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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경제 8.5% 고성장/KDI­전망/경상적자 82억달러로 증가

    우리경제는 올해 각각 경제성장률이 8.5%,경상수지 적자폭이 82억달러,소비자물가상승률이 5.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경제전망 토론회」에서 박우규 연구위원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박 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적자폭은 엔고의 지속으로 각각 작년보다 증가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농산물가격의 안정으로 작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를 작년 실적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8.4%에서 8.5%로 0.1%포인트 높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연중 평균)은 6.3%에서 5·4%로 0·9%포인트 낮아져 고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 “소비성금융 억제 SOC투자 연기”/한은,경기과열 진정대책 촉구

    한국은행은 17일 최근 과열조짐을 보이는 경기확장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소비성 금융을 억제하고 사회간접자본(SOC)집행을 연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은은 이날 확대연석회의에서 발표한 「최근의 경제동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우리경제는 수출 및 설비투자의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의 신장세가 더욱 확대되고 건설투자도 회복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이같은 전망의 근거로 올 들어 내수용 소비재와 기계류의 수입이 각각 32%와 49% 늘고 생산능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가동률은 83%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운 2.1%에 이른 사실을 들었다. 한은은 이에따라 올해의 연간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8%를 다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원자재·자본재·소비재 등 전품목에 걸친 수입의 확대로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원자재 수입가격과 임금 상승,경기활황에 따른 공급애로 등으로 물가가 적지않은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과소비억제 국민의 몫이다/강광하 서울대 교수(시론)

    우리 경제는 제대로 잘 굴러가고 있는가.8%가 넘는 성장률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그 정도의 성장률을 기록하기가 어디 쉬운 일이냐고 낙관적인 관측을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너무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은 과열 우려가 있다고 비관적인 관측을 하는 분들도 있다.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소망스러운 일이다.문제는 이 속도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데 있다.경제는 단숨에 승부를 내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경주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가령 2시간30분대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마라톤 선수가 선두 그룹에 끼기 위해서 무리하게 초반 레이스를 펼치다가는 완주는 커녕 중도에 탈락하거나 자신의 기록도 유지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나라 경제는 실력에 맞게 적정한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따라서 지금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가 적정한 것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결론을 내기가 어려운 문제이다.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 경제가 요즈음과 같은 속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94년에 이어 95년에도 8%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폭은 확대되고 물가상승 압력도 가중되고 있다.고급 내구재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소비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점이 특히 우려할 만하다.한국금융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95년의 성장률은 8%대이지만,경상수지 적자는 64억 달러,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에 이르러 경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민간소비증가율은 94년 3·4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을 앞질렀고,특히 고급가구나 자동차 등 사치성 내구재의 수입이 95년 2월중에 45.7%나 크게 증가하였다.이것은 결코 건전한 성장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또한 이것이 저축률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외채가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므로 더욱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하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소비는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면에 이를 통제하거나 조절하기 위한 수단이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이다.따라서 경제안정을 위해서도,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건전한 소비행태를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다.국민 각자가 스스로 소비를 억제하지 않고서는 이 문제의 해결이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정부의 각종 시책이 소비 촉진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실시,특별소비세 인하 그리고 시장개방 등이 모두 소비를 유발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현상만을 말한다면 이러한 지적은 옳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것은 정부 시책의 본뜻을 왜곡한 일부 바람직하지 못한 소비행태에 핑계를 제공하는 궤변에 불과하다.다만 당연히 시행해야 할 바람직한 정책이 일시적으로 소비를 촉진하는 역기능을 보이고 있는 만큼,정부가 이를 상쇄시킬 좋은 방도를 강구해야 할 터인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결국 이 과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 국민들이 해결할 수 밖에 없다.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소비를 억제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튼튼해질수 없다는 자각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소비억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 선거는 또 한차례 소비를 조장하고 물가상승을 부추길 복병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과소비의 핑계를 대기보다 건전한 소비자로서의 자긍심을 되찾아야 한다.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우리 경제의 성패 여부는 이제 우리 손에 달려있다.
  • 히로시마원폭 사과해야 하나(해외사설)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나는 50년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었다.그는 또 『당시 트루먼대통령이 「그앞에 놓여진 사실자료에 근거해」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덧붙였다.클린턴은 위 두가지 관점에서 옳았으며 그에 대해 어떤 조심스런 평가도 추가할 필요가 없었다.일본사람들이 이같은 클린턴의 말을 계속 물고 늘어지는 것은 현명치 못한 것이며 계속 그럴 경우 그것은 누가 전쟁을 시작했느냐 하는 것과 침략자들이 얼마나 잔혹했었는가 하는 사실만을 상기시켜줄 뿐이다. 원폭사용에 대한 정당성 문제는 지난 1945년 이후 역사학자와 전략가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계속되어온 논쟁의 주제이다.원폭사용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은 언제나 당시 일본군이 명백히 무력화된 상태였으며 얼마안가 항복할 처지였다는 주장을 근거로 한다.그러나 우리는 당시 오키나와에서 일본군들은 마지막 한사람까지 싸울 정도로 완강히 버텼으며 원폭의 사용으로 오키나와전투가 두달이상 앞당겨 끝날수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오키나와에서의 일본군과 민간인들의 사상자 숫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희생자 숫자 보다도 훨씬 많았고 일본군이 자발적으로 조기에 항복하리란 기대치는 매우 낮았다. 때문에 원폭의 사용은 전쟁을 조기에 끝내고 더 많은 미국인들의 희생을 줄였다는 중요한 판단에서 볼때 하나의 성공사례이다.원폭의 엄청난 희생자는 대부분 민간인들이나 어떤 전쟁에서도 대도시에 대한 폭격에서는 무기가 원폭이건 재래식 폭탄이건 희생자가 민간인이게 마련이다. 원폭은 많은 희생자를 냈지만 이제 그 전쟁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일본은 1945년이후 미국의 맹방으로서의 신뢰와 존경을 얻게 됐고 자국국민들과 이웃국가의 인권수준을 높이는 민주주의를 얻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기억은 전쟁을 하면 이같은 엄청난 희생을 가져온다는 엄중한 경고로서 미국과 일본의 역사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 한은/올 성장률 8.2%전망/엔고 호재…0.9% 높여 잡아

