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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박사 주도 MIT연구진. 목소리로 얼굴 예상하는 AI 기술 개발

    韓박사 주도 MIT연구진. 목소리로 얼굴 예상하는 AI 기술 개발

    인공지능(AI) 기술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한 한국인 연구원이 주도해 개발한 한 AI 기술이 여러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스미스소니언 매거진 등에 따르면,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의 오태현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한 사람의 말소리가 녹음된 음성 파일만으로 그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비슷하게 재현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오 박사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한 이력 덕분에 국내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돼 한 차례 화제가 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오 박사는 MIT 박사후연구원으로 위촉돼 또 다른 한국인 박사후연구원 김창일 박사를 비롯한 MIT 동료 및 출신 연구진과 함께 이른바 ‘스피치2페이스’(Speech2Face)로 명명한 AI 기술을 만들었다. 지난달 23일 미국 코넬대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논문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수록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이 연구는 순수한 학문적 조사로 AI 기술을 가지고 한 사람의 말소리 만으로 그 사람의 얼굴 이미지를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지를 살핀 것이다. 논문에서 연구진은 사람의 뇌와 비슷하게 생각하도록 프로그램 된 기계학습 알고리즘인 AI 도구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의 말소리가 담긴 수백만 편의 유튜브 등 온라인 영상으로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즉 스피치2페이스 모델은 이런 방대한 자료에서 나타난 각 사람의 나이와 성별은 물론 민족성, 입 모양, 입술 크기, 뼈 구조 등 신체적 특성에 따라 말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학습해 입력된 음성 파일 만으로 사람의 얼굴을 예상하는 것이다.논문에 실린 사진 자료를 보면 왼쪽이 실제 사람의 얼굴이며 가운데 이미지는 얼굴이 정면을 향하게 하고 안경 등 액세서리를 제거한 이미지다. 그리고 오른쪽이 바로 AI 기술로 말소리 만을 가지고 재현한 얼굴 이미지다. 물론 이를 보면 AI 기술로 예상한 얼굴 이미지는 표정도 없고 실제 얼굴과도 똑같이 생기기는 않지만, 인종과 성별 그리고 나이대 등은 어느 정도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입력한 말소리가 길어질수록 AI로 예상한 얼굴 이미지는 실제 얼굴과 좀 더 비슷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중국어로 말하거나 영어로 말하면 각 말소리에 따라 백인의 얼굴이나 아시아인의 얼굴 이미지를 생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 모델은 평범하게 생긴 얼굴 만을 만들 수 있을 뿐 구체적인 부분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리는 컴퓨터 비전 분야 세계 최대 권위의 학술대회 ‘2019년 컴퓨터 비전·패턴 인식 콘퍼런스’(CVPR 2019)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사진=아카이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조선생존기’ 강지환, 양궁 에이스의 무서운 추락기 “60분 순삭”

    ‘조선생존기’ 강지환, 양궁 에이스의 무서운 추락기 “60분 순삭”

    “숨 막히는 스피드 전개! 60분 순간 삭제!” TV CHOSUN 특별기획드라마 ‘조선생존기’가 주인공 강지환의 추락 과정을 그린 ‘다이나믹 60분’을 선사하며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8일 방송한 TV CHOSUN ‘조선생존기’(연출 장용우, 극본 박민우, 제작 화이브라더스코리아, 롯데컬처웍스, 하이그라운드) 1회는 극중 양궁 국가대표 에이스로 승승장구하던 주인공 한정록(강지환)의 7년 전 인생을 바꾼 각종 사건들을 빠르게 그려내며 60분을 ‘순삭’시켰다. 가난한 가정 환경에서도 탁월한 감각으로 런던올림픽 양궁 국가대표에 선발된 한정록은 런던으로 떠나기 전 여자친구 이혜진(경수진)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프러포즈하겠다고 약속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림픽 본선에서 한정록은 마지막 라운드 여섯 발 연속 10점을 쏘며 극강의 실력을 드러냈다. 1년 차 레지던트인 이혜진은 병원에서 한정록의 경기를 지켜보며, ‘금메달 프러포즈’를 받을 준비에 잔뜩 설레는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시간 딸기 농사를 짓던 한정록의 아버지는 비닐하우스 철거를 요구하는 개발회사 깡패들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됐다. 이후 한정록의 아버지는 지역 개발 대표이자 국제변호사인 정가익(이재윤)을 찾아가 “한 번만 좀 봐주세요”라고 읍소했고, 정가익은 정중한 응대와 함께 정록의 아버지를 돌려보냈다. 그러나 정가익은 그날 밤 한정록 아버지의 비닐하우스를 찾아가, “함부로 돌아다니면서 나불거리지 말라”며 살인을 저지른 것. 방화까지 저지르며 완벽한 증거 인멸에 성공, 사건을 자살로 위장해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결승전을 준비하던 한정록은 기자의 말실수로 경기 직전 아버지의 부고를 알게 됐고, 결국 4점만 쏴도 이기는 경기에서 2점을 쏘며 ‘국민 역적’이 됐다. 갑자기 닥친 비극으로 한 달 넘게 잠적해 있던 한정록은 오랜만에 만난 이혜진에게 비겁하게 분풀이를 하며 결별을 알렸고, 자신의 전부였던 양궁마저 온전히 포기하며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7년 후, ‘18번째 직업’인 택배 기사로 변신한 한정록은 정규직을 위해 각종 ‘극한 체험’을 견뎌내며 일에 매진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자퇴서를 낸 동생 한슬기(박세완)와 설전을 벌이던 한정록은 긴급 특송 택배 알림을 받고 VIP 파티장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7년 전 여자친구 이혜진이 정가익의 프러포즈를 승낙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 한정록은 장소를 도망치듯 빠져 나왔으나 이혜진이 엘리베이터를 붙잡아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이혜진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후 홀로 남은 한정록의 절규로 극이 마무리됐다. 한정록의 극적인 인생사로 탄탄한 밑 작업을 그려내며,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첫 회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강지환의 ‘하드캐리’ 완전 인정! 눈을 뗄 수 없던 60분” “국가대표 양궁 에이스에서 택배 기사로 전직하게 된 과정이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타임슬립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재밌다니! 내일 방송이 더욱 기대된다” “살인마로 등극한 정가익의 ‘반전 실체’에 충격 받았다” “7년 전 헤어진 한정록-이혜진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지게 될지 궁금하다” 등 뜨거운 반응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조선생존기’ 첫 회 방송 초반에는 500년 전 조선시대 속 한정록과 이혜진, 한슬기, 정가익의 모습이 프롤로그 형태로 보여져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정록이 임꺽정(송원석)과 한 패를 이룬 채 정가익이 이끄는 일당에 맞서 거친 전투를 벌인 것. 적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언덕에 오른 한정록-이혜진-한슬기는 임꺽정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누며 현재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모습으로, 앞으로의 전개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질 이들의 ‘조선생존기’에 기대감을 더했다. ‘조선생존기’ 2회는 9일(오늘) 밤 10시 50분 TV CHOSUN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SSEN이슈] 장재인-남태현, 공개 열애의 참혹한 끝

    [SSEN이슈] 장재인-남태현, 공개 열애의 참혹한 끝

    가수 장재인이 남태현의 양다리를 폭로하며 두 사람 사이의 끝을 알렸다. 장재인은 7일 새벽 자신의 SNS에 “알아가는 사이에 멋대로 공개연애라고 인정해버려서 내 회사분들 내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살려면 공개를 하지 말아야지. 왜 그렇게 공개연애랑 연락에 집착하나 했더니 자기가 하고 다니는 짓이 이러니까 그랬네. 나는 다른 피해자 생기는 거 더 못 본다”면서 남태현이 다른 여성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A씨가 남태현에게 자신의 친구가 용산 영화관에서 남태현과 장재인을 목격했다면서 “헤어졌다고 거짓말하고 사람 갖고 노는 건 좀 아니지 않니? 그분은 무슨 죄고 나는 무슨 죄냐”고 따지자 남태현은 “그런 거 아니다. 넘겨짚지 말라”고 답했다. 이어 남태현은 “친구하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았냐. 장재인과 나는 애매한 관계”라고 했고 A씨는 “너랑 같이 있고 싶었던 건 최소한 네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전제. 한달 전에 헤어졌다며”라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을 공개한 지 1시간여 만에 장재인은 자신의 SNS에 있는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러나 이미 폭로가 기사화 돼 논란이 확산되자 장재인은 “이런 연락 받은 거 한두 분이 아니에요. 그 많은 여자분들 그렇게 상처주고.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상처 떠안고 살게 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하며 A씨가 장재인에게 보낸 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를 보면 A씨는 장재인에게 “그저께 같이 있었어요 저랑..”이라면서 “저는 여자친구 있는 거 알았으면 절대로 시작 안 했을 관계고, 걔 말론 오래 전에 끝났고 재인씨 회사 측에서 결별설을 못내게 해서 못 내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 같네요”라고 고백했다. 이후 장재인은 남태현의 팬들로부터 받은 비난의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남녀 간의 일은 둘이서 해결하지 공개적으로 이럴 일이냐”는 등의 지적에 장재인은 “충분히 공적인 문제이기에 저에게 올 타격까지 감안하고 얘기한 거다. 태현씨 팬분들 그만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장재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소개글에 영문으로 “너에 대한 모든 소문은 진짜였다.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 숨어있던 여성 피해자들이 말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그 남자에게 휘둘리지 말아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장재인과 남태현은 뮤지션들의 리얼한 로맨스를 그리는 tvN 음악 리얼리티 프로그램 ‘작업실’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난 4월 22일 불거진 열애설에 남태현 소속사 더 사우스는 “남태현 장재인 두 사람은 최근 tvN 예능 ‘작업실’을 통해 만나, 상호 호감을 갖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고, 장재인 장재인 소속사 뉴에라프로젝트 측도 “‘작업실’에서 남태현과 함께 음악과 정서를 교감하며 서서히 알아가는 단계이다. 지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다”라고 열애를 인정했다. 이후 ‘작업실’을 통해 호감을 키워가는 장재인 남태현의 모습이 전파를 타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끈 바 있다. 한편 남태현은 2014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위너로 데뷔했다. 2016년 팀에서 자퇴, 이듬해 밴드 ‘사우스클럽’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장재인은 2010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가요계에 발을 들인 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장재인, 남태현 양다리 추가 폭로 “더 많은 피해자 있다”

