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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량리 윤락가 갈취·콘돔독점 年100억 수입 ‘콘돔조폭’과의 전쟁

    서울시내 윤락가를 터전으로 삼아 폭력조직이 급성장하고 있는 사실이 18일 경찰에 포착돼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중이다.중간단계의 수사임에도 신흥 조직폭력배들이 기업체를 운영하며 연 100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는 실태가 생생하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경찰은 “한 경찰서가 총동원되다시피 해서 수사중이며 사상 최대의 조폭 검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직폭력배들은 지난 99년 당국의 대대적인 소탕으로 자취를 감췄으나,최근 사회적으로 다소 분위기가 이완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조직의 재건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경찰이 수사에 나선 신흥 폭력조직은 스스로 ‘신청량리파’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2년전 청량리 사창가의 밤을 장악했다는 것이다.경찰은 조직원 20여명을 범죄단체 구성·가입 등 혐의로 소환 조사한데 이어,내년 1월까지 전체 조직원 56명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상납과 사채,카드깡 등으로 1년 수익 100억원” 90년대 초 범죄와의 전쟁 당시 3대 조폭인 ‘범서방파’,‘OB파’,‘양은이파’에 이어 99년‘청량리파’가 검경에 의해 소탕된 뒤 조직폭력계는 군소 조직들이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그러나 2001년 11월 ‘청량리파’의 전신인 ‘까불이파’ 부두목 출신 김모(51)씨가 청량리파 출신 폭력배 56명을 규합,‘신청량리파’를 만들었다.기존 ‘청량리파’의 ‘수뇌부’가 모두 검거된 틈을 탄 것이다. ‘신청량리파’는 조직 결성 직후부터 140여개 업소가 난립한 청량리 사창가를 장악했다.이들의 주 수입원은 사채와 카드깡으로 윤락업소의 업주와 윤락녀에게 돈을 빌려준 뒤 매일 10% 가까운 이자를 받는 일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술집으로 등록한 카드깡 전문 유령회사를 설립,30%가 넘는 수수료를 받고 카드로 결제된 윤락 요금을 현금으로 바꿔주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한달 10여차례에 이르는 조직 경조사를 빌미로 업소당 매월 200만원씩,한해 평균 2000여만원 정도를 상납받는 것으로 드러났다.또 D유통이라는 회사를 통해 이 지역에 콘돔을 독점 공급,10개 들이 콘돔 한 상자를 2000원 가까이 높은 가격인 6000원 정도로 팔아넘겨 매월 4000여만원의 부당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이들이 이같은 수법으로 한해 최고 100억원 가까운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사건을 수사중인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기존 조폭 수사에서는 두목이나 행동대장 등 소수만 잡아들인 반면,이번에는 전 조직원 56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능적 기업형 조직 운영 이들은 과거 주먹구구식 조직과는 달리 지능적인 기업형 조직을 갖추고 있다.이들은 자금,사업,행동대 등 업무를 세분화하고,치밀하게 조직을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또 일수나 카드깡 등에는 조직원의 가족까지 동원,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며 몸집을 불려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과 거래하지 않는 업주들은 교묘하게 따돌림을 당했다.경찰은 “윤락 여성들끼리 사소한 싸움을 붙인 뒤,업주가 싸움에 끼어들면 조직원들이 업주에게 집단 폭행을 휘두르는 식”이라고 밝혔다.업소 앞에 험악한 인상의 조직원들을 배치,아예 장사를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경찰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가 이들에게 각종 정보를 누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자세한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경찰 관계자는 “윤락가 관할 경찰 관계자와 조폭 사이에는 일부 공생 관계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조폭이 생존을 위해 검·경 관계자를 회유하거나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후세인 주가’

    |뉴욕·도쿄 외신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생포가 혼란으로 치닫던 이라크 정세를 안정시키고,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15일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도쿄증시에서는 후세인 체포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주며 하이테크 종목을 중심으로 거의 전면 오름세를 보여 닛케이 평균지수(225종목)가 1만 500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종가는 올들어 두 번째로 큰 폭인 321.11포인트(3.2%) 상승한 1만 490.77포인트를 기록,지난달 10일(1만 504.54포인트) 이후 약 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타이완에서도 대표적인 전자업체들이 장세를 이끌며 자취안지수가 65.92포인트(1.1%) 오른 5924.24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각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한편 미국 증시도 후세인 체포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요인 제거와 이라크 재건 촉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큰 낭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8개월 만에 1만포인트를 재돌파하면서 ‘산타 랠리’의 꿈에 부푼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후세인 체포 소식으로 연말 장세가 더욱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미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오랜만에 강세를 보였다.달러화는 도쿄시장에서 오후 3시 현재 엔화에 대한 가치가 108.06∼11엔으로 지난 주말보다 0.14엔 상승했다.
  • [스포츠 라운지]KLPGA 신인·상금왕 김주미

    ·1984년 서울 출생 ·1995년 우이초등학교 5학년 때 입문 ·1997년 세화여중 입학 ·1998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 4위,국가대표 발탁 ·2000년 세화여고 입학,세계여자아마추어선수권(독일) 개인·단체 2위 ·2001년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 4강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개인 2위,단체 1위 ·2003년 프로 데뷔(하이마트),KLPGA 투어 2승,한국여자프로골프 대상,상금왕,신인왕,평균 타수 2위(71타) “국내에서의 목표를 뜻대로 이루었습니다.이젠 다음 목표를 향해 이동해 볼까 합니다.” 지난 11일 ‘2003 한국여자프로골프대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리츠칼트호텔에서 만난 김주미(하이마트)는 무척이나 당돌하고 솔직해 보였다.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질문 순서를 모두 기억해 놓고서 하나씩 간결하게 대답했다. “그린에서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떨리지 않는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얼굴이 굳는다.”고 말하더니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자 언제 그랬냐는 듯 준비한(?) 미소를 연신 지었다. “다음 목표가 뭐냐고 물으셨죠? 당연히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신인왕입니다.” ●거침없는 ‘슈퍼루키’ 김주미는 말솜씨처럼 시원시원하게 2003년 한국 여자프로골프를 평정했다.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한솔레이디스오픈과 우리증권클래식에서 우승했고,상금왕 신인왕 여자프로골프대상을 챙겼다.큼직한 상은 모두 휩쓴 셈이다. 그러나 김주미는 상보다 11개 대회에 참가해 6차례 ‘톱 10’에 오른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운이 좋았던 해가 아니라 1년 동안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생각에서다. 김주미는 정규 LPGA 대회인 CJ나인브리지클래식에서 우승해 ‘그린 신데렐라’로 떠오른 안시현(19·코오롱)과 둘도 없는 친구다.학교는 달랐지만 중학교 때부터 박세리(26·CJ)를 이을 유망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고,고등학교 때는 나란히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친구가 하룻밤새 ‘얼짱’으로 뜨고,2년간의 LPGA 투어 출전권까지 거머쥐는 모습을 지켜본 김주미의 마음은 어땠을까.그는 “정말 무지무지 부러웠다.”고 말했다.“시현이의 인기가 부러운 게 아니라 LPGA에 무혈입성한 것이 부러웠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골프광’인 아버지를 따라 간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클럽을 잡은 뒤부터 김주미의 1단계 꿈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이었고,2단계 꿈은 LPGA 신인왕이었다.1단계 꿈을 이룬 김주미는 내년 여름 LPGA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한다.그는 “시현이가 우승할 때 20등을 했다.”면서 “이것이 현재 나의 실력이라고 생각하고,처음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두근거리는 티샷 김주미는 지독한 연습벌레다.프로 데뷔 전까지는 매일 1000개 이상의 공을 쳤다.담력을 키우기 위해 혼자 공동묘지를 찾은 게 부지기수다.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심장이 터지기 직전까지 멈추지 않는다. 김주미는 “여자선수들이 예쁜 옷을 입고 그린에 나서기 때문에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연습할 때는 완전히 다른 인간이 된다.”고 말했다. 엄청난 연습 덕택인지 김주미는 롱아이언이 빼어난 선수로 정평이 났다.롱아이언이 좋다는 것은 곧 골프의 기본인 스윙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당연히 페어웨이나 그린에 공을 안착시킬 확률이 높아지고,그만큼 타수를 줄일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 “단 한 번도 골프가 싫은 적이 없으며,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김주미는 언제나 첫 홀 티샷이 가장 설렌다고 한다.힘차게 뻗는 공을 바라보며 18홀 동안 펼쳐질 상황을 그려본다.김주미는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왠지 모르게 초등학교 입학식이 생각 난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카리스마와 로리 케인(캐나다)의 밝은 미소를 닮고 싶다는 김주미.이제 막 날갯짓을 시작한 그의 골프 인생에는 어떤 그린이 펼쳐질까. 글 이창구기자 window2@ 사진 강성남기자 snk@ ■역대 신인왕 발자취 KLPGA가 신인왕을 뽑기 시작한 건 지난 1990년.78년 기존 남자프로골프협회(KPGA)의 지원으로 창설돼 88년 분리된 이후 2년 만에 첫 신인왕을 배출한 것. 초대 박성자(38) 등 초기 신인왕들은 주로 국내 및 일본에서 활동하거나 프로활동을 접고 코치로 변신했지만 96년 신인왕 박세리(26·CJ) 이후에는 대부분 이를 발판으로 미여자프로골프(LPGA) 무대로 활동영역을 넓혀 왔다. 당시 4승을 올린 박세리는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다승왕과 상금왕,최우수선수상 등 4관왕에 오른 뒤 화려하게 미국으로 진출했다.같은해 신인으로 활약하며 3승을 거뒀지만 박세리의 그늘에 가려 우수선수에 그친 김미현(26·KTF)과의 라이벌전은 이때부터 시작된 일이기도 하다. 97년 강수연(27·아스트라),98년 이정연(24·한국타이어),99년 김영(23·신세계) 등도 박세리의 뒤를 이어 LPGA로 진출했고,국내에서만 7승을 거둔 95년 신인왕 정일미(31·한솔)는 뒤늦게 LPGA 무대로 합류해 내년 시즌을 준비중이다.2000년 신인왕 고아라(23·하이마트)는 2001년 정규투어 카드를 받았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승을 거두며 박세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상금왕과 다승왕,최우수선수까지 휩쓴 이미나(22)는 내년시즌 L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10대 온라인 탈선/(중)어느 여고 중퇴생의 고백

