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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지구 생명체의 ‘기원’, 태양에서 찾았다

    [아하! 우주] 지구 생명체의 ‘기원’, 태양에서 찾았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양 슈퍼플레어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인 태양 플레어보다 수백만~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태양 플레어로, 그 에너지는 원자폭탄 1000조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폭발력과 맞먹는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표면)에서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런데 40억 년 전쯤, 우리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가 끊임없이 방사선을 쏟아내 지구를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최신호(5월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태양은 에너지가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지만, 활동만큼은 훨씬 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복해서 발생한 슈퍼플레어로 지구 대기중의 질소(N2) 분자가 분해돼 질소산화물(N2O, 아산화질소)과 사이안화수소(HCN)가 생성됐다고 연구팀은 추정한다. 여기서 아산화질소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가 되며, 사이안화수소에서는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원소로, 초기 지구의 대기 중에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질소가 분자 형태에서는 화학적으로 불활성이라서 이보다 반응성이 큰 형태로 변환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변환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을 닮은 다른 별들의 탄생부터 수억 년 뒤까지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초기 지구 대기에 관한 화학적 성질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블라디미르 아에로페찬 박사는 태양의 열을 가두기 위한 효율적인 온실가스가 없었으면 40억 년 전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난 습윤한 행성이 아니라 표면 천체가 얼어붙은 눈 뭉치로 남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당시에는 태양이 지금처럼 밝고 뜨겁지 않아 지구 환경 역시 춥고 어두웠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 가설은 ‘어두운 젊은 태양의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로 불리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최신 모델은 당시 지구의 하층대기 중에 질소산화물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대해 아에로페찬 박사는 “생명체의 생체 분자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우주의 요소를 우리 모델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모 항성으로부터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된 다른 행성에서도 같은 결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검토한 미국 칼세이건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 람세스 라미레스 박사는 “같은 시기의 화성도 역설적으로 온난 습윤이었다는 것을 이번 지질학적 증거는 시사한다”면서 “지구뿐만 아니라 화성에서도 비슷하게 태양과 대기 간의 상호 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개인의 오만과 독선, 어떻게 역사를 바꿨나

    개인의 오만과 독선, 어떻게 역사를 바꿨나

    개인은 역사를 바꿀 수 있는가/마거릿 맥밀런 지음/이재황 옮김/산처럼/368쪽/1만 8000원 국내에서 ‘역사사용설명서’라는 책으로 주목받은 옥스퍼드대 세계사 교수의 신작이다. 역사가들은 천천히 흐르는 강처럼 수백, 수천년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에 주목해 역사를 보기도 하고 정치나 지적 유행, 이데올로기의 갑작스런 변화 등 단기적인 것들에 비중을 두고 한 시대를 조명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사상가든 예술가든 기업가든 정치 지도자든 개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역사가 잔치라면 맛은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20세기 초 원자의 본질을 파악하지 않았다면 연합국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원자폭탄을 개발할 수 있었을까. 나치스가 아인슈타인과 그의 동료 물리학자들을 망명으로 내몰아 그들이 연합국들을 위해 일하도록 하지 않았다면 독일은 어떻게 됐을까.’(9쪽) 저자는 개인의 특성 중에서도 리더십, 오만과 독선, 모험심, 호기심, 관찰 등이 어떻게 역사를 바꿨는지 고찰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마거릿 대처, 스탈린, 리처드 닉슨 등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개인적 특성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발현돼 새로운 국면을 형성하고 오늘의 역사를 만들었는지 짚었다. 인물들의 집안 배경, 성장 과정, 학교생활, 성공과 좌절, 인간관계, 개인적 약점과 장점 등도 흥미롭게 엮었다. 저자는 “커다란 사건 한복판에서 역사의 물길을 돌린 이들도 있고, 용기 등을 발휘해 새 역사를 만들어낸 사람들도 있다”며 “윈스턴 처칠 같은 민주적 지도자나 히틀러 같은 폭군의 등장과 역할을 살피지 않고선 20세기 역사를 제대로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美대통령 “71년 전 하늘에서 떨어진 죽음”… 사과는 안 해

    오바마 “한국·미국인도 많이 희생” 中 “난징 대학살 잊으면 안 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 투하 지점에 조성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희생자의 명복을 빌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1945년 8월 6일 원폭이 투하된 지 71년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 연설에서 “원폭 투하로 수십만명의 일본인뿐만 아니라 수많은 한국인과 미국인도 희생됐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의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는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며 “미국을 포함한 핵보유국들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호소했다. 이어 “71년 전 하늘로부터 떨어진 죽음이 세상을 바꿔 놨다”며 “인간성을 담보하지 않는 기술의 진보는 인류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면서 위로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히로시마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수십여명이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를 경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에서 숨진 무고한 모든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지만 핵무기 사용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의 역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수천만명의 아시아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이 외교적 이벤트 속에서 가려지고 원폭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광시좡족자치구 행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원폭 피해는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난징(대학살)을 잊으면 더욱 안 된다”면서도 “가해자는 영원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오늘 히로시마 방문… “전쟁 위험 강조하려는 것”

