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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청소년 5명 중 1명 자해 시도…43%는 “고립감 느껴”

    위기청소년 5명 중 1명 자해 시도…43%는 “고립감 느껴”

    위기청소년 5명 중 1명은 최근 1년간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립됐다고 느끼는 위기청소년도 43.5%에 달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수준이 높았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기청소년은 가정, 학업,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말한다. 지난 1년간 2주 내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경험(우울감)했다고 답한 위기청소년은 33.0%, 직전 조사인 2021년(26.2%)보다 6.8%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1년간 자살 시도 경험률은 8.2%로 직전 조사(9.9%) 대비 1.7%포인트 줄었지만, 자해 시도율은 18.7%에서 21.5%로 2.8%포인트 늘었다. 모두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2~3배 많았다. 자살을 시도한 이유로는 ‘심리불안’(37.3%·복수 응답), ‘가족 간의 갈등’(27.0%), 학업문제(15.0%) 등이 꼽혔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 가운데 55.1%는 주변에 이 사실을 알렸으며, 알린 대상은 ‘친구 또는 선후배’(44.4%·복수응답), ‘청소년 기관이나 시설(43.8%)’, ‘가족 또는 친척’(41.4%) 순이었다. 은둔 경험이 있다고 답한 위기 청소년은 25.8%로 직전 조사(46.7%)보다 20.9%포인트 감소했다. 김영옥 여가부 청소년자립지원과장은 “이전 조사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조사가 이뤄져 외부 활동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은둔 기간은 ‘1개월 미만’(69.5%)이 가장 많았으며, ‘1~3개월 미만’(19.5%), ‘3~6개월 미만’(6.9%)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적 고립감도 높았다. 위기청소년의 43.5%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고립됐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다른 조사(아동·청소년인권실태조사)의 청소년 14.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위기 경험을 겪는 비율도 늘어났다. 친구나 선후배 등으로부터 폭력 피해 경험한 위기청소년은 비율은 19.7%로 직전 조사(15.9%) 대비 3.8%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폭력·스토킹 피해 경험률은 6.3%로 2.0%포인트 상승했고, 도박 경험률도 20.7%로 직전 조사(16.6%)보다 4.1%포인트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9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청소년쉼터 등 위기청소년 지원기관을 이용했거나 입소한 경험이 있는 만 9~18세 청소년 46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NBA 전설이 ‘7100억원 자산’을 자녀들에게 나눠주지 않는 이유

    NBA 전설이 ‘7100억원 자산’을 자녀들에게 나눠주지 않는 이유

    샤킬 오닐, 자녀들에게 “우리는 부자가 아니다. 내가 부자다” 가르쳐‘NBA 전설’ 샤킬 오닐(53)이 자녀들에게 자립심과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심어주고 있다고 미국 투자전문지 벤징가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A 레이커스를 포함해 총 4차례 NBA 우승을 이끈 오닐은 부동산과 기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성공적인 투자로 순자산이 5억 달러(약 7177억원)에 달한다. 오닐은 애틀랜타에 파이브 가이즈 버거 전문 매장 155곳과 파파존스 피자 전문 매장 9곳 등을 소유하고 있으나 자녀들에게 재산을 나눠주기 전에 자신만의 사업 계획을 세우라고 말한다. 그는 2021년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이제 다 컸다. (그들은) 내게 좀 화가 났고 사실 크게 화가 난 것은 아니지만 (나를) 이해하지는 못한다”면서 “내가 항상 ‘우리는 부자가 아니다. 내가 부자’라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아이들은) 학사나 석사 학위가 있어야 하고 내가 (아이들) 회사 중 한 곳에 투자해 달라고 한다면 그것(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을 가져오면 알려준다”면서 “아무것도 안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닐은 여섯 아이의 아버지로 자녀들에게 교육과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이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아이가 여섯 명이나 있다. 의사나 헤지펀드 운영자, 약사, 변호사, 여러 사업체 운영자뿐 아니라 내 사업을 물려받을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아이들에게 절대 안 맡기겠다고 공언한다”면서 “스스로 벌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닐이 미국 토크쇼 진행자 엘렌 디제너러스와 인터뷰에서 자기 재산을 치즈에 비유하며 치즈를 먹고 싶다면 학위 2개를 따야 한다고 자녀들에게 제시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피플지와 인터뷰에서도 아이들이 언젠가 자신만의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오기를 바란다면서 이력서와 사업 계획서,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숫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닐은 자신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유명 인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유명인들이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데, 나는 그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다”면서 “나는 유명인임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 중국 심해 양식장의 ‘서해공정’…영토 분쟁 서막인가

    중국 심해 양식장의 ‘서해공정’…영토 분쟁 서막인가

    중국이 물고기 양식장이라며 건설한 인공구조물 때문에 서해에서 한중 간에 남중국해와 비슷한 영토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 계획대로 2~3년 안에 선란(深蓝)이란 이름의 양식장을 12개까지 늘린다면 인공 섬을 메워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재연될 수도 있다. 고구려와 발해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키려 했던 동북공정에 빗대 ‘서해공정’이란 말까지 나오는 중국의 서해 구조물 사태를 짚어봤다. 2018년 중국은 양식장이라며 선란 1호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일방적으로 설치했다. PMZ란 한국과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겹치는 해역에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임시 구역으로 항해와 어업만 할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1호보다 더 큰 규모의 선란 2호가 역시 서해 PMZ에 들어섰다. 2022년에는 선란 1호를 관리한다며 인근에 석유 시추선 형태의 고정 구조물도 설치했다. 중국수산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선란 1호는 30만 마리, 2호는 40만 마리의 연어를 양식 중이다. 중국인들의 연어 소비가 늘면서 수입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워 심해 양식장을 건설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산둥성에 선란과 같은 심해 양식장을 10개 더 건설해 1000만 마리의 고부가가치 어류를 양식하여 100억 위안(약 2조원) 규모의 산업 지역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한중 양국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제3차 해양협력대화를 열어 서해의 중국 양식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은 선란을 포함한 3개의 시설물을 PMZ 바깥으로 이동시켜 달라는 한국의 요구에 “시설물 3개 가운데 선란 1, 2호는 부유식이며 나머지 한 개도 영구적으로 고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민간기업이 자금을 투자해 건립한 시설물이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선란을 건설한 중국의 심해 양식사업은 산둥 심원해 발전 유한공사가 주도하며, 중국해양대 등 연구기관과 국유 및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선란으로 인해 12시간 안에 신선한 연어를 맛볼 수 있다며 “순수한 양식시설로 서해상 영유권 문제나 해양경계 문제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선란은 중국 산둥성 르자오시에서 출발해 배를 타고 14시간을 가야 도착할 정도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선란 2호는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심해에 설치한 첨단 양식장이다. 선란 1호는 5만㎥, 2호는 9만㎥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로 한중 어선이 자유롭게 오가며 어업을 하는 데 방해가 된다. 중국은 “한미 연합군이 이 지역에서 자주 군사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에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가 앞으로 한미 해상 작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해당 구조물이 대형 시설이기 때문에 긴급 상황에서 잠수함 등 해군 함정의 항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한국이 군사적 우려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또 2003년 건설된 이어도 과학기지를 두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것이라며 활동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어도 과학기지는 수심 4.5m의 암초 위에 세워진 수상 36m, 수중 40m의 구조물로 실시간 해양 및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연구원이 상주하지는 않고, 기간을 정해서 과학기지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이어도 과학기지를 운영하는 국립해양조사원은 “이어도는 수면 위로 돌출하지 않는 수중암초로 영토 주장이 불가능하며, 구조물을 설치하더라도 영토로 인정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양협력대화 이후 한국 외교부는 중국이 더 이상 서해에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남중국해에서 7개의 인공섬을 건설해 필리핀, 베트남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인 중국의 지배령 강화 야욕이 서해에도 미쳤음은 분명하다.
  •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세련된 박물관, 친절한 박물관

