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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韓銀 간부들 도 넘은 ‘나이스샷’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韓銀 간부들 도 넘은 ‘나이스샷’

    평일에도 골프장 필드에는 그들만의 ‘나이스샷’ 소리가 요란했다. 4일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6개월 동안 한은 간부와 금융통화 위원들이 총 461차례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국내외 골프장 8곳의 회원권은 모두 10개 계좌로 취득 가격만 37억 9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중 평일에 골프장을 찾은 횟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53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재외사무소 직원의 평일 골프 사례는 두 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재외사무소는 광복절, 개천절, 3·1절은 물론 천안함 1주기(2011년 3월 26일)에도 필드를 밟았다. 홍콩사무소의 한 직원은 2년 동안 거의 매주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은 본부가 소유한 골프장 회원권 이용 현황을 보면 342회 중 237회(69%)가 총재, 부총재, 부총재보 등 한은 임원급과 금통위원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한은 측은 “평일 골프자는 전임 총재 및 금통위원들로 현직 임원은 없다.”고 해명했다. 골프장 이용 목적도 “정보 취득 및 업무 협조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잦은 외국행도 도마에 올랐다. 김 총재는 2010년 4월 취임 후 지난달까지 2년 6개월 동안 총 47차례 국외 출장을 다녔다. 전체 기간만 225일로 매년 4분의1(90일)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출장비는 5억 8000만원에 달한다. 전임 이성태 총재는 4년 동안 29차례 국외 출장에 2억 6000만원을 썼고 출장 기간은 김 총재의 절반에 불과했다. 홍 의원은 “골프장 이용 현황을 보면 한은 고위층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미국 CNBC가 지난 8월 김 총재를 세계 최악의 중앙은행장으로 선정한 것을 봐도 잦은 국외 출장이 실제 성과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의 해외 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책 당국 간 국제 공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위상이 커진 데 따른 국제회의 증가로 인한 것이며 동반 인원을 최소화해 총출장 경비는 전임 때보다 36.5% 절감했다.”고 반박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대학들 논문표절 교수 감싸기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대학들 논문표절 교수 감싸기

    2008년 전남 강진의 성화대에서는 교수 18명이 다른 사람의 논문 21건을 표절한 사실이 적발돼 해당 교수들이 모두 파면 또는 해임됐다. 하지만 이들은 내부 소청심사를 통해 전원 복직돼 올 2월 학교가 퇴출되기 전까지 강의를 맡았다. 성균관대 A교수는 2009년 정부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 논문 표절 13건, 데이터 중복 사용 2건, 중복 게재 4건 등 수십건의 연구 부정을 저질러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년간 국가 연구개발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는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A교수는 지금도 버젓이 연구실을 운영하며 강의를 맡고 있다. 지난 5월 불거진 서울대 수의대 강수경, 강경선 교수 논문 조작 의혹 등 대학가의 연구 윤리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2008년 이후 논문 표절로 적발된 국내 대학교수는 8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가벼운 징계에 그치고 있다. 연구윤리의 1차 감독기관인 소속 대학들이 제대로 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2012 대학별 교수 논문 표절 사례 및 조치 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대학교수 83명이 논문 표절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이 중 24명은 해임·파면, 5명은 재임용 취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54명은 서면 경고나 견책, 정직 등의 경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경희사이버대 B교수는 연구 결과물을 3건이나 표절했다 적발됐지만 인사상의 불이익 없이 연구비를 환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전남대 C교수는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베껴 자기 결과물로 제출해 놓고도 경고 조치만 받았다. 부산대 D교수는 자기 논문을 중복 게재하고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했는데도 정직 1개월로 유야무야됐다. 학계에서는 연구 윤리의 감독 권한 자체가 개별 대학에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연구재단이나 교과부가 연구비를 주지만 결과물 제출과 연구 윤리 준수 여부는 각 대학이 판단한다.”면서 “표절 여부와 징계 수위를 한솥밥 먹는 동료 교수들이 정하다 보니 대학마다 징계 수위도 천차만별이고 조용히 내부 경고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논문 표절은 2008년 35명, 2009년 27명, 2010년 12명, 2011년 6명에 이어 올 상반기 3명에 그치는 등 외형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논문 표절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2009년 이후의 수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구두 경고 등으로 조치하면 아예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고액체납자 집에 억대 미술품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고액체납자 집에 억대 미술품

    소아과 의사 A씨는 병원을 운영하면서 종합소득세 5000여만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이 관련 자료를 뒤졌지만 자료에 나타난 재산은 없었다. 국세청은 A씨의 통관 자료를 분석하던 중 A씨 부인이 7억원 상당의 골동품과 미술품을 수입한 사실을 파악했다. 국내 유명 작가의 미술품도 샀다는 정보를 확보해 자택 수색을 통해 조선 말기 화가인 오원 장승업의 ‘영모도’를 찾아 압수했다. 시가 7000만원 상당이다. 인터넷 교육업체 B사는 1억 5000만원의 세금을 체납했으나 사무실에는 이우환의 ‘조응’이 걸려 있었다. 시가 1억원인 작품이다. 이우환 작가는 국내 경매 낙찰 총액 1위로 인지도가 높다. 국세청의 압류가 시작되자 B사는 체납액을 모두 한번에 냈다. 치과 의사 C씨는 종합소득세는 내지 않았으나 영국의 크리스티, 일본의 신와옥션 등 유명 경매업체로부터 5억원어치의 미술품을 낙찰받아 국내에 반입했다. 이 중에는 세계적인 조각가 겸 설치가인 구사마 야요이의 ‘폴런 플라워’(1억 2000만원 상당)도 있다. C씨는 이 작품을 판 뒤 매각 대금을 숨겼고 국세청은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 국세청은 4일 5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체납한 30명의 집과 사무실 등을 뒤져 10여명에게서 고가 미술품 23점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이미 미술품 등을 처분한 경우는 취득·양도 대금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유명 미술품 경매회사와 갤러리, 아트페어로부터 미술품을 직접 사거나 외국의 유명 경매회사와 갤러리에서 수억원대의 미술품, 골동품 등을 수입해 매각 대금을 숨겨 왔다. 소득이 없는 배우자 등의 명의를 이용해 체납 추적을 피한 사례도 발견됐다. 미술품이나 골동품은 부동산이나 금융 자산과 달리 관련 자료가 남지 않아 은밀하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추적이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이다. 국세청은 압류 미술품 소유자에게 한 달가량의 시간을 주고 밀린 세금을 내라고 통지했다. 미납 때는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공매할 예정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문화마당] 청소년 노출 방송 규제와 인권/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청소년 노출 방송 규제와 인권/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미성년자의 선정적인 의상과 춤이 방송에서 규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5일 미성년자 노출을 규제하는 내용을 신설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 규칙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개정안 제45조 출연 관련 조항에는 “방송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과도하게 노출된 복장으로 출연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지 아니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칙이 신설됐다. 고정 진행자가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언어 관련 조항은 “특히 어린이, 청소년을 주 시청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선 표준어와 바른 표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개정안이 각계 의견 청취와 규제개혁심사 등을 거쳐 원안대로 통과되면 우선 당장 미성년자가 포함된 국내 아이돌 그룹이 규제 대상이다. 이를 두고 대중의 의견이 분분하다. 규제를 반대하는 입장은 이렇다. 한류 문화가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마당에 이러한 구태적인 규제가 시대적 역행이라는 주장이다. 찬성하는 쪽은 미성년자에게도 인격이 있다며 옹호하고 나선다. 그간 필자는 레이디가가 내한공연이나 기성 가수들에게 들이대는 규제의 잣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이야말로 한류의 점진적 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내한공연 때에는 아무런 제재가 없었던 레이디가가 공연이 올해 만18세 미만 관람 금지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레이디가가의 트위터를 인용한 바 있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무엇이 좋은 결정인지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10대들의 볼 권리를 옹호했다. 이어서,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가진 10대의 추억은 공통점이 있을 것이다. 학교 앞 만화방에서 도색 잡지를 훔쳐보거나 미성년자 출입 금지였던 동시 상영 영화관에서 에로티시즘 영화를 봤던 것이 인생에서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왔다며 가슴을 치는 40대가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그러한 금기의 영역을 넘나들며 호기심과 상상력들을 키워냈고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은 예술가들이 참으로 많은데 말이다. 어떠한 일탈도 허용하지 않고 공부만 했던 10대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혜안을 가질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공신력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도 쉽게 노출 사진을 볼 수 있는 현실에서 그러한 규제가 균형 감각이 있는 판단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다르다. 미성년자의 노출 의지 주체를 잘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10대 청소년이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과정부터 한번 살펴보자. 중고교 시절에 발탁된 아이돌은 험난한 트레이닝 과정을 거친다. 그 사이 곡이 나오고 곡에 맞춘 안무 연습에 돌입한다. 그리고 콘셉트에 맞춘 의상과 헤어스타일로 무대를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큰일이다. 물론, 일부 미성년자 멤버들은 치마의 길이를 더 짧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과다한 노출이 이루어진다면 이 규제 법안의 취지를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의 선정적 노출 규제 논란이 일자,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전화가 쏟아졌다. ‘노출 기준이라는 것이 모호한 것 아니냐.’에서부터 ‘수위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느냐.’는 등등. 그야말로 선정적인 질문 그 자체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미디어의 자화상이다. 아무도 미성년자의 입장에 입각한 그들의 의지와 인권에 대한 우려의 질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이 기우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청소년 인권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더없이 필요하다. 섹시코드는 노출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그동안 공공재 방송에서 과감한 노출이 버젓하게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 왔다. 그것은 시대의 흐름으로 대세가 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콘텐츠의 성공이라는 미명 아래 성숙함이 결여된 청소년의 인권이 단 한번이라도 유린당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온전히 우리 시대의 얼룩진 상처로 남을 것이다.
  • [지방시대] 신용불량자의 사면과 새 출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지방시대] 신용불량자의 사면과 새 출발/김민배 인천발전연구원장

