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화상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환차익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779
  • 영국서 건너온 ‘도발적 상상’/화가 허스트·휴스展 30일까지 설치작품·움직이는 그림 돋보여

    데이미언 허스트(38),그리고 패트릭 휴스(64).두 영국 화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기발한 상상의 도발적인 작가라는 것이다.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액에 박제시킨 상어와 소,새끼양 등 현란한 색채와 자극적인 주제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세계 예술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물.또 휴스는 역(逆)원근법을 이용한 ‘움직이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들의 작품이 각각 국내 화랑에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 마련된 ‘크로매틱 센세이션(Chromatic Sensation,색채감각) by HERA’전과 청담동 박여숙화랑의 ‘패트릭 휴스-움직이는 그림’전이 그것.두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허스트는 영국 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끈 아이돌 스타다.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자 젊은 작가 발굴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영국의 사치 경과 만나면서 작가로서 급성장했다.허스트의 작품 소재는 종종 약국으로부터 나온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주제로 한 ‘약사로서의 자화상을 묵상함’을 비롯해대형 컬러 패널 작품,약국의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품 등 대표작들이 고루 나와 있다.올해 사치 갤러리의 재개관 기념 첫 전시에 초대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허스트의 작품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전시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헤라HERA’가 주최하고 갤러리현대가 협찬해 이뤄진 것으로 기업과 화랑이 함께 하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 마케팅 무대란 점에서 주목된다. 패트릭 휴스의 한국 전시는 2001년에 이어 두번째다.휴스의 작품들은 역원근법에 따라 먼 곳에 위치한 배경의 풍경이 돌출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관람객들은 그림 앞에서 위치를 이동함에 따라 그림도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그래서 ‘움직이는 그림’이다.이번 전시에는 나무 보드 조형물 위에 유채로 그린 원화 18점과 석판화 6점이 걸렸다.휴스는 발랄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일상의 삭막함에서 구해준다.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지는가 하면,문 뒤로 만리장성의 모습이 다가오고,지중해식 건물 기둥 사이에는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위용을 드러낸다.휴스의 작품은 이처럼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르네 마그리트나 파울 클레,조르조 데 키리코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의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다.휴스의 상상은 퍽이나 유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NGO / “이제는 평화통일운동”

    오는 10월28일로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한국YMCA가 그동안 시민,소비자,청소년 등으로 잘게 쪼개 펼쳤던 운동의 큰 흐름을 ‘평화통일 시민운동’에 집중할 전망이다. 전국 60개 YMCA 지부,지회의 간사와 실무지도자 350여명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 광장에서 열린 ‘YMCA 전국실무자대회’에서 평화통일 시민운동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은 “한국 YMCA운동가들은 분단 현실앞에 무기력했던 지난날을 통회한다.”면서 “평화통일 시민운동을 강력히 전개키로 결의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대회에 참석했던 서울 YMCA 임은경 간사는 “이번 대회에서 운동가들이 선언한 내용은 이사회 등을 거쳐 강령화한 뒤 향후 전개될 한국 YMCA운동의 큰 흐름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의 YMCA 활동가들이 모두 참가하는 실무자대회가 열린 것은 YMCA운동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0년만에 처음이다.2박3일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 무봉산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예년과 달리 간사회 회원뿐 아니라 일반 지도자 등 실무자들이 모두 참가했다. 국내 최대 시민·사회단체라는 위상이 흔들리면서 향후 행보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은 대회기간중 고백과 결단의 시간을 통해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또 평소에 만나기 힘든 선후배 간사,지도자들이 한데 모여 지난 100년의 발자취를 되새기고 향후 100년을 맞이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회를 주관한 YMCA간사회는 “한반도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국의 실무자들의 혼을 모아 평화정착을 위한 결단의 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이학영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그동안 펼쳐왔던 활동을 이제는 평화운동이라는 좀 더 적극적인 자각 아래서 목적 의식적으로 기획된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한국 YMCA가 온통 축제분위기는 아니다.지난 4개월간 내부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 YMCA의 분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YMCA는 성명서를 통해 “지금이야말로 회원들과 시민사회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한 때”라면서“우리는 상처난 모습으로 100주년을 맞고 있으며 시민사회 전체가 축하해야 할 경사임에도 부끄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자탄했다.이어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우리의 자화상이며 개혁은 더이상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노주석기자 joo@
  • 사건 패트롤 / 영화 뺨친‘가짜 청와대 국장’

    “청와대 국장이라고 했더니 다들 의심도 하지 않고 넘어가던데요.” 청와대의 봉황 날개 문양이 새겨진 손목시계와 넥타이를 착용하고 운전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청와대 민정수석실 사정팀 국장 행세를 한 장모(42)씨 등 사기꾼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와대’라는 배경에 속아 민원과 고충을 해결하려던 8명의 ‘순진한’ 시민이 모두 4억 3000여만원을 갖다 바쳤다.이들은 폐기물 처리업체 공장을 담보로 기술신용보증기금 대출을 받게 해달라거나 은행에 다니는 부인을 과장으로 진급시켜 달라는 등 아쉬운 사정을 호소했다.현역 대령도 ‘특별한 부탁’을 하다 돈만 날렸다. 장씨는 청와대 부근 기념품 판매점에서 손목시계와 넥타이를 구입한 뒤 본격적인 사기행각에 나섰다.공범 이모(44)씨와 운전사 하모(35)씨가 “청와대 국장님”이라며 바람잡이 역할을 맡았다. 장씨는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했다. 청와대를 구경시켜 준다며 청와대 정문 부근에 숨어 있다가 나타나 기념시계를 주기도 하고 청와대 관련 신문기사를 줄줄이 읊어대며 청와대 사정에 해박하다는 인상을 심어 줬다. 또 글을 쓸 때 한자를 적절히 사용해 피해자의 환심을 샀다.수년 전 사기행각을 벌이다 구속됐을 때 감옥에서 한자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됐다.185㎝의 키에 120㎏의 위엄있는 풍채도 한 몫했다.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대부분 청와대에 확인 전화 한통 해보지 않았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장씨는 피해자가 늘면서 첩보를 입수한 청와대의 신고로 꼬리를 잡혔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2일 장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공범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청와대’라는 한마디에 아무런 의심 없이 허술하게 넘어간 피해자들을 보면서 권력 만능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떠올라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장택동기자 taecks@
  • [길섶에서] 지하철 단상