    [김충배의 박물관시대] 세련된 박물관, 친절한 박물관

    요새 박물관에 몸담고 있는 학예사들은 여러모로 고민이 많다. 초기의 박물관은 역사교육을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편승해 유물을 나열하고 시각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전시물에 대한 지식을 얻어가는 것에 더해 문화상품 쇼핑, 실감형 영상과 입체적 체험, 휴식을 위한 카페테리아 등 복합적인 공간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박물관 운영자들은 이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한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첨단 디지털 영상과 같은 생소한 분야의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예사들이 모형이나 패널의 내용을 검토하고 디자인적 요소를 고민하던 차원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새로운 전시 연출 방식에 대한 공부가 채 끝나기도 전에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라는 구호 아래 차별 없는 박물관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이제는 박물관을 일부의 선호자들을 위한 공간이 아닌 모두를 위한 문화서비스시설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모두를 위한 박물관이란 말 그대로 출신, 성별, 나이와 같은 기본적인 차이뿐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 심지어 박물관을 여가 대상으로서 좋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도 모두 포괄한다. 투입되는 자원의 기여 여부와도 상관없는 그야말로 인류 보편의 공공편의시설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에 대해 학예사들은 왜 고민할까. 시대적 기호를 반영한 세련된 박물관과 모두를 위한 친절한 박물관을 동시에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어스름하니 제한된 조명과 작은 글씨의 설명판은 디자인적으로 예쁘게 보일 수는 있지만 저시력 시각장애인이나 눈이 어두운 노인들에게는 치명적으로 불편한 요소다. 제한된 공간에 많은 전시물을 배치하는 바람에 통로가 비좁은 전시장은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걸음이 느린 분들에게는 불편한 박물관이다. 그럼 친절한 박물관을 유지하기 위해 세련된 박물관을 포기해야 할까. 당연히 그럴 수는 없다.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는 박물관에 대한 투자 확대로 해결해야 한다. 전시 공간을 넓히고, 전시물 교체 시기를 조정해 전시물 수량을 줄여야 하다. 전시 조명에 대한 전문적 판단을 바탕으로 유물에 미치는 영향은 줄이면서 이동 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학예요원들의 디지털 감수성을 향상하는 전문교육과 디지털 문화 기술자 도입 등 인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결국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난제는 투자를 늘리고 보다 세밀한 전문가들의 관심과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이제는 모두를 위한 세련된 박물관을 만들어 가는 데 기꺼이 투자해야 한다. 김충배 허준박물관장
  • [서울광장] 연변 혹은 옌볜

    [서울광장] 연변 혹은 옌볜

    해마다 4월이면 남해안 바닷가로 멸치를 먹으러 가던 친구들과 올해는 방향을 북쪽으로 돌렸다. 백두산 천지를 구경하기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백두산을 빙자해 연변 음식에 중국술을 곁들인다는 생각은 당연하게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그런데 천지가 4월 하순에도 종종 눈에 파묻혀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은 중국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했다. 중국이 관광 비자를 본격적으로 내주기 시작한 것은 1994년이라고 한다. 그러니 백두산 탐방기도 못 되는 이 연변 방랑기는 30년 이상 뒤늦은 구문(舊文)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중국도 많이 변하지 않았을까 싶다. 실제로 신문과 방송으로 보던 연변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길공항을 나서며 연길(延吉)이라는 한어(漢語) 표기와 함께 연길이라고 우리말로 적어 놓은 간판이 눈길을 끌었다. 중국어 발음은 옌지인데 저들은 왜 연길로 표기하는지 궁금해졌다. 국립국어원이 이 일대 길림, 연변, 연길, 용정을 모두 지린, 옌볜, 옌지, 룽징과 함께 표준말로 대접하고 있음도 알게 됐다. 반면 북경이나 상해는 각각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었을 뿐 외래어 우리말 표기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국립국어원의 깊은 뜻은 알 수 없지만 조선족의 언어생활을 배려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막 비행기에서 내린 관광객의 들뜬 시선에선 잘 보이지 않던 것을 나중에 사진으로 확인하곤 새삼스러웠던 대목도 있다. 연길공항에는 우리말 표기뿐 아니라 영어, 러시아어, 일본어, 만주어 표기도 있었다. 왜 이런저런 언어가 적혀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연길공항 언어 표기에는 이 고장의 지정학적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길의 간판은 한자와 함께 한글을 거의 같은 크기로 적어 놓았다. 하지만 한글 간판을 크게 걸어 놓은 호텔이나 식당도 들어가 보면 우리말은 잘 통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연변조선족자치주 인구 분포는 이미 한족(漢族) 비율이 조선족 비율을 크게 넘어섰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분리독립운동이 종종 벌어지는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중국이 시짱자치구라 부르는 티베트자치구의 현지어는 한어 주변에 매우 작게 적혀 있을 뿐이다. 한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연길 간판도 이렇게 바뀌어 가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조선족민속촌은 그다지 볼 것이 없을 것이란 생각에 가지 않았다. 민속촌이란 우리 전례가 그렇듯 사라질 위기에 있는 생활풍습을 보존하는 기능을 한다. 조선족민속촌은 2013년 세워졌다고 한다. 조선족 민속이 이미 전시장에나 가야 찾을 수 있는 존재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한국 관광객 사이엔 이곳에서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는 후기가 많다. 다만 중국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리 일행이 ‘연대앞’이라고 부른 연변대학교 앞 상점가도 그렇다.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인파가 찾아든다고 한다. 조선족이 아니라 중국인을 위한 거리가 됐다. 연변냉면 맛은 천지 모습만큼이나 궁금했다. 그런데 시큼달달한 맛의 전형적인 돼지갈비집 냉면 그 자체였다. 검은색의 쫄깃한 사리에서는 함경도식 면발의 그림자가 비치기는 했다. 육수 맛은 경남 의령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 의령소바와도 다르지 않았다. 한국과 교류가 빈번해지며 음식 맛도 따라간 것일까. 30년 남짓 전에 서둘러 찾았다면 원단 연변냉면을 맛봤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편으로 어디 살건 한국인의 DNA는 변치 않으니 다르지 않은 맛을 추구하는 것은 아닐까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천지엔 못 갔지만 장백폭포는 볼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천지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이도 찾아왔다. 백두산이라면 ‘민족의 영산(靈山)’이라는 표현이 생각나지만 저들에게도 장백산은 다르지 않은 존재인 듯싶었다. 중국인 틈에 끼어 장백산에 오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었다. 그러니 다시 장백산 구경길에 나서기보다 우리 땅으로 백두산에 오르는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 연변과 백두산의 이미지는 도착했을 때와 달리 옌볜과 장백산의 느낌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서동철 논설위원
  • “날 경찰에 신고해?” 편의점서 알바하던 전처 살해·방화한 30대 구속 기소

