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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여선생과 제자의 결혼

    39세의 여 선생님과 27세의 청년 사업가 제자가 오붓한 보금자리를 꾸미기로 했다는 소식이 떨림으로 다가왔다.주인공들도 20일의 결혼식에 축하객들이 몰릴 것에 대비,실내체육관을 아예 결혼식장으로 빌렸다니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나보다. 사랑이란 하도 숭고한 것이라서 평범한 결혼도 두손 모으고 지켜보거늘 선생님과 제자의 결혼이라면 주위의 시선이예사로울 수 없다.더구나 남자 선생님과 여자 제자의 인연이 아니라 여자 선생님과 남자 제자의 결합이다.어디 그뿐인가.아내가 될 여자 선생님이 연상인데 그것도 열두살이나차이가 난다는 대목에선 그들의 ‘사랑 얘기’ 뒤안길이꽤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안테나는 여자 선생님쪽으로 기울어진다.첫 만남은 14년전이라고 한다.1987년 중학교에서 도덕을 가르치던 25세의선생님과 갓 입학한 중학교 1년생의 만남이었다.예쁜 여자선생님이라면 한번쯤 눈여겨보는 사춘기였을 것이니 싹은제자쪽에서 먼저 틔웠을 테지만 ‘사랑 마음’을 셈하자면선생님쪽이 훨씬 부자같아 보인다. 제자는 선생님과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함께하면서 남을 배려하는 심성에 감동받았다고 했다.정말 그랬을 것같다.선생님은 교사생활을 하는 한편 방학을 활용해 대구대 특수대학원에서 청각 장애인을 교육할 수 있는 소정의 과정을 마친다.그리고 4년 만인 올해 자격증을 얻자 자폐아 등을 위한특수학교 근무를 자원했다고 한다.상대적으로 근무하기가편한 까닭에 일반학교를 선호하는 현실에 비춰보면 선생님의 심성은 남달라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생님으로서는 태산처럼 버티고 있는 관행의 벽을 뛰어 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무려 4년 동안1,0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 받았다니 끙끙 앓았을 속앓이가 조금은 헤아려진다.바로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만 하더라도 새색시가 오줌싸개 신랑을 키웠건만 ‘연상의 여인’은아직도 좀 서먹한 게 현실이다.여고 시절 총각 선생님과 사랑을 싹틔워 결혼한다는 줄거리의 드라마가 전파를 탈 만큼사회에서 용인을 받았다지만 아직도 ‘사제간의 혼사’는멋쩍기만 하다. 인류 역사에서 ‘사랑’만큼 두고두고 진한 감동을 주는화두는 없다.동서고금을 통해 숱한 얘기를 쏟아냈지만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새로운 감흥을 던져준다.이 시대 한편의러브 스토리로 기록될 ‘여 선생과 제자의 결혼’은 사랑에는 공식이 없다는 평범한 명제를 또 한번 확인시켜 준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자폐증 원인 찾았다

    [시카고 AFP 연합] 자폐증의 원인은 구리와 아연의 대사(代謝)를 조절하는 단백질의 기능장애 때문이라는 새로운연구결과가 나왔다. 행동·정신장애의 생의학요법을 주로 연구하는 미국 파이퍼 치료센터(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소재)의 수석연구원 빌월시 박사는 10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정신의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자폐증 아이 503명을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 놀랍게도 99%에게서 구리와 아연 혈중농도의 화학적 불균형이 발견됐으며 이는 이 두가지 금속의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인 메탈로티오네인(MT)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말했다.
  • 자폐증 창민이 실종 1개월 애타는 母情

    “어린이날엔 함께 놀이공원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먹어야 되는데…” 36살 늦은 나이에 얻은 4대 독자 유창민군(4)을 찾고 있는 권금숙씨(40·서울 성동구 약수동·02-2253-5279,011-9931-5290)는 4일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부터 글썽였다. 창민이는 생후 16개월이 지나면서 자폐 증상을 보여 날마다 오전 내내 재활프로그램센터에서 치료를 받았다.남편(43)이 식품대리점을 운영해 2,000만원 이상의 치료비가 부담스러웠지만 창민이가 얼마전부터 치료 효과를 보여 권씨 부부를 행복하게 했다. 그런 창민이가 3월17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중구 신당동 ‘행복한 언어치료실’ 마당에서 권씨가 상담사와 잠시상담하는 사이에 사라졌다.근처를 헤매며 찾았으나 허사였다.권씨 부부는 전국 1,500군데 미아보호시설,보육원 등에 연락을 했다. 거리에 뿌린 전단만 20만장이 넘는다. 권씨는 “말도 못하는 아이가 어딘가를 떠돌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누나 경주양(6)도 밤마다 “동생을 찾아달라”고 기도한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02-772-0182)에 신고된 장기 미아는 700여명에 이른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고양 장애인부모회 보호센터 직접 열어

    “몸이 불편한 우리 아이들 우리 손으로 키운다.” 장애인 부모들이 자녀들을 공동으로 돌보는 ‘방과후 교육시설’을 마련,문을 열었다.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부모회 고양시지부(회장 이명희·여·41)’ 회원들은 6일 고양시 일산4동 저동고교 옆 세광프라자 3층에 40평규모의 ‘장애인 주간 보호센터’(031-919-2242)를 열었다. 이들이 스스로 보호센터를 마련한 것은 고양시가 위탁,운영하는 ‘고양시 장애인 주간보호센터’가 있으나 수용규모가 40명에 불과,이용하려면 최소한 5∼6개월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 정신지체나 자폐증 등으로 혼자 거동하기 어려운 많은 장애아들이 방과 후에 집에만 머물게 돼 증세가 악화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회장 등 학부모 130여명은 지난해 3월 “우리 스스로우리 아이들을 돌보자”며 장애인부모회 고양시지부를 결성했다.이어 학부모 10여명과 함께 보호센터 임대료와 시설비 등 5,000여만원의 비용을 마련했다. 보호센터는 컴퓨터와 비디오,음악·미술 등의 시청각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학부모 2∼3명이 매일 번갈아 가며 전문교사와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정부나 자치단체 보조없이 운영하는 탓에 당장은 한달에15만원씩 이용료를 받는다.고양시 거주 초등학교 4∼6년생,중·고교생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현재 수용인원이 15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아직 모든 것이 열악하지만 장애아를 위한사랑의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며 “사회와 이웃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양 한만교기자 mghann@
  • 포커스/ 극단 배우세상의 ‘칼맨’