    오바마 오늘 히로시마 방문… “전쟁 위험 강조하려는 것”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 “北, 큰 걱정”… G7 선언에 반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세계 첫 피폭지인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 71년 만에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이세시마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이틀 일정을 마친 27일 오후 히로시마로 이동해 원폭 투하지(그라운드 제로)에 조성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동행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일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반핵, 반전과 평화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발표한다. 현장에서 일본피폭자단체 대표 등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지자체장 및 지역 국회의원, 고교생 및 대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도 적국에서 동맹으로 바뀐 미·일 관계와 동맹을 강조하는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원 안에 있는 원폭자료관도 둘러볼 예정이다. 그러나 같은 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가 헌화할 위령비는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인, 미국인 등 모든 원폭 희생자를 포함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은 핵무기를 사용한 최강대국 정상이 피폭지를 찾아가 핵무기의 참상을 접하고 반핵 메시지를 낸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반핵 노력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깊다. 그렇지만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수천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일본의 가해 사실을 화려한 외교 이벤트로 가리고, 원폭 피해에 초점을 맞춰 일본에 상징적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 방문은 전쟁의 위험성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북한은) 우리 모두의 큰 걱정거리”라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등 북한 정권이 핵 개발을 체제 존속과 연결 짓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에 대한 이 같은 강경한 발언의 맥락은 27일 천명될 G7 공동선언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 국민들에게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G7 회의는 정상들이 일본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이세신궁을 돌아보는 행사를 시작으로 일정에 들어갔다. 아베 총리는 이세신궁 내궁으로 이어지는 다리인 ‘우지바시’ 앞에서 참가국 정상을 차례로 맞이했다. 이세신궁은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에게 제사 지내는 시설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 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하던 곳이어서 G7 정상들의 방문과 관련해 적절성 논란도 제기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만수르 사망 탈레반, 새 최고지도자 아쿤자다 지명

    만수르 사망 탈레반, 새 최고지도자 아쿤자다 지명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15년째 내전 중인 탈레반(그림)이 최고지도자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미군의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후계자를 지명했다.  25일 파키스탄 일간 ‘돈’ 인터넷판에 따르면 아프간 탈레반은 슈라(최고위원회)를 열어 만수르 체제의 부지도자 2명 가운데 한 명인 물라 하이바툴라 아쿤자다를 새 최고지도자로 선임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아쿤자다는 이슬람 성직자로서 그동안 탈레반을 대표해 종교 규범을 발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쿤자다의 군사적 역할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만수르 아래 또다른 부지도자로 강경 군사그룹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그대로 부지도자를 맡으며 탈레반 설립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 물라 야쿠브가 새로 부지도자로 발탁됐다. 지난해 아프간 탈레반 최고지도자에 취임한 만수르는 지난 21일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에서 차를 타고 가다 미군의 드론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미국 국방부는 “만수르가 미국에 구체적이고 급박한 위협이 되는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사살 이유를 설명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미군이 자국 영토에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은 25일 오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법원직원들의 출근 버스에 자폭테러를 벌여 10명을 살해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이달 초 카불에서 처형된 조직원 6명의 복수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새 최고지도자를 발표한 당일 바로 자폭 테러를 벌인 것은 아쿤자다 최고지도자 아래에서도 아프간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보다 테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구 생명체 기원은 ‘태양 슈퍼플레어’ 때문”(NASA)

    “지구 생명체 기원은 ‘태양 슈퍼플레어’ 때문”(NASA)

    지구 생명체의 기원이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태양 슈퍼플레어는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인 태양 플레어보다 수백만~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태양 플레어로, 그 에너지는 원자폭탄 1000조 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폭발력과 맞먹는다. 플레어는 태양의 채층(표면)에서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런데 40억 년 전쯤, 우리 태양에서 잇달아 발생한 슈퍼플레어가 끊임없이 방사선을 쏟아내 지구를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최신호(5월2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태양은 에너지가 지금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지만, 활동만큼은 훨씬 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복해서 발생한 슈퍼플레어로 지구 대기중의 질소(N2) 분자가 분해돼 질소산화물(N2O, 아산화질소)과 사이안화수소(HCN)가 생성됐다고 연구팀은 추정한다. 여기서 아산화질소는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가 되며, 사이안화수소에서는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모든 생명체에 꼭 필요한 원소로, 초기 지구의 대기 중에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질소가 분자 형태에서는 화학적으로 불활성이라서 이보다 반응성이 큰 형태로 변환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변환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태양을 닮은 다른 별들의 탄생부터 수억 년 뒤까지의 모습을 망원경으로 관측해 얻은 데이터를 사용해 만든 초기 지구 대기에 관한 화학적 성질 모델에 기반을 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의 블라디미르 아에로페찬 박사는 태양의 열을 가두기 위한 효율적인 온실가스가 없었으면 40억 년 전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난 습윤한 행성이 아니라 표면 천체가 얼어붙은 눈 뭉치로 남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에 생명체가 처음 등장한 당시에는 태양이 지금처럼 밝고 뜨겁지 않아 지구 환경 역시 춥고 어두웠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이 가설은 ‘어두운 젊은 태양의 역설’(faint young sun paradox)로 불리며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지만, 이번 최신 모델은 당시 지구의 하층대기 중에 질소산화물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대해 아에로페찬 박사는 “생명체의 생체 분자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우주의 요소를 우리 모델은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모델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모 항성으로부터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된 다른 행성에서도 같은 결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검토한 미국 칼세이건 연구소의 행성 과학자 람세스 라미레스 박사는 “같은 시기의 화성도 역설적으로 온난 습윤이었다는 것을 이번 지질학적 증거는 시사한다”면서 “지구뿐만 아니라 화성에서도 비슷하게 태양과 대기 간의 상호 작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시리아서 연쇄폭탄 “120여명 사망”