    장재인, 남태현 양다리 추가 폭로 “더 많은 피해자 있다”

    가수 장재인(28)이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25)의 ‘양다리’를 폭로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7일 장재인은 자신의 SNS에 “알아가는 사이에 멋대로 공개연애라고 인정해버려서 내 회사분들 내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살려면 공개를 하지 말아야지. 왜 그렇게 공개연애랑 연락에 집착하나 했더니 자기가 하고 다니는 짓이 이러니까 그랬네. 나는 다른 피해자 생기는 거 더 못 본다”면서 남태현이 다른 여성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서 A씨가 남태현에게 자신의 친구가 용산 영화관에서 남태현과 장재인을 목격했다면서 “헤어졌다고 거짓말하고 사람 갖고 노는 건 좀 아니지 않니? 그분은 무슨 죄고 나는 무슨 죄냐”고 따지자 남태현은 “그런 거 아니다. 넘겨짚지 말라”고 답했다. 이어 남태현은 “친구하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았냐. 장재인과 나는 애매한 관계”라고 했고 A씨는 “너랑 같이 있고 싶었던 건 최소한 네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전제. 한달 전에 헤어졌다며”라고 말했다. 장재인은 또 “이런 연락 받은 거 한두 분이 아니에요. 그 많은 여자분들 그렇게 상처주고.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상처 떠안고 살게 하지 마세요”라고 경고하며 남태현의 양다리 상대가 보낸 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를 보면 A씨는 장재인에게 “그저께 같이 있었어요 저랑..”이라면서 “저는 여자친구 있는 거 알았으면 절대로 시작 안 했을 관계고, 걔 말론 오래 전에 끝났고 재인씨 회사 측에서 결별설을 못내게 해서 못 내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전부 거짓말이었던 것 같네요”라고 고백했다. 또 장재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소개글에 영문으로 “너에 대한 모든 소문은 진짜였다.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 숨어있던 여성 피해자들이 말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그 남자에게 휘둘리지 말아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장재인과 남태현은 뮤지션들의 리얼로맨스를 그리는 tvN ‘작업실’에서 만나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난 4월 열애를 인정한 바 있다. 남태현은 2014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위너로 데뷔했다. 2016년 팀에서 자퇴, 이듬해 밴드 ‘사우스클럽’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장재인은 2010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가요계에 발을 들인 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전문> 1. 알아가는 사이에 멋대로 공개연애라고 인정해버려서 내 회사분들 내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살려면 공개를 하지 말아야지 왜 그렇게 공개 연애랑 연락에 집착하나 했더니 자기가 하고 다니는 짓이 이러니까 그랬네. 남태현씨 그리고 특히나 남태현씨 팬들 저한테 악성 디엠 악플 좀 그만 보내요. 그동안 다른 여자분들은 조용히 넘어갔나본데 나는 다른 피해자 생기는 거 더 못 본다. 정신차릴 일은 없겠지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가지고 살아라. @souththth +작업실에서 선약이라고 우겼어 라고 얘기하라 한 거 저 분이에요. 본인이 여기저기 약속하고 깐거 자기 이미지 안 좋을까봐 걱정하길래 제가 우긴거로 하기로 했었습니다. 작업실 멤버들, 단체방 나간거 연락 끊긴거 많이 미안하게 생각해요. 저 분이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는 거 특히 작업실 단체방 연락하는 거로 너무 많이 화를 내서 제가 나가기로 한 거 였어요. 제 메모에요,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사는 줄 알았나봅니다. 좋은 사람들과 멀어져 마음이 안 좋네요. 2. 이런 연락 받은 거 한두분이 아니에요. 그 많은 여자분들 그렇게 상처주고. 굳이 받지 않아도 될 상처 떠안고 살게 하지 마세요.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장재인, 남태현 양다리 폭로+카톡 공개 “하고 다니는 짓이..”[전문]

    장재인, 남태현 양다리 폭로+카톡 공개 “하고 다니는 짓이..”[전문]

    가수 장재인(28)이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25)의 ‘양다리’를 폭로했다. 7일 장재인은 자신의 SNS에 “알아가는 사이에 멋대로 공개연애라고 인정해버려서 내 회사분들 내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살려면 공개를 하지 말아야지. 왜 그렇게 공개연애랑 연락에 집착하나 했더니 자기가 하고 다니는 짓이 이러니까 그랬네. 나는 다른 피해자 생기는 거 더 못 본다”면서 남태현이 다른 여성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자신이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공개했다. 이어 남태현은 “친구하고 싶다고 얘기하지 않았냐. 장재인과 나는 애매한 관계”라고 했고 A는 “너랑 같이 있고 싶었던 건 최소한 네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전제. 한달 전에 헤어졌다며”라고 말했다.메시지에서 A씨가 남태현에게 자신의 친구가 용산 영화관에서 남태현과 장재인을 목격했다면서 “헤어졌다고 거짓말하고 사람 갖고 노는 건 좀 아니지 않니? 그분은 무슨 죄고 나는 무슨 죄냐”고 따지자 남태현은 “그런 거 아니다. 넘겨짚지 말라”고 답했다. 또 장재인과 A씨와의 대화에는 A씨는 장재인에게 “그저께 (남태현이) 저와 같이 있었다. 저는 (남태현에게) 여자친구 있는 것 알았으면 절대 시작 안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장재인은 tvN 음악 예능프로그램 ‘작업실’ 속 장면에 대해서도 폭로했다. 남태현이 여러 약속을 시간대가 겹치게 잡아놓자, 장재인이 자신과 만남이 선약이라며 우기는 장면인데 “남태현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자신이 우기는 것으로 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장재인은 이날 오전 6시 30분 해당 글과 이미지를 모두 삭제한 상태다. 두 사람은 tvN ‘작업실’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지난 4월 열애를 인정한 바 있다. 남태현은 2014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위너로 데뷔했다. 2016년 팀에서 자퇴, 이듬해 밴드 ‘사우스클럽’을 결성해 활동하고 있다. 장재인은 2010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가요계에 발을 들인 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하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전문> 알아가는 사이에 멋대로 공개연애라고 인정해버려서 내 회사분들 내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놓고, 이렇게 살려면 공개를 하지 말아야지 왜 그렇게 공개 연애랑 연락에 집착하나 했더니 자기가 하고 다니는 짓이 이러니까 그랬네. 남태현씨 그리고 특히나 남태현씨 팬들 저한테 악성 디엠 악플 좀 그만 보내요. 그동안 다른 여자분들은 조용히 넘어갔나본데 나는 다른 피해자 생기는 거 더 못 본다. 정신차릴 일은 없겠지만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가지고 살아라. @souththth +작업실에서 선약이라고 우겼어 라고 얘기하라 한 거 저 분이에요. 본인이 여기저기 약속하고 깐거 자기 이미지 안 좋을까봐 걱정하길래 제가 우긴거로 하기로 했었습니다. 작업실 멤버들, 단체방 나간거 연락 끊긴거 많이 미안하게 생각해요. 저 분이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는 거 특히 작업실 단체방 연락하는 거로 너무 많이 화를 내서 제가 나가기로 한 거 였어요. 제 메모에요, 다른 사람도 자기처럼 사는 줄 알았나봅니다. 좋은 사람들과 멀어져 마음이 안 좋네요.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손익통산제 도입되나

