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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투자증권, 대통령도 가입한 ‘필승코리아 펀드’ 어때요

    NH투자증권, 대통령도 가입한 ‘필승코리아 펀드’ 어때요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판매되는 펀드 중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을 방문해 이 펀드에 가입하면서 화제가 됐다. 2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NH-아문디 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이 펀드는 한일 무역전쟁을 비롯한 세계 무역 여건의 변화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국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과 성장성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로 인한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반영해 ‘필승코리아 펀드’로 이름을 지었다. 증권사가 가져가는 운용 보수와 판매 보수가 다른 주식형 펀드보다 낮은 수준이다. 운용 보수의 50%를 기금으로 적립해 소재·부품·장비 관련 대학 장학금, 기타 사회공헌활동 등에 지원한다. 이런 취지에 동참하고 펀드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협 계열사들이 300억원가량의 초기 투자액을 넣었다. 상품 출시 직후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물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들도 모두 이 펀드에 가입했다. 지난 17일 기준 펀드 운용 규모가 662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운용 수익률은 2.77%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전달래 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투자 기회로 삼기 위해 범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의지를 모아 출시한 상품”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에 힘입어 핵심 산업 및 소재 국산화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펀드 성과도 크게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78년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60만명 해외 체류 고객들 ‘발 동동’

    178년 여행사 토머스 쿡 파산, 60만명 해외 체류 고객들 ‘발 동동’

    178년의 역사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사인 토머스 쿡이 결국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고 파산을 선고했다. 빅토리아 여왕 때인 1841년 토머스 쿡(1808∼1892년)에 의해 설립된 이 회사는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이웃 도시인 러프버러까지 19㎞ 구간을 기차로 500명의 승객을 실어나르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해 1855년에 세계 최초로 유럽대륙 여행 패키지를 선보였고, 여행과 숙박, 식음료를 포함한 패키지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 뒤 외화 환전 서비스, 여행자수표 발행 등 세계 최초의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으며 여행업을 선도했다. 토머스 쿡이 16개국에서 운영하는 호텔, 리조트, 항공사, 유람선 이용객만 연간 1900만명에 이른다. 모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거래 상대 기업들은 잇따라 거래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 상품을 위해 해외 체류 중인 여행객만 60만명, 그 중에서도 영국인 15만명의 발이 묶일 공산이 높다. 당장 영국 정부는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해 94편의 대형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적지 않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파산 소식과 함께 송환 계획이 발표된 첫날부터 세계 곳곳에서 상당한 혼란과 진통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토머스 쿡은 23일 이른 아침 성명을 통해 마지막 회생 논의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림에 따라 파산을 선언하고,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성명은 “상당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주주와 새로운 신용 공여 예정자의 합의가 불발됐다”며 “이사회는 즉각 청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피터 프랑크 하우저 최고경영자는 “수백만 고객과 수천 명의 직원,오 랫동안 우리를 지원해준 협력·공급업체들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중국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은 성명을 통해 “그룹 경영진이 관련 이해 당사자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지 못한 데 대해 실망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파산이 확정된 직후 취재진에게 정부가 이 회사를 구제했으면 도덕적 해이를 유발했을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여행사들이 미래에 이런 파산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머스 쿡은 영국 내 600여개 지점 9000명의 직원 외에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중국 등 16개국에 영업 지점을 둔 글로벌 여행업체로 2만 1000여명을 고용했다. 또 영국과 스페인, 독일 등에서 모두 4개 항공사를 운영해왔으며,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의 7개 호텔 체인도 보유해왔다. 고객들의 항공기 등 운항이 중단되자 영국 정부와 민간항공국 등이 긴급 여행자 운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마터혼 작전’으로 명명된 이 작전에는 평시 영국의 자국민 이송으로는 최대 규모인 94대의 대형 수송기가 투입된다. 아프리카 튀니지에서는 이 회사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에 토머스 쿡 상품 이용자들이 호텔 측에 의해 감금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는 원만하게 분쟁이 해소됐으며 휴가객들이 호텔에서 풀려났다고 설명했다. 패키지 상품에서 개별적인 자유여행으로 트렌드가 급격히 바뀌는 추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파산 직전까지 17억 파운드(약 2조 5311억원) 빚더미에 시달렸다.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은 지난달 4억 5000만 파운드(약 7148억원)를 투자해 토머스 쿡의 여행 부문 지분 75%와 항공 부문 주식 25%를 취득했다. 포선 인터내셔널 그룹 등 채권단은 토머스 쿡과 9억 파운드(약 1조 3407억원)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지만, 2억 파운드(약 2970억원)를 추가로 토머스 쿡에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에 2억 파운드 긴급 지원을 요청했지만 영국 정부는 딱 잘라 거절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레일톡’ 종합여행플랫폼으로 재구축

    모바일을 통한 승차권 구입 및 여행 정보를 얻는 여행객이 늘어남에 따라 열차 승차권 예매 앱인 ‘코레일톡’을 원스톱 종합여행플랫폼으로 재구축한다. 또 2024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관광전용열차도 개발할 계획이다. 코레일이 23일 이같은 내용의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철도관광 중장기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코레일톡으로 열차 승차권과 호텔, 렌터카 등 역 주변 여행콘텐츠를 한 번에 예약·결제할 수 있는 ‘토털여행서비스’를 강화한다. 2024년까지 150개 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공연티켓, 스포츠관람권, 지역 특산물 등의 콘텐츠를 추가키로 했다. 2020년 상반기 중으로 승차권 예매 홈페이지를 모바일에 특화된 철도관광 상품판매 전용 홈페이지로 개편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T) 취약계층을 위해 철도관광 상품 전화 판매 시스템을 도입, 여행센터를 통한 상품 예약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관광전용열차를 대체할 새로운 관광전용열차 17편성(96량)을 도입한다. 열차 도입에는 1700억원을 투입할 에정으로 현재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레일유럽·일본철도(JR) 등 해외 철도유관기관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외국인 전용 철도패스 ‘코레일패스’의 해외 판매망을 확대한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씨트립’과 코레일패스 판매 대행 계약을 10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열차 승차권과 숙박·관광지 입장권 등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기차여행 플랫폼을 추가하고 해외 온·오프라인 판매처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철도 이용 확대를 위해 다국어 홈페이지에 ‘기차여행 지도서비스’를 내년부터 시작한다. 연말부터는 외국인 전용 ‘코레일패스’를 코레일톡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코레일은 중·소여행사와 상생 및 철도관광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획한 패키지 상품을 여행사에 공급할 계획으로 철도관광 상품 전문판매 대리점을 공개 모집키로 했다. 이선관 고객마케팅단장은 “글로벌·모바일 등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철도관광 패러다임 전환으로 국내 관광 활성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기후 변화 대응 촉구… 그게 지나친 요구인가”