    “내전 발발 이후 최악의 유혈폭탄” 예멘서도 자살 폭탄… 45명 숨져 시리아 정부군이 통제하는 서부 항구도시 타르투스와 자발레에서 23일(현지시간) 연쇄 폭탄 공격이 발생해 120명 이상이 사망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예멘의 남부도시에서도 IS가 개입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시리아 국영TV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타르투스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적어도 3차례 폭탄이 터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북쪽에 있는 항구도시 자발레에서도 4차례 폭탄 공격이 일어났다. 이번 연쇄 공격으로 타르투스에서 48명, 자발레에서는 73명이 각각 숨지는 등 최소 121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전했다. 반면 시리아 국영TV는 “지금까지 두 도시에서 집계된 사망자가 78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도시에 있는 주유소와 버스 정류장, 전력 회사, 병원 정문에서 잇따라 폭탄이 터졌고 5명의 자살 폭탄 범인과 2차례의 차량 폭탄 공격이 있었다고 SOHR이 말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고 나서 “최악의 유혈 폭탄 공격”이라고 AFP에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사건 현장에 픽업트럭에 실린 시신과 길바닥에 널브러진 신체 일부, 불에 완전히 탄 소형 버스,승용차 등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일련의 폭탄 공격 이후 IS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은 “IS 전사들이 타르투스와 자발레 도시에 있는 알라위파 집합소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중해 연안에 있는 타르투스와 자발레는 전통적으로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 온 주민들이 다수로 거주하는 도시이다. 시리아 정부군이 엄격히 통제하는 데다 러시아 해군도 각 도시의 항구에 배치돼 있어 다른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예멘의 남부 도시 에덴에서도 이날 두 차례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했다. 이날 공격은 에덴에 있는 군대 신병모집센터 밖에서 발생했으며, 최소 4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폭탄 공격으로 센터 밖에 있는 훈련생 20명이 사망했으며, 뒤이어 자폭 조끼를 입은 괴한이 훈련생 무리에 뛰어들어 폭탄을 터뜨려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위령비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 없는 글귀가

    위령비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 없는 글귀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방문하는 일본 히로시마시 평화공원은 요즘 수학여행철을 맞아 하루에도 수 만명의 학생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공원은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원자폭탄을 투하한 기점이 된 원폭돔(옛 히로시마 물산장려관) 등 폭심지 주변을 정돈해 1952년에 조성됐다. 정문 격인 공원 남쪽 입구에는 ‘폭풍 속의 모자상’이 세워져 있다. 원폭으로 인한 열선(熱線)과 초강력 태풍 속에서 두 아이를 업고 안은 채 어떻게든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성을 표현했다. 바로 뒤 분수를 지나면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이 나온다. 세계 최초 원폭 피해 자료들을 모아 놓은 곳이다. 원폭 화상으로 숯덩이처럼 형태를 분간할 수 없게 된 소녀의 얼굴, 타고 녹아버린 손과 발, 원폭의 열에 녹아 고철이 된 자전거, 원폭으로 부서지고 녹아버린 건물과 기물 잔해들, 희생자 유품, 백혈병, 암 등 각종 후유증으로 천천히 고통을 받다가 죽어간 피폭자들…. 이곳을 한번 돌아보면 “가해국 일본이 피해만을 강조한다”는 말이 쑥 들어간다. 자료관은 그만큼 원폭의 처참함과 무서움을 실감케 한다. 히로시마에서만 원폭 투하 직후 7만명이 폭사했고 또 다른 7만여명은 후유증으로 죽었다. 지난달 27일 주요 7개국 히로시마 외무장관회담 뒤 이곳을 찾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마음을 흔들어대고, 속을 쥐어짜는 전시”라고 말을 잊지 못했다. ‘원폭의 비극과 평화의 염원’을 모티브로 한 이 공원을 돌아보고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구름다리로 이어진 두 동의 자료관 뒤에는 이 공원의 핵심 조형물인 ‘원폭사망자위령비’가 서 있다. 석관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아치 모양의 석조 구조물이 싸고 있다. 기자가 찾은 23일 일본인 학생과 방문객들은 두 손 모아 기도를 드리고 있었고 외국인들은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단체로 온 일본 학생들은 추모 노래를 부르며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들 역시 공원을 오가면서 오바마를 화제에 올리고 있었다. 원폭사망자위령비에는 ‘편안히 잠드십시오.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주어가 없는 글귀가 적혀 있다. 위령비 주변을 둘러싼 연못 바닥에는 한국어 등 8개 나라말로 같은 글귀가 쓰인 동판이 깔려 있었다. 이 위령비가 일본인뿐 아니라 모든 희생자를 위한 것임을 알리는 동판들이었다. 참혹한 역사의 증언장은 1996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외국인들의 발길을 잡아당기는 곳이 됐다. 원폭 위령비 앞에 서면 평화를 염원하며 타고 있는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마주하게 된다. 그 뒤로 원폭돔이 일렬로 눈에 들어온다. 뼈대만 남은 원폭돔은 보수 중이었다. 한때 위용을 자랑하던 101년 된 이 건물은 원폭에도 무너지지 않은 몇 채 안 되는 건물로 원래 이름은 물산장려관이다. 왜 원폭이 투하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해 보였다. 오바마는 자료관을 둘러보고, 위령비에 헌화할 예정이다. 앞서 존 케리 국무장관은 방문 당시 예정에 없던 원폭돔까지 갔었다. 원폭사망자위령비에서 서쪽으로 3분여 거리에는 나무들 사이에 거북이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의 한국식 비석인 ‘한국인희생자 위령비’가 있다. 1970년 세워진 것을 1999년 일본 우익과 조총련 등의 반대를 뚫고 공원으로 옮겼다. 이곳은 평화공원을 찾는 일본 학생들이 꼭 들러가는 곳이 됐다. 현장에서 만난 도야마현 가미이치 중학생들은 피폭단체 회원 등 자원봉사 해설사들로부터 “한국인들은 강제징용 등으로 이곳에 와서 살다가 5만여명이 피폭되고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을 듣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당시 히로시마에는 한국인 8만여명이 살고 있었다. 원폭 투하 당시 전차 안에 있다가 피폭됐던 박남주(84·여) 피폭자대책위 고문은 “한국인들이 많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오바마가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미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일본은 먼저 한국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히로시마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오바마, 무고한 시민 살해 사과해야… 日, 사과했어야… 한국인 이중피해”

