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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텔스닷컴, 비틀즈 고향 ‘리버풀 여행’

    호텔스닷컴, 비틀즈 고향 ‘리버풀 여행’

    호텔스닷컴은 오는 9일 존 레논 생존 시 70회 생일을 기념해 비틀즈 고향인 리버풀 여행 정보를 소개했다.리버풀에서는 10월부터 12월까지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리버풀에는 비틀즈의 동명 앨범에서 따온 ‘비틀즈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Beatles Magical Mystery Tour)와 비틀즈 박물관인 ‘비틀즈 스토리(The Beatles Story)’ 및 존 레논 탄생기념 이벤트가 펼쳐진다.탄생기념 이벤트는 존 레논의 생일 당일에는 리버풀 시티 센터에서 존 레논의 첫 번째 부인인 신시아와 아들 줄리안이 참석한다. 이날 ‘평화와 화합’이라고 명명된 18피트 높이의 기념비 제막식 행사가 개최된다.이에 따라 호텔스닷컴은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을 위해 추천 호텔을 엄선했다.아틀란틱 타워(Atlantic Tower)는 존 레논의 추모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는 리버풀 에코 아레나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리버풀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리버 빌딩(Liver Building), 알버트 독(Albert Dock)은 물론 세계 최대의 장애물 경마경주 대회가 개최되는 에인트리 경마장(Aintree Race Course)과도 가깝다. 1박 기준 143488원부터다.하드 데이즈 나이트 호텔(Hard Day’s Night Hotel)은 비틀즈의 발자취로 유명한 캐번클럽(Cavern Club) 옆에 위치했다.‘Grade II’ 건축문화재 등급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며 1박 기준 152653원부터다.호프 스트리트 호텔 (Hope Street Hotel)의 경우 1860년에 지어진 이탈리아 베네치아 건축양식이 특징으로 고급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고 있다.특히 내부 런던 캐리지 웍스(London Carriage Works) 레스토랑에서는 현지에서 재배된 신선한 유기농 제철 재료를 이용해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1박 기준 159628원부터다. (10월 7일자 1인 1객실 기준 요금)한편 호텔스닷컴은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여행 예약 서비스 전문업체인 익스페디아(Expedia)의 계열사로서 전 세계 12만여 개에 달하는 호텔, B&B, 호텔식 아파트의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사진=비틀즈 공식 홈페이지, 호텔스닷컴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책꽂이]

    ●세상을 만든 여행자들(한종수 지음, 아이필드 펴냄) 역사가 사마천, 사도 바오로, 혁명가 호찌민과 체 게바라를 여행과 독서를 매개로 비교했다. 네 사람은 독서광, 문학가, 교사란 공통점을 지닌 자유인이었다. 롯데관광, 한국토지공사 등 여러 직장에서 여행 다닐 기회가 많았던 저자는 이들의 생애를 여행에 따른 발자취와 고생 정도, 방랑벽, 죽음 등의 주제로 추적했다. 2만 3000원. ●황금률(성영자 지음, 비오출판 펴냄) 가수 보아의 어머니가 쓴 수필집. 큰아들 권순훤은 서울대를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한 피아니스트이자 교수, 둘째 아들 순욱은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음악 비디오 감독, 막내딸 보아는 월드 스타로 키어낸 인생 역정을 담담하게 담았다. 아이들에게 억지로 무엇인가를 강요하지 않은 교육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황금률이다. 1만 3000원. ●조선의 통치철학(백승종 등 지음, 푸른역사 펴냄) 사학과 교수 등으로 구성된 5명의 필진은 조선의 통치철학이 시대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총체적으로 점검한다. 역사의 변곡점마다 통치 철학의 근저를 이루는 핵심적 요소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포착했다. ‘지치’의 실현을 위한 여러 조선 지식인들의 노력은 빈곤한 오늘날의 통치철학에 풍부한 자양분을 제공해 준다. 1만 9500원. ●완벽의 추구(탈 벤-샤하르 지음, 노혜숙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하버드대 최고의 행복 강의’란 부제가 붙은 책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 흥행 이후 쏟아지는 ‘하버드대 마케팅’의 하나로 충분히 의심된다. 하지만 행복의 진실인 “나는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란 사실은 늦기 전에 꼭 깨달아야만 한다고 하버드대생의 삶을 의미 있게 변화시킨 탈 벤-샤히르 교수는 말한다. 1만 3000원.
  • 500만원으로 SF영화 ‘불청객’ 만든 이응일 감독

