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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문화계는 지금…아이돌 전쟁터

    대중문화계는 지금…아이돌 전쟁터

    요즘 연예계는 아이돌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이돌 그룹이 대중문화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가요는 물론 드라마, 공연계 모두 1년 내내 아이돌의 무차별 공습에 노출되면서 기존의 대중문화 생산 시스템 자체가 변하고 있다. ●아이돌 종횡무진… 대중문화 생산시스템 변화 요즘 가요계는 갈수록 짧아지는 노래 주기에 울상을 짓는다. 한달만 지나도 신곡이 구곡으로 느껴지는 빠른 주기에 가수는 물론 매니지먼트 관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예전에는 노래 한곡을 3~6개월 정도 꾸준히 홍보했는데, 요즘은 한달 남짓이면 모든 활동이 끝나 버린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아이돌 그룹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쏟아지는 아이돌의 홍수에 묻히지 않기 위해 1년에 2~3차례씩 신곡을 내고 음원 위주의 활동 경쟁을 벌인다. 한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신곡을 내면 음원 차트에서 1주일 동안 1위를 버티기도 힘든 상황에서 3개월의 공백만 있어도 시장에서 잊힌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와 ‘2AM’은 올해 1월, 3월, 10월에 걸쳐 3차례나 신곡을 발표하고 맞대결을 펼쳤다. 바로 직전에는 ‘2PM’이 6개월 만에 신곡 ´아일 비 백´을 내고 컴백했지만, 앨범을 발매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활동을 마무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룹 ‘2NE1’처럼 3곡의 타이틀곡을 동시에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한 아이돌의 생존 전략이다. 이렇듯 가요계가 1년 내내 물량 공세를 퍼붓는 아이돌 위주로 돌아가는 탓에 오랜 기간 공들여 정규 앨범을 작업한 기존 가수들이나 신인 혹은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신곡이나 후속곡 홍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요즘엔 오랜 기간 인기를 끄는 ‘국민 가요’를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작곡자들의 음악 생산 패턴마저 변하고 있다. 가수 겸 작곡가인 윤종신은 “작사, 작곡에 공을 들인 노래일수록 4~5개월 지나서 반응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요즘 작곡가들은 2~3개월에 한번씩 뜰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고 히트 패턴에 맞는 노래를 만들다 보니 줄거리가 있는 노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JYP·SM 등 직접 드라마 제작 참여 한두달 가수 활동을 마친 후의 공백기라고 해서 아이돌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안방극장이나 공연 무대에서 ‘제2라운드’가 펼쳐진다. 가창력이나 춤 실력보다는 연기나 입담, 예능 등 장외 대결이 더 치열한 경우도 많다. 22일 첫 방송 하는 SBS 월화 드라마 ‘괜찮아, 아빠 딸’에는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슈주)의 동해, ‘씨엔블루’의 강민혁, ‘포미닛’의 남지현 등 3명의 아이돌이 동시에 연기 출사표를 던진다. 모두 데뷔작이다. 다음 달에는 ‘슈주’의 최시원과 성민이 SBS ‘아테나’와 KBS ‘프레지던트’에 각각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한다. 연말 공연계에서는 ‘슈주’의 규현과 SS501의 김형준이 뮤지컬 ‘삼총사’와 ‘카페인’으로 대결을 펼친다. 영화계에서는 ‘빅뱅’의 최승현이 영화 ‘포화 속으로’를 통해 배우로 안착한 가운데 ‘유키스’의 동호도 신작 영화 ‘이층의 악당’을 통해 스크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기획사들이 아예 드라마 제작에 뛰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내년 1월 방영 예정인 KBS 드라마 ‘드림하이’는 JYP엔터테인먼트와 키이스트의 합작 드라마로 두 회사의 수장인 박진영과 배용준이 직접 출연한다. 연예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스타 탄생의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는 ‘2PM’의 택연과 우영, ‘미스A’의 수지 등 JYP 소속 가수들이 대거 주연급으로 캐스팅됐다. 이에 맞대응이라도 하듯 SM엔터테인먼트는 2011년부터 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들 회사는 드라마 해외 판권과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등을 통해 본격적인 한류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힘겨루기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이돌 편중 현상, 언제까지? 이 같은 아이돌 편중 현상은 길어야 5년 남짓 되는 아이돌의 짧은 생존 주기와도 연관이 있다. 기획사는 신인 때 투자한 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어떻게든 멤버들을 띄워 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그룹 해체 이후의 홀로서기를 염두에 둔 가수들은 활동하면서 연기자든 MC든 자기의 영역을 확고히 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어쨌든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K-팝(pop) 활성화를 가져왔고, 신인 기근에 시달리던 안방극장이나 충무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하나 있다. 가수 신승훈은 “어느 시대에나 아이돌 그룹은 있었고, 이들이 침체된 가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관심을 끌어올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이돌 가수 활동을 다른 영역에 진출하기 위한 징검다리로 여기고, 이들의 티켓 파워에 기댄 작품이 양산되면서 작품성 하락과 기존 배우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도 공존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데도 아이돌이라는 이유 하나로 주연을 꿰차거나, 티켓 파워 때문에 아이돌을 캐스팅해야 작품이 제작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몇 년씩이나 준비하고도 캐스팅에 번번이 미끄러지는 배우들도 안타깝지만, 아이돌 의존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발생하는 작품의 품질 하락은 더욱 우려된다.”고 경계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첫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22일 시상

