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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혈의 누(OBS 토요일 밤 11시 25분) 19세기 조선시대 말엽, 제지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외딴 섬 마을 동화도. 어느 날 조정에 바쳐야 할 종이가 수송선과 함께 불타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관 원규(차승원) 일행은 동화도로 파견된다. 섬에 도착한 첫날, 화재사건의 해결을 서두르던 원규 일행 앞에서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마을 사람들은 범인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으로 동요한다. 사람들은 7년 전 역모를 이끈 천주교도와 한패로 낙인 찍혀 온 가족이 참형을 당한 강객주의 원혼이 일으킨 저주라 여기며 광기에 휩싸여간다. 이 불길한 섬에 고립되어가는 원규 일행은 살인범의 자취를 찾지 못한 채 광기 어린 마을 사람들의 분위기에 휩쓸리고 만다.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냉철하게 추리해나가던 원규 앞에서 참혹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이어지게 되는데…. 한편 제지소 주인의 아들 인권은 흉흉한 마을 분위기를 강압적인 태도로 잡으며 원규와 끊임없이 대립하기만 한다. ●독립 영화관- ‘좋은 이웃’, ‘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2편(KBS1 토요일 밤 1시 5분)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이웃이 있다. 그 이웃은 늘 자기 자신을 좋은 이웃이라 칭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으며 그에게 닿을 수조차 없다. 벗어나고 싶어도, 어디를 가든 그 이웃은 늘 우리의 바로 옆에서 우리를 보고 듣고 파악하고 있다(좋은 이웃). 추운 날씨에 공원에서 데이트하는 젊은 연인 은영과 승기. 캔 맥주를 마시고 같이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지만,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주식을 하다가 깡통을 차고 큰 빚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주식과 빚 얘기가 나오면서 서로 탓하며 크게 다투는 두 사람. 은영은 홧김에 엄마가 얘기한 부잣집 혼사 자리에 맞선을 보러 나가겠다고 한다(우리는 하늘을 날았다). ●궁녀(OBS 일요일 밤 11시 25분) 숨 막힐 듯 엄격한 궁궐 안은 왕 외에는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그런데 이곳에서 후궁 희빈을 보좌하는 궁녀 월령이 서까래에 목을 맨 채 발견된다. 사건을 조사하던 천령은 월령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고, 감찰상궁은 자살로 은폐할 것을 명령한다. 그러나 천령은 자살로 위장된 치정 살인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어 독단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천령은 죽은 월령의 연애편지를 발견하고, 결정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녀를 습격하고 편지는 사라진다. 이에 천령은 발견자 정렬을 시작으로 유력한 용의자들을 심문한다. 그러나 궁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는다.
  • 화개장터~해남 ‘이순신길’ 조성

    화개장터~해남 ‘이순신길’ 조성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따라 ‘남도 이순신길’이 조성된다. 전남도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걸었던 섬진강 화개장터~곡성~ 순천~ 보성~강진~해남 우수영 사이를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하는 총 연장 250㎞의 탐방로를 만든다고 15일 밝혔다. 이 구간은 1597년 원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거제시 하청면) 해전 패전 후 이순신 장군이 수군을 재건하면서 명량대첩지로 이동했던 역사 현장이다. 당시 백의종군하던 충무공은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된 뒤 이 길을 통해 명량대첩지로 한달여간 이동하면서 군사와 무기·병선 등을 모았다. 도는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역사 고증과 기초 조사용역을 실시한 뒤 공사에 착수, 2014년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바다 구간인 장흥 회진에서 해남 우수영까지 110㎞ 구간은 육로로 대체 조성된다. 탐방로엔 안내판, 안내지도 설치와 충무공이 당시 머물렀던 유숙지와 유적지 정비 등도 이뤄진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안철수 신당 창당설 ‘솔솔’

    안철수 신당 창당설 ‘솔솔’

    의 대선 출마 여부는 여전히 시나리오 단계다. 현실적으로는 새누리당(20일)과 민주통합당(8월 25일~9월 16일 혹은 23일)의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감안, 8월 말이나 9월 말 대선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안 원장은 요즘 대규모 강연 대신 소규모 비공개 일정을 수행하며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 원장의 이런 행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를 앞서거나 박빙인 여론 지지율 때문에 가능한 듯하다. 새누리당의 공천헌금 파문, 민주당의 지리멸렬 등이 지지율 고공행진의 토양이다. 박 후보가 공천헌금 파문을 잘 극복하거나 민주당 후보들이 세를 회복하면 그가 설 땅은 급격히 좁아질 수 있다. 안 원장은 현재 폭넓은 소규모 모임을 통해 소통행보를 하며,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 제안이 오거나, 잡혀 있는 모임에 가는 형태다. 대규모 강연 등을 통해 국민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비판에도 신경쓰며 외줄 타기 행보를 한다. 유민영 대변인은 12일 “모임을 알릴 게 있으면 (선별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관심을 계속 끌어모으며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당의 존립 기반을 우려, 안 원장에게 후보 단일화 전 입당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은 대선지형 변화와 여론의 흐름 등을 종합해 출마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전후 신당 창당, 민주당 입당, 무소속 출마, 민주당 후보 지지 및 불출마 등 네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들어선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신당 창당론이 힘을 얻어가는 기류다. 민주당 내 민주평화연대는 물론 새누리당 쇄신파 세력을 흡수하는 신당 창당론이 나돌면서 새누리당도 비상이다.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할 경우 신당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후보 단일화를 전후해 그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안철수의 가치’를 내세우며 안정 속의 변화를 이끌면 보수층 이탈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다만 입당 순간 보수층 집단 이탈론도 여전하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은 검증 공세 시 당 조직의 도움 없이 돌파하기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후보 지지 후 불출마론은 최근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18년만의 최악 폭염, 일상을 바꾸다

    18년만의 최악 폭염, 일상을 바꾸다

    한반도를 덮친 폭염이 국민들의 생활 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배어 나오는 탓에 온라인 쇼핑몰 이용객이 느는가 하면 심부름 대행 업체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에어컨으로 무장한 대형마트는 손님들로 북적이지만 야외에 그대로 노출된 재래시장은 한산해졌다. ●서울역 등 노숙인들 급감 심부름을 대신해 주는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외출을 꺼리는 ‘귀차니즘’ 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심부름 업체인 H사는 지난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나 늘었다. H사 관계자는 8일 “장보기부터 약 사다 주기까지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고객들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을 둔 주부 김모(45·서울 마포구)씨는 “온라인으로 생필품을 주문하는 학부모들이 주변에 많다.”면서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 주부들끼리 모여 한 집에서 식사를 하거나 시원한 대형마트, 커피숍을 찾아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판매량 20% 감소 양은 냄비처럼 데워진 거리에는 노숙인이 줄고 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평균 594명(서울역, 종로, 시청, 영등포, 명동 등 기준)이었던 서울 주요 지역 노숙인들이 올 7월 57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8월 1~3일 626명이었던 노숙인 숫자 역시 올해 같은 기간 603명으로 감소했다. 실제 이날 서울역 광장을 찾아가 보니 노숙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숫자는 줄었다지만 어려움은 여전했다. 노숙인 30여명이 더운 서울역을 피해 인근 고가도로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지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노숙인 보호단체가 하루 한 번씩 생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물은 10여분 만에 동났다. 10년 넘게 거리 생활을 했다는 조모(43)씨는 “물이 없어 인근 대형마트를 돌며 정수기 물을 얻어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농부 더위 피해 2시간 조기기상 폭염 속 재래시장 상인들은 죽을 맛이다. 수은주가 오르면서 손님들이 자취를 감췄다.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조태섭 상인회장은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편인데도 더위, 휴가 탓에 판매량이 20% 줄었다.”고 말했다. 폭염에 농부들도 울상이다. 서울 강남구 율촌동에서 비닐하우스 5개동 규모의 쌈채소를 재배하는 나한성(69)씨는 “작업량은 늘어난 반면 일손은 부족해 매일 기진맥진”이라고 호소했다. 가뭄까지 겹친 탓에 수시로 물을 대야 하지만 높은 낮기온 때문에 오후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되레 2시간가량 줄었다. 그러나 쌈채소 출하 시간이 6시로 정해져 있어 나씨는 평년보다 두 시간 빠른 오전 5시부터 작업을 시작한다. 일하겠다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나씨는 “일하러 오겠다고 해도 혹시나 사람이 쓰러져 나갈까봐 겁이 나서 아내와 둘이서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신진호기자 white@seoul.co.kr
  •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옛 선비들의 ‘즐겨찾기’… 충북 괴산 화양구곡·수옥폭포

