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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 더하는 장애인 생산품 가게

    행복 더하는 장애인 생산품 가게

    서울 구로구는 장애인 생산품을 홍보·전시하는 공간인 ‘행복플러스 가게 1호점’을 가리봉동 장애인단체연합회 2층에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식 개장 행사는 이성 구로구청장과 장애인부모회 회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6일 열린다. 24㎡ 규모의 가게에는 지적·자폐성 장애인이 운영하는 ‘다울카페’ 쿠키와 장애인시설에서 만든 친환경 천연세제, 화장품, 화장지 등 생필품 20종을 전시한다 장애인 공공근로자가 배치돼 이곳을 찾는 주민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물건을 구매하려는 주민에게는 생산자를 연결해 준다. 가게 한쪽에는 장애인 바리스타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공간도 마련했다. 커피기계와 전문강사도 확보했다. 다음 달부터 장애인 수강생 4~6명을 모집해 본격적인 직업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는 행복플러스 가게 1호점은 전시공간과 바리스타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고 2호점부터는 장애인 생산품과 커피를 직접 판매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1호점에서 교육받은 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면서 “앞으로 장애인들의 행복을 더하는 공간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터민·부인 대행 알바… 절박한 일곱명의 여자들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손현주’라는 이름 석 자를 신인작가 중 첫손가락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 2010년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의 심사위원으로 두 차례나 작가와 마주한 인연 덕분이다. 방 교수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보다 문제적인 등단작은 없을 것”이라며 작가에게 번번이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청소년소설 ‘불량가족 레시피’로 알려진 손현주 작가가 2010년 평사리 문학대상 수상작인 단편 ‘두 시간’을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을 실은 첫 소설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문학동네 펴냄)를 내놓았다. 방 교수의 머릿속에 담긴 잔상처럼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눈여겨보지 않은 소외된 자리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쉬운 연민과 희망으로 포장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각기 다른 시기, 다른 지면을 통해 발표된 작품들이지만 화자가 모두 여성이고, 주인공들이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작가는 한 발을 떼기 위해 턱밑까지 차오르는 진창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네들에게 섣부른 희망을 불어넣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식의 흔한 메시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표제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는 북한에서 귀순한 이소향이라는 여성 새터민이 주인공이다. 남한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생계마저 막막한 주인공은 완벽한 동거를 꿈꾸다 우연히 성인용품 판매점에서 ‘헤라클레스’라는 남성 인형을 훔친다. 달콤했던 시간도 잠시, 밀린 월세 독촉에 그녀의 안락한 보금자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엄마의 알바’는 16세 어린 딸의 시선으로 가족을 다룬다. 깡통주식으로 큰 빚을 지고 집을 나간 아빠와, 아빠를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의 이야기다. 역할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나날이 변해 가던 엄마는 급기야 부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상대 아저씨를 좋아하게 된다. 상처 입은 엄마를 바라보던 딸은 아빠를 찾아 집으로 데려온다. 극적 화해는 없었지만 가족은 일상적인 아침을 맞는다. ‘콜라 버리기’는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떠나고 홀로 딸과 자폐아인 아들을 키우며 사는 여성 이야기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재혼을 위해 회사에 등록한 훤칠한 외모의 남자에게 푹 빠진다. 아들의 존재를 숨긴 채 만남을 이어간다. 자폐를 가진 아들과 중국행 비행기를 탄 주인공은 아이를 그곳에 버려둔 채 서울로 돌아온다. 작가는 타인의 시선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도, 함부로 말할 수도 없는 이들의 절박함에 어떠한 도덕적 잣대도 들이대지 않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자폐아 안낳으려면 임신중 이 약은 꼭 피해라

    임신부들에게 의사의 처방없이 약을 먹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임신중에 간질약을 복용한 여성은 그렇지않은 여성보다 자폐아 등 발달장애 아이를 낳을 확률이 10배나 높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대학 연구진은 영국 북서부에 거주하는 52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고, ‘신경학-신경외과학-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조사대상 여성 528명의 절반 이상이 간질 환자였고 34명을 제외하곤 임신 중 모두 간질약을 복용했다. 59명은 항 간질제인 카르바마제핀, 59명은 또 다른 간질약인 밸프로에이트, 36명은 라모트로진, 41명은 이 중 두 가지 약을 섞어먹었고, 15명은 다른 약물을 복용했다. 연구진은 이들이 낳은 아이들이 6살이 될 때까지 3번 검사를 한 결과 19명이 신경발달장애 진단을 받았고, 12명은 자폐증, 3명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4명은 통합운동장애, 그리고 한명은 자폐증과 ADHD 모두 가진 것으로 진단됐다. 밸프로에이트를 복용한 여성이 발달장애 아이를 낳은 확률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6배나 높았지만, 임신 중 간질약을 복용하지 않은 간질병 여성이 낳은 아이 중 발달장애아이는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분자 및 임상약리학과의 레베카 브롬리 박사는 “임신부들에게 적절한 선택을 하도록 더 많은 정보제공이 필요하며, 간질약을 복용해도 정상아가 태어나는 만큼 무조건 간질약을 끊는 것도 좋지않다”고 강조했다. 애스톤대학 신경약리학 권위자인 개빈 우드홀 박사도 “이 연구는 아직 작은 사례이며 태아를 위해서도 임신중에 간질치료는 대단히 중요하며, 간질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임신부들은 정상아를 출산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
  •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엔 마음 열었죠… ‘얼짱’ 현인아 한국 첫 금메달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엔 마음 열었죠… ‘얼짱’ 현인아 한국 첫 금메달

