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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골 발견하고 닷새간 은폐한 해수부

    현장 책임자 보직해임 조치 세월호에서 유골로 추정되는 뼈가 추가로 발견됐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유골을 발견한 지 닷새가 지난 뒤에야 이를 발표해 ‘은폐 논란’을 자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하고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 유골 추가 발견 및 늑장 공개 내용을 보고받은 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들께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이번 일로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분들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해당 책임자를 보직 해임한 후 본부 대기 조치하고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빼낸 지장물(쌓인 물건더미)을 세척하던 도중 사람의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이 발견됐다.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이 목포신항을 떠나겠다는 기자회견을 한 이튿날이자 미수습자 가족들이 유해 없이 장례식을 치르기로 한 전날이었다. 그러나 현장수습본부 김현태 부본부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내가 책임질 테니 유골 수습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본부장은 지난 21일 김창준 선체조사위원장을 찾아가 유골 수습 사실을 통보했고, 가족들에게는 이날이 돼서야 뒤늦게 알렸다. 선조위 관계자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유골 발견 은폐 사실에 분노하며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선조위에서도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해수부에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中, 속옷 패션쇼 모델 비자거부는 당연한 보복

    상하이에서 20일 열린 세계 최대 속옷 패션쇼 ‘빅토리아 시크릿’에 참여하려 했던 미국 모델 지지 하디드(22)와 팝스타 케이티 페리(33)의 중국 입국이 거부당했다. 두 사람은 중국 비자가 거부당해서 패션쇼에 참여할 수 없게 됐는데 중국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9일 비자 거부는 두 스타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매년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올해 23회째로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패션쇼에는 중국인 모델도 6명이나 무대에 섰다. 여기에는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모델’ 중 한 명인 중국 모델 리우웬도 있다.환구시보의 영자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많은 사람이 지지 하디드와 케이티 페리가 패션쇼에 서지 못하는 것을 정치적 이유라고 의심하는데, 지난 2월 하디드는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의미의 ‘찢어진 눈’을 흉내내는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2년전 페리는 대만에서 공연하면서 대만 국기를 몸에 두르고 해바라기가 수놓아진 옷을 입어 중국 네티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바라기는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다. 이어 중국 언론은 하디드가 사죄를 하고, 페리도 지난달 중국에서는 중국법과 규제를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화난 마음을 풀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두 스타의 비자 거부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그동안 행적으로 미루어 충분히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받는 하디드나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페리는 보복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비자 거부가 중국에서 활동하려면 중국 법을 따라야 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연예산업은 개방되어 있지만, ‘정치적 올바름’이 무시될 수는 없다”며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의 기본적인 가치를 어기는 스타들이 중국에서 공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그동안 중국 본토의 네티즌들은 홍콩이나 대만의 연예인들이 달라이 라마나 대만과 홍콩의 독립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든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자주 입씨름을 벌였다. 글로벌타임스는 해외 언론이 중국 네티즌들에게 정치적 이슈에 대해 어떻게 행동하라고 가르칠 수 없다며 비자 거부를 비난한 서방 언론에도 일침을 가했다. 이번 비자 거부 사태는 중국 시장이 팽창하면서 더욱 예민해지고 영향력 행사까지 가능해진 중국 여론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란 게 관영매체의 해석이다. 빅토리아 패션쇼도 1120억 위안(약 18조 6000억원)에 이르는 중국 여성 속옷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라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라

    박세웅 등 마운드 부진·타선 침묵 日과 실력차 극복 못 해 0-7 완패 임기영 등 세대교체 가능성 확인‘선동열호’가 숙적 일본의 벽을 넘는 데 결국 실패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결승에서 일본에 0-7로 완패해 준우승(상금 500만엔·약 4900만원)에 그쳤다. 일본은 3전 전승으로 초대 챔피언에 올라 상금 2000만엔(약 1억 9500만원)을 챙겼다. 대만을 제치고 1승 1패로 결승에 오른 한국은 일본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개막전 패배 설욕에 나섰으나 투타 모두 무기력했다. 타선은 단 3안타에 허덕였고 7명이 등판한 마운드는 홈런 등 장단 11안타를 맞고 8볼넷을 남발했다. 이날 패배로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래 일본전 통산 성적은 20승 23패로 더 밀렸다. 선동열 감독도 일본을 상대로 한 대표팀 사령탑 데뷔 첫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선동열호는 일본과의 수준 차를 실감하면서도 장현식(NC), 임기영(KIA), 김하성·이정후(이상 넥센) 등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봐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결승 선발 중책을 맡은 박세웅(롯데)은 1회부터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3이닝 3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부진했다. 1실점에 그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반면 일본 선발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는 공은 느리지만 빼어난 제구력으로 7이닝 3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한국은 4회 선취점을 내줬다.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의 볼넷,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의 야수선택으로 몰린 무사 1, 2루에서 도노사키 슈타(세이부)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박세웅에 이은 심재민(kt)이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선 감독은 김명신(두산)을 올려 힘겹게 불을 껐다. 한국도 곧바로 5회 1, 3루 기회를 잡았으나 기대했던 박민우(NC)가 2루 땅볼로 돌아섰다. 박민우는 경기 전부터 앓았던 복통이 심해져 최원준과 교체됐다. 한국은 5회 말 추가 3실점하며 승기를 내줬다. 김명신이 연속 안타를 맞자 김윤동(KIA)이 나섰지만 도노사키에게 1타점 적시타, 니시카와 료마(히로시마)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줘 1차전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한국은 0-4이던 6회 야마카와의 2타점 적시타에 추격 의지마저 잃어버렸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7000만갑 불티나는 궐련형 전자담배… 불꺼지는 일반담배