    지난달 23일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 작은 경사가 있었습니다. 면내 인구가 감소하다 2005년 이후 7년여만에 다시 3000명을 넘어선 겁니다. 괴산군에서 새 입주민들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는 등 소박한 잔치를 벌였다지요. 수십, 수백만명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대도시 사람들로선 외려 3000명이란 얼마나 적은 숫자인가 가늠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괴산은 그만큼 오지입니다. 산은 높고 계곡은 깊습니다. 공해시설이 드무니 물 맑은 거야 당연하겠습니다. 그처럼 맑은 땅이 수도권에서 2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면 믿기시겠습니까. 말복을 지나며 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낮의 폭염은 땅이라도 녹일 기세입니다. 때늦은 피서를 계획하고 있는 당신이라면 괴산을 첫 줄에 올려놓는 건 어떻겠습니까. 괴산은 전형적인 산악 지형이다. 군자산 등 소박하면서도 거친 산들이 사방을 둘러쳤다. 그 사이로 남한강의 지류인 달천과 쌍천, 성환천, 음성천 등이 흘러간다. 말 그대로, 둘러보니 청산이요 굽어보니 벽계수다. 산이 깊고 물이 많으니 계곡과 폭포가 발달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괴산의 계곡과 폭포는 칠성면에서부터 청천면 화양리에 이르는 구간에 집중돼 있다. 위로는 경북 문경의 새재(鳥嶺), 아래로는 경북 상주의 대야산 등 거친 산들과 등을 맞댄 지역이다. 1957년 이 일대의 계곡을 막아 괴산호를 만드는 통에 다소 옛멋을 잃긴 했으나 조선시대부터 여러 구곡(九曲)이 있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난 구간이었다. 선유(仙遊)와 쌍곡(雙谷), 갈은(葛隱), 고산(孤山), 연하(煙霞), 풍계(豊溪), 그리고 화양구곡(華陽九曲) 등이 대표적인 계곡들이다. 이 가운데 연하구곡은 괴산호 아래에 잠겼고 풍계구곡은 문헌상으로만 남아 있다. ●선비들의 유토피아 구곡… 우암 송시열 자취 서려 구곡이란 선비의 유토피아다. 몸을 정갈하게 하고 마음을 씻는 곳이다. 옛 선비들이 ‘즐겨찾기’ 해뒀던 곳인데 후세인들 다를까. 괴산 내 구곡 가운데 가장 앞줄에 서는 건 화양구곡이다. 속한 행정구역명부터 독특하다. 청천면이다. 푸를 청(靑)에 개울 천(川)을 쓴다. 계곡의 푸른 기운이 담긴 물이 흘러가는 고을이라는 뜻이겠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화양동 하면 ‘전국구’ 관광 명소였다. 여름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요즘 주가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그렇다고 사람이 정한 이름값에 따라 풍경의 깊이가 달라질 리는 없다. 가파르게 솟은 기암이 하늘을 떠받친 듯하다는 경천벽과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는 운영담, 의종의 어필이 새겨져 있다는 첨성대 등 경승지들이 줄줄이 늘어서 객들을 기다린다.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은 금사담이다. 맑은 물 아래로 금싸라기 같은 모래가 흐른다는 곳. 너른 바위와 못으로 이뤄져 물놀이를 즐기기에 맞춤하다. 화양구곡은 조선 후기 정치계를 호령했던 우암 송시열의 자취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읍궁암(3곡)은 북벌을 꿈꿨던 효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승하한 것을 슬퍼한 우암이 매일 새벽 활처럼 엎드려 통곡했다는 바위다. 그가 말년에 은거하며 학문을 연구했다는 암서재와 화양서원, 만동묘 등도 볼거리를 더한다. 선유구곡은 화양구곡과 인접해 있다. 예부터 화양구곡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긴 했으나 풍경의 아름다움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신선들이 금단을 만들어 먹었다는 연단로와 40m는 족히 넘는 너럭바위 위로 물이 부서지는 와룡폭, 신선들이 바둑을 두며 더위를 씻었다는 기국암 등 볼거리가 널렸다. 뜻밖의 놀라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은 쌍곡구곡이다. 군자산과 보배산, 칠보산, 비학산 등의 준봉을 끼고 흐르는 계곡이다. 모래 한 알까지 보일 만큼 맑은 계곡물과 계곡 따라 이어진 기암절벽이 울창한 숲과 잘 어우러져 있다. 계곡물은 내곡천과 외곡천의 두 줄기로 흘러가는데 ‘쌍곡’이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퇴계 이황 등 유학자와 문인들이 즐겨 찾아 ‘쌍계’(雙溪)라고도 불린다. 1984년 속리산 국립공원에 편입됐다. 쌍곡구곡의 길이는 약 11㎞에 이른다. 그런데도 계곡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지방도로 옆에 푹 꺼져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혹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대표적인 곳이 제2곡 소금강이다. 쌍곡 입구에서 2.3㎞쯤 떨어진 곳으로 옹골찬 바위산들이 남성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제5곡 쌍벽도 볼 만하다. 계곡 양쪽으로 깎아지른 듯 솟은 10여m의 바위들이 5m 남짓 거리를 두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빼어난 절경… 사극 촬영지로 명성 높아 괴산엔 용추, 쌍곡, 대왕, 와룡 등 이름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폭포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수옥(漱玉)폭포는 그중 앞줄에 선다. 괴산과 문경 사이의 새재 3관문에서 소조령을 향해 흘러내리던 계류가 2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며 형성된 3단 폭포다. 연풍면 원풍리에 조성된 수옥정 관광지 안에 있다. 수옥폭포의 빼어남은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이 증명한다. 지난해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계백’과 ‘공주의 남자’ 등이 수옥폭포에서 촬영됐고 ‘왕건’ ‘여인천하’ ‘다모’ ‘주몽’ ‘선덕여왕’ ‘동이’ ‘전설의 고향’ 등의 사극에서도 배경 화면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속화가로 꼽히는 김홍도는 연풍현감을 지내는 동안 수옥폭포와 그 아래 수옥정을 소재로 ‘모정풍류’를 남겼다. 괴산군청에 따르면 김홍도는 정조의 초상화를 그린 공로로 당시 중인 신분으로는 파격적으로 정6품 벼슬에 해당하는 현감을 하사받아 1791년 12월~1795년 1월 지금의 괴산군 연풍면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한양으로 올라가 도화원에서만 근무했으니 현감 노릇을 한 것은 연풍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셈이다. 수옥폭포 상류엔 수옥정 물놀이장이 있다. 계곡물을 이용해 조성한 수영장이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쌍곡폭포는 쌍곡구곡의 본류에서 벗어나 있다. 군내버스 종점인 절말에서 살구나무골을 따라 700m쯤 오르면 닿는다. 8m 남짓한 크기의 반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아낙네의 치마폭처럼 펼쳐져 여성적인 향취가 물씬 풍긴다. 폭포 아래로는 넓고 깊은 웅덩이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이마의 땀을 말리는 풍경이다. 청천면 사담리의 공림사 일대를 흔히 사담동천(沙潭洞天)이라 부른다. 사담은 고운 모래밭과 깊은 못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고 동천은 산과 내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이란 뜻이다. 공주폭포와 대왕폭포는 바로 이 사담동천 내에 숨어 있다. 집 몇 채가 고작인 사담리 중대방래에서 대왕봉 쪽 계곡 길로 30분 거리에 있는 공주폭포는 새색시처럼 단아하면서 조형미가 빼어나다. 흡사 공주의 속살을 훔쳐보는 듯한 은밀한 느낌을 자아낸다. 공주폭포 위쪽의 대왕폭포는 거대한 암벽을 타고 내리는 30여m의 물줄기가 일품이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량이 적어 그저 거대한 바윗덩어리로 보일 수도 있다. 자태로만 보자면 가장 빼어난 폭포는 청천면 사기막리의 용추폭포다. 사기막리 마을에서 1.5㎞쯤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을 만큼 외진 곳에 숨어 있다. 폭포는 2단 구조다. 너럭바위를 연상시키는 암반 사이로 떨어진 폭포수가 깊은 소를 만들고 곧이어 경사 완만한 폭포를 이룬 뒤 계곡 아래로 흘러간다. 글 사진 괴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3)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증평나들목으로 나와 34번 국도를 타는 게 일반적이긴 하나 다소 돌더라도 교통량 적고 주변 풍경도 빼어난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 혹은 연풍나들목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맛집 강이 많은 지역 특성상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유명한 집들이 많다. 괴강매운탕 본가할머니집(832-2974)과 충북 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우리매운탕(834-0005)이 그중 알려졌다. 둘 다 괴산읍에 있다. 얼음골식당(833-9117)은 쌉싸름한 지칭개 등의 약초에 오리를 넣은 지칭개약초오리백숙으로 유명하다. ▲잘 곳 쌍곡, 화양동 등 계곡 주변에 펜션이 많다. 괴산펜션넷(www.goesanps.com) 참조.
  • [중국통신] 유치원 교사가 “돌아가면서 때려라” 시켜

