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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박 대통령 결자해지 자세로 사태 수습해야

    검찰에 출두한 최순실씨가 긴급 체포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동안 불거진 국정 농단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조만간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비리’가 단순한 의혹 차원에서 사실 확인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최씨가 그동안 막장에 숨어서 국정 농단을 자행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최씨가 특급 대우를 받으면서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되는 최씨의 10여 가지 혐의 중에서 박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연루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21세기 민주주의 시대에 상상할 수 없는 국정 농단 사태가 현실로 확인되면서 국민의 분노는 치솟고 있다. 성난 민심이 폭발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향하고 있다. 역대 최저치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지금 대한민국이 시국 선언장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국의 대학생과 대학교수들은 연일 대통령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고 지방에서는 일부 고등학생들까지 나서서 국정 농단 사태를 비판하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됐다. 우리가 직면한 사태는 최순실씨 개인과 박 대통령의 사적 문제가 아니다. 헌법 파괴라는 본질적인 문제다. 국가 기밀 유출을 비롯한 국정 농단은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국가 통치 시스템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조차 대통령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현 사태는 엄중하다. 탈당에서 하야 요구까지 다양한 요구를 표출하는 민심도 직시해야 한다. 리더십을 잃은 박근혜 정부가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정치권에서 거국내각의 권한을 둘러싸고 갑론을박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강력한 대통령 중심제에서 작금의 비상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인물은 오직 대통령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꼭 거국내각이 아니라도 현실적으로 국정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정 권한의 상당 부분을 위임해서라도 국정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박 대통령은 사적 시스템 가동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해법을 찾는 것이 수순이다. 우리가 직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사태 수습을 주도해야 한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가 확고하게 보장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형사소추의 대상이 아니지만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난국을 타개할 필요가 있다. 내우외환이라는 엄중한 국가 현실을 고려해 대통령 스스로 적극적인 수습에 나서는 것이 국가 통치자의 책무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9. ‘틴더’로 크리스마스 솔로 탈출?…데이팅 앱 뒷북 체험기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9. ‘틴더’로 크리스마스 솔로 탈출?…데이팅 앱 뒷북 체험기

    # 크리스마스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틴...더? 무릇 도시인의 크리스마스는 스타벅*로부터 온다. 11월을 맞아 회사 1층의 스타벅*가 크리스마스 무드로 바뀌었다. 스타벅*를 수놓은 시즌 한정 음료와 텀블러들, 입구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와 연말 무드를 한껏 느끼게 하는 다이어리의 출시. 주문을 하다 말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어 어안이 벙벙했다. 순실 언니는 곧 죽어도 ‘프라*’을 신었고, 알고 보니 순실 언니가 아니라 언니의 언니인 순득언니가 ‘끝판왕’이라는 기사가 신문을 수놓아도, 쨌든 크리스마스는 올 것이었고 수많은 이들이 뒤늦게 제 짝 찾기에 또 매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크리스마스에 대처하는 주변인들의 자세 중에는 그 많은 소개팅과 미팅을 포함, ‘글로벌 소셜 앱’의 이용도 있었다. 현재까지 누적 매칭만 110억 건에 달한다는 ‘글로벌 소셜 앱’ 틴더도 그 중 하나다. 외국에선 이미 유행이 끝났다지만 지인들 사이에선 이제 막 붐이 인 ‘틴더’의 세계로, 나도 취재를 빙자해 뛰어들었다. (틴더를 알려 준 지인 프렌치토스트(28·여)에게 감사하다.)   # NOPE과 LIKE, SUPER LIKE 사이 구글 플레이에서 ‘tinder’를 다운 받아 실행시켰다. 화면 가득 불꽃이 떴다. ‘페이스북으로 로그인’이라는 말에 남들은 모르는 파워 페북러인 나는 당황했지만 ‘설마’ 하며 그냥 들어가보기로 한다. 검색거리는 내 위치에서 80킬로미터, 나이는 내 나이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10인 18~38(틴더는 ‘만’으로 뜬다)인 기본 설정을 그대로 유지하되 단, 성별만 ‘남성’으로 한정했다. 똑똑한 틴더는 내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사진을 자동으로 골라 띄워줬다. 불꽃을 누르니 반경 80km의 18~38세 남성들이 명멸했다. 대개는 이름 또는 별명, 사진, 소속 정도만 뜬다. 웃통 벗고 한껏 눈을 위로 치켜 뜬 화장실 셀카, 카메라를 다분히 의식했으나 ‘의식하지 않음’을 모토로 한 선글라스 여행샷, 구두 자랑, (요즘 유행한다는) 벨트 자랑, 자동차 자랑이 이어져 시야가 어지러웠다. 누군가의 셀카를 계속해서 보는 일은 소맥 10잔을 마시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었다. 보통은 왼쪽으로 ‘NOPE’. 맘에 안 들면 왼쪽으로, 맘에 들면 오른쪽으로, 정말 맘에 들면 위쪽으로 사진을 밀어올리는 게 정확한 의사 표시다. 오른손 잡이 기준 왼쪽으로 미는 게 제일 쉽고, 그 다음은 오른쪽, 그 다음은 위쪽 순이다. PASS는 그냥 넘기면 되지만 오른쪽은 약간의 공력이, 위로 올리는 일은 더 많은 공력이 드는 일. 그리고 나의 ‘슈퍼 라이크’한 마음은 심지어 상대방에게 부르르 떠는 ‘알림’으로 와서 가 닿는다. 내가 그에게 ‘슈퍼 라이크’를 날렸다는 사실은, 그도 알 수 있음은 물론이다. 30번의 NOPE에 한 번의 LIKE, 0.5번의 SUPER LIKE를 누르다 보니 매칭되었다는 메세지가 떴다. 틴더에 가입한 반경 80km 이내의 18~38세 남성들 중 내가 ‘LIKE’를 누른 남성이 내게도 ‘LIKE’를 날렸다는 소리다. 24~25세 대학생(오예!), 30세 회사원(오홍), 동갑내기 프리랜서(아항) 등이다. “Hi~”, “안녕하세요 :)”, “모하세요?”가 업무 시간에 주기적으로 울려 절로 동료들 눈치가 보였다.   # “여자가 낯선 남자 만나러 나오면 죽을 확률도 높잖아요. 나와줘서 고마워요” 광화문 인근의 맥줏집에서 마른 안주를 앞에 놓고 그는 그렇게 말했다. 즉각적으로 ‘깔깔’ 웃었지만, 결코 웃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일이 일인지라 낯선 남자 만나는 데는 특화돼 있지만, 기껏해야 메신저로만 대화한 일면식도 없는 남자를 야밤에 만나러 나오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 수많은 범죄의 온상지가 비슷한 매커니즘의 랜덤 채팅 앱이니. 트렌치 코트에 투피스 차림인 나와 방울 달린 털모자에 후리스 차림인 그와 나의 거리는 ‘겁나먼 왕국’이었다. 게임 회사를 다니다 지금은 프리랜서로 삽화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그는 비니 끝에 달린 방울 만큼이나 ‘후리’해보였다. 틴더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간결하게 ‘연애 상대를 찾기 위해서’라고 했다. “소개팅은 대학 1학년 때 이후로 안해봤어요. 중간 주선자 신경도 쓰이고, 영 불편하더라고요. 풀도 좁고.” 그의 말처럼 틴더나 되니까 투피스와 털모자 만큼 생활 반경이 다른 그와 내가 조우하게 된 셈이다. 그런 그에게도 틴더가 표방하는 ‘셀프 소개팅’이란 좀 낯간지럽고, 민망한 것이긴 했나보다. “틴더로 몇 번이나 만나 보셨어요?” “이번이 처음이요. 슬기씨는요?” “네, 저도 처음이요.” 했는데 그는 맥주 몇 모금에 말을 바꿨다. “이번이 두 번째에요.” “왜 거짓말 하셨어요?” “글쎄요, 왜 거짓말했지…” 그는 파르란 머리를 슬금 슬금 만졌다. 무릇, ‘셀프 소개팅’이란 약간은 민망하고, 숨기고픈 영역이기는 했다. 왠지 같은 질문을 내가 받았어도, 그렇게 답했지 않았을까. (그러나 정말이지 나는 처음이었다.) # 오늘 밤에도 외로운 남녀들의 ‘스와이프’는 횡행하리라 중간에 걸리는 이가 없고,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 갖고 있으니 일련의 거리낌 없이 맥주 한 잔에도 주저리주저리 말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남의 연애사도 맘껏 듣고 어디 가서 꿀리지 않는 나의 찌질한 연애사도 역시나 맘껏 늘어 놓았다.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던 찌질의 역사에 대해 그는 “그럴 수 있죠~” 한 마디 했다. 그것이 그의 진심이었든, 무심코 한 말이든 불과 24시간 전만 해도 몰랐던 사람이 ‘그럴 수도 있다’니,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이상한 위안을 받았다. 일련의 틴더도 그런 것이다. 틴더로 만나서 진지한 관계로 나아가거나 혹은 그게 아니어도 ‘그럴 수 있는’ 정도의 영역이다. 틴더를 강추하던 프렌치토스트는 내게 “틴더는 잘 돼도 내 덕, 안 돼도 내 탓이라 좋아”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바로 ‘셀소’의 본질이다. 편견은 배제하되, 위험은 경계하시라.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우듯 외로운 남녀들이 ‘스와이프’(Swipe·손으로 화면을 가볍게 밀어내는 동작) 하겠다. (틴더에서 기자를 찾아보시라.) #제정일치가유행이라며#기사와삶이일치하고있는이기자#어쩌지#이메일로제보받습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데스크 시각] 이 지긋지긋한 막장 드라마의 끝은/최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이 지긋지긋한 막장 드라마의 끝은/최여경 사회부 차장

