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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즉흥음악 페스티벌 개막

    복잡한 컴퓨터 음악장비가 쌓여있는 무대에 두명의 연주자가 입장한다.컴퓨터음악을 줄곧 연구해온 이돈응과 오보에를 손에 든 손형원.두 연주자는 곧악보도 사전협의도 없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총동원,즉석에서 화음을 맞춘다.어느 누구도 만들어낸 적 없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 순간만의 음악!연주자들은 진땀을 잔뜩 쏟지만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레코드나 CD,격조있는(?)무대에선 기대못할 색다른 즐거움. 12일 오후7시 서울 서초동 판아트홀에서 닷새동안 이어질 공연의 막을 올린‘즉흥음악 페스티벌’의 첫 프로그램에 나선 이들은 50분이라는 결코 짧지않은 시간에 모든 역량을 소진한듯 지치고 힘든 표정이었다. 이어 무대에서는 국내 색소폰의 일인자 강태환의 연주와 박창수의 피아노 퍼포먼스가 이어졌다.마치 작심이라도 한듯 불협화음을 연주하던 이들의 음악은 곧 조화로운 아름다움으로 바뀌었다. 이번 페스티벌의 절정은 13일 타악기의 명인 김대환과 일본 프리재즈의 독보적인 존재 사가 유키의 즉석무대(오후8시)가 될 듯하다.난해하기로유명한프리재즈에의 선입견을 일거에 뒤집는 쉽고도 재미있는 즉흥연주가 이어질것으로 보인다. 이날 피아니스트 새누리아와 독일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다니엘 젤이 한대의 피아노로 연출해 낼 무대도 기대된다. 15일에는 황신혜밴드(오후7시)와 에코 타악기 앙상블(오후8시)의 즉석연주가 있고 마지막날인 16일 오후6시에는 모든 출연자들이 한바탕 질펀한 즉흥연주판을 벌이게 된다. 이번 페스티벌은 재즈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즉흥연주의 벽을 허물어 정통 현대음악을 공부한 이들까지 함께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현장의 관객들이연주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즉흥연주의 형식과 내용에 변화가 있을것으로 기대된다.매일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이 참여하는 즉석토론도 있다. (02)581-2022임병선기자
  • 다시보는‘게임같은 인생’

    ‘재밌다’고 입소문난 개봉영화는 극장에서 못보더라도 조만간 비디오로 볼 수 있지만 ‘잘나가는’연극이나 뮤지컬은 한번 놓치면 꼼짝없이 앙코르 공연만을 기다려야 한다.이런 점에서 1일 국립극장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갬블러’(연출 한진섭)는 많은 이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듯하다. ‘갬블러’는 에피소드 중심의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달리 진지한 주제의식과 장중함이 돋보이는 유럽 뮤지컬로,지난 5월 초연 당시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모두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원작자 겸 작곡가인 그룹 ‘알란 파슨스프로젝트’의 전 멤버 에릭 울프슨도 한국판 ‘갬블러’를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 도박장을 무대로 음모와 사랑,갈등 등 게임같은 인생의 다양한 면모들이 개성 강한 인물들을 통해 형상화한다.카리스마가 넘치는 카지노 보스역의 허준호,도박에 목숨을 거는 젊은 도박사역의 남경주를 만나는 재미가 각별하다. 더욱이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쥔 백작부인역에 윤복희가 새롭게 가세해 한층기대를 갖게 한다.10일까지.월·수·목 오후8시,화·금 오후 4시·8시,토·일 오후 4시·7시,첫날 낮공연 없음.(02)576-2211이순녀기자 coral@
  • [음반 리뷰] 한국의 대표 명반 탄생을 기다리며

    체코의 ‘수프라폰’레이블로 나온 체코 국민주의 작곡가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명음레코드)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부럽다는것이었다. 이 음반에는 라파엘 쿠벨릭(1914∼96)과 바츨라프 노이만(1920∼95)이 각각체코 필하모닉을 지휘한 ‘나의 조국’이 들어 있다.쿠벨릭 음반은 지난 90년 ‘프라하의 봄’축제의 실황녹음이고,노이만 것은 75년 프라하의 드보르작홀에서 녹음한 것이다.둘다 각종 음반가이드가 최상위권으로 꼽고 있는 명반들이다. 새로 나온 음반은 그러나 수프라폰이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다.국내에서 발매하면서 두개의 음반을 한 케이스에 담은 이른바 ‘투 포 원(2 for 1)’이다.그럼에도 ‘체코 음악은 체코 사람이 가장 잘 연주한다’는 자부심이강렬하게 느껴진다. 이 음반을 즐기기보다 부러워해야 했던 것은 한국은 이런 음반을 언제쯤 만들 수 있을까를 생각했기 때문이다.우리 작곡가의 작품을 우리 지휘자가,우리 교향악단을 지휘해 음반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러나 이 음반처럼 해외 각국에서라이선스로 발매할만큼 보편성이 있을 것인가.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자는 누구인가도 다시 생각해 본다.안익태인가,윤이상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는 또 누구인가.정명훈인가.그렇다면 정명훈은 안익태나 윤이상의 권위자인가.한국에는 정명훈만한 지휘자가 또 있는가.게다가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수준의 교향악단은 존재하느냐 따위의 의문들이다.불행하게도 이 모든 질문에의 대답은 아직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체코는 도도하게 흐르는 서양음악이라는 큰 강물에 속해 있는 나라다. 서양음악 역사가 일천한 한국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체코도 흐름의 본류라기 보다는 지류다.국민주의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변방에서 살아갈 길을 궁리한 결과라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그런 점에서 이 음반은 한국음악계가 가야할 방향 만큼은 어느 정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매직 텔레파시’ 새달 8-10일 호암아트홀서 선보여