    극단 배우세상이 지난 5일부터 인간소극장에서 공연중인연극 ‘칼 맨’(김태수 작·윤우영 연출)은 용서와 사랑을 강조한 심리극 성격의 작품이다.서울 변두리의 정육점과그 뒤에 딸린 집에 사는 세입자들의 삶을 정육점 주인인주인공의 시각으로 들여다본다.정육점 주인과 자폐증에 걸린 그의 딸,과거를 감추고 사는 과격한 사내,친한 친구의배신으로 부도가 난 주방용품 사업자,불운한 뮤지컬 지망생이 등장인물.각자 복수와 원한,의지와 희망의 ‘칼’을마음에 품고살던 이들이 결국 사랑과 용서로 모두 해피엔딩을 맞는다는 내용이다.7월1일까지(월 쉼) 화∼금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7시,(02)987-4829. 김성호기자 kimus@
  • 藥선식 연구가 정세채씨

    “임신한 여성이 태교를 하는 것보다 남성이 임신 전에태교에 신경을 쏟는 일이 더욱 중요합니다”약선식(藥禪食)연구가 정세채씨(43)는 “아이를 가졌을때 태교를 시작하면 이미 늦다”면서 “임신 100일 전부터부부가 함께 어떤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정씨는 선식에 대해 10년동안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최근 ‘먹기만 하면 태교끝∼’이란 책을 내고 남성이 챙겨야 할 태교선식과 요리법 등을 소개했다. 10살, 8살인 두 딸을 둔 정씨가 태교음식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태어난지 4주만에 골수염에 걸린 맏딸 안진이 때문이었다.정씨는 당시 안진이가 병에 걸린 이유를 곰곰이따져본 결과 부인의 식생활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부인은 임신 중에 홀로 지방에서 교사로 일하며 학교앞에서 떡볶이와 오뎅,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사먹었다.다행히 현재 안진이는 병이 나아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하지만“우리나라에서 한해 태어나는 70만여명의 신생아 가운데28.5%에 달하는 20만여명이 자폐증,우울증 등을 갖게 된것은 틀림없이 어머니의 임신 중 식생활 때문일 것”이라고 정씨는 강조했다. [태교는 임신 100일 전부터] 정씨는 우선 식사법과 호흡법을 바꾸라고 제안했다.태교선식의 핵심은 모든 음식을 30번 이상 씹는 죽식이다.열심히 씹으면 턱의 움직임으로 12개의 경락이 긴장하게 된다.또한 침에 들어있는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육식과 인스턴트 위주의 식사로 산성화된체내 독성을 정화하므로 오래씹는 것은 산소를 씹는 것과같게 된다. 엄마와 태아가 하나가 되어 서로 교감하는 ‘탯줄명상’은 탯줄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태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복식호흡,즉 탯줄로 호흡하면 엄마와 태아가 특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다.정씨는 “탯줄명상을 통해 태아의지능 등 능력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하는 임산부를 위한 음식] 된장가루,함초가루,잣가루,쑥 등을 갖고 다니며 부득이하게 외식하게 될 때 음식과함께 먹는다.라면,햄버거,피자 등을 먹을 때에도 이들 가루 가운데 한가지를 뿌려먹으면 인스턴트음식의 해독을 덜수 있다. 요즘 여성은 하루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는 일이많으므로 깨끗한 황토물로 샤워하거나 석창포나 원지 등을달여 차로 마셔도 좋다. 함초,석창포,원지 등은 경동시장등에서 구할 수 있다. 윤창수기자
  • 장애인 89% 사고 등 ‘후천성’

    장애인들이 신체 장애에 경제적 어려움의 심화까지 더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실질적 장애인 복지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원장 鄭敬培)이 7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5년 주기로 실시하는 ‘2000년도 장애인 실태조사’(836개 사회복지시설 및 4만4,000가구 면접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수는 144만9,496명으로 추정됐다.이들 중 각종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가 발생한 경우가 89.4%를 차지하는 등 후천적장애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선천성은 4.4%,출산시 장애는 2.3%,원인 불명은 3.9%로 집계됐다.후천적 장애는90년 85%,95년 88.1%였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8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233만원의 46%에 불과했다. 95년에는 90만원이었지만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50% 수준이었으므로 5년 동안 소득격차가더욱 벌어졌음을 보여줬다.특히 장애로 인해 의료비와 교통비 등으로 평균 15만8,000원을 지출,경제적인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또 경제활동이 가능한 장애인 63만6,654명 가운데 71.6%만직장을 갖고있어 장애인 실업률은 일반인의 7배 수준인 28. 4%에 달했다.95년 실태조사 당시 실업률은 27.4%였다.1인당평균소득도 상용근로자(지난해 6월 기준 월 183만7,000원)의43.1%(79만2,000원)에 불과했다. 전체 장애인 수는 144만9,496명으로 95년의 105만3,468명에 비해 37.6% 증가했다.그러나 순증은 25만여명이고 나머지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에 따라정신장애,만성 중증신장병, 심장장애,자폐증, 정신장애(뇌병변장애) 등 5개 유형이 장애인 범주에 새롭게 추가됐기 때문이다. 장애인 출현율(인구 100명당 장애인 수)은 3.09%(남성 3.86%,여성 2.34%)로 95년의 2.35%보다 0.74%포인트 높아졌으나아직 미국(20.6%),호주(18%),독일(8.4%),일본(4.8%)보다는크게 낮다.미국 등 선진국은 장애의 범주가 우리보다 휠씬넓다. 장애인의 39%는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이들 가운데 19.7%(11만여명)는 도움제공자가 없어 이들에 대한 서비스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동형기자 yunbin@
  • 시인들이 쓴 詩비평문 계간 ‘詩評’2호 나와

    시인들이 함께 만드는 계간 ‘시평’(바다출판사) 2호가 나왔다.이잡지는 시를 더 잘 읽고 공부하기 위해 모였다는 시인들의 모임 ‘시품평회의’의 산물.신작시도 있고 산문도 있지만 문예지에 발표된 시작품과 해당 기간에 간행된 시집 중에서 좋은 시를 추천받아 이 시에대해 다른 시인들이 쓴 간결한 비평문 20여 꼭지가 축이다. 매호마다30인 정도의 시인이 시 추천 시인으로 선정된다. 이번 겨울호 2호에는 이준규의 시 ‘자폐’에 대한 시인 윤병무의 ‘검은 태양을 향한 외침’ 등 17편의 시에 대한 평이 실려 있으며 고두현의 첫 시집 ‘늦게온 소포’에서부터 유하의 ‘천일마화’에 이르기까지 지난해 하반기에 간행된 시집 중 6권에 대한 평가도 담겨있다.기타 산문에서 북에서 온 시인 최진이의 시와 산문이 돋보인다. 백석 시인의 ‘박각시 오는 저녁’이 ‘숨어있는 시’로 소개되며 황지우의 시집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에 대한강정의 비판적 산문,‘시인이 평론가에게’ 보내는 산문인 박남철의‘고 김현 선생님 영전에’ 등이눈길을 끈다.
  • 현대여성의 자기정체성·욕망…

