 감성이 경건함을 더하는 피셔­디스카우의 바리톤 그것만으로도 ‘…숲’의 훈향은 확연하다. 푸르니에의 바흐 무반주첼로모음곡,비탈리 샤콘느 등 인기 레퍼토리도 실려있다.몬테베르디,기본즈,무파트,비버,오케겜,하이니엔 등 중세 촛불시대 작곡가들의 교회음악 등도 한토막씩 맛볼 수 있다.폴 맥크리시,라인하르트 괴벨,가브리엘리 콘소트 등 아르히브 전속들이 들려주는 연주는 한결같이 깎아낸듯 정교하고 아름답다. 고음악의 풍요로운 녹음을 본격 탐사하려는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는나침반.
  • 어노니머스 4 ‘…폰 빙엔’

    ◎비 성악도 여자 넷이 부른 중세유럽 교회음악 모음 불황 몰아친 크리스마스에 ‘징글벨 징글벨…’은 어쩐지 달갑잖다.초긴축이 불가피한 내년을 차분하게 준비하게 도와주는 성탄용 음악뭐 없을까.여성 사중창단 ‘어노니머스 4’의 성가는 위로의 손길을 찾는 이런 이들에게 적격이다. ‘익명의 네사람’이라는 이름 그대로 성악도도 아니며 각자 생업에 바쁘던 보통 미국여자 넷이 모였다.그런데 화장기 없는 그 풋풋함이 먹혀들었다.집중공략대상은 다성성가 등 중세 유럽 교회음악.이를 트레이드 마크로 빌보드 클래식 차트 1위까지 점령했다.취미를 본업으로 바꿔친 셈.국내에 나왔던 음반은 6장.여기에 성탄시즌을 겨냥,신보가 보태졌다.12세기 여성작곡가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 남긴 ‘성녀 우르슐라와 그 시녀들에 대한 찬가’가 그것.화장기 없는 깨끗하고도 정갈한 소리가 제격.프랑스 하르모니아 문디.
  • 올 최고가수상 ‘HOT’ 차지/제8회 서울가요대상

    ◎김경호·DJ DOC·박진영 등 10대가수상/이지훈·양파 신인상 현숙·설운도 특별상 서울신문·스포츠서울 주최로 4일 하오 6시부터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린 제8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인기 댄스그룹 HOT가 영예의 ‘올해의 최고가수상’을 차지했다. SBS-TV의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가요대상에서는 또 김경호·DJ DOC·박진영·엄정화·HOT·UP·임창정·젝스키스·지누션·터보 등이 10대 가수상을 수상했으며,신인가수상은 이지훈과 양파가 받았다. 이어 중견가수 현숙과 설운도가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이경섭씨가 최고작곡가상,박진영이 최고편곡가상,박주연씨가 최고작사가상,이수만씨가 최고인기가요기획상을 각각 받았다. 손주환 서울신문 사장은 인사말에서 “서울가요대상은 지난 90년 제정된 이래 한해의 가요계를 총결산하는 대중예술의 큰 잔치로 자리잡아 왔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대중가요 가수들의 인기도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으로서 회를 거듭할수록 그 권위와 성가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1·2부로 나누어SBS 무용단의 오프닝 공연과 각 부문수상자들에 대한 시상 및 특별상 수상자들의 축하공연에 이어 10대 가수 공연과 댄스곡 ‘행복’으로 ‘올해의 최고가수상’을 받은 HOT의 앵콜송 무대로 화려하게 펼쳐졌다.
  • 앞 못보지만 작곡은 수준급/시각장애 작곡가 서울예전 장유경양

