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자판기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코스닥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전자발찌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생물학적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네덜란드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45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①삼성그룹

    어느 시대에나 나라와 집단을 움직이는 인맥은 있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시절에는 권력 중심의 인맥이 조명을 받았지만, 요즘은 자본을 토대로 형성된 인맥집단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해 말 단행된 주요 그룹 인사에서 창업자의 2,3세들이 사장이나 임원으로 속속 승진하면서 재계의 ‘가계도’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사실 재계의 인맥과 가계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계급간 갈등이 악화되는 현실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해 왔듯이 90년대 이후 재벌가문의 인맥도는 정략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의 주요 그룹들이 창업에서부터 2세,3세로 내려오면서 어떻게 가업을 승계해 왔고, 총수와 더불어 대그룹을 일군 주역들이 누구인지를 주 1회씩 연중 기획으로 조명해 본다.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후원자인 메디치가, 근세유럽 최고의 명문가로 알려진 합스부르크왕가, 미국의 케네디·부시가 등 서양에는 그 사회가 인정해 주는 명문가가 있다. 한국에도 수백년 내력의 명문가문이 존재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존재가 미약하다. 대신 일제치하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자본을 축적한 ‘재계 명문가’들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권력이 최우선이었던 시대가 지나고 금력의 위력이 커질수록 재계 명문가의 위상도 커지고 있다. 재계 명문가를 일군 창업주들은 대부분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고 고등교육을 받지도 못했지만 대를 내려오면서 후손들은 명실상부한 상류층의 자격을 갖추게 된다. 한국의 몇 안되는 ‘상류층 클럽’의 최정점에 재벌 2,3세들이 서 있고 또 그 정상에는 삼성가의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이 일군 ‘삼성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재계의 대표 가문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1938년 29세때 자본금 3만원과 은행자금 20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 만주에 청과물과 건어물을 수출하고 제분업을 병행하면서 1년 만에 두배의 이익을 거뒀고 이를 토대로 연산 7000석 규모의 ‘조선양조장’을 매입하며 삼성의 기틀을 세웠다. 현재 삼성은 자산규모 92조원으로 공기업인 한국전력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지난해 자산을 꾸준히 늘려 올 4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가 나면 명실상부한 재계 1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 136조원, 세전이익 19조원이라는 경이로운 경영성과를 이뤄냈다. 직접 수출만 527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2542억달러)의 21%를 차지했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한때 120조원을 넘었다가 현재 94조원에 달한다.2위인 LG그룹(36조원)과 비교해 보면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은 또 CJ, 신세계, 한솔, 새한그룹과 연결돼 있고 중앙일보그룹, 보광그룹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세계 5조 2000억원(21위),CJ 4조 9000억원(23위), 한솔 3조 4000억원(36위), 중앙일보·보광 1조원 등을 더하면 ‘범 삼성가’의 자산은 106조 5000억원에 달한다. ●다양하지만 화려하지 않은 혼맥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혼맥은 의외로 담백하다. 특히 이건희 회장대로 내려오면서 특별한 집안을 ‘간택’하지 않았다. 이미 재계 최고의 반열에 올라선 삼성가로서는 더 이상 혼맥을 통해 뭔가를 기대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은 91년 11월 신세계와 전주제지(한솔),93년 6월 제일제당(CJ),95년 7월 제일합섬(새한),99년 중앙일보 등을 독립시키며 세포분열을 거듭했다. 새한을 제외하고는 각자의 영역에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8명(3남 5녀)이나 되는 자녀를 분가시켰지만 명성만큼 화려한 혼맥은 아니었다. 이맹희씨가 그의 회고록에서도 밝혔듯이 이 회장은 혼사를 통해 권력층과 줄을 잇는 체질이 아니었다. 다만 자유당 시절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역임한 고 홍진기씨 집안과 사돈(이건희 회장)을 맺은 것이나 둘째딸 숙희씨를 LG의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3남인 구자학씨에게 시집보낸 것 정도가 눈에 띈다. ●비운의 장손가, 화려한 부활 장남 이맹희씨는 어릴 적부터 약조가 돼 있던 손영기 전 경기도 지사의 딸 손복남씨와 결혼했다. 한때 17개 계열사 경영을 맡으며 장남의 역할을 다했지만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서 발을 빼야 했다. 맹희씨의 존재는 항상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묻어둔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 등의 회고록에서 “고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제일모직 등 ‘제일’자 계열과 안국화재(현 삼성화재)를 나에게 넘기기로 했었다.”고 발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맹희씨는 현재 대구와 부산을 오가며 살고 있다. 당대에 이루지 못한 맹희씨의 꿈은 지난 2002년 장남인 이재현씨가 CJ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풀렸다. 고려대 법대 출신인 이 회장은 삼성과 무관한 씨티은행에 공채를 통해 입사했다. 그러나 이병철 회장이 제일제당 경리부로 자리를 옮기도록 했다. 그는 이후 93년 잠깐 현재 이재용 상무 자리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이사로 일한 것을 제외하고는 줄곧 제일제당과 함께 했다. 이 회장은 비록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 차이가 나지만 삼성가의 장손으로 그 위상이 만만치 않다. 이병철 회장의 부인인 박두을 여사도 2000년 타계하기 직전까지 서울 장충동에서 이 회장과 함께 살았다.87년 이병철 회장 장례식때 영정을 들고 앞장선 사람도 이 회장이었다. CJ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미국에 머물던 이 회장의 누나인 미경씨를 CJ엔터테인먼트,CJ CGV,CJ미디어 및 CJ아메리카 담당 부회장에 임명했다.CJ는 이 회장의 외삼촌 손경식 회장이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새한의 도전과 좌절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인인 이영자씨와 연애 결혼한 차남 창희씨는 91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비사건(사카린 불법유통사건)으로 한때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고 67년 삼성이 인수한 새한제지(전주제지) 이사로,68년에는 삼성물산 이사로 일했지만 그룹 경영에서는 한발 비켜서 있었다. 창희씨는 고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와세다대 동문이다. 창희씨 사후 새한은 부인 이영자씨를 회장으로 97년 새 CI를 선포하며 독립그룹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경영위기를 겪고 만다.2000년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는데 채권단에 따라 ㈜새한 계열과 새한미디어 계열로 나눠졌다. 새한미디어는 현재 론스타로의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한은 99년 일본 도레이사와 3대7 합작을 통해 도레이새한을 출범시켰다. 2000년 지분을 채권단에 양도한 이영자 전 회장과 아들인 이재관 전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은 삼성의 분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몰락하고 말았지만 혼사만큼은 화려했다. 장남 재관씨는 동방그룹 김용대 회장가의 딸인 희정씨와 중매로 결혼했다. 재관씨는 ㈜동방 주식 1만 6000여주를 갖고 있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재찬씨는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인 선희씨, 재원씨는 김일우 서영주정 사장의 딸과 결혼했다. 막내딸인 혜진씨도 조내벽 전 라이프그룹 회장가로 시집갔다. ●글로벌 삼성을 만든 이건희 회장 3남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의 2대 회장이 된 것은 유교적 전통과 장자승계가 원칙인 한국에서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70년대에 이미 ‘3남 후계’ 방침을 확정했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 맹희는 주위의 권고와 본인 희망대로 그룹 경영을 일부 맡겨 봤지만 6개월도 못가 맡겼던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면서 “창희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복잡한 대조직을 관리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고 희망해 희망대로 해주었다.”