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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주석 공석 석달째/김정일 언제 나타날까

    ◎피살설·건강이상설 잇따라 터져/이달 세차례 공식행사때 판가름 김정일은 언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낼까.김일성이 죽은 지 8일로 만3개월째를 맞고 있으나 그의 생전에 후계자로 점지된 김정일이 여전히 권력승계 공식화절차를 밟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정일이 북한의 최고권력직인 당총비서나 국가원수격인 국가주석직을 이처럼 오래 비워두는 것 자체가 다른 사회주의권 국가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더욱이 그는 지난 7월20일 김일성장례식이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공식 1인자 등극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아직 정설은 없으며 이런저런 첩보만 춤추고 있는 형편이다.인민무력부장 오진우가 김정일을 제거했다는 홍콩증권가 루머가 대표적 사례다.또 반김정일세력들이 건강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김정일이 죽거나 경제난 해결과정에서 김정일체제가 주저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일부 외신보도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현재로선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가설일 뿐이다.불리한 정보의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는 극단적인 「폐쇄회로」사회인 북한내부의 물밑 권력이동에 대해 누구도 정설을 제시할 수 없는 탓이다. 다만 정부당국도 김의 후계구도에 모종의 차질이 빚어지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북한체제내 확고한 구심점이 사라진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김이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강성산·박성철·이종옥·계응태 등 당정 고위간부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이 심상찮다는 얘기다.특히 최근 이 고위인사들이 연백협동농장 등을 집단으로 「현지지도」한 사실도 특이한 동향이다. 또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강석주외교부부부장이 아무런 재량권을 갖지 못한 듯 강성드라이브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김이 확고한 권력장악을 하지 못해 핵협상대표들에게 유연한 협상지침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가설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석들은 김을 명목상의 수령으로 옹립하되 실제 대내외 정책노선은 노동당 정치국 실세들의 「집체적 협의」에 의해 결정되는 「당적 지배체제」로 북한의 권력구도가 귀결될 것이라는 추론과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이같은 관측의 신빙성은 이번 주부터 개최될 ▲노동당 창당 49주년 기념식(10일) ▲단군릉 준공식 ▲김일성사망 1백일추모제(15일) 등 잇따른 공식행사를 통해 일차검증될 것이다.즉 이들 행사를 통해 당뇨병과 심장병의 합병증을 앓고 있다는 등 김의 건강이상설과 그의 권력장악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올해 창당기념일은 북한이 중시하는 5년·10년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의 기념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김의 불참가능성이 크다.그러나 나머지 두 행사에마저 그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의 명실상부한 1인자 등극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 희귀어종 열목어/비무장지대에 대량 서식

    ◎강원 양구군 두레못서 발견/멸종위기 금강모치·통사리 등 19종 확인/민물고기 보존협 최근 조사 설악산과 오대산에서만 드물게 발견되던 열목어가 중부전선 비무장지대의 두레못(두타연)에 대량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더욱이 1m가 넘는 열목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회장 최기철서울대명예교수)가 지난 7월 강원도 양구군 방산면 민통선 안에 위치한 두레못의 민물고기 조사결과 밝혀낸 것이다. 열목어는 한여름에도 수온이 20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고 물속의 산소가 10㎛이상 녹아 있어야 살 수 있는 민물고기다.두레못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25년생 짜리 열목어들이 떼지어 서식하고 있는등 19종의 희귀어종이 살고 있어 내수면 어종자원의 보고로 손꼽히고 있다. 강원 사북면 정암사와 경북 봉화군 소천면의 열목어가 각각 천연기념물 73호와 74호로 지정돼 있으나 이미 60년대에 자취를 감추고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한 대표적 어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두레못은북한의 지혜산에서 발원하는 수입천의 계류가 화천댐을 향하다 방산면 건솔리에 형성한 최고수심 7.5m,둘레 45m의 작은 못이다. 최기철박사는 『두레못에 열목어가 대량서식하는 것은 물이 맑고 차며 그동안 사람의 손길을 피해 자연집단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는 열목어 뿐아니라 다른 하천에서는 거의 사라져 멸종위기에 놓인 금강모치·퉁사리·돌상어 등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남한지역의 민물고기는 총 145종.이중 열목어·금강모치·싱어·돌상어 등 30여종은 무차별 남획과 부영양화 현상의 수질오염,산란처 파괴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그러나 두레못에는 한국특산종 10종을 포함해 많은 어종이 살고 있어 중부지방 하천 생태계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곳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곳도 다른 하천처럼 오염될 소지가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학계는 밝혔다. 군부대 장병과 농민,꿀따는 사람들이 출입하고 제4땅굴과 평화의 댐이 인접해 안보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최기철박사는 『두레못은 우리나라 특산종 40여종의 생성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민물고기의 메카같은 곳』이라며 『생태계보존을 위해 현재상태를 잘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소년 환각 위험수위” 반증/부탄가스 흡입 처벌조항 마련 배경

    ◎살인·강도 등 범죄 유발 사회문제화/이용계층도 주부·회사원으로 확산/판매업자 처벌조항 미흡… 실효 의문 정부가 4일 부탄가스를 유해화학물질로 규정,부탄가스 흡입자를 처벌키로 한 것은 청소년층의 부탄가스 흡입으로 인한 폐해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임을 반증한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청소년들은 환각 대용물로 공업용 본드를 사용해 왔으나 본드가 유해화학물에 포함돼 흡입자에 대한 본격적인 단속이 실시되자 새로히 부탄가스를 흡입하기 시작했고 환각상태에서 강도·강간·살인·실화 등 갖가지 범죄를 일으켜 고질적인 사회 문제가 됐다. 특히 정부의 히로뽕·대마등 마약류 단속활동이 강화되면서 최근들어서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주부·회사원 등 성인들까지 부탄가스를 환각제로 사용,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왔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전국 6대 도시에 사는 중고교 3학년생 1천8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3%인 50여명이 각종 본드·부탄가스 등 환각물질을 흡입한 경험이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50여명 가운데 32.7%는 본드,33.3%는 부탄가스를 흡입했다는 것이다. 또 강원대 주왕기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고교 3학년생의 2·5%가 부탄가스와 본드를 흡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고교생들은 주로 하숙방이나 자취방 또는 여관·산속에서 친구들끼리 모여 부탄가스를 집단으로 흡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집계를 보면 부탄가스나 본드를 흡입한뒤 범죄를 저지르다 검거된 미성년자는 91년 1천3백78명(전체 1천6백55명),92년 2천4백60명(〃3천93명),93년 3천2백82명(〃3천8백64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탄가스 총 사용량은 국내생산 1백8만4천t에 수입이 98만6천t 등 모두 2백7만t으로 이 가운데 1%인 3만2천t이 일반 가정 및 야외용 부탄가스로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검찰과 경찰 환경처등이 중심이 되어 환각 대용물로 활용되고 있는 부탄가스의 규제방안을 논의한 끝에 지난 7월 유해화학물질법을 개정,유해화학물질의 개념을 「유독물을 함유한 물질」에서 「유독물에 준하는 물질」로 재조정,이번에 부탄가스 흡입자 제재를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 법안에는 선의의 부탄가스판매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명백하게 흡입을 위해 부탄가스를 구입하려는 사실을 알고 판매한 때에만 처벌토록 하고 있어 사실상 판매자에 대한 단속은 불가능해 얼만큼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라는게 수사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채권자 청부살해/10대 등 3명 구속