    재미있는 여성 소설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여성의 개인으로서 자각과 결혼 제도 아래서의 자기정체성 문제 등을 다루는 여성소설은 현대소설의 기름진 텃밭이다.현대 여성의 상황이 문제점 투성이라기 보다는 여성으로서, 개인으로서의 자각이 전에없이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청해의 ‘아비뇽의 여자들’(이룸)은 독자에게 여자들의 문제 있는 상황과 의식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준다.다섯 명의 여자를 그린피카소 그림에서 제목을 따온 이 소설은 2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에걸쳐 있는 다섯 여성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이들은 서울 같은 동네에 살면서 수영 강습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는데 사연도 가지가지다. 20대 초반 예희는 공부에 소질이 없어 부모 사랑을 별로 받지 못하지만 밝고 건전한 성격으로 앞길을 헤쳐나간다. 29세 미조는 부모의헤어짐으로 원만하지 못한 성장기를 보내다 나쁜 운수까지 겹쳐 죄를 짓게 된다.자폐적인 상황에서 이해심 있는 남자를 만나는 행운을누린다. 36세 보인은 경제적 여유가 있고 활동적인 성격이나 아이가 없다.그러나 공허함에 짓눌리지 않고 보다 생산적인 사회활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47세 화서는 가정제일주의로 헌신하다 남편의 이중생활을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의 삶에 절망한다.방황 끝에 개인으로서의 만족과 가정생활의 의무수행이 양립될 수 있다고 믿으며 이를 실천한다. 53세 두자는 남편을 잃고 자식들도 품을 떠나고 폐경기에 처한다.남편·자식과 보낸 지난 생에 대한 회의가 심해지지만 건전한 여성으로서의 줏대를 잃지 않는다. 다수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큼 피상적인 인상을 떨치지 못하고 제기된 문제가 적당한 선에 그쳐 쉽게 해결되곤 한다. 1948년생 여성작가의 여성소설은 통속의 냄새가 나지만 감상적이지않고,생각할 점이 적지 않으며,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힌다. 반면 한승원의 장편소설 ‘화사(花蛇)’(작가정신)는 경쾌함 대신둔중하고 불투명한 걸죽함을 선택하면서 묶임없이 사방을 휘젓는다. 첫 성 경험을 갈망하는 스물세살 여대생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인데,작가는 이야기의 야한 뼈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결코 천박하거나 경망스럽지 않다. 이 20대 여주인공의 갈망과 추구를 어떤 자유에의 본능,어떤 여성성의 육화(肉化)로 그리는 것이다. 39년생인 이 남성작가에게 줄곧 따라붙어온 ‘원시적이고 무의식적인 생명력을 샤머니즘적 의식을 통해 형상화한다,는 설명은 숨김이라곤 없는 주인공의 의식이나 간단치 않는 주변인물들의 언행과 잘 들어 맞는다. 작가의 입김과 주제의식이 소설 속에 너무 진하게 배어 있어 쉬운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들에겐 헤쳐나가기 힘들지만 성에 대한 갈망과 두려움으로 도덕과 파격 사이를 오가는 주인공의 방황과 열정은충분히 음미해 볼 만하다.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광장] 이상한 미국·한국의 찰떡궁합

    부시정권이 출범했다.미국 법원의 이상한 판결에 의해 이상하게 대통령이 되었다.선거라는 것은 국민의 자유스러운 선택에 의해 권력이창출되는 가장 이상적인 민주적 수단이라고 하지만 민주주의의 본질이 선거에서 올바로 관철되려면 국민 다수의 선택이 제대로 반영되는선거제도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본질은 외면하고 기계적인 법 해석에만 매달리는 법 형식주의,원칙은 저버리고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라는 편의주의,투표에서는 이기고 선거에서는지는 제도와 한표만 이겨도 독식하는 제도가 뒤범벅인 오가잡탕주의,여전한 흑인계에 대한 선거권 억압,그러면서도 자성은커녕 자기 정당화 궤변을 일삼는 오만주의 등으로 미국 유권자의 자유선택이 무시되었다.그러면서도 언제나 자유와 민주주의의 화신이란 간판을 내걸고세계를 강압한다.이러한 오만한 제국의 모습은 ‘미국제일주의’와‘힘의 정치’를 강조하는 부시정권이 출범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릴것으로 보인다.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한반도가 이러한 표적의 0순위로 떠오른다는 데있다.부시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보다는 채찍으로’와 엄격한 상호주의를 표방했다. 채찍은 끔찍하다.국방차관 내정자 아미티지가 주도한 ‘아미티지 보고서’는 북한의 선박나포,해상봉쇄,핵과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 등을 제안했다.럼스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을 빌미 삼아 NMD 미사일방어체제를 추진한다.국무장관 파월 역시 NMD를 역설하고 “군사적으로 무엇이 가능한지에 따라 정치적 결정이 좌우되도록 만들자”는 군사결정론자다.뉴 리퍼블릭지(誌)의 카플런은 미국이 파나마를 침략했듯이,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파월은 걸프전 당시처럼 미군의 총력을 집중해 북한을 단숨에 분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부시는 취임사에서 “도전을 받는 것 이상으로 방위력을 구축”하고 “새로운 공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맞설 것”이라면서 세계 모두가 반대하는 탄도미사일체제 구축을 강행하고 냉전구도를 되살릴 것을 노골화했다.동시에 북한 등을 겨냥해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을 ‘불량국가’로 볼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을 끊임없이 획책하는 미국을 ‘불량 대국’으로 봐야 한다는 동북아 전문가인 찰머스 존슨의 지적이야말로 전적으로 객관적이다.부시집단은 지구촌을 마치 황야의 무법자가 횡행하는 서부활극 무대쯤으로 착각하는 듯하다.가공할 군사무기 개발과,세계 2위의 군사비 투입 국가보다 3∼4배가 넘는 연 2,800억 달러의 군사비로 지구촌에 새로운 공포를지속적으로 자아내면서 남에게 ‘새로운 공포’운운하는 것은 노골적인 위선과 협박이고 깡패논리다. ‘엄격한 상호주의’를 보자.북·미 관계의 원형은 지난 94년 6월‘몇십분 늦었더라도’한반도 전쟁이 일어났을 뻔한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긴 뒤 체결한 ‘10·21 북·미협정’이다.협정에서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 2003년까지 완공,핵무기 불위협과 불사용의 공식문서화,정치 및 경제제재 해소,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중유 연50만t 공급 등을이행하게 돼 있다.대신 북한은 NPT잔류와 핵사찰 및 동결 등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 관리 말대로 북한은 거의 100% 협정을 준수했다.그러나 미국은중유공급 정도의 약속만 겨우 이행하고 나머지는 깡그리 위배했다.이러고도 엄격한 상호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이런데도 이곳 한국 땅에는 오히려 잘 되었다는 듯이 부시의 대북강경책을 찬양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듯한 극우신문,남북공조를 취해한반도 전쟁위협 제거를 자주적으로 도모해야 하는데도 한·미안보공조만 읊조리는 사대주의 쓰레기 안보전문가,어느 큰스님이 시원스레 일갈하였듯이 상생정치는 말뿐이고 상극정치 행로로 치닫고 대북강경책만 일삼으면서 ‘씨를 말리겠다’고 벼르는 야권 수뇌가 난무한다.무조건 반DJ주의로 치닫는 맹목적 지역분열주의 집단과 이에 기생하는 정치세력이 맹위를 떨친다.이 모두가 부시정권 출범으로 더욱기승부릴 것으로 보인다. 정말 이상한 나라 미국과 이상한 한국사람의 찰떡궁합이 이루어질까두렵다.깡패국가를 이상국가로,엉터리 민주를 참 민주로 착각하는 착란증,죽고 사는 문제를 이상한 나라에 맡기는 자폐증을 극복하고 자생·자존을 되찾고 일구기 위해 우리 모두 일어서야겠다. △강정구동국대 교수·사회학
  • 봉사의 참뜻 느끼는 방학을…