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1학년때 중앙매스콤을 맡아보라고 했더니 본인도 좋다고 했는데 조지워싱턴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그룹 경영에 차츰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기업경영이 하도 고생스러워 중앙일보만 맡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양녕대군, 효령대군 대신 3남인 충녕대군(세종)을 택한 태종의 결단과 닮은 꼴이다. 87년 11월19일 이병철 회장이 타계한 뒤 12일 만인 12월1일 삼성의 2대 회장에 취임한 이 회장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7년 만에 삼성의 차원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매출 13조 5000억원과 비교하면 14년 만에 매출이 10배로 늘어났다. 세전이익은 1900억원에서 19조원으로 100배나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이상 절상된 올해도 삼성은 매출 140조원, 세전이익 14조 6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이 회장의 ‘신경영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는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최근 이 회장의 ‘17년 경영’을 이렇게 평가했다. “반도체 투자 같은 천문학적인 액수는 보통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한때 잘나갔던 일본 반도체 업체들도 CEO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해 투자시기를 놓쳤다. 반면 삼성은 이 회장이 전략을 제시하고 투자를 결정해 줌으로써 강력한 리더십이 생긴다. 계열사 사장들은 회장의 비전 제시를 책임감 있게 충실히 이행하고 구조본은 이 과정에서 정보분석 등 보좌업무를 수행한다. 삼성의 힘은 이같은 ‘3각 경영시스템’에서 나온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우리 회장’을 진심으로 따르고 승복하니까 이같은 영향력이 나오는 것이다.” 이 회장과 홍라희 여사의 만남은 부친들끼리 미리 약조가 돼 있는 상태에서 66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처음 이뤄진 뒤 7개월 뒤인 67년 5월 결혼으로 이어졌다. 홍 여사는 당시로는 큰 키(165㎝)에 미모와 지성을 갖춘 재원으로 이후 한국 재계의 ‘퍼스트레이디’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 미대(응용미술학과) 출신인 홍 여사는 79년 막내 윤형씨를 낳고 난 뒤인 83년 현대미술관회 이사로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67년 삼성으로 시집온 뒤 이건희 회장의 후계구도가 확정된 71년부터는 삼성그룹의 사실상 ‘안방마님’이었지만 서열상으로 엄연히 형님(맹희·창희씨 부인)들이 있고 위로 시누이가 넷(인희·숙희·덕희·순희씨)이나 있어 편하기만 한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홍 여사는 85년부터 98년까지 친정아버지(고 홍진기씨)가 회장으로 있는 중앙일보 상무로 재직했다.95년 호암미술관장으로 취임한 홍 여사는 96년에는 삼성문화재단 이사장까지 맡았지만 98년 이사장직을 남편인 이 회장에게 돌려줬다. 지난해 4월 현대미술관회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 옆에 국내 최고 수준의 미술관인 ‘리움(Leeum)’을 개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해외활동도 활발해 93년부터 CIMAM(국제근현대미술박물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박물관 국제이사회 회원, 영국 테이트갤러리 국제이사회 회원이다. 이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96년 프랑스 문학예술훈장인 ‘코망되르’를 받았고 2003년에는 제57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딸들의 맹활약 삼성가는 딸들의 경영활동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5명의 딸 가운데 덕희(숙명여대)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화여대 출신이다. 장녀인 이인희씨는 경북지방의 대지주였던 조범석가로 시집갔다. 남편인 조운해씨는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원장·이사장 및 병원협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도 맏사위 자격으로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일부 갖고 있다. 인희씨는 91년 삼성에서 분리,92년 한솔그룹으로 이름을 바꾸며 새 출발했다. 한때 계열사가 16개에 이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외환위기를 겪으며 현재는 8개 계열사로 줄었다. 장남인 조동혁 회장에 이어 현재 그룹 경영은 3남인 조동길 회장이 맡고 있다. 차남인 조동만 전 한솔PCS 회장은 PCS 사업매각 관련 비리로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차녀인 숙희씨는 LG가로 시집을 갔다. 남편인 구자학씨는 해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제일제당, 동양TV 이사, 호텔신라 사장, 중앙개발 사장 등 처가에서도 활발한 경영을 펼쳐 눈길을 끈다. 그는 삼성이 전자사업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본가로 돌아간 뒤 금성사 사장,LG반도체·LG건설 회장 등 굵직한 자리를 맡다 지난 2000년 외식산업인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지금도 LG가에서 구자학 회장은 ‘구씨답지 않게 낭만적이면서도 미스터리한 인물’로 회자된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을 국내 처음으로 내놓는 등 여성적인 섬세함은 ‘LG가’보다는 ‘삼성가’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숙희씨의 아들 본성씨도 한때 삼성 계열사에서 일했다. 딸인 명진씨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과 결혼했다. 3녀 순희씨는 대학교수와 결혼,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4녀 덕희씨는 삼성가의 고향인 경남 의령의 대지주 이정재씨 집안으로 시집갔다. 마산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온 남편 이종기씨는 중앙일보 부회장, 제일제당 부회장을 거쳐 삼성화재 회장까지 지내다 은퇴했다. 그는 지금도 삼성전자 주식 8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며 동서인 조운해씨와 마찬가지로 에버랜드 주식도 갖고 있다. 삼성가의 딸들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사람은 5녀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 회장의 시아버지는 4·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낸 정상희씨로 남편인 재은씨가 차남이다. 남편인 정재은씨는 경기고·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엘리트. 삼성항공·삼성종합화학 부회장, 삼성전기 회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삼성그룹에서 맹활약하다 분가와 함께 삼성을 떠났고 현재 신세계 고문직을 갖고 있다. 신세계가의 후계자인 정용진 부사장은 미스코리아 출신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2003년 이혼했다. ●최고의 사돈감,‘소박한’ 결혼 이건희 회장은 홍 여사와의 사이에서 재용(삼성전자 상무), 부진(호텔신라 상무보), 서현(제일모직 부장), 윤형(학생)씨를 낳았다. 이재용 상무는 경복고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거쳐 일본 게이오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마쳤다.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차분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중장기 전략담당인 이 상무는 최근 소니와의 7세대 LCD(액정표시장치)합작사인 ‘S-LCD’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S-LCD는 삼성과 소니가 ‘명운’을 걸고 시작한 사업. 차기 CEO로 꼽히는 구타라기 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이사로 내세운 소니는 삼성측에 이 상무의 이사 등재를 특별히 부탁했다. 이 상무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아 혼자서도 사업장을 둘러보고 관련 전문가들에게 전문지식을 습득하는 등 열심히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평이다. 이 상무는 98년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장녀인 세령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당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이 사돈을 맺었다는 점과 연세대(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세령씨의 빠른 결혼, 영호남 대표기업의 혼사 등이 화제를 모았었다. 임씨는 삼성가 며느리라는 지위 외에도 ㈜대상 주식 10.22%를 보유하고 있는 등 만만치 않은 재력을 자랑한다. 세령씨의 서문여고 동창들에 따르면 학창시절부터 말수 없이 조용한 데다 미모를 갖춰 일찌감치 ‘최고의 신부감’으로 꼽혔다고 한다. 지난해 초 호텔신라 상무보로 승진한 부진씨는 연세대 아동학과 출신으로 99년 삼성 계열사의 평범한 회사원 임우재씨와 결혼했다. 임씨는 현재 삼성전자 소속으로 미국 유학중이다. 미국 뉴욕의 패션전문학교 파슨스 출신인 둘째딸 이서현 제일모직 부장은 2000년 동아일보 사주인 김병관 회장의 차남인 재열씨와 결혼했다. 재열씨는 지난해 초 제일모직 상무로 승진했다. 아직 미혼인 막내 윤형씨의 배필이 누가될지 벌써부터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화여대 불문과 98학번인 윤형씨는 지난해 싸이월드에 개설한 미니홈피가 소개되면서 화제가 됐었다. 당시 윤형씨는 재벌가의 딸답지 않는 소탈하고 귀여운 글을 많이 남겨 ‘삼성가’에 대한 세인들의 궁금증을 어느정도 풀어줬다. 지금은 활동이 중단됐지만 ‘다음’의 윤형씨 팬카페(이뿌니 윤형이네) 회원수가 1만 2000여명이 넘을 정도로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이씨가와 홍씨가 LG가 구씨-허씨의 ‘합작품’이라면 삼성은 이씨와 홍씨가 함께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홍진기 회장의 장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최근 각을 세워왔던 노무현 정부의 주미대사로 내정됨에 따라 현 정권과 중앙일보, 삼성가로 이어지는 관계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과 고 홍 회장의 인연은 4·19 직후 홍 회장이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옥고를 치르고 있을 때 이 회장이 면회를 가면서 시작됐다. 