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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향수

    [길섶에서] 향수

    원초적인 청색에서 옅은 옥색까지, 다채로운 푸른빛이 넘실대는 항구 풍경이 가슴 밑바닥까지 시원하게 파고든다. 경남 통영에서 나고 자란 화가 전혁림의 작품 ‘통영풍경’(1992)이다.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활기찬 구도의 그림에서 고향을 향한 작가의 깊은 애정이 또렷이 느껴진다. 제주 출신 변시지는 특유의 황토색으로 제주의 풍광과 정서를 표현한 화가다. 1980년대 작품 ‘고향’은 휘몰아치는 바람을 등지고 조랑말에 머리를 기대고 선 남자를 묘사했는데, 마치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에서 만난 화가들의 고향 풍경이다. 오지호, 이응노, 김환기 등 근현대 대표 미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었던 고향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전시다. 예술가뿐이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고향은 특별하다. 엊그제 코레일의 추석 승차권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접속자가 몰려 한때 시스템이 마비됐다고 한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깊어지는 법이다.
  • [세종로의 아침] 한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세종로의 아침] 한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달 초 그리스 출장에서 여러 유럽인이 기자에게 한류 팬이라며 대화를 건넸다. 일행과 한국말을 하는 걸 보고선 다양한 국적과 나이의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사랑한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스가 고향이지만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갯마을 차차차’, ‘사랑의 불시착’ 등 여러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로 봤다고 했다. 한국어를 할 수는 없지만 들었을 때 이게 한국말이란 인식은 가능한 수준이 된 그는 한류의 인기 비결로 ‘순수한 인간성’을 들었다. 남녀가 만나면 바로 육체적 관계를 갖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영화와 달리 첫 만남에선 감정적 교류를 하고 처음 손을 잡기까지 연인의 설레는 감정선을 잘 그려 낸 한국 드라마에 푹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그리스에서 열린 데이터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통신사 APA의 기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의 휴대전화 배경 화면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 나오는 호랑이 캐릭터 ‘더피’였다. 그는 한류 콘텐츠 가운데 특히 연애 예능을 좋아한다면서 자신의 연인과 방송 프로그램 속 커플의 심리에 대해 토론하는 걸 즐긴다고 설명했다. 미묘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긴장선을 타는 남녀 간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대담하게 끌어내는 한국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큰 재미를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저널리즘 박사 과정생 웨이웨이는 한국 아이돌에 빠져 3~4년 전부터 아예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웠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영국에서 살고 있고 중국인 부모를 둔 그는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했다. 곧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오빠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케데헌’에 나오는 노래 ‘소다팝’을 부르기 위해 군무 연습을 하고 있다며 영상을 보여 줬다. 기존 안무를 따라 추는 커버댄스지만 5명의 참여자 모두 팔꿈치 각도가 딱딱 맞는 춤 실력을 보여 얼마나 진심으로 노래에 빠져 연습했는지 알 수 있었다. 2003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며 한류란 단어가 대중화될 때만 해도 일부 세대에 한정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10년쯤 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 붐을 일으킬 때도 한때의 바람일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웨이웨이는 한류가 자신이 살고 있는 유럽에서는 보편적 인기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세대나 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10~2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두루두루 한류를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한류는 드라마와 영화, K팝뿐만이 아니었다. 그리스판 ‘올리브영’이라 할 수 있는 화장품 전문 체인점 혼도스 센터에는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매대가 특별히 마련돼 ‘조선미녀’ 등의 국산 브랜드가 전시돼 있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연극으로 만든 작품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성황리에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에서 초연을 한 ‘채식주의자’는 유럽 전역을 돌며 순회 공연 중이다. 유럽의 한류 팬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이유로 드는 것 중 하나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을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상업적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으며 느꼈던 순수한 감정을 한류 콘텐츠를 통해 다시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출장의 목적이었던 유러피안 데이터 저널리즘 콘퍼런스에서도 인공지능(AI)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다뤘지만, 중요한 결론은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였다. AI가 기사 작성을 비롯한 업무 자동화를 맡을 순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의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문화가 유럽을 비롯한 세계인의 각광을 받게 된 데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미국산 플랫폼의 덕도 크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전쟁과 분단의 상처에도 인간의 힘을 믿으며 전진해 온 한국인의 저력이 있다. 한류는 세계인이 공유하는 감정의 언어이며, 어른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동화다. 윤창수 국제부 전문기자
  • 1999년 · 2199년… 200년의 시간 여행 “지금 여긴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순간”

    1999년 · 2199년… 200년의 시간 여행 “지금 여긴 첫 번째 가장 중요한 순간”