    신용불량자. 경우에 따라 개념이나 통계가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600만명 정도가 신용불량자라고 한다. 빚 때문에 찌들어 사는 사람들의 대명사가 된 신불자의 명칭이나 이유 역시 다양하다. 취직도 하기 전에 신불자가 된 젊은이를 일컫는 청년신불, 재학 중 대출받은 등록금 상환을 연체한 등록신불, 사오정과 오륙도로 버림받고 자영업을 하다가 망한 자영신불, 생활비 때문에 카드와 대출을 돌려막는 가계신불,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샀지만 깡통주택이 된 주택신불, 중소기업이나 학력이 낮다는 이유로 이자 차별을 받는 이자신불 등등. 우리 사회의 암울한 자화상이다. 아르바이트로 잠 설쳐가며 푼돈 벌면서, 등록금을 대출받은 대졸자에게 우리 사회가 붙여준 딱지가 청년신불자다. 취업이 돼야 이자든 원금이든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존을 위해 시작한 자영업자들이 시장 과잉으로 수년 내 파산하지만 경쟁의 이름으로 방치하는 게 우리 행정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주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생활비로 썼다고 도덕적 비난을 받는 세상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열심히 살려고 발버둥친 이웃들에게 돌아온 결과다. 그들 대부분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보다 신불자의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불자를 경쟁의 패배자라고 매도하거나 모럴 해저드의 대명사로 폄훼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들의 책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탓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만든 제도와 정책의 실패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개인에게는 혹독하고, 대기업이나 재벌에는 관대한 정책의 이중성을 먼저 문제 삼아야 한다. IMF 외환위기 당시는 물론이고 그 전후에도 재벌과 금융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논거를 들어 천문학적 빚 탕감이나 공적 자금을 투입했다. 재벌과 금융이 그토록 매도하는 사회주의적 조치로 그들을 살린 정부가 대한민국이다. 투입된 공적자금은 세금이고, 탕감된 빚은 노동자가 받아야 할 임금이었다. 묻고 싶다. 그들이 받은 특혜를 국민들이 받으면 안 되는가. 국제화와 경쟁력 강화의 이름으로 노동시장을 붕괴시키고, 가족공동체를 막다른 길로 내몬 것도 그들이다. 워킹 푸어의 양산체계를 만든 재벌이나 다국적기업보다 그 희생자인 개인에게 눈길을 돌려야 하는 이유다. 값싼 비용의 대명사로 전락한 비정규직과 명퇴자들에게도 과감한 탕감정책을 베풀어야 한다. 돈 때문에 자살하는 국민, 경제문제로 갈라서는 가족, 돈 때문에 저질러지는 2차 범죄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600만명의 국민과 그 가족들이 잘못된 금융과 대출제도에 의해 언제까지 주눅이 들어야 하고, 범죄자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신불자의 모럴 해저드를 말하기 전에 제도와 탐욕이 만들어낸 경제적 약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 금융권이 과학을 가장한 잣대로 돈과 자산기준으로 사람의 값을 매기고, 기준치에 미달하면 팽개치는 방식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국민들은 돈보다 자신의 재능과 기술, 지식을 평가하는 세상을 꿈꾼다. 자본과 금융의 이익논리가 아니라 인간으로 인간답게 평가받고 싶어 한다. 600만 신불자와 가족들을 대신해 새롭게 당선될 대통령에게 요청한다. 신불자의 전면 사면과 신금융정책을 실시하라.
  • 車밑바닥 구멍뚫어 살포… 제작·배포 지능화, 단속반 사라지자 중고생 학원가 전단지 가득