전 국무총리 신현확씨의 소개로 이뤄졌는데 신현확씨도 이후 삼성물산 회장까지 지내며 삼성과 돈독한 인연을 유지했다.87년 이병철 회장 사후 이건희 부회장을 2대 회장으로 추대한 회의도 신현확씨가 주재했다. 홍 회장은 65년 라디오서울(동양방송 전신) 개국 4개월 뒤 경영을 맡았는데 80년 신군부에 동양방송을 ‘강탈’당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오늘날의 중앙일보를 일궈냈다. 홍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직접 경영한 것은 중앙일보(66∼67년,68∼86년)밖에 없지만 그가 삼성에 끼친 영향은 말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다. 삼성의 언론사업에는 비화가 있다.‘호암자전’과 ‘삼성 60년사’에 따르면 이병철 회장은 60년대 초 정계 투신을 결심했었다.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이 전적으로 무시되고 오히려 ‘부정축재자’,‘정치적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한비의 국가 헌납 등)에 환멸을 느낀 이 회장이 직접 정치를 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1년간의 고심 끝에 정치보다는 언론사업을 택했다. 이른바 ‘정권은 유한하지만 언론은 무한하다.’는 세간의 ‘이치’를 일찌감치 간파한 셈이다. 홍 회장은 이병철 회장의 타계 직전인 86년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이 회장은 조사를 통해 “당신은 내 일생을 통해 제일 많은 시간을 접촉한 평생의 동지요, 삼성을 이끌어 온 같은 임원이요, 사업의 반려자였고, 가정적으로는 나의 사돈이었다.”며 진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관·언·재의 홍씨 4형제 홍씨 가문은 네 아들을 뒀는데 하나같이 훤칠한 용모에 좋은 머리를 갖고 있다. 주미대사로 내정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엘리트로 30대(39세)에 세계은행(IBRD)의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이후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 정부쪽 일도 수행했다. 홍 회장은 삼성코닝 상무·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뛰다 99년 중앙일보의 계열분리를 계기로 중앙일보 회장에 취임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신문협회(WAN) 회장에 올라 국제사회에도 그 이름을 알렸다. 홍 회장의 장인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고 신직수씨다. 사시 18회인 둘째 홍석조 인천지검장은 경기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서울지검 남부지청장(현 남부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홍 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홍 지검장의 부인은 양택식 전 서울시장의 동생 양기식씨의 딸이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인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은 86년 미 노스웨스턴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삼성코닝 이사로 입사했다.9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상무로 이동, 기획홍보팀장을 거쳐 2002년 부사장(경영기획팀장)으로 승진했다.‘로열 패밀리’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꿰고 있을 정도로 자상한 면모를 갖고 있다. 선친때부터 살아 온 서울 성북동 집을 지키고 있다. 4남인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 오너 경영을 본격화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홍 회장은 79년 제13회 외무고시에 합격, 외무부 의전과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홍 회장 역시 형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다.95년 외무부 기획조사과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홍 회장은 보광 상무이사로 경영활동에 뛰어들었다. 제8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 대한스키협회 부회장, 한국광고업협회 부회장, 서울대 기성회 회장 등 외부활동도 활발하다. 보광그룹은 아직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편의점인 보광훼미리마트, 자판기 유통업체인 휘닉스벤딩서비스, 보광창업투자, 휘닉스커뮤니케이션즈, 문화상품권 발행사인 한국문화진흥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 부품업체인 휘닉스PDE, 반도체 관련 업체인 휘닉스디지탈테크, 반도체패키지 제조업체인 STS반도체통신 등 전자 계열사들은 사돈기업인 삼성전자, 삼성SDI 등과 거래가 활발하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에 등록된 휘닉스PDE는 홍 회장이 13.89%, 홍석조 인천지검장, 홍석준 삼성SDI 부사장, 홍라영씨가 나란히 10.89%를 보유해 눈길을 끈다. 홍씨가의 주력은 중앙일보 그룹이지만 실제 ‘자금줄’은 보광그룹임을 짐작할 수 있다. 앞으로 보광이 주요그룹으로 성장한다면 정·관계, 언론계를 주름잡은 이 가문이 재계에서도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 막내인 홍라영씨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둘째아들인 철수씨와 결혼했다. 노 전 총리의 장남 경수씨는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의 큰딸 숙영씨, 차녀 혜경씨는 ㈜풍산 류진 회장과 결혼했다. 이대 불문과, 미국 뉴욕대 예술경영학 석사 출신인 라영씨는 95년 삼성문화재단 기획실로 입사, 현재 삼성미술관 부관장직과 한국박물관협의회 부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ukelvin@seoul.co.kr ■ 이병철 회장의 경영어록 ●“사장이라고 하더라도 잘 모르는 경우에는 가리지 말고 물어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2∼3년이 지나면 물어보는 횟수가 차츰 줄어들 것이 아니겠는가. 나 역시 혼자 삼성 전체를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 전체가 과거 오랫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움직여 나가는 것이다.”(1983년 6월 반도체회의) ●“인재제일, 인간본위는 내가 오랫동안 신조로 실천해온 삼성의 경영이념이자 경영의 지주이다. 기업가는 인재양성에 온갖 정성을 쏟아야 한다. 인재양성에 대한 기업가의 기대와 정성이 사원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에 전달되어 있는 한 그 기업은 무한한 번영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1982년 10월 기고문)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 부류가 있다. 첫째 어려운 일은 안 하고 쉬운 일만 하며 제 권위만 찾아 남만 부리는 사람, 둘째 얘기를 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 셋째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1982년 9월 사장단 오찬회의) ●“모든 설비투자계획에 있어서 5년 정도만 내다보고 세우지 말고 10년 이상 50년 정도의 장기 안목 위에서 세워야 한다.”(1977년 6월 삼성조선 건설현장) ●“미국에서는 사람의 후천적 교육에 치중하고 소질은 별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는 선천적 소질 내지는 능력에 60%를 두고 교육에 40%를 둔다. 사람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달라진다. 하지만 아무나 노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은 따로 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1976년 6월 ‘재계회고’) ●“일이 잘돼 나갈 때 오히려 다가올 불행을 각오해야 한다. 기업가도 뜻하지 않은 좌절을 겪어본 기업가가 좌절을 모르고 자라난 기업가보다 훨씬 더 강인한 기업경영 능력을 갖고 있다.”(1975년 9월 ‘최고 경영자와의 대화’) ■ 이건희회장의 경영담론 ●“그동안은 세계의 일류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빌리고 경영을 배우면서 성장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어느 기업도 우리에게 기술을 빌려 주거나 가르쳐 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기술 개발은 물론 경영 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2005년 1월3일 신년사)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경영진들이 ‘TV도 제대로 못 만드는데 너무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반도체에서 시기를 놓치면 기회손실이 큰 만큼 선점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2004년 12월 반도체 30년 기념식) ●“4∼5위에서 2∼3위로 가는 것하고 2∼3위에서 1위로 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2003년 11월 휴대전화사업 격려 자리에서) ●“행정규제, 권위의식이 없어지지 않으면 21세기에 한국이 일류 국가로 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4월 중국 베이징 특파원 오찬간담회) ●“선친이 장사하는 것을 보며 세살 때부터 주판을 갖고 놀았다. 정치보다 장사를 잘 알고 거기에 맞는 사람으로 키워졌다. 난 양복과 잠옷만 있고 중간 옷이 없다. 잠옷 입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데 잠옷을 입고 정치할 수는 없지 않으냐.”(94년 10월 마이클 헤슬타인 영국 상공부 장관과 만찬자리에서 정치 참여에 대해) ●“변하는 것이 일류로 가는 기초다. 앞으로 5년이면 회장 취임 10년인데 10년 해서 안 된다면 내가 그만두겠다. 자기부터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93년 6월 신경영 선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체감물가 고공행진…올 4.9%올라 3년來 최고