    막장 드라마. 권력 암투와 배신, 불륜과 복수가 난무하는 드라마를 이렇게 부른다. 막장 드라마의 틀거리는 대체로 비슷하다. 두뇌 회전이 다소 둔하고 쉽게 휘둘리는 기업 회장이 있고, 중상모략과 계략에 능한 그의 아들이나 딸, 사위나 며느리가 등장한다. 마냥 정의로운 인물과 물심양면 도와주는 지인이 있다. 인물들은 쉽게 속고 속인다. 문을 연 채 비밀을 털어놔 들통나고, 통제 공간에도 수월하게 들어가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다. 구성이 허술하기 짝이 없지만 방송국 편성을 받아 시청자들 눈앞에 펼쳐진다. 이보다 더한 막장 드라마가 있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40년 전 뜬금없이 나타난 종교 지도자에게 오랜기간 의지했고, 그가 죽자 그의 딸이 대통령을 농간했다. 대통령은 그의 딸이 하라는 대로 하고, 읽으라는 대로 읽을 뿐이다. 나라 정책은 미친X 키질하듯 제멋대로였고, 그사이 딸은 막강한 부(富)를 취했다.’ 민망하고 불경스러운 이 막장 드라마는 해외에도 순식간에 수출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확인된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두고 영국 가디언은 ‘박 대통령이 샤머니즘 지도자와 딸에게 홀렸다’고 했고, 프랑스의 르몽드는 ‘박 대통령은 마리오네트’라 불렀다. 구글에서 ‘샤머니즘’과 ‘박’이라는 단어만으로 검색하면 가디언이나 르몽드, 시드니 모닝 헤럴드 같은 세계 유수 매체의 관련 기사가 줄줄이 엮여 나온다. 얼마 전 프랑스 명문대에서 강의하는 한국인 교수가 메신저 문자를 보냈다. 그는 “강의하는 데 한국에 대해 물어볼까봐 조마조마했다”며 “상황이 어떻게 돼 가고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중국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는 친구도 물었다. “너희 대통령이 샤머니즘에 빠졌다는데 정말이냐.” 도저히 답을 할 수 없어 한마디로 갈음했다. 수습 불가. 이 드라마가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막장 드라마도 철저한 인과응보, 결자해지를 향해 달려가면서 막판에는 속을 시원하게 풀어 준다. 그런데 이 비극은 나라 안팎에 있는 모든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들었다. 이 지긋지긋한 현실은 도대체 끝이 안 보인다. ‘몸통’으로 불리는 최씨가 입국해 31일 검찰 조사를 받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도 속속 소환될 예정이다. 이름을 다 거론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인물이 수사 대상이 됐지만, 하루하루 또 다른 이름이 드러나고 그들의 비리가 불거진다.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지만, 진짜 몸통을 배제한 채 수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바로 박 대통령과 청와대다. 이 사태를 ‘박근혜 게이트’로 불러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이 사태를 방기한 박 대통령이야말로 이 드라마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주인공이다. 박 대통령이 수사를 받지 않는 한, 청와대가 철옹성처럼 꼭꼭 닫혀 있는 한 아무리 날카로운 검찰의 칼날도 진실을 드러내진 못한다. 숨어서는 안 된다. 정치 원로들에게 자문 따위를 받으러 시간을 쓸 필요도 없다. 그들의 조언이 없어서 이 사태가 벌어진 게 아니다. 차라리 검찰의 칼날 끝에 당당히 서는 정공법을 쓰길 권한다. 진실을 갈구하는 국민의 열망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것이고, 대통령 자신이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cyk@seoul.co.kr
  • [이재용의 뉴삼성 위기를 기회로] “갤노트7 실패 경험 살려 제조공정 혁신·미래기술 찾아라”