    車밑바닥 구멍뚫어 살포… 제작·배포 지능화, 단속반 사라지자 중고생 학원가 전단지 가득

    “숨바꼭질이죠. 매일 반복되는.” 최갑영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 수사총괄팀장은 음란 전단지 단속을 이렇게 정의했다. 서울시가 2008년 특별사법경찰관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음란 전단지를 단속해 왔지만 술래잡기는 좀처럼 끝날 줄 모른다. 단속반이 출동하면 전단지가 사라진다. 단속반이 돌아가면 거리의 주인은 다시 낯뜨거운 전단지가 된다. 지루한 숨바꼭질을 지켜보는 건 아이들이다. ●특별사법경찰관제 4년… 숨바꼭질 반복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 서부수사팀과 동부수사팀 22명이 합동 단속을 벌인 강남구 선릉역 일대. 선릉역과 역삼역 주변은 현재 서울의 대표적인 성매매 지역이자 음란 전단지 배포 구역이다. ‘여대생과의 순수하고 풋풋한 만남’처럼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문구와 함께 반라의 여성 사진이 실려 있는 전단지 등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지난 4년간 음란 전단지는 제작부터 배포까지의 전 과정이 지능화됐다. 단속 초기처럼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광고하는 전단지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대신 넌지시 성매매를 암시하는 전단이 늘었다. 배포자를 적발하더라도 성매매 전단이 아니라고 우기면 현행 법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 ●도보·오토바이·차량조로 나눠 살포 배포 방식도 지능화됐다. 2~3명으로 이루어진 ‘도보조’뿐 아니라 ‘오토바이조’ ‘차량조’의 조직적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 밑바닥에 구멍을 뚫고 차에서 전단지를 살포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최 팀장이 ‘전문 배포꾼’이라고 설명한 이들은 시간당 1만원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 적발되더라도 수십만원의 벌금만 내면 그만인 데다 벌금도 성매매업소에서 대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 방식도 진화됐다. 알선책이 인쇄업소와 성매매업소를 연결하고 거래는 온라인과 택배를 통해 이뤄진다. 한쪽을 검거하더라도 다른 한쪽을 적발하기는 어렵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이 성매매업 전체가 아닌 전단지 배포에 대한 단속 권한만 가지고 있다는 것도 현실적 어려움이다. 20일 단속 현장에서 전단지 배포자를 찾기는 어려웠다. 최 팀장은 “어디선가 단속반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숨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음 날 오후 같은 장소를 다시 찾았을 때는 완전히 달랐다. 거리는 음란 전단지로 가득 차 있었다. 음식점 전단지를 나눠 주던 이모(52·여)씨는 “오후 5시쯤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와서 여기저기 흩뿌리더니 금세 사라졌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41·여)씨는 “아침마다 전단지 치우는 게 일”이라면서 “인터넷 음란물도 문제지만 주변에 학원도 많은데 낯부끄러워서 애들을 데리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3월 이후에만 123만여장 압수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전단지 유포자 65명을 검거하고 39명을 형사입건했다. 3월 이후에만 123만여장의 음란 전단지를 압수했다. 그나마 적발하지 않았으면 거리에 뿌려졌을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성매매를 뿌리 뽑지 않으면 전단지 배포도 계속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는 최 팀장의 뒤로 미술 학원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보였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4괘(卦) 대신 바퀴벌레가 그려진 태극기, 불타는 일제 전범기와 짓밟히는 일장기, ×표시가 선명한 오성홍기…. 지금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풍경들이다. 서로를 증오하고, 헐뜯고, 밟으려는 동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적개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이다.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열도, 한국과 일본은 독도 및 일본군 위안부, 중국과 한국은 역사문제와 탈북자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느 누구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영토와 역사문제라는 점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3국 내부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민족주의로 포장되면서 확대된 측면도 있다. 지금 중국, 한국, 일본은 모두 권력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일 간에는 전쟁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동중국해에서는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 중국과 일본의 관공선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이 군함을 파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맞대응에 나섰다는 보도가 꼬리를 문다.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 바랴크함이 오색깃발을 펄럭이며 취역하게 되면 첫 번째 임무는 일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곧 매캐하고 기분 나쁜 화약 냄새가 동중국해에 진동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들이다. 한·일 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한국이 일본 선박의 독도 해역 진입을 경계하는 가운데 일본은 한국 군의 독도 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이 독도 해역에서 맞닥뜨리면 충돌은 불가피해진다. 한·중은 또 어떤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 군이 미군과 합동으로 항모를 동원한 대규모 서해 훈련에 나서자 중국은 그들의 ‘황해’ 상에서 대규모 맞불 훈련을 실시해 긴장감을 높였다. 중국인들은 그들 것이 조금이라도 다칠 수 있다는 판단이면 “몽둥이로 때려잡자.”며 상대국 성토에 나서고 있다. 돌이켜보면 100여년 전의 풍경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중·일 3국은 서로 상대국을 불신하면서 강자가 약자를 억압했다. 일본은 제국주의 야욕을 감췄고, 중국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애썼으며, 그리고 ‘대한제국’은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떨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인 2009년과 2010년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100주년과 서거 100주기 취재를 위해서였다. 안 의사의 행적을 그대로 뒤쫓아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에서 브라우닝 권총을 작렬시켜 막 플랫폼에 내려선 일본 군국주의의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 이토가 쓰러지자 안 의사는 소리 높여 “만세”를 외친 뒤 저항 없이 러시아 경찰에 검거됐다. 안 의사는 곧바로 뤼순으로 압송돼 일제 형무소의 차가운 1평 남짓한 독방에 갇혔다. 그러곤 재판 과정에서 “이토 사살은 동양평화를 위한 의로운 전쟁”이라고 역설했다. 안 의사는 뤼순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안 비록 사형집행으로 완성은 못 했지만 자신의 구상이 오롯이 담긴 ‘동양평화론’을 남겼다. 한·중·일 3국 간의 상설기구인 동양평화회의체 구성, 동북아 3국 공동은행 설립과 공용화폐 발행, 동북아 3국 공동평화군 창설 등이 핵심이다. 이 같은 선구적인 안 의사의 구상은 그러나 여전히 뤼순 감옥의 철창 안에 갇혀 있다. 3국은 여전히 불신하면서 언제라도 총구를 겨눌 태세이다. 가해자의 뼈아픈 과거반성이 없었고, 그래서 아픈 역사를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안 의사는 최후의 순간에도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어,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고 서로 보듬으며 동양평화를 이루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까지 동양평화를 희구했던 그의 처절한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는 듯하다. “언제까지 적대적이고 슬픈 자화상만 그려대고 있을 테냐!”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 슬픈 동아시아의 살풍경이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독도, 전략적 사고를 기대한다/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지 한 달여 지났다. 올림픽과 맞물려 일본과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이어졌고 외교관계에도 격랑이 일었다. 국내외적으로 지지 여론과 반대 의견이 들끓었지만, 분명한 점은 그로 인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다소나마 증가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와 역사왜곡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불편한 한·일 관계가 영토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림픽도 끝나고 서늘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 탓일까.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좀 더 냉정하게 짚어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1870년 대(大)독일제국 건설을 꿈꾸던 프로이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숙적 프랑스를 자극해 전쟁으로 유인한 역사를 되새겨 보자. 두 나라는 스페인 왕위계승 문제로 오랫동안 불편한 사이였는데, 당시 프랑스 대사가 프로이센 황제 빌헬름 1세를 방문해 이 문제에 대해 프로이센의 양보를 요청했다. 황제는 이를 거부하고 비스마르크에게 전보로 이 사실을 알렸는데, 그는 그 내용을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 이 보도는 프랑스인들의 감정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서로를 향한 양국 국민들의 분노는 점차 커져 갔다. 이것이 바로 엠스(Ems) 전보사건이다.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는 이에 격노해 프로이센에 선전포고를 했으나 전쟁준비를 착실하게 해오던 프로이센을 이길 수 없었다. 이렇게 비스마르크의 외교적 간계는 유럽의 지도를 바꾸고 역사의 경로를 뒤흔들었다. 엠스 전보사건은 프랑스를 자극해 국민 감정을 고조시키고 스스로 전쟁의 늪에 빠져들도록 만든 촉매 역할을 했다. 독일제국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세력 다툼은 불가피한 일이었지만, 당시 프랑스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1870년의 전쟁은 막을 수 있었을 테고 이후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으리라. 프랑스와 프로이센 사이가 앙숙이었을지라도 당시 전보사건이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질 만큼 대단한 것이었을까? 나폴레옹 3세는 너무 일찍 칼을 빼어 들어 비스마르크가 의도했던 바를 그대로 실천했다. 그는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없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함으로써 자신의 나라를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바로 ‘전략적 사고’가 없었던 것이다. 전략적 사고는 나의 선택이 상대방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래 의도했던 결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따라서 진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원하는 바를 미루거나 숨길 줄 알아야 한다. 최근 한·일 간의 관계를 보고 있노라면 서로 간에 전략적 사고보다는 민족 감정에 호소하는 일방적인 신호 전달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 측의 독도 방문이나 일본 측의 항의서한 발송 등 대부분 자신들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는 상징적 제스처만이 오가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일본은 외교적 전술이나 국제법정 제소 등 여러 가지 작은 제스처를 부지런히 구사하는 ‘살라미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나 상륙훈련계획 등 굵직하고 충격적인 제스처 한두 가지로 상황을 마무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의지는 분명하게 전달된 듯하나, 그것이 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국제정치에는 이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나폴레옹 3세처럼 국민의 감정에만 충실하게 행동하는 지도자는 비스마르크와 같이 전략적 사고로 똘똘 뭉친 지도자를 이길 수 없다. 국민들의 뜨거운 민족감정을 하나로 모을 경우, 다른 나라와의 외교관계에서는 배타적인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진의를 숨기거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할 줄도 알아야 한다. 차가운 머리 대신 뜨거운 가슴으로 선택한 외교정책, 그 열정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미미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독도를 둘러싼 작금의 분쟁은 한·일관계의 뜨거운 감자이며, 동시에 우리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수많은 국제정치 현안에 대처해야만 하는 우리의 전략적 사고를 가늠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 하루 42명 목숨 끊는데…정부는 ‘나몰라라’

    하루 42명 목숨 끊는데…정부는 ‘나몰라라’