    “오바마, 무고한 시민 살해 사과해야… 日, 사과했어야… 한국인 이중피해”

    “우리(히로시마 사람)는 그래도 사죄를 기대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원자폭탄을 사용해 무고한 시민까지 살해한 것을 사과하고, 다시는 원자폭탄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히라오카 다카시(88) 전 히로시마시 시장은 “원폭으로 희생된 사람들을 진정으로 추모하고 이번 방문을 핵 없는 세계를 만드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라도 사과가 있어야 한다”면서 “오바마가 마지막 정치무대를 장식하는 계기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에 (원폭 투하) 사죄를 요구하기에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서 “일본이 먼저 국제법을 어기고 기습 전쟁을 도발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이웃나라에 피해를 준 것을 사죄하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했고 총리가 하와이 진주만에 가서 헌화하고 사과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전쟁을 도발한) 가해자이면서 (원폭) 피해자라는 양면성이 있다면서 “피해를 당했다고만 말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 피폭자는 일본과 미국의 이중 피해자”라면서 “승전국 미국의 핵에 대한 언론 통제와 일본의 외국인 차별로 인해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치료와 원호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해 한국에 확실하게 사죄하지 못했다”면서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를 배상할 때 화해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이 강제성을 부인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7년 재임 중에 한국인위령비를 평화공원으로 옮기도록 결정한 주인공이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브뤼셀 테러범 동생, 유럽 태권도선수권 대회 금메달… 리우올림픽 출전

    브뤼셀 테러범 동생, 유럽 태권도선수권 대회 금메달… 리우올림픽 출전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의 주범 나짐 라크라위의 동생 무라드(21)가 유럽 태권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다. 무라드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린 유럽 태권도선수권 대회 54㎏급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무라드는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벨기에 대표로 참가할 수 있게 됐다. 무라드는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태권도 54㎏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땄다. 무라드의 형 나짐은 지난 3월 22일 브뤼셀 국제공항에서 자폭 테러를 저질러 현장에서 사망했다. 나짐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때 폭탄 조끼를 만든 혐의로 수배를 받았으며 이번 브뤼셀 테러에서 사용된 폭탄도 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짐은 2013년 9월 시리아로 넘어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으며, 파리 테러 주범 살라 압데슬람(26)과 함께 지난해 9월 벨기에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드와 나짐은 모로코계 벨기에인으로 유럽 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온상으로 꼽히는 벨기에 몰렌베이크와 인접한 스하르베이크에서 자랐다.  앞서 무라드는 브뤼셀 테러가 발생하고 이틀 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릴 적 함께 태권도를 배웠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영리한 형이 끔찍한 테러를 자행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숨 쉬는 ‘한국인 위령비’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숨 쉬는 ‘한국인 위령비’