    체감물가 고공행진…올 4.9%올라 3년來 최고

    장바구니 물가의 고공행진으로 서민·중산층의 허리가 펴질 것 같지 않다.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3.6% 상승, 일단 표면적으로는 ‘3%대 중반’을 공언했던 정부의 목표가 달성됐다. 하지만 체감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지수는 4.9%나 올라 지난 2001년(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가 올라 그만큼 살림살이가 빠듯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생활물가가 크게 오른 데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8.9%)이 큰 영향을 미쳤다. 종류별로 사과(44.7%), 귤(34.0%), 닭고기(30.1%), 배(29.3%), 돼지고기(25.9%) 등이 폭등했다. 생활물가에 포함되는 버스·전철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포함된 공공서비스 요금도 전년보다 2.5% 올랐다. 학원비와 납입금 등 개인 서비스료도 4.1% 올랐다. 생활물가는 거의 해마다 소비자물가보다 상승률이 높았다.1996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단 한번 2002년에 생활물가가 2.5%로 소비자물가(2.7%)보다 0.2%포인트 낮았다. 양쪽의 편차가 가장 컸던 시기는 외환위기 직전인 98년으로 소비자물가 7.5%, 생활물가 11.1%로 3.6%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다음해인 99년에는 소비자물가 2.4%, 생활물가 0.8%로 1.6%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당시는 외환위기 상황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장바구니 물가’로도 불리는 생활물가는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고, 소비자들이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56개 품목에 다른 가중치를 부여해 작성된다. 소비자물가가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농축수산물, 의류, 버스요금과 전화요금 등에 자판기 커피, 담배, 휘발유, 미·이용료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생활물가는 구성요소 가운데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공공요금밖에 없어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원 문병식 연구원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좀 안정적인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저효과(base effect)란 통계의 착시효과를 나타내는 요인으로, 과거 비교대상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현재 약간의 변동만으로도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원·달러 환율과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근거로 내년 물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사정은 별로 나아질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기침체를 이유로 억제돼 온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내년 상반기에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내년 2∼3월에 택시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고, 경북·경남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내년 상반기 버스요금 인상을 계획 중이다. 당장 30일 오른 담뱃값도 내년 생활물가에는 인상요인으로 작용한다. 자동차 특별소비세 한시인하 연장조치도 내년 6월 말로 끝나 하반기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증권 오상훈 연구원은 30일 “농축수산물은 안 먹고 안 쓰면 되지만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는 그럴 수도 없다.”며 “특히 내년에도 내수가 큰 폭으로 살아나기는 힘들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환경·생명] 60명 식사 음식쓰레기가 단 한줌

    [환경·생명] 60명 식사 음식쓰레기가 단 한줌

    많이 갖고, 많이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대량 생산-대량 소비’ 체제에 길들여진 보통 사람은 쉬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터다.‘정신적 풍요와 물질적 가난’을 지향하며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생태적 삶을 꾸려가는 공간이 있다. 서울 서초동의 사단법인 정토회(대표 유수 스님). 적게 소유하고, 적게 쓰는 ‘가난한 삶’을 실천하면서 환경·평화·제3세계 구호운동 등 왕성한 사회활동까지 벌이는 수행·생활·사회운동 공동체다. 하루를 묵으며 이들의 소박한 삶을 설핏 들여다봤다. 360여평 남짓한 3층짜리 정토회 건물엔 40여명의 상근 활동가들이 살고 있다. 정토회 산하의 불교환경교육원 김승정 간사는 “매일 드나드는 자원봉사자까지 합하면 하루 150여명이 이곳에서 생활하는 셈”이라고 한다. 정토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받은 뒤 맨 먼저 지하 1층에 있는 주방 겸 식당으로 내려가 저녁식사 준비를 거들었다. 마침 동짓날이어서 팥죽에다 밥, 야채볶음 같은 밑반찬 서너 가지와 과일이 푸짐하게 마련됐다. 총 60여명이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까지 끝냈지만 음식쓰레기는 겨우 한줌 정도다. 상근 활동가 이해일씨는 “1999년부터 먹을 만큼만 덜어 먹고, 그릇에 담긴 음식은 깨끗이 비우는 ‘음식쓰레기 제로 운동’을 벌인 덕”이라고 한다. 배출된 음식쓰레기도 정토회에선 그저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다. 남은 음식은 지렁이의 일용할 양식으로 제공된다. 정토회내 수십개의 화분 속엔 지렁이가 수백마리씩 그득 들어 있다. 김 간사는 “지렁이가 매일 자기 몸무게 정도 분량을 먹어 치우기 때문에 음식쓰레기가 건물 밖으로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토회에선 음식쓰레기뿐 아니라 생활의 전 과정이 친환경적이다. 층층이 마련된 화장실엔 휴지도, 휴지통도 없다. 나무를 죽이는 데다 화학약품이 첨가된 휴지 대신 뒷물을 하기로 한 것. 처음엔 반대가 많아 1999년부터 토론을 시작해 실행에 이르기까지 장장 1년 6개월이 걸렸다. 지금은 자원봉사자들도 대부분 동참해 “모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됐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화장실 안엔 샤워기와 함께 뒷물요령을 알려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가운데 손가락에 물을 살짝 묻혀 항문 주변을 원을 그리듯 한번 닦아내고, 물로 씻은 뒤 한번, 다시 씻고 한번 더…”를 되풀이하란다. 바지를 올리기 전에 개인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거나 아니면 “그냥 올려도 괜찮다.”고 일러준다. 매일 쾌변에 익숙한 기자지만, 웬일인지 이날만큼은 즐거움을 반납해야만 했다. 새벽 4시반에 눈을 떠 예불과 명상으로 하루를 연 뒤 층층에서 배출되는 생활쓰레기 수거 작업에 들어갔다. 일반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꼼꼼히 분류한 뒤 일일이 무게를 달았다. 총 2650g. 일반쓰레기는 10ℓ짜리 종량제 봉투 한 개를 겨우 채울까 싶다. 그런데도 김 간사의 얼굴이 굳어진다. 요즘 외국인들이 대거 묵고 있기 때문이지만, 어떻든 평소 배출량(1㎏)을 꽤나 웃돈 게 마음에 걸린 탓이다. 정토회 건물 안으로는 캔이나 병, 비닐 등 1회용품은 반입 자체가 금지돼 있고, 상근하는 여성활동가 대부분은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우면산 ‘명상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다 길가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빼들고 김 간사에게도 거듭 권했다.“마시고 싶지만,1회용 컵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서….”라며 끝내 손사래를 친다. 수익사업과 회비로 마련한 재원에서 한 달에 5만원 남짓 ‘자기 돈’을 타가는 정토회 사람들은 마치 딴 세상에 사는 이들 같았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서울 식품 자판기 25% 위생불량

    서울시내 식품 자동판매기 4대 가운데 1대가 위생이 불량하거나 음용온도를 지키지 않는 등 위생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10월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시내 지하철역, 터미널, 공원 등에 설치된 자판기 2만 3304대에 대해 위생점검을 벌인 결과 위생규정을 어긴 자판기가 24.6%인 5737개에 이르렀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는 서울YMCA 등 10개 소비자단체 소속 명예식품위생감시원 300명과 공동으로 이뤄졌다. 시는 적발된 자판기 가운데 2200건에 대해서는 행정지도를 펴고 3325건에 대해서는 시정지시를 내렸으며 212개에 대해선 폐쇄조치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깔깔깔]

    ●직급별 인간 * 노래방에서 부장 : 부르는 노래가 듣기 싫어도 2절 끝날 때까지 부하직원들은 ‘열중쉬어’ 하고 있어야 한다. 대리 : 분위기 봐서 썰렁하면 스스로 알아서 노래 끝낸다. 새내기 : 전주 듣고 신나는 노래가 아니면 아무나 와서 강제로 꺼 버린다. * 걱정거리 부장 : 이번에 명퇴 대상에 끼면 어떡하지. 대리 : 이번에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면 어떡하지. 새내기 : 오늘도 야근하라고 하면 어떡하지! * 스트레스 해소 부장 : 그 자리에서 소리 지르며 푼다. 대리 : 회사 옥상이나 휴게실에서 자판기 쥐어박으며 푼다. 새내기 : 퇴근 후 집 앞 쓰레기통을 발로 차며 푼다.
  • 노원구에 전자민원실