    【대구=남윤호기자】 대구 동부경찰서는 3일 서봉재씨(27·농업·경북 선산군 장천면)와 박모군(19·무직·구미시 황상동)등 3명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마모군(19·경북 구미시 황상동)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 26일 하오 5시쯤 대구시 동구 도동 211 신현곤씨(30·무직)의 자취방에 찾아가 1년전 서씨가 신씨로부터 1천2백만원을 빌리며 써준 차용증을 내놓으라며 신씨를 위협하다 말을 듣지않자 신씨의 손과 발을 테이프로 묶은뒤 흉기로 온몸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서씨는 신씨로부터 빚 독촉을 받자 박군등에게 5백만원을 주기로 하고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 러시아/조직범죄·물가고에 불안/카지노·떼강도등 「마피아문화」 만연

    ◎루츠코이 포함 주동자들 재기노려 옐친대통령이 의회를 강제해산하기 위해 무력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1백4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러시아의 소위 「10월사태」가 4일로 1주년을 맞았다.표면상 지난 1년동안 러시아는 굵직하게 눈에 띄는 변화들을 많이 기록했다.우선 T72탱크의 집중포화를 맞고 포연에 그을린 폐허로 변했던 「벨르이 돔」(백악관·구의사당건물)은 대대적인 수리비를 들여 말끔히 단장,순백의 모습을 되찾아 모스크바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 중 하나가 됐다.옐친대통령 일파가 그토록 싫어했던 구의회(소비예트)체제는 역사속으로 자취를 감췄고 총선에 의한 새의회가 구성됐다.지난해 12월에는 강력한 대통령제의 새헌법도 채택됐다. 무력에 의해서나마 새출발을 위한 바탕이 마련된 것이다.그러나 지난 1년동안 러시아가 걸어온 길은 한마디로 새출발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10월사태 불과 2개월 뒤에 실시된 총선에서 국민들은 옐친의 유혈진압을 단죄하듯 그에게 엄청난 패배를 안겨주었다.그리고 새의회는 문을 열자마자 루츠코이부통령,하스불라토프최고회의의장등 10월사태 당시 반옐친의 선봉에 섰다 감옥에 간 보수파 인사들에 대한 사면복권조치를 취했다.이들은 지난 4월 모두 풀려나와 다시 반옐친세력 규합에 한창이다. 민심의 소재를 읽은듯 옐친대통령도 개혁파와 눈에 띄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중도보수파의 대표인물인 체르노미르딘총리가 명실상부한 제2인자가 됐고 가이다르에 이어 표도로프 재무장관,샤흐라이부총리,쇼힌부총리등 개혁의 동지들은 하나둘 그의 곁을 떠났다.대신 소스코베츠부총리,빅토르 일류신같은 보수인사들이 대통령의 새로운 오른팔이 됐다. 지난 1년간 러시아국민들의 뇌리를 사로잡은 것은 범죄,물가고에 대한 공포,앞날에 대한 두려움뿐이다.10월사태 직후 민심수습을 위해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됐지만 지금 러시아를 지배하는 것은 마피아라는 말이 실감날 지경이 됐다.모스크바중심부에서 눈에 띄는 것은 나이트클럽과 카지노도박장뿐이다.어떻게 벌었는지 룰렛 한판에 1만달러를 예사로 치는 러시아인이 수두룩하다.총기살인,떼강도등은 이 나라에서 더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못한다. 빈부격차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예를 들어 대학교수의 평균월급이 25만루블(1백달러)인데 유럽에서 벤츠가 제일 많이 팔리는 도시가 모스크바란 통계다.달러숍의 주고객도 러시아인들이다.월 인플레가 얼마고,생산량이 얼마 증가했고 따위의 통계수치는 사람들의 관심 밖이 된지 오래다.2년전 4백대 1이던 루블의 대달러 환율이 지금은 2천5백대 1이 됐다.그래서 돈만 있으면 달러로 바꾸려는 사람들로 환전소앞은 언제나 북새통이다.달러의 구매력은 서구도시들에 비해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나라를 제대로 방향잡아줄 세력은 어느 하나 눈에 띄지 않는다.정부는 자리다툼으로 날을 지새고 야당은 야당대로 사분오열돼 있다.시민사회의 자구노력도 전무하다.지천으로 깔린 쓰레기에다 누구도 지키지 않는 교통질서,차창밖으로 바나나껍질,맥주캔 심지어 빈병까지 태연하게 집어던지는 게 이나라 시민의식의 현주소다. 시장화 수년만에 저급한 극도의 개인주의만 횡행하게 된 것이다.정부는 어려운 국내사정을 호도하려는듯 보스니아,남북한문제,핵감축 등 대외분야에 목소리를 높이려 하나 국민들의 관심은 다른데 있다.1년전 옐친이 무엇 때문에 그토록 기를 쓰고 의회강제해산에 나섰는지 이해할수 없다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 호텔연회 초청/전화당첨 사기/부업제공 미끼/신종 악덕상술 경계하라