    유치원 교사가 원생들에게 “떠든 학생을 돌아가면서 때려라.”고 시킨 사실이 전해지면서 중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다중왕(大衆網)이 8일 보도했다. 산둥성 웨이팡시 창러현에 살고 있는 류(劉)씨는 지난 달 11일 유치원에서 6살이 된 딸 러러(樂樂)를 데리고 귀가하던 중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는 딸을 보며 이상하게 여겼다. 그리고 집에 도착한 뒤 ‘통증’을 호소하던 딸의 옷을 벗겨 본 류씨 부부는 러러의 등에서 검고 큰 멍 자국을 본 뒤 두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러러로부터 ‘진상’을 전해들은 류씨 부부는 더욱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음악 수업 중 러러가 떠들었다는 이유로 교사가 29명 전체 학생들에게 “돌아가면서 10대씩 러러를 때리라.”고 지시했고, 러러는 무려 300 번에 달하는 ‘폭력’을 감내해야했던 것. 유치원 음악 수업 시간 중에 한 학생이 러러의 풍선을 빼앗아 갔고, 풍선을 되찾기 위해 친구에게 말을 걸던 것이 화근이었다고 러러는 전했다. 믿고 보낸 유치원에서 공포에 떨며 고문에 가까운 ‘벌’을 받았을 러러를 생각하니 류씨 부부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 류씨 부부는 곧 경찰에 신고를 하고, 러러를 데리고 창러현 병원으로 향했다. 잠시 후 신고를 받은 경찰과 함께 해당 유치원 원장이 병원에 입원한 러러 가족을 찾았다. 유치원 원장은 이 자리에서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해 학부모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전달하겠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원만하게 해결될 듯했던 유치원 집단 구타 사건은 그러나 또다시 예상 밖의 상황에 부딪쳤다. 입원 당일 병원을 찾았던 원장은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고, 폭력을 주도한 담당 교사 역시 사건 직후 자취를 감춘 것이다. 관할 교육청은 사건에 대한 답을 회피했고, 사건 조사를 맡았던 경찰만 공식 웨이보를 통해 “교육법 규정에 따라 지난 달 14일 관련 부처가 문제의 교사의 자격을 취소했다.”고 밝혔을 뿐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앤디 머리, 황제를 제물로 ‘4전 5기’

    두드려도 두드려도 열리지 않던 윔블던의 육중한 문. 테니스를 사랑하는 영국인의 염원은 자기네 땅에서 열리면서도 지난 수십년 늘 다른 나라 선수들이 품기만 했던 윔블던대회 우승컵을 자국 선수가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앤디 머리(25)를 ‘영국의 희망’으로 떠받들었다. 그 윔블던 정상이 머리에게 활짝 열렸다. 비록 메이저대회가 아닌 올림픽이지만 정상의 값어치는 같을 터. 더욱이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상대로 빼앗은 자리였기에 104년 만에 되찾은 정상의 무게는 더 묵직했다. 머리가 6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페더러를 3-0(6-2 6-1 6-4)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달 전 윔블던대회 결승에서 역전패해 2위에 그친 아쉬움도 완벽히 털어냈다. 당시 머리의 결승 진출에 영국인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자취를 감춘 대회 우승컵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희망으로 영국 전역이 들썩거렸다. 그러나 그는 처음 오른 결승에서 페더러를 만나 우승이 좌절됐다. 2008년 US오픈과 2010년과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에 머무른 데 이어 올해 윔블던에서도 준우승에 그치자 세계 랭킹 4위인 그에게는 ‘메이저 무관’이란 딱지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한달 뒤 머리는 자신은 물론 영국민들의 갈증을 말끔히 풀었다. 순조롭게 결승까지 오른 머리는 결승에서 1세트도 내주지 않고 페더러를 압도했다. 영국팬들은 지난 1908년 첫 런던대회 챔피언 조슈아 리치 이후 104년 만에 탄생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유니언잭’을 둘러씌웠다. 머리는 로라 롭슨과 함께 출전한 혼합복식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깡통아파트’ 속출… 커지는 LTV 공포

    ‘깡통아파트’ 속출… 커지는 LTV 공포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집값이 분양가를 밑도는 ‘깡통아파트’가 속출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만 앞으로 4만여 가구가 더 입주를 앞두고 있어 ‘담보가치인정비율(LTV)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LTV 공포란 집값(담보가치)의 일정비율 안에서 대출 받아 집을 샀는데 집값 하락으로 LTV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한도 초과분만큼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는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LTV 초과분을 장기간 나눠 갚도록 하거나 신용대출로 바꿔서 ‘하우스푸어’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도록 유도할 방침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판교, 동탄, 김포, 광교, 파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입주물량은 12만 2860가구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만 34가구가 입주했고, 올해부터 2015년까지 4만 2826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분양가 대비 평균 10%가량 하락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대부분 분양가보다 10%가량 하락했다. 2009년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 아파트 2만 1410가구의 3.3㎡당 가격은 현재 2270만원이다. 2010년 9월(2603만원)보다 약 13% 내렸다. 동탄신도시(2만 308가구)와 파주신도시(2만 6238가구)의 매매가격도 고점 대비 5~6% 하락했다. 이렇다 보니 분양가보다 10% 이상 싸게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매거래는 자취를 감췄다. 신도시 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은 수도권 LTV 최고 한도인 50%를 꽉 채워 돈을 빌렸다. 분양가가 3억원이라면 50%인 1억 5000만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중도금과 잔금 등을 치렀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세가 급락하면서 LTV 한도를 초과한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분양가 3억원짜리 아파트 가격이 2억 4000만원으로 20% 내리면, 은행 대출금 1억 5000만원의 LTV는 62.5%로 한도를 12.5% 포인트 초과한다. 대출 만기가 돌아오면 한도 초과분인 3000만원의 원금을 일시에 갚아야 한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은행과 대출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대출 만기땐 원금 일시상환 불가피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의식해 은행들로 하여금 LTV 한도 초과분을 장기분할 상환방식 대출 또는 신용대출로 전환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빚 부담을 미루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집값이 아무리 내려가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발목을 잡힌 대출자들이 많다.”면서 “부동산 거래세를 낮춰서 주택 매매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주택 가격 급락을 막고 부동산 경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주택 거래세율(취득세율)을 현 4%에서 2%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대출·장기분할 상환 효과 의문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기 어려운 가정의 주택 소유권을 은행이 넘겨받는 ‘리스 전환 프로그램’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때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도입한 제도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주택 소유권을 은행으로 넘기고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최소 3년간 임차한 뒤 다시 사들일 기회도 준다. 하지만 국내법은 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을 제한하고 있어 단기간에 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실천시선 200호 기념 시선집

    저항과 실천을 앞세워 탄생한 실천문학의 실천시선이 200호를 맞아 기념 시선집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를 냈다. 문학평론가 최두석·박수연이 뽑은 128편의 작품이 시대순으로 수록돼 28년간 한국 리얼리즘 시가 걸어온 발자취가 담겨 있다. 1980~1990년대 민중·노동·참여시의 변모 양상, 200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 등 시대 상황에 따른 리얼리즘 시의 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노래’, 양성우의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강은교의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 김남주의 ‘나의 칼 나의 피’, 김지하의 ‘애린’ 등이 모두 실천시선으로 나왔다.
  • [Weekend inside] 우리 밀 화려한 부활

