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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재즈의 계절/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문화마당] 재즈의 계절/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가을이 왔다. 다시 마음이 설렌다. 하늘은 드높고 바람은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열기와 습기를 날려 보낸다. 일상에서 벗어나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로이 떠나기에 제격인 시절이다. 이 산 저 산 곳곳에 붉게 단장한 단풍이 오라고 손짓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마음에 바람이 분다. 그 바람은 사람의 영혼을 키워준다. 미당 서정주는 ‘자화상’이란 시에서 젊은 자신을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격랑의 근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젊은 시인의 처연한 아픔을 보듬어 어루만져준 바람은 따뜻한 몇 방울의 피가 섞인 시를 잉태하게 했다. 이 시를 읽으면 시대의 아픔을 뚫고 태동한 재즈 음악이 떠오른다. 아메리카 대륙의 흑인 노예, 아무런 원죄 없이 억울하게 살아야 했던 이들은 필연적으로 바람 같은 자유를 꿈꾸었을 것이다. 이들의 자유정신이 현대음악의 도도한 흐름을 주도한 재즈를 키워낸 팔 할을 맡았고, 바람의 자유정신은 장르와 인종과 국경을 넘어 다종다양한 음악적 표현과 양식을 수용하고 용해시켜 보다 넓은 예술 세계를 만들어 냈다. 재즈는 20세기 초 미국의 뉴올리언스를 중심으로 전문 음악가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연주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더 넓은 의미로 보자면, 재즈는 20세기 이후를 관통하는 총체적 음악의 흐름을 표현하는 용어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시원을 더듬어 거슬러 올라가면 17세기 이래 성행한 노예무역을 통해 강제로 미국으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음악과 만나게 된다. 고단한 노예의 삶을 버텨 가며 그들이 불렀던 노래들인 영가, 블루스, 노동요 등이 재즈의 모체가 되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음악적 특징과 감정 표현에서 시작한 재즈가 오늘날 세계 음악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재즈의 자유로운 정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힘들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자유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바람을 음악 속에 담는 한편 다른 음악 장르와 표현방식들을 해면체처럼 흡수하고 새롭게 녹여내는 엄청난 수용력과 탄력성을 지니고 있었다. 재즈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현대음악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음악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힌데미트, 라벨을 비롯하여 거슈윈, 버르토크, 스트라빈스키 등 서양음악사에서 중요한 대목을 차지하는 작곡가들의 재즈 작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여러 문화의 높은 벽을 허무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음악 역시 재즈와의 결합을 통해서 현대를 사는 세계인들과 소통하는 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바람처럼 막힌 것 없이 넘나드는 재즈의 자유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5일 한국 재즈음악계에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 재즈가수 나윤선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한국의 대중가수가 외국 정부의 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매우 드믄 일이다. 그동안 재즈를 통해 프랑스와 한국 간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윤선은 지난 2007년 미국 뉴욕의 재즈 공연장인 ‘재즈 앳 링컨 센터’에서 한국인 최초로 콘서트를 열어 주목을 받았으며, 최근 독일 재즈 레이블 액트(ACT)에서 내놓은 앨범 ‘Voyage’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재즈=미국이라는 공식을 갈아치운 것이다. 때마침 15일부터 18일까지 경기도 가평에서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아름다운 가을날, 맑고 신선한 바람결에 실려 오는 재즈의 울림을 따라 끝 간 데 없이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김동언 경희대 교수·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
  • 가을 스크린 3色 한국영화로 물든다