    ‘사이버 탈선’은 결코 일부 ‘문제아’들의 얘기가 아니다.지난해 6월까지 외고에 다니며 컴퓨터라곤 단순한 게임밖에 몰랐던 김미진(가명·16)양이 이른바 ‘사이버 포주’가 되기까지는 한 달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김양을 탈선으로 이끈 것은 친구도,부모도,학교도 아닌 인터넷이었다. ●가정불화-친척 냉대-고교 자퇴 대기업 직원이던 미진이의 아버지는 미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벌였다.그러나 미진이가 중2 때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뒤 집을 나가자 어머니와 시골 외가에 ‘얹혀’ 살기 시작했다. 외가 식구들은 늘 수군수군 미진이의 아버지를 흉봤다.예민한 사춘기라 미진이는 곧 반항아로 변했다.학교를 자퇴한 미진이는 힘겹게 검정고시를 통과했고,외고에 입학했다.외가 식구들이 싫어 기숙사가 있는 학교를 택했던 것.그러나 기숙사의 꽉 짜인 시간표와 공부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미진이는 “차라리 혼자 공부해 대학에 가겠다.”고 마음먹고 학교를 그만둔 뒤 지난해 7월 상경했다.어머니는 힘든 상황에서도검정고시를 통해 외고에 입학했던 미진이를 믿고 강남구 역삼동에 월세 자취방을 직접 구해줬다. ●외로움 이기려다 수렁에 빠져 서울에 도착한 미진이는 지겨운 학교와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났다는 생각에 홀가분했다고 말했다.일단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르겠다고 마음먹고 학원에 등록했다.하지만 외로운 서울 생활에 하나 둘 사귄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생활은 흐트러졌다.학원도 나가지 않게 됐다.“‘이쪽’에선 한 명만 알면 나머지는 저절로 친해져요.오갈 데 없고 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 아이들이 모이는 곳은 뻔하죠.” 처음에는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는 중압감,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으로 망설이기도 했다.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미성년자라는 것이 탄로나 그만둬야 했다.점차 마음을 잘 알아주는 친구들과 1시간에 2000원인 PC방에 모여 ‘돈벌이’를 찾았다.채팅 실력은 금방 늘었다.인터넷만 잘 뒤지면 ‘돈벌이’할 곳은 무궁무진했다. ●오후 3시 기상,PC방 직행 당시 미진이의 하루는 오후 3시에 시작됐다.밤을 꼬박 새워 PC방과거리를 헤매다 잠들었기 때문이다.늦은 아침식사는 배달시킨 자장면 한 그릇으로 해결했다.이어 샤워를 하고 곱게 화장을 한 뒤 오후 6시가 되면 PC방으로 ‘출근’했다.옷은 어른스러워 보이도록 정장을 입었다. 먼저 채팅사이트에 접속한다.주로 찾는 B,J사이트는 ‘좋은 만남’을 빙자하고 있지만 실제는 성매매를 원하는 ‘아저씨’의 글이 수두룩하다.성매매를 은밀히 거래하는 채팅방은 하루에 몇백개씩 만들어진다.‘부산 사는 24세 남자 대딩(대학생),손이 따뜻한 여동생 구함.자세한 건 문자 보내면 알려 드림.’하는 식이다.또래인 18살짜리부터 대학생,40대 회사원까지 다양했다. 적당한 상대를 골라 메신저로 채팅도 하고,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밤새워 흥정을 했다.모인 친구 6명에게 한 명씩 ‘아저씨’를 주선하기 위해 새벽 6시까지 PC방에서 자리도 뜨지 않고 인터넷을 뒤졌다.상대 남자와 약속이 잡히면 친구들과 함께 나가 선불을 받았다.보통 두시간에 20만원.‘일’을 마친 아이들이 다시 모이면 함께 해장국을 먹고 헤어졌다.1주일에 2∼3일 일한 다음 나이트클럽에서 신나게 놀고 술도 마셨다.백화점에서 비싼 옷도 사입었다.포주 노릇을 그만둔 뒤에는 스스로 성매매에 뛰어들기도 했다.몸과 마음에는 점점 상처가 쌓여갔다. ●“발 담그면 빠져나가기 어려워” 미진이는 지난 8월 10대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경찰은 미진이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이며,친구들에게 상대 남성을 소개하면서 돈을 뜯거나 소개비를 받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풀어줬다.담당 경찰관은 미진이의 사정을 알고 고향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라고 설득했다. 현재 미진이는 경찰관의 충고대로 어머니와 살면서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미술대 디자인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꿈이다.미진이는 “아직도 그 세계에서 발을 빼지 못한 친구들이 안타깝다.”면서 “한 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다른 친구들이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지연 유지혜기자 anne02@ ■인터넷 사용 부모 10계명 1. 인터넷 사용시간을 자녀와 협의한다. 2. 부모도 인터넷을 활용한다. 3. 컴퓨터는 가족이 공유하는 장소에 둔다. 4. 인터넷을 학습용으로 사용하도록 격려한다. 5. 자녀가 인터넷 이외의 다른 취미를 갖도록 유도한다. 6.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식사나 군것질을 하지 않게 한다. 7. 인터넷 사용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여준다. 8. 인터넷 사용시간 관리 소프트웨어를 설치한다. 9. 자녀의 평소 생각이나 고민에 관심을 기울인다. 10. 생활부적응이나 갈등이 지속되면 전문상담기관을 찾는다. (자료:한국정보문화진흥원) ■“음란사이트 차단법 몰라 지도 어려워”자녀와 ‘인터넷 갈등' 부모들 주부 이모(42·서울 역촌동)씨는 1년 전 딸 선영(가명·17)이가 가출했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지난해 11월 성적 문제로 말다툼을 벌인 선영이는 집을 뛰쳐나갔다.수소문 끝에 다음날 선영이를 찾기는 했지만 ‘전날 밤 아는 오빠 집에서 잤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씨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친구 집에서 자면 찾아올까봐 채팅으로 알게 된 혼자 사는 남학생 집에서 잤다는 거예요.아무 일 없었다고 하지만 하루만 늦었어도 무슨일이 있었을지….” 대부분 부모들에게 온라인 매체는 아직도 낯설고 어렵다.자녀가 컴퓨터로 이것저것 하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이씨는 선영이의 가출 이후 집에는 인터넷선을 끊었고 과외와 학원 수업이 끝난 밤 8시에서 10시까지만 선영이 아버지의 가게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했다.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이씨는 “옆에서 지키고 서 있을 수도 없고 봐도 뭘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환경이 너무 빨리 달라져 아이를 제대로 지도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사는 김모(45·여)씨는 아들 태성(가명·16)이가 컴퓨터만 켜면 빨리 끄라고 잔소리를 시작한다.“아이가 인터넷에 빼앗기는 시간이 너무 많아 사용시간을 정해놓고 쓰기로 약속했다.”면서 “하지만 한 번 빠져들면 약속을 어기기 일쑤라서 이젠 아들이 30분만 쓰겠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집에 있는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걸어놓았지만 밖에 나가면 얼마든지 인터넷을 쓸 수 있으니 막을 길은 없다.음란사이트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프로그램과 상담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별 도움이 못된다.이씨는 “홍보가 부족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설명을 들어도 잘 이해가 안 간다.”면서 “무작정 인터넷을 하지 말라고 혼만 내다 보니 다툼이 잦고 아들과 사이만 나빠진다.”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생활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충고한다.서울 YMCA ‘청소년 약물과 인터넷중독 예방상담실’의 김은정(32·여) 상담사는 “평소 아이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부터 하루에 인터넷을 몇 시간 사용하는지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면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공간에 컴퓨터를 설치하고,부모도 적극적으로 인터넷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탈선 부추기는 온라인 실상 채팅,커뮤니티,해외 인터넷 사이트….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다.그러나 상당수의 사이트들이 청소년의 호기심을 이용해 탈선을 부추기고 있다. ●가출 청소년을 노려라 최근 등장한 사이버(cyber)와패밀리(family)의 합성어인 ‘사이버팸’에 가입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같은 취미를 가진 청소년들이 사이버상에서 ‘가족’을 형성해 아빠,엄마,삼촌,이모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가족처럼 지낸다. 처음에는 실제 가족관계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긍정적인 기능을 했지만 차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멤버 가운데 한 명이 가출하면 다른 멤버도 따라서 집을 나가는 ‘번개 가출’을 한 뒤 같이 모여 살거나,생활비 마련을 위해 멤버들이 함께 10대 성매매에 빠져들기도 한다. 현재 온라인에 300곳 이상 존재하는 ‘가출사이트’도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이들 가출사이트의 가입자는 10만여명으로 추산된다.대부분 가출 청소년이거나 잠재적 가출자들이다.사이트에 가보면 잠잘 곳을 제공해준다는 명목으로 ‘성매매’나 ‘동거’를 요구하는 글이 넘쳐난다.가출 청소년을 묶어 하나의 ‘작은 회사’를 차리는 사이버 포주들의 활동무대로 활용되기도 한다. ●변질되는 채팅의 기능 PC통신이 시작될 때부터 선보인 채팅은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처음에는 온라인 친구를 만드는 데 이용됐던 글자 채팅에서 화상채팅 단계로 넘어간 뒤 청소년이 서로 벗은 몸을 보여줘 ‘쇼걸’과 ‘쇼보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휴대전화를 통한 ‘문팅’(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채팅하는 것)도 10대에게는 익숙하다.물론 건전한 채팅도 있지만,성매매 상대나 탈선할 친구들을 찾는 수단으로도 쓰인다.특히 최근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디지털 노래방’은 화상채팅과 노래방을 결합시킨 것이다.실시간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인터넷을 통해 화상채팅을 주고받는데 전국적으로 12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처음 생길 때는 ‘또하나의 놀이터’ 정도였지만 일부 청소년은 단체로 옷을 벗으며 노래를 부르는 일명 ‘스트립 미팅’을 하기도 한다.이런 장면을 동영상으로 저장,비밀리에 인터넷에 뿌리는 사례도 있다. ●10대를 돈벌이 수단으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해외 한글 음란사이트’는 10대들에게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서버가 설치된 국가의 법률에 규제 조항이 없으면 국내 기관은 사이트를 폐쇄시킬 권한이 없다.때문에 회원 가입시 미성년자인지도 철저하게 따지지 않는다.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아도 한 달 2000∼30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사이버폴더를 통해 해외 한글 음란사이트가 제작한 포르노물을 다운받아 볼 수도 있다.정보통신윤리위에 따르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되는 한글 음란사이트 차단 요청건수는 최근 2년 만에 36.8배나 폭증했다.숭실대 정보사회과학과 이성식 교수는 “인터넷 음란물을 접촉한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성비행을 훨씬 많이 저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가학적인 폭력음란물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
  • “전문대는 중소기업과 호흡 함께해야”산학협력 우수모델 주성대학 유성종 학장