    현인아(15·서울 창동중 2년)가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스페셜올림픽에서도 세웠다. 현인아는 1일 강릉 빙상경기장에서 계속된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승 8디비전에서 53초4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 캐서린 선더스(캐나다·54초24)에 0.76초 앞서며,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겼다. 170㎝의 늘씬한 키에 귀여운 외모로 대회 전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은 현인아는 태어난 지 28개월 만에 자폐 진단을 받았다. 어머니가 불러도 대답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혼자 나무 위로 올라가기도 했다. 현인아는 언어 발달은 느렸지만, 운동신경이 잘 발달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빙상장에 갔는데, 강사의 동작을 한번 보고 곧바로 따라할 정도였다. 인라인스케이트도 탔던 현인아는 하계대회에서 먼저 재능을 꽃피웠다. 2011년 아테네 하계스페셜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새벽 4시에 일어나 경기 의정부빙상장에서 훈련을 한 뒤 등교했다. 오후 4시 30분 수업이 끝난 뒤 빙상장으로 돌아와 연습을 계속했다. 방학이 시작된 지난달부터 하루 8시간씩 얼음을 지쳤다. 이번 대회에서 꼭 메달을 따 친구들에게 자랑하겠다던 소녀의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 한편 현인아에 앞서 결승 4디비전과 5디비전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던 김연우(12)와 김수정(15)은 디비저닝(예선)에서 기량을 속인 것으로 간주돼 실격됐다. 스페셜올림픽은 실력이 비슷한 선수끼리 겨루도록 디비저닝을 통해 결승 조를 짜는데, 디비저닝보다 결승 기록이 20% 이상 나아지면 기량을 속인 것으로 판정된다. 김연우는 결승에서 1분28초62를 기록해 디비저닝(1분58초47)보다 25% 빨라졌고, 김수정도 결승 기록(1분36초35)이 디비저닝(2분2초74)보다 21% 이상 나아졌다. 이날 평창 일대에는 비가 20㎜ 정도 내려 스노보드와 크로스컨트리스키, 알파인스키 등 설상 종목이 무더기 취소돼 추후 다시 편성된다. 2일 오전 11시 20분부터 강릉 빙상경기장에서는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통합스포츠체험이 펼쳐지는데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악연을 쌓은 김동성(33)과 아폴로 안톤 오노(31·미국)가 비장애인 선수로 출전한다. 당시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 탓에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김동성이 11년 만에 화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스페셜올림픽] 축제의 문 활짝 열어젖힌 장애인·비장애인 스케이터

    [스페셜올림픽] 축제의 문 활짝 열어젖힌 장애인·비장애인 스케이터

    촉망받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가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주인공으로 나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스노보드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하는 황석일(왼쪽·25)은 성화 최종 점화에 나섰고 남자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감강찬(오른쪽·17·휘문중 3)은 주제 퍼포먼스 ‘눈사람의 꿈’에서 지적 장애인을 상징하는 ‘스노맨’을 연기했다. 인라인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하던 황석일은 2007년 스페셜올림픽에 관심을 갖고 스노보드에 입문했다. 자폐증과 심각한 정서 불안에 시달렸지만 운동을 시작한 뒤부터 집중력과 자신감이 크게 향상됐다. 스노보드에 입문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2009년 미국 아이다호 스페셜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2011년 아테네 하계스페셜올림픽 때는 바다 수영 종목에 출전, 완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대한롤러경기연맹 공인지도자(KCI) 준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황석일은 현재 충북 청주의 한 인라인스케이트 경기장에서 보조 교사로 일하고 있다. 어머니 김정희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적 장애가 있는 아들은 자격증을 딸 때 실기보다 필기시험을 더 어려워했다. 비록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자신의 꿈을 이루는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대견해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유명한 뉴질랜드 퀸스타운에서 태어난 감강찬은 어린 시절 어머니 손에 이끌려 체력 단련 차원에서 스케이트장을 찾았다가 피겨와 인연을 맺었다. 연년생 동생 감강인(16·휘문중 2)과 함께 ‘피겨 형제’로 유명한 그는 2011년 독일 NRW트로피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 15위, 프리스케이팅 17위로 종합 17위를 차지하면서 주목받았다. 감강찬은 뉴질랜드 거주 시절 아이스링크에서 연습 중인 일본의 스페셜올림픽 대표선수를 보면서 지적 장애 선수를 돕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스토리 퍼포먼스의 주인공 스노맨이 매우 힘든 역할인데도 자원했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스페셜올림픽 함께 즐기며 국격도 높이자

    전세계 지적장애인의 축제인 ‘2013년 평창 겨울 스페셜올림픽’이 예상을 뛰어넘는 국민적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후원금은 이미 150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런던올림픽 당시의 30억원보다 5배 이상이나 많이 모였고,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스페셜올림픽은 자폐나 발달장애, 다운증후군 같은 지적장애를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이다. 오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11개국에서 319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자원봉사자까지 합치면 1만 5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회의 취지에 공감하는 관람객들만 많이 찾아와 준다면 역대 어느 대회보다 감동적인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국가의 위상을 높여왔다. 1988년의 서울올림픽은 ‘코리아’라면 한국전의 참화를 떠올리던 세계인에게 패기 있는 신흥공업국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일본과 공동 주최한 2002년 월드컵대회에서는 지구촌의 주역으로 당당하게 성장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심었다. 이번 대회에는 그동안 스페셜올림픽에 참여하지 못한 네팔,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파키스탄, 파푸아뉴기니, 태국 등 7개 개발도상국이 초청됐고, 30일에는 미얀마의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을 비롯한 300명 남짓한 세계 정상급 지도자들이 ‘글로벌 개발 서밋’을 열어 ‘지적장애인의 복지에 관한 평창선언’을 발표한다. 올림픽이나 월드컵대회에서는 불가능했던, 국제사회의 이웃을 배려하고 함께 가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세계인에게 심어줄 수 있는 호기라는 점에서도 이번 대회의 의미가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국격(國格)도 높은 법이다.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스페셜올림픽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이기도 하다. 이런 자리에서 세계인과 만나 즐거움을 찾고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나라가 선진국일 것이다. 스페셜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마음껏 즐기는 것이 곧 국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믿는다.
  • 지적 장애인 5인의 첫 일터 ‘다울 카페’