    500만원으로 SF영화 ‘불청객’ 만든 이응일 감독

    공상과학(SF), 백수, B급 영화, 황당무계, 장기하, 피터 잭슨…. 30일 서울 대신동 필름포럼에서 단관 개봉으로 스크린에 걸린 ‘국싼’ SF ‘불청객’은 대충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게 한다. 배경지식 없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뉠 듯. 환불을 요구하거나, 기묘한 매력에 홀리거나. 저예산이 아니라 초저예산 영화다. 촬영에만 500만원 들었다. 그래서 이 국산 영화를 말할 때는 절로 된발음(‘국싼’)이 나온다. 화질이나 특수 효과는 우뢰매 같은 1980년대 어린이용 영화보다 더 조악하다. 배우들 연기도 프로와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이를 견뎌내다 보면 분명히 빠져드는 독특함이 있다. ●과학고·서울대 출신… 1년만에 사표 영화판으로 줄거리는 이렇다. 만년 고시생 진식과 취업 준비생 강영, 복학생 응일. 장기하가 노래했던 것처럼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군상이다. 세 사람이 모여 사는 고시촌 자취방에 난데없이 택배가 날아온다. 뜯어 보니 우주악당 포인트맨이 짠 하고 나타나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 은행과의 계약이 성립됐다고 일방 통보한다. 백수들의 수명을 조금씩 빼앗아 소위 ‘잘나가는 어르신들’ 수명을 늘려 주기로 했다는 것. 백수들이 저항하자 포인트맨은 자취방을 통째로 우주로 날려 버린다. 과연 백수들은 무사귀환할 수 있을까. 지난 28일 필름포럼에서 만난 이응일(33) 감독은 “개봉은 생각지도 않았고, 하고 싶은 대로 만들자고 한 일이 커져 버렸다.”며 웃었다. 출발은 이랬다. 과학고와 서울대라는 만만치 않은 간판을 갖춘 그가 선배를 따라 영화 동아리에 들었다가 영화에 푹 빠졌다. 그래도 먹고살아야 하니 졸업 뒤 일단 취직. 1년 정도 다녔다. 그런데 이게 아니다 싶었다. 허전했다. 동아리 졸업생 모임에서 품앗이로 각자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직장을 다니며 모았던 500만원을 가지고 방에서 찍을 수 있는 간단한 작품을 해보려고 마음먹었다. 그게 2006년 봄이었다. ●발바닥에 장판이 쩍 달라붙는, 장기하 노래 같은 영화 “처음에는 SF를 할 마음이 없었어요. 백수 이야기가 기본이었죠. 그런데 백수가 골방에서 담배 피우며 우울해하는 천편일률적인 단편이 봇물이었습니다. 같은 골방 백수 영화지만 스케일을 키워 자취방을 우주로 보내면 어떨까, 창밖으로 우주만 보이면 되잖아? 그런 생각을 하게 됐죠.” 주연배우? 자취방에서 함께 살며 미운정 고운정 다 들었던 형들을 꼬드겼다. 추억 한번 만들어 보자고. 당연히 무료 출연. 그것도 실명으로. 스태프들은 동아리 인맥을 동원해 역시 무료 봉사. 그럼 촬영 장소는? 그냥 살고 있는 월세 20만원짜리 자취방에서 하지 뭐, 오케이! 5분짜리 단편을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20분이 넘었고, 한 시간이 넘는 장편으로 변해 갔다. 스태프와 초보 배우들 모두 지쳐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부탁하기도 미안했다. 이 감독은 포인트맨까지 1인2역을 맡았는데 카메라를 세워 놓고 혼자 찍기도 했다. “총정리해 보니 42회차 촬영을 했더라고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나중에 갚아 주려고 기록을 꼼꼼하게 했죠. 만약 영화가 수익이 나면 일급으로 계산해 주겠다고요. 하하하.” 덜컥 SF로 방향 설정을 했더니 특수 효과가 문제였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은 엄두가 안 나 일단 나중으로 미뤘다. 아날로그 특수 효과는 전부 가내 수공업. 창문 깨지는 효과를 내는 슈가글라스는 150만원이나 했다. 헉! 그래서 직접 공예용 설탕으로 만들어 봤다. 수개월 동안 설탕만 20만원 어치를 샀다. 바람 효과는 비싼 강풍기 대신 노래방 앞 막대 고무 인형에 달린 송풍기를 하루 5000원에 빌려 해결했다. 압권인 포인트맨은 이 감독이 직접 수영 모자 쓰고 파랗게 염색한 내복을 입고, 얼굴·손발까지 파랗게 칠한 뒤 찍은 결과물. 나중에 CG로 파란색을 빼 블랙홀 느낌의 그럴듯한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그렇게 촬영을 마무리한 게 2007년 여름. 그 뒤로 돈이 떨어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후반 작업을 위한 자금을 모으려고 홍보 영상 사업을 했지만 쫄딱 망했다. 실의에 빠져 있던 올해 초. 주변에서 ‘불청객’을 완성하라고 조언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출품하리라며 이를 악물었다. ●‘반지의 제왕’ 잭슨 감독도 황당무계 SF로 출발 염치불구하고 집에서 목돈을 빌렸다. 차용증서를 썼다. 용기를 내 동아리 선후배, 군대 동료들, 사돈에 팔촌까지 만났다. 그렇게 1200만원을 모았다. 그리고 저화질이라고 하지만 431컷에 달하는 CG 작업과 보충 촬영에 몰두했다. 영화제 상영 하루 전날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엥겔계수까지 고려하면 영화 완성에 든 돈은 약 2000만원. “그냥 웃고 자빠지는 B급 영화는 아니에요. 알레한드로 조도르프스키 감독과 김기영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나름 주제 의식과 미장센에도 신경 쓴 작품입니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태도, 그리고 죽음을 극복하는 방법 같은 주제를 녹였는데 아직까지는 괴상하고 유치한 부분에만 주목하는 것 같아요. 하하하.” 아이디어와 ‘무대포 정신’으로 가내 수공업 영화를 극장에 거는 일대 사건을 일으킨 이 감독. 검객물, 학원물, 진지한 역사물, 장기 계획으로는 괴수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혹자는 불청객을 보고 88만원세대의 아픔을, 론스타 사태에 빗대 신자유주의를 풍자했다고 평가한다. 이 감독을 놓고 ‘반지의 제왕’을 만든 피터 잭슨을 떠올리기도 한다. 잭슨의 출발도 홈 비디오 수준의 황당무계 SF ‘고무인간의 최후’였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수뢰 연루 최규호 前전북교육감 잠적 3주… 어디 숨었나

    전북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사업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이 30일로 잠적 3주째를 맞았다. 전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두 명의 교수를 체포해 최 전 교육감이 뇌물 사건에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최 전 교육감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교수로부터 “골프장 측에서 돈을 받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이들을 모두 풀어줬다. 그러나 최 전 교육감은 곧바로 자취를 감췄고 검찰은 뒤늦게 지난 1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섰다. 최 전 교육감의 자진출두를 믿었던 검찰이 허를 찔린 것이다. 이에 따라 최 전 교육감이 이들 교수와 입을 맞춘 뒤 잠적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검찰이 초동 수사에 미숙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자체 가용 인력과 지원 인력을 총동원해 최 전 교육감의 행방을 쫓고 있지만 꼬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내여자친구는구미호 결말 두고 네티즌 의견분분

    내여자친구는구미호 결말 두고 네티즌 의견분분

    종영을 앞둔 SBS 수목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여친구’)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월29일 방송된 ‘여친구’ 15화에서는 이별을 택한 후 다시 재회한 구미호(신민아 분)와 차대웅(이승기 분)의 엇갈린 행보가 그려졌다. 미호를 죽음의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이별을 택했던 대웅은 갑작스러운 미호의 결혼소식을 듣고 혼란에 빠졌다. 대웅은 “생각보다 아주 잘지내 보여서 다행이네”라고 씁쓸하게 되뇌지만 미호가 자신의 헤어진 후에도 인간이 되고픈 집념을 버리지 못해 곧 죽게될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호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여우꼬리를 내보이며 “난 곧 사라지게 될거야”라고 고백했다. ‘반인반요’ 미호는 단 하나의 꼬리를 남겨둔 채 대웅과 재회했다. 앞서 꼬리가 다 사라지면 구미호의 몸안에 나뉘어 있던 요괴의 흔적이 모두 제거돼 균형이 깨지고, 결국 사라지게 된다. 드라마 전반에 걸쳐 암시됐던 구미호의 죽음은 30일 방송되는 마지막 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여러차례 미호의 죽음이 암시됐던 점을 예로 들어 “홀로 남은 대웅이 미호의 자취를 찾아 산사에 갔다가 이번에는 처녀귀신과 엮이게 된다”, “미호가 죽는다는 것은 동주 선생의 계략일 뿐, 꼬리가 사라지고 인간이 된 미호는 대웅과 헹복하게 산다”, “대웅이 죽어있는 미호의 얼굴위로 눈물을 뿌리면 기적처럼 손끝을 바들거리며 눈을 뜰 것” 등 다양한 엔딩을 제시했다. 한편 마지막회를 앞둔 ‘여친구’ 15회는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시청률 16.6%를 기록하며 소폭 하락했다. 사진 = SBS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22년간 1000여명을… 대담무쌍 성폭행▶ 여자도 서서 볼일 보는 화장실 등장▶ 허물 벗는 희귀피부… ‘홍당무 소녀’ 충격▶ 中, 게이 200명 ‘묻지마’ 체포 논란▶ 큰 딸을 4년간 매일 성폭행한 ‘짐승父’ 경악▶ 저스틴 비버 꼭 닮은 ‘피규어 인형’, 출시 임박
  • 9급 최연소·수석 합격자 후기