    ◎「소비자시대」서 소비자 등치는 각종유형 폭로/호텔…/제품설명회 초대,감언이설로 고가 판매/전화…/당첨된 물건 무료제공… 비싼 배달료 요구/부업/고소득 일자리 제공미끼 물건판후 도주 신종 악덕상술이 소비자들을 울리고 있다.한국소비자보호원의 상담접수를 보면 88년 1건이던 악덕상술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지난해에는 2천68건으로 증가하고 올 상반기에만도 7백53건을 기록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악덕상술로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고 해약시 부당한 해약금을 요구하는 등 소비자들을 이중 삼중으로 괴롭히고 있다.악덕상술로 판매되는 제품은 도서·음반·학습교재가 27%로 가장 많고 다음이 자석요(19%),화장품(17%),그릇세트(17%),건강식품(10%) 등의 순이다. 최근에는 훨씬 교묘한 새로운 방법들이 등장해 한층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한국소비자보호원은 「소비자시대」 최근호에서 호텔 연회 상술,전화 당첨 상술 등 각종 악덕상술 유형을 소개,주의를 일깨우고 있다. 호텔연회상술은 호텔에서 열리는 제품 설명회에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발송,주부들을 모이게 한 다음 식사와 오락을 제공하고 감언이설과 집단심리를 이용해 물건을 실제 보다 비싸게 파는 방법.전화당첨상술은 목소리를 들어보면 누구나 알만한 유명인의 전화녹음으로 행운의 추첨에 당첨됐으니 물건을 무료로 인수해 가라고 해놓고 비싼 배달료를 물리는 방법이다. 또 냉동차량이 도로에서 달리는 차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 차를 세우게 한다음 호텔에 납품하는 냉동어류인데 헐값에 팔겠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차량사기상술,고소득을 보장하는 일거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며 비싼 기계를 구입케 한다음 일거리를 주지 않고 자취를 감춰버리는 부업미끼상술 등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학기초 대학신입생을 대상으로 선배라면서 서클이나 스터디그룹에 가입을 권하고 영어테이프 등을 판매하는 선배빙자상술 ▲스님으로 가장해 죽염을 무료로 나눠주는 척하면서 성의껏 시주나 하라면서 주소를 알아내 집으로 비싼 대금을 청구하는 스님행세상술 ▲주소를 알아내 무조건 물건을 보낸후 신청하지 않았느냐고 우기는 강매상술 등 대담하고 뻔뻔한 악덕상술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은 이같은 악덕상술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먼저 공짜심리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세상에 「공짜」만큼 비싼 물건은 없다는 것.또 「아직도 영어회화를 못하느냐」「이런 제품은 아무나 쓸수 있는게 아니다」 등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술수에 넘어가선 안된다고 충고한다.소비자보호원은 이밖에 물건을 구입할 때는 환불받기가 어려운 신용카드결제를 가급적 피하고 판매업체의 연락처를 분명히 요구하며 해약하고자 할 때는 가능하면 포장을 뜯지 않고 7일 이내에 해약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판매업체에 보낼 것을 조언하고 있다.
  • 허벅지 강조/미서 「하이 사이」 패션 인기

    ◎긴스타킹에 미니스커트로 “요염” 연출 허벅지를 강조하는 새로운 패션바람이 불고 있다.타임지 최근호는 미국여성들 사이에서 무릎 윗부분까지는 스타킹으로 가리고 그 위에 초미니 스커트를 입어 허벅지를 강조하는 「하이 사이(highthigh)」패션을 소개했다. 이 옷차림은 얼마전 유명한 미국의 디자이너 랠프 로런이 여성잡지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면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이 광고에서 모델은 앞치마 길이 정도의 아슬아슬한 치마를 입고 무릎 훨씬 위까지 오는 스타킹을 신은채 다리를 벌리고 의자에 앉아 요염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 광고는 나오자마자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켜 전 미국은 허벅지만 내놓은채 다니는 여성들로 물결을 이루게 된 것이다. 현재 「하이 따이」스타킹은 검정색을 비롯해 푸른색,심지어는 그물모양까지 상점에 나와 핫케익처럼 팔리고 있다.가격은 6달러에서 60달러선.미국 최대의 여성전용 백화점 블루밍데일 패션담당 부사장 캘 러튼스타인씨는 『이 스타일은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패션감각을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킹 원래의 다리를 감추거나 보호하기 위한 기능 보다 허벅지를 드러내는데 목적이 있는 「하이 따이」는 사실 랠프 로런이 처음 생각해낸 것은 아니다.19세기에도 이와 비슷한 스타킹이 나온 적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너무 노골적인 성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 곧 자취를 감췄다.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란제리같은 은밀한 옷을 겉에 입는 속옷패션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 올 쌀 생산량 목표에 미달/3,407만섬으로 123만섬 적어