    창작 오페라를 키워야 한다고들 말한다.그러나 이런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도 막상 한국작곡가의 오페라를 구경가자고 하면 망설이게 마련이다. 물론 그동안 좋은 창작 오페라도 있었다.그러나 재미가 있어 반응이 좋았다기 보다는,그 작품이 갖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른다.한마디로 “창작 오페라는 재미는 별로”라는 생각이 어느샌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이종구 한양대음대 교수가 대본과 곡을 쓴 오페라 ‘매직 텔레파시’는 이런 통설을 극복하겠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이 작품은 그가 이끄는 한국창작오페라단이 10월 8∼10일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매직…’에는 ‘뮤지컬 같은 오페라,영화같은 오페라,한국적 포스트 모더니즘 오페라’라는 긴 설명이 붙어 있다.‘포스트 모더니즘’은 이 말의 여러가지 용례 가운데 ‘수요에 따라 공급하는 구조’에 촛점을 맞춘다.그동안의 창작 오페라가 “한국음악을 사랑한다면 이 작품을 보아야 한다”는 식으로 도도했다면,‘매직…’은 청중의 입맛에 최대한맞추어 제발로 찾아올 수 있도록 애썼다는 뜻이라고 한다. ‘뮤지컬같다’는 것은 이 작품의 대중음악적 성격을 강조한다.작곡가는 뮤지컬 버전(version)과 대극장용 버전을 따로 만들었다.뮤지컬용은 대중음악가수들과 전기기타·신시사이저 등으로 이루어진 밴드로도 공연이 가능하다. 내년 봄에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뮤지컬용을 공연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번에 무대에 올리는 것은 오페라가수와 전통적 교향악단을 위한 대극장용이지만 대중성은 뮤지컬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같다’는 것은 흔히 3막5장으로 이루어지는 오페라 무대의 한계를 극복하고,보통 200여 장면(scene)으로 한 작품을 구성하는 영화의 기법을 동원한다는 의미다.이를 위해 공연시간 내내 동영상이 끊임없이 새로운 배경을무대위에 투사하게 된다. ‘매직…’은 일제시대 한 처녀가 종군위안부 명단에 오름으로써 시작된 쌍둥이 할머니의 비극이 대를 넘는 인연이 연결고리가 되어 해원(解寃)한다는줄거리다.주제는 다소 무겁지만 20대 젊은 관객들을 주요타깃으로 삼아 코믹오페라나 경가극처럼 매우 대중적이고 가볍게 접근했다고 한다. 지난 90년 ‘환향녀’에서 작곡자와 호흡을 맞췄던 장수동이 연출하고,대중음악 전문인 MBC관현악단의 엄기영이 오페라 무대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는다.소프라노 정꽃님과 차인경·장지연·이석란,메조소프라노 임정현·박경숙,바리톤 장철·정광빈·최정훈이 출연하고,아시아·태평양 관현악단이 나선다.공연시각은 8·10일 오후7시30분,9일 오후 4시·7시30분.(02)2296-1251서동철기자 dcsuh@
  • 두 여성연출가의 셰익스피어 재해석

    한태숙과 김아라.저력있는 두 여성연출가의 손끝에서 셰익스피어가 새롭게태어난다.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인 한태숙의 ‘레이디 맥베스’,김아라의 ‘햄릿 프로젝트’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텍스트를 기본 뼈대만 남기고 과감하게 해체·재구성한 작품.독특한 주제의식,파격적인 무대언어 등 실험성 강한 ‘도발적인’연극이라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레이디 맥베스’(극단 물리)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남편 맥베스를 부추겨왕을 살해한 뒤 악몽에 시달리는 맥베스 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남자는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을 즐기지만 여자는 권력 자체를 즐긴다’며 소심한 남편을 몰아세우던 그녀가 권력쟁취후 밤마다 몽유증세를 보이며 괴로워하는 내면심리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궁중의사의 최면에 이끌려 죄의식의 고통을 하나씩 토해내는 과정은 주술적인 음악,진흙과 밀가루 등의 오브제 사용으로 마치 원시적인 제의(祭儀)를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월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서주희(레이디 맥베스 역)이영란(물체극연출가)원일(작곡가)팀이 맥베스 부인의심리변화에 따른 소리와 빛,오브제의 효과적인 조화를 선사한다.여기에 정동환이 궁중의사와 맥베스의 1인2역으로 출연해 활력과 무게를 더해주고,보이 소프라노를 구사하는 신예 김영민이 가세해 천상의 노래를 들려준다.“새로운 장르가 만나서 빚어내는 입체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게 연출자 한태숙씨의 설명이다.10월 2∼15일 문예회관 소극장(02)765-5475. 지난달 죽산 야외무대에서 공연됐던 ‘햄릿 프로젝트’는 찰스 마로위츠의햄릿을 각색한 작품.언더그라운드 그룹 ‘황신혜밴드’의 리드보컬 김형태가 햄릿을 맡아 테크노 음악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서울연극제 기간중 문예회관 대극장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무대구성을 대폭 바꿨다.무대 한가운데 설치했던 연못,포크레인,대형 철조물을 모두 없애고 회의용 의자,탁자 등으로 흑백 톤의 간략한 무대를 배치했다. 김아라씨는 “죽산공연이 자연을 배경으로 제의적인 양식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액자틀 속에 갇힌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마로위츠 햄릿을 텍스트로 한 별도의 두 작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22∼28일 문예회관 대극장(02)764-3375. 이순녀기자 coral@
  • 쇼팽과 4人의 피아니스트

    음악애호가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남성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뛰어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한다면,아마 다음 네 사람의 이름이 가장 많이 오르지 않을까.문익주·김영호·강충모·김대진.이렇듯 높이 평가되는 네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호화판’무대가 마련됐다.이름하여 ‘쇼팽과 4인의 남성 피아니스트’.28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막을 연다. 이 연주회는 쇼팽 서거 15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것.따라서 쇼팽의 작품으로만 꾸며진다.마치 쇼팽이 이날 연주회를 염두에라도 둔듯 네곡씩 남긴 즉흥곡과 발라드,스케르초를 각자 한곡씩 연주한다.피아노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쇼팽을,그것도 네 사람의 연주를 비교하여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학생들로서는 공부하는 기회라는 것이 강충모의 ‘추천사’이기도 하다. 네 사람은 연주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후배 사이의 깊은 우의를 과시하고 있다.나이는 1955년생인 문익주(서울대교수)가 가장 많고,56년생인 김영호(연세대교수)와 61년생인 강충모(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62년생인 김대진(〃)이 뒤를 잇는다. 연주자들은 한 작곡가라도 체질에 맞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조금은 꺼려지는 곡도 있는 법.그럼에도 네사람은 선배가 먼저 좋아하는 작품을 고른 뒤,후배가 남은 곡을 물려받았다.따라서 ‘막둥이’김대진은 “이번 연주를 위해새로 배워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연주순서도 마찬가지.김대진으로 부터 시작해 강충모와 김영호를 거쳐 맏형인 문익주가 피날레를 장식한다.서로간 경쟁의식이 없을 수 없음에도 철저히 ‘형님 먼저’를 실천한 셈이다.이에 따라 맨먼저 나서는 김대진은 즉흥곡 1번과 발라드 4번,스케르초 1번을,강충모는 즉흥곡 3번과 발라드 3번,스케르초 2번을 들려준다.휴식시간이 끝나면 김영호가 즉흥곡 2번과 발라드 2번,스케르초 3번을,문익주가 ‘환상’즉흥곡과 발라드 1번,스케르초 4번을 연주하게 된다. 서동철기자 dcsuh@
  • [리뷰] 백건우·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