    [Weekend inside] 우리 밀 화려한 부활

    밀은 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곡물로 꼽히며 인류의 농경 시작과 함께 재배된 작물이다. 밀은 국민 1인당 연간 31㎏을 소비하여 쌀(71.2㎏) 다음 가는 주식이지만, 우리 밀은 몰락의 역사만 거듭했다. 값싸고 질 좋은 수입 밀에 밀려 한때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우리 밀. 그러나 최근 국제 곡물가격 급등과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되면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밀·쌀·옥수수 3대 곡물… 국내 쌀 이어 2위 주식 밀은 1만~1만 5000년 전 코카서스산맥 남부에서 처음 재배가 시작됐으며, 기원전 100년 무렵 한반도에 전래됐다는 게 학계의 관측이다.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기원전 200~100년의 것으로 추정되는 밀 유적이 발견됐다. 현재 주요 밀 생산지인 북미는 신대륙 발견 이후인 1500년대 들어서야 재배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의 밀 생산이 처음부터 저조했던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1970년에는 9만 700㏊에서 21만 9000t이 생산됐으며, 자급률은 15.9%에 달했다. 그러나 1982년 밀 수입이 자유화되고, 1984년 정부의 국산 밀 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밀 자급률은 1980년 4.8%로 급락했고, 1990년에는 0.05%까지 곤두박질쳤다. 무너진 밀의 생산기반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은 1990년대 들어 나타났다. 민간 주도로 ‘우리 밀 살리기 운동’이 시작됐다. 농민과 소비자 16만명이 모여 36억원의 기금을 모았고, 1996년에는 2787㏊에서 1만 932t의 밀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1990년 우리 밀 총 생산량이 1000t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밀은 식량 안보를 위한 중요한 곡물로 부각됐다. 특히 2008년 기상이변으로 애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 밀 자급률 확대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밀 자급률을 2015년까지 10%, 2020년에는 1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인 밀 육성에 나섰다. ●日 정부 자국산 밀 전량 수매… 가격 낮춰 우리 밀을 살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요 확보다. 지난해 생산된 우리 밀은 4만 4000t으로 국내 소비량의 2.2%에 불과하지만, 절반 가까운 2만t이 재고로 쌓여 있다. 올 연말에는 재고가 4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그래서 농식품부는 최근 ‘우리밀 1㎏ 먹기 운동’을 전개하고, 학교와 군 급식에 우리 밀 공급을 늘리는 등 수요 확보에 나섰다. 우리 밀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40㎏당 3만 6000원(도매가격)인 우리 밀은 수입산(2만여원)보다 80%가량 비싸다. 시장 논리에 맡겨서는 수입산과의 가격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정부가 자국산 밀을 전량 수매해 가격을 낮추고 있으며, 밀 자급률을 14%까지 끌어올렸다. ●“시장 논리론 수입산과 경쟁 안돼… 정부 나서야” 이한빈 국산밀산업협회 상임이사는 “이모작이 가능한 밀은 수요만 있다면 생산량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며 “수입산과 우리 밀의 가격 차이를 줄이고 기업들의 구매를 적극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밀은 글루텐(곡류에 들어 있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 제빵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특화 상품 개발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송동흠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프랑스와 일본은 국내 생산된 밀을 바게트나 우동 제조에 쓰며 수요를 확보했다.”며 “우리도 가공업체가 가격 부담 없이 국산 밀에 접근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코스피 나홀로 상승 왜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코스피 나홀로 상승 왜

    스페인발 공포가 다시 확산되면서 미국 및 유럽 증시가 폭락했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마감됐다. ‘스페인 악재’가 시장에 미리 반영된 데다 ‘저점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49포인트(0.25%) 오른 1793.93으로 마감됐다. 장중 1781.7까지 떨어졌지만 심리적 저지선으로 꼽히는 1780은 지켜냈다. 코스닥지수는 3.96포인트(0.84%) 내린 468.28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타이완 자취안지수도 각각 0.24%, 0.29% 하락했다. 전날 미국과 유럽 각국의 주요 증시가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신청 우려가 불거지면서 급락한 것과 비교된다. 미국 다우지수는 0.79% 하락했고, 영국 FTSE와 독일 DAX는 각각 2.09%, 3.18% 추락했다. 프랑스 CAC40도 2.89%나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의 ‘선방’ 이유를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찾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코스피의 PBR은 23일 종가 기준(1789.44)으로 1.13배다.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PBR이 1배라는 것은 코스피 시가총액이 상장기업 전체의 순자산가치(청산가치)와 같다는 의미다.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1780을 저지선으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페인발 악재가 시장에 선반영된 까닭에 코스피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이미 주가가 충분히 싸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통상 PBR 1배 수준에서 주식 투자를 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등이 가져온 파장에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있어 변동성이 극대화될 수 있다.”며 “다른 악재와 겹치면 코스피지수가 PBR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0.5원 내린 1146.1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1) 인천 홍예문 길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1) 인천 홍예문 길

    인천 홍예문(虹霓門)길은 파란만장한 한국 근대사의 영욕과 굴곡을 간직하고 있는 근대사의 무대다. 인천항이 1883년 개항한 뒤 조계지(租界地)로 몰려들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유입과 확대 속에 생겨나고 번창했다. 해방 후에도 1990년대 남동구에 신도심이 생기고 시청 등 주요 기관들이 옮겨가기 전까지 늘 사람들의 발길이 모여드는 ‘인천의 명동’으로서 100년간의 영화를 누렸다. 이 길은 인천항과 청나라 및 일본 조계지로 이뤄진 개항장을 비롯해 옛 인천 중심지의 한 축으로서 대표적 상권을 형성했다. 지금도 청국영사관 회의청, 청·일 조계지 경계계단, 제1은행 등 일본 은행건물, 조선식산은행 터 등이 주변에 남아 있고,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에 포함돼 있다. 홍예문길에서 채 10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한 중구청은 개항기 일본 영사관과 일제강점기 인천부청으로 쓰였고, 1995년까지 시청으로 사용됐다. 홍예문길은 인천항과 지금의 동인천역을 끼고 있는 전동, 동인천동 지역을 최단거리로 잇는 지름길이다. 인천항 부두에 맞닿아 있는 제물량로에서 시작해 중앙동, 관동을 거쳐 송학동을 통해 동인천의 참외전로로 빠져나오게 된다. 총연장은 1㎞ 남짓하지만 오르막길로 시작해 내리막길로 이어져 훨씬 길게 느껴진다. 그 중간쯤에 홍예문이 서 있다. 1908년 응봉산 남쪽 마루턱을 깎은 뒤 세운 홍예문으로 이 길은 홍예문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산마루턱 9m가량을 깎은 뒤에 양쪽 편에 석축을 쌓고, 마루턱 정점에 세운 아치형 돌문인 홍예문은 인천항을 동인천과 이어주는 연결 통로 역할을 해 왔다. 지금도 인천역에서 동인천역 쪽으로 걸어가려면 이 길을 넘는 것이 가장 빠르다. 70m 남짓한 응봉산이 가로막고 있는 탓에 인천항에서 동인천 방향으로 가려면 에둘러 빙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물량로에서 시작해 홍예문 직전까지 2차선 너비로 이어지다가 홍예문에서는 차가 한 대씩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진다. 아치형 화강암 터널 격인 홍예문의 폭이 4.5m밖에 안 되는 탓이다. 한쪽에서 차가 오면 다른 방향의 차량은 홍예문에 들어서지 못한 채 대기한다. 문 안으로는 보행자들이 차들과 함께 길을 재촉한다. 이 길은 지금도 학생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예문 상단부는 응봉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자유공원과 고급 주택가였던 내동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인천 개항지역을 동서로 연결하고 있다. 홍예문 상단부에 올라가 내려다보면 인천항이 눈에 들어온다.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았던 1960년대만 하더라도 홍예문 정상 난간에서는 인천항은 물론 팔미도, 대부도, 용유도, 영흥도 등 여러 섬들도 바라볼 수 있었다.”고 인천시의 견수찬 학예사는 설명했다. 외국인 범죄 등을 재판하던 인천감리서 터에 자리 잡은 아파트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김구 선생이 일본인 살해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수감돼 노역살이를 했던 곳이다. 홍예문 길은 예전엔 지역명문 인천여고, 제물포고, 박문여고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였다. 많은 추억과 기억들이 길 곳곳에 스며 있고, 인천에서 나고 자라 1930~1940년대의 추억을 지닌 일본인 노인들이나 그들의 자손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홍예문 바로 앞에 위치한 인성여자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하굣길에 쏟아져 나오는 것이 보였다. 홍예문을 지나 동인천 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보면 왼편으로 눈에 들어오는 제물포고도 이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한 지역 유지는 “또 한 역사가 떠나가려 한다.”고 아쉬워했다. 1990년대 아파트 단지들과 쇼핑센터들이 남동구에 생겨나면서 구도심에 살던 시민들이 하나둘 떠나고, 홍예문 주변을 떠받쳤던 시청 등 주요 시설들도 이전하면서 홍예문길도 100년 영화를 접게 됐다. 지금은 대형 음식점 몇 군데를 빼놓고는 대부분 작은 규모의 음식점들과 소규모 상점들이 이어져 있었다. 일제시대 인천항 쪽에서 홍예문길이 시작되는 곳에 있던 미두취인소(곡물 선물거래소) 터에는 국민은행 신포지점이 들어서 있었다. 옹진군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을 지나 홍예문 직전에 있는 인성여고 학생체육관은 일제시대 공회당이 있던 곳이었다. 일제시대 경찰서 등 주요 건물들도 자취를 찾을 길이 없다. 많은 공공시설과 학교 등이 떠나갔지만 홍예문길 주변에 남아 있는 가옥과 단독주택들은 나이 먹은 가로수들과 무성한 담쟁이 덩굴 속에서 노신사와 같은 풍모를 풍기고 있었다. 개항장 일대가 문화지구로 재정비되고, 이곳을 찾는 중국 등 해외관광객들도 늘면서 홍예문길도 차츰 활력을 되찾고 있다. 개항장 일대와 함께 홍예문길은 인천의 역사탐방 도보 여행길인 ‘인천개항누리길’에 포함됐다. 문화재보호법과 ‘근대건축물 밀집지역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고도제한 등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었지만 한국근대사의 대표적인 무대로서 ‘문화·역사관광의 메카’라는 새로운 발전방향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지역예술인들의 작업장과 전시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인천 아트플랫폼은 이 지역의 변신 노력을 보여준다. 1883년 세워진 일본 우선주식회사 창고 등을 개조해 만든 아트플랫폼은 옛 인천의 현대적 변신을 상징한다. 홍예문길과 개항장 일대는 변신을 꿈꾸고 있었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문화를 매개로 한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공을 들이고 있었다. 최인선 중구 관광문화재과장은 “인천개항장 문화지구에 박물관, 공방, 전통찻집 등 권장 업종 용도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취득세 절반을 경감하고, 재산세도 3년에 걸쳐 절반으로 줄여준다.”고 말했다. ‘인천 내항 재개발구상’은 홍예문길로 상징되는 근대 인천의 다양한 모습과 근대 한국의 유산들을 보다 현대적으로 결합시켜 문화관광의 메카로 도약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김용하 도시기반연구부장은 “인천 내항의 주요 물류기능을 외항으로 옮기고 박물관, 미술관 및 공연공간 등 문화시설과 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을 건설해 시민들의 접근이 가능한 시민개방형 항만으로 만들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항을 일본의 대표적 문화생태 관광지로 변모시킨 요코하마의 미나토 미라이 지구와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건설 중인 수원~인천 철도가 2014년 개통되면 경기 남부와의 접근성도 좋아져 발전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2회는 충남공주 고마나루길을 소개합니다. 글 사진 인천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되살아난 스페인 위기 아시아증시 동반 급락