    7000만갑 불티나는 궐련형 전자담배… 불꺼지는 일반담배

    稅인상 반영 땐 판매 둔화될 듯 흡연 부작용 경고그림 부착 방침 연초담배는 1억4600만갑 감소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이 출시 후 6개월 만에 무려 207배 폭증했다. 일반담배 판매량은 감소해 지난해 12월부터 의무화된 ‘경고그림 효과’ 못지않게 전자담배로의 ‘갈아타기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처음 출시가 이뤄진 지난 4월만 해도 10만갑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 달 뒤 140만갑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무려 2070만갑으로 급증했다. 10월까지 누적 반출량은 7190만갑에 달했다. 반출량은 담배 제조업체나 수입 판매업자가 판매를 위해 제조장이나 보세구역 밖으로 내놓은 물량을 의미한다. 반면 1~10월 일반담배 누적 판매량은 29억 1300만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억 5900만갑보다 4.8%(1억 4600만갑) 감소했다. 정부와 담배업계는 일반담배를 피우던 흡연자 일부가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담배업계 1위인 KT&G가 20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출시함에 따라 이러한 대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담배 판매에 따른 정부 세수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로 걷어들인 세수는 1250억 8000만원이다. 최근 국회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50%에서 90% 수준으로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전자담배 한 갑에 붙은 세금은 기존 1739원에서 지난주부터 2986원으로 올랐다. 역으로 보면 정부가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전에 관련 세법을 정비하지 않아 1000억원 이상의 세수 손실을 자초했다고도 볼 수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 외에 지방교육세와 국민건강증진기금까지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면 세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연간 7400억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이 세금 인상분을 담배가격에 반영하면 판매량 증가가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경고그림을 전자담뱃갑에도 부착하기로 한 것도 수요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길섶에서] ‘대왕집’/박건승 논설위원

    동네 대만 카스텔라 가게가 이내 문을 내렸다. 휴대전화 액세서리 집으로 바뀌었다. 무척 낯설다. 1년가량 40대 초반 아저씨가 빵을 굽고 70대 아버지가 보조 일을 하는 집이었다. 재작년 전후해 백화점과 대학가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던 ‘대왕집’은 우리 동네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빵 나오는 시간엔 젊은이와 아주머니, 할머니가 밤 8시까지 줄을 서는 바람에 교통지도원들이 단속에 나설 정도였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궁금증. 왜 한 종편 방송은 그토록 대만 카스텔라를 ‘비양심의 표본’으로 집요하게 내몰아 좌초시켰는가. 아니면 처음부터 반짝 특수를 노리고 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너무 많아 몰락을 자초했을까. 결국 엎질러진 물이지만. 종편의 비난 방송 이후 대만 카스텔라 업체는 매출이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급전직하했다. 폐업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결국 미디어의 횡포와 프랜차이즈의 불안정성이 엉킨 결과 아니었던가. 일방적인 언론의 횡포와 프랜차이즈 업계의 얄팍한 잇속이 맞아떨어지면 불공정 사회는 필연적이다. 퇴근길에 없어진 카스텔라집을 지나며 잠시 드는 생각이다.
  • 효성 4년 새 3번 압수수색…수사 자초한 ‘형제의 난’

    효성 4년 새 3번 압수수색…수사 자초한 ‘형제의 난’

    동생 조현문, 형 조현준 횡령·배임 고발 2013년 압수수색 때 비자금 조성 포착 1년 뒤 조석래 불구속 기소로 일단락 2008년 비자금은 총수 일가 ‘무혐의’검찰이 17일 효성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효성이 또다시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됐다. 효성은 2013년 이후 4년간 3번이나 압수수색을 당했다. 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인 윤대진 검사가 2014년 특수2부장 시절 조석래 전 회장을 횡령,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효성 수사가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형제의 난’이 다시 검찰 수사를 자초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효성그룹 조현준(49) 회장을 동생인 조현문(48) 전 부사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비롯됐다.효성은 2013년 10월 11일 탈세 의혹으로 회장 일가의 자택과 본사가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부산지검 원전비리 수사단이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효성 본사에 다시 들이닥쳤다. 이후 3년 만에 검찰은 조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본사 및 관계사에서 자료를 확보했다. 2013년 당시 조석래(82) 전 회장과 조 회장 등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국세청 고발로 수사가 시작돼 조 전 회장이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등 7939억원 규모의 비리 혐의로 이듬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월 법원은 조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고령인 점을 감안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현재 조 전 회장은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검찰의 첫 효성 수사는 이보다 앞선 2008년에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국민권익위로부터 효성이 2000년 일본 법인을 통해 발전선비의 단가를 부풀려 수입한 뒤 재납품하는 과정에서 200억~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당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진행했는데, 당시 부장검사가 바로 문무일 검찰총장이다. 당시 수사는 비록 비자금이 총수 일가와는 관련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으나 전 효성건설 대표 송모씨 등 전직 임원 2명이 회삿돈 77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효성은 1966년 고 조홍제씨가 창업한 동양나이론이 모태다. 조 창업주는 1981년 장남 조 전 회장에게 효성을 물려줬고,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삼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에게는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조양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지간이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2001년 이 전 대통령의 셋째딸 수연씨와 결혼했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효성그룹은 대외신인도는 물론 신규 사업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효성은 스판덱스(고탄성 섬유)와 타이어코드(타이어 보강재) 분야 세계 1위로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이 80%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에 주력해온 효성은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초고압변압기 등 중국에서만 13개 제조·판매 법인을 운영 중이다. 최근 들어 효성은 탄소섬유와 폴리케톤 등 첨단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이번 수사로 인해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섬유, 산업 자재, 중공업, 건설,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효성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초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효성 관계자는 “당혹스럽긴 하지만, 준비해 온 사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수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선동열호 통한의 ‘끝내기 패’