    7일 예술의전당에서는 서울국제음악제 프로그램의 하나로 서울시교향악단의연주회가 열렸다.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의 한 사람인 백건우가,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인 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을 연주했다. 백건우의 피아노는 충실했고,서울시향도 짱짱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여기에 페란디스의 정밀성이 가세해 창작음악 연주로는 유례가 없는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주최측도 이 연주회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던 듯 하다.대개 협주곡은 연주회의 전반을 마무리하게 마련이지만,이날은 연주회의 중심인 후반부 첫번째에 배치됐다.다른 레퍼토리는 협주곡을 위한 전주곡과 에필로그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짜여졌다.그러나 준비가 완벽하다고 해서 모든 연주회가 성공하는것은 아니다.청중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청중들은 어떻게 강석희의 협주곡에 환호할 수 있었을까. 강석희는 국제무대에서는 잘 알려진 작곡가다.그럼에도 국내청중들은 강석희보다는 백건우를 보러 갔는지 모른다.또 이 곡이 지난해 프랑스 연주에서호평을 받은 데 적지않게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당시 연주도 백건우와 페란디스가 맡았다.어떻게 보면 이날은 백건우가 ‘국제적 공인’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강석희 협주곡의 정당한 평가를 요구하는 의미가 있었던 셈이다.여기서 ‘스타’에게 부여된 책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자기나라 음악’이 있는 연주자는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가 매우 수월하다고 한다.그 나라 음악에 관한한 권위자로 인정받기 때문이다.러시아나 헝거리,체코 등이 모두 그렇다.이날 연주회만 해도 페란디스는 강석희를 빼면드뷔시·미요·라벨 등 자기나라 작곡가의 작품으로만 채우지 않았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음악’이 없는 상황에서 세계적 연주자가 된 한국인들의 노력은 그만큼 눈물겨웠다.따라서 후배들 만큼은 같은 어려움을 겪지않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국제무대에서 한국작곡가의 작품을 자주 연주하여 한국음악을 일반적인 레퍼토리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른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연주자’가운데 누가 그렇게 하고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본다.이날 백건우의 강석희 연주가 정말 아름다웠던것은,그가 이런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가을 출발… 음악축제와 함께

    예술의전당이 올가을 두개의 음악축제를 펼친다.9월7일부터 14일까지 콘서트홀에서 갖는 ‘99 서울국제음악제’와 25일부터 10월10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여는 ‘99 서울오페라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음악제는 백건우와,부르노 페랑디스가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 연주회로 막을 연다.레퍼토리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와 강석희의 피아노협주곡,라벨의 ‘스페인 랩소디’.8일은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사 리 콜죠넨 초청 코리안 심포니 연주회다.피아니스트 이경숙의 딸이기도 한 콜죠넨은 금난새 지휘로 글라주노프의 협주곡을 들려준다. 9일은 러시아 볼쇼이합창단,10일은 보자르트리오의 창설멤버인 첼리스트 그린하우스가,이종영이 이끄는 비하우스 첼로앙상블과 공연한다.11일은 서울바로크합주단의 ‘윤이상 음악의 밤’,12일은 일본의 NHK체임버오케스트라 연주회,13일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과 김혜정의 듀오 콘서트로 꾸며진다.14일 KBS교향악단이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과 베토벤의 협주곡,모차르트‘하프너’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음악제는끝난다. 올해 음악제도 창작곡을 상당수 연주토록 함으로서 국내작곡가들의 발표무대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백건우가 대곡에 속하는 강석희의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을 비롯,콜죠넨이 임지선의 ‘새벽’,비하우스 첼로앙상블이 박영란의 ‘활개치는 대나무들’을 선보인다.NHK체임버는 김용진의 ‘해금과 현을 위한소협주곡’을,KBS교향악단은 우종갑의 ‘축전서곡-하나의 세계’를 각각 골랐다. 오페라축제는 국내 초연인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와,푸치니의 ‘나비부인’‘라보엠’으로 이루어진다. ‘파우스트’(9월28일,10월3·6·10일 공연)는 괴테 탄생 250주년 기념작.문호근이 연출하고,프랑스 투르 오페라단의 예술감독인 장 이브 오송스가 지휘를,독일의 하랄트 B.토르가 무대디자인을 맡는 등 3국이 합작했다.파우스트역에는 테너 김재형과 이중운,메피스토에 바리톤 김동섭과 조병주,마르가리트에는 메조소프라노 김현주와 전효신,브란더스에는 베이스 함성식이 나선다.음악은 코리안심포니. ‘나비부인’(9월25일,10월1·5·9일)은 국제오페라단이 만든다.연출자 정갑균은 “작품 배경인 1885년의 일본 나가사키가 서구열강의 동양진출 전초기지이고,주인공 ‘초초상’이 미군의 ‘현지처’라는 역사적 의미를 살릴 것”이라고 말한다.나비부인 역에 김영미·김향란·김유섬,스즈키에 메조소프라노 김학남과 황경희·박수연,핑커턴에 테너 김진수와 이현.김덕기가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이 출연한다. ‘라 보엠’(9월26·29일,10월2·8일)은 지난해에도 페스티벌에 참여한 작품.여성연출가 이소영의 섬세함과 특유의 서정성이 인정받아 앙코르를 받았다. 미미 역에 소프라노 조경화와 김수정,로돌포에 테너 이원준,마르첼로에 바리톤 우주호,뮤제타에 소프라노 윤이나,콜리네에 바리톤 김요한,알친도르에 바리톤 김원경이다.카를로 팔레스키가 코리안심포니를 지휘한다. 공연시각은 음악제가 10일은 오후8시,나머지는 오후7시30분,오페라축제는 평일 오후7시30분,일요일 오후4시이며 월요일에는 없다.(02)580-1300서동철기자 dcsuh@
  • 화제의 구청장 -金聖順 송파구청장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성순(金聖順) 서울 송파구청장의 주옥같은 시가 노래로 만들어졌다. 음반제작회사인 ㈜대석프로젝트(대표 오세복)는 김구청장의 시 10편에 곡을 붙인 CD타이틀 ‘나팔을 불지요’를 제작,이달말쯤 시판한다고 25일 밝혔다.㈜대석은 김구청장의 또 다른 시 10편을 모은 CD 낭송집도 제작,판매할 계획이다. 한편의 시를 노래화한 적은 있지만 한 시인의 작품 여러편을 가수 여러명이 노래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김구청장의 시는 70∼80년대 인기를 누렸던 포크송 가수 8명과 송파구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최했던 ‘딩가딩가 가요제’에서 입상한 학생들이 부른다.어니언스의 멤버로 ‘편지’를 부른 임창제,‘갯바위’의 양하영,‘이거리를 생각하세요’의 장은아,‘삼포로 가는 길’의 강은철,‘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의 백영규,‘눈동자’의 이승재,‘막차로 떠난 여인’의 하남석,번안곡(Orange Blossom Special)을 부른 이탁호 등 가수 8명이 노래했다.딩가딩가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박종민군(대명고 3년)과 인기상을 받은 풍납중학교 1학년생 그룹 ‘이즈’ 등도 합세했다. 작곡은 ㈜대석의 대표이자 둘다섯의 멤버로 ‘긴머리 소녀’ 등을 부른 오씨와 작곡가 김영주씨가 맡았다. 일부 곡은 포크송 가수들의 주요무대인 미사리 카페촌에서 이미 불려지기도한다. 시낭송은 성우 이병조,김혜정,김태현씨 등 3명이 했고,‘장애인을 위한 기도’는 김구청장이 직접 낭송했다. 행정학 박사인 김구청장은 지난 94년 월간 ‘예술세계’에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이자 시락회(詩樂會) 이사다. 조덕현기자 hyoun@
  • [인터뷰] ‘-사랑의 형식’ 주연 뮤지컬 배우 임선애씨