    첫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22일 시상

    국민배우 신구, 원로 희극인 임희춘, 성우 고은정씨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설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의 최고 영예인 보관 문화훈장(3등급)을 받는다. 연예인들에게 주로 수여됐던 종전 옥관문화훈장(4등급) 등에 비해 훈격이 격상됐다. ●윤형주·주현미씨 등 대통령 표창 박선규 문화부 제2차관은 “대중문화예술상 첫 수상자 32명을 선정해 22일 제1회 대중문화예술인의 날에 시상한다.”고 17일 밝혔다. 1962년 연극 ‘소’로 연예계에 데뷔한 신구(74·본명 신순기)씨는 50년 가까이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대중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임희춘(77·본명 임진상)씨는 1952년 극단 동협에서 데뷔해 ‘웃으면 복이 와요’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고, 1954년 KBS 공채 성우 1기로 방송계에 입문한 고은정(74·본명 고흥숙)씨는 ‘청실홍실’ 등 1000여편의 작품에서 목소리 배우로 열연하며 전문직 여성 1세대로서 여권신장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문화부는 전했다. ‘웨딩케익’ ‘하얀손수건’ 등 많은 히트곡을 작사·작곡하며 한국 통기타 음악을 개척한 가수 윤형주(63), ‘비 내리는 영동교’ 등을 부른 주현미(49), ‘전선야곡’ ‘청춘을 돌려다오’ 등 명곡을 남긴 고(故) 신세영, 작곡가 이호준(60)씨 등은 대통령 표창자로 선정됐다. 이밖에 탤런트 정혜선, 희극인 남성남, 성우 배한성, 가수 이선희 등 7명은 국무총리 표창, 배우 정준호와 아이돌 그룹 빅뱅, 슈퍼주니어 등 13명은 문화부장관 표창, 탤런트 김태희와 가수 박상민 등 5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표창을 받는다. 시상식은 22일 오후 5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배우 신구씨는 “나라에서 주는 무거운 상을 받으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현장을 지킬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성우 고은정씨는 “말도 못할 고생을 함께 한 동료들이 세상에 없는 게 가슴이 아프다. (이 상이) 후배들에게 격려가 됐으면 좋겠다.”며 감격해 했고, 원로 희극인 임희춘씨는 “코미디언들은 같은 연예인인 데도 경시받는다. 가수는 히트곡 하나면 먹고사는 데 지장 없지만 코미디언은 저작권이 없어 어렵다. 희극인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애써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대중문화예술인 지원센터’ 신설 문화부는 아울러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처우 개선 대책도 발표했다. 내년 중 대중문화예술인을 위한 명예의 전당 설립을 추진하고, ‘대중문화예술인 지원센터’를 신설해 표준계약서와 지적재산권, 인권 문제 등에 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또 현재 추진 중인 한국음악데이터센터(KMDC)와 연계해 한국 대중음악 자료관을 구축하고, 대중음악 시상식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문화마당]아마추어리즘의 신선함과 불경스러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아마추어리즘의 신선함과 불경스러움/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대중음악 시장이 뜻하지 않게 복병을 만났다.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돌 음악만이 당분간 생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굳은 믿음이 깨져 버렸다. 판세를 뒤엎은 주인공은 아마추어들이다. 자신의 음반을 발표하거나,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이들이 음악시장을 호령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단발적 현상은 아니다. 이들이 싱글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차트 상위권에 안착하고 있다. 장안의 화제였던 ‘슈퍼스타K2’(M-net), ‘남자의 자격-합창단’(KBS)에 출연한 아마추어들이 대중문화계 지형도의 한 축을 흔들어 놓았다. 단 한명의 우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이 아니라, 출연했던 자들이 무더기로 주목을 받게 되는 전대미문의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단 한명의 ‘신데렐라’라는 공식을 깬 것도 주목할 일이다. 스타 발굴 오디션 ‘슈퍼스타K2’는 방송 기간 내내 화제였다. 오디션 참가자는 전년에 비해 두 배가 늘어난 134만명.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은 케이블 채널에서 나오기 힘든 수치를 실현했다. 박칼린이 지휘하는 ‘남자의 자격-합창단’ 역시 시청자들의 감동을 이끌어내며 화제의 인물들을 속속 배출했다. 배다해와 리포터 출신 선우는 이미 앨범을 내고 정식 가수로 데뷔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격’ 합창단이 부른 ‘넬라 판타지아’도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대중음악계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포장된 출연자들의 이미지는 강력한 호감을 형성했다. 창작곡이 아닌, 이미 국민가요로 검증된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통해 가수가 되기까지의 역경을 파노라마처럼 각인시킨 것도 이들이 전폭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요인이었다. 그야말로 스토리텔링 시대에 부합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에서 단물만 고스란히 빨아들인 셈이다. 130만명 중에서 발탁되었다는 수치의 중압감도 대중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불특정 다수의 대중들은 자신들의 투표가 선택한 결과라는 것에서도 드라마틱한 감동을 받았을 게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가수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들이 ‘차세대 국민대표 가수’라는 인식을 은연중 심어준 것이다. 강력한 응원 세력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거품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포장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머지않아 거품이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가 줄기차게 이들을 지켜주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각종 포털사이트와 언론에서 가십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대중은 피할 수 없는 뉴스의 홍수에 세뇌되면서 점점 브라운관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는 아이돌 그룹에 식상한 대중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의 심리를 시의성 있게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결국 미디어의 권력이 응집하면 주류의 길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을 목격하게 됐다. 그럼에도 우리 대중음악계는 불황의 바다에 수년간 표류하는 배로 남아 있어야 했다. 음악적 진정성이 외면 받고, 음악이 귀가 아니라 눈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 지 수년이 되었다. 그러한 오류를 범한 시간과 대중음악계 불황의 시간이 겹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중은 새롭지 못한 반복적 콘텐츠 앞에서 이내 식상해하고, 냉혹하게 눈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흥미를 잃은 대중은 천편일률적인 음악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 명성과 무관하게 소리에 대한 열망의 더듬이로 미지의 세계를 탐닉하는 뮤지션들이 아직도 상당수 있다. 우리 음악계는 몇몇 작곡가와 가요 권력자들이 미디어와 결합하며 제대로 길을 걷지 못했다. 돈 되는 노래는 엇비슷해 누가 누구의 노래인지 도무지 알 길 없는 상실의 길을 걸어왔다. 그래도 가요는 우회적으로 시대정신을 반영했건만, 그것마저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새로운 화법의 음악을 만들고 고민하는 일보다 당장 내일의 밥벌이를 고민하는 오늘의 일그러진 모습은 화려함 뒤에 감춰진 추한 얼굴이다.
  • 그녀의 性 그리고 위선