    ◎재배면적 격감·가뭄피해 영향/자급률 93%… 수급엔 문제없어/농림수산부 전망 올해의 쌀 생산량은 평년작을 조금 밑도는 3천4백7만섬(4백90만6천t)으로 목표량 3천5백30만섬보다 1백23만섬(3.5%)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농림수산부가 전국 1만개 표본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9·15 작황」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냉해가 심했던 지난 해의 3천2백97만섬보다는 1백10만섬(3.3%)이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그러나 80년대 들어 3번째로 적은 수확량이다. 목표량에 미달하게 된 것은 재배면적이 지난 해의 1백13만5천㏊에서 1백10만2천㏊로 3만3천㏊(2.9%)가 준 데다 1만여㏊는 가뭄으로 말라 죽었기 때문이다. 10㏊(3백평)당 수확량은 4백46㎏으로 전년의 4백18㎏보다 28㎏(6.7%)이 늘었으나 과거 5년을 기준으로 한 평년 수량 4백49㎏보다는 3㎏이 적다.㎡당 포기수(22.3개)와 포기당 이삭수(19.4개)도 지난 해보다 각 0.2개,벼 천알의 무게인 천립중도 17.3g으로 0.2g이 적다. 그러나 이삭이 팬 뒤 쭉정이를 뺀 포기당 유효 이삭수는 19.3개로 0.3개가 많으며,줄기당 완전 낟알 수도 60개로 4.4개가 많다. 도별 생산량은 강원도가 1백95만섬으로 지난 해보다 32.8%가 증가할 전망이고,경북(20%)과 경남(7.2%) 전남(6.1%)도 생산량이 늘 것으로 예측됐다.그러나 경기(6.6%)와 전북(3.2%),제주(1.9%),충남(1.6%),충북(0.9%)은 줄어들 전망이다.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확량이 목표에 못미치므로 기말 재고량이 지난 해의 1천2백64만섬에서 올해 8백6만섬으로 낮아지고,내년에는 6백8만섬으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내년까지는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쌀의 자급률은 지난 해의 96.8%에서 올해에는 87.8%로 떨어지고,내년에도 93.6%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9·15작황」에 담긴뜻/농민 「쌀 포기」 가속… 자급기반 붕괴 우려/내년이후 잉여분 없어 “살얼음” 예상/흉작 등 최악의 경우 식량안보 위협 『쌀이 남아돈다』는 말이 앞으로 과연 자취를 감출 것인가.이제 식량의 자급기반이 무너지는 것인가. 농림수산부의 「9·15 작황」은 우리의미곡정책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올해 생산 예상량인 3천4백7만섬은 평년작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물론 흉작이라고 할 수는 없다.다만 올 수확량은 앞으로 쌀의 재고량과 식량의 자급기반을 가늠하게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년까지는 쌀의 수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내년의 공급량은 올 생산량인 3천4백7만섬과 연말 재고량인 8백6만섬,수입 물량인 35만섬을 합한 4천2백48만섬이다. 반면 수요량은 식량용 3천2백70만섬과 가공용 2백7만섬,종자용 27만섬,감모분 1백36만섬을 합한 3천6백40만섬이다. 따라서 내년 연말(10월 기준)의 재고량은 공급량에서 수요량을 뺀 6백8만섬이다.적정 재고량을 유지하는 셈이다.그러나 문제는 수급 균형의 잣대인 이같은 재고량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적정 재고량으로 삼는 6백만 섬은 비상시 우리 국민이 2개월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내년의 재고량 6백8만섬은,이 때부터 쌀이 남아돌지 않는다는 얘기이다.최악의 경우 쌀 농사가 기상이변 등으로 흉작이 들 경우 내년 이후 재고량이 식량 안보용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쌀의 생산량과 소비량은 다 함께 매년 평균 60만섬 가량씩 줄어 왔다.수급면에서 대략 균형을 이뤘다.그러나 올해의 경우 재배면적이 예상을 깨고 3만3천㏊가 줄었다. 면적이 이렇게 준 것은 우루과이 라운드(UR) 타결 이후 쌀농사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돼 논에 벼 대신 과수나 채소·화훼 등의 고소득 작목을 심기 때문이다.실제로 배나무 한 그루를 심어 얻는 소득이 논 한마지기 반에 벼를 재배한 것과 같다. 결과적으로 쌀의 소비량이 주는 것보다,경지면적이 줄어든데 따른 생산량의 감소분이 더큰 것이다.게다가 올 연말까지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린다 해도 강우량이 4백㎜나 모자라 내년 농사는 벌써부터 걱정이다. 쌀은 전체 양곡 생산량의 87%를 차지한다.쌀 생산량이 줄면 전체 식량 자급도도 떨어진다. 농림수산부 관계자는 『종전까지는 과잉생산과 과잉재고를 걱정했으나 지금은 자급기반이 염려된다』며 『앞으로 공급과 수요가 비슷해져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고 설명한다.따라서 전문가들은 농지거래와 경지정리 및 농업용수 개발사업을 재점검,농민이 쌀에 애정을 갖도록 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볏가리 관행은 삼국시대에 시작”(건널목)

    ○…황금물결이 일렁이는 들녘에서 가을걷이가 시작되었다.그러나 콤바인과 현장탈곡 등 농업기술의 발달로 옛 농경사회의 가을걷이 모습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그 하나가 노적관행인 볏가리.이 가리의 관행을 다시 들추어 본 민속연구논문 「노적관행론」이 남근우교수(한림대·민속학)에 의해 발표되어 흥미를 끌고 있다. ○…벼를 베어 단으로 묶어 말린뒤에 원형,또는 직사각형으로 쌓아놓는 노적의 호칭도 가지가지.크게 「가리」와 「누리」로 구분된다.가리는 누리를 쓰는 충북 옥천과 경북 고령을 제외하고는 골고루 분포된 보편적 호칭이라는 것.가리 앞에 벼나 나락 등을 붙여 볏가리 나락가리로 부르기도 하고 강원 충북 경북의 산촌지역에서 낟가리란 말도 쓰고있는 것으로 밝혀냈다.그리고 화전이 성행했던 영서·영동지방에는 얼룩가리,얼럭가리란 말도 남아있다고. ○…우리나라에 볏가리를 만드는 노적관행이 출현한 시기를 초기철기시대로 보는 것이 남교수의 견해.왜냐하면 철제 낫이 있어야 밑둥베기로 볏짚까지 거두는 추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그 이전까지는 반달모양돌칼(반월형석도)로 벼이삭을 잘라 추수를 했던 탓에 볏가리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벼 밑둥베기를 가능케한 쇠낫은 평북 위원 용연동 유적을 비롯,대동강유역의 정백리 제365호무덤에서 출토되었다.특히 서울 성동구 구의동과 경주 제16호무덤에서 나온 쇠낫은 오늘날 사용하는 낫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생활유적에서는 쇠낫이 발견되지 않고 반달모양돌칼이 더 많이 출토되는 것으로 미루어 초기철기시대라 할지라도 밑둥베기와 이삭자르기가 병행되었을 것으로 보았다.따라서 노적관행이 본격화한 것은 쇠낫이 많이 보급되어 밑둥베기가 전체적으로 이루어진 원삼국시대 내지 삼국시대라는 것이 남교수의 결론이다.
  • “일당중 40대 1명 더 있었다”/함께 일하던 공사장인부 진술

    「지존파」 연쇄납치살인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3일 구속된 일당들이 올해초 4개월 남짓 성남 분당의 한 빌라 신축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했으며 당시 40대후반의 남자 1명도 이들과 함께 생활하다 사건발생이후 자취를 감췄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이 남자를 또 다른 공범으로 보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 40대남자가 지존파두목 김기환과 절친한 사이였으며 조직원 이외의 다른 인부들과 어울리기를 꺼려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남자가 적어도 범행모의나 실행과정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공사장에서 이들 지존파를 목격한 인부 김모씨(48·성동구 하왕십리)로부터 『당시 함께 일하던 일당은 모두 7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이번에 구속된 5명은 출퇴근을 했고 두목 김은 40대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와 공사장숙소에서 숙식을 함께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 러 명물 철제노점 「키오스크」 사양길