    ◎소비자 물가 상승률 5.6% “안정제” 한국은행은 11일 올해의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GDP 기준)이 작년에 전망한 7.3%보다 0.9%포인트 높은 8.2%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의 관계자는 『엔고로 수출이 당초 예상보다 큰폭으로 늘고 설비투자도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어 올 1·4분기의 성장률이 작년 4·4분기의 9.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추세라면 연간 성장률도 작년의 전망보다 상당히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연간 국제수지 적자폭은 65억달러로 5억달러 정도가 더 늘어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로 당초 예상(6%)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금융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대우경제연구소는 올해 성장률을 작년의 전망치보다 0.6∼0.8%포인트 높은 8.1%로,삼성경제연구소와 쌍용경제연구소도 당초 예상보다 0.5%포인트 높은 7.5%와 7.8%로 수정했었다.
  • 「저달러·엔고 행진」 계기로 본 환율 전쟁사

    ◎2차대전후 4차례… 미 적자가 주인/투기성 자금·선진국 불협화도 한몫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85엔선마저 무너지면서 세계경제는 미국과 일본의 환율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까지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사가 「누가 엔고를 멎게 할 것인가」였다면 올해에는 「엔고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로 바뀌었다.그만큼 예측도 어렵다. 80년대 들어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쌍둥이 적자)가 지속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미·일간의 환율전쟁은 양국의 보호주의정책과 맞물려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이를 차세대 경제리더를 차지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70년대 두번,80년대 한번,90년대 한번 등 모두 4차례 엔고가 있었다. 1차 엔고는 닉슨 쇼크로 명명된 71년 8월15일부터 세계의 통화체계가 변동환율제로 바뀐 73년 2월23일까지다. 닉슨은 베트남 전쟁수행을 위해 과다하게 찍어낸 달러화가 미국의 대외수지 악화·대외 단기채무 누적 등으로 나타나자,「더이상 대내균형을 희생하면서 달러본위 체제유지에 노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이때부터 달러화에 대한 주요국의 통화가 모두 강세로 반전된 가운데 엔화는 1달러당 3백60엔에서 1년반만에 2백65엔까지 36%가 절상됐다. 2차 엔고는 75년말 3백엔대까지 올랐던 엔화가 카터대통령이 달러화 방위를 선언한 78년 11월1일 1백71엔까지 떨어졌던 기간이다. 변동환율제 이후 달러가치 방어라는 책임에서 해방된 미국이 고금리 정책과 함께 거의 무제한으로 달러화를 살포하면서 무역적자가 급속히 확대되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인플레에 시달렸던 시기다.카터는 전후 두번째로 두자리 숫자를 기록한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통한 달러화 가치회복을 선언한 것이다. 3차 엔고의 시기는 달러화의 평가절하에 합의한 선진국들의 플라자 합의(85년 9월22일)이후 엔화가 1백20엔선으로 절상된 88년까지이다. 80년대 들어 미국은 세출삭감·국방비 증액·대규모 감세 등 공급측면을 중시한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한 결과재정적자와 고금리로 인해 수출경쟁력이 약화됐다.쌍둥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대외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직면했다. 반면 일본은 엔화약세와 국제원유가 하락 등에 힘입어 국제수지 흑자폭이 급격히 늘며 세계최대의 채권국으로 부상했다. 이에 주요 선진국간의 대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협조를 통해 과대 평가된 달러화의 환율을 조정하기로 한 것이 플라자 합의다.이 기간중 엔화는 무려 1백4%나 절상됐다. 지난 93년 클린턴 행정부출범과 함께 지금까지 계속되는 4차 엔고도 3차 때처럼 미국의 쌍둥이 적자 심화와 일본의 국제수지 흑자 확대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클린턴 정부는 국제경쟁력 강화로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본시장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취임과 동시에 엔고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여기에 유럽 외환시장의 불안,멕시코의 페소화 폭락사태,국제적인 투기성자금 유입,주요 선진국간의 정책불협화음 등이 가세,엔고를 부채질하고 있다.클린턴 정부 출범이후 8일까지의 엔화는 31.5% 절상됐다. ◎국내업계 대응/대일 의존 축소… 개도국 등 시장 넓히기 전력 원화값이 사상 처음으로 1백엔당 9백원대를 넘어서자 대기업마다 긴급회의를 여는 등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원화의 대엔화 가치의 절상폭은 올들어 이미 14%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엔고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우선 「큰 비는 피하자」는 전략으로 환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선수금을 빨리 받기 위해 선적서류의 네고 기일을 단축하고 신용판매기간도 단축키로 했다.해외의 외상대금은 조기 회수하고 연불조건의 해외구매를 추진하며,수입대금의 결제는 가급적 늦춘다는 전략이다. 또 수출은 원화로,수입은 달러화로 결제한다는 방침을 정해 실무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장기대책은 두가지이다.부품의 지나친 대일 의존도를 줄이고,엔고로 유리해진 가격경쟁력을 활용해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의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안이다. 대일 부품의존도가 높은 중장비 등의 기계 및 VCR 등의 가전업체들은 수입선 다변화와 부품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우중공업과 현대정공·삼성중공업 등의 기계업체들은 일본업체들과의 가격인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수입선을 미국이나 독일로 바꾸는 것은 물론 기술도입선도 다른 국가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대우전자는 최근 시티즌사 등 일본의 부품조달업체로부터 오디오와 냉장고 등의 부품값을 10%이상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고 동남아 등에서 새로운 거래선을 찾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철강·조선업계 등은 엔고를 호기로 삼아,미국시장 및 개도국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수출가격도 올려,채산성도 개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자동차의 경우 5%선까지,반도체는 10%까지 올려도 시장확대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엔고를 활용하지 못한 지난 86∼88년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며 『부품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엔고로 경쟁력이 약화된 일본 부품산업의 국내유치 및 일본업체와의 제3국 공동진출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 소비재 수입억제 급하다(사설)