    “2만명이 넘는 한국 사람은 왜 이곳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으로 목숨을 잃게 됐을까요.” “이 위령비는 한국 등 이웃 나라들에 일본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런 일이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다.” 요즘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안에 있는 ‘한국인 원폭희생자위령비’ 주위에서는 이런 설명들이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인 위령비는 수학여행철을 맞아 평화공원을 찾는 초·중·고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겨진 위령비는 이제 평화공원의 중요한 부분이 됐다. 섭씨 27~28도로 무덥던 지난 18일에도 거북이 모양의 받침대 위에 석주를 세운 높이 5m, 무게 10t 남짓한 전형적인 한국식 비석을 둘러싸고 학생들은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피폭단체협의회 회원 등 자원봉사자들은 학생들에게 학교에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역사를 생생하게 전해줬다. “나라도 빼앗기고, 이름도 강제로 고쳐야 했던 식민지 백성이 일자리가 없거나, 강제로 와서 일하다가 2만여명이 목숨을 잃고 5만여명이 피폭됐다”는 설명이 끝나자 교복 차림의 학생들은 위령비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렸다. 도야마현 가미이치 중학교에서 왔다는 한 학생은 “너무 불쌍하다”며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훔치며 기도를 드렸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평화공원 방문에 대해 아베 신조 정부가 “전쟁도발 등 일본의 가해 역사는 지우고 피해만을 부각시키려 한다”는 경계도 있지만, 이곳에는 과거사 미화는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로 아베 정권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오바마에 대한 사과 요구도, 핵무기 사용 포기 요구 등 반핵, 반전의 연장선에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에게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나라의 잘못된 정책이 주변 나라 사람들까지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 80대 자원봉사자는 학생들에게 “한국인 위령비의 거북이 머리가 서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돌아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고 영문도 모른 채 폭사했던 한국인 희생자들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원폭 피해자로서의 공감대와 연민으로 히로시마 시민과는 국적을 넘어선 연대를 가능하게 하고 있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와 일본 우익의 반대를 넘어 ‘한국인 위령비’란 이름으로 평화공원 안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분위기가 있어 가능했다.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눈물 흘리고, 기도하는 학생들의 마음은 국적을 넘어선 인간 연민이자, 평화와 연대를 가능케 하는 자산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8월 6일 평화공원에서 있었던 원폭희생자 70주년 추도식에서 연설하던 아베 신조 총리에게 “당신은 평화를 말할 자격이 없어”, “(안보법 개정과 관련) 전쟁 그만둬” 등의 강한 야유와 조소를 보내 연설을 여러 차례 중단시켰던 히로시마 시민의 비판정신과 역사에 대한 기억과 아픔은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히로시마는 급속히 우경화하는 일본 사회에서 평화와 연대를 향한 거점이자 보루다. 글 사진 히로시마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강제 징용·원폭 피해 ‘증언’… 과거사 마주하는 이정표 됐으면

    강제 징용·원폭 피해 ‘증언’… 과거사 마주하는 이정표 됐으면

    “이 소설은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입니다. 독자들이 수면 아래 잠긴 죄악과 진실의 거대한 얼음을 마주하는 이정표가 되어 준다면 기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 지옥의 섬이었던 ‘군함도’. 일본 하시마섬에서의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폭의 실상을 소설로 옮기는 데 30여년을 매달렸던 한수산(70) 작가의 과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3월부터 쓰고 자고 먹기만을 반복하며 다시 써냈다는 ‘군함도’(전2권·창비)다. 1988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 도쿄의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펴들면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원폭 피해에 눈뜬다. 1990년부터 하시마섬, 나가사키를 10여 차례 넘게 찾아가 취재하고 자료를 끌어모아 2003년 장편 ‘까마귀’(전 5권)를 펴냈다. ‘까마귀’의 원고를 3분의2 이상 쳐내고 새로 써 3500매로 압축한 게 이번에 펴낸 ‘군함도’다. 작가는 2009년 일본에서 ‘까마귀’의 내용을 덜어낸 ‘군칸지마’(軍艦島)를 펴내며 한·일 동시 출간 계획을 세웠다. 그때 실현하지 못했던 한국어판 출간이 이제야 완성된 셈이다. “우리 집사람은 제 소설을 싫어합니다. 그랬던 사람이 ‘까마귀’를 완결했을 때 이틀에 걸쳐 읽고 나더니 울어요. 이런 역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요. 그 사람이 연속극만 보면 조기 종영되거든요. 그때 제가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래 저를 붙잡을 거란 암담한 전도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네요(웃음).”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끌려간 징용공들은 강제 노역으로 신음하다 비밀리에 노동쟁의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각돼 잔혹하게 진압당한다. 탈출한 이들은 나가사키 조선소로 스며들지만 원자폭탄 투하로 죽거나 겨우 살아남는다. 작품에서 작가는 70년 전 고난의 역사와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현안을 두루 아울렀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소설을 이루는 뼈대가 됐다. “1990년 일본 하시마섬, 나가사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강제징용 피해자 서정우씨를 잊을 수가 없어요. ‘이 절벽에서 죽으려 했다’, ‘가장 큰 고통은 린치도 노동도 아니었다. 배고픔이었다’며 군함도에서의 참혹했던 시절을 들려주셨죠. 누가 열다섯 소년을 병들고 지친 70대의 남루한 노인으로 만들었을까요. 전차 정류장에 나와 제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 있는 그의 모습 때문에 27년간 이 작품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사할린 문제, 조선인 BC급 전범 문제, 피폭 2·3세 문제 등 과거사를 문학으로 새겨 넣는 ‘기억의 3부작’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에 초청받아 온 귄터 그라스에게 아는 분이 물었다고 해요. ‘일본은 왜 독일처럼 선명하게 과거를 청산하지 않느냐’고요. 그가 되물었죠. ‘한국에 일제강점기에 대한 소설이 몇 편, 영화가 몇 편 있느냐’고요. 고난의 역사를 제대로 그린 소설, 영화 하나가 없다는 것, 그게 우리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칠십이라 뭘 약속드린다는 게 힘들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치유의 문제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각성을 위해,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의 적확한 자리매김을 위해 과거사를 그리는 작업은 이어질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7년 매달린 소설 ‘군함도’ 마침표 찍은 한수산