    ‘나의 작은 봉사가 그들에게는 큰 기쁨이 됩니다’ 서울 중랑구는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복지관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부모와 함께 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운영한다. 청소년들이 장애인과 무의탁 노인,노약자 등 어려운 이웃들의 수발을 드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해 ‘나의 작은 봉사가 그들에게는큰 기쁨’이라는 봉사활동의 가치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를 위해 중랑구는 15일부터 중랑 노인종합복지관 등 관내 6개 복지관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할 학부모와 중·고교생 10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기로 했다. 이들을 각 복지관에 15∼20명 단위로 배치,장애인 현장학습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상보여드리기 사업’ 지원은 물론 빨래와 청소 등 다양한 도우미활동에 나서도록 할 계획이다.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가르치기 위해 각 복지관별로 운영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원광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심리·언어·뇌졸중·자폐증치료 과정을,중랑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물리치료·재활운동·중풍·치매치료 및 관리과정을,면목사회복지관에서는 가정문제 및 취업알선 상담·교양교육과정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중랑구는 이들이 성실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봉사활동 소감과 활동내용 등을 일지형식으로 기록하도록 해 다른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의 의미를 깨닫는 교재로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갈수록 봉사활동에 참가하겠다는 청소년들이 늘어 봉사활동의 내실화에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짰다”며 “모든 참가자들이 봉사활동의 필요성을 느껴 지속적으로 사회봉사에 나섰으면하는게 바람”이라고 말했다.문의 중랑자원봉사센터(02-490-3842∼3). 심재억기자 jeshim@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9.끝)사랑과 맛

