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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간 맛보기

    ◆문둥이 성자 다미안(가반 도우즈 지음,강현주 옮김,바다출판사 펴냄)=“1889년 4월15일 월요일 아침 8시.다미안 신부는 마흔 아홉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25년 동안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부로,그 중 16년은 나환자들이 사는 교구의주임사제로,그리고 4년 동안은 나환자로 고통받다가,결국죽음을 맞이했다”. ‘문둥이 성자’로 불리는 다이안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책. 하와이에서 나병환자들을 격리 수용한 칼라와오리에 기도서 한 권만 달랑 들고 나환자들의 목수이자 벽돌공,농부,제빵사,의사,간호사로서 살아간 거룩한 자취를 그리고 있다.나병에 걸린 것을 알면서도 담담하게,그리고 즐겁게 봉사를이어가는 대목을 담았다.단순한 생애 조명에 머물지 않아당대의 사회·문화사를 읽는 맛도 있다.9,000원. ◆20세기 한국의 야만 2(참여사회연구소 기획,이병천·이광일편,일빛 펴냄)= ‘진정한 역사세우기’를 내걸고 20세기의 폭력과 야만의 역사를 추적해온 기획의 두번째 결산.일제시대부터 1960년까지를 다룬 1권에 이어 박정희정권의 등장 이후 ‘국민의 정부’까지의 얼룩을 까발리고 있다. 먼저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을 들춘다.‘왜 한국군이있어야 했는가’란 질문을 통해 ‘멈춘 이성’을 돌이켜보게 한다.이어 ‘김대중 납치사건’은 59년의 ‘조봉암 사형’과 연결시키면서 냉전분단체제의 허실을 보여준다.용공조작은 ‘인혁당 사건’에서 극에 달한다.자본주의의 본질‘계급 모순’을 건드린 전태일 분신과 YH노동조합 투쟁 등을 논한 뒤 저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분신 정국’과 의문사 등으로 이어진다.1만4,000원. ◆아미쉬(린다 에겐스 지음,조연숙 옮김,다지리 펴냄)= 21세기의 길목에서 18세기의 삶을 고집하고 있는 곳이 있다.텔레비전과 라디오는 커녕 전기도 없다.자동차는 물론 필요없다.미국 땅에 살면서도 대통령 선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북미 전역에 흩어져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아미쉬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86년부터 이들을 방문하면서 글을 써온 지은이도 반은 아미쉬인이 된듯 따뜻한 시선이 들어 있다.지은이는 “그들에게서 배운 것은 겸허”라면서 “그것은 현대문명이아무리 편리해도 그것이 가족과 공동체에 해를 끼친다면 과감히 거부하는 의지”라고 말한다.뒤돌아 볼 줄 모르는 시대에 아미쉬인들의 “느리게 살아가는 삶과 열린 마음으로믿음을 주는,웃는 얼굴”을 만나보면 어떨까.8,000원
  • 공공물품 분실 실태와 대책/ “시민 양심 실종 부끄럽지 않나”

    시민들의 양심이 실종돼 양심회복 운동의 전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 복지와 편의를 위해 비치해놓은 우산이나 자전거가 갖다놓기가 무섭게 없어져 이 제도가 중단되거나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97년부터 지하철역에서 ‘지하철 독서마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일 수십권씩 책이없어져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황] 대구 달서구는 98년부터 지하철 이용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 상인역 등에 양심자전거 108대를 비치했다. 그러나 비치 3년만에 절반이 사라진채 현재는 56대만 남아 있다.자율기재하기로 돼있는 양심자전거 이용대장에는대부분 실명과 연락처를 제대로 기입하지 않아 분실자전거수거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는 지난해 7월부터 군포·금정역 등 관내 4개 전철역과 11개 동사무소,시청 민원실 등 16곳에 우산함을 설치하고 ‘양심우산’ 10∼30여개를 갖다 놓았으나 평균 회수이 20%도 채 안돼 애를 먹고 있다. 시는 이 때문에 지난해 900만원어치에 이어 올 상반기에 400만원어치의 우산을 추가로 구입했다. 군포시는 또 공공장소에 ‘양심자전거’도 비치,이용자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했으나 회수가 제대로 안되자 최근 신분을 확인한 뒤 빌려주고 있다. 군포시 행정지원과 직원 전형삼씨는 “주민들이 우산을쓰고난뒤 날씨가 좋아져 반납하는 것을 잊어버리거나 반납자체를 귀찮게 여기고 있다”며 “아직 공공물품에 대한시민의식이 정착되지 않은 것같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시도 지난 6월 400만원을 들여 자전거 40대를 시청,터미널,조흥은행앞 등 8곳에 배치했다.그러나 사흘도 안돼 자전거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더니 1주일만에 모두자취를 감췄다.시는 주택가 골목이나 도로변에 버려진 자전거 10여대를 수거,거치대에 다시 갖다 놨지만 이것마저사라졌다. 이밖에 양심자전거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 충주·영동·옥천 등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대부분 비치한 자전거를 잃어버려 제도의 시행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서울시 도시철도공사는 97년 8월 5호선 신금호역을 시작으로 역사내 여유공간에 책과 책장,의자 등을갖춘 지하철 독서마당을 마련,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책을읽거나 빌려갈 수 있게 했다.현재 5∼8호선 146개역 가운데 104개역에 설치돼 있을 정도로 많이 보급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서마당에서 신간 등 읽을만한 책들은없어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지하철 광화문역과 교보문고는 실종된 시민의식 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독서마당의 책들이 매일 수십권씩 없어지자 교보문고가 성숙된 시민의식이 생길 때까지 책을 계속 무상으로 공급하기로 한 것.교보측은 독서마당에1,500여권 정도의 책이 항상 비치되도록 공급하고 있다. 광화문역은 97년부터 책을 갖다 놓았지만 계속 없어지는바람에 2년여만에 포기한 바 있다. [대책] 강원도 삼척시는 시민단체 등과 연계,미반환 자전거 되가져오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시민들을 상대로 양심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공동체의식개혁운동협의회 김지길(金知吉) 의장은 “개인주의의 심화로 더불어 나누며 사는 정신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예의바르고 도덕적인 삶을 살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한 시민운동이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대구 황경근기자·전국 종합.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회장 “서로의 관심 필요”. “양심자전거는 선진 시민정신과 행정기관의 관심이란 두바퀴가 맞물릴 때 비로소 굴러갑니다.그러나 어느 한 바퀴라도 제기능을 상실하면 곧 멈춰 서게 되지요” 경북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항향토청년회 이상철(李相喆·41) 회장은 양심자전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시민의 양심과 행정기관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양심자전거 운영실태는. 포항향토청년회가 국제통화기금(IMF) 때인 98년에 자전거276대를 시에 기증한 게 계기가 됐다.시는 시청 및 2개 구청, 20개 동사무소 등에 양심자전거로 비치해 시민들의 이용을 권장했지만 계속된 분실과 고장 등으로 지난 6월 운영을 중단했다. ◆운영상 문제점은. 바로 시민들의 양심실종이다.지난 3년여 동안 모두 200대(72.5%)나 분실됐다.심지어쇠사슬로 묶어 둔 것까지 훔쳐갔다.공공물건에 대한 애착도 희박해 고장이 잦는 등 수리비용 또한 많이 들었다. 시의 관리 부재와 전시성 행정도한 몫을 했다. 인력 및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사후관리가부실했던 것이다. ◆개선방안은. 무엇보다도 성숙된 선진 시민정신이 필요하다. 나보다는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할 줄 아는 정신이다. 이를 위해각종 모임 등을 통한 교육도 중요하다.운영주체인 시의 철저한 관리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없어지면 그만이다’라는 관리방식으로는 안된다.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진 시민정신없이는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다. 2002년은월드컵이 우리 땅에서 열린다. 세계인의 눈과 귀가 우리를지켜보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성숙한 시민정신을 가져야한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
  • 신간 맛보기