    지적 장애인 5인의 첫 일터 ‘다울 카페’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을 졸업한 지적·자폐 장애인 5명의 일터인 카페 ‘다울’. 고등학교 졸업 후 막상 갈 곳이 없는 지적 장애인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1년 정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카페를 열었다.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직업 교육을 시켜 본 결과 가장 적합한 커피, 제빵 분야로 진로를 결정한 후 부모들이 뜻을 모으고 힘을 보탰다. 아직 많이 서툴고 부족하지만 차근차근 배우고 연습하고 익히면서 자신들의 카페를 채워 나가는 아이들. 22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되는 EBS ‘희망풍경’에서는 이들이 굽는 바삭바삭한 쿠키와 커피 향이 가득한 다울 카페를 찾아가 본다. 카페 다울은 조금은 느리고 세상과 소통하기 쉽지 않은 자폐성 아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곳에 어머니들의 마음이 모였다. 아이를 위해 카페가 있는 건물로 이사하고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하는 아버지들이 카페 내부 공사를 맡았다. 카페가 문을 연 지 이제 한 달째다. 어머니들의 손길과 아버지들의 남모를 후원, 애정으로 점점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카페 다울. 고소하고 달달한 쿠키 냄새와 진한 커피 향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요즘은 동네 주민들이나 지역 관공서, 회사 등에서 달콤하고 건강한 빵과 머핀 맛을 보기 위해 주문을 늘리고 있다. 건강한 식재료, 맛있는 빵,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카페 다울의 미래를 밝혀 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갖게 된 직장 카페 다울의 수줍은 신입사원 다섯 명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익히고 배운다. 일주일에 두세 번 시간을 정해 커피 수업과 제빵 수업을 받으며 꾸준히 연습하고 실습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즐거움과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새로 배운 쿠키와 머핀을 진지하게 만들어 보는 눈빛과 그 옆에서 자녀의 빈틈을 메워 주는 어머니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소한 쿠키 향에 배어 카페에 퍼진다.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지만 차근차근 배우고 익히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이들은 카페 개업 한 달간의 수익을 나누고 은행에 가서 생에 첫 통장도 만들었다. 자신의 이름이 찍힌 통장을 보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앞날에 의미 있는 씨앗이 될 것이다. 매일매일 고소한 빵과 쿠키를 굽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미래와 꿈도 노릇노릇 굽고 있다. 그들의 열정과 희망이 담긴 아름답고 따뜻한 카페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인류에게 희망 찾아준 인물 10명…‘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나무 심어 환경 지킨 왕가리 마타이 등

    ‘사냥꾼들은 총을 쏘지 않습니다. 가죽에 구멍이 나면 그만큼 값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하카픽이라는 몽둥이입니다. 하카픽을 든 사냥꾼 하나가 바다표범 앞에 섭니다. 바다표범의 품에는 새끼가 안겨 있습니다. 태어난 지 3개월 정도밖에 안 된 귀여운 새끼입니다.’(71쪽) 어미를 내려친 사냥꾼의 진짜 목표는 새끼 바다표범. 정수리에 구멍이 난 새끼는 껍질을 까놓은 달걀처럼 흐물흐물 몸이 무너지고 앞발과 꼬리가 파르르 떨린다. 사냥꾼은 그런 새끼를 내버려 두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마리라도 더 바다표범을 잡으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사냥꾼은 정신을 잃은 새끼를 배로 끌고 가 날 선 칼로 가죽을 벗기고 핏빛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난 상태로 바다에 던져 버린다. 목숨이 붙어 있던 새끼는 거기서도 몸을 파르르 떤다. 사냥꾼들을 향해 “새끼 표범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완전히 죽여 달라”고 울부짖는 사람은 바다 생명을 지키는 환경 운동가 폴 왓슨.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던 그는 두 마리의 온순한 고래가 사람들에게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본 뒤 1976년 ‘바다의 수호자’라는 단체를 조직한다. “더 이상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지 말라”고 외친 왓슨 덕분에 매년 일본에서 포획되는 고래의 수가 이전보다 3분의2가량 줄었고, 캐나다 세인트로렌스만의 바다표범 7만 6000마리도 생명을 구했다. 초등학생을 위한 ‘착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글담어린이 펴냄)은 왓슨과 같이 착한 생각으로 인류의 행동을 변화시킨 10명의 인물을 다룬다. 작은 관심이 사람들에게 희망을 되찾아 준다는 사실을 알려준 남수단 톤즈의 이태석 신부, 아동 권리를 위해 세이브 더 칠드런을 조직한 에글런타인 젭, 예멘의 조혼 풍습을 폐지한 누주드 알리, 공정 무역을 실천하기 위해 에코 상표를 만든 트리스탄 르콩트, 아프리카 주민을 위해 1달러짜리 항아리 냉장고를 고안한 모하메드 바 아바, 나무를 심어 환경을 지킨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 등이다. 자폐라는 장애를 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장점으로 승화시킨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삶도 남다르다. 그랜딘은 잘 울지 않는 습성을 지닌 소가 축사에서 우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란 사실을 밝혀낸다. 그는 가축을 제품이 아닌 소중한 생명으로 다뤄줄 것을 요구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도축장 중 절반 이상은 그가 설계한 방식대로 지어졌고 죽는 순간까지 생명의 존귀함을 지키도록 돕고 있다. 소에게 살을 발라낸 뒤 나오는 소뼈를 먹이고, 돼지에게 돼지를, 닭에게 닭을 먹였던 끔찍한 결과가 인류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온 오늘날, 그랜딘의 노력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다. 책을 쓴 홍건국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착한 생각이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결국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상미술관’ ‘똥오줌’ 등의 어린이책 그림을 그려온 김진희 화가는 수채화풍 삽화로 이야기에 온기를 돋웠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예술과 삶을 말하다(하)