    미국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뉴베리상을 세 번이나 탄 에린 엔트라다 켈리(48)의 장편 동화 ‘오늘이 내일을 데려올 거야’가 출간됐다. 작가는 2018년 ‘안녕, 우주’로 뉴베리 대상을 받았고, 3년 후에는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로 뉴베리 명예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2025 뉴베리 대상을 다시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이 작품은 시간 여행이라는 흔하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의 시간 여행이 흥미로운 것은 현재에서 과거 혹은 현재에서 미래로 이동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 두 시간대를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1999년을 지나온 이에게는 향수를, 그 시기를 모르는 이에게는 또 다른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1999년 8월 17일 열두 살 생일을 맞은 마이클은 밀레니엄 버그 혹은 ‘Y2K’에 대한 불안에 휩싸여 과거 엄마가 일했던 마트에서 통조림과 같은 생필품을 좀도둑질하며 지내고 있다. 또 엄마와 단둘이 생활하는 마이클은 자신 때문에 엄마가 마트에서 잘렸고 직장 세 곳을 돌며 늦게까지 일하게 됐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마이클의 곁에는 중학생 돌보미 누나인 기비와 아파트 관리인 모슬리가 있다. 불안과 죄책감을 제외하고는 평온했던 마이클의 일상은 이상하다 못해 수상하기까지 한 소년 리지가 등장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반면 2199년에 살고 있는 리지는 엄마가 만든 텔레포트 모듈(STM)을 통해 200년 전인 1999년 8월 17일로 이동한다. 공간 텔레포트 연구자(STS)들은 낯선 타임프린트(시대)에 떨어지더라도 적응할 수 있게 미리 요약서로 그 시대를 공부하기도 한다. 리지가 쇼핑몰, 전자레인지 등에 매료돼 1999년에 몰두하는 동안 마이클과 기비는 앞날을 기록한 요약서 속에 담긴 미래를 궁금해한다.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 주는 동화를 통해 독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현재를 들여다보게 된다. 일상의 불안과 슬픔, 불확실에 우물쭈물하는 독자에게 작가는 ‘존재의 첫 번째 순간’을 살라고 전한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여기는 첫 번째 순간이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이다. “‘이러면 어쩌지? 저러면 어쩌지?’ 하는 식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지금을 살아야 해. 그게 첫 번째 순간이야.”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 이곳이 우리 인생 최고의 장소야.”(193쪽) 여기에 “‘밤에 자기 전에 자신에게 물어보렴. 나는 오늘 좋은 사람이었나? 아니라는 답이 나오면 내일 더 잘하면 돼”라고 말해 주는 모슬리와 같은 좋은 어른은 불안을 딛고 현재를 똑바로 디딜 용기를 준다.
  • 우울은 심장의 증거다… 로봇으로 돌아본 인간의 슬픔

    우울은 심장의 증거다… 로봇으로 돌아본 인간의 슬픔

    보잘 것 없는 미미한 존재 되려고키오스크 학교 교육받는 학생들신·인간·기계 사이의 관계 고민눈물 뚝뚝 떨구는 이가 바로 인간 우울은 우리에게 심장이 있다는 증거다. 단순하고 아리송한 이 명제를 입증하기 위해 소설은 인간과 인간을 닮은 기계를 슬픔의 끝으로 밀어붙인다. 연약한가, 결핍돼 있는가, 울 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심장이 있는 것이다. 소설가 이서아(28)의 첫 장편 ‘키오스크 학교’는 여러모로 독특하고 이질적인 작품이다. ‘키오스크 학교’는 말 그대로 학생들을 키오스크로 길러 내는 학교다. 관공서나 식당 등 요즘 어디를 가더라도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그 기계가 맞다.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키오스크는 존재의 의의와 목적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대단히 극단적인 기계다. 그래서 인간과는 정반대다. 인간은 왜 존재하는가. 설명하기 만만찮다. 심지어 인간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스스로 묻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이 존재하는 것의 의미는 변화한다. 끊임없이. “키오스크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였다. 키오스크가 되는 것. 물론, 되는의 의미는 무한했다.”(7쪽) 변화무쌍한 삶의 목적은 키오스크 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단순해진다. 키오스크는 간단하면서도 편리하고 단일한 것의 상징이다. 기계는 늘 그래야 한다. 끝없이 복잡한 인간 삶의 변수를 조금이나마 줄여 주는 것. 그것이 기계가 존재하는 이유다. 소설을 시작하는 이 강렬한 문장은 그리 멀지 않은 옛날 ‘하인’의 삶을 살다가 비참하게 객사한 스위스의 한 작가를 떠올리게 한다. 로베르트 발저(1878~1956)의 대표작 ‘벤야멘타 하인학교’의 첫 문장. “우리는 여기서 배우는 것이 거의 없다. 가르치는 교사들도 없다. 우리들, 벤야멘타 학원의 생도들에게 배움 따위는 어차피 아무 쓸모도 없을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모두는 훗날 아주 미미한 존재, 누군가에게 예속된 존재로 살아갈 거라는 뜻이다.” 키오스크 학교의 학생들도 벤야멘타 학원의 생도들처럼 보잘것없이 미미한 존재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여기서 ‘교육’, 즉 길러 낸다는 것의 의미는 더이상 우리가 알던 것이 아니다. “모라는 슬펐다. 남부럽지 않은 힘과 자산을 가진 이조차 죽을 때까지 자기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살아간다는 사실이. 그런 게 심장 인간의 본능이라는 사실이. 슬프다니, 이런 것이 슬프다니. 이것이 모라가 실패작이라는 증거였다.”(102~103쪽) 소설은 인간이 ‘심장 인간’과 ‘오어(ORE) 인간’으로 나뉜 세계를 그린다. 심장 인간은 우리처럼 심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고 ORE 인간은 그렇지 않은, 쉽게 말해 어떤 목적을 위해 제작된 기계 인간이다. 모라는 연구를 위해 제작된 ORE 인간이다. 하지만 슬픔을 느낄 뿐 아니라 꿈을 꾸기도 한다. 그래서 모라는 실패작이다. 모라는 단순한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키오스크를 동경하기도 한다. 슬픔, 꿈, 동경…. 모라는 ORE 인간이지만, 우리는 그에게 심장이 없다고 선언할 수 있을까. “당신 같은 ORE 인간을 구매하거나 맞춤 제작하는 자들의 심리가 뭔지 알아요? 바로 신이 되고 싶어 하는 거예요. 삶과 죽음을 관장하고 싶어 한다고요.”(246쪽) 신과 인간 그리고 기계의 관계를 생각한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형상을 본떴다. 인공지능(AI)은 자꾸만 ‘인간적인 것’으로 발전한다. 그럴수록 궁금해지는 것은 ‘인간’이다. 온전히 인간에게만 있는 것. 이 ‘심장’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사람은 울기 위해 태어났나 보다. 그래서 몸의 대부분이 수분인가 보다.”(292쪽) 이 귀여운 문장은 작가가 찾은 인간의 궁극적 존재론이다. 상실로 가득한 세계 안에서 눈물을 뚝뚝 떨굴 수 있는 이가 바로 인간이다. 이서아는 2021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했다.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문장으로 인간의 상실과 아픔을 그린다. 작가의 말에는 이렇게 적었다. “모든 생은 끝내 자유롭고 유구해질 것이다. 그런 바람으로 문학을 사랑하고 있다.”(378쪽)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어른의 미래(편혜영 지음, 문학동네) “이제 그녀는 자라고 시들고 열매 맺고 죽는 것이 모두 제각각임을, 무질서가 삶의 유일한 질서임을 알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운이 나빠서 궂은일을 겪는 게 아니라는 생각. 사람은 그저 운이 좋은 경우에나 겨우 궂은일을 피할 수 있었다.” 한국인 최초로 호러, 서스펜스 등의 작품에 주는 미국 셜리 잭슨상을 받은 편혜영 작가의 첫 짧은 소설집. ‘일상 서스펜스’를 주제로 11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책엔 긴장과 공포를 쥐어짜려 흔히 동원되는 피, 비명, 비극의 3요소가 없다. 탄탄하다고 믿었던 삶의 기반이 사실 허위란 걸 알았을 때 빚어지는 파장을 섬뜩할 정도로 차분하게 그렸다. 224쪽, 1만 6000원. 뜻밖의 우정(김달님 지음, 수오서재) “그녀는 더이상 자신의 삶을 원망하지 않는다. 세상이 나에게만 모질게 굴지 않는다는 사실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녀를 오랫동안 괴롭혔던 생각, ‘내가 여자로 태어난 게 잘못인 거 같다’라고 자책했던 날들도 이제는, 그녀의 것이 아니다.” 요즘 보기 힘든 ‘본격 노년 탐구’ 에세이. 줄곧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는 작가가 “가장 이해하고 싶던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썼다. 노년을 납작하게 이해하고, 편협하게 미워하고, 어렴풋이 사랑하는 게 당연한 세태에 견줘 ‘천연기념물급’의 내용이 담겼다.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여러 노년에게 씩씩하게 건네는 작가의 말에 귀 기울여 보시길. 260쪽, 1만 7000원. 따오기(박상재 글, 정순희 그림, 청개구리) “따옥 따옥 따옥~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따오기 소리/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는 엄마의 모습/날아가면 그곳이 어디일까?/내 엄마 가신 나라 달 돋는 나라.” ‘국민 동요’라 해도 모자라지 않을 ‘따오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그림책. ‘따오기’는 나라를 잃고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동요로 승화시킨 한정동 시인의 대표작이다. ‘따오기’에 깃든 이야기를 박상재 작가가 새로운 각도에서 따뜻하고 아름답고 애잔하게 재구성했고, 정순희 화가가 서정적이고 깨끗한 한국적 화풍의 그림을 더해 원전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41쪽, 1만 6000원.
  • [책꽂이]