    금융투자업계의 핵심 현안으로 꼽히는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제와 금융투자상품 간 손익통산제 등이 도입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9명은 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업계 현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권용원 금투협회장과 10개 증권사 및 6개 자산운용사 대표가 참석했다. 손익통산제는 손해를 본 상품과 이익을 본 상품을 합산해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지금은 여러 금융상품에 동시에 투자한 경우 손해를 본 상품이 있더라도 이익을 본 상품에는 별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구조다. 손익통산제를 도입하려면 소득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이달부터 증권거래세가 인하된 데 이은 업계 최대 관심사다. 또 디폴트 옵션은 근로자 개인이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자동 투자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현재는 근로자가 전문성이 부족해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연금 자산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이 떨어지는 구조다. 디폴트 옵션제 도입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당정 협의를 거쳐 발의될 예정이다. 권 회장은 “디폴트 옵션은 국민의 노후자산 관리를 위한 필수 제도”라면서 “손익통산 등 과세 체계 개선 법안도 적극적인 추진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국회에서 잠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 14개 법 개정 사항에 대한 조속한 처리도 요청했다. 업계는 국회에 “고용 창출을 위해 금융시장 관련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건의했고 여야 의원들은 “국회가 정상화되면 법 개정 등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경제 발전에 실제 도움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선순환을 위해 금융 규제를 선행적 사전 규제에서 후행적 사후 규제로 바꿔 달라는 건의가 나왔다”면서 “여야가 공감했고 사후 규제를 하는 해외 사례를 연구해 다시 회동하자는 데까지 진전됐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관악마운틴 노루 점핑’

    [그때의 사회면] ‘관악마운틴 노루 점핑’