    “기후 변화 대응 촉구… 그게 지나친 요구인가”

    사상 첫 ‘유엔 청년 기후정상회의’ 개최 120개국 1000여명… 한국서도 4명 참석 “MS, 회사 수익만 관심” 비판 나오기도 서울·독일·필리핀 등 세계 곳곳서 집회세계 160여개국에서 열린 ‘기후 파업’에 400만명가량이 참석해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한 가운데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청년 기후 대표들이 기성세대와 대기업의 안이한 기후 대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AFP통신은 이날 사상 처음으로 열린 ‘유엔 청년 기후정상회의’에 젊은 환경운동가와 기업인 등 500여명을 포함해 120개국에서 1000여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기후행동·지속가능청년네트워크 소속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스테인US’ 활동가인 캐슬린 마(23)는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 측 참석자를 향해 “젊은 세대보다 (회사의) 수익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MS가 에너지 분야 대기업인 셰브런, 유전기업 슐룸베르거 등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 계약을 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남태평양 피지에서 온 코말 카리시마 쿠마르는 “지도자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선거에서 표심으로 심판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 청년들의 위기 의식은 전날 거리에서도 표출됐다. 전 세계 160여개국 수천개 도시와 마을에서 기후변화 대응 촉구 시위가 벌어진 것이다. 세계적인 기후 파업을 주도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는 이날 뉴욕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안전한 미래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게 지나친 요구인가”라고 반문했다. 23일 유엔 기후 정상회담을 앞둔 뉴욕에서는 6만명이 맨해튼 거리를 행진했다고 시 당국이 밝혔으나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이 25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뿐 아니라 필리핀, 우간다, 브라질 등 여러 대륙의 주요 도시에서 수만명의 청년들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심지어 남극에서도 과학자들이 집회를 펼쳤다. 한국에서는 21일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가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현대사에서 부자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까지 청년 운동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펼쳐진 것은 매운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시위에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하는 세계 정·재계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30년까지 최소 1000억 유로(약 131조원)를 투자해 에너지·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전기차 보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파리기후협정을 10년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기후 서약’에 첫 서명자로 참여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법원 “택시 기사, 화장실 가려 무단횡단 사고는 산재”

    택시 운전기사가 운행 중 화장실 이용을 위해 무단횡단하다가 당한 사고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박성규)는 택시기사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택시 운행 도중 경기 성남의 한 시장 도로변에 잠시 정차한 뒤 왕복 4차로 건너편의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버스에 부딪혀 사망했다. 공단 측은 재판에서 A씨가 사고 현장에서 2㎞ 떨어진 회사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으며 개인 물건을 사기 위해 시장에 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업무와 사고 사이의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교대까지 2시간 남은 상황에서 개인 물품을 사러 시장에 갔을 것이라고 추론하기는 어렵다”면서 “업무 장소가 고정되지 않은 택시기사가 근처 회사 화장실을 사용했어야 한다고 볼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편도 2차로의 도로에서 주차된 택시로 돌아가면서 무단횡단한 것이 (업무상 재해의 예외인) 산업재해보상법상 ‘고의·자해 행위나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익산 왕궁 축사 매입 2022년까지 마무리

    새만금 수질 오염원으로 지적되는 전북 익산시 왕궁면 집단 축산단지 매입 사업이 2022년 마무리 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익산시 왕궁면 축사를 2022년까지 전량 매입해 나무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현재 왕궁지역은 81개 농가가 13만 3000㎡의 축사에서 돼지 7만 2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이들 농가의 축사는 대부분 재래식 사육방식이어서 악취 발생가 수질오염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전북도는 해당 축사들을 내년부터 3년간 389억원을 들여 사들인 뒤 일대에 나무를 심고 하천을 복원할 방침이다. 도는 이를 위해 올해 국비 118억원을 확보했다. 전북도는 ‘왕궁 환경개선 종합대책’에 따라 2011년부터 올해까지 1619억원을 투자해 현업 축사 39만㎡, 휴·폐업 축사 21만 9000㎡를 사들이고 생태습지를 복원했다. 이 사업으로 가축분뇨로 오염된 익산천의 수질오염이 크게 개선됐다. 2010년 4.59㎎/L이던 익산천의 총인(T-P)은 지난해 기준 96.3%가 줄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진전 안되는 남북대화…통일장관의 ‘임중도원’

    진전 안되는 남북대화…통일장관의 ‘임중도원’