    선동열호 통한의 ‘끝내기 패’

    승부치기서 3점 뽑고 4실점 선, 대표팀 감독 데뷔전 쓴맛대한민국이 불펜 난조로 숙적 일본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예선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사투 끝에 일본에 7-8로 졌다. 한국은 일본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개막전 승리를 다짐했지만 일본의 막판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일본전 통산 성적은 20승 22패를 기록했다. 선동열 감독도 대표팀 사령탑 데뷔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한국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난적 대만과의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임기영(KIA)과 천관위(일본 지바롯데)가 선발 격돌한다. 일본전 선발 중책을 맡은 장현식은 선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다. 하지만 김윤동(KIA), 함덕주(두산) 등 불펜이 크게 흔들렸다. 시즌 15승을 올린 일본 선발 야부타 카즈키(히로시마)는 3과 3분의1이닝 3안타(1홈런) 3볼넷 3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4-4로 맞선 연장 10회 무사 1, 2루로 시작한 승부치기에서 한국은 최원준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1사 1, 2루에서 류지혁(두산)과 하주석(한화)이 연속 2루타로 3점을 보태 승리를 낚는 듯 했다. 하지만 함덕주가 우에바야시 세이지(소프트뱅크)에게 3점 동점포를 허용한 뒤 계속된 2사 2루에서 이민호(NC)가 다무라 다쓰히로(지바롯데)에게 끝내기 안타까지 맞아 고개를 떨궜다. 한국은 0-1이던 4회 대거 4점을 뽑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하성이 통렬한 대포로 동점을 만들고 최원준, 정현의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 3루에서 하주석의 희생플라이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볼넷 2개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행운의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4-1로 달아났다. 하지만 6회 구창모(NC)가 야마카와 호타카(세이부)에게 2점 추격포를 맞았고, 9회 김윤동(KIA)이 연속 볼넷과 안타로 1사 만루를 자초한 뒤 함덕주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내줘 연장으로 끌려갔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한국 세르비아 0-0 종료…실점 막아낸 조현우 슈퍼 세이브

    한국 세르비아 0-0 종료…실점 막아낸 조현우 슈퍼 세이브

    한국 축구대표팀이 ‘동유럽 강호’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전을 득점 없이 비긴 채 마쳤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4일 울산문구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끝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투톱으로 내세운 4-4-2 전술로 세르비아와 상대했다. 지난 10일 콜롬비아전에서 빠른 스피드와 강한 압박으로 오랜만에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줬던 신태용호는 이날 세르비아의 튼튼한 중원 라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다소 답답하게 경기를 이어갔다. 오히려 중앙 수비로 호흡을 맞춘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장현수(FC도쿄)가 볼 처리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르비아에 위험한 상황을 내주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25분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아뎀 랴이치에게 반칙을 하면서 프리킥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직접 키커로 나선 랴이치는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대 왼쪽 구석으로 볼을 보냈지만 몸을 번쩍 날린 골키퍼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한국은 전반 29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흘러나온 볼을 잡아 강력한 슈팅을 한 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김민우(수원)이 내준 크로스를 문전에서 살짝 방향을 바꾸는 재치 있는 슈팅을 했지만 역시 골키퍼 선방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창진 서울시의원,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동남권유통단지 정상화 대책 추궁