    “날 경찰에 신고해?” 편의점서 알바하던 전처 살해·방화한 30대 구속 기소

    편의점에서 일하는 전처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살해한 30대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28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 이세희)는 최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범죄) 및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이달 1일 오전 1시 11분쯤 경기 시흥시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던 전처 30대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뿌려 편의점에 불을 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후 달아나 자해했으나 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고,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6일 경찰에 구속됐다. 그는 수사 기관에서 “전처가 나를 협박으로 경찰에 신고해 일에 지장이 생기고 주변에도 창피해졌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지속해서 연락하고 찾아오는 등 피해에 시달리던 B씨는 지난달 24일 A씨를 협박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고 안전조치 신청을 통해 스마트워치를 받았다. B씨는 사건 당일 스마트워치를 눌러 긴급 신고해 경찰이 현장에 3분여 만에 도착했으나 A씨의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사건 전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에게 적용했던 살인 혐의를 형량이 더 무거운 특가법상 보복 범죄 혐의로 변경했다.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지만, 특가법은 형사사건의 수사 또는 재판과 관련해 보복의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에 대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동북아LNG허브터미널, 1조 1000억원 규모 PF 대출약정 체결

    동북아LNG허브터미널, 1조 1000억원 규모 PF 대출약정 체결

    전남 여수 일대에 20만 ㎘급 저장탱크 3기 등을 조성하는 동북아LNG허브터미널 개발사업이 본격화한다. 사업자인 동북아LNG허브터미널은 28일 이 사업을 위한 1조 1000억원대 규모의 프로젝트금융(PF) 대출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PF대출약정에는 금융주선기관인 신한은행을 비롯해 대주단으로 지역활성화펀드, 중소기업은행 등 10개 기관이 참여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역 활성화 특례PF보증을 통해 상환 안정성도 확보해 PF 대주단의 참여 호응이 높았다고 사업자 측은 밝혔다. 이는 BS한양, GS에너지, 전라남도, 여수시가 출자해 전남 여수시 묘도 일대에 20만 ㎘급 LNG 저장탱크 3기와 배후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7년 말(1, 2호기)과 2028년 말(3호기) 상업운전을 개시해 2029년 3월 종합 준공한다는 목표하에 진행 중이다. 터미널이 완공되면 연간 300만t의 대규모 LNG가 공급되며, 여수국가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다수의 에너지 기업이 주요 사업처가 될 전망이다.
  • ‘200억대 자산가’ 나는 솔로 출연자 “이혼 후회…재혼은 재산 나눠야 해서”

    ‘200억대 자산가’ 나는 솔로 출연자 “이혼 후회…재혼은 재산 나눠야 해서”

    ‘나는 솔로’ 10기 정숙으로 알려진 최명은(47)이 이혼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ENA, SBS Plus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 돌싱특집에 출연한 최명은은 슬하에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인 이지혜의 유튜브 채널 ‘밉지않은 관종언니’에 출연한 최명은은 ‘나는 솔로’ 출연 과정을 공개했다. 최명은은 “경쟁률이 1000대 1이었다. 4번의 과정을 통과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서류와 면접을 통과하고 카메라 앞에서 안 떨고, 캐릭터가 겹치지 않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최명은은 ‘나는 솔로’ 출연진들의 외모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결혼할 생각이 있었는데 가보니까 외모가 다 별로였다”라고 말했다. 이지혜가 “혼자서도 잘 사는 모습이 대단하다”라고 하자 최명은은 “엄마니까. 내가 엄마이기 때문에 힘들어도 버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지혜는 “그래서 부자가 된 거잖냐”라며 감탄했다. 최명은은 “젊었을 때 안 해본 일이 없다”며 “신문 배달부터 구두닦이, 고깃집 불판 닦기, 대리운전까지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그 돈을 모아서 아파트를 샀는데 집값이 10배 올랐고, 그 돈으로 또 투자해서 지금은 2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혼은 잘한 것 같냐’는 질문에 최명은은 “30% 정도 후련하고 70% 정도 후회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자식한테 항상 미안하다. 내가 조금만 더 참았으면”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놈이 그놈이다”라며 “다른 남자를 만나도 싫은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영상에서 최명은은 재혼에 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재혼하고 싶은 마음이 없고, 애들이 다 크고 노후를 함께 보낼 사람이 있으면 그때는 재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혼하면 재산도 나눠야 하고 굳이 나눠야 할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새만금 관광레저복합단지, 상하수도 시설 없어 첫 삽도 못 뜬다

    새만금지구 관광레저복합단지에 상하수도 등 광역 기반시설이 구축되지 않아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사업시행자를 선정한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 개발사업도 5년째 첫 삽을 뜨지 못했다. 24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새만금개발청이 지난달 새만금 관광레저복합단지 개발사업자 재공모에 나섰다. 지난 2월 마감된 1차 공모에서 적격자를 찾지 못해서다. 사업 대상지는 새만금 관광레저복합단지 R7지역 2.4㎢이다. 새만금 관광레저 R8지역 2.35㎢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사업자를 공모했지만 투자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새만금 관광레저복합단지는 두 지역에 각각 민자 2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관광숙박시설, 편익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새만금 관광개발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상하수도, 오·폐수 처리 등 광역기반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개발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기반시설을 원인자 부담으로 시행해야 해 투자를 꺼리는 실정이다. 관광레저복합단지는 근해 환경오염이 우려돼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하수처리관을 외해까지 설치해야 한다.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R10) 개발 사업도 지난 2018년 사업시행자가 선정됐지만 기반시설이 안 돼 있어 지금까지 착공을 못했다. 사업자가 상하수도시설을 먼저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착공을 미루고 있다. 신시야미 관광레저용지는 군산 신시~야미도 구간을 매립한 1.9㎢ 규모의 수변부지다. 호텔, 골프장, 인공해변 등을 조성해 글로벌 관광지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관광개발 사업자가 새만금 부지를 매입하면 내야 하는 매립면허이용료도 부담이 커 투자자를 찾지 못하는 요인이 된다. 매립면허이용료는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도는 새만금 관광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에 광역기반시설 공공 재정 선투자를 건의했다. 새만금개발공사 등이 부지를 매립하고 기반시설 공사를 미리 한 다음 민간 투자자를 공모할 경우 사업자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지구 관광레저용지 개발에 참여의사를 보이는 사업자들이 있지만, 경기 위축과 자금력 때문에 광역기반시설 구축에 부담을 느낀다”면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먼저 시행한 뒤 민자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수도권 병원 안 가도 될까…연간 7000억 투입 지역 종합병원 육성