    가을 스크린 3色 한국영화로 물든다

    10월 둘째 주. 극장가에선 어떤 한국영화들이 관객을 맞이할까.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정우성·가오위안위안(高圓圓)이 주연한 ‘호우시절’이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가운데, 나머지 영화들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고민의 여지는 크지 않을 듯 하다. 가을다운 청명함을 느끼고 싶다면 로맨스 영화 ‘푸른 강은 흘러라’를, 복잡한 머리를 비우고 싶다면 스릴러 ‘정승필 실종사건’이나 멜로물 ‘헬로우 마이 러브’를 택하면 되겠다. 세 편 모두 8일 개봉했다. 1> 가을 청명함 느끼고 싶다면 ‘푸른 강은 흘러라’ ●풋풋한 옌볜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은 옌볜 고등학교에 다니는 숙이(김예리)와 철이(남철)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쌓아가는 둘은 ‘두만강처럼 푸르게 살자.’고 날마다 다짐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서울에서 보내온 돈으로 철이가 오토바이를 사면서부터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다. 인기가 높아진 철이는 점차 숙이와 멀어지면서 일탈의 길을 걷는다. 그런 그를 숙이는 따끔하게 질타한다. ‘푸른 강은 흘러라’는 영혼을 정화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강미자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했다. 총제작비는 4억 3000만원. 조선족 작가 량춘식·김남편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온 영화는 옌볜 아이들의 꿈과 낭만을 그야말로 신록처럼 ‘푸르게’ 담고 있다. “푸르디 푸른 두만강처럼 쉼 없이 출렁출렁 흘러가야지.”, “그래, 흐르자! 쉼 없이 바다로 흘러 들자!” 등 문어체 대사는 1960~70년대 한국영화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대사들이 내뿜는 발랄한 청춘의 생기는 묘한 중독성을 발한다. 그렇다고 하이틴 로맨스물에 머물지는 않는다. 자본주의의 가치를 수용하며 옌볜 사회가 맞는 혼란, 돈 벌러간 철이 어머니가 겪는 한국사회의 몰인간성 등에서 이 시대 자화상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져준다. 피멍 같은 아픔을 안겨주는 엔딩도 영화를 허투루 볼 수 없게 만든다. 철이 역을 맡은 남철은 실제 옌볜대학 예술학부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숙이 역의 김예리는 무용가이자 배우로 ‘기린과 아프리카’, ‘바다 쪽으로 한 뼘 더’ 등에 출연한 바 있다. 2> 복잡한 머리 비우고 싶다면 ‘정승필 실종사건’ ●2%부족한 코미디+스릴러 500억원대 자산관리사 정승필(이범수)이 홀연히 사라졌다. 약혼녀 미선(김민선)과 차를 타고 가다, 편의점에 잠시 들른다며 내려서는 감감무소식이다. 정승필 실종사건을 맡게 된 김형사(손창민)는 의욕적으로 수사를 시작한다. 주변 인물들의 조사를 토대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날 때마다 실종을 위장한 공금횡령, 원한에 의한 납치, 보험금을 노린 치정살인 등 사건 추정이 달라진다. 결정적 단서는 다름아닌 동네 대표 사고뭉치 노숙자(이한위)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코믹수사극을 표방한 ‘정승필 실종사건’은 코미디와 스릴러의 조합이 얼마나 어려운 시도인지를 보여준다. 기본 얼개는 나쁘지 않다. 한 인물의 실종으로 드러나는 사회의 총체적 부조리를 블랙 코미디로 그려보겠다는 발상은 훌륭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실종의 진실을 공개해 놓고 시작해 미스터리물로서의 매력이 반감된다. 이를 만회해야할 코믹 요소들은 허를 찌르지 못한 채 얕은 수로 일관한다. 실종 상태로 방치된 정승필의 고군분투는 잔재미만 안겨준다. 이범수, 김민선, 손창민, 이한위 등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그들의 연기는 절실함이 2% 부족하다는 인상이다. 지난 3월 자살한 배우 고 장자연이 요가강사로 잠시 모습을 비춘다. ‘해바라기’(2006년),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년)을 연출한 강석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비는 23억원이 들어갔다. 3>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헬로우 마이 러브’ ●동성애 소재 가벼운 터치로 연애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라디오 작가 겸 DJ 호정(조안)에겐 파리 유학 중인 남자친구 원재(민석)가 있다. 10년째 연애해온 둘은 결혼을 약속한 사이. 원재가 귀국할 날이 되자, 호정은 공항으로 마중을 나간다. 그런데 그의 곁에는 파리에서 만난 후배라는 동화(류상욱)가 있다. 별 의심없이 봐넘기지만, 날이 갈수록 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맞닥뜨린 두 사람의 키스 장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말에 호정은 경악하며,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달라고 원재에게 매달린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성정체성의 혼란, 동성애자의 사랑과 결혼 등 무거운 소재를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다. 조안은 갈등의 한복판에 선 주인공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투입된 제작비는 3억 7000만원. 그러나 영화는 자극적인 재료만을 끌어모아 식상하게 조리한 요리를 떠올리게 한다. “알고 보니 직장동료가 레즈비언, 알고 보니 남자친구가 게이”라는 설정 뒤 반복되는 만남과 이별은 충격요법마냥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동성애와 그에 대한 편견으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를 잔뜩 늘어놓지만, 진지한 성찰이나 메타적 비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메가폰을 잡은 이는 김아론 감독이다. 김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인 ‘라라 선샤인’도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시론] 정치권 신뢰 회복과 선진 정책국감/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정치권 신뢰 회복과 선진 정책국감/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대부분 경제적 규모로 판단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는 가장 큰 요소는 원칙의 유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지켜지는 사회적 합의가 전제된 이 원칙의 유무와 실천은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경제 발전이 정치 수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정치가 경제까지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임을 나타낸다. 이를 조정하는 메커니즘의 작동은 역사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우리 사회에서 원칙은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아니면 과거의 왜곡된 역사로부터 잘못된 관행과 원칙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세계적인 조롱거리를 자초한 우리 국회의 모습, 그 어디에서도 민주주의 원칙을 찾을 수 없다. 민주주의는 법과 원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자율적 행위가 보장되는 시스템이요,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하는 이데올로기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우리네 속설은 어찌 보면 한국 정치가 걸어온 그동안의 부끄러운 세월을 대변하는 것 같은 서글픈 말이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모습들을 주기적으로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여주는 정치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재외 동포나 청소년들의 느낌은 어떨지 생각해 봤는지 묻고 싶다. 후한서에 당랑규선(螳螂窺蟬)이라는 고사가 있다. 오로지 목전의 이익만 탐하는 데 눈이 어두워 뒤에 닥쳐올 위험을 알지 못하는 사마귀에 비유한 이야기, 곧 오늘의 우리 정치권의 자화상이다. 얼마 전 한 여론 조사는 가장 부끄럽고 불합리한 직업군으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뽑았다.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을 제정하는 본분을 저버리고 국회를 폭력·불법의 온상으로 변질시킨 모순적 상황의 결과물이다. 18대 국회가 시작되면서 여야 정치권은 대화와 타협, 다수결원리라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한 채 양보와 절충보다는 폭력으로 일관했다. 본분을 망각한 직무유기와 폭력과 불법을 선도하는 국회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사사건건 사법부에 해결해 달라고 하는 진풍경이 빚어지는데 우리 정치에 무슨 희망이 있겠나. 때마침 국회는 지난 5일부터 20일간 상임위별로 피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세종시, 4대강 살리기 사업, 비정규직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격돌이 예상되는 데다 10·28 재보선과 맞물려 정면충돌의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제발 이번엔 여야가 지난 몇 개월의 아수라장 같은 추태국회를 씻어낼 수 있는 국감이 될 수 있도록 대오각성해야 한다. 근거 없는 폭로나 비방, 저질스러운 인신공격 등 당리당략적 구태 국감이 아닌, 세계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선진적 정책국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는 없고 정쟁만 난무하는 정치부재의 시대는 우리 모두가 자초한 결과다. 정치인들은 타협과 양보, 균형과 절제를 외면한 채 눈앞의 당리당략적 이익만을 좇고 국민들은 정치적 무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사회를 이끄는 미래지향의 혜안과 이성의 회복을 통해 당파적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불신의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 다수 여당은 유연해지고, 소수 야당은 끊임없는 투쟁을 위한 투쟁을 접고 상생의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을 대표하는 주체로서 원칙과 본분에 맞는 역할로 민주주의 실종상황을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한다. 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은퇴자 한달 소득은 평균 50만원

    우리나라 은퇴자의 한달 소득은 얼마나 될까. 평균 5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18만원은 자식 등에게서 받은 용돈이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5일 내놓은 ‘중고령자의 은퇴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투영된 은퇴자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노동연구원이 1만 254명을 표본조사해 2005년 기준으로 작성한 ‘고령화 연구 패널자료’를 재분석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후 평균 소득은 1인당 월 50만 8000원이었다. 이중 가족·친지에게서 받은 용돈이 18만 7000원으로 전체 용돈의 36.9%를 차지했다. 용돈 조달내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소득이 11만 7000원(23.1%), 공무원연금소득 11만 1000원(21.8%), 국민연금소득 4만원(7.8%), 사회보장소득 3만 2000원(6.4%), 부동산소득 1만 4000원(2.7%) 등이었다. 은퇴자의 1인당 평균 순자산액(자산-부채)은 1억 242만 9000원이었다. 부동산 순자산이 9365만원, 금융순자산이 770만 1000원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은퇴자의 85.4%가 거주 주택을 포함해 2억원 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하는데 그쳤다.”고 소개했다. 은퇴 나이는 남자 59.5세, 여자 53.2세로 평균 57.0세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손종칠 과장은 “경험이나 노하우가 있는 고령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통해 노동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의료, 간병, 노인요양 등 사회서비스업과 중소기업 등의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IT한국 씁쓸한 자화상