    ‘강력한 대화론자’로 기대 컸지만 남북경색 국면 쌀 지원 등 ‘물거품’ 개성공단 방북승인에도 北 무응답 일각선 “강연·축사에 치중” 비판도 金장관 “남북 소통 채널 열어둘 것” 이달말 북미 대화 재개로 다시 ‘희망’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장관으로 지명됐을 때 보수 야당은 격렬히 반대했다. 대표적 대화론자인 그가 급진적 남북대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남북관계는 어디까지 왔을까. 표면적으로는 거의 전진하지 못했다.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여파로 남북관계도 꼼짝없이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화론자인 김 장관마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종속돼 있음을 실감케 한 지난 반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 장관의 측근들에 따르면, 김 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을 놓고 사석에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곤 했다. 물론 김 장관은 지난 4월 8일 취임할 때 북미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을 의식한 듯 서두르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임중도원’(맡겨진 일은 무겁고 길은 멀다)이라는 말을 인용했는데, 돌이켜 보면 지난 반년이 그의 말대로 된 셈이다. 아마 그 말을 한 김 장관 스스로도 교착상태가 이처럼 길어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법하다. 물론 김 장관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통일부 차원에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궁리해 냈다. 우선 대북 쌀 지원이다. 통일부는 지난 6월 대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안보 상황과 분리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쌀 5만t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으로서는 최선의 성의를 보인 셈이지만 북한은 8월 한미 연합 훈련이 그간의 합의사항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며 쌀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당초 전달 완료 목표 시점인 9월에도 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개성 시설 점검 역시 정부에선 방북승인을 내줬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은 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언론 기고글에서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제재가 아니라 자해라고 한 바 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이냐”라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정도로 강한 소신을 드러낸 분야이기도 하다. 또 통일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시설 개·보수 공사까지 진행했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해 8월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가 “앞으로 남북관계 활성화가 돼 질문이 폭주해 2시간쯤은 기자들에게 브리핑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할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다. 남북대화가 막히자 김 장관은 각종 국내 강연 일정을 적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실제 9월 공식일정 중 국회 출석 외엔 전북대 옴니버스 특강, 한민족공동체방안 30주년 기념행사 기념식 참석 등이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금 장관이 축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참 국가적 비극”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나마 9·19 평양 선언 1주년 기념행사가 기대를 모았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축소 개최되는 불운을 맛봤다. 1년 전 이맘때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개성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있었다는 점과 대조된다. 그러나 김 장관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19일 9·19 1주년 기념사에서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 간 대화와 소통의 채널도 항상 열겠다”고 했다.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지금 김 장관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 있을까. 그는 장관이 되기 전인 2018년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한국의 역할은 내비게이터다. 어려운 고비가 오면 남북 관계가 북·미보다 한 발 정도 앞에 나가면서 해소 국면을 끌어낼 수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책 보면 시각 기억력 업!… 독서의 계절 한 권 어때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책 보면 시각 기억력 업!… 독서의 계절 한 권 어때요

    “좋은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새 친구를 얻은 것과 같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는 옛날 친구를 만나는 것과 같다.”(영국 극작가 올리버 골드스미스) 혼밥, 혼술 같은 단어들이 익숙해질 정도로 타인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 책 한 권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요. 그렇지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이런 ‘책 친구’조차 가까이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 중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4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독서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 그리고 ‘스마트폰 이용’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손 안의 컴퓨터’라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알고 싶든 그렇지 않든 간에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인터넷 게임처럼 자극적인 놀잇감까지 제공하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책 읽기는 멀어지기 마련이지요. 독서는 500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발명품이기 때문에 문자를 읽고 인식하는 부위가 따로 있을 정도까지 뇌가 진화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읽기는 뇌의 여러 부위를 동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뇌의 여러 부위를 자극해 발달시키는 것이겠지요.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 라드바우드대, 스위스 취리히대, 인도 의생명연구센터, 하이데라바드대, 알라하바드대, 이쉬어 사란 디그리대 소속 신경언어학자와 뇌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읽기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팀은 독서가 ‘시각단어형태 영역’(VWFA)이라는 뇌 부위를 자극함으로써 시각 인지, 시각 기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19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러크나우 인근 마을 2곳을 골라 23~39세의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만 글을 알지 못하는 남녀 29명을 선발해 6개월 동안 읽기와 쓰기를 가르쳤습니다. 글을 가르치는 동안 연구팀은 주기적으로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해 참가자들의 뇌 기능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문맹이었던 사람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되면서 뇌의 VWFA 부위뿐만 아니라 시각 관련 부위가 활성화되면서 글자가 아닌 얼굴이나 사물, 각종 문자 형태 등을 더 잘 기억하고 구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알렉시스 헤르바이스 아델만 취리히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읽기가 시각 뇌의 반응을 더 민감하게 만들어 시각체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습니다.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 따로 있겠냐마는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계절’이라 부르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 한 권을 들고 하루 10분씩만 짬을 내 읽는다면 스마트폰과 인터넷 게임 등 디지털로 피로해진 뇌를 잠시 쉬게 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화웨이 “5G 보안 우려, 증거 없는 소문”

    화웨이 “5G 보안 우려, 증거 없는 소문”

    켄 후 순환회장 “통신 장비 플랫폼 개방” 15억 달러 투자해 개발자 500만명 지원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華爲)가 5G(5세대 이동통신) 보안 논란과 관련해 “증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5G 네트워크 선도 업체인 화웨이는 통신 장비를 통해 각국의 기밀 정보를 탈취한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5G 경쟁에서 촉발된 미국과의 무역 갈등도 이 보안 문제와 관련이 깊다. 켄 후 화웨이 순환회장은 18일 중국 상하이 세계엑스포전시관 및 컨벤션센터(SWEECC & SEC)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2019’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의 5G 장비 보안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화웨이의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지만 증거가 하나도 제출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올해로 4회째인 화웨이 커넥트는 최고경영진의 기조연설, 최고 전문가 토의, 기업 임원 간담회, 기술·사례 공유 등이 이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콘퍼런스로, 올해는 인공지능(AI)의 앞글자를 따 ‘지능의 진화’(Advance Intelligence)라는 주제로 열렸다. 후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화웨이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화웨이의 통신 장비 하드웨어 플랫폼을 공개해 협력 파트너사들이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도 개방해 나갈 것”이라면서 “오픈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 15억 달러(약 1조 7800억원)를 투자해 개발자 500만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음성·이미지 인식 등 과거에 없었던 새로운 규율이 생겨난 상황에서 화웨이는 새로운 컴퓨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후 회장은 이날 AI 기계학습(머신러닝) 플랫폼인 ‘아틀라스 900’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그는 “AI 트레이닝이 가장 빠른 클러스터로 테스트 결과 경쟁사 제품보다 10초 이상 빨랐다. 20만개 이상의 행성을 10.02초 만에 스캔할 수 있는 속도”라면서 “천문학 연구에서부터 석유 탐사까지 다양한 과학 연구 분야와 비즈니스 혁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 커넥트 행사는 20일까지 3일간 열리며, 5G·AI·클라우드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취재진 등 2만여명이 현장을 찾는다. 상하이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동원개발 장복만회장,동아대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동원개발 장복만회장,동아대서 명예박사 학위 받아