    “데드라인 전에 기필코 합격하겠다는 목표의식, 공부는 큰 밑그림을 그린다는 기분으로….” 올해 국가직 9급 이색 합격자들은 하나같이 준비기간이 길지 않았다. 최연소 합격자인 김종명(19)씨나 수석합격자인 문하나(26·여)씨 모두 공무원을 목표로 수험준비를 시작한 지 1년 안에 ‘끝’을 봤다. ●“검찰직만 찍어놓고 수험생활” 김종명씨는 파출소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 아버지 덕에 어렸을 적부터 자연히 수사직종을 꿈꿔왔다. 김씨는 “아버지가 검찰 수사직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들려주셔서 공무원 중에서도 검찰직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부경대 2009학번으로 한 학기를 다니고 나서 바로 휴학한 뒤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국어, 영어, 한국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리 관심을 가졌던 덕분에 실력을 쌓아 그리 낯설진 않았다.”면서 “과목별 수험서를 계속 반복해서 봤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스터디를 따로 하지 않고 혼자 공부한 그는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스터디로 보충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혼자 공부하는 편이 차라리 집중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내기 대학생활을 남들만큼 즐기진 못했지만 일단 꿈을 이뤘으니 복학해서 새로운 대학생활 경험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6개월치 방세·학원비만 잡아놓고 공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문하나씨는 공무원 시험 준비 6개월 만에 합격통지서를 손에 거머쥔 케이스. 공연기획사 콘텐츠 분야, 방송사 연출팀 등 공무원과 판이한 분야에서 3년여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문씨는 “자취하는 데다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준비하다 보니 무엇보다 빨리 합격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치 학원비와 생활비, 방세만 통장에 남겨놓고 시험 준비를 시작하니 절박함이 더해져서 딴 생각 않고 공부만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절대 공부량이 많은 만큼 처음엔 제목 위주로 흐름을 훑는 통독법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문씨는 조언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자세하게 보려고 하면 시작 전부터 질리는 게 공무원 시험공부”라면서 “큰 밑그림을 먼저 그린다는 기분으로 공부하고 공부량을 조금씩 자세하게 늘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기간 점수 올리기 어려운 영어는 문씨에게도 복병이었다. 문씨는 “단어를 이미지 위주로 암기하고 하루에 단 10문제를 풀어도 완벽히 이해하는 게 주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밤마다 울리는 국경지대 경보음 …해결책은 사자똥!

    밤마다 울리는 국경지대 경보음 …해결책은 사자똥!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역을 지키는 군인들이 사자똥을 구해 국경 주변에 뿌린 후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사자똥 덕분에 단잠을 잘 수 있게 된 때문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그간 밤마다 울려대는 경보기 때문에 잠을 설쳐왔다. 시도때도 없이 경보기를 작동시키는 범인은 바로 동물들. 특히 멧돼지가 말썽을 부린 경우가 많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후 모습을 드러낸 멧돼지들은 겁 없이(?) 국경지대를 쏘다니며 일대에 설치된 경보기를 작동시켰다. 사람인지 동물인지 알 리 없는 경보기가 “움직이는 물체가 감지됐다.”며 삑삑 울려대면 군엔 비상이 걸렸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군은 근본적인 대책을 놓고 고민했다. ”사자똥이 있으면 동물이 접근하지 않는다.”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접한 이스라엘 군은 바로 텔아비브 동물원에 SOS를 쳤다. 사자똥을 잔뜩 얻어다 국경지대에 뿌렸다. 이후 멧돼지는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췄다. 현지 일간 에디오트 아하로노트는 “북부 국경 지역에선 사자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됐지만 사자똥이 기대했던 효과를 냈다.”고 전했다. 한 군인은 인터뷰에서 “밤마다 동물 때문에 경보기가 작동해 경보음이 울리는 데 견딜 수 없었다.”며 “이젠 매일 밤 곤욕을 치르지 않아도 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플레이오프] 와! 130억원

    [플레이오프] 와! 130억원

    ‘지각생’ 짐 퓨릭(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최후의 승자’가 됐다. 퓨릭은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2500점을 보탠 퓨릭은 정규시즌과 네 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쌓아 대회 상금 135만달러와 함께 보너스로 받은 1000만달러의 ‘뭉칫돈’을 거머쥐었다. 모두 1135만달러(약 130억원)에 이른다. ‘8자스윙의 달인’으로 명성을 얻은 퓨릭은 플레이오프 1차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프로암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규정에 따라 본 대회 실격을 당한 퓨릭은 페덱스컵 랭킹 11위로 밀렸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지각 실격’이 논란에 휘말리자 PGA는 이달 초 프로암에 늦더라도 본 대회에서 실격하는 일이 없도록 규정을 완화해 퓨릭은 올해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자신을 위해서나, 또 남을 위해서나 뜻깊은 발자취를 남긴 대회로 남게 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퓨릭은 1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쉽게 우승컵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16~17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적어내며 크게 흔들렸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7언더파 273타를 치며 2위로 먼저 경기를 끝내는 바람에 자칫하면 연장전으로 끌려갈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퓨릭은 18번홀(파3) 티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로 보내 위기를 맞은 뒤에도 침착하게 벙커샷을 홀 1m 안쪽에 붙인 뒤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컵을 낚아챘다. 시즌 3승째를 올린 퓨릭은 “2008년과 2009년을 우승 없이 보낸 터라 이번 시즌은 내게 정말 특별하다.”면서 “마지막 라운드에서 기복이 심했지만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선두를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주(40)는 2타를 줄인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로 어니 엘스(남아공)와 공동 7위에 오르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최경주는 1차 대회에서 컷 탈락했지만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가 페덱스컵 랭킹 공동 15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올랐던 나상욱(미국명 케빈 나·27·타이틀리스트)은 6타를 잃고 공동 17위(2오버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MBC, ‘김혜수의 W’ 폐지…시청자 소리에 귀 닫나?

    MBC, ‘김혜수의 W’ 폐지…시청자 소리에 귀 닫나?

    시청자들의 청원 운동도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의 폐지를 막을 수는 없었다.MBC 측에 따르면, 27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두 프로그램의 폐지와 함께 ‘뉴스데스크’의 주말 시간대를 8시로 옮기는 편성안이 최종 확정됐으며 제작진에게도 공식 통보됐다.이달 초,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가 거론되면서 내부 구성원의 반발이 거셌다. 시청률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폐지가 유력시돼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항의 글을 올리고 아고라 청원 운동을 벌이는 등 반대 여론도 상당했다.하지만 2006년 ‘뉴스후’의 뒤를 이어 방송된 ‘후플러스’는 4년 만에, 2005년 전신 ‘세계와 나, W’에 이어 방송된 ‘김혜수의 W’는 5년 만에 폐지돼 영영 자취를 감추게 됐다.한편 두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재로서는 예능국에서 준비 중인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과 휴먼다큐 프로그램의 편성이 유력시 되고 있는 상황.MBC의 후속 프로그램이 경쟁력과 공영성이라는 폐지 이유를 충족시키며 돌아선 시청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사진 = MBC서울신문NTN 오영경 기자 oh@seoulntn.com ▶ 유인나, 우월한 ‘초등스펙’ 공개 "전교 1등에 올 100점"▶ 조영남 "장미희와 美에서 타짜로 오해받아"…왜?▶ 한혜진, 美 라스베가스 웨딩화보 ‘청초함 물씬’▶ 김희선, 남편과 커플 후드티 입고 ‘셀카놀이’ 삼매경▶ "컴퓨터만 하니?"… 母꾸중에 30대 취업준비생 추락사
  • 이란核시설 겨냥 ‘컴퓨터 웜’ 확산

    공업시설 보일러 폭파와 원자력발전소 오작동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컴퓨터 웜’이 확산돼 산업 현장과 보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 웜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하고 있고, 국가 차원의 뒷받침을 받는 단체의 조직적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공업시설 파괴를 목표로 하는 웜의 출현은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이버 전쟁 시대가 도래했다는 경고가 나온다. 스턱스넷으로 불리는 이 컴퓨터 웜은 지난해부터 세계 곳곳의 발전소와 공장, 수송용 파이프라인 등 공업시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지멘스의 공업시설 원격 제어용 소프트웨어를 감염시킨 뒤 시설의 밸브와 제동장치 등 각종 부품에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마음대로 통제해 문제를 일으킨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스턱스넷이 인터넷 접속 없이 USB 메모리 등을 통해서도 퍼질 수 있고, 감염됐지만 스턱스넷이 잠복 상태여서 감염 사실을 모르는 현장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독일 산업보안 전문가 랄프 랑그너는 지난주 미국 메릴랜드주(州)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스턱스넷이 특정 시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종 목표가 이란에 있는 핵시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랑그너는 “자취방이나 개인 차원의 해커들의 소행이 아니다.”라며 스턱스넷 수준의 웜을 만드는 데는 국가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주말 영화]