    정보통신(IT)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우리나라의 IT 기술 및 서비스가 곳곳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내놓은 국회 국정감사 요구자료집에는 한국 IT의 ‘자화상’이 잘 나타난다.우선 인터넷 보안이 취약했다. ‘7·7 인터넷 대란’ 때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받은 국내 사이트는 34개, 손상된 PC는 1466대로 집계됐지만 피해액은 산출조차 되지 않았다. 정보보호전문가(SIS) 자격증을 갖고 있는 민간 보안전문가는 1~2급을 합쳐 371명에 불과했고, 인터넷진흥원의 보안전문가도 41명뿐이다.정부가 차세대 산업으로 꼽고 있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문제도 심각했다. 와이브로 사업자로 선정된 KT와 SK텔레콤의 와이브로 매출은 올해 6월 말 현재 142억 6000만원(누적)에 불과해 누적 투자 금액 1조 4412억원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입자도 37만여명에 그쳤다. 와이브로 서비스의 해외진출도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 2곳에 그쳤다.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고도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를 옮길 수 있는 장치인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 카드도 정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USIM 카드의 사업자간 이동이 가능해졌지만 이통사들의 비협조로 USIM 카드를 활용해 단말기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통신사를 바꾼 가입자는 2만 9000여명에 불과했다.휴대전화 원천기술 국산화율도 참담했다. 무선고주파집적회로(RFIC), 베이스밴드(통신용 프로세서), 무선통신칩, 위성항법장치(GPS) 칩, 센서칩 등 휴대전화 핵심부품의 국산제품 채용률은 0%였다. 카메라, 안테나, 케이스 등 주변부품의 국산 채용률만 70% 수준이었다. 1995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 이후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사에 지급한 로열티만 2006년까지 3조원에 이르렀다.무선인터넷 정액제 가입자는 올해 6월 현재 641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3.6%에 불과하고, 데이터통화 매출액도 2조 2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6.9%에 불과했다. 올해 1·4분기 가구당 가계통신비 지출은 월 13만 4178원으로 전체 소비지출 229만 728원에서 5.8%나 차지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깨달음의 세계를 향하여/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열린세상]깨달음의 세계를 향하여/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나는 요즘, 임종국 선생이 1988년 이맘때쯤 쓴 ‘바람’이라는 시편을 나직한 음성으로 읊곤 한다. ‘잎을 떨치는 / 저것이 바람인가 // 전선을 울리는 / 저것이 바람인가 // 모습을 잃어 / 소리로만 사는 것인가 // 바람이여 /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 바람이고 싶은 / 나는 무엇인가 // 바람이어야 하는 / 나는 또 무엇인가 // 모습을 벗고 / 소리마저 버리면 / 허(虛)는 마냥 실(實)인 것이니 // 바람이여 / 가서 오지 않은들 / 또 어떤가’ ‘친일문학론’의 저자 임종국 선생이 폐기종이라는 질환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운명적 책임감으로 작업했던, 일제하의 우리 지식인들 행태의 진실 찾기는 참으로 치열했다. 생의 마지막, 그러니까 작고하기 꼭 일 년 전 그가 처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는, 아름다운 시이다. 나는 이 여덟 연의 시에, 우리 민족의 기개와 언어세계가 늠름하고 당당하게 유감없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하 지식인들의 기막힌 행태, 그 진실, 그 모욕적이고 참담한 진실을 알고 난 다음, 곧 온갖 역사의 진실을 깨닫고 난 다음, 스스로의 존재를 향해 쏟는 가식 없는 외침이 아닌가 한다. 그게 어찌 그분 스스로에게만 던져지는 외침일까. 1929년생인 그는 신설동에서 십대의 시절을 보내던 얘기를 이 책의 머리글인 ‘자화상’에서 밝히고 있다. 일본사람 밑에서 그저 당연한 것처럼 살았던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자화상은, 천치(天痴) 바로 그것이었다고 탄식한다. “조센진은 원래 종자가 그 꼴”이라든가 “종의 근성을 가진 조선놈”이라는 욕을 들어도 큰 자극을 못 느끼는 모습 하며, 그러면서도 배낭에 구구식 총과 대검을 찬 상급생들이 하늘만큼이나 장해 보였다고 고백한다. “조선놈과 명태는 두들겨 팰수록 맛이 좋아진다.”는 말을 듣던 일도 그 무렵이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쌀 반 콩깻묵 반의 배급 식량이 나오더니 얼마 되지 않아 해방이 됐다고 세상이 벌컥 뒤집혔다. 그는 ‘해방이 뭔가?’ 하면서도 덩달아 좋아했다. 그때 그의 나이 열일곱이었다. 하루는 김구 선생이 오신다는 말을 친구로부터 듣고, 그와 주고받던 대화를 소개하면서, 요즘의 열일곱 살에 비추어 그 무렵의 자신의 정신연령이 어느 정도일까 자탄한다. “얘! 너 그 김구 선생이라는 이가 중국사람이래!” “그래? 중국사람이 뭘하러 조선에 오지?” “이런 짜아식! 임마 그것두 몰라? 정치하러 온대.” “정치? 그럼 우린 중국한테 멕히니?” 식민지 교육 밑에서의 모든 것이 회의(懷疑) 한 번 한 적 없이 당연한 것이었으며, 한국어를 제외한 모든 것, 민족이라는 관념까지도 해방 후에 얻었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는 그를 바보 천치로 만든 일체(一切)를 증오하면서, ‘친일문학론’을 쓰게 되었다고 적었다. 그는 민족의 이 치욕적인 역사 때문에 괴로워했고, 이로 하여 역사의 진실을 캐내어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일에 매달리게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들은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과 함께 책무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깨달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확인하게 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생각이 대체로 같다 할지라도 그 생각이 어느만큼의 수준이냐에 따라 그 공동체의 명운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 지경에서 보면, 일제(日帝)와 해방공간에서의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 깨달음은 말이 아닌 터였다. 문제는, 그 정황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 선생은 이 책에서 어느 특정한 친일 인사를 가려내기보다는, 깨달음이 모자란 우리 민족 공동체가 처했던 역사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골라내어 역사 위에 세우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민족 어느 누구도 떳떳할 수 없었던 역사의 진실을 정리하고 싶었던 것이다. 안중근 의사 의거 일백 주년을 맞으면서,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는 생각이고 책이요 사람이다. 이기웅 열화당 대표·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 현대 작가들이 그린 조선 화가의 초상