    서울 노원구는 15일 구청현관에 각종 자동민원서류발급기를 모은 전자민원실을 설치했다. 구청 본관 현관에 약 20평 규모로 설치된 전자민원실에는 등기부발급기·민원증명발급기·지방세납부기 등 3종의 자동발급기가 구비됐다. 유리를 이용해 외관을 깔끔하게 단장하고 내부에는 냉·난방시스템과 함께 잔잔한 음악이 흐르도록 음향장치를 설치했다. 편의를 위해 자동컬러사진기·음료수자판기·공중전화 등도 함께 마련했다. 현금지급기 등 다른 편의시설은 향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경우 평일 오후 10시, 휴무 토요일(매월 2·4째주)에는 오후 1시까지 전자민원실을 이용할 수 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주일을 기다리며/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백두대간에 단풍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면 시간은 유난히 빠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바로 어제가 일요일 같았는데 벌써 토요일 아침을 맞는다. 주말이면 교우들은 한숨 돌리는 여유를 가질 것이지만 우리 같은 교직자들은 도리어 몹시 분주하게 된다. 사람들은 지난 한 주간 처리해야 할 서류와 컴퓨터 앞에서, 생산과 매출 현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마치 전사처럼 살았을 것이다. 오르지 않는 성적과 석차의 비교, 열성을 다했으되 뜻대로 되지 않은 일들, 자금 조달과 상환 독촉으로 쌓이는 스트레스, 근심 걱정으로 잠 못 이룬 밤…. 그렇게 상처받고 신명 없이 한 주간을 버텨온 우리 교우들이 주일미사에 참여하러 성당을 찾아온다. 마치 부상당한 다리를 끌고 귀향하는 병사의 모습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밝은 얼굴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기도하며 주일미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한 주간 상처받고 주눅든 몸으로 하느님 앞에 나왔으되, 미사성제의 은총이 그들의 몸과 나머지 6일의 삶을 거룩하게 축성해서 의미가 충만해지기를 온 마음으로 축원하는 것이 사제의 소명이요 직무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긴장과 고뇌의 상념들을 내려놓으라! 삶이란 자판기 커피 한잔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거래이고 계산처럼 보이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아무 대가없는 무상의 은혜가 너무도 많다! 승패 갈리는 경쟁만이 아니라 서로의 행복을 존중하며 모두가 이길 수 있는 길도 있다! 그러므로 용기를 내어 기도하고 기운차게 살아가자!”라고 독려하려 한다. 거룩한 제단에 나아감은 일상을 새롭게 일으키는 걸음이 된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자신의 종교 공동체의 경신례를 소중히 여기고 참여해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신앙에는 삶의 위안과 축복,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자기 생활이 하느님의 정의에 합당하게 하는 일이 그것이다. 물질적으로 부유한 가정이고 부강한 국가라 할지라도 그들의 행복이 타자의 행복을 침해하여 얻은 것은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정한 뇌물이나 무력으로 위협해서 빼앗은 것이라면 그것은 하느님의 정의에는 맞지 않을 것이다. 자기 생각과 방식만 옳다고 여기는 신념도 역시 그렇다. 카인과 아벨이 한 형제로서 함께 살면서 누리는 행복이라야 하느님의 정의에 맞는 진정한 축복이다. 그래서 스승이 필요하고 종교가 필요하다. 종교란 ‘으뜸가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으뜸된 가르침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인생관과 세계관을 얻는 자가 종교인이다. 문제는, 가르침은 알고 있지만 자신의 사회적 처지나 이해에 따른 현실적 장애들이 만만치 않아서 타협하게 되고 그 관행이 신념화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 입맛에 맞지 않은 사목자의 강론을 배척하는 것이다. 복음정신을 모든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이다. 자기 신념이 복음정신에 맞는 것인지를 비추어 판단하고 맞지 않는 것이라면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회개이다. 내일은 진실로 회개하는 마음을 모아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싶다. 박기호 천주교 서울서교동 성당 주임신부
  • ‘성인인증’ 장치 끄고 판매 담배자판기 청소년에 노출

    담배자동판매기의 성인인증 장치를 꺼놓는 ‘얌체업주’들이 많아 청소년 흡연을 막자는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성인인증 담배자판기는 2500대 남짓.모두 담배회사 KT&G 소유지만,관리는 이 회사에서 지정한 개인들이 맡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담배자판기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37)씨는 “하루 200갑 넘게 팔리던 것이 인증기를 설치한 뒤에는 80갑도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꺼놓고 있다.”면서 “서울시내 인증장치의 반 이상은 꺼놓은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의 또 다른 업주 최모(50)씨는 “인증기가 주민등록증만 인식하고 운전면허증 등 다른 증명서는 판독하지 못하는 탓에 담배를 사지 못하는 손님들의 불평이 크다.”고 인증기를 꺼놓고 있는 이유를 강변했다. 인증기가 달린 자판기 한 대의 가격은 350만∼400만원.KT&G는 자판기를 교체하면서 100억원가량의 막대한 비용을 들였지만,청소년의 담배구매를 여전히 막지 못하고 있다. 금연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성인인증 자판기를 도입한 이후에도 여전히 10%가 넘는 청소년이 자판기에서 담배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럼에도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는 ‘성인인증 장치를 달지 않으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문다.’는 조항만 있을 뿐 장치를 꺼놓는 데 대한 처벌이나 단속규정은 없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결혼이야기]최연석(31·하나로텔레콤 강남지사)·이겨라(28·농협 목동역지점)

    [결혼이야기]최연석(31·하나로텔레콤 강남지사)·이겨라(28·농협 목동역지점)

    우리 부부는 결혼하기 전까지 완전 범죄자였습니다.같은 부서 바로 앞자리에 신입사원이 지금의 제 아내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으니까요. 3년 전 사내커플인 우리의 연애 생활은 날마다 꿈만 같았습니다.매일 아침 출근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과 남들 몰래 오가는 사내 메일,가끔 함께 마신 자판기 커피 등. 사내 커플의 묘미는 당연히 동료들 몰래 데이트를 하고,둘만의 사랑의 사인을 주고받는 재미가 아닐까요.데이트 현장에서 손을 잡고 가다가 불과 몇 미터 앞에서 태연하게 지나가는 일도 있었고,강남 어느 커피숍에 들어서는데 회사 동료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황급히 나온 일.이런 에피소드를 일일이 말하자면 책 한권으로도 부족하겠네요. 결혼까지의 연애기간은 비록 짧았지만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 한 시간을 계산하면 다른 커플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것 같습니다. 사내 커플이 결혼까지 골인하기는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 부부는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결혼해서 출산 후 다른 직장으로 옮겨 생활하고 있지만 회사의 생리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아내 때문에 다른 남편들처럼 비자금은 생각지도 못하고,선의의 거짓말 또한 통하지 않는 불편함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아내는 가끔 이야기합니다. 그때는 콩깍지가 씌어 새우같이 작은 눈과 곱슬거리는 앞머리가 보이지 않았다고,하지만 지금은 제 아들이 저의 그런 모습을 닮을까봐 걱정 아닌 걱정을 한답니다. 지난 세월 아내와 함께한 사내 데이트는 멋진 추억으로 우리 부부에게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 李부총리 “화폐단위 변경 구체검토”

    李부총리 “화폐단위 변경 구체검토”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16일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과 관련,“연구검토 단계를 지나 구체적 검토의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특위에 출석,“화폐단위 변경과 관련해 정부는 어느 단계에 와 있느냐.”는 열린우리당 박병석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부총리는 “화폐단위 변경은 최단 3년,최장 5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말하고 “다만 논의 자체를 언제 시작하느냐의 여부는 지금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0만원권 발행에 대해서는 “고액권을 지금 발행해도 결국 4,5년 뒤의 경제규모로 보면 화폐단위 변경을 다시 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며 “당장 경제적 비용이 들더라도 고액권 발행은 참는 것이 좋고,근본적인 화폐제도 개선을 위해 검토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화폐단위 변경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화폐단위를 바꾸는 과정에서 끝자리 수를 사사오입하게 되면 낮은 금액에 있어서 반올림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와 직결돼 있는 그 부분에 대해 물가수준을 어떻게 완화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폐단위 변경의 장단점과 관련,이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크기에 맞춰 화폐단위를 적절한 수준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자기 자산가치에 대한 상실감과 같은 심리적·정서적 거부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폐단위 변경이) 고액권 발행보다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으나 인플레 우려도 있다.”면서 “자판기나 화폐 관련 기자재들을 다 검토해 보면 내수를 일부 자극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토막소식]식품자동판매기 일제점검

    서울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30일까지 식품자동판매기에 대한 일제점검에 나선다.이번 점검은 최근 식품자동판매기의 설치 및 사용이 증가했지만 관리가 제대로 안돼 위생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실시된다. 구는 명예식품위생 감시원 8명과 함께 ▲자판기의 원재료 유통기한 및 보관상태 ▲자판기 1일 1회 이상 세척 여부 ▲적정음용온도(70℃) 유지 ▲자판기 관리자의 건강진단 여부 ▲관리자 표시 및 전화번호 부착 여부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02)570-6364.
  • ‘1000원→1환’ 화폐개혁 추진