    ●사총사(EBS 일요일 오후 2시40분) 마침내 총사가 된 달타냥은 삼총사인 아토스와 아라미스, 프로토스와 함께 사총사가 된 뒤, 국왕 루이 13세의 명령으로 반란군들에게 사로잡힌 리슐리외의 심복 로쉬포르 백작을 구출한다. 밀레이디는 콘스탄스를 납치한 뒤 달타냥을 유혹한다. 밀레이디는 원래 아토스가 예전에 사랑하던 여인이었다. 그러다 사냥을 하던 날, 아토스는 우연히 밀레이디의 왼쪽 어깨에 찍힌 죄인의 낙인, 백합 문신을 보고 밀레이디를 죽인다. 아토스는 줄곧 밀레이디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 달타냥을 유혹하려다 달타냥에게 백합 문신을 들킨 밀레이디는 그때부터 달타냥을 죽이려 한다. 한편 리슐리외 추기경은 달타냥에게 자신의 근위대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하지만 달타냥은 추기경의 청을 거절하고, 그때부터 여러 번 살해될 위험에 처한다. 삼총사는 납치된 콘스탄스를 구출해서 안전한 수녀원으로 데려가고, 리슐리외 추기경은 밀레이디에게 버킹엄 공작을 만나 반란군들을 돕기 위해 함대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한다. ●시간의 춤(KBS1 토요일 오후 11시55분) 전 세계가 사랑하는 체 게바라의 나라, 쿠바. 100여 년 전, 그 쿠바에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를 거쳐 바람처럼 흘러간 300여명의 조선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4년 뒤면 부자가 되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억세게 살았다.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 김구 선생에게 독립자금을 보내며,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하면서. 그러나 그 누구도 조선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2009년, 그들의 후예들은 꼬레아노(한인)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은 채 여전히 그곳에서 태양처럼 뜨겁게 살고 있다. 정열의 라틴 댄스와 황홀한 라틴 뮤직, 혁명과 낭만이 가득한 쿠바. 그 아름다운 쿠바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한인들의 뭉클한 사연과, 과거와 현재의 삶의 자취가 낭만적인 춤과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페어 러브(OBS 일요일 밤 12시20분) 오십이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형만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그 동안 모아둔 돈을 모두 날리고 집도 없이 사진 작업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총각이다. 어느 날 형만에게 사기를 친 친구가 자신이 죽으면 혼자 남을 딸 남은을 가끔씩 들러 돌봐달라는 말을 남긴 채 죽는다. 형만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큰 아가씨가 된 남은의 모습에 놀라지만 아빠보다 더 사랑한 고양이를 잃은 아픔에 슬퍼하고 있는 남은을 가끔씩 돌봐주기로 한다. 남은 또한 혼자 사는 형만을 불쌍히 여기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형만의 빨래를 핑계 삼아 잦은 만남을 갖게 되면서 남은은 형만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형만도 당황스럽지만 처음 느끼는 이 감정이 궁금하다. 이렇게 형만과 남은은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데이트를 시작한다.
  • 서울시 자치회관 톡톡톡 아이디어

    “택배를 어떻게 받지? 아~ 자치회관이 있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자치회관 운영에 대한 우수사례 발표가 16일 광진구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주민자치위원과 공무원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각 구마다 기발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종로구 명륜3가동 자치회관은 다가구와 원룸 주택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 주민들이 낮에 배달되는 택배물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택배물품 수령 및 보관 서비스 운영’이 큰 관심을 받았다. 이곳은 대학생과 직장인 등 자취생이 많아 택배 수령이 쉽지 않았지만 한 주민이 의견을 제시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게 됐다. 서대문구는 ‘골목재생 프로젝트’ 소개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가구주택과 빌라 사이 좁은 길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악취가 심했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좁은 골목길에 정원을 만들고, 주택 주변에 주민들의 쉼터를 만들어 삭막한 이웃관계를 해결하고 옛 골목길 정취를 살렸다. 중구의 경우 성곽으로 둘러싸인 신당2동 자치회관은 성곽마을선포식, 성곽올레길 조성, 성곽음악회 개최 등의 노력을 통해 애물단지인 성곽을 주민들과 외지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었다. 성동구는 삭막한 공장지대에 있는 초등학교 통학로에 천자문거리를 조성해 교육 친화적인 거리로 변화시킨 스토리를 소개해 참석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 양천구는 뉴타운사업으로 빈집이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탈선의 온상이 되는 것을 착안, ‘놀토 학생 취미 교실 및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구는 청소년 범죄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성북구는 노인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돌곶이학교 설립, 강북구는 송천동 예절교실 운영, 마포구는 도시농업을 위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만들기 사례를 소개했다. 시 관계자는 “자치회관들이 종전에는 문화와 여가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됐지만 최근에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커뮤니티 비즈니스 등 지역 잠재력을 적극 활용하고 지역공동 체험을 확장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정치도 축제가 된다고요?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정치도 축제가 된다고요?

    “공산당이 축제를 한다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낯설기 그지없었다. 북한 사람들도 온다는 말을 듣자, 혹시 한국에 돌아가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조사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들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파리 북쪽 르 부르제 지역에서 만난 ‘휴머니티 축제’는 한국 정치에 이골이 난 사람들에게 꼭 권할 만한 경험이었다. ‘TV나 신문에서 보는 정치’, ‘정치인들만의 정치’가 아니라 세상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언할 수 있고, 마이크를 잡고 대통령을 비판해도 아무도 두렵지 않은 곳. 마치 과거 고대 그리스의 토론장이 현대에 재현된 느낌이었다. ●핑크 플로이드·U2등 메인무대 장식 프랑스공산당과 극좌 성향 잡지 ‘르 휴머니티’가 주최하는 휴머니티 축제는 올해로 80주년을 맞았다. 1930년 공산주의가 한창 날개를 펼치던 시절, 소외된 사람들을 공산주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대대적인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 축제의 시작이었다. 이후 1960~70년대 미국에서 록과 집시문화가 성행하면서 콘서트와 축제가 결합되는 문화가 유행하자 이를 벤치마킹해 대대적인 공산주의·사회주의자의 축제로 거듭났다. 핑크 플로이드, U2 등 사회주의적 성향을 가진 세계적 그룹이 매년 축제의 메인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사흘 동안 축제를 찾은 사람은 25만명이 넘는다. 드넓은 광장과 행사장은 구석구석 사람이 없는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올해 유독 이 축제가 관심을 모은 것은 프랑스의 현재 상황과 맞물려 있어서다. 집시와 불법체류자를 추방하는 이민법 강화, 연금수령 연령을 높이는 재정감축 정책 등 현 정부의 정책은 축제에 모인 사람들의 신념과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복지에 더 많은 혜택을’ ‘프랑스는 자유, 평등, 박애 위에 세워졌다’ ‘불법체류자도 인권이 있다’는 등의 내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흘간 25만 참가… 경찰은 없어 정치인들도 함께 호흡했다. 사회주의 계열의 정치 거물들은 수행원은 물론 연대와 마이크조차 없이 목청을 높여 길거리에서 정부를 비판했고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 대신 신랄한 질문으로 답했다. 장관 등 정부인사와 우파 지식인들도 기꺼이 토론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프랑스 전역에서 지역·노조별로 설치된 1000여개의 부스는 현안에 대한 토론, 주장을 담은 연극, 공연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선동적인 구호 대신 정돈된 생각을 또렷하게 말했고,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사례를 들어 차분하게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모습이 한국 정치에 길들여진 입장에서는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십만명이 모인 행사장에서 경찰은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이는 무질서한 느낌은 한국의 시위 현장보다도 심했지만 오히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으레 등장하는 소매치기조차 자취를 감춘 곳이었다. 영국의 전설적인 스카펑크그룹 ‘매드니스’가 메인무대에 등장하자 축제는 절정을 이뤘다. 그들이 노래하는 인권과 자유에 대한 관객들의 열망에서 영국 문화라면 드러내 놓고 혐오시하는 프랑스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치가 곧 생활이고, 더 나아가 축제로까지 승화되는 곳. 낯설었지만, 그래서 더 부러운 현장이었다. 글 사진 파리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특허청 근무 벌써부터 가슴 설레”