    수도권 병원 안 가도 될까…연간 7000억 투입 지역 종합병원 육성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충분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연간 7000억 원을 투자해 지역 2차 종합병원을 집중 육성한다. 이와 함께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암센터 등 공공의료 핵심 기관의 기능을 혁신하고, 성과보상도 확대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시행을 의결했다. 이 사업은 ‘허리급 병원’으로 불리는 2차 종합병원을 지역 의료체계의 중심축으로 육성하고, 필수의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수술·시술 350건 이상, 24시간 응급진료가 가능한 종합병원을 ‘지역 포괄 2차 종합병원’으로 지정해 3년간 총 2조 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선정된 의료기관은 ▲적정 진료 ▲진료 효과성 강화 ▲지역의료 문제 해결 ▲진료협력 강화 등 4대 기능을 혁신해야 하며, 정부는 그 성과에 따라 성과지원금을 차등 지급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지역 2차 병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환자가 굳이 수도권 병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암센터 등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성과보상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감염병과 외상 등 국가적 위기 대응 기능을 수행하는 중앙병원이다. 정부는 이 병원이 특성화 기능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평가해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최소 1억 8000만 원에서 최대 4억 원까지 사후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국립암센터 역시 암 진료와 연구, 정책 수행 등 고도의 특화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별도의 보상체계를 적용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립암센터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진료를 해왔으나, 암 특화 운영으로 인해 상급병원으로 지정되지 못해 적정 보상을 받지 못했던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공공 의료기관 강화 정책 방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제시한 공공의료 강화 공약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의료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건정심에서는 건강보험 수가 체계 개편안도 함께 의결됐다. 특히 전립선암 방사선치료 시 시행되는 생분해성 물질 주입술의 수가는 기존 대비 약 1.4배 인상된다. 시술 난이도가 높은 데 비해 수가가 낮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온 데 따른 조치다.
  • 제1회 ‘SBS X 그랜드 퀘스트’ 개막

    제1회 ‘SBS X 그랜드 퀘스트’ 개막

    SBS와 SBS문화재단,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이 공동 주최하는 제1회 <SBS X 그랜드 퀘스트> 포럼이 24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첫 회를 맞이한 ‘SBS X 그랜드 퀘스트’는 ‘기술주권 확보, 그 10가지 질문’이라는 주제를 통해 학계와 산업계가 공동으로 미·중 간 기술패권 전쟁 등이 만든 불확실성 속에서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기획됐다. 방문신 SBS 사장은 축사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초격차 혈투 시대에 대한민국 기술 주권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오늘 포럼에선 각 분야별 미래 기술의 국내 최고 학자들의 연구에 기업을 매칭해 토론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또 “학자들 연구와 기업의 사업화 전략이 동시 논의될 때 실마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사고를 닮을 수 있을까?’ 질문이 챗 GPT와 같은 혁신을 낳은 것처럼 과학기술은 언제나 ‘질문’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며 “오늘 이 자리도 질문과 해답, 그리고 변화로 이어지는 뜻깊은 자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최종현학술원 이사장도 포럼에 참석해 “첨단과학 분야의 연구개발은 더 이상 학계나 연구소만의 과제가 아니다”라며 “산업계와 비즈니스 리더들은 첨단과학 R&D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중장기적 비전과 책임 있는 연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통해 “‘공동 창조자’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석학과 기업 리더들이 답변한 ‘정책 제언’ SBS가 그랜드 퀘스트 참여 석학들과 업계 리더들에게 ‘새정부에 바라는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묻고 취합해 재해석한 ‘기술패권 대응 5가지 정책 제언’도 발표됐다. ‘기술주권 워룸(war room)설치’, 즉 컨트롤타워 신설과 관련 책임자를 부총리 격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전쟁 수준으로 치닫는 기술 패권경쟁에 대응하려면 통합적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또 ‘과학 인재, 인력’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비자와 성과 보상 등 과학자들의 해외 이주를 막을 파격적인 정책 ‘브레인 홈 코리아’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R&D 사업 지원이 정부마다 오락가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하자는 제언, 그리고 전략 제조업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AI’ 고도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대선 주자들도 ’기술주권‘ 공약 발표 대선 주자 각 8명도 영상을 통해 ‘기술주권 확보’ 공약을 발표했다. 모두 AI 등 첨단산업이 국가의 명운을 결정할 핵심임에 공감하고, 중요한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대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AI에는 엄청난 자본 투자가 필요한데, 개별 기업들이 하기 어렵다. 거대 글로벌 기업들 몇 군데가 독점을 할 것이다. 결국 국가가 투자하고 그 성과물의 일부를 나누는 것을 과감하게 용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AI의 긍정 또는 부정 측면을 보면 국제 사회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UN에 AI 전담기구를 만드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AI가 악용되지 않게 하는 책임은 정부와 정치권에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는 “국가 운영 틀을 바꿔 산업 대전환을 만들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는 향후 5년간 총 100조 원 규모 민관 공동 투자로 한국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산업별 특화된 AI 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AI 전환, 국민 역량 교육도 강화해서 국민 개개인이 AI 전환의 성장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는 과감한 투자를 통한 ‘신성장동력’ 육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3년간 산업 정책이 거의 전무해 세계의 대격변기에 뒤쳐질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하고 “산업과 기술, 외교가 결합된 경제 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첨단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대한민국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글로벌 무역 전쟁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경선 후보는 ‘기술 특권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는데, 특히 교육기관까지 포함한 산학연정(산업, 학계, 연구 현장, 정책)의 통합 전략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는 “젊은 인재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기술 주권 확보를 핵심 국가 어젠다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는 2035년까지 AI 세계 3강 진입, 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 연구개발 투자 비중 GDP의 5% 달성, 과학기술 핵심 인재 100만 양성을 공약했다. 안 후보는 “반도체와 배터리, AI알고리즘 하나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의 외세에 의존하는 기술구조 속에 머물 순 없다”면서 “20조 원 규모의 K스타트업 펀드로 창업 국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는 가칭 ‘미래전략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체력을 극복한 산업혁명과 달리 AI 혁명은 지력을 극복할 것”이라며 “한국을 AI 3대강국, AI G3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공약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강조한 한 후보는 무역과 기회를 위해 새로운 동맹을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 NATO’ 창설 계획도 밝혔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는 “AI, 양자, 초전도체, 반도체 등 초격차 기술에 최소 50조원 이상 투자해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홍 후보는 “한국은 반도체, 조선, 방산, 배터리, 원전 기자재 등 첨단 기술 제조력을 보유한 국가지만, 중국으로부터 급속히 추격받고 있다”며 초격차 기술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 학습데이터 이용을 위한 ‘공정 이용 조건’을 확보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기준 국가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규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업과 오픈 소스 모델 기업에 대해서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AI 경쟁력을 유도하겠다”고 공약했다. -담대하고 도전적인 10가지 질문, 한국 산업 패러다임을 바꾼다 개막식 이후에는 ▲역노화 기술 ▲미생물 세포공장 기반 온실가스의 플라스틱 전환 ▲신종 바이러스 예방 백신 ▲가상현실과 뇌내현실 ▲뉴로모픽 아키텍처 ▲옹스트롬 (Å) 미터 시대 반도체 기술 ▲포스트 실리콘 반도체 소자 ▲공간디스플레이 ▲효율 60% 태양전지 ▲일반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 등 10가지 기술주권 질문에 대한 전문가 발표와 함께 세션별 집중 토론이 펼쳐진다. ‘SBS X 그랜드 퀘스트’는 매해 SBS 사회공헌 지식 나눔 프로젝트 ‘SBS D포럼’을 제작하는 SBS 보도본부의 노하우를 통해 탄생됐다. 각 연사들의 발표는 5월 7일부터 사흘간 낮 12시 50분 SBS TV 채널에서 방영된다. 또한 이번 포럼을 다룬 특집 다큐도 5월 중 편성될 예정이다.
  • “한동훈이 배신자? 제발 갖다 버려라”…韓캠프 박정훈 의원 ‘배신자론’ 반박