    ‘1000원→1환’ 화폐개혁 추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변경)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는 가운데,여권이 현재의 ‘1000원’을 ‘1환’으로 전환하고,화폐개혁에 따른 신·구권 화폐의 교환은 ‘익명에다 무제한적으로’ 가능케 하는 등 전면적인 화폐교환 조치를 적극 검토한 내부 문건을 서울신문이 7일 입수했다. 2004년 8월 27일 작성된 ‘화폐제도 선진화 개혁방안’이라는 문건에 따르면 올해 안에 화폐개혁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3∼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를 위해 ▲재정경제부·한국은행 관계자가 참석한 정부내 ‘화폐제도 선진화 기획단’을 구성하고 ▲국회에 ‘화폐단위 변경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내부적으로 화폐개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상황에서,디노미네이션은 빠르면 올해 안에 선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문건은 “현행 우리나라 화폐제도는 인플레이션 경제,후진 경제시대의 산물”로 규정하고 “경제선진화를 추구하기 위해 화폐제도의 선진화를 단행해야 할 시점이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화폐제도의 선진화를 위해 ▲10만원권·5만원권 등 고액권 발행 ▲화폐와 주화의 규격 축소 ▲화폐 도안의 현대화 ▲최첨단 위조방지 장치 설치 ▲화폐단위 ‘원’에서 ‘환’으로 전환 ▲1환=100전 도입 등을 제안하고,이같은 사항이 개별적으로 추진되기보다는 전면적인 화폐교환 조치를 통한 일괄적 해결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문건은 특히 화폐단위 변경의 현실적 필요성에 대해 “10원 동전의 퇴장과 함께 최소거래 단위가 100원인 실정”이라면서 “현재 국부가 6000조원,금융자산은 4000조원으로 2008년에는 ‘경(京)’단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신화폐 제조,현금인출기와 자판기 등의 교체,이에 필요한 설비투자 등 최소 1조원 이상”이라며 새로운 수요와 고용 창출로 경기확대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지난 6일 국회 재경위에서 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노원

    [주민 주치의 보건소] 서울 노원

    똑똑해졌다는 요즘 젊은 부부들이 오히려 육아에 대해서는 잘 몰라 곤란을 겪는 일이 많다. 서울 노원보건소(소장 박강원)는 지난해부터 ‘좋은 엄마 만들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출산을 처음 경험하는 젊은 부부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동호회까지 만들어진 ‘좋은 엄마 만들기’ “예전에는 대가족제라 육아에 대한 정보를 집안 어른들로부터 얻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부부만 따로 살다보니 육아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 소장은 ‘좋은 엄마 만들기’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한다.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5일간 연속으로 진행,보다 내실있게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임신부들은 태교,분만법,모유수유,산전·후 체조,신생아 응급처치 등에 대해 교육받는다. 또 교육기간 중 하루는 남편도 참가해 예비아버지들도 곧 태어날 아기와 교감을 하고 임신부들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교육을 이수한 뒤에는 임신부들끼리 자발적으로 동호회를 조직,보건소 홈페이지와 지역별 모임을 통해 서로 육아관련 정보를 교환한다.이 모임을 통해 의류·장난감 등 육아용품도 서로 교환하거나 물려주도록 유도해 자연스레 엄마들끼리 유대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박 소장은 “‘좋은 엄마 만들기’의 목적은 특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출산의 경험자들을 통해 경험과 물품을 나누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소장은 “최근 쌍둥이 출산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내년부터는 ‘쌍둥이 엄마 모임’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좋은엄마 만들기 프로그램은 연 2회(상·하반기) 실시되며 참가인원은 100명이다.제 5기 ‘좋은 엄마 만들기’는 오는 16일부터 진행된다.(02)950-3424. ●‘어르신’ 앞세운 금연캠페인 노원보건소가 지난해부터 사회지도력이 있는 건강한 ‘어르신’을 통해 청소년 흡연방지 활동에 나선 것도 지역사회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노원보건소는 지난해 4월부터 전직 교사,공무원,회사원 등으로 구성된 20여명의 노인들을 ‘청소년건강지도원’으로 위촉해 다양한 금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4명씩 조를 짜 자전거와 스쿠터 등을 이용해 학교주변 지역을 순찰한다.학교주변 담배소매업소나 자판기 등을 관리하면서 청소년이 담배를 구입할 수 없도록 했다.등·하굣길에서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지도한다. 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견순자 팀장은 “어르신들이 직접 활동해서 그런지 효과가 크다.”며 “어르신들의 지혜를 지역사회가 함께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자·어린이집 관리도 노원보건소는 노원정신보건센터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정신건강증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강좌를 개설하기도 한다.또 만성정신질환자 가족모임을 만들어 관련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한편 맞벌이가족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해 어린이집에 대한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올 하반기에는 유아들의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방문 영양교육을 실시한다. 5대 영양소 알기,식품과 신체와의 관계,영양소별 식품이름 알기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해 어린이들의 편식을 방지하는 한편,어린이집에서 제공되는 식사에 대한 감독도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메트로 탐방] 우리署명물-‘작은거인’ 안헌수 경사

    [메트로 탐방] 우리署명물-‘작은거인’ 안헌수 경사

    밤새 근무하고 비번시간을 활용,과일을 팔러다니는 경찰관이 있다. 언뜻 심각한 불경기를 헤쳐나가려는 경찰관이 부업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분당서 교통계 안헌수(48)경사의 사정은 좀 다르다.4년여전부터 장애우돕기에 나선 안 경사가 택한 새로운 인생살이의 한 방법이다. “친구 장인이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배를 받아다 아파트단지나 골목에서 팔고,남은 이익금을 장애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죠.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특별히 돈벌 아이디어도 없고 해서 그만 과일행상까지….”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면서 ‘별거 아닌데‘라는 말을 수십번도 넘게 되뇌는 안 경사.안 경사가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99년.당시 분당 구미동 단독주택가에 자리한 장애인 20여명의 보금자리,비인가 장애시설 ‘엠마뉴엘’을 우연히 방문,장애우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를 보고 봉사활동을 결심했다. 평소 한번 결심하면 흔들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주변에서 ‘작은 거인’이라는 평가를 들어온 안 경사답게 곧바로 봉사활동에 착수했다. 이웃 아파트 부녀회,상가번영회 등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호소했고,당시 자신이 근무하던 분당 내정파출소에는 자판기까지 설치해 한달에 30만원 이상의 수익금을 전액 전달했다. 이도 모자라 친구인 서예학원 원장으로부터 과수원을 경영하는 장인을 소개받아,빌린 봉고차를 몰고 달려갔다.배값을 후불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가져다 비번인 날은 어김없이 과일행상으로 변신했다. 제복을 벗어던진 사복차림의 안씨는 영락없는 과일행상이었고 아파트단지와 골목길을 돌며 판 과일대금중 원가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을 엠마뉴엘의 집에 전달했다. 소문이 나자 부녀회원들까지 나서 안 경사를 도왔다.떡집과 고기집 등을 돌며 남은 자투리를 모아 주기적으로 장애인들에게 전달했다.라면은 자신의 월급으로 구입해 돌렸다. 이후 군포시 소재 비인가 장애인시설인 ‘양지의 집’으로 활동영역을 확장했다.같은 방법으로 이들을 도왔고,자치단체장에게까지 직접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덕분에 양지의 집은 최근 정식 장애인시설로 인가를 받아,각종 지원을 받게됐다.안 경사는 다시 엠마뉴엘로 돌아왔다.여전히 비인가시설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장애우들을 돕기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청소년 커피·콜라 ‘벌컥’ 나이들면 골다공증 고생!