    남창진 서울시의원, 서울주택도시공사에 동남권유통단지 정상화 대책 추궁

    서울시의회 남창진 의원(송파2)은 지난 13일에 열린 제277회 정례회 서울주택도시공사 2일차 행정사무감사에서 동남권유통단지의 개발을 주도한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남 의원은 “지난 2002년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로 남아있던 송파구 문정동 일대의 통합적 관리와 유통·업무·주거기능이 복합된 자급자족 도시로 종합개발하기 위해 조성하기 시작한 동남권유통단지개발 사업이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으나, 활성화 방안은 요원하고 난개발 조차 막지 못했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의 안이한 자세를 지적했다. 남 의원은 “가든파이브는 최근 대형테넌트(현대시티몰, NC백화점 등)를 유치하는 등 공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공실률로 매년 관리비로만 수십억원을 지출하고 있고, 활성화단지는 당초 유통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공연장, 컨벤션 등을 조성하기로 한 구역이었음에도 사업성만을 고려해 오피스텔 부지로 매각되면서 난개발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이어 “활성화단지인 송파파크하비오 일대는 결국 7,000가구가 넘게 사는 대규모 주거지역으로 조성되었으나, 기반시설의 설치는 감안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개발계획만 변경했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지금이라도 지역주민을 위해 기반시설을 반드시 확충해야 한다”며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남 의원은 “공공디벨로퍼를 자처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지난 10여년간 보여준 개발행태를 보면 민간기업만도 못하다”며 “겉으로만 공공디벨로퍼가 아닌 진정한 공공디벨로퍼로 거듭나려면 동남권유통단지 개발의 정상화를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잃어버린 반려견 찾아주면 1300만원 드립니다”

    “잃어버린 반려견 찾아주면 1300만원 드립니다”

    스페인 청년이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아주는 사람에게 막대한 사례금을 주겠다고 약속해 화제다. 사라진 반려견의 동생을 반려견으로 키운다는 현직 기자까지 돕기에 나서면서 소식은 스페인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이스마엘 바스케스가 가족처럼 사랑하는 9개월 된 닥스훈트 종 반려견 ‘론차’가 사라진 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마드리드의 한 쇼핑센터에서다. 바스케스는 그때 스페인에 없었다. 미국을 방문할 일이 생겨 삼촌에게 반려견 론차를 맡기고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삼촌은 론차를 데리고 쇼핑센터에 갔다가 개를 잃어버렸다. 목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도망가는 론차를 열심히 뒤쫓았지만 개를 따라잡긴 힘들었다. 조카가 그토록 신신당부했던 개가 도망치면서 입장이 난처해졌지만 삼촌은 용기를 냈다. 뉴욕에 있는 조카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론차가 도망갔다고 알렸다. 깜짝 놀란 조카 바스케스는 여행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곤 곧바로 탐문조사(?)를 시작했다. 목격자를 수소문하면서 쇼핑센터를 나온 론차가 고속도로 쪽으로 2~3㎞ 정도 달려간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 이후엔 행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바스케스는 사례금을 걸기로 했다. 방과르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청년이 반려견 론차를 찾아주는 사람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무려 1만 유로(약 1300만원)에 이른다. 바스케스는 “론차는 그냥 개가 아니라 내 가족 같은 존재”라며 “돈이 없어서 그렇지 있다면 2만 유로라도 사례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사연은 스페인의 현직 여기자 누리아 로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면서 순식간에 스페인 전역에 퍼졌다. 로카는 론차의 여동생을 반려견으로 키우고 있다. 집을 나간(?) 론차에겐 이모쯤 되는 셈이다. 바스케스는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찾아낼 것”이라며 “절대 론차가 유기견이 되거나 밀거래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유대근 기자의 평범한 교육] ‘혁신고교’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

    모든 피감기관장에게 국정감사장은 ‘가시방석’이지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국감에서 특히 곤욕을 치른 기관장이다. 중심에는 ‘혁신학교’ 문제가 있었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 자료를 근거로 “혁신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고교 평균의 3배 가까이 높았다”고 주장하면서 공방이 시작됐다. 서울시교육청은 국감일 직전인 지난달 18일 혁신학교 교사들이 쓴 보고서를 짜깁기해 “혁신고의 성적 향상 정도가 자율고보다 높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지만 신뢰도가 떨어지는 연구 결과로 확인돼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사실 조 교육감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하다. 혁신학교는 획일화된 수업 내용과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소질을 키워 주는 ‘혁신교육’을 하려는 취지로 만든 학교다. 그런데 기존 잣대로 교육 효과를 재단하면 당연히 나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조 교육감도 국감장에서 “학생 소질과 소양 향상을 위해 도입한 혁신학교의 교육 효과를 학력이라는 과거 기준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혁신학교는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교육실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기초학력 평가를 근거로 혁신학교의 우수성을 부각시키려다 비판받은 뒤여서 그의 말은 변명처럼만 들렸다. 결국 공방 초기에 ‘프레임’(사안을 보는 틀) 싸움에서 스텝이 꼬이며 비판을 자초한 셈이 됐다. 국감 때 나온 혁신학교 공방은 비단 조 교육감만 곱씹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니다. 혁신학교의 전국적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 분야 국정과제이기 때문이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혁신학교를 보내는 것이 대학 진학에 유리하지 않다”는 비판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반대 논리를 설득할 구체적인 논거가 보이지 않는다. 교사들에게 재량권을 줘 학교를 살릴 혁신교육을 하겠다는 취지에는 반대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이상만 좇아 입시 때 불확실성이 큰 학교에 보낼 간 큰 학부모나 학생은 많지 않다. 입시와 무관한 혁신초교는 학군 내 집값을 높일 만큼 인기가 좋지만 혁신고교는 영 인기가 없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 혁신학교의 성과를 과대 포장하거나 반대로 평가절하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교육 효과를 있는 그대로 따져 볼 필요가 있다. 2009년 당시 경기도교육감이던 김상곤 교육부 장관이 처음 도입한 이후 전국에 생긴 혁신학교는 1170여곳에 달한다. 성과를 측정해 볼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 또 대입 전형 개혁 등 입시 개선도 동시에 이뤄져야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혁신학교에 가라’고 자신 있게 설득할 수 있다. ‘입시 혁신 없이 혁신교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 국민 다수가 경험칙으로 아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dynaimc@seoul.co.kr
  • [사설] 트럼프 방한 전 北 도발설, 파국 자초하지 말라