    [책꽂이]

    콜디츠(벤 매킨타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열린책들) 독일 작센주에 있는 콜디츠성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포로수용소로 사용됐다. 이곳에 잡혀 온 이들은 연합군 소속이지만 개개인은 공산주의자, 과학자, 동성애자, 귀족, 시인이었고 계급과 신분, 정치 성향, 민족 갈등을 드러냈다. 수감자들은 온갖 방식으로 탈출을 시도하면서도 연극과 음악회를 열고 서로의 언어를 배웠으며 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매혹적으로 풀어내는 작가로 명성을 얻은 저자는 고립된 수용소가 하나의 사회가 되면서 연대와 배신, 욕망과 광기, 유희와 절망이 뒤섞여 벌어지는 또 다른 전쟁을 흥미롭게 펼쳐 냈다. 536쪽, 3만 2000원. 기본경제 기본사회(유영성 지음, 다할미디어) 경기연구원 기본소득연구단장을 지낸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시장경제가 보여 준 한계를 인지하고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보장하는 새로운 구조적 질서로서 기본경제와 기본사회 개념을 정립했다. 기본경제는 주거, 식량, 의료, 교육, 돌봄, 에너지 등에 대한 생산·분배·소비 체계를 다시 설계한다. 기본사회의 핵심 가치는 신뢰와 연대, 상호 의존, 존엄이다. 이 두 개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진짜 성장과 분배’의 길을 설계해 제시한다. 328쪽, 2만원. 이야기로 보는 중국 기예(이민숙·송진영·이윤희 외 지음, 소소의책) 순식간에 얼굴이 바뀌는 변검, 병풍 뒤 그림자로 이야기를 펼치는 피영희, 천하 비경을 무대 삼은 실경공연, 수수께끼 같은 문양을 짜내는 직금, 돌을 갈고 닦아 만드는 신묘한 옥기 등 중국에는 기나긴 역사만큼 다양한 문화의 산물이 전해 내려온다. 열여섯 가지 공연·공예 예술을 꼽아 각각의 전문가들이 기예의 전승 과정을 살피면서 현대에 어떻게 향유되고, 미래엔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해 본다. 216쪽, 2만 1000원. 수학을 못한다는 착각(다비드 베시 지음, 고유경 옮김, 두시의나무) 저자는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 수학은 수학을 싫어하게 하고, 직관과 상상력이 작용하는 비공식 수학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 준다고 했다. 르네 데카르트부터 알렉산더 그로텐디크, 윌리엄 서스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비공식 수학을 어떻게 느끼고 이해했는지 보여 주면서 생각의 기술을 활용하는 법으로 연결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수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약간은 희미해질 수도 있겠다. 400쪽, 2만 4000원.
  • “강남 50년 역사 사진으로 즐겨요”

    “강남 50년 역사 사진으로 즐겨요”