    [이재용의 뉴삼성 위기를 기회로] “갤노트7 실패 경험 살려 제조공정 혁신·미래기술 찾아라”

    이재용 시대를 맞은 삼성전자가 1일 창립 47주년을 맞는다. 1984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30년이 채 안 된 2012년 200조원 회사로 거듭났다. 실패를 모르는 기업은 혁신을 통해 세계 최대 전자회사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은 곧 한계에 부닥쳤다. 빠른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이미지를 탈바꿈하려는 시도가 되레 ‘부메랑’이 돼 삼성전자를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 것이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100년 기업의 ‘신화’를 만들 수도, 한때 1등 기업이었다가 몰락한 소니,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1988년 이건희 삼성 회장이 삼성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것처럼 이재용 부회장도 ‘제3창업’을 선언하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다. ●보급~프리미엄제품 생산구조 개편해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재창업을 준비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번 위기가 삼성전자에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어서다. 이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원인 규명에만 몰두하지 말고 실패를 어떻게 성공의 원천으로 삼을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31일 “노트7 사태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갖지 못한 7조원짜리의 값진 경험”이라면서 “핵심 기술인 개념설계 역량은 현장에서 장기간 시행착오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리콜 전성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스마트화된 기기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처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급형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모든 라인업에 손 대는 현 사업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잡성이 높아질수록 문제해결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제조업은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하면서 ‘범용화 함정’에 빠졌다. 범용화 함정이란 경쟁사 제품과 기술적 격차가 좁혀지면서 제품 간 차별성이 사라지는 현상이 보편화하고, 이로 인해 기업 간 무한경쟁이 심화하는 현상이다. 존 자이스먼 UC버클리대 석좌교수는 지난 28일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 국제 콘퍼런스에서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를 넘어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장 환경 속에서 비용 절감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면 범용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제조업이 시장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비스 산업과의 결합을 통한 ‘제조업의 민주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삼성전자가 제조 공정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시켜 공급망, 유통망 등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태영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일의 제조 혁신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키우려면 협력업체가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자체 부품 수급률을 높여 단가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태도가 범용화 함정을 불러왔다면 이제는 협력사에 손을 내밀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장 성과 없어도 끊임없는 투자 필요 박태영 교수는 삼성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외에도 대량생산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미래 기술(바이오플라스틱 등)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투자해 사업 구조를 장기 사이클 중심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근간을 지금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상문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미 삼성은 아시아 대표 기업으로 후발 주자의 롤모델이 됐다”면서 “미국·유럽식 경영 스타일로 전환하기보다 삼성만의 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하면서 어떻게 하면 존경받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물산이 주주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한 것처럼 삼성전자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나온다.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계열사로 이관해 ‘권한=책임’을 일치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도 “비공식적인 미래전략실로 권한이 집중화된 현 구조를 분권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구글, 페이스북과 달리 경영권 방어를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차등의결권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1주(株) 1의결권’ 제도에 대한 전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스웨덴은 발렌베리그룹의 창업주 일가에 차등의결권을 통한 지배권을 인정해 주고 고용 및 투자 확대를 약속받기도 했다. ●장기 보유 주주에 인센티브 부여 검토를 이에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벌 기업은 순환출자 구조에서 추가 의결권이 나오기 때문에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기보다 장기 주식 보유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기 주식 보유제는 일정 기간(대개 2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최대 10%의 추가 배당금, 추가 의결권, 신주인수청구권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단기 이익을 노리는 외국인 주주의 배당 요구 등을 맞춰 주느라 장기 투자에 소홀한 기업에 ‘숨통’을 틔워 주자는 취지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반 고흐, 동생 결혼소식에 충격받아 귀 잘라”

    “반 고흐, 동생 결혼소식에 충격받아 귀 잘라”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가 자신의 귀를 자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그가 동생 테오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에 빠져 자해를 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작가인 마틴 베일리는 ‘스튜디오 오브 더 사우스’란 새로운 저서에서 반 고흐가 자신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동생 테오가 조 봉어르와 결혼하겠다고 알린 편지를 받은 뒤 귀를 잘랐다고 주장했다.  동생의 결혼으로 자신과의 관계가 틀어지고 후원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반 고흐가 스스로 귀에 칼을 댔다는 해석이다.  반 고흐가 동생의 결혼 소식에 괴로워했다는 내용은 이미 알려졌으나 그가 결혼 소식을 전달받은 시점은 귀를 자른 이후라는 것이 이전까지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베일리는 테오의 편지가 반 고흐가 폴 고갱과 함께 기거했던 프랑스 아를의 노란 집에 배송된 날짜가 반 고흐가 귀를 자른 1888년 12월 23일이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테오의 편지에는 돈 100프랑과 함께 오랜 친구였던 조 봉어르를 2주 전 만났고, 이번에는 그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베일리는 테오가 그의 어머니에게 미리 편지를 써 결혼 허락을 구했다는 점과 조의 오빠가 보낸 결혼 축하 전보가 1888년 12월 23일에 도착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편지를 받은 반 고흐는 결국 귀를 잘랐고 크리스마스를 약혼자와 함께하려 했던 테오는 크리스마스 당일 형을 만나러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번 주장에 비춰볼 때 반 고흐와 싸운 고갱이 이별을 통보하자 반 고흐가 절망에 빠져 귀를 잘랐다는 해석이 의문스러워진다고 보도했다.  올해 7월에는 반 고흐가 매음굴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이 개에 물려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자신의 귀를 떼어 줬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술사 교사 버나뎃 머피는 반 고흐 미술관이 공개한 사료를 토대로 정신건강이 온전하지 않던 반 고흐가 ‘살을 잃은 이에게 살을 선물한다’는 다소 신비주의적인 생각으로 귀를 잘랐다고 주장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대구시에 쿠팡 첨단 물류센터 들어선다