    내년 대입설명회가 시작됐다. 역대 대학입시 가운데 가장 혼란스러웠던 때는 1981년이다. 본고사 폐지와 졸업정원제라는 갑작스런 입시제도 변경 탓이다. 이해에 서울대 등 유명 대학의 많은 학과는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졸업정원제로 모집 인원이 130% 증가했지만, 서울대는 총 모집정원 6530명 중 합격자가 5292명에 그쳐 무려 1238명의 정원이 미달됐다. 무제한 복수 지원한 후 학생들은 최종적으로 한 곳을 선택해야 했는데,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라 다른 학과의 사정을 잘 알 수 없었다. 미달 사태의 주범은 예상 커트라인 발표였다(동아일보 1981년 1월 27일자). 대학들이 합격선을 높여 발표하기도 했고, 점수가 합격선을 웃돈 학생들도 안전한 합격을 위해 하향 지원했다. 문제는 배짱 지원한 학생들이었다. 합격 최저 요건도 없었다. 반에서 꼴찌 하던 학생이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대학들은 점수가 낮은 배짱 지원자들의 합격 인정을 놓고 골머리를 앓았지만 불합격시킬 근거가 없었다. 서울대 법대의 합격 안전선은 306점으로 예상됐는데 184점을 받은 지원자가 합격했다. 당시 예비고사 합격선은 180점이었다. 200점 이하의 저득점을 받고 서울법대에 합격한 학생은 5명이나 됐다. 지원자들은 면접에서 ‘관악산에 노루가 뛰논다’, ‘법대 교수’, ‘너는 참아 다오’를 영어로 말해 보라는 주문에 ‘Kwanak mountain 노루 jumping’, ‘teacher of 법대’, ‘you need no energy’라고 대답했다고 한다(경향신문 1981년 1월 29일자). 면접시험은 형식적이었고 면접에서 탈락시키는 예는 없던 때였다. 서울대의 사회대, 경영대, 의예과 등 다른 단과대학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184점으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수험생의 신상이 신문에 공개됐다. 기자들의 추적과 인터뷰 요청 때문이었을 것이다. 합격생은 전남의 빈농 출신 Y씨로 홀로 상경해 대입검정시험에 합격했으며, 서울대 법대에만 3년째 지원서를 내 합격했다고 말했다. “떨어지면 또 내년에 시험을 치겠다는 것이 나의 결심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입학 후 학업을 따라가지 못해 자퇴했다는 후문이 있었다. 그 이듬해 1982학년도 입시에서는 ‘2개 대학 지원, 3개 학과 지망’으로 바꿨지만 명문대 미달 사태는 재연됐다. 서울대 경영대에 184점을 받은 학생 두 명이 지원했고, 법대에는 221점을 받은 수험생이 원서를 냈다. 교육 당국의 탁상행정으로 입시제도는 해마다 이랬다 저랬다 했고 수험생들만 피해를 봤다. 미달 사태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1983년, 1986년에도 미달 학과가 또 발생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美 루이지애나주에서는 ‘가정 방문’ 수업…대만은 고교생 출산·육아 휴가 시행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4·끝> 청소년 부모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 청소년이 임신과 동시에 학업에서 이탈하는 한국과 달리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학업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운용한다. 학생이 임신하더라도 학교와 사회에서 내쳐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치들이다. 미국에서 10대 임신율이 높은 곳 중 하나인 루이지애나주의 넷 차터 고교에서는 임신, 출산 과정에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학생이 기존 학교 수업에 적응하도록 돕는 ‘가정 방문’(homebound) 수업을 진행한다. 개인이 자유롭게 수업 시간도 조율할 수 있다. 어떤 학생은 오전에 모든 수업을 몰아 듣고 오후에는 일하고, 다른 학생은 낮에 아이를 돌보고 저녁에 수업을 듣는다. 이 학교는 조만간 교내 탁아소도 운영할 계획이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25세 이하(현지 나이)를 대상으로 ‘어린 부모 프로그램’(Young Parent Program)을 운영한다. 부모가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아이 1명당 월 최대 1500달러(약 180만원)를 지원하고, 학교 근처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대만에서는 2007년부터 ‘학생 출산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아이를 낳은 고교생은 56일의 출산휴가와 최대 2년의 육아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출산, 육아 휴가 기간에는 결석 처리를 하지 않는다. 성적은 휴가 후 재시험으로 대체한다. 김도경 한국미혼모협회 대표는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 ‘비행 청소년’이라며 퇴학이나 전학을 시키고, 학생들도 들키는 게 두려워 자퇴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들이 학업과 취업을 계속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뜬금없는 ‘이승만·박정희 국부론’… 71년 정쟁 ‘우율 문묘종사’ 닮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8일 뜬금없이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론’을 다시 꺼냈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와 선진화의 아버지가 그것이다. 국부론이 성립하려면 1948년 8월 15일은 건국절이 돼야 하고 상하이임시정부의 법통은 부정돼야 한다. 상하이임시정부 법통론을 두고, 그가 북한 정권 수립을 옹호하려는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까지 제기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이른바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 관변 학자들이 나서서 ‘8월 15일은 건국절’이라고 주장했다. 건국절이 된다면, 이승만은 자연스럽게 건국의 아버지가 된다. 박근혜 정부는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통해 역사를 아예 정부가 관장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끝내려 했다.‘국부화’는 이들에게 찍힌 친일과 독재의 낙인을 한 방에 지울 수 있는 수단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이 나라의 정통성의 원천으로 공인받는 것으로 그 후예들은 이 나라의 적통이 된다. 역사적 정통성은 현실 정치에서 집권의 정당성으로 이어진다. 이들을 거부하면 체제 부정 세력이 된다.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모 인사가 제기하고 가짜 보수집단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민주화의 아버지 이승만’은 한 발 더 나갔다. 그들은 한국 현대정치의 흑역사를 열어 놓은 이승만의 ‘부산정치파동’(1952년 5월 25일 계엄령 선포부터 같은 해 7월 7일 제1차 개정헌법 공포까지 이어진 정치적 소요)을 한국 최초의 민주화 혁명이라고 주장한다. 건국, 산업화는 물론이고 민주화까지 혈통 속으로 끌어들여 ‘한국판 백두혈통’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부화’ 논란은 조선의 문묘종사 정쟁에 연원을 두고 있다. 조선 중기 등장한 붕당은 제각각 자파의 영수를 문묘에 종사하기 위해 대를 이어 가며 정쟁을 벌였다. 문묘에 종사된다는 것은 조선의 이데올로기인 성리학의 법통을 승계했음을 공인받는 것이다. 집권의 정당성은 이념적 정통성 위에서 가능하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국부화는 대한민국 역사의 문묘 맨 윗자리에 그 위패를 안치하려는 것이니, 조선의 문묘종사와 다르지 않다. ‘아버지 운운’하는 것이 조선의 ‘현인’ 논란보다 훨씬 더 유치하고 구리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인조 13년(1635년) 성균관(지금의 국립서울대학교에 해당한다)에 난리가 났다. 유생들이 수업 거부, 동맹휴학, 제적, 자퇴, 가투까지 벌였다. 시위대가 대궐 앞까지 진출했으니 왕조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난리였다. 5월 11일, 송시형을 소두(상소의 대표자)로 하여 유생 270여명이 서인의 종장인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을 문묘에 종사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이른바 ‘우율 문묘종사 상소’다. 그러자 남인 유생 57명이 채진후를 소두로 하여 맞섰다. 농성장인 동학(관립 4부학당 중 하나. 지금의 동대문 옆 옛 이화여대부속병원 자리에 있었다)으로 가면서 지름길인 지금의 대학로를 놔두고 굳이 창덕궁 앞으로 돌아갔다. 대궐 앞 시위를 위해서였다. 인조는 우율 문묘종사를 거부했다. 그러자 인조반정의 공신들이 들고일어났다. 12일 영의정 윤방, 우의정 김상용이 중신 회의에서 우율 문묘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13일엔 송시형이 다시 상소를 올렸고 오윤겸, 조익 등 대신들이 두둔했다. 점입가경이었다. 서인은 채진후 등 남인계 유생 6명에게 정거(과거를 보지 못하도록 하는 벌) 처분을 내렸고 남인계 유생 50여명은 수업 거부에 해당하는 권당에 들어갔다. 조정에서는 이조판서 최명길이 성균관 관련 직책인 대제학과 지성균관사의 사표를 걸고 3명에 대한 정거를 주장했다. 지방에서도 황해도, 경기도, 평안도, 전라도, 충청도의 서인 유생들이 릴레이 상소를 했다. 인조는 불쾌했다. 최명길이 낸 대제학, 지성균관사 사표를 수리했다. 지방 유생들의 상소에는 “유생의 본분이나 지킬 일이지 알지도 못하는 일을 거론해 남의 비웃음을 사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우율 문묘종사 청원이 시작된 것은 인조반정 직후였다. 반정에 성공하고 불과 13일 만인 1623년 3월 27일, 서인 유순익이 율곡 이이의 문묘종사를 청원했다. 이에 민성징, 이민구, 유백증 등 반정공신들이 인조에게 윤허를 청했다. 인조는 점잖게 거부했다. ‘중차대한 문제를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인조는 문묘종사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었다. 42년의 논란 끝에 광해군 초 결말이 난 5현 문묘종사의 전말을 지켜봤고 이언적과 이황의 위폐를 문묘에서 빼는 문제(회퇴변척)를 놓고 벌인 북인과 남인의 정쟁도 지켜봤다. 서인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조정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학문과 이데올로기의 정통성까지 독점해 항구적인 집권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 아닌가. 재위 기간 내내 상소는 계속됐지만 인조는 외면했다. 정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효종 즉위년이었다. 서인은 왕이 어리숙할 때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1650년 1월 성균관 유생 홍위 등 수백 명이 문묘종사를 청원하는 상소를 했다. 긴장한 남인 유생들은 2월 경상도 진사 유직을 소두로 900여명이 반대 상소를 올렸다. 영남의 거의 모든 읍이 참가했다. 그러자 성균관의 서인 유생들은 유직에게 삭적과 부황의 처벌을 내렸다. 유생 명부에서 이름을 지워버리고 그의 이름을 쓴 종이를 큰 북에 붙이고 북을 치며 장안을 도는 처벌이었다. 흉악범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과 같은 조처였다. 남인 유생들은 공관으로 맞섰다. 일종의 동맹휴업이었다. “과거를 보기 위해 구차스럽게 반궁에 남아 있을 수 없다.” 서인 유생도 염치가 없었던지 공관을 했다. 효종은 속이 끓었지만, 자신의 즉위를 기념해 치르는 증광시가 무산될 수 있어 걱정이었다. 영의정 이경여와 우의정 조익이 부황 처벌만 면제하는 수습책을 냈다. 그러나 서인 유생들은 막무가내였다. ‘선현을 모욕한 자들에 대한 처벌을 철회할 수 없다.’ 효종은 역정을 냈다. “너희는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자들이 아닌가.” 그러자 서인 유생들은 “‘불학무도한 놈’이 어떻게 성균관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다시 수업을 거부했다. 손을 든 것은 효종이었다. 7월 3일 ‘군왕으로서 거친 말을 한 것은 잘못’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훗날 소론의 영수가 되는 박세채 등이 우율 문묘종사 청원과 함께 부황 처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효종이 상소의 수용을 거부하자 이번엔 승정원에서 치받았다. ‘유생의 상소에 답하지 않는 것은 선비를 대우하는 바른 도리가 아닙니다.’ 효종은 다시 사과를 해야 했다. ‘유생들에게 불평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 내 자신이 매우 부끄럽다.’ 성균관 공관 사태는 이것으로 일단락됐다. 6년 뒤 서인의 두 영수가 직접 소두로 나섰다. 송준길은 1657년 10월, 송시열은 이듬해 12월에 우율 문묘 종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상소를 올렸다. 효종은 거부했다. 서인의 의도와 집요함에 넌더리가 났다. 현종이 즉위하자 서인들은 다시 공세에 들어갔다. 즉위년(1659년) 관학 유생 윤항 등이 5차례 상소를 올렸고 부제학 유계 등 대간들도 차자를 올렸다. 효종 3년엔 강원도, 평안도, 함경도, 충청도, 전라도 유생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상소했다. 현종 역시 거부했다. 우율 문묘종사 정쟁은, 당쟁을 왕권 강화에 이용한 숙종 때에야 끝났다. 경신환국(1680년·숙종 6년)으로 남인을 남김없이 쓸어버린 뒤 숙종은 서인의 요구에 따라 1682년 우율 종사를 윤허했다. 처음 청원이 있고 59년 만이었다. 숙종은 그러나 1689년 기사환국을 통해 서인을 숙청한 뒤 남인의 주장에 따라 우율의 위패를 문묘에서 철거(철향)했고 1694년 갑술환국으로 남인을 숙청한 뒤 위패를 복향했다. 무려 71년 만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이와 성혼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문적 정치적 궤적에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서인의 권력 기반은 확고부동해졌다. 서인의 노론 소론 분당 이후엔 김장생, 송시열, 송준길 등 노론의 종장이 차례로 문묘에 종사됐다. 조선은 노론의 천하가 되었다. 조선이 불가역적인 쇠락의 길을 걷던 조선 말(고종 20년)에는 김집의 문묘 종사가 이루어졌다. 참으로 집요했다. 그 집요함은 지금 ‘대한민국 아버지’론으로 나타나고 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편견·가난과 싸우는 청소년 부모 심층조사 그림자 가족. 복지 현장에서 청소년 부모가 꾸린 가정을 부르는 표현이다. 어린 산모(24세 이하)가 한 해 낳는 아기는 통계상으로만 1만 4600명(2018년 기준)이나 되지만 주변에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가족이 많아서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 가정을 취재하기 위해 4~5월 서울, 여수, 부산, 광주, 강릉 등 전국을 돌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진행한 취재에서 100개 가정을 상대로 서면 또는 대면, 전화 인터뷰 등을 병행하며 심층 조사했다. 평균 19.3세에 출산한 100개 가정엔 각기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 때 겪는 공통적 패턴도 확인됐다.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택한 부모들은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 스스로의 노력에 사회적 지원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청소년 부모 가정도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 부모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눠 엮었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과거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임신을 자각한 순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이성 간 교제 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성적 호기심 또는 상대방의 강압적 분위기 유도 탓에 성관계했다가 덜컥 아이가 생겼다는 사연이 많았다. 지난해 교육부 등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비율은 5.7%였다. 해당 연령(13~18세)의 주민등록인구가 309만 6947명이니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른 임신 경험을 극소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중 41%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했다’고 답했다. 또, 67%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부모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학교는 다닐 수 있을까’ 등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웠다고 했다. 태아를 품은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지만 주변의 지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가족마저 우군이 돼 주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가족들의 태도를 1(부정)부터 10(긍정)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평균 3.61점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 부모 중에는 위기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32%는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58%는 가출 경험이 있었다. 서울에서 만난 정유정(24)씨도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18살에 아들 정우(6)를 몰래 낳았을 때 부모는 정씨 모자가 지내던 모자원에 찾아와 “아이를 포기하라”며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유정씨는 아들을 입양 보낼 수 없었다. 지옥 같던 현실에서 탈출구를 열어 줄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청소년 부모 중에는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따뜻한 ‘진짜 가족’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나 친구도 울타리가 돼 주지 못했다. 임신 당시 33%만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출산과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자녀 양육을 위해 복학하지 못해 자퇴 처리됨’, ‘임신으로 스스로 자퇴’ 등을 꼽았다. 학교에선 어린 부모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돕기보다는 자퇴를 권유하거나 퇴학 처리했다. 강원도에서 만난 강예원(25)씨는 “출산을 결심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아기 아빠에게 ‘학교에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업계 학교로 복학해 졸업장은 땄지만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것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만났기에 그러느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들이 출산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만든 존엄한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정씨는 “초음파 검사 때 들은 아기 심장 소리를 잊기 어려웠다”면서 “마치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영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식을 키우는 응답자들이 꼽는 현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도 육아 비용은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수입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더 큰 어려움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커질수록 돈 앞에 더 좌절한다. 정민아(25)씨 부부는 딸에게 미안할 뿐이다. 올해 6살 된 아이는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이랑 발레 학원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하지만 들어주기 어렵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이지훈(24)씨의 한 달 벌이가 100만원대 후반 수준인데다 민아씨는 셋째를 임신해 일할 수 없다. 민아씨는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생활고 탓에 아이와 생이별한 청소년 부모도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이은(22)씨는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산다. 원래 집은 인천이지만 여수 펜션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평일에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정 근처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긴다. 아이의 얼굴을 온종일 볼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뿐이다. 이은씨는 “입양을 보내기 싫은 게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 부모들은 “그 흔한 학사 학위도 없어 구직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학교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8살 딸을 혼자 키우는 홍예슬(25)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다.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생활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에게 떳떳하고 싶어서(67%) 또는 예슬씨처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65%) 중단된 학업을 이어 가고자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힘든 이들은 주로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싶다’(27%)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공부하려면 또 돈이 든다는 점이다. 예슬씨는 “학교에서 국가 근로로 일하면 1시간에 8350원씩, 매달 20만~40만원 정도를 번다”면서 “기초수급 등과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데, 교재 비용과 공과금, 교통비, 식비로 쓰면 저축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미숙 팀장은 “현금 지원이 어렵다면 이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의 책임감은 다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층조사에 응답한 어린 부모 중 48%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육포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만난 김수연(17)양은 앳된 얼굴 때문에 두 살 난 딸의 언니로 오해받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얘 엄마예요”라고 당당히 말한다.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출산 후 감행한 가출이었다. 돈 문제로 다투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에 지친 수연양은 산후조리도 못한 채 딸을 친정에 두고 집을 나왔다. 그런데 갓난 딸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수연양은 “입양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딸이 너무 예뻐 떨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미래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불행이 아이까지 덮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래라도 준비하려면 다른 부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원생인 박은경(23)씨는 5년째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미혼모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겪을 만큼 겪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이 아들에게까지 향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은경씨는 “주변 사람들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는 연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사랑받지 못한 애는 티가 난다’고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 아이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래다.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딸(3)을 키우는 이민정(21)씨는 안정적인 새 직장을 구하려고 자격증을 10여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민정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5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이지혜(24)씨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다”면서 “대우가 열악해도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 자립지원 단체인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는 “‘어린데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등 대안 없이 비난하는 것은 어린 부모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애는 낳아야지” “인생이 불쌍해”…이중 시선에 우는 어린 부모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1> 축복받지 못한 출산일찍 아이를 낳은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의 임신 사실과 양육 능력을 마뜩잖게 보는 사회적 시선 앞에서 좌절한다. 정상적인 양육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편견은 ‘온 힘을 다해 남들처럼 아이를 품겠다’는 어린 부모들의 의지에 상처를 남긴다. 서울신문은 20세 이상 성인들이 청소년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하고자 지난 2~6일 일반인 50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다. 어린 부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18살에 첫째를 출산한 최연희(23·가명)씨는 아이를 키우며 늘 주변 시선을 의식한다. 몇 년 전 옆집 주민이 경찰에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최씨를 신고하면서 생긴 트라우마 탓이다. 신고 이유는 단순했다. 누가 봐도 앳돼 보이는 최씨 부부의 외모, 종종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이었다. 최씨는 “당시는 ‘고교생인 엄마가 아이를 모텔에서 낳고 도망갔다’거나 ‘신생아를 살해해 냉동실에 유기했다’는 등의 뉴스가 많이 나올 때였다”면서 “단지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학대한다고 의심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아동학대 신고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최씨에겐 여전히 아이를 훈육하는 게 조심스럽다. 최씨는 “어려서 서툴 수는 있어도 우리도 부모로서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어리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은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를 포기하면 “무책임하다”고 지탄받고, 아이를 품더라도 ‘부족한 양육자’라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체 설문 응답자의 52.6%는 “청소년 부모가 정상적으로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청소년 부모’라는 키워드를 보고 떠오른 감정을 세 가지씩 고르라고 했더니 ‘걱정된다’(90.3%)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설문에 응답한 한 직장인은 “출산을 선택한 것은 부모의 의지이자 자유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아이를 낳아 기를 준비가 돼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출산을 결심한 부모에 대해 “용감하고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로 살아갈 아이와 부모가 불쌍하다”는 등 청소년 가정의 미래가 불행할 것이라는 예단이 훨씬 많았다. 연희씨 역시 출산을 결심하고 나서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는 “친오빠가 ‘네 나이에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냐’며 출산을 반대해 전국 각지로 도망 다녔다”고 했다. ‘어차피 제대로 키우긴 어렵겠지만, 임신했다면 그래도 낳아서 직접 길러야 한다’는 이중적인 인식도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것을 부정적(52.8%)으로 봤고, 입양 보내는 것에도 회의적(73%)이었다. 키울 수 없는 아이를 종교 시설에 맡기고 가는 시스템인 ‘베이비박스’에 대해서도 ‘슬프다’(72.2%), ‘불쌍하다’(57.7%), ‘무책임하다’(55.4%) 등 부정적인 단어를 주로 떠올렸다. 해당 감정을 떠올린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은 “베이비박스로 청소년 부모들이 죄책감을 덜 것 같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것은 도피이자 부모의 직무유기다” 등으로 설명했다. 어린 부모들은 일부가 저지르는 영아 유기 사건 등만 보고 전체를 매도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17살에 출산한 장예빈(25·가명)씨는 동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한 이후 퇴학 위기에 몰렸다. 당시 다니던 학교의 교장은 “우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장씨를 몰아세웠다. 가족이 모두 교장 앞에서 애원한 뒤에야 퇴학이 아닌 자퇴로 처리됐다. 장씨는 “우린 끝까지 아이를 책임지려 애썼는데 어른들은 ‘명예를 실추했다’고 여겼다”며 “계획에 없던 임신이었지만 출산을 결정한 우리에게 가장 큰 상처는 우리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이었다”고 말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어린 부모가 겪을 가장 큰 고충이 경제적 어려움(63.5%)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린 부모의 월평균 예상 소득액이 200만원 이하라고 보는 응답자가 10명 중 9명(94.4%)에 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대 여성 응답자는 “어린 부모들에게는 자녀의 의식주조차 해결할 만한 경제력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정부가 어린 부모에게 돈을 쥐여 주기보다는 살아갈 힘을 키워 주는 방식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생계비나 양육비 등을 현금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2.4%였던 반면 직업훈련이나 학업, 취업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의견은 29.6%였다. 아이 돌봄 관련 서비스 지원(26.8%)을 꼽은 사람도 많았다. 이필영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소장은 “아이를 낳고 양육하기로 결심한 어린 부모들은 용감한 양육자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가족의 한 모습으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양육을 선택한 사람들을 무조건 보호의 대상으로만 낙인찍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열린세상] 어떻게 읽을 것인가/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열린세상] 어떻게 읽을 것인가/유종필 전 관악구청장