    그녀의 性 그리고 위선

    퇴폐 판정을 받았던 ‘판도라의 상자’를 각색한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Lulu)가 국내에서 초연된다. 국립오페라단이 25일부터 28일까지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것. 3막으로 구성된 룰루는 여주인공 룰루에게 투사된 사람들의 욕망을 통해 성(性)을 적대시하는 중산층 계급의 위선적 도덕관을 비판한 작품이다. 원작은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두 희곡 ‘대지의 정령’과 ‘판도라의 상자’. 발표 당시 ‘퇴폐적인 범죄 행위’ ‘죄악의 미화’라는 혹평에 시달리며 폐기 판정을 받았고, 베데킨트는 음란물 유포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크리스티나 부스는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룰루’ 제작 발표회에서 “괴테는 어린이가 부모에게 받을 수 있는 것이 뿌리와 날개라고 했다. 고아이기 때문에 뿌리가 없는 룰루는 날개마저도 점점 부서지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룰루’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은 태양과 같은 룰루를 둘러싼 행성과도 같은 존재”라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나무가 중심에 있는 회전 무대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만∼15만원. (02)586-5282.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윤종신 “음악은 내 삶의 이정표”

    1990년 015B 객원 보컬로 ‘텅빈 거리에서’를 부르며 데뷔했다. 20년이 흘렀다. 국내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가운데 한 명이 됐다. 못나 보일 정도로 솔직, 섬세하고 복고적인 정서가 물씬 묻어나는 그의 발라드는 일가(一家)를 이룬 지 오래. 언제부터인가 예능 늦둥이로도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는 냉정한 심사위원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그가 최근 12집 ‘행보’(行步)를 내놨다. 그에게 음악이란 매달 한곡씩 발표…‘월간 윤종신’프로젝트 4월부터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형태로 발표했던 노래들과 10~12월에 해당하는 신곡을 모았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종신(41)을 만났다.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스타’ 방식으로 화두를 던져봤다. “윤종신에게 음악이란?” 열정을 타고난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목적 없이 떠돌던 20대 초반 얻어걸리듯 데뷔하게 됐고, 운좋게 일이 풀렸다고 돌이켰다. 그러는 사이 음악은 스며들듯 직업이 됐고 갈수록 재미있어졌단다. “되돌아보면 저는 정말 못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범한 청년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음악은 삶의 이정표가 됐습니다.” 올해 음악 행보는 파격적이다. 매달 한 곡씩 새 노래를 발표하는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 그는 “임상 실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때 그때 느꼈던 감정으로 팬들과 실시간 소통을 해보려고 했다. 앨범 시장이 위축된 상황이라 일종의 돌파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평가는 냉정했다. 아직 흡족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 “매달 싱글을 낼 때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았어요. 마니아들이 주로 들었죠. 이런 노래엔 이런 반응이 오는구나, 모집단을 상대로 조용한 실험을 한 셈이죠. 앨범은 보다 넓은 팬층을 겨냥한 거예요. 윤종신이 음악을 갖고 어떻게 재미있게 사는지 조금 더 지켜봐 주면 좋겠네요.” 아이돌 그룹에 편향된 우리 대중음악 시장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견을 드러냈다. 아이돌 음악을 무조건 배격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모든 계열 음악 가운데 가장 노력했기에 얻은 결과라는 주장이다. “아이돌 때문에 다른 장르가 피해를 입는다는 식의 생각은 금물이에요. 물론 치우친 것은 문제죠. 아이돌 역사를 10년 정도로 치면 이제 밸런스를 맞춰야 할 시기가 됐어요. 귀를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1위,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그 다음인 게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음악 시장의 모습이죠.” 작곡가 윤종신으로서는 최근까지 히트곡을 냈지만, 가수 윤종신으로서는 히트곡이 뜸해진 것 같다고 했더니 씨익 웃는다. “인정해요. 2001년 ‘팥빙수’ 뒤로는 없었던 것 같네요. 이번 앨범에서 한 번 해볼게요. 기대해 주세요.” 다음 달 31일 송구영신 콘서트 ‘그대 없이는 못살아’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갖는다. 대형 공연장 콘서트는 거의 10년 만이라며 벌써부터 신난 모습이다. 예능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 발을 들이민 게 2003년이니 벌써 7년이다. “두 분야에서 모두 우뚝 서고 싶다.”며 음악의 윤종신도, 예능의 윤종신도 모두 자신의 모습이라고 강조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음악과 예능을 병행하고 있다는, 나름의 프런티어라는 자부심도 은근히 묻어났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 노래만큼 재미있는 일이에요. 예능 이미지가 강해지자, 제 발라드를 좋아했던 분들이 일부는 등을 돌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초조해하지 않았어요. 늘 내재된 실력과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으면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는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죠. 요즘 팬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느껴요.” 그에게 예능이란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 당해요” 조만간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그에게 분유값 이야기를 슬쩍 농담으로 꺼내봤다. “예능을 하니 벌이도 컸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단순히 돈을 버는 도구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전문적인 곳이에요. 예능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닙니다. 이름값으로 버티다간 금세 퇴출당해요.” 예능을 만만하게 보는 경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종신은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를 통해 음악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그가 뮤지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들었다. “많은 분들이 인생의 승부수라고 생각하고 도전하더라고요. 제가 불합격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흘리던 그 눈물을 보며 대충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슈스케 때문에 오히려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가수 지망생들의 평균적인 창법을 알았고, 선호하는 노래 장르와 스타일을 알게 됐다. 그렇게 마음 속에 쌓아 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엄청나다는 자랑이다. 슈스케의 최대 수확으로 음악계가 민심을 알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비슷비슷한 음악이 넘쳐나는 요즘 조금은 다른 음악, 오디오에 충실한 음악에 대한 갈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는 것. 그에게 슈스케란 “가수 지망생들 보며 더 공부하게 됐어요” 긍정적인 신호는 슈스케에서만 오는 게 아니다. 홍익대라는 공간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처음엔 정신만 있었고, 음악은 투박하고 퀄리티가 떨어졌지만 지금은 주류 무대에서도 곧바로 통할 수 있는 뮤지션들이 많아졌다며 모던록 밴드 보드카레인을 예로 들었다. “슈스케 톱11에 통기타를 치는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포함될지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요즘 통기타를 들고 다니는 어린 친구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너무 설레요. 폭풍전야의 느낌이에요. 왠지 서태지 같은 파워풀한 친구가 조만간 나올 것 같아요. 슈스케 출신일수도, 홍대 출신일 수도 있죠. 대중음악이 엔터테인먼트의 꽃이었던 1990년대 초반 같은 음악의 시대, 음악의 봄날이 조만간, 반드시 돌아온다고 확신합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제3번 교향곡 ‘슬픔의 노래’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미콜라이 고레츠키가 오랜 투병 끝에 76세로 타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1976년 작품인 ‘슬픔의 노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고레츠키가 가스실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 유대인들이 벽에 남긴 글귀들을 보고 느낀 감상 등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가 남긴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1933년 폴란드 남부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고레츠키는 초창기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센, 벨라 바르톡 등 전위파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아 꾸밈없고 사색적인 작품세계를 일궈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진작가 세렌 조 작품전