    ◇성완경의 세계만화탐사(성완경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 ‘제 9의 예술’이라는 공식 평가를 빌지 않더라도 만화는 이제 어엿한 주요 예술로 자리잡았다.그러나 재미만이 아니라만화가 가진 ‘있는 그대로의 품격’을 던져준 책은 드물었다.인하대 교수인 저자가 만화를 만난 것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다 그는 “만화엔 훌륭함이란게 있다”면서 “단번에 사랑에빠졌다”고 고백한다.‘만화의 세계’에서 만화의 개념·형식을 설명하고 오늘날 문화지형도에서 어디쯤 와있나 알아본다.이어 유럽과 미국,남미의 역사를 징검다리로 삼아 세계만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30여명의 작가들을 골라 그격을 ‘만화의 세계’‘세계만화사’‘세계의 만화가’등 세편으로 꾸몄다.1만2,000원. ◇허드슨 강에서 중국사를 이야기하다(레이 황 지음,권중달옮김,푸른 역사 펴냄)= “역사 속의 인물과 사건은 변하지 않는다.변화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국내에 적지않은 고정팬을 갖고 있는 재미 타이완 역사학자 레이 황의 거시적 역사관을 설명해주는대목이다.이런 역사관은 진시황의 중국 통일을 개인 능력의 탁월함에서 찾지 않는다.대신 기후·지리적 요건과 정치사상의 결합으로 해석한다.또 지은이에게 당나라의 멸망은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놀음 탓이 아니라 당시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 두가지 예에서 알 수 있듯,사람들이 널리 알고 있는 사실에서 출발하여 일단 관심을 끈다. 그 바탕에는 자신의 중국 관광 경험이나 미국에서의 세상살이가 자리한다.2만원
  • “약자보호 ‘삶의 정치’ 찾겠다”

    “시민단체 상근자나 일반 시민을 위한 NGO연구서가 드물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민운동의 대표적 이론가 중의 한사람인 김호기 연세대교수(41·사회학))가 ‘한국의 시민사회’(아르케)를 내놓은이유다.딸린 제목 ‘현실과 유토피아 사이에서’가 말해주듯 지난 94년 출발한 ‘참여연대’에 참여한 이후 시민운동에대한 고민의 흔적들을 모은 것이다. 시민운동에 몸을 던진 이유가 궁금했다. “사회학의 분석 대상은 사회입니다.현대사회의 다원성·복합성이 증대되면서 국가와 기업 중심의 기존 패러다임은 한계가 있다고 느껴서 ‘삶의 정치’에 주목했습니다.제 실천적 관심은 여성·노인·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는 방안 찾기에 놓여 있습니다”. 1차적 과제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내세운다.말만 난무하는 실천없는 민주주의를 땅속에 뿌리 내리겠다는 것이다. 김교수의 사상의 뿌리는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와 영국의앤서니 기든스이다.이들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지적 모색을한 자취가 책의 1부에 나온다. 하버마스,기든스를 비롯,알랭 투렌,미셸 푸코 등의 이론을정리하고 비판도 곁들였다.단순히 지적 호기심이 아니라 ‘신사회운동’과의 접점을 찾으려는 시도가 역력하다. “서구 이론 편력은 좋은 참고서는 될 지언정 교과서는 아닙니다.일방적 으로 환영하거나 뱀이나 전갈을 보듯 싫어하기보다 그에 담긴 문제의식을 찾아서 우리 현실에 걸맞는 이론을 찾으려는 ‘답사’쯤 됩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운동의 과제를 물어보았다.수더분한 인상어디서 숨어 있었는지 모를 매서운 말들이 살아서 튀어 나왔다. “이제는 시민운동 진영이 냉정하게 질문을 던질 때입니다. 즉 NGO를 위해서 일하느냐 시민을 위해 운동하느냐를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그의 독설은 자신이 애정을 쏟고 있는 공간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이를 위한 대안은 그의 책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정부나 기업 바깥에서 ‘영향의 정치’를 지양하고 이제는시민 사회 내부를 위한 정치 즉 ‘정체성의 정치’를 찾아야 할 때라는 것이다. 예술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 학생들에게 ‘인기 교수’로 통한다.이런면모는 소설가 이태준의 ‘해방전후’나최인훈의 ‘화두’에서 전통과 현대의 교차를 읽는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소설가 최인훈의 작품은 한국의 현대성에 대한 빼어난 성찰입니다.이런 면에서 사회학자들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김교수는 ‘현대 자본주의와 한국사회’‘한국의 현대성과 사회변동’ 등의 책을 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청바지로 20억 번 대학생 이진윤씨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청바지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국민대 의상디자인과 4학년 이진윤(李鎭潤·23)씨는 지난달 21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의류박람회 ‘매직쇼’에 ‘파티 청바지’를 출품,그 자리에서 미국 유명 백화점 등으로부터 150만달러(약 19억5,000만원)어치 주문을 받았다. ‘파티 청바지’란 손으로 수를 놓거나 레이스,보석 등을단 고급 청바지로 한장 값이 24만원이나 된다. 이씨는 9일“금요일 이브닝 파티에 입고 갈 수 있는 청바지라는 미국시장 공략법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주최한 벤처디자이너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인연으로 두산타워 지하에서 파티청바지를 팔기 시작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전세 2,500만원짜리 반지하 자취방에서 두달간 밤샘 작업끝에 만든 청바지가 지난 여름 수해로 물에 잠겼을때 눈물도 많이 흘렸다. 그러다 지난 6월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멜로즈 거리에서‘밀듀’(Mildew)란 브랜드로 의류업을 하는 정연수씨(28)가 우연히 이씨의 매장을 찾은 뒤 운명이 바뀌었다.정씨와함께 참가한 ‘매직쇼’에서 미국, 러시아,스페인 등 해외바이어들은 남녀의 포옹 장면 등 독특한 문양의 청바지와아크릴 보석이 달린 셔츠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출알선 사기 극성

    사채업자가 대출 알선업에 나서면서 이용자들의 피해사례가 늘고있다. 금융감독원은 3일 “대출중개업체가 중개수수료만 챙긴 뒤잠적하는 등 피해사례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급전 필요시 상호신용금고연합회의 서민금융안내센터(02-397-8632∼9)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할부약정서 서명날인 신중해야=S씨는 생활정보지 ‘교차로’를 보고 D뱅크라는 업체를 찾아갔다.S캐피탈에서 노트북을 할부로 구입하는 형식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제안을 받고인감·등본·통장사본·도장을 제출한 뒤 사금융업자가 준비해 둔 할부금융약정서에 날인했다.그러나 돈은 전혀 받지못한 채 S사로부터 250만원에 대한 지급청구만 받고 있다. 금감원은 사채업자가 대출을 받게해 주겠다며 인감증명서·주민등록등본 등을 요구할 때 쉽게 응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특히 금액이 공란으로 된 할부약정서 등에 서명 날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수수료나 이자선입금은 절대 안돼=정모씨는 지난 6월쯤 ‘수표개설,은행권대출,불량삭제 상담’이라는 신문광고를 보고 ○○상사라는 대출 중개업자를 찾아갔다.이 업체는 아내명의로 예금실적을 올려 H은행으로부터 2,000만원의 대출을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며 대출액의 10%를 수수료로 요구했다.우선 계약금 명목으로 20만원을 주고 영수증을 받았으나 대출 중개업자는 이내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근 사채업자들은 정부의 사금융업체 단속강화 등으로 종전처럼 이용자에게 직접 대출하는 방식이 힘들자 돈을 떼일염려가 없고 채권회수를 위해 폭력을 쓰지 않아도 되는 알선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당국은 신용불량자가 아니면 금고나 은행 등이 소액 무보증 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만큼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대출 중개업체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민주 “냉각기간 필요”