    아침 집을 나서는데 신문을 보던 아내가 ‘참,슬픈 시대다.’라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지금은 회사를 그만둔 선배가 쓴 책에서 ‘우직한 시대’라는 글을 본 적은 있지만,‘슬픈 시대’라니….연일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자살기사를 보고 그런게 아닌가 싶다.하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아파트 창밖으로 내던지는 비정한 세상이니…. 지하철에 오르고서도 내내 우리 시대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너무 거칠고,우울한 시대 아닌가.’ 흔히들 사람살이가 각박해지는 까닭은 오가는 말의 거침에서 비롯된다고 한다.옛 왕조 때도 저잣거리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노래가사로 시대의 태평을 가늠하지 않았던가. 실제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은 너무 어둡다.청소년들의 대화나,인터넷 대화체,또 대글에서 부드러움을 찾아보기란 보석만큼 귀하다.중간은 없고,내편이 아니면 적만이 횡행할 뿐이다.하기야 누구를 탓할까.지도자들도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험담을 주저함 없이 토해내고 있는 판인데….‘부드러운 사회’를 수없이 되뇌다 보니 어느새 내려야 할 시간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 ‘엉뚱함의 쾌감’ 맛보세요/ 극사실주의 화가 강형구씨 캐리커처 작품전

    캐리커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사건이나 인간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풍자한 그림’이다.소모적이고 일회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캐리커처는 예술적인 권위를 인정받지 못해왔다. 그러나 캐리커처는 사진이 없던 시절,사진을 대신했고 시대상을 대중에게 전하는 나름의 역할을 해왔다. 과장과 왜곡을 통해 세상을 들춰내는 캐리커처는 이제 독립적인 예술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대형 캔버스에 옮긴 자화상 작품전으로 주목받은 극사실주의 화가 강형구(49)씨가 이번엔 캐리커처 작품들을 선보인다. 14일부터 9월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강형구의 캐리커처로 해석된 얼굴,얼굴,얼굴들…’전엔 누구나 알 만한 국내외 인물들의 캐리커처 500여점이 나온다. 특히 지점토를 이용한 ‘조소 캐리커처’ 50여점은 평면적인 표현의 한계를 극복,모든 각도에서 인물의 특징을 한껏 살려 눈길을 끈다. 그의 캐리커처엔 대상인물의 외형적 특징은 물론 사상,시대적 상황,순간순간의 감정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전시에선 먼저 옆눈으로 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전·현직 대통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표정한 박정희,눈을 지그시 감은 전두환,이를 드러내놓고 웃는 노태우,아래턱을 내민 김영삼,근심어린 표정의 김대중 등 낯익은 얼굴과 선글라스를 쓴 김정일의 모습도 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간디,마오쩌둥,덩샤오핑,아인슈타인,링컨,후세인,부시,드골,처칠의 얼굴도 관람객을 맞는다. 강씨는 “캐리커처는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시지각(視知覺)의 다변적인 해석이며,그림이나 사진의 리얼리즘 강박에서 벗어난 ‘엉뚱함의 쾌감’을 제시한다.”는 말로 캐리커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에게 캐리커처는 작가의 감성이 이입된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다. 김종면기자 jmkim@
  • [젊은이 광장] 서울대 기득권 분명히 있다

    얼마전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모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학 서열 철폐 주장은 포퓰리즘(대중의 비위를 맞추는 비합리적인 일)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것 때문에 이래저래 시끄럽다. 소위 대학 서열의 정점에 있다는 서울대의 총 책임자가 처음으로 견해를 밝힌 것이니 사실 시끄러울 만도 하다.그동안 꾸준하게 대학 서열 철폐를 주장해 왔던 학벌없는 사회 등 여러 단체들이 발끈하여 정 총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서울대 내부에서도 시끄럽긴 마찬가지다.서울대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이들의 주된 반응은 학벌없는 사회 등의 주장이 부당하다는 것이다.많은 서울대생들이 입을 모아 오히려 일부 명문 사립대가 패거리를 지어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데 이들로 인한 폐해의 책임을 모두 서울대에 덮어 씌우고 비난한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안에는 더 이상 서울대의 기득권은 없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듯 보인다.어쩌면 정 총장의 포퓰리즘 발언은 이 같은 서울대 내부의 인식을 여과없이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 필자 역시 서울대에 재학중이어서 학우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기득권은 ‘능력에 상관없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부당한 권리’라는 뜻이다.일부 학우들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엘리트 서울대생들이 능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 것을 기득권이라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 아닌가.왜 이렇게 우리를 못살게 구는가.”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이들의 반응에 동의할 수 없다.서울대의 기득권이 엄연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전문 행정 대학도 아닌 서울대 출신이 장관 자리를 절반 이상,청와대 참모 자리를 8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서울대생은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 비해 과외비를 더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분노했던 네티즌들의 반응이 단순한 피해의식에 불과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대학서열을 철폐하기 위해 서울대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포퓰리즘으로 치부하는 서울대생들의 인식은 옳지 않다.오히려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기득권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서울대생들이다. 엘리트의 권리는 주장할 줄 알지만 엘리트의 의무에는 무관심한,서울대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그저 입신양명의 도구 정도로 여기는,결국 성찰 능력을 상실하고 남의 비판을 신경질적으로 내치는 우리,이것이 서울대생의 자화상이 아닐까.세계적인 대학,경쟁력 있는 대학이라는 허무한 구호에 앞서 지금 서울대에 필요한 것은 뼈아픈 자기 성찰이다.안에서는 볼 수 없는 기득권을 바깥의 시선을 통해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서울대생들의 반응을 보며 날이 갈수록 서울대가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서울대에 뭔가 특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익에 연연하는 이들을 양성하는 곳이 아닌,사회적 엘리트를 키워내는 국립 서울대로 거듭나기 위해서 말이다. 고 건 혁 서울대 SNUNOW 편집장
  • 저항정신 깃발… 돌아온 ‘국민가수’/ 2년만에 새앨범 낸 윤도현 밴드