    서울 강남구는 개청 50주년을 맞아 강남의 변화와 일상을 기록한 기념 사진전 ‘우리, 강남’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전시는 9월 23일~10월 10일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이어 10월 11일~10월 18일 코엑스 동문 로비에서 야외 순회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 강남’이라는 주제로 작품이 구성됐다. ‘우리’는 도시의 주인공이 행정이나 건물이 아닌 주민 한 사람, 이웃 그리고 공동체임을 뜻한다. 특히 복원 30주년을 맞은 양재천에서 시작하는 동선은, 자연을 회복하고 일상을 품어온 강남의 시간을 상징한다. 구는 ‘도시의 기념은 대형 전시장뿐 아니라 주민이 걷는 길 위에서 더 또렷해진다’는 취지로 접근성이 좋은 두 장소를 선택했다. 전시는 약 1년간 강남 전역을 기록한 사진 중 50여점을 엄선했다. ▲하늘에서 본 강남 ▲강남의 시작 ▲문화로 숨 쉬는 강남 ▲강남의 사계 ▲강남, 강남人 등 5개 주제로 구성해 반세기 동안 변화한 도시 풍경과 오늘을 살아가는 구민의 일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대표작으로는 강남의 랜드마크 ‘I♥GANGNAM’ 조형물을 유리구슬에 비친 반전 프레임으로 포착한 작품이 소개된다. 뒤집힌 풍경 속 다채로운 빛과 색감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강남’이라는 전시의 메시지를 상징한다. 사진과 더불어 미디어보드 영상 전시도 병행한다. 전시에 앞서 9월 17일~10월 10일 강남구 공식 인스타그램·블로그를 통해 모집한 구민 참여 사진을 선별해 상영, 시민의 시선이 큐레이터의 시선과 함께 전시를 완성하도록 했다. 전시장에는 포토존을 마련하고, 참여 이벤트를 통해 개청 50주년 굿즈(강남 사진·일러스트를 활용한 마그넷·키링 등)와 커피 쿠폰을 증정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전시와 연계해 50주년 기념 사진집도 제작했다. 사진집에는 전시 주제와 함께 강남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대표 이미지가 수록되며, 전시장에 비치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사진집 1천 부를 제작해 동주민센터·복지관 등에 배포해 누구나 가까운 생활공간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주민과 함께 작품을 깊이 있게 나누는 초대 행사도 열린다. 10월 1일 오전 10시 30분, 양재천 수변문화쉼터에서 전시에 참여한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되며, 강남 토박이 등 초청 구민 30여 명이 함께 사진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일상과 기록, 장소의 기억을 공유하는 이 시간은 ‘우리’라는 전시 제목을 현장에서 체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우리, 강남’은 지난 50년을 함께 걸어온 강남 사람들의 시간과 오늘의 일상을 담은 전시”라며 “양재천 물길에서 시작해 코엑스로 이어지는 이번 순회전이 시민 모두에게 열린 기념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진 속 강남의 생동감을 통해 미래 100년의 희망을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누적 관람객 10만명 돌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누적 관람객 10만명 돌파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전통과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작품들과 색다른 체험 프로그램들로 큰 관심을 받으며 개막 20일 만에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에 따르면 목포·진도·해남 일대 전시장 곳곳에 주말마다 관람객이 붐비며 17일까지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넘어섰다. 조선 후기 대표 수묵화가 공재 윤두서의 ‘세마도’ 진본이 321년 만에 최초로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전통 회화를 넘어 영상, 설치, 미디어아트로 확장된 작품들이 젊은 세대 등 관람객에게 신선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해 입소문을 타며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목포 문화예술회관의 수묵 비치코밍 아트와 해남 땅끝순례문학관의 슈링클스 키링 만들기 등 청소년과 가족 단위 관람객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한몫했다. 해외 문화예술 한 관계자는 “한국 수묵은 전통의 뿌리가 깊으면서도 현대적으로 변주돼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지난 회차보다 한층 국제적이고 세련된 구성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수묵비엔날레 관람객들은 “수묵이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는지 새삼 느꼈다”며 “수묵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적 이야기를 담아낸 만큼 아이들에게도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김형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장은 “관람객들의 뜨거운 호응이 올해 수묵비엔날레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이 기세라면 지난 회차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40만 관람객 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8월30일 개막해 10월 31일까지 목포, 진도, 해남 등 전남 일원에서 열리는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전통 수묵과 현대 수묵을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며, 국내외 작가 83명이 참여해 수묵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세계에 선보인다.
  • 국내 최대 규모 ‘경기국제웹툰페어’ 개막…21일까지 고양 킨텍스

    국내 최대 규모 ‘경기국제웹툰페어’ 개막…21일까지 고양 킨텍스

    B2B 비즈니스 상담회, 아시아·미주·유럽 등 12개국 97개 바이어 참가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 킨텍스가 주관하는 ‘2025 경기국제웹툰페어’가 18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경기국제웹툰페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웹툰 전문 전시회로, 산업적 교류와 대중적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면, B2B(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상담회와 일반대중이 참여하는 B2C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B2B 비즈니스 상담회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열리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다온크리에이티브, 알에스미디어, 케이더블유북스, 씨엔씨레볼루션 등 국내 웹툰 기업 102개 사와 네이버웹툰㈜, 일본의 크런치롤(Crunchyroll), 중국의 빌리빌리 코믹스 등 아시아, 미주, 유럽을 포함한 국외 바이어 97개 사가 참여한다. 19일부터 열리는 B2C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마련돼 참관객에게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맥에이전시에서는 ‘사랑받는 언니가 사라진 세계’의 밤마녀 작가가 사인회를 진행하며, 거북이북스는 ‘묘냥이와 멍구’의 단미 작가 사인회와 놀이공원 콘셉트의 포토존을 운영한다. 메인 무대에서는 ▲‘웹툰 골든벨’ 퀴즈쇼 ▲유튜버 만화선배와 함께하는 WBTI 오타쿠 성향 테스트 ▲김동호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조광진 작가의 라이브 밴드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산업 관계자와 일반 관람객을 아우르는 콘퍼런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19일 오후 2시부터 ‘AI가 만든 웹툰, 사람이 만든 이야기’를 주제로 기조연설과 ‘첨단기술과 웹툰 IP 확장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상설 부대 공간에서는 ‘웹툰 그라운드’, ‘웹툰 스트리트’, ‘콜라보 카페’ 등이 마련됐다.
  • 전국 방방곡곡 비엔날레로 꽉 찬 가을