    현대 작가들이 그린 조선 화가의 초상

    현대작가 7명의 손끝에서 조선시대의 화가들이 탄생했다. 김홍도, 강세황, 윤두서, 신사임당, 조희룡, 김정호, 부용, 죽향 등등인데 일부는 기존의 자화상 등을 토대로 재현됐지만, 일부는 현대 작가들의 상상 속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표준 영정이라는 딱딱한 틀을 벗어던지고 태어난 조선시대 화가들의 모습은 어떨까. 서울 종로구 창성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한국미술사+화가의 초상’전이 30일부터 12월31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의 통사와 회화, 조각에 대한 문헌 80여점과 정종미, 이정웅, 이진준, 석철주 등 화가 7명이 참여해 그린 화가의 초상화가 걸린다. 남편을 처가살이시킨 신사임당의 모습은 표준영정에서는 바늘 끝 하나 안 들어갈 것처럼 완벽해 보이지만, 이번에 걸린 초상화에서는 대학자인 이율곡을 키워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보들보들한 모습이다. 조선시대 화원으로 천재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는 풍속화가이자 전문화가(중인)라는 점이 감안됐는지 힘좋고 온화하지만 집념이 있는 얼굴로 이정웅 작가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선비이자 문인화가 강세황의 위엄있는 모습과 다르다. 이번에 전시되는 문헌 중에는 우리 미술을 처음 다룬 것으로 알려진 에카르트의 ‘히스토리 오브 코리안 아트’(1929년), 세키노 다다시의 ‘조선미술사’(1932년), 김용준의 ‘조선미술대요’(1949년) 등이 포함됐다. 무료. (02)730-6216.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어글리 트루스(로맨스·코미디/18세 관람가) 감독 로버트 루케틱 줄거리 애비(캐서린 헤이글)는 아침뉴스 프로듀서다. 아직 싱글인 그녀는 강아지보다는 고양이를, 외모보단 마음을, 야한 농담보단 클래식을 즐기는 남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애비의 프로그램에 새 고정 게스트가 기용된다. 노골적인 입담으로 유명한 TV쇼 섹스카운슬러 마이크(제라드 버틀러)다. 그는 마침 이웃집 남자에게 반해버린 애비의 연애 코치 역할을 자임한다. 감상 ‘내숭녀’와 ‘느끼남’의 좌충우돌 로맨스. 닳고 닳은 이야기지만, 지루하진 않다. ■ 하쉬 타임(액션·범죄/15세 관람가)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줄거리 걸프 전쟁에서 돌아온 짐 데이비스(크리스천 베일 분)는 전쟁 후유증에 시달린다. LA경찰이 되고 싶어 하지만, 평범한 삶은 쉽지 않다. 얼른 일자리를 구해서 멕시코인 여자친구 마타(태미 트룰 분)와 결혼해 그녀와 미국에서 안정된 생활을 꾸리는 게 그의 꿈이다. 그의 곁에는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친구 마이크(프레디 로드리게스 분)가 있다. 둘은 함께 LA 거리를 어슬렁거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파멸로 빠져든다. 감상 폭력 권하는 사회에 대한 소름끼치는 자화상. ■ s러버(멜로·로맨스/18세 관람가) 감독 데이비드 매킨지 줄거리 LA 베벌리힐스. 타고난 매력의 소유자 니키(애시튼 커처)는 파티에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변호사 사만다(앤 헤이시)를 만난다. 이내 두 사람은 사만다의 펜트하우스에서 동거를 시작한다. 그런 던 어느 날 니키는 웨이트리스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그러나 니키의 유혹에도 그녀는 넘어오지 않는다. 작업은 하되 사랑은 하지 않는다는 니키의 법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감상 애시튼 커처의 매력으로 빚어진 섹시 로맨스물. ■ 미래를 걷는 소녀(로맨스/전체 관람가) 감독 고나카 가즈야 줄거리 SF작가 지망생인 여고생 미호(가호)는 빌딩 계단을 내려가다가, 지진이 일어나는 바람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다. 광채에 휩싸인 채 어디론가 사라진 휴대전화. 얼마 후 전화를 받은 상대는 1912년을 살고 있는 소설가 지망생 미야타 도키지로(사노 가즈마)다.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도키지로는 미호에게 자신의 미래에 대해 알아봐줄 것을 부탁한다. 감상 진부한 소재지만, 곰곰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 [사설] “한국의회 난투극이 세계 최고”

    “한국은 의회 난투극 분야에서 세계 최고다.” 권위 있는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엊그제 세계 5대 난장판 의회를 선정하며 첫머리에 한국 국회를 놓고 덧붙인 기사의 한 대목이다. 이 잡지는 한국의 국회의원을 피를 봐야 하는 욕망을 지닌 사람들로 묘사했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격투기와 같아서 쟁점을 둘러싼 논쟁은 주먹을 날리고 집기를 던지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조롱했다. 지난해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올해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벌어진 국회 폭력사태가 기사의 소재가 됐다.낯이 뜨겁고 이런 비아냥을 자초한 우리 국회의 모습이 마냥 개탄스럽다. 영글지 못한 한국 민주주의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자 우리 정치문화와 국회 제도가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를 보여 주는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연설하는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이라고 고함친 야당 의원에게 하원 전체가 비난결의안을 채택한 미 의회와 너무나 대비된다. 영국과 호주 의회도 5대 난장판 의회에 포함됐다지만 이들 의회에선 기껏해야 언어 폭력이 고작이다. 자신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사퇴결의안을 냈다는 이유로 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는 직무유기를 마다치 않고, 이런 위원장을 누가 나서서 따끔하게 제재하지도 못하는 게 우리 국회의 현실이니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 것인가.어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한 것은 이런 부실 국회의 당연한 귀결이다. 연간 4400억원의 예산을 갖다 쓰면서 세계 최고의 폭력 의회에 오른 국회를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국회 폭력과 폭력 의원을 영구 추방할 방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련해야 한다. 국회법도 법안자동상정제와 필리버스터를 허용하는 쪽으로 확 바꿔야 한다.
  • 민일영 대법관 임명 동의안 가결

    국회는 16일 본회의를 열어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등 15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민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57명 가운데 찬성 169표, 반대 84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됐다. 대법관 임명동의안에서 이례적으로 무더기 반대표가 나온 것은 민주당의 반대 당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위장 전입 등 사소한 허물이 있지만 대법관 직무를 집행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의견을 모았다. 민 후보자의 배우자인 박선영 의원이 속한 자유선진당도 “직무수행을 저해할 정도의 문제점은 없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대법관은 장관보다 훨씬 높은 도덕적 기준이 필요한 직책”이라면서 “의회가 민 후보자 배우자의 실정법 위반 사실을 묵인한다면 대법원의 권능과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권고적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도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따른 앙금이 그대로 드러났다. 민주당은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한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항의 표시로 ‘퇴장’을 의미하는 빨간색 넥타이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지난 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피켓을 들고 집단 퇴장 시위를 벌인 데 이어 ‘레드 카드’ 시위를 벌인 것이다. 민주당은 의사진행발언에서도 김 의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유선호 의원은 “국회가 장기간 파행하고, 국회 문제를 헌법재판소까지 가져가게 한 장본인은 김 의장 자신임을 본인만 모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의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방해했다가 역풍을 맞은 조 윌슨 공화당 하원의원의 사례를 들며 ‘국회의장에게 막말하고 퇴장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한국 국회, 이건 무슨 차이입니까.’라고 밝힌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적반하장”이라고 힐난한 유 의원은 “김 의장은 얼룩진 국회의 자화상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최소한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민주당이 보여주는 상식 이하의 언행은 유감”이라면서 “그래야 야성이 돋보이는 건가.”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김 의장은 “직권상정은 역대 국회의장의 아킬레스건”이라면서 “저도 직권상정하지 않길 바란다. 더 이상 저를 두고 시시비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 황금시대(옴니버스/15세 관람가) 감독 권종관, 김영남, 윤성호 줄거리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옴니버스 영화. ‘돈’을 주제로 10분 내외 디지털 단편 10편을 묶었다. 충무로 및 독립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들이 뭉쳐 이 시대 현주소와 자화상을 이야기한다. 김성호 감독의 ‘페니 러버’, 윤성호 감독의 ‘신자유청년’, 이송희일 감독의 ‘불안’, 최익환 감독의 ‘유언’ 등을 만날 수 있다. 감상 돈에 관한 통렬한 풍자와 재기발랄한 상상력. ■ 마이 시스터즈 키퍼(드라마/12세 관람가) 감독 닉 카사베츠 줄거리 안나(아비게일 브레슬린)는 언니 케이트(소피아 바실리바)의 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태어난 맞춤형 아기이다. 제대혈,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등 몸의 모든 것을 언니에게 내주기만 하던 안나는 몸의 권리를 찾기 위해 엄마 사라(카메론 디아즈)와 아빠를 고소하기로 결심한다. 사라 부부는 최고 승소율을 자랑하는 변호사를 고용한다. 감상 상처받은 사람들의 따뜻한 치유기. ■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로맨스·코미디/15세 관람가) 감독 마이클 이언 블랙 줄거리 사랑하는 약혼녀가 갑작스레 죽자 앤더슨(제이슨 빅스)은 1년 동안 폐인생활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연애 좀 하라.”는 친구의 잔소리에 ‘욱’한 앤드슨은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고 있는 생면부지 케이티(아일라 피셔)에게 충동적으로 청혼을 한다. 케이티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뜻밖에도 “예스!”. 감상 엇박자의 유머코드. 엉뚱하고 촌스럽지만, 유쾌하다. ■ 언더월드-라이칸의 반란(액션·판타지/18세 관람가) 감독 패트릭 타투포로스 줄거리 어둠의 세계에서 늑대인간 라이칸 족은 뱀파이어 족의 노예로 살아간다. 라이칸 족의 루시안(마이클)은 뱀파이어 족의 왕인 빅터(빌 나이)의 총애를 받아 자신의 종족을 통제한다. 그러나 빅터의 딸 소냐(로나 미트라)와 금지된 사랑을 나누게 된 루시안은 탈출을 계획한다. 어느날 소냐는 전투 도중 위험에 처하고, 루시안은 소냐를 구하기 위해 목의 줄을 제거했다 위기에 몰린다. 감상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로맨스란 소재는 흥미롭지만, 밋밋하다.
  • ‘이태원살인사건’ 반미 마케팅 이대로 괜찮나