    페미니스트가 들으면 발끈할지도 모르지만 절망에 빠지고 좌절한 남자에게는 여성이 세상과 닿는 통로이며 자기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사랑에 빠질 때 그렇다는 말이고 어느만큼 지나면 서로 냉정한 타인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헤밍웨이의 초기 단편에 보면 전장에서 돌아온 젊은이의 허무와 자폐증에 대한 심리 묘사가 곳곳에 나온다.죽음의 본질 비슷한 것을 곳곳에서 엿보고 돌아온 자는 생이 덧없고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눈치채게 된다.군대에서는 의학적으로 ‘전쟁 공포증’이니 ‘야전 신경증’ 정도로 다루고 후송과 ‘휴양’을 강조하고 있다. 휴양 중의 행위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여자와의 접촉이다.성행위를 하든 안하든 간에 여성과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거나 최소한간호만 받아도 안정을 되찾는다.그래서 나이팅게일 이후 ‘무기여 안녕’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병사들에게 여성은 ‘천사’나 다름없다. 내가 베트남에서 돌아와 제대를 하고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보낸 일년은 악몽이었다.우선 아무런 의욕이 없었고 밖에 나가기도 싫어하고생각도 없고 누구와 말도 하기 싫고 혼자 있는 게 제일 편했다.사나흘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그냥 누워서 잠이 깼다가 다시 돌아누워잠들었다가 하면서 보낸 적도 있었다.즉 폭력의 상처 때문에 남과의사회적인 접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없으므로 자폐되는 것이다.밤에는 눈 멀뚱히 뜨고 일어나 앉아서 담배나 피워 대다가 해가 번히 뜬대낮에 죽은 것처럼 자는 생활이 계속 되었다.한번은 자고 있는데 고등학생이던 아우가 내 몸을 건너 뛰다가 잘못하여 팔을 밟았고 나는번개 같이 일어나 손에 닿는 대로 잡아서 후려쳤다.화병으로 머리를때렸으니 도자기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 머리도 터져서 피투성이가되었다.그리고 또 어떤 날은 잠 자다가 일어나 마당으로 뛰어나가서땅바닥을 기어 다니기도 했다.이러니 온 식구들이 공포에 질렸을 밖에.어머니가 목사님을 청해다가 안수기도도 올리며 법석을 떨었다.나는 어느 잡지에 나온 글을 읽다가 그 주소에다 대고 편지를 쓰는 것으로 밤을 새우기 시작한다.상대가 누구인지 나이가 몇인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었다.나는 나를 끊임없이 설명하고 이해 시키려 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그렇게 편지를쓰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생각이 있고 느낌이 있고 살아 있다는 것을확인한다. 내게는 어쨌든 내 존재를 비쳐주고 확인시켜줄 타인이라는거울이 필요했던 셈이다. 몇 통의 편지를 연달아 쓰고나면 날이 훤하게 밝았고 그것을 우체통에 갖다 집어 넣고 나서야 하루를 살았다는강열한 의욕이 생겼다.나는 젊어서부터 글을 쓰기로 작정을 했던 사람이고 ‘좋은 글을 쓰겠다’라는 생각은 전장의 위험 속에서도 거의강박관념이었다. 내가 살아 남아야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행복한 사생활을 위해서가아니라 글을 쓰기 위한 여생으로서의 삶을 위해서였다.뭔가 끄적여보려고 했지만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던 제대 이후에 나는 편지라는형식을 통해서 수십장씩의 ‘자기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요즈음은인터넷이 있어서 ‘자폐’는 묘하게 은페되어 있다.혼자 독방에 앉아누구와도 직접 관계하지 않으면서 컴퓨터가 세상으로나가는 ‘창’이라고 착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디어 ‘왜 그러십니까?’식의 한 줄짜리 답장이 상대에게서 날아왔고 접촉이 시작 되었다.나는 그네를 만나러 시청 앞의 어느 찻집에나갔고 내 옷 차림새만을 전해둔 뒤였지만 상대의 반응이 없어서 그네가 과연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젊은 여성이 드나들 때마다 눈여겨 보았지만 다른 사람의 자리로 갈 뿐이었다.결국 두 시간쯤 기다린 뒤에 그네가 오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찻집을 나오게 된다.그러나 혹시 그네가 살그머니 왔다가 먼데서 관찰만 하고 돌아갔을지도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곳을 떠나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나는 주소를 가지고 그네의 집을 찾아 가기로 한다.이런 행동은 자기최면의 성격이 더욱 강해서 다른 가능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직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신도 믿을 수가 없으며 그러나 자기 표현에목마른 젊은이들이 불가항력적인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하는 편집증에대하여 잘 안다. 이를테면 빈센트 반 고호가 사촌누이에게 구애하려고 찾아가서 만나 주기를 청하고 거절당하자, 거실의 촛불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이 손가락이 타는 동안만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부르짖던 절박한 광경이 떠오른다. 빈센트는 그 뒤 절망에 빠져 자살하려던 창녀를 만나게 되는데. 그 날은 마침 추석 전날이라 달이 휘영청 밝았고 골목길마다 전 부치고 고기 굽는 냄새로 귀가하는 이들은 발걸음이 빨랐고 인기척도 일찍 끊겼다. 나는 주소지 근처에서 웬 아이를 만나서 길을 묻게 되고그애가 그네의 남동생이라는 걸 알게 된다.우여곡절 끝에 나는 그네를 드디어 만났다.짧은 글에서 본대로 그네는 부드럽고 침착한 성격이었고 내 자폐증을 서서히 치유 받게 되었다.그네는 그날 다른 장소에서 나를 찾고 있었다.길 건너편에도 비슷한 이름의 찻집이 있었던것이다.나는 어쨌든 그 무렵의 다른 제대한 젊은이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시작했다.그리고 그네의 인도에 의하여 세상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아마 초겨울이었을 것이다.전라선 기차의 창가로 싸락눈이 부딪혀 날려가던 게 생각이 나니까.그때는 단풍철도 다 끝나서 기차에 승객도별로 없었다.내장산은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락눈에 살짝 덮여 있었다.함박눈이 덮이면 더욱 풍성한 눈꽃이 피어나겠지만 싸락눈이 희끗희끗 덮인 나무와 산등성이들은 초로의 여인네처럼 조금 쓸쓸해 보였다.귀틀집을 독채로 여러 채 지어 놓은 방갈로들이 유원지에 유행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벽난로가 없고 방 한 가운데에 투박한 석탄쇠난로가 있었다.장작을 잔뜩 집어넣고 벌겋게 달아오른 난로 위에다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이튿날 아침에 보니 오솔길에는 싸락눈이 얼어서 뾰죽뾰죽한 성에가바사삭 부서지고 유리창도 꽃처럼 얼어붙었다.나는 산장의 아침 밥상에서 처음으로 ‘고들빼기’ 맛을 보았다.서울에서 자란 나는 물론이고 경기도가 고향인 그네도 고들빼기를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었다.쌉쌀하고 풀향내 나는 잎과 아삭이며 씹히는 뿌리의 맛이 여간 독특하지가 않다.고들빼기를 소금물에 며칠동안 담가 쓴맛을 우려내어멸치 젓국에 찹쌀풀과 갖은 양념을 버무려 실파와 함께 담그었다가일주일쯤 지나면 먹을 수 있다.그리고 한 겨울에까지 눈 속에 남아있는 돌미나리와 냉이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았다는 옛 시처럼싱그럽다.모시조개 넣고 된장 고추장에 끓인 ‘냉이 토장국’은 옛날의 잊혀진 사진 같이 정겨웁다.겨울의 하얀 냉기 속에서 봄날의 풀꽃들을 찾아내는 기쁨 같은 것이다.돌미나리 김치와 파래김치 같은 맛들은 묵은 김장 김치며 기름진 육것으로 포위된 듯한 한 겨울에 봄을재촉하는 방안 화초의 물기어린 방향과도 같다.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시리즈를 이번 회로 끝맺습니다.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 “간염도 사찰음식으로 고쳤지요”

    “수행하는 스님들이 잡숫는 사찰음식은 마음을 맑게 하고 몸에 약이 됩니다” 최근 ‘229가지 자연의 맛-선재 스님의 사찰음식’이란 요리책을 펴낸 선재(善財·44) 스님은 세속의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켜 주지만 사찰음식은 생명과 더불어 도(道)를 불어넣어 준다고 말했다.흔히 사찰음식이라면 고기,파,마늘을 쓰지 않는 요리법으로 알지만 이는 피상적인 것이고 사찰음식에 담긴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0년 동안 청소년수련원에서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며 점점 아이들의심성이 바뀌는 것을 지켜 본 스님은 “인스턴트 식품이 사람들의 성품을 조급하게 버려놓고 있다”며 안타까워 했다.선재 스님 자신이지난 93년 승가대학 졸업논문인 ‘사찰 음식문화 연구’를 쓰기 위해6개월 동안 도서관에서 라면만 먹으며 버티다 건강을 해친 경험이있다.B형 간염에 걸린데다 원래 간이 좋지 못한 집안 내력까지 겹쳐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버린 스님은 의사로부터 치료가 불가능하니 자연식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듣고 사찰음식을 먹고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은 10명 가운데 1명 꼴로 자폐증세를 보이는데 그런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검사해 보면 중금속이 많이 나와요” 인스턴트 음식은 ‘독’이라며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는스님은 “어쩔 수 없는 경우 야채를 함께 먹으라”고 조언했다.예를들어 라면은 한번 삶아낸 다음 물을 버리고 다시 삶아 된장을 넣고먹으면 인스턴트의 ‘독’을 다소나마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선재 스님은 95년부터 불교TV에서 ‘푸른 맛,푸른 요리’란 프로그램을 통해 사찰음식을 소개해 왔으며 올 2학기에는 동국대 교수와 학생 등 30여명을 대상으로 ‘전통사찰음식조리강좌’를 열었다.한 학기동안 강의를 들은 가정교육과 박혜윤(朴惠胤·25)씨는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긴 하지만 먹고나면 속이 불편한데 사찰음식은 속이 편안하다”면서 “생각보다 조리법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강좌를마무리하면서 오는 8∼9일 동국대 상록원 3층에서 전통사찰음식 100가지를 소개하는 전시회도 마련한다. 윤창수기자 geo@
  • 한국소설문학상 작품집 출간