    북한 노동신문이 그제 “우리의 국가 핵전력 건설은 이미 최종 완성을 위한 목표가 전부 달성된 단계”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미국 본토를 타격할 핵미사일 개발을 마쳤다는 것이다. 지난 9월 15일 태평양 해상으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한 직후 김정은이 “우리가 어떻게 핵전력 목표를 달성하는지 분명히 보여 줄 것”이라고 공언한 뒤로 40여일째 추가 도발을 이어 가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생뚱맞다 싶은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사실상 추가 도발을 포기한 채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우리측 어선을 나포 6일 만에 순순히 송환한 것이나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회의 전후로 잇따라 축전을 보내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김정은이 평양 화장품공장을 시찰한 장면을 방송에 내보내며 일상적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미국이 B1B 폭격기 등 핵심 전략자산을 대거 한반도로 투입하고 유엔과 별도로 세 차례에 걸쳐 독자 제재안을 추가하며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받는 압박은 실제로 상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단적으로 지난 7일 노동당 7기 2차 전원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이 미국의 제재를 언급하며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한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런 북한의 모습에 정반대의 해석이 따르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태평양 해상으로 핵을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쏴 올림으로써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최종적 도발’을 도모하고 있고, 이를 은폐하려 유화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목표로 한 핵보유국 지위를 미국 등으로부터 확고히 인정받기 위해 여전히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한 북으로서는 그 ‘거사’의 적기를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시점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최전방이라 할 동북아로 향한 상황에서라면 설령 태평양 핵실험을 단행하더라도 미국이 자국 정상의 신병 안전 문제로 인해 섣불리 군사적 대응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라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그제 1000여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한 마이노트 공군기지를 방문, “미국과 동맹국들을 지키기 위해 압도적 무력을 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의 섣부른 오판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의 자제를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
  • 여권파워, 싱가포르 1위·한국 3위

    美, 트럼프 취임 후 4위서 6위로 ‘프리 패스’로 통했던 미국의 ‘여권 지수’(passport index)가 반(反)이민 정책을 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등이 전했다. 이 지수는 특정 국가 여권 소지자가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몇 개국인지를 기준으로 점수를 낸다. 한국은 무비자로 갈 수 있는 나라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았다. 이날 글로벌 금융자문사 아턴캐피털이 발표한 여권 지수에서 미국은 154점을 받아 아일랜드, 캐나다,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6위에 그쳤다. 이는 2년 전 영국과 공동 1위에서 다섯 계단이나 내려갔으며, 지난해 4위에서 또 하락한 결과다. 미 여권 지수가 하락한 것은 트럼프 정부가 이슬람권 7개국 출신의 미 입국을 금지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펴자 일부 국가들이 미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는 조처를 했기 때문이다. 터키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최근 미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 면제 혜택을 폐지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보다 여권 지수가 높은 국가는 18개국에 이른다. 여권 지수 1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159개국을 무비자나 도착 비자로 방문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가 단독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아턴캐피털 싱가포르 사무소 담당자 필리프 메이는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이후 꾸준히 여권 경쟁력을 키워 왔다”고 설명했다. 158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독일 여권이 2위에, 157개국을 다닐 수 있는 한국과 스웨덴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 덴마크, 핀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일본, 영국이 공동 4위(156개국)에 올랐으며 5위는 룩셈부르크,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포르투갈(155개국) 등이다.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한 북한은 87위(37개국)에 그쳤다.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는 아프가니스탄(94위·22개국)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1200만 ‘택시운전사’ 대종상 품다