    27년 매달린 소설 ‘군함도’ 마침표 찍은 한수산

     “이 소설은 수면 위에 떠 있는 얼음덩어리일 뿐입니다. 독자들이 수면 아래 잠긴 죄악과 진실의 거대한 얼음을 마주하는 이정표가 되어 준다면 기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게 지옥의 섬이었던 ‘군함도’. 일본 하시마섬에서의 강제징용과 나가사키 원자폭탄 피폭의 실상을 소설로 옮기는 데 30여년을 매달렸던 한수산(70) 작가의 과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3월부터 쓰고 자고 먹기만을 반복하며 다시 써냈다는 ‘군함도’(창비)다.  1988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이듬해 도쿄의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펴들면서 조선인 강제징용과 원폭 피해에 눈뜬다. 1990년부터 하시마섬, 나가사키를 10여 차례 넘게 찾아가 취재하고 자료를 끌어모아 2003년 장편 ‘까마귀’(전 5권)를 펴냈다.  ‘까마귀’의 원고를 3분의2 이상 쳐내고 새로 써 3500매로 압축한 게 이번에 펴낸 ‘군함도’다. 작가는 2009년 일본에서 ‘까마귀’의 내용을 덜어낸 ‘군칸지마’(軍艦島)를 펴내며 한·일 동시 출간 계획을 세웠다. 그때 실현하지 못했던 한국어판 출간이 이제야 완성된 셈이다.  “우리 집사람은 제 소설을 싫어합니다. 그랬던 사람이 ‘까마귀’를 완결했을 때 이틀에 걸쳐 읽고 나더니 울어요. 이런 역사를 써 줘서 고맙다고요. 그 사람이 연속극만 보면 조기 종영되거든요. 그때 제가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래 저를 붙잡을 거란 암담한 전도를 눈치챘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네요(웃음).” 일제강점기 군함도로 끌려간 징용공들은 강제 노역으로 신음하다 비밀리에 노동쟁의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발각돼 잔혹하게 진압당한다. 탈출한 이들은 나가사키 조선소로 스며들지만 원자폭탄 투하로 죽거나 겨우 살아남는다. 작품에서 작가는 70년 전 고난의 역사와 한·일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터져 나오는 현안을 두루 아울렀다. 피해자들의 ‘증언’이 소설을 이루는 뼈대가 됐다.  “1990년 일본 하시마섬, 나가사키 취재를 하면서 만난 강제징용 피해자 서정우씨를 잊을 수가 없어요. ‘이 절벽에서 죽으려 했다’, ‘가장 큰 고통은 린치도 노동도 아니었다. 배고픔이었다’며 군함도에서의 참혹했던 시절을 들려주셨죠. 누가 열다섯 소년을 병들고 지친 70대의 남루한 노인으로 만들었을까요. 전차 정류장에 나와 제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고 서 있는 그의 모습 때문에 27년간 이 작품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는 사할린 문제, 조선인 BC급 전범 문제, 피폭 2·3세 문제 등 과거사를 문학으로 새겨 넣는 ‘기억의 3부작’ 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에 초청받아 온 귄터 그라스에게 아는 분이 물었다고 해요. ‘일본은 왜 독일처럼 선명하게 과거를 청산하지 않느냐’고요. 그가 되물었죠. ‘한국에 일제강점기에 대한 소설이 몇 편, 영화가 몇 편 있느냐’고요. 고난의 역사를 제대로 그린 소설, 영화 하나가 없다는 것, 그게 우리들의 부끄러움입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칠십이라 뭘 약속드린다는 게 힘들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의 치유의 문제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각성을 위해,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의 적확한 자리매김을 위해 과거사를 그리는 작업은 이어질 겁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혁신커녕 계파갈등 폭발… 정진석측 “친박 자폭테러로 공중분해”

    혁신커녕 계파갈등 폭발… 정진석측 “친박 자폭테러로 공중분해”