    우리나라에서 매일 40여명이 넘는 사람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이다. 이에 따라 자살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의 ‘201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국내 자살자는 1만 5566명으로 집계됐다. 매일 평균 42.6명이 자살하는 셈이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28.4명(2009년 기준)으로 OECD 평균인 11.3명의 2배를 넘었다. 특히 청소년 사망자 중 13%가 자살을 택했다. 이 계층의 사망 원인 1위였다. 성인도 15.6%가 평생 한번 이상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으며 3.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 자살률이 수년째 OECD 수위에 올라 있으나 자살을 예방할 사회적 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등 질병이 자살의 주 원인이지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은 사회적 병폐에 있다.”면서 “최근 발생한 서산 아르바이트생 자살 사건,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 올해 발생한 주요 자살 사건의 경우 성폭행, 학교 폭력 등 사회적 요인에 의한 자살”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한국자살예방협회 대외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은 “자살은 개인이 아닌 국가의 문제인 만큼 정부가 나서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죽음이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길러 주는 체계적인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박종익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일본은 자살 예방에 연간 3000억원을 투입하는데 우리나라는 예산 20억원이 전부”라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자살률이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게 정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10일)을 앞두고 7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자살 사망자가 매년 100만명에 달해 전쟁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고 밝혔다. 특히 해마다 10만명의 청소년들이 자살을 해 이 계층의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WHO는 “전 세계에서 40초마다 1명씩 자살을 하고 있다.”면서 각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순녀·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범죄소설 그 기원과 매혹’ 펴낸 김용언