    ◎모스크바당국 “1만6천개중 절반 철거”/한때 시장개혁 상징… 소비재 공급 “한몫” 공산체제 종식 후 러시아 전역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한때 시장개혁의 상징처럼 보였던 키오스크(노점)가 급속히 사양길을 걷고 있다.모스크바시청을 비롯한 러시아정부 당국이 시장개혁을 촉진시키기 위해 이들의 활동을 적극 권장했던 정책을 바꿔 키오스크 철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당국은 지난 92년초 가격자유화를 시행하면서 공장창고에 쌓여 있던 소비재들을 이끌어내는 방편의 하나로 키오스크 설립을 적극 권장했다.그 덕분에 서너평 남짓한 철제 키오스크는 지하철역 부근,대로변,심지어 붉은 광장에까지 진출해 보드카·가죽부츠·콜라에서부터 양말·신문에 이르기까지 닥치는대로 내다파는 모스크바의 「명물」로 등장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유리 리슈코프 모스크바시장은 『키오스크의 역할은 끝났다.이제 산매점은 상점으로 국한시킨다』며 연말까지 현재 1만6천개로 집계된 모스크바시내 키오스크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도시미관,식품위생 등이 주된 이유였다.모스크바시청측은 단속반을 풀어 즉각 이들의 철거에 나서 벨로루스역,케예프스키역 등 중심가에서는 키오스크가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됐다.특히 벨로루스역 광장 부근에는 최근 들어서만 1백여개의 키오스크가 강제철거를 당했다. 키오스크 주인들은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다.시내에서 점포얻기가 얼마나 힘들고 비싼데 점포를 얻어들어가느냐는 것이었다.주민편의도 내세웠다.시내 전역을 통틀어 산매점은 몇개 되지도 않고 그나마 저녁 7시만 되면 모두 문을 닫는데 밤늦게까지 생필품을 파는 키오스크가 주민생활에 얼마나 큰 편의를 제공하느냐는 주장들이다. 시당국은 키오스크의 수를 줄여나가는 한편 이들이 파는 품목도 패스트푸드,담배,성냥,신문 등으로 엄격히 제한했다.지금까지 이들은 술,옷가지 심지어는 구두까지 파는 거의 만물상 기능을 했다.그래서 요즈음 키오스크주인들은 1차단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판매물품을 기준대로 지키고 주변청소,외관 등에 특별한 신경을 쓴다. 쉽게 짐작될 일이지만 이 와중에서 단속반원들이 뇌물을 챙기다 적발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그동안 요지의 키오스크들은 수입의 30%까지 시청측에 상납해 왔다는게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하다.그밖에도 시청측은 자기들과 결탁한 도매업자들로부터 장식 등을 일괄구입하라,철제 키오스크로 바꾸라는 등 그동안 키오스크업자들을 숱하게 괴롭혀왔다는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키오스크 철거문제가 연일 언론들에 보도되자 여론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이같은 키오스크 철거논쟁은 갈팡질팡하는 러시아 시장경제 개혁의 앞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마저 주고 있다.
  • 한가위를 맞으며/김광언(일요일 아침에)

    여름 짓는 일을 하늘 아래 으뜸가는 업(농자천하지대본)으로 삼아온 우리 겨레는 한가위를 가장 큰 명절로 손꼽아 왔다.설 대보름,수릿날 따위의 명절을 아니 쇤것은 아니었지만 정월은 농사 시작의 달인지라 자연 마음이 조이고 수릿날은 농작업의 힘겨운 마루턱에서 한숨을 돌리는 판이라 느긋할 수가 없었다.「오월 농부,팔월 신선」이라는 말 그대로 기껍고 뿌듯하고 먹지 않고도 배 부른 명절은 한가위뿐이었던 것이다.이를 맞는 기쁨이 얼마나 크고 설렛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일렀겠는가. 우리가 이날을 명절로 삼은 것은 적어도 삼국시대 초기 이전부터다. 신라 셋째 임금인 유리왕때(32년) 두 공주가 성안 부녀자들을 각기 거느리고 칠월 보름부터 한달 동안 두레 삼기 내기를 해서 진쪽이 한턱을 내었으며 그 잔치를 가위라 불렀다는 삼국사기의 내용은 우리가 다 잘 아는 터이다.7세기에 나온 중국의 역사책 「수서」의 「팔월 보름이면 왕이 풍악을 베푼다」는 내용도 신라 궁중의 한가위 풍속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우리와중국 그리고 일본은 예부터 같은 문화권을 이루어 왔지만 한가위를 오직 우리만 손꼽은 사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앞에서 한가위를 「더도 말고 덜도 말기」를 바라는 명절이라 했지만 이날을 우리가 언제나 배 두드리며 쇤 것은 아니다.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무렵에는 돈이 달린 정부에서 전공무원들에게 봉급을 주지 못하고 그대신 보리쌀을 배급하는 지경이었다. 우리집은 방이 넷이나 딸린 큰 집(?)이었던 데다가 할아버지 아버지 두 분이 체신부 공무원이었던 만큼 살림 형편은 중상류에 이를만 하였음에도 송편조차 빚을 수가 없었다.중학교 2학년이던 내가 휘황한 달빛이 마당에 가득찬 한가위날 밤 홀로 마루 끝에 앉아 「송편도 없는 한가위」를 그지없이 처량하게 느꼈던 것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우리 집이 이러하였으니 당시 국민 거의 모두가 「배고픈 한가위」를 맞았음에 틀림없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서 한가위 풍속도 크게 달라졌다.공휴일이 사흘로 늘어나면서 고향을 찾는 인파가 구름처럼 늘어나서 이른바 「민족의 대이동」이 벌어진다.더구나 올해에는 일요일까지 이어져서 적어도 2천5백만 이상이 움직이리라 한다.따라서 이들이 끌고 나서는 자동차들은 전국의 도로를 메우고도 남을 것이다.지난해에는 서울서 대전까지의 2백여㎞에 8시간 반이 걸렸으며 그 사이에 자동차가 15% 늘어난 것을 생각하면 올해에는 열시간을 잡아야 한다는 보도다.「고생길」이던 귀성길이 이제는 「지옥길」로 바뀌었다.그리고 고속도로변은 다시 인분과 소변의 바다를 이루고 쓰레기는 산처럼 쌓일 것이다.정부에서 버스 전용차선제와 요금을 휴게소에서 내는 중불제 따위의 대책을 세웠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겉으로 보면 한가위 명절은 더할 수 없이 풍요롭게 느껴지지만,실상은 썰물처럼 도시로 빠져나갔던 농촌 사람들이 고향 나들이를 하느라 법석을 떠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이날 베풀어지던 행사는 자취를 감추었고 명절 놀이를 펼치는 마을조차 드물어졌다. 예전의 한가위는 우리 모두의 명절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이산가족 상봉의 날로 쪼그라들었다.한가위의 거품만 남고 알맹이는 없어져버린 느낌이다. 이제는 우리가 한가위의 참뜻을 되새겨 볼 때이다.농사의 풍년을 가져다 주신 조상님의 음덕에 감사하고 한가족이 둘러앉아 송편을 빚으며 단란을 누린 예전의 차분하고 정겨웠던 한가위,이웃과 즐거움을 나누고 한껏 신명 떨음을 펼쳐서 흥겹고 기쁨에 찼던 한가위.이러한 명절을 되찾아야 한다.그리고 많은 사람의 기꺼움 뒤에는 반드시 적지 않은 이의 서러움이 서리는 법.찾아 주는 이 없는 불우 시설에 몸을 담고 있는 분들도 한번쯤은 기억해 둘 일이다.
  • “에이즈 감염” 착각 자살/40대 독신여인… 검사선 “음성”