    대구시에 쿠팡 첨단 물류센터 들어선다

    대구시에 쿠팡의 첨단 물류센터가 들어선다. 대구시와 쿠팡은 31일 대구시청에서 투자협약을 체결하고 친환경 첨단 물류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쿠팡 물류단지는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7만 8825㎡(약 2만 4000평) 부지에 총 1000억여원을 투자해 2018년 3월 준공된다. 쿠팡은 대구를 포함한 영남권역에 전기화물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활용한 친환경 물류운송서비스를 제공하며, 대구시가 추진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도 참여한다. 대구시는 쿠팡에 미래자동차 보급과 산학협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제조, 서비스업 중심의 지역경제구조에 첨단물류 노하우와 기술을 접목해 물류산업 전반을 고도화하고, 융·복합형 신산업 확산을 앞당길 것이라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역외기업 유치 사상 최대 고용규모인 1500여 개의 일자리가 생기는 고용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번 쿠팡 유치를 통해 대규모 인력 채용과 미래형 자동차 산업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첨단통합물류인프라 조성 등을 통해 대구의 물류산업의 구조 고도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는 “대구시에 쿠팡의 기술력이 집약된 첨단 물류센터 건립으로 고객들에게 더욱 빠르고 친절한 로켓배송이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화장실까지 파고든 감시… 가장 무서운 형벌은 고독

    화장실까지 파고든 감시… 가장 무서운 형벌은 고독

    지난 25일 오후 2시. 수형번호 7004번이 왼쪽 가슴에 달린 남청색 수의를 입고 전북 정읍교도소 내 독방에 들어섰다. 독방의 크기는 3.71㎡. 구석에 있는 화장실 공간을 제외하면 채 한 평도 되지 않는 크기다. 정읍교도소에서도 다른 수형자들과 ‘혼거’(混居)가 불가능하거나 분류심사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S4급(중경비처우급)을 받은 수형자만이 들어가는 곳이다. 한마디로 ‘중범죄자’가 된 것이다. 비좁은 방이라도 한번 살펴보려 차가운 바닥에 걸음을 떼는 순간 ‘덜컹’하는 쇳소리와 함께 출입문이 잠겼다. 사방이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교도관마저 떠나자 ‘절대 고독’ 상태가 됐다. 1.5ℓ들이 물병과 플라스틱 식판 하나가 겨우 드나들 수 있도록 뚫린 사각형 모양의 배식구로 연신 싸늘한 가을 공기가 들이닥쳤다. 그제야 법무부가 마련한 수형 생활 체험 프로그램에 손을 들고 참여한 내 자신의 호기(豪氣)가 원망스러워졌다. 독방 출입문은 유리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밖에서도 교도관이 계속 수형자를 감시할 수 있다. 심지어 가장 ‘사적’인 공간인 화장실의 벽면도 투명 유리로 돼 있다. 자리에 앉아 천장으로 눈을 돌리니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숨 쉬는 매 순간마다 다른 이의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는 뜻이다. 홀로 갇힌 독방이지만 절대 혼자는 아닌 셈이었다. 피곤한 마음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라도 잠시 누워 보려 했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에 몸을 곧추세울 수밖에 없었다. 수형자들은 취침 시간이 되기 전까지 방 안에 누울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나의 모든 행동을 감시받고 노출되는 경험은 처음 겪는 ‘폭력’이었다. 내가 감옥 안에 있다는 게 그제야 추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멍하니 있자니 시선이 오래 머물 곳이 없었다. 내 분신이었던 스마트폰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시간이 흐르고나 있는지, 혹은 내가 흘러가고 있는 건 아닌지 알 수 없었다. 이윽고 온갖 망상들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던가’, ‘내가 무슨 잘못을 했던가’. 심지어 퇴소 시간을 정해 놓고 들어온 상황인데도 ‘나는 언제쯤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라는 얼토당토않은 생각까지 실감나게 솟아났다. ‘독방은 스스로에 대한 격려와 자책이 반복되는 곳’이라는 어디선가 읽었던 글귀가 떠올랐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요하던 바깥이 마치 손님이라도 찾아온 듯 소란스러워졌다. 드디어 오후 5시 30분, 저녁 식사가 건네지기 시작했다. 수형자에게는 오전 7시와 정오를 포함해 하루 3끼가 제공된다. 1식 3찬이 원칙이다. 쌀밥과 계란국에 갈치조림, 오이무침, 그리고 김치가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생각에 식판을 들었지만 자해 방지를 위해 가늘고 짧게 만들어진 젓가락은 손에 잡히질 않았다. 오이무침 하나 집는 것도 일이었다. 처음 먹는 교도소 밥은 입안에서 모래처럼 버석거렸다. 하지만 수형자들에게는 이마저도 ‘진수성찬’이었다. 한 교도관은 “예정된 반찬이 바뀔 경우 하루 이틀 전에 꼭 공지를 해야 할 만큼 수형자들이 반찬에 민감하다”고 귀띔했다. 오후 9시부터 취침 시간이 시작됐지만 교도소 독방과 복도에는 불빛이 어려 있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다. 한 사람이 겨우 누울 만한 공간에 등을 대자 그 높던 천장이 바짝 눈앞으로 다가와 방이 더 좁게만 느껴졌다. 뒤척이다 몸이 벽에 닿으면 어김없이 한기가 몰려왔다. 이따금 들려오는 교도관의 발자국 소리는 숙면을 끊임없이 방해했다. 까무룩 잠이 든 게 언제일까. 스피커로 울리는 요란한 라디오 소리에 눈을 떴다. 오전 6시 30분. 밤이 지났다. “오늘 아침엔 전북 지역에 안개가 짙게 끼겠습니다.” 교도소에 들어온 지 만 하루 만에 듣는 ‘바깥소식’이었다.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 ‘자발적 구속’이었고 ‘예정된 자유’였건만, 그래도 자유는 미칠 듯 소중했다. 정읍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경제 브리핑] LG하우시스 단열재 생산 3배로

    LG하우시스가 페놀폼(PF) 단열재 생산 규모를 3배로 키운다. LG하우시스는 충북 옥산공장에 총 540억원을 투자해 PF 단열재 제2공장을 건설한다고 26일 밝혔다. 1공장 바로 옆 부지에 600만㎡의 생산 규모로 건설되는 제2공장은 2018년 초 완공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PF 단열재 생산 규모는 현재(300만㎡)보다 세 배 증가한 900만㎡로 늘어난다. 이 제품은 뛰어난 단열 성능을 확보했으며, 층과 층 사이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 주는 화재 안전성도 갖췄다.
  • ‘헌집새집2’ 강남 “통장잔고 3422원→5층 건물주 됐다” 비결은?