    [저자와 차 한 잔] ‘범죄소설 그 기원과 매혹’ 펴낸 김용언

    나주 성폭행 피해 어린이가 ‘당한’ 정황이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된 신문 기사를 읽는 당신, 현장 검증에 나선 범인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내뱉는 이웃들의 사진과 동영상을 확인하는 당신, 전자발찌나 화학적 거세-심지어 물리적 거세까지 주장하는 목소리들을 듣는 당신. 열흘 사이 나타난 이 뜨거운 관심과 우려, 지탄과 자조, 법률과 제도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한데 뒤섞인 현실은 어느 정도 ‘인간의 등 뒤에서 일어나는 어두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동공이 확대되는 우리네 자화상이 아닐까. 이 모습들은 아르센 뤼팽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에 시선을 파묻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 닮지 않았는가.‘범죄소설 그 기원과 매혹’(도서출판 강 펴냄)을 쓴 김용언(36)도 그랬다.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셜록 홈스를 밤새 읽고 동네 책방에 선 채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다 읽어낸 소녀. 부모는 ‘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고 뜯어말렸지만 그럴수록 추리나 미스터리, 탐정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연세대 영어영문학과와 10여년 이름있는 영화잡지사에 다닐 때에도, 같은 학교 대학원을 다닐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가을볕이 좋았던 6일 낮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용언은 “어릴 적부터 그렇게 좋아했던 것들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탐정처럼 찾아보고 싶었다.”고 했다. 홈스로 대표되는 19세기 부르주아지 탐정, 점잖고 범죄와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수집가이자 산책자, 과학적인 기계로서의 탐정이 20년도 안 되는 사이 미국으로 건너가 하드보일드 형사(또는 탐정)로 변신하는 과정과 이유를 탐구하고 싶었다. 그런데 책을 들춰보니 깊이가 간단치 않다. 범죄소설의 이데올로기를 파헤친 에르네스트 만델과 프랑코 모레티, 기호학으로 뜯어본 움베르토 에코, 독자들이 이들 장르에 빠져드는 과정을 펄프픽션과 다임노블(‘소설공장’에서 만들어진 값싼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통해 톺아본 애런 스미스와 마이클 데닝, 법의학과의 연관성을 짚은 로널드 토머스 등이 등장해 ‘누가 살인을 저질렀는가’(추리소설)에서 ‘왜 살인이 벌어졌는가’(하드보일드소설)로 독자들의 궁금증이 전이되는 과정, 사회가, 도시가, 나아가 자본주의가 변화하는 과정을 돌아본다. “6년 전 그 일을 처음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우리 글로 번역된 것들이 전혀 없어 외국 문헌을 뒤졌다. 엄청난 양의 자료가 쏟아졌다. 3~4개월 정도 웹을 뒤지고 도서관을 찾아가 아무도 빌려 보지 않은 것이 분명한 책장을 들춰 가닥을 잡았다.” 2년 전에야 책을 내보겠다는 생각을 했고 “원래 양의 두 배로 늘리고 부록(연표와 국내에 많이 소개됐으면 하고 바라마지 않는, 대실 해밋과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 소개) 등을 보완해 지금 내놓았다.” 김용언은 ‘터프가이’로 통하는 하드보일드 탐정들이 홈스와 달리, 부패된 사회구조 속에서 허우적대고 몸부림치는 것을 엔트로피(열역학 제2법칙)로 해석하는 뜻밖의 시도를 했다. 그는 “19세기의 비관적인 엔트로피 법칙이 20세기에 들어와 변증법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처럼, 그들도 자본주의 대도시에서의 범죄가 빚어내는 혼돈으로부터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형상화하기 위해 분투하는 존재”라고 대변했다. 인터뷰 말미에 우리 사회의 범죄 관련 논의들을 꺼내 보았다. “사람들은 인과관계를 찾으려고 한다. 너무 당연한 일인데 어느 한 요소만 갖고 전체의 그림을 그려선 안 된다.”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예로 들었다. “무라카미는 옴진리교 가스테러 피해자들을 인터뷰해 ‘언더그라운드’를 낸 1년 뒤, 가해자들과 만나 속편을 낸 적이 있다. 마땅히 지탄받아야 할 범죄의 뒤안에도 인간이란 존재가 있다. 그렇기에 전체의 얘기를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영화잡지에서 일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영화에 대한 해설과 배경 같은 걸 설명해주는 글 찾아보고 읽는 걸 워낙 좋아했다. 당연히 추리물도 좋아했고. 이런 것들을 읽다보면 여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주는 글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국문으로 된 논문과 단행본을 찾아봤는데 전혀 없었다. 그나마 번역된 세 권 정도가 있었는데 전권이 이런 분석에 바쳐진 책은 아니었고 어떤 주제를 갖고 여러 학자가 쓴 것 중에 한 챕터 정도 들어간 것밖에 없었다. 답답해서 영어권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더니, 검색을 하자마자 몇 백 권이 뜨고 논문은 말도 못하게 많았고요. 깜짝 놀라서 일단 유명한 학자들 것 위주로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래서 이런 걸 나만 알기는 아깝고, 추리소설 팬들도 많고 하니까 나누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혹시 주변이나 추리소설 동호인으로부터의 반응 같은 건 있었나. -아직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 이렇다할 반응은 없다. 인터넷 서점 같은 데 가봐도 리뷰는 없고. 추리소설 동호회 중 유명한 ‘하우 미스터리’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인데도 자료가 잘 정리돼 있고 게시판을 많이들 이용하는데 거기 운영자가 이런 책이 나온다며 기대된다고 써놓았더라. 다음 주나 돼야 후기가 올라올 것 같다. →국내 애호가들은 어느 정도로 추산되는가. -정말 잘 모르겠다. 이 장르는 그 안에서도 굉장히 호, 불호가 강하게 나뉘고 많이 갈린다. 추리소설만 읽는 쪽이 있고 하드보일드 쪽만 읽는 친구들이 있고 또 셜록티언이라고, 셜록 홈즈 골수팬들이 있다. 요즘은 판매량이 좀 떨어졌다고 하는데, 한때는 일본 책들이 엄청 많이 팔릴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 쪽이 다 한 묶음으로 묶이지도 않는 편이고. →책을 읽어보니 에드먼드 윌슨 얘기가 곧잘 나온다. 주석에 ‘와, 세상에’란 표현이 나오는데 그건 본인이 쓴 것인지. -굉장히 고급예술에 관심 있는, 고급지성계 독자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평론가다. 그 글을 읽어보니 굉장히 심하게 욕을 했더라. ‘당신들이 추천해 이것도 읽었고 저것도 읽었는데 정말 시간 낭비고,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당신들은 나한테 편지를 쓰면서 항의하겠지만. 그것도 너희들이 속물이고 내용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내미는 방어기제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을 직시하라.’고 노골적으로 얘기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 책의 추천사를 ‘7년의 밤’을 쓴 정유정 작가가 써줬는데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좋았다.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를 가져온 한국 소설 가운데 이만큼 재미있게 읽은 책이 있었던가 생각하면서 읽을 정도로 굉장히 재미있게, 몰입해서 읽었다. 그런데 문단에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거나, 제대로 된 평가를 저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는 했다. 그 옛날에 썼던 (윌슨의) 글이 아직도 되풀이된다는 생각에 속 상했다. →2006년에 쓰기 시작해 3~4개월 만에 가닥을 잡았다고 했는데 출간에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사실 초고를 썼는데 생각밖으로 반응이 좋았다. 전혀 그 쪽에 관심없던 영문과 교수님들이 읽어보고 재미있다고 했다. 출판사를 알아본다, 어쩐다 했는데 취직도 하고 정신이 없어 그냥 넘어갔다. 2년 뒤 완성했는데 대학원을 휴학하고 다시 취업하고 하면서 또 정신없이 보냈다. (책을 낸) 강 출판사의 전 편집장과 출간에 합의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본격적으로 수정을 시작한 것이 작년 가을이었다. 양이 너무 적어 2배로 늘리고, 내용도 다시 읽어보니 엉성하게 쓴 부분들이 많아서 보충하고 내용 늘리느라 작년 말에야 정리가 다 됐다. →그런데도 8개월이 더 소요됐다. -출판사에서도 출간 일정이 있었으니까. 2년 동안 아무 말 안 하다가 갑자기 하겠다고 해서 많은 걸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풍부한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가. -이 책을 보고 관심있는 분들이 그 문헌을 직접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 비평가가 쓴 책 ‘블러디 머더’가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굉장히 쉽게 쓰고 백과사전처럼 연대기를 서술한 책인데, 이 책은 감춰두고 내가 써먹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번역돼 나왔다. →독자들이 이런 점을 즐겼으면 좋겠다, 뭐 그런 내용들이 있을 것 같은데. -처음 쓰기 시작할 때부터 해외에서 나온 이론서들을 살펴보면 한 시점에 한 주제에 대해 다룬 것들은 조금씩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분석한 글들은 찾기 쉽지 않았다. 예를 들어 셜록 홈즈 시절에 대해서만 집중 분석을 하거나 미국의 하드보일드만 다루거나 했다. 그래서 난 이 둘의 갈라진 지점과 모이는 지점을 분석해보려 했던 것이다. 그 둘의 결합 지점을 관심있게 보시고 이런 생각을 갖고 볼 수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책 제목을 보면서 많은 고심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실 책을 쓴 이유 중에 하나로 이 장르가 소멸되지 않고 계속 만들어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밝혀보자는 취지로 엔트로피 이론을, 문학계에서 과학 이론을 가져다 적용해보는 시도가 있는데 엔트로피 이론을 여기에 적용시키면 좀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을 검증받거나 하지는 않았는지. -정유정 작가와는 두 번밖에 만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얘기를 나눌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리고 초고를 쓸 때도 이런 쪽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없었다.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한 편도 아니었고, 가입만 해놓고 안 가는 식이어서, 그 쪽 친구들도 없고. 순전히 혼자서 그 생각을 했고 사실 걱정을 했다. 나 혼자서 이런 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재미나 있을까’ 그런 의구심이 있었는데 전혀 이런 거에 관심 없는 영문과 교수님들이 읽어봐주시고, 재미있다 해서 용기가 생겼던 것 같다. 팬들에게도 정보가 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겠다 싶어서, 리뷰가 올라오면 그런 확인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혹시 국내 추리소설이 어떻게 도입돼 지금에 이르게 됐는지를 연구할 필요는 있지 않은지. 예를 들어 책 제목을 보면서도 많이 고심했고 우리 추리문학이 처한 위치와 지위 때문에 많이 두려워하면서 붙인 제목을 알 수 있었다. -책이 인쇄돼 나오기 3~4일 전에야 겨우 출판사와 책 제목을 합의할 정도로 많이 싸웠다. 난 조금 추상적인 제목을 원했다. 예를 들어 서구에서는 워낙 장르가 탄탄하다보니까 추상적이거나 은유적인 표현이 들어간 제목을 붙여도 독자들이 딱 알아듣는다. 예를 들어 ‘Figure on the Carpet’이란 표현이 있다. 카펫 위의 형상, 다시 말해 시신을 가리키는데 서구에서나 그 제목만 써도 아 시신에 관한 얘기구나 아는데 한국에서야 그런 걸 해봐야 누가 알겠나. 굉장히 설명적인 제목이 필요했고, 그런데 또 난처한 것이 19세기 셜록 홈즈랑 하드보일드 두 개를 다 다루다 보니까 둘을 아우르는 제목을 놓고 계속 출판사와 실랑이를 했다. 출판사 쪽에서는 범죄소설이란 말이 잘 안 쓰이는 말이니까, 그냥 추리소설이다, 하드보일드다 이렇게 쓰니까 이 용어 자체도 낯설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는데 이것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읍소를 해서 겨우 이런 제목이 나왔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향후 포부가 있다면. -말씀하신 대로, 제가 전혀 한국 쪽 얘기를 안 다뤘다. 그런데 최근 국문학 쪽에서 그런 얘기들을 다루기 시작했으니까. 그런 것을 읽어보면서 만약 그것들과는 다른 얘기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한번 해보고 싶다. 한국의 작가 층이 매우 얇기 때문에 문제는 있지만 80년대 들어와서 김성종 등 이름 있는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지 못했다. 이상우 도 김성종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 같고. 정유정 작가는 ‘이건 추리소설이야’라고 표방하고 나온 건 아니지만 장르에 익숙한 작가가 이런 식으로 쓰면 되겠다고 생각해 좋았다. 얇은 층 내에서도 한번 엮어볼 수 있다면 해보고 싶다. 그 다음으로 관심있는 건 북유럽 쪽 도서들이 요즘 번역이 많이 되고 있다. 이들의 문학은 영국이나 미국의 것과 또 다르다. 60년대부터 형성된 그들만의 고유한 전통이 있는데 그들의 콘텍스트, 예를 들어 심각한 인종차별 문제를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쪽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자료가 없어서 해외 자료를 공부하고 역사도 배워야 한다. 사실 그들의 언어로 읽는 것이 가장 좋을 텐데, 차마 그런 능력은 안돼서 영어로 번역된 자료를 찾고 공부하는 중이다. 북유럽 소설의 영문 번역판은 물론이고, 그들의 소설의 특성에 대해 서술한 자료들도 방대하다. →하필 아동 성폭행범이 잡힌 다음날 책이 출간됐다. -때가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의미인지.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그 범인도 게임 중독이다, 술을 마셨다, 음란물을 즐겨 봤다, 이런 이유들로 그가 악마였다는 해석을 늘어놓더라. 나주 성폭행범 이전도 그랬고, 무슨 흉악범죄가 나타날 때마다 사람들은 범죄자를 그렇게 만든 원인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게임 중독, 알코올 중독 등의 원인이 있다. 세상이 이렇게 흉흉한데 이렇게 배부른 소리를 하느냐, 이런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자가 추리소설을 많이 읽고 범죄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나부터도 어렸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고 자랐다.. 왜 그런 책들만 읽느냐고, 범죄자가 되고 싶은 것이냐고 야단을 치셨거든요. 그런 인과관계를 생각하는 게 사실 쉽고 간편하니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중에 옴진리교 가스테러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을 인터뷰한 것을 담은 책이 있다. 특히 옴진리교에 몸 담은 이들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대단히 평범한 사람이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에 빨려 들어가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그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알게 된다. 사람들은 결과만 따져 ‘쳐죽일 놈들’ 하고 만다. 그 앞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쉽게 결론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무라카미 같은 대단한 작가가 자신을 ‘죽이고’(가치 재단을 최대한 자제) 인터뷰만으로 책을 썼다는 것은 그 당시 선정적인 언론 보도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작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옴진리교 사건이 95년 일어났는데 1년이 조금 안됐을 무렵, 1권이 나왔고 그로부터 딱 1년 뒤 옴진리교쪽 사람들 만나 들은 얘기를 쓴 것인데 2권은 작년에야 국내 번역돼 나왔다. 상당히 유의미한 책이라고 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유작 2만여점 경매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유작 2만여점 경매