    “세상에 책도 많이 나오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은데, 독서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도서관 관련 강연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수많은 책 중에서 어떤 책을 어떤 방식으로 읽는 것이 효율적일까. 초원에서 양 떼나 소 떼들이 풀을 뜯어먹는 모습을 살펴보면 참 흥미롭다. 짐승들은 언제 어디서나 먹을 만한 것은 다 먹어 치운다. 또 먹기 힘든 것은 얼른 건너뛴다. 뷔페에 차려진 음식은 130여종 안팎이라고 한다. 이것들을 다 먹을 수는 없다. 먹고 싶은 것만 군데군데 골라서 먹는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초원에서 양 떼들이 풀을 뜯어먹는 것처럼 뷔페에서 음식 골라 먹듯이 읽어라”라고 답하곤 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나 읽을 만한 것을 얼른얼른 골라서 읽으라는 말이다. 요즘 가끔 서점에 가서 그 많은 책들을 둘러보면 기가 질린다. 잘 차려진 밥상에서 젓가락을 어디부터 갖다 댈까 망설이는 것처럼 어떤 것부터 읽을까 망설이며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많다. 이런 때는 아무 책이나 마음 가는 대로 뽑아서 읽는다. 간단한 책은 서점에서 선 채로 읽어 버린다. 책의 표지와 목차, 머리말만 훑어보는 것도 안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서점에 진열된 책의 제목만 보아도 시대 흐름을 느낄 수 있다. 바쁜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독서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들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독서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발소나 미용실, 은행에서 대기하는 동안에는 잡지를 이것저것 넘겨 본다. 사무실과 집의 곳곳에 책을 놓아 두고 수시로 조금씩 읽는다. 여행이나 등산 때는 마치 ‘지식 도시락’인 양 항상 책을 지니고 다니며, 집안이나 사무실의 손 닿는 곳마다 책을 놓아 두고 틈틈이 읽는다. 특히 화장실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 장소를 넘어 ‘지식충전소’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집중도 높은 독서가 이뤄지는 곳이다.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눈에 글자가 들어가지 않으면 배출이 안 될 정도로 화장실 독서가 삶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독서 방법도 여러 가지인데, 필사하면서 읽는 경우까지 있다. 소설가 조정래는 외아들과 며느리에게 자신의 대표작인 10권짜리 ‘태백산맥’ 을 모두 원고지에 필사하도록 했다. 벌교에 있는 조정래 태백산맥 문학관에는 작가의 육필원고와 아들 부부가 3년 넘게 필사한 원고가 각각 어른 키보다 높게 전시돼 있다. 사후 50년 저작권료가 유산으로 남겨지는 대작가라서 이런 일이 가능하지 보통 사람은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다. 독서 이력이 많이 쌓임에 따라 정독을 해야 할 책은 점차 줄어든다. 고시 공부가 아닌 이상 어려운 부분에 걸려서 끙끙 앓을 필요는 없다. 쉽게 책장을 넘기면서 필요한 부분만 쏙쏙 골라 읽으면 어떤 책은 단시간에 책장을 다 넘기곤 한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많다. 대학 시절 정년을 앞둔 고석구(영문학) 교수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원어로 읽기 위해 러시아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한 말에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발명왕 에디슨은 “나는 책을 읽지 않았다. 도서관을 통째로 읽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지독한 독서광이었다. 나폴레옹은 해외 원정 때 사서를 데리고 다니면서 파리에서 나오는 신간을 신속하게 받아 보았다. 그는 말을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다가 다 읽고 나서 신부가 부케를 던지듯 뒤로 던지는 장난기 어린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어릴 적 집 근처 작은 도서관에서 습관처럼 독서를 했던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 작은 도서관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하버드대 자퇴생인 그는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책 읽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틴 문학의 거장이자 20세기 대표적 지성인의 한 사람인 보르헤스는 “새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물이 없는 세상도 상상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책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책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행복한 상상을 해 보라. 그리고 날마다 쏟아지는 다양한 책을 언제 어디서라도 읽을 수 있도록 자기만의 방법과 습관을 개발해 보라. 당신의 인생이 달라지는 황홀한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 조현병 10대, 위층 할머니 흉기 휘둘러 살해…범행동기 횡설수설