    “전문대는 4년제 대학을 흉내내지 말고 스스로의 책무성과 사명감을 갖고 가슴을 펴고 나가야 합니다.”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 위치한 주성대학 유성종(71) 학장은 꼬장꼬장하기로 이름났다.유 학장은 지난달 21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 때 산·학 협력의 본보기로 유일하게 대학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중소기업이 어렵다.”고 전제한 유 학장은 “전문대는 중소기업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아이디어 제공은 물론 연구까지 함께 수행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먼저 전문대 인근에 있는 중소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대가 이제 전국민의 평생교육기관으로 변신해야 합니다.젊은 학생만이 아닌 성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교육은 이제 다가가는 서비스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유 학장은 전문대가 탈바꿈하면 신입생 모집이 어렵다는 말도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문대는 젊은 교수를 가진젊은 대학이라는 인식 아래 개교 때의 건학 이념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해야 믿을 수 있는 대학으로 설 수 있습니다.” 주성대는 현재 2000평의 산업체 입주공간에 25개의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학생들은 현장실습과 인턴십 등을 통해 실무를 접해 취업 경쟁력과 창업능력도 키우고 있다.그 결과 현장교육에 참여한 학생의 취업률은 95%를 넘고 있다.나아가 3800여개의 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애로도 들어주고 직무능력 향상교육도 하고 있다.지적재산권 등록 60여건,초음파유화기 등 기술이전 및 국산화 실적 30여건,스피커·음향 분야의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 지정 등도 자랑거리다. 충북교육감,국립교육평가원장 등을 역임한 유 학장은 올해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4년 동안 참다운 복지·봉사에 대해 어렴풋이 배운 것 같다는 유 학장은 “배움의 끝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막가는 여중생들…친구 집단폭행·알몸촬영

    친구를 집단 폭행하고 알몸까지 촬영한 여중생과 여중 중퇴생 5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전주 중부경찰서가 1일 친구를 집단 폭행하고 알몸을 촬영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불구속 입건한 김모(14·군산시 장미동)양 등 5명은 지난달 26일 오전 11시쯤 전북 군산시 해망동 모 여관에 고모(14·군산시 산북동)양을 끌고들어가 “평소 손버릇이 안 좋아 고쳐줘야 한다.”며 집단폭행한 혐의다. 이들은 또 같은날 오후 4시쯤 전주시 효자동 김양의 자취방에 고양을 끌고가 ‘외출을 못하게 하겠다.’며 고양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 카메라로 알몸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전주와 군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중퇴한 이들은 1년여전부터 가출해 여관과 월세방 등에서 함께 생활해 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깜찍발랄 여중생의 ‘사춘기’/ KBS2 새 드라마 ‘반올림#’