    무역수지적자폭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정부집계에 따르면 3월중 수입액이 1백억달러를 초과,월별 실적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하는 등 수입이 급증추세를 보임에 따라 올들어 지금까지의 무역적자가 45억달러에 이르고 있다.이러한 적자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이상 늘어난 것으로 특히 과소비풍조와 관련,외제승용차를 비롯한 사치성 소비재 수입급증현상이 적자폭의 확대를 주도하고 있어 심각한 우려를 자아 내게 한다. 또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올 연간 무역적자는 지난해의 두배에 가까운 1백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어서 만성적자국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때문에 우리는 적자규모의 축소와 흑자로의 반전을 시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치성 고가소비재의 수입을 억제하도록 촉구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과소비억제와 함께 경기과열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안정화대책을 하루 빨리 수립,집행해야 할 것이다.또 원화의 급격한 절상을 막아서 우리 수출상품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수입을유발하는 시설투자도 최대한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와 함께 국산기계류등의 시설재구입자금은 금리를 크게 낮춰 원활히 지원함으로써 국산화를 앞당기고 무역수지도 개선시키는 효과를 거두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업계의 경우 내수경기활황에 편승하는 무분별한 마구잡이식 수입행위가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건전한 성장잠재력의 바탕을 잠식하는 사실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계도 근검절약과 저축하는 절제된 소비생활을 통해 과소비확산을 막음으로써 수출입구조를 건실하게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당부한다. 우리의 시장개방정책이 경쟁촉진에 의한 경제체질의 강화를 겨냥했던 당초목표와는 달리 소비재수입급증과 과소비풍조의 확산으로 이어진다면 야심적인 제2경제도약의 꿈은 좌절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미즈노 준코/일 아시아경제연 연구원(인터뷰)

    ◎“기기 설계 능력 키워야 대일적자 해소”/한국산 아시아 시장서 경쟁력 충분/기술제휴 탈피,자체개발 노력 절실 『한국은 기계류,특히 공작기계의 설계능력을 키워야 합니다.국제 경쟁력이 강해지려면 기계류의 독자적인 설계 능력이 아킬레스건입니다.기술제휴로 상품을 생산할 경우 짧은 기간 안에 제품생산에 이를 수 있지만 기술을 제공하는 쪽에서 수출시장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휴에만 안주하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없습니다』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일무역 적자.지난 해에는 1백10억달러를 돌파했다.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이 가운데 94% 정도가 기계류 수입으로 인한 것이다.개발도상국 연구에 명성을 쌓고 있는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에서 한국의 기계공업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미즈노 준코(수야순자·43)연구원에게 우리의 기계류 대일 무역적자 해소책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미즈노씨는 『한국이 일본과 똑같은 길을 걸어서 성장하겠다는 현재의 성장전략을 유지하는 한 기계류를 비롯해 많은 것을일본에서 수입해야 할 것』이라면서 『성장을 하려 하면 할수록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한국이 기계류 교역에서 적자를 보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고 덧붙인다.수입한 기계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일본도 1백년 동안 기계,특히 공작기계를 수입하는 나라였다』면서 『아직도 일부 공작기계는 스위스나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즈노씨는 한국 김치의 경쟁력을 예로 들면서 『일본이 하지 않는 것,예를 들면 항공기산업과 같은 것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성장가도를 달리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기계류 수출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본과 똑같은 기계를 만들어 일본에 수출하는 한 한국은 일본의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막대한 자본이 투하되는 기계공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수출시장이 필요한데 한국산 기계는 아시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최근의 엔고현상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시장진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기계류는 애프터 서비스가 대단히 중요하다.고장이 나면 즉각 고쳐준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일본 기계는 적어도 10년은 고장이 안 난다는 믿음을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은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애프터 서비스망을 먼저 구축하고 있다. ­한국의 대일 기계류 수출은 대만에 뒤져있는데 한국과 대만의 기계공업을 비교한다면. ▲설계능력과 경영전략의 차이다.애초에는 설계능력면에서 중국,대만,한국의 순이었다.중국은 사회주의 경제로 경쟁력을 잃었다.대만은 한국보다 설계능력면에서 10년쯤 앞서 있다.또 대만 기업들은 설계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한국기업은 스스로 개발하고 설계하겠다는 의욕이 약하다. ­한국의 기계공업이 비관적이라는 말인가. ▲아니다.짧은 시간에 기술제휴를 통해 생산기반과 숙련기능공을 확보한 저력이 있다.지난해 한국의 기계류 수출은 러시아에 대해 60%,남미에 30.7%,싱가포르에 34%,중국에 94.1%,동유럽에 32%나 증가했다.한국의 산업구조는 일본의 80년대 초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반도체 등 고도 기술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이제부터는 설계능력과 마케팅이 중요하다.
  • 미국시민이 되는것(임춘웅 칼럼)