    “한동훈이 배신자? 제발 갖다 버려라”…韓캠프 박정훈 의원 ‘배신자론’ 반박

    한동훈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미디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정훈(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이 “한동훈 배신자론은 갖다 버리자”고 24일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가 배신자라는 논리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정권까지 넘겨준 더 큰 배신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가운데 일각에서 ‘배신자론’을 꺼내 한 후보를 때리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박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수사로 정권과 충돌했던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의미 있는 결단이었지만 문 정부는 ‘키워준 사람을 물어뜯은 배신자’라고 맹비난했다. 그 뒤 추미애 법무장관이 어떤 짓을 했는지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가 윤석열 정부에 쓴소리했던 일에 대해 “마구잡이로 발목을 잡던 야당에 부화뇌동한 게 아니라 정권이 실패로 가지 않도록 레드팀(조직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방어 체계를 테스트하는 역할을 하는 팀) 역할을 했다”면서 “실세라고 뻐기던 친윤들이 조금이라도 이런 역할을 했다면 나라가 이 지경이 됐겠느냐”고 따졌다. 한 후보가 윤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배신이 아니라 정권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계엄이 한동훈 때문이라는 궤변은 총선 패배가 한동훈 탓이라는 덤터기 씌우기와 맥이 닿아 있다”면서 “한동훈 배신자론은 우리당을 ‘만년 패배당’이라는 궤짝에 처넣는 자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동훈 배신자론’이 “우리를 치졸하고 멍청하고 비상식적으로 보이게 만든다”면서 “제발 배신자론은 갖다 버리자”고 말했다. 한 후보는 이날 공개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계엄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해 “내가 계엄을 유발했다는 의미가 혹시 윤 전 대통령이 민심을 거슬렀던 김건희, 이종섭, 황상무, 명태균, 김경수, 의료 사태, 연구개발(R&D)에 대해 직언을 했다는 것이라면 ‘부끄러운 줄 알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는 “그때 왜 저를 혼자서만 그런 말을 하게 놔 뒀는가”라며 “그때 그분들이 저와 함께했다면 윤 전 대통령이 바뀌고, 계엄도 발생 안 했을 수 있다. 계엄은 오히려 그분들이 유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데스크 시각]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데스크 시각]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누구도 자살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 2017년 일본 정부가 자살률 감소를 국가 과제로 천명하며 내건 선언이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경제적 요인이 중첩된 ‘구조화된 죽음’이라는 통찰에서 출발했다. 한 사람의 삶은 곧 사회 전체의 존엄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담긴 선언이었다. 단 한 생명이라도 지켜내기 위해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했다. 한국에선 왜 이런 선언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 ‘2024년 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자 1만 4439명.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 하루 평균 40명에 가까운 이들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통계가 지난 2월 발표됐지만 이 참담한 현실 앞에 정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두 달이 흐른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공식 입장조차 내놓지 않았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매달려 있지만, 국가는 실체 없는 유령이길 자처하고 있다. 현장에선 정부가 경제 정책의 실패로 민생을 벼랑으로 몰아넣은 책임을 회피하려고 심각한 사회적 위기 앞에서 침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한다. 2023년 말 배우 이선균씨의 죽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단순한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로 설명하기엔 지난해 수치는 지나치게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덮친 2011년(1만 5906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이며,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네 번째 규모다. 특히 30~50대 남성의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는데, 이는 고단했던 지난해 경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저신용인 취약 자영업자 차주는 지난해 말 42만 7000명에 이른다. 1년 새 3만명 넘게 늘었다. 이들이 떠안은 빚은 125조 4000억원. 1년 전보다 9조 6000억원 늘었다. 전체 자영업자의 13.7%가 취약군에 속하고, 연체율은 1.67%로 코로나19 이전(2012∼2019년) 장기 평균치인 1.68%에 거의 도달했다. 빚더미에 앉은 자영업자들이 대거 몰락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위기일수록 사회 안전망은 더 단단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3월, 우리는 또 한 명의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 강남 가로수길의 한 반지하 빌라에서 고독사한 50대 남성은 지난해 12월 긴급 복지 지원을 요청하며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연말이라 예산이 바닥나 도울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가 떠난 자리, 복지의 민낯만이 적막하게 남았다. 공동체는 더이상 서로를 지탱하지 않는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진단’ 보고서를 보면 우리 사회의 갈등 정도는 2023년 4점 만점에 2.93점, 2024년 3.04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살률은 해당 국가의 사회 통합 수준을 보여 주는 척도인데, 사회 분열과 그에 따른 통합 저해로 지역사회 자살 예방 안전망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몇 년 사이 사람 목숨값은 헐값이 됐다. 해마다 수백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지만 기록조차 희미하다. 죽음이 비용으로 환산되는 ‘야만의 사회’다. ‘단 한 명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불거진 의료 공백 사태 탓에 자해 시도 후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아무도 그들의 ‘다음’을 책임지지 않았다. 한두 명도 아닌 수만 명이 목숨을 던진다면 이는 사회 재난이다. 자살을 개인 차원으로만 접근해선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단순히 자살률 감소를 행정 목표로 삼을 게 아니라 빈곤, 소외, 노동시장 취약계층, 양극화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긴 노력이 열매를 맺어야 연대와 결속, 약자를 지킬 공동체의 힘이 길러진다. 안녕할 수 없는 오늘, 다시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 2500억 환매 중단 디스커버리 펀드… 금감원 “기업銀, 손해액 최대 80% 배상”

    2500억 환매 중단 디스커버리 펀드… 금감원 “기업銀, 손해액 최대 80% 배상”