    ‘사춘기’ ‘나’ ‘성장느낌 18세’를 기억하는지.깨지기 쉽고,상처받기 쉬운 청소년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던 성장 드라마들이다.한때 봇물처럼 쏟아지던 청소년 드라마들이 언제부턴가 안방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9일 오후 5시50분 첫 방송하는 KBS2 ‘반올림#’(책임프로듀서 장성환)은 2001년 ‘학교’시리즈 이후 모처럼 만나는 청소년 드라마다.이전의 청소년물이 주로 남학생을 대상으로 했던 것에 비해 ‘반올림’은 여중생의 시각으로 바라본 드라마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인 열다섯살 옥림.공부 잘하는 언니와 쌍둥이 남동생 사이에서 자기 위치를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하고,요즘 들어 부쩍 소꿉친구 욱이가 야릇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소녀다.옥림은 남들보다 초경은 늦게 시작했지만 스스로 정신연령은 스무살이라고 생각한다.드라마에는 깜찍발랄한 옥림을 중심으로 또래들의 순수한 이상과 꿈,갈등을 담는다. 옥림역에 캐스팅된 고아라(사진·15)는 이번이 데뷔작인 신인.실제로 중학교 2학년인 그는오디션에서 250대1의 경쟁을 뚫고 당당히 주연을 낚아챘다.새침해보이는 전형적인 도회풍의 외모와는 달리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경남 진주,전남 광주 등지를 오가며 자란 탓에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이다.어릴 때부터 워낙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한 ‘무대체질’이어서 카메라 앞에서도 별로 떨리지 않는다는 당찬 소녀다.올초 광주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에서 대상을 차지한 뒤 서울로 올라와 현재 회사 숙소에서 또래 동료들과 함께 연기와 춤,노래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하루 평균 4시간씩만 자고 강행군을 하고 있어요.잠을 좀 못자는 것 빼고는 연기하는 게 재밌어요.앞으로 잘 할 자신도 있고요.” 청소년 드라마는 배두나 안재모 장혁 하지원 임수정 같은 청춘 스타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그가 이들의 뒤를 이어 스타의 길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탤런트 강석우가 은행 과장인 아버지,이응경이 교육에 관심 많은 어머니로 출연하고,오햇님 박훈정 현정은 등 새 얼굴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순녀기자 coral@
  • [길섶에서] 위기와 기회

    박동규 서울대 교수는 유명한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아들이다.그는 ‘사랑하는 나의 가족에게’라는 책에서 아버지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아버지가 중학교 2학년 때 자취방의 방세를 못내 쫓겨났다.기차 통학을 하겠다고 담임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몇시간씩 기차를 타고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겠느냐며 학교 온실에서 지내라고 하셨다.온실에 누워 가마때기를 깔고 누워보니 유리창 위로 별들이 보이고 그 별들이 속삭이고 가는 이야기를 글로 쓰려고 했다.아버지가 시인이 된 것은 온실 가마니 위에 누워 지붕이 없음을 한탄하기보다는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박목월 시인의 이야기는 어려움을 꿈과 희망을 이루는 기회로 활용했음을 보여준다.어려움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흔히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한다.그 말은 맞다.그러나 위기가 그냥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위기는 힘겨운 고통일 뿐이다.그 고통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노력할 때 중요한 것은 믿음과 희망이다.믿음과 희망이있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 될 수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 셰바르드나제 ‘무혈 백기’

    “나는 지금까지 결코 국민들을 배신한 적이 없었으며 이는 내가 사임해야 하는 이유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사진) 그루지야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사임을 발표하며 비장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그간 국민의 고통을 철저하게 외면해왔다는 비난을 들었던 그는 마지막 순간 불명예 퇴진을 순순히 받아들였다.지난 2일 부정선거로 촉발된 3주간의 반정부 시위가 평화적인 ‘벨벳 혁명’으로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이날 반정부 집회를 위해 수도 트빌리시 국회의사당 광장 등에 모여 있던 수천명의 시민들은 환호와 탄성을 질렀으며 거리 곳곳에선 샴페인 축제와 불꽃놀이가 펼쳐졌다.앞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트빌리시 외곽 대통령 관저에서 미하일 사카쉬빌리 국민행동당 당수 등 야당 지도자들과 협상을 가진 뒤 사임을 결심했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이날 TV를 통해 중계된 사임사에서 “내가 권력을 행사하면 유혈참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듯이 그는 시위 군중에 대한 무력 진압을 끝내 불허,유혈사태를 막았다.‘개혁 전도사’에서 ‘부패 대통령’으로 전락,불명예 퇴진을 맞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 용기 있는 결단으로 이번 ‘벨벳 혁명’을 가능케 한 또 한 명의 주역으로 극적인 변신에 성공하며 국제사회로부터도 “훌륭한 결단”이었다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의 퇴진 운동을 이끌었던 사카쉬빌리 당수도 셰바르드나제가 용기있는 행동으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그는 “대통령은 용기있는 결단을 내렸다.”,“그가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역사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셰바르드나제와 그 일가의 안전을 절대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경 대응을 천명했던 셰바르드나제가 마음을 바꾸게 된 데는 더이상 기댈 언덕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국회의사당에 이어 대통령 관저에서조차 시위대에 의해 쫓겨난 뒤 조기 대선 실시 등 타협안을 내놓으며 위기 수습에 애썼지만 지난 10년간 지속돼온 극심한 경제난과 부정부패로 사나워진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일부 군인과 정부 고위 관리들도 야당측에 가담하는 등 권력 내부의 동요 조짐도 나타났다. 또한 사태 중재를 위해 급파된 러시아의 이고리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그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푸틴 정권의 입장을 전달했다.러시아의 퇴진 압력과 더불어 미국 등 서방국가의 여론도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한편 셰바르드나제 전 그루지야 대통령이 독일 휴양지 바덴바덴에 도착했다고 독일 TV가 24일 국경경찰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1990년 독일 통일을 도운 인물”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셰바르드나제가 망명을 신청하면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었다.세계는 여전히 동·서냉전을 끝낸 그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있다.10년간의 실정으로 과거의 업적이 빛이 바랬지만 이번 자진 사퇴로 흠집난 명성을 조금은 메울 수 있게 됐다. 박상숙기자 alex@
  • 국제연합 미국 “모두가 챔피언”/16승 2무 16패… 3차례 연장끝에 ‘무승부’