    1987년 사망한 ‘팝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유작 2만여점이 경매 시장에 쏟아진다. 7일 앤디워홀재단에 따르면 워홀의 회화 350점, 판화 1000점과 수천여점의 스케치 소품, 실크스크린인쇄화, 사진, 콜라주 등 2만여점이 오는 11월 12일부터 경매회사 크리스티 등을 통해 판매된다. 주요 판매 작품으로는 황소의 눈 이미지가 담긴 실크스크린 작품 ‘3개의 타깃’, 콜라주 기법 등으로 재클린 케네디의 초상화를 묘사한 ‘재키’, 검은 선글라스와 은색 가발을 쓴 워홀의 ‘자화상’ 등이 있다. 예상 판매가는 ‘3개의 타깃’이 100만~150만 달러(약 11억 3000만~16억 9500만원), ‘재키’가 20만~30만 달러(약 2억 2600만~3억 3900만원), ‘자화상’이 1만 5000~2만 달러(약 1695만~2260만원)로 각각 전망됐다.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이번 판매로 1억 달러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으며, 판매 수익금을 예술 관련 기부활동에 쓰겠다고 밝혔다. 미술품 시장에서는 워홀의 작품이 대량으로 쏟아지면 작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경제프리즘] ‘묻지마 폭행’ 자화상?… 강력범죄보험 가입 700만명 육박

    최근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강력범죄보험(강력범죄피해보장특약)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왕따보험’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우울한 단면을 반영하는 씁쓸한 세태다. 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강력범죄보험의 가입 건수는 올 6월 유효계약 기준으로 삼성화재 81만 2721건, 현대해상 127만 3592건, LIG손해보험 77만건, 동부화재 114만 1047건, 메리츠화재가 149만 7022건이다. 상위 5개사의 가입자 수만 약 550만명이다. 군소 보험사까지 합치면 가입자 수가 69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강력범죄보험은 고객이 살인, 폭행 등을 당했을 때 100만~3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가입비는 30~300원 수준이다. 통합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에 주로 끼워 파는 특약 형태다. 가입비가 저렴하고 특약 형태라 가입 사실 자체를 잊고 지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세상이 하도 흉흉하다 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강력범죄특약의 보상 범위를 묻는 고객이 많아졌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1~2개의 보험에는 가입해 있는 만큼 보험증서를 잘 살펴보면 태풍이나 강력범죄 피해에 보상받을 수 있는 특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풍으로 아파트 등의 유리창이 깨졌을 경우 ‘풍수재특약’에 가입해 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 건물이나 가재도구 등의 손상과 긴급 피난 비용도 보상해준다. ‘학원폭력피해보장특약’은 왕따나 학교 폭력 등에 대해 1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해준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국제 다큐영화제 21~27일 파주서

    비무장지대(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21~27일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화제에서는 36개국 115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지난해 30개국 101편보다 참여국과 상영작 모두 늘어났다. 영국 휴 하트퍼드 감독의 ‘핑퐁’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8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테리, 잉게 등의 모습에는 속절없이 늙어가는 인생에 대한 내밀하고도 솔직한 자화상과 회한, 용기가 담겨 있다. 국제경쟁부문에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30편이 출품됐다. 치열한 예심을 뚫은 13편이 대상(상금 1500만원)과 심사위원특별상(700만원)을 다툰다.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된 펑크록 밴드 ‘페르티 쿠리칸 니미패이뱃’의 레코딩과 콘서트 등 음악 여정을 담은 핀란드 영화 ‘펑크신드롬’이 우선 눈에 띈다. 펑크 음악을 통해 주류사회의 편견에 저항하는 장애인의 도전을 그렸다. 세계 최고 권투선수를 꿈꾸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의 런던올림픽 출전 준비과정을 그린 ‘카불의 권투소녀들’도 흥미롭다. 악명높은 탈레반 정권에서 여성 처형소로 쓰였던 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 출전포기와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이슬람사회의 전통과 가족의 압력에 맞서 묵묵히 주먹을 휘두른다. 노르웨이 영화 ‘전장의 여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독일군 점령 당시 노르웨이의 야전병원에서 사람을 살리겠다는 선의로 복무했던 여성간호사들이 전쟁이 끝난 뒤 부역 혐의로 반역죄를 언도 받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뤘다. 동성애를 불법으로 규정한 우간다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마녀사냥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나는 쿠추다’는 우간다 최초의 커밍아웃 게이인 데이빗 카토가 이른바 ‘쿠추’로 불리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의 석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지켜본다. 그동안 도라산역에서 열렸던 개막식을 올해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개막축하공연과 함께 이원화한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공동경비구역 안에 있는 대성동 마을 사람들과 그곳 풍경을 찍은 사진작가 김중만의 ‘DMZ People 사진전’도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마침내 미술관’ 펴낸 유니온약품 안병광 회장

    [저자와 차 한 잔] ‘마침내 미술관’ 펴낸 유니온약품 안병광 회장

    29년 전 상사의 권유로 한 달치 월급을 탈탈 털어 20만원을 주고 금추 이남호의 ‘도석화’를 샀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제약유통회사 회장으로 성공해 서울에 사설 미술관을 연 이야기라기에 귀가 솔깃했다. 그것도 인왕산 북동쪽 바위산 기슭에 있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이었던 석파정을 복원하고 바로 옆에 현대적인 서울미술관을 개관했다는 말에 호기심이 더 동했다. ●29년전 월급 털어 그림 산 제약사 영업사원 더욱이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 6000만 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황소’를 비롯해 이중섭의 작품 200여점 중 10분의1과 박수근 김기창 나혜석 등의 작품 100여점을 소장한 개인 미술품 수집가라기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마침내 미술관’(북스코프 펴냄)의 저자인 유니온약품 안병광(56) 회장을 만났다. 안 회장이 7년간의 노력 끝에 서울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을 개관하던 지난달 29일이었다. 개관기념전 ‘둥섭, 르네상스로 가세!-이중섭과 르네상스 다방의 화가들’이 첫 일반 관람객을 맞을 채비로 여념이 없었다. 대원군이 정치를 논했던 석파정의 안채로 자리를 옮겨 책을 쓰게 된 계기부터 물었다. “서울미술관 개관에 맞춰 저간의 사정을 정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서문에 나온 서울미술관이 ‘토비아스의 우물’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대해 묻자 “‘토비아스의 우물’은 목사 겸 작가인 맥스 루케이도가 쓴 동화인데 사막 한가운데 있는 우물은 착한 사람이든, 죄지은 사람이든, 나와 가까운 사람이든 서먹서먹한 사람이든 관계없이 모두가 공평하게 마실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라면서 “개인적으로 메마른 일상을 비옥하게 적셔준 그림을 모두와 나누고 싶고 미술관이 토비아스의 우물처럼 누구에게나 열린 문화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책에서 소장품 중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애착을 가진 이쾌대의 ‘군상’, 이중섭의 ‘자화상’ ‘황소’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 ‘환희’, 박수근의 ‘젖 먹이는 여인’ 등 작품 15개를 추려 개인사와 작품 소개, 수집 과정 등과 엮어 읽기 쉽게 풀어놓았다. ●석파정 복원하고 사설 서울미술관 열어 소장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중섭의 ‘황소’를 꼽았다.“1983년 9월 태풍 포레스트가 지나가던 날 서울 명동의 한 액자가게 앞에서 비를 피하고 서 있다 전시돼 있던 이중섭의 ‘황소’를 만났다. 엄청난 에너지에 끌려 복제사진을 7000원을 주고 샀다. 아내에게 언젠가 진품을 사 선물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2010년 서울옥션에 ‘황소’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했다. 재정적으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권고로 소장하고 있던 이중섭의 또 다른 작품 ‘길 떠나는 가족’을 주고 차액만큼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황소’를 품에 안았다. “알고 보니 ‘황소’의 주인은 1952년 이중섭이 부산 르네상스다방에서 동인전을 개최할 때 ‘길 떠나는 가족’ 등 그림 석 점을 쌀 한 가마니 값을 주고 샀는데, 이중섭이 일본에 있는 가족에게 줄 그림이라며 대신 ‘황소’를 그려와 가져갔다고 한다.”면서 “길 떠나는 가족은 60년 만에 첫 주인에게 돌아갔고 황소도 30년 만에 내게로 왔다.”며 그림에도 인연이 있는 모양이란다. 그러면서 2005년 이중섭의 작품들이 위작 논란에 휩싸였을 때 이중섭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아내가 가장 아끼는 ‘과수원의 가족과 아이들’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도 털어놓았다. ●이중섭 ‘황소’ 등 소장품 알기쉽게 풀어 소개 소장한 그림의 가치가 얼추 수백억원은 될 것 같은데, 연 매출 3000억원의 중소 규모 제약회사 CEO로서는 잘한 ‘투자’가 아니냐고 묻자 “현금 가치는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며 웃으며 얼버무렸다. 그림들을 모두 개인 돈으로 수집한 것이냐는 질문에 “개인 돈과 회사 자금으로 수집했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들을 사 서울미술관에 기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삶”이란다. 작가와 보는 이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삶. “경제적으로 각박한 요즘 그림 수집이 사치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19세기 말 정치·권력의 중심지였던 석파정에 문화를 녹여 모든 사람이 쉼과 여유를 얻는 열린 장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글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희망의 노래를 들려주오/이기철 정책뉴스 부장