    윤도현 밴드가 2년 만에 새 앨범 ‘YB 스트림(stream)’을 들고 나왔다.‘YB’는 윤도현 밴드(윤밴)를 뜻하는 말.세련된 사운드에 부드러운 보컬을 구사했던 5집 ‘도시인’때와는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오!필승코리아”를 목청껏 부른 지난해 여름 이후 ‘건전 록가수’로 굳어진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느껴진다.당혹스러울 만큼 직설적인 가사와 강렬한 록비트에 무게 중심이 실린 신보에는 사회저항의 메시지가 출렁거린다. ‘록의 원형질은 저항정신’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려는 듯 윤밴은 첫곡에서부터 스스로에게 담금질을 한다.‘꽃잎’에 서있는 비판의 날은 통쾌함을 넘어 아슬아슬하기까지 하다.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들을 추모하는 곡으로,공중파 TV들이라면 방송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할 수준. “못다 핀 두 작은 꽃들 그렇게 가버리고”로 시작한 노랫말은 “대한민국 땅에서 내 눈앞에서 사람을 죽이고도 무죄. 할말도 못하는 우리는 유죄. 소파(sofa)…낡아빠진 소파. 썩어빠진 소파”로 폭발한다.욕설을 섞은 부분은 나중에 간신히 마음을 달래 ‘삐∼’소리로 덮었다.강렬한 기타사운드에 독특하게 섞인 악기는 대금이다. 한국 정통록밴드로서의 좌표를 보여주는 건 2번째 트랙 ‘YB스토리’.일기장에서 퍼낸 것같은 가사는 그대로 이들의 자화상이다.“나 태어난 곳 미군부대 이곳. 철조망이 눈앞에 보이는 이곳. 임진강…맨땅에 헤딩하듯 쉴 새 없는 공연으로 지방으로 대학교로 행사장으로 목터져라 불러재낀 타잔으로 초라한 신고식…” 보컬에 기타와 키보드를 연주하는 윤도현을 포함해 윤밴은 4인조.박태희가 베이스,김진원이 드럼,허준이 기타를 각각 맡았다.5집때부터 합류한 허준 말고는 모두 지난 1995년 팀을 결성했던 원년멤버다. 이번 앨범은 메탈사운드가 돋보인다.전에 없이 랩을 구사한 것도 달라진 대목이다.한편으로는 쉽게 방송을 탈 것같은 대중적인 노래도 있다.록발라드풍의 ‘사랑할거야’나 ‘친구’‘자유’ 등이다.강렬한 록비트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을 살살 달래는 친숙한 사운드가 강점이다. CD와 함께 묶인 VCD도 짭짤한 보너스다.일본공연 로드다큐,6집 메이킹필름이 담겼다.이들은 새 노래들을 중심으로 새달 15일까지 건국대 새천년기념관 대공연장에서 콘서트(월·화 공연없음)를 연다.(02)2166-2881. 황수정기자 sjh@
  • [씨줄날줄] 구강청정제

    ‘홑거짓말은 거짓말이고 겹거짓말도 거짓말이나 세겹의 거짓말은 정치다.’탈무드에 나오는 히브리 격언이다.프랑스의 유명한 정치가였던 드골 전 대통령도 정치인들의 말을 믿는 국민들이 놀랍다고 말한 바 있다.정치인들은 정말 많은 거짓말을 한다.그 중에는 계산된 거짓말도 있고 터무니없는 거짓말도 있다.다른 사람을 비방하기 위한 거짓말과 독설도 많다. 정치인의 독설은 때로는 답답한 국민들에게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묘미가 있다.그러나 불쾌감을 주는 독설이 더 많다.김홍신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998년 5월 정당연설에서 한 ‘미싱 발언’도 그렇다.김 의원은 “살아생전 거짓말을 많이 하면 죽어서 염라대왕이 잘못한 것만큼 바늘로 한뜸 한뜸 뜬다고 한다.김대중 대통령과 임창렬 후보는 아마 염라대왕에게 끌려가면 거짓말을 하도 많이 했기 때문에 한뜸 한뜸 뜰 시간이 없어 공업용 미싱으로 드르륵 박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독설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김 의원은 결국 모욕죄로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미싱 발언’직후 김 의원에게 가정용 재봉틀 한대가 배달됐다.경남 사천의 한 철물점 주인은 김 의원에게 주겠다고 공업용 재봉틀을 차에 싣고 국회의사당으로 오기도 했다. 김홍신 의원에 보내진 재봉틀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도 15일 구강청정제와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책이 배달됐다.장전형 민주당 부대변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비판한 김 전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입안을 세척하라는 의미로 그 물건들을 보냈다.”고 말했다.그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찬물마시고 속차리라는 의미로 냉수와 신경안정제를 보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집권당 부대변인의 행위는 유치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를 애들 장난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그러나 정치 지도자들도 품위를 지켜야 한다.김 전 대통령의 발언이나 구강청정제를 보내는 집권당 부대변인의 모습은 부끄러운 한국정치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듯하여 씁쓸하다.정치가는 없고 정치브로커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정치의 품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짓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클로즈업/KBS1 ‘일요스페셜’