    유흥업소종업원으로 일하던 40대여인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공포와 무지로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것으로 잘못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15일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0일 하오6시3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8동 535 조정선씨(45·여)의 자취방에서 조씨가 칼로 자신의 배를 찌른 뒤 전깃줄로 목을 맨 채 신음하고 있는 것을 조씨의 양아버지 양모씨(70·송파구 잠실동)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6시간여만에 숨졌다. 양씨는 『사고가 나던 날 하오 조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찾아가니 「나는 에이즈에 걸려 죽은 목숨」이라고 한탄을 해 함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B산부인과에 가 에이즈검사를 받은 뒤 헤어졌다』고 말했다. 양씨는 이날 하오6시10분쯤 조씨집에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 집으로 찾아가보니 조씨가 부억칼로 자신의 배를 찌르고 전깃줄로 목을 매고 있어 인근 강남성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씨가 이날 실시한 에이즈검사결과 조씨는 음성반응을 보여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조씨가 『최근 몸무게가 줄어드는등 에이즈증세가 나타나고 이웃사람들도 에이즈환자라고 수근거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비관해왔다는 양씨의 말에 따라 조씨가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잘못 알고 비관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조씨는 3년전부터 남편과 별거,자취를 하며 다방종업원등으로 일해오다 최근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혼자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91∼92년 납세영수증 없앤듯/인천북구청비리 철야조사

    ◎강 전계장 등 5명 집 수색/통장·경리장부만 발견/당시 고위간부도 조사/인천지검/법무사 등 3명 출국금지 요청 【인천=김학준·조덕현기자】 인천시 북구청 세무과 직원들의 세금착복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방검찰청 특수부(부장검사 김태현)는 13일 구속된 북구청 공무원 양인숙씨(29·여)등 비위공무원 3명에 대해 철야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하오 양씨와 전 북구청 평가계장 안영휘씨(53)집과 법무사 조광건씨 사무실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조씨의 사무실에서 은행예금통장 38개,경리장부,사건처리부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그러나 사건 전모를 밝히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통째로 없어진 91·92년도분 납세필통지서는 찾아내지 못했다. 안씨는 검찰에서 없어진 91·92년도분 납세필통지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횡령한 세금을 상급자에게 상납한 사실도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구속된 전 북구청 평가계장 안씨등 계장급이하의 공무원선에서 수년씩 비리가 저질러지기는 힘들다고 판단,과장급이상의 고위공무원과 사건당시인 91∼92년사이에 북구청장을 지낸 이모씨등 시 고위공무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특히 안씨가 88∼93년 사이 인천시의 정기감사때 감사실 직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줬다는 제보에 따라 전현직 감사실 직원들에 대한 수사도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사건직후 자취를 감춘 북구청 세무과 직원 이승록씨(39)와 이흥호씨(43)등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의 검거에 수사력을 쏟고 있다.검찰은 또 인천시가 업무상 횡령혐의로 고발해온 법무사 조씨의 범죄사실 확인작업에 나서는 한편 이같은 비리가 다른 법무사에 의해서도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법무사 혼자서 불과 15개월동안 9억원에 가까운 거액의 세금을 가로챈 것은 세무담당 직원과의 결탁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북구청직원들과 법무사 조씨와의 결탁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 1월에도 인천시 남동구청 세무직 공무원 2명이 공장·백화점등에 대한 지방세를 부과하면서 과표및 면적을 줄이는 방법으로 거액의 세금을 감면해 줬다가 구속된 점을 들어 지방세와 관련한 세무직 공무원들의 고질적인 비리가 폭넓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법무사 조씨와 사무장 설애자씨(37),직원 김승현씨(31)등 3명에 대한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세금착복」 수사 전국 확데/검찰,시·군·구 세무부서 대상 김도언검찰총장은 13일 인천 북구청 세무공무원들의 세금착복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의 범행시기가 새정부출범이후이며 관련 공무원 및 납세자들이 공모하여 저지른 조직적 범행임을 중시,검찰이 직접 이 사건수사를 담당해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파헤치라고 특별지시했다. 검찰은 특히 비슷한 유형의 비리가 전국적으로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번 사건수사결과에 따라 전국 시·군·구의 세무관련 관서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전면 확대키로 했다. 검찰은 또 부동산거래에 따른 세무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법무사들도 은행납부영수증을 허위로 작성,등록세를 횡령해온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법무사비리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키로 했다.
  • 추석 앞두고 강도 잇따라/동료어머니 살해후 금품 털기도