    “특허청 근무 벌써부터 가슴 설레”

    “박사 과정에서 힘들여 쌓은 지식을 공무원이란 이름을 달고 다른 이들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청년은 자신의 포부를 또박또박 말했다. 정부의 중증장애인 공무원 특채에서 처음으로 5급 합격자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지체장애 3급으로 올해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정훈(31)씨. 2008년 이 제도 시행 이후 5급 합격자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지씨는 부산에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뇌성마비를 앓은 이후 다섯 살 때까지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하지만 피나는 재활치료를 거쳐 불편한 손을 대신해 줄 자판과 마우스 쓰는 연습을 했고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됐다. “오는 12월 특허청 정보통신국에서 심사관으로 근무할 날을 그리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그는 험난한 취업 관문을 뚫고 기뻐하는, 영락없는 보통 청년이었다. ‘장애 3급’은 그를 설명하는 여러 꼬리표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특채’는 처음이다. 입시도, 대학공부도 일반인들처럼 혹독하게 치러냈다. “몸이 조금 불편할 뿐 특별 대접을 받아 본 적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1998년 입학한 부산 경성대 컴퓨터공학과도 일반전형이었다. 박사과정도 지도교수 휘하 첫 제자여서 엄격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2005년 박사과정에 들어가 지난 8월에야 논문이 통과됐다. 악바리 기질도 있다. 2000년 휴학하고 서울로 와 아르바이트생으로 효성중공업의 기계제어 프로그램(HIPAC6000) 개발에 참여했을 땐 홀로 자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7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삼성전자 휴먼테크 논문 공모에서 동상을 받았는데 블라인드 면접에서 심사위원들이 장애인인 걸 알고 뒤늦게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지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적응적 서열 정렬기법을 이용한 프로그램 유사도 탐색’. “2개의 소프트웨어 사이의 유사도를 기계적으로 검사하는 분야”라고 소개했다. 예컨대 2개의 리포트가 서로 베낀 것인지 알아내거나 특허를 도용한 프로그램을 적발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수행할 특허청 심사관 업무와도 상통한다. 지씨가 처음부터 공무원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힘들게 배운 것을 타인을 위해 쓰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히 갖게 됐다. 부산시교육청 산하 정보영재교육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온 것도 그런 생각의 발로였다. 그동안 행안부는 부처별 중증장애인 인력 수요를 취합해 일괄 특채를 해 왔다. 올해는 13개 부처 14명(5급 1명, 7급 3명, 9급 8명, 연구사 1명, 기능직 10급 1명)이 최종 합격했다. 특히 5급 특채는 2008년 2명, 지난해 1명의 수요가 생겼지만 서류·면접 과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특허청 2명 선발에 총 4명이 지원했지만 지씨만 최종 합격했다. 그는 정부에 중증장애인 쿼터제 문호를 좀 더 열어 달라는 바람도 전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인내력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으니 미리 재단하고 바라보지 마라.”고 주문했다. 이어 “정부의 장애인 채용이 대부분 경증 위주로 이뤄진다.”면서 “정부가 중증장애인도 할 수 있는 업무를 발굴해 더 많은 장애인이 공직 분야에 진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윤명 행안부 인사실장도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적극 찾아내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자이언트’ 이덕화, 복수 성공 ‘통쾌’…“소름 돋는 반전”

    ‘자이언트’ 이덕화, 복수 성공 ‘통쾌’…“소름 돋는 반전”

    자취를 감췄던 미스터리 캐릭터 ‘김간호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김간호사를 사주해 전신 마비된 황태섭(이덕화 분)을 빼돌린 인물의 정체가 밝혀져 시청자들에게 반전의 재미를 안겼다. 9월 1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에서는 회사와 딸 정연(박진희 분)을 위해 재활치료에 매달리는 태섭의 모습이 그려졌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중상을 입었던 태섭은 그간 “만보건설을 무너뜨리겠다”고 다짐했던 강모(이범수 분)의 정성스러운 간호를 받고 있었다. 태섭은 나날이 힘겨워지는 치료에 지쳐 모든 것을 체념하려 마음먹었다. 회사는 위기에 처하고 정연은 집에서 쫓겨날 상황인데도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자신의 신세가 비참했던 것. 이를 지켜보던 강모는 “내게서 아버지와 정연이를 빼앗아 갔으면서 복수할 기회까지 빼앗지는 말라”며 울부짖었다. 강모에게 태섭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이자 사랑하는 연인 정연과의 이별을 종용했던 악인. 하지만 어린 시절 갈 곳 없던 자신을 거둬주고 무한한 애정을 보였던 고마운 인물이기도 했다. 낙담한 태섭을 바라보는 강모는 절망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돌아섰다. 죄책감을 느낀 태섭은 고통을 이겨내며 몸을 일으켰다. 죽을 힘을 다해 치료에 매달리는 태섭을 보며 강모는 옅게 미소 지었다. 두 사람의 애증어린 관계가 잘 드러나는 대목. 태섭이 치료에 매달리는 동안, 남숙(문희경 분)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유언장을 고치고 정연을 회사에서 몰아내기위해 마지막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회사 지분 55%를 아들 정식(김정현 분)에게 물려주고 최종 회장직을 결정하려는 순간, 정연이 등장했다. 남숙과 정식은 혼비백산했다. 정연이 행방불명됐던 전신마비 황태섭과 함께 나타난 것. 죽은 줄만 알았던 태섭의 등장에 회의장은 순식간에 침묵에 휩싸였다. 긴장도 잠시, 남숙은 거동이 불편한 태섭의 상태를 눈치 채고 태도를 돌변해 당당한 태도를 취했다. 태섭이 자신의 입으로 “유언장이 조작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임을 확신하며 “정말 저하고 고문 변호사가 유언장을 고쳤다고 생각하시냐”며 물었다. 남숙은 태섭이 의사표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몸 상태임을 단박에 파악했다. 남숙의 예상대로 회의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묵묵부답인 태섭을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남숙은 독설의 화살을 정연에게 돌려 잔인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태섭은 들고 있던 목발을 집어던졌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태섭의 한마디. “조작”. 태섭은 남숙을 가리키며 “너희들 유언장 조작했어”라며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건재함을 확인시키려는 듯 “나 아직 안 죽었어”라고 외치는 태섭에게 주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망연자실한 남숙과 정식, 감격에 취한 정연을 바라보며 유유이 회의장을 떠나는 강모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미소가 감돌았다. 방송직후 시청자들은 “반전에 반전이다”, “자이언트는 드라마계 자이로드롭”, “태섭이 ‘조작’ 외칠 때 소름 돋았다” 등 이덕화의 통쾌한 복수가 흥미로웠다는 소감을 쏟아냈다. 사진 =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한국소녀 주니, 일본판 ‘슈퍼스타 K’서 대상…日열도 ‘발칵’▶ 의상 굴욕 스타…김민정·황정음·구혜선, 스타일부터 TPO까지▶ 함소원, 3살연하 중국 부동산 재벌 2세와 열애중▶ 이희진 "짝사랑 男연예인과 지금 함께…" 깜짝고백▶ 한국계 힙합그룹, 美빌보드 21위 돌풍 ‘성공시대’
  • [생각나눔 NEWS] 초등교 옆 고시텔 신축 찬·반논란