    유럽과 한국의 자연을 동양적인 시각으로 렌즈에 담아온 사진작가 세렌 조의 크로스오버 사진전 ‘침묵의 소리’가 오는 14일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서울시와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전시는 작곡가 끌로드 최의 ‘청 챔버 오케스트라’의 공연, 디자이너 이상봉의 패션 아트가 함께 어우러진다.
  • 걸그룹 오디션에 ‘성유리 도플갱어’ 등장

    걸그룹 오디션에 ‘성유리 도플갱어’ 등장

    용감한 형제 걸그룹 오디션에 성유리와 꼭 닮은 외모의 일반인 도전자가 등장했다. 작곡가 용감한 형제는 패션몰 ‘다홍’과 함께 ‘걸그룹 따라잡기’ 오디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오디션에서 수많은 지원자들 중 ‘핑클’ 출신 배우 성유리와 닮은 외모의 지원자가 화제로 떠올랐다. 사진 속 지원자는 깊고 진한 쌍꺼풀과 큰 눈, 도톰한 입술, 얼굴형 등 성유리의 실물과 유사한 외모를 지니고 있다. 네티즌들은 ‘성유리 도플갱어’라는 수식어를 달며 닮은꼴 외모에 지원자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성유리 외에도 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 멤버 가인과 착각할 만큼 닮은 지원자도 참가해 ‘용감한 형제’ 걸그룹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한편 걸그룹 따라잡기는 가요계 히트작곡가 용감한형제가 음반 프로듀싱을 맡고, 다홍이 스타일을 맡아 진행하는 발굴 프로젝트로 12월15일까지 다홍 홈페이지로 지원자를 모집한다. 사진 = 다홍 서울신문NTN 뉴스팀 기자 ntn@seoulntn.com
  • 바이올리니스트 설민경 ‘슈포어 콩쿠르’ 2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설민경(18)이 제6회 슈포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위에 입상했다. 슈포어 콩쿠르는 독일 작곡가 루이스 슈포어를 기념해 3년 만에 열리는 콩쿠르로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개최됐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졸업한 설민경은 2008년 한예종 영재전형에 합격, 바이올리니스트이자 한예종 음악원 원장인 김남윤 교수를 사사했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국악·클래식

    ●성남시립국악단 토요국악나들이 13일 오후 3시 경기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모든 연령층이 전통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2000~3000원. (031)729-4810, 2983. ●고악기와 우리 악기가 엮어내는 현대음악 이야기 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김효영(생황), 김남국(아쟁), 연지은(가야금) 등 출연. 52회 한국여성작곡가회 가을 정기 연주회. 1만원. (031)670-3291. ●클라비어 소울 창단 연주회 10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피아니스트 이관식·조소영·정지영이 연주하는 쇼팽 녹턴. 1만~2만원. (02)586-0945.
  • OST의 화려한 변신