    청소년 커피·콜라 ‘벌컥’ 나이들면 골다공증 고생!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카페인 과잉섭취 상황이 심각하다.더위 등 계절적인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 청소년들의 경우 계절적 특성과는 무관하게 일상적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어 관리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습관적으로 섭취하는 카페인이 성장장애는 물론 학습장애,신경과민,불면증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실태 최근들어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더위에 지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즐기는 식품마다 탄산 및 카페인이 넘치고 있다.종류도 아이스크림과 냉커피,커피우유,드링크,청량음료 등 셀 수도 없다. 특히 심각한 것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카페인 섭취 기준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아무런 제한없이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카페인 불감증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분당지역의 패스트푸드점과 패밀리레스토랑을 이용하는 청소년 170명을 대상으로 커피 및 카페인을 함유한 탄산음료의 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하루 3캔(잔)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청소년이 전체의 37%인 63명에 달했다.또 55% 95명은 2∼3일에 1∼2캔,8% 14명은 1주일에 1∼2캔 정도를 마신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더위를 식히거나 식사 혹은 무료할 때마다 커피 자판기나 패스트푸드점,패밀리레스토랑 등에서 중독성이 강한 카페인 음료를 제한없이 구입,섭취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청소년들은 언제,어디에서든 카페인 음료를 사서 마실 수 있으며,자동판매기를 이용해서도 누구나 이런 종류의 음료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전문의들은 “카페인의 위해성에 대한 교육부족,청소년 앞에서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즐겨마시는 어른들의 무관심한 행동이 청소년들의 성장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우려했다. ●부작용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하여 각성제 역할을 하는 물질로,청소년들이 이를 과다 섭취할 경우 안절부절 못하고,신경질적이 되며,흥분하는 일이 잦아진다.또 잠을 못 이루는 등 청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섭취된 카페인은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돼 심장박동과 기초대사율을 증가시키고,위산 분비를 촉진하며,신장의 이뇨작용을 활발히 해 소변량을 늘이기도 한다.또 혈관을 수축 혹은 팽창시키는 변화도 알아야 할 점이다. 카페인 함량은 음료마다 달라 일반적으로 인스턴트 커피 1잔(170㎖)에는 65∼100㎎,원두커피 1잔에는 24∼39㎎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으며,콜라 1캔(250㎖)에는 30∼40㎎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중독 및 증상 전문의들은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1일 카페인 섭취량이 100㎎을 넘을 때,청소년은 200㎎ 이상일 때 카페인 중독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카페인의 급성 중독 증상은 식욕부진 불안 메스꺼움 구토 및 정신착란 등이며,이런 중독은 불안 불면 탐닉 또는 중독 및 금단증상 등 비정상적 신체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또 중독이 만성화되면 신경과민 근육경련 불면증 및 심계항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증상 외에도 카페인이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결적적으로 해로운 것은 성장의 필수요소인 칼슘과 철분을 다량 체외로 배출시키기 때문.카페인의 섭취가 많을 경우 소변으로 다량의 칼슘이 빠져 나가 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청소년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대책 중요한 기호품으로 우리 생활에 자리잡은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따라서 과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카페인 섭취량을 서서히 줄이거나 다른 건강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자판기 커피는 하루 2잔,인스턴트 커피는 하루 3잔,콜라는 3캔 이상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카페인 섭취를 중단하거나 감량할 경우 초기에는 강한 섭취 욕구가 생기나 4∼10일 정도 지나면 이런 욕구가 점차 사라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과 황희 교수는 “지금까지 제한없이 카페인을 섭취해 온 청소년들이 하루 아침에 이를 끊기가 어렵다.”며 “과다섭취에 따른 부작용이나 중독을 막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지나친 카페인 섭취의 위험성을 알리고 가정에서는 가능한 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도록 해 섭취량을 조금씩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도움말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소아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Seoulites] 1급 지체장애인 박지주씨

    [Seoulites] 1급 지체장애인 박지주씨

    “다른 여성 장애인들이 제가 경험한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게 인생의 목표입니다.” 하반신을 쓸 수 없는 1급 지체장애 여성인 박지주(34)씨를 ‘불쌍하다.’는 선입견으로 대하면 큰 오산이다.비록 두발로 땅위에 설 수는 없지만,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불의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어둡게 드리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장애학생 학습권 찾기’ 손배소 승소 현재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위치한 ‘한벗장애인이동봉사대’에서 활동하는 박씨가 세인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박씨는 당시 재학 중이던 숭실대학교를 상대로 ‘장애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처음으로 제기,법원으로부터 ‘학교는 25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98년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입학했지만,장애인을 배려한 강의실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이같은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돈 몇 푼 벌려고 학교의 명예를 떨어뜨리지 말라.’‘장애를 팔아먹지 말라.’ 등의 회유와 협박도 있었지만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는 신념을 따랐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결국 박씨의 승소는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장애 학생을 위한 이동 및 편의시설 설치를 미뤄온 대학 당국들의 행태에 제동을 걸었으며,장애 학생 또한 비장애 학생들과 동등한 환경에서 대학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초등학생때 척수염으로 하반신 마비 제주가 고향인 박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결핵성 척수염을 앓아 하반신이 마비된 뒤 줄곧 휠체어에 의지한 삶을 살았다.“중학교 2학년 때 몸이 아파 휴학한 뒤 복학하려 했지만,학교측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자퇴를 종용해 그만둬야 했다.”면서 “이후 한참 예민한 시기인 시춘기를 포함,4∼5년을 집안에 틀어박혀 지냈다.”고 말했다.그러나 박씨는 1992년 각고의 노력 끝에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해 자동차를 구입했으며,이는 삶과 세상에 대한 박씨의 첫 도전이자 변화의 출발점이 됐다.“장애인의 이동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때 깨달았다.”면서 “차를 운전하게 되는 순간부터 장애인으로서 제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대초에 운전면허 딴 게 인생의 전환점 이어 박씨는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만으로는 사회에서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학진학을 결심하게 된다.자신이 직접 세운 시간표에 따라 공부에만 전념한 끝에 1998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당당히 입학하게 됐다. “제주도에서는 비장애인조차 뭍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여성이자 장애인인 저 역시도 두말 할 나위 없었지만,제 삶에서 ‘도전’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앞섰습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같은 신념 때문에 박씨는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자판기 사업부터 명동에서 잡화점 운영까지 오히려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사회 경험을 하게 됐다고 한다.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한 박씨는 요즘 장애인의 성(性)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장애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성문제를 모른 채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요즘엔 장애인 성문제 체계화 등에 관심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가장 절실하게 느낄 때가 다른 사람과 사적 관계를 형성할 때이며,이같은 사적 관계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 바로 성문제”라면서 “좀더 많은 연구를 통해 장애인 성문제를 체계화시키고,이를 바탕으로 장애인의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잃어버린 두 다리를 찾으려는 노력 대신,장애인들이 꿈꿔나갈 수 있는 희망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박씨의 당찬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김기용기자 이경헌시민기자 kiyong@seoul.co.kr
  • [결혼이야기]황현택(31·세계일보 기자) 류정현(25)

    [결혼이야기]황현택(31·세계일보 기자) 류정현(25)

    “바라만 봐도 좋은 여자입니다. 보는 것만으론 만족하지 못한 우리,결혼하기로 했습니다. 야! 우리 결혼하자! 그냥 내뱉은 말에 그녀는 선뜻 응해 주었습니다.” 꼭 3년 전인 2001년 오늘.제가 정현이에게 보낸 이메일이네요.‘문장 첫 글자만 읽으세요’라고 보낸 장난 메일이었는데 결국 ‘꿈은 이뤄졌습니다’.그리고 그 사이 사랑스런 ‘황현택 주니어’(원선이)도 세상에 나왔습니다. 감히 상상이나 했겠습니까.한양대 신문방송학과 92학번인 저와 98학번인 정현이.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던 꼬질한 ‘복학생’과 외국(도미니카공화국)에서 살다 온 파릇한 ‘신입생’. 그리고 99년 9월23일 학교 로비에서 처음 만나 “자판기 커피 한잔 사겠다.”는 저의 치명적인 유혹에 “제가 그걸 왜 마셔요?”라고 더욱 치명적인 반격을 가했던 정현이가 이렇게 전입 신고를 함께 하게 될 줄 말이죠. 하지만 왜 어려움이 없었겠습니까.연애 4년간 맞게 된 숱한 위기는 저의 주도면밀함으로 격파해 나갔습니다.‘원조교제라는 비아냥 무시하기’,‘와인 사들고 정현이 집 앞 벤치에서 마시기’,‘놀이공원에서 재미없는 회전목마 타 주기’,‘집까지 바래다주고 차비 없어 벤치에서 자기’,‘졸업논문 대신 써주기(이건 비밀인데…)’ 등등.나이 어린 정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저의 몸부림은 한마디로 처절했죠. 정현이를 만나 발톱을 뽑고 이빨도 빼는 등 ‘야성(野性)’도 모두 버렸습니다.정현이도 별 수없이 제 마음을 빼앗은 절도 혐의를 인정했고 결국 2002년 12월 ‘결혼’이라는 구속(?) 영장은 발부됐습니다. 비록 정현이의 따스한 눈길이 저를 떠나 원선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요즘이지만 5년 전 어느 날 훌쩍 제 앞에 나타나주었던 것에 감사합니다.아참,저의 집에 언제 한번 놀러오세요. http://www.cyworld.co.kr/wonsun04
  • 불황속 ‘포상금 헌터’ 활개