    요즘 미국이민국의 시민권 신청접수창구가 초만원이란 소식이다.아직 시민권을 따지 않은 영주권자들이 너도나도 시민권을 받기위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에선 영주권자나 시민권자나 실제생활하는 데 큰 차이가 없다.투표권과 피선거권이 없을뿐 그밖의 일상생활에서는 차별이 없다.그러니까 정치를 하겠다거나 공무원이 될 생각이 없는 사람이면 굳이 절차가 복잡한 시민권을 받아야 할 이유가 그동안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지난번 선거에서 다수당이 된 공화당이 지금까지 미국시민들과 똑같은 혜택을 주어왔던 합법이민자들에 대한 사회복지 차원의 각종 지원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박탈하는 새로운 내용의 사회보장법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추진중인 이번 입법안의 시발은 작년말 중간선거에서 캘리포니아주가 국민발안으로 채택한 세칭 SOS법이다.불법이민자들로 골치를 앓고있는 캘리포니아주가 예산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불법이민자들에게도 주어왔던 사회보장혜택을 중단하겠다는 게 이법의 골자였다.미국에서는 불법이민자들이라도 그 자녀들에 대한 교육의 기회같은 것은 시민들과 똑같이 주어왔는 데 그런 것을 막겠다는 것이었다. 공화당은 한수를 더 떠 시민이 아니면 합법이민자들까지도 사회보장 수혜대상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이법안의 핵심은 그동안 합법이민자들에게 부여해왔던 약 60개분야 복지혜택의 상당부분을 박탈하자는 것이다.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전체적으로 2백50여만가구가 피해를 보게되는 대신 미국정부는 5년동안에 약2백50억달러의 예산을 절감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법이 실시되면 영주권만 갖고 살고 있는 우리교포 80여만 가구도 피해를 입게 된다.그런데 우리 한국인들의 경우는 또 다른 고민이 있다.언젠가 모국으로 돌아가겠다는 회귀본능이 특별히 강한 민족인 데다 미국시민이 되는 것을 조국을 저버리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것이다.한국에서의 재산권문제로 시민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나 시민권을 따지 않는 다수는 역시 한국인 특유의 결벽성 때문이다. 이런한국인의 고유정서로 해서 피해를 보는 것은 비단 복지혜택 만이 아니다.정치적으로도 손해를 보고 있다.한국계인구의 숫자는 많은데 실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투표권자는 많지 않아 정치적인 관심을 모으지 못하는 것이다.영주권자가 80만인데 비해 시민권자는 그절반인 40여만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사람이 법적으로 미국시민이 됐다고 해서 미국인이 됐다고 미국인들이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고 미국여권을 들고 어느날 김포공항에 내렸다고 해서 그 친구가 미국사람이 됐나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데도 한국인들의 결벽성은 유별난 데가 있다. 미국간 한국인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 보다 더 훌륭한 한국인이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떳떳한 미국인일 때 일 것이다.
  • 1월 무역외 적자 최고/5억2천만달러

    설 연휴와 겨울방학이 낀 지난 1월 중 해외 여행객들과 유학생들이 해외에서 쓴 돈이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외 수지 적자가 월중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이 때문에 수출 호조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작년보다 크게 줄었음에도 지난 1월의 경상수지는 7억4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의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해외여행 폭주로 여행수지 적자가 작년 1월의 1억7천8백70만달러보다 13.4%가 늘어난 2억2백6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중 처음으로 2억달러를 넘어섰다.또 해외운항 경비와 용선료 지급 등이 늘어나면서 전체 무역외 수지 적자는 월중 최고인 5억2천3백만달러에 이르렀다.
  • 과거청산의 허구성(일본 「21세기 야망」:10·끝)