    전국 방방곡곡 비엔날레로 꽉 찬 가을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는 열리지 않지만 사진, 공예, 디자인, 미디어 등을 내세운 다양한 미술 전람회가 전국을 물들인다. 올해 10회째인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생명’을 주제로 18일 막을 올린다. 30여개국 2000여명의 작가가 사진, 영상, 설치 작업 등 7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주제전의 핵심 정신은 ‘공생세’다. 철학자 글렌 알브레히트가 제안한 용어로 모든 생명체가 상호 연결돼 치유와 회복을 지향하는 시대를 뜻한다.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인류세’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 관계가 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외국인으로는 처음 총감독에 선임된 에마뉘엘 드 레코테는 매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대규모 사진 축제 ‘포토 데이즈’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가와우치 린코(일본)의 개인전이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11월 16일까지. 14회 전통을 자랑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지난 4일 6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세상 짓기’를 주제로 72개국 1300여명 작가의 작품 2500여점을 선보인다. 주제에 걸맞게 의식주를 기반으로 해 인류의 삶과 긴밀히 관계 맺어 온 공예를 주춧돌로 삼았다. 특히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평생 화업이 담긴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明明白白)은 빼놓지 말아야 할 전시로 꼽힌다. 11월 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낙원상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등은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강령: 영혼의 기술’을 오는 11월 23일까지 진행한다. 정신적이고 영적인 경험이 현대미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한다. 영화·영상을 주축으로 사운드, 퍼포먼스, 드로잉까지 애니 베전트, 힐마 아프 클린트, 데구치 오니사부로, 백남준 등 50여명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포용 디자인’을 주제로 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도 진행 중이다. ‘모든 이가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의 개념을 국내에 적극 제시한 최수신 미국 사바나예술대 학장이 총감독을 맡아 19개국 429명이 16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11월 2일까지. 세종 조치원1927아트센터 일원에서는 한글과 예술을 접목한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2027년 정식 출범하는 한글 국제 비엔날레의 예고편 격이다. 국내외 39명의 작가가 참여해 한글을 다양한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미스터 두들이 1927아트센터 외벽에 새긴 벽화 ‘한구들’은 큰 인기를 끌며 포토존으로 주목받고 있다. 10월 12일까지. 묵향을 음미할 기회도 있다. ‘수묵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해남, 진도, 목포에서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는 1000여명의 전 세계 종교인이 참여하는 ‘세계 경전 필사전’이 펼쳐진다.
  • 노원 ‘수락휴’ 국토대전 5년 연속 수상… 전국 유일

    노원 ‘수락휴’ 국토대전 5년 연속 수상… 전국 유일

    서울 첫 도심형 자연휴양림 노원구 ‘수락휴’가 국토교통부의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노원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토대전을 5년 연속 수상하게 됐다. 17일 노원구에 따르면 올해 17년째를 맞이한 국토대전에서 수락휴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국토부는 수락휴에 대해 “공공성과 접근성이 우수하고 나무 위 트리하우스 등 창의적인 콘셉트와 우수한 설계·시공 수준이 돋보였다”며 “지역 작가와 협업한 자연 조형물, 마을 정원사를 활용한 정원 관리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문을 연 수락휴는 전국 200여개 자연휴양림 가운데 첫 도심형 자연휴양림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하철 4호선 불암산역으로부터 불과 1.6㎞ 거리에 있어 평일에도 퇴근 후 입실, 다음날 퇴실 후 정상 출근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 서울 시민이 숲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한 셈이다. 객실 완성도도 기존 자연휴양림보다 높다. 건축과 인테리어, 객실 내부 비품 하나까지 호텔 수준으로 조성됐다. 나무 위의 집 트리하우스 3개 동을 포함해 25개 객실은 숲속의 작은 호텔로 숙박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휴식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는 과감하게 제거했다. 객실 내 TV는 최상급 음질의 LP 플레이어와 스피커로, 바비큐와 취사 시설을 없앤 대신 자연주의 레스토랑을 들여왔다. 노원구는 ‘힐링 도시’를 모토로 자연의 혜택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왔다. 그 결과 2021년 이후 불암산 힐링타운, 화랑대 철도공원, 당현천 수변문화공간, 초안산 힐링타운이 순차적으로 국토대전을 석권해 왔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락휴는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신념을 구현하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라며 “수락휴를 통해 산림휴양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산림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자 고품격 시설에 걸맞은 운영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간이역의 낭만… 군위 화본역 축제 개최

    간이역의 낭만… 군위 화본역 축제 개최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라 86년 만에 기차와 헤어진 대구 군위 화본역이 관광객들과 만난다. 군위군은 삼국유사 화본마을영농조합법인과 함께 오는 26일부터 3일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알려진 산성면 화본역 일원에서 ‘낭만 플랫폼 화본축제’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주제는 중장년층이 옛날에 대한 그리움으로 복고에 빠져드는 ‘레트로’와 ‘시골스러움’이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고향사랑 프로젝트’라는 특징이 있다. 축제의 메인 무대는 화본역 앞 광장이다. 중앙선 단선 철도역이자 간이역이었던 화본역은 행정구역상 경북도였던 1938년 2월 1일 운행을 시작해 86년 만인 지난해 12월 20일 중앙선 철도 복선 전철화가 완료되면서 폐역됐다. 화본역은 1936년 준공 당시의 옛 모습과 옛 증기 열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이 그대로 남아 있다. 축제 첫날에는 ▲지역 유치원생 70여명이 참여하는 ‘동네 한 바퀴 어린이 마라톤’ ▲레트로 감성의 ‘신바람 한마당’ ▲미리 맛보는 ‘화본 꽃밥상’이 펼쳐진다. 둘째 날엔 마을 주민들의 신파극 공연 ▲이별의 화본정거장 ▲마을 보물찾기 ▲전통놀이 ‘옛날 옛적 올림픽’이 준비돼 있다. 마지막 날에는 마을의 소리를 담은 ▲동행발언대 ▲화본 퀴즈 골든벨 ▲자연과 함께하는 플로깅 ▲‘다큐 3일’ 특별 상영으로 마무리된다. 특히 베스트셀러 ‘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 북토크 등 인문학 콘텐츠도 마련돼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이번 화본축제는 화려한 연예인들의 무대 대신, 정감 있는 마을 이야기와 사람 냄새 나는 콘텐츠로 채워진다”면서 “골목 골목마다 웃음과 향수가 넘쳐나는 3일간의 특별한 시골 여행에 동참할 것을 권해 드린다”고 말했다.
  • “병원에 예술적 생명력을” 단국대병원, 미술작품 기증받아