    불황속 ‘포상금 헌터’ 활개

    ‘포상금 헌터’들이 돌아왔다.카파라치에 대한 포상금제가 폐지된 뒤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최근 높은 실업률과 불황을 틈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심지어 인터넷에는 유료 회원 사이트까지 등장,노하우 전수는 물론 ‘주말 실습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해 예행 연습까지 실시하는 실정이다. ●다양한 전문 신고꾼 출현 ‘포상금 헌터’ 사이트는 다음(Daum)에만 1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유료회원 수도 2만명이 넘는다.회원에게는 최신 법령과 업종 등 각종 정보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현재 국내법상 포상금을 탈 수 있는 분야는 환경·의료·식품·청소년·일회용품·농지불법전용 등을 포함,30여개에 이른다.교통위반 차량을 고발하던 카파라치가 원조격이다.최근 자파라치(무허가 자판기 감시),쓰파라치(쓰레기),담파라치(담배꽁초),봉파라치(일회용 봉투),소파라치(소프트웨어) 등 ‘생활 밀착형’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행정수도 이전 지역인 충청권 일대를 중심으로 토지관련 불법사례를 쫓는 ‘땅파라치’도 적지 않다. 특히 포상금이 수만원에서 수백만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은퇴한 신고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불량만두 파동 이후 유해식품고발 포상금이 최고 1000만원까지 올랐다.환경오염 고발 포상금의 경우,기존 1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인상하는 법안을 국회가 심의중이다. 한때 카파라치 생활을 했던 김모(35)씨는 택시운전을 하다 다시 ‘현업’에 복귀했다.안양과 광명 등 수도권 일대 농촌을 도는 것이 일과다. 농지규제 완화를 틈타 불법으로 농지를 전용하는 사례가 많아 신고하면 10만∼50만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3명씩 그룹을 짜 활동하기도 한다.김씨는 치밀한 답사를 통해 의심나는 곳을 찾으면 건물이나 토지의 지번과 지목을 확인한 뒤 해당 관청에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이나 건축물 관리대장을 떼 대조 한다. ●인터넷 통해 노하우 교환 ‘포상금 헌터’사이에 ‘지존’으로 불리는 김모(40)씨가 차린 포털 사이트 ‘포상금 아카데미’에는 유료회원 수가 무려 3400여명에 이른다.이들 중 수백명이 이미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다.김씨는 “생활비를 벌어볼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수입이 쏠쏠해 아예 직업으로 삼았다.”면서 “배우려는 계층은 20대∼50대로 다양하지만 젊은 직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모(33)씨는 일회용 봉투를 쓰는 가게를 전문으로 신고하는 ‘봉파라치’다.이씨의 하루는 오전 10시쯤 시작된다.몰래카메라 등 장비를 옷속에 챙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정도.그는 “인터넷을 통해 100만원을 주고 구체적인 촬영 기술이나 장비 사용법 등을 배웠다.”고 귀띔했다. 신고꾼이 늘면서 포상금이 하향조정되는 사례도 있다.무허가 자판기 신고 포상금은 당초 15만원이었으나 신고가 쏟아지자 8만원,다시 3만원,현재는 5000원까지 내려갔다. 녹색연합 김혜애(40) 정책실장은 “높은 실업률과 맞물려 젊은 층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사회고발 영역을 수익의 수단 즉,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자판기서 담배 사려면 29일부터 주민증 있어야

    29일부터 담배자동판매기에서 담배를 사려면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한다. 19세 미만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해 모든 담배자판기에 성인인증장치를 달았기 때문이다.당장은 주민등록증만 사용할 수 있고,나중에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도 함께 쓸 수 있도록 다시 보완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9일부터 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라 앞으로 자판기에 성인인증장치를 달지 않고 담배를 팔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현재 국내에 있는 담배자판기는 2500여대다.외국에서는 미국·일본·독일·스위스 등에서 담배자판기에 성인인증장치를 부착해 놓고 있으며,점점 확산되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에듀 짱]’고딩’들만의 놀이터-서울 양천구 신정4동 영상고 ‘다솜누리’

    여고(女高)에 웬 카페? 서울 양천구 신정4동 영상고등학교 현관에 들어서면 교실보다 카페가 먼저 보인다.여고생이 카페에 들락거린다면 색안경부터 끼고 불손하게 바라볼텐데 이 학교는 그런 편견을 과감히 깨고 있다. 지난 13일 낮 12시.학교 1층 카페 ‘다솜누리’에 20여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노래방 부스에서 애창곡을 멋지게 열창하는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마냥 즐거워했다. 미니 당구대에선 ‘늘씬 미녀’들이 대를 잡고 가볍게 몸풀기를 하고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알까기’의 고수들이 대국을 준비하느라 사뭇 진지했다. 카페에서 오목을 두던 3학년 이이슬(18)양은 “우리끼리 편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 학교가 좋다.”며 학교 자랑에 여념이 없다. 3학년 박소라(18)양은 “눈치 안보고 자연스럽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어 행복하다.”며 “다만 노래방 기기에 최신 곡이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것이 흠.”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999년 3월 문을 연 교실카페 ‘다솜누리’는 지금은 강서교육구청으로 자리를 옮긴 김주미(31) 당시 학교사회복지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사회복지팀에서 학생상담 업무를 맡았던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 학교 지하 1층 교실을 개조해 카페로 꾸몄다. 김 교사는 30만원의 예산으로 학생 30명과 함께 2주동안 동대문시장에서 커튼과 테이블보를 떼어다가 교실을 꾸몄고 미술교사의 도움으로 교실벽에 그림도 그렸다. 김 교사가 자주 가는 은행에서 잡지 20여권을 받았고,친구들을 설득해 만화책도 30여권 구할 수 있었다.학교 비품인 노래방기기와 냉장고도 카페로 옮겨왔다.여고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소문을 들은 한 당구대 제작 업체에서는 미니 포켓볼대도 기증해주었다. 카페 이름도 학생들에게 공모받아 ‘사랑’이란 뜻의 순수 우리말인 ‘다솜’과 세상이라는 뜻의 ‘누리’를 붙여 ‘다솜누리’로 지었다.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그리고 방과 후 밤 9시까지 열어 학생들은 부담없이 찾는다.친구 생일파티나 기념일 행사도 다솜누리가 단골이었다.카페 이용료는 자판기 커피한잔 값 200원이면 충분하다. 영상고 교실카페가 지속적으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자 재단에서 올해 4월 1억원을 지원, 1층 현관 입구 옆에 100여평 1·2층으로 카페를 새 단장할 수 있었다. 1층은‘다솜카페’로 2층은 교사‘쉼터’로 인테리어하는데 약 8000만원이 들었다. 민병호(50) 행정실장은 영등포 양평동 대형할인 마트에서 3인용 흔들의자 20만원,탁구대 40만원,미니 축구대 30만원,기타 테이블과 장식용 나무 등을 100여만원에 구입해 카페를 꾸몄다. 학생들이 간편하게 차를 끓여먹을 수 있도록 주방시설을 갖추는데도 200만원을 투자했다.카페 청소나 관리는 학생도우미 3명에게 맡기기 때문에 별도의 운영비는 들지 않았다. 홍형규 교장(57)은 “교실카페가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자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카페를 이용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다솜누리를 공부도 하고,세미나도 열고,영화감상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