    향토 기업인 동원개발 장복만(71) 회장이 동아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아대학은 18일 “장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서 국가와 지역 경제 및 주거, 교육, 문화 분야에 헌신적인 업적으로 나라 발전에 기여한 바가 커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동아대 승학캠퍼스 리인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는 장 회장과 한 석정 동아대총장을 비롯한 대학 관계자, 학교법인 동아학숙 관계자, 신정택 동아대 총동문회장,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정순택 총동문회 고문, 김재진 경동건설회장 및 가족 지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장 회장은 “20대에 주경야독의 꿈으로 입학했지만, 학업을 마치지 못해 평생 배움의 한을 안고 살아왔는데 오늘 이 자리에 서니 감개무량하다”며 “과분하게도 명예박사 학위를 받아 감사하다”소감을 밝혔다. 또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열심히 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신 총동문회장은 축사에서 “명문사학의 전통을 자랑하는 동아대학교 20만 동문을 대표해 많은 업적과 훌륭한 인품으로 사회적 존경을 받는 장 회장님의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영득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1942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 1969년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했으나 경제적 사정 등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했던 장 회장은 모교 입학 후 48년 만인 지난 2017년 명예법학사 학위를 받았다. 20대에 대한제강 입사 후 꼼꼼하고 탁월한 업무수행능력으로 경리·영업·자재 등 3개 과장직을 동시에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신흥철재상사에서도 경영능력을 발휘한 후 지난 1975년 동원주택을 설립, 특유의 정직하고 성실한 경영철학을 갖고 지금의 동원개발로 성장시켰다. 동원개발은 지방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48층 초고층아파트 건립, 시공능력 1조 원 돌파, 신용등급 최고등급 획득 등 명실상부 전국구 건설회사로 자리 잡았다. 장 회장은 금탑산업훈장·납세자의 날 대통령표창·국민훈장 모란장·대한민국 가장 신뢰받는 기업가 상 등을 수상하며 부산주택업계의 대부로 귀감이 되고 있다. 동원교육재단과 동원문화장학재단 등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펴고있다. 동원과기대와 동원중·고등학교 등에 거액을 투자해 최고의 교육환경과 최첨단 교육시설을 갖춰 미래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1999년 설립한 동원문화장학재단을 통해 2000년부터 2018년까지 경남지역 학생들에게 3억6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했다.또 고향인 통영시 학생을 매년 선발해 대학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장 회장은 저소득 주민들을 위한 이웃돕기 성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 재해지역 시설복구 성금 전달 및 자원봉사 참여 등 지난 25년간 교육문화 장학 사업과 각종 사회 기부금으로 총 980억 원을 국가사회 발전을 위해 내놓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경영인의 모범이 되고 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 발표…죽전네거리 서대구권 중심으로 급부상

    서대구 역세권 대개발 미래비전 발표…죽전네거리 서대구권 중심으로 급부상

    서대구 고속철도역사 건립 사업과 연계한 서대구 역세권 종합적인 개발 사업에 대한 미래비전이 발표되면서 죽전네거리가 범어네거리에 이어 서대구권 맨하튼(명품 주거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9일 오는 2030년까지 총사업비 14조4천357억원(공공투자 9조1천945억원, 민간투자 5조2천412억원)을 투자해 서대구 고속철도 역세권 98만8천㎡(30만평)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시청 상황실에서 “서대구 역세권 개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민간투자유치 노력과 더불어 인프라 조성 및 환경개선 등 여건개선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며 “서대구 역세권을 첨단경제와 문화, 스마트교통, 환경이 어우러진 미래 경제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10일 부동산 투기 차단을 위해 서대구 역세권 개발 예정지 전체 면적 98만8천311㎡를 토지거래예약 허가구역으로 지정·공고했다. 이에 따라 허가구역 내 토지 거래 면적이 주거지역 180㎡, 공업지역 660㎡, 녹지지역 100㎡를 초과할 경우 거래 당사자는 매매계약 체결 전 해당 구청에서 토지거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죽전네거리가 서대구 고속철도역사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인한 최대 수혜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대구 고속철도 역사와 가까운 죽전네거리가 토지거래계약 허가지역에서 포함되지 않으면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죽전역은 여러 가지 호재 속에 힘입어 최근 대구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선도 하는 곳으로 올해 감삼동 지역 아파트 분양이 지속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죽전역은 신세계 빌리브스카이, 현대 힐스테이트,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 대우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삼정브리티시 용산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모여 있어 생활인프라와 상권이 잘 형성된 곳으로 대구 서부권 아파트 분양의 중심에 서 있다.화성산업(주)은 죽전역에 9월중 지하4층, 지상 38층 규모에 아파트 63㎡, 84㎡ 144세대, 오피스텔 84㎡ 68실 총 212세대의 ‘죽전역 화성파크드림’을 일반 분양한다. 화성산업(주)은 아파트는 물론 오피스텔까지 전 세대에 조망권을 확보한 4-Bay 설계를 적용하였으며,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하는 클린에어시스템 및 홈네트워크와 연동한 IoT@Home 구현으로 건강하고 편리한 생활을 실현했다. 무인택배시스템으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으며 차량 동선에 따라 조명밝기를 자동 제어해주는 지하주차장 스마트 조명시스템으로 에너지를 절감한다. 블루투스 4.0 원패스 시스템을 적용해 편의성을 극대화하였으며 200만 화소 CCTV와 무선열선감지기, 거실동체감지기, 지하주차장 비상콜 등 강화된 보안시스템으로 주거안전성을 한차원 높였다. 특히 오피스텔은 빌트인 콤비냉장고 2대, 빌트인 김치냉장고, 주방상판 엔지니어스톤, 전기오븐, 하이브리드 쿡탑, 남측 채광창, 시스템 에어컨(안방, 거실), 현관중문, 수납장식장, 붙박이장을 무상제공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DLF 불완전판매 아닌 사기”… 투자자들 피해 배상 공동소송