    시인 고은(80)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예술과 문학론, 사랑과 술을 빼놓을 수 없다. 한 30대 문학평론가는 고은에 대해 “선생은 지리산 자락 깊은 곳에 핀 이름 모를 꽃의 존재에 대해서도 경남의 꽃, 대한민국의 꽃, 아시아의 꽃, 지구의 꽃, 태양계의 꽃, 우주계의 꽃으로 인식하고 들여다보는 확장된 시각을 이미 1960~70년대부터 드러낸 것이 특징”이라고 평했다. 지금이야 당연한 시각인 것 같은데 당시에 일반적인 것은 아니었다. 시에 대한 고은의 욕망은 이런 것이다. “이 세상이 끝나야 끝나는 시. 아니 모든 멸망 뒤에 다시 이어지는 시. 우주 허공계의 시. 나라는 존재 따위 다 사라져 버린 영구 부재의 시. 시. 시.시. 미치겠다.” (1974년 9월 24일 일기) 고은이 유신체제에 저항하는 활동을 강화할 때 그의 문우이자 술친구인 민음사 박맹호 사장과 문학과지성사 김병익 사장은 ‘문학을 지켜라. 정치의 자승자박은 안 된다’라며 찬성하지 않았지만, 고은은 자신의 방식대로 문학을 끌어안았다. “시대에 지지 말자./ 시대를 팽개치지 말자./ 시대는 가고 문학은 남는다./ 문학은 그가 태어난 시대를 떠난다.”(1974년 12월 23일 일기) 세상이 흰 눈으로 뒤덮인 지난 연말, 경기도 안성 자택 서재에서 고은은 “내 운명은 시다. 평론도 소설도 써봤지만, 시로서 내 삶을 완결해야 한다. 이제 막 새로운 시 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 다른 시들이 들어오고 있다. 시인으로서 끝 무렵이 아니라 시작 무렵이다. 나에게는 종결이 없다”라고 말하며 얼굴에 홍조를 띠었다. 1958년 등단한 고은은 첫 시집 ‘피안감성’(彼岸感性, 1960년)을 시작으로 41살까지 6권의 책을 냈다. 그의 저작활동은 1980년대에 폭발적으로 왕성해져, 1986년 1권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24년 동안 만인보 시집만 30권을 냈다. 외국에 고은이 ‘만인보’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유다. 만인보 외에 시집과 소설, 평론집, 산문집, 시선집, 여행서, 동화집, 동시집, 전기, 자서전, 편집한 책까지 합치면 150여권이 된다. 2013년 새해 벽두에는 1973~1976년까지 일기를 묶은 ‘바람의 사상’과 평론가 김형수와 대담한 ‘두 세기의 달빛’을 한길사에서 펴냈다. 대담집은 앞으로 7~8권 더 나올 예정이어서 고은이 낸 책은 조만간 160여권을 훌쩍 넘을 것이다. 시인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고은은 “모국어로 시인이 되어야 할 운명인 사람인데, 소학교에 입학하니 조선어 사용이 금지됐다. 모국어를 상실함으로써 배움을 시작했다”고 토로한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난 죄다.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밤이면 머슴 대길에게 비밀리에 한글을 배웠다. 그렇게 배운 한글 덕에 해방되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월반했다. ‘국문을 아는 사람 손들어’라고 했을 때 고은이 유일했단다. 흔히 그의 프로필에 종교는 불교로 나와 있다. 20대에 10년을 승려로 살았으니, 으레 그리 짐작한다. 그러나 흰 종이에 육필로 시를 적어나가는 고은은 “나에겐 백지가 종교다. 다른 종교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 완벽한 백지가 있으니까, 다른 완벽함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삶은 힘들어지고, 문학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고은은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 속에 진짜 시적인 것이 있었다. 그 시대를 견뎌온 힘은 강력한 정서, 시적인 품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때 시가 더 풍부했다. 시단의 시적인 성취나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사람들은 시와 함께 있고 싶어했다. 지금은 시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줄었는데, 오히려 시인들은 늘어나고 있다. 그 시인들이 시적인 품성이 갖춰져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설적이다”고 현상을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예비 작가나 기성 작가들에게 조언했다. “자아의 골짜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다. 산 너머 이웃마을의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는 자아의 골짜기에서만 머물지 말고 나와서, 세상을 돌아보고, 바라보고 해야 한다. 현대인의 특징은 시력이 약해져, 먼 곳을 보지 못한다. 인류가 짐승일 때는 멀리까지 바라봤다. 문명 속에서 익숙해진 시야라서, 아파트 단지의 건너편 창문을 바라본다. 시야가 연장되지 않고 누에고치처럼 내면에 둥지를 튼다. 그러면 어떤 때는 자신에 충실하지만, 자칫 자폐가 된다. 예술은 끊임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삐걱삐걱’ 소리가 들려야 하고, 뜨거운 숨결이 밖으로 나가고 밖의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야 한다. 안 그러면 사막이 돼 양쪽이 다 죽어버린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간사를 맡아 ‘참여파’는 물론이고 ‘순수파’까지 101명을 그러모아 ‘101 선언’을 추진한 저항시인다운 문학론이다. 그렇다고 그가 정치적이었느냐? 1974년 12월 27일의 일기를 보자. “문학은 비겁한 것인가. 문학은 현실에 대해, 힘에 대해, 이렇게밖에 존속될 수 없는 것인가. (중략) 절대로 권력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그런 일이 있게 되면 우리는 팔 하나씩 잘라버려야 한다. 자유실천문협은 한국문협, 자유문협, 그리고 한국문인협회의 그것일 수 없기 때문에 현대 한국문학사를 새로 쓰는 문학의 운동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문학이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일도 경계할 것이다. 문학은 문학으로 끝난다.” 지금은 하회탈 같이 속탈한 웃음을 짓는 고은이지만 1951년 교사시절이나 승려로 지낸 시절의 사진은 자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여간 부담스러운 얼굴이 아니다. 고은은 “고비와 극한을 많이 경험해서 그렇다. 마음의 평화는 인생의 후반기, 지금부터 한 20여년 전에서야 얻었다”고 했다. “내 마그마는 마음의 지하에서 여전히 타고 있는데, 지층까지 올라오지 않도록 달래놓고 유보시키고 하는 것이다. 어느덧 내 무의식의 일상이 지하의 마그마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조절하고 달래주고 있다. 나는 본능의 신성성을 인정한다. 본능은 천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아주 신성한 것이다. 그것을 내 규범에 의해 억압하면 내가 싫어한다. 그것이 나의 자연이다. 불이 나의 친구다. 그러니까 ‘얘가 덜 필요한가보다’ 하면 자기가 물러나주고, 필요한 듯싶으면 기꺼이 다가오고 그래준다.” 본능의 신성성을 높이 평가한 덕분인지 고은의 여성편력은 화려했었다는 것이 문단의 평가다. 그러나 그는 1974년 9월 5일에 만난, 당시 덕성여대 강의를 나가던 15세 연하의 이상화(66·중앙대 영문과 교수)를 만난 뒤로 사랑에 빠졌다. 이 즈음 고은은 “한 달도 안 됐는데 결혼을 생각해야 할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일기에 써놓았다. 결혼식은 만난 지 약 10년 만인 1983년에야 했다. 고은의 나이 50살 때다. ‘생활은 문학의 무덤’이라던 고은의 부인 사랑은 지극하다. 2008년 고은이 그림 전시를 한 뒤로는 생일이 되면 고은 부부는 그림을 그려 생일선물을 대신한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결혼 이후 성실한 가장으로 살았고, 특히 딸을 얻은 뒤로 우주를 얻은 듯 기뻐했다”고 회고했다. 올해 정년을 맞는 부인 이상화 교수는 고은의 통역을 자청해 왔다. 흔히 전문통역사들이 외국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고은의 발언을 풀어 설명한다면, 이 교수는 그러지 않는다. 이 교수는 “고은 시인은 발언 자체가 시다. 시를 산문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고은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친구’이다. 고은은 “사람들이 그렇게 술 마시며 언제 시를 쓰느냐고 묻지만, 나는 일을 다 털고 난 뒤에 술을 마신다. 일을 했으니 나를 방임하고, 해방시켜줘야 한다”고 변명 비슷하게 말했다. 그는 젊은 시절 황홀했던 주막을 사랑했다. 그렇다면 주량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주량은 내가 측정한 적이 없다. 가장 오래 마신 기록은 이틀을 잠 안자고 계속 마신 적이 있다. 서너 명이 마시다 다 떨어지고, 최종적으로 둘이 대작했는데 내가 졌다. 고은을 이긴 사람이 누구냐고? 다들 죽었다”라며 쓸쓸한 표정으로 입을 꽉 다물었다. 고은에게 술은 대부분 “대취”와 “뻗었다” 사이에 있었다. 맑은 소주를 좋아했다. ‘대취’ 무렵의 그의 술친구를 직함을 생략하고 순서 없이 대충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박맹호, 박성룡, 김현, 이청준, 이어령, 남재희, 한승헌, 김병익, 황석영, 손소희, 이시영, 김승옥, 조해일, 백낙청, 김동리, 이문구, 서정주, 최순우, 조세형, 김현종, 최인호, 김기영, 신경림, 염무웅, 권영민, 민음사 여직원 3명 등등. ‘황홀한 주막’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 가락지와 열차집, 신촌 역전 술집, 낭만, 서린동 술집 등등으로 무교동과 청진동, 광화문 언저리다. 그가 기억하는 최고의 술자리는 1960년대 어느 날 새벽 1~2시에 혼자 마시던 술이다. 잠든 세상에서 비장한 비극성을 즐기며 “나는 세상을 숙직하는 자다. 세상을 지키는 취기다”라며 마셔댄 것이다. 연세도 있는데 술을 끊을 것인가? “술을 끊으면, 수사자에게 수염이 없는 것 같다, 원숭이에게 꼬리가 없는 것 같다, 조가비에게 진주가 없는 것 같다. 이별하지 말고 작별을 했다가 다시 만나야지. 옛날 삼거리 주막집에서 나그네들이 만나서 술 마신 뒤 언젠가 다시 만납시다 하면서 손을 흔들면서 헤어지듯이 그래야지. 술에게 가혹하게 굴면 안 된다. 얼마나 헌신적으로 잘해줬느냐. 술이 운다. ” 글 사진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자본주의의 기원과 서양의 발흥(에릭 밀란츠 지음, 김병순 옮김, 글항아리 펴냄) 부제가 ‘세계체제론과 리오리엔트를 재검토한다’다.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안드레 군더 프랑크 양측 모두 비판하면서 넘어서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가닿은 지점은 중세의 복권이다. 중세는 암흑기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토대를 형성한 시기였다는 것이다. 도시국가와 시민권 문제의 뿌리가 중세에 있어서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거대 자본이 아니라 그 자본을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권력의 문제이고. 그 뿌리는 12세기 서유럽 사회에까지 소급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2만원. 고사성어 대사전(김성일 지음, 시대의창 펴냄) 고사성어를 총정리했다. 봉건왕조시대 정치상황에서 생성된 낡은 말글자 놀이, 괜히 있어 보이려 치장해대는 속물적 교양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사성어는 압축적인 맛 때문에 여전히 널리 쓰인다. 단순히 한자 뜻풀이만 한 게 아니라, 다양한 출전과 역사문화적 배경설명, 용례까지 곁들였다. 8만 5000원. 존재의 충만, 간극의 현존 1·2(조광제 지음, 그린비 펴냄)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대표작 ‘존재와 무’에 대한 2년간의 강의 기록을 한데 모았다. 저자는 실존주의 대신 현존주의라는 표현을 제안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인데 하나는 그냥 실존주의라 부르면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와 사르트르 간의 입장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실존주의라는 단어가 도시, 개인주의, 자폐, 낭만 이런 표현들에 너무 침식되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권 3만 2000원, 2권 3만 3000원. 세계노동운동사 1·2·3(김금수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노사정위원회 등 평생 노동운동에 몸 바쳐 온 저자가 그간의 강의록을 총정리해 3권의 두꺼운 책으로 묶어냈다. 1·3권 3만원, 2권 2만 5000원. 식민지 유산, 국가 형성, 한국민주주의1·2(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정근식·이병천 엮음, 책세상 펴냄) 민족주의적 수탈론과 극우적 식민지근대화론의 대립으로 상징되는 식민지 유산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결과물이다. 23명의 학자가 참가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1권 2만 3000원, 2권 2만 5000원.
  • 영등포구 발달장애인 5명 ‘맞춤형 일자리’ 얻었다