    ‘헌집새집2’ 강남 “통장잔고 3422원→5층 건물주 됐다” 비결은?

    가수 강남이 5층 건물 주인이 됐다. 최근 진행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헌집줄게 새집다오2’(이하 ‘헌집새집2’)에서는 가수 강남이 출연해 오래된 집을 허물고 새로 지은 건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남은 과거 방송에 첫 출연했을 당시 통장잔고 3422원의 주인공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가 5층 규모의 새 건물을 지어 건물주로 거듭났다는 소식은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강남은 건축된 지 30년이 넘은 자신의 집을 허물고 새 건물을 지었다고 말했다. 강남은 “집이 너무 낡아 언제든 무너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활동하는 동안 쇼핑도 하지 않고 최소한의 식대만 사용해 차곡차곡 모은 돈을 전부 투자해 새 건물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했던 낡은 주택이 어떻게 변했을지, 그가 건물주가 돼 새로 이사한 집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JTBC ‘헌집새집2’는 오는 27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포토] 도널드 트럼프와 한 차에 탄 여성들 ‘풍자 퍼포먼스’

    [포토] 도널드 트럼프와 한 차에 탄 여성들 ‘풍자 퍼포먼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성추문을 풍자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트럼프 타워 앞에 세워둔 오픈카 안에서 가짜 도널드 트럼프와 비키니를 입은 여성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울산시, 미국 가스 생산공장 증설 업무협약

    울산시, 미국 가스 생산공장 증설 업무협약

    울산시가 산업용 가스·화학 제품 복합 생산업체인 미국 에어프로덕츠와 울산 울주군 온산에 가스 생산공장을 증설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이 이끄는 울산시 해외투자유치단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에 있는 에어프로덕츠 본사에서 세이피 가세미 회장, 코닝 페인터 수석 부사장, 김교영 한국법인 사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을 맺었다. 에어프로덕츠는 2018년까지 울주군 온산읍 6500㎡에 850억원(외국인 직접투자 5000만 달러, 567억원 상당)을 투자해 질소, 산소, 알곤 등 산업용 가스 생산공장을 증설한다. 에어프로덕츠는 그동안 200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2개 사업장과 5개 플랜트(온산 2개, 용연 3개)를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울산의 정유 및 석유화학, 비철금속 60여개 기업에 산소와 질소를 공급하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울산과 구미 등에 10여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에 투자할 신규 설비는 기존 설비 대비 산업용 가스 액화 공정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25%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액화 장비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고순도 액체 알곤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된다. 울산시는 업무협약에 따라 에어프로덕츠가 공장을 증설하면 연평균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로 국내 부품과 설비업체, 지역 건설업체 등 전·후방 산업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시는 지난 6월부터 에어프로덕츠코리아 실무진과 투자면담을 하고 투자계획 및 지원사항 등에 대한 긴밀한 투자협상을 벌여 왔다. 7월 20일에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 김교영 사장과 울산시 오규택 경제부시장이 비공개로 울산지역 산업용 가스 전략적 투자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다. 시는 에어프로덕츠의 공장 증설을 위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통한 조세감면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인허가와 애로사항 등 행정처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도대체 중국의 최고 부자는 누구인가?

    도대체 중국의 최고 부자는 누구인가?