    “병원에 예술적 생명력을” 단국대병원, 미술작품 기증받아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서양화가 변재희 작가 미술작품 기증식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변 교수는 ‘컬러 판타스마고리아(Color Phantasmagoria)’ 연작 5점과 ‘산토리니 아일랜드(Santorini Island)’ 연작 6점 등 11점을 단국대병원에 기증했다. 기증 작품들 공통 주제는 ‘희망’이다. 작품들은 구름(희망)을 상징하는 추상 작품과 기억·시간·그리움·흔적 등을 담아냈다. 변재희 교수는 “햇빛과 바람, 대기 감촉과 향기 등 자연을 모티프로 삼아 색채라는 마법 같은 도구로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일 단국대병원장은 “예술이 환자들에게 치유의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병원 공간이 따뜻한 회복의 장소로 거듭나기 위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변 교수는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서양화가로, 34회 개인전을 비롯해 다양한 아트페어와 국제전에 참여했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K-헤리티지 아트전’ 포항서 개막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K-헤리티지 아트전’ 포항서 개막

    포항문화예술팩토리 아트갤러리, 『이음의 변주』展 개최…22명 작가 참여세이버스코리아,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과 공동 주최…9월 12일부터 11월 7일까지 세이버스코리아(대표 정우성)가 재단법인 한국헤리티지문화재단(대표 신동훈)과 함께 오는 9월 12일부터 11월 7일까지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아트갤러리에서 『이음의 변주』를 주제로 ‘K-헤리티지 아트전(Korean Heritage Art Exhibition)’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포항의 지역적 정체성인 **‘불과 철’**을 바탕으로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이 만나는 접점을 탐색하는 데 중점을 뒀다. 참여 작가들의 장인정신이 깃든 다채로운 빛과 금속의 울림, 불꽃의 흔적들은 과거와 현재, 장인과 현대 예술가,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예술적 변주로 새롭게 태어난다. 총 22명의 작가가 참여해 공예,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무형유산 장인들의 전통 기법과 현대 작가들의 현대적 해석이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들에게 독창적인 예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K-헤리티지 아트전, 이음의 변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지역 전시 활성화 사업’의 하나로, 포항문화재단과 빙그레가 후원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와 시민들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 기간 동안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아트갤러리를 방문하는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예약 3분 컷’ 노원구 수락휴 국토대전 수상…5년 연속

    ‘예약 3분 컷’ 노원구 수락휴 국토대전 수상…5년 연속

    서울 첫 도심형 자연휴양림 노원구 ‘수락휴’가 국토교통부의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노원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토대전을 5연 연속 수상하게 됐다. 17일 노원구에 따르면, 올해 17년째를 맞이한 국토대전에서 수락휴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국토부는 수락휴에 대해 “공공성과 접근성이 우수하고 나무 위 트리하우스 등 창의적인 컨셉과 우수한 설계·시공 수준이 돋보였다”며 “지역 작가와 협업한 자연 조형물, 마을 정원사를 활용한 정원 관리가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문을 연 수락휴는 전국 200여개 자연휴양림 가운데 첫 도심형 자연휴양림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하철 4호선 불암산역으로부터 불과 1.6㎞ 거리에 있어 평일에도 퇴근 후 입실, 다음날 퇴실 후 정상출근 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 서울 시민이 숲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한 셈이다. 객실 완성도도 기존 자연휴양림보다 높다. 건축과 인테리어, 객실 내부 비품 하나까지 호텔 수준으로 조성됐다. 나무 위의 집 ‘트리하우스’ 3개 동을 포함해 25개 객실은 숲속의 작은 호텔로 숙박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휴식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는 과감하게 제거했다. 객실 내 TV는 최상급 음질의 LP플레이어와 스피커로, 바비큐와 취사 시설을 없앤 대신 자연주의 레스토랑을 들여왔다. 노원구는 ‘힐링 도시’를 모토로 자연의 혜택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왔다. 그 결과 2021년 이후 불암산 힐링타운, 화랑대 철도공원, 당현천 수변문화공간, 초안산 힐링타운이 순차적으로 국토대전을 석권해왔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락휴는 ‘모든 것은 숲으로부터 온다’는 신념을 구현하기 위해 아주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라며 “수락휴를 통해 산림휴양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산림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자 고품격 시설에 걸맞은 운영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86년 만에 기차와 헤어진 군위 화본역, 관광객들과 만난다