    [생각나눔 NEWS] 초등교 옆 고시텔 신축 찬·반논란

    ‘학교 옆 고시텔에서 우리 아이를 구해주세요’ 얼마 전 서울 양평동 S초등학교 앞 고시텔 신축 현장에는 이런 문구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학부모 50여명은 공사장 앞에 모여 보름째 집회를 열고 있다. 학부모들은 “쪽방촌 사람과 노숙인 등이 고시텔로 들어오게 되면 아이들이 흉악 범죄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김수철 사건’ 등 초등학생을 노린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깊어졌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이해되지만, 저소득층을 싸잡아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하는 것은 또 다른 ‘님비(NIMBY·기피시설 반대)현상’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일용직이나 취업 준비생, 자취하는 직장인 등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가뜩이나 거주 공간이 부족한데 갈수록 살 곳을 찾기가 힘들다.”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호소한다.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구청으로부터 근린생활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은 이 건물은 9층 높이 4개동, 170가구 규모다. 올해 7월 고시원으로 표시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나 S초교 학부모회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반려됐다. 건물주는 지난달 16일 서울시에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 신모(50·여)씨는 “김수철 사건이 터진 지 몇 개월 안 됐는데 외국인 노동자와 구로·영등포 쪽방촌 사람들이 대거 고시텔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고시원 사람들로 인해 끔찍한 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시텔(원) 및 원룸 등에 빈곤·취약 계층이 많이 사는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고시원 거주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비정규 회사원, 무직, 단순노무자 등으로 파악됐다. 경찰도 고시원과 원룸에서 범죄 발생이 늘어난다고 보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근 고시원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값 싸고 비좁은 고시원에 산다고 예비 범죄자로 보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고 말했다. 해당 건물주는 “쪽방촌 사람들도 괜찮은 주거 시설이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한 동에 10대씩 총 40대의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놓은 만큼 학부모들의 범죄 발생 우려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남부교육지원청은 학교보건법상 해당 고시텔이 학교 주변에 들어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동을 표적으로 삼는 흉악 범죄가 급증하다 보니 학부모들의 집회는 한편으로 이해된다.”면서도 “경찰에 CCTV 설치나 방범활동 강화를 요청할수는 있어도 고시텔을 못짓게 하는것은 월권 행위”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화려한 싱글도 피해갈 수 없는 집안일