    ‘극단적인 성형수술이 판치는 성형왕국’.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적한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KBS1 ‘일요스페셜-미인,어느 성형외과의 기록’(오후 8시)은 지난 6개월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를 밀착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 든 성형수술의 허와 실을 파헤친다.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고시가 시행된 75년 이후 25년간 성형전문의는 46배나 늘었다.타 전문의의 평균 증가율이 8.4배인 데 비하면 엄청난 팽창이다.성형수술의 종류도 종아리 근육 퇴축술,사각턱 제거 수술에서 이른바 운명성형,팔자성형까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수술을 택한 이들의 당당한 목소리와 함께 성형열풍을 부르는 왜곡된 미인상의 허구와 외모 콤플렉스를 부추기는 성형업계의 상업성 등을 짚어본다. 이순녀기자 coral@
  • 클로즈업/KBS1 ‘일요스페셜’

    최루탄 가스와 구호 속에 파묻힌 20대 청춘의 잿빛 기억을 공유한 이들,우리는 이들을 386세대라 부른다.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KBS1 ‘일요스페셜-20년만의 리포트,386의 초상’(오후 8시)에서 그 단면을 엿볼 수 있다.1981년 서울대에서 강의를 시작한 한상진 교수는 10년간 자신의 ‘사회학 개론’를 들었던 학생들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10명을 심층면접하여 386의 자화상을 그린 책자를 냈다. 인터뷰에 응했던 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법조인,언론인,벤처 기업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일견 80년대 자신들의 주장이나 삶과는 무관한 듯 보인다.하지만 과연 이들의 삶은 4·19세대나 6·3세대처럼 변질된 것으로 끝난 것일까.어느덧 기성세대가 돼버린 386의 새로운 변신,그리고 이들이 이끌어갈 한국 사회의 또 다른 미래를 함께 고민해본다. 이순녀기자 coral@
  • “나환자는 유령같은 존재”/ 신작 ‘유령의 자서전’ 펴낸 늦깎이 작가 유영국

    “75년 소록도 하늘과 바다의 쪽빛이 준 시린 기억을 잊을 수 없었죠.그곳에 배어있는 한센병환자(나환자)의 눈물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삼종형이 나환자인 사연도 맞물려 91년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늦깎이 소설가’란 말이 자신을 위한 것인냥 59세가 된 지난 2000년,국제신문사 제정 1억원 고료 제1회 국제문학상을 거머쥐면서 화려하게 등단한 유영국.그가 새로 낸 장편 ‘유령의 자서전’(실천문학사)은 3권짜리 첫 장편 ‘만월까지’와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갑오경장에서 6·25전쟁 직후까지 다양한 민중들의 한 많은 삶을 판소리의 사설가락으로 걸죽하게 그렸던 그가,이번엔 한센병환자를 소재로 인간의 원초적 비극성에 눈을 돌렸다. “제목속에 하고 싶은 말이 다 들었다.”는 그는 “한센병환자는 호적에 사망·행방불명자로 처리된 채 현실에 살고 있는 잊혀진 존재 즉 ‘유령’이며,주인공 김노인의 삶이나 정치가로 출세하기 위해 아버지 존재를 부인하는 아들 정산도 모두 유령이고,나아가 겉치레만 신경쓰는 현대인 모두가 유령일수도 있다.”고 말한다. 작품은 김노인이 회고하는 일대기를 중심으로 한 액자소설(소설 속의 소설)과,작가인 ‘나’가 그의 자서전을 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엇갈리게 배치해 속도감있게 읽힌다.자신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은 심정과,아들 등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그대로 묻어두고 싶은 상반된 심정에 시달리는 김노인의 자화상은 작가가 취재 도중 건진 실화에 바탕한 것이다.“95년 초고를 탈고했는데 자료가 빈약하고 감상적 유희에 머문 것 같아 4번이나 개작했다.”며 창작에 쏟은 애정을 들려준다. 소록도를 발이 닳도록 드나들며 발로 뛰어 쓴 작품이어서일까.한센병을 다룬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과 비교해달라고 하자 “주제가 다르다.”면서 “나환자들의 내면세계에 대한 밀도에서는 추종을 불허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그 이면엔 등단은 늦었지만 30년의 교직생활에 라디오드라마 작가,비교문학연구 등의 왕성한 지적 호기심에서 우려낸 글솜씨에 대한 자부심도 어려 있다. “내세울 만한 학연·지연이 없어 문단과 담쌓고 지낸다.”는 그는 자신의 오랜(?) 습작기를 도연명의 ‘無弦琴’,즉 현이 없이,즐기듯 비파를 타는 것에 비유했다.주위에서 ‘문단의 들개’라고 불리는 그답게,젊은 작가들의 작품경향에 막힘없는 직언을 쏟아냈다.“언어를 너무 무시합니다.또 자아도취의 흔적인 독백투나 격한 표현을 위한 도치법을 남발해 관념이 앞서 안타깝습니다.” 글 이종수기자 사진 안주영기자
  • 현실앞에 무너진 소시민의 꿈 / 연극 ‘이발사 박봉구’