    ◎신체장애 극복위해 남다른 노력/이젠 남에게 도움주는 사람될터 “앞이 보이기 않기 때문에 남들이 미처 못 듣는 음감을 느낄 수 있죠” 서울예술전문대 실용음악과 1년 장유경양(21·작곡 전공). 선천성 시각장애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학기 학과목 평점이 4.5점 만점에 4.27점으로 학과 53명 가운데 당당히 수석을 차지했다. 지난주에 2학기 기말고사를 마친 장양은 “시험을 잘 치른 것 같다”며 수줍어했다.그 웃음속에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장양은 “남들보다 3∼4배 이상 노력해야만 비로소 같은 수준이 되는 모든생활에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의연해 했다. 장양은 입학 당시에도 많은 화제를 뿌렸다. 15.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학과 차석으로 합격했다.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측이 입학을 거부하자 합격증을 들고 교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입학을 호소해 마침내 배움의 길을 얻어냈다. 앳되고 귀염성 있는 얼굴의 장양은 성격이 소탈해 주변에 친구가 많은 편이다.예민한 음감까지 들을수 있는 장애인 특유의 장점 때문에 친구들이만든 곡의 편곡을 도맡기도 한다. 장양은 “처음에는 제가 괜한 상처를 받을까 봐 친구들이 꺼려하는 느낌이어서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남모르게 애를 썼다”고말했다. 학교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인 장양은 “교수님이 수업중에 미처 자신의 존재를 잊고 멜로디 대신 칠판에 악보만 적어줄 때가 가장 곤혹스럽다”며 “수업이 끝나면 교수에게 살짝 다시 물어 이를 극복했다”고 덧붙였다. 장양은 독학으로 피아노와 클라리넷,트럼펫 등을 수준급으로 익혔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부모품에서 벗어나 종로구 효자동에 단칸 셋방을 얻어 혼자 살고 있다.부모에게 의존하면 나약해지는 자신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고 3시절 가수겸 탤런트 엄정화씨에게 반해 방송국 앞에서 며칠동안 무작정 엄씨를 기다렸고 어렵게 만난 그녀에게 “멋진 곳을 써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대중음악 작곡가로 나선 계기가 됐다.미국의 재즈 연주가 빌 에반스가 장양의 우상이다. 장양은 “스스로 하고 싶었던 음악을 직업으로 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며 신세대다운 일면을 보였다.또 같은 처지의 후배들에게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충고하고 싶단다.
  • 브란트 전 독 총리 소재로 한 오페라 개막

    ◎“나치만행 원죄 우리 스스로 씻자”/70년대 총리재직때 파 게토방문 헌화장면서 영감/최근 부정적인 영웅주의 시각과 국민화해 초점 빌리 브란트 전 독일총리를 소재로,나치 만행에 대한 독일인들의 의식을 새롭게 일깨우는 오페라 ‘바르샤바 굴복’이 개막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주말 도르트문트에서 막을 올린 이 오페라는 브란트 전 총리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내용의 핵심은 나치 만행으로 빚어진 독일인들의 업보를 씻어내고자 하는 그의 몸부림에 초점을 맞췄다. 오페라를 창작한 도르트문트 오페라 하우스의 존 듀는 70년 당시 총리였던 브란트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게토를 방문,헌화하는 자리에서 벌였던 조그만 제스처에서 영감을 얻었다.듀는 27년전 브란트의 그같은 제스처와 뒤이은 일순간의 침묵을 마음속에 감동으로 품어오다 이번에 오페라로 만들어 냈다. 음악과 노래를 꾸며진 2시간 짜리 이 오페라의 노래는 동독 출신 게르하르트 로젠펠트가 작곡했으며 대본은 브란트가 바르샤바를 방문한지 3일후 태어난 필립 코흐하임이 만들었다.오페라를 구상한 듀는 “독일인들은 최근의 역사로 인해 영웅주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작품 의도가 “브란트 같은 과거의 모범적인 인물과 독일인들을 화해시키려는데 있다”고 밝혔다. 브란트의 동방정책을 입안했으며 그의 가장 절친한 조언자였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 에곤 바르(75)는 개막 첫날 이 오페라를 감상한뒤 “빌리(브란트)는 동독 출신 작곡가가 이 작품을 만든 사실에 대해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브란트가 게토에서 무릎을 꿇은뒤 뒤따랐던 침묵의 순간을 똑똑히 기억한다면서 작품이 당시 상황을 극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오페라는 마치 브란트가 게토의 기념비 앞에서 무너지는 상황을 연상시키듯 유태인 배지(스타스 앤드 데이비드 배지)를 단 일단의 유태인들이 무대로 뛰어나와 비오듯 쏟아지는 총탄앞에 스러지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 새롭게 듣는 푸치니의 세계