    내달 2일 문예회관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바보각시-사랑의 형식’에서 주연을 맡은 뮤지컬 배우 임선애(29). 그녀는 요즘 해질무렵부터 새벽 3∼4시까지 혜화동 지하 극단연습실에서 날밤을 샌다.‘바보각시’등 4개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는 연출자 이윤택의 바쁜 스케줄 탓에 이시간에야 비로소 연습이 가능하다. “데뷔 6년만에 처음 출연하는 정극인데다 이전보다 주인공(바보각시)의 비중이 커져서 부담이 많이 돼요”‘바보각시’는 우리 전통의 살보시 설화를 모티브로,자신의 모든 것을 세상에 베푸는 바보각시의 순수한 사랑을 통해 세기말적 구원을 그린 작품. 이윤택의 우리극 형식 3부작중 하나로,93년 초연당시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으나 관객들에게는 외면받았다.이 작품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던 이윤택은 올초 부산과 서울에서 재공연을 가졌고,매회 객석을 가득 메우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번 공연은 1일 개막하는 제23회 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으로 다시 띄우게된 것.작곡가 원일의 음악을 보강하고,초연때 구음(口音)을 맡았던 김민정이 출연하는 등 미학적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바보각시역에 뮤지컬 배우인 그녀를 캐스팅한 것도 음악적인 측면을 고려해서다. “지난 봄 리어왕 시연회에 갔다가 바보각시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하시길래선뜻 하겠다고 했어요”이윤택과는 지난해 ‘눈물의 여왕’이후 두번째 만남.연출스타일이 너무 꼼꼼해 연습할때는 힘들지만 극중 배우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연출자여서 마음이 든든하단다.하지만 무게가 만만치않은 꼭두각시 인형을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들고 연기해야 하는데다 우리 고유의 음악인 정가(正歌)를 익혀야 하는 등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맑고 순수한 바보각시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리고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 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로 기억되길 바랍니다”94년 ‘코러스라인’으로 데뷔한 그녀는 96년 한미합작 뮤지컬 ‘브로드웨이42번가’오디션에서 주인공으로 뽑혀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이후 ‘웨스트사이드스토리’‘하드록카페’‘바리’등에 출연했다.15일까지.(02)763-1268이순녀기자 coral@
  • 듀크 엘링턴 탄생100돌 음악회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엘링턴 앞에 무릎꿇어 감사하게 될 것이다”74년 듀크 엘링턴이 75세로 타계했을때 색소폰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같은 추모사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기 장르의 바운더리를 넘어 현대음악 전 부면에 두루 영향력을 드리운 위대한 흑인 재즈 작곡가 듀크 엘링턴의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가 국내에서열린다.28일 하오3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의 ‘셀렉션스 프롬 엘링턴스 듀엣’이 그것. 엘링턴은 6,000여곡의 작품을 남긴 다산성이면서도 귀에 착착 붙는 뚜렷한선율선과 고른 완성도로 ‘재즈의 셰익스피어’라 불려온 작가.발라드에서성가,솔로에서 오케스트레이션까지 재즈로 표현가능한 모든 영역을 탐사한그의 작품세계 가운데서도 이번 공연에선 특히 옛음반 ‘듀엣(the duets)’에 포커스를 맞췄다. 천재 베이시스트 지미 블랜튼의 연주에 엘링턴이 직접 피아노 연주를 맡은이 앨범은 당시까지 반주 악기로만 치부돼온 베이스를 무대 전면으로 당당히 끌어내 재발굴해낸 재즈 베이스사의 기념비적 음반. 이번 공연에서는 베이시스트 닐스 해닝 오르스테드 페데르슨(NHOP)과 피아니스트 멀그루 밀러가 호흡을 맞춰 듀엣 수록곡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다.덴마크가 자랑하는 NHOP는 ‘베이스를 기타처럼 다룬다’는 평을 듣는 테크니션이며 밀러는 엘링턴 피아니즘의 적자중 하나로 평가받는 미국 뮤지션이다. 레퍼토리는 ‘C 잼 블루스’‘소피스티케이티드 레이디’‘컴 선데이’‘피터 패터 팬터’‘왓 앰 아이 히어 포’등 듀엣 수록곡에 연주자들 작품을 곁들였다.문의 599-5743. 손정숙기자
  • [인터뷰] 펜데레츠키 교향곡 ‘한국’ 해외연주회 장윤성교수