    한국소설가협회가 제정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의 수상작품집(개미)이 나왔다. 심사위원들은 은희경의 ‘내가 살았던 집’을 수상작으로 뽑았다.수상작과 8편의 추천우수작을 읽는 재미가 크지만 심사위원(예심 이경호 방민호,본심 강용준 유재용 윤후명 임헌영 정연희)들의 간략한 심사평도 의미있게 읽힌다. 후보작들은 유미주의적 기법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한 작품(심상대 ‘미’,박성원 ‘댈러웨이의 창’)신앙의 의미찾기(한강 ‘붉은 꽃 속에서’)사회적인 변모 속에서 보통사람들이 세상 살아가며 삶의 의미깨닫기(김석록 ‘도움주기’,이승우 ‘도살장의 책’,한창훈 ‘춘희’,김인숙 ‘칼에 찔린 자국’,서하진‘사심’)정신신경과적 접근이필요한 현대인의 자아분열과 자기 정체성 찾기(송은상 ‘기억의 창’,정영문 ‘자폐증’)현대인의 윤리의식과 진정한 사랑찾기(이응준 ‘초식동물의 음악’,은희경 ‘내가 살았던 집’)역사와 인간의 운명천착(김별아 ‘삭매와 자미’,김남일 ‘자미원에는 어떻게 가는가’)등으로 한국소설의 현주소를 아는 데 도움이된다.
  • [대한광장] 육아휴직, 미래에대한 투자

    최근 정부에서 육아휴직자에게 고용보험을 통하여 통상임금의 30%를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는 육아를 위해 휴직할 수 있다고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명시한 지 13년이 지났건만,실제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곳은 전체 사업장의 2.3%에 불과할만큼 육아휴직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출산휴가조차 다 찾아 쓸 수 없는 사내 분위기에서 만약 육아휴직을 받았을 때 돌아 올부서 전환이나 해고 등의 불이익이 두렵고, 또한 식구는 늘어났는데휴직기간중 무급으로 견뎌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엄두를 내지못한 까닭이었다. 이렇듯 법전 속에 갇혀 있던 육아휴직을 살아 움직이게 하기 위하여 미흡하나마 30%의 휴직급여를 지급하고, 원직 복직시키지 않을경우 급여지급금을 사용자로부터 회수함으로써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만시지탄이나마 다행한 일이다. 대체로 직장을 가진 여성들은 아이를 낳게 되면 집에 돌봐주는 아주머니를 두거나,영아보육시설에 맡기거나,친정어머니 또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게 되는데,대부분은 이도 저도 마땅치 않아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멀리 떨어져 사는 까닭에 아이를 맡겨놓고 주말에 한번 또는 한달에 한번밖에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다.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최소한 2년간의 육아휴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어느 정도 사회성이 형성된 이후에는 오히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엄마가 하루종일 데리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엄마가 낮시간 동안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큰 부담이 없음에 비해서,2년 이하의 영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경우에는 엄마로서도 여간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맡아 키우는 사람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매일매일 가슴이 무너지는 전쟁을 치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이로서도 사회성이 발달하기 전인 2년간은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유대관계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고,이러한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자폐증이나 주위산만 또는 성격장애 등의후유증을 평생떠안고 살게 된다.그 후유증으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인 부담과 비용이 육아휴직 비용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많다는 점에서 육아휴직은 비용지출이 아닌 비용절감의 제도라 할 수있다.그래서인지 선진국에서는 2년 내지 3년간의 육아휴직 기간을 두고 사회보험에서 일정한 급여를 보장해주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우선 1년간의 육아휴직을 30%의 급여 정도로 보장하고,그 보장을 재정상태가 양호한고용보험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흡하나마 우선 시작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경총에서는고용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에서 해야 한다거나,출산휴가 수당도 동시에 사회보험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등의 몇가지 조건을 걸어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육아휴직 문제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지을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문제로서 최선의 방법이 생길 때까지 만연히기다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에서 전 여성을 대상으로 육아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그러나 고용보험과산재보험은 노동부에서,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복지부에서 나누어 관장하는 현실에서,근로자에대한 육아휴직 급여를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자연스럽고 가능한 수단으로 보여진다. 경총에서는 이 제도가 기업측의 여성노동 회피를 조장하여 결과적으로 신규 여성인력의 채용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여성노동의 문제를 기업측에서 걱정하여 준다면서 같은 이유로 모성보호제도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육아휴직급여에 대해 명분상 반대가 불가능하므로 다른 이유를 들어 딴지를 거는 것이라는 오해를받기 십상이다. ‘출산퇴직을 하여야 미혼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발상은 여성노동을 값싼 산업예비군으로 묶어두려는 60∼70년대식 도그마일 뿐이다.육아휴직의 실질적인 보장은 법을 살아 있게 하는 것이고,엄마와 아이의 인권에 대한 보장이며,우리의 미래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투자이다. 박주현 변호사
  • [대한광장] 시대착오적 발상