    ◎가해자 아닌 “원폭 피해자”부각/우익세력 「부전·사죄결의」극력 저지/과거 되레 찬미… 정치·군사대국 “집념”/진솔히 과거청산한 독과 대조… “위험한 역사의 시작”우려 일본 히로시마(광도)에 있는 평화공원.원폭의 비극을 통해 역설적으로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공원.그 자료관에는 8시15분에 멈춰 있는 부서진 시계가 전시돼 있다.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시각을 마지막으로 알리고 더 이상 가지못하고 있는 시계.일본은 그 정지한 시계와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돔건물등을 원폭피해의 상징물로 보존하고 있다. 평화공원은 인류역사상 처음인 원폭피해의 처참함을 증언하고 있다.그러한 원폭피해는 일본뿐만이 아니라 온 인류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히로시마에 평화공원을 만든 것은 원폭피해의 참담함을 보여줌으로써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없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본은 말한다.그러나 그 이면에는 또다른 뜻이 있다.원폭피해의 비극을 강조하며 아시아에서의 가해자 일본을 세계의 피해자 일본으로 바꾸려는 저의가 있는것이다. 평화공원에서의 일본은 피해자라 할 수 있다.그러나 일본은 아시아에서 온갖 만행을 저지른 광기의 가해자였다.일본 아사히신문의 와다 다카시씨는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는 20세기 비극의 기념비이다.그러나 아우슈비츠와 히로시마의 커다란 차이점은 히로시마가 피해자 중심의 기념관을 만든 데 비해 아우슈비츠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전체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피해자 중심의 평화공원을 비판했다.그는 『일본이 가해자 의식을 갖지 않으면 역사인식의 전체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에도 이같이 일본의 가해자 인식을 말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적지않다.그러나 연세대의 최정호 교수는 『가해자 일본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일본의 집요한 「히로시마 캠페인」은 어느덧 양식있는 지식인의 사고조차 현혹시켜 히로시마와 아우슈비츠를 동격의 사건으로 대칭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 교수는 『연합국이 가해자가 되고 추축국이 희생자가 된 히로시마의 비극에 대비되는 유럽의 비극은 아우슈비츠가 아니라 독일의 드레스덴이며 아우슈비츠의 대학살과 비교되는 범죄는 군국주의 일본이 저지른 남경대학살』이라고 말했다. 드레스덴의 비극은 연합국 폭격기 편대가 1945년 2월 피란민들이 집결한 평화의 도시 드레스덴을 저공비행하며 융단폭격,30여만명이 희생된 대참사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드레스덴의 비극으로 아우슈비츠의 범죄를 중화시키려 한다든가 스스로를 피해자로 바꾸려하지 않았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독일은 나치가 저지른 범죄를 마음으로부터 사과·반성하고 성실히 손해배상을 해왔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배상에 매우 인색했다.그들은 역사적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해 왔다.일부 세력은 아시아 침략의 「정당성」까지 주장,태평양전쟁은 「아시아 해방전쟁」이었다고 미화하고 있다.그러나 역사를 지우고 고쳐 쓴다고 해서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될 수는 없다.슈미트 전서독총리는 지난 1월7일 아사히신문의 전후 50주년 기념 특집 인터뷰에서 『일본은 독일과 같이 침략과 범죄에 대한 반성과 보상을 하지않았다.한국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해서도 오히려 점령시대의 범죄를 부정하고 종군위안부에 대한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전후 50주년이 되는 올해 과거청산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하고 있다.일본여당은 「전후50년문제 프로젝트팀」을 만들고 정부와 함께 종군위안부문제 등의 해결방안으로 「평화교류기금」의 창설을 검토하는 등 과거청산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는 국회의 부전·사죄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무라야마 총리의 국회결의 움직임은 보수·우익 세력의 강력한 저항을 받고 있다.자민당의 「전후50주년 국회의원연맹」과 야당인 신진당의 많은 의원들이 국회결의 반대운동을 적극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익세력들은 태평양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음을 강변하고,국회의 부전결의를 저지하며 전몰자를 추모하는 범국민운동을 조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범국민운동에는 「일본유족회」,「전후50주년 국회의원연맹」,「일본을 지키는 국민회의」 등 30개 이상의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5백만명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지난 22일에는 도쿄에서 대규모 부전결의 반대집회가 열렸다.집권 자민당은 선거공약서에서 과거반성부분을 삭제해 버렸다. 일본의 보수·우익세력은 이같이 과거반성을 통한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를 「찬미」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일본의 이러한 움직임은 히로시마의 원폭이 일본의 양심까지도 마비시켰고 과거 침략에 대한 반성·사죄 의식은 평화공원의 정지된 시계처럼 정지하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사회의 이러한 현상은 전후 50주년을 맞아 과거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하며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과거청산」 전략의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다.그러한 위험성은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정치·군사대국화의 야망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일본은 지금 전후 축적한 경제력을 정치·군사력으로 전환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경제력을 배경으로한 정치·군사강국은 일본의 21세기 국가전략이다.그러나 진정한 과거청산없는 대국주의 지향은 또다시 가해자가 되는 「위험한 역사」의 시작일지 모른다.일본의 21세기 국가전략을 냉정한 이성적 판단으로 인식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마셜군도/핵폐기장 유치 제의/한·미·일에 가능성 조사 참여 요청

    ◎미·일은 현지반발 의식 거부 【도쿄 연합】 오랫동안 원자폭탄 실험지였던 비키니 환초(환초·대양중에 발달한 환상 산호초)를 영유하고 있는 마샬군도 공화국이 자국의 무인도에 핵폐기물 저장시설 건설 구상을 마련해 미국과 한국,일본,대만 등에 실현 가능성 조사에 참여해 줄것을 요청했다고 일 마이니치 신문이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인근 미크로네시아 연방이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에 반대하고 있을뿐 아니라 마샬군도 국내에서도 반발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이미 「핵폐기물은 국내에서 처리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를 고사했다고 전했다. 일본 전력회사 등은 아직까지 일본의 핵폐기물 최종 처리장 건설부지가 확정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아래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 “사죄거부라니…일본은 차라리 침묵하라”/휴코타지 전 주일 영국대사