    “원금 손실 설명 안 하고 수익률 보장 강조” 금융소비자원 “투자자들 녹음 증거 있어” 금감원, 검사 통해 일부 불완전판매 확인 분쟁조정 신청 150여건 접수… 새달 시작 A(80대·여)씨는 지난해 11월 적금을 들러 서울시내 한 은행지점에 갔다가 미국과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에 1억원을 넣었다. 청각장애인인 A씨는 당시 보청기를 갖고 나가지 않아 딸을 불렀다. 은행 직원은 A씨 모녀에게 “수익이 더 많은 상품”이라며 DLS를 권유했다. A씨는 남편이 주식에 투자해 실패한 적이 있어 “주식은 절대 안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은행 직원은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말했다. A씨의 딸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물어봤다. 은행 직원은 “절대 손해 날 일이 없다. 어머니가 걱정하시니 얘기하지 말라. 손해 나면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A씨는 언론을 통해 이자는커녕 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의 딸은 소비자단체인 금융소비자원과 손잡고 손해배상 소송 청구에 나서기로 했다. A씨 딸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미리 알았다면 누가 가입했겠나. 이건 사기”라고 주장했다. A씨 사례처럼 대규모 원금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 금리 연계 DLS와 파생결합펀드(DLF) 투자자들이 상품을 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이르면 이번주 피해 전액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 소송을 제기한다. 투자자들은 두 은행이 ‘불완전 판매’(금융상품의 주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를 넘어 사기를 쳤다고 주장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은 16일 “법무법인 로고스와 이르면 이번주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DLF 피해 전액 배상 공동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융소비자원에 공동 소송을 접수시키겠다고 밝힌 투자자는 8명이다. 이 중 4명은 관련 서류를 다 갖춰 언제든 접수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100% 사기”라는 입장이다. 이 상품들은 연계된 해외 금리가 일정 구간에 머무르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지만 금리가 일정 구간을 벗어나 하락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투자자들은 두 은행이 원금 손실 가능성을 미리 알려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수익이 보장된 것처럼 설명했다고 주장한다. 조 원장은 “은행들이 원금 손실 가능성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는 대화 녹음과 같은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원에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에는 이런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B(60대·여)씨는 지난 4월 우리은행이 판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S에 1억원을 넣었다. 개인자산관리사(PB)가 “독일이 망하지 않으면 절대 손해 볼 일이 없다”고 권유해서다. B씨는 주거래 은행을 믿고 PB가 동그라미로 표시한 서명란에 이름을 적었다. 그런데 지난달 은행에서 “60%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는 연락이 왔다. 은행 측은 그제야 “채권이 아닌 채권에서 파생된 상품이라 원금 손실이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도 일부 불완전 판매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약 150건의 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됐다. 이달부터 DLS와 DLF의 만기가 속속 도래해 손실이 확정되면 조정 신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실관계 파악 등을 위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을 추가로 검사할 계획”이라면서 “분쟁조정은 이르면 다음달 안에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7000억대 투자 사기 VIK 대표 징역 12년 확정

    투자금을 수익금처럼 지급 ‘돌려막기’ 조직적 사기범행 가중 처벌 양형 반영 부사장 등 관련자 7명도 징역형 확정 투자자들을 속여 수천억원대의 불법 투자금을 끌어 모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철(54)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부사장 범모(49)씨 등 관련자 7명도 각각 징역 6년~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 대표 등은 2011년부터 4년간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자 3만여명으로부터 약 704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비상장 회사의 주식이나 부동산 개발사업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지급하겠다고 홍보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저 자기자본 요건 등을 충족하지 못한 미인가 업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투자자의 약정 투자 기간이 도래하면 후발 투자자의 투자금을 수익금인 것처럼 꾸며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도 동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대표 등은 “투자 모집금이 실제 투자에 사용됐고, 특히 신라젠 등에 관한 투자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항변했다. 신라젠은 이 대표가 운영한 VIK가 최대주주로 있었던 회사다. 최근 신라젠이 개발 중이던 항암제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임직원 일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폭락 전에 주식을 처분한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심은 “투자금을 투자 종목별로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계좌에 통합해 사용했고, 수익 발생을 가장한 후 수익금을 지급받은 투자자들에게 다시 새로운 투자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기망했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심은 “저금리 시대가 낳은 서민들의 기대를 악용해 그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았다”며 이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형이 무거워진 이유는 ‘2018년 양형기준’이 적용되면서다. 이 기준에 따르면 조직적 사기범행의 기본 양형은 징역 8~13년이지만, 불특정 또는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범행한 경우 징역 11년 이상으로 가중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해군 “항공모함? 우리는 ‘유령함대’로 간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美해군 “항공모함? 우리는 ‘유령함대’로 간다”