    두 차례의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황제’와 ‘황태자’가 3차 연장전에 나섰다.갤러리는 구름처럼 230야드의 2번홀(파3)로 몰려들었다.나흘 동안 세계 최고의 ‘골프쇼’를 만끽한 이들이 원한 것은 단 하나,최후의 승자를 보고 싶다는 것. ‘황제’ 타이거 우즈가 때린 티샷이 그린 아래쪽 경사면을 타고 흘러 내렸다.어프로치성 버디 퍼트를 과감하게 굴렸지만 홀을 한참 외면했다.‘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의 티샷은 그린 오른쪽에 안착했다.버디 퍼트로 홀 1.5m 지점까지 공을 붙였다.무난한 파세이브.우즈는 3.5m 내리막 파 퍼트를 성공시키지 못하면 패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다.퍼트를 떠난 공이 오른쪽으로 살짝 꺾여 내려오다 홀로 빨려 들어갔다. 뉘엿뉘엿 산등성이를 넘던 해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갤러리는 더 이상의 승부는 필요하지 않다는 듯 큰 박수를 보냈다.남아프리카공화국 조지의 팬코트리조트골프장 더링크스코스(파73·7507야드)에서 4일 동안 5라운드로 진행된 미국선발팀과 (비유럽)국제연합팀의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가 무승부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지난 1994년부터 격년제(2002년 제외)로 열린 이 대회에서 연장전이 펼쳐진 것도,무승부가 선언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통산 전적은 3승1무1패로 미국의 우세. 2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에 끝난 최종 5라운드 싱글 매치 12경기에서는 미국팀의 반격이 빛났다.전날 포볼(각자의 공을 치되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6경기를 모두 내준 미국팀은 이날 7승(1무4패)을 챙겨 종합전적 16승2무16패(승점 17)로 국제연합팀과 동률을 이뤘고,마침내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미국팀의 반격에 대부분의 국제연합팀 멤버들이 주눅들었지만 최경주(33·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예외였다.7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저스틴 레너드에 완승,팀의 연패를 끊었고,갤러리는 일제히 ‘KJ’를 연호했다. 16승1무16패의 상황에서 마지막 매치에 나선 데이비스 러브 3세와 로버트 앨런비(호주)는 물고 물리는 접전 끝에 비겼다.서든데스 방식의 연장전에서 양팀 주장이 빼든 카드는 우즈와 엘스.포볼 매치는 엘스가,이날 싱글매치는 우즈가 이겨 ‘장군멍군’을 한 두 선수는 세차례의 연장전에서도 명성에 걸맞게 명승부를 펼쳤으나 끝내 승자를 가리지는 못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불꺼진 강남학원… 단속 ‘헛심’

    24일 오후 8시30분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변 한 오피스텔.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하나둘씩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과외방’ 밀집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서울시교육청의 학원 특별단속이 시작된 첫날,공무원과 경찰,시민단체 관계자로 구성된 11명의 단속반원들이 불법 고액과외로 유명한 이 오피스텔의 J개인과외교습소를 덮쳤다. 그러나 단속은 벽에 부딪혔다.개인과외 신고필증을 제시한 강사 2명은 당당했다.강사 양모(여)씨는 “이 건물에 있는 130개의 방 가운데 30곳에서 개인과외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큰소리쳤다. 같은 시간 6층에서는 소동이 벌어졌다.간판도 없이 방 번호만 적힌 오피스텔 사무실에서 학생들이 우르르 빠져나갔다.학생들은 수강료를 묻는 질문에 입을 맞춘 듯 “부모님이 안다.”“우리는 월 5만원짜리 강의를 받는다.”는 말만 남긴 채 줄행랑쳤다. 한 여성 강사는 취재진에게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난다.여기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학부형들은 판사,변호사 등 백그라운드가 대단한사람들”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단속반을 맞은 대치동 P과학전문학원 원장 김모씨는 “이런 식으로 단속하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오히려 단속반에게 신분증을 요구,복사까지 하는 등 누가 누구를 단속하는지 모를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지원 경찰관은 “몸싸움이 일어난 것도 아니고 영장도 없이 서류를 보여달라고 할 수 없다.”며 뒷짐을 진 채 구경만 했다. 같은 시각 대치동 K국어교육원.원장 김모씨는 휴대전화까지 꺼놓은 채 자취를 감췄다.이 곳의 강사는 모두 4명.3∼4평짜리 강의실 4곳에서 각자 강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과외방의 변종이다.단속반은 수강료 책정 문제를 따졌지만 이들은 “원장에게 물어보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이날 동원된 단속인원은 강남 지역 120명을 포함해 모두 210명.그러나 준비 부족으로 실질적인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관련 법률을 몰라 허둥대는가 하면 단속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못해 학원측으로부터 무안만 당했다.은밀하게 접수했다는 제보는 광고전단지가전부였다.아직 개원하지도 않은 엉뚱한 학원을 단속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단속에 앞서 이뤄진 3시간 동안의 오리엔테이션이 무색할 정도였다. 한편 이날 단속이 시작되자 대치동 D학원을 비롯한 일부 학원들은 ‘12월 초까지 임시 휴원’이라는 팻말을 내걸고 수업을 중단했다.심야단속에 대비,거의 모든 학원들이 밤 10시 이전에 불을 껐다. 시교육청은 이날 단속에서 방이동 한 상가에서 신고액을 어기고 초등학생 한 명에게 매달 200만원씩 3개월 동안 모두 600만원을 받은 개인과외교습자 조모(40)씨를 비롯,228개 학원에서 238건의 위반사실이 적발됐다.위반사항은 명칭위반,무단휴원,시설기준미달,수강료 허위기재 등이 주를 이뤘다. 김재천 유영규기자 patrick@
  • 책꽂이

    ●역도산이 왔다(김남훈 지음,아이디오 펴냄)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추적한 평전.역도산은 소문대로 CIA가 죽인 것일까.야쿠자의 소행일까.조선인인 그를 거세하기 위한 일본 권력층의 음모였을까.우연한 의료 사고였을까.역도산은 북한에서는 민족영웅으로,일본에서는 패전 후 가장 유명했던 일본인으로 각각 거대한 자취를 남겼지만 한국에서는 친북인사로 간주돼 거의 조명받지 못했다.북한에서는 역도산의 이름이 ‘조선대백과사전’에 나올 정도로 주요인물로 여겨지고 있으며 생가도 보존돼 있다.1만2800원. ●골프,자신감의 게임(밥 로텔라 지음,원형중 옮김,루비박스 펴냄) 골프게임은 흔히 90%가 걷기라면 9%는 대화,1%는 스윙이라고들 한다.그러나 정신수련자와 심리학자들은 골프는 50%가 정신과 관련있다고 말한다.닉 프라이스·팻 브래들리·밸 스키너·데이비스 러브 3세 등 18인의 골퍼 이야기가 담겼다.자신감 있는 골퍼들은 볼을 안착시키고자 하는 지점에 시선을 둔다.심지어 스윙 도중에도 시선을 볼에서 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눈은 마음속의 목표를 계속 응시한다는 것이다.1만3000원.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프랭크 오스키 지음,이효순 옮김,이지북 펴냄) 우유가 완전한 음식이 아님을 입증.존스 홉킨스 의대 교수를 지낸 저자는 인류의 대부분(약 85%)은 우유를 분해해 체내 흡수를 돕는 효소 락타아제가 결여돼 있다고 전제,우유의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사람은 일부 백인과 유목민뿐이라고 말한다.소화되지 않은 우유는 장에서 독소역할을 해 설사·경련·아토피성 피부염·알레르기 등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우유엔 칼슘이 풍부하지만 또다른 성분인 인이 칼슘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는 주장도 편다.9000원. ●선현유음(先賢遺音)(간호윤 지음,이회문화사 펴냄) 주생전·운영전·최현전·강산변·상사동기·왕경룡전·최척전·최선전 등 필사본 한문소설 8편을 우리말로 옮겨 실었다.이 필사된 작품들은 대부분 17세기 초반의 전기(傳奇)소설들이다.4만원.
  • 이런 책 어때요/ 클라시커 50 여성예술가

    크리스티나 하베를리크 등 지음 / 정미희 옮김 해냄 펴냄 탁월한 지식이나 천재적인 재능은 오직 남성의 영역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시대,여성예술가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이 책은 조르조 바사리와 미켈란젤로도 재능을 인정했다는 이탈리아 화가 소포니스바 안구이솔라에서부터 ‘현대미술의 대모’ 루이즈 부르주아에 이르기까지 여성예술가 50명의 발자취를 다뤘다.최초의 성공한 여성 조각가로 인정받는 르네 진테니스,유일한 여성 초현실주의자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메레트 오펜하임,잭슨 폴록의 재능을 꽃피게 한 추상표현주의 화가 리 크레이즈너 등 여성예술가들의 감춰진 예술사가 펼쳐진다.1만 5000원.
  • 기고/“나라사랑 정신 되새기자”