    ◎“명백한 침략전쟁을 아시아 해방전” 망언/식민 지배 극도 잔학… 피폭책임 일 군부에 일본의 보수·우익세력들은 전후 50주년을 맞아 과거 아시아침략에 대한 반성·사죄를 거부하고 오히려 태평양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아시아 해방전쟁」이었다는 망언을 되풀이 하고 있다.일본 우익세력들의 이러한 망언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휴 코타지 전주일영국대사는 산케이신문 기고에서 『일본은 차라리 침묵을 지켜라』고 충고하고 있다.다음은 기고문 내용. 대지진의 비극으로 한 해를 시작한 일본은 올해 전후 50주년을 맞아 쓰라린 코멘트를 많이 듣게 될 것이다.나는 그러나 일본인들이 이러한 논평에 주의깊은 반응을 보이기를 바란다.분노로 성급하게 반응하면 감정이 악화될 뿐 일본의 장기적인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부주의한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는 일본의 정치가들이 위엄있는 침묵을 지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나는 올해는 화해에 역점이 두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올해는 승리와 패배를 각각 기리기보다는전쟁이 가져다 준 고통을 공감하고 되새겨보는 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인들은 지금 제2차 대전중 일본제국군대가 점령한 지역의 주민에 대해 일본과 「천황」의 이름으로 얼마나 광범위하게 불행한 일들을 저질렀는지 또 그 행동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되새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군에 포로로 붙잡혔던 사람들 가운데는 일본군으로부터 받은 취급을 잊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나는 종전직후 싱가포르에서 나의 친척을 포함한 포로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직접 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심정을 알 수 있다.하지만 기독교인은 「너의 적을 용서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다.나는 화해를 바란다. 우리는 일본제국군대의 일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나는 이곳 영국에서 일본인의 친구로서 일본인은 다른 국민과 이질적이라는 말을 믿지 않음을 말하고 싶다.문제는 인종이나 선천적인 특징이 아니다.나는 일본인 가운데 괴로움을 주는 것을 막으려고 노력한 군인이 있는 한편 연합국측에 복수심에 불타 문명인으로서의 행동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군인이 있음을 알고 있다.슬픈 이야기이지만 인간에게는 나쁜 짓과 잔학한 행동으로 치달리려는 경향이 잠재해 있다.이 잠재적 요소는 상황과 사상의 교화에 따라 표면화된다.러일전쟁과 1차대전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은 공정한 취급을 받았다.왜 2차대전 당시 일본의 태도와 행동은 돌변했는가. 나의 설명은 이렇다.명치시대의 지도자들은 단결을 강요하고 일본을 구미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신도의 의식과 「천황」숭배를 생각해 냈다.지도자들은 주로 농촌으로부터 징집한 장정들로 강력하게 훈련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잔혹한 신병 이지메(가학행위)를 포함한 엄한 훈련을 강요했다.이지메를 당한 인간이 다시 자신보다 약한 인간을 이지메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사무라이 윤리는 이 과정에서 땅에 떨어졌다.무사도의 진정한 의미는 잃어버렸다.충성심이 변질돼 젊은이들에게는 「천황」을 위해 죽는다는 의식이 심어졌다.하지만 「천황」의 마음이 장군들에의해 강제되고 있는 전쟁을 바라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장교들 가운데는 사물에 대한 태도가 비뚤어져 포로에 대해 생물무기 및 세균무기의 실험을 한 자도 있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와 일본인들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확신한다.나는 민주주의적인 절차와 제도가 일본에 뿌리내렸으며 일본인은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에는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고 믿는다.일본 헌법 9조(교전권과 집단자위권을 인정하지 않음)가 개정된다해도 일본의 평화에의 서약은 지켜질 것이다. 물론 항상 위험은 있다.그 가운데는 전쟁중 일본의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할 위험도 있다. 때때로 일본의 동남아시아점령은 서구의 식민지 지배가 빨리 끝나도록 했다며 정당화 하기도 한다.그러나 나는 이러한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식민지 지배는 전쟁전에 급속히 무너지고 있었다.영국은 그 이상 식민지 지배를 유지할 경제력도 의지도 갖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게다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영국의 지배보다 훨씬 가혹했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원자폭탄에 대해서는 우리는 투하된 뒤에조차 일본정부가 항복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쇼와(소화)일왕의 개인적인 개입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일본의 군사 지도자들은 「천황」의 항복방송마저 막으려 했던 것이다.원폭으로 죽은 사람들과 피폭자에는 동정하지만 나의 견해로는 히로시마의 비극의 최종적인 책임은 일본의 군사 지도자들에게 있다. ▷약력◁ ■1924년 영국 요크셔 출생 ■세인트 앤드루스대,런던대서 수학 일본어로 학위취득 ■1949년 영 외무부 근무시작 1980 ∼ 84년 주일본대사 역임 ■저서「황금의 섬들,일본의 고지도」 「동의 섬나라,서의 섬나라」 「속 동의 섬나라,서의 섬나라」
  • 「위싱턴 주식회사」(임춘웅 칼럼)

    「워싱턴주식회사」란 말은 아무래도 좀 어색하다.「일본주식회사」란 말엔 익숙해 있으면서도 이 새로운 용어가 생경하게 들리는 것은 마치 거인이 왜소한 일본제 훈도시를 찬 것 같은 연상 때문이리라. 언제나 점잖기로 정평이 나 있는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가 최근 이 말을 처음으로 써 화제가 되고 있다.「워싱턴주식회사의 세일즈활동」이란 제목의 이 기사는 미국 통상외교의 주무부처인 통상부는 물론 국무부,중앙정보부(CIA),에너지부 등 미국의 정부부처가 똘똘뭉쳐 미국기업의 해외활동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 가를 잘설명해주고 있다. 「워싱턴주식회사」는 미국상품의 판매 뿐 아니라 미국 기업의 해외수주활동에 이르기까지 아주 폭넓게 브로커역할을 맡아 하고 있다고 이기사는 폭로하고 있다. 미국은 과거에도 무기판매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정부차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사례가 적지않다.그러나 일반상품 판매에서까지 이런식으로 개입한일은 일찍이 없었던터라 세상의 변화를 실감케한다.상무부에 설치돼 있다는 대외무역관계상황실의 이름도「경제 전시상황실」이다.이름부터가 으스스하다. 이 기사는 미 정부기관들이 어떻게 세일즈를 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례로 지난해 브라질의 아마존개발사업을 놓고 미국사와 프랑스사가 경합을 벌였을 때 CIA가 개입해 결국 공사를 따낸 일,한국의 현대반도체에 반도체시험장비 판매를 놓고 미국사와 일본사가 싸우고 있었을 때 상무부가 어떻게 해서 현대가 미국사에서 이 장비를 사도록 만들었는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천6백63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93년비,25%가 늘어난 수치다.수출도 늘었지만 수입이 너무많아져 적자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것이다.사정이야 알만하지만 그렇다고 세계의 리더인 미국 정부가 이렇게 기업일을 직접 떠맡고 나서면 어떤결과가 나오게 될까가 걱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 등 대미 무역흑자 국들에 미국과 대등한 공정한 시장개방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그것은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이어서 미국은 언제나 옳았다.이들 나라에서의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지원의 부당성도 지적해왔다.이부분도 원칙적으로 옳다.그러나 이제 미국이 무슨말을 할 수 있는가. 군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엔 군사적압력까지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미국의 군사적 지도력에 중대한 흠집을 낼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미국이 전과달리 사정이 어려워진건 사실이다.그러나 미국내의 전문가들 까지도 아직은 미국이 경제적 응급처방을내릴 때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미국은 여전히 경제적으로 잠재력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크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문제는 미국인들이 심리적으로 느끼고 있는 위기감이다. 참으로 위험한 것은 강자가 이성을 잃을 때다.미국이 과장된 위기감으로 이성을 잃으면 세계가 흔들리게 된다.
  • 구소 핵무기 개발자료/옐친,공개포고령 서명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구소련의 초기 핵무기 개발에 관한 문서를 공개하도록 지시했다고 대통령 공보실이 밝혔다. 대통령 공보실은 이들 문서의 공개 일시는 밝히지 않은채 옐친 대통령이 지난 54년까지 이루어진 핵무기개발 관련문서를 공개할 것을 명령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구소련은 원자폭탄 실험은 미국보다 4년 늦은 지난 1949년 실시했으나 수소폭탄실험은 1953년에 세계 처음으로 실험했다.
  • 미 무역적자 사상최대/작년 상품부문/1천6백억달러… 25% 증가