    ‘이태원살인사건’ 반미 마케팅 이대로 괜찮나

    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의 홍보 양상이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지나치게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경향으로 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9일 오후, ‘이태원살인사건’의 보도자료 한 통이 도착했다. 제목은 ‘반미 감정 다시 들끓나? 연예·영화계에 부는 후폭풍’.내용인 즉,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고소에 이른 김민선에 대한 진실공방, 2pm 리더 재범의 한국 비하 논란과 탈퇴사건,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속 미국 국적의 두 용의자들이 저지른 한국 법에 대한 농락에 관한 것이다.이를 두고 “한미관계의 불합리적 상황에 대한 분노 등 연예계와 영화계에 부는 반미 감정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은 실제 12년 전, 이태원 한복판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벌어진 전대 미문의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다.영화 속에서는 당시 한미 SOFA 협정으로 인한 증인 및 증거 인수에 대한 애로 사항이나 한국말을 할 줄 알면서도 법정에서는 끝까지 영어로만 자신의 주장을 펴는 용의자들의 행태를 볼 수 있다.하지만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러한 미국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킬 만큼의 반미 감정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영화는 담담히 사건 일지를 순서대로 나열할 뿐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섣부른 추측과 관객의 분노를 자극하지 않는다.이와 관련 메가폰을 잡은 홍기선 감독은 “실제 사건을 다룬 만큼 개인적인 추측이나 암시는 배제한 리얼리티가 우선이었다.”며 “특히 사건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것보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반미 문제를 다룬 것이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우리 스스로가 무시하고 비하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다룬 측면이 맞다.”며 “범인이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 영화를 보고 나면 오히려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 답답함이 왜 왔는가를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슈를 만드는 것은 좋다. 그러나 지나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은 배우 김민선의 쇠고기 피소 사건과 2PM의 재범을 끌어들일 만큼 못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다.특히나 유가족의 아픔과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도와 달리 ‘반미 감정’이라는 자극적인 홍보 수단은, 자칫 영화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사진 = 영화 ‘이태원살인사건’의 한 장면.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어린이 책꽂이]

    ●아파치 최후의 추장 제로니모(이성아 지음, 이룸 펴냄) 1970년대 미국의 서부극에서 백인은 선한 사람, 인디언은 악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 굶주림을 피해 아메리카에 이민온 유럽인들은 아메리카에서 수천년을 살았던 원주민, 인디언들을 쫓아내고 극한 대립을 야기했다. 제 땅과 제 민족을 위해 끝까지 싸운 인디언의 영웅, 제로니모의 인생이야기다. 9500원. ●남녘 북녘은 나비도 다르나요(이상권 지음, 신민재 그림, 우리교육 펴냄) 함평나비축제를 성공시킨 숨은 공로자로 나비박사 이승모(1923~2008년) 할아버지의 일생을 다뤘다. 할아버지는 북한 김일성대 농과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뒤 북녘의 산과 들을 누비며 곤충을 관찰했고, 1950년 한국전쟁 때 빈손으로 남쪽으로 내려온 뒤에도 나비와 곤충 연구를 계속 했다. 한반도의 나비, 하늘소, 갑충지, 잠자리 등을 연구해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8500원. ●옛그림 속 우리 얼굴(이소영 지음, 낮은산 펴냄) ‘터럭 하나라도 닮지 않으면 그 사람이 아니다.’라는 각오와 철학으로 초상화를 그렸던 조선시대 화가들의 그림그리는 방법과 그림을 소개했다. 서양 초상화와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동양만의 미적 기준을 제시했다. 책 안에 자화상 그리기 코너가 있어 도전해 볼 수 있다. 1만 1000원. ●동궁마마도 힘들었겠네(이미애 글, 조미애 그림, 중앙출판사 펴냄) 우리유물 나들이의 9번째. 개구쟁이 동궁마마가 세자시강원 스승님이 잠깐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동궁을 빠져나가 세자빈을 만나고, 생과방에서 맛있는 다식을 먹고서 투호 놀이를 하는가 하면, 보루각에 올라 종과 징을 울리는 등 장난을 친다. 조선시대 왕의 일생과 궁궐생활, 유물을 돌아본다. 9500원. ●파란 티셔츠의 여행(비르기트 프라더 글, 비르기트 안토니 그림, 엄혜숙 옮김, 담푸스 펴냄) 목화솜이 실로 뽑아져서 흰색 면직물이 되고, 염색공장을 거쳐 파란 티셔츠로 만들어진 후 유럽으로 옮겨져 팔리는 과정을 쉽게 설명했다. 목화솜의 눈으로, 옷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을 쉽게 설명하고, 요즘 화두인 ‘공정무역’을 생각해 본다. 9000원.
  • 아름다움, 인종, 성, 지위, 역사의식…인간에게 피부는 무엇일까