    민주당은 30일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 문제에 대해 ‘사퇴 불가’를 재확인했지만 자민련과의 관계악화를우려,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소장파 일각에서는 자민련이 임 장관 자진 사퇴를요구하는 데 대해 ‘이런 상태로도 공조를 계속해야 할 지회의가 든다’는 초강경론도 나왔다.한때 나돌았던 ‘자진사퇴 불가피론’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임 장관 해임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그러나 2여 공조가 허물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자민련과 꾸준한 대화를 갖기로 방침을 정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임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와 관련,당으로서는 민간교류 활성화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만큼 민간 단체로 구성된 방북단 일부인사들의 돌출행동에 대해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이례적으로 “이 문제는당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다.우리도 상대에 강요해선 안되고,상대도 우리에게 강요해선안된다”며 자민련의 임 장관자진사퇴 요구를 간접 비판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에 해임건의안 철회를제안했다. 또 김원기(金元基) 박상천(朴相千) 신낙균(申樂均) 김기재(金杞載) 최고위원 등은 냉각기간 필요성을 제기했다.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새벽21’ 소속 박인상(朴仁相) 김태홍(金泰弘) 의원 등 12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자민련의 임 장관 사퇴 요구를 맹렬하게 비난하면서 “햇볕정책은 공동정권의 중요한 기초이며,이 기초가 근본으로부터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반발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평양축전 돌출행동 백태

    8·15 평양축전 참가자들이 귀환하면서 축전 당시 남측대표단 인사들이 벌인 백태(百態)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중에는 강정구(姜禎求)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파문을무색케 하는 친북 언행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하면 대체로 문제의 발언과행동은 17일 만경대 방문과 18일 묘향산·백두산 관광 때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을 때 참가자 대부분은 당초 방명록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측이 범민련 남측본부의 신창균(申昌均) 명예의장을 방명록 쪽으로 안내하면서 남측 참가자들의 서명이잇따랐다.신 의장은 ‘53년만에 평양을 방문하니…’라는식으로 평이한 내용을 기록했으나 강 교수가 ‘만경대 정신…’이라는 문제의 서명을 남기자 곧이어 ‘역사의 자취를 보았습니다’는 등의 문제성 서명이 뒤를 이었다.한 참석자는 “이전에 남측 인사들이 작성한 것이라며 북측이보여준 방명록 내용 중에도 자극적인 표현들이 담겨 있었다”면서 “평양에 처음가본 이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묘향산 관광에서는 일부 남측 여성참가자들이 김 주석의 밀랍인형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또 백두산 삼지연에서는 일부 인사가 “혁명전통 이어받아 통일…”을운운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는 것이다.또 일부는 김 주석 동상에 참배하기도 했다. 이어 19일 백두산 정상에서는 한총련 학생들이 “연방제로 통일하자”는 구호를 외쳤다.한 젊은 여성은 ‘백두산정기를 타고 나신 장군님이시라 훌륭한 장군님이 되신 것같습니다.장군님의 …이어받아’라고 적기도 했다.20일 밤에는 일부 학생들이 술집에 모여 김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별을 우러러…’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참가자들의 이같은 돌출행동을 놓고 방북 대표단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논쟁이 거의 매일 벌어졌다고한다.통일연대측의 한 참가자는 “남북관계를 생각해서 기자들이 제발 좋은 면을 부각해 달라”고 통사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총련 대학생은 김 주석 동상을 가리키며 ”이런 것 만들 돈이 있으면 인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게 낫지않느냐”고 북측 안내원에게 말하기도 했다.민화협의 한 인사는“사람이 340명인데,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것 아니냐”며불기피성을 호소했으며,통일연대 인사들은 “전체적인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만을 떼내어보면 충격적이게 마련”이라고 항변했다. 진경호기자 jade@
  • [클린 사이버 2001] (19)각국 인터넷문화와 법적규제