    1200만 ‘택시운전사’ 대종상 품다

    ‘박열’ 5관왕-남우주연 설경구 최희서 여우주연·신인상 2관왕 주연상 후보 등 불참 사례 여전 영화 ‘박열’이 대종상영화제에서 5관왕에 오르며 ‘택시운전사’에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영화제의 꽃인 최우수작품상은 ‘택시운전사’가 가져갔다.‘박열’은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 미술상, 의상상을 받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활동한 아나키스트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동반자인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조명한 ‘박열’은 모두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었다. 가네코 후미코를 열연한 최희서는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동시에 받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2006)에 이은 두 번째 수상. 실화를 모티브로 삼아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명하며 관객 1200만명을 동원한 ‘택시운전사’는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접전이 예상됐으나, 최우수작품상만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남우주연상은 ‘불한당’의 설경구에게 돌아갔다. ‘오아시스’(2002)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시나리오상은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이 받았다.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의 영예는 각각 ‘가려진 시간’의 엄태화 감독과 ‘청년경찰’의 박서준에게 돌아갔다. 공로상 격인 특별상은 지난 4월 세상을 뜬 김영애에게 헌정되며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쇄신을 선언한 대종상영화제는 그러나, 올해도 그 위상을 온전하게 회복하지는 못했다. 본심 심사의 전권을 현장의 영화인들에게 부여하고 TV중계 화면을 통해 채점표를 공개하는 등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여우주연상 후보 5명 중 4명, 남우주연상 후보 5명 중 2명이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않는 등 후보들의 불참 사례는 여전했다. 영상 수상 소감까지 동원했으나 전체 19개 부문 중 6개 부문에서 대리 수상이 이뤄졌다. 그나마 핵심 부문의 대리 수상을 줄인 게 위안거리였다. 수상작의 관계자가 아무도 오지 않아 두 개의 상을 대신 받은 진행자 신현준은 “대종상영화제를 우리 스스로 지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상자로 나선 이병헌, 손예진을 비롯해 이준익 감독, 송강호, 설경구, 조인성 정도를 제외하면 톱 감독, 톱 배우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 시상식인 대종상은 1990년대 중반부터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5년에는 참가상 논란 등을 자초하며 남녀주연상 후보 9명 전원을 비롯해 다수 후보들이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으며 24개 부문 중 11개 부문에서 대리 수상이 속출했다. 지난해에도 내부 갈등으로 영화제 준비가 늦어지며 후보자들의 불참이 이어져 23개 부문 중 11개 부문에서 대리 수상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길섶에서] 개조심/이순녀 논설위원

    아파트 단지 대신 단독주택이 훨씬 더 많았던 과거에는 대문에 ‘개조심’이라는 경고문을 붙인 집이 많았다. 반려견 개념보다 집을 지키는 경비견의 역할이 컸던 시절이다. 좀도둑이나 행상객의 방문을 막으려고 개가 없는데도 일부러 붙여 두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어쨌거나 이 경고문이 보이면 알아서 조심했다. 기자 수습 교육을 받을 때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얘기 가운데 하나는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다.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다”였다. 기사 가치의 희소성을 강조할 때 흔히 사례로 드는 내용인데 최근 며칠째 개 물림 사고가 주요 뉴스로 다뤄지는 걸 보면 이젠 수습 교육도 바뀌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반려견 논란이 커지면서 애견인들은 산책도 맘 편히 못 나간다고 한다. 맹견 안락사를 주장하는 비애견인의 독설에 마음을 베이기도 한다. 일부 견주의 몰지각한 행동이 자초한 안타까운 현실이다. 외출 시 목줄과 입마개는 주변인에게 ‘개조심’을 알리는 무언의 배려다. 이 간단한 매너만 지키면 비애견인, 애견인, 반려견 모두가 행복할 텐데 말이다.
  • 한·중 국방 2년 만에 회담…사드 갈등 풀리나

    한·중 국방 2년 만에 회담…사드 갈등 풀리나

    송영무, 北비핵화 국제공조 강조 ‘안보리 결의안 촉구’ 선언문 채택 한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만났다.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플러스)에 참석 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4일 오후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한·중 관계 주요 현안 등을 논의했다. 한·중 국방장관이 만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실질적으로 한·중 국방 당국자 간 대화가 재개된 것이어서 사드로 인해 경색된 한·중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양측은 회담 사실만 공개하고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양측 간 합의에 따라 내용은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측은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라 자위권 차원에서 불가피했으며 중국 측 우려와는 달리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한반도에 국한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드로 인한 양국 관계 악화가 양국 모두에 상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이 문제가 양국 관계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설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송 장관은 전날 밤 주최 측 공식 환영만찬장에서 창 부장과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했으며 창 부장도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현장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편 송 장관은 이날 본회의 의견 발표 기회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과 굳건한 국제공조를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북한을 상대로 고립과 몰락을 자초하게 될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조속히 나올 것을 촉구했다. 아세안 10개국과 아시아·태평양 주요 8개국이 참가하는 다자간 안보협의체인 ADMM플러스는 이번 4차 회의를 계기로 지역 내 대표적인 안보협의 기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참가국 국방장관들이 한결같은 위기감을 표시하는 등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의 또 다른 한 축을 구축한 성과도 크다. 실제 아세안 10개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전날 채택한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이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활발한 다자 및 3자 군사외교도 펼쳐졌다. 송 장관은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고 미국, 일본 국방장관과는 별도로 3자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계기로 송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지역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대북공조 체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상대국 국방장관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일본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과의 취임 후 첫 번째 3자회담에서는 확고한 대북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대북 군사적 압박에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 클라크(필리핀)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사드갈등에도 한중 국방장관 2년만에 첫 회담