    【워싱턴 AP AFP 로이터 연합】 미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수출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입 증가로 사상 최대규모인 1천6백62억9천만달러의 상품무역적자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17일 발표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적자폭은 93년 대비 25%나 증가한 것이라고 밝히고 특히 대일,대중 무역 적자가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대일 무역 적자의 경우,전년대비 11% 증가한 6백57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중 적자폭도 30%나 급증,2백95억달러에 이르렀다고 상무부는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상품 무역만 집계한 것으로 서비스부문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무역적자는 93년도의 7백57억3천만달러에서 43% 증가한 1천81억1천만달러라고 상무부는 밝혔다.
  • 러,이란과 핵협력 계속/미의 원전거래 금지 요구 거부

    【모스크바 AFP 연합】 러시아는 이란이 러시아와의 핵협력을 원자폭탄 개발에 이용할 것이라는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러시아 고위 외교소식통이 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인테르팍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러시아는 이란의 서부 해안도시 부세르 원전의 1단계 공사를 완성하여 가동시키기 위해 지난달 8일 이란과 체결한 계약의 이행을 중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부세르 원전은 독일이 건설에 착수했으나 지난 79년 이란혁명으로 철수했다.이란 라디오에 따르면 지난달 이란과 러시아간의 계약에는 러시아가 원전에 농축 우라늄을 제공한다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은 지난달 안드레이 코지레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이란이 핵무기 생산을 위한 수단을 얻으려 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러시아와 이란간 무기거래 협정의 세부사항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 이란 “NPT잔류”/테헤란당국 발표

    【테헤란 로이터 연합】 이란이 원자폭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가운데 이란은 6일 이스라엘이 핵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 조약이 갱신되면 계속 조인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원자력기구(IAEO)의 레자 암롤라히 대표는 이날 이란 뉴스지와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NPT에 가입하지도 않고,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도 받아들이지 않는 등 일체의 제재나 감시를 받고 있지 않다』고 비난하고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비교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란은 NPT 회원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 미 박물관/스미소니언/원폭투하기 전시계획 취소

    ◎“살상미화”·“일을 희생자 오도” 거센 반대/일선 “원폭공포 알릴 기회 무산” 아쉬움 워싱턴의 세계적 박물관 스미스소니언이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던 당시의 B29 폭격기를 우주항공박물관에 전시하려는 계획이 많은 찬반 논란 속에 1일 전격 취소됐다. 스미스소니언측은 지난해부터 1945년8월6일 일본 히로시마에 첫 원자폭탄을 떨어뜨렸고 3일 후 나가사키에 원폭을 떨어뜨린 당시의 B29 폭격기 「에뉼라 게이」(조종사의 어머니 이름을 따라 명명됨)의 동체를 실물 그대로 박물관에 상설 전시하는 계획을 마련,오는 5월 개장할 예정이었다. 스미스소니언은 『역사의 사실을 기록하고 전쟁을 조기에 종식시킴으로써 더 많은 생명을 구했다』는 논리로 반대에도 불구,전시 계획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미국의 중요한 압력단체의 하나인 재향군인회 등은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진주만을 기습당하는 등 분명히 침략을 당한 나라임에도 이것을 전시하면서 마치 우리가 침략자이고 일본이 희생자인 것처럼 역사를 오도하고 있다』는 논리로 반대했다.또 평화그룹들은 한 순간에 21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원폭투하는 인류의 수치라는 또 다른 주장으로 반대운동을 폈었다. 이처럼 반대운동이 격해지자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마이클 헤이먼 사무총장은 지난 30일 박물관의 운영이사회의 소집을 앞두고 이사들에게 계획 자체의 전면취소를 고려하고 있음을 알렸으며 마침내 1일 이를 취소한 것이다. 일본측은 오히려 『원폭의 공포를 알리기 위한 기회가 없어진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취소 방침에 반대 입장을 보였는데,미의회가 이 계획이 입안·취소된 과정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한데다 미·일 양국간에 2차대전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가 다시 노출된 만큼 이에따른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남북분단의 전말(새로쓰는 한국현대사:3)