    ◎호세 쿠라·키리 테 카나와·알라냐 부부의 음반들/쿠라,차세대 이끌 테너로 손꼽혀/카나와,노련함,관록의 소리 돋보여/‘라 론디네’… 올해 음반상 등 휩쓸어 오페라를 한 편도 본 적 없는 이들에게 아는 오페라를 꼽아보라고 설문조사 한다면 어느 작품이 수위일까.모르긴 몰라도 푸치니의 ‘나비부인’이 1등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 말그대로 대중적 지명도를 누리는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그 푸치니를 노래하는 일급 성악가의 음반이 겨울 초입을 포근하게 데워주고 있다.호세 쿠라의 푸치니 아리아집(에라토)은 따끈따끈한 신보.올봄 수입됐던 키리테 카나와의 ‘태양과 사랑’(에라토)도 국내 배급사에서 라이센스로 새롭게 내놨다.테너 로베르토 알라냐,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가 앙상블을과시한 오페라 ‘라 론디네’(제비·EMI)도 국내 음반숍에 다시 나온다.원체 소량 상륙한데다 97 그라모폰 올해의 음반상,올해의 오페라음반상을 휩쓴여세로 재고가 동난 것을 국내지사에서 재수입하기로 한 것. 가장 솔깃한 앨범은 역시 테너 호세 쿠라의 푸치니 아리아집.선도도 선도지만 입소문으로만 듣던 아르헨티나 출신 호세 쿠라의 실체를 오디오로 확인해볼 기회라는게 기대를 증폭시킨다.그 소문은 35세의 쿠라가 ‘쓰리테너’를 이을 제4의 테너 0순위로 꼽히고 있으며 데뷔 3년만에 오페라 꿈의 무대들을 주름잡고 있다는 것. 음반을 걸면 ‘아무도 잠들지 못하고’(오페라 투란도트),‘별은 빛나건만’(토스카),‘그대의 찬손’(라보엠) 등 익숙한 푸치니 노래가 웬 낯선 소릿결에 실린다.일견 거칠거칠한듯 힘 넘치고 설익은듯 하면서도 풋풋한 생기가 넘치는 젊은 목소리다.완벽하게 다듬어지진 않았으되 파워와 나름의 주관이 뚜렷이 살아 있다.반주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이색적으로 지휘봉을잡고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이끈다. 쿠라가 ‘신선미’라면 ‘태양과 사랑’은 키리 테 카나와의 ‘관록’이키워드.‘노래에 살고,사랑에 살고’(토스카),‘외롭고,잊혀지고,버림받은채’(마농 레스코),‘내 이름은 미미’(라보엠),‘어떤 개인 날’(나비부인),‘오,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쟈니 스키키) 등푸치니 인기곡을 모두 모았다.선율을 휘어잡고 요리하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한편 푸치니 초기 오페라 ‘라 론디네’는 부부 듀엣의 화음궁합을 들려준다.차세대 기대주 테너 알라냐를 쿠라와 견줘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
  • 컬러판 ‘겨울 나그네’(객석에서)

    ‘카사블랑카’나 ‘로마의 휴일’을 컬러영화로 본 적 있는지.오리지널 흑백필름에 물감을 푼 주인공은 컴퓨터였다.기술 발달,시대 돌변은 예술에도 새 해석을 몰고오기 마련.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의 슈베르트 ‘겨울나그네’(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공연을 보고 컬러판 ‘로마의 휴일’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슈타인웨이 피아노에 시커먼 남자 둘이 들러붙어 실연타령을 늘어놓는 침울한독창회를 염두에 두고 객석에 들어선 이들은 하나둘 소란스럽게 무대를 채워가는 연주자들 모습에 우선 어깨를 편다.으례 연미복을 기다리던 관객앞에 성악가는 까만 폴라,미색 바바리,흰 머플러로 어디 훌쩍 떠나기라도 할 듯 하다.가뿐한 차림의 두 남자(성악가와 지휘자)가 실내악 앙상블을 이끌고 떠난 음악여행은 원전의 칙칙함을 사뿐 걷어내고 오색소리를 입혀 몰라보게 산뜻한 ‘겨울나그네’를 보여줬다. 현대 작곡가 한스 첸더는 실내악 ‘겨울나그네’를 일종의 ‘기차여행’처럼 썼다는게 박은희 페스티벌앙상블 단장의 설명.말 그대로 무대는 역사처럼 복닥거렸다.기차를 탄 연주자들이 모두 종착역까지 가는 것이 아니었다.오프닝때 객석에서 걸어온 관악기들은 여행이 진행되면서 칸을 바꿔타거나(자리 이동) 목적지를 바꾸거나(악기 교체) 내렸다(퇴장).때로 간식거리 카트(기타,하프)가 지나가고 가끔 비바람도 유리창을 몰아쳤다(퍼커션).이처럼 한꺼번에 주인공으로 나서지 않고 오밀조밀 번갈아 얼굴을 내밀기 때문에 타악기 30개 등 총 50여개의 악기가 동원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두껍잖게,한결같이 미끈한 소릿결을 뽑아냈다.트럼펫 ‘경적’으로 출발,현악기·관악기 등이 차례로 참여한 뒤 퍼커션이 한껏 고조시키는 전개로 여러 템포를 노닐듯 넘나들며 풀어나간 ‘우편배달부’는 작은 교향시 같았다. 이날 객석은 근래 드물게 성황이었다.그래선지 흐름을 끊는 노래 사이의 박수가 유난히 잦았다.그럼에도 차장(지휘자) 정치용씨는 끝까지 여유있게 안전운행을 조직해냈다.안정되고 윤기넘치는 테너 강무림씨의 음색도 들을만 했다.한스 첸더가 기획,페스티벌앙상블이 운행한 이번 여행은 이채롭게도 겨울나그네의 우수보다 홍안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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