    무인함 중심 전력으로 ‘4차 함정혁명’항공모함 조기 퇴역시켜 예산 확보“항모는 미 해군 상징” 반대 목소리도우리도 美 무인함 개발 흐름 주시해야미국 해군의 상징이라면 ‘항공모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미 해군은 현재 11척의 항모를 운용하고 있는데, 각 항모 전단에는 이지스 순양함과 이지스 구축함, 핵추진 잠수함, 군수지원함 등 9척의 지원함이 포함돼 막강한 화력을 자랑합니다. 가장 최근인 2017년 7월 취역한 배수량 10만 1600t급 ‘제럴드 포드’(CVN-78)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모로 ‘슈퍼 핵항모’라는 무시무시한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F-35C ‘라이트닝 2’ 스텔스기와 F/A-18E ‘슈퍼호넷’ 등 함재기 80대를 탑재할 수 있어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줄곧 ‘덩치’로 승부하던 미 해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그 핵심은 ‘유령함대’입니다. 음산한 느낌마저 드는 이 용어는 ‘거함(巨艦) 경쟁’의 종말을 예고하는 획기적 변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마침 국제정치학 박사로 이 분야 최고전문가로 꼽히는 정호섭 전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국방정책연구’에 관련 논문을 발표해 살펴봤습니다. ●美, 유지비 적고 위험 낮은 ‘무인함’ 개발 집중 정 전 총장에 따르면 미 해군은 당초 중국 해군의 팽창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항모 11척을 중심으로 한 ‘355척 함대 건설’을 추진해왔습니다.그런데 최근 내부에서 니미츠급 항모인 ‘해리 트루먼’(CVN-75)의 원자로 교체사업을 포기하고 2024년 조기 퇴역시키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항모방산업연합 등 방산업계과 정치권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유령함대 창설을 위해 항모 예산을 조정하겠다는 겁니다. 미 해군이 구상하는 유령함대의 핵심은 ‘무인수상함’(USV)과 ‘무인 수중함’(UUV)입니다. 무인함은 ‘공격용 드론’처럼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조종할 수 있는 함정을 의미합니다. 정연환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무인함에 대해 “전투요원 위험과 임무 실패에 따른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고 충분한 휴식도 가능하다”고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건조할 수 있는데다 유지비가 저렴한 것도 장점입니다. 정연환 교수가 대한조선학회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이미 4종류의 ‘소형 USV’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길이 3m의 감시·정찰용 ‘X급’과 고속단정 크기의 ‘하버급’, 7m 길이 반잠수정인 ‘스노클러급’, 11m의 ‘플릿급’ 그것입니다. 하버급은 시속 35노트 이상의 고속 항해가 가능하고 12시간 동안 감시, 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노클러급은 15노트의 속력과 스텔스 기능을 갖췄고 주로 기뢰 탐색 임무와 특수전 지원 임무를 맡습니다. 플릿급은 전자전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수의 무인함 전개시켜 ‘비대칭 전력’ 대응 기술력이 고도화되면서 규모가 더 큰 중형 USV도 개발됐습니다. ‘씨 헌터’는 길이가 44m에 이르며 90일 동안 시속 20노트로 적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인 상태로 미국 서해안 샌디에고에서 하와이까지 왕복항해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미 해군은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거대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정호섭 전 총장에 따르면 존 리처드슨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2월 새로운 해군전략으로 ‘분산해양작전’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수상전력의 공격·방어 능력을 높이고 함정을 분산시켜 생존성을 높이는 것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항모 전단에 전력을 집중하기 보다 다수의 무인함 전력을 넓게 분산시키고 각 함정에 미사일을 장착하는 등 살상력을 높여 중국의 중심 전력을 타격하는 방식입니다. 중국은 ‘항모 킬러’로 불리며 사거리가 최대 3000㎞인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DF)-21D’와 사거리가 최대 5500㎞로 괌의 미 해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지대지 미사일 ‘둥펑(DF)-26’을 개발한 상태입니다. 여기에다 속도가 마하5 이상으로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극초음속 무기’까지 등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항모 등 대형함을 육지쪽으로 접근시키는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미 해군이 내린 결론은 USV 등 ‘비대칭 무인전력’입니다. 미국이 구상하는 방식은 대·중·소·극소형으로 이어지는 4단계 방식입니다. 우선 대형 USV는 잠수함전, 수상전, 전자전에 필요한 센서와 무장을 탑재하고 중형 USV는 소형센서와 전자전 장비, 소형 USV는 기뢰전 장비나 통신중계 장비를 갖추게 됩니다. 극소형은 정보·감시·정찰과 통신중계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미 해군의 예산안에 따르면 우선 2024년까지 길이 68~100m, 배수량 2000t급으로 초계함 크기인 대형 USV 10척으로 구성된 유령함대 건조 계획이 확정됐습니다. 2척 개발예산에는 4억 달러(한화 4778억원)가 배정됐습니다. 또 길이 17m 이하의 통신네트워크용 중형 USV 개발예산도 정부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이들 USV는 평상시 정찰·감시 자산으로 활용하다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유도탄을 탑재해 함대 형태로 운항하게 됩니다. USV의 지휘함 역할을 하는 신형 유도미사일호위함 ‘FFG(X)’ 개발 계획도 최근 미 해군 예산안에 포함됐습니다. 정 전 총장은 “신형호위함 FFG(X)는 이제까지 순양함, 구축함이 담당했던 역할을 떠맡고 필요시 다수의 무인체계를 지휘하는 모함(母艦)으로서 지휘통제, 네트워킹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은 2030년까지 FFG(X)를 20척 건조할 계획이며, 1번함 건조 및 연구개발 예산으로 13억 달러(1조 5500억원)를 배정했습니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전면적인 무인함 전략 도입에 반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대형 조선소가 위치한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항모 조기 퇴역, ‘유령함대 예산’ 압박 분석도 새 제럴드 포드급 항모인 ‘존 F. 케네디’(CVN-79), ‘엔터프라이즈’(CVN-80) 도입 예산을 미 의회가 승인한 상황에서 굳이 수명이 20년이나 남은 항모 트루먼함을 조기 퇴역시킬 명분이 있느냐는 비판 목소리도 나옵니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인 토머스 칼렌더는 “그동안 항모가 수행해온 근접항공지원, 해양통제, 대규모 전력투사, 방공 등 다양한 임무를 어떤 전력이 대체할 수 있겠느냐”며 “트루먼함의 조기퇴역은 분명 국방부가 후회할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미 해군 전투체계참모부장 빌 머즈 중장은 “어떤 무인체계나 전력에 투자해야 할 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우선은 올바른 방향으로 빨리 출발할 필요가 있어 과감한 결정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전 총장은 “트루먼함의 조기퇴역 결정은 더 많은 해군예산을 승인하도록 미 의회를 압박하기 위한 미 해군의 ‘벼량끝 전술’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양 무인 전투체계는 시간 문제일 뿐 이미 대세로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미 해군은 최근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LCS) ‘개브리엘 기퍼즈’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이 함정에는 함대함, 함대지 공격이 모두 가능한 ‘해군타격미사일’(NSM)이 실려있는데, ‘MQ-8B 파이어 스카우트 무인헬기’가 표적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185㎞ 밖에서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푼 대함미사일’ 사거리 124㎞를 크게 뛰어넘는 성능입니다. 특히 NSM은 저고도로 접근하는 순항 미사일이어서 레이더로 포착하기 힘든 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1900년 잠수함 등장으로 촉발한 ‘1차 함정혁명’, 1922년 항모 등장으로 시작된 ‘2차 함정혁명’, 1954년 핵추진 잠수함이 이끈 ‘3차 함정혁명’을 넘어 이제 무인함을 중심으로 한 ‘4차 함정혁명’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우리 해군도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개발한 최초의 감시·정찰용 USV ‘해검’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우리도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에 치이고 유럽에 치인다… 전기차 배터리 무한경쟁