    ◎여회사원 성폭행후 돈강탈까지 추석을 앞두고 귀성비 및 유흥비 마련을 위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10일 고향에 갈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심야에 가정집에 침입,10대 여자를 흉기로 찔러 상처를 입히고 금품을 빼앗은 이연균씨(29·무직·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160의 45)를 강도상해 혐의로 긴급구속했다. 이씨는 10일 0시30분께 서울 관악구 봉천4동 김모양(19·간호보조사)의 자취방에 열린 부엌문을 통해 침입,부엌에 있던 길이 30㎝ 가량의 흉기로 김양의 왼쪽팔을 2차례 찔러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뒤 현금 3만5천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어 귀가한 김양의 친구 최모양(19)과 김양의 오빠(23·회사원)를 흉기로 위협,김양 오빠의 양손을 스타킹으로 묶어 놓고 최양을 성폭행하려다 인근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이병수씨(23)를 강도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3일 하오 1시쯤 중랑구 면목1동 안모씨(33)의 집에 찾아가 혼자 있던 안씨의 어머니 곽정인씨(68)의머리를 벽돌로 때려 숨지게 한 뒤 현금 5만6천원과 금반지등 28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안양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다 알게 된 안씨의 집에 범행전날 찾아가 잠을 잔뒤 다음날 안씨와 함께 나갔다가 혼자 되돌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 대마초를 상습흡연/7명 구속·7명 수배

    서울 용산경찰서는 8일 박모양(19·무직·용산구 이태원동)등 여자 2명과 조부택씨(29·대마관리법위반등 전과7범·강원도 원주시)등 7명을 대마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김현석(30)·현철(22)형제등 7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가자회」라는 대마초흡연모임을 만들어 지난달 12일 강원도 정선의 삼베 재배단지에서 삼잎을 건조해 만든 대마초를 박양의 자취방에서 피우는등 지금까지 일주일에 2∼3차례 승용차나 친구집등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있다.
  • 「고위층사칭 사기」 다시 판친다

    ◎청와대 들먹이며 “토지 불하” “대출 특혜”…/올들어 17건 발생… 작년의 갑절/“땅 형질 변경” 미끼 40억 사취도/손쉽게 큰돈 벌려는 피해자에도 문제 문민정부 들어서도 청와대고위층을 사칭하거나 이를 빙지한 사기사건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이는 고위층과 연줄을 맺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풍조가 여전함을 반영하고 있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고위층과 정보기관 등을 사칭한 사기사건은 문민정부 출범이후 강력한 사정활동으로 자취를 감춘 듯했으나 사정수사가 일단락된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사기범들은 실명화되지 않은 예금을 정치자금화한다,정부토지를 헐값에 불하토록 해준다,엄청난 특혜를 줄 테니 커미션을 내라는 등의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을 꾀어 금품을 뜯고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과 약점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인들까지 이들의 속임수에 걸려 기업을 날리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현재 검찰에 적발된 청와대사칭사기사건(구속사건기준)은 모두 16건으로 새 정부 출범후 지난해말까지의 8건에 비해 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같은 사건이 문민정부 들어서도 끊이지 않는 것은 청와대·정보기관·정부고위층과 연결되면 특혜를 얻을 수 있다는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어리석은 사고방식이 일부계층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노력없이 큰 소득을 기대하는 피해자들에게도 문제의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곽영철부장검사)는 7일 청와대 관계자에게 청탁해 토지형질을 변경시켜주겠다고 속여 건설업자로부터 교제비조로 40억원을 받아 가로챈 김정대씨(37·무역업·서울 양천구 목동)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91년8월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P건설대표 이모씨에게 접근,『청와대 민정비서관을 통해 녹지지역인 부산시 북구 학장동일대와 경북 구미시 사곡동 소재 임야 등 16만여평을 택지로 변경시켜주겠다』고 속인 뒤 92년4월까지 3차례에 걸쳐 4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과정에서 92년1월 청와대민정비서관이 회장으로 있는 우익사회봉사단체인 「녹색회」의 부회장이라고 과시하면서 『비서관을 통해 임야 16만여평을 택지로 변경해주겠다』고 속인 주광순씨(54·구속중·부천시 소사동)에게 다시 12억5천만원을 뜯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달 31일 검찰에 구속된 이청씨(66)는 5공시절 몰수한 땅을 청와대고위층을 통해 불하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중매인과 매수인으로부터 수십억원을 가로챘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씨는 『5공때 어린이심장재단 총무로 일했다』며 마치 청와대고위층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또 지난달 5일 청와대 기업활성화자금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중소기업체를 속여 어음할인명목으로 14억원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구속된 황인하씨(34)는 자금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골라 사기행각을 벌였다. 황씨는 지난 5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던 모제지회사사장에게 접근,『청와대가 금융실명제이후 가·차명예금 20조원을 기업에 대출해주고 대출금의 8%를 정치자금으로 거둬 대선때 진 1조원의 빚을갚았다』며 『청와대고위층을 통해 이중 1천억원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유인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슬롯머신사건과 관련,탈세등 혐의로 수배된 파라다이스투자개발회장 전락원씨의 아들에게 접근,『청와대 간부에게 청탁해 아버지를 수배해제시켜 주겠다』고 속여 7억원을 받은 윤영숙(47·여)가 쇠고랑을 찼다. 이밖에 청와대에 있는 친척에게 부탁,자녀를 대학 예능계에 특례입학시켜주겠다며 돈을 가로채는 등 각양각색의 사기수법도 등장하고 있다.
  • 가뭄·폭염 여파/잠자리·꿀벌·매미 급증

    ◎병충해 줄어들어 농약 덜뿌려/20여년만에 논메뚜기 등장/습지 줄고 수온 높아져 파리·모기는 감소 고온건조했던 올여름 날씨로 농작물 병충해가 없어 농약살포량이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이에따라 꿀벌·매미·여치·잠자리등 곤충류의 번식률이 높아졌고 논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메뚜기 떼가 등장했다. 농촌지역에서는 지난해까지 만해도 병충해가 극심해 벼농사의 경우 수확기까지 5∼7차례의 농약을 살포해왔으나 일조량이 많고 무더위가 계속된 올해는 병충해가 줄어 농약살포를 한번도 안했거나 1회정도 살포했다고 한다. 농약사용이 줄자 벌·메뚜기·매미등 곤충류의 생태계가 활기를 띠어 농촌지역에서는 각종 곤충이 크게 늘어났다. 꿀벌의 경우 예년보다 번식률이 3∼4배 높아져 양봉농가들은 올 꿀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2∼3배가 늘어날 전망이다.특히 맑은 날씨가 계속돼 꽃의 활착이 잘돼 꿀의 양이 많고 당도가 높다고 한다. 양봉농가인 김이제씨(61·충북 옥천군 천산면 명회리)는 『지난봄 30통이었던 꿀벌통이 지금은 3배인 90통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꿀벌 외에도 그동안 논에서 사라졌던 메뚜기 떼가 등장,20여년만에 어린이들이 메뚜기잡이하는 모습을 볼수 있게 됐다. 경기도 평택시 근교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고성대씨(48)는 벼이삭이 여물고 있는 요즘 들에 나가면 벼에 붙어있던 메뚜기가 수없이 튀어 나온다고 전하고 병충해가 없어 농약을 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무공해 쌀 생산이라는 효과도 가져왔는데 충북 보은농협조합장 안종철씨(45)는 『올여름 날씨 덕에 농약피해가 적은 쌀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 농촌지역에는 매미·여치·잠자리등 곤충들이 예년에 비해 부쩍 늘어 옛농촌의 분위기가 난다고 한다. 농약이나 습도에 약한 이같은 곤충들이 늘어 났으나 연못이나 웅덩이 등에 알을 낳아 애벌레 때 물에서 사는 모기 등 곤충류는 가물어 습지가 줄어들고 수온이 높아짐에 따라 오히려 수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대해 동국대 농생물학과 이해병교수는 『습도가 낮고 살충제를 적게 씀에따라 곤충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 왕성한 번식을 한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유기농법으로 전환시켜 상태계의 먹이사슬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초대하고 싶은 고향/오동춘(굄돌)