    어릴 때부터 이발사가 되고 싶은 사내가 있었다.박봉구.하지만 세상은 이 사내의 소박한 꿈조차 넉넉히 품지 못할 정도로 매몰찼다. 4일부터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이발사 박봉구’(고선웅 작,최우진 연출)는,현실이라는 거대한 괴물앞에 힘없이 무너지고 마는 소시민의 씁쓸한 자화상을 그려낸다. 우연한 사고로 사람을 죽이고,10년 넘게 교도소 신세를 진 박봉구는 출소후 이발소에 취직한다.그에게 남의 머리를 깎는 일은 진정한 삶의 보람이지만,퇴폐영업을 하는 경쟁업소들 때문에 그도 어쩔 수 없이 불법 영업을 시작한다.그러나 현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그럴수록 박봉구도 점점 벼랑끝에 내몰린다. 지난해 5월 초연당시 객석점유율 94%를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당시 주연을 맡았던 정은표가 다시 무대에 서고,박지아 오용 박원상 유해진 등이 출연한다.새달 30일까지.(02)762-0010. 이순녀기자 coral@
  • [열린세상] 국적에 관한 인식전환 시급

    김지미의 영화 가운데 ‘명자,아끼꼬,쏘냐’가 있다.주인공 이름의 변천사이지만 이 민족,이 나라의 지난날 자화상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아끼꼬가 명자의 일본 이름이며 쏘냐는 가장 흔한 소련식 이름이다.그나마 극중 명자는 사할린의 북한 국적인이 되어 한국에 돌아오지도 못한다.이 땅에 명자가 어디 한둘이겠는가.그리고 누구나 광복 전 외국에 나갔다면 일장기(日章旗) 사건의 또 다른 손기정이 되었을 터이다. 조선조 말엽 이래 지난 100년의 기구했던 국가 운명에 덩달아 이 민족의 국적도 춤추었다.때로는 스스로,더 많게는 국가 권력의 강제로,하와이에 그리고 러시아령 연해주에,또는 만주와 일본에 보내졌고 끝내 거기에 주저앉아 국적 또한 제각기 달라졌다.남쪽이든 북쪽이든 그동안 이 땅에 머문 사람마저도 지금 예순살 이상이면 한때 일본제국의 국적인이었던 과거를 지울 수 없다. 전쟁 끝에 광복이 되고 어렵게 이룬 국가이기에,바로 그 국가와의 법적 유대관계를 가리키는 국적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정서적 집착이 강한 것 같다.그 결과 국적문제에 관해서만은 편협한 인종민족주의나,적어도 이중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이를테면 이민은 이기적인 배신자들이 하는 선택이고,국적포기는 반민족 행위로 받아들인다.그런가 하면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골퍼 미셸 위는 국적에 관계없이 이 나라의 딸 ‘장영주’,‘위성미’로 끝없이 감싸안는다. 얼마전 외국국적 취득에 따른 병역면제 문제로 물의를 빚은 가수 유승준의 입출국 뉴스가 신문 지면을 장식하던 그날 모 방송 사장 아들의 국적 문제가 또 논란이 된 일이 있다.악의적인 병역 기피나 기형적인 원정출산이 왜 문제가 아니겠는가.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안고 있는 국적문제의 본질도,전부도 아니다.국가체제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전통적인 영토나 국민,주권개념의 틀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그 변천상이 가장 돋보이는 대목이 국적제도이다.현 독일의 집권 사회민주당·녹색당 연립정부는 선거공약으로 ‘국적법’의 대폭 개정을 내걸었고,이를 실현했다. 요컨대 국적에 대한 전향적 인식 전환이 시급히 요청된다.시대착오적이고,반통일적이라고 불러 마땅한,국적법을 포함한 우리 국적제도는 재편돼야 한다.모계혈통 수용,남녀불평등의 개선,미성년자보호와 같은 수준의 개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이미 600만을 넘어선 재외동포 코리안은 지난 역사를 어김없이 반영하는,우리 국적인의 격세유전(隔世遺傳)이다.북한 출생의 북한인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한 ‘이영순사건’의 대법원 판례가 몇년전 나온 바는 있으나,그런 개별적 판단을 더 이상 법원에 맡길 일이 아니다.이에 우리 국민 수의 반쯤 되는 북한주민에 대한 법적 지위를 전향적으로 가늠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중국적이나 그에 따른 우리 국적포기를 무작정 매도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엄청난 수의 유학생,그리고 기업과 기관 주재원 및 근로자 등이 속지주의 국가에 나가 있다.현재의 추세로는 이중국적자의 증가세를 막을 수도,꺾을 수도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오히려 우수한 한국계 해외인력을 적극적으로 불러들여 무한경쟁 체제를 강화해야 하며,이를 위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국적요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아울러 재외국민이 국적 요건에 묶여 받게 되는 각종 불이익과 피해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지난날 ‘명자,아끼꼬‥’를 보고,어제 북한인 탈북자를 보며,또 오늘 유승준을 보면서 그 숱한 비극과 갈등의 귀결점이 바로 ‘국적’임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처음에는 우리의 특수한 역사성과 분단 국가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고,지금은 오늘의 세계화 추세에 못따라가는 우리의 국적제도에 새로운 검토가 있어야 하겠다.물론 그에 앞서 더 시급한 것은 인식의 대전환이 아닐 수 없다. 권영설 중앙대 헌법학 교수
  • [씨줄날줄] 청포도