    중국에 치이고 유럽에 치인다… 전기차 배터리 무한경쟁

    각국이 전기차 배터리 무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유럽 업체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에 이어 일본, 미국 진출을 만지작댄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북미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CATL 유럽 법인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북미 지역으로 사업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화학이 미시간에,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공장을 두고 있다. 따라서 CATL이 미국 공장을 설립해 들어오면 미국이 중국, 유럽에 이어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CATL은 이미 독일에 해외 첫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독일 공장에서 2025년 연간 생산량 목표는 100GWh다. 유럽에는 LG화학(폴란드)과 삼성SDI(헝가리)가 먼저 진출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는 만큼 CATL의 유럽 진출은 한국 업체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CATL은 파나소닉으로 대표되는 배터리 종주국인 일본에도 진입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CATL은 도요타의 중국 판매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휴를 최근 맺었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도 독일, 일본 진출 예정이다. 유럽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10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최근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두 번째 유럽 배터리 생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자동차 산업의 가치사슬을 확고히 하기 위해 10억 유로(약 1조 3000억원)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에도 독일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배터리 제조 컨소시엄을 설립해 약 60억 유로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한다고 발표했었다. 민간 부문에서 40억 유로, EU 승인에 따른 국고 지원금 12억 유로 등을 투입할 예정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지난 8일 스웨덴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폴크스바겐이 노스볼트에 9억 유로를 투자한다. 연간 생산능력은 16GWh 규모다. 이르면 2023년 말부터 배터리를 생산한다. 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 악재로 해석된다. 유럽 국가와 업체들끼리 공조가 강화할수록 기존 배터리 공급자였던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은 특정 업체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지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면서 자체적인 배터리 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부상하는 이유는 완성차 업체들의 공급처 다변화 전략과 더불어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도 요인 중 하나”라면서 “중국 업체의 약진, 유럽의 배터리 내재화 등 흐름 속에서 승리하려면 제품력, 기술력, 원가 경쟁력에서 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재용 “지금까지 없던 기술로 새 미래 만들어야”

    이재용 “지금까지 없던 기술로 새 미래 만들어야”

    “오늘의 삼성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였습니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찾아 지속적이며 강도 높은 혁신 노력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면서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새로운 기술을) 꼭 해내야 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찾은 삼성리서치는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통합 연구 조직이다. 서울R&D캠퍼스를 비롯해 세계 14개 연구 거점에서 1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신기술 및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복합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방문에서 삼성리서치의 주요 연구과제 진행 현황을 보고받은 뒤 차세대 통신기술, AI, 차세대 디스플레이, 로봇, 증강현실(AR) 등의 선행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인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와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사장),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사장,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은 지난해 AI, 5G(5세대 이동통신), 자동차 부품(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약 25조원을 투자해 육성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까지 한국,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 5개국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또 미국 프린스턴대 세바스찬 승 교수와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 코넬 공대 대니얼 리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을 영입하는 한편 글로벌 선진 연구자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을 병행하는 등 AI 역량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해 경영활동 재개 직후 유럽과 북미 등지로 출장을 다니며 글로벌 석학들을 만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 변화상과 미래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핵심 인재 영입에 직접 나서 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공모 리츠·부동산펀드에 세제 혜택… 유동자금, 간접투자 시장으로 유도

    2021년 부동산 간접투자 60조원 목표 내년부터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펀드에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연내 관련 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난해 6조원 규모의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을 2021년까지 60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그동안 리츠·부동산 펀드는 대형 투자기관만 투자하는 사모 형태로 운영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 일부 투자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정부는 증권사, 은행 등이 50인 이상 일반 개인 투자자를 모집하는 공모형 시장을 활성화시키면 소액으로도 부동산 간접 투자를 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대상이 주택으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해 집값 안정에 기여하고 경기도 부양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개인이 5000만원 한도로 일정 기간 이상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해 얻은 배당 소득에 대해 분리 과세 혜택을 주고, 세율도 현행 14%에서 9%로 낮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 과세되는데 여기에 합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공모 리츠·부동산 펀드에 대한 재산세의 경우 분리 과세 규정을 유지하지만, 사모 리츠·부동산 펀드는 합산 과세로 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또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을 공모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받을 수 있는 과세 특례도 2022년까지 3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공모 리츠에 현물 출자로 발생한 양도 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당장 징수하지 않고 출자 대가로 받은 리츠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미뤄 주는 것이다. 정부는 이 밖에 역사복합개발, 역세권개발, 복합환승센터 등에서 공공자산을 개발하거나 공공자산 시설을 운영할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때 공모 리츠·부동산 펀드 또는 이런 공모 자금을 활용할 사업자에게 가점을 줘 우대하기로 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대차·롯데·한화 2조원 투자…울산형 일자리 4600개 만든다