    인터넷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개인정보 유출,음란사이트 난무,불법복제,자살 사이트 등 각종 부작용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생겨나고 있다.하지만 미국등 선진국은 선진국대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명분으로,그리고 후발국들은 후발국대로 부작용에 대비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미국,유럽,일본,중국의 사이버 문화 실상을 소개한다. ◆미국.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의사이버 환경은 한마디로 ‘천국’이다.‘닷컴 문화’의 본고장답게 온라인 공간에 대한 연방 차원의 법적 규제는 전혀 없다.인터넷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1999년 3개의 법안이 미 의회에 상정됐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인터넷 사용은 폭발적으로 느는데 법적 보호장치가 미비하다보니 각종 폐해가 드러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것은 개인정보의 유출과 음란물(포르노) 사이트다.언어폭력이나 유언비어 유포 등은 상대적으로 적다.특히 인터넷 소프트웨어는 일반 상점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청소년들에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아메리카 온라인(AOL)의 경우 28달러만 내면 인터넷,채팅,e메일 등 각종 서비스가 가능하다. 미국에서 물건을 살 때 전화번호나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같은 ‘사회안전(social security)번호’를 요구받는 경우가 있다.문제는 ‘오프라인’에서만 머물던 이같은 개인정보가 전산망을 타고 본인도 모르게 다른 인터넷 망에 올라간다는 것이다.온라인 거래를 위해 일단 개인정보를 등록하면 다음부터는 출처불명의 숱한 e메일이 쏟아진다. 비아그라를 능가하는 신약이 나왔다든지,성적기능 향상을위한 수술을 권유하는 의약광고는 하루에 3∼4개씩 메일로보내진다.관광상품이나 새 컴퓨터 프로그램 안내메일은 이따금 생활에 보탬이 된다.항공료 및 호텔 예약은 인터넷요금이 10∼30%정도 싸다. 그러나 미성년자가 봐서는 안될 음란물 광고나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 컴퓨터 바이러스의 공격은 피해가 크다.5∼10달러만 내면 매일 포르노 사진을 보내주겠다는 광고는청소년들을 현혹시키는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백악관과 미 국방부 등전 세계 컴퓨터망은 웜 바이러스 ‘레드코드’의 공격 표적이 됐다.미연방수사국(FBI)산하 국가인프라보호센터(NIPC)가 바이러스 피해를 예방하고 있지만 사후 관리에 불과하다.그러나 연방정부도 지난해 국세청을 해킹,세금 탈루자의 개인정보를 확보하는 등 사이버 환경에 대한 법적 체제는 전반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는 한 음란물 사이트에 대한 당국의단속은 거의 불가능하다. 부시 행정부가 음란물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법안을 모색중이지만 의회와 민간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다.유해 사이트나 정보유출로 인한 사생활 보호는 법으로 통제할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 등 기술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법적 통제는 헌법에 보장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mip@. ◆유럽. ‘보다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위한 행동계획’(Safer Internet Action Plan·SIAP). 유럽연합(EU)집행위 내 기업 및 정보화 사회 추진위원회가 시행하고 있는 건전사이버 문화 권장 및 규제를 위한 프로젝트 명칭이다. 99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오는 2002년까지 잡힌 예산만 2,500만유로(약 2,300만달러).정치·경제 뿐 아니라 사회·문화분야에서 하나의 통합체를 지향하고 있는 유럽답게 집행위 차원에서 공동 규제안을 제정, 각 회원국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등급제 실무는 정보통신 관련 대기업 연합체인 ICRA(Internet Content Rating Association)가 맡고 있다.현재 약 14만개 사이트에 등급이 부여돼 있다.월 평균 4,000여개 사이트에 추가로 등급이 부여된다. 유럽 인터넷 인구는 1억1,300만명.전 세계 인터넷 인구의27.8%를 차지한다. 유럽의 사이버 사회도 무차별 배달되는 각종 광고성 정보,음란 사이트,인종차별 조장 사이트 등으로 혼탁하다.유럽은 개인정보 유출 등 인터넷 규제 강도가 미국보다 강한 편이다.최근엔 개인정보 보호지침을 따르지 않는 업체들은 아예 서비스를 못하게 차단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SIAP의 주요 활동은 유해 인터넷 사이트 신고를 위한 핫라인 설치와 사이트의 등급제 및 여과 시스템 개발.부모·교사에게 인터넷의 잠재력과 함께 해악을 주지시키는 일도 한다. 시민단체의 인터넷 감시활동도 활발하다.인터넷 해악에 노출된 이들을 위한 민간 치료센터도 운영되고 있다. 지난 93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세워진 ‘루도마니’는 최초의 인터넷 중독치료센터로 유명하다. 김수정기자 crystal@. ◆중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중국 대학가 1번지인 베이징시 서쪽 하이뎬(海淀)구의 베이싼환루(北三還路)일대는 인터넷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이버대학가로 탈바꿈했다. 베이징대 인근의 인터넷바인 ‘페이위(飛宇)인터넷 1번가’는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도 하루종일 빈자리가 없을정도로 대학생들로 붐빈다. 대학 1∼2학년들은 채팅이나 e메일을 주고 받기에 여념이없고,3∼4학년들은 ‘263자오위(敎育)’나 ‘중화런차이’등 유학·취직사이트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바의 책임자인 류첸(劉乾) 주임은 “인터넷바의 인기는 대학가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라며 “중국 전역에 6만여개의 인터넷바가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학교도 등장했다.칭화(淸華)대 등 인터넷대학 37개가 이미 설립됐다.중국 정부는 2005년까지 전국 모든 대학을 연결하는 사이버교육망의 구축을 확정했다.사이버 교육망이 완성되면 500만명의 대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중국의 네티즌은 5월말 현재 13억인구의 2%를 조금 넘는 3,000여만명.네티즌수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중국 신식(정보)산업부는 지난해말 2001년의 인터넷인구를 2,700만명으로 예상했다가 6개월도안돼 수치를 수정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이버문화가 대륙을 휩쓸면서 사회적 부작용도 심각하다. 심각한 문제중 하나는 사이버 연애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 지난 4월 장시(江西)성 난창(南昌)시에서는 한 여학생이 사귀던 사이버 애인과 결별한 뒤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파문을 일으켰다.채팅 등에서 쓰이는 사이버언어와 불특정다수에 대한 비난·욕설 난무도 심각한 부작용이다.하지만현재 이러한 부작용을 막을 대책은 전무하다. khkim@. ◆일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인터넷 인구는 등록자 숫자로 볼 때 2,200만명 안팎이다.여기에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이용자를 더하면 4,700만명에 이른다는 게 일본 총무성 추산.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셈이다. 인터넷 망의 본격적인 보급이 이뤄진 것은 99년부터.이제겨우 초고속 통신망인 ADSL의 보급이 시작돼 지난 6월말 현재 신청건수는 2만9,000건에 불과하다.인프라 만으로 따지면 일본은 한국에 크게 뒤져 있다.저팬 야후를 경영하는 재일 동포 실업가 손정의(孫正義)씨는 얼마 전 집권 자민당의 IT회의에 참석,“지나친 행정규제로 광 파이버를 일본 전역에 까는 데 3만년이 걸릴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인터넷 보급이 늦은 만큼 사이버 상에서의 범죄와 악질적행위도 최근 부각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는 한국 만큼 횡행하지는 않지만은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보급된 인터넷 망의 주류가 통합서비스 디지털통신망(ISDN)이어서 개인이 인터넷 상에서 소프트웨어를 복사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든다.만일 ‘백지영 비디오’가 떠돌아 다닌다 해도 그것을복제하기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이런 복제 행위보다는 기업이나 대학,연구기관의 컴퓨터망에 침입해 혼란을 일으키는 해킹이 크게 늘고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킹 건수는 지난 한해의 9배에 달하는 959건이었다.그래서 일본 정부는 ‘부정접근 금지법’을 제정해 단속하 있지만 컴퓨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상에서 몇년간 큰 사회문제가 됐던 것은 자살과 만남 사이트.일본에서는 3년전 자살 사이트를 통해 몇 건의자살 사건이 일어나 사회문제가 되자 지금은 거의 자취를감췄다. 최근 대유행인 만남 사이트는 주로 휴대전화의 인터넷을통해 이뤄진다.지난 5월 20대 남자가 이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여성 2명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인터넷을 통한 원조교제도 지난해보다 46배나 늘어나는 등 인터넷보급에 따른 폐해가 급증하고 있다. marry01@
  • [민선2기 3년 단체장에 듣는다] 진영호 성북구청장