    되살아난 스페인 위기 아시아증시 동반 급락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유로존 재정 위기가 스페인을 중심으로 되살아면서 코스피지수가 18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외국인 투자심리 급랭”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49포인트(1.84%) 하락한 1789.44로 마감됐다. 장중 한때 42포인트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9.59포인트(1.99%)내린 472.24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4원 오른 1146.6원으로 마감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1.86%, 1.26% 내리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타이완 자취안지수 역시 지난 주말보다 135.95포인트(1.90%) 하락한 7028.73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증시가 하락한 데는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 사태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 20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채무상환 지원을 요청하면서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가 7.21%까지 상승한 탓이 크다. 이는 유로존 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의 국채 매입 등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어 사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스페인의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서면서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은 3거래일 만에 팔자세로 돌아서 1854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89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닛케이 1.86%·상하이 1.26% 하락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제공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더해지면서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경제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유럽 재정 위기가 안정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도 연착륙하기 힘들겠지만, 권력교체를 앞두고 있는 만큼 내수를 통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고자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7)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7)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

    생명은 한순간도 정체되지 않고 성장과 소멸을 거듭한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식물이든 매한가지다. 한 부분이 수굿이 성장하여 죽음을 맞이하면, 그의 뿌리는 또 하나의 새 생명을 일으킨다. 새로 태어나는 세포와 죽어가는 세포가 하나의 몸에 공존한다. 삶과 죽음은 결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삶은 죽음을, 죽음은 삶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게 생명의 원리다. 무릇 모든 생명은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죽어간다.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나무의 경우는 더 그렇다. 줄기가 부러진 뒤에도 나무는 새로 난 줄기로 그의 생명을 이끌어간다. 천년을 살아온 나무에서 태어나던 때의 세포를 찾는 건 그래서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의 나이를 측정하는 것도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 강원도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의 나이는 1500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다. 그러나 비슷한 연륜의 다른 은행나무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중심 줄기가 오래전에 썩어 문드러지고 죽은 줄기 곁에서 촘촘히 돋아난 여러 개의 맹아지(萌芽枝)가 수백 년을 자라서 새로운 모습으로 20m의 높이까지 솟구쳐 올랐다. 새로 태어난 삶이 죽음을 에워싸고 하늘을 우러러 큰 생명을 이룬 것이다. 맹아지는 줄기나 가지에서 불규칙하게 솟아나는 새 가지로 대부분의 나무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유독 은행나무의 맹아지는 기존의 줄기와 가지 못지않은 크기로 발달하는 특징을 가졌다. 1500년 전에 뿌리를 내린 늑구리 은행나무의 줄기는 죽어 없어졌고, 그 곁에서 새로 돋은 10여개의 크고 작은 맹아지가 우람하게 자랐다. 수백 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굵은 맹아지에서부터 고작해야 10여년쯤 돼 보이는 가늣한 맹아지까지 다양한 연륜과 크기의 맹아지가 서로 어울렸다. 이처럼 다양한 맹아지들이 하나의 뿌리에서 돋아났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 자란 맹아지들은 줄기가 있던 텅 빈 가운데 자리를 촘촘히 메웠다. 자연히 나무 전체의 생김새도 애당초 이 나무와는 전혀 다른 모양으로 여겨진다. 꽤 어지러워 보이는 나무의 생김새는 한 그루가 지어낸 결과가 아님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거대한 크기의 은행나무가 사람의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산 위에 외따로 서 있다는 것도 이 나무의 특이한 점이다. 은행나무는 저절로 번식하지 않고, 사람의 마을에서 사람의 손을 타고 자라는 나무라는 이유에서다. 나무 곁에서 오래된 사람살이의 자취는 찾을 수 없다. 고작해야 몇십년도 안 돼 보이는 낮은 지붕의 살림채가 하나 있을 뿐이다. ●절집 자리에서 스님들이 심어 키운 나무 “30년 전에 딸아이가 산 아래의 소달초등학교에 들어갔지. 읍내에 살았는데, 학교가 멀어서 아이가 힘들어했어. 그때 마침 이곳에 친척이 살다 떠나려던 집이 있어서, 맞춤하다 싶어 들어와 살게 됐지.” 나무 앞에서 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김명환(70) 노인은 이 외딴 집에서 나무를 바라보며 일곱 남매를 키웠다. 자식들을 모두 대처로 내보내고 지금은 노부부만 남았지만, 김 노인은 ‘신령스러운 나무가 지켜주는 든든한 집’이라며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이어서 ‘은행정’이라고 부르는데, 예전에 이 마을을 ‘절골’이라고 불렀대. 나무에 스님들과 관계된 전설이 있다고도 하지만 연유는 몰라. 절골이라면 절이 있었다는 이야긴데, 그런 흔적이 없거든.” 절집의 흔적도 없는 자리에서 1500년을 자란 나무에 얽힌 오래된 전설을 톺아보면, 늑구리 은행나무는 절집 마당에서 스님들이 정성껏 심어 키우던 나무임을 알 수 있다. 예전에 한 동자승이 이 나무 줄기에 기어오르기를 좋아했다. 어린 동자승은 줄기에 기어오르다 떨어져 다치는 일이 잦았다. 동자승을 돌보던 큰스님은 동자승이 아예 나무에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나무줄기를 반들반들하게 깎아내려 했다. 스님이 나무의 몸집에 날카로운 칼을 밀어넣는 순간,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치고 줄기에서는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놀란 스님은 법당으로 뛰어들어가 부처님께 용서를 빌었다. 그때 불상에서 “나무의 피를 받아 마셔라.”라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스님은 뛰어나와 나무가 흘리는 피를 받아마셨다. 그러자 스님은 창졸간에 커다란 구렁이로 변해서 나무 줄기 가운데에 똬리를 틀고 나무를 지키는 지킴이가 됐다.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변증의 생명체 나무를 신성하게 잘 지키려는 의도에서 지어낸 이야기가 틀림없겠지만, 이야기에 굳이 스님과 동자승을 등장시킨 건 아무래도 이 나무가 절집과 관계 있는 나무임을 보여 주는 증거로 생각된다. 김 노인의 말처럼 절집의 흔적은 없지만 나무는 필경 절집의 나무였던 것이다. “예전에 개를 키웠던 적이 있어. 그런데 이 나무의 신령한 기운을 개도 알았는지 신통하게도 이 나무 아래에서는 절대로 똥을 싸지 않더군. 그뿐이 아냐. 이 산에 뱀이 많았지만 우리 은행나무 그늘에는 뱀이 다가오질 못 했어.” 가늠할 수 없이 긴 세월을 살아온 생명체 앞에서 과학의 잣대로 노인이 건네는 이야기의 진위를 따지는 건 애당초 옳지 않다. 나무 곁에서 30년 동안 나무를 바라보며 나무에 의지해 살아온 산골 농부의 나무 자랑이고 자연 사랑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인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는 그렇게 과학 그 너머의 세계에서 죽음을 품고 살아가는 변증의 생명체로서 오랜 세월을 살았다. 나무의 유장한 생명력에 가만히 고개 숙일 따름이다. 글 사진 삼척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강원 삼척시 도계읍 늑구리 210-2. 영동고속국도의 강릉교차로에서 동해고속국도로 갈아탄 뒤 동해고속국도의 개통구간 중 남단인 동해나들목으로 나간다. 국도 7호선을 타고 삼척 방면으로 4.4㎞ 가면 국도 38호선과 이어지는 단봉삼거리에 이른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28㎞ 쯤 남하한다. 영동선 철도의 고사리역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오십천을 건너는늑구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마을로 들어선 뒤, 고사리역 안으로 들어간다. 역 가장자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1㎞ 쯤 가면 언덕 위에서 나무를 만날 수 있다.
  • 제주, 多 알고 있나요?