    7월이다.번개가 번득이는 본격적인 장마철일 것이다.그래선지 첫날부터 무더위가 지독했다.회색빛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에 진땀을 뺐다.남녘에선 와중에 비까지 내렸으니 불쾌 지수깨나 올라 갔을 것이다.서울의 7월은 정말 어수선해 보였다.당장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청계고가 철거 공사가 시작됐다.그렇지 않아도 막히는 길이 더욱 막힐 것이다.엎친 데 덮쳤다고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무더위와 교통 체증,그리고 집단 시위.7월의 자화상일 듯싶다. 그러나 예전의 7월은 싱그러웠다.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었다.웬만한 시골집에는 청포도 몇 그루씩 있었다.앞마당에 뿌리를 박고 지붕으로 이어진 줄을 따라 뻗어 나며 앞 마루의 햇빛을 가려 주었다.푸른 포도알이 맺히고 익는 듯 마는 듯 푸름을 간직한 채 결실을 농축시켜 갔다.확실히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이다.이육사 선생은 외견상 일제의 강점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만 안으로 안으로 조국 독립을 농축시키던 노력을 청포도에 비유했던 것 같다. 청포도는 하루하루를 살아 가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희망이요 꿈이었다.청포도 노래라면 ‘청포도 사랑’과 ‘청포도 고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 아래로’라고 시작되는 청포도 사랑은 ‘오늘도 맺어 보는 청포도 사랑’이라고 끝을 맺는다.특유의 첫사랑을 시큼하면서도 단맛이 쪽쪽 나는 청포도에 잘도 비유하고 있다.청포도 고향은 애틋한 망향의 노래다.‘청포도 익어 오는’으로 시작해 ‘청포도 송이송이 옛날이 그립구나’로 말을 맺는다.청포도는 고향과 희망을 일깨워 주는 우리네 공통 코드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각박하게 세상을 사는 것 같다.경기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사사건건 자기 주장을 내세우며 각을 세우는게 무슨 시변(時變)인 것 같다.남의 의견을 따라 주면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법석이다.7월 한 달을 청포도의 계절로 만들어 보자.짐짓 패자가 되어 보자.한번쯤 나의 주장을 포기도 해보자.억지로라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 보자.7월은 청포도의 계절이다.청포도를 닮아가는 우리를 꿈꾸어 보련다. 정인학 논설위원
  • [이경형 칼럼] 새 야당 대표의 무게

    한나라당은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선거인단 투표를 그제 전국적으로 실시한 데 이어 오늘은 전당대회에서 개표를 통해 새 대표를 선출한다.이번 투표는 한국 정당사상 처음으로 전국 227개 선거구별로 선거인단 22만여명을 상대로 실시됐다.당원들의 참여도 높아 당초 절반도 안 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2만 9600여명이 참가, 57%의 투표율을 나타냈다. 오늘 새 당대표를 뽑게 되면 한나라당은 작년 대선 패배 이후 6개월 만에 당의 전열을 정비하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 임하게 된다.정치적으로 금년 전반기가 노무현 정권의 출범 정국이었다면,후반기는 누가 뭐래도 17대 총선 정국이 될 것이다. 총선 정국에서는 여야가 항상 긴장관계를 유지하게 되며,모든 이슈가 정쟁의 대상이 되기 쉬운 법이다.지금 나라 안으로는 집단이기주의의 봇물이 터져 시위와 파업이 줄을 잇고 있으며,노무현 대통령정부의 국정 운영을 둘러싸고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팽배해 있다.나라 밖은 북한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국제 압박전략이 계속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지도체제의 한나라당은 스스로를 겸허하게 돌아봐야 한다.먼저 작년 월드컵 이래로 온나라에 풍미하고 있는 변화의 새 바람을 과연 제대로 읽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국민의 눈에 비치는 한나라당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라 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해온 ‘늙은 정당’에 불과하다.원내 제1당이라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으면서도 과거의 야당이 그랬듯이 정부나 집권당의 실책에서 반사 이익만을 챙긴 것은 아닌지도 자문해야 한다. 오늘 선출되는 당대표는 과거 야당 당수와는 차원이 다른 정치적 무게가 실리고 있다.비록 전권을 휘두르는 ‘제왕적 총재’는 아니지만 그 이상의 힘이 부여될 것이다.당내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이번 경선 방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7월부터 총선 정국이 본격화되면 정치권은 어떤 형태로든 지금과는 다른 판이 짜일 가능성이 크다.한나라당 안에서도 이미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다.여당인 민주당의 신당 창당갈등이나 제3의 개혁신당의 태동 움직임도 정계 개편의 신호음으로 봐야 한다.이런 것들이 단순히 정치권 인력의 공급 과잉에서 비롯된다고 평가 절하하기 전에 이 시대가 한국정치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 씹어봐야 한다. 당내 일부 소장 의원들이 탈당의 몸짓까지 보이는 것은 적어도 수도권 지역에선 지금의 한나라당 이미지로는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유권자들이 체감하는 한나라당은 ‘변화를 싫어하는 정당’ ‘흐르지 않는 웅덩이 같은 정당’‘국민과 스킨십이 없는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소장파 의원들의 불안감도 여기에서 연유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한나라당은 국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막강한 원내 제1당이지만 과연 여기에 걸맞은 정치 역량을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국정은 입법을 통해 이뤄지며,이 과정에서 얼마든지 국민의 입장에서 국정 운영을 바로잡아 나갈 수 있다.현 정부의 정책 시행착오도 원내 다수당이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교정할 수 있는 것이다. 무조건 장관 해임건의안이나 발의하고,대통령 탄핵 운운하는 것이 당장은 속 시원할지 모르나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책임 있는 원내 과반수 정당의 자세는 아닐 것이다. 새 야당 대표 리더십의 발휘는 한나라당의 자화상을 냉철하게 비판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그런 다음 부단히 안으로 개혁하면서 국민들이 “이제는 됐다.”고 할 때까지 국민의 삶 속으로 다가가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자연을 거울삼아 곱씹는 삶 / 최두석 시인 새 작품집 ‘꽃에게‘