    [데스크 시각] 희망의 노래를 들려주오/이기철 정책뉴스 부장

    #1. 10대, 질풍노도다.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잠재력 계발보다는 매일 밤늦게까지 학원으로 강행군한다. 놀기는커녕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다. 친구라면 스마트폰뿐이다. 카카오톡 채팅과 게임이 친구다. 학원 순례는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내려갔다. 어른들은 “행복은 대개 성적순”이라고 말한다. 숨어 사는 외톨이 애들도 많아지고 있다. #2. 20대, 대학생이다. 뻔한 처지의 부모님께 등록금을 달라고 손을 벌릴 수가 없다. 아르바이트를 해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주인 아저씨는 자꾸 치근댄다.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계층화된 한국 사회가 계급화되고, 빈부 격차는 더 커지며 이를 깨뜨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암울한 미래에 사회를 변혁시키겠다는 열정보다는 분노가 앞선다. 촛불시위나 ‘오큐파이 여의도’ 시위도 분노에서 나왔다. 자포자기 심정이다. #3. 30대, 취직은 하늘의 별따기다. 100번의 이력서를 낸 끝에 작은 기업에 취업한 나는 운이 엄청 좋다. 1년이 지나자 대출받은 학자금 상환 고지서가 날아왔다. ‘제기랄, 학자금이 왜 이렇게 비싸담, 대학에서 배운 것도 없는데….’ 대학 때 사귀던 친구와 결혼을 한다. 우린 혼수를 다 빼고 어렵게 셋집을 마련한다. 신혼의 단꿈은 잠시. 별보기 운동 같은 맞벌이 출퇴근에 빠듯한 살림이라 출산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 한 날 작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신혼여행 갔다 오니 회사가 없어졌다.”고. #4. 40대, 직장인이다. 아이에게 나 같은 인생을 살게 할 수 없다고 다짐한다. 피아노·영어 학원은 기본, 21세기에는 중국어가 필수야. 아침부터 밤중까지 학원에, 과외에 월급 절반 이상이 들어간다. 별 말없이 다녀주는 녀석이 대견스럽다. 아이와 대화해본 지 오래다. 요즘 부모님이 무척 늙어 보인다. 생활비를 조금 더 보태 드려야겠는데… 마음뿐이다. 신입사원들은 컴퓨터와 영어는 기본이고 소셜네트워크다 뭐다 무장해서 무섭게 치고올라온다. 위에선 실적 타령이지만, 실적 나쁜 것이 내 탓인가 유럽 금융위기 탓인데. 퇴근 무렵 갑자기 걸려온 전화…. 그러고 보니 40대 사망률이 높다고 했지. #5. 50대, 자괴감이 든다. 아들에게 대학 입학금 외에는 등록금 한번 주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대출을 받더라. 등록금 대주고 결혼식도 번듯하게 치러야 가장으로서 집안에서 얼굴이 서는데…. 회사에선 상사의 연령층이 계속 엷어진다. 조만간 내 차례라고 마음을 먹지만 마땅한 2모작이 없으니 걱정이다. 출근해서 고민의 절반은 노후 걱정이다. 정년 연장 문제에 “백수 친구들이 아직도 많다.”며 김 대리는 정색하고 반대한다. 입사 때 사수였던 김 부장이 작년 말 나갔다. 50대 후반인데 아직도 새 직장을 찾지 못했다. 퇴근길에 찾아볼까. #6. 60대와 그후, 자녀들이 모두 떨어져 산다. 뭐라도 해야겠는데 나이 많다고 받아주는 데가 없다. 뭐 그래도 좋다, 산이 있으니까. 사실 한 가지 걱정은 고독사다. 숨진 지 몇 개월 만에 발견된 노인 기사가 남의 일 같지가 않다. 고령화 사회라고 하면서 이런 안전망 하나 갖추지 못하다니, 평생 1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낸 국가에 대한 배신감이 몰려온다. 연령대별로 압축한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다. 대부분 이런 고민들을 하며 산다. 집집마다 자녀 학원비와 대학 등록금, 정년 이후의 직장문제에 깔리면서 중산층이 무너지는 소리다. 10대 자녀와 40대 부모, 20대 대학생과 50대 부모가 맞물린 구조다. 수십년째 사회의 질적 발전 없이 답보상태다. 서민들의 절규에도 현재 정부의 리더십은 표류하고,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맞은 정치권은 세대별 고민을 분석하고 있다. 거창한 수사를 내세웠지만 단순한 득표 전략이다. 사회적 병폐에 대한 근본적 치유책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사회가 대선 후보들에게서 듣고 싶은 것은 희망의 노래다. chuli@seoul.co.kr
  •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본인 얼굴 그려넣었다?

    다빈치 ‘최후의 만찬’ 본인 얼굴 그려넣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신의 작품인 ‘최후의 만찬’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다는 이론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17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한 미술사학자가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12사도 중 ‘의심하는’ 도마와 ‘작은’ 야고보의 모델을 다빈치 자신으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브루넬레스키의 돔’의 저자이기도 한 로스 킹 박사는 다빈치가 1490년대 ‘최후의 만찬’을 그리는 동안, 친구 가스피로 빈스콘티가 쓴 시 한편을 참조해 새로운 증거를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빈스콘티의 시에서 그 지은이는 익명의 한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들에 재미로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다고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킹 박사는 1515년 다빈치가 붉은색 분필 만을 사용해 그린 유명한 자화상을 인용, 다빈치의 주먹코와 삼단 같은 머리, 그리고 긴 수염은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두 사도 도마와 야고보(소)의 얼굴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그림에 나타난 도마의 위로 향한 손가락은 동시대인들에게 다빈치만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것으로 여겨졌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레오나르도 다빈치 평전 작가로 유명한 찰스 니콜 역시 다빈치가 그 명화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다면 ‘의심하는’ 도마가 첫 번째 순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마는 회의주의의 시초로도 알려졌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산타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내에 그려진 ‘최후의 만찬’은 당시 밀라노 군주였던 루도비코 스포르자 공작과 그의 부인 베아트리체 데스테를 위해 그려졌다. 두 사람은 다빈치의 후원자였다. 또 현재의 ‘최후의 만찬’은 오랜세월이 지남에 따라 색조 및 색상이 변해 1970년대부터 21년간 대복원공사를 거쳤지만 원작을 훼손했다는 논란에 휩싸였었다. 다빈치의 그림에서 그의 이미지를 찾는 것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소일거리가 됐다고 전해졌다. 심지어 그의 작품인 ‘모나리자’의 모델이 다빈치 본인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한편 킹 박사의 최신 연구 결과는 오는 30일 영국 블룸즈버리 출판사가 출판하는 ‘레오나르도와 최후의 만찬(Leonardo And The Last Supper)’과 같은 날 BBC 방송의 ‘금주의 도서(Book of the Week)’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하드 아이스께끼’