    OST의 화려한 변신

    드라마 주제가(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가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종전에는 드라마 액세서리, 기껏해야 신인가수 등용문 정도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톱스타 등 참가 진용이 화려하다. 음반시장 변화와 OST 산업화 등 배경을 둘러싼 분석도 흥미롭다. 3일 가요계에 따르면 수목 안방극장에서는 SBS ‘대물’과 KBS2 ‘도망자 플랜B’가 노래에서도 격돌하고 있다. 대물에는 거미, KCM, 싸이 등이 참여하고 있다. 거미의 ‘죽어도 사랑해’는 음원 차트에서 폭발적 인기다. 도망자 OST는 더 화려하다. 발라드 황제 신승훈을 필두로 엠블랙, 포미닛,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 등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가세했다. 지난 2일 종영한 ‘성균관 스캔들’도 동방신기에서 떨어져나온 JYJ 멤버 믹키유천, 시아준수 등이 주제가를 불렀다. ●시청률·주제가 히트 강박 없는 것도 매력 가요계 관계자들은 ‘경쟁 심화’를 우선 꼽는다. 신곡 발표 주기가 짧아지고 싱글 출시가 보편화되면서 어떻게든 음악을 노출시키는 게 중요해졌고, 드라마는 그런 면에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돌 위주의 음악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활동 폭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기성 가수들로서는 드라마 음악에 관심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 TV 시청가구가 약 1900만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이 10%인 드라마 음악은 190만 가구에 노출되는 셈이다. 미니시리즈에 ‘꽂힌다면’ 최소한 두달, 50부작 이상 드라마라면 5~6개월은 지속적으로 노래를 알릴 수 있다. 시청률과 주제가 히트 사이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예컨대 ‘성균관 스캔들’은 시청률은 10%대에 불과했지만 믹키유천 등이 부른 ‘찾았다’는 음원 시장에서 상한가를 쳤다. 가요 시장이 앨범에서 음원으로 바뀐 것도 OST 재탄생을 끌어냈다. 앨범 내기가 부담스러운 요즘 현실에서 OST는 싱글을 내기에 좋은 통로다. 기성 가수의 공백 기간을 줄이는 징검다리 역할도 한다. 4년 만에 최근 새 노래를 낸 이문세가 대표적인 경우다.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 주제가가 바로 그가 생애 처음으로 낸 디지털 싱글 ‘사랑은 늘 도망가’이다. 2008년 12집을 끝으로 활동이 뜸했던 김건모는 K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종영)와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을 통해 신곡을 거푸 선보였다. ‘추노’ ‘도망자 플랜B’ 등의 최철호 음악감독은 “예전에도 OST에 톱 가수들이 더러 나온 적은 있지만 대개 우정출연이었다.”면서 “가요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스타들의 OST 참여가 잦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뮤비 먼저 공개 드라마 흥행 노리기도 시장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던 OST에서 대박 사례가 속출하면서 산업화 가능성을 점치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제가 ‘그 사람’은 가수 이승철의 빼어난 보컬, 멜로디의 애절함, 50%를 넘나든 시청률까지 보태지며 12주 연속 휴대전화 연결음(컬러링)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발표 이후 지금까지 컬러링, 벨소리, 음원 내려받기 등의 횟수가 총 300만건이 넘는다. 매출로 따지면 무려 35억~40억원이다. 이쯤 되다 보니 OST 선(先) 공개도 늘고 있다. 김건모는 ‘역전의 여왕’ 주제가 ‘울어버려’를 드라마 시작보다 2주 앞서 공개했다. 지난 8월 발표된 박효신의 ‘널 사랑한다’는 아예 드라마가 시작조차 안 한 경우다. 올 연말 전파를 탈 예정인 정우성·수애 주연의 ‘아테나-전쟁의 여신’ 주제가다. 뮤직비디오에 드라마 영상이 등장하면서 바람몰이 예고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진출 발판으로도 활용된다. ‘그 사람’과 ‘사랑은 늘 도망가’를 만든 홍진영 작곡가는 “요즘 OST는 애초 내수뿐 아니라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기획된다.”면서 “국내에서는 인기가 높지만 해외에선 인지도가 낮은 뮤지션들이 OST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3일 진주 ‘이상근 음악제’

    경남 진주시는 1일 진주 출신 작곡가 고 이상근 선생(1922~2000)의 음악 정신을 기리는 ‘2010 이상근 국제음악제’가 3일부터 7일까지 경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과 진주시 청소년수련관 강당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이번 음악제는 ‘한·슬기·멋·힘’을 주제로 다양하게 개최된다. 3일 오후 2시 한국 가곡사에서 차지하는 선생 작품의 의미를 짚어보는 세미나가 연주와 병행해 열린다. 진주시립교향악단이 선생의 교향곡 제6번 ‘한국의 춤’을 연주한다. 4일에는 폴란드 쇼팽음악원 교수 출신인 유명 첼리스트 야로스와브 돔잘이 베토벤, 슈만, 프랑크의 곡을 연주한다. 진주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부고] 박재열 前 연세대 음대 학장

    작곡가 박재열 전 연세대 음대 학장이 29일 오전 11시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 80세. 연세대 음대 작곡과와 미국 클리블랜드 음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 전 학장은 연세대 음대 작곡과 교수와 음대 학장, 음악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대한민국 작곡상, 한국 작곡상, 문화예술상,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합창 편곡법’(1975)이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손화순씨와 아들 윤호, 딸 은혜, 은선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1월1일 오전 8시. (02)2227-7569.
  • 지구 15바퀴 돌며 동물의 대이동 기록

