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음악도 공부하고 싶어”
“당신(팬)들이 없다면, 우리(뮤지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음악은 함께 나누는 경험이며, 이 소중한 경험을 나눌 수 있게 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재즈계의 음유시인 파트리샤 바버(53)가 3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혹적인 나라”라면서 “내가 가장 아끼는 카메라 2대를 들고 한국을 방문한다. 부디 오랜 비행 뒤에도 내가 갖는 감흥들을 기록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첫 내한공연을 고대했다. 지난 2006년 내한공연이 아쉽게 무산됐던 바버는 7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한국 팬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그녀는 자신의 음악을 “전통적인 재즈, 모던 재즈, 클래식 현대 음악과 얼터너티브 팝의 배합”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에 다소 어두운 색깔이 담겨 있다는 질문을 하자, “내가 조금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거나 음악이 그런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인 까닭일 수도 있다.”면서 “노래할 때 기교를 부리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피아니스트 겸 보컬리스트들은 손으로 곡예를 부리지 목소리로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음악성은 물론 문학성도 돋보인다고 평가받는 바버는 자신의 창작과 영감의 원천에 대해 “최고의 재즈 뮤지션과 작곡가들, 슈베르트와 그의 하모니, 테니슨과 그의 시 등이다. 그렇다고 내 흥미와 꿈들을 좁혀갈 마음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피아노를 가르쳐 줬고, 알토 색소폰을 연주할 때 내 손을 잡고 함께 누르며 음악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며 재즈 뮤지션이었던 아버지 덕택에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마일즈 데이비스를 꼽았다. “계획과, 자제력,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사랑, 완벽에 대한 욕심, 밴드 리더로서 통제력까지 갖췄다.”는 설명. 그녀는 마리아 맥파트랜드, 쉴라 조던, 다이애나 크롤, 테리 린 캐링턴 등과 친분이 두텁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국 뮤지션을 만나보거나 한국 음악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그녀는 “이제야 내 인생에 조금 여유가 있어 내 관심들을 더 펼치고, 내 흥미에 따라 공부하고 작곡할 수 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누군가 나에게 한국 음악 CD를 준다면 매우 감사할 것 같다. 기쁘게 한국 음악들을 듣고 공부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 가운데 제일 좋아하는 것을 꼽아달라고 하자, 난색을 드러내면서도 앨범 하나하나의 의미를 짚어줬던 바버는 이번 공연 레퍼토리에 대해 “늘 노래 목록을 준비하지만, 무대에 오른 뒤에는 목록과 다른 곡들을 연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보게 될 것”이라며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