    아름다움, 인종, 성, 지위, 역사의식…인간에게 피부는 무엇일까

    영상 속에서 한 여자가 붓으로 정성스럽게 눈썹을 그리고 있는데, 눈썹을 그릴수록 눈썹은 사라져 민둥눈썹으로 변한다. 이 여자가 계속 분첩으로 눈썹과 눈두덩이를 두드리자 사라진 민둥눈썹 뒤로 털이 숭숭한 송충이 눈썹이 나타났다. 영상 속의 여인은 곱게 화장한 남자였던 것이다. 남자의 정체성을 드러낸 그는 클렌징 크림으로 화장을 열심히 지워 낸다. 하지만 그럴수록 얼굴은 더욱 화려해진다. 화장수가 묻은 화장솜으로 눈두덩을 여러 차례 문지르니 스모키 눈화장이 나타나고, 입술을 문지르니 빨간 립스틱을 바른 요염한 입술이 나타난다. 화장을 하는 것인지 지우는 것인지 알 수 없고 반전이 기대되는 이 작품은 프랑스 사진작가 니콜 트랑 바 방의 비디오 영상 ‘스트립 티즈(Strip Tease)’이다. 인간의 외모와 성적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국내·외 작가 18명 참여… 영상·회화·조각 등 30점 전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씨(Space C)에서 9월30일까지 열리는 ‘울트라 스킨’(ultra skin) 전은 모회사인 코리아나화장품과 관련있는 미술관답게 인간의 피부와 화장,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배명지 큐레이터는 “외부 자극을 가장 먼저 수용하는 감각기관인 피부를 소재로 외부세계와 내면세계를 이어 주는 매개체로서의 피부, 아름다움과 완전함, 인종과 성, 계급과 지위, 역사의식 등을 보여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국·미국·프랑스·영국·중국·스웨덴·호주 출신의 작가 18명이 피부를 통해 보여 주고 싶은 세계에 대해 평면회화나 영상, 오브제, 조각, 사진 등 30점의 작품으로 제시했다. 스웨덴의 사진작가 안네 올로포슨의 사진작품들은 불안정 존재로서의 자아가 외부로부터 위협받을 수 있음을 상징하는 사진을 보여 준다. 금발의 젊은 여성의 얼굴을 주름이 가득한 늙은 노파의 손으로 감싸거나,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채 감싼 사진들이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극적 대비를 이루고 있는 이 사진은 소름이 돋기도 하지만, 인간이 소유한 시간의 유한함을 느끼게 한다. 중국 작가인 니 하이펑은 ‘도자기 수출 역사의 부분으로서의 자화상’ 이란 사진작품을 전시한다. 1994년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이주해 작업하는 이 작가는 자신의 가슴과 엉덩이 등을 캔버스로 활용해 ‘펀치 볼’ 등 도자기 그림을 그리고, 네덜란드가 세운 동인도회사의 항해일지 등을 적어 넣었다. 17세기 유럽으로 수출된 도자기의 역사와 네덜란드에 이주한 자신의 정체성을 동일화하는 효과를 냈다. 김재홍의 ‘거인의 잠-길Ⅲ’은 인간의 신체를 대형 캔버스에 그렸는데, 그 신체는 자연과 대지의 모습이기도 하다. 철조망이 쳐져 있기도 하고, 개발로 인해 고통받는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환경·인종차별 문제 등 현대미술로 표현 영국 작가 앤디 리온의 애니메이션 ‘베어(Bare 벌거벗은)’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소수자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이다. 푸른색 털을 지녔던 곰이 면도를 하다가 실수로 얼굴 한쪽의 털을 몽땅 밀어 버렸다. 푸른 털 대신 분홍색 살갗을 보게 된 푸른 곰은 이번엔 아예 털을 다 잘라 낸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푸른색 곰들은 털을 밀어 버려 분홍색이 된 곰을 향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한다. 푸른색 곰들은 주류답게 커다란 크기로, 분홍색 곰은 작게 묘사해 피부색과 인종차별의 문제를 코믹하면서도 날카롭게 제기했다. 프랑스 사진작가 룰리앙 로즈의 ‘살아 있는 인형들’ 시리즈는 섬뜩하다. 인형과 사람들의 얼굴을 접사하듯이 찍었는데, 진짜 사람들의 얼굴은 자기로 만든 인형의 피부처럼 아주 매끈하게 처리하고, 인형들의 얼굴은 진짜 사람들의 얼굴처럼 땀구멍과 주름 등을 표현해 인형과 사람과의 구분이 쉽지 않다. 실제와 가짜 사이의 모호함을 보여 줌과 동시에, 매스미디어가 널리 홍보하는 비인간화된 미적 감수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 영국에서 작업하는 한국작가 조소희의 ‘발(Foot)’은 실뜨기로 발과 다리를 입체로 만들고 나머지는 그물처럼 실로 연결해 놓은 설치작업을 선보였다. 껍질과 같은 인체의 연약함과 무기력함을 보여 준다. ‘괴물’을 그리는 이승애의 연필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인간의 영혼과 몸을 모두 보호해 주는 이 작가의 몬스터들은 흉측한 모습이지만, 다시 한번 생각하면 사랑스럽다. (02)547-917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자판기 냉커피·율무차 절반서 식중독균 ☞한류스타 배용준이 1년간 두물불출하며 쓴 책은? ☞마약 밀반출 한인 3명 싱가포르서 사형 위기 ☞‘원더걸스’ 선예 美 메이저리그서 시구한다 ☞두번째 지휘봉 잡는 첼리스트 장한나
  • 죽음·테러가 일상이 돼버린… 이스라엘 청춘들의 자화상