    올 여름 어느날 아버님 산소에 가기 위해 타고 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바라본 도로변 넓은 들에는 푸른 벼가 물결치고 있었다.전주 남원을 휙휙 지나 지리산 기슭의 고향땅 마천에 이르니 벼꽃이 활짝 피어 춤을 추고 있었다.문득 장만영 시인이 믿은 /소쩍소쩍/솥이 작다고/소쩍새가 운다/「소쩍새」시의 한 구절이 들려 오는듯 했다.기쁜 풍년이 예고 되기 때문이다. 동구 마천 큰애기는 곶감깎기로 다나가고/하개 산청 큰애기는 알밤 주으러 다 나가요/의 민요만 들어봐도 마천은 씨 없는 곶감으로 이름난 산골이요 감나무 고향임을 알 수 있다.광복 직후의 마천엔 멧돼지 덫에 표범이 잡힌 일이 있고 강청 마을엔 곰한테 볼이 할퀸 사람도 있었다.내가 자란 도촌마을 우리 집에 닭 물러 온 여우가 밤중에 오줌 누러 나온 내게 들켜 「이놈!」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뒷동산으로 도망간 일도 있다.침침한 호롱불 아래에서도 아낙네들의 바늘솜씨는 좋았다.보릿고개에 쌀만 조금 섞어 밥을 먹어도 그집은 부자였고 배고픈 어린이의 소원은 수북한 쌀밥 한그릇 먹어보는일이었다.반찬만은 지리산 산나물이나 냇가의 맛좋은 민물고기로는 늘 넉넉하였다. 이젠 고향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너무 달라져서 고향을 가도 고향이 없다는 말도 있다.짚공을 하늘 높이 차며 십리 학교길을 가던 신작로는 넓은 아스팔트도로가 되어 함양 남원을 거쳐 오는 전국의 자동차물결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사철 등산객이 붐빈다.방아 찧던 물레방아도 자취를 감추고 창호지 만드는 곳이나 제기공장도 없어졌다.미루나무로 걸쳐 놓았던 흙다리는 비만 오면 떠내려갔는데 이젠 그 위에 시멘트로 놓인 강청교는 백무동을 가는 입구가 되었다.도촌마을 언덕엔 지리산교회의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경남(함양 산청 하동)전남(구레)전북(남원)등의 3도 5개군에 걸쳐 자리잡은 지리산은 곳곳이 무릉도원이요,포근한 민주적인 명산이다.천왕봉은 마천에 주소를 두고 있다.누구나 초대하고 싶은 고향에 우리 북한동포들을 초대하고 싶다.언제 우리는 남북의 고향을 마음대로 오고 갈 수 있을까?
  • 월북자/이용가치 없을땐 “헌신짝”

    ◎저학력·전과자·곧장 산간오지 탄광으로/체제환멸 못이겨 탈출… 자실기도 “방랑” 국제사면위의 폭로로 납북자들이 북한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음이 밝혀진 이후 자기발로 걸어들어간 월북자들은 과연 어떤 생활을 하고있을까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북자들은 표면적으로는 어느 정도 대우를 받고있는 것 같지만 내면적으론 체제선전에 이용 당할대로 이용 당하면서 북한당국의 철저한 감시,통제와 북한체제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경우는 이용가치가 있고 북한체제에 협조적인 경우이고 그렇지않고 월북자가 저학력자 및 전과자이거나 이용가치가 없을 땐 산간오지의 탄광촌등에 배치되기 일쑤이며 심한 경우 숙청되기도 한다. 또 사소한 불평,불만이라도 털어놓다가 적발되면 그냥 놓아두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이용가치가 있는 사람이 월북하게 되면 평양 등지에서 환영집회를 열어주고 직장 및 결혼을 알선하거나 대학 또는 대학원 입학을 주선하는등 처음엔 상당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또그들이 한국에서 가지고 있던 학력,경력,사회적 지위에 따라 이에 상응한 대우를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92년에 발행한 화보 「조선」에서 80년대 사병으로 근무하다 월북했다는 6명이 모두 결혼해 잘 살고 있으며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라고 선전한 바 있다.또 지난 91년2월 월북한 호텔종업원 지영준도 「장철구대학」에 입학했다고 전하고 있다. 군장교출신의 월북자들은 일단 1계급 승진시켜 인민군에 편입시키고 있다.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북한사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심한 심리적 갈등을 느껴 군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일부 월북자들은 북한에서 다시 탈출을 기도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고상문씨와 함께 승호리 수용소에 수감된 이준광(전육군소령) 등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월북자들에 대해서는 북한 관계당국이 철저하게 「일일동향」을 파악,감시하고 있다.이 작업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사회안전부 등 정권보위기관을 통해 2중3중으로 수행된다. 80년 월북한 염규환 등 4명이 「남한간첩」으로 몰려 자취를 감춘 것도 불평·불만 등을 늘어놓다 이같은 감시망에 걸린 대표적 사례이다. 한편 북한당국은 저학력자나 전과자 등 이용가치가 별로 없는 인물이 북으로 넘어올 경우 일체의 환영행사없이 곧바로 산간오지의 탄광으로 보내버리는 것이 상례다.89년과 90년 월북한 전과 5범 전권수와 국민학교 중퇴학력의 표병호가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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