    6교시였으니 오후 3시쯤이었을 것이다. 장마 끝 ‘쌩볕’이 가시처럼 살갗에 박혔고, 아스팔트가 내뿜는 지열은 숨을 턱턱 막았다. 애들은 오와 열을 맞춰 그 길을 뛰었다. 코로 빨려드는 더운 바람이 화덕의 열기 같았다. 밑창이 닳은 운동화로 감싼 발바닥이 이내 뜨거워졌다. 그렇게 3∼4㎞쯤 갔을까. 뒤쪽에서 첫 낙오자가 나왔다. 자전거를 탄 교련 선생이 신경질적으로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얼마 안 가 또 한 놈이 나자빠졌다. 대열을 세운 교련 선생은 쓰러진 애를 군화발로 냅다 걷어차며 “그따구 정신으로 뭘 하겠냐.”고 눈을 부라렸다. 항상 정신이 문제였다. ‘침략의 무리들이 노리는 조국’을 지키기 위한 대오의 전면에는 군대, 2선에는 예비군, 3선에는 학생이 있었다. 그러니 학생이라고 군사훈련을 피할 수 없었다. 애송이 고등학생들이 뭘 알까만 목이 터져라 ‘진짜 사나이’를 불러댔다. 그런 교련으로 멍이 드는 것은 몸보다 마음이고 정신이었다. ‘반공’ ‘승공’ ‘멸공’으로 이어지는 날선 구호들이 좀벌레처럼 정신을 갉아댔다. 그 집요한 세뇌는 국민정신 개조로 이어졌다. 뉴스 앞자리에 ‘영도자’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 이상했고, 챔피언이 된 복싱선수가 대통령을 먼저 외치지 않으면 불경스럽다고 쳤다. 요즘 우리가 보는 북한 선수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불과 얼마 전의 우리 자화상이었다. ‘교련대회’라는 이름으로 고등학생들에게 M-1총 들리고, 배낭 지워 달리게 해 충성의 강도를 겨뤘던 그 덥고 길었던 시절. 목이 타고 침이 말라붙어도 물을 찾지 않았다. 그런 나약함으로는 ‘호국의 간성’이 될 수 없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 날, 행군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와서도 낙오자들은 ‘쪼인트’가 까이는 가중처벌에 식은땀을 흘렸고, 하굣길 구멍가게에서 산 ‘하드 아이스께끼’를 빨며 무력한 청춘을 위로해야 했다. 어느덧 나이 들고말았을 교련 세대들은 그때 온몸으로 더위의 무서움을 배웠다. 정신만으로는 감당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극한의 폭염 속에서 몸을 자빠뜨리며 정신을 지켜냈던 세월. jeshim@seoul.co.kr
  • 별을 노래하던 젊은 시인… 오늘, 다시 만날 윤동주

    별을 노래하던 젊은 시인… 오늘, 다시 만날 윤동주

    ‘별 헤는 밤’으로 잘 알려진 민족 시인 윤동주(1917~1945)를 기념하기 위한 문학관이 종로구 청운동에 들어섰다. 종로구는 25일 오후 5시 청운동 자하문 쪽에 자리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윤동주 문학관 개관식’을 갖는다. 행사에는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교수와 문학계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인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거주하며 ‘별 헤는 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 주옥 같은 작품을 남겼다. 이런 인연으로 종로구는 ‘윤동주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인왕산 자락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조성하고 시비도 세웠다. 구는 시인의 순수했던 삶을 표현하기 위해 90㎡ 규모의 가압장과 벽돌로 된 약 66㎡의 물탱크 시설 2개를 그대로 활용해 문학관으로 재탄생시켰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차례의 검토 작업을 거쳐 건축설계를 완료했으며, 시인이 살았던 당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제1전시실은 ‘시인채’라는 이름을 붙여 순결한 시심(詩心)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으로 창조했다. 시인의 일생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이 전시된다. 제2전시실인 ‘열린 우물’은 용도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중정(中庭)을 조성했다. 침묵하고 사색하는 공간인 제3전시실 ‘닫힌 우물’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시인의 일생과 시 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 위쪽에는 ‘별뜨락’이라는 이름의 휴식 공간도 마련됐다. 김영종 구청장은 “시인의 일생과 아름다운 시를 만날 수 있는 윤동주 문학관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인근에 윤동주 문학관과 연계한 한옥 문학도서관도 건립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새터민 2만시대의 자화상] “탈북 학생들 발전이 통일 이루는 밑거름”

    [새터민 2만시대의 자화상] “탈북 학생들 발전이 통일 이루는 밑거름”

    “개개인의 발전이 통일을 이루는 밑거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17일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만난 이 학교 동아리 ‘통일한마당’의 회장이자 북한 출신인 김경일(24)씨는 동아리 결성의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통일한마당 10대 회장인 김씨는 2008년 이 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해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통일한마당은 2003년 현재 교목실장을 맡고 있는 정종훈 교수가 주도해 만들어졌다. 정 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북한 출신 학생들이 학교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그들의 학교생활과 공부를 돕기 위해 모임을 결성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통일한마당은 2008년 학교 측으로부터 공식 인증과 지원을 받는 중앙 동아리로까지 승격했다. 통일한마당에는 탈북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내 학생들도 가입해 있다. 50명의 회원 중에 절반 정도씩을 북한 출신과 남한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동아리 모임은 정치성을 배제한다. 김씨는 “분명 통일을 주제로 한 동아리이지만 여기에 대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다.”면서 “회원들도 만나면 서로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회원들은 매주 한 차례씩 정기모임을 갖는다. 서로 토론을 하기도 하고 함께 강연을 듣기도 한다. ‘통일골든벨’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로 통일과 관련된 문제를 풀어보기도 하고 저명한 교수를 섭외해 강연을 듣거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볼 때도 있다. 또 2010년부터는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교내 탐방을 시켜주거나 교수들의 양해를 구해 2~3개 강의를 함께 들어보도록 주선하기도 한다. 김씨는 “탈북한 학생들이 한국사회에 정착을 잘 하는 것이 통일의 기반이 된다고 본다.”면서 “각자가 학업이든, 일이든 자기 역량을 갖추는 것이 잘 정착할 수 있는 길이 된다. 준비가 안 된 사람에게는 (통일의) 기회가 와도 결국 감당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새터민 2만시대의 자화상] 관련 단체 수백여개…일부 급진적 행동방식 우려도

    [새터민 2만시대의 자화상] 관련 단체 수백여개…일부 급진적 행동방식 우려도

    현재 통일부에 비영리민간단체로 정식 등록된 탈북자 관련 단체는 50여개. 종교단체와 연계해 국내 거주 탈북자들의 정착을 지원하거나 소규모로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는 단체들까지 포함하면 수백개에 이른다. 1980년 처음 등장한 ‘숭의동지회’와 ‘통일연구회’ 이후 1990년대 말부터는 ‘자유북한인협회’ 등 자발적인 탈북자 단체까지 속속 등장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숫자가 크게 늘었다. 국내 탈북자 단체의 성격은 크게 북한 민주화 운동을 펼치는 단체와 탈북자 정착 지원단체로 나뉜다. 지난 2003년 출범한 ‘북한민주화운동본부’를 시작으로 한 북한 민주화 운동 단체들은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3대 세습 종식,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로 잘 알려진 ‘자유북한운동연합’은 현 정권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대형 풍선을 이용해 북한으로 전단을 날려보내는 작업을 강행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북한인권 NGO단체로서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 해방을 가장 중요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면서 “한국은 북한 정권에는 관심이 많지만 정작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데 대북정책도 북한 주민들을 위해 짜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탈북자 정착 지원단체로는 국내 거주 탈북자의 69%를 차지하는 여성 탈북자들을 돕는 ‘탈북여성인권연대’가 있다. 재봉과 피부마사지 등의 교육을 통해 탈북여성들의 취업과 자립을 지원하고 이들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도 세웠다.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도 실시한다. 북한사회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학술단체도 등장했다. 2008년 조직된 ‘NK지식인연대’는 컴퓨터 공학박사로 북한에서 교수로 근무했던 김흥광 대표를 중심으로 대졸 이상의 고학력 탈북자들이 모인 단체다. 탈북자 단체가 증가하고 활동 영역도 다양해지면서 이들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는 구심점이라는 의견과 일부 단체의 급진적인 정책과 행동방식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강석승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들의 활동이 직접적인 탈북자 지원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배경헌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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