    ‘행정능력이라면 누구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진영호(陳英浩) 성북구청장은 지역에서 ‘성북의 지도를 바꾼 구청장’으로 통한다. 진 구청장은 지역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세워 동선·정릉·보문지역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영화의 거리 조성에 나서는 등 권역별 균형개발을 추진해 왔다.또한 돈암·미아시장 현대화와 함께 36개 구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시행,지금까지 2만3,000여 세대가 입주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의 이같은 노력은 복지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노인종합복지관과 시각장애인복지관,장위종합사회복지관과 노인의 집,어린이집 등은 모두 그의 추진력의 소산이다.종합레포츠타운과 개운산 스포츠센터,여성회관 등도 잇따라 문을 열어 ‘복지 성북’의 성가를 높였다.하지만 노인과 주부,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문제는 민선 구청장 8년째인 올해도 ‘숙제’로 남아 있다. 행정에 관한한 진 구청장은 소신파로 꼽힌다.정부와 서울시에 대해 주저없이 ‘아니다’라고 말해온 그는 주민들의민원에 대해서도 ‘예스’와‘노’가 분명하다.불가능한민원을 억지로 디밀거나 ‘표’를 내세우는 민원이 적지 않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버리지 않는 ‘진영호 고집’앞에서 모두 발길을 돌렸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지난 4월에는 대표적 지역축제인 아리랑축제를 취소했다.“경제가 어려운데 축제판 열어 어려운 사람들 기죽이지 말자”며 축제 예산 4억원을 전액 저소득층 생계지원과 자활형 취로사업비로 돌렸다.주민들은 대추씨같은 그에게 박수로 힘을 보탰다.뒷날 그는 “선거직구청장으로서 수많은 주민이 모이는 축제를 취소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그렇다고 그가 마냥 깐깐한 것만은 아니다.소탈을 넘어 어딘지 허술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누구든 격의없이 그에게술잔을 건넨다.주변에서는 “알수록 정이 깊고 다정다감한사람”이라고 평한다.그래선지 ‘벌모으는 꿀’처럼 주변에 항상 사람이 모여든다. “모든 현안을 주민 입장에서 보고 결정한다”는 그는 “몰라보게 달라진 지역의 구석구석을 돌아볼 때는 뿌듯한 보람을 느끼지만 순수한 열정을 정치적으로왜곡하고 흠집낼때는 정말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기울일 구정의 역점사안을 묻자 진구청장은 “저는 원래 소시민이라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며 “비록 부자는 아닐지라도 가슴을 열고 열심히 생활하는 주민들을 위해 구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해야 하는 일을 주저없이 할 것”이라며너털웃음을 지었다. 심재억기자 jeshim@. ■진영호 성북구청장의 민심 접근법. 진영호 구청장처럼 술에 관한 일화가 많은 사람도 흔치 않다.그러나 그의 일화는 단순한 ‘술안주’거리가 아니다.그의 술이야기에는 민선 구청장으로서 겪어야 했던 많은 애환이 녹아 있다.스스로 “구청장이 된 후 술 안마시고 넘어간 날이 없다”고 돌이킬 정도다. 그의 술과의 인연은 30년을 훌쩍 넘긴 공직생활 이력과 자취를 같이 한다.공직 초창기부터 그냥 사람이 좋아 퇴근후동료들과 권커니 잣커니 나눈 대포가 오늘의 ‘대가’를 만든 셈이다. 하지만 그도 처음엔 술에 숙맥이었다.소주 한잔에 얼굴부터 달아올라‘음주측정기’라는 놀림도 받았다.그러나 마시면 늘게 돼있는게 술.구청장 8년동안 꼬리를 무는 행사와 모임을 치르면서 주민들이 건네는 술잔을 인사치레로 받아넘긴 술이 이젠 저녁술로 소주 2∼3병은 마실 만큼 주량이늘었다. 이처럼 술과 가까이 지내지만 한번도 ‘주사’나 ‘추태’를 보인 적은 없다.스스로 ‘됐다’싶으면 군말없이 자리를 뜬다.실수가 겁나 사적인 자리가 아니면 절대 2차는 가지않는다.철저한 자기관리다.가장 좋은 술로 소주를 들만큼취향도 소박하다.그가 ‘취해도 신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부인의 강권으로 난생처음 건강검진을 받았으나 결과는 ‘양호’였다.‘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며 내심 쾌재를 불렀으나 술에 장사있을까.최근들어 자꾸 숙취시간이 길어지는게 아무래도 신경쓰이지만 그래도 주민들이 건네는 술잔은 사양하지 못한다.구청장에게 주는 정표(情表)라고 믿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지각 한번 안할 만큼 자신에게 엄격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니다”고 말한다.‘민심이라면독주(毒酒)라도 거들어야 하는’ 민선 자치단체장의 고달픈 애환을, 숙취를 씻기 위해 진땀을 흘리며 등산길을 오르는 진 구청장의 모습에서 실감한다. 심재억기자
  • [대한광장] 초발심을 돌아보며

    가을은 새벽을 타고 온다.요즘 나는 새벽에 찾아오는 가을을 만나기 위해 좀처럼 새벽 예불을 거르지 않는다.한낮이면 다시 여름으로 돌변해 가을은 자취를 감추지만 새벽은 그래도 어김없이 가을의 모습이다.하루의 시작인 새벽을 통해 가을은 자신의 도래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가을의 낌새를 느끼며 새벽 도량에 서서 나는 출가 생활의 시작을 돌아보았다.그 무엇도 바람없이 오로지 순수하고 맑았던 마음의 그때를.새벽이면 일어나 불을 때 공양을 준비하고,졸린 눈을 비비며 경을 보던 그 시간은 행복했었다.누구에게나 즐겁게 마음을 낮추고,걸음걸이마저도 조심스럽던 그때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높아만 보였다. 새벽 도량을 거닐며 나는 가만히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그리고 자신에게 묻는다.그런 날들이 다시 온다면 초발심의 마음을 잃지 않고 그때 그 모습으로 다시 그렇게생활할 수 있느냐고.선뜻 대답할 자신이 없다. 마음을 낮추고 소박하게 웃던 그날은 이제 추억으로 끝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그것은 이제 내 마음속에서 늘기쁨의 빛으로 일렁이던 초발심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출가자에게는 보석과도 같은 처음의 발심한 그 마음을 나는 애석하게도 잃어 버리고야만 것이다.오래 전 어느 절에서 하루를 묵은 적이 있다.새벽녘에 잔 자갈이 깔린 도량을 거니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시계를 보았다.아직 예불 시간이 되기에는 삼십 분이나 남아 있었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그 절의 노스님이었다.모두 다 잠든 시간에 노스님만이 깨어 법당 주변을 돌며경을 암송하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일찍 깨어 도량을 밝히는 스님의 모습을보면서 나는 노스님을 왜 큰스님으로 모두들 존경하는지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날이 밝고,나는 스님을 찾아 뵈었다.스님의 지나간 세월의 이야기 속에서 내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구절이 있었다.그것은 출가 후 오십여년 동안 단 하루도 새벽 예불을거르지 않았다는 말씀이었다.몸이 아플 땐 기어서라도 법당에 갔었고,머리가 아플 땐 머리를 싸매고서도 새벽 예불을 보셨다는 것이다.그리고 먼길을 떠나 다른 곳에 머물때에는 그곳에서도 홀로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모셨다고하셨다. 그것은 스님이 초발심의 수행자로 남아 있다는 뚜렷한 증거였다.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스님은 초발심의 그때를잊지 않고 굳게 지키고 계셨던 것이다. 스님의 방을 나오면서 나는 ‘존경’에 관해서 생각했다. 한 인간이 존경의 대상이 되기까지 그 세월의 빛이 얼마나 푸르러야 하는 것일까.오랜 세월 속에서도 그 푸름을 잃지 않을 때에라야 비로소 우리는 그를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다.존경은 이렇듯 오랜 세월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올리는 지극한 찬사인 것이다. 세월은 때로 해일과도 같고,때로 유혹의 깊은 늪과도 같다.그 세월을 이기게 하는 것은 초발심의 굳은 맹세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세월의 유혹과 무게에 쉽게 무너진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이다. 누구나 다 처음에는 맑고 큰 뜻을 지니고 시작을 하지만그 시작의 마음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세월 속에서 때로는 퇴락하고 때로는 변색한 채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입으로는 대의를 말하지만 행위는 그렇지 못할 때 그것은 초발심을 지닌 삶의 모습이 아니다.우리는 지금 존경심이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끝’만을 바라보며 비방과 분열을 일삼고 있다. 고개를 돌려 ‘처음’을 보아야 한다.처음 그 마음을 잃지 않는 사람만이 존경의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해는 언제나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지기 때문이다. 성전 옥천암 주지
  • [전통을 지키는 사람들] 옹기장 김일만씨