    지구 15바퀴 돌며 동물의 대이동 기록

    다큐멘터리, 특히 자연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놓쳐서는 안 될 방송이 찾아온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이 준비한 7부작 고화질(HD) 다큐 ‘위대한 여정’(Great Migrations)이다. 수백만의 개체가 함께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나고, 숱한 희생을 치른 끝에 강인한 개체들만 유전자에 새겨진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을 다뤘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 목숨을 건 대이동을 하는 동물들의 험난한 여정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접할 수 있는 것. 사실 이러한 소재는 숱하게 다뤄져 왔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는 NGC가 제작비 100억원을 투입해 3년 동안 7개 대륙 20개국, 지구 15바퀴가 넘는 거리인 67만㎞를 돌며 촬영했다는 점에서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NGC 122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큐라는 후문. 나라마다 조금씩 시차는 있지만 전 세계 166개국 34개 언어 동시 방영 프로젝트다. NGC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7부작 가운데 본편 4부작이 새달 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본편 4부작은 동물들의 대이동을 계절 변화와 시간 순서에 따라 엮은 ‘본능의 대이동’ ‘번식의 숙명’ ‘풍요 혹은 빈곤’ ‘ 생존을 위한 질주’로 이뤄진다. 지구 상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이동하는 누(주로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소와 비슷한 포유류), 평생 100만㎞가 넘는 대장정을 펼치는 향유고래, 매년 4세대를 이어가며 북미 대륙을 횡단해 4828㎞를 이동하는 모나크 왕나비, 아프리카 서부 말리의 심장부 480㎞를 순회하며 지구 상의 코끼리 중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하는 말리코끼리, 번식을 위해 바다를 떠나 육지로 가는 포클랜드 제도의 코끼리바다표범 등 50여종의 동물들과 하늘, 땅, 바다로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다. 동물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변화에 대한 성찰도 곁들여진다. 본편에 이어 방송되는 스페셜 3부작은 동물 이동의 미스터리를 담은 ‘대이동의 과학’(Science of GM), 촬영 후기를 담은 ‘메이킹 필름’(Behind the Scene), 유명 작곡가이자 영화감독인 안톤 산코가 만든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배경음악으로 한 뮤직비디오 ‘리듬 오브 라이프’(Rhythm of life)로 꾸며진다. 한국판에서는 베테랑 연기자 전광렬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효리에 표절곡 준 작곡가 징역 1년 6개월 실형 선고

    가수 이효리씨에게 표절곡을 팔고 수천만원을 챙긴 작곡가에게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표절 작곡가에게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하며 저작권 침해에 대한 강력한 처벌 입장을 밝혔다. 서울 서부지방법원 형사2단독 정철민 판사는 사기 및 업무방해, 문서 위조 등 혐의로 지난 9월 구속기소된 작곡가 이모(36·예명 바누스)씨에게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현행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원은 표절 의혹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제기된 작곡가에게 벌금형을 내리는 데 그쳤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아마추어 배틀 끝났다… 이제는 진짜 서바이벌”

    “아마추어 배틀 끝났다… 이제는 진짜 서바이벌”

    케이블 채널 엠넷(Mnet) ‘슈퍼스타K’ 시즌2가 허각(25)의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이제 감동의 드라마가 끝났으니 관건은 허각을 포함한 참가자들이 얼마나 훌륭한 가수로 성장할 수 있느냐다. 정말 슈퍼스타로 떠오르게 될지, 아니면 뼈아픈 성장통을 겪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슈퍼스타K’ 시즌2는 18.1%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케이블 역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21.2%. 같은 시간대 방송된 공중파 프로그램도 슈퍼스타K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KBS 1TV의 ‘뉴스라인’은 6.8%, KBS 2TV의 ‘청춘불패’ 6.0%, SBS의 ‘스타부부쇼 자기야’ 7.7%, MBC의 ‘MBC 스페셜’은 6.2%를 기록했다. 결국 허각은 공중파 유명 가요 프로그램 못지않은, 최고의 데뷔 무대를 치른 셈이다. 허각은 이날 결승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하나밖에 없는 형과 끝까지 기다려 준 여자친구에게 고맙다.”면서 “여자친구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상금 2억원에 대한 질문을 받자 “솔직히 긴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저 아버지, 형과 같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웃었다. 허각은 상금 2억원 외에도 고급 자동차 한대와 인기 작곡가들이 참여하는 데뷔 앨범을 만들 기회를 얻었다. 또 엠넷이 새달 28일 중국 마카오에서 개최하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무대에도 설 수 있게 됐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허각과 남다른 우정을 쌓아온 존박(22)도 거들었다. 존박은 “형이 우승할 줄 알았다. 그래서 너무 기쁘다. 오늘은 정말 행복한 날”이라면서 “서로 도와서 여기까지 왔다.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특히 존박은 “슈퍼스타K가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면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고 노래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한국에서 노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슈퍼스타K 시즌2가 낳았던 허각, 존박, 장재인, 강승윤, 김지수 등은 이제 기성 가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제2라운드’에 돌입해야 한다. 프로 무대에 설 이들에게 시청자들이 더 이상 ‘아마추어’라고 관용을 베풀리는 만무하다. 어쩌면 오디션보다 더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이 남아 있는 셈이다.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의 경우 우승자 서인국을 비롯해 길학미와 박태진, 정슬기 등이 가수로 데뷔했지만 지금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슈퍼스타K 안에서 스타성과 가창력이 도드라져 보인다 해도, 막상 기성 가수의 무대와 비교하면 별다른 개성을 느낄 수 없었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특히 슈퍼스타K의 인기는 성공 스토리와 같은 드라마적 요소나 경쟁이라는 상황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등이 크게 작용했다. 가창력과 스타성 외에 다른 변수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실제 방송의 원조격인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경우 켈리 클락슨과 캐리 언더우드, 판타지아 버리노 등을 제외하면 우승자들의 활약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 국내 음악계의 한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 데뷔를 위한 확실한 발판은 될 수 있겠지만 ‘반짝 인기’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음악적인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수로서 신비주의를 가질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참가자들은 감추고 싶었던 개인사를 다 드러내야 했다. 결국 기성 가수들이 자주 활용하는 마케팅 전술인 ‘신비주의’가 원천 차단된 셈이다. 대중들이 인기 가수의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것은 그만큼 스타들이 신비주의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인국은 최근 “(폐지 줍는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던) 부모님의 사연을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1에 비해 올해 시즌2가 몰고 온 화제성의 크기가 큰 만큼 이들이 스타로 거듭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강승윤이 탈락할 당시 불렀던 ‘본능적으로’는 방송 직후 각종 음원차트에서 정상에 올라 탈락한 뒤 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톱11에 포함된 참가자들에게는 벌써부터 기획사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톱11에 들지 못했던 참가자들도 마찬가지다. 이재성은 윤건과 전도연이 소속된 NOA엔터테인먼트와, 우은미는 트루엠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슈퍼스타 K’ 허각 검색어도 우승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슈퍼스타 K’ 허각 검색어도 우승