    태평양 깊은 곳 차디찬 바다 속에 ‘푸른 길잡이’란 물고기가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물고기는 눈이 퇴화돼 앞을 볼 수가 없음에도,자신의 몸에서 발하는 푸른 빛으로 주위를 밝혀 주어,다른 물고기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는 일화가 있다. 17일은 64돌째 맞는 순국 선열의 날이다.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하고 비운을 겪고 있을 때,선열들은 오직 대한민국의 자주 독립을 위해 형극의 길을 걷는 고통 속에서도,우리 민족에게 희망의 푸른 빛을 비춰 겨레의 등불이 되었고,‘광복’이란 감격의 빛을 찾게 했다. 순국선열의 날은,일제에 항거하다 희생된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는 정부기념일로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 공동기념일이 모태가 된다. 이처럼 당시 선열들은,이국 땅에서 천신만고의 고난 속에 독립운동을 전개하면서도,먼저 가신 순국선열들을 추모하고 위훈을 기리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 이러한 불굴의 의지로 마침내 독립을 쟁취하였으며,세계 독립투쟁사에 유례가 없는 청사에 길이 빛날 발자취를 남겼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목숨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아낌없이 바치는 일은,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행동 중에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칭송되어 왔다. 일본에 맞서 항일투쟁의 대열에서 산화한 선열들의 순국정신이야말로,시대를 초월한 위대한 정신이며,불멸의 가치를 지닌 참다운 시대정신으로 민족혼으로 승화돼 고난의 세월 속에서도 우리나라를 지켜낸 원동력이 됐다. 우리 선열들은 무릎 꿇고 노예처럼 사느니,차라리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죽기를 택했던 것이며,나라를 위한 일이라면 죽음을 불사했던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사형되기 직전,‘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고 남긴 유언의 당당함은 죽음을 초월한 사생취의(捨生取義)의 교훈으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급격한 세계 변화의 물결 속에 살고 있다. 국제 정세의 혼돈과 무질서,경제의 치열한 경쟁 속에 있으며,국내적으로는 지역간의 분열,세대·계층간의 갈등으로 가치관의 혼란이란 사회 병폐 속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이러한 때,국민 모두가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본받아 올바른 국민정신을 형성하고,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겠다. 경제력만이 국력의 전부는 아니다.선진국일수록 나라를 이끌고 가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의로운 삶을 살고 간 분들을 예우함으로써,타인과 공익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가를 터득하고,의로운 삶이 정의로 사회에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여기에 보훈의 참뜻이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 한 해 보훈업무 발전을 위한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호국보훈정책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으며,국가보훈기본법을 제정해 미래지향적인 보훈체계를 재정립해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국가 유공자의 위국헌신 정신을 나라사랑 국민정신으로 승화시켜,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정신적 토대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순국 선열의 날을 맞아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고,자신의 이익보다는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거룩한 살신성인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거룩한 응달이 된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국민화합을 통해 국가번영의 길을 열어 갈 것을 다짐해야겠다. 안주섭 보훈처장
  • 산양 찾아 산속 헤매지만 행복/12년째 설악산 산양 보살피는 박그림 씨

    설악산에 ‘산양의 똥을 먹는 남자’가 있다.환경운동가이자 설악산 산양의 ‘대부’인 박그림(56)씨.서울 토박이였던 그가 설악산에 터를 잡고 산양의 뒤를 보살펴온 지 어느새 12년째. 사냥과 등산객들의 등살에 점점 산양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아예 설악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그는 지금도 침낭 하나 둘러메고 며칠씩 산양의 흔적을 찾아 산속을 헤맨다. 남부럽지 않은 기업체 사장을 그만두고 입산해 산양과 각종 들짐승과 더불어 살고 있지만 한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그와 며칠동안 연락되지 않으면 어김없이 산양을 찾아 나선 날이다. ●산양과 함께 노숙생활도 산양은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백두대간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 가운데 하나다.박씨가 추정하는 설악산 내 산양은 100마리 이내.설악산이 오염되면서 산양의 서식처도 급속히 파괴돼 이나마 언제 자취를 감출지 모를 일이라고 한탄한다. 그는 스스로를 설악산의 노숙자라고 말한다.산양을 찾아 나서면 바위동굴이나 나뭇잎 위에서 잠을 잔다.산양이 음식냄새를 싫어할까봐 아예 주식도 생식으로 바꿨다. 배낭 짐도 줄일 겸 음식냄새를 풍기지 않는 분말형 생식 한 줌을 털어넣고 물마시면 식사가 끝난다. 서울 토박이인 그가 설악산에 보금자리를 꾸린 것은 1992년부터.이전까지만 해도 20여년 동안 의류에 부착하는 각종 ‘라벨’과 불순물을 걸러내는 ‘여과기’ 생산업체 사장님으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65년 고교 시절 설악산을 처음 찾은 뒤 70년초 한국산악회 회원으로 등록하면서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 찾을 때마다 달라져 가는 설악산은 그의 마음을 흔들었고 고민 끝에 가족들을 설득해 아예 설악산으로 터전을 옮겨버렸다. ●어머니 품속 같은 설악산 사업까지 내팽개쳤어야 했느냐는 질문에 “설악산은 제게 꿈과 희망을 준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습니다.어머니가 병들어 신음하고 있다면 자식으로서 당연히 곁에서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설악산 가까이서 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는 것이다. 당시 설악산에 내려와 함께 일할 사람들을모으는 것이 시급했다.그래서 이듬해 직접 ‘설악녹색연합’이란 단체를 만들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설악산을 지키는 일을 시작했다. 산양에 대해 매달리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지금도 설악산에는 멧돼지,노루,고라니,오소리,산토끼 등 보호해야 할 많은 들짐승들이 살아가고 있다. 그중 산양은 멧돼지 다음으로 덩치가 큰 포유동물.그가 산양에 대해 애착을 갖게 된 이유는 이렇다. 95년 정부는 유네스코에 설악산을 야생동물의 보고인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신청을 했다.당시 캐나다 조사관이 설악산을 찾았을 때 박씨가 가이드를 맡았다고 한다.조사관은 현장을 둘러보고 ‘보고서에 나와 있는 야생동물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국 유네스코 자연 유산지정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 일이 있은 뒤 박씨는 야생동물 보호에 나서기 시작했다.제일 먼저 개체 수가 적은 종부터 보호에 나섰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산양이었다. ●자연은 간섭말고 버려둬야 “산양똥을 먹기 시작한 건 먼저 그들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지금도 산속을 돌아다니다 윤기가 흐르는 산양의 배설물을 볼 때는 마음이 즐거워집니다.산양들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산양을 쫓아다니며 찍은 사진만도 1만여점에 달한다.산양에 관한 책도 냈다.최근엔 150여장의 슬라이드를 이용해 각급 학교 학생을 비롯,공무원교육원 생태학습 강의에 나서기도 한다.슬라이드를 한장한장 넘기며 설명하는 그의 강의를 듣다 보면 어느새 자연에 대한 숙연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는 학교강의 등에서 받는 강의료,일년에 두 차례의 설악산 생태조사 참여비 등이 수입의 전부다.겨우 생활을 꾸려갈 정도지만,산양을 가까이서 돌볼 수 있어 마음은 언제나 평온하다. “때로는 제가 서있던 곳에 산양이 서성대다 간 발자국을 보기도 합니다.산양은 늘 자기가 살던 구역안에서만 사는데,워낙 똑같은 길을 자주 다니다 보니 산양도 저를 적으로 보지 않고 지켜보았다는 증거입니다.” 환경보호란 간섭하지 않고 내버려두고 야생동물도 그냥 저희들끼리 알아서 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환약처럼 생긴 산양똥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박씨는 올무에 걸려 울부짖는 산양의 몸부림치는 모습이 눈에 거슬려 틈만 나면 설악산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고 말했다. 설악산 유진상기자 jsr@
  • 冬鬪 해법없나 / (상)출구 안보이는 노정대결