    서울 영등포구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는 20대 발달장애인 5명을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했다고 7일 밝혔다. 취업이 어려운 발달 장애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마련한 사업이다. 구는 지난해 10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발달 장애인 고용 창출 프로젝트’를 마련해 남성 2명, 여성 3명 등 5명의 후보자를 선발했다. 공단이 발표한 2011년 장애인 고용현황에 따르면 국가·공공기관·민간 등 의무고용 사업체에 채용된 11만 5310명 가운데 발달장애인은 5181명(4.5%)이다. 이 가운데 국가·지자체·공공기관에 채용된 인원은 202명에 불과하다. 이번에 구에서 선발한 장애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7주간 공단의 ‘잡 코치’ 도움을 받으며 실무 훈련 과정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중순 실시한 채용 적격성 평가에서 5명 전원이 무사히 합격점을 받았다. 이들은 구청 총무과, 민원여권과, 푸른도시과, 복지정책과, 교육지원과 등 5개 부서에 배치됐다. 이들은 ▲문래 정보문화도서관 자료 정리 ▲영등포 푸드마켓 관리 ▲구청 휴게시설 관리 ▲구청 자료실 도서 정리 ▲공원 관리 업무 등을 맡는다. 한 달 급여는 76만원 선. 4대 보험과 교통비, 급식비, 퇴직금을 별도로 제공하는 조건이다. 조길형 구청장은 “발달장애인들은 오히려 성실하며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형 취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사·코믹·드라마… 새해 미드 골라본다