    화려한 싱글도 피해갈 수 없는 집안일

    혼자 독립해 생활하는 것은 언뜻 호수에 떠 있는 백조처럼 우아하고 화려해 보인다. 멀리서 보면 누구보다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기고,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물고기를 포식하며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으려면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다른 이들이 볼 수 없는 수면 아래에서는 쉼 없이 발을 놀려야 하는 노동이 뒤따른다. 잠시라도 발을 움직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곤두박질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화려한 싱글이라도 ‘집안일’을 피해갈 수는 없다. 생활의 많은 시간을 집안일에 쓰지만 일은 끝이 없다. 조금만 방심하고 손을 놓으면 음식 접시와 빨랫감이 쌓인다. 싱글들의 가사생활에 얽힌 웃지 못할 이면을 들여다봤다. 대학생 이정일(23)씨의 자취방은 여느 또래들처럼 너저분하다. 이것저것 발에 걸리는 물건들이 많아 방안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이씨는 부모와 함께 살 때만 해도 ‘깨끗, 깔끔’을 모토로 살아 왔다. 한 번 입은 티셔츠·바지는 다시 입는 일이 절대 없었다. 집안에서는 이씨의 방이 가장 깔끔했다. 바닥에 머리카락 떨어지는 게 싫어 누나의 머리띠와 머리핀을 빌려 꽂을 정도였다. 속옷까지 직접 빳빳하게 다려 입으며 유난을 떨었다. 그러나 장거리 통학이 힘들어 올 초 집을 나와 혼자 생활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그를 바라보는 가족 모두가 ‘집안일은 깨끗하게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도 “간단한 음식도 할 줄 알아 혼자 사는 일에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집안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수업을 마치고 과제를 하거나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 돌아오면 빨래나 청소를 할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가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었다. 음식은 집에서 곧잘 해 먹었지만 매일 갈아입어 수북이 쌓인 빨랫감을 빨고 다시 걷어 차곡차곡 개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손바닥만 한 원룸은 닦고 또 닦아도 금세 더러워졌다. 결국 이씨는 매주 토요일을 ‘대청소의 날’로 정해 놓고 토요일만 되면 집안일에 ‘올인’했다. 다른 날은 손도 까딱하지 않는다. 그는 “너저분한 환경에서 자취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면서 “그래도 항상 깨끗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현준(32)씨도 나름 자취생활 4년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집안 상황은 ‘혼돈’ 그 자체다. 분리해서 내놓아야 하는 쓰레기를 그냥 아무렇게나 비닐봉지에 넣어 수북이 쌓아 놓았다가 주말이 되면 새벽을 이용해 한꺼번에 내놓는다. 이웃 주민에게 적발돼 주의를 받은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집에 들어오면 만사 제쳐두고 침대로 몸을 옮긴다. 격무로 몸이 피곤할 때면 씻지도 않고 그냥 침대로 들어간다. 집에서 밥을 해 먹으려다 씻어 놓은 그릇이 남아 있지 않아 나가서 사 먹는 일도 흔하다. 집안은 퀴퀴한 냄새로 가득 차 있지만 혼자 오래 살다 보니 그것조차 면역이 된 듯하다. 대구에 있는 어머니조차 서울에 있는 박씨의 집에 오면 “어떤 여자가 너같이 게으른 사람하고 결혼하려고 하겠냐.”고 면박을 주기 일쑤다. 박씨는 “하루에 최소 10시간 이상 일을 하다 보니 이것저것 챙기는 것이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면서 “친구들이 ‘그렇게 지저분한데 결혼이나 하겠냐.’고 놀릴 때마다 상처받지만 집에 들어오면 또 다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혜진(29·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음식 냄새를 싫어했다. 집안에서 생선 굽는 냄새, 고기 누린내, 기름 냄새 나는 것이 가장 싫었다. 향이 조금만 강한 음식 냄새를 맡으면 헛구역질이 바로 올라온다. 그럴 때마다 김씨의 어머니는 “나중에 다 해 먹고 살 건데 왜 그러냐.”면서 핀잔을 주곤 했다. 어머니의 구박 아닌 구박을 받고 살던 김씨는 ‘음식 냄새 해방구’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3년 전 독립했다. 그는 “비위가 약해 그러는 것뿐인데 엄마가 타박할 때마다 너무 서운했다. 혼자 살면서 좋은 향만 나도록 할 테다.”라고 속으로 다짐도 했다. 그러나 독립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김씨가 자취방에서 주방기기의 불을 켜는 일은 ‘물 끓일 때’ 빼고는 좀처럼 없다. 끼니는 거의 빵으로만 해결한다. 식빵을 사다가 토스트를 해 먹는 것이 대부분이다. 가끔 빵이 물릴 때는 냉동만두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 때도 있다. 냄새가 많이 나지 않는 음식을 찾다 보니 얼리거나 딱딱하게 말린 가공식품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냉장고에 김치 냄새 배는 것이 싫어 김치도 먹지 않는다. 그런 김씨도 가끔 밥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김씨가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은 컵라면. 집에서 당차게 나왔지만 돌아온 것은 궁색한 가공식품뿐이었다. 그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나 설거지도 싫어하기 때문에 컵라면을 먹는 게 편하다. 앞으로 계속 이런 패턴으로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코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직장인 최수영(32·여)씨는 평소 ‘수더분한’ 성격이다. 최씨는 특별히 깨끗하지도, 더럽지도 않은 중간쯤이라고 스스로 여긴다. 빨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아서 하는 편이고 청소하는 주기도 일정하다. 긴 생머리를 갖고 있어 머리카락이 집안에 나뒹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밑반찬 위주로 간단하게 차려 먹는 편이다. 남들과 특별히 다를 것 없이 무던한 최씨가 절대로 참을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물때가 찬 화장실이다. 최씨는 생각날 때마다 표백제나 소독제를 풀어 화장실 청소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 다른 건 다 참아도 물때는 못 참는다. 대학 때 친구 자취방에 놀러 갔다가 더러운 화장실을 보고는 도저히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아 청소용 솔, 소독제, 고무장갑 등 청소도구를 사다 대신 청소를 해 주기도 했다. 욕조나 변기가 더러운 것도 참지 못한다. 최씨는 “더러운 욕실에서 씻거나 용변을 보면 그렇게 불쾌할 수가 없다.”면서 “가끔은 얄미운 친구들이 일부러 화장실을 더럽게 해놓고 초대할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취 5년차인 직장인 김해영(30·여)씨의 일요일은 빨래와 함께 시작된다. 바쁘고 정신없던 평일 동안 내내 쌓였던 수건과 블라우스, 속옷 등을 세탁해야 한 주를 차질 없이 생활할 수 있기 때문. 친구들과 토요일 저녁까지 어울리거나 일요일까지 약속이 있는 날은 밖에 나와서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그는 “월요일 출근 때 입어야 할 정장 블라우스는 다림질까지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 구겨진 옷을 입고 갈 때도 있다.”면서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기 때문에 청소며 설거지, 자질구레한 집안일까지 신경 쓸 일이 많아 주말 몇 시간은 꼬박 집안일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혼자 사는 것도 힘든데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까지 돌보며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피곤한 집안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예 가사 도우미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회사 컨설턴트로 일하는 김재윤(33)씨는 일주일에 두 번 직업소개소에서 연결해준 파출부를 부른다. 4시간 동안 청소와 빨래, 집정리 등 집안일을 해 주는 대가로 3만원씩을 지불한다. 그는 “일주일에 6만원씩 24만원을 주지만 일주일 내내 신경 쓰지 않고 가사에서 벗어나는 게 기회비용으로 봤을 때 더 이득”이라면서 “평일뿐 아니라 주말에도 일에 파묻혀 지낼 때가 많고 야근이나 밤샘, 술자리가 많아 청소 등을 할 겨를도 없는데 50대 아주머니께서 가족처럼 가사를 도맡아 줘서 든든하다.”고 도우미 예찬론을 펼쳤다. 학원강사 7년차인 박효원(31·여)씨에게는 알아서 반찬까지 만들어 갖다 주는 ‘우렁각시’가 있다. 바로 인근에 사는 어머니다. 한 달에 서너 차례 딸 집을 찾는 어머니가 쓰레기 등을 가져다 버리고 냉장고에 김치며 멸치볶음 등 밑반찬까지 가득 채워 놓는다. 그는 “아직까지 어머니의 도움을 받는다는 게 조금 죄송하고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솔직히 시집 가기 전까지만이라도 엄마 그늘에 있다는 게 기분 좋을 때도 있다.”면서 “대신 용돈을 팍팍 챙겨 드리는 것으로 무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홍선아(28·여)씨는 자취생활 6년 만에 주부 9단이 다 됐다. 고향을 떠나 처음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세탁기 한 번 제대로 돌려본 적 없던 그다. 혼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집안일은 엉망이었다. 색깔 옷을 흰옷과 섞어 빨아 물들이기 일쑤였다. 한 번은 음식물 쓰레기를 큰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여름철에 구더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비명을 내지르며 기겁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재활용 분리배출부터 수납공간 늘리기, 얼룩 없이 세탁하는 법까지 살림꾼이 됐다. 웬만한 밑반찬이나 찌개류도 척척 만든다. 그는 “1~2년 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사 먹기도 했지만 물가도 비싸고 직접 해 보자고 마음먹은 뒤로는 집안일이 재밌기까지 하다.”면서 “처음에는 혀를 끌끌 차고 내려가시던 부모님들이 이제는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을 먹어 보고 시집 가도 되겠다며 대견해하신다.”고 자랑했다. 직장인 최성훈(33)씨는 웬만한 여자보다 집안일을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혼자 생활한 지 4년. 처음에는 집안일이 하기 싫어 방바닥도 한 달에 한 번씩 청소하고,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 두곤 했지만 ‘이래선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자 생활패턴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시작했던 집안일이 이제는 인터넷 블로그에 가끔씩 글을 올릴 정도로 고수가 됐다. 이웃집 아주머니들과 함께 김치를 담글 때마다 “총각이 김치를 이렇게 맛깔나게 담그는 모습은 처음이야. 우리 사위로 들어오시우.”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다. 혼자 사는 친구의 생일날 그를 초대해 미역국을 끓여 주고 “돈 들여 나가 먹을 일 있냐. 내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며 얼큰한 꽃게탕을 만들어내 주변을 놀래키기도 한다. 최씨는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했던 집안일이 이제는 내 생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결혼하고 난 뒤에 가끔씩 배우자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줄 수 있는 남자가 나의 이상형”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이언트’ 황정음, 행방불명 예고… 세남자 행보 관심집중