    조현병 10대, 위층 할머니 흉기 휘둘러 살해…범행동기 횡설수설

    조현병을 앓고 있는 10대 청소년이 아파트 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해 체포됐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4일 살인 혐의로 A(18)군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A군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창원시의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자신의 집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중상을 입은 할머니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군은 범행 이후 본인 집에 머물다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이현순 강력계장은 이날 마산중부경찰서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인 A군이 2018년 10월 창원의 한 병원에서 편집성 정신분열증(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군은 2017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자퇴한 뒤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A군은 고교 재학 시절 교실에서 고함을 치거나 이상 증세를 보여 담임 교사의 권유로 부모들이 동의해 자퇴했다. 당시 의사는 A군에게 입원을 권유했지만 A군이 강하게 거부해 입원 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의 정확한 정신과 치료와 처방 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A군은 이날 오전 8시쯤 흉기를 들고 위층에 사는 피해 할머니 집에 찾아가 대화를 시도하다가 할머니가 ‘가라’고 하자 현장을 떠났다. 이후 1시간여 동안 피해 할머니 집 승강기 옆에 숨어 있다가 할머니가 나타나자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중학교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자주 봤는데…위층에 사는 할머니가 내 몸에 들어와 뼈를 깎는 고통이 느껴져 범행을 결심했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이 “애니메이션에 빠져 결국 범행을 했다”면서 후회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창원서 아파트 위층 할머니 살해한 조현병 10대 검거

     아파트 위층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마산중부경찰서는 24일 살인 혐의로 A(18)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창원의 한 아파트 6층 복도에서 본인 집 위층에 사는 할머니(75)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군은 범행 이후 본인 집에 있다가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한 A군이 2017년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는 가족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병력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1년간 A군과 관련해 112 신고가 접수된 건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잠정 파악했다.  A군은 경찰에서 “할머니가 머리에 들어온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 CCTV가 없어 이웃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도 벌이고 있다. 경찰은 A군이 집에 있던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범행 동기 등도 확인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해피투게더4’ 이순재 “연예인, 문제 일으키면 자퇴해야” 일침

    ‘해피투게더4’ 이순재 “연예인, 문제 일으키면 자퇴해야” 일침

    ‘해피투게더4’에서 이순재가 최근 잇따른 연예계 사건사고에 일침을 가했다. 매주 유쾌한 웃음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오는 11일 방송은 ‘비주얼 꽃보다~ 할배’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순재-신구-채수빈-김성은과 스페셜 MC 아이즈원 장원영-김민주가 출연해 버라이어티한 인생 토크를 펼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이순재가 최근 일어난 연예계 사건사고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는 “연예인이 공인은 아니지만 공인적 성격을 띠고 있다. 모든 행위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문제를 일으키면 스스로 자퇴해야 한다”며 뼈 있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시트콤 계의 레전드’ 이순재-신구-김성은이 총출동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레전드로 꼽히고 있는 영상들의 비하인드를 몽땅 털어놔 웃음을 폭발시켰다. 특히 이순재는 “요즘 시트콤이 없어서 아쉽다”면서 “신구-최불암-박근형과 시트콤을 찍으면 재밌을 것 같다”며 시트콤 사랑을 과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스페셜 MC인 아이즈원 장원영과 김민주는 이순재와 신구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장원영은 “’프로듀스48’ 당시 ‘방귀순재’ 영상을 많이 봤다. 최애 동영상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김민주 또한 “신구 선생님 짤이 휴대폰 배경화면이었다”고 말해 급기야 현장에서는 팬심 대결이 펼쳐져 웃음을 폭발시켰다. 한편, KBS2 ‘해피투게더4’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냉장고를 부탁해’ 이이경 “고등학교 때 자퇴한 이유는..”

    ‘냉장고를 부탁해’ 이이경 “고등학교 때 자퇴한 이유는..”

    ‘냉장고를 부탁해’ 이이경이 고교시절 자퇴를 한 일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8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 출연하는 배우 이이경, 안소희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이경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후 18살 때부터 노량진에서 자취 생활을 시작, 검정고시부터 수능까지 봤다고 말했다. MC들이 “혼자 사는 걸 아버지가 허락하셨냐”고 묻자, 이이경은 “고등학교 자퇴도 아버지가 권유하셨다”고 말했다. 이이경은 “운동을 했었는데 부상을 많이 입어서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하고싶은 게 없어지니까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병원을 다녔다. 그 모습을 보시더니 ‘그냥 너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라’ 라고 하시더라. ‘너만 괜찮다면 아버지가 자퇴 서류에 도장을 찍고 오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수익률 1% ‘사실상 마이너스’… 울고 싶은 190조 퇴직연금