    남북정상회담 이후 급류를 타던 남북관계가 2일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 이후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9일이 북한 정권수립일인 관계로내부 행사준비에 바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남북관계 급진전에 따른 내부 조정작업에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어쨌든 남과북은 최고지도자들 간의 통치권 차원의 협상을 통해 6·15남북공동선언을 만들어냈고,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북송 등 가시적성과를 남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줬다.이제부터는 통치권 차원에서 마련한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제도적 차원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문제가 과제로 남아있다.남북한 모두 국내 정치적 변수들을 고려하면서법적·제도적 정비를 해나가야 안정적인 남북관계 발전을 이룩할 수있을 것이다. 북한의 경우는 영도자가 결단을 내리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유일체제이다.그러나 북한지도부는 급속한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군부의우려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북한이 남북간 ‘적대적 의존관계’ 틀을 깨고 상호의존적인 남북화해·협력정책으로 노선을 수정한 것은 내부적·사상이론적 조정없이 민족대단결론에 따른 것이다.앞으로 북한이 자본주의체제인 남한과 경협 등을 활발히 추진하기위해서는 사상이론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지도부가 지난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주체노선을 수정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하고 북측이 안심하고 사상이론적 조정을 할 수 있는 환경과여건을 남측이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국내사정은 매우 혼란스럽다.여야는 의료분쟁 등 많은 민생현안을 뒤로 한 채 장외에서 사생결단의 대립·투쟁을 하고 있다.김영삼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 국민총궐기대회’란 이름으로 ‘김정일-김대중 규탄대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할것이라고 한다.김대중 정부의 임기 전반기 국정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86.7%의 국민들이 대북정책을 ‘잘했다’(조선일보·한국갤럽 공동여론조사,8월25일)고 평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야당과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많은 비판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한나라당은 국정평가백서를 통해 “임기내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한나머지 국내정치가 북한에 인질로 잡혀서는 안될 것”이라고 충고했다.김영삼 전대통령은 “북한의 속임수에 넘어간 김대중씨 때문에 한국의 대혼란 시대가 목전에 닥쳐오고 있다”고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경의선을 잇고 도로를 새로 만들면 서울은 불과 5시간 내에 무혈 점령된다”고 경고하는 인사도 있다.아직 남북간에 군사적 신뢰구축이 안된 상태에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안보에대한 우려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그러나 탈냉전이라는 시대변화와 남북간 국력격차 등을 무시한채 지나친 북한의 대남 위협강조와 북한·통일문제의 정치적·정파적 이용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과거 남북한은 이른바 ‘적대적 의존관계’라는 틀속에서 서로 상대방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내부권력을 강화하기도 했고,상대를 부정하는 데서 자기정체성을 찾는 ‘자폐적인 정의관’에 사로잡혀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인정했듯이 남북한의 과거 정권들은 통일문제를정치적으로 활용한것이 사실이다.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당국은 적대적 의존관계를 정권강화에 이용하지 않고 화해·협력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북간에도 청산하려고 하는 적대적 의존관계의 틀을 국내정치에서는 아직도 청산하지 못하고 있다.지난 40여년간 지속돼온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간의 적대적 의존관계가 그것이다.김영삼전대통령의 퇴임 이후 권력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3김시대는 서서히종말을 고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김 전대통령이 정치를 재개하면서 김대중-김영삼 양김간 적대적 의존관계를 복원하려 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의 ‘반 김정일-김대중 규탄대회’ 준비는 반 김대중 정서와 남북간 적대적 의존관계를 활용해 자기세력을 결집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면키 어렵다.남북 간에도 청산하려고 하고 있는 적대적 의존관계 틀과 냉전의 관성을 활용해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고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
  • 과잉언어증 어린이 부쩍 증가

    ◆원인과 대책. 부모의 조기교육 과욕이 자녀의 과잉언어증(Hyperlexia)을 낳는다. 최근 병·의원에 과잉언어증을 호소하는 부모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있다. 과잉언어증이란 2∼5세의 어린 아동들이 읽는 능력은 매우 발달해있지만 읽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동 발달장애를 말하는데 이런증상을 보이는 아동들은 음성으로 전달되는 언어보다는 인쇄된 글자에 더 잘 반응하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증상이 지나친 조기 교육때문에 생기게 된다고 한다. 즉 아동들이 신생아기부터 언어학습 비디오와 학습지,교재를 통해 과도한 문자·숫자 자극에 노출되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접촉이 제한되면서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5세의 아동이 적절히 두뇌를 발달시키려면 사람들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필요하며 특히 TV를 시청하면 필요한 다른 자극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그같은 이유에서 ‘2세 미만의 어린이는 TV를 봐선 안된다’는 권고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과잉언어증을 보이는 아동들은 대체로 충동적이고 무분별한 성격을보이고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특정 부분이나 세밀한 것에만집중하게된다.글자나 숫자에 대한 집착과 몰두,낯선 타인에 대한 무관심 등 부분적으로 자폐아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뚜렷한 증상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채 강박적으로 읽거나 말하는데 일상적으로 구어체 표현은 빈약하고 어려워해 하면서도 문어체에 사용되는 어휘력은 뛰어나다.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남민 교수는 “병원에 찾아온 과잉언어증 아동들의 경우 대부분 출생직후 등 2세이전부터 과도한 시각적환경자극이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TV나 문자매체에 과도하게노출된 환경은 과잉언어증을 유발하게 되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김원일씨 새 장편소설 ‘가족’

    중견 소설가 김원일이 장편 ‘가족’(2권·문이당)을 냈다. 작가는 아주 짤막하게 실은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뿌리 마른실향민 일가의 다양한 삶을 통해 20세기 말의 제반 모순 현상을 따라다녔다”고 말한다.그리고 ‘저잣거리의 복작대는 인간들과 그들이사는 시대를 두고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게 해주는’ 소설의 특성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일개 실향민 가족사보다 훨씬 큰 스케일을 지향하고 있다.여기서 가족은 문제의 빛살들을 모으는 촛점이거나 이슈의 고기떼들을 유인하는 집어등과 같다. 그래서 ‘가족’의 가족은 김원일의 어느 소설보다,나아가 한국 문학작품이 본능적으로 연상시켜온 것보다 피의 농도나 색갈이 엷다.개인 이전,주체성 이전의 집단과 운명의 진한 ‘비린내’를 풍기던 혈연의 일차원성이 상큼하리 만큼 묽게 희석되어 있다.독자는 실향의아픔과 몰락하는 가족의 비명소리의 가시에 걸리지 않고 이야기의 철조망을 죽죽 통과해가는 작가에게 성원을 보내고 싶어진다.한국인에게 아직도 가족은 쉽게통과했다고 자랑하기가 뭐한 철조망 포복이고 한국문학에서 가족은 이후를 상정할 여력을 금기시하는 풍만한 가시밭길과 같다.김원일은 실향민,그것도 균열하고 쇠락해가는 가족의 등을 부셔져라 밟아 올라타고서 담 밖의 ‘20세기의 제반 문제’를 보고자 한다.작가의 입은 실향민 가족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눈은 분명 가족의 담 밖에 있다. ‘가족’의 실향민 가족은 실향보다 훨씬 비탈진 내리막길로 쫓겨난다.거듭되는 여러 불우한 사정이 자세히 이야기되고 있으며 실향은묵은 분위기를 반영할 뿐 현재의 불행과는 상관이 없다.그들의 내리막은 실향이란 사건보다 ‘이 세속사회에 쉽게 적응 못하는 자폐증세포’가 운위될 만큼 더 본질적인 것이다.실향 3대째의 형제들이 오랜 실밥처럼 닳아지고 끊어지기 직전인 이 가족의 피폐함을 드러내준다.미국유학가서 공허하게 성공하거나 장애아 자식들 때문에 마약중독으로 폐인이 되거나 전망없는 룸펜으로 가라앉거나 한다.2대의 가업과 경제사정도 나빠지기만 한다.그런데도 여자 형제의 강인함,4대째인 조카애의건강회복,주인공인 막내아들의 패배의식이나 초조함없는 순응 등이 더 강하게 부각된다. 실향민 문제나 몰락하는 가족의 스산한 풍경에 함몰되지 않는 것이‘가족’의 장점이다.작가가 가족의 정한보다 밀레니엄 저잣거리의정조에 더 정신을 뺏긴 덕분일 수 있다.제자리에서 맴을 도는 한국문학 고래의 가족 소설에 지쳤서였는지도 모르지만 가족 이후,가족의담밖을 스스럼없이 건너다보려는 시도가 좋아보인다. 김재영기자 kjykjy@
  • 오늘 첫방송 MBC 드라마 ‘사랑할수록’