     “왕젠린(王健林·62)인가, 마윈(馬雲·52)인가”  중국 최고 부자 순위가 연구·분석기관마다 각각 다르게 발표돼 실제로 중국 제일의 부호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부자 연구기관인 후룬(胡潤)연구소는 왕젠린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이 2년 연속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고 발표한 반면, 미국 블룸버그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왕 회장을 밀어내고 아시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후룬연구소가 발표한 ‘2016 부호 명단’에 따르면 중국 최고 부자는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왕젠린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차지했다. 왕 회장 일가의 자산은 2150억 위안(약 36조원)으로, 왕 회장은 2년 연속 중국 최고 부호 자리를 지켰다. 그의 아들 왕쓰충(王思聰·28)도 60억 위안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도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는 마 회장 일가의 재산은 2050억 위안으로 2위에 머물렀다. 한햇동안 41%(700억 위안)을 불리며 맹추격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3위 쭝칭허우(宗慶後·71) 와하하(蛙哈哈)그룹(1120억 위안) 회장을 5위를 끌어내린 마화텅(馬化騰·45) 텅쉰(騰訊·Tencent) 회장이 1650억 위안으로 부호 순위 3위에 올랐다.  이번 부호 순위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4위를 차지한 야오전화(姚振華·45) 바오넝(寶能)그룹 회장이다. 야오 회장은 자산 규모 1150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820%에 이르는 증가율을 보이며 대약진했다. 지난해 순위 227위권에 그쳤던 그가 단기간에 부를 축적한 원동력은 부동산기업 완커(萬科)를 적대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한 덕분이다. 야오 회장은 자기 돈도 아닌 차입금, 남의 돈으로 완커 지분 25%를 취득하며 1대 주주가 됐다. 지분 가치만 40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룬연구소는 “야오 회장의 자산은 지난 1년간 사실상 1주일에 20억 위안씩 불어난 셈”이라며 “중국에서 주식투자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부의 물결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달리 블룸버그가 지난 4월 27일 발표한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마 회장의 재산은 333억 달러(약 37조원)로 불어나며 왕 회장(327억 달러)과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長江)그룹 회장(295억 달러)을 따돌리고 아시아에서 최고 부자 자리에 우뚝섰다. 마 회장 자산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蟻金融)이 투자자들로부터 45억 달러를 조달하는데 성공해 기업가치가 600억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까닭이다. 마 회장이 왕 회장과 리 회장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9월 알리바바 미국 뉴욕에서 기업공개(IPO) 이후 기업가치가 오르면서 그해 말 두 부호의 재산 규모를 앞선 적이 있을 정도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마 회장과 왕 회장은 부호 순위 다툼 못지 않게 영화 산업 쪽에서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를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두 사람은 영화 제작과 극장 사업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9일 베이징에서 산하 영화제작 자회사 알리바바와 미국 앰블린파트너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앰블린은 할리우드의 스타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끄는 영화제작사이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알리바바는 앰블린에 소액을 출자해 영화 공동 제작과 배급, 홍보 등에서 협력하는 등 본격적인 영화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알리바바는 앞서 지난해부터 할리우드 투자에 나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5: 로그네이션’을 제작했고 올 들어 ‘스타트랙 비욘드’와 ‘닌자터틀2: 어둠의 히어로’ 등의 영화 제작에도 투자했다. 이에 맞서 왕 회장은 지난 1월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인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에 인수했다. 2000년 설립된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인터스텔라’, ‘다크 나이트’ 등을 제작했다.    마 회장이 영화 제작에 이어 극장 사업에 뛰어들면서 최대 극장 체인을 보유한 왕 회장에게 도전하는 모양새다. 알리바바바가 지난 5월 중국 영화관 체인업체인 대지극장(大地影院)에 전환사채(CB) 매입방식으로 10억 위안 투자에 나선 것이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전환사채는 합의된 기한이 지난 후 대지극장의 지분으로 전환이 가능한 채권이다. 중국 전역에 극장 313개, 상영관 1662개를 보유하고 있다. 개관을 앞둔 영화관도 310개에 이른다. 대지극장은 지난해 관람객 7158만 명을 기록, 22억 위안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 중국에서 극장체인 사업은 왕 회장이 부동의 1위다. 중국 부동산 개발 붐으로 급성장한 완다그룹은 부동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자 엔터테이먼트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 영화 사업에 박차를 가해 왔다. 왕 회장은 지난 8월 대형 스크린 업체 아이맥스와의 계약을 통해 향후 6년간 중국에 아이맥스 상영관 150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2012년에는 미 극장업계 2위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 달러에 인수했고, 올 7월엔 유럽 최대 영화관인 오데온&UCI 시네마를 9억 파운드(약 1조 3000억원)에 사들였다. 얼마 전에는 미국 3위 업체 카마이크 시네마에 인수가격을 부채 포함 12억 달러로 높여 제시했다. 카마이크 시네마는 미국 41개 주에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및 3D 영화 상영에 특화돼 있다. AMC와 카마이크가 통합되면 미 영화 상영관 체인 1위인 리걸 엔터테인먼트를 제치고 세계 1위 영화 체인으로 발돋움한다. 완다그룹의 계열사 완다위안셴(萬達院線)은 호주의 1위 영화 체인인 호이츠그룹도 사들였다. 현재 중국 영화관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완다위안셴이 40%를 기록, 2위 광선미디어(22%)를 멀찍이 따돌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7살 친아들 목 졸라 살해한 엄마 붙잡혀…경찰, 범행동기 조사

    7살 친아들 목 졸라 살해한 엄마 붙잡혀…경찰, 범행동기 조사

    7살 어린 아들을 목 졸라 숨지게 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어머니 전모(41·여)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중국 교포 출신인 전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부터 이튿날 오전 1시 30분 사이 대구 한 숙박업소 방에 머물며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22일 오전 2시쯤 숨진 아들을 안고 귀가했다가 이를 알게 된 남편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전씨는 집에 돌아와 아들이 잠든 것처럼 행동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1일 오후 8시쯤 ‘아내가 집을 나갔다’는 남편(47)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전씨 남편은 “아내가 심한 우울증과 피해망상증이 있고 자해할 우려가 있는데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갔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검 결과 아이에게 외상 등 다른 학대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평소 가정불화가 심했다”는 이 부부의 말에 따라 전씨가 아들을 살해한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혐범죄’, 가족도 예외 없다? 피살女 4명 모두 친족

    ‘여혐범죄’, 가족도 예외 없다? 피살女 4명 모두 친족

    영아를 포함해 가족과 친척여성 4명을 한꺼번에 살해한 살인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독한 여성 혐오가 배경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방 대도시 멘도사에서 23일(현지시간) 벌어진 사건이다. 멘도사 경찰은 7개월 된 딸과 부인(30), 처형(45), 아내의 할머니(90)를 살해한 용의자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살라사르라는 성을 가진 용의자는 이날 아침 칼과 총기로 가족과 아내의 친척 등 여성 4명을 한꺼번에 살해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끔찍한 살인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자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남자는 완전범죄를 꿈꾼 듯 가스벨브를 열고 초에 불을 붙여놓은 상태였다. 남자의 범행을 알린 건 11살 아들이다. 아들은 아빠가 엄마와 증조할머니 등을 차례로 살해하는 걸 목격하고 겁에 질려 바로 집을 뛰쳐나왔다. 남자는 잔뜩 피가 묻은 상태로 유일한 목격자인 아들의 뒤를 쫓았지만 자동차 사이에 몸을 숨긴 아들을 찾지 못했다. 아들은 아빠가 다시 집으로 들어간 뒤 친척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가 엄마를 죽였다"고 알렸다. 경찰의 이 친척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경찰은 "현장엔 처참하게 피가 낭자해 있었다"면서 "남자가 아들을 찾아나섰던 곳에도 혈흔이 많았다"고 말했다. 가스폭발로 살인현장을 날려버리려 한 남자는 범행 과정에서 다친 손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의사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위험한 살인사건용의자가 검거 작전에서 인질극 등 추가범죄가 없도록 테러진압에 가까운 검거작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남자가 여성 4명을 한꺼번에 죽인 이유는 아직 미스테리다. 경찰은 여성혐오 범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살해사건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민간단체 '만남의 집'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5년 10월까지 아르헨티나 전국에서 남편이나 애인 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2041명에 이른다. 30시간마다 1명꼴로 여성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연구인력 수준 높이고 단기성과 집착 버려야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연구인력 수준 높이고 단기성과 집착 버려야