    “연주자가 국제무대에서 얼마나 빨리 성공하느냐는 ‘자기나라 음악’이 있느냐가 상당 부분을 좌우합니다.러시아가 그렇고,체코나 헝가리가 그렇지요. 특히 지휘자에게는 더욱 중요합니다.”펜데레츠키의 교향곡 5번 ‘한국’을 들고 일련의 해외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는 지휘자 장윤성씨(36·경희대 교수)는 “왜 펜데레츠키냐”고 묻자 대뜸이렇게 말을 꺼냈다. 장씨는,당연한 얘기겠지만 젊은 지휘자가 유수한 교향악단과 연주할 기회를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그러나 펜데레츠키의 ‘한국교향곡’을 내세우자 계약이 빨리 이루어지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교향곡’은 폴란드의 세계적인 작곡가 크지스토프 펜데레츠키가 지난92년 한국정부로부터 위촉받아 만들었다.장씨는 이 곡을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 음악회’에서 서울시향과 연주한 것을 시작으로 오는 9월18일에는 부다페스트 심포니,내년 7월에는 야나첵 필하모닉,2001년 3월에는 프라하 심포니를 각각 지휘한다. “지휘자로서 이용할 수 있는 한국음악은 거의 없습니다.그럼에도 최근 ‘한국적인 것’을 만들려는 작업은 유치하거나,아니면 너무 추상적인 방향으로흐르고 있어요.‘우리 것’이라도 서양음악 작곡의 전통과 동떨어져서는 서양관객들을 이해시킬 수 없습니다.”장씨가 이 곡을 처음 연주한 것은 95년 10월 폴란드의 크라코프에서 열린 ‘모자이코 현대음악제’.당시 크라코프 라디오 심포니와의 연주는 관객들에게 빨리 받아들여졌다.펜데레츠키가 갖는 ‘보편성’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곡에 ‘한국 것이라고는 새야새야 파랑새야 멜로디 밖에는 없지않느냐’는 비판도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그렇다해도 우리 음악가들에게는 큰 자산입니다.”그는 현재 자신이 생각하는 이곡의 가치를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펜데레츠키의 5번 교향곡과 광복절’로 가제를 붙인 이 글은 곧 학술지를 통해 발표된다.프라하 심포니와는 제대로 된 ‘한국교향곡’의 음반도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 음악가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작품개발이 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과도기에는 ‘한국교향곡’같은 것이 국가적 위상과 예술가 개인의 앞날을 위한 ‘대안’이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스타 비디오’홍수…졸속 제작물 판친다

    인기연예인이 나오는 각종 비디오물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그러나 이들 비디오 가운데 일부는 스타의 인기에 편승,졸속 제작되고 있어 내용이 의문시된다. 최근 나온 ‘스타비디오’는 무려 20여종에 이른다.대부분 유아교육,다이어트 비디오 등이 주종을 이룬다. 이같이 스타비디오가 쏟아지는 것은 지난해 5월 슈퍼모델 이소라의 다이어트체조 비디오가 업계사상 최대의 판매량인 30여만장을 기록하면서부터.당시 제작사는 1∼2만여장이 팔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밖으로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수십억원을 챙겼다.이어 개그우먼 조혜련의 다이어트 비디오도 20여만장이나 팔렸다.이에 따라 비디오업계들이 앞다퉈 스타비디오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우선 이소라와 조혜련이 다이어트를 주제로 다시 2탄을 찍었다.또 탤런트최수종의 ‘IQ체조’,탤런트 하희라의 ‘초보엄마 하희라의 아장아장 꼬마박사’,개그맨 임하룡의 ‘쭉쭉빵빵’,가수 핑클의 ‘나비나비 동요축제’,탤런트 김현주의 ‘신나는 리듬여행’ 등 유아교육용 비디오가 뒤를 이었다.미시모델 변정수의 ‘아름다운 몸매만들기’와 탤런트부부 박철 옥소리의 ‘임신과 출산가이드’,탤런트 사미자의 ‘효 마사지’,작곡가 이병원의 ‘음치클리닉’,가수 이주노의 ‘댄스팩토리’,가수 엄정화의 ‘메이크업’등도 나왔다.탤런트 강부자는 조만간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베이비119’를 출시한다. 그러나 이들 비디오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2,000∼3,000여만원을 들여 길면 2∼3주,짧으면 2∼3일만에 만들어진다.더욱이 전문가의 검토 등을거의 거치지 않고 제작돼 내용이 부실한게 많다. 한 관계자는 “스타비디오 가운데 전문가의 자문이나 감수를 받은 것은 사실상 한편도 없다”면서 “대부분 구성작가들이 시나리오를 쓰며,다른 외국비디오나 앞서 만들어진 비디오를 참고해 찍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이 결과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아지면서 스타비디오들이 생각만큼 잘 팔리지 않는다.그럼에도 비디오제작사들이 스타비디오 제작에 몰두하는 것은 판매량이 어느정도는 보장되기 때문이다.비디오전문업체의 한 직원은 “비디오의 손익분기점은 1만여장으로,스타가 나오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는다”면서 “얼마전 대학교수 등이 출연한 ‘빰빠라 빰’이란 수준높은 교육용 비디오가 나왔으나 판매가 매우 부진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스타비디오는 살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관계자는 “비디오를 사기 전에 미리 한번 틀어보거나 겉표지에 내용이자세하게 설명된 것을 골라야 한다”면서 “내용설명이 없는 것은 대충 만들어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박재범기자 jaebum@
  • 춤·노래로 풀어낸 견우직녀 애틋한 사랑