    ‘자이언트’ 황정음, 행방불명 예고… 세남자 행보 관심집중

    민우는 미주로 인해 태어나서 처음 행복하다고 했다. 큰오빠 성모는 미주가 삶의 이유라 했다. 작은오빠 강모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미주를 다시 만난 뒤 행복을 꿈꿨다. 9월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극본 장영철, 정경순 / 연출 유인식) 34회분에서는 임신한 미주(황정음 분)을 둘러싼 세 남자의 처절한 아픔이 그려졌다. 갑자기 자취를 감춘 미주 때문에 민우(주상욱 분)은 애가타고, 원수의 자식을 사랑한 여동생을 바라보는 성모(박상민 분)와 강모(이범수 분)는 가슴에 피멍이 들었다. 미주는 조필연(정보석 분)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향했다. 자신이 원수의 아들 민우를 사랑하고 있고, 현재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만난 예비 시아버지는 한없이 다정했다. 조필연은 그간 민우의 사랑을 한낱 연애놀음으로 치부해왔다. 그간 미주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취한 이유도 민우의 사랑에 섣불리 반대했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보건설을 무너뜨리기 작전이 수포로 돌아갈까 염려했기 때문. 하지만 미주가 민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눈치 채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하루바삐 쇼를 끝내고 미주를 떼어버려야겠다고 작정한 것. 심장이 없는 지략가 조필연은 미주에게 통장을 건네며 “평생 죽은 듯 살아라. 다시 앞에 나타난다면 그땐 진짜 죽을 수도 있다”고 본색을 드러냈다. 미주는 민우와 이별해야 한다는 두려움 앞에 무너졌다. 그런 미주의 곁으로 큰오빠 성모가 다가왔다. 성모는 조필연에게 복수하기 위해 십여 년간 신분을 숨기고 뒤치다꺼리를 해왔다. 그에게 떨어진 임무는 민우의 여자 뱃속에 아이를 지우는 것. 그 여자가 자신의 여동생 미주임을 까맣게 모르고 있던 성모의 억장도 무너져 내렸다. 성모는 참담한 심정을 애써 추스르고 미주에게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미주는 “민우 씨가 다 해결할 거다. 아버지는 그런 분 아니다”고 울부짖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강모 역시 미주를 향해 “그렇게 부르지마. 절대 조필연 그자식을 아버지라 하지마. 우리 아버지를 그놈이 죽였다”고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강모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조민우 그 새끼, 내가 죽여버리겠다”고 날뛰었다. 이를 지켜보던 성모는 조용히 “죽여도 내가 죽여”라며 다독였다. 민우를 친동생처럼 아꼈던 성모는 급히 민우와 약속을 잡은 뒤 총알을 장전했다. “미주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야. 그게 지금 그 이유가 없어졌다. 나 더 이상 세상 살고 싶은 셍각 없다”고 되뇌는 얼굴에서 고통의 깊이가 느껴졌다. 민우는 성모를 보자마자 “미주 어디 있냐”고 물었다. 성모는 그런 민우를 죽이려 달려들었다. 성모가 분노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없던 민우는 “형도 내가 한심해 보이냐”며 “그냥 죽여. 미주 어디 있는지 가르쳐주지 않을 거면 그냥 죽여”라며 오열했다. 차마 민우를 죽일 수 없던 성모는 뒤돌아서며 “다시는 그여자를 찾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품은 미주는 아이를 지우기 위해 병원으로 향했다. 수술대 위에 올라 마음을 다잡던 미주는 민우의 아이를 포기하지 못하고 결국 “저 안할래요”라며 수술을 포기했다. 미주는 강모와 성모가 수술을 기다리는 사이를 틈타 병원을 빠져나갔다. 홀로 택시에 올라 “미안해 큰오빠, 작은오빠”라며 눈물을 삼켰다. 뒤늦게 미주가 떠났음을 깨달은 강모와 성모는 병원을 뛰쳐나갔다. 여동생의 부재에 흔들리는 강모의 눈빛이 어린 시절 미주를 잃어버렸던 처절한 기억을 불러냈다. 사랑하는 연인이자 사랑스러운 여동생인 미주를 둘러싼 네 남자의 갈등은 절정을 맞이했다. 미주를 사랑했던 세 남자에게 미주의 행방불명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방송후반 등장한 다음 방송분 예고편에서는 짙은 화장을 한 미주의 얼굴이 공개돼 “혹 ‘가수의 꿈’을 이루고 무대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진 =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도박혐의’ 신정환, 빚 갚아도 방송복귀 미지수▶ 김태희, ‘12cm 얼굴크기’에 양동근 대굴욕 퍼레이드▶ 정가은 "JYP에 억대 계약금 요구…원더걸스 될 뻔"▶ 해충송 시리즈 화제..처치곤란 ‘연가시송’ 등장▶ SM, 샤이니 캄보디아 카피그룹 등장에 "조치 취할 것"▶ ’사람 공격’ 황소상어, 강에서 잡혀 ‘아찔’
  • ‘자이언트’ 김간호사, 미스터리 삼중간첩 …‘반전의 키’

    ‘자이언트’ 김간호사, 미스터리 삼중간첩 …‘반전의 키’

    ㅆ 황태섭(이덕화 분)의 목숨줄을 쥐고 있던 미스터리 캐릭터 김간호사가 삼중간첩 작전으로 극적인 반전을 선사했다. 9월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 33회 분에서는 전신마비로 거동이 불가능한 황태섭을 둘러싼 음모와 계략이 연속으로 꾸며졌다. 황태섭을 담당하는 김간호사는 유경옥(김서형 분)에게 “회장님이 목소리를 내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간 몸상태 변화를 일일이 게 보고하고 있었던 것. 김간호사가 첩자로서 자기 역할을 다하자 유경옥은 “오남숙(문희경 분)이 모르게 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태섭의 병문안을 온 남숙은 황태섭의 상태가 호전된 것을 눈치챘다. 자신의 뜻대로 고친 태섭의 유언장이 탄로날까봐 조바심이 난 남숙은 “돈 벌고 싶지 않냐, 평생 만져 볼 수 없는 큰돈을 주겠다. 당신에게는 매우 쉬운 일이다”며 김간호사를 돈으로 매수하려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남숙은 “내일 중으로 회장님을 편안한 곳으로 보내 드려라”라고 지시했다. 뒤늦게 통화내용을 들은 아들 황정식(김정현 분)은 경악하며 “아버지를 이대로 보내드릴 수 없다”고 울부짖었다. 같은시각, 김간호사에게 오남숙이 황태섭을 죽이려 한다는 연락을 받은 유경옥은 분개하며 병원으로 향했다. 정식과 유경옥은 정신없이 병원으로 향했지만 도착했을 때 김간호사와 황태섭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김간호사는 유경옥은 물론 오남숙의 편도 아니었던 것. 황태섭은 제3의 인물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으며 이가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방송직후 시청자들은 김간호사와 제 3의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내며 “생각지도 못했던 대반전, 짜릿하다”, “황태섭, 이대로 죽으면 회사도 정연도 무너진다”, “정회장님, 어서 회복해서 깜짝 등장해 주셨으면 좋겠다” 등 폭발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사진 =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김태희, 실제키의 진실 "165cm? 160cm?"▶ 김보경, 한 살 연하 사업가 열애중…"자랑하고 싶어서"▶ 엄정화, 휴가사진 공개..."살 많이 쪘어요"▶ 레이디 제인과 통화? 쌈디, 지하철 ‘직찍’ 화제▶ 장미인애, 옷으로도 숨길 수 없는 ‘글래머 몸매’▶ 최다니엘, 키스각도에 매너손까지…’연애 돋네’
  • 108호걸의 忠이란… 마음의 중심(中+心)

    108호걸의 忠이란… 마음의 중심(中+心)

    ‘수호지’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화부터 70화까지와, 71화부터 120화까지. 전반부가 하늘의 별을 타고난 108명의 강골들이 양산박에 모이는 것을 그렸다면, 후반부는 이들의 나라를 위한 싸움을 그린다! 전자가 의(義)에 초점을 맞춘다면, 후자는 충(忠)을 강조한다. 국가의 외부에서 활기차게 살아가던 인물들이 갑자기 국가에 충성이라니! 그러나 충을 마음(心)의 중심을 잡는 것(中)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강골들의 행동이 꽤 흥미롭다. 한 부류는 전사로서의 삶에 마음의 중심을 잡았다. 이들은 국가와의 만남을 하나의 기회로 활용한다. 이들은 가만히 있기보다는 전장에서의 싸움을 갈망한다. 요나라나 방랍과의 전투, 혹은 길 위의 삶을 지루한 양민으로서의 삶보다 더 즐긴다. 전쟁이 끝나고 조직이 해체된 다음에도 국가로 편입되지는 않는다. 가령 연청이나 이준, 공손승과 같은 이들은 전장에서 공훈을 세우고 난 후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이들은 알고 있다. 자신들이 토사구팽당할 것임을. 설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기다리는 건 ‘진부한 일상’뿐임을. 다른 부류는 자신이 선택했던 마(魔)의 세계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가령 송강이 그렇다. 송강은 전쟁이 끝난 후 왕이 내린 독주를 마시고 죽는다. 게다가 자신이 죽은 다음 이규가 반란을 꾀할 것을 염려해 그에게도 독주를 마시게 한다. 그는 왕이나 권력집단이 자신을 죽일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런 행로를 선택했다. 자신이 사람을 죽였고 그 공으로 살고 있다는 것, 자신이 이런 인과의 일부임을 당당히 받아들인 것이다. 좋은 것만을 즐기는 것은 졸장부의 행동이라고 말한다. 고통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삶은 구원되지 않는다. 동시에 마의 세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마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구원하지도 못할 것이다. 그의 충성은 국가나 왕과 같은 특정한 대상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마음(心)의 중심(中)을 잡는 것은 차라리 이러한 자기 배려의 한 형식이었다. 서울신문·수유+너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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