    전문가들은 시장을 바꿀 신기술 개발을 위해선 긴 안목을 가지고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들에서 연구하는 기술 인력의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연구인력의 수준을 끌어올리지 않고 새로운 기술이 그냥 나오기를 바라선 안 된다”고 직언했다. 이어 “연구개발이라는 것이 닦달한다고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혁신 기업들을 보면 연구인력들이 다양한 창의적 사고를 하도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목표가 개선이 아니라 혁신이고, 신기술이라면 단기적인 성과만을 요구하는 기업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형 효성 폴리케톤부문 사장도 “결국 연구도 개발도 사람이 한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노하우를 가진 연구인력을 많이 확보한 나라가 결국 기술 경쟁력이 있는 국가가 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기술 개발 과정에서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는 위험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기업을 하다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힘든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렇다 보니 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다가 회사를 망가뜨리는 것보다 안전하고 돈이 되는 것만 하려는 곳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 교수도 “정부가 시행하는 기술연구 사업도 성과를 내기 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안전한 프로젝트에만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정부 프로젝트는 좀더 획기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에 지원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CPI 사업부장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테니 10년을 달라고 하면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 기업들 가운데 십중팔구는 하지 말라고 한다”면서 “정부 지원책과 우수한 인력도 필요하지만 긴 안목을 가지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경영철학과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세상에 없던 소재로 미래 시장의 길 만든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세상에 없던 소재로 미래 시장의 길 만든다

    “투명한 플라스틱 하나 개발하자고 10년 넘는 시간과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렇게 만든 플라스틱이 거리의 쇼윈도를 광고판으로, 투명 유리창을 디스플레이 기기로 변신시키죠.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입니다.” ●남이 만든 길 편하지만 선도자만 성장 가능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강도가 세 수십만 번을 접었다가 펴도 흠집이 나지 않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다. 개발을 담당한 강충석 사업부장은 23일 서울신문에 “현재 스마트폰 전면 디스플레이 소재는 대부분 강화 유리여서 무게가 무거운 것은 물론 잘 깨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대체하면 충격에 강한 것은 물론 스마트폰을 접고 구기는 형태로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좀더 발전해 디스플레이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시장을 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 8월부터 경북 구미시 구미공장에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중 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연간 2000억원 상당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산업계에도 ‘패스트팔로어’(발빠른 추격자) 전략을 접고 ‘퍼스트무버’(선도자)로 변신하려는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발빠른 추격으로 이미 세상에서 검증된 제품을 양산하는 전략만으로는 더이상 성장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만의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성장이 가능한 시대라며 신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소재·부품 분야에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최근 노력의 결실들이 나오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처음부터 자신들만의 기술로 제품을 만들지는 못했다. 강 사업부장은 “1990년대 중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관련 소재를 만든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남의 기술을 따라가기 바빴던 10년이 지나 2000년대 중반이 되자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무섭게 성장한 중국이 어느새 소재·부품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뒤를 바짝 쫓고 있었던 것이다. 강 사업부장은 “남이 개발한 것을 그대로 만들면 사실 편하고 사업도 안전하지만 그렇게 있다가는 중국이나 다른 개도국들에 따라잡힐 수밖에 없다”면서 “그때부터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보고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소재·제품 개발 병행해야 진정한 선도자 효성도 세상에 없던 물건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은 2004년부터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 플라스틱인 ‘폴리케톤’ 연구에 착수했다. 2010년부터는 산업자원통상부의 세계 10대 일류소재기술(WPM) 사업 국책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기도 한 이 연구는 시작한 지 10년 만인 2013년 11월 결실을 맺었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산화탄소를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로 변환한 폴리케톤은 자동차와 전기전자 분야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신소재 개발과 제품 개발이 함께 진행되지 않은 탓에 아직 시장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 화학회사 듀폰은 나일론을 개발하면서 칫솔과 양말, 스타킹 등 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함께 만들어 시장을 넓혔다. 소재 개발과 함께 제품 개발을 병행해야 진정한 퍼스트무버로 도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효성에서 폴리케톤 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박준형 사장은 “소재 산업이 워낙 보수적인 탓에 아직 시장 개척 단계에 있다”면서 “폴리케톤이 기존 공업용 플라스틱 제품들을 대체하게 되면 부가가치 창출 효과는 1조원, 전후방 산업으로 미치는 효과는 최소 1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년내 결과물 없어도 인내심 갖고 투자해야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태진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시장을 바꿀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본과 인력도 필요하지만,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효성과 코오롱은 소재산업이라는 부문에 기업이 특화됐을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긴 안목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주요 그룹들은 당장 2~3년 안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기술은 이것이 먼 미래에 우리나라와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쉽게 개발하려 들지 않는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ESA 화성 착륙선, 추락돼…추락 흔적 사진 공개

    ESA 화성 착륙선, 추락돼…추락 흔적 사진 공개

    미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정찰위성이 유럽우주기구(ESA)의 화성 착륙선 추락 흔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전송해왔다고 ESA 홈피에서 2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키아파렐리가 2~4km 에서 하강하기 시작해 시속 30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지면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ESA의 관계자가 22일 ESA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두 개의 점 중 큰 쪽은 착륙선이 지면에 충돌할 때 화성 지표 물질들이 만든 추락 흔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는 ESA측은 아마도 추락하는 충격으로 착륙선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추진체의 연료 탱크에 연료가 가득 들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욱 자세한 분석이 이루어지면 상황이 보다 명확하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ESA는 말했다. 엑소마스 팀원들은 스키아파렐리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역추진 분사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에서도 로켓이 점화되지 않았음을 알아냈다. 이는 곧 연료 탱크에 그대로 연료가 남아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화성 궤도 정찰위성이 보내준 이미지는 저해상도의 CTX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 실험(HiRISE))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는 다음주에 전송될 것이라고 한다. 추락 흔적이 발견된 곳은 화성의 메리디아니 평원에 있는 착륙 예정지보다 5.4km 서쪽 지점이다. 메리디아니 평원은 화성의 적도 남쪽의 길이 1만 600㎞에 달하는 거대한 평원으로, 생물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NASA에서 탐사선 오퍼튜니티를 2004년 1월 착륙시켜 분석한 결과,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현재도 이 지역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3월 14일 발사돼 지난 16일 화성 궤도에 안착한 모선(母船) 엑소마스에서 분리된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펴고 속도를 줄이면서 하강하여, 착륙 직전 로켓을 역분사해 표면에 내려앉을 예정이었다. ESA의 엑소마스 프로젝트는 15억 달러(약 1조 6890억원)를 투자해 화성 대기와 표면의 메탄가스를 분석해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고, 2020년대에 화성의 특정물질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정찰위성이 보내온 새로운 이미지와 같은 장소를 찍은 과거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화성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착륙을 시도한 10월 19일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추락 흔적이 나타났다. 사진 아랫부분에 보이는 밝고 작은 점은 착륙선의 낙하산, 크고 어두운 점은 착륙선이 지면에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흔적으로 보인다.(사진=NASA/JPL)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화성 착륙선, 착륙 1분 전에 실종…통신두절