    금융감독원이 25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에게 IBK기업은행이 손해액의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결론을 냈다. 또 다른 판매사인 신영증권에 대해서는 59%의 손해배상 비율을 결정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디스커버리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2차 분쟁조정에서 최대 판매사인 기업은행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이같이 배상하도록 했다고 23일 밝혔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 장하원 대표가 운용한 펀드다. 2017년부터 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3개 은행과 9개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고수익의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투자자를 속여 부실 상태인 미국의 개인 간 거래(P2P) 대출채권에 투자하도록 해 2019년 4월 2500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을 초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10월 이후 판매된 펀드의 환매가 중단돼 1594억원, 461계좌의 기업·법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미상환 잔액은 1221억원으로, 회수율은 23.4%다. 앞서 금감원은 2021년 5월 1차 분조위에서 디스커버리 펀드를 불완전판매한 기업은행의 손해배상을 결정하고, 대표 사례 배상비율을 64%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2023년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등에 대한 재검사 과정에서 자산운용사의 부실 자산 매입 등 다양한 위법 행위들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분쟁조정을 재실시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분조위는 상품선정·판매 시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 보호 소홀 책임 등 확인된 사항에 기초해 기업은행의 공통가중비율을 기존 20%에서 최대치인 30%로 상향했다. 투자자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신영증권의 경우 25%를 적용했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배상이 아닌 계약 취소 방식 적용까지 검토했지만, 분조위에서 “객관적 증빙이 없어 사실관계 확정이 어렵다”고 해 인정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분조위 결정으로 펀드 환매가 연기된 기업은행 209계좌, 신영증권 35계좌 투자자에 대한 피해 구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귀환에 들썩, 국내 투자 2525만명… 쑥쑥 크는 코인 시장 [뉴 코인 시대]

    트럼프 귀환에 들썩, 국내 투자 2525만명… 쑥쑥 크는 코인 시장 [뉴 코인 시대]

    결혼·노후 준비 위한 투자 활성화3개월 만에 투자자 170만명 증가비트코인, 최고가 찍은 후 보합세공급량 축소로 가격 상승 기대도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정을 튼 국민이 2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 인구 5100만명의 절반가량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한 셈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가상자산 제도화가 가속화되고 법인 자금도 유입되는 만큼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이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정을 보유한 투자자 수는 모두 2525만 367명(중복 포함)으로 집계됐다. 3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37.6% 폭증한 수치다. ‘가상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이 들썩이며 지난해 11월에서 지난 2월까지 석 달간 투자자가 170만 3085명이나 늘었다. 2500만명 가운데 지난 2월 기준 활발하게 투자를 이어 가는 사람은 1709만 6983명이다. 나머지는 가상자산을 거래한 뒤 계좌를 묵혀 두는 등 비활성 상태이지만 비활성 계좌 수는 장세가 활발해지면 줄어든다. 거래소들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주기적으로 고객실명확인(KYC)을 실시하고 있는데 비활성화된 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는 지난해 초 857만 738명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12월 801만명으로 감소했다. 비교적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60대 이상 시니어 투자자들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시가총액 상위 코인 종목들을 중심으로 뭉칫돈을 투입해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5대 거래소에서 60대 이상 투자자는 108만 6849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2월 46만 6584명 수준이었으나 3년 사이 2.3배 늘었다. 60대 이상 투자자가 보유한 가상자산은 13조 3795억원에 달한다. 투자를 할 때 핵심인 예측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선명해진 점이 시니어 인구를 코인 시장으로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은퇴 4년 전부터 매달 가상자산에 투자해 왔다는 복모(61)씨는 암호화폐로 1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 복씨는 “이더리움 가격이 오르면 팔고 조금 내리면 현금화하는 식으로 투자했다”면서 “노후 준비에서 은행 예적금이나 연금은 이제 기본이 됐고 코인도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추가로 선택해 운용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아졌다”고 했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가상자산 분석팀을 꾸려 리포트를 내 온 것도 올해로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1인당 보유액도 60대 이상 투자자가 1231만원으로 가장 많고, 50대 1040만원, 40대 672만원, 30대 357만원, 20대 112만원 등 순으로 많았다. 다만 전체 연령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는 30대로 나타났다. 30대는 총 435만 6645명으로 연령이 확인되는 전체 투자자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40대 26%, 20대 20%, 50대 18%, 60대 이상 7% 순이다. 홍모(31)씨는 “비트코인에 꾸준히 투자하면서 결혼자금을 만들었다. 코인 가격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생각해 앞으로도 적립식으로 투자 규모를 키워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에 유독 보수적인 기조를 보여 왔던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빠르게 제도화하려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대대적으로 허용한 게 대표적이다. 검찰, 국세청, 관세청, 지방자치단체들이 범죄수익과 체납재산 등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매도거래는 이미 허용된 상태고 올해 상반기 중에 지정기부금단체와 대학교가 기부, 후원받은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게 된다. 하반기부터는 자본시장법상 전문 투자자 중 상장사와 전문투자자 등록 법인 3500곳에 대해 투자, 재무 목적의 매매가 허용된다. 지난 2월 말 기준 업비트에서 원화거래가 가능한 법인 계정은 42개이고, 코빗에도 9개의 법인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빗썸은 한 곳에 법인계정을 터 줬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더 전문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법인 투자자가 시장에 진입하면 이유 없는 급등락 등 가격 왜곡 현상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위상도 과거와 달라졌다.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업비트 론칭 5년 만인 2022년 자산 총액 10조원을 넘기며 재계 40위권의 대기업 집단으로 신분이 수직 상승했다. 두나무의 지난해 순이익은 98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 1863억원으로 전년보다 85.1% 급증했다. 두나무는 한국 재계의 꽃이라 불리는 한국경제인협회에도 가입했다. 업비트를 추격하고 있는 2위 거래소 사업자 빗썸도 올해 증시 상장을 하고 경영 투명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으로 제휴 은행을 바꾸면서 점유율도 커지고 있다. 빗썸의 영업이익은 1308억원으로 전년 149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이 수수료 명목 등으로 받아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을 현금화해 경영자금으로 쓸 수 있도록 이달 말쯤 사업자 공동 ‘매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매도거래를 부분 허용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10만 9000달러(약 1억 5530만원) 선을 돌파해 최고가를 찍은 이후 한동안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공급량 축소로 가격이 오르는 ‘비트코인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 19일 4차 반감기를 맞았는데 앞선 1~3차 반감기 이후 가격 상승 효과가 6개월에서 18개월 이후 두드러졌던 만큼 4차 반감기에 따른 고점이 올해 10월쯤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 미국의 긴축 종료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 가격은 항상 반감기 및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다음해에 단기 최고점을 경신해 왔다”며 “다만 올해는 비트코인의 금융화 현상 등 비트코인 가격이 통화량과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트럼프 정권의 관세전쟁이나 미국의 소비자물가 등 거시적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 퇴직연금 20년… 장기 투자·복리 효과 외면 땐 노후 소득 불안 [전경하의 집중]

    퇴직연금 20년… 장기 투자·복리 효과 외면 땐 노후 소득 불안 [전경하의 집중]