    견우직녀가 일년에 단한번 만난다는 칠석.견우와 직녀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널리 알려졌지만 이를 우리 노래와 공연양식으로 연결한 예는 흔치 않다. 국립국악원이 올해의 칠석날인 17일 오후8시 국악원 야외무대 별맞이터에서‘미리내 견우별의 사랑여정’을 펼쳐보인다.견우직녀 설화에 담긴 애틋한이야기와 풍습을 창작 판소리와 창작춤,시조 창,거문고 합주 등으로 풀어내는 그야말로 우리네 ‘소리의 향연’이다. 칠석맞이 굿을 재현한 ‘칠석별굿’으로 시작하는 공연은 시조창‘직녀’(김광섭·조일하노래)와 가야금독주‘은하수’(황의종곡), 창작무용‘별밤’(김영희안무)으로 이어진다.아울러 지금은 거의 사라진 토박이노래‘칠석요’를남도민요로 재구성해 최초로 무대에 올린다. 견우직녀의 애틋한 전설을 담은 창작판소리 ‘견우전’이 부부명창 김일구·김영자의 호흡으로 초연되며,지난 5월 거문고 역사축제에서 선보인 창작음악 ‘미리내’도 다시 관객의 박수를 기다린다. 칠석,사랑,별에 얽힌 조선시대의 한시와 오늘날의 현대시를 중견 작곡가들에게 위촉해 만든 창작 노래 공연도 눈여겨 볼만한 레퍼토리.‘칠석’(이병석시)‘칠석부’(김인후) ‘별들의 말’(황금찬) ‘견우직녀별을 보며’(권근)‘견우의 노래’(서정주)‘사랑사리’(성찬경)등 6곡이 그것이다. 모두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국악 실내악 연주에 맞춰 소개되는데 우리 전통음악어법으로 표현되는 새 창작 노래가 어떤 반응을 얻을지,기대를 모은다. 김성호기자 kimus@
  • 김성면‘99도전’라이브콘서트…정동문화회관

    ‘사랑과 우정사이’‘슬프도록 아름다운’등 애절한 발라드곡으로 유명한 K2의 김성면이 30일에서 8월1일까지 정동문화예술회관에서 ‘99도전’이란 타이틀로 라이브무대를 갖는다. 최근 발표한 3집 음반의 머릿곡‘그녀의 연인에게’가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방송출연,대학축제 초대가수 등으로 활동하는 김성면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라이브가수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한다는 포부. 새 음반의 부제 ‘보컬리스트’가 말해주듯 그동안 보여준 작곡가로서의 능력이전에 진정한 ‘노래쟁이’에 의미를 둬,오직 노래에 전념하는 모습을 청중에게 보일 예정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동료가수 노바소닉,박기영,정재형,엄정화가 초대손님으로출연한다.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6시.(02)337-8474이순녀기자 coral@
  • 만능 뮤지션 유희열 새로운 시도

    자정에서 새벽2시 사이.보통 사람들이 대부분 잠에 빠져있을 그 시간,그는언제나 깨어있다.어쩌면 하루중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고,가장 많은 말을 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1년10개월째 MBC 라디오 심야프로 ‘FM음악도시’를진행하고 있는 그룹 ‘토이’의 유희열 얘기다. “그 시간대는 참 묘합니다.진행자와 청취자들간에 심정적인 공감대가 가장 잘 형성되는 시간이라고나 할까요.농담은 농담대로,또 진지한 얘기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서 마치 친구랑 차 마시는 것처럼 편해요” 그의 이같은 말은 이 프로에 유난히 마니아가 많은 이유를 알려준다. 92년 유재하 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95년 토이 1집 ‘내마음 속에’로 데뷔한 유희열은 가수,작곡자,프로듀서 등 만능 뮤지션으로 통한다.이문세의 ‘조조할인’을 작곡했고,윤종신·이승환 등 인기가수들의 앨범을 제작했다.그는 얼마전 글과 그림,음악을 하나로 묶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직접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삽화집과 연주음반을 묶은 ‘잊혀진 그 집앞’(중앙M&B)을 낸 것.원래는 연주음반만 내고 CD자켓에 삽화 몇 컷을 넣을 생각이었다.그런데 그의 그림과 글을 본 동료들이 아예 삽화집을 낼 것을 권유했고,얼떨결에 일이 커져버렸다고 한다.그는 “내가 만든 그림책과 연주음반을 갖는 것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인데 한꺼번에 이루게 돼 너무 기쁘다”며즐거워한다. 삽화집에는 자신의 얘기와 어린 시절의 추억,그리고 친구 가족 사랑 음악등 평소 느끼고 생각하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일들을 진솔하게 담았다.연주음반은 ‘힘을 빼고’ 쉽게 만들려고 애썼다.잠들기 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구상했는데 첫 작업으로는 꽤 만족스럽다는 자평.10곡중 ‘옆모습’‘즐거운 편지’를 빼고는 모두 그의 피아노 연주곡들이다.이 가운데 ‘피아노가 있던 방’은 클래식 작곡가 에릭 사티,‘라디오 천국’은 재즈 뮤지션팻 매트니,‘떠나는 날의 흥분’은 싱어송라이터 윤상에 대한 오마주 작품들이다.“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또 내 앨범 나올 때마다 내 나이에 맞고,그때 그때 상황에 충실한 음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울대 작곡과 90학번인 그는 아직 졸업을 못했다.이번 가을에 3학년 2학기로 복학할 계획.뉴욕에서 테크노음악을 공부하는 친구와 연말쯤 클래식과 테크노의 만남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앨범을 생각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
  • [대한매일 창간95] 21세기 문화기상도