    86년 만에 기차와 헤어진 군위 화본역, 관광객들과 만난다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에 따라 86년 만에 기차와 헤어진 대구 군위 화본역이 관광객들과 만난다. 군위군은 오는 26일부터 3일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널리 알려진 산성면 화본역 일원에서 ‘낭만 플랫폼 화본축제’가 개최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중장년층이 옛날에 대한 그리움으로 복고에 빠져드는 ‘레트로(Retro·복고)’와 ‘시골스러움’이다.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고향사랑 프로젝트’라는 특징이 있다. 축제의 메인 무대는 네티즌들이 손꼽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이름이 높은 화본역 앞 광장. 중앙선 단선 철도역이자 간이역이었던 화본역은 행정구역상 경북도였던 1938년 2월 1일 운행을 시작해 86년 만인 지난해 12월 20일 중앙선 철도 복선 전철화가 완료되면서 폐역됐다. 화본역은 1936년 준공 당시의 옛 모습과 옛 증기 열차에 물을 공급하던 ‘급수탑’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축제 첫 날에는 ▲지역 유치원생 70여명이 참여하는 ’동네 한바퀴 어린이 마라톤‘ ▲레트로 감성의 ’신바람 한마당‘ ▲미리 맛보는 ’화본 꽃밥상‘이 펼쳐진다. 둘째날엔 마을 주민들의 신파극 공연 ▲이별의 화본정거장 ▲마을 보물찾기 ▲전통놀이 ’옛날 옛적 올림픽‘이 준비돼 있다. 마지막 날에는 마을의 소리를 담은 ▲동행발언대 ▲화본 퀴즈 골든벨 ▲자연과 함께하는 플로깅 ▲’다큐 3일‘ 특별 상영으로 마무리된다. 특히 베스트셀러 ’덕혜옹주‘의 권비영 작가 북토크 등 인문학 콘텐츠도 마련돼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이번 화본축제는 화려한 연예인들의 무대 대신, 정감 있는 마을 이야기와 사람 냄새 나는 콘텐츠로 채워진다”면서 “골목 골목마다 웃음과 향수가 넘쳐나는 3일간의 특별한 시골 여행에 동참을 권해 드린다”고 말했다.
  • ‘尹 지지’ 최준용 “명복 빈다”·원더걸스 선예는 ‘빛삭’… 잇따른 연예인 찰리 커크 추모

    ‘尹 지지’ 최준용 “명복 빈다”·원더걸스 선예는 ‘빛삭’… 잇따른 연예인 찰리 커크 추모

    선예, 요한일서 구절 올려 추모했다 삭제최준용 “자유·평화 위한 노력 잊지 않아”최시원 “정치 성향 떠나 아픈 비극” 해명진서연도 인스타 스토리로 추모 글 올려美우익활동가 커크, 강연 도중 총격 사망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겸 배우 최시원과 배우 진서연에 이어 원더걸스 출신 선예가 최근 피살된 미국의 우익활동가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탄핵 정국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배우 최준용도 찰리 커크를 추모했다. 선예는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찰리 커크 추모 사진을 올리면서 요한일서 4장 9절과 10절의 내용을 적었다. 해당 구절은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다. 하지만 해당 글은 게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네티즌들의 비판 의견 등을 고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글은 삭제됐지만, 선예의 다른 게시물에는 여전히 찰리 커크 추모를 질타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들 네티즌들은 “언팔(팔로우 취소)하고 떠나겠다. 오랜 팬으로서 안타깝지만 우리가 지지하는 이들의 진정한 본성을 정말 알 수 없으니까”, “찰리 커크 극우들이 하는 짓이 성경적이냐”, “실망스럽다” 등 댓글을 남겼다. 최준용은 지난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찰리 커크 추모 게시글을 올렸다. 최준용은 찰리 커크에 대해 “자유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신 당신을 잊지 않겠다. 우리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최준용은 지난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후로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행보를 꾸준히 펼치고 있다. 찰리 커크가 피살된 사건과 관련, 국내에서도 일부 유명인들이 그를 추모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판을 받고 사과·해명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최시원은 지난 11일 SNS에 미국 유명 목회자 겸 작가인 존 비비어와 기독교계 커뮤니티 ‘바이블 얼라이브’ 측의 추모글을 공유했다. 해당 글은 ‘미국의 영웅 중 한 명인 찰리 커크의 죽음을 애도한다. 그는 악에 맞서 단호한 사람이었다’, ‘찰리 커크, 편히 잠드소서’ 등 내용이었다. 이에 찰리 커크의 극우 성향을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지자 최시원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했다. 최시원은 지난 12일 팬 플랫폼 버블을 통해 “찰리 커크 추모 관련 이야기가 많아 설명드린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리스도인이자 한 가정의 가정이고 한 사람의 남편이었다. 어떤 상황이었든 수많은 대학생 앞에서 강연 중 총격으로 생명을 잃은 일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너무나 마음 아픈 비극”이라며 “그래서 저는 그를 추모했다”고 설명했다. 최시원은 또 “(추모글을) 올린 뒤 언론에서 많은 관심을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제 의도와 다르게 언론과 다른 분들에게 해석되는 것 같아 부족한 제 마음은 충분히 전달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게시물을 내렸다”며 “하지만 지금도 많은 관심을 주시기에 이렇게 설명드린다”고 덧붙였다. 진서연도 지난 14일 SNS에 찰리 커크의 사진과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으로 올린 것으로, 24시간이 지난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찰리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운동에 앞장선 우익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이자 대표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캠퍼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가 총격을 당해 숨졌다.
  • 넷플릭스와 ‘맞짱’ 뜰 수 있는가, 비인간 존재까지 품을 수 있나… 위기의 문학, 오늘을 묻다