    제주, 多 알고 있나요?

    제주는 진화의 속도가 빠른 여행지입니다. 객들의 발걸음과 변화의 폭이 정비례하지요. 어제와 오늘이 달랐으니 내일도 필경 다른 풍경이 들어설 겁니다. 제주엔 새로 생겨 생경한 여행지도 있지만 낡아서 생경한 느낌을 주는 여행지도 있습니다. 제주 폭포의 맹주 격인 천지연 폭포와 현무암 돌담의 원형이 잘 살아있는 하가리 마을 등이 대표적이지요. 새로 생긴 볼거리라면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를 앞세울 만합니다. 500여종 4만 8000마리의 물고기가 뛰노는 곳입니다. 이들 모두 장마철에 찾기 맞춤한 여행지이기도 하지요.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씨에 외려 잔잔한 감동을 주는 풍경들이기 때문입니다. ●‘명불허전’ 천지연 폭포 쉼없이 쏟아지는 폭포수, 수많은 생명을 품다 서귀포의 천지연(天地淵) 폭포는 오래된 여행지다. 워낙 명성이 떠르르한 곳이라 가 보지 않은 사람조차 알 정도다. 그런데 아는 사람은 많아도 직접 가 봤냐고 물으면 뜻밖에 고개를 외로 꼬기 일쑤다. 현지 관광 안내소에 따르면 내방객의 70~80%가 중국인 관광객이다. 내국인들의 발길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방증이다. 천지연 폭포는 22m 높이 절벽에서 쉼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일품이다.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폭포 주변에 물줄기가 여럿 생기고 내리꽂히는 물살도 한결 힘차다. 제주도 내 폭포 가운데 유일한 천연기념물(27호)이기도 하다. 서귀포시청의 김영관 문화재 담당은 “천지연 폭포 입구에서 폭포까지의 1㎞ 구간 전체가 천지연 난대림 지대(천연기념물 379호)로 지정됐다.”며 “무태장어(천연기념물 제258호)와 담팔수 군락지(제163호) 등을 비롯해 25종의 어류와 447종의 식물이 이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1㎞의 비좁은 공간에 수없이 많은 생물이 깃들어 사는 셈이다. 천지연 폭포는 들머리부터 운치가 빼어나다. 듣도 보도 못한 난대 식물들이 짙은 숲 그늘을 이루고 사위를 둘러친 벼랑도 제법 장엄한 자태를 뽐낸다. 계곡 주변엔 담팔수(膽八樹) 군락지가 펼쳐져 있다. 담팔수는 제주에만 자생하는 희귀 수종이다. 연중 빨간색 잎이 드문드문 섞여 있는 것이 특징으로 7월에 흰색 꽃을 피운다. 나뭇잎이 여덟 가지 빛을 낸다 해서 담팔수라 부른다는 말도 전해 온다. 난대성 식물로 천지연 폭포가 북방한계지다. 담팔수 아래 계곡물엔 무태장어가 산다. 역시 천지연 폭포가 북방한계지인 열대성 어류로 길이가 2m 가까이 자란다. 1970년대 초엔 약 150㎝에 이르는 대물이 폭포 초입에서 잡히기도 했다. 야행성인 탓에 낮엔 자취를 찾기 어렵다. 무엇보다 신비로운 건 녀석의 일생이다. 강치균 문화관광해설사는 “무태장어는 치어 때 타이완 근해나 남태평양 등에서 천지연 폭포로 올라온 뒤 5~7년가량 폭포 주변에서 살다 산란을 위해 바다로 돌아간다.”며 “동남아, 뉴기니 등으로 추정되는 산란처에서 산란을 마친 뒤 생을 마감한다.”고 설명했다. 성어가 돼 강원 강릉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와 정반대다. 무태장어 치어는 이맘때 거슬러 올라온다. 강 해설사는 “10㎝ 길이의 실뱀장어만 한 치어들이 장마철에 구로시오 난류를 타고 천지연 폭포까지 올라온다.”고 전했다. 그 작고 어린 생명체가 수백, 수천㎞ 떨어진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롭다. 천지연 폭포를 찾았다면 새섬까지 둘러보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초가지붕을 덮을 때 쓰는 ‘새’(띠의 사투리)가 많았다는 섬으로, 2009년 새연교가 놓이면서 서귀포항과 연결됐다. 새섬에는 1.2㎞ 남짓한 산책로와 경관 조명 등이 조성돼 있다. 섬 끝자락에 서면 문섬과 범섬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6~9월 성수기엔 밤 11시까지 출입할 수 있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을 갖춘 새연교는 연중 밤 11시 30분까지 개방된다. ●돌담길 어여쁜 하가리 마을 올레길 따라 꼬불꼬불 굽이도는 검은빛 수채화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 돌담은 제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초가집의 ‘축담’에서 태어나 가축의 출입을 막고 밭 경계를 구분하는 ‘밭담’에서 일하다 ‘산담’ 둘러쳐진 무덤에 몸을 누인다. 오래전엔 읍성을 둘러싼 ‘성담’이나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환해장성’에서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예전 제주에는 돌담이 지천이었다. 제주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깊은 첫인상을 남기는 것도 검은 돌담길이었다. 제주에서 아름다운 돌담의 원형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는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下加里)가 꼽힌다. 제주공항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마을로, 제주올레 15코스(한림항~고내포구)에 속해 있다. 고려시대부터 화전민이 모여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하가리는 마을 어디에나 돌담이 있다. 하가리 돌담은 대부분 꼬불꼬불 굽었다. 담장이 세찬 바람에 맞서는 것을 피하고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게 하려는 뜻이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돌담의 축조 시기는 무려 3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울러 제주 전통 말방아와 초가집도 마을 한편에 잘 보존돼 있다. 하가리 마을에서 놓쳐선 안 될 또 다른 볼거리가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와 연화지다. 더럭분교는 도시에서 유입된 학생 수가 전체의 50%를 웃도는 특이한 학교다. 국내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연화지는 제주에서 가장 큰 연못으로 꼽힌다. 연못 주변에 적수련꽃이 활짝 피어 화사함을 더하고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오픈 亞 최대 아쿠아리움,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지난 14일 서귀포 성산읍 섭지코지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가 문을 열었다. 연면적 2만 5600㎡(약 7800평)에 수조 용적량 1만 800t으로 일본 오키나와의 쓰라우미 아쿠아리움(1만 400t)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아쿠아리움’ 자리를 꿰찼다. 서울 여의도의 ‘63 씨월드’ 등을 운영하는 한화호텔&리조트가 30년간 운영한 뒤 주무 관청에 기부채납한다. 전시 동물은 500여종 4만 8000마리다. 멸종 위기종인 고래상어 두 마리와 자이언트 그루퍼 등 수많은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고래상어를 볼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다.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구조다. 아쿠아리움과 공연장인 오션 아레나, 해양과학관인 마린 사이언스, 센트럴코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 공간에는 담장이 없다. 섭지코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무시로 드나들 수 있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아쿠아리움 등 시설을 나눠서 둘러볼 수도 있다. 하이라이트는 지하 1층의 메인 수조 ‘제주의 바다’다. 가로 23m, 높이 8.5m인 수조는 아이맥스(IMAX)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바다 풍경을 눈앞에 펼쳐 놓는다. 수조에 담긴 물 6000여t은 여의도 63씨월드 전체 수조 6개를 합친 것과 같은 크기다. 강우석 관장은 “약 60㎝ 두께의 수조 아크릴판 제작비만 100억원”이라며 “제주 바닷물을 끌어들인 뒤 수조 위아래 물이 순차적으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게 필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바다’에는 50여종의 대형 해양 생물이 산다. 그중 돋보이는 건 현존하는 어류 가운데 가장 크다는 고래상어다. 온열대 바다에 사는 고래상어는 몸길이 최대 18m, 무게 20~40t까지 자란다. 현재 전시된 고래상어는 5m 크기의 어린 녀석들로 애월읍 앞바다에서 포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크릴새우 등 작은 새우와 플랑크톤 등을 먹는데 한끼에 3~4㎏씩 모두 2회에 걸쳐 7~8㎏을 먹는다. 당연히 고래상어의 취식 장면도 볼거리다. 김우중 홍보팀장은 “수면 위에 크릴새우를 쏟아부으면 고래상어가 물 밑에서 몸을 일직선으로 세운 뒤 어마어마한 양의 바닷물과 먹이를 동시에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먹이를 먹는다.”며 “하루 두 차례 이들의 식사 장면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어른 3만 7500원, 중고생 3만 5100원,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3만 2600원이다.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하가리 마을은 제주공항→노형로터리→1132번 도로→하가리 표지석 좌회전→하가리 순으로 간다. 천지연 폭포는 서귀포항 뒤편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섭지코지 바로 앞에 있다. →잘 곳: 럭셔리 캠핑 바람이 불고 있는 제주에 또 하나의 명물이 들어선다. 롯데호텔제주가 오는 8월 1일 호텔 내 300평 규모의 천연 잔디 정원에 최고급 캠핑 트레일러 6대를 도입한다. 차체 길이 11m, 높이 3m, 너비 2.4m에 달하는 대형 캠핑 트레일러로 고급 가구와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갖췄다. 메뉴는 한우 꽃등심과 흑돼지 오겹살, 랍스타 등으로 구성됐다. 점심은 8만원(어른 기준), 저녁은 11만~12만원이다. 어린이 세트 메뉴는 4만~5만원(세금 별도)이다. (064)731-4261.
  • 교사 행정업무 없애자 성적 ‘쑥’ 폭력 ‘뚝’