    “정체나 후퇴는 없다.통합과 분화,첨단 하이테크와의 결합과정 등을 거쳐발전만 있을 뿐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은 21세기에는 연극 등 전통예술에서 영상 등 첨단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가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한마디로 말해 21세기의 문화 날씨는 ‘아주 맑음’또는 ‘맑음’이라는 것이다.이는 문화적 창의성이 사회 및 경제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고 개인의 삶의 질을 고양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특히 통일시대를 맞아 민족 및 사회통합이 요구되는우리들에겐 문화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21세기 문화예술의 변화·발전 기상도(氣象圖)를 그려본다. ■총론 장르간의 벽이 허물어지고 통합되는 문화의 ‘M&A 현상’이 강하게나타난다.컴퓨터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이다.최근 복합문화공간인 ‘아트센터’가 등장하고 있는 것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전시공간과소규모 야외극장을 갖춘 이 곳에서는 미술과 음악,마임,퍼포먼스 등 장르간의 통합예술,장르 간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연극 등 고전적인 문화예술도 나름대로의 영역을 지키며 변함없이 지구인들의 사랑을 받을것으로 보인다.19세기말 영화가 처음으로 등장,대중문화의 꽃을 피운 것처럼신매체 출현에 따른 새로운 문화현상의 출현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 ■음악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규모 공연보다는 3∼15명 단위의 실내악단이활성화되고 레퍼토리의 전문화가 이뤄질 것이다.60년대 이후 시작된 원전연주(곡이 만들어질 당시의 주법과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반영),또는 정격연주(원전연주+작곡 당시에 만들어진 악기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를 연주하는 전문 단체들도 생겨난다.기존 작품의 재조명과 뒤집어보기 등도 보편화될 전망이다. 컴퓨터의 발달로 문화 향유자인 관객과 생산자인 연주자나 작곡가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마니아들의 생산활동 참여가 쉬워진다.이들의 참여욕구는 미국에서 한차례 시도됐던 ‘두뇌오페라’처럼 사이버공간에서 전문가와 마니아가 함께 곡을 만들고 이를 공연장으로전송,바로 들려주고 평가받는 과학과음악의 벽허물기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연극·무용 전반적으로 사이버 문화가 득세하겠지만 전통적인 공연예술도 독자적인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점쳐진다.사이버 문화는 자칫 소외,탈인간화 등 인간적 요소의 상실을 가져오는 ‘어두운 측면’을 안고 있어,인생의깊이와 감동 등 인간의 체취를 다루는 연극 등 공연의 자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정보통신 및 매체의 발달에 따른 문화적 획일화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정체성 유지에 나서게 된다.이는 공연예술,축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형태로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개인들도 자신의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연극은 대사가적어지고 춤이나 영상으로 대신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무용은 테크놀로지와의결합이 두드러진다. ■미술 컴퓨터 그래픽 등 첨단 하이테크와의 결합을 통해 분야가 세분화되고 다양화된다.21세기는 ‘순간적인 것’,‘사건’,‘이미지’ 등을 의미하는 ‘시뮬라르크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 원본과 모사품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뿐아니라 모사품이 원본이 되고 인공의 상황이 현실이 되는 ‘시뮬라르크’의개념이 대두된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가상공간에서만 가능한 시각예술을 창조하거나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시각물이라 해도 그것을 웹의 환경과 특성에맞게 재가공한 미술사이트가 각광을 받게 된다. 눈을 국내로 돌리면 한국미술계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될 것이다.언더그라운드,키치,미디어,퍼포먼스,비디오,멀티미디어,페미니즘 미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영상 21세기 문화를 선도,‘상한가’를 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감성적인 매체로서 뉴밀레니엄의 인간형과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문화예술분야가 영화로 통합되어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전통과 영상의 결합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문화가 양산될 것이다. 한국영화에 대해서는 우려와 낙관이 교차한다.일부는 미국시장에 잠식당할것이라며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소자본 아트필름이 대안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한다.다른 일부는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식상한 사람들이 늘고있어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영화를 만들면 그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는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 한양대 정용탁교수,영화평론가 전찬일씨,문호근 예술의 전당 총감독,이승정 서울 YMCA 청소년 사업부장,장일범 공연기획 및 음악 컬럼니스트,최효민 국립국악원 전문위원,오지철 문화부 문화정책국장,장은수 문화비평가,한국예술종합학교 최준호교수 정리 임태순기자 stslim@
  • 음악과 함께 하는 여름방학

    여름방학을 맞아 여러 형태의 청소년 음악회가 열린다. 공연 현장을 찾아가는 ‘문화체험’숙제가 아니더라도 이번 방학에는 ‘음악과 친해지기’로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공연장을 찾아다니는 것은 어떨까. 16일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을 시작으로 8월27일까지 이어지는 청소년 음악회를 특징별로 살펴보자. 악기특성에 따라 편성한 음악회 ‘99 실내악 축제-윈드,윈드!’(8월 8∼12일)‘플루트 앙상블의 밤’(8월16일)‘타악기 앙상블’(8월21일)‘하프의 아름다움-나현선과 앙상블’(8월21일)은 특정 악기로만 편성,각 악기의 특징과 음색을 구분해서 감상할 수 있다.‘…윈드,윈드!’는 8일 서울 목관 5중주단이,9일 코리안 색소폰 앙상블,10일 한음 트럼본 앙상블,11일 서울 금관 5중주,12일 피리 목관 5중주단이 출연,친숙한 곡들을 들려준다. ‘플루트…’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과 20여명의 국내외 유명 플루티스트들이 나와 모차르트·멘델스존 등 유명작곡가들의 플루트 곡을 들려준다. 강동석은 라벨·드뷔시·크라이슬러의 소품들을연주한다. ‘타악기 앙상블’에는 서울타악기 앙상블과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출연한다. ‘하프…’는 하프와 현악기가 만나는 무대.하피스트 나현선과 조이 오브 스트링스가 협연,헨델의 ‘하프협주곡 작품 4-6’을 연주한다.해설자가 나와연주곡과 하프의 특성을 설명해 준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 ‘청소년음악회’(23일)‘서울바로크합주단 음악회’(8월 21∼22일)와 ‘99 여름가족 음악회’(8월24일)가 그것. ‘청소년 음악회’는 클래식 구성작가 김강하의 해설로 진행된다.피아노·플루트 독주,한 대의 피아노에 2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포핸즈’(4hands)등 다양한 연주형태로 아리아,외국가곡,한국가곡,생상의 ‘백조’등을 들려준다. ‘서울바로크…’의 두차례 음악회는 연주곡목이 각기 다르지만 바흐·모차르트·헨델 등 여러 작곡가 곡을 해설을 들으며 비교,감상할 수 있다. ‘99여름…’은 지휘자 금난새가 유라시안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해설한다.바이올리니스트 여은정이 비발디의 ‘사계’중 ‘봄’과 ‘여름’을,오보이스트 이윤정이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 나단조’를 독주로 들려준다.레스피기의 ‘루트를 위한 옛무곡과 아리아’도 감상할 수 있다. 교향악단 KBS교향악단의 ‘협주곡의 밤’(16일)은 한양대 박은성 교수가지휘를 맡았다.모차르트 ‘돈 죠반니’서곡,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의한 변주곡’,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 3번’을 미 커티스 음악원에 재학중인 첼리스트 주연선과 피아니스트 홍기정이 협연한다. 서울시교향악단(8월15일)의 ‘광복절 기념음악회’에서는 장윤성 지휘로 펜데르츠키의 ‘한국교향곡’등을 들을수 있다.‘오케스트라의 밤’(8월19일)에서는 강남교향악단과 협연자들이 들려주는 오페라 아리아,피아노협주곡,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등을 감상할 수 있다. 국악 정동극장에서는 문화다원주의를 표방한 청소년음악회 ‘문화충돌’(8월 11∼19일)을 준비한다.남미의 라틴 민속음악단 ‘시사이밴드’와 극장 전속 풍물팀의 창작 레퍼토리 ‘항아리’와 ‘통타’로 프로그램을 짰다. 국립국악원에서도 국악원 정악·민속·무용단 등이 총출연하는 여름방학 특별공연 프로그램(8월 9∼13일)을 마련했다. 강선임기자sunnyk@
  • 구미시, 세계최초 ‘電子大鐘’ 세운다