    노조에 대한 손배소와 가압류를 중단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앞세운 과격시위로 이어지고 있다.잇따라 분신을 할 정도로 막다른 곳에 몰린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면서도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시위의 폭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노동자들의 요구와 사측·정부의 입장,얽힌 갈등을 풀 방법은 없는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노동계의 동투가 급격히 격렬해지고 있다.손배소와 가압류에 따른 노동자의 잇단 자살을 계기로 열린 지난 9일 노동자의 시위현장에서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난무했다. 도심에서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1년8개월 만으로,참여정부 들어서는 처음이다. 앞으로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12일 민주노총이 8시간짜리 총파업을 펼친다.매주 파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연말까지 각종 시위성 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노동자들은 손배소와 가압류에 따른 자살의 연결고리를 이참에 반드시 끊겠다는 각오다.그러나 정부는 불법시위는 철저히 차단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노동자 대량 구속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출범 초기 보여주었던 참여정부와 노동계의 밀월관계는 지난 9일의 시위로 완전히 깨졌다는 게 노동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향후 노동계에 대한 탄압이 이어지면 강공으로 맞받아치겠다는 입장이다.우선 12일 제조업은 물론 철도와 지하철 등 공공부문까지 가세시켜 제2차 총파업을 강행키로 하는 등 투쟁수위를 당초 계획보다 한층 높이고 있다. 이어 매주 수요일에는 단병호 위원장을 배출하고,화염병을 준비한 금속연맹노조를 중심으로 집중투쟁에 나서기로 했다.또 ▲15일 노무현 정권 심판대회 ▲19일 농민대회 ▲12월3일 민중대회로 이어지는 각종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오는 23일 서울 대학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노사개혁 로드맵 반대,정치개혁 등을 요구하기로 해 노동계의 동투는 이달 말쯤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노동계 일각에서는 손배·가압류 문제 등 노동현안은 풀지 못한 채 ‘화염병 시위’를 계기로 따가운 여론의 지탄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계의 근본적인 현안은 사용자의 지나친 손해배상청구·가압류를 금지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는 것”이라면서 “노동계와 경찰간 폭력사태로 이런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폭력 부분만 부각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는 화염병시위를 이유로 노동계의 합리적 요구를 묵살하거나 의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해 노동탄압의 빌미로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정부가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서만 비난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공무원노동기본권 보장 등 당초 노동계와 약속했던 현안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도 노동계의 이같은 극한투쟁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정부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부터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5대 차별의 하나로 규정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또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작업에 들어갔으나 이 또한 노동자의 요구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용수 기자 dragon@ ■험악해지는 시위현장 최루탄과 함께 90년대 중반까지 시위 현장의 ‘단골’이었던 화염병이 서울 도심의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다시 등장,시민을 긴장시켰다.그러나 화염병을 던지는 시위대나 이를 막는 경찰 모두 화염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몰라 당황해했다. ●“설마 화염병을 던지랴” 9일 시위에서 나타난 화염병은 전날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린 서울 흑석동 중앙대 교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0일 밝혀졌다.민주노총 산하 연맹 가운데 강경파인 금속연맹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800개가 제조됐다. 민주노총 조합원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학생들로 구성된 사수대는 9일 오후 6시20분부터 30여분 동안 종로 일대에서 화염병을 던졌다.그러나 화염병 가운데 절반은 중도에 불이 꺼져,경찰이 이를 다시 시위대를 향해 집어 던지기도 했다.시위 지도부는 “전경 5m 앞까지 가서 바닥에 내리꽂아.”라고 연신 외쳤다.하지만 일부 사수대는 경찰 30m밖에서 불 붙인 화염병을 던지는 데만 급급했다. 경찰도 화염병 대처에 미숙했다.경찰은 이날 오후 금속연맹 간부 김모(37)씨가 중앙대에서 화염병을 싣고 시청앞 집회 장소로 향하는 현장을 목격했다.남대문경찰서 측은 화염병 박스가 현장에 쌓여 있는 것을 알고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화염병 압수에 실패했다.경찰 관계자는 “‘설마 화염병을 던지랴.’ 싶어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시청앞 현장에 있던 화염병 박스 주변에 사수대가 에워싸고 있어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이에 대해 민주노총 사무노련 박영기 상황부장은 10일 “경찰이 사전에 알고도 압수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폭력 시위를 유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너트 새총과 죽창까지 가세 이날 시위에서는 새총과 죽창도 나타났다.새총과 너트는 80년대 후반 노동자 집회 때 간간이 사용됐다.90년대 들어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5월과 8월 1,2차 화물연대 파업 때 나타났다.농민 집회에서 자주 등장하는 죽창도 이날 노동자집회에서 이례적으로 선보였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시위에서 화염병 사용을 공식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가 노동 현안에 대해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집회를 원천 봉쇄하는 등 강경하게 나온다면 ‘화염병 시위’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민주노총 공공연맹 나상윤 기획국장은 “정부가 폭력 진압으로 맞선다면 절박한 상황에 놓인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두걸 유지혜 기자 douzirl@ ■화염병 도화선 손배 가압류 실태 지난 9일 노동자들이 화염병까지 동원한 과격시위를 벌인 데 대해 노동계는 “노동자들이 직면한 현실이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올 겨울 노동계의 최대 현안은 손해배상 및 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현재 46개 사업장에서 1480억원대의 손배 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다.가압류 신청은 재산보전을 위한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대부분 받아들여진다.그러나 일단 가압류가 인정되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돼 노조원들은 엄청난 생활고를 겪게 된다.정부는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믿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 문제도 심각하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784만여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55.4%를 차지하고 있는데 평균임금은 정규직의 51%에 불과하다.퇴직금,상여금도 대부분 받지 못하고,사회보험이나 휴가 등에서도 정규직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최근 한진중공업 노조 김주익 위원장,세원테크 노조 이해남 지회장,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위원장 이용석씨,한진중공업 곽재규씨 등이 손배 가압류와 비정규직 차별 문제로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노동자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9일 시위 현장에서 만난 한 노동자는 “우리도 겁이 나지만 도심에서 수만명이 모인 모처럼의 기회에 ‘뭔가 보여줬어야만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토로했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사업자별로 수십억씩 가압류돼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신하는 등 사태가 심각한데도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분위기는 격앙돼 있는데 정부에서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최선을 다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들의 마음 밑바닥에 자리잡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배신감’도 한몫하고 있다.어느 정부보다 친노동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무현 정권은 자본과 수구보수세력의 참여정부”라고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장택동 이유종 기자 taecks@
  • [씨줄날줄] 철새