    지중해 연안에 있는 텔아비브. 이스라엘의 경제 중심지이자 최대 도시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으로 폭력과 테러가 일상다반사인 곳이기도 하다.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텔아비브 출신 만화가 루트 모단(43)의 첫 장편 그래픽노블 ‘엑시트 운즈’(김정태 옮김, 휴머니스트 펴냄)는 텔아비브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자화상은 예상과는 달리 건조하고 무감각하다. 법의학 연구소 직원들은 폭탄에 희생된 사람들을 매만지며 점심 메뉴를 의논하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나눈다. 가족의 시신을 찾으러 온 사람 또한 슬픔은 찾아보기 힘들다. 책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단은 “삶을 둘러싼 현실이 너무 복잡하거나 두렵게 되면 사람들은 현실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한다.”면서 “항상 두려워하며 살 수 없으니 힘든 현실을 무시하는 것도 자신을 지키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한 방어 기제가 결과적으로 인격의 한 부분으로 굳어진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택시 운전사인 주인공 코비도 지극히 무감각한 인물이다. 아버지 가브리엘과의 갈등, 어머니의 죽음, 일상적인 테러 등으로 내면의 상처를 입었다. 그러한 그에게 어느날 누미라는 낯선 여자가 찾아온다. 알고보니 아버지의 젊은 애인. 누미는 3주전 있었던 폭탄 테러 현장에서 자신이 선물한 목도리를 봤다며 신원 미상의 시신이 가브리엘일지 모른다고 호소한다. 코비는 누미와 함께 오랫동안 남남으로 지내던 아버지의 행적을 쫓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분쟁의 한 축인 팔레스타인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모단은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테러의 배경에 대해서는 굳이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하는 불운으로 받아들이고 될 수 있는 대로 회피한다.”고 설명했다. ‘엑시트 운즈’는 총알이 관통해 나오는 구멍을 뜻한다. 대개 사입구보다 사출구가 크다. 폭력과 테러가 사입구라면, 그로 인한 정신적인 상처는 사출구라고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다. 코비와 누미를 통해 어떻게 상처를 보듬을 수 있을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모단은 “희생자 콤플렉스를 벗어난다면, 누가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 고민하는 것을 멈춘다면, 정의 실현이란 이름으로 서로에게 보복하기를 멈추고, 상대를 고립시키기 위한 봉쇄 같은 행위를 멈춘다면, 그러면 우리 삶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이미도의 영어상영관(이미도 지음, 헌즈 그림, 진명출판사 펴냄) 460여편의 영화를 번역한 저자가 로맨틱 코미디, 로맨틱·멜로 드라마, 코미디 등 영화 장르를 10개로 나눠 50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핵심적인 영어표현과 필수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1만 3500원. ●세상을 비추는 거울, 미술(줄리언 벨 지음, 신혜연 옮김, 예담 펴냄) 1950년 곰브리치가 저술한 ‘서양미술사’에 필적할 만한 미술사 교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양중심 미술사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일본의 우키요에, 한국의 윤두서 자화상, 인도 세밀화 등 도판 352점을 소개. 21세기 현대미술까지 포괄. 5만 5000원. ●컨트롤 레벌루션(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윤원화 옮김, 현실문화 펴냄) 정보활동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증가하며 본질적으로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또 다른 기원’이란 부제에 걸맞게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발생한 정보를 중심으로 한 제어시스템의 혁신적 발전을 소개. 2만 8000원. ●엄마 헌장(권영숙 지음, 이미지박스 펴냄) 사교육의 틀 밖에서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의 솔직담백한 이야기. 반항하는 사춘기 첫째, 9살에 한글을 익히는 둘째를 보며 머리가 뜨끈해지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염려하는 한국 엄마의 삶이 공감 100%. 아이를 통제하고 옥죄는 대신 먼저 자유를 주고 배려와 신뢰를 가르치고 싶다면 일단 이 ‘간 큰 엄마’를 엿보자. 1만 2800원. ●공감(이정민 지음,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미국 유학생과 새터민 학생은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적응해 가는가. 이 물음을 두고 진행한 심층 인터뷰의 결과를 미국 유학생 루시와 새터민 메리가 주고받은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 미국, 중국, 한국 사회에서 모두 낯선 이방인일 뿐인 루시와 메리의 고백에서 한민족을 부르짖지만 은근히 배타적인 우리 모습이 엿보여 뜨끔하다. 1만 2000원. ●위대한 박물학자(로버트 헉슬리 엮음, 곽명단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최초의 박물학자 아리스토텔레스, 자연의 질서를 세운 칼 폰 린네, 고생물학 창시자 조르주 퀴비에, 진화론을 정리한 찰스 다윈 등 고대부터 19세기까지 유럽과 아메리카에서 활동한 박물학자 40여명의 삶과 성과를 다양한 삽화와 함께 정리했다. 5만원.
  • [열린세상] DJ의 ‘도전과 응전’/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DJ의 ‘도전과 응전’/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영면의 세계로 떠났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향하는 길가에 운집한 추모행렬은 그가 겪은 격동과 영욕의 세월만큼이나 길고 길었다. 국민들의 마음속에 일렁이는 애도의 물결은 그가 태어난 작은 섬 하의도에까지 다다를 듯하다.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그는 이제 하나의 역사로 남게 되었다.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무려 27년 만에 완성한 ‘역사의 연구’는 ‘도전과 응전’이라는 근사한 테제로 잘 알려져 있다. 26개 문명의 흥망성쇠를 다룬 이 역작에서 그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의 역사’로 규정하였다. 문명의 태동과 발전은 고통과 시련이 없는 사회가 아니라 척박한 환경과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사회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거듭되는 난관과 시련이 오히려 의지와 저항력을 키우고 직관과 분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토인비 문명사관의 요체다. DJ는 자신의 인생을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노회한 정치가의 식상한 수사가 아니다. 2009년 5월2일 그가 작성한 일기를 보자. ‘불행을 세자면 한이 없고, 행복을 세어도 한이 없다. 인생은 이러한 행복과 불행의 도전과 응전 관계다.’ 또 다른 지면에서 그는 도전과 응전의 관계를 ‘나의 사상과 역사관을 단련시킨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회고했다. ‘대응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판난다.’는 DJ의 인생철학은 그가 걸어온 험난한 정치역정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결국 DJ를 한국 현대사의 주역으로 성장시킨 요소는 역설적이게도 군부독재정권이 가한 시련과 핍박이었다. DJ를 눈엣가시로 생각했던 군사정권은 그를 제거하려 했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007 소설에나 나올 법한 죽음의 문턱들’에서 그를 생환시켰고, 역경에 굴하지 않는 DJ의 결연한 응전은 그를 더욱 강력한 지도자로 부상시켰다. 납치와 고문, 그리고 사형판결은 반려자의 눈에는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의미하겠지만, 그 풍상과 질곡의 시간들은 DJ에게 민주화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보다 명료하게 각인시키고 나아가 그의 대내외적 인지도를 제고시키는 결정적 기제로 작동하였다. 수감생활은 엄청난 독서로 이어지면서 안목과 논리를 배가시켰고, 가택연금은 영어능력을 키우면서 지도자의 국제적 소양을 숙성시켰다.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잘 알려진 대로 미당 서정주가 읊은 ‘자화상’의 한 대목이다. 누추했던 성장기의 험난한 어려움을 ‘바람’으로 은유한 이 소절은 불굴의 의지로 갖은 고난을 극복한 인간 김대중에게 더욱 적절한 표현으로 다가온다. DJ의 도전과 응전은 때로는 일탈된 방향으로 흐르기도 했다. 그는 우리사회를 유린해 온 고질적 지역감정의 최대 피해자였지만, 한편으로는 이에 편승하는 우를 범하면서 분열과 반목의 확산에 장단을 맞췄다. 권력에 대한 그의 집착은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를 무산시켰다. 그는 ‘그때 일을 후회한다. 국민 염원을 최우선에 두고 내가 양보했어야 했다.’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했다. 한편 국민과 약속한 정계은퇴를 번복하면서 ‘민주주의는 목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에 있다.’는 평소의 소신을 저버리기도 했다. 평생 맞닥뜨린 도전과 그에대한 응전에 있어서 이따금 적절치 않은 방식을 택했다는 사실이 어쩌면 DJ에게는 가장 큰 시련이었을 것이다. 육체의 쇠약과 엄습하는 고통은 DJ에게 다가온 최후의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 어려움과 고통에 그는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며 멋지게 응수하였다. 자신이 걸어온 파란만장한 인생이 오히려 아름다웠고, 대한민국의 역사는 발전한다는 인생관과 신념은 남은 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이제 도전과 응전이 없는 편한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원한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웨딩 피부관리-토탈 웨딩 케어로 관리해야