    전자도시 경북 구미에 세계 최초로 전자대종이 세워진다. 구미시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섬유를 소재로 만든 전자대종을 오는 11월 진미동 동락공원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전자대종은 성덕대왕 신종(일명 에밀레 종,높이 3·75m 직경 2·25m)과 모양은 비슷하나 규모는 더 크다. 전자대종은 원형 전광판 내부에 종소리를 합성하는 컴퓨터 시스템과 앰프·스피커 등을 갖추고 리모콘으로 레이저 빔을 쏘거나 스위치를 작동하는 방식으로 타종된다. 종 표면은 광섬유 등을 이용해 종소리의 신비로움을 빛으로 나타내도록 설계되며 성덕대왕 신종의 무늬를 그대로 재현한다. 종소리는 성덕대왕 신종과 같은 소리를 내며 1㎞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수있도록 제작된다.전자대종 제작비는 모두 6억원으로 시비 3억원과 지역 기업체의 모금 등으로 충당된다. 전자대종 제작을 맡은 숭실대 배명진(裵明振·44·정보통신학과)교수는 “전자대종은 세계 최초로 설치되는 것으로 전자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명물이 될 것”이라며 “종소리는 작곡가들에게 의뢰해다양한 음색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오페라 무대 ‘창작’은 있고 ‘작품’이 없다

    창작오페라 무대에 이상열기가 몰아쳤다. 매년 한두편 정도 무대에 올랐으나 올해는 이미 5편이 공연을 끝냈고 준비중인 2편까지 합치면 모두 7작품이 무대에 오르게 된다. ‘둘이서 한발로’(대본 장수동,작곡 김경중,서울오페라앙상블)‘황진이’(대본 구상,작곡 이영조,한국오페라단)‘무등동동’(대본 조태일·김준태,작곡 김선철,빛소리오페라단)‘사랑의 빛’(대본 장수동,작곡 백병동, 서울오페라앙상블)‘백범 김구와 상해임시정부’(대본 이종헌·장수동,작곡 이동훈,강화자베세토오페라단)는 이미 공연된 작품. ‘매직 텔레파시’(대본·작곡 이종구,코레콤)‘산불’(대본 차범석,작곡 정회갑,국립오페라단)은 각각 11월로 공연일정이 잡혀 있다. 이처럼 창작오페라 제작이 활발해진 데는 문화관광부의 무대예술 특별지원사업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문화관광부가 IMF로 침체한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문예진흥원을 통해 국고 20억원을 민간단체에 지원키로 한 것이다. 지난 85년부터 문예진흥원이 꾸준히 시행해 온 ‘창작활성화 지원기금’도한몫을 했다.이는 창작오페라에 작품당 1억원(작곡가 2,500만원,대본작가 500만원,단체 7,000만원)을 지원해주는 제도. 올해 공연됐거나 공연할 창작 오페라중‘둘이서 한발로’와 ‘산불’을 빼고는 모두 이들 자금을 지원 받았다.‘둘이서 한발로’는 규모가 요건에 맞지않아서,‘산불’은 민간단체가 아닌 국립오페라단 작품이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 이 단체들이 지원받은 액수는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고 1억 2,000만원에이른다. 이같은 창작오페라 지원제도가 오페라 활성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지원대상이 규모가 큰 대극장용 작품에만 치중된 데다 한 단체에 많은 액수를 지원,완성도 떨어지는 대작들만 양산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무엇보다 문제점은 선정과정과 지원 후의 평가가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대예술 특별지원사업’기금을 받은 공연에 대해서는 전문위원과 심사위원들이 관람하고 자료를 모은 뒤 회의를 열어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그러나예술작품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것이 문예진흥원 추진반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 ‘창작활성화 지원기금’규정에 따르면 대극장무대에 오를만큼 규모가 큰 작품이어야 하며,지원단체로 선정되면 그 다음해 말까지 작품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이는 작은 공연을 통한 실험 기회는 포기하고 규모 큰 공연만을기획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창작오페라의 생명은 리브레토(오페라 대본)와 곡이다.소재는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을 담아야 하고 구성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먼저 대본작가와 작곡가는 오페라를 잘알고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을 선정하는 데도 유명인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앞에 예로든 작품에 참가한 대본작가·작곡자·연출자 중 오페라 제작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대본의뢰를 받거나 연출을 맡으면서 오페라 관람을 처음 했다는 웃지 못할 사례도 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지난 50년 제작된 현제명의 ‘춘향전’을 첫 창작오페라로 인정할 때 창작오페라의 역사는 50년이나 된다.그동안 많은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나 작품성을 인정받아 재공연된 것은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 문호근 예술총감독은 “작곡자와 대본작가를 선정할때 적어도 오페라에 관해서는 잘아는 사람을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4편의 창작오페라를 연출한 장수동 서울오페라 앙상블 대표는 “작곡이나대본 등 창작분야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작품뱅크’를 제안했다.작곡가나 대본작가들이 작품을 만들어 저장하고,이를 자유롭게 열람하도록 한다는 뜻이다.이를 위해 정부가 지원금을 한 단체에만 줄 것이 아니라 창작하는 젊은이들에게 고루 지원하는 방법을 검토하자는 제의이다. 문예진흥원에서는 올해부터 우수작품을 지원해 주는 ‘우수 레퍼토리 공연’사업을 실시하고 있다.올해 공연된 ‘황진이’와 ‘백범 김구…’두 작품이재공연 또는 해외공연도 추진중이어서 첫 수혜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번역작품에 비해 창작오페라는 제작비가 많이 든다.민간단체에서 흥행이 보장되지 않는 창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는 힘들지만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이 양산되어서는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기 마련이다.지원금때문이 아니라 진정 좋은 작품이 창작되고 이것을 수정·보완하면서 더욱 완성도 높은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이 오페라계의 바람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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