    80년대 ‘이야기 시(詩)’라는 독특한 담론으로 ‘리얼리즘 시론’을 펼쳤던 시인 최두석(48)이 새 시집 ‘꽃에게 길을 묻는다’(문학과지성사)를 내놓았다. 최두석은 이미 ‘임진강’‘대꽃’ 같은 시집에서 서정과 서사의 절묘한 접점찾기를 시도했으며,꽃과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한 이번 시집에서도 그 정조는 여전하다.서정과 서사를 접착한 채 쉬운 언어로 현실을 따끔하게 들추어낸다. 시인은 먼저 마라도 바다국화,달롱개,엄나무,민들레,호박꽃,노루귀,찔레,매화 등 여러 가지 꽃이나 나무를 자신의 시심(詩心)속에 불러온다. 이어 특유의 감성으로 그 꽃들의 이미지를 단아하게 묘사한다.그리곤 그 모습에 시인의 자화상을 투영시킨다. 시 ‘엄나무’를 보자.먼저 시인은 가시투성이의 엄나무가 “가시를 떨구면서 늠름해진다”고 노래한다.왜냐하면 “가시로 세상에 맞서는 일이 부질없는 걸 깨우친 까닭”이라며.이 이치는 다음 연에서 바로 시인에게 되돌아온다.“…정겨운 시골마을의/정자나무고 되고 싶은 시인이여/네가 온몸에 달고 있다가/떨군 가시는 무려 몇가마인가.”라고. 이처럼 시인은 꽃이나 나무를 노래하되 그들을 그저 묘사의 대상으로 내버려두지 않는다.자연을 거울 삼아 끊임없이 삶을 곱씹는다.‘느티나무와 민들레’에서는 크고 우람한 일만 열망한 나머지 작고 가벼운 일을 소홀히 한 지난날을 떠올린다.또 ‘냉잇국’에선 추운 겨울을 물리치고 봄을 불러온 냉이의 생태를 음미하면서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바라보기도 한다. 시인 최두석이 열망하는 시인의 모습은 ‘시인과 꽃’에 그대로 담겨 있다.“말이 씨가 된다고 믿고/씨앗의 발아를 신뢰하는 농부처럼/마음 속 묵정밭 일구어/꽃씨를 뿌리는 이가 있다/가뭄과 장마를 견디고/꽃나무가 잘 자라/환하게 꽃술을 내미는 날/그는 나비가 되어 날아오르는 꿈을 꾸었다” 이종수기자
  • 새 DVD

    ●페데리코 펠리니 컬렉션 거장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명작 컬렉션이 출시됐다.영화평론가 정성일씨의 평론이 붙은 DVD 컬렉션으로,그동안 옹색한 해적판으로 펠리니 감독의 작품세계를 접해온 마니아들에게 매우 반가울 작품이다. 모더니즘 영화를 예고한 펠리니의 대표작 ‘8과 1/2’을 비롯해 ‘사기꾼들’‘영혼의 줄리에타’,다큐멘터리 형식의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화상’ 등이 묶였다.펠리니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재킷마다 실린 것도 눈길을 끈다.‘달콤한 인생’‘청춘군상’‘꿈의 배’ 등 대표작들은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다.알토미디어. ●질투는 나의 힘 한 남자에게 두번이나 애인을 빼앗기는 청년의 로맨스를 줄거리로 한 드라마.극장가에서 관객동원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작품성과 완성도 면에서 평단의 칭찬과 함께 마니아층을 확보한 박찬옥 감독의 데뷔작.‘살인의 추억’으로 흥행감독이 된 봉준호 감독과 박찬옥 감독,문성근·배종옥·박해일 등 주연배우들이 함께 하는 코멘터리 등이 눈길을 끈다.감독의 개성을 보여 주는 98년작 단편‘느린 여름’,극장용 필름에서 삭제된 장면모음 등이 함께 실렸다.스타맥스. 황수정기자
  • [CEO 칼럼] 건축은 ‘건축주의 거울’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이는 건축물이 그 시대의 사회상이나 기술·정신·예술·생활관습 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생활과 그만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일 것이다. 필자에게는 이 말이 ‘건축은 건축주(建築主)의 거울’이라는 의미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즉 건축물은 그 주인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역량,자질대로 지어진다는 뜻이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하고 훌륭한 건축물 뒤에는 반드시 그 건축물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건축주가 있었다. 실제로 건축활동에 있어서 건축주의 역할이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막중하다.건축물의 기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외부환경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으며 시시각각으로 진행되는 시공단계에 이르기까지 전체 건설생산 과정에서 의사결정의 최종 주체는 항상 건축주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는 훌륭한 자질을 갖춘 건축주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도로 양쪽으로 빽빽이 들어선 도심 건물들의 획일적이고 밋밋한 외관이나 무질서한 스카이 라인,그리고 인간의 숨결을 담아내지 못하면서 주변의 자연환경과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많은 건축물들은 다름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도시들이 이토록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는데도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좀처럼 쉬워 보이지 않는다.우리 나라의 많은 건축주들에게 건축물은 예술적 가치를 지니거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투기·불법 전매·탈세·부실·자연훼손 등 온갖 건전치 못한 용어들이 횡행하는 ‘치부의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건축물이 지니고 있는 경제적 측면에서의 가치나 기능을 송두리째 무시할 수는 없다.하지만 정도의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건축주들은 건축물이 지녀야 할 본연의 목적이나 기능을 중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물의 미적 가치뿐 아니라 주변의 경관이나 건물들과의 조화,그리고 시대의 삶이나 가치관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담아낼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건축물이란 한번 지어지면 짧게는 수십 년,길게는 수천 년 이상 존속되기 때문에 한번 생긴 생채기를 치유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준비하고 변해야 한다. 우리 국민 누구나 건축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변화의 시발점은 ‘범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되어야 한다.먼저 시민단체와 관련 학술단체,그리고 언론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아름다운 도시 만들기 운동’을 제창하고,모든 국민들이 참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그럼으로써 잠재적 건축주인 일반 국민들의 건축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훗날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거두게 되면 생명력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우리 주변의 건축물 군상들이 비로소 살아서 숨을 쉬게 되고,국민들도 5000년을 이어 온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부심과 고유한 정서가 녹아있는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접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우리 후손들은 단지 건축물 속에서 생활하고 편의를 얻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과 서로 교감하고 대화하며 기쁨을 얻는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김 종 훈 한미파슨스 대표
  • 책꽂이