    수사·코믹·드라마… 새해 미드 골라본다

    시즌제가 정착된 미국에서는 10년 넘게 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장수 드라마가 종종 있다. 올해로 13번째 시즌을 맞이한 범죄수사드라마의 원조 ‘CSI’가 대표적이다. 뚝배기에 끓여낸 곰탕처럼 구수한 맛을 느낄 터. 반면 갓 첫걸음을 뗀 새내기 드라마도 있다. 조금은 낯설고 어설플 테지만, 당신만의 걸작리스트에 올릴 원석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채널CGV에서는 4일 밤 10시에 ‘터치’를 방송한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미드 ‘24’의 주인공 키퍼 서덜랜드를 모처럼 만날 수 있다. 자폐증을 가진 11세 소년 제이크(데이비드 매주즈)가 세상을 이루는 일정한 패턴을 찾아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인연을 찾아주는 내용의 휴먼 드라마다. 키퍼 서덜랜드는 제이크의 아버지 마틴 봄 역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오는 2월부터 시즌 2가 방송된다.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OCN은 2월 12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1시에 21세기 뉴욕에서 펼쳐지는 셜록 홈스의 활약을 그린 ‘엘리멘트리’를 방송한다. 추리소설의 고전 셜록 홈스를 재해석했다. ‘트레인스포팅’ ‘다크섀도우’의 조니 리 밀러가 홈스를, ‘미녀삼총사’의 루시 리우가 왓슨을 맡았다. 홈스는 원작보다 장난기 많은 악동 캐릭터로 변신했고, 왓슨은 아예 성(性)을 바꿔놓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새롭게 발견한 영국 BBC버전의 ‘셜록’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을 듯싶다. 2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0시 채널CGV에서 ‘애로’(Arrow)도 볼 수 있다. 마블과 더불어 미국 코믹북의 양대 산맥인 DC 코믹스의 ‘그린 애로’를 드라마로 만들었다. 억만장자 바람둥이로 살던 올리버 퀸(스티븐 아멜)은 아버지와 함께 요트로 중국 근해를 항해하다 사고를 당한다. 악덕기업주이던 아버지는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며 자살한다. 이름 모를 섬에 갇혀 있다 5년 만에 구조된 퀸은 낮에는 억만장자의 타락한 상속자로 살지만, 밤이면 녹색 두건과 활을 들고 악을 처단하는 슈퍼영웅이 된다. 온스타일에서 3월에 처음 방송되는 ‘캐리 다이어리’도 주목할 만하다. 20~30대 여성들의 패션과 사랑의 롤모델이 됐던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 쇼(세라 제시카 파커)의 고등학교 시절을 그린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2011년부터 제작 여부를 놓고 소문이 무성하더니 결국 만들어졌다. 1984년을 배경으로 뉴욕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브래드 쇼의 사랑과 우정을 다뤘다. 팀 버턴의 ‘찰리와 초콜렛 공장’(2005)에 파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왔던 꼬마 안나소피아 롭이 어느새 숙녀가 돼 쟁쟁한 경쟁자를 따돌리고 주인공을 꿰찼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따뜻한 관심을/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열린세상]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따뜻한 관심을/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서울시립대 교수

    새해가 밝았다. 이제 곧 새 정부도 들어선다. 대통합의 기치를 내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장애와 복지분야에 오래 몸담고 있는 필자도 무척 마음이 설렌다. 이렇게 특별한 새해에 말 그대로 아주 특별한 이벤트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바로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대회다. 스페셜올림픽은 전 세계 지적장애인(자폐장애·발달장애·다운증후군 등)들의 스포츠 축제다. 1968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여동생이자 사회사업가였던 고(故)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여사의 제안으로 미국에서 시작됐다. 지적장애인에게 지속적인 스포츠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여 운동능력과 사회 적응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당당한 사회구성원으로 양성하는 것이 주요한 목적이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동계·하계로 나눠 4년마다 홀수 해에 개최된다. 신체능력과 상관없이 8세 이상의 모든 지적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엘리트 스포츠인 장애인 올림픽, 즉 패럴림픽과는 구별된다. 아시아에선 일본과 중국에서만 열렸다. 평창 대회는 벌써 열 번째다.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그 환희와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웅장한 평창의 역동을 미리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120여개국 3300여명의 선수단과 선수가족, 국내외 귀빈, 운영인력 등 1만 4900명이 참가하는 행사다. 참가 선수단의 규모 면에서는 일반 동계올림픽대회와 비슷하다. 2011년 우리나라의 등록장애인 약 250만명 중 지적장애인은 17만명. 자폐장애인을 합치면 19만명에 육박해 전체 장애인의 7%를 넘는다. 발달장애인(지적장애·자폐장애)들은 장애 등급이 1~3급만 진단될 정도로 스스로 자립이 힘든 장애 유형이다. 취업 등 독립된 성인기 전환이 특히 어렵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체 장애인의 절반 수준이다. 대부분 인지력이나 사회성이 매우 부족하다. 자기 권리를 제대로 옹호하지 못해 성폭력과 학대의 피해자가 되는 안타까운 사건도 많다. 그래서 발달장애인의 부모들은 자식보다 하루만 더 오래 살게 해달라는 애타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전후 우리나라의 보건 수준이 열악한 때에 소아마비 장애인이 많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후진국형 지체장애는 거의 사라지고, 임신·산전 검사로도 잡히지 않는 지적장애인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다. 지적장애 혹은 자폐장애인을 둔 부모의 절반 이상은 우울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니, 이들 가족의 문제는 사회와 국가에서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부도 제4차 장애인정책발전 5개년 계획에서 중증·자폐장애 등 발달장애에 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한다고 한다.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는 스포츠·문화·스토리·배려를 주제로 대회를 개최한다.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지적장애인을 둔 부모이기도 하다. 나 위원장은 “스페셜올림픽은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한다. 승패나 순위는 별 의미가 없다. 달리기를 하던 선수가 중간에 출발점으로 되돌아가거나, 골인 직전에 멈춰 서서 다른 선수들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감동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도 한다. 필자 또한 조직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다. 사실 필자는 ‘스페셜올림픽’이라는 명칭 자체가 맘에 들지 않는다. ‘특별한’ 시선을 보내지 말고 그저 모든 사람들이 와서 즐기는 일반적인 스포츠 축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평창 동계유니버설올림픽’이 낫지 않을까? 오는 29일부터 평창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 많은 국민들이 따뜻한 발걸음을 옮겼으면 한다. 1만원짜리 ‘스페셜 패스’ 쿠폰 한 장으로 모든 경기 관람과 함께 평창·강릉 일대의 스키리조트, 관광지를 할인해서 즐길 수 있다. 아이들 방학 때 딱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 평창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응원과 관심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새로운 세상을 밝힐 따뜻한 불씨를 피웠으면 한다.
  • 지적장애·자폐 학생에 맞춤형 일자리