    소박하고 정겨운 한국인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는 옹기.볕이 잘 드는 장독대를 묵묵히 지키는 옹기는 우리 생활의한 귀퉁이를 오랫동안 차지했다. 하지만 4계절 눈·비를 맞으며 한 집안의 먹거리를 지켜온 옹기들이 냉장고와 플라스틱 용기의 보급으로 자취를감추고 있다.한겨울 가족들이 먹을 김장을 옹기에 담아 땅속에 묻는 모습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도 여주군금사면 이포2리에서 오부자옹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일만(金一萬·60)씨는 전통옹기의 명맥을 잇고 있는 고집스런옹기장이다. 8남매중 맏이인 그는 90년대까지만 해도 네 형제와 함께옹기를 만들었다.그러나 광명단 옹기와 가스가마에서 대량으로 구워진 옹기에 밀리면서 형제들은 차례로 일을 접었고 지금은 김씨만이 아들들과 함께 여주 이포나루에서 전통옹기를 지켜가고 있다.초등학교 몇개월 다닌 게 학력의전부인 그는 “못배운 사람일수록 흙일이 쉽게 손에 잡히는 법”이라고 당당히 말할 정도로 이 일에 푹 빠져있다. 요즘은 대부분 전기작동 물레를 쓰지만 김씨는 아직도 수동식물레를 고집한다.수동식은 전기물레로는 빚을 수 없는 조형미를 살릴 수 있고 옹기의 질박한 맛도 더해지기때문이다. 김씨는 가마도 옛 전통가마를 쓴다.높은 온도를 쉽게 얻고 일정 온도를 유지하기 쉬운 가스가마에 비해 장작가마는 불의 온도를 맞추는 일이 매우 힘들다.참나무로 3일,다시 소나무로 하루,이렇게 4일간 꼬박 불을 지펴야 하나의옹기가 완성된다. 김씨가 만든 옹기는 광명단 옹기에 비해 겉모습은 투박하지만 저장한 음식의 발효와 부패방지에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고 내구성과 공기 투과율도 높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값도 20ℓ 항아리를 기준으로 가스가마 옹기가 3만원인데비해 4만∼5만원으로 다소 비싸다.김씨는 “옹기는 거짓없이 오직 땀으로 빚어야 비로소 숨을 쉰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생활토기를 만들어 보급할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 김병철기자 kbchul@
  • ‘마니아’ 영화계 큰 뿌리로 ‘쑥쑥’

    최민수가 주연하는 영화 ‘서울 소울’(제작 사이더스)의촬영이 한창인 지난 7일 서울 잠실 탄천주차장.백호씨(32)는 극중 형사들이 감식수사를 벌이는 현장촬영에 동원돼 몇시간째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그의 역할은 얼굴 한번 제대로 잡히지 않는 엑스트라(보조출연)형사.운좋게 오전에촬영이 끝나 반나절만에 출연료(?) 2만5,000원을 챙겼다.하지만 그게 소득의 전부는 아니다.평소 최민수의 열성팬으로서 그가 주연하는 영화에 지나가는 ‘배경’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영화마니아들이 영화판을 움직인다.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이 출연하거나 연출하는 영화촬영 현장에까지 팬들이 몰리기시작했다.제작사가 일방적으로 엑스트라를 동원하던 건 옛말이다.영화의 홈페이지나 단역배우 전문 알선업체를 통해영화마니아들이 적극적으로 ‘영화적 욕구’를 해소해가는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투경찰 역의 남자 엑스트라 100명을 공개모집한 ‘흑수선’(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만 해도 그렇다.제작사의한 관계자는 “염색 안한 짧은 머리,심야촬영 가능자 등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는데도 경쟁률이 8대1을 넘었다”면서“영화제작 현장을 궁금해 하는 예비영화인들도 있지만,주연 배우 이정재만 보고 무조건 매달리는 이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최종 선발자 명단에는 이정재가 주연한 영화 ‘태양은 없다’사랑모임과 팬클럽 ‘아름다운 남자 이정재’등 2개 모임이 포함됐을 정도.이정재의 영화속 대사를자다가도 줄줄줄 외우는 마니아급 팬들이다. 예비관객들의 적극적인 태도변화를 눈치챈 제작사들이 가만 있을 리 없다.앞다퉈 마케팅 수단으로 연결시키는 분위기다.‘선물’에서 여주인공 이영애가 객석에 앉아 숨을 거두는 마지막 장면,‘엽기적인 그녀’에서 차태현이 꽃다발을들고 찾아간 전지현의 강의실 장면 등이 그런 경우.제작사가 인터넷 영화 홈페이지의 이벤트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백명의 엑스트라를 거뜬히 동원해냈다. 달아오른 마니아들의 영화 참여 열기는 전문용역업체 쪽으로 그대로 연결된다.나눔기획의 김명철 대표는 “방학때에는 응모율이 평소보다 50%이상 늘어난다”면서 “연기자 지망생에겐 물론이고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 아르바이트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고 귀띔했다. 한국영화 마니아들의 조직화는 촬영현장 밖에서도 확인된다.극장에서 막내린 작품을 제작사로부터 필름을 빌려 재상영하는 열성 팬클럽도 늘고 있다.지난 6월과 7월 2차례나 극장을 빌려 ‘번지점프를 하다’를 상영한 ‘번·사·모’(‘번지점프를 하다’를 사랑하는 모임)의 운영자 김충배씨(27·서강대)는 “클럽회원들은 주연배우 이병헌,김대승 감독,고은님 작가의 열성팬”이라고 귀띔했다.모임회원들이향후 그들의 영화에 ‘유료관객’이 될 건 불 보듯 뻔하다. 이같은 흐름의 배경을 관계자들은 한국영화의 대형화와 마니아 관객층의 저변 확대에서 찾는다.“영화팬들의 참여가다양한 모습으로 발현된다는 것은 한국영화가 그만큼 문화산업으로서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엑스트라 되는 방법. 현재 성업중인 엑스트라 알선업체는 50여개.개성이 담긴 스냅사진과 신상명세서를 접수하면 운좋게는 다음날로 ‘출연 요청’을 받기도 한다.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를 기준으로 하루 출연료는 영화·CF가 2만5,000원(식사 별도 제공),TV드라마가 3만2,000원선.기준시간을 초과하면 시간당 수당 1만원이 더해진다.모집광고는 인터넷이나 취업정보지에서 찾을 수 있다.유용한 정보.깡패영화가 많은 요즘엔 뒷골목 조폭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사진을 접수하는 것도 하루빨리 영화에 출연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전업 엑스트라맨 변경수씨. “스타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하지만 톱스타들과 같은 장소에서 함께 끼니를 굶고 밤을 새워가며 호흡한다는 것자체가 짜릿하죠.”변경수씨(26)는 전업 엑스트라 배우다.지난 2월부터 아르바이트삼아 덤벼든 일에 어느새 인이 박였다.몇달동안 출연한 작품목록도 꽤 화려해졌다.‘조폭마누라’ ‘공공의적’‘나쁜 남자’‘흑수선’….그러고 보니 제작중인 굵직한 영화에는 빠짐없이 다 출연한 셈이다.TV드라마로도 진출했다.‘쿨’‘쌍둥이네’‘아버지와 아들’‘메디컬 센터’를 비롯해 조만간 SBS에서 방영될‘장미빛 인생’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엑스트라 없는 영화가 상상이나 됩니까.그런데 만만한 일은 아녜요.뙤약볕에 쭈그려 앉아 대여섯시간씩 주인공을 기다리는 건 보통이거든요.” 오산전문대를 나와 한동안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던 그는 “영화판에서 끼를 발산하며 살고 싶어” 고향(충남 온양)을 떠나와 아예 서울에 자취방까지 잡았다. 6개월만에 그가 터득한 ‘좋은 엑스트라’의 조건이 있다. 자기만의 고정 이미지를 심되,절대 튀지 말 것.그는 뒷골목 깡패 엑스트라로 ‘전공’을 굳혔다.“감독들은 쓸데없이튀는 엑스트라를 두번 다시 불러주지 않거든요.”일주일에 출연 건수는 줄잡아 5회.한달 수입 50만원으로 빠듯하게 살지만 대사가 있는 단역배우 수준으로 등급이 올라간 요즘은 하늘을 날 것같다.최근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에서 대사 몇마디를 따냈다. “촬영을 끝내면서 김 감독이 ‘다음에 또 보자’며 어깨를 툭툭 쳤는데,혹시 알아요? 언젠가 조연으로 발탁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송강호도 한때 엑스트라였고,설경구도 단역배우였으니까. 황수정기자
  • [50대 국가요직 탐구] (14)과기부 과학기술 정책실장