    사드갈등에도 한중 국방장관 2년만에 첫 회담

    한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이후 2년만에 처음으로 만났다.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플러스)에 참석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4일 오후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과 만나 한·중관계 주요 현안 등을 논의했다. 한·중 국방장관이 만난 것은 2015년 11월 이후 2년여만이다. 실질적으로 한·중 국방 당국자간 대화가 재개된 것이어서 사드로 인해 경색된 한·중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양측은 회담 사실만 공개하고, 회담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양측간 합의에 따라 내용은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주한미군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측은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따라 자위권 차원에서 불가피했으며, 중국 측 우려와는 달리 사드 레이더의 탐지범위가 한반도에 국한된다는 점을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사드로 인한 양국 관계 악화가 양국 모두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이 문제가 양국 관계의 장애물이 돼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설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송 장관은 전날 밤 주최측 공식 환영만찬장에서 창 부장과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 공식적인 만남을 제안했으며 창 부장도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은 현장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한편 송 장관은 이날 본회의 의견 발표 기회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과 굳건한 국제공조를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북한을 상대로 고립과 몰락을 자초하게 될 무모한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조속히 나올 것을 촉구했다. 아세안 10개국과 아시아·태평양 주요 8개국이 참가하는 다자간 안보협의체인 ADMM플러스는 이번 4차 회의를 계기로 지역내 대표적인 안보협의 기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참가국 국방장관들이 한결같은 위기감을 표시하는 등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의 또다른 한 축을 구축한 성과도 크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를 통해 대부분의 참가국들이 그 어느때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적극 대응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 강화에 공감을 표명했다”면서 “북한 핵·미사일 공조 강화 및 국방협력 관계를 확대 심화시키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아세안 10개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전날 채택한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북한이 모든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활발한 다자 및 3자 군사외교도 펼쳐졌다. 송 장관은 미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양자회담을 가졌고, 미국, 일본 국방장관과는 별도로 3자회담을 진행했다. 이 같은 계기에 송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지역안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대북공조 체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상대국 국방장관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미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일본 오노데라 이츠노리 방위상과의 취임후 첫번째 3자회담에서는 확고한 대북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대북 군사적 압박에 집중키로 의견을 모았다. 클라크(필리핀)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진핑 2.0시대] 왕치산 퇴임… 자오러지 떠오르는 실세로

    ‘시자쥔’ 발탁… 부패 척결 맡길 듯상무위원 시주석·리커창만 연임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를 함께할 중국 최고 지도부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시 주석의 ‘오른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는 퇴임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자오러지 당 중앙조직부 부장이 왕 서기를 대신해 시 주석의 집권 2기 반부패 사정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69세 왕 서기 퇴임… 7상8하 지켜 2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대표단 2200여명은 이날 인민대회당에서 19기 중앙위원회를 구성할 중앙위원 및 중앙기율위 위원 선출을 위한 차액(差額)선거를 실시했다. 차액선거는 정원보다 10%가량 많은 후보자를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하는 제한적 경선제도다. 새 중앙위원은 이날 차액선거로 사실상 결정된다. 대회 주석단이 차액선거 결과를 검토해 최종 명단을 작성한 뒤 24일 당대회 폐막식에서 대표단에 다시 한번 찬반 투표를 부친다. 이 투표는 후보자와 당선자 수가 똑같은 등액(等額)선거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명보가 대표단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왕 서기는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자 명단에 없었다. 200여명으로 이뤄지는 중앙위원회에 들어가지 못하면 국가급 고위직은 맡지 못하기 때문에 왕 서기가 퇴임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올해 69세인 왕 서기의 퇴임으로 68세 이상은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이 될 수 없다는 ‘7상8하(七上八下)’ 규칙이 지켜지게 됐다. ●상무위원장 리잔수… ‘시’ 구상 입법 시 주석은 왕치산 대신 자오러지 조직부장에게 ‘사정의 칼’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자오 부장은 주석단이 대표단에 제시한 중앙위원 후보 명단과 기율위원 후보 명단에 동시에 들어가 있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현재 정치국원인 자오 부장이 한 단계 낮은 일반 기율위원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그가 상무위원으로 승진해 중앙기율위 서기에 오를 게 확실해 보인다. 자오 부장은 특히 내년 초 신설되는 국가감찰위원회 주임까지 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율위를 포함해 모든 사정 기관을 총괄하는 국가감찰위는 중앙위원회, 국무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이은 제5대 국가기관이 될 예정이다. 자오 부장은 지난 5년 동안 인사와 조직을 틀어쥐고 시 주석의 친위부대인 ‘시자쥔’(習家軍)을 중앙과 지방의 핵심 지위에 앉히는 작업을 해 왔다. 한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화권 매체 보쉰 등은 이날 일제히 18기 상무위원 예상 명단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만 연임하고 나머지 5명은 모두 바뀐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아 시 주석의 집권 구상을 입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매체들은 보도했다. ‘통법부’에 불과했던 전인대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쩌민, 후진타오에 이어 시 주석까지 보좌하고 있는 ‘은둔의 책사’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은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아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담당할 전망이다. 지방 행정 경험이 전무한 왕 주임이 상무위원단에 합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개혁파 부총리 왕양과 장쩌민계의 한정 상하이시 서기도 상무위원에 입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민얼·후춘화 상무위원 진입 실패 이렇게 되면 차기 주자로 관심을 모았던 후춘화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모두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한다. 이는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해 본인의 레임덕을 자초하기보다는 두 명을 모두 정치국원에 잔류시켜 충성 경쟁을 하게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경력이 후춘화에게 밀리는 직계 천민얼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 무력 점령… 탱크에 짓밟힌 ‘쿠르드 독립의 꿈’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 무력 점령… 탱크에 짓밟힌 ‘쿠르드 독립의 꿈’