    지난주 네이트 검색어 영예의 1위는 예상대로 ‘슈퍼스타K 우승자’가 차지했다.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2 결승전에서 허각이 최종 우승자가 됐다. 허각은 김태우의 ‘사랑비’와 조영수 작곡가의 ‘언제나’를 열창, 심사위원 점수와 대국민 문자투표, 사전 인터넷 투표에서도 경쟁자인 존박을 압도하며 우승했다. ●‘오빠 믿지’어플 사생활 침해 논란 2위는 ‘오빠 믿지 어플’이다. 연인끼리 위성장치(GPS)를 통해 상대방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다. 물론 사생활 침해 논란도 일었다. 많은 네티즌들이 “이제 선의의 거짓말도 못 하겠다.”면서 울분을 토해내고 있단다. 다행히도(?) 과도한 접속으로 인한 서버 과부하 문제가 발생,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중지됐다. 3위는 ‘박유천 박민영 열애설’이다. 최근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24살 동갑내기 박유천과 박민영이 동료 이상의 감정을 갖게 됐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흘러 나오면서 온라인을 달궜다. 물론 이들의 반응은 즉각 부인. 양측 소속사는 “두 사람이 친한 건 사실이지만 연인 관계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소녀시대 신곡 ‘훗’ 음원 공개 앞두고 순위권 미국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가 5위를 차지했다. 한국계 미국인 제이 스플리프, 프로그레스가 포함돼 있는 4인조 힙합그룹으로 신곡 ‘라이크 어 G6’(Like a G6)가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계 가수가 1위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유투브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는 뮤직비디오에는 시작부터 한국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슈퍼스타K’ 관련 검색어가 또 있다. 아쉽게 탈락한 장재인과 강승윤의 듀엣 무대가 7위에 올랐다. 그만큼 슈퍼스타K가 핫이슈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 이들은 지난 21일 엠넷의 ‘엠 카운트다운’의 스페셜 듀엣무대에서 이문세의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을 열창해 관심을 끌었다. 장재인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통기타 대신 건반을, 강승윤은 장재인 대신 통기타를 치며 아름다운 선율을 완성해 나갔다. 소녀시대의 신곡 소식 역시 순위권에 올랐다. ‘소녀시대 훗’이 8위를 기록했다. 25일 타이틀곡 ‘훗’(Hoot) 음원 공개를 앞두고 관심을 받았다. ‘훗’은 고고리듬에 복고풍의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경쾌한 느낌의 곡으로 화살을 쏘듯 마음을 아프게 하는 남자친구에게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엔 소녀시대가 어떤 매력으로 ‘삼촌 팬’들을 유혹할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제자와 성관계 맺은 30대 여교사 핫이슈 사회 이슈도 있었다.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30대 여교사’(4위), 1인 시위로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을 바꿔놓은 ‘노량진녀’(6위), “노인들의 무임승차는 과잉복지”라는 김황식 국무총리의 발언에서 촉발된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10위)이 네티즌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루니의 “맨체스터를 떠나고 싶다.”는 폭탄 발언도 9위에 올랐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관능적인 체코음악 진면목 보여줄 것”