    ●소리없는 아우성1·2(조성기 지음,문학수첩 펴냄) ‘우리시대의 소설가’를 비롯하여 소설 ‘우리시대…’시리즈를 내면서 현대의 자화상을 비춰온 작가의 장편.92년 낸 5권짜리 ‘욕망의 오감도’중 3,4권을 개작한 장편.각권 8000원. ●유년의 자리(박경철 지음,민음사 펴냄) 94년 등단한 작가의 소설집.5년 동안 발표한 10편을 묶었다.표제작이 보여주듯 주위 현상이나 풍경에 대한 치밀한 묘사로 일상성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가족 이야기가 작품집의 주된 테마.8000원. ●58년 개띠(서정홍 지음,보리 펴냄) 울산 노동자 시인의 작품집.95년 출간한 것을 수정 보완해 펴냄.“나보다 가난한 친구에게 술 한잔 얻어마시고 돌아서면 도둑놈 같다.”는 시구에 시집 내용이 압축된다.5000원. ●나에게 남겨진 생(生)이 3일밖에 없다면(구효서외 17명 지음,생각하는백성 펴냄) 언제 어디서 어떤 사고로 운명을 달리할지 모르는 시대.시인 정희성 장석주,소설가 현길언 등이 ‘72시간밖에 못산다면’을 가상하고 들려주는 말.8500원. ●아름다운 사람은 향기가 있다(최창일 지음,베드로서원 펴냄) ‘혼자 있는 시간’ 등을 낸 시인의 글 모음집.“시도 산문도 명상도 아닌 언어를 모아 생의 아픔을 다독이고 구체적 현실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다.8000원. ●나 지금 여기에(송준만 지음,청동거울 펴냄)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교 교수인 저자의 문명비판 시집.인간을 중심에 둔 시인은 기술만능주의의 세태를 꼬집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답게 사는 길을 노래한다.7000원. ●좌절(임레 케르테스 지음,한경민 옮김,다른우리 펴냄)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운명’ 후속작품.주인공이 아우슈비츠 이후 어떻게 생활하며 운명을 이겨가는지를 3인칭 작가 시점으로 담았다.자신의 수용소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1만 5000원. ●옥탑방 고양이1·2(김유리 지음,시와사회 펴냄) 야옹이와 주인님이라는 두 주인공의 혼전 동거를 소재로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하여 인기를 끈 작품.동명의 MBC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졌다.각권 8500원.
  • 비정규직의 비애 / “신분 불안·소외… 적응 힘겨워”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은 자화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노동부,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의 신세 한탄이 줄을 잇고 있다. 노동부 게시판에 ‘파리목숨’이라는 ID 소유자는 “하루하루를 불안 속에서 살고 있으며 소외와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있다.직장내에서도 적응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대한인’이라는 필명 소유자는 “민원업무에서만 10년 정도 근무했는데 월급은 40만∼50만원 수준이다.정말 가슴이 많이 아팠다.비정규직이다 보니 민원인들에게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들은 척도 안 한다.”고 호소했다.자신을 ‘비정규직’이라고 밝힌 직원은 “신규인력 채용보다는 행정경험이 풍부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당 이만원’이라는 직원은 “퇴직금이나 상여금도 없이 일만 하고 있다.어느날 갑자기 그만두라고 하면 아무런 보상없이 그만둬야 한다.”고 푸념했다. 행정자치부 게시판에도 비정규직들의 신세 한탄은 끊이질 않고 있다. ‘천사’라는 필명소유자는 “3,4년 일한 일용직에게도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비정규직’이라는 ID 소유자는 “우리는 공무원들이 하기 싫은 청소,심부름 등을 한다.인격을 무시당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정규직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라고 한탄했다. ‘하루살이’라는 필명 소유자는 “나쁜 일이 터지면 정규직의 북과 방패막이가 돼 살아가고 있다.사회에 설 곳이 없다는 것을 하루하루 느낀다.”고 서러워했다. 또 ‘귀여운 악녀’는 “정부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급여는 동결이면서 의료보험료와 국민연금 수가는 올랐다.결국은 급여가 줄어든 셈이다.매년 공무원들은 5.5% 정도 봉급이 오르는데 왜 우리는 급여가 오르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용수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