    ◎미 「한반도 점령」 44년초 첫 구상/4국 공동관리→「힘의 진공화」 전략 추진/소의 대일 선전포고에 “양분” 전격 결정/전황 변화 따라 한때 “단독점령” 의지… 대소견제에 역점 □특별취재반 ▲황규호(문화부부국장급) ▲이용원( 〃 기자) ▲김성호( 〃 〃) ▲김경운(조사부 〃) 1945년 8월11일 새벽(미국 시간)미국 워싱턴 맥클로이 전쟁성차관보의 사무실.미 육군 링컨준장과 러스크대령,본스틸대령등 3명은 벽에 걸린 대형 「내셔널 지오그래픽」지도를 바라보며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곧 지도 한 귀퉁이 한반도 지형 위로 붉은 줄 한가닥이 휙 지나갔다.서울과 평양사이를 통과한 이 줄 오른쪽에 누군가가 「북위 38도」라고 썼다.세 사람은 이어 눈길을 중국대륙 쪽으로 옮겨 나직한 목소리로 뭔가를 상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이 연합국측에 항복선언을 하기 나흘 앞서,전후 처리를 맡은 미 전쟁성 전략정책단(단장 링컨준장)간부 몇사람에 의해 「38선」은 이렇게 태어났다.이들이 한반도 처리방안을 논의한지 30분이 채 안되서였다. ○30분만에 「붉은 줄」 한민족의 운명을 결정지은 38선이 그려진 배경과 의미를 이해하려면 태평양전쟁 발발이후 미국이 한반도에 대한 정책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일본과의 전쟁에서 연합국을 이끈 미국이 한반도를 포함한 전후처리도 역시 주도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전쟁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한반도 문제를 다루었다」는 오랜 통설과는 달리 최근의 연구성과는 미국이 일찌감치 한반도에 관심을 보였으며 전쟁의 흐름,소련과의 관계변화에 따라 한때는 한반도를 단독점령하려는 의지까지 가졌음을 보여준다.최근 비밀해제된 미 국립공문서보존기록관리국(NARA)의 「국무성 일반자료군」,워싱턴국립기록센터(WNRC)의 기밀문서,국무성 외교문서들에 따르면 미국은 1944년 2월 한반도 점령구상을 처음 마련했다.카이로회담에서 미국·영국·중국의 세 정상이 「적절한 과정에 따라」한반도를 독립시킨다고 합의한지 두달만의 일이다. 44년 들어 전황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지자 미국은 전후처리 방안을 세우는 기구의 하나로 국무성에 영토연구국을 만든다.이 연구국이 처음 한 일이 「한반도의 해방·점령」보고서를 만든 것이다.국무성은 이 보고서에서 종전후 미·소·영·중등 4개국의 공동점령­일정 기간의 신탁통치,또는 임시정부 수립­완전 독립이라는 3단계 안을 냈다.이 안은 「한반도를 한 국가의 세력권으로 분류하면 소련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크므로 이를 막기 위해 여러나라가 참여해야 한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최근 발굴한 국무성 메모랜덤(44년 5월 작성)에도 『한반도가 독립에 앞선 신탁통치 기간동안 소련에 의해 관리되는 것은 중대한 정치문제를 야기할 것이며 미국은 한반도가 소비에트화하는 것을 태평양 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소련 견제가 중요한 정책목표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어 한반도 정책의 주도권은 국무성에서 군부로 넘어가 「힘의 공백지대화」전략이 은밀히 추진된다.이 전략도 「한반도 처리문제를 섣불리 꺼냈다가 소련에게 빼앗기느니 차라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논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자」는 구상에서 나왔다.「힘의 공백지대화」는 44년 10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스탈린과 주소련 미대사 해리먼의 군사전략회의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이 회의에서 스탈린은 『만주의 일본군을 효과적으로 격퇴하려면 소련 육해군이 「북부 조선의 항구들」을 점령해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해리먼은 의도적으로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한다. ○소주장 의도적 외면 이 전략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유지돼 결국 미국이 별다른 무력동원 없이 1945년 8월 한반도 반쪽을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45년 초 미 군부는 『태평양상에 방위체계를 구축하기 위해』한반도를 비롯한 일본점령 지역을 미국이 단독점령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그해 2월에는 링컨준장이 이끄는 전략정책단이 새로운 한반도 처리방안을 내놓았다.이 안은 한국을 도계에 따라 넷으로 나눠 미·소·영·중등 4개국이 분할점령하되 서울과 부산·인천등 주요도시는 미국이 맡는다는 구상이었다. 미국 루스벨트대통령이 45년 4월 서거해 트루먼이 그 뒤를 잇자 한반도 정책은 또 한차례 변화를 겪는다.루스벨트가 국제주의자로서 소련과의 협력에 정책 우선순위를 뒀던 것과는 달리 트루먼대통령은 소련에 대한 견제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나간다. 국수주의자 성격이 강한 그는 45년 2월 열린 얄타회담에서 전임자가 만주를 소련 세력권으로 인정한 것 자체를 「지나친 양보」로 보았다.더욱이 원자폭탄 개발로 일본에 대한 승리가 확실해지자 트루먼은 소련이 대일본전에 끼어들기전에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려고 서두른다.곧 소련이 참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쟁을 끝내면 전후 처리에 있어서도 소련을 배제시킬 수 있다고 희망했기 때문이다.따라서 45년 7월 열린 포츠담회담에서도 예의 「힘의 공백지대화」전략을 써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 한편 동유럽의 공산화에 몰두한 소련은 괜히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한반도문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1945년 8월6일 미국은 일본 히로시마에 첫 원자폭탄을 투하한다.그러자 소련도 기회를 놓칠세라 9일 일본에 선전포고를 하고 만주로 진격한다.「소련을 배제한 채 승리를 따낼지도모른다」는 미국의 기대는 물건너 갔다.미국으로서는 이제 「한반도」라는 떡덩어리를 혼자 먹을지,소련과 나눠먹는다면 그 크기는 어떻게 잘라야할지 결정할 순간이 왔다. ○고심끝 정치적 판단 미 정부 고위층은 10일 밤늦게까지 고심하다 「소련측과 나눌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판단을 내렸고 구체적인 「줄긋기」는 전략정책단에게 맡겼다.「한반도를 도계에 따라 분할점령한다」는 안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사정에 밝았던 링컨단장은 망설임없이 북위 38도선을 기준으로 붉은 줄을 그었다.그 줄이야말로 소련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북방한계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소련군은 8월11일 밤 함경북도 웅기를 점렴함으로써 한반도에 첫발을 내디뎠고 미군은 9월8일 인천을 통해 상륙했다.이어 소련은 8월27일 38선을 봉쇄,인적·물적 교류를 차단했다.미국도 9월2일 미국육군태평양총사령관 맥아더가 발표한 「포고령1·2·3호」에서 38선이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한 경계선이 아니라 군정관할선임을 분명히 했다. 민족분단의 비극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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