    새누리당의 계파갈등이 17일 결국 폭발했다. 당은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안과 혁신위원회 구성안의 추인을 시도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 보이콧으로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4·13 총선 이후 한 달 동안 혁신과 쇄신을 시도조차 못한 채 우왕좌왕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계파갈등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당초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 2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임전국위원회를 먼저 개최해 혁신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방안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이어 2시로 예정된 전국위원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 의결과 혁신위 관련 당헌 개정안을 추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임전국위원 정족수 과반에 5~6명이 모자란 채 회의 개최가 1시간이나 지연됐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장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참석을 종용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같은 시각 친박계에서는 상임전국위원장들을 대상으로 불참을 독려하는 전화를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 정 원내대표는 전국위의 비대위원장 의결도 생략하고 표정도 굳은 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정 원내대표 측은 “친박계의 자폭테러로 당이 공중분해됐다”고 비난했다. 결국 상임전국위 무산에 이어 전국위도 무산이 선언됐다. 산회가 선언되자 일부 전국위원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냐!”, “이래서 혁신을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등 고함을 치기도 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전국위 무산에 대해 서로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비박계는 정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혁신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친박계를 비판했고, 친박계는 비대위원을 강성 비대위 인사들로 인선한 정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이날 상임전국위 의장 대행으로 참석했던 정두언 의원은 가장 먼저 회의장을 박차고 나와 “이건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들도 이런 식으론 안 할 것”이라면서 친박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비대위원에 내정됐던 이혜훈 당선자는 “국민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까 정말 절망적인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은 “특정계파, 특정지역은 아예 참석 자체를 무산시키면서 전국위 자체를 조직적으로 보이콧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국민들로부터 또 다른 준엄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밝힌 김용태 의원은 탈당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반면 친박계는 정 원내대표의 편파적인 인선을 비난했다. 이날 전국위 무산 직후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신의를 저버린 데 대한 당연한 결과”라며 “사실상 당이 정 원내대표를 불신임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좀 더 신중하지 못했다. 정부를 비판하던 인사를 혁신위원장에 내정한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박계는 비대위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에는 역풍을 우려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향후 절충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김학용·김성태 의원 등 일부 비박계 3선 의원들은 긴급 회의를 갖고 ‘긴급 당선자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김성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정 원내대표가 전국위가 무산된 작금의 상황에 대해 긴급 당선자 총회를 개최해 소상히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내용을 밝히는 게 가장 우선이고, 향후 당의 진로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IS, 바그다드에 또 동시다발 폭탄공격…69명 사망(2보)

    IS, 바그다드에 또 동시다발 폭탄공격…69명 사망(2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지도)에서 17일(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연쇄 폭탄 공격으로 최소 69명이 숨지고 150명 넘게 다쳤다고 아랍권 위성매체 알아라비야와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라크 당국과 현지 의료 당국에 따르면 이날 바그다드 동북부 샤아브 이슬람 시아파 주거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강력한 폭탄이 터졌다.  이 폭발 이후 피해자들을 도우려는 주민이 다수 모였을 때 한 남성이 그 중심에서 자폭 조끼를 터뜨렸다.  이러한 연속 폭탄 공격에 적어도 34명이 사망하고 75명 이상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샤아브 공격에 이어 바그다드 남부 외곽의 도라 지역에 있는 과일·채소 시장에서도 폭발물이 탑재된 차량이 터져 최소 8명이 목숨을 잃고 22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동부 시아파 거주지인 사드르의 한 재래시장 역시 이날 자살 차량 폭탄 공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1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다.  이날 이른 오후 바그다드 동북부 하비비야에서도 식당을 노린 폭탄 공격으로 9명이 죽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온라인에 올린 성명에서 샤아브 시장 폭탄 공격이 “시아파를 겨냥한 우리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바그다드와 그 외곽에서는 지난 11일과 13일에도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탄 공격으로 100명 가까이 숨진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바그다드에서 연쇄 폭탄테러로 30명 넘게 사망

    바그다드에서 연쇄 폭탄테러로 30명 넘게 사망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지도)에서 잇단 폭탄테러로 30명 넘게 숨졌다.  이라크 당국은 17일 바그다드 북동부 샤아브 지역에서 폭탄테러로 28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의 한 관계자는 시장 주변에 주차된 차량에서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내무부 대변인은 이 테러에 여성 자폭테러범이 가담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다드 남부 외곽의 도라 지역에서도 폭탄이 설치된 차량이 터지면서 최소 5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 수니파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가 두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성명을 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박명수, ‘냉면’ 양심고백 “제시카가 80% 불렀다”

    박명수, ‘냉면’ 양심고백 “제시카가 80% 불렀다”

    개그맨 겸 가수 박명수가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한 제시카를 응원하며 화제에 올랐다. 이에 최근 박명수가 제시카와의 듀엣 곡 ‘냉면’을 언급한 발언이 재주목 받고 있다. 박명수는 지난 2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된 SBS ‘판타스틱 듀오-내 손에 가수’에서 자신과 호흡할 듀오를 찾는 곡으로 ‘냉면’을 지정했다. “왜 ‘냉면’을 지정했느냐”는 질문에 박명수는 “마땅한 노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박명수는 “‘냉면’도 제시카가 80%를 차지한다”며 “제 노래는 뛰어난 가창력이 필요 없다”고 자폭해 웃음을 자아냈다. ‘냉면’은 지난 2009년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가 제시카와 명카드라이브라는 팀을 결성해 함께 부른 듀엣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한편 17일 0시 제시카의 첫 솔로앨범 ‘위드 러브, 제이(With Love, J)’가 공개된 가운데 박명수는 인스타그램에 “명카드라이브 냉면^^♡”이라는 글과 함께 제시카와의 다정한 인증샷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계륵’ 한국GM 두고 산은, 속앓이