    과기부 과학기술정책실장(1급)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을 총지휘하는 자리다.과학기술입국을 이루기 위해 방향과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며 종합·조정하는 역할을 한다.정부내 과학기술 분야의 최고위실무책임자다. 대통령이 위원장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간사로서 최고통치자의 과학기술에 대한 철학과 의지를 정책으로 만들고집행하는 막중한 임무도 갖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실의 모태는 기술진흥국과 기술개발국.85∼91년 기술정책실로 문패를 바꿨던 기술진흥국과 기술개발국의 기술개발지원 및 엔지니어링사업 육성 기능을 통합,95년 과학기술정책국이 됐다.실로 확대된 것은 현 정부가 들어선 99년.과학기술정책실은 지난해 제정된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과학기술 예측,기술영향평가,기술수준평가,과학기술표준 분류체계 확립 등의 임무를 새로 부여받으면서명실공히 국가 과학기술정책의 총사령탑이 됐다. 위상과 역할에 걸맞게 엘리트들이 거쳐갔다.최영환(崔永煥) 전 차관 및 유희열(柳熙烈) 현 차관을 비롯해 박승덕(朴勝德)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권갑택(權甲澤) 전 기획관리실장,이상태(李相泰) 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 사무총장,이승구(李昇九) 국립중앙과학관장,권오갑(權五甲) 기획관리실장,최석식(崔石植)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전의진(全義進)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에 이어 현 이헌규(李憲圭)실장에 이른다. 최영환 전 차관은 저돌적인 성격에 논리가 명확하며,실장시절에도 직접 펜을 잡고 기획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현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뿌리가 된 대통령 주재 기술진흥확대회의를 신설했고 당시 기술진흥국을 기술정책실로 확대개편했다. 유희열 현 차관은 추진력이 타의추종을 불허한다는 평이다.초기 정보산업기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고 IR52 장영실상 도입,해외과학자 유치,한미과학기술포럼 구성 등의업적을 남겼다.주사보에서 1급까지 승진한 이상태 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 사무총장은 기술진흥국장으로 재직시2010년을 향한 과학기술발전장기계획을 마련하는 등 탁월한 기획력을 발휘했다. 권오갑 현 기획관리실장은 성실한 업무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국장 및 1급 승진에서 동기들을 훨씬 앞질렀다.과학기술정책국장을 두차례 지낸 권 실장은 국장 재임시 ‘과학기술 혁신 5개년 계획’을 만들면서 2002년까지 정부예산 중 과학기술투자 비중을 5%까지 확대한다는 비전을 마련했다. 전의진 이사장은 한국기계연구원 창원분소장을 지낸 과학자.고교(경기고) 시절부터 친분이 두터웠던 구본영(具本英) 당시 과기처 장관에 의해 97년 연구기획조정관으로 특채돼 공직의 길로 들어섰다.전문지식과 꼼꼼한 일처리 능력을 인정받아 초대 과학기술정책실장에 발탁됐다.‘2025년을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비전’ 수립,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조사·분석·평가 및 예산 사전조정체제 구축 등의 자취를 남겼다. 이헌규 현 실장은 서울대 공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출신의 테크노크라트.과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고 전문지식과 행정능력을 겸비했다.기술고시 출신으로는 처음 1급공무원이 됐다.99년 가을 원자력국장 재임시 연이어 터진원자력 사건·사고를 거의 한달간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무리없이 처리,당시 서정욱(徐廷旭)장관의 신임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하는 데 주력,21세기 과학기술입국을 위한 법적 기틀을 마련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美퍼듀대 유학생 자매 살해 중국인 용의자 수배

    [웨스트 라피엣(미 인디애나주) 외신종합 특약] 미국 인디애나주 소재 퍼듀대학경찰은 6일(현지 시간) 지난 3일 캠퍼스 아파트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한국인 유학생 자매의 살해 용의자로 이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잔인(27)을 수배했다. 퍼듀대 대학신문인 ‘퍼듀 뉴스’와 AP통신은 경찰이 이날 저녁 잔인에 대해 퍼듀대학 생물학 박사과정에 있는 우은경(31)씨와 동생 화경(29)씨 살인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적인 잔인은 숨진 은경씨와 같은 이 대학 생물학대학원에 재학중이다. 퍼듀대학 및 오클라호마 주립대학 경찰에 따르면 잔인은부인과 함께 지난 4일 오클라호마 주립대학(OSU)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스틸워터를 방문한 뒤 6일 오전 자취를감췄다.OSU 대학경찰에 따르면 잔인의 부인은 남편이 매우낙담해있었으며 자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 [사설] 비상 ‘20% 수출 감소’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나 감소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소식이다.월별 수출 통계를 작성하기시작한 1967년 이후 34년만에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다니우리 경제사에 남을 좋지않은 기록임이 분명하다.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자칫 생산과 투자 위축,고용사정 악화,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입이 넉달째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큰 문제다. 지난달 수입 증가율이 올들어 최저치인 18.7%를 기록한가운데 향후 경쟁력의 발판이 되는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은 24%나 줄었다.이처럼 수출과 수입의 동반 추락세가계속될 경우 수요·공급의 동시 위축으로 국가경제 규모가작아지는 이른바 ‘축소균형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물론 최근의 수출 부진은 무엇보다 미국·일본·유럽 등세계 경제 침체라는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할 수 있다.그렇지만 정부와 기업이 그동안 수출상품의 고(高)부가가치화 노력에 힘을 쏟았다면 수출이 이처럼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현재 전세계4,300여개 교역대상 품목 중에서 1등을 차지하는 한국 상품은 76개에 불과하다.반면 중국은 460개 품목에서 1등을달리고 있다고 한다.이러니 고급상품 시장은 미국·일본·독일에 내주고 중저가상품 시장은 중국·동남아에 밀려 한국산이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정부와 기업은 작금의 수출 위기를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한국산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지 모른다.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한국은 지금까지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위주의 수출에 주력해 왔으나 올들어 미국 IT업계의급격한 침체로 우리 수출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정부는 더이상 입으로만 “수출 상품과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부르짖지 말고 실천 가능한 구체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정부로서는 당장 수출·입 부진을 타개할수 있는 뾰족한단기 대책이 없어 곤혹스러울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손을놓아서는 안된다.경쟁력 있는 기업의 생존력을 어렵게 만드는 부실기업을 하루빨리 정리해서 우량기업의 의욕을 북돋워 줘야 한다.아울러 보호주의 무역 바람이 거세지는 현실을 감안해 자유무역협정 가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세계경기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한다.
  • 동해 오징어 서해로 이주?