    수익률 1% ‘사실상 마이너스’… 울고 싶은 190조 퇴직연금

    작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보다 낮아 DB형 1.46%, DC형 0.44%, IRP -0.39% 적립금은 1년새 20조원 늘어 양적 성장 2022년 모든 사업장 의무화로 더 늘 듯 금융당국, 기금형 운영 도입 적극 검토근로자들의 퇴직 후 노후 안정을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의 지난해 수익률이 간신히 1%에 턱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1.5%)을 감안하면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금융 당국은 올해 말까지 퇴직연금 상품의 수익률 정보를 모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지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1.01%로 2017년 1.88%보다도 0.87% 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수익률 발표 당시에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음에도 1년 뒤 수익률은 오히려 더 추락한 것이다. 지난해 말 정기예금 금리는 연 1.99% 수준이었다. 저조한 수익률의 요인으로는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펀드 수익률 급락이 첫손에 꼽힌다. 지난해 코스피 수익률은 -17.3%로 저조해 퇴직연금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퇴직연금 유형별 수익률을 보면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확정급여형(DB) 가입자들의 수익률은 1.46%로 전년 대비 0.13% 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반면 펀드 등 실적 배당형 상품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IRP 가입자들의 수익률은 각각 0.44%, -0.39%로 1년 전보다 무려 2.10% 포인트, 2.60% 포인트 하락했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형, DC형, 개인형 IRP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DB형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는 대신 퇴직급여액이 고정돼 있다면, DC형과 IRP는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 수익도 자기 몫으로 가져갈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적 배당형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됨에 따라 연간 수익률도 전년보다 하락했다”면서 “전체 적립금 중 90.3%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고 9.7%만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운용되는 등 보수적인 운용 양상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90조원으로 전년보다 21조 6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적립금 중 DB형이 121조 2000억원(63.8%)으로 가장 많고, DC형 49조 7000억원(26.1%), 개인형 IRP 19조 2000억원(10.1%) 등이다. 2022년부터는 사업장 규모와 관계없이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돼 적립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금융 당국은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는 국민연금 운용을 기금운용위원회에 맡기는 것처럼 회사가 별도의 수탁법인을 설립해 연금자산을 쌓아 두고 전문가와 노사 협의를 거쳐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련 내용을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우리둘은1학년]이 험한 세상, 초등생 언제까지 데려다 줘야하나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한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했다. 지도 앱으로 찾아보니 800m 남짓한 거리다. 초등학생 걸음걸이로 15~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나타나는, 쉽지 않은 길이었다. 워킹맘이었던 우리 엄마는 입학식 하루만 동행해주었다. 입학 후 일주일 정도는 외할머니와 함께 학교에 갔다. 돌아오는 길은 혼자이거나 방향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무거운 책가방이 어깨를 짓누르고, 실내화 주머니는 거치적거렸다.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때론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또 걸었다. 동사무소와 우리 동네에서 제일 큰 슈퍼마켓, 깔딱고개에 있던 쌀집과 세탁소, 참새방앗간인 ‘은하수문방구’를 지나면 커다란 목재를 쌓아둔 규모 큰 목공소가 나왔다. 그쯤이면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근처 대학교에서 언니 오빠들이 ‘데모’하는 날이면 매캐한 최루탄에 두 눈은 벌개지고 코를 훌쩍이며 집으로 돌아왔다. 떡볶이 한 접시, 쥐포 튀김 한 장으로 빈속을 달래고 오락실에서 오락하는 애들 구경도 빠지지 않던 추억의 하굣길이다.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니 하굣길의 낭만은 사치로 느껴진다. 아이의 등하교는 내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됐다.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고, 안전하게 집에 데려오는 일이 최우선이다. 아침 7시 알람을 맞춰놓고 늦어도 7시 20분까지는 몸을 일으킨다. 간단히 아침을 준비해 먹이고 씻기고 옷 입히고 머리를 빗긴 다음 8시 40분쯤 집을 나선다. 학교까지는 걸어서 10분이다. 정규수업과 방과후학교, 돌봄교실까지 마친 딸과 오후 4시 교문 앞에서 만난다. 함께 집에 돌아온다.등하굣길에 마주치는 아이들을 눈여겨본다. 저학년 대부분은 엄마나 아빠, 조부모와 함께 있다. 수업이 끝날 땐 보호자들이 학원 가방을 들고 아이를 기다리기도 한다. 고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혼자 어디론가 향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면 홀로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아이 혼자 밖에 내놓기 무서운 세상이라고들 한다. 나 역시 그런 불안에 떤다. 큰 걱정은 두 가지, 교통사고와 범죄 가능성이다. 우리 집에서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가려면 4차선 도로와 8차선 대로를 한 번씩 건너야 한다. 평소 차가 많이 다니고 공사 구간까지 있어 출퇴근 시간대 매우 혼잡하다. 네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하는 차들이 엉켜 건널목에 차들이 올라선 경우도 자주 있다. 아이들이 차에 부딪힐 가능성이 작지 않다.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16일, 통학로 주변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7년에만 68건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이 가운데 81%인 55건이 길을 건너다 발생한 보행 사고였다. 시간대별로는 방과 후 집에 귀가하거나 학원으로 이동하는 오후 4~6시에 23건(34%)이 발생했다. 야외활동이 많은 6월, 개학한 시기인 3월과 8월에 사고가 집중됐다. 그해 8명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길을 건너다 숨졌는데 3학년 이하 저학년이 5명이었다. 미취학 아동이 2명, 고학년은 1명이었다. 다친 아이 60명의 약 3분의2인 39명도 저학년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어린이 교통사고를 분석한 통계도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고, 초록불이 깜빡이고 있는데 횡단보도 흰색 칸만 밟겠다고 고집하는 딸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유괴, 성범죄와 같은 강력범죄는 더욱 두렵다.2017년에 일어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은 어린이 대상 범죄에 대한 선입견을 송두리째 뒤집었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그해 3월 29일, 고등학교를 자퇴한 김모양은 놀이터에서 놀던 초등학교 2학년 여아 A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양은 부모에게 전화하려고 김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김양은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으니 집 전화를 쓰라며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공교롭게도 사건은 친정 근처에서 일어났다. 게다가 가해자 김양이 나와 같은 미용실에 다녔다는 얘기를 들으니 소름이 확 끼쳤다. ‘딸에게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끔찍한 상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소 나는 딸에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엄마를 잃어버렸을 때에는 아이가 있는 여자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렀다. 그런 사람을 찾기 어려우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라고 했다.이 사건은 범죄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겠다’ 마음먹은 계기도 됐다. 법무부가 2012년 제작한 ‘어린이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은 어린이에게 범죄자의 외모에 대한 편견을 심어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 학교안전정보센터 www.schoolsafe.kr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술에 취한 사람, 얼굴을 가린 사람, 고개를 숙인 사람 등 무서운 느낌이 드는 사람이 가까이 오면 자리를 피해야 하지만 ‘나쁜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옆집에 사는 아저씨, 60대 할머니, 학원 선생님 등 누구든지 범죄자가 될 수 있음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돼 있다. 실제 아동 성범죄자 대부분이 호감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아동 대상 범죄도 교통사고와 마찬가지로 주의가 흐트러지기 쉬운 방과 후에 주로 발생한다.검찰의 ‘2018 범죄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년에 일어난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총 1270건)의 51.4%가 낮 12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발생했다. 초등학생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시간대, ‘이런 대낮에 무슨 범죄가 일어나겠어’라고 방심하는 사이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유괴 취약 시간대 역시 오후다. 2017년에 216건의 약취 유인 범죄가 발생했는데 55.6%(120건)가 13세 미만 아동 대상 유괴였고, 이중 48.6%가 낮 12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났다. 피해자의 40.8%가 남자아이, 59.2%가 여자아이였다. 강력범죄 대처 매뉴얼을 보면 아이에게 주지시켜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아저씨가 물어보는 것만 대답해주면 선물 줄게.”“너 아기 때 봤었는데 아줌마 기억 안 나? 안 그래도 너희 집 찾고 있었는데 같이 가자.”“너 참 똑똑해 보인다. 드라마 쓰려고 하는데 네 얘기 좀 들려줄래?”“너 때문에 내 차 백미러가 부서졌어. 너희 집이랑 전화번호 알아야 하니 차에 타.” 모두 실제 아동 범죄자가 사용한 말이다. 도움을 요청하거나, 친절하게 아는 척 접근하거나, 선물을 주거나, 위협하는 등 다양한 범죄 유형을 아이에게 일러주고 조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교통사고나 강력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통학하는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모든 유형의 범죄를 아이에게 학습시키기도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딸 아이가 침착하게 대처하리란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이가 고학년이 될 때까지는,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은 살펴주고 싶다. 솔직히 다시 회사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고민은 항상 여기에서 막히고 만다. ‘복직하면 어쩌지?’ 최근 며칠 학교 가는 길에 딸은 같은 반 여자친구를 만났다. 집을 나설 때에는 학교 앞까지 같이 가자던 녀석은 엄마를 내팽개치고 친구 손을 잡고 앞서 걸었다. 그만 따라오라는 듯이 “엄마, 나 갈게~” 하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갔다. 심경이 복잡해졌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 모습이 장하고 대견하면서도, 곧 품에서 내놓아야 하나 서운하면서 걱정이다.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곧 혼자서도 잘 할 텐데… 엄마는 여전히 걱정을 내려놓지 못한다. 험한 뉴스를 너무 많이 접해서일까, 초보엄마라서일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방과후학교 수강신청 전쟁”입니다.
  • 승리 은퇴 선언에 YG 작곡가 “퇴학인데 자퇴한다고 까부네”

    승리 은퇴 선언에 YG 작곡가 “퇴학인데 자퇴한다고 까부네”