    ‘제너럴모터스(GM)가 구조조정 발목을 잡고 있다?’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 요즘 구조조정 현안에 파묻힌 산업은행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 산은은 갖고 있는 한국GM 지분(17.04%)을 팔려 해도 사려는 이가 없고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쳐서입니다. 얼마 전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구조조정 모범 사례로 GM을 꼽았습니다. 실제 GM은 지난해 984만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규모인 97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자회사인 한국GM은 내리막입니다. 지난해 영업손실 5944억원에 당기순손실 986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1년 사이 적자폭이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금융 당국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 방침에 따라 3년 안에 한국GM 지분을 모두 팔아야 하는 산은은 갑갑할 노릇입니다. 최근 산은이 한국GM의 재무구조 등을 재평가하자 지난 1년 사이 지분 가치는 약 2695억원에서 681억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산은이 한국GM에 “자구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만족스런 답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칼자루는 GM 본사가 쥐고 있으니까요. 앞서 GM은 글로벌 구조조정 차원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했고, 파장은 곧바로 한국GM의 수출물량 급감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국내에서 생산해 온 ‘알페온’은 단종시키고, 대신 ‘임팔라’를 수입해 팔도록 했습니다. 본사 구조조정엔 유리할지 몰라도 한국GM과 우리 근로자에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비단 돈 문제뿐이 아닙니다. 만약 산은이 내년까지 보유 지분을 처분한다고 하면 우선매수권은 GM 본사에 돌아갑니다. ‘GM 한국 철수설’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2대 주주인 산은이 GM 지분을 팔면 한국 시장 철수가 현실화돼도 반대할 세력이 사라집니다. 한국GM 근로자와 자치단체가 입을 모아 “한국GM 지분을 유지해 달라”고 산은에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산은은 일단 올해 안에는 안 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산은 측은 “솔직히 한국GM 지분은 계륵(鷄肋) 같은 존재”라고 한탄합니다. 산은법에 나와 있는 산은의 설립 목적은 ‘산업 부흥과 국민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 산업자금 공급’입니다. 아무리 다급해도 국익을 고려한다는 원칙이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창했다.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로서 미국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일본은 당시 오바마의 프라하 연설에 한껏 들떴다. 역사적인 연설로 규정했다. 미국이 원자폭탄의 가해국으로 인정한 순간 반성의 의미를 갖는 반면 일본은 원자폭탄의 피해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까닭에서다. 일본의 이미지 세탁이다. 일본은 이후 비핵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는 사흘 뒤인 9일 원폭이 떨어진 곳이다. 20만명 이상이 생명을 잃었다.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은 오바마에게 끈질기게 방문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은 집요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 나오는 짧은 대목도 십분 활용했다.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가던 중 일본에 들러…’라는 부분이다. 1967년 6살이던 소년 오바마가 3일간 일본에 머물렀을 때다. 일본과의 작지만 의미 있는 연결 고리로 내놓았다. 관계의 첫 단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일본을 공식 방문했을 때 NHK 인터뷰에서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핵 없는 세상’의 추구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행보 차원에서다. 휴양지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튿날이다. 평화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위령비에 참배할 계획이다. 원폭 투하 71년 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방문했었다.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에 가면 일본에 사죄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게 백악관의 입장이다. 일본은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자체를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사과는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즉 행동과 제스처만으로도 충분히 표현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모든 희생자들을 미·일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라며 환영했다. 1941년 12월 일본의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촉발된 곳인 진주만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방도 추진되고 있다. 전범 국가의 전력이 희석되는 것 같다. 전쟁범죄와 식민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도, 책임 있는 배상도 하지 않는 일본이 피해국으로 둔갑하는 격이다. 한국·일본의 역사적 감정은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는 듯하다. 히로시마 위령비에는 ‘편히 잠드소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테니’라는 주어(主語) 없는 글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뒤 ‘과오’의 주어가 누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완벽한 회개·굴복의 장면 될 것” “日 군국주의 야욕 단념시킬 것”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완벽한 회개·굴복의 장면 될 것” “日 군국주의 야욕 단념시킬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2차대전 원자폭탄 투하 이후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로서 처음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내 일본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갈 때와 장소가 아니라는 주장부터 일본의 군사욕을 꺾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다양하다.   대표적 지일파인 민디 코틀러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 소장은 10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전체적으로 잘못 조언을 받았다. 이번 방문은 그 장소(히로시마)가 어떻게 기억돼야 하는가 보다는, 오바마 대통령 자신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원하느냐에 쏠려있다”고 지적했다. 코틀러 소장은 “미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핵 확산에 대한 중대한 발표를 위해 남겨둬야 한다”며 “핵무기 경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방문 결과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의기양양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헌화하면서 ‘완벽한 회개’와 함께 굴복하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켄트 칼더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목적은 핵무기 감축에 대한 기대 이외에도 일본의 군국주의 야욕을 단념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칼더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기간 중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며 “이번 방문은 북한 핵 개발의 무모함과 무감각함에 대한 메세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원폭 투하를 ‘필요악’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과하지 않을 것이며, 일본도 사과 대신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으로 당시 일어났던 비극이 잊혀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그것이 핵무기 감축 논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번 방문이 역사적 평가보다는 핵 감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미국이 무엇을 더 얻거나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이긴 전쟁에 대해 사과했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있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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