    2005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은 올해로 20년이 됐다. 적립금이 2023년 말 382조원이었고 지난해 말 400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퇴직연금은 퇴직금을 외부 금융사에 맡겨 회사 파산 등의 경우에도 근로자의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퇴직연금 세 종류 중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가입자가 운용한다. 2022년 4월부터는 대부분의 경우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을 IRP로 받아야 한다. 그런데 DC와 IRP 가입자는 퇴직연금을 관심에서 ‘퇴직’시켜 버린다. 장기 투자와 복리 효과의 ‘마법’을 외면하면 노후 소득이 불안해진다. 원리금 보장 고집 땐 자산 줄 수도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35%(2023년 기준)다.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10년간 연평균 수익률(2.07%)보다는 높아졌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여전히 제자리 또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에만 넣어서다. 퇴직연금 적립금 중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87.2%를 차지한다. 저금리 시대, 원리금 보장만 고집하면 은퇴 시점에 자산이 줄어들 수도 있다. 2023년 7월 DC에 동시 가입한 세 사람의 누적수익률을 보자. 저축은행 예금에 절반,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에 절반 투자한 A는 15%, 투자형 디폴트옵션에 절반가량 투자하고 만기가 지난 상품을 그냥 둔 B는 9%, 예금 등 원금보장형에만 투자한 C는 2%다. 선택이 수익률을 좌우했다. 디폴트옵션 가입자 85% ‘안정형’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정한 방법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방치하는데, 그런 비합리적 대처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에 2023년 7월 도입돼 현재 300개가 넘는 상품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안정적 수익을 내면서도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 상품 구조를 들여다보고 승인한다. 그래서 위험자산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간판 상품’인지라 수익률에 신경을 쓴다. 디폴트옵션을 지정해 달라고 금융사의 알림이 오면 무시하지 말고 들여다봐야 한다.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되면 수익률이 낮아진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얼마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위험’이라는 단어는 올 4월부터 투자로 바뀌었다. 원금 손실을 원하지 않는다면 안정형(초저위험), 원금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안정투자형(저위험),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중립투자형(중위험), 높은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면 적극투자형(고위험)을 고르면 된다. 고위험 고수익(표 2 참조)인데 디폴트옵션을 운영하는 300만명 가운데 안정형으로 운용 중인 가입자가 256만명(85.3%)이나 된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디폴트옵션은 바꿀 수 있다. TDF는 주식·채권 비중 자동 조정 투자형 디폴트옵션에서 많이 들어간 상품이 TDF다. ‘타깃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의 줄임말이다. 국내에 2016년 첫 출시됐다. 은퇴 시점에 맞춰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자동 조정한다. 은퇴가 예상되는 시점이 2035년이라면 숫자 ‘2035’가 들어간 상품을 고르면 된다. 보통 5년 단위로 설정되니 예상 은퇴 시점과 가장 가까운 숫자를 고르면 된다.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여 성장성을 추구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려 위험을 관리한다. 증권사나 은행의 DC나 IRP 가입자는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은행은 실시간 매매는 되지 않는다. 소액으로 다양한 자산과 기초 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위험성이 높은 ETF, 해외에 상장된 ETF 등은 투자할 수 없다. 대신 S&P500, 나스닥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 TDF ETF도 나왔다. TDF 매매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보완했다. IRP, 로보어드바이저로 수익 제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IRP에 한해 로보 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알고리즘에 따라 투자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그에 따라 운용을 지시하는 서비스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집단이 가입자를 대신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을 국민연금공단이 알아서 투자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된다. 2022년 4월 출시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인 ‘푸른씨앗’이 좋은 예다. 30인 이하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한다. 지난해 수익률은 6.52%다. 과학기술인공제회가 2004년부터 운용 중인 과학기술인연금도 있다. 연간 수익률 5.29%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운용하는 전문가집단이 중요하다. 퇴직금, IRP에 두면 과세이연 효과 퇴직연금은 인출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100세 시대 장수의 위험과 세금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인출은 숫자와의 싸움이다. 이직할 때 받은 퇴직금을 IRP에 넣어 두면 세금 납부가 미뤄진다(과세이연). 미뤄진 세금이 원금과 함께 투자된다. 만 55세 이후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연금 수령 10년 이하는 30%, 10년 이상은 40% 덜 낸다. 정부는 올 1월 20년 이상 받으면 50%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5세 이전에도 받을 수는 있다. 다만 퇴직소득세를 내야 한다. 만 55세는 연금수령 첫 연차다. 연금을 받지 않아도 해가 바뀌면 수령연차가 하나씩 늘어난다. 수령연차는 한 해에 받을 수 있는 연금수령한도를 결정하는 기준이다(표 3 참조). 연금으로 받기로 하고 세금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10년까지 수령한도가 적용된다. 수령한도를 넘으면 퇴직소득세를 내야 한다. 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받지 않았으면 연금수령기간으로는 간주되지 않는다. 연금수령기간이 길수록 세금 혜택이 있기 때문에 만 55세가 넘으면 조금이라도 받아 두라고 하는 이유다. 연금 年 1500만원 안 넘는 게 중요 퇴직금을 투자해 얻은 수익이나 연말정산에서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으로 연금을 받을 때는 연 15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 1200만원이던 한도가 지난해 1500만원으로 높아졌다. 1500만원까지는 연령대에 따라 3.3~5.5%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된다(표 4 참조). 1500만원을 넘으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500만원 초과액이 아닌 수령액 전액이 다른 소득과 더해져 종합과세(6.6~49.5%)되거나, 16.5% 세율로 분리과세된다(표 5 참조). 1500만원 계산에서 빠졌던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대출 성격의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회사에서 준 퇴직금으로 받은 연금 등이 더해져 세율이 훌쩍 뛴다. 그러면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로소득이 없는 노후에는 큰 부담이다. 통합연금포털 ‘내 연금 조회’ 도움 100세 시대에 안정적 노후 소득은 필수다. 우선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내 연금조회’를 통해 국민연금, 퇴직연금 등 가입한 연금상품의 적립액 등을 확인하자. 처음 조회할 때 시간이 걸리는데 나중에는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퇴직연금 관련 뉴스가 나오거나 가입 금융사의 알림이 오면 잠깐이라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입한 금융사에 가끔은 전화나 온라인을 통해 물어보자. 대답의 수준은 질문이 결정한다. 인공지능(AI)에게 제대로 질문해야 좋은 답이 나오는 것처럼. 질문들이 모아지면 금융사들이 ‘자주 묻는 질문’으로 알려 줄 수 있다. 듣지만 말고 물어보는 ‘집단의 힘’이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 ‘국민MC’가 미성년 성착취 영상 3000개를…대만 연예계 ‘발칵’

    ‘국민MC’가 미성년 성착취 영상 3000개를…대만 연예계 ‘발칵’