    넷플릭스와 ‘맞짱’ 뜰 수 있는가, 비인간 존재까지 품을 수 있나… 위기의 문학, 오늘을 묻다

    ‘문학이 위기다’라는 말의 역사는 유구하지만 위기의 강도는 시대를 거듭할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서울에서 17일을 끝으로 엿새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2025 서울국제작가축제’는 문학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문학 스스로 질문하는 자리였다. ‘문학은 넷플릭스와 맞짱 뜰 수 있는가.’, ‘힙스터의 전유물이 된 문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문학은 인간이 아닌 존재까지 품을 수 있는가.’ 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하길 택한 오늘의 문학은 우리에게 이와 같은 문장들을 남겼다. 지난 13일에는 ‘넷플릭스 시대에도 소설 쓰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소설가 강지영, 황여정, 패트릭 드윗(캐나다)이 대담을 나눴다. 소설가 김홍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션에서 황여정은 “한 시대를 규정하는 단어로 특정한 플랫폼의 이름을 빌려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가”라고 반문하면서도 “콘텐츠 소비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꾼 것은 사실”이라며 동시대 문화산업의 강력한 아이콘으로서 넷플릭스의 위상을 인정했다. 강지영은 “웹소설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출판문학의 힘이 있듯 서사라는 것은 모든 걸 포괄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고 짚었다. 최근 문학을 ‘힙한’(멋진) 것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일컬어 ‘텍스트힙’이라고 한다.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 시인 후즈키 유미는 “일본에도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책 제목이나 문장 등을 통해 자기를 소개하는 ‘독서어카운트’가 유행”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시인 장이지는 “자기가 읽은 시를 적극적으로 SNS에서 공유하는 것은 ‘나 지금 여기에 있어’라고 표현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선 문학적 행위임을 강조했다. 한 손에 담기는 작은 네모, 스마트폰의 물성이 인간의 사고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한 가운데 ‘핸드폰으로만 작품을 쓸 수 있다면’을 주제로 15일 열린 대담도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소설가 성해나는 “문학의 전성기는 1920~1930년대, 손으로 원고를 직접 쓰던 시대”라며 “노트북을 편하게 쓰고 있긴 하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원고를 한 줄 한 줄 손으로 쓰고 싶다”고 했다. 소설가 김성중, 김초엽과 엘비라 나바로(스페인)는 ‘비인간 작가동맹을 결성한다면’(15일)에서 문학을 통해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열망이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욕망은 아닌지 성찰했다. ‘당신은 생산적인 작가입니까?’(14일)에서 소설가 전하영과 세라 핀스커(미국) 등은 문학이 곧 콘텐츠가 되고 산업으로 변모하는 시대에 과연 작가 개인의 표현으로만 볼 수 있는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 [씨줄날줄] 북향민

    [씨줄날줄] 북향민

    ‘분단 문학의 대명사’로 불린 소설가 이호철의 데뷔작 ‘탈향’(1955)은 6·25전쟁 당시 피난지 부산이 배경이다. 작가는 1950년 12월 흥남 철수 직전 원산 철수 당시 미군 수송선을 타고 고향을 떠났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탈향’은 함께 피난선을 탄 네 친구 이야기다. 처음엔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그리며 서로를 의지하지만 혹독해지는 환경에 결국 뿔뿔이 흩어진다. 작품 속 “부산은 눈도 안 온다”는 독백은 객지에 내던져진 상황을 상징한다. 시간이 흐르고 고향에 돌아갈 수 없음이 분명해지자 타향에서 뿌리내릴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작가는 탈향(脫鄕)이라고 썼지만 독자는 고향을 떠날 것을 강요당한 탈향(奪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실향민’이라는 표현은 1953년 전쟁이 중단되고 이북5도 출신에 대한 행정체계가 마련되면서 쓰이기 시작했다. ‘탈향’의 작가도 ‘실향’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런 제목을 붙이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그럼에도 실향민은 이후 신문·방송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게 됐다. 1990년대 이후 북한 주민의 국경 이탈이 늘어나고 그 상당수가 남한에 들어오면서 ‘북한 이탈 주민’ 또는 ‘탈북민’이라는 표현이 가세한다. 분단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과는 다른 북한 출신 이주자를 지칭할 용어가 필요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북한 이탈 주민이나 탈북민은 물론 실향민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제기된다. 북한 이탈 주민은 법적 용어다. 통일부가 탈북민 호칭을 바꾸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하나민’, ‘통일민’, ‘북향민’이 주요 후보라고 한다. 적지 않은 북한 이탈 주민이 ‘이탈’이나 ‘탈북’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명칭 교체는 의미가 훨씬 명료한 대안이 있어도 신중해야 한다. 새로운 대안은 2004년 호응을 얻지 못한 ‘새터민’만큼이나 인위적 조어(造語) 느낌에 입에도 잘 붙지 않는다. 서동철 논설위원
  •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에르메스, 한국미술을 응원하다

    [이세라의 브랜드 앤 아트] 에르메스, 한국미술을 응원하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에르메스 메종 도산’은 에르메스의 한국 대표 플래그십 공간이다. 의류, 주얼리, 홈 컬렉션 등 에르메스의 전 카테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 지하에는 ‘아뜰리에 에르메스’라는, 에르메스 코리아가 설립하고 현재는 에르메스 재단에서 운영하는 현대미술 특화 전시 공간이 있다. 상업적 목적과 거리를 둔 비영리 플랫폼으로 매년 여러 차례 기획 전시가 열린다. 동시대 한국 작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제정된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작 전시가 개최되는 곳이기도 하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성장과 실험을 지원하기 위해 2000년에 시작된 상으로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현대미술 지원 제도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서도호, 구정아, 박찬경 등 현재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이들은 모두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상자는 단순히 상금만 받는 것이 아니라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인전을 열 기회를 얻게 된다. 작가는 작품 제작과 전시 실행 전반에서 다방면에 걸친 지원을 받는다. 아울러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글로벌 미술 시장에 대한 견해를 넓힘과 동시에 해외 시장에 이름을 알린다. 지난해 미술상 20회를 맞아 올리비에 푸르니에 에르메스 재단 이사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에르메스 재단이 미술상을 제정해 작가를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처음 상이 제정된 2000년 초만 해도 한국의 현대미술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고 바로 이것이 에르메스가 미술상을 제정한 이유이기도 했다. 출발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한 미술상은 자신이 진출한 사회의 문화적 토양과 책임을 함께 나눈다는 에르메스의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에르메스는 자사 제품을 제작하는 장인의 손길을 세대를 넘어 이어져 온 기술과 정신이라 여기고 존중해 왔다. 이제 그러한 태도는 동시대 미술가에게로 확장되고 있다.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작가·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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