    지적장애·자폐 학생에 맞춤형 일자리

    자폐성 장애를 가진 윤석준(19)군은 매일 아침 7시 30분이면 집을 나선다. 9개월차 인턴사원인 그의 직장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인쇄·제본 전문 예비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정해진 출근시간은 9시이지만 윤군은 이보다 한참 앞서 도착해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책에 구멍을 내고 포장하는 작업부터 배달까지 고된 일을 마친 뒤에는 집 근처 도서관에 들러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한다. 윤군이 지난 2월 서울 용산고를 졸업한 뒤 바로 직장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부터 서울시교육청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장애학생 희망 일자리’ 사업 덕이다. 시교육청은 취업을 희망하는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4개월간 취업준비 연수, 인턴십 과정 등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지난해 참여한 44명의 학생들이 모두 학교와 도서관 등에 취업했고 올해에도 53명의 학생이 이 사업에 참가했다. 지난 2월 서울 상암고를 졸업한 지적장애인 이승원(19)군도 졸업 직후 서울 마포구의 마포평생학습관에 사서보조로 자리를 잡았다. 학습관 관계자는 “승원이는 1년 넘게 한번도 지각하지 않고 성실한 태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자폐·치매 등 뇌질환 치료길 열릴 듯

    자폐·치매 등 뇌질환 치료길 열릴 듯

    사람은 어떻게 기억을 머리에 보존하고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이 질문에 대해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뉴로리긴 단백질과 NMDA타입 글루탐산 수용체의 작용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김정훈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는 “자폐증 등 신경질환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신경세포 연결부위 형성물질 뉴로리긴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억 현상의 핵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스위스 바젤대와 함께 진행한 연구 결과는 국제저널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최신호에 실렸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뉴로리긴의 생성을 억제하면 사람을 포함해 동물들의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 때문에 뉴로리긴은 자폐증, 정신분열증, 치매 등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핵심 물질로 각광받아 왔다. 그러나 뉴로리긴이 어떤 방법으로 작용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치료제 개발에도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뉴로리긴이 없는 쥐의 해마 신경세포에 뉴로리긴 발현을 유도하는 바이러스를 주입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살폈다. 그 결과 신경세포 내부에서 NMDA타입 글루탐산 수용체가 활성화돼 시냅스(신경세포)의 정상적인 신경신호 전달 활동이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뇌 신호 전달에 이상이 생겨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질환에서 NMDA수용체의 조절 기능을 이용한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라며 “본격적인 치료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장애 편견 깬 달콤한 초콜릿 선생님

    장애 편견 깬 달콤한 초콜릿 선생님

    청각장애로 취업이 쉽지 않던 김나래(52·가명·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 양성 과정을 수료하면서 삶이 바뀌었다. 실력을 인정받아 쇼콜라티에 강사로 활동하게 됐고 초콜릿 주문 판매까지 하면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17일 서울 서초구에 따르면 서초구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여성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수제 초콜릿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기술을 교육하는 ‘쇼콜라티에 양성과정 프티쇼콜라’를 운영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지난해 3월 한국장애인개발원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1년 넘게 장애인의 능력을 개발하는 창업 성과를 내고 있다. 프티쇼콜라 과정은 발달장애인들이 대부분 제한된 분야에서만 일을 하고 있어 다양한 직종에서 능력을 개발하고 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 따라 개설됐다. 프티쇼콜라 과정은 이론 교육, 연습, 현장실습 등을 포함해 총 12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초콜릿 제작 기술교육 20회, 포장 기술교육 5회, 인성교육 5회, 창업교육 5회 등으로 교과과정이 구성됐다. 3~4명 소규모 인원을 한 반으로 꾸려 수업을 진행하며 사설학원 50분의1 가격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최근까지 13명 교육생이 수업에 참여했으며 이 중 9명이 전 과정을 수료했다. 수료생 중 7명이 꾸준한 주문 판매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어린이 대상 교육도 벌여 장애 인식 개선에도 노력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으로 쇼콜라티에 보조강사로 활약 중인 박모(25)씨는 “아이들이 저보고 초콜릿 선생님이라 부르고, 함께 퀴즈 놀이도 하며 즐겁게 보낼 수 있어 보람차다.”고 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장애 아들과 희망 향한 2500㎞ 세상 걷기