    MBC가 7일부터 코믹풍의 새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월∼토 오전9시)을시작한다. ‘사랑할수록’은 호텔 조리장 출신으로 도시락집을 개업한 송학도(한진희)가족과 그 옆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주정만(양택조) 일가가 빚어내는 다양한 일상이 줄거리다.여기에 송학도는 딸만 넷이고 주정만은 아들만 셋이어서두가족이 미묘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송가네 딸로는 영화 ‘박하사탕’으로 유명해진 김여진을 비롯해 탤런트 우희진 송선미 정소영 등이 나온다.큰 딸 가영(김여진)은 신혼여행에서 사고로남편을 잃은 미망인으로,남편의 망막을 기증받은 유부남과 안타까운 사랑을나눈다. 둘째 딸 나영(우희진)은 도도하면서 자존심 강한 전형적 신세대다. 셋째 딸 다영(송선미)은 선머슴처럼 저돌적인 성격.재테크에 밝고 좋은 남자를 만나 시집가는 것이 일생의 목표다.막내딸 하영(정소영)은 맛에 탁월한감각을 지니고 있어 가업을 물려받게 된다.결벽증과 약간의 자폐증을 갖고있다.이들의 속내 깊은 어머니 역은 선우은숙이 맡았다. 아들부자집인 ‘북경반점’은주인내외의 이름부터 코믹하다.주정만(양택조)은 형사출신이지만 사업상 중국인 행세를 하고 있다.그의 아내 맹순자(김혜숙)는 고상한 사모님의 환상에 사로잡힌 질투심 많은 여자다.이들의 장남 철기는 2년만에 TV브라운관에 등장하는 이성룡이 맡았다.그는 나영의 대학선배이자 직장 동료로,처음에는 갈등을 거듭하다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터프가이로 가업을 이끌어갈 배달맨 둘째아들 무기와 막내아들 창기는 김홍표와 신인 손영준이 각각 맡았다. 아침드라마는 오전시간이라는 특성상 주부들의 입맛에 맞추게 된다.주부들은 운명적인 사랑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바로 이 점 때문에 아침드라마에는 운명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불륜이 꼭 등장한다.‘사랑할수록’도예외는 아니다.그러나 다른 아침드라마와는 달리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이 대거 포진돼 있고 곳곳에 웃음을 유발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 경쾌한 가족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경하기자 lark3@
  • 자폐아들 정상아 만들기

    자폐아를 둔 부모의 답답한 심정은 그들만이 안다.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이나 느낌은 전혀 없이 이상한 행동만을 계속하는 자녀를 옆에 두고 지켜본다는 것 자체가 고통의 연속이다.돌출 행동으로 아이가 위험에 처할 때 그냥죽게 내버려 두고 싶은 심정이 들 때도 한두번이 아닐 것이다. 특수교육시설을 찾아 다니며 엄청난 마음 고생과 함께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의학적으로도 원인조차 규명이 안된상태다.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자폐 아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독특한 방식으로 정상아로 교육시키는 데 성공한 임기원씨의 체험은 국내 4만여 자폐아 부모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처방이다.그는 자폐증의 원인과 행동 유형,교육 방법 등 나름대로 해법을 담아‘아들아,아빠 눈 보고 말해’(동아시아)라는 책을 펴냈다. 임씨의 장남인 상협이가 자폐아 판정을 받은 것은 생후 22개월 되던 지난 92년.백방으로 노력해봤지만 인간도 동물도 아닌 상태에서 육체적 성장만 계속하는 근본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러던 중 97년 취학통지서가 날아들었다.이 상태를 영영 유지하고 싶지는않았다.그래서 연세대를 졸업하고 10년 다녔던 대기업을 그만 뒀다.그후 하루 종일 매달려 상협이를 교육시켰다.1년 뒤 상협이는 일반 초등학교에 취학했다. 임씨는 우선 자폐아가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이라는 일반적인 편견을 거부한다.대신 자폐아를 ‘시각우선자’라고 정의한다.열리고 말고 할 마음 자체가형성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이다.좋다·싫다,길다·짧다,더럽다·부드럽다같은 느낌의 의미는 모른 채 논리는 없고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사로잡힌다는 얘기다.예를 들어 몇년전 강변 카페에 갔던 일에 대해 정상적인 논리우선자는 주변 풍경과 분위기 등을 기억하는 반면 시각우선자인 자폐아는탁자 수와 색깔 등만을 사진으로 뇌리 속에 찍어둔 것처럼 기억한다. 마찬가가지로 어떤 장소로 향하는 길이 여러 갈래가 있더라도 자폐아는 꼭정해진 한 길만을 고집한다.다른 길로 잡아끌면 발악을 한다.동물원을 구경하는 순서도 똑같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글 읽기나 자세 교정 등 ‘죽은교육’은 아무런 의미가없다는 것이다.그는 살아 있는 교육을 했다.며칠 걸러큼씩 상협이가 잘못한점을 설명하면서 제법 아프게 뺨을 때리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었다.처음에는그냥 어쩔줄 몰라하다 차츰 임씨를 원망스런 눈빛으로 보며 “아프고 기분이 나쁘다”고 말한다.느낌을 갖게 된 것이다.그는 상협이에게 다른 길로 가야만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했다.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성과가 나타났다. 어느날 공원에서 축구를 하고 오는 길에 상협이는 떨어진 나뭇잎을 보고 ‘아빠,낙엽이예요’라고 말했다.최초의 의미있는 말이다. 자폐아들은 어느 정도 발전하면 사물을 직접 보지 않고 옆으로 흘겨본다.즐거움과 무서움을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다.아빠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도록훈련을 시켰다. 임씨는 “간섭에 의한 생활의 긴장 유지를 통해 자폐아의 느낌을 키우고 뇌를 계속해서 시각이 아닌 논리의 세계에 잡아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상협이는 이제 3학년으로 정상과정을 밟고 있다.친구도 많다.얼굴표정도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상황에 맞는 표정을 적절하게 지을 줄도 안다. 김주혁기자 jh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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