    화성 착륙선, 착륙 1분 전에 실종…통신두절

    ​ 화성의 저주가 다시 시작되었는가? 유럽우주국(ESA)의 무인 화성(火星) 착륙선이 착륙 과정에서 통신두절로 실종됐다. 19일 오후 11시 48분(한국 시각)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엑소마스(ExoMars)의 화성 착륙선 '스키아파렐리'가 유럽우주국(ESA)과의 교신이 끊기면서 실종되는 바람에 안착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3월 14일 발사된 뒤 지난 16일 화성 궤도에 안착한 모선(母船) 엑소마스에서 분리된 스키아파렐리는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 낙하산을 펴고 속도를 줄이면서 하강하여, 착륙 직전 로켓을 역분사해 표면에 내려앉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착륙 과정 6분 중 마지막 1분을 남기고 통신이 끊어짐으로써 그 운명이 현재 베일 속에 가려지게 되었다. 예상해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협곡같이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 착륙했을 가능성, 통신 기기가 고장 났을 가능성, 역분사에 실패해 지표에 충돌, 폭발했을 가능성 등이 있다. ESA의 엑소마스 프로젝트는 15억 달러(약 1조 6890억원)를 투자해 화성 대기와 표면의 메탄가스를 분석해 생명체가 있는지 조사하고, 2020년대에 화성의 특정물질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다. 탐사선은 예정대로라면 10월 16일 14시 48분(GMT) 스키아파렐리의 하강 및 표면 착륙이 이루어지고, 20일에는 스키아파렐리 상태 업데이트가 이루어져야 한다. ESA는 현재 아직 실패를 속단하기엔 이르다면서 지금까지 수신한 스키아파렐리의 데이터를 분석, 통신 두절의 원인을 찾는 한편, 착륙선으로부터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스키아파렐리가 내릴 예정이었던 곳은 화성의 적도 남쪽의 길이 1만 600㎞에 달하는 거대한 메리디아니 평원으로, 생물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NASA에서 탐사선 오퍼튜니티를 2004년 1월 착륙시켜 분석한 결과,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현재도 이 지역에서 탐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한전 UAE 원전 운영권 54조원 또 ‘잭팟’

    한전 UAE 원전 운영권 54조원 또 ‘잭팟’

    한국전력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운영권을 수주해 또 한번의 ‘잭팟’을 터뜨렸다. 60년간 매출 54조원(연간 9000억원)을 올릴 수 있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따낸 것이다. 특히 원전 설계·건설에 이어 운영권까지 계약해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원전 수출국 국제 위상 높아질 듯 한전은 20일 UAE 아부다비에서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와 UAE 원전 운영 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환익 한전 사장과 무함마드 알하마디 ENEC 사장은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칼둔 알리파 알 무바락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겸 ENEC 이사회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계약서에 서명했다. ●자동차 228만대 수출 효과와 맞먹어 한전은 총 5600㎿ 출력의 UAE 바라카 원전을 60년간 운영하는 동안 54조원(약 494억 달러)의 안정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금액은 원전 운영 전체 매출액 305조원(약 2744억 달러)에서 한전이 확보한 지분(18%)의 배당 수익이다. 매출 54조원은 UAE 원전 건설 사업의 수주 금액인 21조원(약 186억 달러)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자동차 228만대 또는 휴대전화 5200만대를 수출한 것과 비슷한 경제 효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1호기 준공… 2020년 4호기 완공 한전은 2009년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400㎿급 전력을 생산하는 한국형 신형 원전(APR1400) 4기의 건설권을 따냈다. 내년 5월 1호기가 준공되며, 그 이후 해마다 1호기씩 추가로 준공돼 2020년에 최종 완공된다. 한전은 ENEC와 함께 UAE 원전의 공동 운영 사업자로 9900억원(약 9억 달러)을 출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지난 7월 바라카 원전을 운영하는 나와(NAWAH) 법인을 세웠다. 정동희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이번 원전 운영권 확보로 계약 수주 관계에서 공동 투자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면서 “원전이 폐로할 때까지 운영 수익을 거두고 수명이 연장되면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간 최대 1000여명의 해외 신규 고용도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과 자회사인 한전KPS는 UAE 원전 정비 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계약을 추가 체결하기로 했다. 지난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결한 14년간 3000여명의 인력을 파견하는 원전 운영지원 계약과 더불어 연간 최대 1000여명에 이르는 해외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셈이다. 국내 관련 기업들도 UAE 원전 건설, 기자재 공급, 운영, 유지·보수에 참여할 수 있어 우리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에 대한 경쟁력 입증으로 원전 수출 강국의 위상도 확보하게 됐다. 조 사장은 “신뢰받는 원전 운영으로 세계 최고의 원전 프로젝트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서병수 시장 “부산 수돗물 불신 없앨 것”

    “부산 수돗물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20일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수돗물 순수시대 원년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에 6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수돗물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 시장은 “부산은 2014년 상수도 보급률 100%를 달성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지만 많은 시민들이 우리 수돗물에 대해 의심과 불신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시장은 “이런 불신을 없애고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있도록 내년부터 오래된 도시 상수도관 교체, 집안 노후 수도관 교체 지원, 수도관 내시경 진단, 급수조형물 확대 설치, 물탱크 없는 부산 만들기 등 7대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돗물 시민 평가단 137명을 선발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시장은 “현재 53%로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준인 음용률을 2025년까지 64%로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 시장은 “부산형 물복지는 수돗물을 직접 마셔도 이상할 것 없는 ‘수돗물 순수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취수부터 정수, 급수에 이르기까지 수돗물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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