    장애 아들과 희망 향한 2500㎞ 세상 걷기

    ‘균도 아빠’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있다. 올해 마흔아홉 살의 이진섭씨. 지난해 3월 ‘균도와 함께 세상 걷기’라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그는 아들과 함께 총 네 차례에 걸쳐 2500㎞를 걸었다. 직장암 수술 경력과 당뇨·혈압이라는 지병 때문에 하루도 약 없이 살 수 없는 그가 21살 아들과 길 위의 강행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균도 덕분에 세상을 새롭게 보게 됐다고 말하는 이진섭씨. 11일 밤 12시 5분에 방송되는 EBS ‘희망풍경’에서는 희망이 있는 미래를 꿈꾸며 세상 걷기에 나선 이씨 부자의 여정을 소개한다. 균도는 자폐성 발달장애아로 태어났다. 나이는 21살이지만 지적 수준은 네 살 아이 정도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균도를 데리고 다니며 균도에겐 세상을, 세상 사람들에겐 균도를 보여 준다. 균도 덕분에 마흔 넘은 나이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부산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서 일을 시작한 균도 아빠. 그의 모든 생활은 균도와 장애아동 복지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3월 ‘균도와 함께 세상 걷기’라는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그는 아들과 함께 무려 2500㎞를 걸었다. 그리고 이번엔 10월 5일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 강원도를 거쳐 48일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장애 아동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장애인 지원 관련법 제정 촉구를 위해 벌인 균도 부자의 세상 걷기는 지난해 6월 장애아동지원법을 통과시키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하지만 균도 아빠는 이 과정을 굳이 아름다운 여정이라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기엔 사회의 인식 변화와 바뀌어야 할 제도의 비합리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균도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균도와의 세상 걷기를 계속할 것이라는 균도 아빠. 이들 부자의 희망찬 걸음걸이를 희망풍경 카메라가 쫓아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장애청소년들 “보은 공연 준비에 마음 설레요”

    장애청소년들 “보은 공연 준비에 마음 설레요”

    “덩덩, 덩덩, 덩덩 덩덩.” 지난 5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성북장애인복지관. 김하은 강사의 구령에 따라 8명의 지적·자폐성 장애 학생들이 힘차게 드럼을 두드렸다. 5층 강당은 북소리로 가득 찼다. 엇나가는 박자에 북 8개가 따로 놀지만 얼굴만은 누구보다 해맑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창작 타악 프로그램 ‘내 마음의 두드림’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지난달 14일 서울여대에서 떨리는 첫 공연을 한 데 이어 이달 14일 상월곡동 실버복지센터에서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장애를 이유로 받기만 했던 도움과 애정을 남들에게 돌려주는 자리다. 10명으로 이뤄진 두드림팀의 공연은 단순하다. 록음악풍으로 편곡한 ‘아리랑’에 맞춰 3분 남짓 드럼을 치고 간단한 율동을 한다. 기대를 하고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3분간의 두드림은 1~3급 지적·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의사표현 수단이다. 장애의 특성상 속마음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북 치는 일이 곧 웃음이고 울음이다. 두드림팀을 맡은 박소연 사회복지사는 “겉으로 나타내지 않지만 지적 장애인들도 감정과 스트레스가 있다.”면서 “난타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 없이 벽에 머리를 찧던 준영(가명·17)이가 그런 습관을 버린 것도 두드림 덕분이다. 더디지만 변화가 있다. 김 강사는 “처음 3~4개월은 드럼 스틱이 뭔지, 드럼을 두드린다는 게 어떤 것인지만 가르쳤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르다. 북 치는 데 관심조차 없던 성원(가명·12)이는 누구보다 열심히 드럼을 두드린다. 첫 공연에 대한 격려와 관심이 아이들의 북소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합주를 하며 남과 어울린다는 게 뭔지도 배웠다. 자신감도 커졌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교사가 장애아동 폭행”

    사설 재활특수교육센터 교사가 장애아동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폐성 발달장애 1급 A(12)군의 어머니 안모(36)씨와 다른 장애아동 학부모 10여 명은 3일 오전 서울 구로구 모 교육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A군을 폭행한 원장과 교사를 처벌하고 센터를 폐쇄하라.”고 주장했다. 안씨에 따르면 지난 7월 A군이 교육센터에서 수업 후 집에 돌아와 두통을 호소했다. 안씨가 아들의 머리를 만져보니 심하게 부어 있었고 손등에는 멍도 들어 있었다. 다음 날 A군은 병원에서 타박상과 불안증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원장 이모(33)씨와 원장이 아이를 때렸다고 지목한 교사 서모(28)씨는 센터를 찾아온 A군 부모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안씨가 며칠 뒤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교사를 고소하자 이들은 경찰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발달장애 장벽 첼로 앙상블로 녹여야죠”

    “발달장애 장벽 첼로 앙상블로 녹여야죠”

    발달장애 아동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첼로 오케스트라 ‘날개’가 첫걸음을 내디뎠다. 밀알복지재단이 효성그룹의 이웃사랑헌금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출범시킨 ‘날개’는 내년 9월 무대에 서는 것을 목표로 이달 초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두 차례의 오디션에 60명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리코더, 실로폰, 핸드벨 등을 연주하며 열정을 뽐낸 28명이 뽑혔다. 음악적 재능과 잠재력, 융합할 수 있는 성격 등이 두루 고려됐다. 7세에서 20대 초반까지 나이도 다양하고 낯가림이 심한 아이도 수두룩하다. 모두 첼로를 처음 잡아 보는 초보이지만 일주일에 2~3회씩 개인, 그룹, 전체 레슨을 받으며 서서히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다. 총지휘자는 900회 이상 공연을 한 베테랑 첼리스트 오새란(32)씨가 맡았다. 그는 지난해 자폐아동 연주단 ‘미라클 앙상블’을 지도한 경험이 있어 발달장애 아동과의 만남이 익숙하다. 오씨는 “우리 아이들은 밖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안 돼 있다.”면서 “오케스트라를 통해 옆사람과 함께 호흡하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첼로는 단일 악기지만 앙상블을 만들 수 있고 낮은 소리라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연습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진도는 더디다. 오씨는 “일반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것들을 이 친구들은 하나씩 입력시켜야 한다.”면서 “꼼꼼한 작업이 힘들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고 보람차다.”며 웃었다. 뜻을 함께한 박지화, 방효섭, 정석준, 한유리씨 등 동료 첼리스트가 있어 든든하다. “내년 9월 첫 공연의 콘셉트는 아직 비밀”이라는 오씨는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의 발전과 소통을 위해 어우러지는 자리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귀띔했다. 밀알복지재단의 조규성 간사는 “첼로를 배우는 아이들은 물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본 부모들도 참 기뻐하신다.”면서 “단원들이 힘찬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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