    이라크 탱크가 쿠르드족의 독립 염원을 산산조각 냈다. 이라크 정부군은 16일(현지시간)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인 대중동원부대(PMU)와 함께 쿠르드자치정부(KRG)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던 이라크 북부의 유전지대 키르쿠크주를 무력 탈환했다. KRG가 경제적 요충지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면서 KRG가 추진해 온 쿠르드족 민족국가 설립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PMU가 참가한 것을 두고 이란이 이번 군사행동의 배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이란이 공격 배후” 목소리 AP통신 등은 이날 탱크, 장갑차 등 기갑부대와 정예부대를 앞세운 이라크군이 키르쿠크주의 주도 키르쿠크시에 진입해 주요 군사기지, 공항, 국영석유회사 본부 등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군 관계자는 “키르쿠크의 모든 지역을 통제하는 성공했다”고 밝혔다. KRG의 군조직 페슈메르가는 키르쿠크에서 퇴각했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라크 정부군은 전체 국민에 봉사하고 통합을 보전하라는 헌법상의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며 “(쿠르드 지도부는)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이 여전한 데도 일방적으로 분리 독립 투표를 실시해 이라크가 분열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유브 유수프 사이드 페슈메르가 사령관은 “쿠르드족에 대한 전쟁 선포”라면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KRG의 패퇴는 양대 정파 쿠르드민주당(KDP)과 쿠르드애국동맹(PUK)이 분열되면서 자초했다. KDP는 “PUK가 이라크 정부와 합의해 병력을 철수했다”고 비난했다. PUK는 “마수드 바르자니 KRG 수반이 미국과 이라크, 주변국이 반대하는 투표를 강행해 쿠르드족을 위기에 몰아넣었다”며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이번 사건으로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큰 자금줄을 잃은 KRG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키르쿠크는 KRG 원유 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이었다. 키르쿠크는 원래 이라크 정부 관할 지역으로 KRG의 자치권이 공인된 지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2014년 IS 침공 당시 이라크 정부군이 버리고 떠난 키르쿠크를 페슈메르가가 지켜낸 뒤 영향력을 행사했다. 가레스 스탠스필드 영국 엑스터대 동북아정치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독립은커녕) 쿠르드족 자치지역의 존속 여부도 알 수 없다”면서 “정치적 도박을 했지만 패했다”고 평가했다. 이라크와 KRG는 모술 탈환 작전 등 IS 격퇴전에서 협력했다. 그러나 KRG가 분리 독립을 추진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라크는 자국 내 거주하는 600만 쿠르드족의 동요를 우려해 쿠르드족 분리 독립에 반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나즈말린 카림 키르쿠크 주지사는 전 미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필립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작전은 쿠르드족을 향한 이란의 작전”이라면서 “이란 사령관의 지휘 아래 있는 시아파 민병대에 의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PMU는 완전한 이란의 구성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어느 편도 안 들 것”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랜 세월 쿠르드와 매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우리는 또 이라크의 편에 서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전투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면서 “그들이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군이 미국의 앙숙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만큼 미국이 KRG의 일방적 패퇴를 두고만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포린폴리시는 “키르쿠크에서의 쿠르드족의 패배는 미국의 패배이기도 하다. 쿠르드족에게 무기·훈련을 제공해 이란에게 ‘레드라인’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라크 정부군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설립한 바드르 여단이 통제한다. 이들의 득세를 허용하면 전후 재편되는 중동 질서에서 이란이 독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10대 딸의 性, 어디까지 이야기해 봤나요

    10대 딸의 性, 어디까지 이야기해 봤나요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은 질문들/페기 오렌스타인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40쪽/1만 6500원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각종 방송 매체는 날씬하고 몸매 좋은 여성을 찬양한다. 미의 기준이 여자 아이돌 그룹이나 모델에게 맞춰진 상황에서 여성들은 알게 모르게 엄격한 자기 관리를 강요받는다. 몸이 여성의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은 탓이다. 그러면서도 사회는 극심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하는 여성들을 외모에만 신경쓰는 ‘개념 없는 여자’로 치부하기 일쑤다. 여성의 성적 매력만을 강조하는 문화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이렇듯 이중적이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10대 딸을 둔 저자는 미국인이 성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연령인 15~20세의 여성 70명을 심층 인터뷰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성문화를 경험하는지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저자는 남자들의 성욕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여성은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무지한 채로 자라고 그 결과 성생활에 있어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존재로 길러진다고 주장한다. 성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희롱을 유발하고 성희롱을 당하더라도 그 책임은 여성에게 있으며, 혼자서 클럽을 가는 경우 성폭행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식의 잘못된 통념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아는 사람 혹은 심지어 연인에게도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 모두 마찬가지다.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 역시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성교육이다. 부모가 딸들과 함께 여성의 몸이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바람직한 성관계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모야말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성적 욕구를 이해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기쁨과 그에 수반되는 책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최고의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자신의 딸과 어린 소녀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민망하다는 이유로 에둘러 말하거나 아예 입을 다무는 식의 폐쇄적인 성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만약 딸이 관계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성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면, 그러한 경험 역시 서로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안전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가?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한 다음 건강한 관계, 소통, 만족, 즐거움, 상호성, 윤리, 그리고 발가락이 저절로 구부러질 정도의 짜릿한 쾌락에 대해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374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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