    웨딩 피부관리-토탈 웨딩 케어로 관리해야

    최근 유행하는 말 중에서 ‘나를 키운 것은 팔할(八割)이 XX다’ 라는 멘트가 유행하고 있다. 이 말은 원래 미당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나온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라는 문구에서 인용된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부분이 중요하게 여겨지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륜지대사’ 라고 표현되는 결혼일 것이다. 애초에 자신과 전혀 관계가 없던 사람을 만나 인연의 끈을 잇고 평생을 함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다시없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결혼. 날짜가 잡히고 나면 이런저런 준비 때문에 마음만 급해져 모든 것이 틀어질 지도 모르는 위험성을 항상 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식 당일일 것이다. 식장에 입장하는 신부의 얼굴이 위와 같은 피곤으로 찌들어 있다면 당사자 뿐 아니라 큰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하객들에게도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깨끗한 피부를 만들기 위하여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서초역과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피부 관리 전문 센터 레드라이프에서는 결혼식을 앞둔 신부를 위하여 토탈 웨딩 케어를 제안한다. 기본적인 스킨 케어 뿐만 아니라 피부 내의 독소를 제거하는 경락 생체발열마사지를 비롯하여 비만관리 등을 통하여 아름다운 몸매와 최상의 피부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레드라이프의 토탈 웨딩 케어는, 결혼식으로 마음이 급한 신부들에게 최소한의 결혼식 준비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레드라이프에서는 ‘직장생활이나 결혼준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나 피로, 긴장 상태는 피부가 쉽게 거칠어지며, 자칫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적절한 기간을 두고 피부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한다. 식이 촉박하게 다가와서 피부 관리를 받는 것보다는, 몸속의 독기를 제거해 주는 경락발열마사지가 포함되기 때문에 미리 기간을 두고 속의 문제점부터 제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될 하나의 중요한 사항이 있다. 바로 웨딩 케어는 비단 신부만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신랑 역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웨딩 케어 자체가 피부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춘 것일 뿐 아니라 남녀 모두의 전체적인 몸매 관리 및 문제점을 모두 치료해 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제 여름이 서서히 물러가고, 이른바 ‘결혼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가을의 신부가 되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새신랑, 새신부의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다시 없을 것이다. ■출처 : 레드라이프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혼’ 관전 포인트…이서진 vs 김갑수 불꽃 연기 대결

    ‘혼’ 관전 포인트…이서진 vs 김갑수 불꽃 연기 대결

    MBC 수목드라마 ‘혼’(극본 고은님 임은아ㆍ연출 김상호 강대선)에서 이서진과 김갑수의 연기 대결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범죄 프로파일러 신류 역을 맡은 이서진과 악덕변호사 백도식 역의 김갑수가 본격적인 대결을 시작한 것. 도식은 승소율 100%의 유능한 변호사로 17년 전 류의 여동생을 살해한 일당을 무죄판결받게 만든 바 있다. 오는 20일 방송될 ‘혼’ 6회에서 류는 도식과 만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고흐의 자화상 앞에 마주선 두 사람의 날카로운 눈빛은 현장 스태프들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는 후문. 실감나는 악역 연기에 주변에서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는 김갑수는 “극 중에서 악역이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으니 오해하지 말라.”며 웃었다. 한편 MBC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10부작 납량특집 미니시리즈 ‘혼’은 기존의 공포 드라마와는 달리 심리적 공포감을 강조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 = MBC 서울신문NTN 우혜영 기자 w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예인, 그림과 사랑에 빠지다

    연예인, 그림과 사랑에 빠지다

    타고난 재능과 개성, 후천적인 노력과 준비로 남들과는 차별화 된 삶을 살아가는 연예인. 그들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본인만의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 하지만 내재된 열정이 끓어 넘치는 이들에게는 화면 속이라는 한정된 영역이 꽤나 답답할 터. 결국 정해진 구역을 박차고 나와, 일탈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조명이 환희 비치는 촬영장이 아니다. 손에는 대본을 들고 있지도 않다. 앞에 세워둔 이젤 위에 캔버스를 올려두고 손에는 붓을 들었다. 한참동안 먼 산을 바라봤다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기도 한다. 이윽고 시선을 캠버스로 옮겨 붓 자국을 남긴다. 연예인들이 화가변신은 더 이상 ‘깜짝’이 아닌 ‘그럴듯한’ 필모그래피가 됐다. 어느 날 갑자기 연예계 은퇴선언 후 화가에 도전했던 심은하. 늘 그렇듯 ‘처음’이라는 상징성으로 심은하는 당시 큰 이슈를 일으켰었다. 하지만 그 후로 작가 혹은 화가에 도전하는 이들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얼마 전 이태란은 지난 5일부터 서울 삼성동 서울 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KASF 2009(코리아 아트 썸머 페스티벌 2009)’에 자신이 그린 자화상을 전시 출품했다고 알렸다. 연예 활동과 학업 생활 중 틈틈이 취미 활동으로 그림을 배웠다는 이태란은 주변의 권유와 도움으로 페스티벌에 출품까지 하게 됐다고. 처음이라 미흡해 부끄럽다는 그녀지만 이후 자신의 작품들로 작은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꿈을 내비치기도 했다. 개그맨 임혁필은 만화가 도전에 이어 서양화가로 변신을 꾀했다. 이태란과 동일한 페스티벌에 그림 10점을 출품한 임혁필은 만화와 그림을 접목시켜 색다른 화풍을 전했다. 청주대학교 서양화과 출신인 임혁필은 지난해 ‘임혁필의 필소굿’(feel so good)이라는 만화책 출간으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오는 8월 말 음반발표를 앞두고 있는 ‘다재다능한’ 배우 구혜선은 지난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미술전시회를 진행했다.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다는 구혜선은 볼펜 일러스트부터 유화그림까지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작품 70여 점의 그림을 선보였다. 구혜선은 앞으로의 전시회를 위해 작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대신 MD상품을 판매해, 발생되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금으로 사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8월말 가수로 컴백하는 그룹 LPG 전 멤버 이오타(본명 이수아) 역시 화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이오타는 UN 본부전 우수작가로 선정돼 지난 7월 인사동 소재의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았다. 꿈에서 그림의 영감을 떠올렸다는 이오타는 한 콘셉트 안에 9편씩 구성돼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다.”는 이오타는 미국 뉴욕에서의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혜수, 윤은혜, 이효리가 평소 개인시간을 활용해 그린 그림들이 팬들에게 공개돼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김혜수는 지난해 패션매거진에 본인이 그린 그림 2점이 게재돼 독자들로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또 윤은혜의 경우 최근 직접 디자인한 의류가 나올 만큼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 윤은혜는 자신이 출연했던 드라마 ‘궁’, ‘포도밭 그 사나이’, ‘커피 프린스’ 등에서 자막과 소품, 세트 등의 그림 작업에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됐었다. 이효리는 본인의 리얼한 일상을 담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실제로 그린 누드화를 공개했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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