    “관능적인 체코음악 진면목 보여줄 것”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해 소개해 온 이건음악회가 올해는 체코 출신의 현악4중주 그룹 베네비츠 콰르텟을 초청했다. 2008년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프레미오 파올로 현악 4중주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실내악단이다. 베네비츠 콰르텟은 20일 “일본에서는 여러번 공연한 경험이 있지만 한국 공연은 처음”이라면서 “체코 음악은 본능적이고 관능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한국 공연에서 그 진면목을 보여 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공연은 21일 부산 롯데아트홀을 시작으로 23일 경기 고양 아람누리, 26일 광주 5·18기념관, 28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체코의 민족주의 작곡가인 스메타나의 ‘현악 4중주 2번’과 드보르자크의 ‘측백나무’, 브람스의 ‘현악 4중주 3번’ 등을 연주한다. 고양아람누리와 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싱가포르 국립예술학교 영재반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유학 중인 클라리네스트 김한(14)과도 협연한다. (080)220-30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문화마당]‘슈퍼스타K2’를 다시 보다/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문화마당]‘슈퍼스타K2’를 다시 보다/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케이블 채널 엠넷의 스타 발굴 오디션 ‘슈퍼스타K2’가 장안의 화제다. 오디션 참가자 134만명. 이제 두명이 결승에 올랐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2억원과 고급 승용차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국내 최고 작곡가들이 미리 제작한 곡으로 우승 뒤 한달 이내에 초호화 음반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국내 유수 대형기획사들과의 전속계약도 연계하겠다는 공언은 언뜻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규모와 우승자에 대한 예우가 전대미문의 일이어서 그런 기대감을 갖게는 했지만, 누가 우승자가 되든 그가 이 시대의 대중음악을 이끌 만한 뮤지션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그램은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참가자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를, 시청자들에게는 당락을 결정짓는 대결구도의 재미를 제공해 줬기 때문이다. 결승에 오르지 못한 한 참가자가 부른 음원은 현재 모든 음악 사이트에서 기성 가수들을 누르고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력만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이 프로그램의 높은 관심도에 기인한 반짝 인기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로지 음악만으로 평가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각종 오락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프로그램 제작 방향에 맞춰 나가야 하는 것도 음악적 진정성에 위배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따른다. 134만명 중에서 선정된 우승자의 험난했던 여정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가수 지망생과 데뷔를 앞둔 가수들 중에는 슈퍼스타K2 본선 무대 참가자들에 비해 가창력이나 음악적 함량이 뛰어난 인재들이 상당수 있다. 음악적 능력은 인정받지만 대중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기성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방송 권력의 위력을 쳐다보면서 갖는 상대적 박탈감을 음악 관계자라면 한번쯤 맛봤을 것이다. 우승상금 2억원도 놀랍다. 신인 가수가 음반을 발표하고 인세 2억원을 받으려면 대략 5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려야 한다. 기획사가 음반제작비 4억원을 회수하려면 우선 음반 10만장을 팔아야 한다. 그 뒤 음반 1장당 500원의 인세를 가수가 가져간다고 보면, 거기서 40만장을 더 팔아야 한다. 결국 ‘상금 2억원=음반 50만장을 판매할 수 있는 음악적 역량을 가진 뮤지션’이란 등식이 성립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가. 내실보다 소문난 잔치에 더 치중한 것은 아닐까. 불황 속의 우리 가요계는 지난 5년 동안 음악적 화두를 제시하고 확고한 자신의 영역을 못 박은 뮤지션의 탄생을 지켜볼 수 없었다. 90년대 뮤지션의 계보에서 맥이 끊긴 지도 수년이 지났다. 원인으로는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우선 불황을 타계하는 방법론부터 문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눈앞의 이익만 쳐다본 것이다. 영세한 가요기획사의 입장에서 미래를 대비할 여유가 없었겠지만, 뮤지션 발굴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할 패착이다. 기획자들에게 뮤지션 발굴의 중요성을 잊게 한 ‘주역’은 바로 방송사다. 음악장르의 편향성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공공재로서의 역할을 망각하고 시청률만 의식한 방송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균형 있게 노출하지 않았다. 아이돌 중심의 트렌드 음악과 비주얼에 함몰된 무대만 튼튼하게 지원했다. 이러한 방송 환경은 일부 가요 기획자들에게 심각한 자괴감을 갖게 했다. 한편으로는 너도나도 아이돌 중심의 걸그룹 결성을 부추기게 했다. 미디어 종사자와 음악 관계자들의 대중가요에 대한 철학도 부재했다. 수년째 이어진 표절 논란에 대한 무감각은 가요계를 더욱 경박스럽게 물들였다. 되레 어떤 논란에도 떳떳하게 방송활동을 하도록 배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야말로 가관이다. ‘슈퍼스타K’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자, 공중파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다. 감동은 대회의 규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수의 소리에서 터져 나온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 지구촌 민속음악을 현대음악으로 얼쑤~

    지구촌 민속음악을 현대음악으로 얼쑤~

    최근 영국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는 현대 음악 프로그램인 ‘오늘의 음악’ 예술감독으로 진은숙(49)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를 선택했다. 진은숙과 서울시향이 2006년부터 현대 음악의 최신 경향을 소개해 오고 있는 프로그램인 ‘아르스 노바’ 때문이었다. 고전 음악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현대 음악을 적극적으로 소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진 작곡가는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영국의 3대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필하모니아의 현대 음악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그램인 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필하모니아 측에 당당히 요구조건도 걸었다. 단순한 들러리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 진 작곡가는 “계약하기 전 ‘오늘의 음악’에 상임 지휘자인 에사 페카 살로넨도 직접 와서 지휘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메인 콘서트에서도 내 곡을 연주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 등 영국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한국 현대음악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 작곡가를 ‘오늘의 음악’ 예술감독에 올려놨던 ‘아르스 노바’도 올가을 다시 관객을 찾는다. 16일과 20일 두 차례다. 연주회 제목은 ‘피리, 북, 깽깽이로-클래식, 민속의 색채를 품다’. 한국은 물론 세계의 민속 음악을 주제로 다양한 현대 작품을 선보인다는 취지다. 진 작곡가는 “민속 음악을 작품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혹은 민속 음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로운 작품을 쓰는 방법 등 작곡가마다 민속 음악을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면서 “‘아르스 노바’에서는 그 다양한 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6일에는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그가 작곡한 ‘구갈론-거리극의 장면들’(1만~2만원)을 한국 초연한다. 지난달 ‘모나코 피에르 대공 작곡상’을 받았던 작품. 20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아르스 노바-관현악 콘서트’(1만~5만원)를 연다. 바르토크의 ‘마을의 춤’,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등이 소개된다. 연주는 모두 서울시향이 맡았다. 공연에 앞서 진 작곡가의 해설(‘프리 콘서트 렉처’)도 직접 들을 수 있다. 1588-121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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