    전통적으로 오징어가 넘쳐나던 동해안에서는 오징어가 자취를 감추는 반면 서해안이 오징어 풍년을 이루는 기현상이 일고 있다. 이에따라 오징어잡이가 시원찮은 동해안의 오징어채낚기 어선이 최근 서해안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1일 충남 서산수협 안흥판매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이곳에서 위탁판매된 오징어는 171만마리로 8만5,500상자에 이르고 있다. 보통 20마리들이 한 상자에 경매가격이 1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8억5,500만원 어치에 해당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만마리 1억4,000만원어치에 비하면 6배가 넘는 양이다. 지난해는 7월 20일 이후에 오징어잡이가 시작됐으나 올해는 오징어 어군형성이 부진한 동해안의 오징어배들이 일찌감치 서해로 몰렸기 때문이다. 강원 삼척, 부산, 구룡포 등에서 원정온 50여척의 오징어잡이 어선들은 서해안 격렬비열도 등에서 척당 하루 300만원 어치의 오징어를 잡아들이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오징어가 잡히지 않던 서해안에서는 오징어채낚기 허가를 받은 배가 아직은 없다. 서해안의 오징어는 먹이감이 풍부, 살이 두껍고 씨알이 커 동해 오징어보다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안흥판매사업소 관계자는 “”최근 해수온도가 변하면서 태안 안흥항이 오징어잡이의 새 전진기지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제 동해에서만 오징어가 잡히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 책/ 수도원·미술관… 느낌있는 해외기행

    아직도 해외 여행을 계속 양으로 때우십니까.시어머니 같은 가이드가 지시하는 바쁜 일정 맞추랴 ‘증명 사진’찍으랴 숨가쁘게 돌아다니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기 일쑤인해외 여행.그 악몽의 순환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지혜를 담은 책이 나왔다.여행보다는 주제를 정해놓고 유유히 떠다닌 자취들이라 읽는 이에게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선물한다. 먼저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을 따라가보자.공지영이 작가 생활 13년 만에 처음 낸 기행 에세이는 프랑스 스위스독일의 수도원 풍경을 담았다.광기의 80년대에 ‘땅’에서싸우느라 20대를 보낸 작가 공지영이 ‘하늘’의 상징인 수도원을 테마로 잡은 것 자체로 흥미를 자아낸다.왜 작가는18년 동안 애써 부인했던 종교로 되돌아 왔을까.그것도 한번 들어가면 평생 나오지 못하는 ‘봉쇄 수도원’을 찾아다니면서. 책 속엔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절경을 뽐내는 ‘아르정땡’‘솔렘’ 수도원 등이 등장한다.하지만 공지영의 눈길이 가는 건 이런 풍경보다는 그 속에 숨어 있는,‘더 아름다운’사연들이다.수도하는 이들을 묘사하는 중간중간에 지은이는 자신의 당차고 치열했던 ‘젊은 날의 초상화’를 겹치게 하면서 자신의 귀의를 넌즈시 설명하고 있다.게다가 소설가로서 다진 맛갈스런 문장에다 서사와 서정을 동시에 어려 ‘책맛’이 보통이 아니다.공지영의 여행기는 열정과 혼란,방황으로 이어진 20,30대를 지나 불혹을 앞두고 ‘하늘’로 귀의하는 과정에 대한 길라잡이다.김영사 펴냄. 구도에 가까운 진득함이 이어지는 공지영의 여행기가 약간무겁게 다가 온다면 ‘고흐의 집을 아시나요?’는 가볍고발랄한 걸음의 연속이다.지은이 최내경은 미술관만을 골라여정의 틀을 잡았다.그의 발길이 머문 곳은 얼핏 보면 대개낯선 미술관들이다.그러나 그 곳엔 겉?C기식 여행에서는 건질 수 없는 알짜들이 그득하다. 제목에 나오는 ‘고흐의 집’이 있는 오베르 쉬르 우아즈나 수련으로 유명한 ‘모네의 집’이 위치한 지베르니 등은루브르 등 유명미술관을 짧게 들러 찝집한 맛만 보는 일정과는 견줄 수 없는 장점이 많은 곳들이다.아틀리에가 보존되어 있?? 화가들의 체취와 숨결이 배어 있다. 이 밖에도 루소·밀레 아틀리에 등 화가와 그들이 살다 간삶의 자취를 직접 둘러보며 써내려간 소박함도 인상적이다. 이는 박제된 유명 미술관 그림들이 주는 거리감 대신 친근감을 준다.전문가들 외에는 아는 이가 드문 곳들을 지은이는 발로 뛰어다니며 알토란 같은 정보를 캐내고 있다.오늘의 책 펴냄. 이종수기자 vielee@
  • [전통주 이야기] (14) 김천 과하주

    경북 김천의 지명은 금천(金泉)샘물에서 유래됐다.그만큼 물 맛이 뛰어나다.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이여송(李如松)장군이 김천지역을 지나다 샘물을 마시고는 중국 금릉(金陵)에 있는 과하천 물맛과 같다고 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이 샘물로 빚은 술이 과하주다. 김천의 가장 오래된 향토지인 금릉승람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과하주 빚는 방법을 배워서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봐도 과하주 특유의 맛과 향기가 나지 않는다고 기술돼있다.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 과하주 생산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일제시대 때 김천주조회사에서 생산하다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고 광복뒤 생산이 재개됐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를 91년 김천에서 의료와 문화사업을 하던 고 송재성(99년 작고)옹이 항토학자들의 조언과 과거 문헌을 토대로재현했다.현재는 송옹의 둘째아들인 송강호(宋剛鎬·62)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과하주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찹쌀과 누룩가루 2종류뿐이다.찹쌀을 김천시 대항면 항천리 과하주공장 지하 180m에서끌어 올린 암반수에 담궜다가 24시간 뒤 건져 고두밥을 찐다.고두밥을 섭씨 18도정도의 저온 건조실에서식힌다.여기에 누룩을 우려낸 암반수를 섞어 발효실에서 30일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과하주가 된다.도수가 16도인 과하주는 황갈색이 돌며 약간 단듯하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특징이다. 올해부터는 도수를 높여 23도짜리 과하소주도 시판된다. 과하주를 증류시켜 30도인 소주를 만든 뒤 여기에 16도인과하주를 절반 섞으면 23도짜리 과하소주가 된다. 과하주는 700㎖ 한병에 1만2,000원,과하소주는 700㎖ 1만7,000원이다.문의 (054)436-4661. 김천 한찬규기자 cghan@. ■이근구 향토사학가의 맛평가. “과하주는 무슨 맛이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게 특징입니다” 김천향토사연구회장 이근구(李根龜·82)옹은 과하주의 맛을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혀끝에 감치는 맛은 어느 술도 흉내낼 수 없다고 말했다.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는 애주가들에게 사랑을 받을만 하다는 것이다. 91년 과하주 재현 때 향토사학가의 대표로서 자문하기도한 이 옹은 과하주의 이같은 맛은 물이 다른데다 향료 등의 첨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시대 때 과하주는 궁중의 공물로 진상되었고사대부 집안의 귀빈 접대용으로 사용했다”는 조선주조사등 각종 문헌의 글을 인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천 한찬규기자
  • 청소년 한민족 역사 탐사 中 안의사 기념관등 방문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중국 하얼빈과 뤼순감옥, 안중근의사 기념관 등을 찾아보는 '청소년 한민족 역사문화 탐사활동'행사를 갖는다. 선조들의 항일의지와 일본의 역사왜곡 실상을 직접 확인, 청소년들의 애국심을 일깨우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시키기 위해서다. 서울시 청소년상 수상자와 소년·소녀가장 등 모봄 중·고생 82명과 청소년 지도자 12명 등 94명으로 구성된 탐사반은 이 기간동안 안 의사 기념관과 뤼순감옥, 다롄(大連)유적지 등 역사의 현장을 찾아 항일 독립운동에 몸을 바쳤던 안 의사 등 선조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살피고 이들의 행적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임창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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