    가을이 깊어진다.노랑으로 짙게 물든 은행 단풍을 보며 긴 겨우살이를 생각한다.미물도 자취를 감추고,염량(炎)의 때를 알아 새 보금자리를 찾아든 철새가 눈에 띄는 것도 이때쯤이다.겨울을 우리나라에서 나는 겨울새,여름을 나는 여름새,지나가기만 하는 나그네새,산과 들로 사는 곳을 옮겨 다니는 떠돌이새를 모두 더해 우리나라에는 266종의 철새가 있다고 한다. 지조나 정조 관념이 시퍼렇게 사람을 옥죄던 시절 철새는 지조를 지키지 못한 사람을 욕뵈는 말로 즐겨 동원됐다.광복 후 독재권력 치하에서 수많은 야당 정치인들이 신념을 지키지 못하고 여당으로 뒷문 출입을 할 때도 철새라는 말은 어김없이 쓰였다.철새가 오가는 것은 본능이고 종족 번식을 위한 자연의 섭리인데도,권세와 영화와 이익을 좇아 떠도는 인간 철새에 비견되는 것이 못내 억울할 터이지만 새가 말을 못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겠다.요즘 들어 환경 보호 의식이 높아지고,철새 이동의 오묘함에 대한 인간의 외경심이 높아지면서 지조없는 정치인과 철새를 비교하는 것이 철새를 비하하는 것이라는 ‘의인법적’ 주장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그래도 비유의 편리함 때문인가 여전히 ‘철새 정치인’이라는 말은 관용구처럼 쓰인다. 이 계절에 ‘철새 정치인’으로 맹비난을 받던 한 전직 의원이 원래 보금자리로 돌아간다고 선언했다.‘김민새’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김민석 전 의원이 4일 민주당에 복당을 신청했다.1년전 민주당을 탈당하고 정몽준 후보가 이끄는 국민통합 21에 간 것은 “평화개혁세력의 승리를 위해 악역을 맡겠다는 심정으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면서,“가출했다 돌아온 아들의 심정으로” 복당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적변경하는 게 모두 ‘철새’는 아니겠지만,국회의원의 당적변경은 지난 13대 55명,14대 75명,15대 73명이었고 임기 종료를 몇달 남겨 두고 있는 16대에는 지금까지 74명이 당적을 바꿨다.해가 바뀌면 이들 가운데 몇명이나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한강 밤섬 맞은편 여의도로 살아 돌아올지 아무도 모른다.김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사람들의 평이야 뻔할 터.고향 찾는 철새와 함께 겨울을 나던 마을 인심도 예전같지 않으리라.그의 언변과 경력,나이가 시리도록 아깝다.정치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철새들에겐 미안한 일을 다시 저질렀다. 강석진 논설위원
  • M&A시장 외국기업 독차지 토종자본 행방불명?

    “우리나라 토종(土種) 자본은 다 어디로 갔나.” 우리나라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본들이 자취를 감췄다.금융·통신 등 분야에서 굵직한 인수합병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안방을 독차지하고 앉은 것은 외국자본들뿐이다.인수 대상들의 미래 수익성이 밝지 않다면 외국인들이 돈 싸들고 와서 한국시장을 노크할 리 없다.공연히 외국자본만 배불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그 바탕에는 국내 자본시장의 후진성과 시장주체들의 무능력이 자리한다는 지적이다. ●국내기업 경쟁력 저하…덩치 키우기 이젠 그만 외국자본의 한국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은 은행권이다.지난 8월 미국 투자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지금은 한미은행을 놓고 외국 은행들의 인수전이 치열하다.스탠다드차타드은행,HSBC,시티은행 등 굴지의 외국자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이 은행 매각의사를 밝힌 가운데 HSBC가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프루덴셜은 현대투신증권 인수를 확정지은 데 이어 제일투신증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국내 제2의 유선통신 사업자인 하나로통신 경영권 다툼에서는 우리나라의 LG가 KO패를 당했다.지난달 뉴브리지-AIG 컨소시엄이 1조 3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경영권을 따냈다.이달 초에는 미국 투자은행 워버그핀커스가 국내 최대 차량용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현대오토넷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따라 과연 국내 기업이나 은행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우려와 비난이 교차하고 있다.국내 기업들이 설비투자 기피 등으로 사상 최대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고,시중의 갈 곳 모르는 부동자금 또한 400조원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400조 여윳돈 어디갔나.” 비난 쏟아져 국내 은행권은 사실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우선 ‘인수전’이 마무리된 지 얼마 안됐다.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통상 한 은행이 다른 은행을 합병하면 최소 3년이 지나야 추가 합병의 여력을 찾을 수 있다.신한지주가 올해 조흥은행을,하나은행이 지난해 서울은행을 각각 인수했다.은행들의 내부 사정도 녹록지 않다.우리금융은대규모 공적자금을 끌어안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 부실이 심각하다. 국내 최대의 국민은행은 유보자금이 3조원에 이를 만큼 여유는 있지만 당분간 국내은행 인수에는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국내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은 의미가 없고,외국 현지은행을 인수해 아시아권 중심은행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삼성 등 대기업들은 현행 은행법이 산업자본(재벌)의 은행지분 보유를 4%로 제한하고 있어 한계가 뚜렷하다. ●구조조정 등 자산운용 능력의 차이 전문가들은 이런 현실적 한계 외에 국내에는 론스타,뉴브리지,칼라일 등과 같은 능력있는 자산운용사가 없다는 점을 토종자본이 M&A 시장에 발을 못 들이는 주된 이유로 본다.한은 관계자는 “부실기업(주식)을 싼 값에 사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회생시킨 뒤 비싼 값에 되팔려면 기업경영에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사실상 국내에는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시중 부동자금 규모만 놓고 보면 기업 인수 등을 위한 투자펀드의 조성 여건은 갖춰져 있는 셈”이라면서 “그러나 주식투자를 기피하는 국내 자산가들의 보수적인 특성이 문제”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과정에서 국내 금융당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외국자본에 더 유리한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모 증권사 관계자는 “프루덴셜과 최종 인수조건 합의를 앞두고 있는 현투증권의 경우,원래 국내 원매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가격협상이나 사후손실 보전 등에서 정부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쉽사리 덤벼들지 못했다.”면서 “반면 프루덴셜은 처음부터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의 미숙한 대응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지난달 뉴브리지 컨소시엄에 경영권을 빼앗긴 LG의 경우 투자여력과 인수 의도에 대한 하나로통신 주주들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실패,유리한 판세를 끝까지 못 이어갔다.이런 국내 여건 때문에 외국자본은 계속 한국에서 판칠 것 같다. 김태균기자 windsea@
  • NGO 플러스 / 서울YMCA 창립100돌 기념식

    서울YMCA는 28일 오후 6시30분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서울 YMCA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기념식에는 고건 국무총리,지은희 여성부 장관,전택부 서울YMCA 명예총무,박상증 아름다운재단 이사장,김윤수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등 종교계,문화계 인사 1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YMCA 창립2세기 비전선언’이 발표될 예정이며 전택부 명예총무,이세중 변호사,유달영 성천문화재단 이사장 등 한국YMCA 100년사에 큰 자취를 남긴 공로자에게 표창한다.
  • 378가구 분양에 3만여명 ‘북새통’

    정부의 연이은 집값 안정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중 유동자금이 여전히 부동산 주변을 맴돌고 있다.기존 주택에 정부 대책이 집중되자 이제 주상복합아파트로 돈이 몰려드는 양상이다. 23일 청약접수를 시작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포스코건설의 ‘더샵 스타파크’ 분양 현장에는 인파가 밀려들어 주변지역 교통이 마비되는 등 큰 혼잡을 빚었다. 포스코건설은 34∼47평형 378가구 분양에 이날 하루에만 성남은 물론 서울 등으로부터 3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설명했다.이 아파트의 청약증거금은 가구당 2000만원으로 하루만에 대략 5000억원 이상의 돈이 몰린 것으로 추산됐다. 이날 청약대기자들의 줄은 모델하우스를 몇바퀴나 돌 정도로 길게 늘어졌다.분당에 사는 장모(48)씨는 “아침 6시부터 줄을 섰지만 3시20분까지도 접수를 못했다.”면서 “청약접수 현장에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몰린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주변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크게 올렸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청약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더샵 스타파크의 분양가는 평당 평균 1440만∼1445만원.기존 주상복합아파트 시세와 비슷하지만 일반아파트보다는 비싼 편이다. 수도권에서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도 은밀하게 활동을 재개했다.드러내놓고 명함을 돌리지는 못했지만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얹어 팔아준다.”며 청약자들에게 연락처를 건네기도 했다. 이처럼 청약인파가 몰린 것은 분양권 전매제한을 받지 않아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받고 자유롭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더샵 스타파크는 300가구가 넘지만 7월 이전에 분양승인을 받아 전매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 인근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장 인기있는 47평형의 프리미엄이 2000만원선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청약자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막대한 차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이 과열되는 것과 달리 기존 아파트는 상당히 썰렁한 모습이다.실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경우 6억 3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지만 10일째 팔리지 않고 있다고 대치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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