    “교사의 행정업무가 없어지니 모든 게 좋아졌어요.”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말이 많이 나온다. 교사들에게 행정업무를 없애고 가르치는 데 전념하도록 하자 학생 성적이 오르고 학교 폭력은 줄어드는 등 각종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평구 산곡3동 산곡남초등학교는 지난해 6월부터 교사 29명의 행정업무를 교장·교감·부장교사 10명, 교사보조원 5명(회계직 직원) 등에게 맡기고 교사들은 수업에만 몰두하게 하고 있다. 꼬박 1년을 시행한 결과 기초학력 부진 학생은 없다시피 하고 상위 그룹 학생도 다른 학교에 비해 매우 우수하게 나타났다. 반대로 학교 폭력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교사들이 행정업무에서 해방됨에 따라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학생들에게 보다 관심을 갖게 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자연스레 나왔다. 사실 행정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든 교사의 바람이고 교육 당국도 행정업무 경감 방안을 수차례 내놨지만 인력 문제와 인식 부족 등으로 학교 현실은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그러나 산곡남초교가 별도로 인력을 증원하지도 않고 교사 행정업무 제로화를 이룬 것은 초빙 교장으로 지난해 3월 부임한 김동래 교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그는 교사의 역할을 업무에서 교육 중심으로 바꿔야만 학교가 바뀐다는 신념 아래 자신과 교감이 할 수 있는 일은 솔선수범하고 부장교사와 회계직 직원들에게도 동참을 호소했다. 김 교장은 “부장교사들과 회계직 직원들이 잡다한 일을 더 해야 하는 거라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했지만 교사들의 숙원을 우리가 풀어보자는 데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멋진 친구” “진정한 프로” 떠나는 박지성에 쏟아진 찬사

    “멋진 친구” “진정한 프로” 떠나는 박지성에 쏟아진 찬사

    영웅을 떠나 보내기가 그렇게 아쉬운 걸까. 박지성(31)이 지난 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생활을 청산하고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 입단했다고 발표하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이 진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박지성은 구단 홈페이지에 “맨유에서의 생활은 앞으로의 인생 내내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맨유라는 위대한 팀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한 특권이었다. 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고의 동료들, 최고의 감독과 함께 했다.”며 작별을 고했다. 이에 리오 퍼드낸드는 “정말 멋진 친구이기 때문에 그의 이적이 슬프다.”고 토로하면서도 “(우리와 맞붙는) 경기 전날 저녁 박지성의 호텔방으로 찾아가 잠을 자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2005년 여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7시즌 동안 205경기에 출전해 27골을 기록했다. 최고의 빅클럽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물론 프리미어리그 우승, 칼링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리버풀, 첼시, 아스널, AC밀란, 바르셀로나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로 각인됐고 동료들에겐 ‘세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란 평판을 들었다. 마크 휴스 감독도 이런 면모를 높이 샀다. 한국까지 직접 날아와 설득하는 공을 들였다. 부친 박성종씨는 10일 박지성축구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 한 명을 위해 감독이 직접 와서 설명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며 “본인도 (QPR의 발전에) 기여를 하고 싶어한 것 같다.”고 이적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마지막까지 이적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퍼거슨 감독은 구단 홈페이지에 “박지성은 진정한 프로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가 원하는 만큼의 출전 기회를 주지 못했다.”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다음 주 아시아 투어에 함께 한 뒤 다음 달 18일 스완지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친정’ 맨유와의 첫 만남은 11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지난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17경기 2골밖에 터뜨리지 못했던 그가 QPR에서 주연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15년 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온 왕령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한 남편 전성호씨. 이들은 두 달간의 짧은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달랑 결혼사진 한 장으로 남은 결혼식. 그런 왕령씨 부부가 15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결혼 후 처음 처갓집을 찾아가는 성호씨는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이 한가득인데…. ●김승우의 승승장구(KBS2 밤 11시 5분) 전국을 웃음바다로 만든 남녀 김준현, 신보라가 지난주에 이어 그들의 끝나지 않은 웃음만발 라이프 스토리를 펼친다. 김준현, 신보라를 위해 ‘개그콘서트’의 수장이자 ‘최고의 미모’ 서수민 PD가 출연한다. 그는 이들의 신인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개그콘서트’의 인기비결을 전격 공개한다. ●골든 타임(MBC 밤 9시 55분) 재인은 환자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민우를 위로한다. 민우는 ‘자신 앞에 올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환자를 대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이유로 병원 인턴에 지원한다. 민우와 재인에게 위급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동시키라는 인혁. 중증환자를 구급차에 싣고 가던 민우와 재인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는다. ●좋은아침(SBS 오전 9시 10분) 1960년대 미 8군에서 활동하며 ‘노란 샤쓰의 사나이’로 사랑받았던 가수 한명숙. 19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솔(soul) 가수이자 ‘봄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박인수의 우여곡절 많은 인생 이야기를 공개한다. 1960~1970년대를 주름잡았던 이들이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살아왔던 사연과 그들의 일상을 엿본다. ●아름다운 소원(EBS 오전 6시 30분) 청계천 8가에 위치한 황학동 시장. 이곳은 손때 묻은 중고 제품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곳이다. 30여년간 황학동 시장을 지켜 온 이성구, 봉구 형제. 형은 고장난 중고 기타를, 동생은 앰프를 수리해 판매하고 있다. 두 형제의 소원은 자신들이 정성을 다해 고친 제품을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멜로다큐-가족(OBS 밤 11시 5분) 부산 남구 감만동에 방실이가 있다. 글래머러스한 몸매, 시원한 목소리가 영락없이 가수 방실이와 닮은 그의 별명은 ‘방쉬리’다. 온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방쉬리’ 신해숙씨는 유명 스타다. 무대에 서는 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노래를 놓지 않고 사는 데에는 가슴 저린 사연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 비둘기 21마리 죽이고 금메달 딴 남자