    현대차·롯데·한화 2조원 투자…울산형 일자리 4600개 만든다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플랫폼 구축 롯데, KTX 복합환승센터 조성 한화, 153만㎡ 규모 특화단지 개발 에쓰오일도 7조원대 프로젝트 추진울산시가 현대차·롯데·한화그룹 등으로부터 2조원대 규모를 투자받아 ‘울산형 일자리’ 4600개를 창출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0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력산업을 지키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차례 기업을 찾아다니고 청와대, 중앙정부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 낸 결과”라면서 “2조 1143억원 규모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4600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선 친환경차 플랫폼 구축을 위해 현대모비스와 협력업체인 동희산업, 동남정밀이 각각 3000억원, 400억원, 286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차 부품공장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940개 일자리를 만든다. 앞서 시는 울산형 일자리 창출 로드맵의 신호탄인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공장 기공식을 지난달 28일 개최한 바 있다. 롯데울산개발은 3125억원을 투자해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를 2022년 2월까지 조성한다. 한화는 489억원을 투자해 KTX 역세권 배후지역에 153만㎡ 규모로 2025년까지 조성하는 복합특화단지 개발사업에 참여한다.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복합특화단지 개발에 따라 신규 일자리 3500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BP화학, 롯데케미칼, 대한유화는 9900억원 규모 신·증설 투자로 석유화학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생산 경쟁력도 높인다. 이를 통해 15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삼성SDI가 300억원을 들여 2023년까지 개발하는 하이테크밸리 산업단지 3단계 부지(110만㎡)에는 이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공장 증설 투자유치를 추진한다. 이 밖에 에쓰오일은 울산형 일자리 창출과 별개로 현재 ‘제2석유화학 프로젝트’에 7조 5000억원대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어 지역 주력산업인 화학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송 시장은 “앞으로도 울산 특성에 맞는 산업과 일자리를 발굴하고 육성해 경제 재도약을 이뤄 내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美 50개 지역 검찰 ‘구글 반독점 위반’ 조사

    연방거래委·의회 이어 검찰까지 가세 미국 48개 주와 워싱턴DC, 미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등 50곳의 검찰이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에 나섰다. 앞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의회도 같은 혐의로 기술 대기업들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황에서 주 검찰까지 가세하며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이들 50개 지역 검찰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의 검색엔진 및 광고시장에 대한 지배력과 소비자 데이터 이용 관행을 문제 삼아 반독점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앨라배마주를 뺀 모든 주가 구글의 반독점 행위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켄 팩스턴 텍사스주 검찰총장이 주도하는 이번 조사에는 공화·민주당 등 정당 소속을 막론한 ‘초당파적 진용’이 꾸려졌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거대 기술기업들의 본사가 다수 소재해 있고, 앨라배마는 지난해부터 구글이 6억 달러(약 7150억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어서 조사 참여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은 미 연방정부 차원의 반독점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구글은 최근 미 법무부로부터 과거 반독점 조사와 관련한 기록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은 상태고, 페이스북은 지난 7월 미 FTC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조국 임명에 고삐 죈 檢… 정경심 ‘입시·펀드’ 겨눠 끝까지 간다

    조국 임명에 고삐 죈 檢… 정경심 ‘입시·펀드’ 겨눠 끝까지 간다

    檢, 수사 멈출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상황 曺장관 임명날 ‘조국 펀드’ 대표 영장 청구 대표 구속 땐 정 교수도 구속영장 불가피 ‘공범관계’ 曺장관까지 확대 수사할 수도 법원 ‘사문서 위조’ 단독 아닌 합의부 배당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검찰은 물러설 곳이 없게 됐다. 사모펀드, 딸 입시 비리, 웅동학원 등 세 갈래로 나눠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은 딸 입시 비리 관련 문제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한 데 이어 사모펀드 관계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정 교수를 한 번 더 겨냥했다. 9일 오전 조 장관 임명 소식이 알려지자 검찰은 탄식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수사를 멈출 수도,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목숨을 건다는 각오로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의 말대로 검찰은 이제 벼랑 끝에 섰다. 연이은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정 교수 기소까지 속도가 날 대로 난 수사라 브레이크를 밟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검찰은 겉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봤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압수수색을 연달아 하고 부인까지 기소하면서 ‘이래도 사퇴를 안 하느냐´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는데 결국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며 “검찰로서는 어떻게든 수사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근 사모펀드 관계자를 연일 소환하며 집중 조사를 벌였다. 이상훈 코링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두 차례,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를 한 차례 조사한 결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당초 수사 시작 전 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의심됐지만 자진 입국해 조사를 받았다. 조 장관 가족이 10억 5000만원, 처남 가족이 3억 5000만원을 투자해 사실상 ‘가족펀드´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코링크PE의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정 교수가 투자를 주도한 만큼 의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코링크PE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정 교수도 구속영장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최 대표는 횡령 혐의라 개인 비리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이 대표가 받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사모펀드 자체에 대한 문제다. 이 대표는 출자 약정 금액과 납입 금액을 금융당국에 허위로 신고한 의혹을 받는다. 이 대표의 혐의가 소명돼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이 대표가 허위로 신고한 사실을 정 교수도 알았는지, 펀드 투자 및 운용과 관련해 정 교수가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코링크PE가 펀드 규모를 부풀리기 위해 정 교수 측과 이면계약을 맺은 것이 아닌지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정 교수를 소환 조사한 뒤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 교수의 의혹을 캐낸 뒤 공범 관계로 조 장관까지 수사를 확대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앞서 사문서 위조로 기소된 정 교수 사건은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판사 3명이 참여하는 서울중앙지법 재정합의부에 배당됐다. 사문서 위조는 원래 판사 1명의 단독 재판부가 맡는 게 보통이다.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2017년 11월 WFM 지분을 인수한 이후 고문료 명목 등으로 매달 수백만원씩 받았는데, 검찰은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이 사실을 파악했다. 코링크PE는 코스닥 상장사 WFM과 비상장사인 웰스씨앤티를 묶어 우회상장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WFM은 영어교육사업 회사라 영문학자로서 자문위원을 맡아 자문료로 7개월간 월 200만원씩 받았을 뿐”이라며 “동양대에 겸직허가를 냈고 세금 신고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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