    빅뱅 멤버 승리가 은퇴를 발표한 가운데 한 작곡가가 남긴 게시물이 주목을 받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 테디가 설립한 ‘더블랙레이블(THE BLACK LABEL)’ 소속으로 추정되고 있는 작곡가 A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스토리에 승리의 연예계 은퇴 기사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해당 사진은 승리 은퇴 기사에 대해 ‘퇴학인데 자퇴한다고 까부네’라는 댓글을 캡처한 것. A씨는 여기에 “ㄹㅇ(레알, ‘진짜(REAL)’라는 뜻의 신조어)”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승리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승리는 “제가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 주는 일은 도저히 스스로 용납이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했다. 경찰은 성 접대 의혹을 불러온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대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 은퇴 선언 전문> 승리입니다. 제가 이 시점에서 연예계를 은퇴를하는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안이 너무나 커 연예계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있어서는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 쌓인 모든 의혹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한 달반 동안 국민들로부터 질타받고, 미움받고, 지금 국내 모든 수사기관들이 저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역적으로까지 몰리는 상황인데 저 하나 살자고 주변 모두에게 피해주는 일은 도저히 제 스스로가 용납이 안됩니다. 지난 10여 년간 많은 사랑을 베풀어준 국내외 많은 팬분들께 모든 진심을 다해 감사드리며 와이지와 빅뱅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저는 여기까지인거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동안 모든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학 밖에서 꿈을 찾는, 나는 비대학생입니다

    대학 밖에서 꿈을 찾는, 나는 비대학생입니다

    3월 대학 입학시즌이 다가왔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빠져나온 예비 대학생들은 인생의 봄이 오리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세상의 시선은 들뜬 캠퍼스에 쏠려 있지만 캠퍼스 밖에도 청년들은 있다. 2018년 대학 진학률은 69.7%. 청년 10명 중 3명은 대학에 가지 않았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듯 ‘청년=대학생’ 이라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이들은 왜 대학에 가지 않았을까. 또 대학 밖에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을까.●입시지옥 다음 취업지옥 “네가 서태지라도 돼? 대학을 안 가게.” 성윤서(20)씨는 평범한 일반계고 학생이었다. 성적 등이 특별히 뛰어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학창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2학년 때부터 학교 생활이 갑갑해지기 시작했다. 높은 수능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었다. 그동안의 학교 생활이 대학 입시 하나로 요약되는 현실에 회의감이 들었다. 그 무렵 자퇴하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렸다. 하지만, 입 밖으로 꺼내기는 어려웠다. 대학 진학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어차피 받아들여지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어쩌다 운을 떼면 “대학 안 가고 뭐하게?” “특별한 재능이나 계획이 있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스스로도 대학이 없는 미래가 막연히 두려웠다. 그렇게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치고 입학 원서도 썼다. 하지만 등 떠밀린 대학 입시 결과는 좋지 않았다. 대학에 떨어졌다. 부모는 재수를 권했다. 성씨는 대학에 갈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무작정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결국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을 가지 않기로 했다. 이지우(20)씨는 고교 1학년 때 자퇴한 뒤 대학을 가지 않았다. 공부에 소질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다툴 만큼 성적이 좋았지만 고교 진학 뒤 ‘남을 밟아야 하는 경쟁 체제를 버틸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학교를 떠났다. 모범생 딸이 자퇴하겠다고 하자 부모는 “검정고시를 봐서 1년이라도 빨리 대학에 가려나 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씨는 아직 대학에 갈 생각이 없다. 카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짬짬이 독서 모임 등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나중에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며 “지금은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처럼 입시와 취업 경쟁을 거부한 청년들은 2000년대 중반 대안교육이 등장한 이후 차츰 늘고 있다. 기존 공교육의 틀을 벗어난 대안학교 등 교육기관이 속속 생겼고 이를 통해 사회에 자리잡는 선배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안 대학 등에서 적성을 발견한 뒤 시민 사회 단체·교육·예술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최은주 서울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학습생태계 팀장은 “전문성을 갖춘 대안적 교육 공간들이 생겨나면서 대학 진학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원하는 활동을 탐색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며 “최근에는 새로 생겨난 사회적기업이나 마을 사업에 몸담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들에게 대학이 영원한 거부의 대상은 아니다. 성씨와 이씨는 “단지 지금 당장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닐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뿐”이라며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거나 필요성을 느낄 때 자발적으로 가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등록금 낼 돈도 가치도 없어 대학 미진학 청년 중에는 성씨나 이씨처럼 자신의 적극적 선택으로 대학을 거부하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등록금 낼 돈이 없어서, 좋은 대학에 합격할 자신감이 없다는 이유 앞에 떠밀리듯 미진학을 택하게 된 청춘들도 많다. 최성호(22·가명)씨는 학창 시절 혼자 영어 단어를 외울 만큼 공부에 재미를 느꼈던 학생이다. 최씨는 대학에 대한 막연한 꿈을 갖고 일반계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고교 진학 후 부모님의 사업이 기울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원거리 통학까지 하게 돼 학교 수업에 도통 집중하기 어려웠다. 점차 공부에 흥미를 잃어갔다. 꼭 대학에 가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대졸자도 취업을 못하는 현실에 명문대에 갈 것도 아니면서 부모에게 등록금을 달라고 손 벌릴 수는 없었다. 오히려 부모를 돕기 위해 전단지 돌리기나 주방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 최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요리에 취미를 붙였다. 고교 졸업 후 식당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하루 12시간 노동에 월급 160만원 박봉으로는 3개월을 버티기 어려웠다. 결국 최씨는 대기업 생산 공장에 비정규직으로 들어갔다. 꿈과는 먼 일이지만 잔업과 특근을 하면 200만원까지 벌 수 있어서다. 그는 “당장은 집안 경제가 안정되는 게 우선”이라며 “지금까지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현규(32·가명)씨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진학을 포기한 경우다. 그는 경찰이 되고 싶어 경찰행정학과에 지원해 합격했다. 하지만 자영업에 종사하던 부모님이 급식비를 내주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워졌고 결국 대입 대신 입대를 선택했다. 그는 “고졸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시간이나 돈이 주어지면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처럼 경제난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한 청년들은 2008년 이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 진학률은 2008년 83.8%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09년부터 꾸준히 떨어졌다. 세계적인 금융위기 이후 경제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에 투자할 시간과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대학 졸업자마저 취업난에 허덕이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소가 만 15세에서 40세 사이 청년층의 대학 포기 이유를 분석한 결과 “빨리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답한 사람이 35.8%, “대학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라는 답이 25.9%, “가정형편이 어려워서”라고 답한 청년이 15.8%였다.●저숙련 노동·사회적 편견 문제는 적지 않은 청년들이 취업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노동시장에 나오면서 저숙련 노동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일반계고 출신 청년들이 대학 졸업장 없이 취업할 수 있는 일터는 판매직·서빙·배달 등 일부 서비스업이나 육체 노동으로 제한된다. 처음부터 낮은 임금의 한정된 업종에 진입하다 보니 숙련도가 쌓이지 않으며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것이다. 대안 교육을 경험한 청년들도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며 진로 탐색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런 비대학 청년들의 노동 패턴은 결국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의 2017년 분석에 따르면 고졸 출신 중 임시직·일용직 비율은 39%, 초대 졸 이상 중 임시·일용직 비율은 17.7%였다. 또 고졸 출신의 월급은 대졸 출신보다 정규직 43만원, 비정규직은 34만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격차를 메우려면 노동 시장에서 숙련도를 쌓는 것은 물론 진로를 모색할 기회도 제공돼야 한다. 그러나 대학 밖 청년들이 이런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다. 취업 정보나 교육적 자원, 인적 네트워크가 대학을 중심으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취업 성공 패키지 등 여러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이 이를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도 자체를 몰라 찾지 못하는 청년들도 많다. 중요한 사회적 자본인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기회도 부족하다. 자조 모임이나 동아리 모임 등 청년들을 연결해 줄 모임도 서울 등 일부 지역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실패한 사람, 불성실한 사람이라는 사회적 시선은 또 다른 벽이다. 대학에 간 친구들과 비교되거나, 대학 간판이 없다는 이유로 불성실할 것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이지우씨는 “어떤 학교에 어떤 과를 다닌다는 것이 성실함의 증거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을 안 갔다는 이유로 책임감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에 가지 않고 영상 작업을 하고 있는 옥의진(19)씨도 “내 결정을 하나의 선택으로 보지 않고 ‘실패한 인생이다, 정신 차려라’고 하면 상처가 될 때가 많다”며 “대학 밖에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년 단체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대학에 가지 않은 청년들을 포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나현우 청년유니온 기획팀장은 “학벌에 따라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지만 사실상 취업 정책과 청년 정책은 대졸자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력 때문에 단순 노동 일자리만 계속 전전하는 구조를 바꿔야 청년 빈곤도 해결될 것”이라며 “숙련 형성을 위해 교육 훈련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 진로 모색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미자 경기교육연구원 연구원은 “일반계 고등학교는 대학 진학 기관이 아닌 공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진학 결정과 상관없이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비진학 청년을 위해 내실 있는 교육 과정을 마련하거나 학교 밖 수업을 인정해주는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아르바이트와 직업 훈련을 병행하는 청년들이 일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본소득 도입 등 적극적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그래픽 이다현 기자 ok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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