    비둘기 21마리 죽이고 금메달 딴 남자

    런던올림픽에선 소트트볼과 야구가 정식종목으로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4년 뒤 리우 대회에선 럭비와 골프가 새롭게 정식종목이 된다. 럭비는 1900년 파리 대회와 08년, 20년, 24년 대회 때 열렸고 마지막 금메달 두개는 미국이 가져갔다. 1900년과 04년 대회에만 열린 골프 역시 미국이 메달 잔치를 벌였다. 파리 대회에서 딱 한 번 정식종목이었던 크리켓은 영국과 프랑스만 참가해 영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는데 그 뒤 올림픽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영연방이나 서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가 정식종목 채택의 충분조건은 아니었던 셈.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근대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이었다가 사라진 종목 중에는 기상천외하거나 어이없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10가지를 추려본다. ▶1900년 대회에 딱 한번 열린 수영 장애물. 선수들은 200m를 4구간으로 나눠 경기를 치렀다. 폴까지 헤엄친 뒤 폴에 올랐다가 내려온 뒤 다시 물에 뛰어들어 두 척의 보트까지 역영한 뒤 다시 입수, 다른 두 척의 보트까지 헤엄쳤다. 다시 오른 다음 물에 뛰어들어 결승선까지 역영했다. 프레드릭 레인(호주)이 유일무이한 우승자였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에 딱 한 번 열린 수영 잠영. 물에 들어가 60초 동안 꼼짝 않고 견디거나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를 쟀다. 미국 선수만 참가한 경기에서 윌리엄 디키가 우승했다. ▶1900년 시범종목으로 도입돼 8년 뒤 정식종목이 됐다가 1924년 다시 시범종목으로 강등된 ‘주드팜(Jeu de Paume)’이란 종목도 있다. 굳이 옮기자면 ‘손바닥 놀이’쯤 된다. 테니스의 원조 격인데 라켓 대신 손바닥이나 헝겁을 댄 손으로 공을 받아넘겼다. ▶프랑스에서 유래한 ‘크로켓(croquet)’을 미국에서 변형한 ‘Roque’란 경기가 오직 한 가지 목적, 메달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세인트루이스 대회에서 열렸다. 당연히 미국 외의 나라에선 경기 규칙도 몰랐고 참가자는 미국 선수뿐이었다. ▶고대 올림픽에서 열렸던 경기 중에 근대 올림픽에 유일하게 되살아난 종목으로 줄다리기가 있다. 1900년 대회부터 1912년 대회까지 연속해서 열렸고 1920년 대회까지 존속했다. 대다수의 메달은 영국 차지였는데 1908년 런던경찰이 금메달을 수상했다. ▶육상의 도약 3종목(멀리뛰기, 삼단멀리뛰기, 높이뛰기)은 1900년 대회부터 1912년 대회까지 모두 제자리에 선 채로 경기를 시작했다. 도움닫기 위해 내달리는 것이 경기의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체조 세부종목으로 로프 오르기가 1896년 대회부터 1932년 대회까지 간헐적으로 열렸다. 특히 1904년 대회 우승자인 조지 에이서(미국)는 한쪽 발을 다친 채로 출전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는 두 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체조에서만 모두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올림픽 10주년을 기념해 1906년 아테네에서 열린 ‘사이 올림픽’에서는 용기와 명예의 스포츠로 불린 귀족 경기, 권총 결투가 정식종목으로 열렸다. 선수들은 돌아선 뒤 20~30m 떨어진 근사한 차림의 마네킹 목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1912년 대회에도 반짝 재등장했지만 이후 영영 자취를 감췄다. ▶현재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수영 싱크로나이즈드 경기는 1984년부터 1992년 대회까지는 솔로 경기였다. 선수 혼자 풀에 들어가 음악에 맞춰 연기했다. 음악만큼 멋지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근대 올림픽 사상 살아있는 동물을 죽인 유일한 종목이 1900년 대회에 있었다. 대회 기간 300마리 넘는 비둘기를 쏴죽인 ‘산 비둘기 사격’이었다. 레온 데 룬덴(벨기에)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죽인 비둘기만 21마리였다. 모리스 파우레(프랑스)가 1마리 차로 뒤를 쫓았다.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대체된 경기가 클레이 사격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올림픽 금 따려고 비둘기 300마리 죽인 선수들

    올림픽 금 따려고 비둘기 300마리 죽인 선수들

    런던올림픽에선 소트트볼과 야구가 정식종목으로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4년 뒤 리우 대회에선 럭비와 골프가 새롭게 정식종목이 된다. 럭비는 1900년 파리 대회와 08년, 20년, 24년 대회 때 열렸고 마지막 금메달 두개는 미국이 가져갔다. 1900년과 04년 대회에만 열린 골프 역시 미국이 메달 잔치를 벌였다. 파리 대회에서 딱 한 번 정식종목이었던 크리켓은 영국과 프랑스만 참가해 영국이 금메달을 가져갔는데 그 뒤 올림픽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영연방이나 서남아시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가 정식종목 채택의 충분조건은 아니었던 셈.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근대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이었다가 사라진 종목 중에는 기상천외하거나 어이없는 것들이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10가지를 추려본다.▶1900년 대회에 딱 한번 열린 수영 장애물. 선수들은 200m를 4구간으로 나눠 경기를 치렀다. 폴까지 헤엄친 뒤 폴에 올랐다가 내려온 뒤 다시 물에 뛰어들어 두 척의 보트까지 역영한 뒤 다시 입수, 다른 두 척의 보트까지 헤엄쳤다. 다시 오른 다음 물에 뛰어들어 결승선까지 역영했다. 프레드릭 레인(호주)이 유일무이한 우승자였다.   ▶1904년 세인트루이스 대회에 딱 한 번 열린 수영 잠영. 물에 들어가 60초 동안 꼼짝 않고 견디거나 물 밖으로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깊이 들어갔는지를 쟀다. 미국 선수만 참가한 경기에서 윌리엄 디키가 우승했다.▶1900년 시범종목으로 도입돼 8년 뒤 정식종목이 됐다가 1924년 다시 시범종목으로 강등된 ‘주드팜(Jeu de Paume)’이란 종목도 있다. 굳이 옮기자면 ‘손바닥 놀이’쯤 된다. 테니스의 원조 격인데 라켓 대신 손바닥이나 헝겁을 댄 손으로 공을 받아넘겼다. ▶프랑스에서 유래한 ‘크로켓(croquet)’을 미국에서 변형한 ‘Roque’란 경기가 오직 한 가지 목적, 메달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세인트루이스 대회에서 열렸다. 당연히 미국 외의 나라에선 경기 규칙도 몰랐고 참가자는 미국 선수뿐이었다. ▶고대 올림픽에서 열렸던 경기 중에 근대 올림픽에 유일하게 되살아난 종목으로 줄다리기가 있다. 1900년 대회부터 1912년 대회까지 연속해서 열렸고 1920년 대회까지 존속했다. 대다수의 메달은 영국 차지였는데 1908년 런던경찰이 금메달을 수상했다.▶육상의 도약 3종목(멀리뛰기, 삼단멀리뛰기, 높이뛰기)은 1900년 대회부터 1912년 대회까지 모두 제자리에 선 채로 경기를 시작했다. 도움닫기 위해 내달리는 것이 경기의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체조 세부종목으로 로프 오르기가 1896년 대회부터 1932년 대회까지 간헐적으로 열렸다. 특히 1904년 대회 우승자인 조지 에이서(미국)는 한쪽 발을 다친 채로 출전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는 두 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체조에서만 모두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근대올림픽 10주년을 기념해 1906년 아테네에서 열린 ‘사이 올림픽’에서는 용기와 명예의 스포츠로 불린 귀족 경기, 권총 결투가 정식종목으로 열렸다. 선수들은 돌아선 뒤 20~30m 떨어진 근사한 차림의 마네킹 목을 향해 권총을 발사했다. 1912년 대회에도 반짝 재등장했지만 이후 영영 자취를 감췄다. ▶현재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수영 싱크로나이즈드 경기는 1984년부터 1992년 대회까지는 솔로 경기였다. 선수 혼자 풀에 들어가 음악에 맞춰 연기했다. 음악만큼 멋지지 못했음은 물론이다.▶근대 올림픽 사상 살아있는 동물을 죽인 유일한 종목이 1900년 대회에 있었다. 대회 기간 300마리 넘는 비둘기를 쏴죽인 ‘산 비둘기 사격’이었다. 레온 데 룬덴(벨기에)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죽인 비둘기만 21마리였다. 모리스 파우레(프랑스)가 1마리 차로 뒤를 쫓았다.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대체된 경기가 클레이 사격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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