    대만의 ‘국민MC’였던 남자 연예인이 미성년 성착취 영상 약 3000건을 소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년 전 자신에 대한 ‘미투 폭로’가 나온 데 이어 미성년 성착취 영상 소지 혐의까지 받으면서 연예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그럼에도 일부 연예인들이 그를 두둔하고 있어 대만 연예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23일 대만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타이베이 지방검찰청은 전날 아동 및 청소년 성착취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만의 유명 MC 황즈자오(53·미키 황)에 대해 같은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앞서 그는 ‘대만판 n번방’이라 불리는 한 불법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2259건을 내려받아 소지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를 수사하던 검찰은 그의 휴대전화에서 영상 586건을 새로 발견해 그를 추가 기소했다. 이에 따라 그는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2845건을 소지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가 소지한 영상에서 확인된 미성년자 피해자가 최소 27명으로 집계됐다. ‘미투’ 폭로 수사 중 하드디스크에서 영상 발견1988년 데뷔해 대만의 주요 시상식과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예능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국민MC’로 군림했던 그는 2023년 대만을 휩쓴 ‘미투 운동’으로 추락했다. 그해 6월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 인플루언서가 “17세 때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이어 피해자가 여러 명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그는 이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돌연 자해를 시도했다. 그의 성추행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이 압수한 하드디스크에서 미성년 성착취 영상을 다수 발견했고, 검찰은 그를 ‘정당한 이유 없는 청소년 성 관련 영상 소지’를 금지하는 아동 및 청소년 성착취 방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법정에서 “‘미투’ 수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영상을 내려받았다”고 진술했다. 그의 이같은 혐의가 드러나자 동료 연예인들은 “그와 함께 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그와 협업하던 방송사와 정부 부처 등이 모두 계약을 해지하며 방송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황즈자오 사건’은 대만이 아동 및 청소년 성착취 방지법을 개정하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아동 및 청소년의 성 관련 영상 소지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대만 입법원(국회)는 지난해 7월 해당 혐의에 대해 최대 7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법을 개정했다. “복귀시켜야” 동료 연예인 발언 파문그럼에도 일부 동료 연예인들이 그를 두둔하는 발언을 연이어 하면서, 한때 그의 방송 복귀 가능성을 놓고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그와 절친했던 연예인들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그가 먹을 밥 한 입은 남겨둬야 한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등 방송 복귀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거센 역풍을 맞고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했다. 또 일부 팬들은 “영상을 찍은 것도 아니고 가지고만 있는 게 뭐가 문제냐”며 그를 두둔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뭇매를 맞았다. 드라마 ‘황제의 딸’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린신루(임심여)는 전날 인터뷰에서 그의 추가 기소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성착취 영상을 소지하는 건 엄연한 범죄로, 절대 용인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7년 시작된 전세계 ‘미투 운동’을 비껴갔던 대만에서는 2023년 대만 정치권의 암투를 그린 넷플릭스 드라마 ‘인선지인: 웨이브 메이커스’가 파장을 일으키며 뒤늦게 미투 열풍이 불었다.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중국 ‘톈안먼 사태’ 당시 민주화 시위를 이끌고 대만에 정착한 인권운동가 왕단, 법조계와 학계, 문화계, 연예계 등의 거물급 인사를 상대로 한 성폭력 피해 폭로가 터져나왔다. 이후 경찰의 수사와 법정 공방, 업계 퇴출 등의 후폭풍이 이어졌다.
  • “반려견 분뇨 먹여”…고3 男학생과 동거·성추행한 20대女 최후

    “반려견 분뇨 먹여”…고3 男학생과 동거·성추행한 20대女 최후

    고3 학생에게 영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접근해 2년간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며 반려견 배설물 등을 먹게 하고 성추행하는 등 가학적 범죄를 저지른 20대 여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2일 검찰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 장성훈·우관제·김지숙)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특수상해, 강요, 공갈, 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23)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검사의 원심 구형(징역 10년)과 동일하게 선고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가스라이팅해 다수 범죄를 저질렀고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공탁금 등 수령을 거부하며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을 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초범이고 깊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아직 20대 초반의 비교적 어린 나이이기 때문에 징역 7년형은 상당히 무겁다”며 “사회 안녕과 사회 복귀를 모두 고려해도 오래 복역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1심에서 피해자 측이 희망하는 금액을 준비하지 못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절반의 금액을 공탁했다”며 “2심에선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합의에 노력을 다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21년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피해자 남성 A(22)씨에게 영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며 접근해 A씨가 성인이 된 이듬해 8월 동거를 요구해 함께 살았다. 박씨는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에게 위험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A씨를 가스라이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8개월의 동거 기간 박씨는 A씨에게 협박과 폭행을 일삼으며 가족과 지인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박씨는 A씨에게 흉기, 대걸레, 열을 식히지 않은 왁스 등으로 자해를 강요하고 음식물 쓰레기와 반려견 배설물을 먹게 했다. 편의점 등 공공장소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도 서슴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A씨를 이 같은 방식으로 2년간 심리 지배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특수상해, 강요, 공갈, 강제추행 등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 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29일 박씨에 대해 징역 7년형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검찰은 징역 10년형을 구형했다. 2심 선고기일은 오는 6월 2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사설] ‘尹 사저 정치’ 손절 없인 국힘 중도확장 가망 없다

    [사설] ‘尹 사저 정치’ 손절 없인 국힘 중도확장 가망 없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어제 처음 일반에 공개됐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형사 피고인이 돼 증인들과 티격태격 설전을 벌이는 모습은 국민을 참담하게 했다. 국민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메시지는 여전히 한마디도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한때 최고 지도자로서 최소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윤 전 대통령은 ‘윤 어게인’ 정당 창당을 공지했다가 보류한 자신의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들과 사저에서 식사를 하며 격려한 사진을 노출시켰다. 김계리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도록 한 발상이 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행보가 6·3 대선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지도 궁금할 뿐이다. 어제 공개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50.2%로 처음으로 50%대를 돌파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민의힘 후보들은 딴 세상을 산다.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 노력은커녕 윤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들 표에만 매달리는 소아병적 행태들이다. 나경원 후보는 “이번 대선은 중도 확장이 아니라 체제전쟁”이라더니 “한동훈 후보가 탄핵을 선동해 이 지경”이라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계엄을 “2시간 해프닝”이라고도 했다. 중도 유권자들을 백리 바깥으로 쫓아내는 자해적 언사들만 골라서 하고 있다. 이래서는 대선 필패라는 사실을 이들이 모를 리 없다. 극렬 지지층 환심을 사서 자기 정치만 하겠다는 이 후보들의 행태로는 국민의힘은 가망이 없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대명’(90% 득표율의 이재명)이란 말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그래도 한때 집권당이었던 공당의 대선 후보들이 이렇게 퇴행적 수준이어도 되나. 형사재판을 받는 윤 전 대통령은 본인 생존을 위한 사저 정치를 멈춰야 한다. 국민의힘 후보가 대선 링 위에 제대로 서 보겠다면 사저 정치를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 당장 그 결기부터 보이라.
  • 반도체 클러스터·교통 편리한 알짜 단지

    반도체 클러스터·교통 편리한 알짜 단지

    대우건설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동 산126-13 일원(은화삼 지구)에 들어서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를 이달부터 분양한다고 21일 밝혔다. 총 3724가구 규모로 완성되는 이 단지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가까이 있어 미래 가치가 높다. 처음 분양한 1단지(1681가구)가 100% 계약된 만큼 후속 분양인 2·3단지도 빠르게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2·3단지는 전용면적 59·84㎡, 총 2043가구 규모다. 이 단지는 반도체 산업 발전과 정부 지원으로 시세 상승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도 360조원을 투자해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정부도 송전선로 비용, 전력과 용수 공급 등을 지원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교통 인프라도 크게 개선된다. 45번 국도의 이설·확장 사업이 상반기에 발주된다. 45번 국도와 국지도 57호선, 영동고속도로 등과 연결됐고 향후 세종~포천고속도로와 경강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이다. 견본 주택은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901(신분당선 동천역 부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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